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런던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 투자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 일자리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 평양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 초등학교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862
  • 21세기 노라가 던진 충격

    21세기 노라가 던진 충격

    1879년 초연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일대 사건이었다.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주인공 ‘노라’가 인형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마침내 문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과 120여년 전의 일이다. 남녀평등 운운하는 자체가 촌스러운 언행으로 치부되는 요즘, 과연 더이상 노라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38)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반박한다. 새달 8∼1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인형의 집-노라’는 “19세기말과 지금 상황은 다르지 않으며, 남녀가 동등해졌다고 여기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그의 신념이 또렷이 담긴 작품이다. 독일 샤우뷔네극단을 이끄는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는 현재 유럽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 명망높은 아비뇽페스티벌은 지난해 30대 후반에 불과한 그에게 객원 디렉터의 자리를 내주고, 그의 작품 4편을 상영하는 극진한 대접을 해줬다. 유럽 연극전통의 맥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그의 연출 스타일은 ‘인형의 집-노라’에서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현대의 보보스족으로 변신한 노라 부부의 집은 디자이너 브랜드 가구들로 꾸며진 세련된 아파트. 노라 역시 훨씬 강하고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감미로운 팝과 록음악의 뒤섞임, 강렬한 조명, 빠른 무대전환이 젊은 연출가 특유의 에너지를 물씬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결말 부분. 집을 뛰쳐나가는 대신 노라가 선택한 길은 역대 ‘인형의 집’공연중 가장 충격적이다. 그래서일까.‘인형의 집-노라’는 2003년 초연 이후 베를린 연극제, 아비뇽 페스티벌, 런던 바비칸 센터 등 세계 유명 축제에 앞다퉈 초청됐다. 노라역의 배우 안네 티스머도 주목하자. 얼마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초청작 ‘리퀘스트 콘서트’에서 현대인의 고독한 일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열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다.3만∼7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월드컵공원은 ‘생태계 보고’

    월드컵공원은 ‘생태계 보고’

