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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여왕 타던 희귀 롤스로이스 경매에…예상 낙찰가 30억원

    英여왕 타던 희귀 롤스로이스 경매에…예상 낙찰가 30억원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타던 롤스로이스 클래식카가 다음 달 경매에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경매업체 본햄스는 다음달 7일부터 9일까지 영국 서식스주(州)에서 개최되는 클래식카 경주대회 ‘굿우드 리바이벌’의 경매 행사에 여왕이 타던 롤스로이스를 포함한 희귀 롤스로이스 8대를 출품한다. 이번 경매에서 수집가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차량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의전차량 ‘팬텀 IV 스테이트 랜돌렛’이다. 1953년 생산된 이 클래식카는 지난 40여 년간 영국 왕실이 소유하면서 최근까지도 국가 행사 때마다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차량의 예상 낙찰 가격은 200만 파운드(약 29억3000만 원)다. 맬컴 바버 본햄스 공동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팬텀 IV는 18대밖에 제조되지 않았다. 모든 차량은 특별 주문 제작으로 똑같은 모델이 없다”면서 “각자 독자적인 개성을 지녀 롤스로이스 전문 수집가조차 같은 차량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는 1950년대부터 영국 왕실의 선택을 받은 자동차 제조업체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롤스로이스 8대 중 총 4대가 왕실 일원이 소유하거나 사용한 것이다. 그 중 또 다른 한 대는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타던 ‘실버스퍼 센테너리’다. 1985년에 생산된 이 차량의 예상 낙찰 가격은 15만 파운드(약 2억2000만 원)다. 바버 공동회장은 영국 왕실의 차가 경매에 출품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롤스로이스 외에도 예상 낙찰가 150만 파운드(약 22억 원)인 1964년산 ‘페라리 250 GT 루쏘’와 1922년산 ‘부가티 타입 30’ 등 희귀 차량 50여 대가 나와 많은 수집가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사진=A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미세먼지 조금만 노출돼도 심장질환 위험 ↑”(연구)

    “초미세먼지 조금만 노출돼도 심장질환 위험 ↑”(연구)

    초미세먼지에 약간만 노출돼도 심장질환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언론은 3일(현지시간) 런던 퀸메리대와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인 남녀 3920명을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조사인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50만 명 중 기존에 심혈관계 질환을 앓은 적이 없으며 심장 스캔 검사를 받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사는 곳에 따른 교통량 관련 대기오염 물질 노출 수준과 심장 건강 상태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자동차 배기가스에 함유된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좌심실이 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실이 이처럼 크게 변형되면 신체 곳곳에 피를 제대로 공급할 수 없게 되며, 이는 심장마비나 심부전, 또는 사망 위험을 높인다. 대기오염이 심한 대도시인 맨체스터 거주자 뿐만 아니라, 국립공원이나 대도시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심장 손상 징후가 나타났다. 이는 저농도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돼도 심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들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9.9㎍/㎥로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권고하는 한도인 25㎍/㎥보다 훨씬 낮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심장이 1%씩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퀸메리대의 네이 아웅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심장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는 맨체스터와 런던 같은 도심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장 기능에 관한 좀 더 심도 깊은 측정을 시행할 것이며 그 결과는 이번보다 더욱 분명하고 임상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HA)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3일자)에 실렸다. 사진=imtmphoto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일본에서 무역 일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한동안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오래지 않아 악재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본 업체들의 담합·소송에 휘말리고 형제들과도 관계가 나빠져 결국 일본 사업을 포기했다.●9개나 되는 공장 차렸다가 못 버티고 폐업 1888년 고베에 와 아버지와 이모부 밑에서 무역 일을 배운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세워 독자 사업에 나섰다. 일본의 골동품을 영국에 내다파는 중개업에 자신감이 붙은 베델은 한발 더 나아가 일본에서 직접 물건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델 브러더스’가 생산하기로 한 첫 제품은 바로 러그였다. 러그는 바닥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을 말한다. 베델은 형제들과 1901년 7월 오사카 남부 사카이 지역에 소규모 러그 제조 공장 9개를 차렸다. 당시 사카이에는 일본인들이 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러그 공장이 많았다. 한때 이곳은 지역 주민의 70%가 러그 생산에 매달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베델 브러더스’는 이런 사카이에 공장을 차린 첫 외국인 업체였다. 이들이 만든 러그는 품질도 꽤 좋았던 것 같다. 영자지 ‘재팬 크로니클’은 기자가 사카이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쓴 르포 기사에서 “베델의 러그는 터키에서 생산된 최고급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조업을 처음 해 보는 베델이 한꺼번에 9개나 되는 공장을 무리하게 운영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일본에서는 1899년 외국인에 대한 치외법권이 마무리돼 이들에 대한 소송이 급증했는데 ‘베델 브러더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품질 좋은 러그를 만들기 위해 주변 공장에서 일하던 일꾼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이 일본업체들을 자극했다. 공장을 9개나 돌리다 보니 경쟁회사에서 데려 온 장인의 수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 지역 카르텔은 ‘베델 브러더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영업을 방해했다. 결국 베델 형제들은 이들의 보이콧을 버티지 못하고 얼마 안 가 러그 사업을 접었다.●3억원대 러그 납품 분쟁… 日반감도 커져 베델은 이 시기 최소 3건의 소송에 휘말렸다.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는 ‘수세미 사건’과 ‘러그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세미 사건’은 주방용품이나 목욕용품으로 쓰는 수세미의 납품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1902년 2월 고베 상인 나리타 세이사부로는 “‘베델 브러더스’가 수세미 3만 6942개를 주문했지만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1567.31엔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905년 7월까지 3년 반 동안 재판이 이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결론은 알려지지 않았다. ‘러그 사건’은 러그 납품 대금 관련 소송이었다. 베델이 조선에 온 뒤인 1904년 10월 러그 상인 도이 젠노스케는 베델을 상대로 대금 5026.73엔과 6%의 이자를 별도로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에서 거래된 엔화의 평균가를 고려하면 5026.73엔은 지금 가치로 27만 4870달러(약 3억 700만원)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베델은 이 시기 조선에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활동하고 있었다. 원고(도이)와 피고(베델)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손해배상 청구가 자연스레 기각돼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도이가 이듬해 2월 베델을 상대로 또 한 번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도 처음보다 11% 늘어난 5795.73엔으로 책정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은 이 사건의 첫 공판이 있었던 1904년 10월부터 1905년 2월까지 네 차례의 공판을 기사로 다뤘다. 이 역시도 재판 결과는 기록이 없다. 사업과 관련한 두 가지 분쟁 사이에 작은 소송 하나가 더 있었다. 1903년 초 고베에 살던 히로시마 수마라는 여성이 “1902년 베델의 부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과 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이 영국에 갔을 때 이들을 수행하고 96.91엔을 받기로 했지만 실제 대가는 40엔이 전부였다”며 재판을 걸었다. 비록 수세미나 러그 대금처럼 큰돈은 아니었지만 베델 입장에서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렇다할 합의 노력 없이 소송부터 하고 보는 일부 일본인들의 행태에 상당히 실망했던 것 같다. 영국 런던에서 만난 베델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59)은 “할아버지(베델)가 자신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한국을 돕기 위해 나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인들의 줄소송으로 인한 반일 감정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한다”고 전했다.●日사업하던 형제들 항일 신문 만든 베델 내쳐 베델은 매사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베델의 후손들은 그가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1901년 8월 베델은 고베의 인력거꾼들과 요금을 놓고 시비를 벌이다가 싸움이 나서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를 두고 당시 ‘고베 크로니클’은 “외국인을 집단 폭행한 인력거꾼들의 잘못이 크지만 인력거 면허번호를 떼어 내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이들을 자극한 베델도 생각이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베델은 형제들과도 사이가 나빠져 결국 동업을 정리하게 된다. 아마도 이들은 일본인들과의 소송 과정에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베델이 한국에서 신보와 KDN을 발행하던 1905년 ‘고베유신일보’ 11월 27일자에는 ‘베델 브러더스’ 고베 지사에서 일하던 S E 길스가 신문사로 찾아왔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베델은 한때 ‘베델 브러더스’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술고래였고 결근도 잦았다. 급기야 회사를 내팽개치고 한국으로 건너갔다. 이제 이 회사는 베델과 아무 관계도 없다. 우리는 이 내용을 신문에 광고도 했다”고 밝혔다. 길스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베델을 과음과 근무태만, 무책임 등의 단어로 묘사한 것을 볼 때 (사실 여부를 떠나) 그를 바라보는 남동생 허버트(1875~1939)와 아서 퍼시(1877~1947)의 감정이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본 영자신문에 베델이 해고됐다는 사실을 광고까지 한 것을 보면 한국에서 항일신문을 발간한 큰 형(베델)을 이렇게라도 내치치 않을 경우 ‘베델 브러더스’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형제들의 복잡한 속내가 읽혀지기는 한다.앞서 ‘고베유신일보’는 11월 26일자 기사에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설립해 지난해(1904년)까지 도자기업을 운영하다가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하다시피 한국으로 건너간 러시아 스파이”라고 비난했다. 베델이 러시아 스파이라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가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러그 사업이 실패한 뒤 도자기 판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베델은 사업 실패와 잇따른 소송, 형제와의 불화 등으로 16년간 살던 고베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되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크로니클’의 조선 특파원에 지원해 언론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가 일본에서 사업에 실패한 것이 조선에는 되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베델 유산, 한국 정부가 관리해 주세요”

