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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국제해사기구서 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제기

    정부, 국제해사기구서 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제기

    韓 “日에 원전 오염수 투명한 정보공개 요청”日 “한국, 사실관계·과학적 근거 없어” 비난지난달 10일 日환경상 “방류말곤 방법없다”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총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서는 등 국제 여론전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7일부터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리는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회원국에 알리고 국제적으로 공론화한다.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총회는 폐기물의 해양투기 금지에 관한 당사국의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로, 이번 총회 의제 가운데는 ‘방사능 폐기물 관리’가 포함돼 있다. 총회에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안전하다고 확신할만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관련 문제를 국제사회에 지속해서 제기하고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우리 정부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공조해 처리 문제를 공론화한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배출계획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고 일본 정부에 질의하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원자력안전기술원, 해양과학기술원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보내 대응한다.해수부 관계자는 “일본 측에 원전 오염수의 처리에 관한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총회에서 이 사안을 지속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지난달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처리를 문제 삼으며 공론화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일본은 “한국 측의 주장은 사실관계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았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아베 내각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했었다. 2011년 폭발 사고 후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는 하루에 170t씩 늘어나 증설계획을 고려하더라도 2022년 여름쯤에는 저장용량(137만t)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 대기 방출, 지하 매설, 파이프라인을 이용한 지층 주입, 전기분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장기보관 등을 놓고 처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등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환경 담당 각료인 하라다 요시아키 환경상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희석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현에 위치해 있던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대량 누출된 사고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에서는 요오드, 세슘, 바륨 등 수많은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고 그해 4월 후쿠시마 토양에서는 골수암을 일으키는 스트론튬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 방사능 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돼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에서도 검출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 외교관 부인 차에 아들 잃은 英 어머니 “돌아와 수사 받아라”

    美 외교관 부인 차에 아들 잃은 英 어머니 “돌아와 수사 받아라”

    “나도 엄마고 그녀도 엄마다. 같은 엄마로서 호소한다. 영국으로 돌아와 제대로 경찰 수사를 받아라.” 면책 특권이 주어지는 영국 주재 미국 외교관의 부인이 자동차 사고를 냈다. 남편의 직급이나 신원은 물론 자신의 신원도 알려지지 않은 그녀는 지난 8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노섬프턴셔주 크라우턴 왕립공군 기지 근처를 볼보 승용차를 운전해 지나가던 해리 던(19)의 모터바이크를 들이받았다. 병원으로 옮겨진 던은 끝내 숨졌다. 이 외교관 부인은 경찰에 가까운 장래 영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얘기해놓고는 몰래 가족과 함께 출국했다. 1961년 제네바 협약에 따라 외교관들과 자녀들은 주재하는 나라에서 면책 특권을 누린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는 특권을 무한정 보장하지 않고 일부 범죄는 주재국 검찰의 기소를 허용한다. 미국 국무부는 이 사건의 외교관 부인에 대해 면책 특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 가족이 출국한 뒤였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우디 존슨 미국 대사에게 외교관 부인을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간청했다. 던의 어머니 샬럿 찰스는 BBC 프로그램 ‘PM’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길 진정 바라고 있다. 엄마로서의 내 마음이 엄마인 그녀의 마음에 전달됐으면 한다. 여러분들도 (랍 장관이) 그녀를 돌아오게 노력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녀에게 어떤 해가 끼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비행기에 오를 수 있어서 우리 가족을 이렇게 황망하게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수사 책임자 새라 존슨은 이 부인이 “가까운 장래에 이 나라를 떠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해줬다”면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외교 채널들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 외교관 가족이 영국을 떠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안전과 사생활을 고려해” 이들의 신원을 밝히지 못한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영국 관료들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누구와 개인적으로 외교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BBC는 별도 해설 기사를 통해 영국 주재원으로 면책 특권을 누리는 이가 2만 2500며명이 넘는다며 말도 안되는 범죄를 저지른 자에겐 이런 특권이 인정돼선 안되며 주재국으로서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 10월 외무장관이었던 보리스 존슨 현 총리도 의회 답변을 통해 “외무부는 법을 어긴 외교관들을 관용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곧바로 면책 특권을 철회하도록 외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면책 특권을 박탈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을 망설이는 틈을 타 미국은 뒤로는 외교관 가족을 출국시켜놓고 앞에서는 면책 특권을 철회했다고 발표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한 여성의 신원이 공개되고, 조사받고,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녀를 보호하는 데만 신경을 써 두 나라 관계에 손상이 가는 일을 감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런던서 “재정 여력 충분, 외부충격 강한 복원력 보유”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런던서 “재정 여력 충분, 외부충격 강한 복원력 보유”

    정부가 영국 런던에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충분한 재정·통화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 투자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경제 현황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최근 한국 경제가 높은 대외 불확실성과 대내 구조적 변화의 이중고에 직면해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 재정 운용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등을 통해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해결 노력과 함께 단기 공급 안정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등 노력을 병행하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에는 수출 국가와 품목 다변화,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농작물 작황 호조, 유가 하락 등 공급 측 요인과 복지정책 등 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재정·통화정책 운영 방향과 확장적 재정 기조에 따른 중장기적 재정 부담에 대해서는 “충분한 재정 통화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면서 “중기재정 계획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차관은 이후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를 방문, 고위급 인사와 면담하고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과 우리 정부의 정책 대응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의지와 정책적 노력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차관은 일본 수출규제 영향과 관련해서는 “직접적 영향이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측은 한국 경제의 전반적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세계경제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신용등급 상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과거보다 완화됐다고 무디스 측은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법정소송 70년만에 500억원 되찾은 인도 왕족 후손

    법정소송 70년만에 500억원 되찾은 인도 왕족 후손

    ‘세계 최고 부자’ 하이데라바드 왕가 후손 2명 소송英은행에 1947년 100만파운드… 원금에 이자 더해파키스탄 “무기 판매 대금 예치된 것… 소유권 주장법원 “파키스탄 주장 증거 없어… 합병 불법성 없어”영국 고등법원은 자국의 한 은행에 예치된 예금 4200만달러(510억원 상당)을 파키스탄 측이 아닌 인도 왕가 후손 2명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무려 70년간 계속된 소송의 전말은 이렇다. 1948년 인도 독립왕국 하이데라바드의 마지막 통치자인 오스만 알리 칸(1886~1967)이 당시 영국에 파견된 파키스탄 고등판무관인 하비브 이브라힘 라힘툴라를 통해 런던에 있는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에 100만 7940파운드를 입금하면서 비롯됐다. 원금에 70년간 이자가 붙으면서 현재 3500만 파운드로 늘어났다고 BBC 등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이데라바드 왕의 신분인 그는 1937년 ‘세계 최고 부자’라는 타이틀로 시사주간지 타임의 커버를 장식한 인물이다. 오스만대학과 오스만 종합병원, 하이데라바드 고등법원 등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공공 건물 대다수는 37년간 그의 치세 때 설립됐다. 그는 1965년 국방성금으로 황금 5t을 내는 ‘통큰 기부’를 하기도 했다. 은행 예치금 분쟁은 영국령 인도였던 1947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독립 왕국이었던 하이데라바드는 1948년 독립한 인도 군사작전에 의해 병합됐다. 문제의 돈은 병합 이틀 전 하이데라바드은행에서 웨스트민스터은행으로 이체됐다. 그는 자신의 독립 왕국을 파키스탄령으로 할지, 인도령로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후손들은 칸이 인도에 의한 합병 직후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은 하이데라바드가 불법적으로 인도에 병합되기 직전 그에게 판매한 무기 대금으로 받은 것이라며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 웨스트민스터은행은 그동안 법정에 의해 해결될 때까지 예금 지급을 거부했다. 법원은 예금이 영국 은행에 예치된 만큼 사건 관할권이 있다고 결정하면서 파키스탄이 무기 대금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또 하이데라바드의 합병이 불법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낸 후손들의 변호인 폴 휴이트 변호사는 “예치된 돈이 실제로 하이데라바드 통치자의 소유였다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소송은 한 후손이 아이일 때 시작했으나 황혼의 80대가 돼서야 판결이 났다. 인도 외무부 역시 이 판결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밝혔다. 파키스탄이 항소하지 않으면 이 돈은 그의 후손 등에게 돌아간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난 볼트가 아니다” 라일스 시대 열다

