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런던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반박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케냐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돼지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다리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185
  •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141분…영화 ‘분노의 질주’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141분…영화 ‘분노의 질주’

    방탄 승합차 한 대가 돌진해 벽을 부수더니 이어 승용차 두 대가 나타나 사람 키의 두 배가 넘는 초대형 금고를 쇠사슬에 걸어 통째로 뜯어내 달아난다. 경찰차가 추적하자 신기에 가까운 운전 솜씨로 금고를 마치 철퇴처럼 휘두르며 경찰차를 날려버린다. 이어지는 자동차 액션 역시 입이 떡 벌어진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 도심 비탈을 타고 고속으로 굴러가는 거대한 공 모양 중성자 폭탄을 자동차로 막는 장면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폭탄에 짓밟힌 버스가 폭발하고 오래된 도시 건물들은 처참하게 부서진다. ‘자동차 액션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열 번째 작품이 나왔다. 17일 개봉한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의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전설의 레이서 돔(빈 디젤)과 예측 불허 악당 단테(제이슨 모모아)의 대결을 그렸다. 단테는 앞서 돔과 그의 친구들(패밀리)이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2011)에서 몰락시킨 브라질 마약왕의 아들이다. 아버지를 잃은 그는 10년 동안 복수를 철저히 준비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사실상 인간의 영역을 넘어버린 듯한 돔을 위협하는 단테 역에 제이슨 모모아를 기용한 게 ‘신의 한 수’다. 기존 심각하고 진중했던 악역과 달리 그야말로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저 힘만 센 게 아니라 머리도 좋고, 능청스러운데다 때론 잔혹하기 그지 없다. 어이없는 복장으로 등장해 예측 못 한 대사를 던지며 영화에 재미를 불어넣는다.로마뿐 아니라 영국 런던, 포르투갈 리스본 등 세계 곳곳을 무대로 펼쳐지는 자동차 액션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수퍼카의 강렬한 엔진 소리와 함께 힙합, 메탈이 어우러진 배경음악이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더한다. 전작에서 돔의 원수였지만 단테에 쫓겨 돔을 찾아온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돔의 아내 레티(미셸 로드리게스)가 펼치는 맨몸 액션 등도 볼거리다. 앞서 2001년 시작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인기를 타고 22년째 이어지고 있다. 계속 영화를 봐온 관객이라면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예컨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 ‘더 세븐’과 ‘홉스&쇼’ 편을 보지 않으면 쇼(제이슨 스타뎀)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어리둥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그저 머리를 비우고 신나게 펑펑 터지는 영화라면 이만한 게 없다. 마지막 장면은 이번 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음 편으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짤막한 추가 영상에 반가운 인물도 등장한다. 141분. 15세 관람가.
  • “뉴진스·아이유도 비호감될 판” 경찰까지 출동한 구찌 애프터파티 논란 [넷만세]

    “뉴진스·아이유도 비호감될 판” 경찰까지 출동한 구찌 애프터파티 논란 [넷만세]

