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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슨·프리먼 ‘정상 데이트’

    100m의 스피드와 마라톤의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육상 400m에서 마이클 존슨(미국)과 캐시 프리먼(호주)이 남녀 정상에 올랐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육상 사상 처음으로 200m·400m를 동시에석권했던 존슨은 25일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43초84로 골인,2위 앨빈 해리슨(미국)을 0.56차로 제치고 2연패를 달성했다.자메이카의 그레고리 오튼은 44초70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여자부의 프리먼은 막판 불같은 스퍼트로 2위권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우승,애틀랜타 은메달의 한을 풀었다.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으로서는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프리먼은 이날 시즌 최고기록인 49초11을 기록,2위인 로레인 그레엄(자메이카·49초58)을 압도했다.동메달은 49초72를 기록한 캐서린 메리(영국).애틀랜타에서 400m 은메달을차지한 뒤 원주민 깃발을 들고 나와 호주 백인들의 원성을 샀던 프리먼은 우승직후 호주 국기와 원주민기를 함께 들고 맨발로 트랙을 돌아 11만관중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또 미국의 게일 디버스는 여자 100m 허들 2차 예선에서 12초77을 마크하고 준결승에 진출,올림픽 통산 4번째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한편 리투아니아의 버질리우스 알레크나는 남자 원반던지기에서 69.30m를 기록하고 우승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 [대한광장] 팔월의 하루

    팔월 중순의 날씨치곤 너무 덥다.투르판의 화염산 천불동 계곡을 걸을 때와 같은 열기가 방 안까지 밀고 들어온다.TV 화면은 울음바다이다.50여년만의 만남은 젊음을 빼앗겨버린 주름진 얼굴과 굽은 등만보여준다.잃은 것이 젊음뿐이랴.흐르는 눈물은 침침해진 눈을 더욱흐리게 하고,오열은 아물지 않은 가슴을 다시 헤집는다. 꿈에 그리던 만남을 지켜보노라니 꼭 짚어낼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에 가득해진다.다실로 나와 침향을 사르며 구레츠키의 3번 교향곡 ‘슬픈 노래의 심포니’를 듣는다.가슴 속에 묻은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애절함이,그 애절함을 승화시키는 소프라노 돈 업쇼의노래가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침향의 향내음을 타고 가슴으로 밀려온다.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뜰에 나섰으나 타는 하늘은 구름 한 점 허락하지 않는다.나무들은 땀 흘리다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고,늦게 피기 시작한 목백일홍만 빨갛게 익었다.옹기 속 수련은 졸고 있고,무궁화는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곤두박질 한다.개들은 숨쉬기도 귀찮은지 나무그늘 아래 땅에다 주둥이를 박고 있다. 맑은 날씨 덕분에 공항이 마당처럼 가깝다.저기 ‘고려항공’의 북녘 비행기가 와 있단다.다시는 넘지 못할 것처럼 생각했는데,몇 십만V의 고압선이 보이지 않게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용케도 북쪽 비행기가 바로 넘어 왔단다.하긴 하늘에 무슨 남과 북이 있으랴.모두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허망한 장막일 뿐이지. 출가 이후 부처님 전에 서면 늘 해왔던 ‘국운융창 국태민안 남북평화통일속성취’의 축원 속에 나는 늘 바랑을 지고 금강산 묘향산을오르내렸다.그러나 뱃길로 금강산이 열리고 중국으로 백두산 길이 열렸어도 나는 아직 가지를 않았다.가끔 차를 몰고 자유로를 달리며,길게 가로막은 철조망을 보면서 용케도 걸리지 않고 넘어오는 확성기소리를 듣기는 했다.‘그래 언젠가 이 자유로를 달려 개성과 평양으로 가리라’ 다짐만 하면서. 내가 줄곧 꿈꿔온 통일은 이런 것이었다.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갈수 있는 북녘 땅을 지프를 몰고 임진강을 건너,산과 강,작은 포구와 외진 두메산골까지두루 밟아본 뒤,이윽고 허허로운 만주벌판을 떠돌다가 중국의 끝으로 가리.그리곤 뜨겁고 거친 사막을 넘어 혜초스님 가셨던 길을 따라가며 히말라야의 지붕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어보리.그리하여 한반도는 더이상 한 조각의 땅덩이가 아닌,온전히 세계와 하나임을 확인해보리. 푸드득 까치가 나는 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눈을 들어보니 능소화 꽃송이가 곧장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자태 그대로 툭 떨어지는 능소화는 꽃의 귀족이다.그 꽃송이를 주워들고 다실로 돌아와차를 달이며,프리치 분덜리히가 부른 슈베르트의 ‘시든 꽃’을 듣는다.가수는 35년 전 36세의 젊은 나이로 고인이 되었건만 그 목소리는 남아 지금 이렇게 심금을 울린다. “그녀가 준 꽃이여.나와 함께 무덤 속에 들어가자.너희들은 내 모양을 안다는 듯이 그렇게 슬프게 나를 보는구나” 노랫말과 함께 많은 영상이 스쳐간다.특히 김정일의 그 당당한 모습이,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너희들은 왜 그렇게 시들고,바래고,눈물에 젖어 있느냐.아아,눈물도 5월의 녹색을,지나간 사랑을 되살리지는 못해.봄이 오고 겨울은가 들에 꽃이 피어도 그녀가 준 꽃은 내 무덤에 들어가 있는 거다” 다시 깊게 패인 주름 위에 눈물 흘리는 모습과 그들이 들고 있는 빛바랜 옛 사진들이 떠오른다. “그녀가 언덕을 헤매면서 ‘그 사람은 진실했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때야말로 꽃이여,모두 피어라.5월이 되고 겨울은 간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나는 찻잔을 비운다.통일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지금있는 것 그대로 다 놓아버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송강 개화산 미타사 주지
  • [우리학원 명강사] 부산 한겨레고시 경제학 박태천씨

    지방의 고시 수험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지방 고시학원 강사에게도여지없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서도 불모의 땅에 싹을 틔우는 심정으로 강사생활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부산 한겨레고시학원에서 공인회계사(CPA)와 감정평가사 시험 경제학을 가르치는 박태천(朴泰天·35)강사는 지방 학원의 강사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단순히 합격률에만 연연하며 강의하지 않는다. 그의 강의는 수험생들이 단순 암기로서는 절대 해결이 안되는 깊이있고 분명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박 강사의 강의가 합격과 인연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지방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놀랄 만한 합격률을 자랑한다. 박 강사는 “단순히 외우려 덤비는 경우 원리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시험의 추세를 따라가기 힘들다”면서 “원리를 이해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의 강의를 자평했다. 지난 88년 강의를 처음 시작한 박 강사는 부산 지역에서 경제학에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덕분에 그는 부산은 물론 대구 지방의 학원과여러 대학들에까지 강의를 다니느라 아직장가도 가지 못했다고 쑥스러워했다. 박 강사는 “석사 과정에 있으면서 접한 대학 강단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뒤 ‘엄격한 평가와 비판이 있는 학원가가 차라리 솔직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았다.섣부른 타협을 용납하지 않는 그였다. 자·타천 정통 경제학 강사인 박 강사이기에 학원 강의 중에도 경제학적인 ‘효율’과 ‘공평’의 개념이 생활 현실에서도 균형 있게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한다.즉 이기적 영역을 나타내는 ‘효율’과 이타적 개념인 ‘공평’의 가치를 균형 있게 가지며 단순히 책에 묻혀공부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잃지 않을 것을 수강생들에게 강조한다. 박 강사는 “지방에서 공부한다는 어려움과 불만만을 앞세워서는 안된다”면서 “고시 공부는 자기와의 싸움인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차분하게 공부한다면 지방이라고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 지방 고시생들의 분투를 바랐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한민족 하나로 남북 이산상봉/ 각계 표정