    “베델 유산, 한국 정부가 관리해 주세요”

    베델 사후 부인이 자료 챙겨 英 귀향 미공개 자료 등 관리 안 돼 분실 우려 “그저 할아버지 업적 연구해 줬으면”“할아버지인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 ~1909·한국명 배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신문 등 자료가 해가 갈수록 빛이 바래고 부식이 심해져요. 개인이 집에서 보관하는 데 한계에 온 것 같아요. 저희 남매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베델’이란 성을 쓰는 마지막 세대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이 자료들은 이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대한민국 정부가 할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을 잘 관리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어요.”1904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한국인의 민족의식 고취에 크게 기여한 영국 출신 독립운동가 베델의 손녀 수전 제인 블랙(62)과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59)은 지난달 말 영국 런던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보훈처와 문화재청 등에 이같이 호소했다. 이 자료들은 베델의 부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이 1909년 남편 사망 뒤 조선에 있던 재산을 버리고 영국으로 돌아가면서도 끝까지 간직한 것들이다. 베델이 활동하던 당시 사진들과 대한매일신보 스크랩, 베델의 출생·사망기록, 결혼증명서 등이다. 게일이 사망하자 며느리 도러시(2002년 작고)가 관리하다 지금은 손녀 수전 제인이 보관 중이다. 이 가운데 일본 헌병의 접근을 막고자 베델이 살던 자택(서울 종로구 홍파동 월암근린공원 터)에 걸었던 유니언잭(영국 국기)과 베델의 관을 덮었던 태극기, 베델 사망 당시 각계에서 보내온 조문을 모은 ‘만사집’(등록문화재 482호)은 한국에 와 있다. 영국에 있는 자료들은 정렬되지 않아 마구 뒤섞여 있고 사진도 낱장으로 돼 있어 분실 우려가 크다. “베델이 하는 모든 일에 편의를 제공해주라”며 고종이 하사한 특허장도 한 언론사가 취재를 위해 빌려갔다가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 스크랩도 100년이 넘어 곧 바스러져 버릴 듯 위태로운 상태란다. 베델의 손자 토머스 오언은 “1960년대부터 한국 기자들이 가끔 찾아와 할아버지 관련 자료를 촬영했지만 여전히 절반가량은 한국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라면서 “이것들은 우리보다는 한국인들이 갖고 있어야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들은 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한국 정부에 어떠한 경제적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할아버지의 업적을 연구하고 더 많은 이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면 된다”고 전했다. 글 사진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감쪽같이 사라진 스웨덴 왕관 등, 세상을 놀래킨 보석류 절도 사건

    감쪽같이 사라진 스웨덴 왕관 등, 세상을 놀래킨 보석류 절도 사건

    17세기 스웨덴 왕실 왕관들과 왕가 보석(orb)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한 성당에서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보물들을 훔친 일당은 미리 대기해 놓은 쾌속 보트를 타고 달아났고, 경찰은 어떤 용의자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깔끔하게, 흔적도 없이 엄청난 고가의 보물을 훔쳐 달아난 도둑은 한둘이 아니었다며 영국 BBC가 친절하고도 깔끔하게 사건 개요 등을 정리했다.2003년 벨기에 안트워프에 있는 세계 다이아몬드 센터의 벽을 뚫어 1억 유로 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쳤는데 역대 최고액 절도 사건이었다. 주먹 한 번 쓰지 않았다. 할리우드 영화 각본처럼 풍부한 경력의 레오나르도 노타바톨로는 3년 전에 이 센터에 사무실을 얻는 치밀함을 선보였다. 노타바톨로와 부하는 경비원들의 습관을 눈여겨 보고 정밀한 경비 시스템을 우회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도시 외곽에서 보석업계가 후원하는 테니스 대회가 열릴 때까지 기회를 기다렸다. 주민들이 신고해서 노타바톨로만 붙잡혔는데 10년형이 선고됐다. 아무리 경비를 철저히 해도 단단히 마음 먹은 도둑에겐 뚫리긴 마련이란 걸 2005년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절도 사건이 잘 보여준다. 공항 직원처럼 입은 무장 갱들이 7500만 유로 어치의 다이아몬드들과 보석류를 비행기에 싣기 직전에 털었다. 12년이 지난 지난해 1월에야 7명의 네덜란드인이 체포됐는데 4000 만 유로 어치는 아직까지 주인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도둑들이 변장하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2007년과 이듬해 파리 강도들은 조금 더 색달랐다. 일부가 여자처럼 차림을 꾸민 것이었다. 남성 8명이 해리 윈스턴 점포를 두 차례 털어 시계와 보석류를 8500만 유로 이상 가져갔는데 모두 붙잡혀 2015년 수감됐다. 2013년 6월 칸느의 한 호텔 전시공간에서 4000만 유로의 보석류를 한 무장 강도가 가져가는 등 프랑스는 보석 강도의 무대로 곧잘 이용된다.2009년 8월 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위장한 무장 강도들이 런던 중심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점포를 급습해 4000만 유로 어치의 보석을 훔쳤다. 한 직원을 인질로 잡고 직원들에게 350만 유로 나가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넘기라고 강요했다. 5명이 결국 검거됐는데 우두머리는 23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보석류는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 점포는 6년 전에도 2300만 유로를 털리는 등 범죄 집단의 타깃이었다.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0대 8명은 2009년 체포될 때까지 300만 달러어치의 보석류와 디자인 용품들을 훔쳤다. 그들은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올랜도 불룸 등의 물건이나 명품들을 훔쳤다. 이들의 행각은 책과 2013년 엠마 톰슨 등이 주연한 영화 ‘블링 링(The Bling Ring)’으로 만들어졌다. 2016년 리얼리티 스타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파리의 한 호텔에서 총을 겨누며 위협하는 강도에게 1000만 달러짜리 보석류를 강탈당했다.영국 최고액 절도 사건은 2015년 4월 일어났다. 런던 해턴 가든의 비밀금고를 드릴로 뚫어 1370만 파운드의 금과 현금, 보석 등을 가져갔다. 이들은 엘리베이터 환기구를 통해 내려왔으며 훔친 뒤에는 이삿짐을 담는 하울 트럭을 타고 달아났다. 올해 초 4명이 붙잡혔는데 둘은 70대 후반 나이였다. 이들에게는 2750만 파운드를 토해내거나 7년 징역형이 떨어졌다. 스웨덴 도둑들처럼 2000년 런던 밀레니엄돔(지금의 O2 아레나)을 털어 값어치를 매기기 힘든 보석류를 노린 이들은 쾌속정으로 달아날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덩쿨담장을 뚫은 그들은 3억 5000만 파운드짜리 다이아몬드 전시품을 노렸으나 경찰이 이미 음모를 파악하고 가짜 보석류로 바꿔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까마득히 몰랐다. 청소부들로 위장한 경관들은 손쉽게 남성 5명을 체포할 수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英원전 사업 이상 없다”