    구찌 패션쇼 후 한밤중 애프터파티 논란자정까지 울린 과도한 소음에 주민 피해연예인 대거 참석…“그들만의 잔치” 비판경찰 “소음·빛공해 신고 모두 52건 접수”구찌 측 “주민들 느끼셨던 불편함에 사과” 유명 사치품(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서울 한복판에서 연 패션쇼 애프터파티에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져 온라인상에 논란이 뜨겁다. 과도한 음악 소리를 동반하며 한밤중까지 진행된 행사에 소음 피해에 시달렸다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16일 구찌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 패션 브랜드가 이곳에서 단독 패션쇼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로 국내 진출 25주년을 맞는 구찌는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3년간 경복궁의 보존 관리 및 활용을 위한 후원도 약속했다. 그런데 논란은 패션쇼 후 이어진 애프터파티에서 불거졌다. 이날 저녁 인근 건물에서 시작된 애프터파티에는 패션계 인사뿐 아니라 구찌 앰배서더(홍보대사)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자정이 되도록 쿵쾅대는 음악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퍼졌다. 셀럽들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에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이 나온 이유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정신병 걸릴 것 같다. 저걸(음악 소리) 왜 밖에 다 울리게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밤) 11시 30분이다”라며 “명품 회사답게 굴면 안 되는 거야”라고 비판했다. 이 네티즌이 올린 영상에는 행사가 열리는 건물 내부 전체가 조명으로 빛나고 레이저가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거리가 꽤 떨어진 주택에서도 가사까지 들릴 정도로 음악이 울리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또 다른 네티즌이 올린 영상에는 해당 건물 앞에 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여러 대가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네티즌은 “밤 12시 다 되도록 쿵쾅쿵쾅 하더니 마침내 경찰 출동하길래 뭐지 싶었는데 경복궁 구찌 애프터파티였다”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패션쇼장으로 대관해주고, 애프터파티를 위해 셀럽들을 종로로 옮겨 거리를 통제하고 주민 통행을 막고, 오픈테라스를 대관해서 온동네 아파트가 울리도록 노래 틀고 춤을 추는 게 가능한 건 연예인 파티이기 때문”이라며 “연예인은 신흥귀족처럼 대접받는 것 같다. 그러니 오늘의 구찌 난동도 가능했고”라고 불만을 표했다.이 소식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화제가 됐다. ‘더쿠’에서는 관련 글에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더쿠 이용자들은 “콘서트도 이 시간까지 못 하는데”, “대규모 집회도 아니고 고작 패션쇼 뒤풀이인데 경찰이 통제 못 하나”, “참석한 연예인들이 뭐라고 시민들한테 온갖 민폐 다 끼치나” 등 비판이 이어졌다. 구찌 애프터파티에 아이유, 뉴진스 하니, 에스파 윈터, 더보이즈 주연, 배우 우도환, 피겨스케이팅선수 차준환 등이 참석한 영상 등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되면서 참석 셀럽들을 향한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도 나왔다. 반면 “연예인들은 왜 욕하나. 구찌만 비판해라” 등 비판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밤 뒤풀이가 열린 종로구의 한 건물 인근에서 소음과 빛공해를 호소하는 112신고가 모두 52건 접수됐다. 112신고는 오후 9시 29분부터 이튿날 0시 1분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소음을 줄이도록 계도하다가 경범죄처벌법상 인근소란 규정을 적용, 행사 책임자에게 두 차례 범칙금을 부과했다. 경찰은 또 행사장 인근 불법 주정차 차량을 이동하도록 조치했고 이 과정에서 기동대와 순찰차 9대가 투입됐다. 애프터파티 논란과 관련, 구찌 측은 이날 “패션쇼 종료 후 진행된 애프터파티로 인해 발생한 소음 등 주민들이 느끼셨던 불편함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구찌의 아시아 지역 첫 번째 크루즈 패션쇼에는 이정재, 신민아, 고소영, 김희애, 김혜수, 임지연, 신현빈, 이연희, 비비, 기은세, 이제훈, 정경호, 이서진, 구교환, 이동휘, 박재범, 김나영 등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앞서 구찌는 뉴욕 디아미술재단,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클로이스터, 피렌체 피티 궁전의 팔라틴 갤러리, 프랑스 아를의 프롬나드 데 알리스캉, 로마의 카피톨리노 박물관, 로스앤젤레스(LA)의 할리우드 거리, 이탈리아 아풀리아 지역의 카스텔 델 몬테 등에서 문화재와 패션을 결합한 패션쇼를 진행한 바 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우크라, 바흐무트서 최대 2㎞ 진격…대반격 시기는?

    우크라, 바흐무트서 최대 2㎞ 진격…대반격 시기는?

