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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저+α] 오월오일 오!해피데이

    ●체험형 수족관 키즈아쿠아 개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는 5일 어린이날 방문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큰 선물 3가지를 준비했다. 첫째, 선착순 100명의 어린이에게는 책, 프로농구 선수 사인볼, 프로농구 T셔츠, 상어이빨, 레고 등 여러 선물들 중 가장 받고 싶은 것 하나를 마음대로 선택해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둘째 방문하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예쁜 캐릭터 머리띠와 얼굴에 캐릭터 스탬프도 찍어 준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하지마세요’가 없고,‘해보세요’만 있는 키즈 아쿠아리움이 3일 문을 연다. 만져보고, 잡아당겨보고, 뛰어다니는 어린이 체험형 수족관이다.(02)6002-6200,www.coexaqua.co.kr ●개관10돌 신나는 행사 가득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어린이박물관은 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는 5일 입장료 전액을 자선기금으로 기부한다. 또 ‘희망 매직쇼’가 오후 1시,3시, ‘축제 가면 만들기’가 오전 11시부터 하루 종일 진행된다. 야외에서는 ‘얼쑤 사물놀이 공연’이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덩더쿵 떡메치기’는 낮 12시와 오후 3시에 열린다. 이밖에 ‘생일 떡 드세요’,‘깜찍 페이스페인팅’,‘풍선을 내 손에’ 등의 행사가 하루 종일 가득하다.www.samsungkids.org,(02)2143-3600. ●꿈 담은 풍선 하늘높이 날려봐요 한국민속촌에서는 신명나는 ‘고성오광대’ 탈춤과 길놀이가 한껏 흥을 돋우어 주며 상품권을 넣어둔 ‘박’을 터뜨리는 대박터뜨리기, 자신의 소망을 적은 풍선을 동시에 날리는 어린이 꿈 날리기 등 특별행사가 열린다. 또 덜컹덜컹 소달구지 타기, 당나귀마차 타기,‘나룻배 타기 등 다양한 재미와 목공예, 누에 실뽑기, 대장간 체험 등도 할 수 있다.(031)288-0000,www.koreanfolk.co.kr ●유람선 타고 화이트 보드도 받고 ㈜한리버랜드(한강유람선)에서는 어린이날 유람선을 이용하는 어린이들 5000명에게는 아이들의 꿈과 마음을 그려볼 수 있는 귀여운 화이트보드(B5크기)를 선물한다. 또한 각 선착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페이스페인팅도 무료로 해준다. 또한 여의도선착장 둔치 야외무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난 ‘마임과 저글링 공연’이 오후 1시부터 1시간 가격으로 3번씩 펼쳐지며 뚝섬선착장 야외수상무대에서는 어린이 뮤지컬인형극’‘숲속의 왕국’을 오후 1시,3시 두번 공연한다.(02)3271-6900. ●63어린이날 한마당 63빌딩은 오는 5일 오전11시와 오후1시·3시에 열리는 ‘63어린이날 한마당’을 통해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코믹 마술, 댄스경연대회, 빙고게임 행사를 마련한다. 또한 어린이날 당일 전망대, 수족관, 아이맥스영화관 등 빌딩 내 관람시설을 방문하는 어린이 고객 모두에게 점광 캐치볼을 주며 피에로와 장대 인간이 강아지, 토끼, 쥐 모양의 매직풍선을 만들어 준다.(02)789-5663,www.63city.co.kr
  • 교황 “다른 종파·종교와 계속 대화”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 바티칸의 시스티나성당에서 첫 축하미사를 집전함으로써 교황으로서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전날 자신을 교황으로 선출한 추기경들만 참석한 이날 미사에서 “교황으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종파를 초월해)교회에 화합을 가져오는 일”이라며 “모든 기독교 종파와는 물론, 다른 종교와도 대화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로 즉위명을 정한 독일 출신 요제프 라칭거(78) 추기경은 전날 오후 첫번째 투표이자 이번 콘클라베 네번째 투표에서 재적 3분의2 이상 표를 획득,11억 가톨릭 신도의 영적 수장에 오르게 됐다. 교황청은 새 교황이 직무를 수락함으로써 교황권은 발효됐으나 즉위식은 콘클라베 종료 후 첫 주일인 24일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교황은 라틴어로 진행한 이날 첫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자신은 부적합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나를 붙잡고 있는 요한 바오로 2세의 강한 팔을 느끼고 웃음띤 눈을 보며, 지금 ‘두려워하지 말라.’고 내게 말하는 그의 음성을 듣는 듯하다.”고 밝혔다. 또 “주님은 나를 선택하심으로써 모든 이들이 자신있게 딛고 설 수 있는 ‘바위’가 될 것을 주문하셨다.”며 “나는 내가 주님의 양떼를 위한 대담하고 진실한 목자가 될 수 있도록 나약함을 채워주실 것을 간구했다.”고 덧붙였다. 성베드로 성당을 굽어보는 교황 아파트에 아직 입주하지 않은 교황은 오는 8월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대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혀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각종 세력의 대결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번 콘클라베는 역대 최단기간 콘클라베 중 하나로 기록됐다.18일 오전 5시23분 시작해 19일 오전 6시46분 호르게 아르투로 메디나 에스테베스(칠레) 추기경의 “하베무스 파팜” 선언이 나올 때까지 25시간가량 걸렸다. 지금까지 최장 콘클라베는 1268년 이탈리아 비테르보 궁전에서 소집돼 1271년 9월에야 그레고리오 10세를 선출하면서 끝을 낸 콘클라베로 2년 9개월이 걸렸다. 최단 기록은 1503년 10월31일 로마에서 개최된 회의로 율리오 2세를 단 몇시간 만에 선출했다. 비오 7세도 1939년 콘클라베에서 20시간 만에 뽑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직 수락 직후 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우르비 엣 에르빗(세계 만방)’에 내린 첫 축복에서 “형제자매들이여, 위대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추기경들이 주님의 포도원에서 일하는 보잘것없고 미천한 일꾼으로 나를 선출했다.”며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기도에 나 자신을 맡긴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 대주교인 요아힘 마이즈너 추기경 등 독일 추기경 4명은 새 교황이 확정되자 추기경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박수 갈채가 일었다고 선출 순간을 전했다. 이들 추기경은 기자 질문에 45분 동안 답하면서도 서약 위반을 의식하지 않는 눈치였다고 취재진은 전했다. 마이즈너 추기경은 새 교황이 제의를 갈아입기 위해 ‘눈물의 방’에 들어설 때 “약간 쓸쓸해 보였지만 저녁 만찬시간에 비로소 교황다워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새 교황은 추기경단에 콩수프와 콜드컷(식은 고기와 치즈를 곁들인 요리), 샐러드와 과일로 짜여진 만찬을 청했다고 덧붙였다. ●요한 바오로 2세(56세)보다 훨씬 고령인 78세에 즉위하게 된 베네딕토 16세는 특별한 병력은 없으나 90년대 이후 최소 두번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티칸 전문가인 존 앨런은 2000년에 낸 책 ‘라칭거 추기경’에서 91년 9월 뇌출혈로 잠시 왼쪽 시력에 문제가 생긴 일을 기록했으며 이듬해 8월 이탈리아 휴가 중 욕실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약간 다친 일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bsnim@seoul.co.kr
  • 29일개장 고양 킨텍스 행사 풍성

    오는 29일 문을 여는 동북아 최대규모의 국제 무역전시장인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한국국제전시장)가 풍성한 개장기념 행사를 연다. 23일부터 축구장 2개 면적의 전시공간을 이용한 실내 인라인페스티벌, 사이버 퀴즈 및 사이버 게임대회, 레고 조립대회, 나비연 날리기 등 일반인이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잇따라 개최된다. 또 CEO 150여명이 참석하는 ‘아시아 CEO 포럼’이 준비돼 있고 독일 체임버오케스트라 축하 공연도 펼쳐진다. 이와 함께 아름다운재단의 ‘아름다운 가게’와 새마을운동 고양시지회가 공동으로 고양사랑 나눔장터(아름다운 휴일)를 개설, 재활용품과 기부물품을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뜻깊은 행사도 열린다. 개장 직전에는 ‘한국 전시산업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려 세계 전시산업의 새로운 경향과 국제 전시산업의 협력방안, 킨텍스의 역할 등에 대한 토론도 벌어진다. 주요 개장 기념 행사와 일정은 다음과 같다. ▲실내 인라인 페스티벌=26∼27일, 전시장▲레고조립대회=23∼24일, 그랜드볼룸▲나비연날리기 및 ‘아름다운 휴일’=23∼24일, 옥외▲아시아 CEO 포럼=26∼28일, 중소회의실▲독일 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27일 그랜드볼룸▲국제학술세미나=27∼28일, 그랜드볼룸▲사이버 게임대회=30일, 그랜드볼룸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그 영화 어때?] 15일 개봉 ‘아나콘다2’

    8년 만에 부활한 ‘아나콘다2:사라지지 않는 저주(Anacondas:The Hunt For the Blood Orchid·15일 개봉)’가 전편보다 더 강력한 스릴과 공포로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영원한 젊음을 주는 희귀꽃 ‘블러드 오키드’로 획기적인 의약품을 만들려는 제약회사 연구팀이 등장인물들. 이들을 거대한 살인뱀이 꿈틀대는 정글속으로 몰아넣은 건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 욕망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성경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힌다. 하지만 욕망을 응징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만을 담지는 않았다. 동료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약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잭 박사. 사실 그 앞에서 이들의 탐사가 목숨을 건 도전인지 만용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인간들이 극한의 공포속에서 충돌하고 의지하는 모습은 드라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잭의 명분은 더러운 욕망으로 변질되고 영화는 휴머니즘의 승리로 결말 맺지만, 중간과정은 보통의 재난·공포영화보다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다 뱀의 시점쇼트로 정글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카메라는 긴장감과 속도감을 배가시킨다. 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아나콘다의 모습도 CG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한국계 배우 칼 윤이 선장을 돕는 현지인으로 나온다.‘머더’‘프리윌리2’의 드와이트 H 리틀 감독 연출.15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40년 만에 고국무대 서는 배우 오순택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40년 만에 고국무대 서는 배우 오순택