    “난 볼트가 아니다” 라일스 시대 열다

    어린 시절 천식을 앓던 노아 라일스(22·미국)가 처음 나선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00m 왕좌에 올랐다. 라일스는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83으로 결승선을 끊어 우승했다. 직선주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안드레이 더그래스(25·캐나다)와 치열하게 다투던 라일스는 결승점 50m를 앞두고 압도적인 막판 스퍼트로 더그래스를 뒤로 따돌렸다. 더그래스는 19초95로 2위, 알렉스 퀴노네스(30·에콰도르)가 19초98로 3위를 차지했다. 라일스는 이날 ‘포스트 볼트’라는 수식어를 단호히 거부하면서 “포스트 볼트라고 부르지 마라. 나는 나다. 지금은 나의 시대”라고 공언했다. 세계 육상의 화두는 100·200·400m 계주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를 수집하고 2017년 런던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우사인 볼트(33)를 압도할 포스트 볼트 경쟁이었다. 라일스는 지난 7월 스위스 로잔에서 19초50으로 남자 200m 역대 4위를 기록하는 등 200m에서는 독보적이었다. 세계기록은 볼트가 작성한 19초19다. 전문가들은 “라일스가 당분간 남자 200m에서 독주할 것”이라며 “19초19의 기록을 깨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라일스에게는 기록 경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나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올해 난 세계선수권만 보며 달렸다”면서 “내 휴대전화에 ‘나는 꼭 해낸다’라고 쓰고, 차 안에서 ‘나는 꼭 해낸다’라고 혼잣말했다. 그리고 정말 해냈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도너번 브레이저(미국)는 남자 800m 결선에서 1분42초34의 기록으로 32년 만에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2위를 1초13의 큰 차이로 따돌린 그는 1987년 빌리 콘첼라(케냐)가 작성한 1분43초06보다 0.72초 빨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녀를 통틀어 세계선수권 800m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미국 선수”라고 확인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는 샘 켄드릭스(27·미국)가 5m97을 넘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비밀이 많은 작가’ 뱅크시 런던 남부에 점포 열어, 구색 살펴보니

    ‘비밀이 많은 작가’ 뱅크시 런던 남부에 점포 열어, 구색 살펴보니

    ‘비밀이 많은 아티스트’ 아트 뱅크시의 작품들을 한 데 모은 점포가 영국 런던 남부 크로이돈에 문을 열었다. 처치 스트리트 모퉁이의 중고용품 아울렛 자리에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밤부터 1일 새벽 사이에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이란 요상한 이름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고 BBC 방송이 2일 전했다. 글래스턴베리 음악축제에 래퍼 스톰지가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흉기 방어 조끼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붙들어 맸다. 바닥에는 호랑이가 포효하는 ‘토니 더 타이거’ 러그(깔판)와 CCTV들에 둘러싸인 흔들 요람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지금 가게를 열고 있다. 하지만 문이 늘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고 오프라인 매장은 2주 뒤에 찾으면 되겠다고 했다. 점포 자체가 손님이 들락거릴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곳은 오직 전시장으로만 기능할 것 같다.한 번도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 작가가 왜 매장을 열겠다고 결심했을까? 한 초대장 업체가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거래를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열면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조언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뱅크시는 성명을 통해 “한 초대장 업체가 내 작품의 저작권을 다퉈 보겠다며 가짜 뱅크시 상품을 합법적으로 팔 수 있도록 이름을 넣어보겠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내가 법정에서 스스로를 변호하려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가게에서 파는 것들 중에는 지중해 연안에서 난민들이 걸친 구명조끼들에 그리스 난민캠프에 수용된 여성들이 손으로 수를 놓은 환영매트도 있다. 경찰 진압 헬멧으로 만든 디스코 조명등, 견인 트럭에다 이민자 모양 나무조각을 집어넣도록 만든 계산놀이 장난감 등도 있다. 뱅크시는 판매 수익은 이탈리아 당국에 압류된 난민 구조선 대신 새 선박을 구입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전히 저작권만 고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누구라도 재미로나 학문적 연구나 행동주의로 내 작품을 베끼고, 빌리고, 훔치고, 변형하는 것은 할 수 있다. 난 단지 내 이름을 슬쩍 하는 일만은 원하지 않는다.”거리의 아트갤러리 ‘Rise’를 운영하는 케빈 주코프스키모리슨은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가장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을 한눈에 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보다 더 진지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뱅크시 수집가는 가게를 살펴본 뒤 “휘황하다 . 이런 일이 일어나 아주 좋다”면서 “그가 나타나 ‘안녕 친구들, 어때 좋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가 분명히 근처를 맴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팬인 존은 미국에서 휴가를 왔다며 “뱅크시 작품 가운데 기념비가 될 만한 것들은 다 있다. 현란하며 뻔뻔하고 똑똑한 짓”이라고 했다. 한편 3일에는 뱅크시가 영국 하원을 침팬지가 득시글거리는 곳으로 빗대 묘사한 작품이 소더비 경매에 부쳐진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동정] 부산대 백점기 교수 공학계 영국 왕실 최고 영예 칭호

    △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선박해양플랜트기술연구원장)는 9월 30일 공학계 영국 왕실 최고 영예인 FREng(Fellow of Royal academy of ENGineering) 칭호를 받았다. 영국왕립공학학술원은 1일부터 백 교수 영문 이름을 Jeom Kee Paik FREng로 표기하기로 했다. FREng 칭호 부여 기념행사는 영국 왕실 인사가 참석하는 11월 7일 런던에서 열린다.
  • 19억 2500만원에 자신의 ‘순결’을 판 英 20대 여성

