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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고아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김문이 만난사람] 고아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참으로 기구한 ‘남자의 일생’이 있다. 살아온 흔적과 기억, 경험이 어디로 갈까.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진하다. 3살 때 이름도 없이 누군가에 의해 고아원에 맡겨졌다. 그리고 2년 후 구타와 학대를 못 이겨 고아원을 탈출했다. 갈 곳이 없어, 정처 없이 걷다가 다다른 곳이 대전 용전동 유흥가의 중심지였다. 처음 만난 사람이 ‘껌팔이 형’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유흥가에서 껌과 박카스를 팔았다. 떠돌이 유기견처럼, 길고양이처럼 살았다. 잠은 주로 나이트클럽 건물 계단에서 잤다. 그것도 무슨 죄인지 나이트클럽 삐끼형한테 걸리면 얻어맞기 일쑤였다. 이럴 때면 버스 터미널로 피신해서 잤다. 이마저도 직원한테 들키면 공중화장실에서 잤다. 껌이 팔리지 않는 날이면 쓰레기봉투를 뒤져 먹다 남은 족발이나 통닭조각에 붙은 살점을 뜯어먹으면서 허기를 겨우 채웠다. 어쩌다가 껌을 팔아 모처럼 컵라면을 사서 공중화장실에서 먹는 경우가 있다. 이런 날이면 17~19살 된 형들에게 매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을 내놓으라며 두들겨 팼다. 그래서 아무리 껌과 박카스를 팔아도 늘 주머니는 비고 퍼런 피멍이 가시지 않았다. 어느 날 포장마차 아줌마가 지어주는 ‘지성’이라는 이름으로 지내다가 14살 때 경찰서에 붙들려 갔다. 이때 지문조회를 해 보니 ‘최성봉’이라는 것이었다. 서글펐다. 스스로 인간이고 싶었다. 이후 어릴 때 꿈이었던 성악을 배우고 싶어 야학을 했다. 그리고 검정고시 시험을 치렀다. 대전예술고에 진학하면서 성악공부를 하게 됐다. 최성봉(23)씨. 지난해 tvN ‘코리아 갓 탤런트’ 프로그램에 출연,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연이 알려졌다. ‘한국의 폴 포츠’,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주인공에 비교하며 CNN, ABC, CBS, 뉴욕타임스, 타임,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 영국 로이터통신, 독일의 슈피겔 등 전세계 언론에서 그를 주목했다. ●14세때 경찰서 붙들려가 이름 ‘최성봉’ 처음 알아 요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여전히 바쁜 공연과 불우 청소년을 위한 희망의 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최씨는 일주일에 4~5회 이곳에서 피아노를 치고 목소리를 가다듬는 연습을 한다. 만나자마자 그는 “오늘 연습하려고 했지만 어제 늦게 자는 바람에 좀 피곤하다.”고 말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에서 공연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관객이 3만여명 모인 공연장에서 ‘넬라 판타지아’를 불렀다고 했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객들을 상대로 또 한번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11일 런던올림픽 출정 한국 대표단 결단식 행사 때에는 애국가를 단독으로 부를 예정이다. 9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제1회 유튜브페스티벌 행사에 참가해 영국의 폴 포츠와 함께 역사적인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서 그는 릭 애슬리와 폴 포츠에 이어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하기로 돼 있다. 그만큼 예우를 해 주는 무대여서 벌써부터 설렌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서전 ‘무조건 살아 단한번의 삶이니까’를 펴냈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을 여전히 두려워한다.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씨가 구술하고 작가가 썼다. 자연스럽게 책 얘기부터 나왔다. 얘기는 솔직하면서도 달변 수준이었다. “글은 15살 때 처음으로 더디게 배웠습니다. 글쓰는 게 지금도 너무 힘들어요. 문장으로 이어 나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고급단어를 좀 배우고 있죠. 책은 홍보가 덜 돼서 그런지 많이 안 팔린 것 같아요.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되기는 했지만…. 저는 외국에서 인기가 더 있으니까 영문판을 내면 더 팔리겠지요.(웃음) 유학도 가야 하고….” ●자신보다 안타까운 삶에 위로 받기도 지난 6월 21일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나눔 톡 콘서트’에서 불우 어린이를 상대로 ‘그대 아직 절망할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호스피스병원에서도 여러 차례 강연했다. 기구한 삶, 아픈 상처를 딛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그를 초청하는 일이 많아졌다. “제가 강연할 때 마음이 약한 사람은 막 울어요. 대장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분이 저를 보면서 ‘이런 아이도 살았는데 나는 신세한탄만 했구나’라고 말씀하셨을 땐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거든요. 살려고 산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해 살았거든요.” 강연 요청은 기업체 등에서도 많이 온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청와대에서 가서도 인생 역정을 강연했다. 그의 강연 만족률은 항상 1위로 기록된다. 아무런 메모나 원고도 없이 살아온 얘기만 솔직하게 늘어놓은 다음 ‘넬라 판타지아’로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득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강연과 공연을 하면서 돈은 얼마나 모았을까. “서초동에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를 아껴 주시는 분들이 마련해 준 공간이지요. 돈요? 솔직히 강연 나가면 돈받기 미안해요. 불우 청소년, 호스피스 병동 같은 데서 몇십만원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받으면 거기에 그냥 돈을 놓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대신 미국이나 스페인 등 해외공연할 때에는 개런티를 제대로 받는다고 했다. 사전에 출연료가 맞지 않으면 거절할 정도다. 이 대목에서 고민 하나를 털어놓는다. 국내외 공연을 할 때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혼자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속사나 매니저를 두고 활동하고 싶은데 선뜻 결정할 수가 없다고 했다. 왜냐 하면 어릴 때부터 어처구니없이 당한 일들이 수도 없이 많아서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을 해서 부인이 매니저하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주변에 있는 여자팬들은 대부분 연륜이 많은 분들이다.”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힘겹게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부연한다. “거친 세상에 내던져져 생존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 저는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제가 상처받은 만큼 남에게 상처를 입히면서 살아왔습니다. 막장 인생, 하류 인생으로 살아온 제가 하루아침에 다른 얼굴을 하고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한다는 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인생과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희망을 말하려고 합니다.” ●어릴적 당한일 수없이 많아 매니저 두기 결정 못 내려 고아 껌팔이에서 여러 매체에서 오르내리는 유명인이 된 지금, 다른 사람들이 ‘행운아’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는 지금도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은 희망의 전도사, 음악으로 세상과 교류하고 싶을 따름이란다. 잠시 피아노를 친다. 복잡한 클래식 악보는 못 읽지만 자신이 즐겨 부르는 노래, 성악 곡은 대부분 칠 수 있다고 했다. 15살 때 피아노를 처음 구경했다.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다가 어릴 적 어떤 노래를 좋아했느냐고 물었다. “어린 시절 껌을 팔다가 들었던 노래가 있습니다. 요즘도 혼자 부르고 있습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입니다. ‘여자 친구가 전화 안 받아 삐졌네’라는 노래는 공감이 안 되는데 ‘사랑으로’는 지금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라는 가사가 말입니다.” 나머지 노래도 이어진다.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음악을 통해 다리 하나를 건넌 제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절망이 있는 곳을 찾아가 노래를 부르는 일뿐입니다.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듯이….”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희망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걸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최성봉은 누구 신인발굴 프로 출연… 동영상 사상 최단 5000만회 조회 서울 출생이다. 5살 때 고아원에서 도망 나와 10년 동안 대전 유흥가에서 껌팔이를 하면서 살았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유흥가 계단에서 잠을 잤다. 주변의 어른은 조폭, 양아치, 노점상인 등으로 말보다 욕을 먼저 배우면서 자랐다. 낮보다 주로 밤에 활동했다. 폭력을 견디며 유년기를 보냈다. 조폭에 쫓겨 야학으로 숨어들었고 기초 수급자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14살이라는 것, 이름이 최성봉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야학에서 한글을 익혔고 껌팔이 시절 들었던 성악에 매료돼 지금의 은사 박정소 선생을 만나게 됐다. 이때부터 신문팔이, 공사장 잡부 등으로 밥벌이를 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까지 마친 다음 대전예술고에 진학했다. 친구들처럼 성악 레슨을 받고 싶어 밤샘 아르바이트로 레슨비를 벌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은 엄두도 못내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2011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첫 방송 동영상이 최단 기간 500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많은 공연과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제9회 촛불상을 수상했으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라는 자서전을 펴냈다.
  • 글로벌 은행, 끝없는 탐욕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자사 투자상품 강매, 전력시장 가격 조작…. 글로벌 은행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이 만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회사 이익을 위해 투자자들을 볼모로 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P모건 전직 브로커들은 자사 투자상품이 경쟁사의 상품보다 실적이 나쁘고 수수료가 적은 데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강매해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밝혀졌다. JP모건의 ‘악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JP모건은 지난 3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전력시장 가격 조작 혐의로 미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신문은 FERC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JP모건의 부적절한 입찰 전략으로 적어도 7300만 달러(약 830억원) 규모의 전력비용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는 2008년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포함해 지난 5년간 금리를 의도적으로 낮게 써내는 식으로 리보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클레이스는 미·영 금융당국에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고 살짝 넘어가려고 했으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의족, 올림피아에 선다

