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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폭염 지나고…‘지휘 거장’들과 함께 가을이 온다

    여름 폭염 지나고…‘지휘 거장’들과 함께 가을이 온다

    공연 비수기인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거장 지휘자와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는다. 먼저 베를린필 지휘봉을 내려놓은 사이먼 래틀이 10월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런던 심포니과 내한한다. 버밍엄 심포니에서 자신의 실력을 본격적으로 알린 래틀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간 뒤 갖는 첫 내한 공연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드보르자크 슬라브 춤곡(1·2·4·7번),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이다. 협주곡 협연자는 네덜란드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다. 18~19일에는 지휘 강국 핀란드 출신의 에사 페카 살로넨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다. 이 공연의 관심사 단연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다. 15년만에 내한하는 현존 최고의 피아니스트 지메르만은 19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번스타인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선보인다. 18일에는 바이올리스트 에스더 유가 협연자로 나선다. 가장 ‘핫’한 지휘자 중 한 명인 에스토니아 출신 미국 지휘자 파보 예르비는 올해만 두 차례 한국을 찾는다. 11월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그가 2019~2020년 시즌 새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스위스 명문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협연자는 마찬가지로 ‘핫’한 외모와 기교로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다. 그는 앞서 예르비와 음반을 녹음했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협연곡과 메인 레퍼토리 모두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곡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예르비는 이어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12월 19일 롯데콘서트홀을 찾아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9번 ‘그레이트’를 선보인다. 예르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함께 ‘베토벤 사이클’ 등 주요 곡을 작업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협연자는 ‘얼음공주’ 힐러리 한으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11월 15~6일에는 예술의전당에서는 안토니오 파파노의 첫 내한이 예정돼 있다. 그가 2005년부터 이끌어온 이탈리아 명문 악단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차이콥스키와 베토벤 교향곡을 들려준다. 이 공연에는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협연자로 나선다. 15일에는 다닐 트리포노프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16일에는 조성진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라트비아 출신의 세계 최고의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는 11월 29~30일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과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등을 연주한다. 협연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으로,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얀손스는 거장 중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영국의 유명 음악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얀손스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취임 때 기고한 글에서 래틀을 현 시대의 토스카니니에, 얀손스를 푸르트뱅글러에 각각 비유하기도 했다. ‘러시아 음악의 차르’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뮌헨 필하모닉은 11월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말러 교향곡 1번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협연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포토] 리얼리티쇼 스타의 ‘걸 크러쉬’

    [포토] 리얼리티쇼 스타의 ‘걸 크러쉬’

    개비 알렌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엘스트리에 위치한 TV 리얼리티 쇼 ‘셀러브리티 빅 브라더(Celebrity Big Brother)’촬영지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포토] 매혹적 자태로 등장한 클로에 에일링

    [포토] 매혹적 자태로 등장한 클로에 에일링

    모델 클로에 에일링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엘스트리에 위치한 TV 리얼리티 쇼 ‘셀러브리티 빅 브라더(Celebrity Big Brother)’촬영지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포토] 풍만한 몸매 드러난 시스루 의상 ‘시선집중’

    [포토] 풍만한 몸매 드러난 시스루 의상 ‘시선집중’

    영화배우 나탈리에 넌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엘스트리에 위치한 TV 리얼리티 쇼 ‘셀러브리티 빅 브라더(Celebrity Big Brother)’촬영지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이상형 못 만났다” 결혼정보업체 상대로 소송건 女, 결과는?

    “이상형 못 만났다” 결혼정보업체 상대로 소송건 女, 결과는?

    이혼 후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던 한 여성이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남성을 만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업체를 고소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첼시에 사는 테레자 버키(47)는 이혼한 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2014년 결혼정보업체에 회비를 내고 가입했다. 당시 그녀가 원한 이상형은 돈이 많고 집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으며, 자신과 함께 먼 미래를 꿈꾸며 자신이 낳은 자녀 3명의 아버지가 될 수 있을 만한 남성이었다. 업체는 이런 그의 ‘로망’을 채워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그 약속의 대가로 버키로부터 가입비 1만 3000파운드(약 1870만원)를 받았다. 해당 업체는 총 70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광고했는데, 문제는 실제 적극적으로 여성과 데이트에 응할 수 있는 남성이 100명 정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남성중에서는 그 누구도 자신이 밝힌 이상형과 가깝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실망을 느낀 버키는 곧바로 업체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는 소송으로 이어졌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4일, 런던고등법원은 해당 소송과 관련해 만남주선업체가 버키에게 가입비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리차드 파크스 판사는 재판에서 “피고 측은 원고의 이상형에 맞는 남자친구를 찾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므로 가입비를 되돌려 줘야 한다”면서 “더불어 원고가 느낀 실망과 슬픔을 500파운드(약 72만원)로 보상하라”고 밝혔다. 이에 업체 측은 “버키는 회원 가입할 당시 우리 측이 그녀에게 소개시켜줄 수 있는 남성의 수에 대해 잘못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독점적 전략을 가진 회사인데, 그녀는 단지 인터넷 데이트 정도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는 수 천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돈이 많고 싱글인 잠재 고객이 수 천 명씩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특급 콜라보레이션 ‘캠퍼X키코 코스타디노브’ 컬렉션 패션계 주목