    19억 2500만원에 자신의 ‘순결’을 판 英 20대 여성

    영국의 20대 여성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성적 순결을 경매에 부친 결과, 고액에 낙찰됐다고 주장했다. 데일리메일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리아(24)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여성의 성적 순결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유명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자신의 처녀성이 고가에 낙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과의 ‘첫날밤’을 산 정치인의 신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보수당(토리당)의 50대 남성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여성은 해당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첫 성 경험을 경매에 부쳤고, 한 남성에 의해 130만 파운드, 한화로 약 19억 2500만원에 낙찰됐다. 리아는 지난 두 달간 이 남성과의 사전 만남을 가져왔으며, 성매매가 금지된 영국이 아닌 타 국가에서 만나 ‘약속’을 이행할 예정이다. 이 여성은 “나만의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고, 초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처녀성을 팔기로 결심했다”면서 “런던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고, 집세와 관련한 경제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또 가족들을 돌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동기를 밝혔다. 이어 “나의 첫 경험을 산 정치인은 매우 젠틀맨이었고 유식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힘을 가진 남성과 만나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었다”면서 “어머니도 나의 계획을 알고 날 지지해 주신다”고 밝혔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그녀가 처녀성을 팔았다는 해당 사이트가 경매 낙찰금의 20%는 수수료로 떼어가며, 이전에도 일본의 한 정치인이 경매를 통해 유명 모델의 첫 성 경험을 낙찰받은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또 여성들이 이 사이트의 경매에 자신을 내놓기 위해서는 전문 의료진으로부터 성관계 경험이 없다는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며,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은 일정금액 이상이 예치돼 있는 재산 명세서를 공개해야 한다. 해당 사이트 측은 “우리 사이트는 이미 10년 전부터 활발하게 운영돼 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린다”면서 “수 세기동안 여성들은 결혼 전 순결을 유지해야 했고 순결을 잃었을 때 즉시 낙인찍혔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인식이 사라지는데 도움을 줬으며, 마침내 여성이 자신 스스로 원하는 것을 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이주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이주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세계변호사대회에 참석했다. 처음 참석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큰 행사였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아프리카나 남미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변호사들이 모여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법적인 논의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고 네트워킹을 하는 자리였다. 평소 잘 알지 못하는 서로의 나라 상황과 법률 제도에 관해 묻고 답하며 조금 더 이해를 하는 기회가 된 것은 물론이다. 일정 중 어느 날 독일 변호사 Y와 같이 택시에 타게 됐다. 유럽 정세와 관련해 여러 가지 비즈니스 전망을 나누던 중(소위 선진국에서 변호사업이란 전문지식으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일인 것이다) 그가 속한 로펌이 있는 도시의 인종적 갈등은 해결됐느냐고 질문했더니 유창한 영어로 밝게 수다를 떨던 Y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의 로펌이 있는 독일 도시에서 몇 년 전 송년의 밤 떠들썩한 분위기를 틈타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강력 범죄가 벌어졌는데, 범인으로 주로 아랍 계통의 이민자들이 지목되면서 인종문제 및 남녀문제, 미디어의 축소 보도 등에 대한 여러 논쟁으로 번져 독일뿐 아니라 온 유럽이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 Y는 조금 침울한 어조로 아직 난민 내지 이민자와 관련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주로 이주민들이 독일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즉 이주민들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문화, 여성에 대한 관점 및 태도, 인생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의미 등 여러 면에서 독일인들과는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차이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즉 그는 문제를 이주민 쪽에서 찾고 있는데 이 시각은 사실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름을 수용하고 이주해 온 사람들을 ‘독일인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Y는 난민이나 이민자에 그다지 ‘동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 않은 듯했고, 그들을 주변에 가까이 두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는 이민자 내지 난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그들이 떠나온 나라들, 불안정하거나 훨씬 가난한 그 나라들을 보다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상당수 이민자 내지 난민들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고 일부만 남을 것이니, 서구 유럽사회가 지고 있는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자신은 사람들이 스스로나 자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오는 걸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하자면 그는 이주민들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결국 돌아가기를 바라면서도 관련한 법적인 제도를 강화하거나 불법체류자를 색출하는 식으로 강제로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이런 주장을 이상적이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도대체 먼 곳에 있는 나라들을 잘살게 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겠냐는 의문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의 분쟁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이나 직접적 원조를 하는 것, 그런 정책을 취하는 정부를 지지하는 것들이 그 방법에 해당할 것이다. 효과가 얼마나 빠를지, 그리고 클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한국 사회 역시 이민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유럽과는 또 다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필수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 한국 역시 이미 경제적 선진국의 지위를 차지하는 이상 이민자나 난민의 유입과 그에 따른 의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인들과는 여러 면으로 ‘다른’ 이들과 보다 적게 갈등을 빚으며 살아가기 위해 한국 사회는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가. 이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길 꺼리고 그저 숫자를 줄이려 하거나 규제 방법만을 강구하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악화시킬 수 있다. Y에 따르면 그가 사는 도시의 이주민과 관련된 갈등은 처음 유입이 시작된 20~30년 전보다는 위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실 전반적으로 더 나아졌다고 한다. 서로들 적응한 것이리라. 길게 보고 서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답답하지만 가장 나은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는 20~30년 후 어떤 모습일까.
  • 딸 낳고 3개월 만에 출전한 ‘엄마 축구선수’ 시드니 르루

    딸 낳고 3개월 만에 출전한 ‘엄마 축구선수’ 시드니 르루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엄마 선수’들의 활약이 큰 화제가 됐는데 미국 여자축구 선수가 딸을 낳고 3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다시 서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여자 프로축구 올랜도 프라이드의 공격수 시드니 르루(29)로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뉴저지주에서 열린 스카이블루 FC와 1-1로 비긴 후반 43분 교체 선수로 잔디를 밟았다고 영국 BBC가 30일 전했다.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미국 대표로 77경기에 출전한 그녀가 딸 루를 출산한 것이 지난 6월 28일이었으니 3개월 하루가 지난 뒤 경기에 다시 나선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르루가 팀 훈련에 다시 합류한 것이 지난 7월 27일이었다는 점이다. 그녀가 이전에 마지막으로 뛴 경기는 지난해 9월이었다. 하지만 르루는 임신 5개월 반이었던 지난 3월까지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미국 대표팀이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5년 여자월드컵을 우승했을 때 멤버였던 르루는 이날 트위터에 “오래 걸렸지만 해냈다”고 감격을 표시했다. 동갑내기 남편 돔 다이어도 남자 축구대표팀 일원인데 그는 영국 출신으로 노리치의 유스 선수로 등록하기도 했다. 그와의 사이에 세살 아들 캐시어스가 있다. 이날은 부부 모두 바쁜 날이었다. 메이저리그 사커 올랜도 시티 소속인 다이어도 FC 신시내티와의 원정 경기에 출전해 동점 골을 뽑아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날은 또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우승을 차지한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2·자메이카)가 2017년 8월에 얻은 아들 지온을 안고 트랙을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든 날이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4년 뒤 런던올림픽 100m를 2연패했던 프라이스는 “아기를 가진 뒤 세계챔피언에 다시 서게 돼 들뜬다”며 “아들과 함께 다시 돌아와 예전에 했던 식으로 성적을 냈다. 바라건대 가족을 꾸리기 시작했거나 가족을 꾸릴 생각을 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영감을 줬길 바란다. 여러분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앨리슨 펠릭스(34·미국)는 혼성 1600m 계주에서 윌버트 런던(남자), 코트니 오콜로(여자), 마이클 체리(남자)와 짝을 이뤄 3분09초3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는데 출산 10개월 만이었다. 임신 기간 후원금을 70% 삭감한다는 나이키의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 사과도 받아내고 없던 일로 만들어 많은 선수들의 각성을 이끌었다. 류훙(32·중국)도 여자 20㎞ 경보에서 1시간32분5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년 동안 출산으로 운동을 쉬다가 돌아와 보란 듯이 우승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성매매 피해여성 한눈에 알아보고 구출한 택시기사