    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한 가운데 정부가 영국 정부와 일본 도시바 등 당사자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은 1일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영국의 전력 수급 안정, 도시바의 경영 안정, 한국 원전의 해외 진출이라는 3국의 공통 이익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련 국가·기관 간 협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원전 개발사인 뉴젠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3.8GW 용량의 원전 3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뉴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전이 선정됐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인수 협상에 나섰지만 사업 조건을 따지다 보니 결론을 쉽게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4일 원전 사업에 규제자산기반(RAB)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 발표 이후 산업부는 RAB 방식의 위험과 수익성 등에 대한 공동 타당성 연구를 도시바에 제안했다. 도시바도 지난 6월 중순 공동 연구에 합의하고 지난달 30일에는 산업부와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한전, 도시바, 뉴젠 등이 런던에서 첫 회의도 열었다. 문 정책관은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소멸했으나 도시바, 영국 정부와의 협상 본질이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영국 정부도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한국과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탈(脫)원전 정책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문 정책관은 “6개월간 협상에서 영국 정부가 우리에게 탈원전이나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해 이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경영 상황 악화로 뉴젠을 빠른 시일 내에 팔아야 하는 도시바가 한전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공동 연구 결과가 나오면 한전 내부 심의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연내에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포토] 투혼 불사른 여자 하키 대표팀…월드컵 12위로 마무리

    [포토] 투혼 불사른 여자 하키 대표팀…월드컵 12위로 마무리

    여자 하키 대표팀이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리 밸리 하키&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8 여자 하키 월드컵’에서 영국팀을 상대로 경기를 하고 있다. 대표팀은 0-2로 패하며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AP 연합뉴스
  • 개인 제트기에 벵거 감독 전화까지 인생이 달라진 게라인트 토머스

    개인 제트기에 벵거 감독 전화까지 인생이 달라진 게라인트 토머스

    “어제 파리에서 런던까지 개인 제트기를 탔고, 럭셔리 호텔에 묵고, 아르센 벵거 감독으로부터 축하 전화도 받았다. 내 인생이 달라졌다.” 11년 전 141명의 완주자 가운데 140위였다가 지난 29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막을 내린 2018 투르 드 프랑스를 처녀 우승한 게라인트 토머스(32·웨일스) 얘기다. 평생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공항에서 벵거 전 감독이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두 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사이클계에선 제법 이름을 알렸지만 세계 최고의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우승하자 정말 격이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벵거 감독 외에도 (뉴질랜드 럭비 영웅인) 댄 카터, 티에리 앙리, (웨일스 배우 겸 작가인) 롭 브라이던 등으로부터 동영상 메시지를 받았다. “어릴 적 TV에서나 봤던 (호주 배우) 라이언 존스, (영국 영화감독) 셰인 윌리엄스 같은 사람들이 내게 문자를 보내 내가 자신들을 고무시켰으며 내 경기를 보느라 무척 즐거웠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몸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자신의 성취가 가져온 기쁨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여러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고도 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이나 커먼웰스 게임 같은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했지만 가장 큰 대회의 도우미 역할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서며 인생이 바뀌는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웨일스인 최초, 영국인 세 번째 대회 우승자란 점도 많은 축하가 쏟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그는 하나를 더 보탰다. “이렇게 근사한 대우를 받게 된 이유로는 아마도 언더독 현상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영국인들은 언더독을 사랑한다. 그렇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가 무엇보다 기쁜 건 팀 스카이가 대회 초반 약물 논란 때문에 관중들의 야유나 듣다가 자신의 우승으로 많은 갈채 속에 대회를 마무리한 것이었다. 또 누구보다 동료, 다른 팀의 전혀 알지 못했던 선수로부터 받은 축하가 값진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다니엘레 벤나티(모비스타·이탈리아)가 구간 우승을 차지한 뒤 펠로톤 행렬 속에서 자신에게 축하한다고 말을 건넸을 때 소름이 돋았다고 털어놓았다. 평소 존경했던 벤나티에게 그런 반응을 들은 것은 미칠 것 같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팀 스카이와의 계약이 올해까지다. 그는 마음을 열어놓고 모든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만 17세 이후로 자신의 부친보다 더 많이 얼굴을 본 데이브 브레일스퍼드 팀 총장과 헤어지는 일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2010년 팀 스카이가 출범했을 때 멤버 가운데 현재 남은 이는 크리스 프룸과 이언 스태너드, 토머스 등 셋 뿐이다. 브레일스퍼드 경이 같은 웨일스인이란 이유도 더해진다. “이렇게 적게 알려진 나라에서 사이클로 웨일스를 대표하게 됐고 이렇게 지도 위에 우리를 각인시켰으니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단한 일인지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해외 명품 브랜드들 ‘한국 남성 쟁탈전’

    해외 명품 브랜드들 ‘한국 남성 쟁탈전’

