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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바논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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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바논 혼미… 팔 난민 수천명 탈출행렬

    |파리 이종수특파원|지난 20일 레바논 북부 나흐르 알바리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벌어진 레바논 군과 팔레스타인 민병조직 파타 알이슬람 사이의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내전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측은 난민촌 주변에서 22일(현지시간) 새벽과 오후 두 차례 충돌했다. 파타 알이슬람측은 이날 오후 2시 “휴전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레바논 군이 거부했다. 난민 수천명은 전투가 잠시 주춤한 사이에 탈출에 나서는 등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이번 교전이 17년 전 내전이 종식된 이후 가장 큰 유혈 사태”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80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태는 지난 19일 레바논 군이 북부 트리폴리 인근에서 발생한 은행강도 사건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나흐르 알바리드에 근거지를 둔 팔레스타인 민병대 파타 알이슬람측을 선제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150∼200명 정도의 민병대원을 거느린 파타 알이슬람이 반격하면서 무력충돌로 비화됐다. 양측의 교전으로 생필품 공급이 중단된 구호품을 전달하려던 유엔 차량 행렬 근처에 포탄이 떨어져 난민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주민들이 유엔 구호품을 받으려고 할 때 포탄이 떨어져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난민촌 인근 트리폴리 시내의 한 건물에서는 파타 알이슬람 요원 1명이 레바논 군과 대치하던 중 몸에 두르고 있던 폭탄 띠를 터뜨려 사망했다. 한편 다른 난민촌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교전이 확산되며 ‘제2의 레바논 내전’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은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사이의 충돌 사태에 간접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레바논측이 사태해결을 위해 2억 8000만달러 추가지원을 요청하자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레바논에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가 관리하는 12개의 난민촌이 있다. 이 난민촌에는 레바논 전체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35만여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vielee@seoul.co.kr
  • [2007 월드 포커스] (7) 중동 평화는 요원한가

    |파리 이종수특파원|‘지구 화약고´ 중동에는 올해도 평화가 요원할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고질적 갈등구조에다 이란의 패권주의, 이라크·레바논·팔레스타인의 내전 위기 등 여러 악재가 얽히고 설키면서 언제 폭발음이 터져 나올지 모르는 형국이다. ●팔레스타인 지난해 1월 하마스가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구여권인 파타당과의 크고 작은 폭력충돌은 계속됐다. 한때 내전 직전까지 갔다가 12월17일 잠정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6일 파타 소속인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가자지구내 하마스 내각의 통제를 받는 보안군 조직을 불법이라고 선언하자 하마스는 무장세력 규모를 두배로 늘릴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전운은 다시 감돌고 있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처형 이후 이라크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이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두 종파간 분쟁은 중동에서 시아파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이란과 그를 견제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의 갈등이 맞물려 쉽게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악화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만명의 미군 추가 파병,10억달러(약 9400억원)의 재건 자금 지원 등 새로운 이라크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세인 시절 집권파인 수니파가 미군과, 누리 알 말리키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시아파 내부의 강·온 대립도 확대되면서 이라크 안정화는 요원해 보인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의 반발로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략이 계획대로 순항할지도 미지수다. ●레바논 전문가들은 레바논의 내전도 중동 평화를 위협하는 큰 요인으로 꼽는다. 수니파인 현 정권과 이에 반대하는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는 지난해 말부터 충돌해 왔다. 특히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야당 세력을 규합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지원을 받는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가 시아파와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데 실패할 경우 심각한 내전으로 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스라엘 vs 이란 3개국 내전 가능성에 직·간접 관련된 나라가 이란과 이스라엘이다. 두 나라가 향후 ‘중동 맹주’의 패권 다툼을 벌이는 한 평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BBC의 중동 전문가 제레미 바우엔은 “이란이 핵 개발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선제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도 7일 “이스라엘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비밀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vielee@seoul.co.kr
  • 이라크·소말리아등 무기금수 조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경제·외교적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의 면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코트 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아이티, 이라크, 라이베리아, 리비아, 르완다,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로디지아, 옛 유고슬라비아, 수단 등이 유엔헌장 7장에 따라 제재를 받았다. 다음은 현재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들.●북한 북한을 향하거나 북한을 출발한 화물에 대해 대량살상무기(WMD)나 관련 물품의 적재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핵이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인물·사업체의 해외 자금에 대해서도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아프가니스탄 제재 조치는 전면 해제됐지만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알카에다에 내려진 제재조치는 아직 유효하다.●콩고민주공화국 2005년 4월 무기금수조치를 연장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이나 조직에 대해서는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도입했다.●이라크 무기 또는 관련 물질 일부에 금수조항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코트 디부아르 2004년 11월 정부군과 반군이 1년전 체결된 휴전협정을 위반하자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을 따르는 청년운동 지도자들과 반군 지도자들에게 제재 조치를 내렸다.●라이베리아 2003년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이 해외로 탈출한 뒤 그와 가족, 추종세력 등이 라이베리아의 민주화를 방해할 것을 우려해 2003년 관련자들의 여행을 금지하고 2004년에는 자산도 동결했다. 제재에는 무기금수와 다이아몬드 거래 금지도 포함돼 있다.●소말리아 1993년 1월 무기 금수조치를 내렸다.●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 2004년 2월 제재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는 수단 공군 사령관과 친정부 민병대 지도자, 반군 사령관 2명의 여행금지와 해외 자산동결 조치가 포함됐다.●기타 2005년 2월 발생한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입국·여행을 금지시키고 자금과 금융자산을 동결시킬 것을 권고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 휴전직전 집속탄 대량살포