    특급 콜라보레이션 ‘캠퍼X키코 코스타디노브’ 컬렉션 패션계 주목

    스페인 슈즈 브랜드 캠퍼가 최근 남성복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와 첫 협업을 선보이며, 캠퍼 투게더 위드 키코 코스타디노브(CAMPER Together with Kiko Kostadinov) 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캠퍼는 투게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통해 디자이너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캠퍼와 결합하여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실현시키는 창조적이며 실험적인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캠퍼는 한국 런칭 10주년 시에는 JHJ 최지형,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99%is-) 바조우, 한국적인 것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플랫 아파트먼트를 비롯, 이번 시즌에는 키코 코스타디노브와의 조우를 통해 패션 디자이너와의 우수한 컬렉션을 캠퍼 투게더를 통해 선보인다. 이번 캠퍼 투게더 컬렉션은 특히, 고어텍스 소재의 아웃도어 스타일 ‘TEIX’의 남성 슈즈로 실시되었으며, 1997년에 나왔던 아이코닉 아이템 트렌킹 부츠, 캠퍼 TEIX를 헌정하며 캠퍼의 아카이브를 되살렸다. 도전에서 물러나는 법이 없는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투박하면서도 탄탄한 내구성을 겸비한 아웃솔과 함께 스트링으로 슈즈의 넓이 조절할 수 있는 슈레이스가 특징이다. 또한 이번 컬렉션은 고어텍스 기술을 사용하여 눈, 비와 같은 계절 변화 및 외부 저항에도 활동성을 높여 줄 수 있을 만큼 강한 슈즈인 것이 특징이다. 블랙 컬러의 미디움 부츠와 레이스 업 슈즈의 블랙과 브라운 컬러로 각기 다른 세 가지 스타일의 청키한 하이브리드 스타일 슈즈로 키코 코스타디노브가 워크웨어에서 받은 영감과 함께 ‘뉴 아웃도어(New outdoors)’의 진정한 정신을 선사한다.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런던에 거주하는 불가리아 출신 남성복 디자이너로 유니폼과 작업복과 같은 워크웨어에서 주로 영향을 받았던 그의 작품은 혁신적인 패턴 커팅, 디테일에 대한 집념, 복잡한 의복의 구조에 중점을 둔다. 진취적인 실루엣과 구조의 디자인이 특징인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제품들은 예술적 감성이 더해져 유니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범함을 벗어나 자신만의 특별한 개성 표현이 가능한 캠퍼 투게더 위드 키코 코스타디노브(CAMPER Together with Kiko Kostadinov)컬렉션은 캠퍼의 익스클루시브 라인으로 캠퍼 공식 홈페이지와 케이스스터디 분더샵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8월 17일부터 만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내 불운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내 불운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머리에 새똥을 맞는다든가, 버스를 놓친다든가,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재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거기서 고통이 더 커지면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든다.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젊을수록 이 같은 불만이 많은 것 같다. 행복을 권리로 생각하는 세대니까. 이왕 한번 사는 것, 행복해야 한다. 그렇게 안 되면 억울하다. 여기서 잠깐 내 마음속을 한번 들여다보자. 저기 깊고 어두운 어딘가에, 과거 언젠가 저지른 실수 또는 과실이 작은 진주처럼 반짝이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 내 인도 친구는 이런 것이 바로 카르마라고 한다. 런던에서 유학하는 학생인데, 어느 날 창문 밖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일상생활 속 시시한 일도 유심히 관찰하면 카르마로 엮여 있는 게 보인다고. 내가 물었다. “그럼 전쟁판에서 희생된 무고한 사람들도 자신들의 죄 때문에 벌 받은 걸까?” 그가 대답했다. “아니다. 카르마에 따르면 불운은 본인이 자초하기도 하지만, 가까운 사람 사이에 감기 옮기듯이 번지기도 한다.”내가 공부하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줄거리들을 보면 온통 불운 투성이다. 미케네의 왕 아트레우스는 조카들을 죽이고 그들의 살을 그들의 아버지에게 저녁식사로 대접했다. 아트레우스의 장남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에서 귀환하는 기쁨을 잠시 누리다가 아내와 그녀의 애인에게 욕조 안에서 암살당한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는 비명에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친어머니를 살해했다가 이에 노한 악령들에게 쫓긴다. 이 집안은 저주받았다. 이것은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아가멤논’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다. 랍다코스의 후손들은 어떤가? 우선 오이디푸스가 있다. 의도치 않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한 가장 유명한 그리스 비극의 영웅이다. 그의 자식 중―아님 형제 중―아들들은 전투에서 겨루다 서로 죽이고, 딸 안티고네도 동굴에 묻히는 사형에 처한다. 이렇듯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전염되는 ‘죄’, 그리스 사람들에겐 신화의 이야깃거리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삶의 현실이었다. 아테네에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사회를 더럽힌다고 여겨졌다. 이런 ‘공해’를 그리스어로는 ‘미아즈마’라 한다. 심지어 제사에 쓰인 도끼도 소를 죽인 피의 때가 묻어 있기 때문에 바다에 던져졌다.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재앙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라의 잘못일까, 부모 탓일까, 나 자신의 몫일까? 근대 의학은 인류의 목숨을 연장한 것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를테면 과거에 성격 탓이거나 도덕의 결함 탓이라고 알았던 것들이 많은 경우에 질병 탓이라고 밝혀낸 점이다. 옛날에 바보라고 불렸을 사람이 사실은 디스렉시아(난독증) 환자이고, 살인마였을 사람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자다. 이럴 때 우리는 묻는다. 사람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 때문이고, 환경 때문이고,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의지 밖의 문제인가? 스탠퍼드 대학의 저명한 생리학자 로버트 사폴스키의 생각은 ‘그렇다’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선택의 자유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늘 저녁 윗니를 먼저 양치질할지, 아니면 아랫니를 먼저 양치질할지, 그 정도 결정하는 자유에 그친다. 나머지 인생의 큰 결정들, 그 모두는 유전자와 환경이 철저히 지배한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죄와 벌은 마냥 억울할 것이 아닐까? 자유로운 의지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지 아닌지는 철학의 오래된 토론 주제이고 오늘도 계속된다. 우리는 어둠 속을 헤맨다. 누구 잘못이라고 하기도 어중간하고, 누구 잘못이 아니라고 하기도 어중간한, 무서운 세상이다. 오이디푸스는 자기도 모르게 저지른 죄의 무게를 짊어지며 어떻게 처신했던가? 자신의 두 눈을 도려냈다. 글: 김현집 미국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 부부 싸움 때문에 엉뚱한 공항 착륙, 변상해야 할까