    “정말 기쁩니다.다음번엔 나도 고향땅을 밟았으면…” 상봉단에 포함되지 못한 대부분의 실향민들은 15일 TV를 통해 50년 만의 상봉을부러움 속에 지켜봤지만 남북관계 개선으로 우리들도 헤어진 가족을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이금례씨(75·여)는 이날 오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북으로 떠나는 이산가족을 태운 버스를 보면서 “혹시 동향 사람이 있으면 북에 있는 금봉 언니(84)와 여동생 복삼(63)의 소식을 알아 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이곳에 왔다”며울먹였다. ■함북 청진 출신의 황영숙씨(67·여·경기도 남양주시)는 “마치 내가 상봉의 당사자인 것처럼 가슴이 설레고 흥분된다”면서 “남북간왕래가 계속돼 나이 많은 실향민들이 다 고향 땅을 볼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며 한숨지었다. ■황해도 수안이 고향인 박영규씨(70·경기도 의정부시)는 TV로 이산가족 방북단의 출국 장면을 보며 “지금이라도 저 행렬에 끼여 고향으로 달려가 부모님의 생사라도 확인하고 싶다”면서 “9월과 10월에도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해진다니 나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비전향 장기수 조창선씨(72·서울 관악구 봉천7동)는 “남북이 모여서 논의하면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으며 이번 일은 전 세계에 우리저력을 과시한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비전향 장기수 신인영씨(71)도 “내가 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납북자들의 생환을 촉구하는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우영) 회원 7명은 이날 정오 서울 워커힐호텔 앞에서 ‘납북자 송환’이라고 적힌어깨띠를 두르고 “남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동안 우리는 왜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 하나요”라며 정부측에 납북자의 생사 확인과 함께 조속한 생환을 호소했다. ■가족들이 모두 TV 앞에 모여 앉아 함께 눈물을 지었다는 허유영씨(27·여·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는 “이번에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은 TV를 보면서 더욱 가슴이 아플 것”이라면서 “중국 대만과 같이 우리도 남과 북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박경식씨(53)는 “북한 방문단이 오는 장면을 보고 싶어 로비까지 내려와 TV를 시청했다”면서 “아픈환자지만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단
  • 현대家 모처럼 함박웃음

    현대에 모처럼 웃음 꽃이 활짝 폈다.‘초상집’에서 ‘잔치집’으로분위기가 확 바뀌었다.자신감도 넘쳐난다. 13일 현대의 전격적인 경영개선안 발표에 시장이 일단 수긍한 점이가장 큰 동인(動因)이 됐다.현대 주가가 폭등하고,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등 안팎의 잇단 호재도힘을 얻는 요인이 됐다. ■대북사업은 탄탄대로 무모한 사업으로 평가받았던 현대의 대북사업은 김 위원장의 한마디로 기지개를 펴게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6·15 남북정상회담의 가교역할을 현대가 했으며 개성에 서해안공단부지를 조성케 하고 서울∼개성 관광단지를 만들도록 선물을 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현대가 하는 일을 돕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로서는 더 없는 원군(援軍)을 만난셈이다. ■현대사태는 끝(?) 13일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지분 6.1%를 매각해 현대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투입하기로 발표한 것이 5개월여를 끌어온 현대사태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현대의 자체평가다. 반신반의(半信半疑)했던 시장도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14일증시에서 현대관련 주가가 폭등해 이를 입증해보였다. 채권단의 화답도 이어졌다. 채권단은 조만간 현대의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화해기운 감도는 3형제 현대로서 반길만한 일 중의 하나는 MK(鄭夢九)·MH(鄭夢憲)·MJ(鄭夢準) 3형제간의 화해분위기다. MK는 자신에게 화살이 돌아왔던 ‘3부자 퇴진’이 없던 일로 되자희색이 만면하다.대우차 인수를 통해 국내시장 진출을 노리는 포드와르노 등 외국업체와의 한판승부를 위해 ‘현대차 경쟁력 높이기’에몸을 던질 태세다. MH 역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더없는 신뢰를 보냈고 지난 8일 북한을 방문,‘정주영 전 명예회장-김 위원장’으로 연결됐던 대북창구를 ‘MH-김 위원장’라인으로 바꾸는 데 일단 성공했다.정 전 명예회장이 없어도 대북사업이 무리없이 추진될수 있음을 입증해 보인 것이다. MJ 표정도 나쁘지 만은 않은 것같다.비록 현대가 현대중공업 계열분리를 2002년 6월까지 하기로 해 다소 서운하긴 하지만,자신의 행보가현대 앞날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신의 원대한 포부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당분간현대에 생기가 돌 것같다. 주병철기자 bcjoo@. *家臣 3인방 “우린 어떻게 되나”.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 등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의 수족인 ‘가신 3인방’이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현대가 13일 “부실경영인에 대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조만간 퇴진시키겠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격으로 금융감독위원회가 현대전자 빚보증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을 소환조사할 뜻을 비치고 있고,참여연대가 같은사건으로 이 회장을 서울지검에 고발해 이 회장의 입지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움직임을 ‘이 회장의 퇴진’으로 해석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정부·채권단의 행보가 다분히 제스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대외적인 모양갖추기라는 분석이다. 그러나정작 내외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정몽헌 회장의 의중이 그것이다.현대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이 회장의 거취에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명예롭고 자연스런 퇴장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책 대상에는 추측이 엇갈린다.가신 모두를 같은 연장선상에서 재단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이 회장은 현대의 크고 작은 일에개입했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지만,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과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은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회장에 한정된 ‘선별처리론’이 조심스레고개를 들고 있다. 주병철기자
  • 반세기만에 띄우는 편지/ 상봉단에 못든 北오빠께

    “그리운 오빠께.50년을 기다려 왔는데 500일인들 더 못 기다리겠습니까.저의 남매가 양보해 다른 이산가족이 먼저 재회의 기쁨을 누린 것이라고 여기면 돌아가신 부모님도 마음이 편안하실 것입니다” 안종순(安鍾順·65·여·서울 강남구 청담동)씨는 친오빠인 종국씨(70)가순위에 밀려 이번 8·15서울방문단에 들지 못하자 11일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음을 기약하며 오빠에게 글로써 이산의 아픔을 달랜다.곁에서동생 종점씨(鍾点·56·송파구 방이동)도 거들었다. 안씨는 “50년만에 오빠의 얼굴을 보게 될 줄 알았던 저와 동생도 크게 실망했지만 나이가 많은 오빠가 혹시 낙심해 쓰러지지나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안씨는 ‘곧 만나게 될테니 마음을 편히 가지라’라는 위로의말로 오빠를 안심시키기 위해 편지를 쓰기로 한 것이다. 안씨는 지난 달 28일 13살때 헤어진 오빠가 북한에서 자신과 동생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여겼다.동생과 함께 대한적십자사로달려가 상봉신청을 한 뒤 설레고 초조한 마음으로 나날을 보냈다.그러나 지난 8일 오빠가 최종 100명의 방문단에 들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고 하늘이 꺼지는 듯 했다. 적십자사 직원의 소매를 붙잡고 신청은 제대로 됐는지,생사 여부는 확인됐는지 등을 묻고 또 물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안씨는 북측이 내려보낸오빠의 흑백 얼굴사진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안씨는 “복사된 사진이라 얼굴이 뚜렷치는 않았지만 윤곽은 영락없는 젊은시절 아버지의 얼굴었다”며 그러나 “혹시 북에서 유명 인사가 아니라 이번방문단에 끼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어 가슴이 저린다”고 말했다. 오빠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여름 부모님과 3남매가 살던 경기도용인까지 인민군이 들이 닥쳤을 때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안씨는 “오는 15일 북한에서 손님들이 오면 그분들을 통해 편지를 전할 수있기를 빌 뿐”이라고 말했다. 안씨의 편지는 “다음 이산가족 상봉때는 반드시 만날수 있으니 그때까지몸 건강하세요.”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외언내언] ‘온정적 보수주의’