    하나의 폭탄 속에 100개 이상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집속탄(cluster munition)은 국제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불발률이 5∼30%이지만 땅 위에 떨어진 집속탄 불발탄은 지뢰와 같은 기능을 해 어린이 등 민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를 제거하는 데도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치명적인 무기를 이스라엘이 지난달 휴전하기 전 사흘에 걸쳐 레바논 남부에 대거 살포한 것으로 확인돼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유엔 지뢰대책 협력단의 크리스 클라크 단장은 30일(현지시간) 제네바 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레바논 379개 지역에서 1만여개의 자폭탄을 발견해 2000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불발탄 제거를 위해 이스라엘에 공격목표 목록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정보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긴급구호 대책본부장도 “레바논 남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100개 이상의 불발 집속탄 가운데 90%는 지난달 14일 휴전 직전 3일간 집중적으로 발사됐다.”면서 “매우 충격적이며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현재 유엔은 불발 집속탄으로 인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3명이 죽고 4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집속탄 탓에 귀환한 난민 25만명의 전후 복구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매설한 40만개의 지뢰와 함께 집속탄이 복구의 손길을 멈추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정부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스티브 구스 군축 담당 국장은 “집속탄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사용했지만 이번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개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 휴전직전 집속탄 대량살포

    하나의 폭탄 속에 100개 이상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집속탄(cluster munition)은 국제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불발률이 5∼30%이지만 땅 위에 떨어진 집속탄 불발탄은 지뢰와 같은 기능을 해 어린이 등 민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이를 제거하는 데도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치명적인 무기를 이스라엘이 지난달 휴전하기 전 사흘에 걸쳐 레바논 남부에 대거 살포한 것으로 확인돼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유엔 지뢰대책 협력단의 크리스 클라크 단장은 30일(현지시간) 제네바 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레바논 379개 지역에서 1만여개의 자폭탄을 발견해 2000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그는 “불발탄 제거를 위해 이스라엘에 공격목표 목록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정보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긴급구호 대책본부장도 “레바논 남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100개 이상의 불발 집속탄 가운데 90%는 지난달 14일 휴전 직전 3일간 집중적으로 발사됐다.”면서 “매우 충격적이며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현재 유엔은 불발 집속탄으로 인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3명이 죽고 4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집속탄 탓에 귀환한 난민 25만명의 전후 복구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이스라엘군이 매설한 40만개의 지뢰와 함께 집속탄이 복구의 손길을 멈추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정부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스티브 구스 군축 담당 국장은 “집속탄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사용했지만 이번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개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세균 산자 “하반기 성장세 둔화 전망”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25일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 등으로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올해 하반기 실물경제 활성화 추진방안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 2월 이후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과거에도 그랬듯이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100%”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 유가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미국의 휘발유 수요 감소 등으로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전문기관들은 중동의 정정 불안 때문에 단기적으로 배럴당 70달러 수준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상황이 나빠지면 일시적으로 8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장관은 “고유가와 고금리 등으로 미국 경기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될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고유가·고금리 등에 시달리는 기업들을 위해 3중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레바논 파병, 유럽의 시험대 될것”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조기 휴전을 이끌어 낸 유럽 국가들이 레바논 현지에 파견할 평화유지군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언제 교전이 재개될지 모를 분쟁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위험부담이 적지 않은 탓이다. 벌써부터 막대한 인명손실을 부른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평화유지군의 전철을 되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을 대신해 중동의 국제경찰을 자임하고 나선 유럽국가들에 레바논이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프랑스 2000명 파병키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프랑스다. 