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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영어교육도시 품은 글로벌 학세권 아파트

    제주 영어교육도시 품은 글로벌 학세권 아파트

    대우건설이 이달 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일대에 제주의 첫 번째 푸르지오 브랜드 단지 ‘제주 푸르지오 더 퍼스트’를 공급한다. ‘제주 푸르지오 더 퍼스트’는 글로벌 교육의 중심지로 떠오른 제주 영어교육도시 생활권에 들어서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하 1층~지상 4층, 총 16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공동주택으로, 전용면적별로 ▲84㎡A 68가구 ▲84㎡B 16가구 ▲84㎡C 12가구 ▲102㎡ 36가구 ▲130㎡ 12가구 ▲137㎡ 12가구 ▲168㎡ 4가구다. 신흥 주거지 구억리에 들어설 예정으로, 영어교육도시와 직선거리 1.5㎞ 떨어진 곳에 자리잡는다.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서울 여의도의 1.4배에 이르는 379만m² 규모로 조성된 국내 최초의 영어교육도시로, 노스런던칼리지에이트스쿨(NLCS)과 한국국제학교(KIS), 브랭섬홀 아시아(BHA),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 등 국제학교 4곳이 밀집해 있다. 차로 제주공항까지 40여분, 중문관광단지까지는 20여분 걸린다. ‘제주 푸르지오 더 퍼스트’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가 적용된 단지다. 대우건설만의 다양한 설계 기술을 집약해 지어질 예정이다. ㄷ자형, 6인 식탁, 보조주방 등 넉넉한 공간의 주방 설계는 물론 다락, 선큰 정원 등의 특화설계도 적용해 주거 품격을 높인다. 비규제지역인 제주도에서는 청약 자격도 비교적 자유롭다.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주, 세대원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다. 1순위는 청약통장 가입 12개월 경과, 면적별 예치금을 충족시킨 제주도 거주자면 접수할 수 있다.
  • 모두 다 싫다는 부동층… 마크롱 연임해도 흙길

    모두 다 싫다는 부동층… 마크롱 연임해도 흙길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오른쪽) 국민연합(NR) 후보를 꺾고 다시 한번 프랑스 엘리제궁의 주인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론조사 결과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임에 기울고 있지만, ‘차악’을 고르는 선거라는 거부감 속에 높아질 기권율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약 4870만명의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프랑스 대선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24일 오후 3시)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됐다. 오후 7~8시에 투표가 종료되며 최종 개표 결과는 25일 새벽에 드러난다.●멜랑숑 지지자 절반 기권의사 5년 만의 ‘리턴 매치’를 치르는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일 치러진 1차 투표 이후 르펜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다시 벌려놓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에 의뢰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6.5%, 43.5%로 마크롱이 13% 포인트 격차로 르펜을 제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1차 투표 당일 실시된 조사 결과(마크롱 54%·르펜 46%)보다 더 큰 격차다. TV토론에서 맞붙은 뒤 마크롱 대통령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르펜 후보는 ‘반유럽연합(EU)’ 등 극우 정체성 대신 ‘먹고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중시하는 태도를 이르는 신조어)을 파고들며 선전했지만, 선거를 1주일 앞두고 터져 나온 EU 공적 자금 유용 의혹과 그간 드러내 왔던 친러 성향에 2차 투표를 앞두고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마크롱 성공해도 역풍” 관측 다만 “마크롱도 르펜도 싫다”는 부동층이 2017년 대선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978만명(27.85%), 르펜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813만명(23.15%)이었던 반면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는 1282만명으로 두 후보에게 각각 투표한 유권자보다 많다. 1차 투표에서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후보에게 표를 던진 771만명(21.95%)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2차 투표에서 기권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차 투표의 기권율은 최대 28.5%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는데 이는 2017년 대선 결선투표(25.4%)와 1차 투표(26.3%)를 뛰어넘음은 물론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2002년(28.4%)과 맞먹는 수준이다. 필리프 말리에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프랑스·유럽정치학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일부 멜랑숑 지지자들에게 마크롱은 르펜만큼 위험하다”면서 “마크롱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역풍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파워 랭킹 1위’ 제값 못한 손흥민

    ‘파워 랭킹 1위’ 제값 못한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파워 랭킹’ 1위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풀타임을 뛰었지만 토트넘은 아스널에 밀려 5위로 주저앉았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1~22 EPL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58이 된 토트넘은 전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3-1로 꺾은 아스널(승점 60)에 4위를 내주고 5위로 밀려났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끝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브렌트퍼드의 골문을 노렸지만 득점엔 실패했다. 해리 케인,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도 브렌트퍼드의 압박 수비에 고전하며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날 9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은 없었다. 오히려 자기 진영에서 토트넘을 묶고 역습을 노린 브렌트퍼드가 슈팅 15개에 유효슈팅 2개로 더 위협적이었다.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토트넘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7.3점을 줬지만, 풋볼런던은 가장 낮은 평점인 4점을 줬다.심장마비에서 회복돼 지난 1월 브렌트퍼드로 옮긴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친정팀 토트넘과의 첫 맞대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했다. 에릭센은 원정팀인 토트넘 팬에게도 환호와 박수로 격려를 받았고, 경기가 끝난 뒤엔 토트넘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중거리 슛과 결정적인 패스로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에릭센은 후스코어드닷컴 평점 7.6점을 받고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전날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발표한 2021~22 EPL 파워 랭킹에서 9118포인트를 얻어 381명 중 1위를 기록했다. 포인트는 변동이 없지만 3위에서 1위로 순위가 올랐다. 2위는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8411점), 이전 1위였던 맨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755점)는 5위로 내려갔다. 파워 랭킹은 정규리그 최근 5경기에서 득점, 도움, 차단 등 35개 항목의 활약을 평가하고, 최근 경기엔 가중치를 둬 계산한다. 이날 브렌트퍼드전은 반영되지 않았다.
  • [이광식의 천문학+] 임종을 앞둔 천문학자가 마지막 남긴 시

