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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영 아스널 입단 확정

    박주영 아스널 입단 확정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이 ‘캡틴’ 박주영(26)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아스널은 3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영과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계약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등번호는 9번, 이름은 ‘J Y PARK’으로 결정됐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박주영은 팀 공격에 큰 힘을 불어넣을 것이다. 계약에 매우 기쁘다.”고 만족했다. 박주영 역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아스널 이적은 오랜 꿈이었다. 아스널의 선수가 된 것이 정말로 자랑스럽다. 내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제 내가 할 일은 위대한 구단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내는 일이다. 최선을 다할 것이며 결코 포기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새달 2일(레바논)과 7일(쿠웨이트) 치러지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현재 대표팀에 소집된 상태다. 일단 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전을 치른 뒤 런던으로 이동, 빠르면 10일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스완지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릴과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이적을 마무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스널이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타진하면서 이적은 급물살을 탔고 결실을 봤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주캐나다 대사 남주홍 주호주 대사 조태용

    주캐나다 대사 남주홍 주호주 대사 조태용

    정부는 29일 주캐나다 대사에 남주홍(왼쪽)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를, 주호주 대사에 조태용(오른쪽) 전 외교부 의전장을 임명하는 등 20개 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남 신임 대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을 거쳐 통일부 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저서 ‘통일은 없다’ 등을 통해 반통일적인 사고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낙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사 임명은 ‘회전문·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또 주이스라엘 대사에 김일수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 주헝가리 대사에 남관표 전 한국외대 초빙교수, 주뉴질랜드 대사에 박용규 외교안보연구원 경력교수를 임명했다. 나머지 15개 공관장 인사는 다음과 같다. ▲주세르비아 대사=김광근 전 주파나마 대사 ▲주콩고민주공화국 대사=이호성 주카메룬 대사 ▲주터키 대사=이상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부장 ▲주네덜란드 대사=이기철 외교부 국제법률국장 ▲주브루나이 대사=최병구 전 주노르웨이 대사 ▲주레바논 대사=김병기 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주네팔 대사=김일두 전 주청두 총영사 ▲주카메룬 대사=조준혁 주오스트리아 차석대사 ▲주에티오피아 대사=김종근 전 외교부 아중동국장 ▲주볼리비아 대사=전영욱 외교부 중남미국 심의관 ▲주토론토 총영사=정광균 전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 ▲주애틀랜타 총영사=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장 ▲주호찌민 총영사=오재학 전 주짐바브웨 대사 ▲주시안 총영사=전재원 전 주선양 부총영사 ▲주요코하마 총영사=이수존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하프타임]

    부상 회복세 구자철 조광래호 합류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9월 2일 레바논, 7일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예선에 나설 대표팀에 구자철을 부르기로 하고 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에 소집 요청 공문을 보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지난 22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근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친 구자철을 제외했다. 하지만 부상이 호전되면 구단과 상의해 구자철을 소집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고 구자철이 24일 훈련장에 복귀하는 등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자 추가로 대표팀에 부르기로 했다. 구자철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 7일 쿠웨이트전부터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추신수 옆구리 통증으로 결장 추신수(29·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딸이 태어난 것을 자축하는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한 지 하루 만에 옆구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는 25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경기에 결장했다.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시작 직전에 추신수가 빠진 클리블랜드의 새 선발 출전자 명단이 발표됐다. 클리블랜드는 2-9로 졌다. 왕기춘 유도 세계선수권 16강 탈락 ‘명예회복’을 노리던 한국 남자 유도의 왕기춘(포항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 탈락했다. 왕기춘은 25일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에서 열린 남자 73㎏급 4회전에서 우고 르그랑(프랑스)에게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허벅다리걸기 한판으로 패했다. 세계랭킹 1위인 왕기춘은 2008~2009년 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가 지난해 동메달에 그치면서 올해 정상 재탈환을 노렸지만 메달권에도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안으로는 선수들 검증 밖으로는 상대팀 분석

    안으로는 선수들 검증 밖으로는 상대팀 분석

    브라질월드컵까지는 아직 3년이 남았지만, 축구대표팀의 로드맵은 이미 시작됐다. 새달 레바논(2일), 쿠웨이트(7일)와의 1·2차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의 막이 오른다. 지금까지는 모든 게 ‘연습’이었다. 진짜 게임은 월드컵, 그리고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다. ●새달 2일 레바논과 3차 예선 1차전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이 끝난 뒤 많은 게 변했다. 허정무(현 인천) 감독이 물러나고 조광래 감독 체제로 출범했고, 빠르고 유기적인 패싱게임을 몸에 익혔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영표가 주축이었던 베스트 11도 구자철(볼프스부르크)·지동원(선덜랜드)·손흥민(함부르크) 등 젊은 피로 세대교체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22일 해외파 13명을 포함한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코칭스태프가 주말마다 밤잠을 설치며 살핀 해외파와 K리그 경기장을 두루 돌며 관찰한 선수들의 이름이 올랐다. 그래도 아직 검증은 진행 중이다. 조 감독과 박태하 수석코치는 24일 수원-울산의 FA컵 4강전을 찾았고,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같은 시간 성남-포항전을 지켜보며 발탁한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은 물론 새 얼굴 발굴에 주력했다. 상대 전력 분석도 빠뜨릴 수 없다. 서정원 코치와 가마코치는 이날 저녁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출국했다. 26일 UAE와 카타르의 평가전을 꼼꼼히 살핀 뒤 오만으로 이동, 이튿날 오만-쿠웨이트 평가전을 관전하는 일정이다. UAE와 쿠웨이트는 우리와 월드컵 3차 예선에서 만날 상대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분주한 태극호에 희소식도 날아들었다. 발목 인대를 다친 구자철이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 볼프스부르크는 24일 구단 홈페이지에 “구자철이 왼쪽 발목인대를 다치고 나서 처음으로 훈련장에 복귀했다. 재활코치와 함께 훈련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17일 훈련 중 발목이 꺾인 구자철은 정밀검진 결과 인대 부분파열로 완치까지 2~4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었다. 때문에 조 감독은 월드컵 3차예선 명단에서 구자철을 제외시켰지만, “구자철이 부상에서 호전되면 구단 측과 상의해 소집할 수 있다.”며 중도 합류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자철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자철 부상 후 첫 훈련 복귀 대표팀은 2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본격적인 ‘월드컵티켓 쟁탈전 모드’에 돌입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女농구 日쳤다