    화목란(花木蘭)이란 전설의 여인이 있다. 왈가닥 아가씨로 불린다. 북위(北魏)의 효문제(孝文帝) 시대였다. 여인은 어느날 아버지한테 온 입영 통지서를 받았다. 병든 아버지를 걱정한다. 고민끝에 남장했다. 아버지 대신 전쟁터에 나섰다.10년 가까이 유연(柔然, 흉노 또는 훈족)과 싸우며 나라와 왕을 구했다. 여인의 생일은 4월8일, 고향 사람들은 매년 이날 묘당에서 제사를 지낸다. 1500년이 지난 후 여인은 ‘뮬란’(목란의 중국식 이름은 무란)으로 다시 태어났다.1998년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됐다. 지금도 비디오 대여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날의 ‘월트 디즈니’를 일궈낸 일등공신으로 여긴다. ●‘뮬란’ 서 목소리 더빙으로 팬 사로잡아 이런 ‘뮬란’을 탄생시킨 아버지가 있다. 놀랍게도 한국인이다. 오순택(69)씨. 물론 전설 속의 아버지는 ‘화조우’다. 오씨는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화조우’ 목소리로 등장, 팬들을 사로잡았다. 영화배우 에디 머피(천방지축 수호신 ‘무슈’의 목소리)와 함께 출연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점이다. 오씨는 국내보다는 세계 무대에서 더 잘 통하는 인물이다. 연극·영화인이라면 꿈의 무대로 여기는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40년 가까이 명성을 쌓았다. 특히 65년부터 CBS 인기드라마 ‘하와이 50’의 단골 게스트를 시작으로 에미(Emmy)상 후보에 오른 ‘에덴의 동쪽’ 그리고 ‘마르코폴로’‘맥가이버’ ‘50수사대’ ‘매쉬’ ‘매그넘 P.I’ 등 150편에 달하는 TV 드라마에 출연, 미 안방극장의 스타로 군림했다. 영화로는 75년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로저 무어와 짝을 이룬 홍콩주재 영국 정보원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또 액션스타 척 노리스와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대특명’ 에 출연, 뛰어난 무술연기를 했다. 이래저래 40년 동안 출연한 영화만 100여편에 이른다. 이같은 화려한 연기 경력 외에 83년과 86년 미스 유니버스대회에서 두차례 심사위원을 지냈고, 현재 아카데미상의 후보와 최종 심사를 맡은 ‘아카데미회원’에 가입돼 있다. 모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다. 그의 유명세가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얼마전 ‘뮬란2’의 더빙을 마친 오씨는 현재 서울예술대학 석좌교수로 몸담고 있다. 수준높은 연기력을 후학들에게 전달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이를 수락했다. 당분간 서울과 미국을 오가는 생활을 해야 한다. 또 오는 29일부터 5월8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떼도적’(원작 쉴러, 이윤택 연출)에도 출연한다.40년 만에 서는 고국무대여서 나름대로의 설렘이 적지 다.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예술감독실에서 오씨를 만났다. 먼저 “40년 만에 (고국무대로)돌아왔다. 늦게마나 출연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강의를 하다보니)많은 얘기를 했기 때문에 무대위에서 실천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라면서 웃는다. 어떻게 해서 할리우드 스타가 됐을까. 전남 강진에서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문학작품을 많이 읽었다. 광주고를 1회로 졸업하면서 형(이승만 대통령 당시 외교담당 비서관)의 영향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외교관이 돼라는 것이 집안의 주문이었다. 그러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에 빠지는가 하면, 서울 단성사 주변을 맴돌면서 영화구경에 몰두했다. 영화배우들이 우상처럼 여겨졌다. ●국립극장 ‘떼도적’서 연기선보여 59년 군복무를 마친 뒤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국제사법을 공부하라는 집안의 권유로 UCLA에 진학했다. 그러나 천부적인 ‘끼’는 속이지 못했다. 결국 교수와 주위의 추천으로 네이버후드 연극학교(Neighborhood Play House)로 전학했다. 이 학교는 그레고리 펙, 스티브 매퀸, 폴 뉴먼 등을 배출한 연기부문으로는 미국 최고의 명문이었다. 그는 정식 오디션을 거쳐 입학한 첫 동양인으로 기록된다. 입학 당시 157명 중 졸업한 사람은 16명뿐일 정도로 까다로운 과정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졸업 후에는 다시 UCLA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땄고, 연기분야 최고 학위인 MFA도 받았다. 학자금은 아르바이트로 충당했다. 65년 브로드웨이 ‘라쇼몽’에서 남편역으로 연극무대에도 데뷔한 그는 LA 타임스로부터 ‘무대에 새 스타가 탄생했다.’는 평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주목받는 동양인 배우가 됐다. 이 무렵 TV에 스카우트됐고, 모던댄스, 발레, 팬싱, 태권도, 유도, 쿵후 등의 실력을 갖춘 만능배우로 영화·연극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미싱 인 액션(Missing In Action) Ⅱ’‘파이널 카운트타운(Final Countdown)’ ‘비버리힐즈 닌자’ 등에서 조연을 하면서 제작자들의 스카우트 대상으로 떠올랐다. 또한 ‘뮬란’에서 뮬란의 아버지 목소리로 연기한 직후 할리우드에서는 ‘아버지 목소리의 전형’이라는 극찬을 받았다.LA에서 발간되는 각종 일간지 ‘할리우드 소식’란에 하루라도 안나오면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많은 팬들이 생겼다.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흥행하기 위해서는 주연배우의 3요소가 있습니다. 백인, 블론드(금발), 블루아이(파란 눈동자)가 그것이죠. 이런 풍토에서 동양인 배우가 살아남기란 솔직히 말해서 힘듭니다. 돌이켜보면 제 자신도 놀랄 뿐이죠.”할리우드에서 조연일 수밖에 없는 심정과 현실을 토로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동양인을 소재로 하면 돈을 못번다는 것이 할리우드 제작자들의 고정관념이라는 것도 귀띔해준다. ●한국비난 영화 출연거부로 강한 인상 미국에 있다 보면 애국심은 없지만 ‘애족심’은 저절로 생겨난다고 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미국에서도 ‘Soon-Tek Oh’로 통하는, 예명이 없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 배우로서 자존심도 강하다. 그는 더티 코리안 영화로 비난을 받은 ‘폴링 다운’(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출연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해 교포사회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연기란, 삶의 오묘함과 숭고함을 담아야 합니다. 또한 진실하면서 배우의 상상력이 이루어낸 것이어야 해요. 순간의 진실을 영원화하는 행사가 바로 연기입니다.” 현재 할리우드 배우협회에 가입된 회원은 8만여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 1.5세 또 2세들이 30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배우 중 대부격인 오씨는 스스로가 “A급 스타는 아니다. 그러나 존경받는 배우로 살고 싶었다.”면서 영화의 재미는 조연배우가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확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6년 전남 강진 출생 ▲52년 광주고 1회 졸업 ▲5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59년 미국 유학 ▲63년 뉴욕 네이버후드 플레이하우스 졸업 ▲65년 ‘라쇼몽’으로 연극계 데뷔,CBS드라마 ‘하와이50’으로 미 안방극장 데뷔. ▲이후 ‘에덴의 동쪽’ ‘찰리의 천사들’‘침략자’ 등 드라마 150편에 출연. 영화 ‘007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뛰지 말고 걸어라’ ‘파이널 카운트다운’ 등 100여편에 출연. ▲1979년 미국 드라마 로지 비평가상 최우수 연기상 수상 ▲현 서울예술대학 석좌교수
  • 교황 장례식 이모저모