    의류·잡화 매출 비중 30대 남성 1위 브루넬로, 강남 신세계에 전문매장 루이비통·구찌는 여성매장과 독립국내 명품시장에서 남성 고객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 명품시장은 여성 고객이 주된 타깃이었으나, 최근 나를 위해 투자하는 ‘가치소비’의 영향으로 남성 고객의 명품 구매력이 크게 증가하자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앞다퉈 남성 전문 매장을 열고 나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급 캐시미어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관에 국내 최초로 남성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이탈리아 솔로메오 지역을 재현해 소파, 카펫, 쿠션 등 매장을 구성하는 가구와 소품을 이탈리아에서 직접 제작 및 공수해 오는 등 공을 들였다. 지금까지는 남성과 여성 제품을 함께 판매했으나, 매장을 찾는 남성 고객들이 매년 증가하면서 쇼핑 편의를 높이고자 남성 전문 매장을 열게 됐다는 게 브루넬로 쿠치넬리 측의 설명이다. 앞서 구찌도 지난 6월 서울 중구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남성 전문 매장을 개장했다. 약 102㎡ 규모에 의류, 신발, 벨트,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품목의 남성 상품을 갖췄다. 루이비통도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매장을 여성과 남성 매장으로 분리해 선보였다. 루이비통이 남성과 여성 매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미국 뉴욕의 ‘삭스 피프스 애비뉴’, 영국 런던 ‘해러즈’, 중국 베이징 ‘신콩 플레이스’ 등 일부 매장에서만 선보인 이례적인 행보다.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그동안 명품이나 패션, 잡화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남성 고객의 구매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의류 및 잡화 부문에서 처음으로 30대 남성의 매출 비중이 ‘부동의 1위’였던 30대 여성을 9.7% 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서울 강남점과 본점에서 명품을 구입한 30대 남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4.1% 증가한 반면 여성 고객 수는 약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해 2000만원 이상을 구매한 VIP 고객 중 30대 남성의 비중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깊이’ 한국은행… ‘종합선물세트’ 거래소… ‘속도전’ 금감원

    ‘깊이’ 한국은행… ‘종합선물세트’ 거래소… ‘속도전’ 금감원

    한은 객관식 없이 심화된 내용 출제 거래소 모든 전공과목 매일 반복학습 금감원 방대한 문제 빠르게 푸는 연습금융권 취업준비생들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이 한날에 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금융 A매치 데이’가 10월 20일로 결정되면서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29일 채용 공고를 시작으로 서류 접수를 시작해 61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40명을 뽑은 거래소는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공고가 나지 않았지만 각 기관들은 “지난해 채용 과정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은, 거래소, 금감원 신입사원들에게 80일 전에 어떤 전략을 짜는 게 좋을지 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 공기업’ 필기시험도 점차 까다로운 문제를 출제하는 추세다. 객관식 문제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기관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출제 경향을 파악해야 효과적인 대비가 가능하다. 같은 경영 직렬이더라도 거래소는 주식, 채권, 파생 상품 분야가 다른 기관보다 중요하고 금감원은 감리 업무를 맡기에 회계 세부 각론도 다루는 식이다. 객관식 문제가 없는 한은은 ‘넓게’보다는 ‘깊이’ 출제한다. 경제 직렬에서 수식을 풀고 경제학적 함의를 도출하는 문제가 많아 수리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한은 경제 직렬에 합격한 김수지씨는 “심화된 내용을 다루는 미시 분야는 각론 과목을 미리 수강했고 런던정경대 기출을 풀며 계량 과목을 준비했다”며 “‘한국의 통화정책’이라는 책을 보면 한은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해 실제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논술과 면접 대비를 위해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시험 한 달 전까지는 심화학습을 하면서 모의고사를 풀고 한 달 전부터 오답 노트로 취약했던 부분을 집중 보강하며 마지막 점검을 하는 편이 좋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문제가 방대한 금감원은 시험 100일 전부터 문제 풀이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금감원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도 ‘100% 블라인드’로 진행할 계획이다. 서류 대신 9월 말 객관식인 1차 필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보다 발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 대신 2차 필기(A매치)에는 객관식이 없어졌다. 지난해 금감원 경제 직렬에 합격한 김광년씨는 “2차 필기시험 100일 전부터 알고 있는 내용을 핵심적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서술하는 연습을 하며 계속 모의고사를 풀었다”며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수를 유형화해서 대비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거래소 경영 직렬 신입사원 김모씨는 “거래소 시험은 ‘종합선물세트’이기 때문에 영어 지문이 나올 수 있지만 모든 전공과목을 매일 꾸준히 반복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1년 동안 매일 해 온 신문 스크랩으로 25~30개 주제를 추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전공 개념을 활용해 글 쓰는 연습을 했고, 노벨경제학상 관련 개념도 출제 가능성이 높아 학부 수준에서 알고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필기 합격자 배수가 다른 기관보다 높고 면접을 여러 차례 본다. 다른 기관은 면접을 1~2번 보지만 거래소는 3단계 이상 본다. 김씨는 “거래소가 주최하는 ‘대학생 증권·파생상품 경시대회’ 문제를 보고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거래소 업무와 본인의 접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도시바, “한전, 영국 원전 우선협상자 아니다”…산업부, “한전을 최우선으로 협상은 지속할 것”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매각과 관련, 한국전력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하고 다른 잠재적 구매자와도 협상하겠다고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한전을 최우선으로 향후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31일 “도시바는 누젠(NuGen)사 지분매각이 새로운 사업모델 검토 등으로 지연되면서 과도한 운영비 지출 문제 등으로, 한전 뿐만 아니라 타 업체와도 협상 기회를 갖기 위해 지난 25일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바는 한전이 새로운 사업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공감하고, 한전을 최우선으로 해 협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일본 도시바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원전 개발사 누젠(NuGen)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3.8GW 용량 원전 3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에서 막대한 손실을 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누젠도 매물로 나왔고, 한전은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산업부와 한전은 무어사이드 원전의 수익성과 리스크 경감 방안을 놓고 도시바·영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하지만 무어사이드 원전은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협의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모델이 변경됐다. 영국은 지난 6월 정부 재정균형을 고려해 신규원전사업에 새로운 사업방식인 RAB 모델 도입을 추진중이라고 공식 언급했다. RAB 모델이란 정부 규제기관이 안정적 수익률을 보장하고, 정부 지원 등으로 재원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민간 재원조달 방식의 사업모델이다. 이와 관련, 문신학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영국 정부와 무어사이드 원전 협상을 위해 지난 29일 출국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지난 30일 런던에서 한전·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와 조인트워킹그룹(Joint Working Group) 회의를 개최하고, RAB 모델 도입에 따른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RAB 모델을 적용할 경우 수익성과 리스크를 검토하기 위한 ‘공동타당성연구’도 한전·도시바·누젠 중심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도출할 경우, 한전 내외부심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산업부는 “영국 정부는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위한 한국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한전-도시바간 공동연구가 완료돼 수익성 및 리스크 경감방안이 확보되면, 한전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사업 참여를 위한 사내 심의절차 및 정부 예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지킬앤하이드’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레전드 라인업..윤공주 아이비와 호흡