    부부 싸움 때문에 엉뚱한 공항 착륙, 변상해야 할까

    비행기 안에서 한 시간 가량 부부싸움을 벌여 엉뚱한 공항에 착륙하게 만든 영국인 부부가 비행기에서 쫓겨난 뒤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휴가를 즐겼다. 저가항공 제트2는 지난해 7월 영국 런던 근처 스탠스테드 공항을 출발해 그랜카나리아 제도의 라스팔마스 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에 탑승했던 로널드 센빌(53)과 폴린 고든(66)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최근 쳄스퍼드 왕립법정에서 진행된 재판 도중 상세한 전말이 공개됐다고 BBC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제트2는 스트랫퍼드에 사는 부부에게 뜻하지 않은 착륙과 이륙으로 연료를 소모시키고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며 손해 변상을 요구하는 편지를 계속 보냈지만 부부는 묵살해 결국 소송에 이르렀다. 이들 부부는 임시 착륙한 포르투갈의 한 공항 벤치에서 하루밤을 지샌 뒤 가족의 도움을 받아 다음날 그랜카나리아를 찾았다가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해 계속 휴가를 즐겼다.부부싸움은 남편 센빌이 다른 여성에게 계속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본 아내 고든이 누구냐고 물어보면서 시작됐다. 생일 턱으로 여행 경비를 모두 댄 고든은 그냥 친구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던 여성이 누구냐고 묻는데도 센빌이 자꾸 못 밝힌다고 해 화가 잔뜩 났다. 서로 언쟁을 벌이다 이번에는 센빌이 아내에게 음료수 사먹게 돈을 좀 달라고 했는데 아내는 핸드백을 붙들고 놔주지 않아 둘이 밀고 당기고 법석을 떨었다. 고든은 “남편이 말하길 ‘내 여권도 돌려줘’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왜 다른 여자랑 휴가가게?’라고 쏘아줬다. 내 생각에 재미있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둘 중 누구도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짧게 실랑이를 벌이다 자신의 핸드백을 돌려 받고 이내 잠자코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랬는데 갑자기 비행기가 엉뚱한 공항에 착륙하더니 자신들더러 내리라고 했다고 어이없어했다. 센빌 역시 아내를 향해 완력이나 위협 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며 언쟁이라 해봐야 “몇 분”에 지나지 않았다며 “비행기를 돌릴 하등의 필요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고든은 “휴가는 좋았다. 하지만 로널드는 계속 그 여자에게 문자를 보내 너무 더워 어느 곳에라도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계속 실 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방송은 그들이 휴가를 계속 즐긴 것처럼 재판도 죽 이어진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holiday
  • [홍석경의 문화읽기] 상하이에서 읽는 동아시아

    [홍석경의 문화읽기] 상하이에서 읽는 동아시아

    사람마다 꿈꾸는 도시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도시는 상하이였다. 오랫동안 프랑스에 살았기에 올 8월에야 처음 방문하게 된 상하이. 물론 국제학회에서의 발표를 위해 왔지만, 도시 전체가 텍스트인 이곳, 하루 정도 ‘발로 하는 독서’의 매력을 물리칠 수 없다. 아편전쟁의 결과로 19세기 후반 서구 열강에 조계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이곳은 오랫동안 서구와 동아시아 간 순간이동 터널 역할을 했다. 상하이를 통로로 서구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들어왔고, 동아시아인은 상하이에서 멀고 먼 프랑스와 영국 등 서구의 일부를 만났다.서구에도 상하이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 신비한 곳이었다. 오손 웰스의 1947년 영화 ‘상하이에서 온 여인’의 주인공 리타 헤이워스는 상하이에서 보낸 몇 년의 과거와 중국어를 한다는 사실에 힘입어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팜파탈의 반열에 오른다. 그녀는 유명한 거울 신 속에서 죽는데, 이 장면이 중국을 다시 글로벌한 동서 간 문화교류 속으로 끌어들인 이소룡에 의해 ‘용쟁호투’(1973)에서 패러디됐던 것도 우연이 아니리라. 대한민국에게 상하이는 문자 그대로 동아시아에 열린 서구의 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의 젊은 장군 드골이 대서양을 건너가 런던에 임시정부를 세울 것을 생각하기 무려 20년 전 근대국가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하고 식민지가 됐던 조선의 엘리트들은 3·1운동으로 깨어나 이곳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웅지를 틀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는 당시 조선의 어두운 미래와 조선인의 힘든 삶을 실감할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청나라에 이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대륙 침탈을 준비하는 일본의 기세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내걸어 민족의 정당하고 자주적인 미래를 도모한다는 결의와 실행은 얼마나 큰 결심과 신념이 있어야 가능했을까. 레지스탕스를 부르는 드골의 런던 행보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대접을 보면서 임시정부에 대한 그간의 한국 내 이견이 부끄러웠다. 당시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암살’ 속에서 주인공들이 거사 전날 모여 샹송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임시정부의 상하이 커넥션이 강하게 암시된다. 1930년대 상하이와 조선의 커넥션은 영화 속에서 임시정부를 넘어선다. 중국 영화사에서 가장 빛나는 별 진린은 한국인이었다.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중심이었던 당시 상하이의 위상을 고려할 때, ‘동양의 루돌프 발렌티노’라고 불렸다는 이 한국인 남자 배우의 의미는 되새겨볼 만하다. 한국 이름 김염, 그의 부친은 독립운동가 김필순이고 고모부가 무려 김규식이니, 아무리 험난한 세월 속 인척 간 교류와 교육의 영향이 크지 않았더라도 그의 존재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상하이, 중국을 잇는 노드(node)다. 동아시아의 초국적 인기인의 전형과도 같은 노래하는 배우 장국영과 그 뒤를 잇는 한류 스타들이 있기에 앞서서 1930년대 글로벌 상하이에 한국인 배우 김염이 있었던 것이다. 밤이 되니 팔월에 크리스마스같이 치장한 불야성의 상하이가 펼쳐진다. 강의 이쪽과 저쪽이 이처럼 극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이라니. 하늘을 향해 다투어 치솟는 푸둥 고층 건물들의 화려한 파사드를 마주 보는 와이탄의 강변로에는 프랑스 니스 해변의 콜로니얼 건축을 닮은 건물들이 육중하게 늘어서 있다. 와이탄 지역은 명·청대의 상점과 정원을 배경으로, 70년대 재개발 서민촌을 닮은 거리를 감추고 있다. 어두운 골목 끝 고담시티를 연상시키는 상하이타워가 구름 속으로 치솟는다. 중국의 들끓는 자본주의적 욕망처럼.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는 훙구공원에 해가 뉘엿뉘엿하자 노인들이 배 두드리며 나와 바람을 쐰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 서구 문호들의 동상 군집에서 멀지 않은 곳엔 새로 세워진 중·일 청년들의 우의를 다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시내 도처에서 한국어가 들리지만 한국 사드가 지나간 중국 어느 곳에도 한류의 자취는 없고, 일본식 바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거대한 쇼핑몰 벽에 붙은 한류 스타를 똑 닮은 중국 배우의 모습이 묘하게 과거와 현재의 상하이, 그리고 동아시아의 굴기 속 중국의 욕망을 느끼게 해 준다.
  • 역대급 폭염, 세계경제까지 녹였다

