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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보며 “사랑해, 엄마”…올림픽 감동 세리머니

    하늘 보며 “사랑해, 엄마”…올림픽 감동 세리머니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한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볼거리다. 2012런던올림픽 역시 선수들의 각양각색 세리머니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가운데, 영국의 한 선수의 감동 세리머니가 카메라에 잡혔다. 지난 2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유도 78㎏ 이하급에 출전한 영국의 젬마 깁슨스(25)는 은메달이 확정된 뒤 잠시 위쪽을 바라보며 “사랑합니다, 어머니.”(I love you, Mom)라고 홀로 속삭였다. 이는 2004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세리머니로,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17살에 어머니를 잃은 깁슨스의 곁에는 대신 그녀를 지키고 돌봐준 외조부모가 있다. 올해 80세가 넘은 그녀의 외할아버지, 할머니는 “손녀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딸(깁슨스의 엄마)의 죽음이 젬마가 성공할 수 있게 해준 동기가 되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젬마에게는 생애 최고로 기쁜 순간이자 가장 마음 아픈 순간이기도 한 그 때에, 하늘을 바라보며 읊조리듯 내뱉은 ‘아이 러브 유, 맘’ 세리모니는 영국 전역을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경기가 끝난 뒤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제야 그녀의 자랑스러운 딸이 된 것 같다.”면서 “엄마는 내 전부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사진=BBC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피드’ 한국 펜싱 골리앗 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펜싱 강국 코리아! 한국 대표팀은 2000년대 이후 유럽 일색인 펜싱계에서 ‘외톨이’였다. 중국과 일본은 프랑스, 헝가리 등에서 외국인 코치를 영입해 훈련했다. 과거 한국도 그런 식이었다. 김용율 펜싱대표팀 감독은 “당시 웬만하면 128강, 잘해야 64강이었다. 아무리 해도 4강에 들어가지 못하니 국제대회도 의미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종주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선수와 비슷한 플레이를 하는데 체격에서 밀리니 제대로 성적이 나올 리 없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퍼졌다. 김 감독은 “따라하기만 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우리 것을 해보자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해서 남들이 다 유럽을 따라할 때 한국은 남들이 비웃거나 말거나 국내 선수들로 코칭 스태프를 꾸리고 우리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관건은 스피드였다. 유럽 선수들이 한 발을 뛸 때 한국 선수들은 두 발을 뛰어 상대의 허점을 노리게 했다. 유럽 선수들이 즐겨 하는 손 공격보다 발놀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체력 훈련이 필수였다. 혹독한 웨이트트레이닝과 기술 훈련이 이어졌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플뢰레에서 김영호가 금메달, 에페에서 이상기가 동메달을 따며 물꼬를 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남현희(31·성남시청)가 은메달로 맥을 이었다. ‘한국형 펜싱’의 결실은 이번 대회에서 맺히기 시작했다. 당초 금메달 1개, 동메달 1~2개 정도를 점쳤던 한국은 ‘금메달 0순위’ 남현희가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숨은 진주’들의 활약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2일까지 한국은 펜싱 3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낸 강국으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지난 4월 러시아 대표팀이 우리와 전지훈련을 함께하자고 하더라. 전에는 우리가 돈 주고 같이하자고 해도 쳐다보지도 않던 러시아”라고 뿌듯해했다. 한국 펜싱이란 다윗이 유럽이란 골리앗을 거꾸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뚝심이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추억의 스포츠스타 봉사하며 런던올림픽 응원

    추억의 스포츠스타 봉사하며 런던올림픽 응원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전남 고흥군에 딸린 섬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한 사랑의 ‘봉사 올림픽’을 열었다. 1983년 세계복싱챔피언 장정구(49),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50),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45)씨 등이 참여한 사단법인 ‘스포츠 봉사단’은 2일 나란히 소록도를 찾아가 자장면 봉사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스포츠 봉사단원과 박병종 고흥군수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한센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스포츠 스타 3명은 직접 반죽한 면으로 자장면을 만들어 한센인 600여명에게 배달했다. 이들은 배달한 자장면을 비벼주거나 먹기 좋게 잘라주며 한센인들과 한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원기씨는 “우리 선수들이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선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한센인들이 자장면을 맛있게 드셔서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예술가들의 봉사도 이어졌다. 소록도에서 전시회를 진행 중인 서예가 김동욱씨는 대형 붓을 이용해 한센병 시인 한하운(1920~1975) 선생의 작품 ‘보리피리’를 광목 80m에 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무용가 김영옥씨는 살풀이춤으로 마음을 달랬고, 노래하는 서예가 양영희씨는 열창을 했다. 박형철 국립소록도병원 원장은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데 소록도에서는 금메달리스트들의 봉사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한센인에게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사설] 올림픽 정신 먹칠한 배드민턴 ‘져주기 게임’