    [월드피플+] 성매매 피해여성 한눈에 알아보고 구출한 택시기사

    임신한 채 성매매에 동원된 피해 여성을 용감하게 구출해 낸 영국의 택시기사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버밍엄라이브 등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타히르 메무드는 지난해 2월 20일, 잉글랜드 웨스트미들랜드 주에 있는 코번트리의 대로변에서 승객 임신한 외국인 여성 한 명을 태웠다. 이 여성이 탑승하기 전, 한 남성이 택시 밖에서 여성의 목적지를 설명했고, 택시기사는 함께 탑승하지 않은 남성이 말한 장소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택시기사는 여성 승객이 매우 불안해하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는 용기 내어 승객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여성 승객은 “마사지사로 일할 수 있다고 해서 루마니아에서 왔는지, 여기 온 지 4일 만에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메무드에 택시에 탄 당일도 여성은 낯선 타국에서 성매매 고객이 있는 곳으로 끌려가는 중이었고, 당시 그녀를 택시에 태운 뒤 목적지를 말한 남성은 포주로 확인됐다. 택시기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조사를 통해 피해 여성이 사기를 당해 영국으로 들어온 뒤 곧바로 성매매에 동원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피해 여성의 가방에서는 콘돔 50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이 여성의 증언을 토대로 성매매가 이뤄지는 런던의 모처를 습격해 그녀와 같은 피해를 입고 있던 여성들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피해 여성을 택시에 태웠던 포주는 다음 날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지만,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행방이 묘연해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다. 경찰은 범죄의 희생양이 된 피해자를 한눈에 알아보고, 용기를 내 여성의 사연을 듣고 신고까지 한 택시기사의 선행을 알리기 위해 당시의 모습을 담은 바디캠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두 아이의 아빠이며 2004년부터 택시기사로 일해 온 메무드는 “택시기사 면허증을 딸 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승객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면서 “누군가 또 다시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구급차가 필요하다면 구급차를 불러 줄 것이고 내가 직접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들 낳고 金도 되찾은 프레이저프라이스 질주 어떻게 가능했나

    아들 낳고 金도 되찾은 프레이저프라이스 질주 어떻게 가능했나

    2017년 8월에 첫 아들을 낳은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3·자메이카)가 화려한 질주로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왕관을 되찾았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이어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개최 대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1로 우승했다.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이며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세계기록(10초49)에는 많이 처지지만 2012년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10초70)에 불과 0.01초 뒤진 놀라운 기록이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5년 베이징 대회 이후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 100m 타이틀을 되찾으며, 세계선수권대회 여덟 번째 금메달이자, 열 번째 메달(금 8, 은 2)을 목에 걸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IAAF 인터뷰를 통해 “서른셋의 나이에 아이를 안고도 꿈을 이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트랙에 돌아오고자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그 결과가 오늘 나왔다”며 “아들 지온과 내 남편은 내 삶에 큰 힘이 된다. 내가 복귀할 때 많은 이들이 내 기량을 의심했다. 그러나 난 지금 여기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152㎝의 작은 키로 질주하는 프레이저프라이스는 화려한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으로도 눈길을 끈 선수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IAAF는 프레이저프라이스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여자 스프린터로 남을 선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2011년 제이슨 프라이스와 결혼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3월 임신 소식을 알렸고, 5개월 뒤 아들 지온을 얻었다. 물론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불참했다. 많은 여자 스프린터가 출산 후 은퇴를 택하고 기량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그 역시 지난해에는 고전했지만 올해는 도하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기 전, 10초73으로 세계 랭킹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리고 100분의 2초를 줄여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0.134초의 반응 속도로 출발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초반부터 선두로 나섰고, 뒤를 따를 자가 없었다. 디나 어셔-스미스(24·영국)가 10초83의 영국 신기록을 세우며 2위에 올랐고, 마리-호세 타루(31·코트디부아르)가 10초90으로 3위를 차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일레인 톰프슨(27·자메이카)은 10초93으로 4위에 그쳤다. 한편 여자마라톤과 남자 50㎞에 이어 이날 여자 20㎞ 경보 등 도로에서 진행된 경기들의 기록 모두 좋지 못했다. 무더위를 피해 여자마라톤은 11시 59분, 경보 경기는 11시 30분 출발했지만 이날 여자 20㎞ 경보도 섭씨 31도에 습도가 75%나 되는 상황에 치러져 4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3명이 실격, 3명이 기권해 38명만 완주했다. 역시 출산으로 휴식하고 돌아온 류홍(32)이 1시간32분54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퀴양셴졔가 1시간33분10초로 은메달, 양뤼쥥이 1시간33분17초로 동메달을 차지하며 오성홍기가 시상대를 붉게 장식했다. IAAF는 세계선수권 여자 경보 시상대를 한 나라가 독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류홍의 기록은 2015년 6월 작성한 자신의 세계기록(1시간24분38초)보다 8분 넘게 뒤처진 것이었다. 그런데 칼리파 스타디움 트랙에서 진행된 경기들은 프레이저프라이스처럼 웬만한 수준의 기록들을 낳고 있다. 비결은 돔 구장과 가까울 정도로 관중석 위까지 차양막을 길게 덮은 뒤 에어컨 등을 가동해 온도를 23도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볼트의 후예 콜먼의 시대

