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연쇄폭탄테러 이모저모] 하마스·헤즈볼라도 비난…각국 경계 강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균미기자|세계 각국은 런던 연쇄 테러 직후 대테러 경계수위를 높이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은 런던 테러를 야만스럽고 비열한 행위라고 일제히 규탄하면서 전세계적인 대테러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美 테러 경보 ‘오렌지´로 격상
9·11 뉴욕 테러의 악몽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 미국은 7일 런던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하자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대도시를 비롯한 전국이 긴장에 휩싸였다. 미 정부는 철도와 지하철, 일부 버스 노선 등 대량수송 시스템에 대해 테러 경보를 ‘오렌지’로 한단계 격상시켰다. 국토안보부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 무장 경찰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순찰 및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워싱턴의 경찰 당국은 하루 120만명이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에 폭발물 탐지견 등을 동원, 수색작업을 벌였다. 뉴욕시는 주요 지하철역과 증권거래소, 관공서, 영국 관련 시설물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프랑스도 비상 경계수준을 두번째로 높은 ‘적색’으로 한단계 높였고, 영국에 대해 프랑스 정보기관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공조를 약속했다.
지난해 3월 마드리드 열차테러를 당한 스페인도 군 및 경찰 병력을 공항·역·쇼핑센터 등에 긴급배치해 감시를 강화했다. 독일도 철도 당국이 보안경계를 강화한 데 이어 베를린 교통당국이 경계수위를 ‘옐로’로 높였다.
러시아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외교 공관, 공항, 지하철역, 항구, 거리 등에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일본도 각국 대사관과 자위대 기지의 경계수위를 최고로 끌어올리고 출입국 관리를 강화했다.
●유엔안보리 테러규탄 결의안 채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런던 테러 직후 긴급이사회를 소집, 폭탄테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영국이 초안을 작성한 결의안은 테러 희생자들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한편 범인을 붙잡아 단죄할 수 있도록 모든 국가들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권도 한목소리로 런던 연쇄 테러를 비난했다. 테러를 후원하고 있다고 미국의 비난을 받아온 이란과 시리아 정부는 물론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테러 발생 하루 만인 8일 오전 런던 시내 일부 지하철 노선과 버스 운행이 재개됐다. 전날 테러의 악몽에도 불구하고 런던 시민들은 지하철 등을 이용해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은 런던 시민들에게 가능한 한 평상시와 다름없이 행동해달라고 당부했으며 런던 교통당국은 수상한 짐이나 소포를 발견하면 즉각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 촬영에 디카·폰카 대활약
런던 연쇄 폭탄테러에서도 ‘디카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BBC 웹사이트에는 승객들이 카메라폰 비디오와 휴대전화폰으로 찍은 절박했던 현장 사진들이 공개됐다. 양옆과 지붕이 날아가 버린 2층버스 사진도 디카족들의 작품이다. 이밖에 철로가 놓인 통로로 대피하는 승객들, 연기가 피어오르는 지하철 객차 모습 등을 담은 18초짜리 카메라폰 비디오 영상 등 독자가 투고한 사진 등 수백건이 폭주했다.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의 대중화에 따른 현상이다.BBC는 이중 약 70장을 자사 웹사이트와 TV에 이용했다.
●런던병원 응급체계 완벽 가동
연쇄테러 직후 완벽하게 가동한 런던병원 응급체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러 발생 수분만에 구급차가 출동하고, 대부분의 병원들이 일상 치료를 중단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런던 의료비상체제는 IRA 테러에 대비해 수십년 전 기초가 마련됐으며 9·11테러 이후 더 세밀해졌다. 런던 경시청이 총괄하지만 세부적 사항은 각 병원이 책임지고 대처한다.
●런던 연쇄 테러에 G8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 인근에 집결한 반자본주의, 반세계화 시위대도 일시 행동을 멈추고 희생자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km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