    그제(현지시간) 런던 올림픽에서 날아온 소식은 우리로 하여금 스포츠 허무주의에 빠지게 할 만큼 충격적이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경기에 출전한 한국선수 4명이 8강전을 앞두고 고의로 ‘져주기 게임’을 벌여 실격 처리됐다는 것이다. 이 한심한 게임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선수도 2명씩 포함됐다. 이들은 결승 토너먼트에서 만만한 상대를 만나기 위해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일부러 져주는 꼼수를 부렸다고 한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이 같은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관련 선수 전원 실격이라는 고강도 징계를 내렸다. 당연한 조치다. 이번 추태는 중국이 자국 선수들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무성의한 경기를 벌인 데서 비롯됐다. 그런 만큼 한국으로서는 억울한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또한 자국 선수끼리 맞붙는 걸 꺼려 고의로 서브를 실수하는 등 무리수를 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쿵저러쿵 핑계를 대는 것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아니다. 진솔한 반성부터 먼저 할 일이다. “우정과 연대, 페어플레이 정신에 따라 어떤 차별도 없는 스포츠로 세계 젊은이들을 가르쳐 더 나은 세계를 만든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주창한 올림픽 정신이다. 정정당당한 승부, 곧 페어플레이를 펼치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스포츠는 정직하다.’는 명제는 우리에게 늘 ‘참’으로 통한다. 그렇기에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에서 스포츠 정신을 따라 배우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것 아닌가. 그런 올림픽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한국 대표팀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금빛 행진 속에 고양된 국민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중국이 먼저 시도한 것”이라며 이의 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조차 국민은 곱지 않게 본다. 올림픽이 갈수록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고 메달지상주의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판에 더없이 순수해야 할 스포츠 정신마저 흐릿해진다면 올림픽의 처지는 날로 옹색해 질 수밖에 없다.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한 선수들을 비롯한 사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때다.
  • ‘해외기관 시찰’ 정보위, 올림픽 관람 논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해외 정보기관 시찰을 목적으로 한 해외 출장 일정에 런던올림픽 관람을 끼워 넣은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유인태, 정청래 의원 등 3명은 4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와 영국, 폴란드로 이어지는 출장 길에 나선다. 주된 일정은 방문국 정보기관 시찰이다. 그러나 영국 방문 기간 동안 런던올림픽 관람 일정을 잡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간사인 정 의원은 “상임위 특성상 세부적 일정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림픽 관람을) 갈지 안 갈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민생 현안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해외 정보기관 시찰에 나서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동시에 런던올림픽 관람 일정을 집어넣은 것은 국민 혈세를 외유성 행사에 쓰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9월 전까지 예산 결산 심사 등 현안이 많은데 해외 출장은 시기적으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관계자도 “외유성 출장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보위 관계자는 “때가 때인 만큼 외유성 출장을 가겠느냐.”며 “매년 정기적으로 가는 해외 출장으로 정보기관 시찰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런던eye] 대한체육회·펜싱협회 이번엔 어른들 집안싸움 눈물 마르지 않는 신아람

    신아람(26·계룡시청)은 아직도 울고 있다. 4년을 준비한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펼쳐 보이지도 못하고 날개가 꺾였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와 대한펜싱협회는 힘을 합쳐 그를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힘겨루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신아람이 억울한 판정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후 체육회와 협회는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그날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동메달 결정전 출전을 거부하는 신아람과 펜싱대표팀에 “경기에 나서라.”고 직접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계속 항의를 하면 신아람 선수가 블랙카드를 받고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펜싱협회는 “억울함을 풀어주지는 못할망정 동메달 결정전에 나가라고 등을 떠미는 것이 섭섭하다.”고 했다. 신아람이 피스트를 떠나려 하지 않았던 이유와 비슷한 논리로 그가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하면 오심을 그냥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었다. 갈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날 밤 체육회는 향후 대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펜싱협회 관계자 전원을 팀코리아 하우스로 호출했다. 하지만 협회 관계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끄고 잠적했다. 박 회장이 새벽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그날 대책회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박 회장이 동메달 결정전을 나가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출 아니었겠느냐.”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국제펜싱연맹(FIE)이 신아람에게 주겠다고 한 ‘특별상’을 놓고 비생산적인 논란이 이어지는 것도 두 단체 사이의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체육회는 FIE와의 조율을 통해 ‘명분’을 얻었으니 이를 탈출구로 삼자는 것이고, 협회는 메달이란 ‘실리’를 얻어야 억울함이 풀릴 것 아니냐고 맞서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동 은메달을 주는 것도 아니고 허울만 좋은 특별상으로 은근슬쩍 이 사태를 모면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체육회를 의심하고 있다. 갈등의 골 때문에 요즘 체육회와 협회는 같은 런던 하늘 아래 있으면서도 “서로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 선수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 골이 깊어질수록 신아람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은 요원해진다. 집안 다툼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두 단체만 모르고 있다. haru@seoul.co.kr
  • ‘붕대 투혼’ 유도 황희태 3·4위전서 절반패… 아쉬운 5위