    국내에서는 아직 이름조차 정해지지 않은 희귀식물이 발견되는 등 쓰레기산 난지도가 월드컵공원으로 거듭난 지 3년만에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변했다. 서울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는 30일 지난해 3월부터 1년동안 월드컵공원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한 결과, 전년에 비해 12종이 늘어난 482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식물 분포에서는 벼과가 92종으로 가장 많았고 사방김의털(가칭)과 곧은털비름(가칭) 등 자생식물 2종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서울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야고·울산도깨비바늘·금창초·봄망초 등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난대성 식물 12종도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생조류는 34과 70종이 발견돼 2003년(30과 53종)에 비해 종 수가 크게 늘어났다. 소쩍새·수리부엉이·쇠부엉이 등 3종의 천연기념물도 새로 발견됐다. 9과 11종이 발견된 양서·파충류 중에서는 환경부 지정 보호 야생동물인 맹꽁이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어류(7과 8종) 가운데는 난지천공원 오리연못 주변에 송사리가 서식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포유류(8과 10종)는 땃쥐·멧밭쥐 등이 새로 발견됐으며 서울 인근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멧돼지·족제비·너구리 등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10월 억새축제 기간 중에도 출현한 멧돼지는 발자국 등 유입경로를 추적한 결과 고양시 대덕산에 서식하는 멧돼지가 월드컵공원으로 수시 왕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71과 279종이 발견된 곤충류는 2003년(51과 233종)보다 종 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사향제비나비·담흑부전나비·굵은줄나비 등 3종의 나비가 새로 관찰됐다. 이번 조사에서 새로 추가된 분야인 무척추동물로는 실지렁이·꼬마줄날도래 등 25과 27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원 관계자는 “월드컵공원 생태계 복원은 외국에도 널리 알려졌다.”면서 “지난 3월에는 영국의 2012년 런던올림픽 유치위원들이 월드컵공원의 생태복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월드컵공원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난지도에 흙을 덮고 식물을 심어 지난 2002년 5월 환경생태공원으로 개장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지난해 발표된 국내 100대 부호 명단에는 6명의 허씨가 포함됐다. 허창수(57) GS회장이 3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정수(55) GS네오텍 사장이 2530억원,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1700억원, 허완구(69) 승산회장이 1510억원,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13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 가운데 하나인 김해 허씨 문중인 이들은 경남 진주의 만석꾼인 고 허만정씨 자손들이다. 허씨가는 지난 세월 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LG에서 분리, 재계 7위 규모의 GS그룹을 출범시키며 재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GS그룹은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족 회사들을 계열로 편입시키며 무려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기준 자산규모는 18조 7200억원으로 한화(16조 2200억원), 두산(9조 7300억원) 등 전통을 자랑하는 그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허씨의 핵, 허준구 일가 수백년간 이어졌던 구씨와 허씨의 관계를 ‘인척’에서 동업관계로 바꾼 사람은 고 허준구 회장이다.1946년 초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6촌)인 고 허만정씨가 3남인 준구(작고)씨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자금을 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은 귀족적인 용모의 일본 간토중학교(5년제) 출신 사돈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당시 허만정씨가 내놓은 자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씨가는 이후에도 고향마을(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의 땅을 처분한 돈으로 계속 출자를 했다. 이른바 해방정국의 ‘벤처캐피털’인 셈인데 허씨의 투자는 59년 만에 18조원이 넘는 자산으로 돌아왔으니 ‘대박’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허준구 회장은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던 락희화학의 영업담당 이사로 발을 디뎠는데 당시 공장에서 고생하던 구자경 이사를 부산 시내로 불러내 술을 사 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내가 ‘비어홀’이라는 곳을 처음 가 본 것은 준구씨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금성사 상무를 거쳐 62년 금성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71∼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사장,84∼95년 금성전선 회장 등을 지내며 LG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구인회 회장은 68년 그룹체제를 출범시키며 허 회장에게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69년 락희화학이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한 것도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허 회장의 ‘숨은 공로’다. 77년 하루 480㎜의 폭우가 쏟아져 금성전선 안양공장이 2m 가까이 침수됐을 때 허 회장은 예비군복에 장화를 신고 물속을 헤치고 다니며 공장 복구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밤낮없이 꼬박 두달동안 계속된 복구작업끝에 안양공장은 주변 공장 중에서 가장 빨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02년 7월29일 허 회장이 세상을 뜨자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구씨들은 ‘5일장’ 내내 자리를 지키며 ‘사돈이자 동지’였던 허 회장의 타계를 안타까워했다. 허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장녀 위숙(77)씨와의 사이에서 5명(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고려대 동문인 데다 대부분 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특히 창수·정수·진수씨는 학과(경영학과)까지 똑같다. ●항상 공부하는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건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77년 그룹 기조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했다.79년 럭키금성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콩지사, 도쿄지사 등 해외근무를 오래하며 영어와 일어 실력을 쌓았다.88년 럭키금성상사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89년에는 LG화학 부사장을 지냈고 92년부터는 LG산전(현 LS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고 2002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준비해왔다. 허 회장은 첨단제품과 해외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도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경제전문지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2002년 LG건설 회장을 맡으면서 ‘건설부흥’,‘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의 경제잡지에 나온 일본 건설회사의 현황 기사를 번역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영국 건설산업의 혁신전략과 성공사례’ 등을 필독서로 권유했다. 허 회장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허 회장은 조깅, 등산 등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위해 ‘만보기’를 직접 사줄 정도로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골프는 80대 중반 실력이지만 라운딩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늘 구본무 회장 한발 뒤에 섰던 허 회장은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 한 코스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도 없이 걸어서 다닌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을 지닌 데다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첨단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대에서는 LG와 겹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슈퍼루키’ GS그룹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어느 쪽에서 터져나올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허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부인 이주영(53)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26)씨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올 초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입사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먼 훗날에는 윤홍씨가 허씨가의 대표로 그룹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홍씨는 조만간 누나(윤영·29)가 공부중인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MBA 코스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경영을 책임지는 동생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55)씨는 GS네오텍(전 LG기공) 지분 100%를 보유하며 사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사장은 90년대 LG전자에서 상무로 일하다 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당시 LG는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하면서 구씨와 허씨 한 명씩을 분가시키기로 했는데 구씨 쪽에서는 고 구정회씨 아들인 구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을 갖고 독립했고 허씨쪽 대표로 허 회장이 LG기공을 맡았다. 교환기 설치 및 부가통신공사, 유무선 통신케이블 및 전송공사, 전기전력 및 산업 플랜트 공사, 정보통신 및 인터넷사업을 영위중인 GS네오텍은 지난해 수주 2700억원에 매출 2250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냈다. 최근에는 반도체,LCD 공장에 필수적인 ‘클린룸’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인 한영숙(51)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철홍(26)씨는 GS홀딩스 지분 1.26%를 갖고 있는데 ‘홍’자 돌림 3세 가운데 가장 많다.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주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일했다.2000년에는 LG전자 중국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생산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2003년에는 발전회사인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GS가 LG에서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LG는 LG에너지 지분을 GS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부인 이영아(47)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본부장으로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고려대 ‘역도부’에서 활동했다. 허 부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부인 노경선(45)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국방장관은 ‘12·12사태’때 국방장관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은 뒤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코스를 밟았다. 이후 콘티넨탈은행, 어빙은행 등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법인 상무보 등 2002년까지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 현지 법인인 ‘충칭GS쇼핑’ 설립을 주도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바로 위 형인 허명수 부사장과 함께 골프실력이 재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싱글’ 수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프로 못지않다. 부인 이지원(43)씨는 이한동(71) 전 국무총리의 장녀. 한때 대권 후보로까지 나섰던 이 전 총리는 현재 법무법인 남명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데 아들 이용모(41)씨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남가의 화려한 혼맥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보성전문 법학과 출신의 허 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전무, 삼성물산 사장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57년 삼양통상을 설립, 독립했다. 야구공·글러브와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2121억원의 매출에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양통상은 또 수입담배, 골프용품, 윤활유 판매 등을 맡고 있는 삼양인터내셔널과 보헌개발, 경원건설 등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허 회장은 권투협회장, 대한체육회장, 프로골프협회장, 골프장협회장,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 회장 등 체육계와 남다른 인연을 쌓았는데 생전에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삼양통상은 허 회장이 99년 사망한 뒤 장남인 허남각(67)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68)씨다. 허 회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상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친 뒤 63년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을 지낼 정도로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장손’ 자격으로 올 초 허창수 회장의 전남 여수 GS칼텍스 사업장 방문을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의 장녀 정윤(34)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37)씨와 결혼했고 아들 준홍(30)씨는 올해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연결된다. 의선씨가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가 되기 때문이다. 장녀 허영자(65)씨는 벽산그룹 김희철(68)회장과 결혼, 김성식(38) 벽산 사장, 김찬식(36) 벽산 상무 등 3형제를 낳았다. 차남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허 회장은 미국 셰브론 리서치사의 연구원을 거쳐 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33년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최초로 휘발유에 브랜드(테크론)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 세계 정유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혁신을 추구했다. 도시가스, 전력,LNG 등 사업다각화와 대규모 시설투자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설립,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6단으로 바둑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01년부터 한국기원(총재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사장을 맡고 있다.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신설해 바둑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젊은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김선집(86) 전 동양물산 회장의 장녀인 부인 김자경(60)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는데 막내딸 지영(25)씨는 이병무(64)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34)씨와 결혼했다. 3남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삼양통상과 나이키의 합작사였던 한국나이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골프연맹 부회장, 영국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 정회원으로 골프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사촌 동생(명수·태수)들에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자랑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부인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인 김영자(55)씨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외동딸 유정(31)씨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1)씨와 결혼시켜 또 한번 화제를 뿌렸다. 삼양통상은 지난해 류근일(67) 전 조선일보 주필을 사외이사로 선임, 조선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남각·동수·광수 3형제는 GS타워 인근에 ‘삼정빌딩’을 갖고 있는데 삼양통상 본사가 입주해 있다. 삼정은 3형제가 돈을 모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3형제는 또 삼양통상 지분 17%,4.5%,3.1%를 나눠 갖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준홍(34)씨, 허동수 회장의 아들 세홍(36)·자홍(33)씨,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28)씨도 각각 11%,1.7%,0.8%,1.7%를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준홍·세홍·자홍·서홍씨가 각각 37%,33%,11%,7.5%를 갖고 있어 사실상 2세들이 소유하고 있다. 차녀 허영숙(53)씨의 남편은 유명한 소설가인 윤후명(59·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이다. 윤씨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문학상(여우사냥), 이상문학상(하얀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연세대 강사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소설대학 학장도 역임했다. ●LG의 창업공신 허학구·신구가 고 허만정씨는 8형제 가운데 허준구씨의 경영수업을 사돈에게 부탁했는데 이후 준구씨의 형인 고 허학구씨와 동생 허신구(76) GS리테일 명예회장도 LG경영에 뛰어들었다. 학구씨는 고향마을을 지키다 51년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락희화학에 들어갔다. 부산 범일동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사업진출을 서두르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학구씨를 불러들여 아들 자경씨와 함께 공장업무를 맡겼다. 이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둘은 공장이 완공돼 빗, 칫솔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군용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며 현장 노동자처럼 일했다고 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당시 함께 고생한 학구씨와 그의 자형인 이연두씨 등 ‘지킴이 삼총사’가 일은 물론 술로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학구씨는 6척 장신으로 경기고보 시절부터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친(허만정)이 공부해야 한다며 진주고보로 전학을 시켰다. 하지만 진주고보에서도 농구를 시키려고 하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학구씨는 LG전선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70년 구자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구씨는 최필선(89)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는데 장남 전수(61)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로닉스 회장을 맡고 있다. 새로닉스는 고 허학구 회장이 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을 생산하다 최근에는 LCD백라이트 부품인 도광판과 브라운관 전자총 부품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부산대 상대를 나와 해운회사인 ‘조선통운’에 근무하던 시절 사돈어른인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름을 받고 락희화학의 서울사무소 일을 맡았다. 허 명예회장은 처음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며 사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자네 뒷조사는 다했다. 그만하면 일 하겠더라.”며 서울행 기차표를 쥐어주는 사돈의 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허 명예회장은 이후 동남아 출장에서 ‘합성세제’ 아이디어를 얻어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74)씨와 2남2녀를 뒀다. 장남 경수(48)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코스모화학 등을 주력으로 한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앤홀딩스,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코스모레저, 드림스포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산업이 2003년 이산화티타늄 독점공급업체인 ‘한국지탄공업’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허 회장은 LG전자에서 이사로 잠시 일하다 87년 코스모산업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허연수(44)씨는 GS리테일 상무로 삼촌인 허승조(55) 사장을 보필하고 있다. 보성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87년 LG에 입사한 허 상무는 LG상사 싱가포르법인장을 끝으로 상사를 떠나 2002년부터 LG유통(GS리테일)에서 일해 왔다. ●고향이름을 딴 승산가 허완구(69) 승산 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이미 LG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형님들이 너무 많아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대왕육운은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허 회장은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 부위원장과 민속씨름협회장 등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버지 허만정씨가 1925년에 설립한 진주여고(일신여고)에 100억원을 쾌척, 교사를 새로 짓는 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남 허용수(37) 승산 사장은 보성고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마치고 뉴욕 및 홍콩 CS 퍼스트 보스턴 투자증권에서 일했다.98∼99년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LG그룹의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승산은 허 사장이 58.55%, 여동생인 허인영(33) 승산레저 이사가 18.48%, 허완구 회장이 18.34%, 허 회장 부인 김영자(66)씨가 4.63%를 갖고 있다. 김영자씨는 ‘추일서정’,‘와사등’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사업가였던 고 김광균씨의 딸이다.‘매듭공예가’인 김은영(63)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이 동생이다. LG는 친인척 소유의 회사에 물류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수출 관련 물류는 고 구정회씨 둘째 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운영하던 범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범한여행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범한물류는 구자헌씨의 미망인인 조금숙(55)씨가 54%, 아들 구본호씨가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물류회사인 에스엘에스·여수화물, 골프장·호텔사업을 하는 승산레저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내 계열사인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Farwest Steel)의 규모가 훨씬 크다. 허 회장이 91년 인수한 파웨스트스틸은 지난해 2593억원의 매출에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회사인 승산(매출 867억원, 순이익 183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젊은 삼촌’ 3형제 허승효(61)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부터 알토를 이끌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역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GS타워 등의 조명시스템을 설계, 제작했다.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 문화재 조명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허 회장은 서울시 야간경관 개선 공로로 월드컵유공자, 모범시민상 등을 받았다. 그는 한국조명디자이너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매출 311억원, 순이익 20억원을 낸 알토는 허 회장이 36%, 아들 영수(36)·윤수(32)씨가 각각 15%, 동생인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영수씨는 현재 GS리테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은 기업인으로뿐만 아니라 ‘축구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보성고와 연세대 상대, 서울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 회장은 78∼90년 형님 회사인 승산에서 근무한 뒤 90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미디어 유통,CF편집 등을 담당하는 미디아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디아트는 허 회장과 부인 조희숙(56)씨, 딸 서정(29), 아들 준수(28)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은 2000년에는 이동통신용 전력 증폭기, 유무선 통신용 부품 및 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제조하는 ‘인텍웨이브’를 설립,IT업종으로 발을 넓혔다. 인텍웨이브는 LG전자 등을 주 거래처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90∼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97년에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는 선에서 정리했다. 축구계의 ‘야당’으로 불리는 연구소는 이용수, 신문선씨 등이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마치고 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패션본부장, 유통사업부문장, 마트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 LG백화점 사장으로 유통경영을 시작했다.2002년 LG백화점,LG상사 할인점 부문,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되자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 비전을 갖고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한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헬스·미용 전문기업인 ‘왓슨’과 합작으로 ‘GS왓슨스’를 설립, 지난 3월 홍익대에 1호점을 내고 지난 2월에는 코오롱마트를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51)씨와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 ukelvin@seoul.co.kr ■ 허씨의 남다른 축구사랑 GS그룹은 분리되면서 LG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 등 스포츠 가운데 축구를 갖고 나왔다.‘안양LG’는 지난해 3월 ‘FC서울’로 이름을 바꿔 서울 입성에 성공한 뒤 거물 신인 박주영을 잡으면서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의 눈부신 성장에는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의 남다른 축구사랑이 밑거름이 됐다. 98년부터 LG축구단 구단주를 맡은 허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해외출장 중에도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기상황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녹화해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본다고 한다. FC서울은 박주영의 고교(청구고)시절인 2002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비록 박주영이 고려대 진학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입에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끈질기게 박주영측과 고대를 설득, 마침내 대어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이 모교인 고대에 7억원짜리 잔디구장을 기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GS측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허 회장 5형제가 모두 고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와 깊은 인연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주영의 유니폼에 광고를 하고 있는 GS건설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광고효과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S리테일이 실시한 ‘박주영 경기 보러 가자.’라는 이벤트에는 3만 6000여명이 응모하는 대성황을 이뤘다.GS는 지난 5월10일 열린 ‘GS출범 이벤트’ 추첨자로 박주영을 내세우는 등 박주영을 그룹의 ‘얼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으로 연세대, 서울은행, 영국 아스날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허승표 인텍웨이브 회장은 축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97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 데 이어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축구계 개혁에 힘쓰고 있는데 경쟁 상대인 정몽준 회장이 조카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동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사돈간의 ‘정리’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막지 못한 것이다. 허씨들은 축구 외에도 아이스하키, 골프, 역도,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S 관계자는 “허씨들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데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허씨 3세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여자들도 열성 축구팬이 많다. ukelvin@seoul.co.kr ■ 계열사의 핵심인맥 GS그룹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하다는 오너 허씨 일가에 이어 각 계열사 CEO도 재무통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18조원이 넘는 그룹 자산을 관리, 운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서경석(58) GS홀딩스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서울대법대 4학년이던 70년 행정고시 9회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세제국, 국세심판소 조정실장, 간접세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상임심판관, 주 일본 대사관 재무관 등을 역임하고 91년 LG그룹 회장실 재경 상임고문으로 옮겼다. 서 사장은 공직에서 쌓은 재무 경력을 바탕으로 LG에서도 회장실 재무팀장, 전략개발사업단 운영본부장,LG투자신탁운용 사장,LG종금 사장, 극동도시가스 사장,LG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허창수 회장이 서 사장을 GS그룹으로 영입한 것도 그의 회계·재무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말길(62) GS홈쇼핑 부회장 역시 재무통이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를 거쳐 회장실의 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했다.89년 LG유통(GS리테일) 전무로 부임, 유통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5년 LG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돌려 놓은 뒤 지난해 LG홈쇼핑으로 옮겼다. 김갑렬(57)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74년 LG화학 입사 후 LG상사 등을 거쳐 93년부터 96년까지 LG건설 재경 담당을 역임했다. 이후 LG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부상했다.2002년 허 회장과 함께 LG건설로 옮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2010년까지 양과 질에서 국내 1위 건설회사로 만들겠다.”던 약속대로 2002년 3조 6000억원이던 수주액을 2003년 5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키워냈고 올해 6조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완경(51) GS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도 선린상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거쳐 79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해 왔다.LG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서경석 사장과 함께 ‘LG증권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GS홀딩스 재무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심재혁(58) 한무개발 사장은 연세대 상대,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LG그룹 홍보팀장을 거쳤다. 인터컨티넨탈을 국내 최고 수준 호텔로 키워내 재계의 대표적인 ‘홍보맨 CEO’로 꼽힌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장영섭 연합뉴스 사장 로이터 방문