    교황 장례식 이모저모

    |파리 함혜리특파원·외신|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이 세계 정치ㆍ종교 지도자들과 신도들이 참석하고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은 성베드로 성당 안에 안치됐던 교황의 시신이 든 관이 광장으로 운구된 뒤 장례미사, 하관식, 안장 순으로 가톨릭 전통 장례의식에 따라 3시간 동안 엄수됐다. 장례미사를 마친 뒤 교황의 관은 오후 2시20분쯤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역에 안장됐다. 이에 따라 이날 장례절차는 비공개 입관의식으로 시작해 총 7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의 묘소는 11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고 말했다. 추기경,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대표 집전으로 진행된 장례미사는 찬송과 예배, 강독, 성체성사, 설교, 동방정교회 주교들의 기도 등으로 이어졌다. 장례미사는 모든 참석자가 일어나 “천사가 그대를 천국으로 인도할지니 순교자들이 그대를 맞아 예루살렘으로 인도하리라”라고 노래하는 것으로 끝났다. ●오전 10시4분쯤 운구요원들에 의해 요한 바오로 2세의 관이 성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마지막 존경을 표시했다. 바티칸 시스티나 합창단이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라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가운데 목관이 추도객들 앞에 놓여지고 관 위에는 복음서 한 권이 놓여졌다. 바람이 불어 복음서 페이지를 넘겼다.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나치 점령기 폴란드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했던 시절부터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으로 마감한 최후의 순간까지 교황 생애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라칭거 추기경이 “‘친애하는 고(故) 교황’께서는 여러분, 특히 미래를 짊어진 젊은이들을 사랑하셨다.”고 말하는 순간 바티칸에 운집한 젊은 조문객들은 “산토 수비토(교황을 성인으로)”라고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경의를 표했다.10여차례의 박수로 간간이 강론을 중단하기도 한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이 부활절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거처 창문으로 신도들에게 축복을 내린 일을 회고하며 목이 메어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공개 장례 미사가 끝나고 운구요원들은 조종이 울리는 가운데 성베드로 성당 앞에서 교황의 관을 180도 회전해 조문객을 향하도록 해 고인이 신도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도록 했다. 신도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장례식은 오후 2시20분 소말로 추기경 집전으로 성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서 편백나무관을 아연관과 호두나무관 속에 차례로 안치하는 의식으로 마무리됐다. 흰색 비단을 얼굴에 덮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은 3중관에 입관돼 유언에 따라 성베드로 성당 지하 땅 속에 안장됐다. 관은 고국 폴란드에서 가져온 흙으로 덮여졌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당초 요한 23세(1881∼1963년)의 관이 있던 자리 땅 위에 안치될 예정이었으나 “땅 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성당 지하에 안치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관과 묘소는 생전의 고인 모습을 보는 듯 소박했다. 목관 위에는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M’자가 새겨져 있었다. 고인이 안치된 성베드로 성당 지하납골당은 이전 교황들의 묘가 화려하게 치장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꾸밈없는 대리석판으로 만들어졌다. 대리석판에는 교황의 라틴어 이름인 ‘요하네스 파울루스 2세’와 생존 연도인 ‘1920∼2005’만 새겨진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장례식이 엄수된 성베드로 광장에는 30만명밖에 들어갈 수 없어 로마로 온 400만 순례객의 대부분은 바티칸 광장과 주변 지역에서 대형 화면으로 교황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순례객들은 장례식이 엄수되는 동안 곳곳에서 폴란드 국기를 흔들며 기도문을 읊고 찬송가를 불렀다. 침낭이나 담요에 의지해 밤을 지새운 수십만명의 인파는 비아 델라 콘실리아지오네 도로에 앉아서 장례식을 지켜봤다. ●장례미사의 주요 의식인 성찬의 전례에서는 이탈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김경석 공사 내외가 아시아 대표로 예물을 봉헌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부부는 나란히 한복을 차려 입고 제단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빵과 포도주로 상징되는 예물을 올렸다. 김 대사 내외를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요르단, 프랑스, 아프리카 대표들이 참여했다. 성찬의 전례에 이어 예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성체를 받아 모시는 영성체 예식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이 기도문 낭송에 참여했다. ●장례식에는 각국의 대통령과 총리, 왕족, 국제기구 지도자 등 국가원수급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조문외교를 펼쳤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인 최창무 대주교와 총무인 장익 주교, 그리고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끄는 조문단이 참석했다. ●교황의 장례식에는 적대국들도 한자리에 모여 시선을 모았다. 특히 미국이 ‘악의 축’이나 ‘폭정의 전초기지’로 불러온 국가 지도자들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모여 수시간을 함께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미국과 이란 외에 이스라엘과 시리아, 짐바브웨와 영국 등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의 수반들이 이날만은 한자리에 모여 교황을 추모했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중국은 항의 표시로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해 중국과 타이완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장 정면 왼쪽에는 성직자, 오른쪽엔 각국 조문단 대표들이 자리하고 뒤쪽으로는 일반 신자들이 서서 참가했다. ●이탈리아 전투기 2대가 8일 로마 상공에서 수상한 제트 항공기 1대를 발견, 로마 인근 군기지로 강제 유도착륙시켰다고 이탈리아의 ANSA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8㎞ 반경 로마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한 뒤 순찰 비행을 벌이던 중이었다. ●교황의 장례식은 전세계로 중계돼 약 20억명이 지켜봤다. 미국의 CNN, 영국의 BBC, 프랑스의 TF1과 LCI 등 서구 텔레비전뿐 아니라 알 자지라 등 아랍 방송들도 장례식을 중계했다. lotus@seoul.co.kr
  • 가톨릭 최고존칭 ‘대교황’ 부여될듯

    |파리 함혜리특파원·바티칸시티 외신|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을 대면하기 위한 일반인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현지시간) 추기경들은 교황청에서 차기 교황 선출 및 장례식 준비를 위한 추기경단 회의를 속개했다. 그러나 이날도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의 시작 날짜는 결정하지 못했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같이 확인하면서, 이날 회의에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117명 가운데 88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콘클라베는 교황 서거일로부터 2주 안에는 열리지 못하게 돼 있어 오는 17일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교황 시신이 안치된 성베드로 대성당 안팎은 시신을 대면하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려는 가톨릭 신자들과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성당을 향해 1.5㎞ 이상의 긴 줄이 이어져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약 3∼5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안에서도 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신도들은 힘든 것도 잊은 채 장엄한 성당 분위기에 맞춰 침묵을 유지하면서 10초 미만의 시신 대면에서 큰 감동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10시 거행될 이번 장례식에는 전세계 주요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어서 장례식 기간에 활발한 조문 외교도 예상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또 요한 바오로 2세의 고국인 폴란드의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 외에 멕시코의 빈센트 폭스,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등 각국 수반이 참석하며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찰스 영국 왕세자 등 주요 국제기구와 왕족들의 참석도 예정돼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포프 더 그레이트’(Pope the Great·대교황)란 가톨릭 교회 최고의 존칭이 부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신문들은 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의 집전 아래 거행된 추모 미사의 강론 원고에 ‘대교황 요한 바오로(Pope John Paul Great)’란 호칭이 등장한 점을 주목하고 공신력을 인정받는 공식 문서인 강론 원고에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로마 가톨릭 역사상 ‘대교황’이란 존칭을 받은 교황은 레오 1세(440∼460년), 그레고리우스 1세(540∼604년) 단 2명에 불과하다. ●교황이 서거한 이후 24시간 동안 전세계 언론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쏟아낸 관련 기사는 3만 5000여건으로 나타났다.‘글로벌 랭귀지 모니터’란 단체는 이같은 기사건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직후 24시간 동안 송고된 기사(3500여건)의 10배에 달한다면서 교황의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의 한 출판사가 교황 서거 직후 인터넷 등을 통해 ‘차기 교황 누가 될까.’ 내기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디오니지 테타만치(71) 밀라노 대주교와 프란시스 아린제(72) 나이지리아 추기경이 동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아일랜드 최대 출판사인 ‘패디 파워’가 실시 중인 이번 내기에는 5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이들 두 사람이 11대4로 나란히 차기 교황감으로 거론됐다고 주장했다. lotus@seoul.co.kr
  • 팻 메시니 26~30일 LG아트센터 공연

    팻 메시니 26~30일 LG아트센터 공연

    두 말이 필요없는 세계적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가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지난 2002년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내한 공연을 가졌던 그는 26∼3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다섯 차례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내한 공연은 새 앨범 ‘더 웨이 업(The Way Up)’ 발매를 기념한 월드 투어의 하나로 마련된 자리. 총 68분에 걸친 대곡으로 이뤄진 이번 앨범은 오프닝과 파트 1·2·3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의 오랜 동료인 피아니스트 라일 메이즈와 함께 작업한 이번 앨범은 30년 관록을 자랑하는 뮤지션으로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기념비적인 작품. 메시니 자신도 “최고의 작품이라 자부한다. 우리는 이토록 흥분해 본 적이 없다. 팻 메시니 그룹의 모든 면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낼 정도다. 빠르게 몰아치다가 한 숨 고르듯 느리게 가고 한없이 몽환적 분위기에 빠지더니 다시 정점을 향해 내달리는 기교 넘치는 연주로 듣는 이를 쥐락펴락 완전히 압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 팻 메시니 그룹 멤버인 메이즈, 로더비 외에 2002년 내한 공연에도 참여한 쿠옹 부(트럼펫·보컬)와 안토니오 산체스(드럼)가 함께 하고 그레고어 마레(재즈 하모니카), 난도 라우리아(기타·보컬)가 새롭게 합류한다.(02)2005-0114.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결혼이야기]박종인(27·사업) 이선영(28·배재대 대학원 교학과)

    [결혼이야기]박종인(27·사업) 이선영(28·배재대 대학원 교학과)

    우리는 8년 동안 서로만 바라봐온 아주 오래된 연인입니다. 대학 2학년이 되면서 서로의 짝꿍이 되었고, 이제는 서로의 반쪽이 되려고 합니다. 전 아직도 그를 보면 가슴이 설레고 어쩌다 내놓는 그의 감동스러운 한두 마디에 눈물을 주르륵 흘리곤 한답니다. 대학 4년을 지방에서 함께 다니면서 서로 떨어진 적이 없는 커플이었습니다. 졸업한 뒤 그가 일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고 저는 대전에 남아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서로 주말에만 만나면서도 4년째 변함없는 사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4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만나면서 서로 한 주의 힘들었던 점을 보듬어 주고 다가올 한 주에 대한 희망과 활력을 서로의 가슴에 담아 주었답니다. 얼마 전에는 그의 아버지께서 수술을 받으시는 바람에 그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결혼할 때까지 지키고 싶었던 ‘무결석’이 그만 깨지고 말았지요. 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서운하고, 허무하고,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그와의 결혼 약속을 믿기에 조금씩 그 마음을 달랬습니다. 대학 4년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 몇년 동안, 그는 나의 성장과정이며 나의 버팀목이었습니다. 가만 있어도 멋이 배어 나왔고 자기관리까지 철저한 그였습니다. 어느 날 제가 그의 팔짱을 낀 순간 그 모든 것이 그의 것이 아닌 제 것이 되었고, 그는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저를 보며 빙긋이 미소지어 주었습니다. 표현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며 늘 표현을 강요했던 제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 준 그 사람. 앞으로 저에게 더 큰 사랑을 줄 것이라 믿기에, 결혼식 날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답니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들의 축복 속에 올 가을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제 조금 더, 아니 그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그를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표현력도 부족하고 재미도 그다지 없는 그라 아직 저에게 프러포즈를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얼마나 준비하고 수없이 외치고 있는지 저는 너무 잘 들린 답니다. 언젠가 큰 목소리로 제가 먼저 그에게 짧은 팔을 쭉 뻗어 외치고 싶습니다. 평생을 당신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어드리겠다고. 우리 예비 신랑님께 꼭 전해 주세요.“당신의 천국에서 천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데리러 와달라.”고….
  • 여성들 ‘春情’ 근거 있을까