    ‘붕대 투혼’ 유도 황희태 3·4위전서 절반패… 아쉬운 5위

    2일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100㎏급 3·4위전. 32강전에서 상대와 머리를 부딪쳐 붕대를 칭칭 감았지만 계속 피가 배어났다. 한국 유도팀의 맏형 황희태(34·수원시청)는 상처입은 황소처럼 거친 숨을 내뿜었다. 자신보다 15㎝나 크고, 7살 어린 헨크 그롤(네덜란드·2위)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과감하게 선제공격을 시도했지만, 그롤에게 되치기를 당하며 절반패했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올림픽 도전은 5위로 끝났다. 투기 종목인 유도, 그중에서도 100㎏급이란 점을 떠올리면 서른넷이란 운동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지 오래. 그래도 ‘황소’ ‘탱크’ 등 별명에서 짐작하듯 힘과 투지에 관한 한 태릉선수촌을 통틀어 둘째가라면 서럽다. 훈련량 또한 조카뻘 후배들 못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최전성기를 경험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는 등 90㎏급 최강자로 군림했다. 당연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0순위로 꼽혔지만,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이즈미 히로시(일본)에게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절반을 내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충격이 컸던 탓일까. “은퇴를 결심했다. 군대도 공익으로 다녀와서 인생을 새로 시작하려고 했다.”고 황희태는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전만배 상무 감독의 설득으로 황희태는 다시 도복 끈을 졸라맸다. 이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같은 해 대한유도회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부활을 알렸다. 물론 불운과의 악연은 쉽사리 끊기지 않았다. 2008년 5월 베이징올림픽 최종선발전에서 선배 최선호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만 보고 4년을 내달려온 그는 유도복을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을 터. 그 무렵 일본 종합격투기 센고쿠((?極)가 러브콜을 보냈다. 앞서 윤동식(40), 김민수(37), 정부경(34) 등 유도계 선배·동료가 이미 일본 종합격투기에 진출했던 상황. 그러나 황희태는 매트로 돌아왔다. 설득에 일가견이 있는 정훈 대표팀 감독의 집요한 권유로 100㎏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그의 나이 서른하나 때다. 100㎏급 선수치곤 ‘꼬마’나 다름없는 175㎝의 키를 강점으로 만들었다. 한 뼘쯤 큰 상대를 빠르게 파고들어 괴력의 업어치기로 넘겼다. 단조로운 기술이지만, 알고도 당하는 필살기가 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감을 회복한 황희태는 파리 그랜드슬램, 중국·독일그랑프리 등을 징검다리 삼아 런던까지 왔다. 앞서 정경미(27·하이원)도 오가타 아카리(일본)와의 여자 78㎏급 1회전에서 유효패해 탈락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펜싱 에페 12년만의 銅 정진선 “두분의 아버지께 이 메달 바칩니다”

    펜싱 에페 12년만의 銅 정진선 “두분의 아버지께 이 메달 바칩니다”

    정진선(28·화성시청)에겐 두 아버지가 있다. 친아버지와 처음 펜싱 칼을 쥐여 준 양달식(51) 화성시청 감독. 양 감독은 사비를 털어 그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정진선에게 소속팀 입단을 권유한 것도 양 감독이었다. 두 아버지를 실망시키기 싫었다. 독하게 해야 뭐라도 될 것 같았다. 대회 한달 전부터 불효자를 자청했다. 간경화로 입원 중인 친아버지의 안부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이다. 다잡았던 마음이 약해질까 겁부터 났기 때문이었다. 불효막심한 그가 1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스 켈시(미국)를 연장 접전 끝에 12-11로 꺾었다. 185㎝의 키를 이용, 먼 거리에서 공격해 들어가는 스타일에 노련함이 더해졌다. 두 차례 동시 공격을 주고받은 정진선은 연장 종료 20초 전 주특기인 재빠른 발 찌르기로 결승 득점을 뽑았다. 동메달을 딴 뒤 정진선은 두 아버지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누구보다 아버지께 죄송하다.”며 “이제 정말 자랑스럽게 전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감독님이 집에도 못 가고 훈련을 함께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면서 “감독님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진선은 2004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9년 동안 대표팀을 지켜 왔다. 2005년 국제그랑프리대회 3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수시로 국제대회 시상대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세계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리며 베이징올림픽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지만 ‘복병’ 파브리스 장네(프랑스)에게 11-15로 지면서 8강에서 주저앉았다. 그 뒤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듬해 랭킹은 9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는 2일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서 “펜싱팀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외박 없이 훈련에만 매달려 왔다.”고 했다. 그런 희생 위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상기(46) 대표팀 코치에 이어 12년 만에 남자 에페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녀 세계를 뒤집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녀 세계를 뒤집다