    80년대 대학가에서부터 번져 요즘 미국사회에서 불문율처럼 정착된 표현법이 있다.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언어’가 바로그것이다. 흑인을 가리켜 니그로니 블랙이니 하는 모욕적이거나 직설적 표현 대신 쓰는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 Americans)과 같은 말이 대표적이다.인디언을토착 미국인(Native Americans)으로 지칭할 때도 마찬가지다. 차별의도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표현이지만,이따끔 미국 주류사회의 위선적인 냄새를 풍길때도 있다.그레고리 펙이 가짜 유태인으로 나오는 영화 ‘신사협정’의 한장면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주인공이 유태인을 사절하는 한 백인전용호텔에들어가려하자 지배인이 “손님은 ‘헤브라이 종교’ 쪽입니까”라고 묻는 대목이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시작되면서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 조지 W.부시 텍사스주지사간의 대선 레이스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필라델피아에서열리고 있는 공화당대회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시가 내건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라는 신조어.보수층 뿐만 아니라 중도진보적 표밭까지 겨냥한 회심의 슬로건이다.찬조연사인 부인 로라 부시까지 “내 남편은 가슴이 따뜻한 보수주의자”라며 여기에 가세했다.이념적 스펙트럼상의 출발점은 정반대이지만,과거 고르바초프가 ‘인간의 얼굴을한 사회주의’라는 말로 개혁을 바라는 옛 소련인들의 마음을 사려고 했던시도에 비견된다.실제로 부시의 ‘온정적 보수주의’는 공화당 정강정책의수정으로 이어졌다.그가 당내 강경파를 설득,이민 및 교육정책 등을 소수민족이나 저소득층을 배려해 진보적으로 개정한 것이다. 미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는 미국사회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지탱하는 양대축이다. 어느 한쪽이 모두 옳거나 그른 것이라고 일률적으로 재단할 사안은아니라는 뜻이다.다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동정은 인류의 보편적 정서에 부합된다는 점에서 ‘온정적 보수주의’는 반길만한 슬로건이다.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만으로서가 아니라 실천이 담보돼야만 할 것이다. 더욱이 ‘온정적 보수주의’가 미국의 국내정책에만적용되는 것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북한문제를 포함한 국제정치에서는 ‘힘의 우위’를 발판으로 한 강성 기조의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이다.북한을 고립시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전개다.우리로선 미 공화당이 북한에 대해서도 ‘온정적’ 포용정책을 펴게 해야 하는 외교적 과제를 안게 됐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MBC스페셜‘떠나는 자와 남는 자’

    신념과 사상 때문에 반평생을 감옥에서 보낸 비전향 장기수들.그토록 학수고대했던 고향길이 열린 뒤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MBC스페셜 ‘떠나는 자와 남는 자’(금 밤9시55분)에서는 남북정상의 6·15공동선언과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비전향 장기수들의 송환이 합의된 뒤 가슴을 설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비전향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가 파악한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102명.이 가운데 59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특히 6·25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김인서(75) 김영태(71) 함세환(69)씨는 북한에 가족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평북 정주가 고향인 김영태씨는 34년의 옥살이를 끝내고 지난 89년 출감된뒤 광주 빛고을탕제원에서 침을 놓아주며 생활하고 있다.북한에는 아들과 며느리,손자가 김씨를 기다리고 있다.빨치산 활동을 하던 중 총에 맞아 왼쪽눈을 잃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른쪽 눈의 시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김씨는 “남은 한 쪽 눈이 멀기전에 아들 얼굴 한 번이라도 봤으면…”하고 바란다.김씨는 북쪽 가족에게서 받은 편지,일본의 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가촬영해 보내준 가족들의 비디오테이프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들을공개한다. 함세환씨는 12발의 총알을 맞고도 살아남은 빨치산 출신.황해도 함촌이 고향인 함씨는 출감뒤 대학생들과 강연회를 다니고 자신이 빨치산 활동을 했던 대전 천태산에 올라 전쟁의 비극을 증언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함씨는 “떠날 때까지 정들었던 이들과 인사하고 고구마밭 풀도 매줘야지”라며 담담하게 말하지만 북한 조카의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늘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듣고 있다. 김인서씨는 겨우 돌을 넘긴 것을 보고 떠난 딸이 어느새 쉰의 나이가 돼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또 신인영씨(71)는 93세의 어머니를 남겨두고 북한의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했다.“이젠 처와 자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지 붙잡을 수 있나”라는 노모의 말에서 깊고 깊은 분단의 한이 느껴진다. 한편 지난달 1일 30살 연하의 부인과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던 안학섭씨(70)는 남한에 남기로 했다.생사를 함께 했던 다른 동료들이 북으로 떠나는모습을 바라보는 심정과 남한에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함께 들어본다. 장택동기자 taecks@
  • 지방 고시촌 르포-(2) 부산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20일 오후 국립부산대학교 제2도서관.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각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8개의 열람실은 학생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부산대에는 이정도 크기의 중앙도서관 3동이 있고모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이들중 상당수가 고시나 공무원시험,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의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대학 당국에서 200여명정도의 고시반에 주는 공식적 지원은 150여석의 열람실 제공이 전부이고 특강 등을 위한 비용은 동문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부산대 고시반 담당 안원하(安元河) 교수는 “많은 학생들이 고시나 공무원시험 등에 매달리고 있지만 지원부족과 정보 부족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수험 열기에 비해 합격률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매년 1,200여명 정도가 사시에 응시하고 20여명 정도가 최종 합격한다.고시관계자들은 “올해는 2차 응시자가 예년보다 많은 90여명인만큼 합격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지방 고시생들의 가장 큰 불만중 하나는 사시·행시 등 모든 2차 시험장이 서울에만 있다는 점이다.나흘간 시험을 치르는 사시 2차를 보기 위해서는 시험 3,4일전 서울에 올라가 열흘 가까이 서울의 여관 등에서 머물러야된다.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겨레고시학원 한장석(韓狀石) 원장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방 수험생에대한 배려 차원에서 대구, 광주 등 세 곳 정도로 나눠서 시험을 치르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고시 등의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 반면 공무원 시험과 공인중개사 등 ‘상대적으로 쉬운’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 위치한 부산고시학원 등 7∼8개 학원들에서 강의를 들으며 그나마 나은 수험 준비를하고 있다.이들 학원은 사시,행시 등 강의는 하지 않고 공인중개사 시험과교원임용고사,9급 공무원 시험 등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만큼 학원 운영에도 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부산고시학원 서재범(徐在範) 과장은 “임용고사나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에는 지방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면서 “특히 부산은 강사진도 서울에 그리 뒤처지지 않는데다 유명 강사들을 초청해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고상대적으로 수험준비가 수월함을 밝혔다. 실제 일부 강사는 서울 못지 않게 많은 수강생과 합격율을 자랑하고 있다. 어떤 시험을 준비하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대부분 지방 수험생들은 고군분투의 장으로 서울이 아닌 부산을 선택해 내일의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부산 박록삼기자 youngtan@
  • [지방 고시촌 르포](1)실태

    전국 대도시엔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원가와 고시촌이 있다.서울보다규모는 훨씬 작지만 적지않은 수의 고시생과 이들을 위한 학원, 이들만의 애환이 서린 문화가 존재한다.이번주부터 지방의 고시촌 문화와 고시생들의 애환 등을 묶어 시리즈로 소개한다. 국가고시나 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서울이 지방에 비해 정보 등 수험 준비를 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지방의 여건은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방 고시촌 현황/ 지방에는 대구,부산,광주 등 광역시 중심으로 학원가가형성돼 있다.전주,대전,울산 등 나머지 도시에는 학원 2∼3개가 있는 정도다.그밖에 지방 국립대학 근처엔 고시반을 중심으로 1∼2개의 학원과 서점 등에서 수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지방 고시생들이 누리는 혜택의 전부인 셈이다.특히 사시나 행시,외시 수험생은 더딘 정보 교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사시,행시 등 고시 준비/ 지방에서는 특히 사법시험,행정·외무 고시 등은수요(수험생수)와 공급(학원 및 서점)이 거의 없는 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나마 부산,대구,광주에서 지난 98년부터 서울 학원의 유명 강사 비디오 영상강의를 개설해 지방 고시생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있다.하지만 이중자체 강의를 하는 곳은 부산 한 곳뿐.아직 다른 지방에서는 자체 강의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무엇보다 수험생 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이들마저 더 나은환경을 찾아 서울로 가기 때문에 학원 운영이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는실정이다. ■공무원 시험 및 자격증 시험/ 공무원 임용고사와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시험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최근 몇년 사이 서울의 유명 강사들의지방 강의 나들이가 이어지면서 수험생들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또이런 시험들이 상대적으로 출제 경향의 변화가 심하지 않다는 점도 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 고시생 애로사항/ 이번에 지방고시 2차시험을 치른 부산대 졸업생 주현욱(朱炫昱·29)씨는 “1차 합격자가 서울에 비해 턱없이 작은 만큼 눈 앞에 ‘경쟁자’들이 안보여 긴장감이 덜 생긴다”면서 “미세한 차이나마 매년 변화하는 출제 경향을 따라잡기 힘든 점도 지방 고시생의 어려움 중의 하나”라고 털어놓았다.지방 학생이 서울 ‘유학’을 떠나는 경우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들지만 ‘정보 사냥’을 위해 정기적으로 서울을 찾는 수험생들도 있다.대부분 지방 고시생들도 “시험 출제 경향이나 분위기 파악 등 정보부재”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손꼽았다. 부산 한겨레고시학원 한장석(韓狀石)원장은 “아직까지는 대부분 지방 고시학원이 비디오 영상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면서 “지방 수험생들에게 서울에 가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정보를 신속히 입수해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국립중앙과학관 방학 프로그램