    ‘지킬앤하이드’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레전드 라인업..윤공주 아이비와 호흡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데이빗 스완)’로 돌아온다. 31일 오디컴퍼니는 2018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는 폭발적인 팬덤을 양산하고, 나아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라는 브랜드를 완성시킨 레전드 배우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지킬/하이드’ 역에 캐스팅됐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2004년 초연 이후 류정한, 조승우, 서범석, 민영기, 김우형, 홍광호, 김준현, 윤영석, 양준모, 박은태, 조성윤까지 총 11명의 배우가 지킬/하이드 역을 맡아 왔다. 선량하고 확고한 신념을 품은 의사 ‘지킬’과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하이드의 양면성을 표현하는 연기력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음역대를 소화하는 가창력까지 갖춰야만 가능한 어려운 역할인 만큼 최고의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왔다. ‘지킬앤하이드’의 시작을 함께한 조승우는 2004년 초연 당시 완벽한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한국 뮤지컬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2010년 군 제대 후 수많은 러브콜을 마다하고 ‘지킬앤하이드’를 선택할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조승우는 현재까지 243회로 ‘지킬/하이드’ 역의 배우 중 가장 많은 출연 회차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0년 공연 당시 1차 티켓 오픈 15분만에 매진, 72회 전 회차 매진을 시키는 티켓파워로 “조승우=지킬앤하이드”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또한, 2004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2011년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 작품으로 두 번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맡은 배역마다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전방위로 활약 중인 조승우가 2018년 ‘지킬앤하이드’로 또 한 번의 전설을 만들어낼 준비를 마쳤다. 홍광호는 7년 3개월만에 ‘지킬앤하이드’로 돌아온다. 그는 2008년 공연 당시 1200:1의 경쟁률을 뚫고 지킬/하이드 역에 캐스팅, 2010년 시즌까지 두 시즌을 함께 했다. 당시에도 저음부터 고음까지의 폭넓은 음역대와 강약을 조절하는 독보적인 음색으로 지킬과 하이드의 이중성을 섬세하고 대범하게 표현해냈으며 강렬한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으로 ‘지킬앤하이드’의 관객뿐만 아니라 동료배우들까지 감동시켰다. 이후 홍광호는 ‘오페라의 유령’, ‘닥터 지바고’, ‘맨 오브 라만차’, ‘살짜기 옵서예’, ‘노트르담 드 파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2014년에는 ‘미스 사이공’ 25주년 기념 프로덕션의 투이 역으로 캐스팅되며 한국 뮤지컬배우 최초로 런던 웨스트엔드 진출에도 성공, 영국 현지 시상식인 2014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월드닷컴 어워즈 및 제15회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그 실력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믿고 보는 배우’ 박은태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10주년을 맞이한 2014년 공연 당시 10번째 ‘지킬/하이드’로 낙점되며 ‘지킬앤하이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보컬로 지킬 박사의 품격 있는 캐릭터를 선보이며 은지킬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특히 지킬과 하이드가 대립하는 곡 ‘대결(The Confrontation)’에선 변화무쌍한 보컬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대표 뮤지컬 배우이면서도 매 작품, 매 캐릭터마다 꼼꼼하게 분석하고 꾸준히 연습하는 근면성실한 모습으로 더욱 사랑받고 있는 박은태는 2018년 ‘지킬앤하이드’에서 그 면모를 발휘해 더 진일보한 ‘지킬/하이드’를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2018 ‘지킬앤하이드’의 여배우 라인업도 못지않게 화려하다. 지킬을 사랑하지만, 하이드의 사랑을 받으며 고통받는 비극적 로맨스의 주인공 루시 역은 윤공주, 아이비, 해나가 맡았고, 지킬의 약혼녀로 지고 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엠마 역은 이정화와 민경아가 캐스팅됐다. 최고의 프로덕션을 선보일 것으로 예고하며 완벽한 캐스팅을 공개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2018년 11월 13일부터 2019년 5월 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월드피플+] 세계최초 시험관 아기, 40번 째 생일 맞다

    [월드피플+] 세계최초 시험관 아기, 40번 째 생일 맞다

    40년 전인 지난 1978년 7월 25일 세계적인 찬사와 논란을 동시에 부른 여아가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루이즈 브라운(40)으로 바로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다.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언론은 세계 최초로 체외수정(IVF)을 통해 태어난 브라운이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40번째 생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태어난 시험관 아기가 800만 명이 넘어설 만큼 보편화됐지만 40년 전 만 해도 이는 윤리적으로 큰 논쟁을 불렀다. 인간 존엄성을 파괴한다는 비난을 필두로 난자 공여와 매매, 대리모 등 여러 논란이 일어난 것. 실제로 루이즈의 부모는 지구 반대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날아온 붉은 물감이 피처럼 발라져 있는 저주의 편지를 받았을 정도다. 당시 아기를 가질 수 없었던 루이즈의 부모는 난임 부부를 위한 체외 수정을 연구하던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1925~2013)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이 과정에서 태어난 세계 최초 시험관 아기 루이즈가 태어났고 이는 전세계 불임 부부에게 큰 희망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병원 장윤석 박사 주도로 1985년 10월 12일 첫 시험관 아기(이란성 쌍둥이 남매)가 탄생했다. 이후 수많은 관심과 논란 속에서도 루이즈는 건강하게 쑥쑥 자라 두 아들을 자연 임신으로 낳았다. 루이즈는 "IVF는 아이가 없어 절망에 빠져있던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다"면서 "지금은 일반화됐지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아쉽다"라고 밝혔다. 특히 루이즈는 현 시대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인간배아를 사용한 유전자편집 연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루이즈는 영국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열린 40세 기념 기자회견에서 "건강을 위해서라면 유전자 편집 아기도 도덕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면서 "의사들은 필요한 만큼 유전자 편집 기술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학자는 거기서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면 의학회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쓰레기 트럭 밑에 낀 노년 남성 구하려 달려든 시민들

    쓰레기 트럭 밑에 낀 노년 남성 구하려 달려든 시민들

    차량 아래 갇힌 한 남성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모여들어 진정한 시민의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서쪽 와핑지역 페닝턴 거리에서 노년 남성이 뒤에서 후진 중이던 쓰레기 트럭을 미처 보지 못해 범퍼와 뒤 차축에 깔리게 됐다. 남성은 아파서 비명을 질렀고, 깜짝 놀란 운전자가 차량을 앞으로 옮기려하는 순간 비명소리를 들은 현지 근로자들과 보행자들이 남성을 도우러 한걸음에 달려왔다. 그는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그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은 운전자가 쓰레기 트럭을 움직일수록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차체로 들어 올리는 편이 낫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함께 현장을 목격한 15명 이상의 사람들이 합심해 쓰레기 트럭을 들어 올린 덕분에 가까스로 남성의 몸을 빼낼 수 있었다. 남성은 후에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다리에 입은 상처를 치료 받았다. 지역 주민 존타노스는 “많은 사람들이 ‘멈춰요, 멈춰!’라고 외치는 큰 소리를 듣고 차창 밖을 바라보니 차량 밑에 있는 웬 노인이 깔려있었다.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반응을 보이던지, 모두가 그를 도우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런던 시민들이 정말 용감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역시나 사람들이 도와줄 것 같았다”면서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런던 구급차 서비스 대변인은 “우리는 오전 7시 31분에 도로 교통 충돌 신고를 받고 현장에 사고 대응 담당자, 긴급 의료원, 구급대원 등을 현장에 보냈다. 현장에서 즉시 피해자의 다리에 응급조치를 취한 후 병원으로 데려갔다”며 “다행히 심한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5994965/Amazing-moment-members-public-lift-RUBBISH-TRUCK-free-elderly-man.html#v-8207485280980386308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英 3세 아동 상대 ‘산(酸) 공격’ 용의자 중 아빠 포함 충격

    英 3세 아동 상대 ‘산(酸) 공격’ 용의자 중 아빠 포함 충격

    최근 영국의 한 할인판매점에서 3세 남자아이에게 산(酸) 공격을 가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용의자 5명 중에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영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자기 아들에 대한 산 공격으로 심각한 신체적 위해를 가한 중상해죄(GBH) 혐의로 이날 법정에 출두했다. 법적인 이유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39세 남성은 4명의 공범과 함께 이날 오후 키더민스터 치안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범들 중 3명은 슬로바키아 출신으로 버밍햄에 사는 애덤 체크(27)와 잰 두디(25), 런던에 사는 노버트 풀코(22)다. 그리고 울버햄프턴에 사는 자바르 팍티야(41)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시간 이어진 첫 번째 공판에서 용의자들은 이름과 나이, 그리고 사는 곳을 확인하기 위한 말 외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모두 변호사를 통해 모든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공판은 다음달 28일 우스터 치안법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헤리퍼드우스터(州) 우스터 탈로우힐에 있는 한 할인판매점에서 일어났다. 당시 아이어머니가 밀던 카드에 앉아있던 3세 남아는 정체불명의 남성이 뿌린 ‘산으로 추정되는 분홍색 화학물질’에 얼굴과 한쪽 팔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말았다. 이때 아이어머니가 즉시 “내 아기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소리쳤지만 용의자는 도주했다. 아이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이튿날 퇴원했다. 아이 상태가 어떤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어머니와 함께 안전한 곳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수사를 맡은 짐 베일리스 반장은 “이번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일 건으로 추가 범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게임해서 뭐하냐구요? 저, 국대로 올림픽 가요!