    볼트의 후예 콜먼의 시대

    지난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이 오른 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가장 큰 화두는 누가 은퇴한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뒤를 잇느냐는 것이었다. 해답은 이틀 만에 나왔다. 크리스천 콜먼(23·미국)이 ‘포스트 볼트’를 선언했다. 콜먼은 29일(한국시간)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에 결승선을 끊어 우승했다. 0.128의 빠른 반응 속도로 스타트 블록을 힘차게 밀었고 10m 지점부터 선두로 나선 뒤 속도를 전혀 떨어뜨리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기록은 볼트의 세계기록(9초58·2009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것이다. 2017년 런던대회에서 콜먼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했던 저스틴 개틀린(37·미국)은 9초89로 2위에 올랐고 안드레이 더 그래스(25·캐나다)가 9초90으로 3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9초79)도 0.03초 앞당기며 볼트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된 콜먼은 예선을 9초98로 전체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준결선에서도 9초88로 가장 빨랐다. 콜먼은 대회 시작 전부터 ‘포스트 볼트’의 선두 주자로 꼽혔지만 그 역시 도핑 의혹에 휘말렸다. 이번 대회 시작 전 9초81의 시즌 최고 기록을 냈던 콜먼은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기면서 1년 사이 세 차례의 도핑 테스트를 기피한 혐의를 받았다. 규정대로라면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의 2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이번 대회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USADA와 미국육상연맹이 징계를 유예하면서 도하 트랙에 나설 수 있었고 100m 우승으로 응답했다. 경기를 마친 뒤 콜먼은 “엄청난 압박감 속에 이번 대회를 준비했는데 다행히 그 압박감을 극복했다”면서 “나는 스타트가 느린 선수였지만, 숱한 노력 끝에 약점을 지웠다.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2위 개틀린은 “콜먼은 올 시즌 대단한 기량을 보였다. 콜먼을 이기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자신을 넘어선 후배를 치켜세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MOM 잡은 손, 64분이면 충분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데는 64분이면 충분했다.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안방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도움으로 사우샘프턴을 2-1로 이기는 데 기여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두 골 모두와 끊임없는 위협에 참여했다”면서 그를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에게 선제골을 터뜨린 동료 탕기 은돔벨레(23)의 7점보다 높은 평점 8점을 부여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부터 손흥민이 자리한 왼쪽 날개를 활용한 공격에 주력했다. 손흥민은 수차례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였고 전반 24분 슈팅하는 척하면서 밀어준 공을 은돔벨레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하며 앞서나갔다. 크리스털 팰리스전 2골과 레스터시티전 리그 첫 도움에 이은 손흥민의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였다. 토트넘은 오른쪽 풀백 세르주 오리에(27)가 전반 30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데다 전반 39분에는 골키퍼 위고 요리스(33)가 골문 앞에서 상대 공격수에게 공을 빼앗기는 어이없는 실수로 동점골까지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해리 케인(26)의 결승골로 어렵게 승리를 챙겼다. 결승골을 만든 장면에서도 손흥민의 쇄도와 간결한 연결이 시발점 구실을 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에릭 라멜라(27)와 교체돼 나올 때까지 그라운드에 64분간 머물렀다. 다음달 2일 열리는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B조 2차전 출전에 대비한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콜먼 9초76 볼트 떠난 남자 100m 우승, 난민 출신 하산 1만m 평정

    콜먼 9초76 볼트 떠난 남자 100m 우승, 난민 출신 하산 1만m 평정

    크리스천 콜먼(23·미국)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은퇴한 뒤 처음 열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 콜먼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으로 우승했다. 콜먼은 0.128의 빠른 반응 속도로 스타트 블록을 힘차게 밀었고, 10m 지점부터 선두를 유지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그의 9초76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볼트가 세계기록 9초58을 기록하며 우승한 뒤 대회 100m 결선에서 나온 가장 좋은 기록이다. 2017년 런던 대회 우승자 저스틴 개틀린(미국)은 9초89로 2위에 올랐고, 안드레이 더 그래스(캐나다)가 9초90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서른일곱인 개틀린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승 이후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또 한 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지난 대회 2위를 차지한 콜먼은 2년 사이 ‘세계 최고’가 됐다. 콜먼은 예선에서 9초98로 전체 1위에 올랐고, 준결선에서도 9초88로 가장 빨랐다.결선에서는 더 속도를 높여 9초76의 올 시즌 1위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9초79를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콜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9초81의 시즌 최고 기록을 갖고 있어 ‘포스트 볼트 선두 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겨 1년 사이 세 차례나 도핑 테스트를 기피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는 최근 이 규정을 위반한 선수에게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내려 콜먼도 같은 수준의 징계를 받으면 대회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점쳐졌다.그러나 USADA와 미국육상연맹이 징계를 유예하면서 콜먼은 무난히 대회에 출전해 가장 빠른 사나이의 영예를 얻었다. 하지만 역대 최고 기록으로는 여섯 번째에 머물렀다.한편 열다섯 살 때 “살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떠난 난민 출신 시판 하산(26·네덜란드)이 여자 1만m에서 30분17초62로 우승했다.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한 하산은 30분21초23을 기록한 레테센벳 지데이(에티오피아)를 제쳤다. 3위로 달리던 하산은 800m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섰고, 한 바퀴(400m)를 남기고 지데이를 추월했다.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난 하산은 2008년 조국을 떠나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같은 해부터 육상 수업을 받아 다른 선수들보다 한참 늦었다. 그리고 2013년 11월 네덜란드 국적을 취득하면서 유럽이 주목하는 중장거리 선수로 올라섰다. 하산은 2014년 취리히 유럽선수권 1500m 우승을 차지하고, 5000m에서는 2위에 올랐다. 이듬해 베이징 세계선수권 1500m 3위에 오르더니, 2017년 런던 대회에서는 5000m 은메달을 따냈다. 올해는 더욱 성장해 올해 7월 여자 1마일(약 1600m) 세계신기록(4분12초33)을 세웠고, 1500m 시즌 1위(3분55초30), 5000m 시즌 3위(14분22초12)에 오른 채 이번 대회에 나섰다. 대회 목표는 1500m와 5000m 메달이었다. 1만m 시즌 기록이 31분18초12로 25위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1만m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산은 경기 뒤 IAAF 인터뷰를 통해 “난 중거리 선수다. 사실 (장거리인) 1만m는 일종의 테스트였는데 대회 출발이 매우 좋다. 주 종목인 1,500m와 5,000m에서도 좋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하산은 10일 오전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1500m나 5000m 결선 둘 중 하나에 출전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자정에 스타트했지만 도하 여자마라톤 역대 가장 늦은 기록