    여성들 ‘春情’ 근거 있을까

    봄을 가리켜 ‘여성의 계절’이라고 한다. 옛 말에도 봄을 맞아 설레는 여성의 마음을 표현한 것들이 많다.‘봄바람은 처녀바람이고 가을바람은 총각바람’이라는 속담도 봄엔 처녀 가슴이 설레고, 가을철엔 총각들이 들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여성과 봄바람은 실제로 관계가 있을까. ●봄은 여성의 계절 사람과 자연현상이나 사물을 연결짓는 사고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을 중시하는 동양적 인식에서 출발한다. 음양오행에서 여자는 나무(木)에 속하고 봄은 나무에 새생명을 불어넣는 계절로 풀이된다. 서정범 경희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선조들은 봄을 ‘번식의 계절’,‘여성의 계절’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봄은 식물로 보면 나무(木), 색깔은 청(靑), 방향은 동(東)으로 봄 춘(春)자는 태양이 밑에서 싹을 키우는 모습”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봄바람이란 곧 여성의 생산능력이 왕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봄XX’가 쇠젓가락을 녹이고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가을X’이 쇠판을 뚫는다.’등 다소 점잖지 못한 속담도 선조들의 사고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춘정(春情), 춘심(春心), 춘풍(春風) 등 봄과 관련된 단어들은 봄을 맞은 여성의 바람기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봄바람은 자연스러운 것” 역술인들은 봄이 ‘여성의 계절’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G철학원 엄창용(71)씨는 “역학적으로 여자는 버드나무에 비유되는데, 버드나무는 생명력이 강하고 물가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면서 “봄이 되면 나무가 물을 만나 파란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여성 역시 봄이 되면 만개한다.”고 밝혔다. 인간 역시 삼라만상의 하나로 봄 기운의 영향은 다른 동·식물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K철학원 김정희(51)씨도 “인(음력 1월), 묘(음력 2월), 진(음력 3월)달에 해당하는 봄은 양기가 강한 시기”라면서 “따라서 봄에는 음양이 조화가 이루어져 여성이 활발해지고 화장도 잘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은 땅(土)에 비유되기도 한다. 봄은 씨앗을 뿌리는 시기인 만큼 많은 남자들이 모여든다는 것이다. 김씨는 “나무가 봄기운을 만나서 꽃을 피워 아름다워지면 나비가 달려들게 마련”이라면서 “아름다움으로 시선이 집중되면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만큼 봄이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봄이 여성의 계절인 것 만은 사실이지만 개인차가 있는 만큼 섣부른 일반화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역술인도 있다.S사 만월(58) 스님은 “남성이면서도 여성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 있고, 여성이면서도 남성의 기운을 가진 사람이 있는 만큼 세세히 따져 봐야 한다.”면서 “40% 정도는 이런 부류에 해당하는데, 봄을 맞는 반응이 역술적인 해석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몬 증가와 심리변화가 원인” 의학계에서는 일조량이 늘어나는데 따른 신체변화와 봄이 주는 심리변화가 ‘설레임’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봄이 되어 일조량이 늘어나면 뇌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것이다. 뇌의 송과선에서 밤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나오는 멜라토닌은 일종의 신경전달 호르몬으로 인간의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하규섭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일부 호르몬은 햇볕을 받으면 분비되는 특성이 있는데 멜라토닌이 대표적”이라면서 “일조량이 늘어나면 호르몬 분비도 왕성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활동량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제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이면 우울증세를 유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심리적인 변화도 적지않다. 정신분석학적 측면에서도 만물이 깨어나는 봄이 되면 성적인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람도 활동적이 되고,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을 느끼는데 여성과 남성이 차이가 날까. 아직 검증된 정답은 없다고 한다. 이동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아직은 남녀간 뇌영역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라면서 “남성보다 감성적으로 발달한 여성은 멜라토닌의 분비량 등 변화에 더 민감해 심리적인 반응의 폭이 크다는 것이 의학계의 통설”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렇지만 현재까지 정신과적 측면에서 가정한 유력한 학설일 뿐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면서 “특히 남녀의 차이를 명확히 정의내리기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개인 간 차이도 크다.”고 밝혔다. 유영규 박지윤기자 whoami@seoul.co.kr ■ 속담속의 여성 이미지 김소자(51)씨는 똑부러진 성격으로 살림을 알뜰하게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어른들은 “여자가 주장이 강하면 집안 일이 되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요즘 김씨는 주변에서 ‘여자가 나서야 집안이 흥하는’ 대표적 사례로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속담에서 여성은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되곤 했다. 언어학자 김수진(35·경남대 강사) 박사는 “한국속담에서 여성은 대부분 남성보다 열등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속담 속에서도 여성이 동물에 비유될 때 더욱 폄하되곤 했다는 것이다. ‘사나운 암캐같이 앙앙 하지 말라.’는 여자는 온순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가 센 여성을 개에 비유하고 있다. 여성을 닭에 견주면서 비웃는 듯한 표현도 적지 않다.‘양지마당의 씨암탉 걸음’이나 ‘노류장화는 사람마다 꺾으려니와 산닭 길들이기는 사람마다 어렵다.’에서 여성은 각각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씨암탉이나, 자유분방하여 다루기 힘든 산닭으로 비유됐다. 여성을 닭으로 비유한 속담에는 가부장적인 의식이 엿보이는 것도 있다.‘암탉이 울어서 날 새는 일 없고, 장닭이 울어서 안 새는 날 없다.’는 여성과 남성을 각각 암탉과 장닭에 견주어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그린다. ‘여자는 사흘을 안 때리면 여우가 된다.’는 여성을 교활한 특성을 지닌 존재로 그린다.‘여자 속은 뱀창자’라거나 ‘여편네 벌이는 쥐벌이’에서도 여성을 음흉하게 표현하거나 여성의 경제력을 무시한다. 여성의 정조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까마귀 학이 되랴.’가 있다. 부정한 여성은 피부색이 검은 까마귀로, 정숙한 여성은 피부색이 하얀 학으로 상징된다. 방운규(47) 평택대 국문과 교수는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속담이 남아있다.”며 ‘여자팔자는 시집을 가봐야 안다.’와 ‘여자와 쌀은 칠수록 좋다.’를 예로 들었다.‘여자와 쌀은 칠수록 좋다.’는 속담은 여자는 가꿀수록 보기 좋아진다는 뜻이다. 진민자(61) 청년여성문화원 이사장은 “유교시대에는 여성을 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속담이 이용됐지만 이제는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여성의 지위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여성비하적인 속담은 설자리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종화 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는 “속담은 전통사회에서는 하나의 지침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을 낮추는 속담들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독신이다.’라는 신세대 격언처럼 여성은 이제 속담에서 남성과 비교되는 존재로 언급되는 것 조차 혐오하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4월 기다리는 두가지 피아노 선율

    4월 기다리는 두가지 피아노 선율

    전혀 다른 감상포인트를 자랑하는 피아노 두 대가 4월을 기다린다. 4월1일 오후 8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선보일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스티브 바라캇 공연과,4월5일 오후6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미하일 페투호프의 내한무대가 그것이다. 페투호프는 2002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세번째 내한공연. 차세대 뉴에이지 연주자로 주목받는 30대 ‘미남’ 피아니스트 바라캇은 첫 내한이라 팬들이 더욱 설렐 것 같다. ●첫 내한 바라캇 뉴에이지풍 음색 독특 스티브 바라캇은 ‘Rainbow Bridge’‘The Whistler’s Song’ 등으로 대중적 인기를 모아온 캐나다 출신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앙드레 가뇽, 유키 구라모토, 케빈 컨과 함께 이 시대를 대표하는 뉴에이지 뮤지션으로 그들과는 또 다른 연주색깔을 보인다. 팝 록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일렉트릭 악기가 가미된 개성넘치는 멜로디를 구사하는 것이 바라캇 피아노 연주의 특징. 국내 CF와 드라마, 라디오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그의 곡이 인기를 얻어온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바라캇은 캐나다 퀘벡 출신. 어려서부터 정통 클래식 수업을 받아 13세때 퀘벡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했을 정도로 일찍 두각을 나타냈다. 첫 앨범을 낸 것은 14세이던 1987년. 일주일 만에 캐나다 앨범 판매 순위 20위권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운 뒤 90년대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앨범을 자작곡으로 채우며 ‘전천후’ 피아니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보수공사 등으로 수준급 클래식 무대가 줄어든 4월. 여자대학 캠퍼스로 자리를 옮긴 바라캇은 그동안의 히트곡들을 동원해 봄 밤을 낭만으로 물들인다. 첫 내한을 기념하는 음반도 나왔다.‘Rainbow Bridge’와 미공개 곡이 수록된 CD ‘퀘벡’, 라이브 실황을 담은 40분 분량의 DVD 스페셜 에디션이 한데 묶였다.(02)751-9607. ●페투호프, 최고의 바흐연주자 호평 빅토리아 포스트키노바, 그레고리 소콜로프 등과 함께 러시아 제2세대 피아니스트 대표주자로 꼽히는 페투호프(51). 명성에 걸맞게 내한때마다 이래저래 클래식 마니아들을 흔들어놓곤 했던 주인공이다. 지난 2002년 가을 내한 공연때는 국내 음반레이블을 통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3번 음반을 동시에 발매해 한국팬들을 폭넓게 ‘포섭’하기도 했다. 페투호프가 세계무대에 존재를 알린 것은 21세이던 1975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부터. 그러나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갇혀’지내는 불운을 겪었다. 서방망명을 우려한 구 소련당국이 15년 가까이 그에게 연주여행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20세기 최고의 바흐 연주자 타티아나 니콜라예바의 수제자인 그 역시 바흐와 라흐마니노프의 최고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공’인 바흐와 라흐마니노프를 비롯해 스승인 쇼스타코비치를 기리는 자작곡 등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02)599-5743.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마니아] 휴대전화의 놀라운 변신