    [이광식의 천문학+] 임종을 앞둔 천문학자가 마지막 남긴 시

    별에 관한 동서고금의 명시들이 다섯 수레를 넘칠 만큼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시를 꼽는다면, 영국의 사라 윌리엄스가 쓴 '한 늙은 천문학자가 그의 제자에게(The Old Astronomer to His Pupil)'가 아닐까 싶다. 물론 우리나라 시 중에도 주옥 같은 '별' 관련 시들이 수두룩하다. 가장 먼저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떠오르고, 이어서 널리 회자되는 시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유명한 '김광섭의 '저녁에'는 어디에 내놔도 빛나는 절창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글로벌한 차원에서 사라의 '늙은 천문학자'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나머지 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묘비명으로 이 시의 한 구절을 선택하기도 했다.  미국의 두 여성 별지기는 평생 절친으로 같이 별을 보다가 죽어서도 나란히 묻혔는데, 그들의 무덤 가운데 세워진 묘비에도 이 시구- '우리는 별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가 새겨져 있다.  별에 대한 한없는 사랑과 깊은 통찰이 담긴 이 시구는 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바가 있다. 별을 애틋하게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결코 이런 시구를 생산해낼 수가 없으리라.  이 시를 쓴 사라 윌리엄스는 19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특히 '늙은 천문학자'라는 시로 유명하다. 1837년 12월 런던 메릴본에서 웨일스 출신의 아버지 로버트 윌리엄스와 앵글랜드인 어머니 루이자 웨어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웨일스 혈통의 절반밖에 없었고 런던을 떠나서 산 적이 없었지만, 시에 웨일스 어구와 주제를 즐겨 다루어, 웨일스 시인으로 간주되었다.  1868년 1월 이미 암 투병을 하고 있던 사라는 함께 문학을 나누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더욱 상태가 악화되었다. 친구와 어머니에게 암을 숨긴 지 3개월이 더 지난 후 비로소 수술에 동의한 그녀는 그해 4월 25일 수술 중 런던의 켄티시 타운에서 사망했다. 향년 31세.  그녀의 두 번째 시집인 '황혼 무렵(Twilight Hours: A Legacy of Verse)'는 1868년 후반에 출판되었다. 컬렉션에는 '어느 늙은 천문학자'가 포함되어 있다(1936년 미국 재판에서 제목이 ''한 늙은 천문학자가 그의 제자에게'로 알려짐). 이것이 그녀의 시 중 가장 유명하다.  이 시는 임종을 앞둔 나이 든 천문학자가 그의 제자에게 우주와 만물의 법칙에 관한 자신의 연구를 이어받아 계속 노력하라는 당부를 담은 내용이다. 시에서 네 번째 연의 후반부는 널리 인용되는 시구이다.​   '내 영혼이 비록 어둠 속에 잠길지라도 완전한 빛 가운데서 떠오르리라.  나는 별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Though my soul may set in darkness, it will rise in perfect light;  I have loved the stars too truly to be fearful of the night.)   이 시구는 수많은 전문가는 물론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에 의해 그들의 비문으로 선택되었다. 중간 부분을 생략한 시를 아래에 소개한다.​   한 늙은 천문학자가 그의 제자에게  나의 튀코 브라헤에게 나를 데려다주게  튀코를 만나면 나는 그인 줄 알게 될 거야  그의 발 앞에 앉아 겸손하게 내가 이룬 과학을 들려줄 때;  그는 만물의 법칙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모를 거야 부디 기억해주게, 내 모든 이론을 그대에게 완전히 남겨주었다는 것을  그대가 어떤 부분만 메꾸어준다면 완성될 거야  그리고 사람들이 비웃을 거라는 걸 기억하게, 분명 그럴 거야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악평이 그대에게 퍼부어질 거야  하지만 나의 제자여, 그대는 내 제자로서 경멸의 가치를 배웠노라  그대는 나와 함께 연민으로 웃었고 우리의 고독을 기꺼워했었지  사람들의 인정과 미소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들의 저속한 웃음과 숭배가 우리에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  저 독일 대학에게 명예가 너무 늦게 온다고 해도  그러나 그들은 노학자의 운명에 너무 자책해서는 안된다  내 영혼이 비록 어둠 속에 잠길지라도 완전한 빛 가운데서 떠오르리라  나는 별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중략) 제자여, 이젠 작별해야겠다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구나  금성이 보이도록 커튼을 젖혀라, 내 눈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진줏빛 행성이 불타는 화성처럼 붉게 보이는 게 이상하구나  신이 자비롭게 내가 가는 길을 별들 사이로 인도하시리라.                                        (사라 윌리엄스 지음)
  • 운명으로 여긴 조선… 베델, 기꺼이 항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운명으로 여긴 조선… 베델, 기꺼이 항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15개국 417명 안장 양화진 묘원 봄의 묘지는 아름다워서 슬프다. 물오른 푸나무들을 스치고 윤택하게 부풀어 오르는 대기를 헤치며 묘지를 산책한다. 만개한 꽃과 묘비의 빛깔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제아무리 화려한 비석도 정교한 조화도 풀꽃 한 송이의 생기를 이기지 못한다. 죽음은 어떻게든 아름다울 수 없다. 살아 있는 자들이 기억하는 만큼만 죽은 자의 삶이 아름다워질 뿐이다. 운명이라는 말이 거창하다면 그저 인연이라고 하자. 어떤 필연적인 우연, 우연적인 필연이 인연이 돼 이방인들을 여기로 데려왔는지 모른다.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를 나오면 절두산 성지와 양화진 묘원을 소개하는 입간판이 보인다. 당산철교를 사이에 두고 왼편이 신유박해로 순교한 가톨릭 성인들을 기념하는 절두산순교성지, 오른편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다. 1890년 양화진에 처음 묻힌 외국인은 J W 헤론이었는데, 그는 호러스 알렌을 이은 광혜원 원장으로 전염병 환자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이질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삼복 중의 죽음이라 외국인 묘지가 있는 인천 제물포까지 시신을 옮길 수 없어 양화진에 매장한 것이 외인묘지의 유래가 됐다. 현재 15개 국적 417명이 안장돼 있는데 그중 선교사는 6개국 145명이다. 선교사들 외에는 한국에 살던 외국인과 가족들, 해방 후에는 주로 미군들이 묻혔다. ●베델 묘비엔 치열했던 항일과정 빼곡 여기 누운 이들은 시쳇말로 객사를 한 셈이다. 하나 어디에서 살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삶의 진폭은 달라질지니, 이곳의 주인들은 먼눈과 너른 보폭으로 낯선 세계에 다다른 모험가들인 게다. 쫄보인 나는 그저 묘비에 새겨진 이방인들의 이름들을 읊조리며 발소리를 눅여 걷는다. 봄의 묘지는 그들이 떠나간 세상의 평화를 모사한 듯 적막하다.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서울신문에서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던 중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가 쓴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와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는 현재까지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단 두 편의 해외 소설이다.“그래도 지금 서울 어딘가에 있을 이 친구의 묘비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을 것 같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만으로 조선인을 위해 싸웠다’.”(‘황제 납치 프로젝트’ 중에서) 과연 묘비명은 작가의 상상대로일까? 베델의 묘소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A구역 두 번째 자리에 있다. ‘대한매일신보사장대영국인배설지묘’가 새겨진 묘비와 함께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표지가 있다. 묘비는 1910년 일제가 칼과 망치로 비문을 훼손하는 바람에 1964년에야 언론인들이 성금을 모아 새로 세웠다. 비문은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황성신문 주필 장지연이 썼던 것을 복원했는데, 언론인의 붓은 작가의 펜과 달리 선명하고 건조하다. 베델이, 1904년부터 1909년까지, 영국에서 일본을 거쳐 조선에 와서, 신문을 만들어 일제 침략 정책에 저항하다가, 옥고를 치른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일목요연하다. 여전히 ‘왜’는 알 수가 없다.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종군기자들이 조선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체험과 모험과 커리어 확보 등 갖가지 목적을 가진 그들의 취재 포인트는 백인종과 황인종, 서양과 동양의 대결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는 것이었다. 삶터를 전쟁터로 내어 준 한국인들은 주인공은커녕 조연조차 못 되는 엑스트라였다. ‘독일인 부부의 한국 신혼여행 1904’라는 여행기를 남긴 저널리스트 루돌프 차벨의 눈에 한국인들은 이렇게 보였다. “생활신조는 ‘되도록 돈은 많이, 일은 적게, 말은 많게, 담배도 많이, 잠은 오래오래’였다. 때로는 거기에 주벽과 바람기가 추가되었다.” 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 무능한 나라의 가난한 백성들은 그토록 한심해 보였다. 이보다 더 날카롭고 사나운 시선도 있다. “백인 여행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체류할 경우 처음 몇 주 동안은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력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한국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며,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다. 개인적으로 나라면 첫 번째 선택을 했을 것이다.” 28세에 종군기자로서 북상하는 일본군 대열에 합류했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급진적인 사회주의자 잭 런던의 눈에 한국인은 살인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소설 자본론’이라고 평가되는 ‘강철군화’를 읽은 독자에게 런던의 글은 놀라움을 넘어 당혹스럽다. 물론 작가라는 작자들이 모두 인류애의 화신일 리 없고 반드시 인간적으로 훌륭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런던은 노동계급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큰돈을 벌어 자신이 증오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성공을 거둔 모순에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4개월의 체험으로, 형편없는 도로와 불결한 환경이 아무리 지긋지긋했대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일부 한국인만을 만난 상태에서 한국인들의 유일한 장점이 ‘짐을 지는 것’이라고 단정 지은 부주의와 편견은 좀처럼 이해해 주고 싶지 않다. 한층 더 나쁜 것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다운 수려한 문장과 생생한 묘사다. 나쁠 때도, 혹은 나쁠수록 더욱 강렬한 ‘잘 쓴’ 글의 해악이라니!●수송공원에 대한매일신보 사옥 터 당산철교 아래로 이어진 절두산순교성지에 이르러 다리쉼을 한다. 믿음을 위해 목이 잘린 사람들과 수백 년 후까지 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도 ‘왜’라는 물음표가 떠 있다.전날 조계사 뒤편 수송공원에서 베델의 일터였던 대한매일신보 창간사옥 터 표석을 보고, 일민미술관 5층에 있는 신문박물관에서 대한매일신보 보관물을 관람했다. 무심한 돌로 기념하는 자리, 아무리 ‘역사의 그릇’이라지만 빛바랜 종잇장으로 남은 신문 조각을 위해 베델이 목숨을 바쳤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한심하다 못해 살인 충동까지 불러일으켰던 사람들을 다르게 보기 위해서는 마음눈이 필요하다. 베델은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서울 용산에서 한 조선인이 어린아이를 업은 부인을 데리고 일본군 병영을 지나갔다. 이때 한 일본 군인이 장난삼아 이들에게 총을 쐈다. 탄환이 여인의 옆구리를 관통해 아이 엄마가 즉사했다. 아이의 한쪽 손도 산산조각이 났다. 아이 아빠가 일본군 병영에 뛰어들어가 장교에게 항의했지만 되레 길거리로 쫓겨났다.”(코리아데일리뉴스 1907년 9월 3일자 기사) 우리의 일상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 하대와 멸시를 넘어서 투명인간처럼 취급당하는 열외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연민과 동정을 기반으로 한 박애와 인류애, 그러니까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발견’된다. 그리고 그 사랑의 추썩임이 보상 없는 일에 기꺼이 뛰어드는 도화선이 된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서양 작가의 대답은 이러하다.“우리(베델과 가상의 소설 주인공)는 러일전쟁이 끝난 뒤부터 ‘조선의 형제’를 자처한 일본이 대한제국에 지른 불에 심하게 데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불속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또 한 번 크게 다칠 테지만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우둔하지만 행복하고 유쾌한 개니까. 그 불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가만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소설 ‘황제의 옥새’ 중에서) 소설가
  • 96세 생일 맞은 영국 여왕…즉위 70주년 기념 ‘바비인형’ 나왔다