    임달식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이 한·일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3전 전승을 이뤘다.  한국은 23일 일본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에서 열린 대회 1부 풀리그 3차전에서 17점차를 극복하는 뒷심을 앞세워 일본을 66-59로 이겼다. 김단비(24점 7리바운드)와 최윤아(14점), 하은주(11점)가 합작해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약체 레바논과 타이완과의 경기만 남겨놔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초반에는 일본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한국은 쿼터 종료 6분 13초를 남기고 6-7에서 쿼터가 끝날 때까지 1점도 챙기지 못하고 잇따라 13점을 내줬다. 포인트가드이자 주득점원인 최윤아가 경기 시작 1분 42초 만에 다리를 다쳐 벤치로 들어갔고, 심판의 애매한 판정까지 겹쳐 반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임 감독은 2쿼터에 최장신 센터 하은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전반을 28-38, 10점 차로 마쳤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한국은 막판에 승기를 잡았다. 4쿼터 50-51에서 김단비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림에 꽂아 52-51로 처음으로 역전했다. 종료 3분 35초를 남기고 54-57에서 김단비와 김연주의 연속 3점포에 신정자의 레이업이 성공해 62-57로 달아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카다피 몰락] 알아사드·살레의 시간 얼마나 남았나

    [카다피 몰락] 알아사드·살레의 시간 얼마나 남았나

    ‘절반의 성공’에 그칠 듯했던 ‘재스민 혁명’(아랍권역의 반정부·민주화 움직임)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의 사실상 붕괴로 재점화할 조짐이다.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에서 독재자의 세 번째 퇴장을 지켜본 세계인의 관심은 ‘다음 타깃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쏠린다. 당장 시민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 시리아와 예멘의 통치자가 강력한 네 번째 후보다. 부자 세습을 통해 11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탱크와 군함까지 동원해 유혈진압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가 불붙은 5개월 사이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알아사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퇴진 요구를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비폭력 반정부 시위를 고집해온 시민들로서는 강한 권력욕을 보이는 알아사드 앞에서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국내외의 거센 비난 여론에도 대국민 학살극을 멈추지 않는 것은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서방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낮다. 역내 우방이 없어 고립무원 처지에 놓였던 카다피와는 사정이 다르다. 충성도 높은 군대도 알아사드가 ‘믿는 구석’이다. 막내동생인 마헤르는 정예 부대인 제4사단과 공화국수비대를 이끌며 ‘정권의 수호자’ 역할을 맡고 있다. 군부가 정권과 시위대 사이에서 중립적 자세를 끝까지 지키며 독재자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튀니지나 이집트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는 정권의 친위대가 버티는 상황에서도 시민의 힘으로 독재자를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시리아 국민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 카다피와 닮은꼴 행보를 하는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도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35%에 달하는 실업률에 빈곤선 이하 계층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우리(예멘군)는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선전포고를 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반정부 시위가 사실상 내전으로 바뀐 지난 6월 대통령궁에서 폭탄 공격을 받았고 중화상 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두 달 넘게 체류 중이다. 카다피의 몰락을 지켜본 살레로서는 자신이 앞서 거부했던 사후 처벌 면제를 보장하는 대신 조기 퇴진이라는 걸프협력협의회(GCC) 중재안에 다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중동 전문가인 제프 포터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사태는 시리아와 예멘 내 시위대에 강한 자극을 줬다.”면서 “비록 리비아에서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해도 시위대와 반군, 야권이 저항을 계속한다면 정권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염기훈, 7개월만에 대표팀 복귀

    지난 주말 프로축구 K리그 상주전에서 1골 1어시스트를 터뜨린 염기훈(수원). 상기된 얼굴을 억누른 채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서 기다리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태극마크를 다는 일.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염기훈은 22일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명단(24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아시안컵 후 7개월 만의 국가대표 복귀다. 사실 재발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최근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 K리그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4어시스트)에 올 시즌 10골-11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게다가 일본전 대패(0-3)를 당한 태극호의 날개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이 여전한데 이청용(볼턴)이 정강이뼈 골절을 당했고, 대체자로 점찍었던 구자철(볼프스부르크)마저 다치면서 측면에 큰 구멍이 뚫렸다. 조 감독은 K리그를 돌며 임상협(부산), 이승현(전북) 등을 살폈지만 결국 경험이 풍부한 염기훈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포스트 이영표’로 주목받았던 홍철(성남)은 일본전에 나섰던 박원재(전북)-박주호(바젤) 대신 왼쪽 풀백으로 낙점됐다. 측면수비수로의 변신에 성공한 김영권(오미야)이 변함없이 발탁됐지만 일본전 부상으로 100% 컨디션이 아니다. 승부조작 무혐의 처분을 받은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도 복귀했다. 고열로 일본전에 불참한 손흥민(함부르크)과 잉글랜드에 적응 중인 지동원(선덜랜드)이 승선했다. 주장 박주영(AS모나코)을 비롯해 기성용(셀틱)·이정수(알사드)·이근호(감바오사카)·조영철(니가타) 등이 변함 없는 신임을 받았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돼 새달 2일 오후 8시 레바논과 1차전을 치른 뒤 곧장 비행기를 타고 쿠웨이트와의 2차 원정경기(7일 오전 2시)를 떠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DMZ에 울린 평화의 하모니