    [마니아] 휴대전화의 놀라운 변신

    휴대전화의 변신이 놀랍다. 휴대전화로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이메일도 보낼 수 있는 기능적·기술적 진보를 말하는 게 아니다. 하얀색·은색이 대부분인 겉 색깔도 바꾸고, 획일적인 안테나 모양도 변화를 준다. 무미건조한 숫자 버튼(키패드)도 가만둘 수 없다. 휴대전화를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사람들이 휴대전화 튜닝카페인 ‘핸드폰개조-나만의 핸드폰 만들기(cafe.daum.net/onlyonephone)에 모였다.‘휴대전화 튜닝’이란 휴대전화를 모양부터 기능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변형하는 것이다. ●회원 21만명 육박 21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이 카페는 창립 목적이자 주소이름이기도 한 ‘Only One Phone’의 앞글자와 복수의 의미인 ‘S’를 붙여 ‘OOPS’란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카페의 대표 운영자인 강용희(36)씨는 “지난 2002년 2월 개설한 카페 회원수가 21만명까지 늘었다.”면서 “감탄사 ‘웁스!(Oops)’가 나올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카페의 회원 수가 많은 것은 그만큼 개성을 담은 휴대전화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웁스’카페에는 휴대전화 색을 바꾸는 도색을 비롯, 전화버튼의 불빛을 화려하게 하는 키패드 튜닝, 전화가 오면 다양한 큐빅들이 반짝거리는 큐빅 라이팅 등 튜닝에 관한한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초창기에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변신시켜 보고자 하는 초보자들의 질문에 몇몇 마니아들이 대답해 주는 형식이었지만 이제 회원 수가 21만명에 이른 만큼 회원들이 쏟아내는 정보가 엄청나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웁스’는 지난 2003년 12월 ‘휴대폰 튜닝 길라잡이’(컬쳐코리아)란 단행본을 내기도 했다. ●다양한 튜닝 방법 “일단 휴대전화가 정교한 기계제품이다 보니 튜닝을 할 때는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전기적 지식도 있어야 하고 납땜 등은 필수죠.” 강용희씨는 직접 휴대전화 튜닝을 하려는 사람은 우선 색깔을 바꾸는 작업부터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작업은 휴대전화 분해가 필수이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하기에는 힘겹기 때문이다. 도색을 원하는 회원들은 게시판을 이용해 ‘도색 도사’들로부터 생생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우선 카페에 있는 ‘도색폰 전시장’에서 선배들의 작품을 살펴본 뒤 어떤 방식으로 도색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단색으로 하거나, 그라데이션, 투톤 장식, 사진 장식 등 다양한 응용방법이 있다. 일단 어떤 방식으로 도색할 것인지 결정하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도색에 필요한 재료부터 절차까지 하나하나 사진으로 찍어 설명해 주는 정보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튜닝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라 휴대전화 주인이 마음을 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엔 쉽게 생각하지만 막상 비싼 휴대전화에 구멍을 뚫거나 분해하려고 하면 마음이 흔들리게 되거든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튜닝 작업은 도색과 키패드 튜닝이다. 키패드 튜닝은 도색보다는 조금 어려운 작업이다. 휴대전화를 분해한 뒤 LED(발광다이오드)라는 일종의 전구를 부착해야 하기 때문이다.‘기초튜닝강좌’ 게시판에는 재료부터 명칭, 납땜하는 작업까지 키패드 색변경 과정이 친절하게 설명돼 있다. 이외에도 ‘웁스’에서는 휴대전화에 구멍을 뚫고 큐빅을 심어 예쁜 색깔의 불빛이 비쳐 나오게 하는 ‘큐빅 라이팅’, 벨 소리에 맞춰 LED가 리드미컬하게 깜박이는 ‘벨라이팅’,LED가 패턴에 맞춰 꺼졌다 켜지면서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릴레이’, 작은 벨소리를 증폭시켜 주는 ‘라우드’ 등 다채로운 튜닝 사례를 실감나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구경할 수 있다. ●구형 휴대전화 활용에도 한몫 카페의 또 다른 운영자인 김동규(17·학생)군은 “휴대전화 튜닝은 구형 휴대전화를 더 멋지게 만들어서 오래쓰도록 하는 데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가 급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1∼2년 만에 ‘구형’이 돼버리는 현실을 튜닝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는 새로운 디자인의 휴대전화가 나오면 구입하고 싶어지거든요. 구형은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드리고 말이죠. 하지만 튜닝을 하면 그럴 필요가 없어요.” 실제로 구형 휴대전화가 변기 모양으로 변신한 ‘변기폰’, 악어 모양으로 바뀐 ‘악어폰’, 레고 블록을 도배한 ‘레고폰’ 등으로 변신해 다시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웁스’는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하다. 아무래도 온라인 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서울 등 각 지역별로 정기 모임을 결성해 서로 만나 고수들의 비법을 직접 듣는 것이다. 물론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이 10∼20명 정도로 온라인 회원 수에 비하면 많지 않지만 오프라인 모임에서 나오는 정보들은 꽤 ‘쏠쏠’하다. 몇몇 고수들은 휴대전화 튜닝을 사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서울에도 강동구 천호동이나 서울대입구 등에 휴대전화 튜닝을 전문적으로 하는 가게가 생겼다. 이곳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단색 도색은 3만원부터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릴레이’는 5만∼6만원까지 가격을 정해 휴대전화 튜닝을 원하는 손님들을 맞고 있다. 강용희씨는 “초창기엔 튜닝한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사에서 AS조차 해주지 않을 정도였지만, 점점 튜닝 인구가 늘어나면서 제조사의 인식도 과거보다 많이 나아진 편”이라면서 “개성이 강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휴대전화 튜닝이 점점 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키패드 튜닝절차 (1)휴대전화 나사 제거 일단 휴대전화를 분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뺀 후 뒷면 나사를 풀어준다. (2)케이스 분해 휴대전화 옆면의 가느다란 홈에 손톱이나 얇은 도구를 넣어 돌려가며 틈을 벌린다. 손톱은 휴대전화 튜닝 마니아들에겐 필수. (3)커넥터 분리 뒤케이스를 분리하면 휴대전화 메인보드가 보인다. 메인보드와 액정을 연결해 주는 커넥터가 있는데 조심해서 들어올려 분리한다. (4)메인보드 분리 반드시 커넥터를 먼저 분리한 후 메인보드를 케이스에서 분리해야 한다. (5)극성체크 메인보드에서 LED의 극성(+,-)을 테스터기로 체크해 준다. 메인보드 자체에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예외도 있다. (6)LED제거 LED를 제거한다. 여러가지 제거법이 있으나 칼을 이용해 중간을 절단한 후 인두로 깨진 LED 찌꺼기를 청소한다. (7)LED극성체크 교체할 LED의 극성도 체크한다. 사진과 같이 후면에 극성이 표시되어 있으나 이것 역시 테스터기로 다시 한번 하는 것이 좋다. (8)LED장착 메인보드의 극성과 LED자체 극성을 동일하게 맞춰 납땜한다. 메인보드에 인두기를 댈 때에는 너무 오래 대면 안 된다. (9)배터리로 LED결합여부 체크 메인보드 뒤 전원공급단자에 배터리를 이용해 전원을 켜 LED 납땜 상태를 확인한다. (10)결합은 분해의 역순 분해의 반대 순으로 결합하면 키패드 튜닝이 완성된다. ■ 도움말 강용희 대표
  • [씨줄날줄] 서울의 하루/육철수 논설위원

    하루의 길이는 해뜨는 시각부터 이튿날 해뜰 무렵까지의 낮과 밤일 것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정부터 이튿날 자정까지 24시간이다. 세계 연인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명우(名優) 그레고리 펙(신문기자역)과 오드리 헵번(공주역)은 하루 동안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의 만리장성을 쌓았다. 케사르와 나폴레옹은 하루 만에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니 ‘하루’는 역사상이나 개인적으로나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2005년 3월 9일 서울에선 오전 6시53분에 해가 떴다.10일 아침에는 6시51분에 일출이 있었다. 서울이 워낙 넓어 곳에 따라 다르겠으나, 이는 서울의 일출·일몰 체크포인트인 동경 126도 58분, 북위 37도 33분 지점(서대문구 아현동 부근)을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다. 이 하루 밤낮 사이에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1000만 개의 인생’이 모여사는 곳이니까 겉은 그대로되 속으로는 온갖 변화무쌍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마침 서울의 평균적인 하루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의 하루’(2003년 기준)를 보면 서울에서는 하루에 274명의 새 생명이 태어나고 103명이 하늘나라로 떠난다.199쌍이 새 가정을 꾸리며 89쌍의 부부가 갈라선다.1049건의 범죄가 발생해 시민을 불안케 하기도 한다. 소 990마리와 돼지 1만 917마리가 서울시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생로병사(生老病死)와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인간사에만 있는 줄로 알았더니, 서울도 이렇게 생명이 살아 숨쉬듯 생동감 넘치는 도시라는 걸 새삼 실감한다. 서울의 위용과 면면을 훑어 보면서 가슴아픈 게 있다면 10년 전(1993년 기준)보다 신생아의 출생이 하루에 217명이나 더 줄고, 이혼부부는 52쌍이나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2명에서 1.4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서울의 인구는 조선조 세종 10년(1428년)에 11만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배 불어난 1028만명이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서울도 600년간 풍상을 견뎌 오늘에 이른 것이다. 세계의 중심도시로 우뚝 선 서울이 미래에는 어떤 ‘얼굴’로 변모해 갈지 궁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연인’과 ‘해지기전’ 초콜릿사랑