레바논 주둔 유엔군 병력을 2000명에서 1만 500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 1701호의 밑그림을 그렸던 만큼 병력 파견에도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초 레바논 주둔군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증원하는 데 그쳐 국제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프랑스는 24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TV 연설을 통해 파병규모를 2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라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파병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상군 증파가 결국 무장세력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과 함께 유럽에서 군비 지출 규모가 가장 큰 프랑스는 이미 1만 3200명의 병력을 세계 각지에 주둔시키고 있다. 레바논 파병이 완료되면 그 규모가 1만 5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정부의 재정부담이 그만큼 가중되는 셈이다. 프랑스에 대한 현지 정서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1983년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군 58명이 헤즈볼라의 폭탄공격으로 숨진 적도 있다. 사정은 조만간 파병 규모를 발표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레바논이 ‘제2의 보스니아’가 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보스니아 내전 당시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유럽 국가들은 민병대와의 충돌로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다. 프랑스군에서만 167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정도다. 1994∼95년 보스니아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을 지휘했던 영국의 퇴역장성 마이클 로즈는 “보스니아가 남긴 교훈은 정치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유엔이 분쟁의 해결사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레바논은 보스니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파병 의사를 밝힌 그리스,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의 경우 프랑스만큼 가용할 병력과 장비가 충분치 않다.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 전체의 1년 방위비는 약 2000억달러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헤즈볼라가 미국뿐 아니라 서방국가 모두에 대해 적대적이란 점도 이들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통제하려는 서방의 기도에 저항한다는 것을 핵심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일부 나라들에서는 처음부터 파병 거부의사를 밝힌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의 판단이 현명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EU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5일 브뤼셀에서 만나 국가별 파병 여부와 규모를 논의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레바논 평화군 파견 검토”

    정부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교전 사태가 벌어진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유엔이 최근 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들에 레바논사태 휴전 결의에 따른 평화유지군 증원 계획을 설명하면서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해 왔다.”며 “현재 정부 차원에서 파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현재 2000명 규모의 레바논 평화유지군을 1만 5000명으로 증강한다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증원할 1만 3000명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에 파병을 요청했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의 평화유지군 파병 요청이 있으면 정부는 파병 여부 및 규모 등을 정한 뒤 (파병 결정시) 국회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아직 파병 여부 및 파병 규모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휴전 위반

    “이 남자는 죽어야만 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 돌입 닷새 만인 19일(현지시간) 유혈충돌한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하는 데 군사작전의 목표를 두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이스라엘군 고위 간부의 발언을 인용,20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간부는 유혈충돌 하루 전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이란과 시리아로부터의 무기 반입을 차단시켜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하는 한편 나스랄라를 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곧 배치될 “유엔 평화유지군이 헤즈볼라를 레바논 남부에서 축출하고 무장해제할 것이라는 희망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본다.”며 “나스랄라를 둘러싼 유일한 해결책은 그가 죽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이 19일 새벽 헬리콥터를 이용, 군용차 2대와 특공대를 레바논 동부 발벡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아프카 지역에 착륙시키는 바람에 교전이 발생한 것과 관련, 양측의 휴전 위반 공방이 오간 것은 물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의 합의 위반을 질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헬기로 착륙한 뒤 동쪽으로 이동 중 부다이 마을에서 이스라엘 특공대는 맞서는 헤즈볼라와 1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 이스라엘 특공대 간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헤즈볼라 대원도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습격은 유엔의 휴전결의 위반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유엔 결의 1701호에 명시된 적대행위의 중단(합의)을 이스라엘측이 위반한 데 대해 사무총장이 깊이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모든 종류의 위반은 많은 논의를 거쳐 도달한 현재의 취약한 평온을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레바논 정부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사무총장은 나아가 모든 당사국들이 무기 금수를 철저히 준수하고, 최상의 자제력을 발휘함으로써 도발행위를 회피하고 휴전결의를 이행하는 책임감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하면서 이같은 뜻을 이스라엘과 레바논 총리에게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아시아와 중동의 짝짓기/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는 국가간 짝짓기를 다소 점잖게 표현해서 동맹 재편이라고 부른다. 피아간의 구분이 명확했던 냉전의 추억 때문에 국가간의 이합집산이 아직도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긴 인류역사를 보면 국가의 번영과 생존을 위해 짝짓기에 열중한 시기가 훨씬 더 길었다. 