    96세 생일 맞은 영국 여왕…즉위 70주년 기념 ‘바비인형’ 나왔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를 앞두고 그를 본뜬 바비인형이 출시됐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비인형 제작사 마텔은 “올해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바비인형 헌정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마텔은 이날 여왕의 96번째 생일을 맞아 바비인형의 모습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인형은 분홍색과 하늘색 리본, 메달 등으로 꾸며진 상아색 드레스를 입고 있고 머리에는 티아라를 쓴 모습이다. 분홍색 리본은 아버지 조지 6세로부터, 하늘색 리본은 할아버지인 조지 5세로부터 여왕이 받은 리본을 본떴다. 인형은 현재의 여왕의 모습처럼 백발이지만, 외모는 여왕의 중년 때 모습과 비슷하다. 티아라는 영국 왕실의 러시안 프린지 티아라를 본떴다. 프린지 티아라는 여왕의 할머니인 메리 여왕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여왕이 결혼식 때 쓴 것이다. 이 바비인형은 아마존, 월마트, 타깃, 마텔 등에서 판매되며 가격은 75달러(약 9만2700원)다.또한 올 6월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앞두고 런던 시내의 유명 백화점인 해롯과 셀프리지, 햄리스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이날(21일) 96세 생일을 맞았다. 공식 일정은 없으며, 여왕은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우드 팜 별장에서 조용히 생일을 보낼 예정이다. 우드 팜 별장은 지난해 작고한 남편 필립공이 2017년 공무에서 은퇴한 뒤 지내던 곳이다.
  • 이동국 딸 패션위크 데뷔에 ‘아빠 찬스’ 논란…“사실 아냐”