    게임해서 뭐하냐구요? 저, 국대로 올림픽 가요!

    e스포츠 시장 1조원 넘고 年 30% 성장 규모·열기 등 측면서 전통 스포츠 압도 롤 이상혁 연봉 30억…이대호보다 높아 맨체스터 시티 등 대형 구단 속속 창단 한·중·미 3강… 한국 선수 종횡무진 활약 “향후 10년내 완벽한 비즈모델로 성장”지난 20~2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e스포츠 포럼에서는 e스포츠를 올림픽 무대로 끌어오려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일었다. IOC와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가 e스포츠 조직과의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기관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음달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하스스톤’ 등 6개 게임이 시범 종목으로 펼쳐지는 데 이어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뜨거운 땀방울에 열광하는 하계 올림픽에서 ‘헤드폰을 쓰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생소한 풍경을 볼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올림픽 무대까지 내다보는 e스포츠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 한국이다. 1990년대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PC방에 모인 청소년들이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겨루고 ‘게임 좀 하는’ 청소년들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미디어업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게임 중계를 전문으로 하는 방송사들이 설립되고 대회가 열리면서 신종 직업인 ‘프로게이머’가 등장했다. 2012년 시작한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를 기점으로 e스포츠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스포츠로 확장됐고, 토너먼트 대회에 미디어와 자본이 결합한 한국의 e스포츠 구조가 보편화됐다. ‘게임이 스포츠인가’ 라는 의문이 무색할 정도로 e스포츠는 이미 규모와 열기에서 기존의 전통 스포츠들을 압도하고 있다. 미국 에픽게임스가 개발한 ‘포트나이트’의 첫 번째 국제대회인 ‘2019 포트나이트 월드컵’은 총상금으로 1억 달러(약 1135억원)를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다음달 개막하는 US오픈의 총상금(5300만 달러)의 두 배다.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 최강자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의 연봉은 3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연봉킹’인 이대호(25억원·롯데 자이언츠)를 넘어선다.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에 가까워지고 있다.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는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하며 올해 9억 600만 달러(약 1조 2800억원)에 달하고, 한 해 동안 3억 8000만명이 e스포츠를 관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타2’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주요 게임들의 e스포츠 대회는 전통 스포츠의 프로리그 못지않은 체계와 규모를 갖췄다. 밸브 코퍼레이션의 ‘도타2’의 세계대회인 ‘디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총상금으로 2470만 달러(약 278억 6000만원)을 내걸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대회인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을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본 시청자들의 누적 시청 시간은 4950만 시간, 티켓 수입은 550만 달러(약 62억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스타크래프트’ 같은 실시간 전략(RTS) 게임이 중심이었던 e스포츠는 1인칭 슈팅(FPS), 적진점령(AOS), 수집용 카드 게임(CCG) 등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다. 시스템도 체계화돼 대학생 대회, 직장인 대회 같은 풀뿌리 리그에서 세미 프로 및 프로 리그, 축구의 챔피언스리그 격인 국제대회까지 유럽 프로축구 리그를 빼닮은 구조를 갖춰 나가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 국제대회인 ‘오버워치 리그’는 e스포츠 최초로 지역연고제를 도입, 뉴욕과 런던, 부산 등 도시를 기반으로 한 팀들이 결성되고 있다. 게임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 출시된 지 1년도 안 돼 e스포츠 대회가 구체화될 정도로 변화가 역동적이다. e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나라는 중국과 미국, 한국이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 답게 글로벌 무대에서 선수들이 종횡무진하고 있다. 도타2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탓에 ‘더 인터내셔널’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LoL 월드 챔피언십’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버워치 리그’에 참가하는 12개 팀 중 한국인 감독이나 코치, 선수가 없는 팀은 한 팀도 없다. 국내 게임사들도 e스포츠에 뛰어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세계 각국의 게이머들이 모이는 e스포츠 리그로 안착했다.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해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첫 번째 글로벌 대회인 ‘2018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의 막을 올리며 e스포츠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글로벌 대기업과 미디어 등 자본도 e스포츠로 몰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미국 프로농구(NBA)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등 전통 스포츠팀들이 e스포츠팀을 창단하면고 축구와 농구 등 해외 프로스포츠 리그에서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하기 시작했다. 벤츠, 코카콜라 등 대기업들도 대회 스폰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지원과 막대한 자금에 힘입어 세계 최대 e스포츠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정부 차원에서 e스포츠 발전에 팔을 걷어붙인 중국은 정부가 주관한 모바일 e스포츠 대회(GMEG)가 열리고 지방 정부와 대기업, 대학이 손을 잡아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회사이자 인터넷기업인 텐센트는 향후 5년간 약 1000억 위안(약 16조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데뷔는 전 세계에 하나의 스포츠로서의 e스포츠를 각인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1년 16억 500만 달러(약 1조 8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e스포츠 시장의 확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피터 워먼 뉴주 대표는 “e스포츠는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성숙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면서 “5~10년 사이에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영역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전지적 문재인 시점’ 벗어나기/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지적 문재인 시점’ 벗어나기/황수정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는 예전에 못 보던 장면들을 볼 줄 알았다. 참모들이 대낮에도 청와대 문을 여유 있게 들락거릴 줄 알았다. 걸으면 십분 거리의 삼청동 수제비집(청와대 아래 맛집)에 들러 수제비 한 그릇을 더러는 옆자리에서 땀 닦으며 먹게 될 줄 알았다. 그 덕분에 대통령의 ‘1호 인사’인 조국 민정수석이 ‘강남 좌파’라는 형용모순의 별명만은 털어낼 줄 알았다.문 대통령에게 걸었던 파격의 기대는 당연히 더 크고 야무졌다. 휴일 저녁이면 대통령이 광화문 교보문고쯤에 홀연 나타나 신간을 뒤적이곤 할 줄 알았다. 청와대 주변 마을로 불쑥 산책을 나서려는 통에 경호팀이 식은땀깨나 흘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낭만 청와대’는 애초에 현실에 존재할 근거가 없는 거였다. 나른한 백일몽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깨어나는 것 같다. 그 징후들을 본다. 청와대가 다급해졌다. 문 대통령은 26일 저녁 광화문의 호프집을 깜짝 방문했다. 퇴근길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던 공약을 취임 1년여 만에야 지켰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행간 깊은 작심 발언을 여럿 했다. 그중에서도 어렵게 꺼낸 본론은 “혁신성장 가속화”였다. 다만 소득주도성장과 병행해야 하는 것이지 선택의 문제는 아니라는 단서를 붙였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청와대의 소득주도성장론이 연일 난타를 당하니 방향을 좀 틀긴 하겠는데, 그렇다고 백기를 든 게 아니라는 완곡어법. 본론 중에 진짜 본론은 “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노동계와 직접 만나겠다”였다. 기업과 노동계는 직간접으로 그래도 소통했던 경제 주체들이다. 지금 구애 신호를 정조준해 쏴야 할 대상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다. 최저임금 1만원, 그 선의의 공약 길목길목에 뇌관은 예상했으되 이렇게 허망하게 위협적으로 터질 줄은 미처 몰랐다. 발등의 불은 빨리 끄는 게 상책이다. 최저임금 수직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불복종 운동에 들어갔다. 업종별 차등 적용에 반대 몰표를 던진 최저임금위원회가 현실을 완전히 외면했다고 반발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8350원을 무시하고 현장에서 알아서 정하는 불법투쟁을 진작에 선언했다. “최저시급을 감당 못해 망하나 범법자로 망하나 똑같다”며 광화문에 천막본부를 만들겠다고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170년 전 목청 높였던 ‘시민 불복종’은 어쩌다 이 염천에 서울 광화문의 구호가 됐을까. 시민 헹가래로 탄생한 시민 대통령에게 시민 불복종만큼 속 쓰릴 일은 없다. “자꾸 덩치만 키워서 ‘청와대 정부’ 만들 일 있냐”는 십자포화에도 청와대는 결국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했다. 뒷북 외통수다. 바닥 민심을 조금만 일찍 챙겼어도 영세 자영업자들의 분노를 덜 키울 수 있었다. 택시만 타도, 동네 분식집에만 가봐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불만들이 있다. 식당 아줌마 품귀 현상이 그런 거다. “같은 시급 받고 왜 종일 설거지하냐는 거죠. 면접들만 보고는 연락이 없어요.” 어쩌다 들른 식당의 안주인은 “그 아줌마들이 에어컨 빵빵한 병원 간병인으로 몰려 간다”며 식당에 사람 구하기가 하늘 별 따기라고 혀를 찼다. 나 같은 사람도 주워듣는 민심을 청와대는 못 듣는 게 아니라 안 듣고 있는 것이다. 대영제국의 ‘국민 작가’였던 찰스 디킨스는 한때 날마다 밤을 새워 도시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불면증을 이기려는 처방이었지만, 런던 골목마다 생계로 밤을 새우는 시민 군상을 몸소 겪으며 문학의 방향을 틀었다. 노숙을 체험하고는 빈민 복지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새벽까지 파이나 뜨거운 감자를 팔던” 그때의 런던 서민들보다 한 집 건너 한 집인 손바닥만 한 편의점에서 인건비도 못 건져 헉헉대는 서울의 서민들이 나을 게 있겠나. 일자리가 씨가 마른 우리 사정이 해가 지지 않았던 빅토리아 여왕의 호시절보다 아무려면 더 낫겠나. 우리는 아무도 걷지 않는다. 청와대의 누가 골목 민심을 챙기려고 걸어 내려왔다는 소문을 들은 적 없다. 시급 몇십 원을 놓고 을과 병은 멱살 잡는데, 현실 정치가 불면증은커녕 문학보다 덜 치열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고전이 된 디킨스의 산문 ‘밤 산책’에 현장의 고민들이 현재형으로 녹아 있다. 시민의 곁을 어떻게 걸어 현실을 기록해야 하는지, 대통령 참모들은 휴가길에 꼭 한번 읽어 보시라. 헛다리 짚지들 마시라. 현장에 깜깜한 ‘전지적 문재인 시점’을 벗어나야 이 현실은 수습된다. sjh@seoul.co.kr
  • 日 고베 시절 베델 미공개 사진 나왔다