동물들은 짝짓기 계절에 피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가 역시 이합집산의 과정에서 판세를 잘못 읽으면 전쟁이나 경제적 쇠락 등 극심한 산통(産痛)을 겪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동맹 재편의 시대에 살고 있다. 8월14일을 기해 유엔의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결의가 발효되었지만 진정한 평화가 올 거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번 사태가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게임은 장기전의 서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보여준 정서적 흡인력과 군사 능력에 당황했으며, 미국은 이란의 능력을 재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면에는 중국이 있다. 확대해석이라고 느껴질지 모르나 이미 중동에 드리워진 중국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넓고 길다. 로버트 매닝은 2000년 자신의 저서에서 아시아와 중동이 에너지를 매개로 결합하는 연합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중동과 아시아의 결합이 통상과 자본투자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으며 중국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진단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엄연한 현실로 다가와 있다. 실제로 미국 안보전략에 나타나는 최우선적 정책 목표는 초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시대의 도래를 지연시키거나 막는 것이며, 핵심은 중국이다. 테러전쟁은 자체가 목표일 수 없으며 수단적 성격이 강하다. 그 과정에서 강조되는 것이 자발적인 ‘의지의 동맹’이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 냉전기의 연결고리가 이데올로기의 공유 및 핵우산으로 대변되는 안보공동체였다면, 지금은 대단히 실리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테러전쟁에 대한 동참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하지만 자원협력과 군사협력이 병행되어 동맹 지도가 변화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11 이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냉각되었다고 하지만 균열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1990년대 후반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중국이 갈망하던 오일 분야의 기술 이전을 제공해왔다. 미국이 전략적으로 누르고 싶어했던 중국의 에너지 목젖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풀어준 셈이다. 이번 영국의 테러 불발 사건에 파키스탄이 깊게 개입되어 있다는 점 역시 미래의 불씨가 될 소지가 많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실천에 옮기면 중국은 이란 오일을 파키스탄을 통해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위치한 파키스탄 과다르항 건설을 중국이 지원했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이란과 파키스탄이 상하이 협력기구(SCO) 옵서버 국가로 가입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반대했지만 중국의 적극적 중재로 성사되었다. 미국은 이라크전을 통해 중동질서 재편과 에너지 통제권 강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반미 연대세력의 강화로 나타났다. 더불어 중동에 중국-러시아 전략연대의 입김만 키워주는 우를 범했다. 이번 레바논 사태에서 러시아제 무기가 이스라엘군을 향해 발사된 점이 향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과정에서 불거질 경우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소지가 크다. 인종·종교·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아시아와 중동이 어느 정도로 결합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점은 중요한 대목이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연결고리가 반미연대의 사슬로 강화되는 것이다. 경제적 실익이 동맹재편의 우선순위가 된 현 시점에서 한국은 동북아를 넘어선 거시적 안목으로 아시아와 중동의 결합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레바논 복구 주도권 잡기 신경전

    레바논 남부에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가 시간이 걸리는 점을 틈타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부를 대신해 재건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병력은 전날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유엔군과 레바논 정부군은 오지 않은 상황. 반시리아 개혁블록 의회의 네메 Y 토메 의원은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헤즈볼라 관리로부터 들은 말”이라며 “헤즈볼라는 레바논 복구를 위해 이란으로부터 무제한적인 예산 지원을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전했다.실제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휴전 당일 TV 연설을 통해 “모든 이들은 재건 전투에 동참하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헤즈볼라는 전쟁 중에도 자선활동을 벌여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도 베이루트에 주방시설과 의료센터 수십곳을 열어 하루 10만달러 이상을 구호에 썼다. 레바논 정부는 다급해졌다. 정부군이 며칠 안에 남부의 치안을 접수할 것이라고 엘리아스 무르 레바논 국방장관이 밝힌 가운데 AP통신은 레바논군이 17일 중에 (남부 초입인) 리타니강을 건널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레바논군이 16일부터 이스라엘 접경지에 배치되기 시작해 향후 몇주간 증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장악해온 지역인 만큼 레바논 정규군이 국경에 배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드 아주르 레바논 재무장관은 “전후 기간이 진짜 전쟁”이라고 말했다. 전후 복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헤즈볼라와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그러나 유엔 평화유지군은 언제 올지 불투명하다. 유엔 고위관계자는 15일 기자들에게 “열흘에서 2주 안에 3000∼3500명의 병력이 (1차로) 배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1일 레바논 정부군과 함께 각각 1만 5000명씩 파병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결의안이 이행되려면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가급적 빨리 파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스라엘 - 헤즈볼라 휴전 후폭풍