    자정에 스타트했지만 도하 여자마라톤 역대 가장 늦은 기록

    27일 개막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가장 느린 여자마라톤 기록이 나왔다. 카타르 도하의 무더운 날씨가 걱정돼 현지시간 자정을 1분 앞두고 출발했지만 출전 68명 가운데 28명이 레이스 도중 포기했다. 새벽인데도 수은주는 섭씨 32도, 습도는 70%가 넘었다. 루스 체픈게티(25·케냐)가 이날 오후 11시 59분에 출발해 42.195㎞를 달리는 풀 코스를 2시간32분43초에 완주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보통 마라톤은 죽 펼쳐진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이번 대회는 7㎞ 코스를 여섯 차례 왕복했다. 케냐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6년 만에 여자 마라톤 금메달을 배출했다. 하지만 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가장 늦은 우승 기록이었다. 체픈게티에 앞서 2시간30분대 기록으로 세계선수권 여자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2007년 오사카 대회의 캐서린 은데레바(케냐, 2시간30분37초),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챔피언 아사리 준코(일본, 2시간30분03초) 둘뿐이다. 체픈게티는 둘보다 2분 넘게 뒤처졌다. 2017년 런던 대회 우승자인 로즈 첼리모(바레인)는 2시간33분46초로 2위에 올랐다. 헬라리아 요하네스(나미비아)는 2시간34분14초로 3위를 차지하며 나미비아 여자 마라톤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 북한 선수들도 선전했다. 김지향이 2시간41분24초로 8위에 올랐고, 조은옥은 2시간42분23초로 10위를 차지했다. 에티오피아 대표팀의 하지 아딜로 로바 코치는 도쿄마라톤 우승자 루티 아가 등 세 선수가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아가가 중간에 포기해 카트에 실려 결승선 근처로 오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이런 여건이라면 우리 나라에서도 마라톤을 뛰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 몇 명이나 완주할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가졌다”고 혀를 끌끌 찼다.남자 마라톤도 다음달 5일 같은 시간 출발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 선수는 출전하지 않는다. 전날 밤 11시 30분(한국시간 다음날 새벽 5시 30분)에는 김현섭(34)과 최병광(28, 이상 삼성전자)이 경보 남자 20㎞에 출전한다. 김현섭은 지난 2011년 대구 대회에서 6위에 머물렀다가 앞선 선수들이 모두 도핑 스캔들에 걸리는 바람에 승격돼 오는 1일 동메달을 8년 만에 목에 건다. 한국 선수로는 대회 첫 메달이다. 앞서 김국영(28·국군체육부대)은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남자 100m 예선 4조 경기에서 10초32로 6위에 그쳐 두 대회 연속 준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2년 전 런던 대회에 17명이 출전했던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 단 넷만 출전하는데 남은 진민섭(27·여수시청)은 28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밤 11시 30분) 장대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SBS스포츠가 생중계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지하철 여성의 치마 속 촬영한 변호사님, 취재진 피해 재빨리 도주

    지하철 여성의 치마 속 촬영한 변호사님, 취재진 피해 재빨리 도주

    법원을 빠져나오다 취재진을 피해 쏜살같이 내달리는 이 남자, 런던 지하철의 여성 승객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던 변호사 대런 팀슨헌트(54)다. 얼마나 빠른지 뒤쫓던 카메라기자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달아나다 뒤를 돌아봐 얼굴을 비쳐주기도 한다. 정부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지난 7월 1일 엠뱅크먼트 역에서 경찰에 검거됐는데 순순히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았다. 두 다리 사이에 휴대전화를 놓고 취업 면접을 보러 가던 여자 승객의 “여름스러운” 치마 속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여자 승객이 마침 같은 객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에게 알렸는데 이 경관은 그가 “너댓 차례나”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는 것을 목격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웨스트민스터 행정법원에서 24개월의 지역사회 봉사 명령을 받았다. 남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업스커팅(upskirting)을 범죄로 인정한 영국의 새 법이 시행된 이후 네 번째 유죄 판결을 받은 남자가 됐다. 엠뱅크먼트 역에서 세 사람이 모두 내렸는데 경관은 헌트가 계단을 오르는 피해 여성 뒤에 바짝 붙은 것을 보고 또 사진을 찍는구나 생각해 체포했다고 법원에서 증언했다. 헌트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생전 처음 해본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두 개의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하나는 지하철 안에서 찍은 여인들의 “속옷과 드레스 아래 스타킹이나 레깅스 같은 것들”이었다. 피해 여성도 법정에 나와 “믿을 수 없을 만큼 모멸감”을 느꼈다며 그 뒤로는 드레스나 스커트 같은 것을 입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를 변호한 니콜라스 오른스틴은 피고의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며 지금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힘들어하며 결혼 생활도 “파탄 났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안느 보다 판사는 “극도로 불쾌한” 범행이 피해자에게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헌트에게 주어진 봉사 명령에는 한달 동안의 재활 치료, 60시간의 보수가 주어지지 않는 노역이 포함된다. 또 5년 동안 성범죄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고 소송 비용 및 피해자 구상 등에 쓰도록 175파운드(약 22만 8800원)를 법원에 납부해야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간염과 에이즈 위험 내부고발해 많은 이들을 구한 왕슈핑 별세

    간염과 에이즈 위험 내부고발해 많은 이들을 구한 왕슈핑 별세

    1990년대 C형 간염과 HIV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내부고발해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한 중국인 의사 왕슈핑이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중부 헤난성의 한 병원에서 일하던 왕슈핑은 커밍아웃 이후 실직하고 공공연한 테러를 당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클리닉은 폭도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 뒤 그녀는 미국 유타주로 이주한 뒤 다시는 중국에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친구들, 남편과 함께 하이킹을 즐기다 숨졌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현재 영국 런던의 햄스테드 극장에서 그녀의 삶을 다룬 연극 ‘지옥 궁전의 왕’이 공연되고 있는데 그녀를 “공중보건의 영웅”이라고 칭하고 있다. BBC 올해의 여성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준 터라 사망 소식은 갑작스럽게만 느껴진다.1991년 왕 박사는 헤난성의 혈장 수집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많은 중국인들이 정부가 운영하는 헌혈 은행에 피를 팔고 돈을 챙겼다. 그녀는 혈장을 모으는 이곳이 엄청난 공중보건 위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혈액의 교차 오염을 포함해 요원들의 부실한 작업 관행 등 때문에 많은 기증자들이 C형 간염에 감염되고 있었다. 그녀는 상부에 작업 관행 등을 고치자고 건의했지만 묵살 당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딴소리만 들었다. 왕 박사는 보건부에 제보해 이슈를 삼았고, 보건부는 모든 헌혈자들은 C형 간염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런 노력으로 이 전염병이 널리 퍼지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혈장 수집소를 그만 두고 보건소로 직장을 옮겼다. 1995년 그녀는 한 기증자가 HIV 양성인데도 네 군데 지역에서 피를 판 사실을 알게 됐다. 왕 박사는 또 상부에 헤난성에서 수집한 모든 혈액에 대해 HIV 검사를 실시하자고 건의했다. 마찬가지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얘기를 들었다.참다 못한 그녀는 사재를 털어 검사 키트를 구입하고 기증자들의 혈액 샘플 400개를 모아 검사를 했는데 13% 정도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역시 베이징 중앙정부 관리를 찾아 제보했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오니 공격 타깃이 돼 있었다. 은퇴한 보건 지도자라고 자칭한 남성은 그녀의 검사센터를 찾아와 기물과 장비를 부쉈다. 막으려는 그녀를 구타하기도 했다. 이듬해 전국의 모든 혈액과 혈장 수집소는 문을 닫고 검사를 받았고, 나중에 다시 열었을 때는 HIV 검사가 추가돼 있었다. 그녀는 “내가 벌인 일이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해 뿌듯하다”고 말했지만 다른 이들은 생각이 달랐다. 같은 해 한 보건 컨퍼런스 도중 고위 관리가 “어느 지역의 검사센터를 운영하는 남자가 (감히) HIV 전염 위험을 중앙정부에 곧바로 꼰질렀다”고 발언하는 것을 듣고 왕 박사는 “나다. 남자가 아니라 여자다. 내가 그걸 고발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직장을 잃었다. 집에서 남편이나 돌보라는 말을 들었다. 보건부에서 일하던 남편 역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해서 이혼하고 말았다.2001년 미국으로 건너와 영어 이름 ‘선샤인’으로 바꿨다. 중국 정부는 그제야 중부 지방의 심각한 에이즈 위기를 스스로 털어놓았다. 50만명 정도가 피를 판 뒤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헤난성이 최악의 피해를 본 곳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에이즈 환자들만 따로 돌보는 클리닉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몇년 뒤 개리 크리스텐센과 재혼한 뒤 왕 박사는 솔트레이크 시티로 이주해 유타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올해 BBC 올해의 여성 인터뷰를 할 때 그녀는 중국 국가안보 관료가 헤난성의 가족과 친지들을 찾아와 자신의 얘기를 연극으로 제작하는 일을 중단시켜달라고 압박했다고 털어놓았다. 한달 전 햄스테드 극장 홈페이지 인터뷰를 통해 “내부고발로 직장, 결혼, 행복을 잃었지만 수천 수만의 목숨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친구 데이비드 코히그는 “고인은 대단한 결단력과 무한한 긍정, 아주 사랑스러운 여성이었다. 영어 이름 선샤인도 그런 이유로 골랐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최갑수 작가의 문장으로 떠나는 여행] 율리시스와 걷다… 펍의 성지 악사의 땅