    DMZ에 울린 평화의 하모니

    ●궂은 날씨에도 관객 1만여명 모여 15일 오후 7시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대공연장.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모여들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증오를 풀어 보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와 전설적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69)을 보기 위해서였다. 앙숙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물론, 레바논·이란·이집트 등 서로 피를 흘렸던 나라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교향악단이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분단의 최전방에 선다는 상징성 때문에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콘서트 레퍼토리는 인류애와 인간해방의 염원을 담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일촉즉발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한복판에서 공연을 했던 행동하는 예술인 바렌보임으로선 대화의 문을 걸어잠근 남측 정부와 비무장지대(DMZ) 너머 북녘까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23분 늦은 시작·매미소리 등 1~3악장은 산만 예정된 시각을 23분 넘겨 바렌보임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10~12일,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전곡연주회와 마찬가지로 젊은 연주자로 짜인 웨스트이스턴 디반의 연주력은 기복이 있었다. 이날도 1~3악장에서 조금씩 흔들렸다. 매미와 아기 울음소리, 휴대전화 울림까지 겹쳐 관객과 연주자의 집중력도 흩뜨러트렸다. 나흘간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 피로감이 겹쳐서인지 내한공연 첫날(10일) 누구보다 포디엄(지휘대)을 폭넓게 활용하는 등 역동적인 지휘와 커튼콜 이후 관객에게 꽃다발 포장지를 던져주는 등 장난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던 바렌보임도 지쳐 보였다. ●조수미 등 독창, 웅장한 곡해석과 ‘감동의 4악장’ 하지만 어둠이 짙게 깔리고서 시작된 4악장부터 오케스트라는 흠잡을 구석이 없는 앙상블로 뽐냈다. 마지막 힘을 쏟아낸 바렌보임의 지휘와 그만의 남성적이고 웅장한 해석이 빛을 발휘했다. 바리톤 함석헌과 소프라노 조수미 등 독창자 4명의 빼어난 노래와 연합합창단(국립합창단·고양시립합창단·서울 모테트합창단)의 웅장한 하모니도 감동을 더했다. 다만 4악중 중반부에 소리가 잦아들었다가 테너 박지민의 독창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터져나온 박수로 흐름이 끊긴 것은 아쉬운 대목. 그렇더라도 “음악이 당장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할 수는 있다.”는 바렌보임의 말이 조금은 와 닿는 여름밤이었다. 파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화 단절은 남·북 모두에 좋지 않아요”

    “대화 단절은 남·북 모두에 좋지 않아요”

    ‘전설적인’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 손색없는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69)이 27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984년 파리오케스트라와의 내한공연 당시 불혹을 갓 넘겼던 그가 지휘자로서는 물론 인생의 황혼에 선 현자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임진각 평화 콘서트와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라는 뜻깊은 프로그램까지 들고 왔다. 바렌보임은 9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곳곳에서 갈등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그중에 한국도 포함돼 있다. 대화가 불가능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음악이 갈등과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공연을 결정한 이유도 임진각 공연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면서 “원래 남북한 국민들 모두 참석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아쉽지만 비무장지대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렌보임은 “내가 평화의 메신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처럼 대중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에 대한 개인의 신념에 따른 것”이라면서 “한반도 정치 상황에 대한 코멘트는 하지 않겠지만 대화의 단절은 남·북 모두에 좋지 않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렌보임은 전날 저녁 상하이 공연을 끝으로 나흘간의 중국 투어를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날아왔다. 칠순을 눈앞에 둔 그에게는 피곤한 일정일 텐데 깔끔한 남색 정장에 타이까지 맞춰 하고 나타나 1시간여 동안 내외신의 질문 공세를 여유 있게 받아냈다. 바렌보임과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지난 13년은 얽힌 실타래 같은 중동의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 이들은 갈등이 한껏 고조됐던 2005년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중심도시 라말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공연했다. 하지만 2006년 레바논 전쟁이 재발하면서 시리아와 레바논 단원들이 떠나는 등 좌절을 겪기도 했다. 이들은 10~12일,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기적의 4일’이라는 제목으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15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 공연장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선보인다. ‘합창’의 솔리스트로는 소프라노 조수미 등이 선택됐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는 5만~15만원, 평화콘서트는 3만 5000원. 1577-526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용어 클릭] ●웨스트이스턴 디반 1999년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석학 고(故) 에드워드 사이드가 의기투합해 만든 오케스트라. 뿌리깊은 갈등을 빚어온 이스라엘과 이란,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 아랍 출신 연주자로 구성됐다. 독일 대문호 괴테의 ‘서동시집’(West-Eastern Divan)에서 이름을 빌렸다. 사이드는 저서 ‘오리엔탈리즘’에서 “서동시집은 유럽인이 동양을 이해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수용하려 노력한 첫 시도”라고 평가했다.
  • [美 신용등급 강등·유럽 재정위기에 다급한 지구촌] 유럽연합-ECB총재,집행이사회 긴급 소집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이 금융시장에 가져올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등은 휴일도 반납한 채 긴급 콘퍼런스콜을 갖고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과 일본도 자국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로존 재무 당국자들은 역내 3, 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것에 대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7일 오전(현지시간) 이례적으로 ECB 집행이사회 긴급 콘퍼런스콜을 소집,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관해 논의했다. 유로존 내 중앙은행장들도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가졌다. 현재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은 14년 만에 최고치인 6%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어,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한 디폴트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ECB가 이날 회의를 통해 8일쯤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가격 안정을 위해 양국의 국채 매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는 ECB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집행이사회 내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출신 이사 4명이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ECB가 도움을 주기 전에 양국이 더 강경한 재정긴축안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독일 정부 내에서는 현재 1조 9000억 유로(약 2950조원)에 이르는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최대 4400억 유로)으로는 구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패덤파이낸셜컨설팅의 에릭 브리튼은 “현재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르면 디폴트가 불가피하고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전 세계 금융시스템 전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영국, 레바논, 요르단 등 일부 유럽 및 중동국들은 미 국채를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014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UAE·레바논과 한 조] 중동은 없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뚫어야 브라질에 갈 수 있다. 한국은 31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륙별 예선 조추첨 결과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레바논 등 중동 3국과 B조에 편성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장거리 이동과 낯선 환경의 부담을 안고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최종 예선 진출을 위한 3차 예선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9월 2일 레바논과 홈에서 1차전을 치르고, 나흘 뒤인 6일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로 2차전을 벌인다. 한 달여의 휴식기인 10월 7일 국내에서 한 차례 평가전을 가지고, 10월 11일 UAE와 홈에서 3차전, 11월 11일 UAE와 원정 4차전을 한다. 연이어 11월 15일 레바논과 5차전 원정경기를 치르고 나서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를 홈으로 불러들여 3차 예선 최종전을 벌인다. 쿠웨이트(95위)는 역대 A매치 전적 8승3무8패로 한국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단 1990년대 중반까지만이었다. 한국은 2004년부터 치른 쿠웨이트와의 세 차례 A매치에서 3연승(10골·무실점)을 거두면서 한 수 위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또 2005년 6월에 치러진 쿠웨이트와의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무려 4골을 넣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UAE(109위)도 역대 전적 9승5무2패로 한국의 일방적 우세다. 한국은 2009년 6월 UAE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기록을 달성한 좋은 추억도 가지고 있다. 한국은 레바논(159위)에도 역대전적 5승1무의 압도적 우위다. FIFA 랭킹 상대전적도 한국(28위)이 우위인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안심할 수만은 없는 여건이다. 장거리 원정경기에 따른 피로감과 중동의 기후와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홈 앤드 어웨이라 해도 쿠웨이트, UAE, 레바논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자기들끼리의 이동 거리가 얼마 되지 않지만, 한국은 원정길을 떠나면 왕복 비행시간만 24시간이다. 게다가 한국은 유럽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기에 경기에 앞서 호흡을 맞출 시간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최근 중동축구의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어 FIFA 랭킹만으로 상대의 실력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동 원정에 따른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중동 원정에 맞춰 해외파 소집 일정은 물론 최단 거리 이동을 위한 항공권 예약과 최고의 숙소 선정 등 선수들의 체력을 지켜낼 다양한 방법을 짜내겠다.”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2014 월드컵 3차 예선 쿠웨이트·UAE·레바논과 한 조] 청용도 없다