    이스라엘 - 헤즈볼라 휴전 후폭풍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역사적 승리다.”(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국가 내부의 국가’를 제거했다.”(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오직 승자만 있는 이상한 전쟁이다. 휴전 발효 이틀째인 15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각각 자신들이 이번 전쟁의 승자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언론과 전문가 반응은 조심스럽다.‘휴전 이후’ 체제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전쟁의 승패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명운을 건 대결이 한달 넘게 이어진 탓에 양측 모두 정치·군사적 손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난처해진 것은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전면전을 감행한 이스라엘 정부다. 민간인 폭격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데다 내 세울만한 군사적 성과도 없다. 헤즈볼라 역시 ‘대(對)이스라엘 투쟁의 구심’이란 명분은 얻었지만 실익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레바논 공격 성공적” 44% 이스라엘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 스미스 조사결과 ‘레바논 공격이 성공적이었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반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답변은 52%에 달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쟁으로 가장 위험에 빠진 것은 올메르트 총리와 카디마당이 추진해온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으로부터의 철수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가 헤즈볼라의 세력확산을 가져온 것처럼 가자·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철수는 이곳에 군사적 진공상태를 초래, 하마스 등 적대세력의 득세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메르트와 카디마당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방식에도 비판이 제기된다.BBC방송은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에도 이스라엘군의 전과는 보잘 것 없었다.”면서 “특히 공습과 지상작전의 부적절한 결합으로 이들의 ‘불패신화’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 ‘상처뿐인 영광’ 헤즈볼라측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이스라엘군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면서 이슬람과 아랍세계의 영웅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근거지였던 레바논 남부는 사실상 초토화됐다. 문제는 안보리 결의안대로 이곳에 레바논군과 평화유지군 3만명이 배치된다면 헤즈볼라는 존립기반을 잃게 된다는 점이다.BBC는 “이스라엘군 철수가 지연되는 데서 전쟁을 지속할 명분을 찾을지, 군사조직으로서 수명이 다하는 것을 받아들일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레바논 정부로선 이 기회에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던 남부지역의 통제권 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헤즈볼라 포로 13명·이스라엘 포로 2명 교환가능” 전쟁 초기부터 조기 휴전에 반대해온 미국은 아랍세계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침공의 배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이슬람권의 반미정서를 유례없이 악화시킴으로써 아랍세계에 대한 발언권을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미국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분명히 하면서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 전쟁의 ‘유일하고 명백한 승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휴전 이틀째인 15일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10여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하는 등 산발적 전투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포로 13명과 시신 수십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을 헤즈볼라에 포로로 잡혀 있는 자국 병사 2명과 교환하기 위해 넘겨줄 수도 있다고 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총성 멎은 레바논 ‘불안한 평화’

    현지 시간으로 14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2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발효됐다.AP통신과 CNN 등 외신들은 휴전 직전까지도 교전이 치열했던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드디어 ‘총성’이 멎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인터넷판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군에 자위를 제외하고 휴전을 지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지역에 주둔한 이스라엘군 3만여명 중 일부가 철수를 시작했다. 나머지 병력은 평화유지군이 파견될 때까지 주둔할 계획이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달 12일 헤즈볼라에 납치된 자국 병사 2명의 석방을 위해 헤즈볼라와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CNN이 불확실성의 날들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하는 등 현지 언론이 바라보는 평화의 징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벌써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이행이 삐걱거리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무장 해제 문제를 둘러싼 내부 이견으로 13일 소집키로 했던 각의는 무기한 연기됐다. 레바논군의 남부 지역 파견도 지연되고 있다. 크고 작은 국지전이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이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평화유지군 파견까지 레바논 주둔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논의 중인 1만 5000명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기까지는 최소한 한달 정도가 필요해 전운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쟁 개시 한달여 만에 휴전이 발효됐지만 민간인 희생이 커 후유증도 만만찮다. 레바논 고위구호위원회는 사망자가 모두 1130명으로, 그 중 1000명이 민간인이며 3분의1이 12세 이하 어린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병사 109명과 민간인 39명 등 모두 148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레바논 오늘 휴전

    이·레바논 오늘 휴전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부터 휴전에 들어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휴전촉구 결의안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12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로 분쟁이 발생한 지 한달여 만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양국이 14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내각도 각각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수용했다. 레바논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헤즈볼라측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휴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11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즉각 중단 ▲이스라엘군 ‘가급적 빨리’ 철수 ▲유엔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의 레바논 남부 배치를 골자로 하는 결의 1701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은 12,13일에도 계속됐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평화軍 올때까진 무력충돌 계속될듯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이어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로 한달여를 끌어온 레바논 사태가 일단락지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 영구적인 평화가 오리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엔 결의 이행되기까지 일단 1만 50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UNIFIL)과 레바논 정부군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되기 전까지는 양측의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휴전 수용 직후 기자들에게 “평화유지군이 올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면서 “안보리 휴전 결의안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도 ‘가급적 빨리 철군’을 명시했을 뿐이다. 