    진정으로 장애인의 벽이 허물어졌다. ‘의족 스프린터’로 잘 알려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프리카공화국)가 절단 장애 육상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반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4일(한국시간) 남아공육상연맹이 피스토리우스를 육상 남자 1600m 계주에 출전할 대표 선수로 뽑았다고 긴급 타전했다. 이어 남아공육상경기연맹과 남아공올림픽위원회(SASCOC)가 피스토리우스를 남자 400m 출전 명단에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피스토리우스는 절단 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비장애인이 출전하는 올림픽에 나선다. 정강이뼈가 없이 태어나 11살 때 무릎 아래를 절단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로 된 의족을 달고 경기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로 불린다. 그는 지난달 29일 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 4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끊었으나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A기록(45초 30)에 불과 0.22초 뒤져 올림픽 출전 목표를 4년 뒤로 미룰 처지였다. 그러나 간절한 소망은 이뤄진다 했던가. SASCOC 터비 레디 위원장은 “육상연맹이 피스토리우스가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지만 400m 출전 명단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18일 남아공 국내 대회에서 45초 20을 기록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정한 A기준기록(45초 30)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리그나노 사비아도로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피스토리우스는 45초 07을 기록했다. 남아공육상경기연맹과 SASCOC는 올림픽 개막 3개월 전부터의 기록만을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대표팀으로 발탁되자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탈락, 그래도 미래는 밝다