    이청용(23·볼턴)에게 2011~12시즌은 없다. 정강이뼈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이청용은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의 뉴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포트카운티AFC와의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전반 25분 상대 미드필더 톰 밀러의 태클을 받아 쓰러졌다. 로킥에 가까운 위협적인 태클을 받고 경기장 밖으로 옮겨진 이청용은 곧장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대에 올랐다.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른쪽 정강이뼈 이중골절로 최소 9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축구대표팀에도 비상이 걸렸다. 왼쪽 라인을 10년 넘게 지켜왔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가 올해 초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대표팀은 둘의 공백을 메우는 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오른쪽은 이청용과 차두리(셀틱)가 있어 든든했다. 공격진의 숨통을 틔워주던 영리한 이청용이 다쳤다는 소식은 그래서 ‘재앙’에 가깝다. 이청용은 빨라야 내년 초에나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오는 10일 일본과의 평가전은 물론 9월 초 시작되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참가할 수 없다. 조광래 감독은 “그동안 왼쪽 공격라인만 고민했는데 오른쪽에서 잘해온 이청용이 갑자기 다쳐서 큰일”이라고 한숨지었다. 이청용의 부상은 선수 개인에게도, 대표팀에도 큰 손실이지만 그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다른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당장 한·일전 소집명단에서 이청용의 대체자를 노릴 만한 멤버는 이근호(감바 오사카)가 꼽힌다. 지난 6월 세르비아전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측면은 물론 익숙한 최전방 자리까지 넘나들며 수비진을 유린해 합격점을 받았다. 아직 뚜렷한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드리블 소년’ 남태희(발랑시엔)도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소속팀에서 오른쪽 윙어로 활약하면서도 대표팀에서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조영철(니가타)도 훌륭한 자원이다. 사실 조광래 감독은 그동안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요구했다.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올해 아시안컵부터 꾸려진 새로운 공격조합은 포지션이 무색할 만큼 경기 내내 다양하게 변신했다. ‘프리롤’에 가까운 임무를 부여받은 선수들은 ‘만화축구’라며 혀를 내둘렀던 상상 속의(!) 패싱게임을 완성해 나갔다. 이청용의 이탈에 비상(非常)이 걸렸으면서도 여전히 비상(飛上)을 꿈꿀 수 있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시리아軍 발포… 시위대 121명 숨져

    시리아 군이 31일 반정부 시위의 중심 도시인 하마에서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발포해 적어도 95명이 숨졌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인권단체들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인권을 위한 국민기구’의 암마르 쿠라비 대표는 이날 “정부군이 오늘 오전 하마에 진입해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바람에 최소 9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가운데 62명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전했다. 또 동부의 데이르에조르 시에서도 시리아 군의 공격에 의해 19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고 남부 데라 지역에서는 3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치는 등 이날 시리아 전역에서 적어도 121명이 사망했다고 쿠라비 대표가 덧붙였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인권 운동가 오마르 이들비는 “오늘 새벽 군인들이 탱크를 동원해 하마를 습격하고 북부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면서 군인들이 하마의 대형 병원들을 에워싸 부상자 이송도 막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군의 장교 한 명이 반정부 시위대 진압을 거부하고 정부군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아드 알 아사드 대령은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시리아 자유군의 사령관이라며, 군 당국이 동부도시 데이르에조르에서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으면 자신 휘하의 군인 수백 명과 맞서 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중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리아 군의 유혈 진압으로 1500명 이상의 민간인과 360여명의 군인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증오의 고리 끊어야 폭력도 멈춘다”

    “증오의 고리 끊어야 폭력도 멈춘다”