    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6개월만에 의미있는 전과를 올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최근 며칠 사이 바흐무트에서 자국군이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그는 “바흐무트 방면을 따라 우리 군이 진격한 것은 바흐무트 방어 작전에서 거둔 첫 성공이다. 지난 며칠은 우리가 극도로 어려운 조건에서도 전진해 적을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적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 싸우고 있지만 적의 작전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 작전 참모는 이날 전황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막강한 포격을 앞세워 바흐무트 서쪽 끝 마을인 이바니우스케로 진격하려 하고 있지만, 이 마을 접근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바니우스케는 바흐무트와 이 도시의 서쪽 고지대인 차시우야르를 연결하는 중요 도로를 가로지른다.이 도로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생명의 길’로도 불린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를 방어하는 방어군에 병력과 물자를 보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차시우야르는 주변 지역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바흐무트 전선에서 주요 작전을 맡아온 우크라이나 공군 제46공중강습여단 소속 한 군인은 얼마 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차시우야르에 대해 “특히 포병대와 함께 공격을 수행하는 데 유리하다. 따라서 이 도시는 우리는 물론 적에게도 중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군, 바흐무트 주변 측면서 최대 2㎞ 진격 우크라이나 동부군은 바흐무트 주변 측면에서 지난 이틀간 최소 350m에서 최대 2㎞까지 진격했다고 밝혔다.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적군이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으며, 공격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히면서 “이날 내내 바흐무트 방향에서 34차례 전투 충돌이 있었는데, 적은 대포 등 다양한 무기 체계를 사용해 우리 진지를 479차례 공격하고 4차례 공습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교전 동안 (러시아군 병사) 149명을 물리치고, 160명을 부상시키고 6명을 포로로 붙잡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지난 하루에만 러시아 보병전투차량 2대와 장갑차 2대, 드론(UAV) 3대, 야전 탄약고 등을 파괴했다. 체레바티는 “적은 도시 자체를 점령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군은 적의 공격을 격퇴하기 위한 용기와 영웅적 행동, 인내, 지성의 정점을 보여주며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건 지난 수개월간 진행돼 왔고 적을 절대적으로 격퇴하는 것을 목표로하는 방어 작전의 틀안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 자국군이 바흐무트 북부와 남부에서 적 진지 10여 개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바흐무트에서 일부 후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의 방어선은 뚫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서부 테르노필의 우크라이나 군 거점과 탄약고를 겨냥해 고정밀 무기를 활용한 장거리 공격을 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군 측은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 지휘관 2명이 사망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전사한 사령관 중 한 명은 제4 차량화 소총여단 사령관 뱌체슬라프 마카로프 대령으로, 전선에서 직접 전투를 이끌던 중 심각한 부상을 입고 후송 과정에서 사망했다. 또 다른 사망자는 군정치군 부사령관 예브게니 브로프코 대령으로, 방어 전투 과정에서 파편상을 당해 전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 러 점령지 루한스크에 대한 공격 이어 나가우크라이나는 영토 수복을 위한 ‘대반격’을 준비하는 와중에 최근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 루한스크에 대한 공격을 이어 나가며 향상된 군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2∼13일에 이어 15일 루한스크를 추가로 공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루한스크 인근 옛 항공학교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사용하고 있는 이 학교의 행정 건물 1채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영국이 제공한 ‘스톰섀도’ 장거리 미사일 2발로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루한스크 도심에 있는 이발소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가운데 머리를 자르던 이고르 코르넷 LPR 내무장관도 중상을 입었다. ●“우크라 대반격, 좀 더 시간 필요”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반격 시기에 대해 “우리는 정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많이는 아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대반격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수낵 총리로부터 200㎞ 이상의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드론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 토트넘 EPL 7위로 미끄러져…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은 자멸하며 우승 물거품

    토트넘 EPL 7위로 미끄러져…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은 자멸하며 우승 물거품

    19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을 노리던 아스널이 자멸하며 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그 여파로 토트넘이 7위까지 미끄러졌다. 아스널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EPL 36라운드 브라이턴과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3연승에 실패한 아스널은 25승6무5패를 기록, 승점 81점에서 제자리걸음 하며 앞서 열린 경기에서 에버턴을 3-0으로 격파하고 11연승에 13경기 무패 행진을 한 선두 맨체스터 시티(27승4무4패·85점)와의 간격이 4점 차로 벌어졌다. 아스널은 2경기, 맨시티는 3경기를 남겨 놓아 맨시티가 1승만 추가하면 리그 3연패를 달성한다. 아스널이 우승하려면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맨시티가 3패를 해야 하는데 이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브라이턴은 17승7무10패(58점)를 기록하며 전날 애스턴 빌라에 1-2로 패한 토트넘(17승6무13패)을 승점 1점 차로 7위로 밀어내고 6위에 자리했다. 브라이턴이 4경기, 토트넘이 2경기 남겨 놓아 순위 경쟁에서 브라이턴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날 경기는 아스널이 주도한 가운데 브라이턴은 역습으로 맞섰다. 하지만 아스널이 브라이턴 골문을 위협하면서도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자 브라이턴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아스널을 흔들었다. 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의 크로스를 훌리오 엔시소가 헤더로 연결해 아스널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은 만회하기 위해 공세를 거듭했지만 후반 41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실수했고, 이 틈을 타 공을 잡은 데니스 운다브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아스널은 후반 추가 시간 에스투피냔에게 3번째 골을 내주며 좌절했다. 에버턴을 상대한 맨시티는 일카이 귄도안의 멀티골과 엘링 홀란의 리그 36호골을 묶어 크게 이겼다. 맨시티는 전반 37분 골문을 등지고 선 상태에서 귄도안이 오른발 발등으로 멋진 발리슛을 터뜨린 데 이어 2분 뒤 귄도안의 크로스 상황에서 홀란이 타점 높은 헤더 득점을 추가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맨시티는 후반 6분 귄도안이 가볍게 프리킥을 에버턴 골문 상단 구석에 꽂아 승리를 자축했다. 맨시티는 이날 케빈 더브라위너를 출전시키지 않았고, 승리가 굳어진 뒤에는 귄도안, 홀란 대신 잭 그릴리시, 베르나르두 실바 등을 투입하며 오는 18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대비했다.
  • 프랑스 팬들 만난 이정재 “오징어게임 2 곧 촬영, 한국 찾아달라”