    농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은 출국 전에도 냉정을 잃지 않았다. 팀의 한계와 세계의 벽을 잘 알고 있었다. “단기간 짜임새를 맞추는 건 무리다. 젊은 선수들이니까 분위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만 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올림픽을 밟은 적이 없는 남자농구가 사고를 칠 것이란 장담 같은 건 없었다. 결과는 역시나(?) 탈락. 4일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도미니카에 85-95로 졌다. 전날 러시아에 56-91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2연패로 8강행이 좌절됐다. 3쿼터에 한때 7점을 앞서며 신바람을 냈던 한국은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공격 리바운드를 연거푸 내줘 순식간에 80-88로 끌려갔다. 미프로농구(NBA) 올스타 출신의 알 호포드(30점 12리바운드), 잭 마르티네스(16점 25리바운드)가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리바운드를 무려 56개(한국 27개)나 내줬다. 승부처에서 이승준(동부)·오세근(인삼공사)이 파울트러블로 벤치를 지킨 게 아쉬웠다. 이 감독은 “지역·대인 방어를 번갈아 쓴 수비가 잘 먹혔는데 리바운드에서 밀린 게 패인이다. 도미니카전에 집중했는데 정말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절망보다는 희망이 더 컸다. 어차피 3위까지 주어지는 런던행 티켓은 꿈같은 얘기다. 대표팀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김주성(동부)·하승진을 빼고 어린 선수들을 내세웠다.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 김선형(SK)은 속공 레이업에 덩크까지 찍으며 ‘국제용 가드’의 탄생을 알렸다. 이승준과의 ‘쇼타임’은 환상적이었다. 골밑의 이종현(경복고)·김종규(경희대)는 NBA 리거와 몸을 부대끼며 경험을 쌓았다. 김태술(인삼공사)은 양동근(모비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웠고, 최진수(오리온스)·오세근도 돋보였다. 내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를 부쩍 키웠다. 이날 얻은 자신감이나 좌절은 한국 농구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마라톤 원로’ 최윤칠옹 64년 만에 런던 간다

    ‘마라톤 원로’ 최윤칠옹 64년 만에 런던 간다

    1948년 런던 하늘 아래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마라톤 경기를 뛰었던 최윤칠(84)옹이 64년 만에 다시 런던 땅을 밟아 그리운 얼굴을 만난다. 대한체육회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에 최옹과 함기용(82)옹을 참관단으로 초청한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대회 기간 마라톤 경기 등을 참관하고 선수촌도 방문해 후배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원로와 당시 자원봉사자 주디스 파월(89) 할머니가 재회한다는 점. 파월은 64년 전과 몰라보게 달라진 한국 선수단의 위상을 확인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편지를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보내 왔다. 그는 편지에서 “64년 전 올림픽 때 한국 육상선수들이 발목을 다쳐 치료를 받으러 오면 최선을 다해 도왔던 기억이 또렷하다.”고 밝히며 두 원로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밝혔다. KOC는 이에 따라 파월을 초청해 두 원로와의 만남은 물론 선수단 격려 방문, 한국 경기 관전과 기자회견 등을 하게 해 주기로 했다. 베드퍼드대학에서 체육학과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파월은 물리치료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한국 선수단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옹은 광복 이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워 참가한 대회 마라톤 경기에서 약 40㎞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근육 경련과 탈수증으로 기권해 ‘비운의 마라토너’로 불렸다. 메인스타디움 장내 방송으로 최옹이 1위로 들어오고 있다는 내용이 나와 많은 관중이 그가 1위로 골인하는 줄 알았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함옹도 당시 마라톤 후보 선수로 뽑혀 런던에 갔지만 최종 출전 선수에는 들지 못했다. 그러나 2년 뒤 보스턴 마라톤을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두 원로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선수단 결단식에도 참석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힉스 추정 입자 발견] “뉴턴 이후 400년 만의 쾌거”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소립자를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 전 세계 물리학계가 “400년 만의 쾌거”라며 환호했다. 미국 미시간센터 소장인 이론물리학자 고든 케인은 “힉스 입자 확인은 아이작 뉴턴 이후 4세기 만에 이룬 과학과 인류의 경이로운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런던 임피리얼 칼리지의 물리학자인 마틴 아처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증명한 것은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우주의 원초적 본질에 대해 마지막 남은 부분을 찾아낸 것”이라며 “힉스 입자가 모든 것은 아니지만 우주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힉스 입자는 ‘신의 입자’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우주의 본질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만 포착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영국 서리대 이론물리학자인 짐 알할릴리는 “힉스 입자 발견은 ‘숫자 게임’”이라고 말한 대로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의 500조번 이상의 실험과 힉스 입자 존재도 숫자로 이야기했다. 힉스 입자 존재를 규명함으로써 실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물리학자들은 응용 가능한 분야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인류가 힉스 입자를 통제할 수 있으면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긍정론과 실용적 용도를 의문시하는 회의론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핵에 대한 연구가 핵의 평화적 이용과 핵무기 개발이라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예가 있다. 힉스 입자 발견으로 인류는 우주 구성물질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에 접근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뉴욕시티 칼리지 물리학자 미치오 가쿠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빛의 속도에 버금가는 반물질 추진체를 만들어 영화 ‘스타 트렉’에서처럼 행성 간의 우주 여행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꿈같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인도는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 했다. 힉스 입자를 구상하는 데 기여한 인도의 물리학자 사티엔드라 나드 보스가 거의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 힉스 입자로 불리는 ‘힉스 보손’이 보스의 이름을 딴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여덟 해의 눈물 두 번의 좌절… 이번엔 그런 거 없다