    21일 개봉한 ‘그을린 사랑’(원제: Incendies)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영화다. 캐나다 출신의 드니 빌뇌브(44) 감독은 한 여인의 삶을 짓이긴 전쟁과 폭력의 잔혹함, 대물림되는 상처와 그에 얽힌 진실을 좇는다. 감독은 영화 말미의 소름 끼치는 반전을 통해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들도 증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겠느냐고. 원작은 레바논 출신의 와이디 무아와드가 연출한 4시간짜리 동명 연극이다. 빌뇌브 감독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2004년 5월 27일 캐나다 몬트리올 소극장에서 연극을 처음 봤다. 그리스 비극의 현대판과 같은 참혹한 이야기였고, 모든 관객들이 공연 내내 숨죽인 채 관람해 극장 내 산소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에 기립박수를 치면서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4시간짜리를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의미가 없을 터. 빌뇌브 감독은 “연극적인 요소들을 털어버리려고 원작을 아예 뇌리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특히 원작의 결말 부분에 나오는 재판 장면을 통째로 들어냈다. 원작에서는 니하드가 크파르 리아트 감옥에서 저지른 일(여성 정치범을 고문·강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사라졌다. 그는 “재판 장면을 살렸다면 상영 시간은 3시간이 넘었을 것(영화 상영 시간은 2시간 10분)”이라면서 “대신 현실에서 가져온 이야기로 대체했다. 레바논에서 고문을 당했던 여성이 몇 년 후 캐나다의 어느 거리에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과 마주쳤다는 실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 관점에서는 이 결말이 더 잔인했다.”고 밝혔다. 정황상 레바논으로 추정되는 ‘중동 어딘가’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공간을 특정하지 않는다. 빌뇌브 감독은 “원작자와 이야기할 때 우려했던 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어떻게 스크린 위에서 보여줄 것인가’였다.”면서 “코스타 가브라스의 ‘제트’와 로만 폴란스키의 ‘진실’을 떠올리면서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은 레바논 내전 중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 맥락으로부터 이야기를 떼어내 시적인 변용을 가미했다.”면서 “증오의 고리를 비판하는 작품이 도리어 현실 정치에 기름을 붓는 것은 옳지 않다. 주제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비정치적이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결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뒤틀린 운명의 무게를 감안하면 너무 급작스럽게 화해와 용서를 말한다. 이에 대해 빌뇌브 감독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운명을 받아들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사이에는 아주 오랜 침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침묵은 평화로운 침묵일 것”이라고 말했다. 빌뇌브 감독은 10살 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고서 감독을 꿈꿨다. 데뷔작 ‘지구에서의 8월 32일’(1998)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35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주목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필리핀 또순이가 한국 노총각을 만났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11남매를 위해 고향을 떠나 레바논에서 일했던 필리핀 여인, 제니퍼. 그리고 오랜 선원생활로 혼기를 놓쳐버린 한국 남자, 석명철 씨.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루어진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떼려야 뗄 수 없는 환상의 짝꿍 제니퍼·석명철 부부를 만나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딸기는 복잡한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다. 그런 딸기에게 날아온 한통의 편지. 곧 딸기마을로 돌아온다는 덩치미 아저씨의 편지다. 그 후 딸기는 덩치미 아저씨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친구들에게 덩치미 아저씨는 굉장히 멋진 분이라고 얘기한다. 딸기의 말을 들은 바나나는 덩치미 아저씨에게 질투를 느끼며 경계한다.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신우와 영심은 팀 야유회를 준비하느라 한껏 들떠있다. 하지만 이내 야유회는 취소되고, 신우는 영심과 오붓한 시간을 갖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야유회가 취소됐다는 걸 안 영심. 그렇게 두 사람은 섬에서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왠지 애틋한 감정이 생긴다. 한편 상우는 입대하고, 상우 어머니는 순정과 연정 자매를 찾아와 각서를 요구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휴대 전화기에 세탁기, 그리고 카메라까지. 기계와 사랑에 빠진 아이가 떴다. 앉으나 서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람보다 기계가 최우선인 서휘.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애지중지하기 바쁘다. 서휘는 어쩌다 그 많은 것들 중에 기계와의 사랑에 푹 빠지게 된 걸까. 엄마, 아빠보다 기계가 먼저인 서휘의 ‘사회성’ 끌어올리기 대작전을 공개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강원도 홍천.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은 수려한 경관을 품고 있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고장이다. 굽이굽이 산허리를 감돌아 오르노라면 한적한 골짜기마다 초록이 지천인 싱그러운 자연의 합창이 들리는 홍천의 계곡. 용소계곡의 때 묻지 않은 비경에 반해 14년 동안 살아온 황병익 부부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전남에 위치한 아름다운 땅 끝 마을 해남. 그곳에 이완열, 박은숙 부부가 산다. 아들 셋을 낳고도 딸을 포기 할 수 없어 줄줄이 낳은 게 어느덧 아들만 여섯이 되었다. 집안은 어딜 가든 시끌벅적, 잘 다투는 아이들 탓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특히, 소시지 반찬을 사수하려는 넷째와 다섯째의 모습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지 오래인데.
  • 페널티킥 뒤꿈치로 찬 축구선수 그후…

    페널티킥 뒤꿈치로 찬 축구선수 그후…

    아랍에미리트(UAE) 축구 대표팀의 한 선수가 기상천외한 페널티킥을 선보여 화제다. 18일 미국 매체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UAE의 아와나 디아브 선수가 이날 레바논과의 친선 경기에서 발뒤꿈치로 페널티킥을 날려 구설에 올랐다. 당시 UAE가 레바논에 5-2로 크게 앞선 후반 35분, 디아브는 페널티킥 기회에서 공이 놓인 지점까지 달려간 뒤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오른발 뒤꿈치로 골문을 노렸다. 그의 황당한 행동에 공마저 힘없이 굴러가는 바람에 레바논의 골키퍼는 그만 타이밍을 놓쳐 골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점수는 6-2로 벌어졌고 양 팀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몇몇 레바논 선수는 디아브의 페널티킥이 상대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며 항의했고 디아브는 뭐가 문제냐는 듯 유유히 골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하지만 UAE의 스레코 카타네치 감독은 디아브를 즉시 교체시켰고 경기 뒤 “무례한 행동”이라며 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페널티킥 장면은 동영상으로 ‘야후 스포츠’ 블로그 ‘더티 태클’에 소개되면서 많은 네티즌에게 알려졌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LnKW-yVTSrM)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레바논에 가면 ‘코리아 로드’가 있다