또 경제·군사제재와 같은 강제성을 담보하는 유엔헌장 7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휴전을 앞둔 12,13일 영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막바지 공격의 불을 뿜었다. 베이루트에 20기의 미사일을 퍼붓는가 하면 접경에서 30㎞ 올라간 리타니강까지 진격해 ‘완충지대’를 장악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이곳에는 향후 유엔과 레바논군 외에는 무장인력과 무기 등을 둘 수 없다. 헤즈볼라도 반격해 이스라엘 군용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폭력 종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2명과 이스라엘이 생포한 헤즈볼라 전투요원의 처리,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성 문제도 논란이다. 프랑스가 평화유지군을 이끌 것이란 관측 속에 다른 나라들이 전투병 파병에 소극적이어서 실제 파견까지는 열흘 정도 걸릴 전망이다. ●승리자는 누구? 겉으로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파괴했다는 점에서 이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승리자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예상 밖으로 헤즈볼라의 화력과 정보전 능력이 뛰어남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줬고 아랍권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영웅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반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의 지지도는 하락했다. 레바논 공격 초기 75%가 넘었던 총리 지지도는 최근 48%로 내려 앉았다. 진보지 하레츠는 총리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속전속결’의 기대가 무너졌으며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좌파를 중심으로 전쟁에 염증이 제기됐다. 민간인 희생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은 이 지역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모두 51억달러(약 5조원)를 썼다고 이스라엘 경제지 ‘더 마커’가 전했다. 직접 비용과 전쟁복구 비용, 국내총생산(GDP) 1.5% 감소 등을 감안해서다. 이스라엘의 정보통신(IT) 거점인 북부 하이파가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에 노출되면서 향후 이 도시의 고급인력 유치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완곡하게나마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주변국 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태도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5차 중동전쟁’의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아득한 휴전… 커지는 ‘반미벨트’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한달째 접어들었다. 지난달 12일 시작된 공격이 10일 꼭 30일째를 맞았지만 사태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분쇄하는 등 효과는 거뒀다. 그러나 중동 사회의 반이스라엘·반미 감정은 극에 달하면서 아랍 온건파의 입지를 좁혔다. 미국의 중동 ‘민주화’ 구상도 타격을 받고 있다. ●美 “확전 원치 않아”…첫 이스라엘 비판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합의가 늦어지는 사이 확전 태세에 돌입, 미국마저 처음으로 ‘싫은 소리’를 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폭력의 종식을 원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폭력을 증폭시키지 말라.”고 요구했다. 전날 이스라엘 내각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까지 진격키로 한 결정에 정면 반대한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측은 10일 “외교적 노력에 기회를 주기 위해 2∼3일 지상전 확대를 미루겠다.”고 발표했다.4만명의 병력을 레바논 접경에 배치하고 난 뒤였다. 일부는 대공포 엄호 아래 국경을 넘은 상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접경지대에서 몰아내기 전까지는 철군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각국의 비난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데는 지난 한달간의 공격이 ‘별 성과가 없었다.’는 자국 내 비판이 더 두려워서다. 지칠 줄 모르는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은 이스라엘이 확전을 감행하는 명분이지만 또한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이스라엘인 사망자가 15명, 부상자가 38명으로 개전 이후 이스라엘측의 최대 피해일로 기록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지금까지 숨진 레바논인은 1000여명. 이스라엘인도 100명을 넘어섰다. ●사우디서도 연일 헤즈볼라 지지 시위 수니파 정권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진다. 반면 시아파인 이란·시리아의 영향력은 더 커졌고 알 카에다 같은 극단 세력은 더 고무돼 있다. 이집트에선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친미 정권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1979년 이스라엘과 체결한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천연가스 수출 등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끊으라는 압박이 거세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헤즈볼라 역시 이번 사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중동 지역의 새 판을 짜는 기회로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바논이 당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재앙의 상처는 깊기만 하다. 레바논 인구의 4분의 1인 10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고 가까스로 살아나려던 경제는 기간시설 초토화와 함께 잿더미로 변했다. 이스라엘의 ‘묻지마 공격’은 희생자들의 초상집을 뒤흔드는가 하면 국제적 구호 활동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동지중해 생태재앙 오나

    동지중해 생태재앙 오나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넘어 동지중해에 최악의 환경재앙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 지예 발전소의 연료용 중유가 바다로 유출, 해류를 타고 확산되면서 영해는 물론 시리아와 터키, 키프로스 해안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BBC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름막 터키·키프로스까지 확산 유출된 기름은 수면에 검은 막을 형성하며 북서진하고 있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기름막은 레바논 남부에서 시리아에 이르는 120㎞ 해안선을 따라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야코브 사라프 레바논 환경장관은 “최근 사진은 기름막이 동지중해를 가로질러 북서진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면서 “조만간 터키와 키프로스 해안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엔 비상이 걸렸다. 