    장영섭(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사장은 26일 영국 런던에서 로이터그룹 CEO 톰 글로서를 만나 미디어산업에 대한 견해를 나누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는 1997년 로이터와 서비스 계약을 중단했으나 지난해 9월 계약을 재개했다.
  • “美, 테러전 빌미 인권악화 주도”

    |런던 연합|런던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25일 고문에 대한 절대적 반대를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이 전세계 인권에 대한 존중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131개국의 인권실태를 담은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전세계 인권상황을 악화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비난했다.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에 대해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총체적인 인권침해를 자행한 것은 저항세력의 인권유린과 다를 것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아이린 칸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최강대국이 법치와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 대해 인권유린 면허를 발급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앰네스티는 또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정치적 범죄를 이유로 주민들이 투옥되고 고문과 처형이 자행됐으며 기본적 인권이 부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권의 가장 심각한 실패는 주민의 ‘먹을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 ‘무능력’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어린이와 도시 주민들, 특히 북부 지방 주민들 사이에서 만성적인 영양실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세상에 이런일이]브레인 서바이벌 다운로드

    |런던 AFP 연합|21세기 중반이 되면 컴퓨터 기술 발달로 슈퍼컴퓨터에서 뇌를 ‘다운로드’ 받아 죽음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영국의 한 저명 미래학자가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는 지난 22일 “2050년이면 컴퓨터에서 ‘정신’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영국 최대 통신그룹 브리티시텔레콤(BT)의 미래학 팀장인 이안 피어슨의 예측을 보도했다. 피어슨은 이같은 기술이 초기에는 매우 비싸 “널리 보급될 2075∼80년 전까지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컴퓨터가 감정을 느끼는 단계로까지 기술이 진보해 탑승자들보다 충돌사고를 더 두려워하도록 프로그래밍된 항공기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피어슨은 이러한 예측이 황당무계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현재의 컴퓨터 기술 발달 속도와 수준을 놓고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이 바로 이전 모델에 비해 35배나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며 인간두뇌의 1%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예를 들며 기술 진보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 [문화마당] 서울도서전 더 알차게 준비를/강주헌 펍헙에이전시 대표·번역가