    레바논에 가면 ‘코리아 로드’가 있다

    레바논에는 ‘코리아 로드’가 있다. 레바논에 평화유지군(UNIFIL)으로 파병된 동명부대는 지난 16일 작전지역 내에 ‘마라카 도로’로 불리는 3㎞ 구간의 비포장 도로에 대한 아스팔트 포장 공사를 끝냈다. 준공식 이후 도로의 이름은 ‘코리아 로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 4년간 레바논의 평화 유지를 위해 파견된 350여명의 한국군 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리기 위해서다. UNIFIL의 민사(民事)작전으로 현지 명칭이 바뀐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명부대는 신이 내린 선물” 주민들 찬사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9일로 파병 4주년을 맞는 동명부대(남부 티르시 주둔)가 주둔지인 레바논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주민들로부터 ‘신이 내린 선물이자 가장 친한 친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동명부대는 헌신적인 봉사와 대민 지원으로 또 다른 한류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합참은 “동명부대가 4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문화 알리기를 접목한 민사작전인 ‘코리아 메모리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면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레바논에 한류 바람이 일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개 마을 순회하며 한글교실 운영 특히 동명부대가 2008년부터 한국문화 알리기 프로그램의 하나로 매주 1회 1시간씩, 지역 5개 마을을 순회하며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을 운영하는 것도 한류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12주 교육과정을 이수하는데 지금까지 40개 기수 371명의 수료생이 배출됐다. 한국어 말하기 경연도 주기적으로 마련했다. 지난 4월 15일 열린 경연대회에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이라는 제목의 글로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은 모나 딥(12)양은 “레바논 남부 지역 평화와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준 한국부대 장병에게 감사한다.”면서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레바논 5개월 만에 새 내각