    [박은영의 DVD 레서피]‘연인’과 ‘해지기전’ 초콜릿사랑

    초콜릿은 연인들의 음식이다. 혀끝에서 달콤함을 느끼는 동시에 씁쓸함이 혀의 깊숙한 곳을 자극하는 맛의 스펙트럼은 사랑의 아이러니를 닮았다. 초콜릿에 들어있는 테오브로민과 카페인 등의 성분은 신경계를 자극하고 근육을 이완시킨다고 한다. 사랑에 빠졌을 때와 비슷한 증세다. 초콜릿은 이처럼 일단 시작된 사랑의 감정에 불을 지피기도 하고 고통을 느끼게도 하며, 실연의 상처를 달래주기는 약이 되기도 한다. ‘비포 선라이즈’의 9년 뒤 이야기인 ‘비포 선셋’은 다크 초콜릿을 닮았다. 코코아 페이스트의 농도를 진하게 한 쌉싸래한 이야기는 설레고 수줍었던 연인들의 달콤함 대신 인생의 쓴맛도 알게 된 그들을 다시 조명한다. 배우들이 직접 참여해 완성한 대사들과 세월로 농익은 연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다. ‘영웅’에 이어 또다시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장예모의 ‘연인’은 각종 열대 과일들과 땅콩이 잔뜩 들어 있는 초콜릿 같다. 신맛, 짠맛, 떫거나 고소한 맛에 씹는 맛도 다채로운 과일 초콜릿처럼,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기까지의 과정이 스펙터클하다. ●비포 선셋 전작 ‘비포 선라이즈’는 비엔나의 아름다운 풍광을 주로 담았지만,9년 뒤의 파리에서의 이야기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질 무렵 오후의 파리 정경은 아름답기는 해도 DVD의 주된 포커스는 아니다. 옥수수 알갱이처럼 옹골지게 박혀 있는 대사들과 자연스럽게 녹아든 배경음이야말로 이 DVD를 빛나게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줄리 델피의 황홀한 노래 실력이 압권이다. 그저 옆에 있던 기타를 집어 들고 흥얼거리기 시작하는 노래는 대화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재즈 가수 니나 시몬이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줄 수 없는 감흥을 선사한다. 배우들과 감독이 함께 만든 영화의 제작과정에 대한 부가영상은 짧고 완성도가 떨어진다. 음성 해설이 빠져 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연인 홈시어터의 5.1 스피커는 이래서 필요하다! 이 DVD는 영화가 지닌 ‘뻥의 미학’을 그럴듯하게 완성하는 감각적인 사운드 디자인을 보여준다. 다채널을 오가는 소리의 이동감은 박력이 넘치고 화려하며, 그 자체로 음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입체적으로 디자인되었다. 초반 장쯔이가 춤을 추는 장면에서 사방을 오가는 북소리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주렴이 흔들리는 청아한 소리는 목덜미를 찌릿하게 만든다. 대나무 숲에서 추적을 당하는 장면이나 바람을 가르는 화살 소리, 바스락거리는 발자국 소리 등도 섬세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디지털 영상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연광이 주조를 이룬 화질도 만족스럽다. 다만,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한 부가영상은 지나치게 단조롭고 알맹이가 빠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 [학교소식]

    [학교소식]

    ●아이·학부모용 콘텐츠 구분 소개 배화여대는 국내 처음으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위한 포털사이트인 ‘위드유아닷컴’(www.withua.com.)을 개설했다. 통합교육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 자료에서 전문가들의 연구논문과, 교수학습 자료, 관련 뉴스를 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교사와 학부모,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분해 궁금한 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교사방은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교육활동 자료를 비롯해 관련 연수와 세미나 정보, 관련 도서 및 소프트웨어, 현장 사례 등으로 꾸며져 있다. 학부모방에서는 학부모들이 온라인으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유아교육기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병아리방은 온라인으로 반을 편성,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했다. 배화여대는 지난 2003년부터 ‘장애유아 통합교육 지원센터’를 설치, 통합교육을 위한 교재·교구를 개발하고 교사 연수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통합교육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사회 적응력을 키워 주기 위해 일반 학교에서 장애 학생을 가르치거나 특수교육기관 재학생을 일반학교 교육과정에 일시적으로 참여시키는 교육방법이다. ●중·고생 로봇제작캠프 개최 아주대 로봇소학회 ‘크리스탈’은 지난달 26일부터 3일 동안 경기도 수원 본교 캠퍼스에서 겨울방학을 이용해 중·고생을 대상으로 로봇제작캠프를 열었다.48명의 학생들이 2인 1조로 참가해 주행선을 따라 움직이는 자율로봇의 일종인 ‘라인 트레이서’를 레고 조각을 맞춰 만들었다. ●고교생 독서교육 프로그램 개발 한우리(www.hanuribook.co.kr)는 최근 고교생을 위한 독서교육 프로그램인 ‘소크라테스 시니어 프로그램(SSP)’을 개발했다. 여러 해 동안 동일한 유형으로 출제되고 있는 대입 수능 언어영역 문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기능적인 독서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독서력이 낮은 학생들을 위한 기초 수준에서 수능 언어영역처럼 고급 수준까지 망라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새 학기를 맞아 ‘무료 독서능력진단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한우리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하거나 전국 센터를 방문해 검사해도 된다. 평가에는 어휘력과 사실이해, 추론이해, 비판이해 등 세부 능력은 물론, 아이들의 성취 수준까지 알아볼 수 있다.(02)3636-999
  • 前프로농구선수 서울대 합격

    국가대표까지 지낸 여자프로농구 선수가 뒤늦게 서울대에 합격해 화제다. 2005학년도 서울대 2학기 수시모집에서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서영경(23)씨가 주인공. 프로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대생이 된 서씨는 지난 2001년 숭의여고를 졸업한 뒤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에 입단,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2003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ABC)대회 때는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농구선수로는 작은 키(170㎝)인 데다 연습한 만큼 기량이 늘지 않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자 어릴 적 꿈인 선생님이 되기 위해 지난해 4월 미련없이 팀을 떠났다.6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학원수업과 복습은 운동만큼 힘들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수능에서 언어와 사탐영역 5등급을 받은 서씨는 서울대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에 지원, 당당히 합격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은 서씨는 “항상 운동을 그만두면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운동을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는 대학생활인 만큼 설레고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가자! 아자! 개별자유여행