    김지연(24·익산시청)이 1일(현지시간) 피스트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한국 기자들은 일제히 수군거렸다. “저 선수 누군지 알아?” 누구도 답을 시원하게 하지 못했다. 거의 무명이었던 김지연이 난생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남녀 통틀어 아시아 최초로 사브르 금메달이란 엄청난 역사를 썼다. 태권도와 육상을 했던 김지연은 부산 재송여중 1학년 때 교사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했다. 태권도를 하고 싶었고 부모님도 반대했지만 “언니들과 노는 게 너무 좋아” 덜컥 접어든 길이었다. 어렸을 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부산디자인고 1학년 때 플뢰레에서 사브르로 바꿨다. 김지연은 “플뢰레를 못해서 감독님이 사브르로 바꿔 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찌르기만 하는 것보다) 마구 후려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국가대표가 됐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도 탈락할 정도였다. 그때 태릉선수촌에 멍하게 앉아 있던 김지연을 눈여겨본 사람이 김용율 펜싱대표팀 감독. “지켜보니 플레이가 괜찮아 감독 추천으로 합류시켰다. 발이 빨라 잘 키우면 될 것 같은 느낌이 왔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지연은 올해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그랑프리 3위, 터키 안탈리아 국제월드컵 2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150위권 밖이었던 세계랭킹을 5위까지 끌어올렸다. 런던올림픽 4강, 잘해 봐야 동메달일 것으로 봤던 김 감독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김지연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매리얼 재거니스(미국)에게 5-12까지 뒤지던 상황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뒤, 결승에서도 불 같은 공격으로 단숨에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김지연은 “원래 힘들면 잘 포기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달랐다. 정말로 지고 싶지 않았다.”면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생각보다 32강부터 눈앞의 상대만 이기자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금메달을 만지작거리던 김지연은 “이러고 있어도 실감이 안 난다. 로또를 맞은 기분”이라며 웃더니 다음 날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서는 “폭포수에서 노를 젓는 꿈을 꿨다.”고 소개했다. 이어 “펜싱은 나의 전부”라면서 “칼을 휘두르는 게 너무 좋다. 훈련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재혁, 팔과 함께 꺾인 ‘2연패 꿈’

    바벨을 들어 올리는 순간 팔이 꺾이며 쓰러졌다. 사재혁(27)이 1일(현지시간)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남자 77㎏급 인상 2차 시기에서 162㎏을 들어 올리려다 팔을 다쳐 경기를 포기한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남자 역도에 16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사재혁은 올림픽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한달 동안 바벨을 들지 못한 채 음식 조절을 하며 컨디션 회복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이게 화근이었다.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쓴 나머지 팔이 뒤로 돌아가 오른팔이 심하게 틀어졌다. 느린 화면으로 경기장 스크린에 부상 장면이 나오자 관중석 곳곳에서 탄식이 터졌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다음 날 코리아하우스에서 “부상이 그렇게 심하진 않다. 우리 의무진이 치료를 잘했고 런던 시내에 나와 보강치료를 했다.”며 사재혁이 선수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재혁은 이날 인상 1차 시기에서 158㎏을 들어 올리며 전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거의 확보한 상황이었다. 용상에서 더 좋은 기록을 갖고 있는 그로선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류샤오준(28)과 류하오제(19·이상 중국)를 앞지르기 위해 인상 2차 시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인상에서 격차를 줄이면 충분히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연패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게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역도연맹 관계자는 “대표팀 누구나 부상을 안고 산다. 본인이 뛰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무리수를 둔 건 아니다.”라며 “물론 허리 부상이 바벨을 드는 데 영향을 줬겠지만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4번의 부상과 재활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사재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오늘의 눈]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한 사회/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한 사회/이영준 사회부 기자

    중앙대 대학원은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만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 기준도 한 언론사의 주관적인 평가 결과를 따랐다. 이런 규정 탓에 중앙대보다 상위권대 출신 대학원생은 학점 4.5점 만점에 평균 3.5점만 받아도 성적 우수자로 전 학기 수업료를 감면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위권대 학생은 4.0이라는 높은 학점을 받아도 장학금을 받지 못 한다. 아직도 대학 서열이 우리 사회에서 인재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런 중앙대의 모습에 특목고와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을 선호하는 대학들의 행태가 오버랩됐다. 현재 서울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 신입생의 약 30%는 과학고·외고·국제고 등 특목고 출신이다. 특목고 등 상위권 학교의 학생수가 전체 고교생의 2.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30%라는 수치는 일반고 학생의 상위권대 진학률보다 10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 입장에서는 특목고 출신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털어놨다. 중앙대 측은 “우수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위권대 출신=우수 학생’이라는 등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신 학교보다 하위권 대학원으로의 진학은 어려운 결정이니 그 정도 보상은 해줘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대학의 서열화가 전제된 판단이다. 교육은 공정성과 기회균등이 기본 철학이다. 때문에 입시나 장학금 등에서 출신 학교에 따라 기회에 차등을 두는 것은 교육적 가치를 침해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런던올림픽이 오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들은 ‘특정국 봐주기’라며 억울해한다. 중앙대 대학원에 다니는 하위권대 출신자들의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력이 아닌 출신 학교 때문에 장학금까지 박탈당한 까닭이다. 이는 교육철학에 대한 모독일 수 있다. 중앙대 측은 하위권대 출신 학생들에게도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옳다. apple@seoul.co.kr
  • ‘God save the queen’ 잉글랜드는 불러 웨일스는 못 불러