    [2012 런던올림픽] 여덟 해의 눈물 두 번의 좌절… 이번엔 그런 거 없다

    “마지막 도전인 런던에서 새 역사를 쓰고 싶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29·삼성생명)은 비장한 각오를 내뱉기 전에 앓는 소리부터 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무식할 정도로 훈련시켜요. 새벽, 오전, 오후 세 차례 훈련은 기본이고 매주 한 번씩 불암산 자락을 10차례 뛰어 올라가고 나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예요.” # 불암산 10번씩 뛰어오르는 지옥훈련 10년 넘는 선수생활 중 가장 독한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는 정지현을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레슬링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만났다.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매트 구르기, 스탠드·그라운드 기술, 로프 타기, 타이어 타격, 24㎏이나 나가는 캐틀벨(주전자 모양의 아령) 드는 훈련에 열중하느라 선수들의 얼굴과 몸은 금세 땀범벅이 됐다. 정지현은 아테네에서 영광을 만끽했지만 4년 전 베이징대회와 2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체력 부담 때문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주특기인 엉치걸이와 측면들기, 엎어치기 등은 여전히 빛났지만 체력 부담이 발목을 잡은 탓이었다. 대표팀 전체가 베이징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레슬링협회는 바르셀로나 금메달리스트인 안한봉 삼성생명 감독을 트레이너로 영입, 체력 훈련에 집중해 모든 선수의 근지구력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이렇게 체력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는 최근 레슬링 경기 추세에 따른 것. 경기와 경기 사이 휴식 시간이 짧아지고 파테르 없이도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등 체력이 좋은 선수에게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 # 아내 뱃속 4개월 된 ‘올금이’를 위해 방대두 대표팀 총감독은 “첫 1분30초간 진행되는 스탠딩에서 1점만 따면 파테르 없이 2분을 채우는 만큼 강한 체력으로 2분간 밀어붙이면 상대가 지친다.”면서 “1라운드는 1시간 안팎의 휴식이 주어지는데 2라운드부터는 20분 안팎으로 줄어 지구력 싸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필드 훈련을 많이 시켜 심폐 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현이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친 발꿈치가 거의 나아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지현은 경계대상 1호인 오미드 노루치(이란)와 맞붙을 것에 대비, 한 체급 위의 선수를 파트너 삼아 훈련해 왔다. 4개월 된 아이의 뱃속 이름도 ‘올금(올림픽 금메달)이’이라고 지을 정도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정지현과 함께 그레코로만형 3인방인 최규진(조폐공사·프레올림픽 1위)과 김현우(삼성생명)도 금메달을 노린다. 66㎏급 김현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 프레올림픽 1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자 자유형 김형주(창원시청·올해 아시아선수권 3위)와 엄지은(서울 중구청·프레올림픽 3위)도 선전이 기대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동물 올림픽이 있다면 100m 경주는 토끼가 금메달?

    ▶사진 보러가기 2012 런던 올림픽이 22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을 인간만이 아닌 지구 상 모든 동물이 자신의 신체대비로 환산해 벌인다면 어떤 동물이 목에 금메달을 걸게 될까. 주최국인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더 선 온라인판에는 ‘BBC 와일드라이프’ 매거진 7월호에 실린 올림픽 특집 동물 편에 관한 일부 사진이 소개됐다. ‘올림픽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100m 달리기에서는 유럽토끼(갈색 토끼)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 선은 “이들 토끼는 100m를 5.58초 안에 뛸 수 있다. 그에 비하면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가 세운 세계 신기록은 9.58초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신의 신체 길이 대비로 환산한 결과일 듯싶다. 참고로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치타로 알려졌는데 이들 동물은 시속 113km로 달릴 수 있으며 이는 100m를 3.2초에 뛰는 것과 같다. 다음 종목은 역도다. 인간 역도 선수들은 자신 몸무게의 약 1.8배 이상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미들은 자신의 50배 이상을 들어 올리며 일부 종은 100배 이상을 들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개미가 근력이 아닌 유압 방식으로 물체를 들어 올리기 때문이다. 멀리뛰기에서는 유럽다람쥐가 금메달 유력 후보로 나타났다. 이들 다람쥐는 6m 이상을 뛸 수 있는데 인간과 비교하면 한 번에 56m를 뛰는 것과 같다고 한다. 상대방을 제압해 넘어트리는 경기인 유도에서는 사슴벌레가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다. 이들 벌레는 커다란 아래턱을 지렛대처럼 사용해 상대방 수컷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다. 높이 5m, 7.5m, 10m의 대에서 뛰어 물속으로 입수하는 하이다이빙은 뛰어내릴 때 자세의 아름다움과 정확성을 겨루는 다이빙 경기다. 우리 인간은 10m를 최대로 겨루고 있지만 부비새류(Gannet)는 이에 4배에 달하는 40m 상공에서부터 완벽한 자세로 물속에 입수해 물고기를 사냥한다. 인간은 상대가 되지 못할 듯 보인다. 수중발레로도 알려진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에서는 갑오징어 수컷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매 순간 우아한 춤을 선보이거나 수영 솜씨를 뽐낸다고 알려졌다. 신체대비 가장 높이 뛴다고 익히 알려진 벼룩은 높이뛰기에서만큼은 금메달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곤충은 한 번 점프로 60cm를 뛰어오르는데 이는 우리 인간이 한 번에 400m를 점프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런던올림픽] 12년 만의 메달 남녀하키 도전장