    역대급 폭염, 세계경제까지 녹였다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도 폭염에 따른 노동자 생산성 급락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몇십년 만에 찾아오던 폭염이 이제는 ‘일상화’가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으로 연례행사로 폭염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사상 최악의 폭염 등 자연재해가 집중된 지난 7월 한 달간 전 세계 경제적 손실 규모는 100억 달러(약 11조 3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글로벌 리스크관리업체인 에이온이 밝혔다. 미 UCLA대학 연구진은 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노동생산력이 2%씩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1500만명의 야외 근로자들의 생산력이 감소하면서 2028년까지 연간 3600억 달러의 손실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야외 근로자는 운송 및 물류 분야에서 500만여명, 농장 130여만명, 건설업 700여만명, 광업 분야 60여만명으로 집계됐다. 15년 만의 폭염에 시달리는 영국도 생산성 감소가 우려된다. 런던정경대는 실내 근로자들도 생산성이 떨어져 23억 유로(약 3조원) 규모의 손실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프랑스와 스웨덴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위기를 맞았다. 론강과 라인강 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 프랑스 전력회사 EDF의 원전은 수온 상승으로 원자로 냉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웨덴 전력회사 바텐팔도 링할 원전의 냉각수로 쓰는 바닷물 온도가 기준치인 25도에 근접하면서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인도 역시 살인적인 더위로 205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8%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된다. 파키스탄도 이미 지난 4월 기온이 50도를 넘어서면서 면화 생산량을 강타해 섬유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폭염 비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엔은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2030년에는 글로벌 GDP가 연간 2조 달러나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옐레나 마나엔코바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차장은 “올해는 많은 국가에서 새로운 기록이 생기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혹서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 예상된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018년 상하이에서 감상해 본 1930년대 동아시아

    2018년 상하이에서 감상해 본 1930년대 동아시아

    사람마다 꿈꾸는 도시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도시는 상하이였다. 오랫동안 프랑스에 살았기에 올 8월에야 처음 방문하게 된 상하이. 국제학회에서의 발표를 위해 왔지만, 도시 전체가 텍스트인 이곳, 하루 정도 ‘발로 하는 독서’의 매력을 물리칠 수 없다. 아편전쟁의 결과로 19세기 후반 서구 열강에 조계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이곳은 오랫동안 서구와 동아시아 간 순간이동 터널 역할을 했다. 상하이를 통로로 서구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들어왔고, 동아시아인은 상하이에서 멀고 먼 프랑스와 영국 등 서구의 일부를 만났다.서구에도 상하이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 신비한 곳이었다. 오손 웰스의 1947년 영화 ‘상하이에서 온 여인’의 주인공 리타 헤이워스는 상하이에서 보낸 몇 년의 과거와 중국어를 한다는 사실에 힘입어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팜파탈의 반열에 오른다. 그녀는 유명한 거울 신 속에서 죽는데, 이 장면이 중국을 다시 글로벌한 동서 간 문화교류 속으로 끌어들인 이소룡에 의해 ‘용쟁호투’(1973)에서 패러디됐던 것도 우연이 아니리라. 대한민국에게 상하이는 문자 그대로 동아시아에 열린 서구의 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의 젊은 장군 드골이 대서양을 건너가 런던에 임시정부를 세울 것을 생각하기 무려 20년 전 근대국가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하고 식민지가 됐던 조선의 엘리트들은 3·1운동으로 깨어나 이곳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웅지를 틀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는 당시 조선의 어두운 미래와 조선인의 힘든 삶을 실감할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청나라에 이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대륙 침탈을 준비하는 일본의 기세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내걸어 민족의 정당하고 자주적인 미래를 도모한다는 결의와 실행은 얼마나 큰 결심과 신념이 있어야 가능했을까. 레지스탕스를 부르는 드골의 런던 행보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대접을 보면서 임시정부에 대한 그간의 한국 내 이견이 부끄러웠다. 당시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암살’ 속에서 주인공들이 거사 전날 모여 샹송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임시정부의 상하이 커넥션이 강하게 암시된다.1930년대 상하이와 조선의 커넥션은 영화 속에서 임시정부를 넘어선다. 중국 영화사에서 가장 빛나는 별 진린은 한국인이었다.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중심이었던 당시 상하이의 위상을 고려할 때, ‘동양의 루돌프 발렌티노’라고 불렸다는 이 한국인 남자 배우의 의미는 되새겨볼 만하다. 한국 이름 김염, 그의 부친은 독립운동가 김필순이고 고모부가 무려 김규식이니, 아무리 험난한 세월 속 인척 간 교류와 교육의 영향이 크지 않았더라도 그의 존재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상하이, 중국을 잇는 노드(node)다. 동아시아의 초국적 인기인의 전형과도 같은 노래하는 배우 장국영과 그 뒤를 잇는 한류 스타들이 있기에 앞서서 1930년대 글로벌 상하이에 한국인 배우 김염이 있었던 것이다. 밤이 되니 팔월에 크리스마스같이 치장한 불야성의 상하이가 펼쳐진다. 강의 이쪽과 저쪽이 이처럼 극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이라니. 하늘을 향해 다투어 치솟는 푸둥 고층 건물들의 화려한 파사드를 마주 보는 와이탄의 강변로에는 프랑스 니스 해변의 콜로니얼 건축을 닮은 건물들이 육중하게 늘어서 있다. 와이탄 지역은 명·청대의 상점과 정원을 배경으로, 70년대 재개발 서민촌을 닮은 거리를 감추고 있다. 어두운 골목 끝 고담시티를 연상시키는 상하이타워가 구름 속으로 치솟는다. 중국의 들끓는 자본주의적 욕망처럼.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는 훙구공원에 해가 뉘엿뉘엿하자 노인들이 배 두드리며 나와 바람을 쐰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 서구 문호들의 동상 군집에서 멀지 않은 곳엔 새로 세워진 중·일 청년들의 우의를 다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시내 도처에서 한국어가 들리지만 한국 사드가 지나간 중국 어느 곳에도 한류의 자취는 없고, 일본식 바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거대한 쇼핑몰 벽에 붙은 한류 스타를 똑 닮은 중국 배우의 모습이 묘하게 과거와 현재의 상하이, 그리고 동아시아의 굴기 속 중국의 욕망을 느끼게 해 준다. 글·사진: 홍석경 서울대 언론학과 교수
  • 43세vs16세…우즈베크 추소비티나·여서정 도마 대결