    영국단일팀(이하 단일팀)은 1960년 로마 대회 이후 52년 만에 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팀이다. 축구 종주국이란 지위 덕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4개의 축구협회가 따로 있다. 월드컵축구대회에는 이 4개 협회가 각기 대표팀을 구성해 내보내지만 올림픽에는 단일 국적으로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4개 협회 모두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1200년대 웨일스를, 그리고 오랜 전쟁과 협상을 거쳐 스코틀랜드를 합병했다. 그러나 두 곳 주민들은 자신을 독립국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잉글랜드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64년 만에 열리는 이번 런던올림픽을 맞아 단일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사실상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합쳐진 반쪽짜리 단일팀이다. 현지에서는 우루과이를 1-0으로 따돌린 단일팀의 2일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수도 격인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을 찾는 웨일스 팬들이 영국 국가인 ‘신이시여 여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queen)를 따라 부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평소 웨일스인들이 이 국가가 흘러나오면 목청껏 웨일스의 국가였던 ‘내 아버지의 땅’(Hen Wlad Fy Nhadau)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단일팀의 주장 완장을 찬 라이언 긱스(3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얼마 전 “영국 국가는 잉글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단일팀에선 부르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스튜어트 피어스 단일팀 감독이 직접 나서 “국가를 부르고 말고는 선수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정리했고 이에 따라 긱스 등 웨일스 출신들은 앞서 세네갈(1-1), 아랍에미리트연합(UAE·3-1 승리)과의 A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女배구 퍼펙트 쌍포… 9년 만에 삼바춤 잠재웠다

    ‘죽음의 조’를 넘기도 불가능해 보였던 여자배구가 잇단 괴력으로 8강행 청신호를 켰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일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김연경(흥국생명)-한송이(GS칼텍스) ‘쌍포’와 촘촘한 그물 수비로 세계 2위 브라질을, 그것도 3-0(25-23 25-21 25-21)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이 브라질을 꺾은 것은 지난 2003년 그랑프리대회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그동안 속절없이 이어져 온 13연패의 무겁고 긴 사슬도 끊었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에서 17승 38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미국에 져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30일 난적 세르비아를 잡은 데 이어 이날 ‘대어’ 브라질마저 낚으면서 1패 뒤 2연승(조 2위)으로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8강행에도 파란등이 들어왔다. 1위는 3연승의 미국. ‘월드스타’ 김연경이 선봉에 선 한국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동메달) 이후 36년 만에 메달을 다짐하며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팬들은 물론 배구 관계자들조차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런던에서 잠재된 ‘괴력’을 한껏 발산하며 신화 재현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다. 이날 승부는 서브와 수비에서 갈렸다. 한국은 목적타 서브로 브라질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상대의 파상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한국은 1세트 14-13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황연주(현대건설)의 무회전 서브를 발판으로 단숨에 3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승리에 1점만을 남긴 24-20에서 저력의 브라질에 내리 3점을 허용하며 역전 위기에 몰렸다. 이때 한송이가 상대 블로커를 뚫는 스파이크를 폭발시켜 힘겹게 세트를 가져왔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2세트에서도 브라질 특유의 고공 강타를 악착같은 수비로 살려낸 뒤 거포 김연경의 통렬한 백어택, 양효진(현대건설)의 속공으로 착실히 점수를 보태 승부의 추를 한국으로 기울였다. 한국은 3세트 22-19로 앞선 긴박한 상황에서 천금 같은 한송이의 쳐내기 득점과 정대영(GS칼텍스)의 중앙 속공이 이어지며 ‘파란’을 완성했다. 김연경은 21점을 터뜨렸고 한송이도 16점을 몰아 쳐 공격을 선도했다. 양효진이 중요한 순간 블로킹 3개로 상대의 공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등 한국은 가로막기에서 7-5로 앞섰다. 8강 진출에 희망을 부풀린 한국은 3일 밤 10시 45분(한국시간) 터키와 4차전을 치른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노장이 金 메쳤다