    5회 연속 올림픽 진출의 쾌거는 이미 이뤘다. 이제는 12년 만의 메달 사냥에 나선다. 남녀 하키대표팀은 3일 태릉선수촌에서 런던올림픽 출정식을 갖고 선전을 다짐했다. 이날 홍문표 대한하키협회 회장은 대표팀에 6000만원의 격려금을 전달하며 힘을 보탰다. 또 금메달을 따면 5억원, 은메달은 2억원, 동메달은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1988년 서울과 1996년 애틀랜타에서 은메달을 땄던 여자, 2000년 시드니에서 역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자대표팀 선배들도 런던행 장도를 앞둔 후배들에게 용품을 전달했다. 시드니 이후 메달을 따지 못한 남녀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메달권에 근접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여자대표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자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수월하게 올림픽 본선 티켓을 땄다. 본선 조편성으로 볼 때도 해볼 만하다. 세계 랭킹 8위인 한국은 약체 벨기에(16위)와 일본(9위), 중국(5위)과 같은 A조에 속해 기대를 부풀린다. 세계 1위 네덜란드와 홈그라운드 잉글랜드(4위)만 넘으면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세계 6위인 남자대표팀 역시 사기는 최고조에 올라 있다. 지난 3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올림픽예선 결승에서 종료 2초 전에 터진 극적인 결승골로 어렵게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여세를 몰아간다는 각오다. 다만 본선 조별리그 B조에 엇비슷한 팀들이 몰려 있어 까다로운 편이다. 인도(10위)와 벨기에(11위)는 비교적 쉽지만 독일(2위)과 네덜란드(3위), 뉴질랜드(7위)는 그날 컨디션이 승패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김윤동 남자팀 감독은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런던올림픽] 펠프스, 박태환 무서웠나

    [런던올림픽] 펠프스, 박태환 무서웠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미국)가 올림픽 8관왕의 꿈을 스스로 접었다.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이유는 단 한 가지. 조국의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서다. 펠프스는 4년 전 베이징대회 당시에도 단체전인 남자 계영 400m에 출전, 다른 3명의 동료와 금메달(3분29초34)을 합작했다. 그는 전날 개인종목 5개, 단체종목 3개 등 올림픽 8관왕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는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목표를 하나 줄여 7관왕에 도전하기로 선택한 것. 전담 코치 밥 보먼은 3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을 끝낸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펠프스의 런던올림픽 출전 종목에서 자유형 200m는 제외됐다.”고 밝혔다.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준결선은 계영 400m 예선·결선과 같은 날인 29일(현지시간) 치러지기 때문에, 결국 체력적인 부담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한 것. 어쨌든 펠프스는 “이렇게 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베이징에서의 일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펠프스가 자유형 200m를 포기함에 따라 박태환(23·SK텔레콤)의 이 종목 메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박태환은 베이징대회 결선에서 1분44초85로 당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지만 펠프스(1분 42초 96)에 뒤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라이언 록티(미국), 펠프스, 파울 비더만(독일)이 1∼3위에 올랐고 박태환은 비더만에게 0.04초 뒤진 1분 44초 92로 4위에 머물렀다. 박태환의 자유형 200m 최고 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당시 기록한 1분 44초 80. 올 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 4월 동아대회에서 기록한 1분 46초 09로, 올 시즌 세계 여섯 번째 기록이다. 펠프스는 사라졌지만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세계챔피언 록티, 세계기록(1분 42초 00) 보유자 비더만, 프랑스의 신예 야닉 아넬, 중국의 기대주 쑨양 등 숱한 산들을 넘어야 한다. 특히 아넬은 올 시즌 1분 44초 42로 가장 좋은 기록을 냈고, 장거리 전문인 쑨양도 박태환보다 0.04초 앞선 시즌 다섯 번째 기록을 갖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女배구 김연경 ‘무적’ 위기… 올림픽 힘 빠질라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여자배구대표팀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에이스 김연경(24)이 다음 시즌 거취를 놓고 소속구단 흥국생명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무단으로 에이전트를 고용해 해외구단과 계약하려 했다.”면서 지난 2일 임의 탈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최악의 경우 김연경은 무적(無籍)으로 1년의 세월을 흘려보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 탓에 이번 올림픽에서 주포 김연경에게 100%의 경기력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김형실 대표팀 감독의 주름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파문은 김연경이 지난 3월 인스포코리아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 54조는 ‘해외 임대선수란 구단과 선수의 협의하에 해외리그 소속 구단에 임대한 선수’라고, 73조 4항은 ‘연맹 혹은 구단과 협의하지 않은 채 제3자와 계약 체결 및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일본 JT 마블러스에 이어 지난 시즌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임대 형식으로 활약한 김연경은 규정대로라면 에이전트를 고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김연경이 에이전트를 고용한 것은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원했기 때문이다. 특히 구단이 정해주는 팀과 1년씩 단기계약을 맺기보다 장기계약을 맺어 유럽리그에서 좀 더 입지를 다지고 싶어 했다. 전담 에이전트가 있다면 현지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판단도 있었다. 지난 시즌 김연경은 터키에서 통역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흥국생명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매니저를 고용하면 되지 않느냐.”란 대답만 돌아왔다. 보다 거시적으로는 ‘여자 해외진출 1호’ 선수로서 구단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선수 본인의 의사가 중요시되는 ‘시범 케이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흥국생명 역시 표면적으로는 규정 위반을 지적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김연경을 국내로 복귀시키고 싶은 열망이 크게 작용했다. 흥국생명에서 4시즌을 보낸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위해서는 2시즌이 더 필요하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단기계약으로 묶어둬야만 필요할 때 김연경을 끌어들일 수 있다. 지난 4월 이후 5차례의 면담에서 김연경에게 국내 복귀를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흥국생명이 장기계약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현재 입장 차는 여간해서는 좁혀지지 않을 게 분명하다. 양쪽의 대승적인 양보와 타협이 없다면 8년을 기다려온 배구팬들의 열망은 실망으로 바뀔 것이 뻔하다. 런던올림픽은 어느새 코앞으로 바짝 다가와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하프타임] 추신수 2안타, 팀은 져