    가자! 아자! 개별자유여행

    패키지 여행에 싫증난 사람들은 개별자유여행(FIT)을 원한다.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고, 낯선 이국땅의 어려움을 가족끼리 헤쳐 나가는 추억도 있다. 여행지에서 가족끼리 겪은 어려움이나 실수, 배고픔도 나중에는 아름다운 추억거리. 어디로 떠날까를 고민하며 여행을 준비하는 설렘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FIT관련 인터넷 여행정보 사이트와 여행 책자 등이 있어 조금만 준비하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유창한 영어보다 오히려 용기가 더 필요하다. 지난해 FIT로 스페인과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가족들의 생생한 체험기를 싣는다. 올해는 우리 가족만을 위한 FIT에 도전해 보자. ■ 수정이와 엄마의 스페인 7박9일 ●너무나 겁없이 시작한 여행 “엄마, 스페인 가고 싶어.” 엄마(곽은성·43)는 나(노수정·중2)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어리둥절해하셨다.“‘정열적인 붉은색의 나라’ 스페인은 한번쯤 꼭 가봐야 한대요. 중학생도 됐는데 우리 가족끼리만 스페인에 한번 가자.”고 나는 계속 졸랐다. 엄마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며 미뤘지만 나의 끈질긴 노력(?)에 엄마는 허락하셨다.D-데이는 11월. 비수기로 호텔과 항공기가 가장 싸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체험학습 허가를 받기로 했다.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엄마와 함께 인터넷과 여행 책자 등을 통해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한달간 인터넷과 씨름한 끝에 값싼 항공권과 호텔, 유레일 패스를 찾아냈다. 그러나 아빠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엄마와 단둘이서만 떠나게 됐다. 항공권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는 루프트한자를 이용키로 했다. 요금은 2명이 왕복 160만원으로 성수기의 반값이었다. 해외여행에서 나는 어른 대접을 받았다. 비행기삯은 청소년 요금이 없기 때문이다. 호텔은 유럽지역 호텔예약 전문 여행사를 찾아 도움을 받기로 했다. 숙박지는 초보자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공항이나 역근처로 정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등 대도시는 1박당 130유로, 나머지 도시는 100유로 이하로 예약해 모두 800유로(90만원)가 들었다.3일 동안 스페인 철도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철도패스 2등칸을 263달러(30만원)에 예약했다. 준비물로는 여행안내 책자와 항공권·호텔 바우처, 유레일패스, 기차 안에서 읽을 수 있는 책 한권, 약간의 햇반과 컵라면만 간단히 준비한 채 무작정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아빠 없이 떠나는 여행이어서 ‘국제 미아’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실수가 더 기억에 남았던 여행 비행기 탑승부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오후 1시 서울을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에 늦고 만 것이다. 공항 카운터에 갔지만 “너무 늦어서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 통사정한 끝에 출발 직전 비행기 문을 다시 열어 우리는 마지막 손님으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15시간 비행끝에 바르셀로나 이지젯 공항에 도착한 우리의 첫번째 과제는 호텔을 찾는 것. 호텔 이름을 대자 택시는 15분 만에 데려다 줬다. 택시비는 약 2만원 정도. 다음날 스페인의 붉은 해가 떠오르고, 엄마와 나, 둘이서 함께하는 스페인 여행의 막이 올랐다. 너무 설레고 조금이라도 빨리 스페인을 관광하고 싶었던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스페인의 유명한 관광지로 출발하였다. 바르셀로나에선 도보나 지하철(1회권 5유로) 등을 이용했다. 먼저 관광한 곳은 ‘구엘 공원’. 구엘 공원은 세기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영국의 전원 도시를 동경했던 구엘의 투자로 만든 공원으로, 원래는 미래의 주택지로 구상되었다가, 자금 등의 문제로 현재는 공원으로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구엘 공원을 찾아가는 데는 지하철에서 내려서 한참이나 올라가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지만, 구엘 공원을 처음 보자마자 그 힘들고 지친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저 알록달록한 타일로 이루어져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공원에 대한 감탄사만이 나올 뿐이었다. 다음 행선지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이라는 가우디의 또 다른 건축물을 보기 위해 좀더 있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피카소 기념관 등 여러 관광지들을 도보와 지하철로 돌아보자 다리가 너무 아팠다. 너무 발바닥이 아파 엄마와 나는 더 이상 관광하는 걸 포기하고 맥도널드에 앉아 햄버거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6시간동안 스페인 사람들을 구경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바르셀로나로 떠나 마드리드로 가는 중에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밤 기차여행이라 침대칸으로 업그레이드 예약하려던 엄마의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다.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국내용 신용카드를 가져온 것. 현금이라고는 아빠가 준 여행비 3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결국 의자에서 잠을 자며 9시간 만에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이후 여행기간 내내 지하철을 타고, 간단한 빵으로 식사를 때우며 힘겨운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마드리드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중세 도시의 모습을 많이 남기고 있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낀 여행 갑작스레 떠난 여행이라 탈도 많고, 사고도 많았지만 엄마의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엄마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책에서만 보고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눈으로 역사의 현장을 보고, 체험할 수 있어 살아있는 공부가 되었던 것 같다.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와 함께한 이번 스페인 여행은 내가 살아가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줄 것이다. ■ 예섭이네 발리 4박6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 준비 ‘트리마카시’(고맙습니다). 평소 수줍음이 많던 큰아들 예섭(8·경기 고양시 화정초 1년)이가 현지인에게 말을 건네는 것을 보고 FIT를 택한 보람을 느꼈다. 처음에는 외국인만 보면 무서워서 아빠(이상엽·45·회사원) 뒤로 숨던 아들이 자연스럽게 현지인에게 말을 건넨 것이다. 둘째 준섭(6)이가 호텔 풀장에서 각국의 아이들과 어울려 물장구를 치는 모습도 가슴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나는 패키지로 편하게 다녀오자는 아내(이은경·42)를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우리만의 여행을 다녀오자.”며 설득해 FIT를 준비했다. 목적지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며 꿈꾸던 발리. 휴가에 맞춰 기간은 6일. 그러나 자신있게 말은 건넸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괜한 욕심으로 가족만 고생시키면 가장으로 체면이 서지 않을 텐데…. 걱정도 앞섰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인터넷에 매달려 밤을 새웠다. 때마침 항공권은 여행사 사이트를 통해 발리행 전세기 직항편이 운항한다는 정보를 얻어 예약했다. 어른은 60만원, 아이들은 25%를 할인받아 45만원에 예약을 했다. 호텔은 인터넷을 뒤져 현지 호텔에 대한 정보를 하나둘씩 찾아냈다. 호텔은 1박당 30∼110달러까지 천차만별. 고민끝에 안락한 시설과 아이들을 위한 부대시설을 갖춘 최고급 리조트로 결정해 예약을 마쳤다. 다소 비싸더라도 낯선 지역인 만큼 가족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는 판단에서 호텔만은 최고급으로 택한 것이다. 이 호텔은 시내가 가깝고 다양한 레포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마음이 끌렸다. ●긴장된 출발 드디어 11월17일 오후 7시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인도네시아어는커녕 영어도 서툰 터라 긴장되고 걱정도 많았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 간단한 인도네시아어 회화가 담긴 관광 책자도 챙겼다. 비행기는 새벽 1시가 가까운 시간에 발리 덴파샤 공항에 도착했다. 우선 예습을 한 대로 바가지 요금이 없는 정찰제 택시를 탔다. 항공권 바우처에 나온 호텔명을 말하자 20분 남짓 걸려 호텔에 도착했다. 요금은 5000원 정도. 반갑게 맞이하는 호텔 직원으로부터 키를 받아들고 호텔방에 들어서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놀 것도 걱정. 아이들에게 현지 체험을 시켜주겠다고 단단히 약속한 터라 잠이 오지 않았다. 로비에 내려가자 수십여개의 발리 인근섬을 운항하는 ‘데이 크루즈’가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고 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섬을 예약했다. 인도양을 가르며 휴식과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요금은 1인당 85달러였지만 4인 가족권을 210달러에 예약했다. 다음날 아침 9시 섬으로 출발했다. 아이들과 섬에서 스노클링과 바나나보트는 물론 현지 민속촌까지 돌아보며 오랜만의 가족여행의 재미를 만끽했다. 오후 4시 리조트로 돌아오자 배가 고파왔다. 밥은 어디서 먹을까 고민스러웠지만 무작정 시내로 나가 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택시로 15분 거리에 있는 번화가에는 마타하리 백화점과 면세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맥도널드와 버거킹 등 없는 것이 없었다. 값싼 토산품을 돌아보며 즐거워하는 아내와 햄버거를 손에 쥐고 ‘아빠 최고’를 외치는 아이들을 보며 다시 한번 가슴이 뿌듯해 왔다.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날에는 버스를 타고 킨타마와 화산도 다녀오고 아이들을 위해 발리 토산품인 ‘바틱’(치마의 일종)을 만드는 수공예 마을도 찾았다. 이어 발리 민속마을과 원숭이 공원, 코브라 공원도 발길 닿는 대로 방문했다. 아이들도 코브라 공원에서 1달러를 건넨 뒤 용감하게 구렁이를 직접 몸에 감는 등 현지인들과 점점 하나가 돼갔다. ●추억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여유가 생기자 휴식이 필요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와 함께 해변을 산책하고 자전거를 빌려타는 등 오랜만에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참을 놀아도 오전 10시. 느지막이 호텔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했다. 점심은 호텔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서울에서 준비해간 컵라면과 소고기 국밥으로 때웠다. 이국땅에서 먹으니 라면이 한결 더 맛있었다. 호텔에서 매일 마주치는 외국인도 친숙하게 다가왔다. 외국인을 만나도 겁먹지 말고 “굿모닝”(안녕하세요)이라고 인사하라는 아빠의 말을 귀담아 들었는지 큰아들이 갑자기 지나가던 미국인 부부에게 “굿모닝”하고 인사를 건넸다. 시간이 너무 짧았다. 아쉬움속에 6일이 모두 흘러갔다. 새벽 2시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다음에는 유럽과 미국 등도 가족끼리 다녀오자며 아들과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 꼼꼼히 챙기세요 FIT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낯선 곳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가족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헤쳐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수. 우선 여행의 목적을 정한 뒤 여행 일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경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권은 인터넷 등을 통해 할인 항공권 등 저렴한 항공권이 있는지 체크한다. 가격은 구입 시기와 비행 일정(직항·경유), 시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찾아보면 특별 할인요금도 많아 50%이상 할인 받을 수 있다. 숙박은 호텔과 민박, 유스호스텔 등이 있지만 안전과 편리함 등을 고려해서 호텔이 좋다. 예약은 인터넷상에서 직접 원하는 지역의 호텔을 예약할 수 있지만 전문 호텔 예약업체 또는 여행사를 통해서 하는 것도 요령이다. 여행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필요한 지역만 가이드를 예약할 수 있다. 가방분실에 대비해 여권번호, 비행기 티켓, 여행자수표번호, 여행자보험번호 등을 복사해 따로 보관해 출발한다. 중·고·대학생의 경우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입장료 등 엄청난 혜택을 받으므로 국제학생증을 꼭 발급받도록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여행자보험에도 가입한다. 준비물로는 가방과 지갑·여권 등 중요품 보관용 작은 배낭, 현지 기후에 맞는 옷, 세면도구, 화장품, 선글라스, 운동화, 우비(우산)를 준비한다. 특별하게 음식에 거부 반응이 없으면 현지 음식을 먹도록 하나, 필요하다면 고추장, 컵라면, 햇반,1회용 커피, 껌 등을 약간 준비한다. 디지털카메라 등을 충전하기 위한 충전기 등을 준비하고 현지 전압과 플러그 형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전화는 출발 전 로밍서비스를 신청하거나 국제전화카드를 구입하고, 비상시 현지에서 전화할 수 있는 콜렉트콜 전화번호를 메모하여 준비한다. ●도움말:MK유럽(02-719-0463) 정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일부지역 콜레라 발병 전염병 공포 급속확산

    |반다 아체·방콕 외신|쓰나미(지진 해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염병 등으로 인한 ‘2차 재앙’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피해 국가의 보건당국은 생존자가 더 없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구조작업을 중단하려 하지만 완전한 복구에는 적어도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완전복구까진 5~10년 더 걸릴 것” 참사 9일째인 3일 현재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확인된 시신이 9만 4000여구에 이른다고 밝혀 동남아·서남아 지역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는 13만 7000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국제요원들은 사망자 수를 15만여명으로 추산했으며, 피해가 가장 컸던 아체주 주민들은 실종자 수까지 합치면 인도네시아에서만 20만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이날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인도에서는 설사환자가 잇따르는 등 피해지역에서 수인성 전염병의 발발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유엔 특사인 마가리타 월스트롬은 스리랑카에서 아직 전염병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다른 의료진들은 현지의 취약한 위생상태를 심각히 우려했다. ●WHO “질병으로 5만여명 더 희생될수도”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위기 담당관은 “국제적인 구호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성급히 판단할 수 없으나 질병으로 추후 5만여명이 희생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반군과의 전투로 인한 접근제한과 장비 부족 등으로 구호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체주에서는 구토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목격된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3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하루 3500∼4000명의 시신을 매장하고 있으나 전염병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하루 6000명씩 매장,5일내에 방치된 시신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의 수윗 쿤키티 환경부 장관은 최대 피해지역인 팡아주에서의 시신 수색작업을 5일 끝내고 반 남 켐과 타쿠아 파 등 일부 지역에서만 집중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팡아주에서는 4700여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나 사찰과 병원 등에 미확인 시신들이 방치돼 있어 보건당국은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WHO의 그레고리 하틀 박사는 피해 지역 대부분에서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데다 이재민 수십만명이 열악한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탓에, 이질이나 장티푸스 등과 같은 전염병이나 폐렴 등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 열대성 폭우와 홍수가 닥쳐 일부 피해 지역이 침수돼 구호품과 의약품 전달에 큰 애를 먹고 있다. ●일부지역 홍수로 구호활동 차질 유엔의 한 구호요원은 “일부 지역은 홍수로 2주간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현지 위생상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파괴된 건물더미에선 아직도 수천구의 시신이 썩어가고 있다고 구호요원들은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미 해병대가 오는 9일 스리랑카에 도착, 베트남 전쟁 이래 대규모의 구호활동에 나설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도 해군 함정 4척을 아체주에 파견했다. 한편 태국의 보건장관은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생존자가 적어도 8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으며,WHO 동남아지역사무소의 하사란 팬디 대변인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나 그럴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각 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 워싱턴주지사 재검표로 바뀌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워싱턴주 주지사 당선자가 두차례 재검표 끝에 역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킹 카운티와 주 국무부에 따르면 워싱턴주 주지사 투표용지에 대한 2차 재검표 잠정 집계 결과 애초 당선자인 공화당의 디노 로시(45) 후보가 557표를 추가로 얻은 데 비해 낙선자인 민주당의 크리스틴 그레고어(여·57) 후보는 609표를 더 확보했다. 이에 따라 수작업으로 이뤄진 이번 2차 재검표 결과가 최종 확정되면 낙선자인 그레고어 후보가 로시 후보를 10표차로 앞서면서 당선자가 바뀌게 된다. dawn@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38) ‘두산동아’ 제2 전성기 이끄는 최태경 두산출판BG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8) ‘두산동아’ 제2 전성기 이끄는 최태경 두산출판BG 사장