    43세vs16세…우즈베크 추소비티나·여서정 도마 대결

    1992년 바르셀로나부터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올림픽에만 7회 연속 출전한 옥사나 추소비티나(43·우즈베키스탄)가 27살 아래 여서정(경기체고)과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기량을 겨룬다.20대 중후반에도 은퇴하는 체조계에서 추소비티나는 국적을 다섯 차례나 바꾸며 30년을 버틸 태세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는 야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여서정은 추소비티나가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른 1994년에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의 아들 알리셔(19)보다 어리다.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추소비티나는 옛 소련 소속으로 15세이던 1990년 굿윌게임을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 1992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는 독립국가연합(CIS)으로 나섰다. 그 뒤 고국의 국기를 달았던 추소비티나는 2002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알리셔의 치료를 위해 독일에 귀화,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섰다. 알리셔가 완치된 뒤 조국의 국적을 되찾았다. 2014년 인천대회에서 도마 은메달을 따는 등 아시안게임 2개를 포함해 올림픽, 세계선수권,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 금메달만 13개에 이른다. 주 종목은 도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FIG 채점 규정집에 5개나 올려놨다. 2개가 도마, 2개는 이단평행봉, 1개는 마루운동이다. 여서정을 비롯해 북한, 중국 선수들이 각축을 벌이는 이번 대회 도마에서 추소비티나가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2년 뒤 도쿄올림픽에 나서 전무후무할 8회 연속 출전이란 금자탑을 노리는 그녀에게 메달 색이나 입상 여부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빈, 7년 연속 1위 멜버른 밀어내고 가장 살만한 도시로

    빈, 7년 연속 1위 멜버른 밀어내고 가장 살만한 도시로

    오스트리아 빈이 7년 연속 1위를 지키던 호주 멜버른을 밀어내고 세계에서 가장 살 만한 도시로 뽑혔다.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40개 도시의 정치 사회적 안정, 범죄, 교육과 건강보험 접근성 등을 평가한 순위에서 유럽 도시가 1위를 차지한 것은 20년 서베이 사상 처음이다. 3위부터 10위까지는 일본 오사카, 캐나다 캘거리, 호주 시드니, 캐나다 밴쿠버, 일본 도쿄, 캐나다 토론토, 덴마크 코펜하겐, 호주 애들레이드였다. 절반 가까이가 지난해보다 순위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반대로 가장 살 만하지 않은 도시로는 내전으로 갈기갈기 찢긴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시작으로 방글라데시 다카, 나이지리아 라고스, 파키스탄 카라치, 파푸아뉴기니 포트 모레스비, 짐바브웨 하라레. 리비아 트리폴리, 카메룬 두알라, 알제리 알제, 세네갈 다카르 순이었다. 영국 맨체스터가 지난해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참사로 2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탓에 지난해보다 16계단이나 올라 35위를 차지했다. 런던도 지난해보다 13계단이나 올라 48위였다고 BBC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조사를 주도한 록사나 슬라브체바는 “서유럽 여러 도시들의 치안이 좋아져 전체적으로 순위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IU 홈페이지를 찾아 서울이 몇 위를 차지했는지 살펴 보았으나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43세 추소비티나, 27살이나 어린 여서정과 AG 도마에서 대결

    43세 추소비티나, 27살이나 어린 여서정과 AG 도마에서 대결

    1992년 바르셀로나부터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올림픽에만 7회 연속 출전한 옥사나 추소비티나(43·우즈베키스탄)가 18일 막을 올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체조 도마에 출전한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공식 정보 사이트인 인포 2018에 추소비티나는 당당히 우즈베키스탄 체조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20대 중후반만 돼도 은퇴하는 험난한 여자 기계체조에서 추소비티나는 20년을 더 버텼다. 한국 대표팀의 막내 여서정(경기체고)은 시니어 무대에 출전할 수 있는 만 16세가 돼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을 얻었으니 무려 27세나 어려 딸과 같은 여서정과 같은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게 됐다. 여서정은 추소비티나의 아들 알리셔(19)보다 더 어리고, 추소비티나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른 1994년에 태어나지도 않았다.다섯 나라 국기를 유니폼에 붙인 그녀의 체조 인생은 기구하다는 표현을 뛰어넘는다.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추소비티나는 옛 소련 소속으로 15살이던 1990년 굿윌게임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소련 해체 후인 1992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으로 나섰다. 같은 해 올림픽에는 사실상의 독립국가연합을 뜻하는 ‘단일팀’(Unified Team) 소속이었다. 그 뒤 고국인 우즈베키스탄 국기를 달았던 추소비티나는 2002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알리셔의 치료를 위해 독일로 터전을 옮겨 치료비를 벌다가 아예 독일 국적을 취득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독일 대표로 나섰다. 알리셔가 백혈병 완치 진단을 받은 뒤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되찾은 이후 아시안게임에 모습을 드러냈다. 39세이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도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2개를 포함해 올림픽, 세계선수권,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만 13개에 이른다.주 종목은 도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FIG 채점 규정집에 5개나 올려놓았다. 그 가운데 2개가 도마, 2개는 이단평행봉, 나머지 1개는 마루운동 기술이다. 꾸준한 훈련으로 추소비티나는 후배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선사한다. 여서정을 비롯해 북한, 중국이 각축을 벌이는 이번 대회 도마에서 추소비티나가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서겠다는 꿈까지 갖고 있는 그녀에게 아시안게임 입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전무후무할 8회 연속 출전이란 금자탑을 차지함으로써 많은 영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기록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흥미로운 점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몸의 반응이 뇌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뇌는 어떻게 우리의 체온을 조절하고 있는 것일까.온도에 대한 감각은 피부에 있는 수용체에서 출발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피터 맥노튼 교수는 더위에 반응하는 특별한 체내 단백질을 발견해 보고했다. ‘TRPM2’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은 34~42도 범위에서 열리면서 양이온을 통과시켜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피부 신경말단에서 신경이 활성화되면 이 신호는 척수의 감각 경로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최종적으로 ‘시각교차앞핵’에 도달해 더위를 인지하게 한다. 실험적으로 TRPM2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생쥐는 38도인 곳에서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더위에 둔감했다. 일단 시각교차앞핵이 더위를 감지하면 ‘숨뇌’로 신호를 전달해 자율신경계를 통해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반응을 유발한다. 첫째는 혈관확장 반응이다. 쥐는 꼬리에서, 토끼는 귀에서, 사람은 손·발 등에서 혈관확장 반응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열발산이 늘어나면 중심부 체온을 낮춰 더위 속에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는 땀이다.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땀샘을 자극해 땀을 분비한다. 피부로 올라온 수분은 곧이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추위에 대한 몸의 반응도 비슷한 경로를 거친다. 낮은 온도를 감지하는 데는 ‘TRPM8’이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이 필요하다. 26~28도부터 TRPM8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TRPM8에 의해 발생한 신호는 동일한 경로를 통해 시각교차앞핵으로 전달돼 반응을 일으킨다. 첫째는 오한 반응으로, 근육을 떨게 해 열을 발생시킨다. 둘째로 갈색지방을 연소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셋째는 혈관수축 반응으로 열손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열발생을 늘리고 열손실을 막아 체온 저하를 막아 주는 것이다. 한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보다 체온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도 시각교차앞핵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염에 의해 염증 유발 물질들이 증가하면 혈관 내피세포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산이 늘어나고 ‘중앙 시각교차앞핵’에 작용해 체온을 떨어뜨리지 못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체온은 상승하고 열이 감염질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중국 상하이기술대의 션웨이 교수는 ‘복측시각앞핵’ 안의 억제성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킬 때 체온 저하가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이 부위는 수면을 유발하는 부위로도 잘 알려져 있어 흥미롭다.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온저하와 수면유발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과 잠이 드는 것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연구결과다. 열대야가 일상이 돼버린 요즘 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좀더 편한 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 히드로 입국 심사 기다리는 데 2시간 36분 걸리면 어떨까