    추신수 2안타, 팀은 져 추신수(30·클리블랜드)가 3일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시즌 23번째 ‘멀티 히트’를 작성하며 타율을 .287에서 .290으로 끌어올렸다. 추신수는 상대 에이스 제러드 위버를 맞아 1회 2루 땅볼, 3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6회 2사에서 우전 안타를 빼앗은 데 이어 8회 무사 1루에서도 우전 안타를 뽑았다. 하지만 팀은 5안타 빈공에 허덕이며 0-3으로 졌다. 이대호, 감독 추천 올스타에 이대호(30·오릭스)가 일본야구기구(NPB)가 발표한 올스타전 출전 선수 명단에 감독 추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고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가 3일 전했다. 한국인 선수가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것은 장훈을 비롯해 백인천·선동열·조성민·구대성·이승엽·임창용·김태균에 이어 9번째다. 올스타전은 오는 20일 오사카 교세라돔을 시작으로 3차례 열린다. 이날 이대호는 교세라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4타수 1안타로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타율은 .296으로 떨어졌지만 팀은 6-3으로 이겼다. 男농구 러시아에 56-91로 져 남자농구 대표팀(세계 31위)이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예선 첫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러시아(세계 11위)에 56-91로 졌다. 리바운드에서 25-46으로 눌리며 시종일관 끌려다닌 끝에 완패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4일 새벽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 현대중,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현대중공업이 1조 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대량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영국 런던에서 그리스 소재 선주사와 1만 3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12억 달러(약 1조 3700억원)에 수주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길이 368m, 폭 51m, 높이 29.9m로 축구장 4배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의 컨테이너선 건조 노하우와 연료 소모량을 기존 선박 대비 10% 이상 줄인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들을 울산조선소에서 건조, 오는 2013년 하반기부터 2014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런던올림픽] ‘캡틴 구’ 구자철, 홍명보호 주장 낙점

    [런던올림픽] ‘캡틴 구’ 구자철, 홍명보호 주장 낙점

    ‘어린왕자’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올림픽축구 대표팀의 ‘캡틴’으로 낙점됐다. 홍명보호에서만 벌써 세 번째.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월드컵에서 완장을 차고 ‘8강 신화’에 앞장섰던 구자철은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주장을 맡았다. 그리고 홍명보호의 피날레를 장식할 런던올림픽에서도 변함 없는 신뢰를 받았다. 그는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선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선수들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짧다면 짧은 3년여 구자철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바닥까지 추락했고 구름 위를 날기도 했다. U-20월드컵 이후 한창 잠재력을 인정받아 A대표팀에도 올랐지만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물을 먹었다. 고만고만했던 동갑 이승렬(감바 오사카)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태극마크를 달아 더 쓰라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3위에 그쳤다. ‘황금세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였다. 동메달을 받고 라커룸에서 한바탕 울면서 한 뼘은 더 자랐다. 금메달보다 더 진한 감동과 끈끈함을 느꼈다고. 지난해 아시안컵은 ‘어린 왕자’의 독무대였다. 5골 3도움의 특급 활약으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초반엔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된 뒤 15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5골 1도움을 기록해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다. 터프한 유럽무대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부딪치며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구자철은 “어느 경기에서든 내 기량을 맘껏 보일 수 있다. 목표는 메달”이라고 큰소리 쳤다. 3년을 영근 캡틴의 올림픽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선전 기대합니다”

    “런던올림픽 선전 기대합니다”

    3일 경북궁에서 2012런던올림픽 대한민국 공식응원가 ‘코리아’의 뮤직비디오 촬영이 진행된 가운데 촬영에 참가한 국악인, 체육인 등이 선전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해외대학 무관심에… 제주영어도시 축소 검토

    동북아 국제화 교육 허브로 추진했던 제주 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이 축소된다. 해외 대학 유치를 위해 영리법인화 허용, 외국 사학의 과실 송금 허용 등도 검토되고 있다. 2일 제주도와 총리실 등에 따르면 사업 재조정을 위해 개발 주체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다음 달 사업 규모와 목표를 재설정하는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사무처(이하 사무처)도 다음 달부터 전문가 자문을 받아 계획을 조정하기로 했다. 사업 재검토는 해외 대학 유치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현재로서는 사업을 대폭 축소해 대학 단지와 문화·예술단지를 제외한 초중고 교육시설만 건설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당초에는 교육단지, 문화·예술단지, 대학타운 등 3개 권역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JDC와 사무처는 용역과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공동보고서를 만들어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에 제출하고 지원위원회는 11월 말이나 12월 초까지 재설정 방향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진행 상황이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재정 부담만 느는 부진한 상황에서 일단 전체 계획을 현실에 맞게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동시에 제주 영어도시 조성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대학의 영리법인화 허용 및 외국 사학의 과실 송금 허용, 거주 여건 개선을 위한 임대주택 활성화와 고도 제한 완화 등 제도적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제주 영어교육도시 사업 계획 재검토는 2015년까지 2만 3000명 규모의 영어 전용 타운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JDC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의 여의도 면적 절반 규모인 379만㎡(115만평)에 교육 및 대학 연구시설, 문화·예술단지, 편의시설이 복합적으로 들어서는 영어 전용 타운을 조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학생 1000여명, 교직원 등 주민 300여명만이 입주했다. 10여개 이상의 단과대학을 유치해 복합 캠퍼스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단 한 곳의 대학도 유치하지 못해 무산된 상태다. 지난해 8월 개교한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NLCS)과 올 10월 문을 열 캐나다의 브랭크섬 홀 아시아에는 JDC 측이 학교 부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해마다 학교 브랜드 사용료로 각각 5억원씩을 지불하기로 하는 등 우리 측 부담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우쭐’ 펠프스 ‘움찔’ 볼트