    노장이 金 메쳤다

    먼 길을 돌아왔다. 투기 종목인 유도에서 환갑이나 다름없는 서른셋에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섰다. 마지막일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지의 사나이’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력은 늘 세계 정상권. 하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권영우에게 밀렸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선 ‘굴러온 돌’ 김재범에게 밀렸다. 당시 김재범은 올림픽을 10개월 남기고 왕기춘(포항시청), 이원희(용인대 교수) 등 강자들이 득실거리던 73㎏급에서 체급을 올려 세계 1위 송대남을 누르고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상실감이 너무 컸던 탓에 2008년 5월 대표선발전이 끝난 뒤 도복을 벗기도 했다. 그러길 반 년.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의 설득으로 그해 말 다시 도복을 고쳐 입었다. 이듬해 1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며 ‘짧고 굵은’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무릎 부상으로 양쪽에 인공 인대를 이식했다. 정 감독은 “무릎 수술을 받고 일주일 만에 걷더니 한 달도 안 돼 재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50일 만에 본 운동을 시작했다. 의지의 사나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3월 송대남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김재범과 피말리는 경쟁을 펼치던 81㎏급을 버리고 올림픽 꿈을 이루고자 도박을 감행한 것. 남들은 은퇴를 고민할 나이에 그는 낯선 90㎏급으로 옮겼다. 그리고 ‘신예’ 이규원(용인대)을 제치고 극적으로 런던행 티켓을 쥐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뜨거운 눈빛 교환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다. 송대남과 정 감독은 동서지간이다. 정 감독 부부 집에 인사 온 송대남이 처제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성실하고 듬직한 송대남을 예뻐하던 정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여자를 소개했지만 그때마다 퇴짜(?)를 맞았다고. 하지만 우연히 만난 송대남과 처제는 불꽃처럼 타올랐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결혼식을 올렸다. 올림픽 직전 아들도 낳았다.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자신을 다잡아줬던 은인이자 손위 형님의 못 이룬 꿈(정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동메달리스트다)을 동서는 금메달로 보답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X레이가 X표한 그… 그런 염려 X표한 그

    X레이가 X표한 그… 그런 염려 X표한 그

    정훈 남자유도팀 감독은 “저 몸 상태면 ‘폐품’이다. X레이를 찍으면 성한 곳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2010년부터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해 온 ‘에이스’는 지난해 12월 코리아오픈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꼬박 100일을 재활에 매달렸지만 좀처럼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훈련하다 팔꿈치, 손가락, 무릎까지 상했다. 경기 전날까지 제대로 걷지도, 뛰지도 못했다. ‘결전일’엔 진통제를 맞고 테이프로 온몸을 칭칭 감은 채 매트에 섰다. 그래도 “몸 상태나 부상은 변명으로 들릴까 봐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폐품’이라던 김재범(27·한국마사회)이 한 손으로 세계를 메쳤다. 김재범은 1일 런던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끝난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81㎏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공교롭게도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아픔을 안겼던 올레 비쇼프(독일)를 상대로 챙긴 금메달이라 더욱 의미있다. 이미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김재범은 이번 금메달로 ‘유도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한국 남자유도 역사에 이원희 현 여자대표팀 코치 단 한 명만 갖고 있던 대기록. 김재범은 “그랜드슬램은 가문의 영광이다. 온몸이 아프긴 한데 이기니까 또 아무렇지 않다.”고 밝게 웃었다. 1등이 되고 싶어 매일 밤 11시 11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기도하던 김재범의 소망이 이뤄진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하나님께 오늘 하루만 달라고 기도했다. 부러지고 다쳐도 좋으니까 딱 오늘만 달라고 했다. 4년 전엔 ‘죽기살기’로 해서 은메달이었으니까 이번엔 ‘죽기’로 했다.”며 힘들었던 훈련과정을 소개했다. 덕분인지 압도적인 메달이었다. 이날 모두 5경기를 치르면서 연장 한 번 치르지 않았다. 강한 체력을 앞세워 버티는 유도로 일관해 ‘미스터 파이브미닛(5분)’으로 평가절하되던 김재범은 기술과 스피드를 갖춰 5분 안에 경기를 매조지하는, 다른 의미의 ‘미스터 파이브미닛’으로 진화했다. 상대는 집요하게 부상 부위인 왼쪽을 공략했지만 김재범은 정확한 기술과 적극적인 공격으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정상에 올랐다. 정훈 감독은 “인간승리다. 그동안의 지옥훈련을 참아줘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유통·가전업계 “올림픽·폭염 고마워”