    히드로 입국 심사 기다리는 데 2시간 36분 걸리면 어떨까

    영국 런던의 관문인 히드로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느라 2시간 36분 줄을 선다면 어떤 심정이 될까? 지난달 6일(이하 현지시간) 유럽경제구역(EEA)이 아닌 나라의 여행객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 줄을 선 채로 대기했을 정도로 이 공항의 입국 심사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가 13일 전했다. 같은 달 30일과 31일에는 EEA가 아닌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의 95%가 당국이 약속한 45분 이하 대기 목표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과 EEA, 스위스인은 안면 인식과 여권 스캔으로 입국 수속을 밟을 수 있는 전자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 밖의 나라 국민들은 여권 심사관과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 이 통계를 취합한 버진 애틀랜틱은 승객들이 “절망했다”고 전했다. 크레이그 크리거 사장은 보안과 안전이 최우선이란 점에 동의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영국보다 훨씬 입국 절차를 잘 관리하고 있다며 “이렇게 납득할 수 없이 긴 줄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국경수비대뿐”이라고 농을 섞었다. 이어 “영국이 세계에 친기업적이란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이 때 정부와 국경수비대는 매순간 모든 방문객에게 좋은 첫인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존 홀랜드 카예 히드로공항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내무부가 “위험이 적은 나라들, 에를 들어 미국” 국민들은 전자 게이트를 이용하게 허용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주 브리티시 에어웨이의 알렉스 크루즈 사장은 일간 더 타임스에 편지를 보내 정부가 히드로 공항의 “국경의 코미디”를 다뤄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2시간 줄 서는 일이 빠르게 보통의 일이 되고 있다”며 비(非) EEA 여행객들의 처리 목표 시한을 넘긴 것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6000번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내무부는 지난달 특히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에는 컴퓨터 오작동 말고도 심사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의 입국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선을 다해 대기 시간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조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국경에서 수행해야 할 필수적인 체크를 느슨하게 하는 타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국경수비대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여름이 지나면 히드로 공항에 추가 인력 200명이 배치돼 있을 것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비싸도 좋아, 날 위해 아낌없이 산다