    고은, 김광규, 김영하, 오정희, 조정래, 황석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 장 보드리야르, 루이스 세풀베다. 마거릿 드래블…. 모두가 우리 귀에 그런대로 익숙한 이름들이다. 지난 24일부터 ‘평화를 위한 글쓰기’라는 주제로 시작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한 작가들이다. 2005년은 출판계만이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뜻있는 해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빈국이기 때문이다. 그 행사의 일환으로 이미 적잖은 작가가 독일을 찾아가 낭송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6월3일부터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코엑스 1층에서 열린다.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의 의미 중 하나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을 위한 교두보 구축’이다. 무슨 뜻인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위한 예행연습이라 이해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말과는 달리 구체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지난 2월 한 잡지사에서 3월13일부터 시작하는 런던 국제도서전과 관련한 글을 의뢰받았다. 런던 도서전에 참가한 경험도 있었지만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 런던 도서전의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도서전이 열리는 사흘동안 어떤 내용을 주제로 어떤 행사가 준비되고, 연사가 누구이며, 어떤 출판사들이 참석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런던 도서전의 주최측과 접촉하지 않고 홈페이지에 실린 정보만으로도 그에 대한 글을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서울 국제도서전의 공식 홈페이지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썰렁하다’. 우리가 정말로 인터넷 강국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한 마디로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실질적인 정보가 전혀 없다. 도서전에 참여하는 우리 출판사의 명단은 나열되어 있지만 해외출판사의 명단은 없다. 그래도 명색이 국제도서전이잖은가! 더구나 부대행사로 세미나가 있다는 안내는 있지만 행사시간표는 아직도 ‘준비중’이다. 해외출판인, 해외 유명 북아티스트를 초청해 세미나를 갖는다고 말하지만 누가 강연을 하는지, 몇 시에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고인쇄를 체험하고, 작가와 사진을 찍는 행사도 있는 모양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그야말로 아무 때나 도서전에 들러서 재수 좋으면 고인쇄도 체험할 수 있고, 작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식이다. 영문사이트는 더 심하다. 해외 참가자를 위한 안내란마저 ‘coming soon‘이다. 이제 2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위한 예행연습이라 했으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살짝 돌아보자. 곳곳에서, 작은 공간에서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여기에서도 서울도서전은 또다른 아쉬움을 준다. 올해에는 2주일의 간격을 두고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이 열렸으니 이 기회를 살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앞에 나열한 해외작가들을 초빙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만약 서울국제문학포럼과 연계했더라면, 달리 말해서 서울도서전의 시기를 문학포럼의 시기에 맞춰 10일만 앞당겼더라면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을 도서전 내에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구나 혜경궁 홍씨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레드 퀸’을 쓴 마거릿 드래블도 왔는데 말이다. 그랬더라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조금도 부럽지 않았을 것이고 오히려 더 알찬 도서전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물론 주최자는 다르지만 두 행사의 주체들은 하나의 공통점에서 만난다. 바로 ‘책’이라는 공통점이다.‘책’을 통하지 않고 작가는 존재할 수 없다. 국내작가들에게나 해외작가들에게나 출판은 그들의 존재를 있게 해준 매개체인데 그들이 도서전을 위해 약간의 시간조차 할애하지 못했을까? 요컨대 도서전 주최측이 애초부터 문학포럼의 주최측과 서로 긴밀히 접촉하며 협조를 요청했더라면 서울도서전은 더 빛났을 것이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주빈국으로 주최해야 할 행사들을 미리 연습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을 텐데 말이다. 강주헌 펍헙에이전시 대표·번역가
  • [혁신 공기업 탐방] ⑨김종민 한국관광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⑨김종민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관광공사 임직원들은 사내에서 ‘관광’이라는 단어를 무심코 썼다가는 김종민 사장으로부터 혼쭐이 난다. 관광 뒤에 ‘산업’을 붙여 ‘관광산업’이라고 부르지 않은 탓이다. 종전의 관광 마인드로는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도 활성화시킬 수 없다는 김 사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김 사장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광산업은 과학과 기술, 통계가 뒷받침되는 대표적인 지식기반형 3차산업”이라면서 “공사도 이같은 시류에 맞게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체질개선 방안으로 TT와 3R 프로젝트, 공사의 이미지통합(CI), 조직 슬림화를 제시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김 사장을 만나 혁신방안 등을 들어봤다. ▶TT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관광은 고용없는 성장시대의 대체 성장 동력이다. 관광이 ‘관광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려면 이에 맞는 과학, 기술, 통계 등의 기법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예측가능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해야 할 일과 갖추어야 할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다. 이 때문에 관광도 정보기술(IT) 등과 마찬가지로 관광기술(TT·Tourism Technology) 이라는 개념으로 국가 경제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삼자는 것이다. 관광전문가로서 한국관광공사를 맡게 됐는데. -공사는 지난 1962년에 설립됐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막 시작되던 해다. 그때는 달러가 절실한 때였다. 공사는 당시 어떻게해서든 달러를 벌어야 했고, 나름대로 역할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브랜드 마케팅 시대다. 한국관광공사의 브랜드가 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패가 좌우된다. 이 때문에 최근 기업이미지통합(CI)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또 공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무교동 10번지를 민주정치 본산으로 일컬어지는 런던의 다우닝 10번지에 필적할 만한 세계 최고의 관광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직을 확 바꿔놓고 있는데 개편 방향을 설명해 달라. -우선 조직의 기동화가 필요하다. 결재라인이 단축되면 민첩해질 수 있다. 복잡한 결재구조를 3단계로 축소할 예정이다. 또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계획이다. 사업실명제 등을 도입해 누가 어떤 사업을 추진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원부서와 집행부서도 분명하게 구분하겠다. 지금까지 지원부서와 집행부서간 구분이 없다 보니까 전문화가 떨어졌다고 본다. 본부장들로부터는 사표를,1급 이상 간부들로부터는 거취 포기각서를 받았다고 들었다. -공사는 최근 몇 년 동안 경영평가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왔다. 취임 전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공사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고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해 왔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우선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1급 이상 간부들한테 거취 포기각서를 요구했고, 간부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이를 수락했다. 공사 체질개선을 위한 ‘3R’ 프로젝트를 설명해 달라. -3R 프로젝트는 공사 창립 이래 사장이 처음으로 팀장을 맡아 추진하는 전사적 경영혁신프로젝트다.3R는 관광산업 및 공사 이미지 개선(Renewal), 경영관리 혁신(Reform), 관광공사 서비스 및 시설 혁신 (Renovation) 등 3개 혁신분야를 총칭하는 것이다. 공사 창립일인 6월26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공사가 주력하는 사업은 뭔가. -향후 공사의 사업은 관광산업 패러다임과 구조개편 차원에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공사는 외래관광객 유치, 국민관광 활성화, 관광지 개발, 관광인력 양성, 그리고 이러한 사업들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면세점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유기적으로 서로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국내 관광산업 기반이 단단하지 못해 어느 단계까지는 공사의 역할이 모든 분야에 관여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각 사업들의 경중은 당연히 있을 것이지만, 이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공사가 외래 관광객 유치업무에 치중하여 왔지만, 해외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는 관광수지 적자개선과 해외관광객을 통한 국가 이미지 홍보라는 측면에서는 내국인 대상의 또 다른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사의 성과평가시스템도 궁금하다. -평가는 보상하거나 벌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잘한 것은 더욱 강화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자는 취지로 하는 것이다. 진흥·홍보 사업을 하는 공사로서 계량화된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계량화시키지 않으면 목표달성의 측정이 어렵고 또한 관리할 수도 없다. 그래서 공사의 성과는 가능하면 최대한 계량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평가기준의 객관성이 부족하면 직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른 인사나 성과보상에 대해서도 공정성을 의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문화가 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역동적으로 바꿀 계획은 있나. -외부에서는 최근 공사가 각종 평가결과가 저조하고 자체 경영혁신의 성과가 미흡해 기업문화가 침체되어 있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취임해 보니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다. 직원들 대부분이 혁신의지가 강하고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직원들의 이러한 열의를 발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못한 것 같다. 직원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들을 지원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다져나갈 생각이다. 노·사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다. -최고경영자의 입장에서 노조를 대등하게 인정하고, 건전한 비판은 당당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경영자로서 일에 대한 욕심으로 집중하다 보면 혹은 판단이 틀리거나 균형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 노조에서 견제자 역할을 해 주기를 오히려 바란다. 지난 4월19일 전사적 경영혁신을 위해 조직된 3R 프로젝트팀에는 노조 간부들도 팀원으로 기꺼이 참여해 줬다. 건전한 노사 관계는 이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김종민 사장은 누구 김종민 사장은 관광산업과 국제행사 전문가다. 지난 4월1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했을 때 내부에서는 “공사 최초로 관광전문가가 사장으로 왔다.”고 반겼을 정도다. 문화체육부 차관과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데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감을 반영한 표현이다. 이를 반영하듯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관광기술(TT·Tourism Technology)’을 공사의 핵심역량으로 삼아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가 국제행사 전문가로 불리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박세직 전 조직위원장의 비서실장,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 때는 조직위원장을 각각 맡아 두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도자기엑스포 때는 세계문화행사 사상 최대 인원인 606만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도자기엑스포 행사장 주변 상인들은 행사기간중 3년 6개월치를 벌었을 만큼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는 귀띔이다. 국제도자기협의회(IAC) 레스 매닝 부회장은 “세계지도에 도자기를 마크하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충북 영동(56) ▲경기고·서울대 법대 ▲행시 11회 ▲총무처 서기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파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문화체육부 차관 ▲세계도자기엑스포 조직위원장 ▲경기관광공사 사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강연 좀…” 황우석교수 해외 20여곳서 러브콜