    日 고베 시절 베델 미공개 사진 나왔다

    1904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독립운동에 기여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미공개 사진이 발견됐다. 26일 서울신문 창간 특별기획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취재팀은 베델과 남동생 아서 퍼시 베델(1877~1947)이 일본 고베의 스포츠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KR&AC)에서 활동하던 당시 사진 5장을 새로 찾았다. 베델은 1888~1904년 16년간 고베에 살며 무역업에 종사했다. 이 사진들은 베델의 20대 시절 모습으로, 다카기 마사미츠(72) 고베 외국인거류지 연구위원이 2000년대 중반 KR&AC에서 영인(원본을 사진 촬영해 복제한 것)한 것이다. 베델의 남동생 아서 퍼시의 사진도 눈길을 끈다. 그간 학계에서는 그가 형(베델)을 돕고자 영국 런던에만 머물렀다고 추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진을 통해 일본에서도 장기간 생활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KR&AC 사진 원본은 사라졌다. 다카기 연구위원은 “최근 KR&AC에서 앨범이 통째로 유실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전에 일하던 종업원이나 관리자가 급전이 필요해 고물상이나 골동품 가게에 넘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다카기 마사미츠(고베 외국인거류지 연구회) 제공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성공과 실패 동시에 겪은 일본 생활… ‘프리메이슨’ 활동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성공과 실패 동시에 겪은 일본 생활… ‘프리메이슨’ 활동