    ‘우쭐’ 펠프스 ‘움찔’ 볼트

    런던올림픽 개막을 25일 앞두고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어떤 이는 최고의 컨디션을 뽐내며 금메달을 정조준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출전이 좌절돼 눈물을 짓기도 한다.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7)는 1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선발전 개인혼영 200m에서 맞수 라이언 록티(2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생일을 자축했다. 펠프스는 이날 결선에서 1분54초84를 기록, 록티(1분54초93)를 0.09초차로 제치고 선발전 세 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펠프스는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는 록티에게 뒤져 2위로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자유형 200m에 이어 개인혼영 200m에서도 록티를 제쳤다. 펠프스는 2일 접영 100m 결승에서 록티와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 자유형 100m, 배영 200m는 출전을 포기했다. 최근 두 차례 올림픽에서 은메달만 거푸 땄던 미국의 육상스타 앨리슨 펠릭스(27)는 메달 색깔을 바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펠릭스는 이날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대표선발전 200m 결선에서 이 종목 역대 여섯 번째로 빠른 21초69로 우승했다. 개인 최고기록을 0.12초나 앞당긴 데다 팀 동료 사냐 리처즈 로스가 작성한 시즌 최고기록(22초09)을 0.6초나 단축하는 저력을 뽐냈다.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노렸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의 400m 출전 꿈은 일단 좌절됐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달 30일 베냉의 포트로노보에서 열린 아프리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결선에서 45초5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45초30의 A기준기록을 통과해야 하지만 0.22초 뒤처지고 말았다. 그러나 2일 발표되는 남아공의 1600m 계주팀 명단에 포함되면 런던올림픽 무대에 설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마흔한 살에 네 번째 올림픽 무대에 출사표를 던진 재닛 에번스(미국)의 아름다운 도전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에번스는 1일 미국 대표선발전 여자 자유형 800m 예선에서 9분01초59의 기록으로 3조 10명 중 9위, 전체 참가선수 65명 중 53위에 머물러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영국의 태권도 스타로 남자 80㎏급 세계랭킹 1위인 에런 쿡(21)도 결국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쿡은 영국올림픽위원회(BOA) 등과의 법적 다툼을 포기하기로 했다. 쿡은 “소송에 따른 큰 비용이 부담됐고 부모도 소송을 반대했다.”며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내 태권도 인생의 정점일 수 있었다. 매우 비참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영국태권도협회는 지난달 대표선발전에서 쿡 대신 세계랭킹 104위의 루탈로 무함마드(20)를 선발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점쳐지는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 역시 남자 육상 100m 2연패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볼트는 지난달 30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개인 최고이자 세계기록인 9초58에 한참 못 미친 9초86에 그쳐 2위로 런던행 티켓을 따냈다. 1위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깜짝 우승한 요한 블레이크(23). 블레이크는 개인 최고기록을 0.07초나 앞당긴 9초75로 역대 네 번째 기록을 작성하며 런던에서의 뜨거운 대결을 예고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5시간 31분 혈투…칠리치, 쿼리 꺾고 윔블던 16강

    마린 칠리치(왼쪽·세계 18위·크로아티아)가 무려 5시간 31분의 접전 끝에 16강에 올랐다. 칠리치는 1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3회전에서 샘 쿼리(오른쪽·64위·미국)를 3-2(7-6<6> 6-4 6<2>-7 6<3>-7 17-15)로 꺾었다. 타이브레이크가 없는 5세트에서만 무려 32게임을 치러 2시간 7분이 걸렸다. 두 선수 모두 랠리보다 서브·네트플레이를 시도하는 편이지만 역대 윔블던 사상 두 번째로 긴 경기였다. 역대 최장 경기는 2010년 존 이스너(미국)와 니콜라 마위(프랑스)가 기록한 11시간 5분이다. 칠리치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탈락하지 않고 계속 경기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희망’ 앤리 머리(4위)와 8강행을 다툰다. 일본 남자로 17년 만에 윔블던 3회전에 오른 니시코리 게이(20위)는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9위·아르헨티나)에게 0-3(3-6 6<3>-7 1-6)으로 졌다. 여자부 세리나 윌리엄스(6위·미국)는 정제(27위·중국)를 2-1(6<5>-7 6-2 9-7)로 따돌리고 16강에 합류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세종시 2030년까지 단계적 명품 녹색도시 건설… 그랜드플랜 보니