    “강연 좀…” 황우석교수 해외 20여곳서 러브콜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초청 연사로 모시기 위한 해외학회의 구애가 잇따르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22일 “런던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돌아와 e메일을 열어보니 20일 하루에만 해외 학회로부터 20여건의 초청 메일이 들어왔다.”면서 “모든 학회에서 키 노트(Keynote) 스피커로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청받은 학회를 모두 다 가면 연구를 못 할 정도”라면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꼭 필요한 학회만 참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또 “이제부터는 다음 연구 준비를 위해 연구실로 돌아갈 계획”이라면서 “중요한 문제가 상당수 해결된 만큼 이제부터는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상용화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특별히 다음 연구성과 발표를 염두에 두고 연구를 하지는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배아줄기세포연구와 이종(異種)간 장기이식, 광우병 내성소 연구 등의 모든 분야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보내준 관심에 크게 감사하지만 이제부터는 다시 언론 출연을 뒤로 하고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또 다른 연구결과 적절한 시점 발표”

    황우석 교수는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또 다른 연구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큰 발표가 계속 이어지면 면역이 생겨 안된다.”며 여유있게 웃었다. 외국과의 공동연구는. -국내 연구진과의 협력이 첫번째다. 그러나 루게릭병처럼 국내 연구진이 거의 없을 경우 연구팀과 협의를 거친 뒤 정부의 지침을 받겠다. 이번 미국 피츠버그 의대팀과의 공동연구도 과학기술부의 지침을 받은 것이다.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해 어떤 소득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제법, 외국 문화 등을 고려해 범정부 차원에서 냉철하게 판단해 주길 바란다. 윤리적 논란이 있는데. -연구성과보다 윤리 검증이 더 어려웠다. 실험 중간중간 국내 최고의 생명윤리학자에게 사안별로 물었고, 그 분이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 실험 방식을 바꿨다. 윤리적 문제에 대한 물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답은 없다. 시대와 사회와 개인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난자 확보가 계속 가능한가. -난자와 같은 기능을 갖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연구기관들이 노력하고 있으나 그 시기는 불분명하다. 난자 확보 분야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담당 팀으로부터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왜 런던에서 발표했나. -서울에서 발표하겠다니까 사이언스에서 엠바고(보도제한) 시간문제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 보건사회 심포지엄으로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그 일정에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잡는 것으로 결정됐다. 얼마전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가 있었는데. -당시 윤리 검증 상태라 부인을 했다. 다행히도 정확도가 떨어졌다. 정확한 보도일 경우 논문심사 과정이 취소돼 그동안 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씨름연맹 첫 여성 부총재 도영심 대사

    씨름연맹 첫 여성 부총재 도영심 대사

    “씨름은 국제적인 스포츠로 커나갈 가능성이 충분한 민속 운동입니다.” 20일 한국씨름연맹 제4차 임시이사회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총재로 선임된 도영심(58)외교통상부 관광·스포츠대사는 “남편이 이제 씨름에까지 손을 뻗치냐고 핀잔을 줬다.”며 밝게 웃었다. 도 대사와 씨름의 인연은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한국방문의 해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전통문화 행사에서 하회별신굿 탈놀이와 함께 민속씨름을 소개했다. 도 대사는 “평소 씨름은 왜 일본의 스모처럼 국제적인 관심을 못 얻는 것일까 궁금해하던 차에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씨름을 떠올리게 됐다.”면서 “영국인들이 건장한 남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다양한 기술로 상대를 넘어뜨리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13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이사장, 국가이미지개발위원장, 유엔 빈곤퇴치재단 이사 등 다양한 명함을 지니고 있는 도 대사는 “씨름은 따로 인프라를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술 전수만 이뤄질 수 있다면 태권도와 같은 국제 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우선 일본, 중국, 몽골 등 씨름과 비슷한 스포츠를 가진 나라들과의 교류 경기 등으로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선수들이 입장할 때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힌다든지 경기 전 탈놀이나 무당굿 등 민속예술을 선보인다든지 하는 노력으로 세계인의 눈길을 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도 대사는 프로팀 해체 등 최근 씨름의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는 “씨름인들은 일단 씨름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대화와 설득으로 서로를 이해시키면서 프로씨름의 발전 전략도 함께 고민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시몬(KBS1 오후 11시30분) 조작된 현실 또는 가상 속에서 인간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즐기는 앤드루 니콜(41) 감독은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주로 영국 런던에서 CF감독으로 경력을 쌓았다. 영화 데뷔작은 직접 시나리오까지 쓴 ‘트루먼 쇼’(1998)가 될 뻔 했지만, 피터 위어 감독에게 넘어갔다. 에단 호크, 우마 서먼, 주드 로가 주연을 맡고, 유전적 우열에 따라 계급이 분류되는 미래를 그린 데뷔작 ‘가타카’(1997)도 이에 못지 않은 호평을 받았다.‘시몬’은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며, 그의 최근작으로는 니컬러스 케이지와 에단 호크가 무기 거래상과 인터폴 수사관역을 맡은 ‘로드 오브 워’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몬’의 타이틀 롤을 맡은 캐나다 출신 모델 레이첼 로버츠는 영화가 개봉될 때까지 영화 크레딧에 이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실력은 있지만, 상복이 없었던 영화감독 빅터 타란스키(알 파치노)는 톱스타 니콜라 앤더슨(위노나 라이더)을 캐스팅, 재기의 의욕을 불태운다. 그러나 촬영 막바지에 앤더슨이 출연을 거부해 영화제작이 무산 위기에 빠진다. 절망에 잠긴 타란스키에게 사이버 여배우 시몬(레이첼 로버츠)을 만들 수 있는 CD-롬이 배달된다. 타란스키는 시몬을 신인 배우인 것처럼 속여 영화를 완성하고, 시몬은 최고 스타로 떠오른다.2002년작.111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조찬 클럽(EBS 오후 1시40분) 존 휴즈(55) 감독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가족 영화나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하다. 가끔 연출도 하지만, 시나리오와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나홀로 집에’나 ‘베토벤’ 시리즈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조찬 클럽’은 초창기 그의 출세작이다. 마틴 신의 아들이자 찰리 신의 형인 에밀리오 에스테베스의 풋풋한 젊은 시절을 확인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무대로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카메라에 담은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 인물은 모두 7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5명이 학생들이다. 토요일 아침, 셔머 고교의 문제아 다섯명은 벌칙으로 등교를 하게 된다. 레슬링 선수인 앤디(에밀리오 에스테베스)는 승부에 집착하는 아버지 때문에 반항기가 다분하다. 존(주드 넬슨)과 부잣집 딸 클레어(몰리 링월드), 앨리슨(알리 시디), 천재 브라이언(앤서니 마이클 홀) 등도 가족관계 등으로 말썽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서로 공감대를 느낀다.1985년작.94분.
  • ‘재경부 인맥’ 또 삼성전자로