    이동국 딸 패션위크 데뷔에 ‘아빠 찬스’ 논란…“사실 아냐”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이동국의 쌍둥이 딸 재시가 ‘2022 가을·겨울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에 선 것을 두고 일각서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이에 재시를 모델로 내세운 브랜드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건호 블루템버린 대표는 20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지난해 브랜드를 론칭했고, 김보민 디자이너가 한국인 최초로 4대 패션쇼에 동시 초대됐다. 20년 넘게 노력해서 얻은 감사한 기회라 다른 분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누고 싶었다”고 섭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뉴욕 패션위크에 아시아 남성 시니어 무명 모델을 발탁해 아주 좋은 평을 받았다”며 “이번에 더 많은 한국인 모델에게 기회를 주고자 여러가지 형식으로 모델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파리 패션위크의 테마가 ‘동화’였다”며 “16명의 동화 캐릭터 중 소녀 캐릭터가 있었다”고 재시를 섭외한 이유를 부연했다. 그는 “사실 현장에 가면 이미 초청 주최측이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모델을 뽑아놓은 상태다”라며 “그 중에 모델을 선발하면 된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6명을 선발해갔다. 2명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고, 나머지 네 명은 콘셉트에 맞춰 선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재시와는 유튜브를 통해 처음 만났다”며 “김보민 디자이너와 멘토로 만났고, 모델에 대한 기본 자질과 열정,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다. 별도의 심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걷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선발대회 때 피날레 오디션에 참가시켰다”며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했고, 그래서 공개 오디션과는 별도로 뽑은 4명 중 한 명으로 재시를 선발하게 됐다”고 오디션을 통한 선발임을 강조했다.매체에 따르면, 이동국 부부는 재시의 파리행을 반대했다. 이 대표는 “먼저 이동국씨 부인 이수진씨가 반대했다”며 “누군가의 기회를 뺏는 게 아닌가, 특혜가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좋은 기분을 누렸으니 만족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빨간망토 소녀 캐릭터를 못찾아서 제안드렸다고 설명해서 일단락됐다”며 “다음날엔 이동국씨가 반대했다. 한 단계씩 올라야 하는데 한 번에 너무 큰 무대를 가는 것 같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모델로서 준비한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고, 숙고해서 결정을 내려줬다”고 거듭 ‘아빠 찬스’에 의한 섭외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축구스타 이동국이 해외 패션계에서는 영향력이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솔직히 이동국이 파리 패션계에서는 전혀 인지도가 없다”며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없다. 현지에서 재시가 정말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리 패션위크의 총괄 에디터가 별도로 두 명의 모델만 뽑아서 별도 야외 촬영을 진행했는데, 그 중 한명으로 뽑힌 게 재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지도가 없는 신인 모델인데 현장에서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특혜라는 얘기 자체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실무근이다”라고 강조했다. 재시는 지난달 6일 김보민 블루템버린 패션 디자이너의 컬렉션 의상을 입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가을·겨울 파리패션위크’ 무대에 섰다. 파리 패션위크는 뉴욕·밀라노·런던과 세계 4대 컬렉션으로 꼽힌다. 파리패션위크 이후 일각에서는 14살의 모델 지망생인 재시가 ‘아빠 찬스’로 쇼에 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동국, 이수진 부부는 2005년 결혼해 슬하에 5남매 겹쌍둥이 딸 재시, 재아, 설아, 수아, 막내 아들 시안을 두고 있다. 재시는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다 최근 모델 지망생으로 활동 중이다.
  • [월드피플+] 보스턴테러 8세 희생자의 형, 9년 만에 완주 후 ‘뜨거운 눈물’(영상)

    [월드피플+] 보스턴테러 8세 희생자의 형, 9년 만에 완주 후 ‘뜨거운 눈물’(영상)

    2013년 미국 보스턴마라톤테러의 최연소 희생자의 형이 9년 만에 동생을 잃은 대회에 다시 참가했다. 보스턴테러로도 불리는 해당 사건은 2013년 4월 15일, 매사추세츠주(州)에서 열린 보스턴마라톤대회 도중 발생한 테러다. 경기 시작 4시간이 지난 즈음 결승지점 부근에서 두 번 연달아 폭탄 테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9.11 이래 미국 영토 내에서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꼽히는 보스턴 테러의 희생자 중 한명은 당시 8세였던 마틴 리처드였다. 보스턴 돌체스터에 거주하던 마틴은 어머니‧형제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아버지가 마라톤 경기에서 완주하는 모습을 관람하려 결승선 근처에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 마틴의 여동생(당시 6세)도 당시 폭발로 다리 한쪽을 잃은 부상자 중 한 명이다. 마틴이 사망했을 당시, 친형인 헨리 리차드(20)는 고작 10살이었다.헨리는 현지시간으로 18일, 당시 사고 이후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결국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양팔에는 테러로 목숨을 잃은 동생 마틴과 다리를 잃은 여동생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완주 직후 가족들과 포옹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헨리는 “마틴이 나와 함께 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마틴, 그리고 여동생 등 가족 모두를 위해 달렸다.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면서 “나를 위해 많은 사람이 결승선에 있었다. 친구와 가족 등 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선수도 있었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국적 마라토너 드미트로 몰차노프(33)는 완주한 뒤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쳤다.올해 대회에는 4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참가 신청서를 냈지만, 러시아의 침공 탓에 많은 사람이 출발선에 서지 못했다. 몰차노프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인 12명 중 가장 빠른 2시간 39분 20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이곳에서 우크라이나인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빨리 평화가 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1897년 1회 대회를 치른 보스턴 마라톤은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네덜란드 로테르담 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마라톤 대회로 꼽힌다. 2019년까지 123년 동안 빠지지 않고 열렸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최근 3년간 연기와 취소를 반복했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는 케냐가 남녀 부문을 모두 제패했다.
  • “너무 안 아파 보이는데?” 악플 시달리는 말기암 여성의 사연

    “너무 안 아파 보이는데?” 악플 시달리는 말기암 여성의 사연

    한 말기암 환자가 시한부 환자치곤 너무 안 아파 보인다는 이유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오마에 사는 제마 맥고언(27)은 지난해 2월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는 의사로부터 “항암 치료가 더는 효과가 없어 길어봐야 1년 2개월 정도 더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한부 선고였다.이후 그는 인스타그램에 대체 치료를 받아보려 한다는 글을 올렸지만,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가짜 환자라는 악플을 받는다.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싶어 가발을 쓰고 화장도 짙게 했던 것이 오해를 샀다. 그러나 그는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방법을 찾느라 악플을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맏딸 새디(5)와 둘째 아들 루이스(2), 막내딸 베티(1)까지 삼 남매를 두고 있다. 가능한 한 오래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길 바랄 뿐이다. 그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악플을 받는데 내용인 즉슨 내가 암에 걸린 척한다는 것이다”며 “너무 안 아파 보여 말기암이 아니라는 주장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는 둘째 아들을 임신하던 2016년 처음 난소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임신 6주째 복통으로 병원에 실려갔고 난소에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종양은 악성으로 확인됐지만 다행이도 그 후 4년간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셋째 딸을 임신한지 36주였던 지난해 1월 그의 몸에 종양이 재발했다. 수술은 출산 직후 시행됐다. 왼쪽 폐와 골반, 치골에서 종양 다수를 제거했다.항암 치료는 출산 2주 만에 시작됐다. 세 차례에 걸쳐 항암 치료를 받았는데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토도 하게 됐다. 이어진 항암치료에도 지난해 5월 그의 몸에선 새로운 종양 3개가 발견됐다. 항암 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방증이었다.그는 대체 치료로 눈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 6월 남편과 멕시코의 대체 치료 제공 병원에 갔다. 의사들이 치료 계획을 세웠는데 내 경우 모두 천연 보충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에는 6개월마다 약을 받고 런던에선 8주마다 약을 받는다. 매달 2500파운드(약 400만 원)의 약값이 든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판매 사업을 하던 그는 대체 치료에 총 9만 파운드(약 1억 4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들었다고 밝히며 기부금 페이지를 개설하고 사연을 SNS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기부금으로 모인 돈은 17만 파운드(약 2억 7000만 원) 정도다. 
  • 뒤집은 리버풀, 달아난 살라흐