    지난 1월 레바논의 연립정부가 붕괴한 이후 5개월 만에 나지브 미카티(55)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13일(현지시간) 구성됐다. 그러나 새 장관 지명자가 총리와의 불화를 이유로 장관직을 거절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카티 총리는 이날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 나비 베리 국회의장과 회동한 뒤 각료 30명이 참여하는 새 내각의 구성을 공식 발표했다. 새 정부의 재무장관으로는 과거에 경제장관을 지낸 모하메드 사파디가 기용됐으며, 국방장관에는 파예즈 구슨, 내무장관에는 마르완 챠르벨이 각각 지명됐다. 이들 각료 중 과반인 19명은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야권 정당 소속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미카티 총리의 정부는 조만간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야권의 탈랄 아르슬란이 “총리와 (노선의) 차이가 분명하다.”며 장관직을 거절하는 등 새 내각 구성 절차가 초반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레바논의 구 내각은 지난 1월 헤즈볼라가 이끄는 야권그룹 소속 장관 11명이 연정에서 탈퇴하는 바람에 붕괴했다. 야권 그룹은 2005년 2월 친서방 정책을 펴다가 의문의 차량 폭탄테러로 숨진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 사건과 관련, 유엔 레바논 특별재판소(STL)가 헤즈볼라의 고위 간부들을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여권에 긴급 각료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이 같은 조치를 취했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서울에 제2캠퍼스 설립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김문이 만난사람] 서울에 제2캠퍼스 설립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타오르는 정열로 열정의 꽃을 피운다. 스스로의 개인적 욕심이 아닌 타인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향기는 유다르다. 열렬한 애정으로 다가가면서 감동의 소통을 연출, 분위기를 친근하게 조성한다. 프랑스의 잔 다르크는 백년전쟁 후기에 신의 음성을 듣고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말을 내달리고 또 내달렸다. 작은 체구의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천사의 계시를 받은 성녀(聖女)라는 칭호를 받았다. 심화진(55) 성신여대 총장. 체구는 작은 소녀 같지만 간단없는 열정과 투철한 국가관으로 ‘교육계의 잔 다르크’, ‘소통 경영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최근 서울 소재 대학으로는 최초로 서울 지역(도봉구 미아동)에 ‘운정그린 캠퍼스’라는 제2캠퍼스를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서울에 제1, 제2캠퍼스를 동시에 둔 유일한 대학이라는 점이 그러하다. 그는 성신여대 이사장을 거쳐 총장을 연임 중이다. 심 총장은 이사장 재직 때 국립의료원 간호대학을 인수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였으며 2007년 총장 취임 후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컨설팅을 통해 ‘성신 2015 발전계획’을 수립, 대학 조직을 개편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또한 대학 특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외 17개국의 70개 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처럼 교육 경영에 대한 특별한 열정으로 화제와 관심을 모으기도 하지만 세계대학교 총장 연맹 동북아시아 부회장, 세종문회회관 이사, 서울시 시정연구원 이사, 국립발레단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가지고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쳐 눈길을 끈다. ●때론 따뜻한 언니처럼…이웃처럼… 그는 평소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언니처럼, 학부모들에게는 친근한 이웃처럼 다가서는 스타일이다. 신입생 환영회 때 학생들과 보컬 밴드를 만들어 원더걸스의 ‘노바디 댄스’를 추면서 노래를 불렀던 일은 대학가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신세대 총장이라는 말을 듣는 까닭이다. 성신여대는 올해 개교 75주년을 맞는다. 리숙종(1904~1985) 박사가 설립했으며 심 총장은 리 박사의 외손녀이다. 지난 7일 오후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심 총장을 만났다. 먼저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쁜지 물었다. ‘열정의 총장’이란 말처럼 답변이 지체없이 돌아온다. 그는 “학군단(ROTC) 유치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역설했다. 여자대학 학군단은 지난해 숙명여대가 제1호로 신설했으며 이달 중 제2호 여자대학이 나올 예정이다. 심 총장은 지난해에도 유치경쟁에 참여했으나 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여 자연스럽게 학군단 얘기부터 나왔다. “단순히 (학군단 유치를 위한) 심사기준에 맞춘다는 것보다 임관 후 각 부대 현장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부하 병사들과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국가관 등 정신무장을 위한 교육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 대학에는 안보학을 개설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155마일 휴전선을 걷는 14박 15일 안보체험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는 여자대학 최초의 일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선착순 100명을 뽑아 사단 병영체험 등의 안보행사를 갖고 있지요.” ●남편은 현역 장성…두 아들 군복무중 왜 이런 곳에 열정을 쏟을까. 그는 “남편이 현역 군 장성이고 두 아들이 군 복무를 하고 있다.”면서 “ROTC 출신 젊은 장교들이 임관 후 겪는 여러 가지 문제 등을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임관 전에 여러 단체생활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비록 군에 가든 안 가든 대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경험은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의 장남이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요원으로 자원 근무할 정도로 원래부터 남다른 국가관을 가지고 있는 집안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세요. 23살 젊은 나이에 낯선 산골부대에 적응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임관 전 여러 봉사활동 등을 통해 미리 어려움을 겪어 보고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경험은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그는 이번 학군단 유치 준비를 하면서 학생들을 상대로 ‘학군단이 생기면 지원할 것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40% 이상이 ‘지원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할 만큼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화제를 바꿨다. 어떻게 해서 서울에 제2캠퍼스를 두게 됐을까. “원래 도봉산 지역에 부지가 있어서 그곳을 제2캠퍼스로 만들려고 했지만 국립공원이라 제약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지를 물색하던 중 현재의 이곳으로 정하게 됐지요. 포천과 동두천 지역에도 생각을 했지만 돈암동 캠퍼스와 가까운 이곳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돈암동 캠퍼스와는 전철 역으로 불과 세 정거장밖에 안 떨어져 있습니다. 건강과 복지, 문화 관련 학과 등 특성화된 캠퍼스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2캠퍼스 계획은 이사장 시절에 시작했고 2년 반 동안 공사를 거쳐 지난 4월에 준공·헌정식 행사를 치렀다. 설계는 건축가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가 심혈을 기울였다. 김 교수는 예술의전당의 ‘곡선의 미학’을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캠퍼스에 들어서자 1층부터 7층까지 본관 복도를 따라 설계된 갤러리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여기에서는 인물화와 사실적 풍경화, 기하학적인 구도의 설치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7층 식당에 올라가면 캠퍼스 주변을 둘러싼 도봉산, 북한산, 수락산, 불암산 등 4대 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외국 학자나 손님들이 이곳을 찾을 때마다 ‘아!’ 하고 절로 감탄할 만도 했다. 제2캠퍼스는 전체 부지 5만 4400㎡에 지하 3층, 지상 7층의 단과대 건물 3개동, 부속건물인 파빌리온 1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학부생 1만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제2캠퍼스로 옮겨 왔다. 그는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이며 서울에 있는 대학 가운데 학생 1인당 가용면적이 가장 넓은 캠퍼스”라고 설명했다. 지상에는 주차장 대신 조경시설을 꾸몄으며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준공·헌정식 때 강북지역 주민들을 초청, 난타와 발레, 성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의 다채로운 축제무대를 가졌다. 녹지공간이 넓은 것은 친환경 캠퍼스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전체 면적의 40%가 녹지공간이며 건물의 냉난방은 지열(地熱) 시스템을 적용했다. “제2캠퍼스는 그린과 융합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도심 속 최첨단 에코 캠퍼스의 장점을 살려 학생들에게 최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생활과학대, 자연과학대, 간호대, 융합문화예술대의 4개 단과대학이 경계를 허물고 학문의 융합을 시도했지요. 이에 따라 교육과목, 강의실, 교수실, 학과사무실, 교직원실 등을 통합형으로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예술경영, 미디어영상연기, 현대실용음악, 무용예술, 메이크업디자인 등의 학과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강좌를 마음대로 선택,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단다. ●올 개교 75주년…글로벌 융합인재 양성 심 총장은 새로 조성된 캠퍼스를 직접 안내하면서 “제2캠퍼스는 문화와 복지, 건강을 컨셉트로 하고 있다. 타인에게 정성과 믿음을 주는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개교 75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글로벌 캠퍼스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할 것입니다. 우리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성신여대 출신들은 다르다. 인격적이고 따뜻하고 올바르다’는 평가를 받도록 타인을 배려하는 인물로 키우려고 합니다.” 그가 평소 갖고 있는 교육철학, 즉 통합적 사고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편집위원 km@seoul.co.kr She is… 1956년 12월 24일 고 심용현 성신학원 이사장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1975년 성신여고를 나와 1979년 건국대 의상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의류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1990년 의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때 성신여중 교사를 지냈고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성신여대 의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5년부터 2007년 8월까지 성신학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6년 국립의료원 간호대를 인수했다. 