    극심한 소비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유통·가전업계가 ‘올림픽과 폭염’ 특수로 모처럼 웃고 있다. 런던과의 시차로 주요 경기가 새벽에 열리면서 야식류 판매가 급증하고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에어컨 등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늘어서다. 특히 불경기에 휴일 영업정지까지 겹쳐 두 자릿수 매출 역신장을 우려하던 대형마트는 최근 한숨 돌리는 형국이다. ●하이마트 에어컨 하루판매 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마트의 매출 역신장률은 6∼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4~5% 매출 감소를 겪은 대형마트들은 7월 올림픽과 무더위가 아니었으면 사상 처음 두 자릿수 매출 역신장을 볼 것으로 우려했다. 7월 중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올림픽이 열리면서 에어컨, 맥주, 생수 등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뛰는 등 상황은 반전됐다. 이마트의 매출은 지난달 1∼20일 11.7% 줄었으나 21∼30일에는 5.8% 증가, 지난달 매출 역신장률은 7.3%를 기록했다. 에어컨 매출 25.4%, 선풍기 17.2%, 맥주 8.7%, 아이스크림이 6.2% 각각 늘어난 덕이다. 롯데마트의 매출도 지난달 1∼19일 13.4% 감소했지만 이후 30일까지는 0.3% 늘어 지난달 전체적으로 6.9%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컨 173.3%, 맥주 14.1%, 생수 13.5% 등 최근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에어컨 판매량 급감으로 애를 태웠던 가전업계도 희색만면하다. 통상 에어컨 판매는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정점을 이룬 뒤, 휴가철인 7월 말~8월 초면 사실상 본격적인 판매가 끝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하지만 올해는 뒤늦게 찾아온 늦더위로 ‘끝물 시즌’인 지난주부터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야식류 전주比 60~200% 더 팔아 이를 반영하듯 하이마트는 지난달 29일 1만 4775대의 에어컨을 판매해 종전 기록인 지난해 6월 19일의 1만 123대를 46%나 깨며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삼성·LG 등 업체들도 재고 소진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번 늦더위로 올해 판매량이 작년 수준(180만~190만대)에는 못 미치더라도 평년 수준(150만~160만대)에는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식 상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올림픽이 개막한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맥주, 튀김류 등 대표 야식 품목의 매출은 전주 대비 60~200%나 늘어났다. 주요 경기가 새벽에 열리는 덕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들이 특히 수혜를 누렸다.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7~31일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주택가에 위치한 매장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이 전주 대비 12.2%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폭이 가장 큰 품목은 역시 맥주와 안주류였다. 맥주는 같은 기간 전주 대비 35.8%, 안주류는 30.1%나 많이 팔렸다. 간식거리인 음료와 과자 매출도 각각 26.5%, 24.9% 올랐으며, 라면도 25.6%나 판매가 늘었다. 박상숙·류지영기자 alex@seoul.co.kr
  • [런던 her story] ‘아름다운 10代’ 中 수영 예스원·美 체조 더글러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런던의 밤은 두 10대 소녀 덕에 더 아름다워졌다. 도핑 의혹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영 2관왕에 우뚝 선 중국의 예스원(16), 미국 여자체조팀에 16년 만에 올림픽 단체 금메달을 안긴 개브리엘 더글러스(17)가 주인공이다. 예스원은 1996년 3월 1일생, 더글러스는 1995년 12월31일생이니 동갑내기나 마찬가지다. 둘 다 여섯 살에 수영과 체조에 입문한 것도 닮은꼴이다. 예스원은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07초57의 아시아신기록 및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접영으로 헤엄치는 첫 50m에서 4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배영에서 1위로 치고 나섰다. 평영으로 헤엄치는 150m 구간에서 3위로 밀렸지만, 마지막 자유형에서 경이적인 뒷심으로 금메달을 쟁취했다. 지난달 28일 개인혼영 400m에서 전신 수영복 규제 이후 여자선수로는 처음 세계신기록(4분28초43)을 세웠던 예스원은 대회 첫 여성 2관왕에 올랐다. 앞서 예스원은 개인혼영 400m 결선의 마지막 자유형 50m 구간을 남자 개인혼영 400m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록티(미국)의 구간 기록(29초10)보다 빠른 28초93에 터치패드를 찍는 바람에 도핑 의혹에 휘말렸다. 종합 1위를 놓고 중국과 경쟁 구도에 있는 미국 선수단과 언론이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다. 하지만 그가 개인혼영 200m마저 우승하면서 의혹은 사그라졌다. 예스원은 “절대 약물을 복용한 적은 없다.”면서 “언론이 뭐라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도핑 의혹이) 발전해 나가는 데 자극이 된다.”며 당당하게 맞섰다.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도 “예스원은 런던올림픽의 까다로운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다. 훌륭한 성적이 박수받지 못한다면 슬픈 일”이라고 감쌌다. 149.8㎝에 40.8㎏의 날렵한 체구로 이단평행봉을 날아다니는 움직임 때문에 ‘날다람쥐’(Flying Squirrel)란 애칭을 얻은 더글러스는 보기 드문 아프리카계 체조선수다. 지난 2010년부터 베이징올림픽 평균대 금메달리스트 숀 존슨의 스승인 중국 국가대표 출신 량초우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더글러스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챔피언 조딘 위버가 주축을 이룬 미국은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끝난 단체전 결승에서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 합계 183.596점을 얻어, 러시아(178.530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더글러스는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었고, 종목당 평균 15.366점 이상을 얻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흑인 특유의 탄력에 우아함과 정확한 동작까지 겸비한 더글러스가 개인종합 또는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아프리카계 미국 선수로는 사상 첫 체조 금메달의 위업까지 이루게 된다. 더글러스는 개인종합 3위로 24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고 주종목인 이단 평행봉과 평균대 결선에도 진출했다. 여자 개인종목 결선은 2일 오후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최신원 SKC·SK텔레시스 회장 “女핸드볼 대표팀에 격려금 1억원”