    뒤집은 리버풀, 달아난 살라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이 드디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순위를 뒤집고 리그 1위에 올라섰고, 시즌 득점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는 더 달아났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1~22 EPL 30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살라흐의 2골과 루이스 디아스, 사디오 마네의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4-0 대파했다. 리버풀은 승점 76(23승 7무 2패)으로 한 경기 덜 치른 맨시티(승점 74)에 승점 2 차로 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또 EPL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도 확보했다. 반면 아스널과 승점과 득실차(승점 54, 득실차 +8)가 같아 다득점으로 앞선 5위였던 맨유는 득실차 +4로 낮아져 다시 6위로 주저 앉았다. 맨유는 4위 토트넘(승점 57)보다 한 경기, 5위 아스널보다 두 경기를 더 치렀다. 북런던의 두 팀과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놓고 벌여왔던 4위 경쟁에서 사실상 떨어져 나가는 모양새다.최근 리그 3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던 살라흐는 이날 리그 21호, 22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 질주를 재개했다. 득점 2위 손흥민(17골)과 격차가 5골로 벌어졌다. 살라흐는 또 이날 디아스의 결승골을 도우면서 리그 12호 도움을 기록해 도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살라흐는 득점과 도움을 더한 공격포인트에서도 리그 1위(34개)로 2위 손흥민(23개)보다 11개나 많다.리버풀은 전반 5분 살라흐의 도움을 받은 디아스의 선제 결승골로 앞서갔다. 전반 22분에는 마네의 패스를 받은 살라흐가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23분에는 마네가 한 골을 더 넣었고, 40분에는 디아구 조타의 패스를 받은 살라흐가 쐐기골을 박아 넣었다. 지난해 10월 맨유와 9라운드 경기에서 해트트릭으로 리버풀의 5-0 완승을 이끌었던 살라흐는 EPL에서 단일 시즌 맨유를 상대로 5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올 시즌 13번째 ‘킹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됐다. 2위 손흥민(11회)보다 두 번 더 뽑힌 이 부문 1위다.한편 최근 출산 과정에서 쌍둥이 아들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은 맨유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날 결장했다. 안필드를 찾은 리버풀과 맨유 팬들은 호날두의 등번호 7번에 맞춰 전반 7분 박수를 보냈고, 리버풀 팬들은 구단 응원가인 ‘유 윌 네버 워크 얼론’를 부르며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건반 무게까지 지정한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건반 무게까지 지정한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은둔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며 세상의 어떤 피아니스트보다 섬세하고 선병질적이었던 루마니아 출신 라두 루푸가 77세로 타계했다. 루마니아 에네스쿠 국제 페스티벌과 루푸의 에이전트는 지병에 시달려 온 고인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스위스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다음날 밝혔다. 하지만 은자답게 구체적인 투병 상황이나 눈을 감은 경위 등은 일절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연주에 앞서 건반의 무게를 일일이 지정하고 의자도 통상적인 피아노 벤치 대신 등받이 의자를 요구하는 등 까탈스럽게 구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또한 언론 인터뷰를 아예 하지 않았다. 심지어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연주가 흘러나오는 것도 못 견뎌했다. 하지만 동료 음악인들은 고인이 매우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릴 만큼 많은 연주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루푸를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로 꼽은 바 있다. 조성진은 루푸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녹음해 친분이 있던 정경화에게 부탁해 그의 레슨을 받기도 했다. 조성진은 소셜 미디어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늘날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을 잃어 슬픔에 잠겼다”며 “오랜 기간 당신이 보낸 지도와 우정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3년 음악 전문지 ‘객석’ 인터뷰를 통해 “피아니스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존경을 표했다. 국내 공연은 지난 2012년 독주회와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협연을 가진 것이 유일하다. 호텔 객실에 전자 키보드를 들여달라고 한 뒤 홀로 연습했다는 일화를 남겼다. 루마니아 갈라티의 유대인 가정에서 1945년 11월 30일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960~68년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66년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67년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69년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69년 런던에서 성공적인 데뷔 이후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공연 무대에 서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슈베르트, 브람스, 모차르트, 베토벤, 바르톡 등의 해석은 다른 연주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세계 정상의 연주자였지만 평생 20장이 겨우 넘는 음반을 발표했으며 1996년 다니엘 바렌보임과의 듀엣 이후엔 일절 녹음하지 않았다. 건강 때문이었다. 몇년 동안 많은 일정을 취소한 뒤 2019년 공식 은퇴했다. KBS 1FM ‘명연주 명음반’은 20일 2시간을 모두 그의 연주로 채웠다. 브람스의 테마와 변주곡 D단조,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A단조 OP.54, 베토벤의 두 개의 론도 OP.51 C장조,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18번 G장조 D894,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12번 A장조 K414 우리 세겔이 지휘하는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다. 21일 새벽 3시 재방송에 귀기울일 만하다.
  • 이번엔 ‘골프 러버’ 케인이 ‘욕받이’, 英언론은 왜 토트넘에 가혹할까

    이번엔 ‘골프 러버’ 케인이 ‘욕받이’, 英언론은 왜 토트넘에 가혹할까

    손흥민(30)에 이어 이번엔 해리 케인(29)이 토트넘 홋스퍼의 ‘욕받이’ 신세가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 싸움의 경쟁자들을 떨쳐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에 대한 책임을 케인 혼자 떠안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무 잘못도 없었던 손흥민과 달리 이번에 케인이 비난을 받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애스턴 빌라전(10일, 4-0승) 직후 미국에 ‘골프 외유’를 다녀왔고,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전(16일, 0-1패)에서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17일(한국시간) EPL 애스턴 빌라 출신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은퇴)의 발언을 인용해 케인이 지난주 미국으로 골프 여행을 다녀온 것을 여론의 도마에 올렸다. 데일리메일은 “케인은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마스터스 대회를 보기 위해 미국 오거스타를 다녀왔다. 왕복 8000마일을 움직였다. 그의 결정은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그의 컨디션은 좋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아그본라허는 “케인이 골프 여행을 다녀온 뒤 이번과 같은 경기를 했다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게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 시차적응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보던 케인이 아니었다. 앞으로 4강 싸움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실제 케인은 팀 훈련이 없던 기간 마스터스를 보기 위해 오거스타에 갔고, 현지 중계 중인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골프 스튜디오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다. 미국에 다녀왔어도 경기에 이겼다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중요한 경기에서 지는 바람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비슷한 상황에서 자책 골을 유도에다 멀티골까지 넣은 뒤 ‘쉿’ 세레머니를 했던 손흥민처럼 오는 24일 열리는 브렌트퍼드와 경기에서 멋진 골을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끈다면 케인에 대한 비난도 잠잠해 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케인이 골프 스윙 세레머니를 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그런데 영국 언론은 왜 EPL 20개 클럽 중 유독 토트넘의 부진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일까. 한국 언론이 토트넘 관련 소식을 많이 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만 그렇게 여겨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영국 언론은 다른 클럽보다 토트넘 소식을 많이 다룬다. 토트넘의 구단주, 그리고 구단의 ‘자린고비’같은 씀씀이 때문이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까지 현재 EPL 강팀으로 분류되는 클럽 중 영국인이 온전히 소유하고 있는 구단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나머지 5개 클럽은 아랍에미리트, 미국, 러시아 등의 외국인이나 외국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비판 보도의 이면에 ‘토트넘은 우리나라 팀’이라는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불평을 숨기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토트넘의 실제 구단주인 조 루이스와 ‘바지’ 구단주 다니엘 레비 회장은 선수 영입 등 투자에는 소극적이다. 반대로 가레스 베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처럼 물오른 선수를 빅클럽에 비싸게 잘 판다. 그래서 다른 강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쿼드가 얇은데, 순위 다툼이 치열한 최근 같은 상황에선 혹사당하는 주전들에게까지 비난의 불똥이 튀는 것이다. 영국인 소유의 수도 런던을 연고로 한 가난한 클럽의 숙명인 셈이다.
  • [STOP PUTIN] “침몰한 모스크바 호 피격 후 화염에 휩싸인 사진 두 장”