    1888년 아버지와 이모부의 사업을 돕고자 일본으로 간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고베에서 16년간 살면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봤다. 그는 사업이 번창해 큰 돈을 벌었고 결혼도 했다. 지역 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다. 반면 비밀결사단체로 알려진 ‘프리메이슨’에도 가입하는 등 미스터리한 면도 보였다. 16세 소년 베델이 고베에 왔을 때는 일본이 고베항을 개방(1868년)한 지 정확히 20년이 되던 해였다. 고베는 개항 당시만 해도 사람이 거의 없던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바다 수심이 깊어 큰 배가 쉽게 들어오면서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빠르게 퍼졌다. 인구도 1895년 15만 3382명, 1901년 25만 9040명, 1910년 38만 7915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20세기 초 조선의 수도 한양의 인구가 20만명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곳이 얼마나 크고 활기찬 도시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일본에서 쓰이는 “성공한 사람은 교토에서 공부하고, 오사카에서 돈을 벌어, 고베에 산다”는 말은 이 무렵부터 생겨났다. 베델은 일본 시절 초기 이모부인 퍼시 알프레드 니콜(1848~1899)의 집(고베시 73번지)에 기거하며 일을 배웠다. 현재 이곳에는 1992년 지어진 ‘신크레센토 빌딩’이 들어서 있다. 고베시 문서관의 ‘재팬 디렉터리’에 따르면 니콜은 적어도 1883년부터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이 번창하자 1886년 동서이자 베델의 아버지인 토머스 행콕 베델(1849~1912)에게 동업을 제안했다. 토머스 행콕도 본업이 궤도에 오르자 자신은 영국쪽 일을 맡고 큰아들 베델을 일본에 보내 분업에 나섰다. 베델은 고베의 이모부와 런던의 아버지 사이에서 업무를 익히며 사업 노하우를 체득해 갔다.이들이 했던 사업은 완호물(玩好物) 매매였다. 완호물은 쉽게 구하기 어려운 외국산 물품을 말하는데, 당시 영국인에게는 일본산 도자기나 골동품, 칠기, 장신구가 그런 것들이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일본 판화에 매료돼 그 화풍을 모방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듯 당시 영국을 비롯한 서양 여러 나라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예술작품이 인기를 얻었다. 이를 반영하듯 고베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옛날 그림과 유기제품, 동전, 고의상, 갑옷 등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다.베델이 사업을 하던 19세기 말은 영국이나 일본 모두 무역으로 번영을 구가하던 때였다. 그는 두 나라가 크게 성장하던 시기에 런던에 있던 아버지를 도와 상당한 부를 모을 수 있었다. 베델은 성격이 외향적이고 활달했다. 1909년 5월 7·8일자 ‘배설공의 약전’에는 그가 “각종 유희를 좋아하고 활발용장한 품성을 가졌다”고 기록돼 있다. 고베 시절 그는 여러 가지 운동과 음악을 즐겼고 체스도 잘 뒀다. 술과 담배도 좋아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에는 그가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는 기사가 수차례 등장한다. 그가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이었음을 잘 보여 준다. 베델은 1901년 고베 외국인 스포츠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에서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1901년 1월 30일자 ‘고베 위클리 크로니클’에는 자신을 ‘다섯 살 난 (KR&AC) 멤버’라고 밝힌 이가 “지난해 열린 레가타(여러 명이 함께 요를 젓는 요트) 대회 선수 선발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KR&AC를 비난하는 기고가 실렸다. 그러자 베델은 2월 6일자 기고를 통해 “우리 클럽에 5살짜리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고 비꼰 뒤 “나이에 비해 글을 꽤 잘 썼지만 생각은 매우 어리석다”며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가 논쟁을 피하지 않는 불같은 면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1899년은 베델에게 큰 전환점이 된 해였다. 아버지 토머스 행콕은 두 번째 동업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일본 사업을 대신 맡아줄 사람이 필요해졌다. 여기에 이모부 니콜도 세상을 떠났다. 51세였다. 그는 사업차 고베에서 영국 런던으로 배를 타고 가다가 포르투갈 해상에서 숨을 거뒀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 같다. 베델에게 ‘사업 스승’ 니콜의 죽음은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현재 니콜은 고베 외국인 묘지에 안장돼 있는데, 서울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니콜의 묘지를 찾는 후손과 연락이 닿아 이 사실을 전달했다. 27살이던 베델은 이 때부터 독자 사업에 나섰다. 베델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고자 자신의 첫 회사인 ‘베델 브러더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이름처럼 삼형제인 베델과 허버트(1875~1939), 아서 퍼시(1877~1947)가 함께 운영했다. 이들은 각각 고베와 요코하마, 런던에 사무실을 내고 완호물을 사고 팔았다.이때 베델은 회사 설립을 위해 잠시 영국에 들렀다가 은행원 존 게일의 둘째 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을 만났다. 이들은 이듬해인 1900년 고베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베델 부부는 1901년 외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을 낳았다. 그는 ‘짐’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름 가운데 ‘친키’는 일본어로 ‘新規’(새로운 것)라는 단어다. 그가 일본에서 얻은 아들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베델 브러더스‘는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아버지가 물려준 영업처를 형제들이 잘 관리했던 것 같다. 베델은 이때 번 돈으로 1901년 오사카 남쪽 사카이 지역에 러그(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 생산공장을 차렸다. 당시 러그는 영국인 가정의 필수 품목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중개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자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는 훗날 베델이 일본 사업을 포기하는 원인이 된다. 한편 베델은 일본에서 ‘프리메이슨’에 가입해 활동했다. 프리메이슨은 중세 교회 건축가 집단에서 출발했다가 기독교 보수성에 반발해 조직된 비밀결사체로 알려져 있다. 프리메이슨이 ‘그림자 정부’(세계를 은밀히 지배하고 있다는 초국가적 조직)의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도 있다. 정성화 명지대 사학과 교수와 한국학 자료 수집가 로버트 네프가 함께 쓴 ‘서양인의 조선살이,1882~1910’에는 베델이 조선에서 프리메이슨 설립 멤버로 활동했다고 전한다. 프리메이슨 서울 지부인 ‘한양롯지’ 홈페이지에도 베델을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소개한다. 영국에서 만난 베델의 손녀 수전 제인 블랙(62)은 “할아버지(베델)는 영국 선박업자 조지 쇼어의 소개로 일본 거주 시절 프리메이슨에 가입했다”면서 “할아버지는 (비밀주의 원칙을 지키려고) 가족에게도 프리메이슨 내부 이야기를 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영국 출신 역사 연구가인 에이드리언 코웰(62)은 “베델은 (일본에서 프리메이슨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1908년 영국 법원 판결에 따라 중국 상하이에서 3주간 복역하고 돌아온 뒤에 서울에서 가입했다”면서 “당시 조선에서 프리메이슨이 막 생겨나던 때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요직을 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신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그의 논문 ‘한국 프리메이슨의 역사와 특징’에서 “프리메이슨은 신종교 성격을 띤 엘리트주의 모임”이라면서 “다만 베델이 조선에 왔던 시기 프리메이슨은 종교적 의미보다는 친목과 자선을 위한 형제공동체적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케인 아자르 살라흐 드브라이너 FIFA 최우수선수 후보에

    케인 아자르 살라흐 드브라이너 FIFA 최우수선수 후보에

    해리 케인(토트넘·잉글랜드)과 에덴 아자르(첼시·벨기에),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이집트), 케빈 드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벨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포르투갈) 등이 국제축구연맹(FIFA) 최우수 남자선수 후보 명단 10명에 포함됐다. FIFA는 24일(이하 현지시간) 후보 10명으로 압축한 명단을 발표하며 다음달 10일 자정까지 투표를 진행한 뒤 9월 24일 영국 런던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케인은 러시아월드컵 6골로 골든부트를 차지하며 1990년 대회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인 4위를 기록하는 데 앞장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30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잉글랜드 선수가 월드컵 득점왕에 오른 것은 1986년 대회 개리 리네커 이후 처음이다.아자르는 지난 5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이끈 뒤 대회 최우수선수를 의미하는 골든볼 다음의 실버볼을 수상했다. 벨기에 역시 월드컵 최고의 성적인 3위를 차지했는데 아자르의 공이 컸음은 물론이다. 살라흐는 2017~18시즌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46골을 넣어 안필드에서의 첫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았다. 드브라이너는 맨시티의 최다 승점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다섯 차례나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날두는 공식 경기 54경기 54골이란 빼어난 활약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와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에 앞장섰다. 이 밖에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프랑스),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망·프랑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크로아티아),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프랑스)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여자 최우수선수 후보 10명 명단에는 루시 브론즈(리옹·잉글랜드) 등 프랑스 리그 리옹 선수 6명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오른쪽 수비수 브론즈는 지난해 8월 맨시티를 떠나 첫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더블을 이끌었다. 리옹 선수로는 아다 헤게르버그(노르웨이), 사키 구마가이(일본), 체니퍼 마로잔(독일), 아마디네 앙리, 벵디 레나르(이상 프랑스)가 포함됐다. 여기에 페르닐레 하르더(볼프스부르크·덴마크)와 서맨서 커(퍼스 글로리-시카고 레드스타·호주), 마르타(올랜도 프라이드·브라질), 메건 라피노이(시애틀 레인·미국) 등 낯익은 이름들이 추가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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