    비싸도 좋아, 날 위해 아낌없이 산다

    백화점업계의 ‘명품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이나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보편화되고 있는 최근 경향과 얼핏 맞지 않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가치소비의 확산으로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소비 양극화 경향이 짙어지면서 명품이 백화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올 상반기 명품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신장해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인 4.6%의 3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해외명품 상품군의 매출이 전년 대비 18.5% 올랐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고급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높은 강남 일대의 점포들을 중심으로 저마다 차별화된 명품 유치에 나서고 있다.●신세계·롯데 등 명품 최대 80% 세일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명품 강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아명품관은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포레르빠쥬’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하는 등 자사의 강점인 명품 브랜드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다음달 1호점을 연다는 계획이다. 1717년 시작돼 약 300년의 역사를 가진 포레르빠쥬는 핸드백과 지갑 등을 주력으로 한 브랜드다. 무리한 확장보다 희소한 가치를 중시해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 단 7개 매장만을 운영 중이다. 세계 8번째 매장이 국내에 들어서는 셈이다. 갤러리아명품관은 이와 함께 직영 편집매장에서 프랑스 여성 브랜드인 ‘메종라비 케이루즈’, 이탈리아 여성 브랜드 ‘마르코디빈세조’, 덴마크 남성 의류 브랜드 ‘엘리오 에밀’ 등 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26개를 새롭게 선보인다. 갤러리아명품관은 1990년대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의 국내 첫 번째 매장을 선보이는 등 명품 시장의 선두주자로 활약해 왔다. 현재 갤러리아명품관이 단독 보유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만 이탈리아 남성 브랜드 ‘스테파노리치’, 독일 스킨케어 브랜드 ‘노에사’ 등 35개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갤러리아명품관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7.9%, 올해 상반기 10.8%로 훌쩍 뛰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명품잡화와 남성 명품의 매출이 각각 16%, 36% 오르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방원배 한화갤러리아 패션콘텐츠부문장 상무는 “이번 판권 획득으로 국내 명품 1번지라는 갤러리아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졌다”면서 “앞으로도 갤러리아에만 있는 해외 프리미엄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갤러리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주인공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달 루이비통의 가을·겨울 여성 컬렉션 팝업 매장을 1층 ‘더스테이지’에서 선보였다. 이번 팝업 매장은 루이비통의 컬렉션 정식 공개일 이전에 영국 런던의 셀프리지, 일본 도쿄의 이세탄, 홍콩의 랜드마크와 더불어 전 세계 4곳에서만 사전 공개된 것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루이비통이 자사 매장 외 공간에서 여성 컬렉션 제품을 선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행사 기간 중에는 이곳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트위스트 가방, 액세서리 등 단독 상품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남성 카테고리에 특히 강점을 두고 있기도 하다. 2016년 루이비통이 국내 첫 남성 전문매장을 연 데 이어 펜디와 몽클레르 남성 매장도 신세계 강남점에 1호점을 열었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캐시미어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남성 전문매장도 개장했다.그런가 하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명품 화장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지난달 31일 프랑스 명품 화장품 지방시뷰티의 국내 1호점을 선보였다. 이로써 현대는 샤넬, 디올, 입생로랑, 톰포드에 이어 지방시뷰티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명품 화장품 브랜드 라인업을 고루 갖추게 됐다. 지방시뷰티는 명품 패션 브랜드 지방시가 1989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다.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과 일본 이세탄백화점 등 전 세계 유명 백화점에 입점해 있으며, 독특한 디자인의 고급스러운 제품 케이스가 특징이다. 이번 1호점 개장 기념으로 ‘르 루즈 스페셜 리미티드 컬렉션’을 100세트 한정 판매해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인근에 성형외과, 에스테틱 등 뷰티 관련 상권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상 압구정본점을 프리미엄 뷰티 콘텐츠 특화 매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업계 차별화된 명품 유치 박차 명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백화점들은 저마다 여름 정기세일 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명품 대전’을 선보이고 나섰다. 세일 기간 동안 나타난 매출 상승세를 ‘명품 효과’로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9~12일 강남점을 시작으로 16~19일 대구신세계, 17~23일 경기점에서 연달아 ‘해외 유명브랜드 대전’을 진행한다. 1년 중 2월과 8월 단 두 번만 진행하는 대형 행사로, 신세계백화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모두 4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분더샵 등 신세계의 고급 편집매장 브랜드뿐 아니라 이자벨마랑, 요지야마모토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모두 13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18~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부산본점, 15~19일에는 대구점에서 각각 행사를 이어 나간다. 이번 행사에는 28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기존 가격 대비 30~7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국내 유명 편집매장인 ‘한스타일’과의 협업을 통해 MSGM, 에밀리오푸치, 니나리찌 등 10여개 브랜드가 새롭게 참여했다. 또 롯데백화점은 최근 20~30대 고객들의 해외 명품 신발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착안해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의 ‘프리미엄 슈즈 상품전’도 진행한다. 랑방, 폴스미스, 키아라페라그니 등 모두 10개의 명품 신발 브랜드가 참여해 약 10억원 상당의 물량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너무 열심히 일하면 건강은 물론 승진도 망친다”(연구)

    “너무 열심히 일하면 건강은 물론 승진도 망친다”(연구)

    지금껏 우리는 열심히 일만 하면 급여가 오르고 승진할 수 있으며 전반적인 행복감 또한 커진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일하면 건강이 전반적으로 나빠질 뿐만 아니라 승진하는 데 오히려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대와 프랑스 ESCP 유럽경영대학원 공동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직원들은 덜 행복할 뿐만 아니라 고용 안정과 승진에 불만을 느끼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유럽 근로환경조사(EWCS)에 참여한 유럽 36개국의 회사원 약 5만2000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에게 ‘업무 강도’는 물론 스트레스와 피로 등 행복(웰빙) 지수 외에도 고용 안정과 승진 등 경력의 결과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질문해 답하게 했다. 연구팀은 비슷한 직업과 교육 수준을 지닌 사람들을 비교함으로써 결과를 통제했다. 그 결과, 빡빡한 마감시한과 신속한 업무 속도로 정의되는 높은 업무 강도를 반복해서 수행한 사람들은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건강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직원은 자신들이 특별히 더 노력해도 상사들은 그다지 감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아보스타키 ESCP 유럽경영대학원 조교수(박사)는 “높은 업무 강도 탓에 생기는 문제 중 하나는 업무의 질과 내용이 악화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것을 상사를 감동하게 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업무 강도가 업무의 질에 영향을 줘 직원들은 승진을 바라며 업무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상사는 그런 직원을 승진시킬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동저자 핸스 프랭코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선임강사(박사)는 “이 논문에서 우리가 연구한 경영 방식 중 하나는 재량으로 이는 직원들이 해당 업무를 언제 어떻게 수행할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재량으로 모든 부정적인 연관성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분적인 해결책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이 발행하는 학제간 학술지 ‘노사관계학 검토’(Industrial and Labor Relations Review)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전세계 테러, ISIS 압박 성과… ‘외로운 늑대형’ 위협은?