    국립중앙과학관이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과학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흥미진진한 과학을 교실 밖에서 체험하며 여름방학을 알차고 유익하게 보낼수 있다.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초등학교 3∼6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탐구교실(7월24일∼8월18일)은직접 실험실습과 제작을 하며 물리,화학,생물,공작,천체 분야의 원리를 깨우치도록 도와준다. 로보랩교실(7월24일∼8월14일)은 초등학교 4∼6학년생과 중학생들을 위한프로그램.레고닥타를 이용한 로봇제작 및 프로그램밍으로 꾸며진다.초등학교 5∼6학년생을 위한 컴퓨터교실(7월24일∼8월3일)에서는 홈페이지 제작 및활용법을 가르친다. 과학캠프(7월31일∼8월9일)는 중·고등학생들이 합숙하며 인공위성센터,원자력연구소 등 과학현장을 탐방하고 과학탐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과학관은 또 8월 한달동안 주말에만 세차례(5,12,19일) ‘8월 별자리 탐구교실’을 연다.초등학교 3학년 이상 어린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학부형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별자리 관측 외에 천문기초지식 강의,여름철 별자리와 신화 설명,별자리 슬라이드 및 70㎜ 아이맥스영화 상영 외에 야광별자리판 만들기,간이 천체망원경 만들기 등으로 꾸며진다.과학관 홈페이지의 별자리 탐구교실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과학관에서는 자연현장 체험활동을 통해 탐구력을 키울 수 있는 자연탐험대를 7월31일∼8월2일,8월9∼12일 두차례 운영한다.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이대상이며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살아있는 실험실인 충남 보령시의 화석산지와 인근 갯벌에서 곤충 및 식물관찰,동식물 표본제작,화석탐구,민물생물 탐구,해양생물 탐험을 통해 유익하고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자세한 내용과 신청은 과학관 홈페이지(science.go.kr)에 들어가면 된다.문의는 (042)861-2520∼6.
  • 부천영화제 어제 폐막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스페인 영화 ‘어글리 우먼’(감독 미구엘 바르뎀)에게로 돌리고 21일 폐막됐다.남우주연상은 ‘최후의 연인들’의 파스칼 그레고리(벨기에)가,여우주연상은 ‘위치 크래프트’의 사라 도그 아스지스도터(아이슬란드)가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 ▲감독상에는 ‘올빼미의 성’의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일본) ▲관객상에는 ‘투발루’(독일) ▲단편영화 대상에는 ‘페스트’(독일) ▲단편심사위원상에는 ‘백작부인’(영국) ▲단편영화 관객상에는 ‘블랙 엑스엑스엑스마스’(영국)가 선정됐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위원장 신상옥)은 ‘어글리 우먼’이 “작품의 완성도와관객에 대한 호소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부천영화제가 추구하는 젊은 실험정신에도 부합했다”고 밝혔다.이 작품은 경찰서장이 토막살인사건을 수사해가는 과정에서 접하게 되는 엽기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황수정기자 sj
  • 아나톨리 김,판타지 장편소설 2권 국내출간

    조선족 3세로 73년부터 러시아 문단에서 활동하는 아나톨리 김(62)의 장편소설 두 권이 문학사상사에서 나왔다. 작가의 환상문학 시리즈 1,2권으로 나온 이 책들은 소련이 해체된 뒤 야만스럽게 자본주의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현실을 환상문학 형식으로 담았다. ‘켄타우로스의 마을’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 켄타우로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이 반인반수는 진정 인간의 탈을 쓴 ‘짐승’으로 인간적인윤리라든가 지성이 전무하다.오로지 먹고 자고 배설하고 섹스하는 것 밖에모른다.섹스를 방해받으면 친구도 그 자리에서 죽여버린다.신화에서 신의 잘못된 창조물로 나오는 이들은 결국 자기들의 부모들인 셈인 아마존 여인들과 야생마족의 침입을 받아 몰락한다.‘욕망하는 기계’인 인간에 관한 쓰디쓴알레고리인데 추악한 것을 주저없이 그리는 작가의 스케일이 크게 다가온다. ‘신의 플루트’는 예수의 재림과 천년왕국의 도래라는 기독교적 세계관에바탕해 인간의 죽음과 불멸의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신의 천지창조를 도왔던 천사들은 신이 인간에게 만물의 영장 지위를 주자 질투에 사로잡혀 스스로악마가 된다.이 악마들은 죽음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먹고 산다. 김재영기자
  • 금융파업 타결국면/ 협상 이모저모

    은행권 파업을 둘러싼 노정간 타결은 지난 7일 오전 10시 1차협상이래 11일까지 100시간에 걸친 산고끝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측 대표인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카노사의굴욕’에 비유되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자리를 걸고 파업을 막겠다”는 언급대로 협상에 적극 발벗고 나서 성사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9일 밤 서울 명동성당을 찾아갔으나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을 중세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에게 무릎을 꿇었던 황제 하인리히 4세의 경우에 빗대 하는 말이다. [합의문 작성] 진통 노정은 이날 오후 3시쯤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지었으나합의문 작성과정에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이용득 노조위원장간 ‘李-李라인’에서 합의문 작성을하는 도중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 이용근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문에 이런 부문은 넣지말라”고 원격조종하는 바람에 합의문 작성에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타결의 최대 걸림돌은 금융지주회사법이었다는후문.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의 주선으로 오후 5시쯤 ‘李-李라인’이 재개돼 합의문 작성에 돌입했다.전날까지 협상에 참여했던 이헌재장관이 협상테이블에 빠져서 주목.주변에서는 “노조측에서 빡빡한 이장관이 빠지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분석. [실무협상]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오후 1시 금융파업 지도부가 있는 명동성당을 방문해 이용득 노조위원장과 대타협을 시도하기에 앞서 실무회의에서 상당부분 이견을 해소했다. 정부쪽에서 이종구(李鍾九)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이우철(李佑喆) 금감위기획행정실장,노조쪽에서 河익준 정책국장이 참석했다. 오전 9시15분부터 시작된 실무협상에서는 노조쪽이 요구한 관치금융청산 특별법제정,관치로 인한 은행부실 정부가 전액해소,금융지주회사제 3년 유보등에 대한 입장조율을 벌여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다. 정부는 금융지주회사제의 유보는 어려우나 강제합병은 하지 않고 지주회사제 도입에 따른 강제 인력·점포 감축도 지양하겠다는 점을 명문화한 것으로전해졌다. 노조가 관치로 인한 부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은행의 러시아경협차관 미회수금이나 수출보험공사 대지급금,예금보험공사에 묶여있는 4조원의 은행대출금 등은 연내 전부 또는 부분해소하기로 합의했다. 관치금융청산특별법 제정의 경우 정부는 과거 정권처럼 관치를 한 적이 없으므로 법제정은 어렵지만 금감원 규정 등에 관치로 오해받을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반영하고 구두 또는 전화를 통한 창구지도도 자제하기로 했다. [담화문 발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오전 8시30분 “파업 관련자를 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하고 특히 국가보안시설과 다름없는 은행 전산시설을 파손하거나 작동을 방해하는 행위에는 반드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 [철야협상] 10일 밤 10시20분에 시작된 3차 협상은 반전을 거듭하면서 11일새벽 4시30분까지 계속됐다. 이헌재 재경부장관과 이용근 금감위원장,이용득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협상은 실무회의로 바꿔서 진행됐고 실무회의는 11일 오전 2시에 금융노조측참석자들이 회의장을박차고 나와 한때 회담 분위기가 급랭됐다. [재계 반응] 파업에 속을 태우던 기업체에서는 타결소식이 전해지자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모습.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침부터 자금팀을 중심으로 거래은행의 파업참여 여부를 다시 확인해 큰 문제는 없었다”며 “파업이 일찍 끝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미현 조현석기자 hyun@
  • ‘동방견문록’ 국내 첫 완역결정본