    [최갑수 작가의 문장으로 떠나는 여행] 율리시스와 걷다… 펍의 성지 악사의 땅

    “더블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 모든 도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아일랜드 더블린.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꼭 가 보고 싶어 하는 이 도시는 아이리시해(海)를 사이에 두고 영국 리버풀과 마주하고 있다. 음악팬들에겐 세계적인 록밴드 U2를 배출한 도시, 영화팬이라면 음악영화 ‘원스’의 배경이었던 도시, 문학 애호가들에겐 노벨상 수상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의 무대가 됐던 도시로 알려졌다. 아 참, 주당들에게는 흑맥주 ‘기네스‘의 고향으로도 알려져 있다.●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소설 먼저 제임스 조이스를 이야기하자. 1882년 2월 2일 더블린에서 출생한 제임스 조이스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금자탑을 이룩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20세기의 셰익스피어’라고도 불리는 그를 빼놓고는 20세기 문학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의식의 흐름’이나 ‘현현’(顯現: epiphany) 같은 말들은 조이스를 통해 문학용어사전에 새로 등재됐다. 그의 책은 아일랜드 가정마다 한 권씩은 비치돼 있다고 하니 아일랜드 국민들의 제임스 조이스 사랑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대표작은 ‘율리시스’다. 신문사 광고 판매인인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의 하루 일상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정확히 말하면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8시간 동안 블룸에게 일어난 일을 묘사한다. 블룸은 에클레스가 7번지에 있는 그의 집에서 아침 8시에 나와 아침거리를 사서 아내에게 식사를 차려 주고 9시 45분에 집을 나서 우체국과 약국, 묘지, 신문사, 주점, 도서관, 식당과 호텔 바 그리고 해변 모래사장과 병원, 사창가, 오두막 주점을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이튿날 새벽 2시에 집에 돌아온다. 그가 종일 다닌 거리가 18마일(약 30㎞), 발로 걸어 다닌 거리가 8마일(약 13㎞)이다. 그가 들른 곳들은 모두 소설 속에 손에 잡힐 듯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의식의 흐름’을 따라 묘사한 까닭에 내용을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 소설에 사용된 약 3만개 어휘와 수많은 인용, 은유는 독자를 진저리 치게 한다. ‘이 작품을 연구한 문학박사가 일반 독자 수보다 많다’는 농담이 전해질 만큼 어렵고 재미없다. 제임스 조이스 스스로도 1922년 출간된 ‘율리시스’의 서문에 “나는 이 작품 속에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춰 뒀기에, 앞으로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이것은 나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메릴린 먼로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을 찍으며 “철학적인 시인 같은 지성파 배우”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블룸의 발자취를 따라서 제임스 조이스의 흔적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곳은 더블린 시내에서 남쪽 해안 쪽으로 8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제임스 조이스 센터다. 제임스 조이스의 서한과 사진, 작품 초판본과 희귀본, 개인 집기 그리고 소설 ‘율리시스’와 연관된 전시품들을 보관하고 있다. ‘블룸스 데이’(Bloomsday) 라는 기념일도 있다. ‘율리시스’에 블룸이 등장한 6월 16일이다. 이날 더블린에서는 ‘율리시스’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된다. 제임스 조이스 센터에서 ‘블룸스 데이 브렉퍼스트’를 먹는 것을 시작으로 조이스 마니아들이 참가하는 ‘율리시스’ 낭독회와 연주회, 뮤지컬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하이라이트는 워킹 투어다. 주인공 블룸의 발길을 따라 데이비 번스 펍, 스웨니 약국, 올먼드 호텔 바, 오코넬 다리, 그라스네빈 묘지, 마텔로 탑(조이스 탑), 벅 멀리건 찻집, 아일랜드 국립도서관 등 소설에 등장한 장소를 방문한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조이스의 열혈팬들이 줄지어 걷는 행렬은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제임스 조이스 센터 가까운 곳에 더블린 작가 박물관도 있다. 조이스 외에도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으로 유명한 조지 버나드 쇼, 자신이 천재인 것 말고는 신고할 게 없다고 한 ‘진짜 천재’ 오스카 와일드,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대의 부조리극을 쓴 사뮈엘 베케트, 199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셰이머스 히니 등을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는 더블린이 왜 ‘유럽 문화의 수도, 세계 문학의 심장’으로 군림하는지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조이스 마니아라면 데이비 번스도 빼놓을 수 없다. 듀크가 21번지에 있는 이 펍은 블룸이 소설 속에서 점심을 들었던 곳으로 건너편에 있는 베일리 식당과 함께 조이스가 실제로 즐겨 찾았던 펍이기도 하다. ‘율리시스’ 때문에 장사가 잘돼 돈을 번 주인은 사례의 뜻으로 ‘데이비 번스 아일랜드 창작상’을 제정한 후 매년 2만 유로의 상금을 지원, 유능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있다. 템플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이스의 또 다른 단골 펍이었던 스태그스 헤드도 있다. 22살에 노라 바너클을 만나 사랑의 도피를 떠난 제임스 조이스는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 스위스 취리히 등을 떠돌며 살았다. 하지만 그는 한순간도 “사랑하는 더러운 더블린”을 떠난 적이 없다. 그는 “나는 언제나 더블린에 대해 쓴다. 더블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 모든 도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블린의 중심가에는 더블린에 대한 그의 사랑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제임스 조이스의 청동 입상이 서 있다. 비쩍 마른 몸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턱을 들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그의 표정은 고집스러우면서도 수수께끼처럼 보인다. 동상 뒤에는 그의 단골 카페였던 킬모어가 있다.●펍 명소 ‘템플바’ 더블린 여행에서 꼭 가 봐야 할 곳이 템플바 거리다. 파리가 ‘카페 문화’로 유명하다면 더블린은 ‘펍(pub) 문화’로 유명하다. 제임스 조이스는 “펍을 피해서 더블린을 걷는다는 것은 마치 퍼즐게임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했을 정도다. 인구 100만의 도시 더블린에 펍이 무려 1000개가 넘는다. 템플바 거리는 더블린을 관통하는 리피 강 남쪽 웨스트모얼랜드 거리와 피샘블가 사이의 세 개 블록을 일컫는데 이곳에 아이리시 펍이 잔뜩 몰려 있다. 한때 버스터미널로 재개발될 뻔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대신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다. 저녁 무렵이면 사람들은 템플바 거리로 모여들어 기네스 맥주를 마신다. 펍은 곧 아일랜드 사람의 생활공간이다. 낮에는 점심을 팔기도 하고, 밤이면 친구들과 맥주 마시며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댄다.템플바 거리에서도 가장 유명한 펍은 템플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서거나 앉아서 다들 기네스 맥주를 한 잔씩 앞에 놓고 이야기를 나누느라 와글와글하는 모습에 놀란다. 펍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밴드가 통기타 반주에 맞춰 아일랜드 민요를 부르고 있다. 노랫가락에 맞춰 낯선 이들도 금세 친구가 된 듯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맥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펍에서 반드시 마셔 봐야 할 술은 기네스다. 