    전세계 테러, ISIS 압박 성과… ‘외로운 늑대형’ 위협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보다 4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테러연합군이 가장 큰 테러조직으로 알려진 ISIS를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서 압박한 결과다. 하지만 중동 이외 지역은 외려 테러가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단독 또는 소규모로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해 사전에 인지하기 힘든 ‘외로운 늑대형’ 테러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지리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ESRI의 ‘스토리맵’에 따르면 지난해 테러 사망자는 8439명으로 2016년 1만 4842명보다 43.1% 감소했다. 테러건수는 지난해 1370건으로 2016년 1495건보다 8.3% 줄었다.가장 큰 이유는 ISIS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016년 491건의 테러를 일으켜 9662명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지난해는 3543명(467건)이 관련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테러가 여전히 다른 대륙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피해는 줄어드는 이유다. 하지만 다국적 연합군의 대대적 공세로 시리아·이라크 등에서 궁지에 몰린 ISIS가 유럽이나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유럽이나 남부 아시아에서 잇딴 테러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20여명의 관객이 목숨을 잃은 영국 멘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폭탄테러 사건이나 관광객 5명이 사망한 6월 런던브릿지 차량 테러 등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을 겨냥한 총기 테러도 있었다.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북유럽의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4월 트럭 테러가 발생했다. 이외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남부아시아도 테러 주의 지역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위협은 구체적이고 상징적인 공격 대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의 경우 정부기관 등이 아니라 공연장, 쇼핑몰, 광장 등 일반 시민을 타깃으로 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ISIS는 트럭 충돌이나 화염병 방화와 같이 예상치 못한 방법들을 세계 곳곳의 지지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일명 외로운 늑대형 테러를 부추기는 것이다. 한편 올해는 8월 10일까지 테러로 4409명(798건)이 목숨을 잃었다.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 테러리즘의 정세와 전망’ 논문에서 “베네수엘라 등 남미 북서부 지역, 미국 북동부 지역 등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고 아시아·유럽 지역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에 대한 한국인 여행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일본에서 무역업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러일전쟁이었다. 고베에서 안정적 생활을 하던 베델은 돌연 영국 일간지의 특별통신원이 돼 한국에 왔다. 그가 훗날 항일 언론인으로 죽어가던 조선을 위해 싸우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베델이 잠시 사업을 접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1904년,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는 한반도와 만주 지역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았다. 2월 8일 일본 함대가 중국 랴오닝성 뤼순항을 기습 공격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베델은 이때까지도 일본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당시 전쟁은 언론사들의 최고 인기 아이템이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월드컵이나 미국 대선처럼 세계인이 큰 관심을 갖는 뉴스거리였다. 유명한 종군 기자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종군기자로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와 같은 작품을 썼다.러일전쟁을 전후해 ‘로이터’를 비롯한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한국으로 특파원을 보냈다. 영국 총리를 역임한 윈스턴 처칠도 종군기자로 러일전쟁 취재차 한국을 찾았다. ‘데일리 크로니클’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쏟아내는 전장을 하루라도 빨리 묘사하고자 우선 동북아 사정을 잘 아는 현지 통신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 정식 특파원을 파견할 경우 물리적으로 한 달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일본이나 러시아 사정에 밝지 않아 배경지식이 풍부한 기사를 쓰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데일리 크로니클’은 전쟁 발발 직후 일본에 있던 토마스 코웬을 임시직인 특별 통신원에 임명해 조선에 보낸 뒤 베델을 두 번째로 파견했다. 3월 10일이었다. 일본 업체들의 소송과 형제 간 불화 등으로 고베 사업을 접었던 베델은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통신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조선행을 결심했던 것 같다. 지금도 영국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브리스톨 지역 최고 사립고교를 졸업한 베델 역시 기자로서의 바탕은 충분했다. 이때부터 그에게 언론인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한국 황궁의 화재’ 5면 톱기사로 실려 당시 일본은 러일전쟁 관련 기사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들의 기사가 적국인 러시아에 들어가면 군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이 사실을 모르던 외신기자들은 종군 취재 허가를 받으러 도쿄에 갔다가 4월 초순까지 발이 묶였다. 이들은 일본어를 몰랐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고베에서 16년을 살며 일본어에 능통했던 베델은 이들보다 한 달이나 앞서 조선에 들어왔다. 베델은 조선에 온 지 36일 만에 ‘특종’을 발굴했다. 4월 16일자 ‘한국 황궁의 화재’ 기사였다. 베델은 14일 저녁 고종이 머물던 경운궁(현 덕수궁)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사건을 추적해 ‘일본군이 방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기사를 전송했다. 189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은 이듬해부터 경운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 궁궐에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나 중화전과 그곳에 있던 보물이 모두 탔다. 당시 ‘데일리 크로니클’은 그가 쓴 기사를 5면 톱기사로 편집해 전 세계에 타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델과 코웬은 이 기사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친일 성향의 데일리 크로니클이 일본에 비판적 기사를 쓴 베델을 문책했다는 것과 전장인 한반도에 통신원을 두기보다 본지 기자들이 일본 정부에서 자료를 받아 기사를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데일리 크로니클, 일본에 우호적 기사 지시” 훗날 베델은 이 사건에 대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일할 때 받은 지시는 ‘우리 신문은 일본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통신원이 쓰는 기사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또 동양에 간 특파원들이 전쟁터에서 얻는 정보보다는 영국 런던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듣는 사실이 더 많았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1872년 창간된 ‘데일리 크로니클’은 1930년 ‘데일리 뉴스’와 합병해 ‘뉴스 크로니클’로 바뀌었다. 이 매체는 1960년 ‘데일리 메일’에 흡수돼 지금도 운영 중이다. 학계에는 베델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경운궁 화재 기사 한 건만 쓰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말고도 그가 쓴 기사가 하나 더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서울신문이 취재도중 만난 영국 출신의 역사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에 따르면 베델은 경운궁 화재 기사보다 보름 앞서 4월 1일자에 조선의 전통놀이인 ‘석전’(두 편으로 나뉘어 돌팔매질로 승부를 겨루던 놀이)과 축구를 비교하는 글을 썼다. 해당 기사는 지금도 ‘데일리 크로니클’ 데이터베이스(DB)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베델은 통신원으로서 모두 2개의 기사를 쓴 것이 된다. 코웰은 “당시 통신원들은 자신이 쓴 기사를 다른 매체에도 팔 수 있었다. 이 글을 뉴질랜드 언론사에도 판매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그 기사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32세 나이에 3개월 만에 신보와 KDN 펴내 특종 기사를 남기고 회사를 떠나게 된 베델은 곧바로 자신이 이곳에서 직접 신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고는 단 3개월 만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발행했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20년 가까이 무역 일만 하던 베델이 갑자기 일사천리로 언론사를 창간한 이유를 두고 지금까지도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우선 신문 발행은 당시로서는 첨단산업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종이 몇 장만 사면 알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의 정보화 혁명에 비견될 충격이었다. 19세기 말부터 동북아시아 지역은 영자신문 창간이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조선에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영어신문이 하나도 없었다. 서울에서는 1896년 서재필이 한글판 ‘독립신문’과 영문판 ‘인디펜던트’를 창간했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1899년 12월 폐간했다.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미국인 호머 허버트(1863~1949)가 월간지로 발행하던 ‘코리아 리뷰’가 유일한 영어 간행물이었다. 베델은 이런 조선에서 하루빨리 영어신문을 창간해 시장을 선점하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 또 투자금을 모아 회사를 차리는 일은 베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본을 모으는 이른바 ‘펀딩’은 16년간 무역업을 하며 돈의 흐름을 읽을 줄 알던 베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여기에 그는 일본 시절부터 언론 친화적 모습을 보여줬다. 베델이 고베에 있을 때 발행되던 영어신문 ‘고베 크로니클’은 그가 활동하던 스포츠 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이 주최하는 연례 총회와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을 단골 기삿거리로 삼았다. 그 역시 여기에 수차례 기고글을 쓰며 논쟁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그가 영국에서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베델연구가 코웰은 “19세기 당시 영국 사정을 감안할 때 베델 정도면 (귀족이나 거대자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소규모 언론사를 운영하거나 기사를 쓰는 데 있어 기본적인 소양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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