총리실은 항공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군 전함을 동원, 기름막의 확산을 막을 부유장벽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출된 기름량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이스라엘 공습 직후 레바논 당국은 1만t 정도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유출량이 3만 5000t에 이를 것으로 본다.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 불리는 1989년 알래스카 엑손 발데즈 사고에 맞먹는 규모다. ●암 집단 발병 가능성 일부에선 암 집단 발병 가능성마저 제기한다. 유엔환경계획(UNEP) 유관기관인 인포락(Inforac·바르셀로나협약 정보교류센터)은 이날 “유출된 기름은 암과 내분비계 교란을 유발할 수 있는 맹독성 혼합물”이라며 대규모 인명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모네타 롬바르드 대변인은 “가장 먼저 위험물질에 노출된 200만 베이루트 시민이 첫번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레바논 해안에서의 물고기 떼죽음도 기름의 독성물질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은 조사단을 급파했다.UNEP 산하 지중해행동계획 관계자는 전문가팀이 8일 시리아에 도착, 누출된 기름의 샘플 채취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성분 분석이 마무리되기 전 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완전 복구까진 10년 걸릴 수도 문제는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에 방제와 복구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라프 장관은 “우리에겐 장비도, 노동력도, 노하우도 없다.”면서 “휴전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어떤 활동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레바논 당국은 해양 오염 피해가 완전 복구되려면 최장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사라프 장관은 “해외 기름 유출 사고의 선례를 볼 때 방재는 발생 48∼72시간 안에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이미 20일 넘게 흘러버린 상황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개탄했다. 사고 직후 국제기구와 주변국들이 약속했던 기술과 장비 지원도 안전을 이유로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학계에선 이번 사고로 초록거북 등 동지중해 일대 희귀종의 서식 환경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 레바논 남부 확전 “헤즈볼라 뿌리뽑겠다”

    9일 긴급 소집된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6시간 회의끝에 투표로 지상군의 레바논 남부 작전 확대를 결의했다. 엘리 이샤이 내각 장관은 이날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휴전 합의가 이뤄지기 전 레바논 남부에서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 근거지를 뿌리뽑기 위해 지상전 확대를 결의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국경 북쪽 6㎞ 지점까지 지상군 1만여명을 투입해 헤즈볼라와 전투를 벌였으나 이번에 작전 범위를 국경에서 30㎞ 떨어진 리타니강까지 넓히기로 함으로써 더 많은 병력의 추가 투입이 예상된다. 이날 투표에서 지상전 확대에 9명의 장관이 찬성 표를 던졌고 3명은 반대 표를 던졌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샤이 장관은 이번 작전에 30일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공격을 확대할 경우 더 많은 병력 손실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정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과 올메르트 총리가 확전 시기를 결정해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댄 루츠 이스라엘 육군 참모총장은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작전을 지휘할 새 사령관에 모셰 카프린스키 소장을 임명했다. 전투가 한창인데 장수를 바꾼 격이다. 뭔가 안 풀린다는 방증이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헤즈볼라와 격렬한 전투 끝에 11명의 이스라엘 병사들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헤즈볼라 ‘반격’… 이 30명 사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과 프랑스가 레바논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에 유리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레바논과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합의 직후 환영 입장을 나타냈던 이스라엘 역시 이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명, 레바논 유혈사태의 해결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와의 결의안 합의 사실을 전하면서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이 이번 주 초 결의안을 공식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동맹국이며 프랑스는 레바논과 오랫동안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사국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양국이 제안한 결의안 초안을 검토했다. 볼턴 대사는 전투 종식 결의안과 함께 “현상유지를 타파하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정치적 틀”을 규정하는 결의안도 프랑스와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결의안이 양측의 폭력 행위를 근절하도록 요구했지만 만약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에 반격할 권리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의안에는 즉각적인 폭력의 근절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푸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번 결의안 초안이 적절하지 않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고 모든 이스라엘군을 철수시켜야 휴전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의 하임 라몬 법무장관은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헤즈볼라가 이행할지 의문”이라며 군사작전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전투기로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했으며, 레바논 남부의 항구도시 티레에는 해군 특공대를 투입, 이스라엘에의 미사일 공격을 지휘한 헤즈볼라 지도자 3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6일 이스라엘 북부 마을을 15분 이상 로켓으로 공격해 10명이 죽고,20명이 다쳐 교전 이후 이스라엘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dawn@seoul.co.kr
  • [월드이슈] 중동은 지금 지각변동중 ‘시아 초승달’이 커진다