    세종시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6개권역에 인구 50만명이 사는 복합도시로 건설된다. 1단계로 2015년까지 중앙정부기관이 들어서는 행정타운 권역과 시청, 시의회 등이 밀집돼 있는 도시행정 권역, 문화권역이 완공되고, 2단계로 2020년까지 대학과 연구기관, 병원 등이 들어설 연구, 의료, 첨단산업권역이 조성된다. 이어 3단계로 2030년까지 주거지와 기반시설 확충이 마무리되면 2007년 7월에 시작된 세종시 공사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총 사업비는 22조 5000억원. 현재 8조 6000억원이 집행돼 정부 청사 일부와 첫마을 아파트 1만 8251가구, 학교 4곳 등이 완공됐다. 세종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의 신도시로 꾸며진다. 우선 도심 한가운데 대규모 녹지공원을 배치하고 주변에 행정타운·도시행정, 연구, 의료 등 6개 권역이 분산배치되는 환상형(環狀型) 도시구조를 띠게 된다. 도시의 심장역할을 하게 될 중앙녹지공원은 면적이 장남평야와 금강변을 포함해 6.98㎢에 달한다, 서울 숲의 7배, 분당 중앙공원의 10배.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2배 크기다. 17개 개별건물의 상층부가 연결되면서 생겨난 거대한 정부청사 옥상(총 면적 5만 1000㎡)까지 하늘공원으로 조성돼 세종시의 1인당 공원면적은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유럽 선진도시들의 두배에 달하는 50㎡다. 교통체계도 돋보인다. 전국 주요도시와 2시간 이내 소통할 수 있도록 12개 노선이 세종시와 연결되고, 도심에는 신 대중교통수단인 BRT(간선급행버스체계)가 운행돼 시민들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도 어디서나 20분 이내에 목적지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주요 도로에는 폭 2m 이상의 자전거도로 354㎞가 만들어진다. 세계의 벤치마킹이 되는 유비쿼터스 도시 건설을 위해 도시 전역에 무선인터넷망이 구축되는 등 최첨단 인프라가 제공되지만 세종시에 없는 것도 있다. 쾌적한 도시미관을 위해 전선, 통신, 난방, 쓰레기관 등을 지하화해 전봇대, 쓰레기통 등을 거리에서 볼 수 없다. 또한 들쭉날쭉한 스카이라인을 예방하기 위해 아파트는 30층이하 건립만 허용되고 1만 4000가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주택들은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로 건립된다. 테라스는 집 앞에 마련된 마당 같은 휴식공간을 의미하는데, 테라스 하우스를 경사지에 연립주택으로 건립하면 아랫집의 지붕이 윗집의 테라스가 된다. 도시의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 아파트 벽면에 브랜드명과 로고를 붙이지 못하게 한 것도 눈에 띈다. 아파트 외관 색깔도 권역별 색채계획에 따라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박상범 도시계획국장은 “세종시는 세계적인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설계된 녹색친환경 도시”라면서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女농구, 런던 못 갑니다… 협회 임원님들, 얼마나 기쁘십니까

    [스포츠 돋보기] 女농구, 런던 못 갑니다… 협회 임원님들, 얼마나 기쁘십니까

    결국 설마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한국 여자농구가 5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했다. 1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5~8위전에서 일본에 51-79로 참패했다. 5위까지 받을 수 있는 런던티켓을 놓쳤다. 여자농구가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한 건 1996년 애틀랜타 이후 처음 있는 일. 내용도, 점수도 충격적이었다. 한국은 1쿼터부터 4-29로 크게 뒤졌고, 내내 30여점을 끌려갔다. 실책을 23개나 저질렀다. 일본은 6개. 일본은 5~6위전에 대비해 주전을 아끼며 힘을 뺐지만 끝내 28점 차로 지고 말았다. 선수들은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컨디션이 엉망이었고, 이렇다 할 작전도 없었다. 우리가 일본에 진 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3·4위전에서 70-74로 머리 숙인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예고된 참사였다. 지난 4월 대표팀 선임부터 문제였다. 대한농구협회 강화위원회는 우승팀 감독을 선임하던 관례를 뒤엎고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겼다. 2009년부터 대표팀을 이끌어 2010년 세계선수권 8강과 아시안게임 은메달,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이란 준수한 성적을 받아든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팽’당했다. 협회의 한 임원이 임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보복성 선임을 했다는 정황이 불거졌다. 그래도 협회 임원들은 결국 올림픽에 나갈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 몫이었다. 최종엔트리 두 명이 교체됐고, 출국 전까지 12명이 함께 훈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상 선수가 워낙 많아 신정자(KDB생명)·변연하(KB국민은행)·최윤아(신한은행) 등 몇몇에만 의존했다. 혹시나 해서 데려간 하은주(202㎝·신한은행)는 무릎이 아파 1초도 뛰지 못했다. 선수들은 자부심 대신 부담과 절박함만 안고 뛰었다. 이런 와중에도 한 임원은 “하은주가 못 뛰는 건지 안 뛰는 건지 모르겠다.”고 화살을 날렸다. 물은 엎질러졌다. 참담한 건 물을 담을 이도 없다는 점. 6개 구단으로 운영되던 여자프로농구리그(WKBL)는 신세계가 돌연 해체하며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인수 구단을 찾겠다던 김원길 총재는 물러났다. 올림픽 진출로 탈출구를 모색하겠다고 했는데, 터키 참사로 수렁은 더 깊어졌다. 몸이 부숴져라 뛴 선수들의 ‘런던행 꿈’을 망친 게 누구인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책임질 사람은 깨끗하게 옷을 벗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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