    [STOP PUTIN] “침몰한 모스크바 호 피격 후 화염에 휩싸인 사진 두 장”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흑해에서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 모스크바 호가 심하게 훼손된 모습을 담은 사진이 17일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고 있다. 전날 우크라이나 군의 넵튠 미사일 네 발 가운데 두 발을 맞고 탄약창고에 화재가 발생해 결국 다음날 침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주장이며 미국도 이를 인정한 반면, 러시아는 단순 화재로 인해 선체의 균형을 잃어 침몰한 것이라고 맞서는 가운데 화재 연기가 치솟고 선체가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모스크바 호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BBC는 사진을 게재하지 않으면서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킹스 칼리지 런던의 전쟁연구소 박사후 과정 롭 리는 트위터에 “진짜 사진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첩보 정보를 공유하는 트위터 계정을 운용해 유명한 OSINT테크니컬은 “진짜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그래도 슬라바급 순양함인데 이런 식으로 파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군사전문 매체 ‘워 존’은 옛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서 건조돼 선령이 40년 된 모스크바호가 심하게 파손된 사진 두 장을 홈페이지에 실어 눈길을 끈다. 피격 당시 이 순양함에는 500명 정도가 승선해 있었는데 한 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됐으며 나머지 승조원들은 모두 구조돼 인근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지내고 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호의 침몰 원인을 세바스토폴 모항 근처의 폭풍 때문이라고도 했는데 이 사진을 보면 바다 상황이 굉장히 안정돼 보인다. 물론 이 사진이 촬영된 뒤에 날씨가 급변했을 가능성도 있긴 하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 사진들은 당시 모스크바 호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다른 나라 배들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번째 사진이 침몰하기 직전의 모스크바 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첫 번째 사진의 진실성을 더욱 굳게 믿게 한다고 매채는 덧붙였다.  사진 촬영자들이 시점이나 장소 등을 밝혀주면 훨씬 수월하게 두 사진의 진위가 확인될 수 있겠다.   한편 이와 별개로 BBC는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유럽’을 인용해 모스크바 호에서 근무했던 한 해군 병사가 어머니에게 전한 내용을 인용해 모스크바 호 침몰로 40명 정도가 죽고 다수가 실종됐으며 더 많은 수병들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 어머니는 “끔찍했다”며 “아들이 나에게 전화해 본 것 때문에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아들은 모스크바 호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날아온 미사일 세 발을 맞고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노바야 가제타는 이들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모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수병이 모스크바 호에 복무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문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러시아의 언론 감시를 피하려고 이달 초 설립돼 러시아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 러시아에 있는 본사 격인 노바야 가제타는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 때문에 러시아 정부의 압박을 계속 받다가 지난달 운영을 중단했다.  
  • 존스 선배 그 성배, 3D프린터로 뽑아 레이저로 깎으리

    존스 선배 그 성배, 3D프린터로 뽑아 레이저로 깎으리

    1981년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2008년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까지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일반인에게 고고학자라는 이미지를 독특하게 각인시켰다. 페도라 모자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멘 채 성궤, 성배, 누르하치 유골 등을 찾아 전 세계를 이 잡듯 뒤지고 다니는 고고학자의 모습으로. 인디아나 존스 같지는 않더라도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고고학자들은 현장 작업자 같은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21세기 고고학자들은 인공위성, 컴퓨터 프로그램, 각종 실험기구에 둘러싸여 첨단 기술을 자유자재로 쓰는 과학자나 공학자의 모습에 가깝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 영국 엑서터대 고고학과 공동 연구팀은 현장에서 발굴된 유물이나 뼈, 식물 같은 유기물을 인공지능(AI), 3D 프린팅 기술로 당시와 똑같이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4월 16일자에 실렸다. 인류학이나 고고학 분야에서는 유적에서 발굴된 석재, 도자기, 금속류는 물론 식물로 만든 유물과 유골을 복원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자나 학생, 대중에게 과거를 현실로 가져와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당시 문화나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복원 기술은 원래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사진이나 3D 스캐닝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3D 스캐너는 유물을 3차원 데이터로 표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공간의 디지털 영상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도면이 없는 건축물을 복원하는 데 최적화된 기술이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대 디지털고고학연구소는 IS가 파괴한 시리아 팔미라 개선문과 벨 신전 아치 모형을 3D 스캐너 기술로 복원해 2016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전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실제와 비슷하게 복원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제작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기존 3D 공간 정보와 3D 스캐닝 기술에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AI,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SOAP와 HRP라는 복원술을 개발했다. 두 기술을 쓰면 실제 크기는 아니지만 미세한 부분까지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다. ‘작은 물체와 예술품 사진술’인 SOAP는 일반적인 디지털 사진 보정 기술과 유사한 것으로 유물의 디지털 복원을 위해 고고학자가 현장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초기 설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현장에서 촬영한 유물 사진에 ‘고해상도 포토그램’ 기술인 HRP를 적용하면 유물의 모습을 디지털로 재구성한 뒤 3D 프린터를 통해 작은 모형으로 만드는 것까지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복원 기술을 관련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온라인상으로 누구나 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3D 온라인 유물 라이브러리 개발도 가능해진다. AI 기술로 단순히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유물이 있던 장소나 시점으로 유물을 옮겨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펠리페 로드리게스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고고학 같은 전통 인문학 분야에서도 과학은 상상력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과거의 기술이나 문화를 영화나 사진처럼 한눈에 보여 주는 3D 프린팅 기술은 현대 고고학을 정밀 과학 수준까지 끌어올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공식 선언…“尹 독주, 민주주의 아냐”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공식 선언…“尹 독주, 민주주의 아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보내주신 1614만명의 성원을 지방선거의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7일 송 전 대표는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의 대장선이 가장 앞에서 싸워서 13척만으로도 승리를 이끈 것처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시장과의 싸움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가장 최전선에서 싸우며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유엔 제5본부를 유치해 서울을 글로벌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며 제1호 공약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 항구적인 평화 체제 구축 ▲ 런던, 뉴욕, 파리와 경쟁하는 글로벌 중심도시로의 도약 ▲ 소비지출 6조, 생산유발효과 10조 경제효과 ▲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상승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서울본부를 유치하는 데 8700억원(33층 규모의 3개 건축물 기준 산출)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개 포대를 배치하는데 드는 비용(1조5000억원)과 비교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부동산 정책도 확실히 바꾸겠다”며 반값 아파트 공급과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1인 1주택 종부세 폐지 등의 공약도 발표했다. 그러면서 “집값의 10%만 내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누구나 집’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인 1주택자 종부세는 약 10만명, 납세액은 약 13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종부세 5조6000억원 중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1주택자 종부세는 폐지하고 ‘억울한 종부세’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2년간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곧 출범하게 될 윤석열 정부는 벌써부터 소통과 상생의 다리를 끊고 있다”며 “0.73%(포인트 차이로) 이긴 사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전임 당 대표자로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뜻에 따라 서울에서부터 상생과 통합의 정치, 정치교체의 꿈을 이뤄가겠다”며“우리 당 경선 후보로 등록한 김송일, 김주영, 김진애, 박주민, 정봉주 후보의 꿈, 서울이 전략선거구가 되면서 추가로 후보로 나서게 될 역량 높은 선후배 모두의 꿈을 모아 뜨겁게 결집한다면 우리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향, 바실리 페트렌코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2번 공연