    삼성전자가 이건혁(42) 재정경제부 자문관 겸 거시경제팀장을 IR팀 상무로 영입키로 했다. 1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 자문관은 재경부를 떠나 다음달부터 삼성전자 IR팀 상무로 일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IR팀장 역시 재경부 출신인 주우식(46) 전무다. 이 자문관은 “국제통화기금(IMF), 외국 은행권, 관직 등을 거쳤던 만큼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몇달 전 삼성측으로부터 제의가 와 받아들였다.”면서 “금융과 거시경제 등과 관련된 일을 해왔지만 실물쪽 경험은 없어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자문관은 지난 1989년부터 99년까지 IMF에서 아태지역국 조사관·정책개발 및 분석국 조사관·아태지역국 수석조사관을,99년부터 2002년까지 JP모건체이스은행에서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약한 바 있다. 귀국 후에는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냈고 2003년부터 재경부 자문관으로 일했다. 그는 사업가인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단신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명문사립 오크햄고를 졸업하고 런던 스쿨오브이코노믹스에서 경제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삼성은 이에 앞서 지난해 재경부 김병기 기획관리실장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급 연구위원으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곽상용(삼성생명) 상무, 박영민(삼성증권) 상무, 이상묵(삼성금융연구소) 상무 등 재경부 인사들을 꾸준히 영입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인터넷 사용료 60배차

    인터넷 사용료 60배차

    아프리카에서는 인터넷 사용료가 아파트 임대료보다 비싸고, 김치찌개가 유럽으로 건너가면 서울보다 최고 7배 비싼 고급 요리로 둔갑한다. 코트라가 19일 세계 78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의류·식료품·생활필수품 등 116개 품목에 대한 물가를 비교 조사한 ‘세계 주요도시의 생활여건’에 실린 내용이다. 인터넷 1개월 사용료는 케냐 나이로비가 750달러로 가장 비쌌다. 이어 리비아 트리폴리(555달러), 알제리 알제(450달러) 등의 순이었다. 특히 나이로비의 인터넷 사용료는 중급 아파트 월임대료(498달러)보다 50% 이상 비싸다. 아파트 월임대료가 가장 싼 중국 다롄(362달러)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높다. 아파트 월임대료가 가장 높은 도시는 프랑스 파리(5625달러), 홍콩(4844달러), 타이페이(4730달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4301달러) 등이 꼽혔다. 서울의 경우 인터넷 사용료는 51위(28.3달러), 아파트 월임대료는 53위(1415달러)를 기록했다. 김치찌개 가격은 스위스 취리히가 서울(4.72달러,58위)의 7.2배인 34.2달러로 가장 높았다. 덴마크 코펜하겐(26.32달러), 스웨덴 스톡홀름(23.50달러), 이탈리아 밀라노(22.5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김치찌개가 저렴한 도시는 중국 다롄(1.82달러), 베트남 호찌민(3.20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요금의 경우 노르웨이 오슬로가 시내버스 4.84달러, 택시 11.61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는 서울의 시내버스(0.8달러·26위), 택시(1.60달러·38위)에 비해 6∼7배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품목별 최고가 도시는 ▲신문 월구독료, 취리히(60.53달러) ▲영화 관람료, 런던(16.84달러) ▲휴대전화 월기본요금, 오클랜드(84달러) ▲자동차 연보험료, 밀라노(3750달러) 등으로 조사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미경 “해보고 싶은 모든 장르 담아”

    박미경 “해보고 싶은 모든 장르 담아”

    “지난 20년간 선보였던 제 음악을 총 결산하는 의미의 앨범이에요. 그동안 해왔고, 또 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을 모두 담았죠.” 새 앨범을 건네는 그녀의 손에는 힘찬 기운이, 표정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러나왔다. 가수 박미경(40). 그녀가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7집 새 앨범 ‘미키 세븐(Micky Seven)’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다. “쉬다니요. 지난해 4월까지 방송했고, 이후에도 새 앨범 곡을 모으고, 목소리도 가다듬고, 녹음 작업을 계속했죠.” 공백기간을 언급하며 ‘어떻게 쉬며 지냈냐.’고 묻자,“계속 음악 생활을 해왔다.”는 당당한 대답으로 기자를 머쓱하게 만든다. 새 앨범을 보면 우선 겉표지에 큼지막하게 박힌 ‘Micky’란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미키’는 박미경의 미국식 이름.“미국·중국·일본 등 외국 진출을 염두에 둔 거예요. 세계로 눈을 돌리고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제 의지의 표현이죠.” 앨범에는 최근 급변하는 가요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펑키, 유로스타일, 보사노바,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를 관통하는 것은 ‘복고풍’.“앨범 전체의 키워드는 ‘복고’예요.386세대에게는 ‘추억’을,20대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움’을 전해주자는 취지죠.” 타이틀 곡인 ‘섹시 레이디(Sexy Lady)’는 80년대 펑키스타일의 곡.‘Bad Boy’는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80년대 유행했던 ‘롤러 스케이트장’에서 흘러나오던 ‘런던 보이즈’ 음악 같은 유로스타일”의 노래다.‘재회’는 미디움 템포의 보사노바 풍이 흥겹다. 눈에 띄는 곡은 ‘사랑했어요’ 로 김현식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이다.“여지껏 이 명곡이 단 한번도 리메이크 된 적이 없더라고요. 믿겨지세요? 근데 사실이더라고요. 누가 채갈까봐 냉큼 불렀죠.(웃음)” 그녀는 “음악 스타일이 확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소유한 그녀지만, 창법에 변화를 주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 발성 공부도 했단다.“무조건 내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가사를 충실히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가볍게 툭툭 던지듯 노래하지만, 속으로는 무거운 짐을 진 듯자제하면서 불렀죠.” 지난 85년 서울예대 1학년때 ‘강변가요제’를 통해 ‘민들레 홀씨되어’로 데뷔한 그녀는 지난 20년 동안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이유같지 않은 이유’‘이브의 경고’‘아담의 심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꾸준한 인기를 모았다. 비결이 뭘까.“포기 안 하는 거예요. 주위 환경, 경제적 문제 등에 휘둘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는 거죠.” 가수랍시고 노래가 아닌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여러 후배들을 언급하면서,“음악으로 끝장 봐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박미경표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물었다.“시원한 음악”이란다. 노래 전체의 느낌이 아니라 “가사로 대중의 가려운 곳을 제때 긁어주는 노래”라는 것.“그동안 대중의 마음을 대변하는 메시지를 노래에 담으려 노력했어요. 이번 타이틀곡 ‘섹시 레이디’도 ‘섹시함’을 추구하는 여성의 심리를 그리고 있죠.”데뷔 20년을 기념해 올 가을 출시할 베스트 앨범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는 그녀는 이미 다음 8집 앨범 구상까지 마쳤다.“다음엔 ‘R&B 재즈’로 돌아올 거예요. 한국적인 색채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와 가사를 입힐 거예요. 기대되죠?(웃음)” 그녀가 ‘가요계의 디바’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 기자 snk@seoul.co.kr
  • 루게릭병등 공동연구 합의

    |런던 연합|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8일 영국 생명과학계의 거장이자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이안 윌머트 박사와 공동연구에 합의했다. 윌머트 박사가 있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로슬린 연구소를 방문한 황 교수는 지난달 서울대를 찾아 공동연구 의사를 타진한 윌머트 박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동연구를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각각 5명씩의 실무팀을 구성하기로 했으며 연구내용, 지적재산권 등 세부 분야에 대한 추가 협의를 거친 뒤 오는 10월 윌머트 박사가 서울을 방문해 공동연구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윌머트 박사는 지난달 서울대를 방문, 황 교수팀이 보유한 배아줄기세포 기술과 로슬린 연구소의 동물 복제 및 루게릭병 연구성과를 합치면 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며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 [지금 울산에선] “고래도시 세계에 알릴 기회” 축제열기 후끈