창업자 아서 기네스는 1755년 더블린의 북동쪽에 위치한 레이크스리프에서 처음 양조장을 시작했다. 대부(代父)가 유산으로 남겨 놓은 100파운드를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자리를 잡자 그는 공장을 동생에게 맡기고 더블린으로 온다. 더블린에 도착한 아서 기네스는 더블린의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에 방치돼 있던 낡고 허름한 양조장을 매년 45파운드의 임대료에 계약한다. 그런데 임대 기간이 무려 9000년이다. 기네스는 당시 영국에서 노동자들에게 인기 높았던 포터(Porter)를 발전시켜 스타우트(Stout)를 탄생시켰는데 맥아에 세금을 매겼던 조세 제도를 피하기 위해 볶은 보리를 사용했다는 설과 기네스가 맥아를 볶던 중 깜빡 졸다가 맥아를 까맣게 태운 것이 계기가 됐다는 설이 있다. 기네스는 51개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 150개 국가에서 매일 1000만잔씩 팔리고 있다고 한다.더블린 북쪽에 위치한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는 기네스의 역사 및 제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방문객들은 입장료를 내고 기네스 맥주의 역사를 보여 주는 시청각 자료와 거대한 기네스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기네스 따르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전용 잔에 2번 나눠 기네스를 따르는 것이 포인트. 먼저 45도로 기울인 잔에 80% 정도 기네스를 따른 후 질소가 충분히 섞이게 테이블에 놓은 뒤 약 2분(119.5초)을 가만히 두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고는 나머지 부분을 보드라운 거품으로 촘촘하게 채우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완벽한 한 잔’이 완성된다. 기네스를 즐기는 사이 아카데미에서 발급해 주는 ‘기네스 교육 인증서’도 맥주 마니아에게는 잊지 못할 선물이다. ●거리의 악사로 가득한 더블린의 저녁 문학도 문학이지만 음악을 이야기할 때도 아일랜드는 빠질 수 없다. 더블린은 1976년 이곳에서 결성돼 지금까지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록밴드 U2의 도시다. 멤버 보노, 디 에지, 래리 멀린, 애덤 클레이턴은 모두 더블린에서 나고 자란, 그야말로 뼛속까지 더블리너다. 벤 모리슨, 크랜베리스, 에냐, 시네이드 오코너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수들도 모두 아일랜드 출신이다. 우리에겐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을 통해 친숙해졌다. 그보다 먼저 더블린의 음악을 알렸던 영화는 2006년 개봉한 ‘원스’다. 길거리 악사인 청소기 수리공과 그의 음악에 매료된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거리 음악가들의 도시, 더블린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버스킹(길거리 연주)을 하던 그래프턴 거리와 악기점은 이미 유명한 관광지가 됐고 거리에서는 수많은 ‘원스’의 주인공들이 1년 365일 노래를 한다.더블린의 저녁 풍경은 영화 그대로다. 더블린 거리는 저녁 무렵이면 술렁이기 시작한다. 하루 일과를 마친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합류한다. 그리고 하나둘씩 등장하는 거리의 악사들. 이들은 거리 곳곳에 자리를 잡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이 모퉁이에서는 록이 흘러나오고 저 거리에서는 통기타 연주가 들려온다. 어느 모퉁이에서는 재즈가 연주되고 반대편 모퉁이에서는 타악기 소리가 흘러나온다. 색소폰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행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여행자들은 마음에 드는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앞으로 가 몸을 흔든다. 어떤 이는 눈을 지그시 감고, 또 어떤 이는 연인의 팔짱을 끼고, 또 어떤 이는 기네스 캔맥주를 홀짝거리며 악사들의 노래를 듣는다. 이 모든 풍경이 영화에서 봐 왔던 모습 그대로다. 간혹 경찰관들이 밴드 앞으로 가 다른 곳에서 연주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야유에 어깨를 으쓱하고는 돌아가고 만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객들은 “We want more”(한 곡 더)라고 외친다.■여행수첩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의 주요 도시들을 거쳐 더블린으로 갈 수 있다. 시간은 한국보다 9시간 늦다. 오코넬 거리와 템플바 지구는 시내 중심부답게 숙박시설이 풍부한 편인데, 유명 펍들이 몰려 있는 템플바 지구의 숙소는 밤이 깊어도 좀 시끄러울 수가 있다.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아일랜드의 자랑이기도 하다. 1592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때 설립됐다.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도서관 관람은 필수.
  • 석유시설 피격 후 사우디 경제 전방위 경고음

    석유시설 피격 후 사우디 경제 전방위 경고음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예멘 반군의 드론(무인기)이 석유시설 공격한 이후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경제정책들이 제동이 걸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석유시설의 피격으로 사우디가 정부 수입 다변화와 자금 조달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외국인 투자 촉진과 비석유 산업 육성에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사우디의 향후 경제 전망은 크게 어두워졌다. 피격 사건이 사우디가 가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 수입의 3분의 2 가량을 가격 변동성이 큰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의 내재적 한계를 부각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사우디 원유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은 지난 14일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42억 달러(약 5조원) 규모로, 2014년 유가 폭락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사우디 최대 민간투자회사 자드와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사우디의 비석유 부문 수출도 올해 들어 거의 매달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 23일 사우디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3%로 낮췄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경제연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터베이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사우디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사우디 경제의 일부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사우디 정부가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6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런 악조건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부가 기존보다 지출을 줄이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사우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지적이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석유 판매로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자국민들에게 정부 일자리와 비금전적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이 줄면서 사우디 국민들은 새로 도입된 판매세와 전기, 물, 연료 등에 제공되던 보조금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전방위적 사회·경제 개혁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공모액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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