    [월드이슈] 중동은 지금 지각변동중 ‘시아 초승달’이 커진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레바논 유혈사태에 가슴 한쪽이 저리면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머리가 지끈거리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갈팡질팡하는 미국, 말잔치만 무성한 유럽과 유엔, 한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 달려드는 이스라엘과 그에 맞선 헤즈볼라, 뒤에서 부추기는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정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말대로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회”로 작동할 것인가?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중동 정세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해 본다. ●9·11 사태가 미국의 중동정책을 획기적으로 가른 게 맞나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지역의 국경을 멋대로 획정했던 사례를 좇아 미국은 공산세력의 팽창을 막는다는 냉전 논리를 앞세워 석유 채굴권을 확보하는 한편,1967년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했어요. 아랍 전제 정권들을 비호한다는 욕을 여러 미국 대통령이 들었지만 ‘평화의 지속’, 다시 말해 현상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지요. 미국의 이런 접근 방식은 2000년까지 그런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어요. 그러나 이듬해 9·11 사태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어요. 부시 행정부는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실로 거창한 목표를 내세워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했어요. 덩달아 후세인을 통해 이웃 이란을 간접 견제하던 외교 역량에 큰 구멍이 생겼지요. 또 민주주의 확산 전략은 아랍 전제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 독자적인 정치세력의 등장이라는 원치 않은 결과까지 가져왔어요. 이란은 이 틈을 파고드는 한편, 이들 독자세력을 지원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요르단 같은 친미 정권과 맞설 수 있는 역내 영향력을 갖게 됐지요. 이같은 변화는 레바논 사태를 분석하는 데도 결정적인 열쇠가 되고 있어요.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란 해석도 그래서 나오고요. 부시 1기 행정부 때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리처드 하스는 “중동 지역은 20세기와 달리 열강의 몫은 줄어들고 역내 세력이 더 큰 역할을 하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중동 정세는 왜 이렇게 복잡해졌지요? 국가적 야망, 이데올로기, 종교와 석유 이권 등을 둘러싸고 합종연횡이 거듭됐고, 그 빈 틈을 열강들이 파고들거나 이용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이집트와 시리아, 이란의 이슬람 혁명운동을 지원함으로써 세속 민족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힘을 합치게 했어요. 그 뒤 그네들의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권력 쟁취를 위해 드잡이하게끔 부추긴 것도 물론이고요. 그러나 오늘날 세속적인 민족주의는 중도로 물러앉고 이슬람 혁명운동이 창궐하고 있어요. 이런 연유로 한때 미국의 동맹으로 인식되던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은 이제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어요. 시아파와 수니파 국가는 지중해 연안에선 기독교 세력에 맞서기 위해 협력하지만, 이라크에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남부에서 각자 이스라엘과 교전하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기실 각각 수니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무장집단이에요. 같은 수니파 국가로 미국과 가까운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스라엘에 적대하고 있지만, 무바라크 정권을 위협할 정도로 갑작스레 성장한 무슬림 형제단-알카에다의 뿌리라는 시각도 있어요-을 사우디 정부가 막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 눈을 부라리고 있어요. ●‘시아 초승달’이란 무엇이며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앞서 말한 중동의 역내 세력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것이 ‘시아 초승달’이에요. 멀리 페르시아 문화권의 이란부터 미국이 옹립한 이라크 새 정부, 시리아, 레바논내 헤즈볼라까지 선을 긋게 되면 초승달 모양이 그려지지요. 전세계 무슬림으로 보면 수니파보다 수적으로 밀리는 시아파가 미국과 친미 아랍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지요.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수니파 국가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 바로 시아 초승달 동맹이에요. 미국이 줄곧 레바논 사태와 관련, 두 나라를 겨냥하는 것도 사우디 등이 그 연결고리를 끊어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지요. 중동 전문가인 라첼 브론슨은 “사우디인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이란인”이라며 “그들은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메시아적인 호메이니즘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어요. 이란의 위력은 미국과 유럽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재정을 죄었을 때 하마스에 재빨리 5000만달러를 지원한 것에서도 알 수 있어요. 이런 연유로 “아마디네자드의 인기는 테헤란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더하다.”는 농담이 퍼지고 있다고 이란 출신의 발리 나스르 미 해군대학 교수는 전했지요. 이란의 발언권은 미국의 조종을 받는 시아파 이라크 새 정부에까지 먹히고 있어요.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맹렬히 비난했거든요. 한 걸음 나아가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영적 지도자 모크타다 알 사드르는 헤즈볼라에 대한 시아파의 지원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어요. 시리아 역시 아랍권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로 들어가게끔 국경을 열어주고 이란제 무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돕고 있어요.26년간 군대를 보내 점령할 정도로 레바논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결코 만만히 볼 대상이 아니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중동 안정의 열쇠는? “중동을 안정시키려면 이란과 시리아의 전략적 중요성부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플린트 레버렛 ‘뉴 아메리카 재단’ 선임연구원은 레바논의 유혈을 멈추기 위해서는 이 두 나라와 대화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 정부는 테러 지원국과는 결코 대화하거나 타협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버텨왔다. 오히려 ‘지속 가능한 휴전’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이스라엘이 마음껏 레바논을 유린하도록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그러나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서 워싱턴의 자세에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즉각 휴전’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스스로 물러설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리아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옵션으로 보인다. 시리아는 이란보다 작고 더 취약하며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조차 주류에서 벗어난 수니파 출신으로 정치적 입지 또한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레버렛 연구원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시리아를 빼주면 미국이나 아랍권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게 돼 이란과의 유착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유엔의 조사 고삐를 느슨히 해주는 좀 더 비용이 안 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란 역시 레바논에서의 전면전 위기를 부채질함으로써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에서 숨을 돌리는 선에서 만족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면 헤즈볼라에 무기를 대는 행동을 그만둘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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