    최신원 SKC·SK텔레시스 회장 “女핸드볼 대표팀에 격려금 1억원”

    최신원 SKC·SK텔레시스 회장이 런던올림픽 현장에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을 만나 격려금 1억원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1일 SK텔레시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여자 핸드볼 팀이 덴마크와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르기 직전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과 함께 강재원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을 직접 만나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덴마크와의 경기가 여러분과 국민에게 의미가 크니 국민의 통한을 씻어주는 승리를 꼭 이뤄 달라.”고 부탁하며 메달을 따면 대표팀에 격려금 1억원을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신아람 오심’ 女심판, 페이스북 친구 요청하자

    ‘신아람 오심’ 女심판, 페이스북 친구 요청하자

    펜싱 신아람(26·계룡시청) 선수의 억울한 패배가 ‘역대 올림픽 5대 오심’ 중 하나로까지 꼽히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에게 잘못된 승리를 안겨준 여자심판 바바라 차르의 신상이 인터넷에 노출됐다. 1일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런던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전 결과에 한국인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이 경기의 주심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심판 바바라 차르가 트위터를 통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 그의 이메일과 전화번호가 온라인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차르의 페이스북은 현재 친구가 아닌 방문자에게는 사실상 폐쇄돼 있는 상태다.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가 8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평소 활발한 페이스북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으로 현재 빈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리는 초기 화면의 기초 사항 외에 방문자가 볼 수 있는 정보는 없다. 또 페이스북 친구요청도 되지 않고 있다. 친구를 요청하면 너무 많은 친구 요청이 있어 한도를 초과했다는 메시지가 뜬다. 차르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신아람과 하이데만의 준결승전 주심을 봤다. 차르는 두 선수가 마지막 1초를 남겨두고 3번의 플레이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시간 오작동이라며 다시 1초의 경기 시간을 추가했다. 결국 신아람은 하이데만의 찌르기 공격을 받고 경기에서 졌다.  한편 신아람을 울린 ‘멈춘 시간’ 오심은 허술한 경기 규정과 부실한 운영이 어우러져 빚어진 사고로 드러나고 있다. 김창곤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두 번째 공격 상황에서 타임 키퍼가 심판의 공격 개시 신호보다 먼저 버튼을 눌렀다고 판단해 다시 시간을 1초로 돌려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타임키퍼가 누구인지 보니 16세 소녀더라. 큰 일이 벌어진 것을 보고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 하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해외 언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AFP통신은 ‘신아람이 흘린 통한의 눈물’이란 제목 아래 “제대로 판정이 나왔더라면 신아람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충격에 빠진 신아람은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다 에스코트를 받고서야 내려갔다.”고 전했다. AFP는 이 소식을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5대 오심 중 하나로 꼽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가도 없이 홀로 올림픽 출전한 마라토너의 사연

    국가도 없이 홀로 올림픽 출전한 마라토너의 사연

    전세계 국가대표들이 모여 경쟁하는 올림픽에서 과연 나라도 없이 출전하는 것이 가능할까? 국가도 코치도 없는 한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런던 올림픽 마라톤 선수로 당당히 출전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낡은 한 켤레의 마라톤화를 신고 출전을 앞둔 선수는 미국에 사는 난민 가우어 마리얼(28). 마리얼의 과거는 끔찍한 악몽 그자체다. 아프리카 중동부에 있는 남수단에서 출생한 마리얼은 어릴 때 부터 내전으로 오직 생존을 위해 물도 없이 사막을 뛰어다녀야 했다. 특히 그의 나이 20살 때 벌어진 내전으로 국민 2백만명이 사망했으며 이 기간중 가족 8명이 죽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마리얼은 전쟁 포로로 노예생활을 하다 이집트로 탈출 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난민 신분을 얻었다. 난민이 된 마리얼은 달리기 실력을 키워 지난해 첫 출전한 미국 내 마라톤대회에서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기준 기록인 2시간 14분 대로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을 참가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이 많았다. 먼저 남수단은 지난해 수단에서 독립한 신생국으로 올림픽 위원회도 없다. 이에 (북)수단 정부는 마리얼에게 “대표팀에 합류하라.”고 초청장을 보냈으나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마리얼은 “만약 내가 북수단을 위해 달린다면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은 2백만명을 욕보이는 짓”이라고 밝혔다. 마리얼의 이같은 사연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도 전달됐고 IOC는 회의를 통해 지난달 중순 올림픽 깃발아래 독립 선수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조치했다. 최근 마리얼은 홀로 뒤늦게 런던에 도착해 마라톤 훈련을 하고 있다. 마리얼은 “내가 국가의 깃발을 들지는 못하지만 내 나라는 그 장소 그대로 있다.” 면서 “드디어 내 꿈이 실현됐다.”며 기뻐했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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