    서울시향, 바실리 페트렌코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2번 공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1일과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러시아계 영국 음악가 바실리 페트렌코(46)의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당초 이 공연의 지휘자는 토마스 다우스고르(59)였으나 건강 문제 때문에 현재 런던 로열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페트렌코로 변경됐다. 페트렌코는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등을 역임했다. 2018년 6월 서울시향 정기공연 무대에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등을 지휘한 바 있다. 서울시향은 1부에서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43)과 협연하고, 2부에서는 브루크너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2번은 대중성이 높은 작품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모두 쉼표’나 ‘브루크너 리듬’ 등 브루크너 교향곡의 대표 요소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숨은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키릴 게르스타인은 서울시향과 첫 번째 협연 무대다. 그가 연주할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곡 초반부의 서정적인 클라리넷 연주가 마지막 섹션에서는 행진곡풍으로 변형되는 등 진보적인 협주곡 형태가 돋보인다.
  • [STOP PUTIN] “침몰 모스크바 호에 예수 십자가 조각 있었을 수”

    [STOP PUTIN] “침몰 모스크바 호에 예수 십자가 조각 있었을 수”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旗艦)으로 이용되다 폭발 여파로 14일(이하 현지시간) 침몰한 모스크바 호에 예수가 못 박혀 죽은 십자가의 작은 조각이 보관돼 있었을지 모른다고 타스 통신이 다음날 전했다. 통신은 2020년 2월 십자가 조각이 이 함선 예배당에 보관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함선이 침몰하는 순간에도 이 희귀한 기독교 유물이 여전히 소장돼 있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정교회는 2020년 2월 이 유물이 이고르 오시포프 흑해함대 사령관(부제독)에게 전달됐다고 공표했다. 예수가 처형 당한 십자가 나무의 한 조각으로 크기는 몇㎜ 밖에 안 된다고 했다. 성유물함에 보관된 19세기 철재 십자가 안에 들어가 있었다. 정교회 세바스토폴 교구의 세르기이 칼류타 주교는 익명의 수집가 뜻을 받들어 모스크바 호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 닷컴은 이 유물이 영원히 기증됐는지, 함선이 침몰한 시점에도 그 안에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확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흑해함대의 기함이 침몰한 것은 러시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서방 국가들의 관리들은 말한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때문에 화약고가 폭발한 것이란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냥 뭍에서 날아온 장거리 미사일에 당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처음에는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던 미국 정부도 우크라이나 미사일에 당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다만 정보 소식통은 “중간 정도의 확신”만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개전 초기 모스크바 호가 즈미나일(뱀) 섬을 포위하고 항복을 권하자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원들이 “엿 먹어라”고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이 부활절이다. 예수 십자가 나무의 조각들은 워낙 많은 수로 나뉘어 팔렸다. 큰 도시와 대수도원들은 어김없이 소장하고 있어 이번 유물이 아주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를 굳게 믿는 이들 사이에선 예수의 뜻에 어느 쪽이 합당했는가 따지는 잣대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만약 함선과 함께 수장된 것이라면 예수의 뜻이 러시아를 저버렸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쥐약 먹고 죽어 세상을 구한 남성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쥐약 먹고 죽어 세상을 구한 남성