    베니스 출신의 이탈리아 상인이자 여행가인 마르코 폴로(1254?∼1324).그는1271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0세의 신임장을 받아 몽골제국으로 떠나는 아버지와 숙부를 따라 여행길에 오른다.1274년 쿠빌라이 칸이 통치하는 원나라의수도 상도(上都)에 도착한 폴로는 17년동안 쿠빌라이의 신하로 원에 머문다. 1290년 이란지역 일 칸국으로 시집가는 공주의 안내자로 뽑혀 중국을 떠난 그가 고향 베니스로 돌아온 것은 1295년.그는 1298년 베니스-제노아 전쟁때포로가 돼 제노아 감옥에 갇힌다.그 감옥에서 모험소설작가 루스티켈로를 만나 자신의 동방견문담을 받아 적게 한다.그것이 바로 ‘동방견문록’이다. 13세기 후반 서양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로 꼽히는 ‘동방견문록’이서울대 김호동교수(동양사학과)의 번역으로 새롭게 나왔다.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동방견문록’은 포켓판이나 대중판,또는 일본어 번역본을 중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이번에 도서출판 사계절에서 나온 ‘동방견문록’은 전문학자에 의한 첫 ‘완역결정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원본에 가장 가까운 판본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지리학회본(F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동방견문록’은 원래 제목이 ‘세계의 서술’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유럽을 빼고는 당시까지 알려진 모든 ‘세계’를 포괄한다.동서로는 일본에서 아나톨리아고원까지,남북으로는 수마트라에서 북극지방까지 아우른다.폴로가 유럽인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단으로 몰릴 만큼 유연한 종교적·사상적태도를 취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폴로는 여러모로 보아 기독교인이었지만 석가모니를 위대한 성자라 불렀고,네스토리우스파 교단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동방견문록’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 기록들이 얼마나 진실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바그다드 근처의 산을 움직여 기독교도들을 재난에서 구했다는 독실한 구두쟁이의 기도나 전설로만 듣던 동방의 기독교 군주 ‘프레스터 요한’에 대한 기록 등 경이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동방견문록’의 사본은 전세계에 120여종이 나돌고 있다.이는 ‘동방견문록’의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그 이야기의 사실성에 대한 의문을 부추기는대목이기도 하다. 김종면기자
  • 환경호르몬 공포/ 실태와 문제점