    [지금 울산에선] “고래도시 세계에 알릴 기회” 축제열기 후끈

    “고래도시 울산 방문을 환영합니다.”수산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로 꼽히는 IWC(International whaling committee·국제포경위원회) 제 57차 연례회의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래도시 울산에서 오는 27일부터 6월24일까지 열린다. 울산시는 1년 전부터 행사준비 전담팀을 구성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IWC 연례 회의는 세계 각국이 고래자원에 대한 적절한 보존과 관리를 통한 포경산업의 질서있는 발전을 위해 1946년 IWC를 설립한 뒤 해마다 1차례씩 갖는 회의다.1차 회의는 1949년 런던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서 세계 고래정책 방향이 결정된다. 우리나라에서 IWC 연례회의가 열리는 것은 처음인데다 울산으로서는 단독으로 치르는 첫 국제행사다. ●세계 60여개국 정부대표·과학자 집결 울산회의에는 IWC 회원 61개 나라 정부대표와 과학자 각 250여명,NGO 및 언론인 각 150여명 등 모두 6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회의를 주관하는 해양수산부와 개최도시인 울산시는 외교통상부·경찰 등 관련기관과 합동으로 올해 초 대책반을 구성해 행사 전반에 걸쳐 빈틈없는 준비를 하고 있다. 회의기간 외국인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자원 봉사자 250여명이 뒷바라지를 한다. CNN을 비롯해 세계 100여개 언론사 취재진이 회의장인 롯데호텔에 마련되는 프레스센터에서 시시각각 울산 회의소식을 세계로 전한다.6월 20∼24일 공개로 열리는 전체 회의는 한국어로도 동시통역돼 인터넷을 통해 울산시·해양부·국립수산과학원 등의 홈페이지로 링크해 생중계된다. ●반구대 암각화 참가자 필수 방문코스로 울산시는 IWC 회의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 이어 울산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고래류를 비롯해 여러 동물 그림이 새겨져 있는,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외국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시는 회의에 참가하는 모든 외국인들을 반구대 암각화로 안내해 울산 고래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 주말·휴일을 이용해 울산의 주요 산업시설과 문화유적지를 관광할 수 있도록 무료 시티투어버스도 운행한다. IWC 회의와 연계해 제 10회 바다의 날 전국기념식이 오는 31일 장생포동 해양공원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데 이어 6월4일까지 다채로운 바다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고래도시 전통을 잇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고래축제(6월 18∼21일)도 회의기간에 맞추어 준비했다. 김남조 시인을 비롯해 50명의 유명 시인들이 고래를 주제로 쓴 시 50여편을 엮은 ‘고래의 노래’ 시집을 IWC 회의 기념 시집으로 최근 발간했다. 한국어와 영어로 된 이 시집은 IWC 회의 참가자들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다. ●고래도시 울산 국제적 위상 높아질 계기 울산시는 최근 IWC 울산회의 관련 안내책자 초안을 IWC 사무국에 보냈다.IWC측은 초안을 검토한 뒤 회의 및 행사를 울산처럼 다양하게 준비한 도시는 없었다며 울산시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다. 정부와 울산시는 IWC 울산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우리나라와 개최도시 울산의 국제적 위상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울산발전연구원은 IWC 연례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창출효과가 숙박·음식·관광·교통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걸쳐 264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IWC 과학위원회 리셉션, 총회개회식과 ‘IWC인의 날’ 등 주요 행사에 개최도시 대표로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60개가 넘는 세계 주요 국가 정부대표단이 참석하는 공식적인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시장이 울산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포경’‘반포경’ 다툼막기 경비·경호에 신경 정부와 울산시는 IWC 울산 회의기간에 불법포경행위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린피스를 비롯한 국제환경단체의 포경반대운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해경은 IWC 행사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불법 포경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하고 있다. 회의기간 중 포경과 반포경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포경사례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이미지 실추와 더불어 국제적 비난이 쏟아질 것을 어민들도 잘 알기 때문에 불법으로 고래를 잡는 사례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IWC 회의기간 울산에 머물면서 적극적인 포경반대활동을 펼 계획이다. 경찰은 포경을 지지하는 주민·단체와 반포경단체 등과 다툼이 생길 경우에 대비, 각국 대표 숙소와 행사장 주변 등에서 철저한 경호·경비를 한다. 장생포항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포경 재개를 기다리며 IWC 연례 회의 때마다 귀를 귀울여 왔다. 해경 등은 주민들이 포경이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국제분쟁이 생기면 국익에 도움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 그린피스 등에 맞대응하는 등의 불미스러운 사태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울산총회 ‘포경 재개되나’ 세계가 주목 “IWC 울산 회의에서 고래잡이 재개가 결정될 수 있을까?” 고래 관련 전문가 등은 현재 IWC에 가입한 61개 회원국들의 성향 등을 분석해 볼때 올해 울산 회의에서도 포경 재개와 관련된 안건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경 재개와 같은 주요 안건은 IWC총회에서 출석 회원국 4분의3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소렌토 회의때 나타난 각종 안건 투표 결과로 미루어 보면 현재 포경과 반포경을 지지하는 나라는 반반으로 팽팽히 나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IWC 최대 관심사안인 포경허용 안건은 올해 울산 총회에서도 3분의2이상 찬성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회원국 가운데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독일 등은 반포경 강경국가로, 일본·노르웨이·아이슬란드·덴마크·러시아·중국 등은 포경 추진 국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포경 추진을 지지하면서도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는 애매한 위치다. 포경·반포경 진영은 서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포경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국가에 대해서도 계속 회원국 가입을 권유해 꾸준히 세를 불리고 있다. IWC는 1982년 상업포경 일시금지를 결의하면서 고래자원을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한정된 포획량을 산출하는 개정관리방식(RMP)과 이를 엄격한 감시 감독 아래 시행하기 위한 개정관리제도(RMS)를 만든 뒤 포경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포경추진국가들에 따르면 반포경국가 진영에서 개정관리제도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포경 재개를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래 연구 학자 등은 반포경을 주도하는 미국·호주·뉴질랜드 등이 포경을 반대하는 배경에는 고래보호 외에 또다른 목적이 깔려있는 것으로 본다. 반포경을 주장하는 나라들은 주로 축산국가들이며 고래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들이다. 포경이 허용되면 고래고기를 먹는 한국·일본 등으로 육류수출이 줄어드는 데다 앞으로 식량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중국·러시아의 남극 포경 진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울산과 고래-고래새긴 바위등 곳곳 유적 장생포는 대표적 포경항구 고래와 울산과의 인연은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왔다.5000년 전에 그린 각종 고래의 형상이 또렷이 남아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바로 그것. 댐 상류 계곡 넓은 바위 수직 벽면에 범고래·향고래·귀신고래 등 48마리의 각종 고래 그림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물상(物像)과 고래잡이 장면 등이 새겨져 있다.1970년 발견된 이 암각화에 대해 고래 및 암각화 관련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가진 학자들은 세계적으로 가치있는 선사시대 문화재라며 감탄한다. 1962년 천연기념물 126호로 지정된 울산극경회유해면(克鯨廻遊海面)도 고래도시 울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자원이다. 극경(쇠고래)은 해안가에 가깝게 사는 고래로, 암초가 많은 곳에서 귀신같이 나타난다 해서 귀신고래라고도 부른다. 울산 쇠고래 회유 해면은 고래 사냥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를 말한다. 현재 울산 쇠고래 회유 해면이 속해 있는 서부 북태평양과 북대서양 쇠고래는 멸종 위기에 있다. 동부 북태평양 쇠고래는 보호와 감시로 멸종 위기를 벗어난 상태. 상업포경 금지 전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경기지였던 남구 장생포항도 고래 연고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장생포항에는 4층 규모의 고래박물관이 건립돼 오는 31일 문을 연다. 또 박물관 옆에는 고래자원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조사를 할 고래연구센터(국립수산과학원 산하기관)가 곧 착공돼 내년 초 완공된다. 울산시는 이번 IWC 울산회의를 계기로 울산의 도시브랜드를 ‘세계적인 고래도시’로 정해 성가를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래 관련 각종 자원을 활용해 고래테마 관광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울산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고래를 귀엽고 친근한 모습으로 형상화한 ‘해울이’로 정해 지난 3월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마쳤다. 최근 울산시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직접 구경하는 고래생태관광이 가능한지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어업지도선을 이용해 이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두달동안 울산지역 연안을 돌며 고래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한 뒤 관광사업 타당성을 분석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中현대사 관통하는 삶을 소설로”