    국내 출판업계의 선두주자인 ㈜두산 출판BG(Business Group)는 지난 20여년간 사용해온 ‘두산동아’라는 브랜드로 더욱 친숙하다.1985년 동아출판사를 인수한 뒤 탄탄대로를 걷다가 외환위기때 시련에 부딪쳤지만 이를 극복하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데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최태경(58) 사장의 남다른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출판계의 평가다. ●30년 두산맨, 출판사장으로 -68년 두산상사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무역이 최고로 중시되던 때라서 대학원 졸업 후 미쓰비시 뉴욕지사에 입사해 3년간 일했다.80년 다시 두산상사로 돌아왔다. 이후 두산컴퓨터와 오비씨그램, 두산제관 등에서 임원을 했고 97년 두산정보통신 대표를 맡았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8월 두산동아 대표로 옮겨 99년 2월 사명이 두산출판BG로 바뀌면서 초대 사장이 됐다. 책을 읽는 것은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두산맨’ 30여년간 출판쪽과 인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출판업은 재고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가 중요시되는 위탁산업이자 대리점 영업이다.DB를 통해 물량을 예측해야 반품을 줄일 수 있다. 대리점 관리 또한 중요하다. 이 때문에 컴퓨터·주류 계열사에서 DB 및 대리점 경험을 한 내가 출판사를 맡게 된 것 같다. ●50억원 들여 재고 사전 모두 회수 -외환위기 직후 외국 컨설팅사와 함께 회사를 살려낼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잡히는 것이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고객 만족을 생각했다. 회사고객을 내부고객인 직원들과 외부고객인 대리점·학부모·학생 등으로 나눴다. 당시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며 매우 어려워 구조조정을 한다는 둥, 문을 닫는다는 둥 뜬소문이 많아 직원들이 굉장히 불안해했다. 외부고객들도 두산출판이 책을 계속 낼 것이냐, 어떻게 할 것이냐식으로 반신반의했다. 그런 와중에 98년 11월 양쪽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큰 결심을 했다. 단돈 1억원이 아쉬웠던 때, 대리점을 통해 재고 사전을 모두 반품받기로 한 것이다. 반품된 사전은 일부 기증하고 나머지는 폐기처분했다. 사전 반품에 30억원 투자키로 했으나 50억원 가까이 썼다. 그러나 효과는 엄청났다. 재고 사전을 거둬들임으로써 회사가 문닫지 않고 계속 영업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외부에서 “두산출판이 몇십억원이나 투자했으니 다시 한번 해볼 모양이다.”라는 평가가 들렸다. 직원들의 눈빛도 완전히 달라졌다.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대리점 사장들도 반품 처리에 고마워하며 우리 책을 더 많이 팔아줬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신바람이 났다.99년 들어 매출이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직원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했으니 새로운 수익 창출이 관건이었다. ●직원의 자율성 강조 적중 -새로운 책을 준비하면서 ‘엉터리 책은 절대 안 낸다.’고 마음먹었다. 거래처들이 “두산출판에서 나온 책 맞아?”라고 할 정도로 내용은 물론, 디자인과 레이아웃, 컬러 등을 일대 쇄신했다. 직원들이 모든 과정을 미주알고주알 나한테 가져오는 관행도 없앴다. 사장이 기획안을 결재하면 그 다음부터는 직원들이 모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우왕좌왕했지만 고객의 니즈(요구)를 파악한 뒤 시장조사를 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책 한권이라도 마케팅·디자인·영업·편집팀 등에서 1명씩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TF에서 결론이 나면 끝까지 밀고 나가도록 했다. 위에서 지시만 받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책임지고 철저한 시장조사 결과에 따라 만드니까 반응이 훨씬 좋았다. 물론 직원들끼리 합의해 만드는 데 시간은 더 걸린다. 그러나 좋은 책이 나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직원들에게도 고객은 두가지다. 편집직원의 내부고객은 영업직원이다. 좋은 책을 만들어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선생님·학부모·학원강사 등 외부고객이 뭘 원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고객의 마음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마케팅이다.3년째 모든 직원들이 한양대 마케팅 교수들과 팀을 이뤄 마케팅 교육을 받고 있다. 일을 잘한다고 해서 스카우트해오면 우리 회사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나가기도 한다. 시키는 일만 하다가 능동적으로 하려니 못 견디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직원이 자산이다. 시키는 일만 해서는 어떤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 ●투명경영으로 회사 비전 제시 -마케팅을 통한 핵심역량 강화, 선택과 집중에 의한 수익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투명경영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장이 되자마자 임직원 대상 분기별 경영설명회를 계획했다. 임원들이 “회사 치부까지 드러내면 타사에 들어가 곤란하다.”며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직원들을 모아놓고 직접 매출·손익 등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정보가 외부로 많이 나갔지만 2∼3번쯤 하니까 유출이 싹 없어졌다.‘이 부문의 실적이 안 좋은데 우리끼리 숨길 것도 없고 얘기하고 반성하자. 이 부분은 잘 되는데 잘 되는 이유를 나눠보자.’는 식으로 토론을 했다. 지금은 경영설명회가 자연스럽게 기업문화가 돼 매년 4번씩 한다. 실적이 안 좋았을 때보다 지금이 효과 만점이다. 결국 투명경영이 이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장 취임 후 3∼4년 정도는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한 시간이었다.4년째 되니 이익도 좀 났다. 그러나 이에 만족할 수 없다. 투명경영을 통해 회사 비전을 보여줘야 직원들이 따라온다. 직원들이 떠나지 않는 회사만이 희망이 있는 회사다. ●등산 통해 도전정신·끈기 길러 -지난 3년여간 백두대간을 종주한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경영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산을 타게 된 것은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던 98년. 하루종일 회의에 시달리다가 머리를 식히러 공원 등에서 매일 1시간씩 산보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99년 들어 남산·북한산 등을 타면서 ‘회사 식구만 200명이 넘는데 회사가 잘못되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회사를 살리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어려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53세의 나이에 백두대간 종주를 타깃으로 삼았다. 내 스스로 도전해서 이기지 못하면 직원들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출판인산악회가 백두대간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을 시작했다. 속리산 등을 헤매며 동계훈련을 끝내고 2000년 3월 소백산에서 첫 등정에 나섰다.3년3개월간 매월 한번씩 탔는데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하루 18시간 걷기도 했고 죽을 뻔한 고비도 많이 넘겼지만 종주를 끝내니 뿌듯했다. 당시 직원들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백두대간은 끝났지만 또다시 시작이다. 뭔가를 이뤘다고 해서 멈추면 안 된다. 변화와 도전을 위해 또 걷자, 또 오르자.’고 썼다. 매년 2번씩 직원들과 산을 탄다. 최근에는 설악산에서 분기설명회를 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끈기를 기르기 위한 교육에 따라와줘 고마울 뿐이다. -조직의 리더는 ‘페이스메이커’다. 돌격할 때도 있고 1보 전진했다가 2보 후퇴도 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경영도 좀 쉬면서 영양을 보충하기도 하고, 부상자도 치료해야 한다. 등산하기 전 장비와 식량을 준비하는 것도 경영과 같다.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이 최고 미덕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등산도 경영도 망치고 만다. ●책은 인생의 최고 스승 -책이라는 것은 제일 좋은 선생님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책을 읽는 만큼,‘평생교육을 통한 자아실현’이 우리 회사의 모토다.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초·중·고 학습물을 비롯, 유치·유아 부문의 교재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레고 등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학습물도 만들고 있다. 중등 온라인교육 및 전자사전 시장에도 뛰어들었으며, 토익·토플 등 성인 영어교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랜 전통의 백과사전도 야생화 및 한국의 산, 세계의 문화유산 등을 가다듬어 펴내려고 한다. 일본의 대형 종합출판사를 벤치마킹해 임신·출산·육아 및 실버 관련 출판물도 기획해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는 기존제품 대비 신상품 비율이 95대 5 정도였지만 내년에는 85대 15로 만든 뒤 2007년 7대 3,2009년 6대 4 정도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최태경 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카리스마 최’로 불린다는 최태경 사장을 만나 보니 나이에 비해 동안(童顔)인 데다가 캐주얼한 의상, 부드러운 눈웃음에 깜짝 놀랐다.‘고상한’ 출판사 사장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도 잠시, 다양한 계열사를 돌며 쌓은 경험과 백두대간 종주 등의 인생 스토리에서 관록이 묻어나왔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에서의 한차례 ‘외도’를 제외하고 줄곧 두산그룹을 지켜온 최 사장. 지난 6년간 책과 등산에 관심을 쏟아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고 했다. 주중 야근은 물론, 주말·휴일에도 나와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회사가 생기있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자랑한다. 대학교수인 아내가 미국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어 2년째 떨어져 살고 있지만, 영문학 전공인 아내의 교육컨설팅이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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