    캔음료,유아용 장난감,조개,농약,소독약,모유(母乳)….우리 주변에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것들이 너무 많다.수컷의 정자수를 감소시키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도처에널려 있다.하지만 아직 어떤 물질들이 환경호르몬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데다 선진국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시작 단계에 불과해 별다른 규제가없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 문제가 됐던 환경호르몬은 비스페놀A와 PCB(폴리염화비페닐).경성대 식품공학과 유병호 교수는 지난 6일 “국내에서 시판 중인 12종의 캔음료를 조사한 결과,0.19∼10.49ppb(10억분의 1)의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캔의 내부 코팅제로 쓰이는 비스페놀A가 용출돼 음료에 섞인 것이다. 부산시도 지난 1일 지난 2년 동안 ㈜유신코퍼레이션에 의뢰해 실시한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 오염 조사에서 퇴적물에서 PCB가 최고 19.73ppb 검출됐다고 밝혔다.이 해역에 사는 숭어에서는 75.67ppb,빛조개에서는 16.2ppb,재첩에서는 1.11ppb가 각각 나왔다.지난 75년부터국내 사용이 금지된 DDT(염화벤젠에탄)와 BHC(염화벤젠)도 숭어·바지락·돌가자미·문절망둑 등 생선과조개류에서 검출됐다. 지난 5월21일에는 국립수산진흥원이 공장이 밀집한 포항·울산·부산 연안과 진해만의 퇴적물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벤조a피렌이 3.33∼11.55ppb검출됐다고 밝혔다.해저 퇴적물에 환경호르몬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 해역의 생선과 조개를 안심하고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수돗물도 환경호르몬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용인대 환경보건학과 김판기 교수는 지난 1일 “경안천 5개 지점의 퇴적물을 조사한 결과,비스페놀A가 최고 0.04ppb,노닐페놀이 최고 0.76ppb 검출됐다”고 밝혔다.농도는 낮은편이지만 경안천은 수도권 2,000여만명의 식수원인 팔당호로 유입되는 하천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에 사용되는 소독약에도 환경호르몬이 다량 함유돼있다. 지난 3월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1종의 소독약품 중 9종에서 세계야생보호기금(WWF)이 환경호르몬으로 분류한 사이퍼메스린,알파사이퍼메스린,하이시스사이퍼메스린,HS사이퍼메스린,에스펜팔라이트,펜발리레이트 등 6종의 제초제·살충제·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산모들의 초유(初乳)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었다.서울의 산모 5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초유 1g당 평균 31.78피코그램(1조분의 1g)이 나왔다.이는하루 동안 섭취해도 괜찮은 허용량의 무려 24∼48배에 해당하는 농도.식품의약품안전청은 유아의 모유 섭취가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밝혔으나 산모들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문호영기자 alibaba@. *환경호르몬이란. 환경호르몬은 인체 및 동물의 내분비계에 작용해 수컷의 정자 수를 감소시키거나,수컷의 암컷화(化),다음 세대의 성장 억제 등을 초래하는 물질.인간이 쓰다 버리거나 사용 중인 각종 화학물질,농약 등이 먹이사슬 등을 통해사람이나 동물의 체내로 들어와 진짜 호르몬처럼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성기의 왜소화 등 생식 장애를 일으킨다.정확한 명칭은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지만,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해서 환경호르몬이라고 한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공포를 최초로 일깨운 사람은 WWF 과학고문을 맡고 있는할머니 동물학자 테오 콜본(73). 그녀는 96년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라는 책에서 미국 5대호에 서식하는 야생 조류들을 오래 관찰한 끝에 일부 새들이 생식 및 행동 장애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사실을 밝혀냈다.그리고 새들이 무정란을 낳거나,부화한 새끼들을 내팽개치고,신체가 기형화되는 현상의 배후에 환경호르몬이 도사리고 있음을 확인했다.콜본에 이어97년 일본과 덴마크 연구기관에서 20대 남자의 정자 수가 40대에 비해 월등히 적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환경호르몬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로 인식됐다. 현재 WWF는 DDT 등 농약 41종,비스페놀A와 폐기물 소각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모두 67종을 환경호르몬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산업용 화학물질,의약품,식품첨가물 등 142종,미국 일리노이주 환경청은 74종을 환경호르몬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미국은 96년 식품품질보호법과 음용수안전법을 제정,환경청(EPA)으로 하여금 환경호르몬 검사방법을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WWF의 분류기준을 따르고 있는데,67종의 환경호르몬 중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된 적이 있는 물질은 모두 51종이다.이 가운데 농약32종,산업용 화학물질 3종 등 모두 42종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으며,나머지 9종 중 비스페놀A 등 4종은 관찰물질로 분류돼 감시되고 있다.정부는 98년 5월 환경호르몬 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조사 및 연구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에는 협의회를 법적 기구인 유해화학물질대책협의회로 개편하고,2008년을 시한으로 중·장기 연구계획을 수립했다.그러나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검사 및 시험 방법이 없는데다,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만간체계적 분류 및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문호영기자. *피해 사례. @ 환경호르몬이 인체 및 동물에 미치는 피해는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생식능력 저하 및 생식기 기형,성장 저해,암 유발,면역기능 저하등이다.지금까지보고된 동물 피해는 다음과 같다. ■ 파충류 및 양서류/ 80년 미국 플로리다 아포프카호(湖)에 사는 악어의 수가 타워화학회사가 사고로 유출한 디코폴 및 DDT 때문에 절반으로 줄었다.또수컷 악어가 암컷으로 바뀌고, 수컷의 성기가 정상보다 2분의 1∼3분의 1로왜소화된 것이 관찰됐다. PCB에 노출된 붉은귀거북은 부화되는 알의 수가 감소됐고,거북의 알에 PCB를 묻혔더니 대부분 암컷이 태어났다는 보고도 있었다. 양서류는 개구리 등을 이용한 연구에서 생식 및 발생 때 다이옥신이나 중금속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될 경우 부화율이 감소하고 기형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 어류/ 80년대 후반 영국 곳곳에서 암수 구별이 어려운 물고기가 대량 발견됐다.원인은 합성세제와 유화제 성분인 비이온성 계면활성제의 분해물인 알킬페놀 때문으로 밝혀졌다.그 뒤 학자들이 무지개송어를 키우는 수조에 알킬페놀을 투입해 수컷의 정소 발달이 방해를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암컷의간에서만 만들어지는 난황단백질을 수컷이 생산하는 것도발견했다. 캐나다 겔프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5대호에 서식하는 상당수의 2∼4년생 연어에서 갑상선비대증이 관찰됐다.일본에서는 96년과 97년 도쿄 다마강과 스미다강에서 알킬페놀 때문에 수컷 잉어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이 확인됐다. ■ 조류/ 미시간호 주변의 PCB와 다이옥신 농도가 높은 지역에 서식하는 갈매기에서 갑상선비대증 및 수컷의 난관 발달 등이 관찰됐다.또 암컷끼리 둥지를 트는 현상도 나타났다.일본 메추라기에서는 살충제인 케폰에 의해 배란및 산란 장애가 발견됐다. 조류에서는 갈매기·가마우지·왜가리·물수리·펠리컨·매·독수리 등에서많이 발견됐다. 특징은 생식능력 및 성적 습성 변화,면역능력 감소, 부리의기형 등.새들은 물고기를 먹고 살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체내에 농축된 물고기를 잡아먹을 경우 먹이사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 포유류/ 발트해 연안의 바다표범에 대한 조사에서 PCB가 생식선(腺)의 스테로이드 합성에 장애를 일으키고,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미국 플로리다 아메리카표범수컷의 혈액에서는 암컷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정상보다 몇 배 이상 높게 검출됐다.발육과 생식기 이상도 관찰됐는데,DDT 등에 오염된 먹이를 먹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포유류에서 발견된 피해 사례들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호영기자. *피해 줄이려면. 환경호르몬은 생활 주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피하기가 무척어렵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농산물을 먹고, 캔음료나 컵라면등을 먹지 않으며,환경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 제품을 가능한한사용하지 않는 수밖에 없다. 환경호르몬에 의한 피해를 줄이려면 지방질이 많은 육류보다 곡류·채소·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또는 랩으로 음식을 씌워데우는 일은 삼가야 한다.과일이나 야채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을 벗겨 먹는 게 좋다.1회용 식품용기 사용을 자제하고,바퀴벌레를 퇴치할때 퇴치약 대신 붕산 같은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담배를 끊고,살충제·농약 사용을 자제하며,어린이가 플라스틱 제품을 입에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폐건전지·파손된 수은온도계·형광등 등과 같은 유해 폐기물을 조심해서 처리하고,세척력이 지나치게 강한 세제는 쓰지 않는게 좋다.치과에서는 아말감을 쓰지 말아야 한다. 특히 플라스틱 장난감을 살 때는 주의해야 한다.플라스틱 제품은 가소제(DEHP)를 첨가하지 않으면 말랑말랑해지지 않는다.그런데 가소제는 성분 중 대부분이 환경호르몬.플라스틱 장난감을 만진 손을 입에 가져갈 경우 환경호르몬을 빨아 먹는 셈이 된다.따라서 PVC,폴리비닐클로라이드,염화비닐수지 등가소제를 넣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재질로 된 장난감은 사지 말아야 한다. 성분 표시가 ‘플라스틱’ 또는 ‘합성수지’ 등 막연하게 써 있으면 멀리하는 게 좋다.중국·태국 등이 원산지인 플라스틱 제품 중에는 재생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한 것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가소제를 넣지 않아도 되는 대체 소재로된 제품은 괜찮다.실리콘 등 신소재나 레고(LEGO) 같은 장난감에 사용되는 ABS수지도 비교적 안전하다. 문호영기자
  • ‘時間의 역사’로 재는 인류문명사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자,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예고다.하지만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거나 잡을 수는없다.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시간은 경외의 대상이다. ‘시간박물관’(푸른숲)은 시간이란 창을 통해 바라본 인류문명사다.인류가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시간을 어떻게 인식해 왔고,그러한 인식 차이가 달력과 시계,예술 과학 심리 철학 등 인간의 생활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비교,분석했다.고대 이집트의 달력에서 갖가지 시계와 그림,최근의 우주 사진에 이르기까지 400여점의 유물과 작품 등 갖가지 시간의 흔적도 담겨있다. 영국 국립해양박물관과 왕립그리니치천문대가 뉴 밀레니엄 축하식에맞춰 원서(The story of time)를 펴냈고,움베르토 에코 교수(이탈리아 볼로냐대)를 비롯한 유럽,북미,오세아니아의 석학 24명이 각 분야별 필진으로 참여했다. 이 책은 시간의 창조와 측정,묘사,체험,종말 등 5장으로 구성됐다. 창조신화로 볼 때 기독교의 개념은 현재가 미래에 의존해 있는 반면 마오리족을 비롯한 원주민들에게는 현재가 과거와 나란히 존재했다.또 신을 인간세계와 분리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한 세상의 종말이 다음 세상의 시작이라는식의 고리와 같은 순환적인 인식이 우세하다.반면에 유대 ·기독·이슬람교에서는 시간을 화살처럼 끝이 있는 직선적 개념으로 파악한다.물론 죽은 뒤에도 선택받으면 영생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종말이 오면 모든 것이끝난다고 믿은 것은 마야와 아즈텍 문명뿐이다. 인류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해·물·모래시계와 진자·전자시계를 거쳐 원자시계까지 만들어냈다.현재 연구되고 있는 ‘이온 트랩’은 100억년에 1초의 오차밖에 나지 않는다.그러나 50억년 뒤면 태양의 소멸과 함께 지구도 종말을 맞는다.시계의 오차 1초를 수정할 기회가 안타깝게도 단 한번도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지구촌은 2000년 1월1일을 기해 세 번째 밀레니엄을 요란스럽게 맞이했다.그러나 두 번째 밀레니엄은 당연히 2000년 12월31일에 끝나야 한다.로마 신학자인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가 예수의 탄생에서 시작되는그레고리력을 생각해낸 6세기 당시에는 서양에 0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서기 1년부터 시작했기때문이다.물론 디오니시우스가 그리스도의 생년을 제대로 계산했다면 1997년에 이미 끝나버렸겠지만.시간 측정이란 수수께끼는 그만큼 사람들을 허둥대게 만든다.다른 달력 상에는 이날이 특별한 의미가 없는 날이기도 하다.시간을 신격화하거나 의인화한 문화는 단 두 개뿐이다.지팡이와 복숭아를 들거나학이나 사슴에 올라탄 중국의 장수의 신 ‘수로’(壽老) 또는 ‘수성’(壽星)과,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로마시대에는 사투르누스).크로노스는 중세 서구 회화에서 ‘시간 영감’으로 발전해 등에 날개가 돋아있고 손에는 낫과 모래시계를 든 저승사자 노인으로 표현됐다.바니타스(덧없음)의 회화적 형상은 15세기에 처음 등장한 이래 16∼17세기에 절정을 이뤘다.해골이 상투적으로 등장했고,‘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온 것도 이 무렵이다. 전문 번역가 김석희씨가 옮겼다.값 4만9,000원. 김주혁기자 jhkm@
  • 5·18항쟁 문화적 영향/ 문학·출판부문 성과