이후 성신여대 총장을 맡아 경영자의 실리를 추구하면서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학의 개혁을 단행했다. 지난 4월부터 총장 연임을 하고 있다. 대학 교육경영 외에 세계대학교 총장연맹 동북아시아지역 부회장(2007)을 비롯해 국립발레단 이사(2009), 세종문화회관 이사(2009), 국립발레단 이사장(2010) 등으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 러시아 극동국립대에서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0년 이탈리아 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의 남편은 전인범 육군 소장이며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어디에서도 소형차를 찾아볼 수 없고, 어디에나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혁명의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아랍의 봄’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북아프리카로 가려던 관광객과 해외투자가 행선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을 정도다. 민주화 요구가 중동을 뒤흔들지만 걸프만 인근 산유국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지혜로우신 술탄·왕세자 덕택에…”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던 와엘 사브 회장의 블랙베리 전화기가 울렸다. 레바논 출신으로 아부다비 유력 가문 소유의 대기업인 마즈코프 전문경영인인 그는 잠깐 통화를 하더니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곧이어 문틈으로 하얀색 전통 복장을 입고 명품 선글라스와 시계로 치장한 남성이 보였다. 회장도 꼼짝 못하게 하는 이 남성은 바로 ‘왕족의 개인사무실 매니저’였다. 쉽게 말해 왕족의 재산관리인이다. 이들은 왕족의 재산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왕족 못지않은 권세를 누린다. UAE에서 왕족이나 그들의 대리인들에게 사전 예약이란 없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온다. 인터뷰를 재개하려는데 왕족의 개인 고문은 양해도 없이 한국에서 찾아온 기자가 흥미롭다며 사브 회장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답변을 마저 이어가던 사브 회장의 말을 가로채더니 한참을 아랍어로 떠들어댔다. 말인 즉슨, “지혜로우신 우리 술탄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과 그의 아들이신 왕세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의 지혜와 영도로 안 좋은 사태에서 벗어났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산유국 지배계급은 석유라는 생산수단을 독점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통제한다. 생산에 따른 재화 분배도 국가, 즉 왕족 차지다. 막대한 오일머니 일부를 국민들에게 배분함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 버린다. 국민들은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대체하거나 도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국민들은 “현명하시고 위대한 우리 지도자”만 외치며 왕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를 수십 년. 이제 걸프 산유국 국민들은 오일머니의 단맛에 취해 변화도, 개혁도 잊은 채 1년 내내 쇼핑과 휴가를 즐기며 ‘석유의 가을’을 누리고 있다. 적어도 UAE 515만명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꿈꿨던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하는’ 공산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물론 외국인들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정부가 건립하는 상가를 무료로 분양받거나 서민용 주택을 무료로 제공받는 등의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내국인’ 가운데 먹고사는데 곤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은 물론 해외 유학까지 무상이고 취업도 쉽다. ●유학까지 무상 교육… 일 안해도 월급 정부 공무원으로 취업하기만 하면 곧바로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스폰서제도’ 덕분에 막대한 돈을 앉아서 벌 수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법인이나 지사 등을 설립할 때 반드시 자국민 스폰서를 지정하도록 한 덕분에 멋들어진 서명 한 번이면 해마다 막대한 배당을 챙길 수도 있다. 기야스 괴켄트 아부다비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도 스폰서제도를 정부가 세계화를 시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UAE 국민들은 인생의 쓴맛도 모르고 사회비판의식도 없다. 돈만 많고 예의 없는 족속이 돼 간다. 한 한국 기업의 현지 사무소 직원은 아부다비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목격한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이 몇 번이나 정중하게 재료가 다 떨어져서 팝콘을 팔 수 없다고 하는데도 내국인 젊은이는 ‘팝콘을 달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하고 있었다. 몇십 분 동안 지치지도 않고 그러고 있더라. 과자 사 달라며 떼 쓰는 유치원생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폰·블랙베리 함께 가진 젊은이들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은 “이곳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가운데 누구도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언제나 자국 학생들 몫이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코트라 두바이지사 박정현 과장은 “내국인들은 공공기관에 주로 취업한다. 근무시간은 똑같이 8시간이지만 근무 강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경우 채용 할당제 때문에 자국민을 채용한 뒤 월급은 그대로 지급하고 출근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유인 즉슨 일을 잘하지도 못하는 데다 열심히 하지도 않고 직장 분위기만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UAE 국민들 중에서도 지위 차이는 있다. 육체노동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가 그 기준선이 된다. 대부분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고 돈도 넘쳐나니 이곳 젊은이들은 쇼핑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들은 어떻게 먹고 마시고 놀지 고민할 뿐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커피숍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앉은 젊은이들이 대낮에 몇 시간씩 수다를 떠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시욕도 엄청나다.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인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등 뭐든 세계 최고여야 직성이 풀린다. 한 국내 대기업 아부다비 본부장은 “주말이면 두바이 번화가는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번호판을 단 고급 차량들로 넘쳐난다.”면서 “대부분 환락시설에서 질펀한 음주 가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갖고 다니는 내국인이 적지 않은데 사용법도 독특하다. 블랙베리는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 데 쓰고 아이폰으로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즐기는 식이다. 심지어 번호가 똑같은 아이폰을 두 대나 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한 여행가는 “대학생들이 자동차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의를 듣는 두 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두곤 한다.”고 꼬집었다. 보수적인 사회분위기를 보여주듯 UAE 여성들은 대부분 눈이나 얼굴만 남기고 전신을 가리는 전통의상인 니카브를 입고 있다. 하지만 소비욕구에서는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천편일률적으로 검은색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끝부분에 화려한 금박 자수를 입혀 멋을 냈다. 특히 핸드백은 과시욕구를 충족시키는 필수품목이다. UAE는 최소 몇 백만원 하는 루이뷔통·구치 등 명품 핸드백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유일한 혁명 열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UAE의 돈줄을 쥔 건 내국인이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건 인구 80%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다. 한 한국 기업인은 “정부 고위 관료 중에도 외국인이 상당수”라면서 “심지어 경찰과 군대까지도 자신들은 관리자 구실만 할 뿐 실질적인 업무는 모두 외국인을 고용해서 운용한다.”고 전했다. 고위직 상당수는 영국계와 인도계가 차지하고 있다. 대학에는 이집트에서 건너온 학자들이 부지기수고 집단 거주지에 모여 사는 하층노동자 대부분은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출신들이다. 지금까진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군림하는 위치에 있는 내국인들. 하지만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지금처럼 흥청망청 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마땅한 노동 경험도 없는 이들의 생활상을 볼 때 앞으로도 UAE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한국기업 관계자는 “몇 년 전 이주노동자들이 며칠 동안 파업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하루도 안 돼 말 그대로 국가 시스템이 마비돼 버렸다.”면서 “UAE에서 민주혁명이 일어난다면 그건 내국인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 몫이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에는 두바이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버스 여러 대가 파손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UAE 정부도 하층 노동자들을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두바이에선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노점상 350명을 포함한 500여명을 체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설군사업체 블랙워터 창립자인 에릭 프린스가 아부다비 왕세자 요청으로 정원 800명 규모로 용병 특수부대를 만들었으며 이들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시위 진압이라고 지난달 14일 보도했다. 개혁이 필요할 때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언젠가 남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게 된다. 아부다비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 앉아서 언젠가 UAE 국민들은 자신들 땅에서 이방인이 돼 버린 아메리카 원주민 같은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옆자리에 한 청년이 앉았다. 흰색 전통의상을 입고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들고 있는 게 영락없는 UAE 사람이다. 그런데 머리엔 야구모자를 쓴 게 눈길을 끈다. 이 청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인에게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한다. 노인이 괜찮다고 사양했다. 이 젊은이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UAE 젊은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글 사진 아부다비·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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