    최근 국내 출간된 장편소설 ‘굶주린 여자’와 ‘영국 연인’(한길사)의 저자 훙잉(43)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가중 한명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만보가 선정한 10대 인기작가에 뽑힐 만큼 대중적인 명성을 누리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각종 소송이 끊이지 않는 ‘문제작가’이다. 런던대 교수인 남편과 함께 영국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중인 그녀가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다.17일 만난 그는 “나는 소설속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표작 ‘굶주린 여자’는 100% 자전소설이다. 가난한 집 사생아로 태어나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 했던 힘겨운 유년시절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은 문화대혁명과 기아의 시대, 톈안먼사태라는 중국의 첨예한 현대사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있다. 그는 “내 또래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인생 역경과 그런 삶을 살게 했던 왜곡된 시대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소설”이라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개인의 운명과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996년 타이완에서 출판된 ‘굶주린 여자’는 25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3만자가 삭제된 채로 출판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영국 연인’은 촉망받는 영국 청년시인과 중국 여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진한 에로티시즘으로 묘사해 화제를 모은 책. 여주인공을 실존인물에 빗대 음란하게 묘사했다는 죄목(음란죄)으로 4년간의 지루한 법적공방 끝에 향후 100년간 중국내 출판 금지와 공개사과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연구하는 과정의 중간 결산같은 작품”이라며 “성애의 갈망, 즐거움, 사랑하고 사랑받는 권리를 다룬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스스로를 “글쓰는 사람보다는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투리를 섞어가며 맛깔나게 이야기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던 그녀는 유럽 독자들이 자신의 소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루쉰 문학원과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문학수업을 받은 그는 1980년부터 창작을 시작해 ‘굶주린 여자’‘영국연인’‘아난’ 등의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발표했다. 현재 ‘상하이왕’ 3부작을 집필중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지하철 안전시설 외국수준은

    지하철 안전시설 외국수준은

    지하철내 안전시설이 가장 잘 구축돼 있는 나라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 지하철에는 최첨단 안전시설인 승강장 스크린도어(PSD)가 설치돼 있다. 스크린도어는 승객이 지하철 선로에 떨어지거나 뛰어들지 못하도록 승강장과 선로를 투명한 유리로 막아놓은 것이다. 지하철이 도착할 때만 문이 열려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안전사고나 승객의 자살시도를 막기 위해서다. 이같은 스크린도어 시설은 싱가포르 말고도 홍콩과 코펜하겐, 방콕에 설치돼 있다. 파리는 지하철 14호선에만 설치돼 있다. 우리 지하철에는 스크린도어 대신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안전펜스가 넘어지는 것은 어느정도 막을 수는 있지만 승객이 자살하기 위해 지하철로 뛰어드는 것은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다. 서울지하철공사도 조만간 일부 구간에 스크린도어를 시범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안전펜스는 도쿄에 처음 설치됐고, 선진국 가운데 안전펜스가 설치된 것은 뉴욕지하철이 유일하다. 안전펜스는 시민질서가 성숙된 유럽쪽에서는 승객들의 쾌적한 환경과 시각적인 부담감 때문에 환영을 받지 못한다. 또 다른 안전시설로는 전동차 내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시설이 돼 있는 곳은 싱가포르와 파리 지하철이다. 전동차 내에 CCTV가 설치돼 있으면 승무원이 지하철 승강장의 비상사태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동차내 CCTV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은 승강장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하철 승강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 승강장의 CCTV에 대한 활용도는 각국마다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는 감시용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런던에서는 기록으로 유지해 법적 문제에 대한 증거로도 활용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열린세상] 증권시장 소유지배구조와 발전전략/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증권시장의 발달이 경제 발달로 이어진다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이미 잘 연구해 놓았다. 세계 각국이 증권시장의 확충과 활성화에 매진하는 이유다.GDP 대비 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율이 3분의2에 불과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증권시장 확대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로 상장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상장기업 수를 갑자기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세계 14개 증권시장에 동시상장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에는 우리 기업 8개를 포함, 약 460개의 외국기업이 상장되어 있고 그 시가총액은 약 7조달러에 이른다. 우리 증권시장에는 아직 외국 기업이 없는데 중국 기업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 각지에서는 증권시장간의 합종연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2000년에 독일증권거래소는 런던증권거래소와 합병을 시도한 일이 있다. 그러자 스웨덴의 스톡홀름증권거래소가 런던 증권거래소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 증권거래소들도 기업들이 구사하는 경영전략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 증권거래소와의 전략적 제휴, 전종목 교차상장, 해외 자회사 설립, 적대적 M&A 등등이 메뉴에 포함된다. 파리·암스테르담·브뤼셀·리스본 증권거래소는 유로넥스트라는 공통의 거래 플랫폼을 사용한다. 독일증권거래소와 스위스증권거래소는 유렉스라는 선물거래소를 합작으로 운영하며 나스닥은 2000년에 나스닥 재팬을 설립하고 2001년에는 전유럽 전자시장인 이스닥을 인수하였다. 전략적으로는 증권거래소도 주식회사, 나아가 상장회사인 것이 좋다. 회원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재정과 지배구조를 갖추면 임직원들도 스톡옵션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증권거래소가 기업들에 공개와 상장을 권하던 이유와 똑같은 이유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주식회사화는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졌다. 1962년 4월11일에서 1963년 5월3일 사이의 짧은 시기였는데, 주식회사였던 한국증권거래소는 일부 지배주주가 개입된 과도한 주가조작 사건으로 다시 회원들의 공영제 조직으로 개편된 일이 있다.1993년에 스톡홀름증권거래소가,1995년에는 헬싱키증권거래소가,1996년에는 코펜하겐증권거래소가, 그리고 1997년에는 암스테르담증권거래소와 이탈리아증권거래소가 각각 주식회사화하였다. 호주증권거래소도 1998년에 주식회사화하였다.2001년에는 런던 증권거래소·독일증권거래소·유로넥스트가 각각 기업공개(IPO)를 완료했다. 기업들도 자본시장의 이런 조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제학자들의 새로운 가설에 의하면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엄격한 지배구조 요건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 공부하기 어려운 외국의 명문대학을 찾아가 비싼 비용을 들이고 고생하고 졸업함으로써 몸값을 높이듯이 기업도 어려운 시장에 상장해서 투자자들로부터 모범생 평가를 받고자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2003년에 아예 시장을 양분해서 기업 지배구조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갖추어야 하는 프라임시장과 보통시장으로 나누었다. 선택은 기업의 몫인데 프라임시장에서는 미국이나 국제 회계기준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양 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350대469이다. 브라질은 시장을 3단계로 나누었다. 가장 높은 단계의 시장에서는 증권집단소송과 유사한 제도도 있다. 증권시장의 분리는 우리도 한번 검토해 봄직하다. 일부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제적인 수준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다. 요는 기업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시장을 선택하기 쉽게 해주자는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기업·증권시장 할 것 없이 선택과 자율규제의 시대에 들어섰고 M&A전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열중하고 있다. 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