    문학은 제일 먼저 느끼고 가장 늦게 잊는다.5·18 광주민주항쟁은 잊어버리고 싶으나 죽어도 잊을 수 없는 억울한 피의 기억,죽기 전에 다시 느끼고 싶은 뜨거운 시민 공동체의 삶이 있다.문학이 어찌 5·18을 모른체 할 수 있을까. 5·18을 소재로 한 5·18문학,광주문학은 지난 20년 동안 연면히 이어졌다. 5·18이 가지고 있는,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역사적 지형성과 풍부한 문학적 잠재량 등에 비춰 그간의 문학적 노력이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있긴 하다.그러나 문학의 바탕이 되는 일반의 관심과 인식을 살필 때,5·18이 전국적·보편적 스케일로 성장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여러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광주 5·18의 피에 절은 꾸러미를 풀어보지도 않고서 싫증을 내며 창고에다 쳐박아 버렸다면 틀린 말일까.이같은 지역적 한계를 염두에 두면 소설이 주축이 된 지난 20년간의 5·18 문학화는 긍정적인 색채를 띤다.특히 최근 이삼년 5·18문학의 재흥 기류는 보다 더 확실하다. 5·18 문학은 80년대에는 외적 제약을 비집고 나오려고애를 썼고,90년대에는 내적 관심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데 힘을 쏟았다.사태후 4년 가까이 거론조차 할 수 없는 금기였던 5·18은 ‘존재’가 점선,괄호로나마 인정되면서문학화를 출발시켰다.85년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광주항쟁의 전말과 의미를 민중적 전망아래 정리한 보고문학의 역작이나 본격 문학작품은 아니었다.본격작품은 이보다 다소 앞선 84년말 임철우의 단편 ‘봄날’을 꼽을 수 있다.5·18을 직접 말하지 못하고 우회적으로 유추하게 하는 이 작품은 내용도 항쟁의 당시상황이 아닌 항쟁이후 남은 자의 죄책감에 관한 것이다.이같은 사태이후의 후일담 성격은 알레고리나 우회적 언급을 차용한 작품화 방편을 거둬들인 뒤에도 80년후반 1차 광주문학 활성기의 주조라 할 수 있다. 광주문학을 연 작가 임철우는 이어 4년간 ‘직선과 독가스’ ‘사산하는 여름’ ‘불임기’ ‘관광객’ ‘동전 몇닢’ ‘어떤 넋두리’ 등의 광주 단편을 차례로 발표했다.윤정모의 85년 단편 ‘밤길’도 항쟁 현장을 빠져나온부끄러움을 이야기하지만 보다 강한 저항의 정신을 담고 있어 주목받았다.국회 광주특위가 가동된 88년에 발표된 중편들인 홍희담의 ‘깃발’과 최윤의‘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는 방향에서 커다란 편차를 드러내 넓어진 광주문학의 폭을 말해준다.시민군 주체와 관련해 노동자의 주도성을 급진적으로 해석한 ‘깃발’은 광주항쟁이 없었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며 항쟁 와중에 실성한 소녀의 실존적 후일을 그린 ‘저기 소리없이…’에서 광주사태는 역사성이 최대로 희석된 특수한 인간조건으로 확장된다. 80년대 말까지의 5·18문학은 87년과 90년에 차례로 나온 소설집 ‘일어서는 땅’(인동)과 ‘부활의 도시’(인동)에 집약되었다.문순태(‘일어서는 땅’‘녹슨 철길’)한승원 (‘어둠꽃’)이영옥(‘남으로 가는 헬리콥터’)정찬(‘완전한 영혼’‘새’‘슬픔의 노래’)정도상(‘십오방이야기’‘저기 아름다운 꽃 한송이’)공선옥(‘씨앗불’‘목마른 계절’)을 비롯 김중태 김남일 김유택 박호재 김신운 박원식 백성우 이명한 이삼교 홍인표 이순원등이 1차 광주문학의 축대에 돌을 보탰다. 문학의 역사성에 반기를 든 90년대 들어 5·18은 소설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으나 끝무렵 새얼굴의 문학을 솟구쳐 낸다.임철우는 97년말부터 98년초에걸쳐 장편 ‘봄날’ 5권을 완간,다시 광주문학의 기수 역을 맡았다.완성하는 데 10년이 소요된 이 대장편은 작가가 소설이 아니라 기록으로 읽어달라고주문할 만큼 비참하고도 찬란한 당시상황을 세밀하게 복원한다.이어 그때 수습위원으로 일했던 송기숙과 현지 신문사 부국장이었던 문순태는 올해 장편‘오월의 미소’와 ‘그들의 새벽’을 각각 내놨다.80년대에 볼 수 없었던항쟁기간의 디테일 삽입과 함께 화해와 테러를 동시에 모색하거나 노동자 출신 시민군의 마음 끝까지 더듬고자 한다.그리고 시인 황지우는 5·18 당시와 오늘을 역동적으로 엮은 희곡 ‘오월의 신부’를 지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처럼 90년대 말부터 재기한 2차 광주문학은 장편화와 입체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기억과 껴안음의 새 길을 열고있는 5·18문학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뜨겁고 투명한 불꽃을피워낼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5·18은 민중문화 뿌리내린 주역”. 소설가 임철우(46)씨는 이맘때만 되면 예서제서 부지런히 들먹거려지는 사람이다.누구 한사람 ‘5월’이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그는 광주이야기를 감히 소설로 썼었다.그러나 여전히 맘은 편치 않다.그날의 이야기가 오늘로 남지 못하고 20년전 과거로 잊혀지는 지금,‘5월 작가’라는 이름표는 버거운 짐이다. “진상은 제대로 파악되지도 알려지지도 않았는데,모두들 부담스러워 잊어버리려 하는 게 5월의 역사 아닙니까? 광주시민들에게는 피눈물 솟구치는 현실이 세상사람들에게는 한낱 수습 끝난 과거가 돼있으니까요.5월만 되면 으레들떠서 설치는 언론들도 솔직히 밉상맞고 그렇습니다”그는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소리를 하느라” 청년기의 한 토막을 생으로 바쳤다.1980년 5월16일부터 27일까지 열이틀간의 ‘광주사태’(소설을탈고할 때까지 ‘사태’였다) 현장으로 아득바득 사람들을 이끌어간 소설이장편 ‘봄날’이다.모두 5권짜리 대하소설을 이태전 원고지 7,000장으로 묶어내기까지는 꼭 10년이 걸렸다. 그에게 소설은 단순한 글쓰기 영역이 아니다.현장에 있었으면서도 아무것도하지 못했던 그에게 그건 “비겁하게 살아남아 치르는 대가”일 뿐이다.전남대를 휴학하고 지역마당극단에서 연극운동에 몰입하던 당시 ‘광주사태’는글쓰기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다.아니,확신이라기보다는 의무를 주었다고 해야 옳다.등단하기도 전이라 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는데,치열하게 현장을 기록하고 다녔더랬다.광주시내 골목골목을 뒤지며 보이는 것,들리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적어뒀다.그 수첩 기록들이 고스란히 ‘봄날’ 원고속으로 들어갔다. ‘5월 문학’이란 용어를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다.5월 이야기가 한국문학사의 엄연한 한 맥락인데,굳이 거기에 특별한 수식어를 달아 생색내는 것 같아서이다. “80∼90년대의 화두는 광주였습니다.그 화두를 꺼내 고통스런 십자가를 지는 역할을 문학이 자임했고요.5월 문학이 없었다면 ‘민중문학’이나 ‘민중론’이 목소리를 낼 터전도 없었겠지요.5·18은 우리 사회에 민중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고 문화예술에서의 민족 주체성을 확인시킨 주역이었어요”그는 5월 이야기를 다시 꺼낼 엄두를 못 내고 있다.5월을 폐광처럼 팽개치는 세상에다 또 그 이야기를 들이민다는 게 맥도 빠진다.“기력이 소생하기를기다린다”며 그가 웃었다.지난 3월 5·18연극 ‘봄날’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던 그는 요즘 수원 한신대로 출강한다. 황수정기자 sjh@. *6·29선언 계기 활발히 출간. 5·18의 참상을 친구들 간에도 터놓고 얘기하기가 불안했던 시절이 꽤 오랜기간 있었다.활자화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지난 85년 5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전남사회운동협의회 편,황석영 기록)가 처음 책으로 묶여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당시만 해도 비밀리에 인쇄를 마치고 제본작업을하다 발각돼 전량 압수당한 뒤 밤새 마스터인쇄로 조금씩 찍고 손으로 제본해 5,000부를 발행,대학가 서점을 통해 은밀히 판매했다.대학가의 필독서로자리잡았다. 5·18 관련단체와 종교단체 등이 증언록이나 자료집을 간간이낸 것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시피했던 5·18 관련서적은 87년 6·29선언을 계기로 활발히 출간되기 시작했다.‘죽음을 넘어…’도 이때야 정식출판됐다.이제까지 나온 책은 대략 수백종.종류도 시·소설 등 문학물에서 사진기록·자료·증언·수기집,취재기,정치·사회·법적 연구서까지 다양하다.‘광주민중봉기와미국’(이삼성) 등 잡지 등에 발표된 글이나 연구논문들도 많다.5·18 관련주요 서적을 정리한다. 김주혁기자 jhkm@
  • [대한광장] 당신곁에 부처로 오신 임