    “그가 한 일 중에 유일하게 값어치 있는 일은, 그가 죽은 뒤에 한 일이었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표현이다. 영국 정보요원 이완 몬타구가 웨일스 남성 글라인두르 마이클(사망 당시 34)에 대해 내린 신랄한 평가다. 1943년 연합군이 벌인 대담한 사기극에 그의 시신이 이용돼 2차 세계대전을 두 달 앞당겨 끝낼 수 있었고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다. 영국 BBC가 15일 콜린 퍼스가 주연한 영화 ‘작전명 민스미트 (Operation Mincemeat)’가 이날 자국에서 개봉된다는 내용을 전했다. 미국에서는 다음달 11일(현지시간) 넷플릭스로 공개되고, 국내에서는 5월 12일 첫 선을 보인다. 민스미트는 다진 고기를 의미한다. 역사가 벤 매킨타이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943년 4월 연합군이 누가 봐도 유럽 전선의 반격을 위해 상륙해야 하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대신 사르디니아 섬을 선택했다고 믿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사기극을 기획했다. 영국군 소령이 작전에 관한 기밀문서를 간직하고 이동하다 숨져 표류한 것처럼 꾸몄는데 바로 마이클의 시신을 이용한 것이었다. 매킨타이어는 “그야말로 2차 세계대전을 통틀어 가장 있을 법하지 않은 영웅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은 1930년대 대공황 기간에 아버지가 광산 붕괴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가난을 피하려고 런던으로 왔다가 부랑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결국 그는 극단을 택하고 말았다. 4월 24일 작성된 검시 보고서에는 독약을 복용한 것으로 나오는데 매킨타이어는 그가 너무 배가 고파 실수로 쥐약이 든 빵을 먹었던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어쨌든 마이클의 시신이 런던 킹스크로스의 창고에서 발견된 뒤 검시관 벤틀리 퍼체이스에게 넘겨졌는데 그 때 이미 사망 확인서에 낙하산 훈련 도중 추락해 숨졌다고 기록하라는 상부 지시가 떨어졌다. 영국 첩보요원 찰스 콜몬델리와 몬타구의 손에 시신이 들어오자 신원을 윌리엄 마틴 소령으로 둔갑시키는 일이 시작됐다. 이 기막힌 작전을 처음 구상한 이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작가 이언 플레밍이었다. 1930년대에 벌써 표류하는 시체를 이용해 적에게 가짜 작전 계획을 누설해 속인다는 구상이었다. 1942년 말까지 북아프리카 전선을 성공적으로 제압한 연합군은 독일이 장악한 유럽 가운데 “부드러운 하복부”에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시칠리아 섬을 통제하면 지중해를 드나드는 선박들을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연합군이 유럽의 열세를 만회하려면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 명백해 보였다. 문제는 너무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아주 지독한 천치를 빼놓고는 모두가 시칠리아란 것을 알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해서 나치를 속이기 위해 철저하게 조작해냈다. 마이클의 시신을 영안실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철저히 세부사항을 연구했다. 마틴 소령이 가짜 문서들을 담은 가방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듯 품에 안고 있었던 것처럼 시신을 꾸몄다. 열쇠, 우표, 담배, 성냥, 메달, 극장 티켓, 새 셔츠 영수증, 아버지의 편지, 로이드 은행의 초과 인출 통지 등 세세하게 위조했다. 또 바닷물 속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특별 잉크로 적었다. 매킨타이어는 나치를 가장 결정적으로 속일 수 있는 장치로 마틴의 약혼녀 팸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그들의 섬세함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영화 내용을 너무 많이 스포일러한 것 같아 이쯤에서 줄인다. 아무튼 두 요원은 시신을 드라이아이스를 가득 채운 용기에 담아 스코틀랜드로 이동해 잠수함 HMS 세라프 호에 태우고 바다로 나가 두 차례 적의 공습을 받고 잠수함이 파괴되는 바람에 마틴 소령이 탈출하다 숨진 것처럼 시신이 조류를 타고 스페인 해안 쪽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시신은 1943년 4월 30일 스페인 연안 우엘바의 정어리 잡이 어민 눈에 띄었다. 당시 스페인은 중립을 표방했지만 나치와 여러 모로 가까웠다. 영국 첩보부는 스페인 정부에 기밀서류가 담긴 가방을 신속하게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전보를 보내 한 번 더 속였다. 스페인 정부가 기밀을 넘기자 독일군 정보기관인 아브웨르는 곧바로 낚였고, 그리스 침공 계획을 담은 마틴의 서류가 아돌프 히틀러의 책상에까지 전달됐다. 영국 해군 사령부의 암호해독반은 히틀러가 주력 부대를 시칠리아에서 사르디니아 섬으로 옮기도록 명령한 것을 확인한 순간, 테이블을 두들기며 뛸듯이 기뻐했다. 1943년 7월 10일 연합군이 시칠리아에 상륙한 뒤 38일 만에 이 섬을 점령했고, 이탈리아와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의 붕괴를 이끌어 연합군은 유럽 반격의 서막을 열 수 있었다. 마이클의 시신은 우엘바에 묻혔는데 묘비명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절대 아니었던 그 남성”
  • 모스크바호와 함께 가라앉은 러시아의 자존심 … 전투력·심리적 타격 클 듯

    모스크바호와 함께 가라앉은 러시아의 자존심 … 전투력·심리적 타격 클 듯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러시아군의 ‘굴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화재’를, 우크라이나는 ‘미사일 격침’을 주장하는 가운데 서방에서는 모스크바호가 미사일에 격침당했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침몰 원인이 화재든 격침이든 러시아군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는 등,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체면을 구기는 결정적인 사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은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호를 격침시켰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주장을 불신할 이유가 없는데도 미국은 아직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통 2명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이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히 무엇이 모스크바호를 침몰하게 했는지 독자적으로 확인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넵튠 미사일이나 그 이상의 것으로 격추했다는 주장은 확실히 그럴듯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호는 전장 190m에 대함·대공 미사일, 최첨단 3중 미사일 방어시스템 등을 갖춘 흑해 함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이같은 전투함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에 격침을 당했든, 러시아의 주장대로 화재로 침몰했든 러시아군의 망신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승무원 측의 엄청난 실수 없이 화재가 탄약으로 옮겨붙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만약 미사일 공격으로 침몰한 것이라면, 최첨단 3중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 많은 무능과 부주의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해군이 자랑했던 ‘최강 능력’의 함대의 방어시스템과 레이더가 사실은 구식이었음을 그대로 노출한 셈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러시아군의 자존심을 망쳐놓았다”면서 “전쟁이 중대한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중요한 방어력과 전력을 빼앗아갔다”고 분석했다. 영국 왕립연합군사연구소의 시드하르트 카우샬 연구원은 “모스크바호는 러시아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장거리 방공 시스템”이라면서 “흑해함대에서 장거리 방공망을 만들고 지휘와 통제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36년 체결된 몽트뢰 조약에 따라 터키가 전쟁 시 군함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러시아 해군이 새 함대를 투입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덧붙였다.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군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알레시오 파탈라노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는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선박은 바다에 떠다니는 국가 영토”라면서 “하나를 잃으면 군 손실은 물론 상징적 메시지가 더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 “한 침대 쓰자” 우크라 난민 성착취 노리는 영국 남자들

    “한 침대 쓰자” 우크라 난민 성착취 노리는 영국 남자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영국 정부에 우크라이나 피란민 여성에 대한 성 착취 방지를 위해 이들에 대한 주거 지원 프로그램에서 영국 독신 남성과의 ‘매칭’을 막도록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UNHCR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 주거 지원 프로그램) 후원자에 대한 적절한 지원뿐 아니라 (난민에 대한)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보호장치와 조사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UNHCR은 특히 독신 또는 자녀가 있는 난민 여성을 후원자와 매칭시킬 때 영국의 독신 남성이 아닌 가족 또는 커플과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보다 적절한 매칭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UNHCR 측은 “적절한 감독 없이 매칭을 할 경우 (우크라이나 탈출 과정에서) 가족과의 분리, 폭력 트라우마 등을 이미 경험한 여성들이 또 다른 위험에 직면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UNHCR의 이 같은 제안은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영국에서 성 착취 위험에 처해 있다는 보고에 따라 이뤄졌다. 영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시행 중인 ‘우크라이나를 위한 집’(Homes for Ukraine) 프로그램을 일부 남성들이 악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다.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출신의 32세 여성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서 남성들로부터 외설적인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런던에 사는 나이 든 남자가 ‘나와 침실을 공유해야 하는데 괜찮냐’고 물어왔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자사의 한 기자가 우크라이나에서 온 여성으로 가장해 난민 주거 지원과 관련된 한 페이스북 그룹에 메시지를 올렸더니 “집에 큰 침대가 있다. 같이 자도 된다” 등 부적절한 메시지가 몇 분 만에 넘쳐났다고 보도했다.앞서 영국 정부는 자국 거주자가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숙소를 최소 6개월 제공하면 정부가 한 달에 350파운드(약 56만원)를 지원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집’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개설한 홈페이지에는 10만명 이상이 후원자로 등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지난 7일 기준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난민의 신청을 받아 1만 2500개의 체류비자가 발급됐으나, 실제로 영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1200명에 그쳤다고 BBC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4일 시작된 영국에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을 위한 별도의 제도에는 2만 8500건의 체류비자가 승인됐으며 1만 800명이 영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UNHCR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난 11일 기준 461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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