    불기 2544년 부처님 오신 날! 오늘의 기쁨은 5월의 꽃으로 피어나고 잎으로도 자라고 있다.꽃은 향기가 되고 잎은 생명이 되어 산천을 수놓고 있다.50년 분단의 벽 저 너머에 사는 이들의 소곤소곤 주고받는 얘기소리에 잎이 무성히 자라나고,나지막이 부르는 노랫가락에 꽃향기 묻어 올 그날의 상상에 5월은 또 설레고 있다.더욱이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유엔에서 기념일로 제정(음력 4월 보름)하고 처음 맞는 해이기에 불교도들의 마음을 한층 충만케 한다. 며칠전 서울시청앞 광장에 아홉 마리의 용에 둘러싸인 아기부처님이 탄생하셨다.2600여년 전 룸비니동산 무우수 아래 탄생하신 부처님이 오늘은 저잣거리로 탄생지를 옮기셨다.하여 거리마다 내걸린 연등에는 축제의 불이 켜지고있다. 너도나도 앞다퉈 불을 밝히고 있다.그 빛으로 어리석은 중생의 발밑을밝히고 있다. 탐욕에 빠져 허덕이는 사바세계의 어둠을 밝히고 있다. 오늘처럼 저잣거리로 오시는 임,사바세계로 몸을 나투신 임.그 분은 누구인가? 고색창연한 기왓골 아래 근엄하신 자태로 천 년을한결같이 앉아 계신부동한 그분인가? 어느 장엄한 법당 안에 모셔진채,드리워진 황금에 묻혀 참빛을 잃고 계신 예배대상은 아니신가? 중생의 세계에 빛으로 오신 그 분은‘진리의 세계에서 그렇게 온(如來),평등하고 동등한(應供),바르고 옳게 깨달은(正遍知),밝은 행을 완성한(明行足),무엇에도 거리낌없이 잘 가며(善逝),세상사 모든 일을 두루 잘 아는(世間解),위 없는 분(無上士)으로,스스로를조절하고 다스릴줄 아는 분(調御丈夫)이며,하늘과 땅 사이에 스승(天人師)이신,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부처님(佛世尊)’이다. 이 땅에 태어나 인간으로서 완전함을 이루시고 그렇지 못한 중생을 위해 평생을 살다 가신 분,이것이 부처님의 정체다.그 분은 바른 도리와 그렇지 않은 것을 판별하고,선하고 선하지 않은 업과 그 과보를 분명히 아는 등의 ‘열가지 힘(十力)’으로 모든 것을 안다.‘네 가지 두려움이 없는 확신(四無所畏)’에 의해 누구든지 가르칠수 있다.중생이 부처님을 믿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걱정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세 가지의 마음자세(三念住)’로 가장 안식하는 분이다.그리고 중생을 위한 ‘커다란 슬픔(大悲)’을 가진선(善)한 분이다.이것을 일러 부처님의 덕성이라 한다. “깨달아 아는 자(知者)는 중생이 생사의 고해에 빠져 허덕이는 것을 보고슬픔을 일으키며,삿된 길(邪道)에서 헤맬 때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음을 보고 슬픔을 일으킨다.다섯가지 욕망(五慾)을 갈구함이 마치 목마른 자가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음을 보고 슬픔을 일으키며,내(我)가 없는데 내가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슬픔을 일으킨다.늙음과 병듦과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오히려 업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슬픔을 일으키며,무명의 어둠에 갇혀 지내면서 지혜의 등불을 밝힐 줄 모르는 것을 보면서 슬픔을 일으킨다.많은 재물을 쌓아 놓고도 나누어줄 줄을 모르는 것을 보고 슬픔을 일으키며,나쁜 친구를 믿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것을 바라보고 슬픔을일으킨다”고 경전(經典)은 부처님의 ‘커다란 슬픔’을 전하고 있다. 재물 앞에 몰염치하지 않고,이성을 앞에 놓고 사리를 잃지 않으며, 먹이를앞에 두고 게걸스럽지 않으며,권력에 비굴하지 않으며,목숨을 부지하기에 연연하지 않는 이,그가 바로 이 시대의 부처님이다.어깨를 스쳐 지나가는 이에게서 꽃향기 배어나고,무심히 마주친 이에게서 희망과 기쁨이 전해오는 5월의 저잣거리로 오신 임.당신 곁에 그 임이 부처로 오시었다. 일 철 조계종 문화부장
  • 신간소개

    ◆ 똑똑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도올 김용옥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몽땅 난해하다”고 평한 ‘천재’가 있다.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동화작가인 ‘뚱딴지식 아이디어 맨’ 강우현.단 한 줄의 메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칸 영화제 공식 포스터 작가로 뽑혔고,유리 탁자 위에 휴지를 깔고감자를 기르기도 했다. 그가 ‘클릭! 내 머리속의 아이디어 터치’(에디터)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발상법을 털어놓았다.생각이 막히면 아이가 되기,오늘은 다른 길로 출근해보기 등 15가지.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아이디어 세계에서 논리보다는 끊임없는 자기훈련만이 필요하단다.값 9,500원. ◆ EBS에서 노자사상을 강의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3)’(통나무)은 노자강론 완결편이다.1·2권이 방송교재인 데 견줘 3권은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곧 ‘도덕경’가운데 ‘도경(道經)’의 25∼37장을 풀어 설명했다. 앞선 책들에는 대중의 이해를 돕는다는 뜻에서 알레고리와 일상적 담화를많이 실었다면,이 책에서는 본격적인 문헌비평과 철학적 해석을 엄밀한 언어로 담아냈다.지은이 스스로 “1·2권에서 말하고자 한 모든 논리를 명료하게 종합했다”면서 “이제야 EBS 강의를 끝내는 셈”이라고 밝혔다.값 8,500원. ◆ 인간이 태양계를 향해 물음표를 찍기 시작한 지점은 어디쯤일까.태양계의궁금증을 풀어가는 길에서 역사속 인간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있지도 않은 행성이나 위성을 찾느라 소란을 떤 적도 얼마나 많았었나? 수원대 물리학과 곽영직·김충섭 교수가 함께 쓴 ‘CD롬과 함께 가는 태양계 여행’(사이언스북스)은 태양계에 대한 숱한 의문들을 풀어주되,쉽고 재미있어 눈길을 끄는 책이다.태양계 관측과 탐사에 관한 정보들을 총천연색으로 편집한 배려가 돋보인다.부록으로 딸린 CD롬에는 책에 미처 다 풀어놓지못한 태양계 탐사이야기가 담겼다.값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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