    프랑스 팬들 만난 이정재 “오징어게임 2 곧 촬영, 한국 찾아달라”

    “지금은 런던에서 스타워즈 TV 시리즈를 찍고 있습니다. 곧 서울로 귀국해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오징어 게임 2도 곧 촬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영국에서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를 촬영하고 있는 배우 이정재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팬들에게 근황을 이렇게 소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한국무역협회와 엑스포럼 등이 주관한 ‘코리아 엑스포’ 개막 첫날 한국과 프랑스 미래 발전을 위한 비즈니스 포럼의 연사로 등장했다. 파리에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다. 2030 부산엑스포 제1호 홍보대사이기도 한 이정재는 행사가 끝나고 전시장 초입에 설치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영상을 띄운 대형 스크린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이어지는 코리아 엑스포에서는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음식, 미용, 기술, 생활소비재 등 다섯 부문을 대표하는 200여개 한국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2021년 방영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프랑스에서 대단했다는 것을 보여주듯 이정재가 나타나는 시간에 맞춰 무대 근처에는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디즈니+가 선보이는 스타워즈 새 시리즈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공개한 대로 자신이 마스터 제다이 역할을 맡았다는 것 외에는 ”스포일러를 해줄 수 없다“며 거듭 말을 아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가장 좋아해 준 나라 중 하나가 프랑스였다 ”며 “프랑스 분들도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느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 뵈니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정재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를 선보였다며 “프랑스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어로 프랑스어를 “조금” 할 줄 안다고 짧게 답한 이정재에게 사회자가 ‘프랑스어가 늘어 나중에 영화도 찍으면 좋겠다’고 하자 그는 “기회가 된다면 (감독이든, 연기자든) 뭐든 다 좋겠다”고 답했다. 사회자가 이정재를 “숙성이 잘 된 와인 같다”고 비유하자 이정재는 “지역으로 따지면 어느 지역 와인이냐”고 되묻자 관중석에서는 “보르도”나 “샹파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이정재는 “한국 사람들은 음식, 패션, 영화 등 프랑스 문화를 오래 전부터 좋아하고 즐겨왔다”며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를 사랑해주는 분들도 꼭 한국을 방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18세기 런던 뒤흔든 희대의 위작 사건… 그 진실은

    18세기 런던 뒤흔든 희대의 위작 사건… 그 진실은

    18세기 말 영국 런던의 한 극장. 36편의 희곡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미공개 작품인 ‘보르티게른’이 무대에 오른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와 그의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가 진품이라 주장한 것과 달리 셰익스피어 원고치고는 턱없이 수준이 낮다. 관객들의 반응 역시 시원치 않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아일랜드 부자가 벌인 셰익스피어 위작 사건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쓴 작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에 선정돼 이번에 초연 무대에 올랐다. 허술한 사기극인데도 통할 수 있던 배경에는 시대상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이 태동하던 시기였고, 부를 가진 새로운 세력이 등장한다. 기득권을 가졌던 기존 세력들은 교양을 무기로 자신들의 위신을 세우려고 했고 셰익스피어는 교양의 대명사와도 같았다. 모두가 셰익스피어에 열광하던 시대에 셰익스피어의 미공개 작품이 등장하니 영국 사회가 요동칠 수밖에 없었다. 평론가였던 에드먼드 말론처럼 강한 의구심을 가진 이들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부자의 사기극에 속는다. 작품을 통해 시대를 읽다 보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어떻게 인간을 망가트리는지, 허황된 것에 얼마나 인간이 열망하고 사회가 무너지는지 등을 통찰하게 된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사기극을 벌인 아들을 보며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일에 대한 소중함도 깨닫게 된다.뮤지컬 ‘디어 마이 라이카’와 ‘그 여름, 동물원’, 연극 ‘혼마라비해’ 등에서 탄탄한 서사를 보여준 작가 김연미가 대본과 가사를, 뮤지컬 ‘아티스’, ‘명랑경성’ 등에서 세련된 음악에 섬세한 심리를 담아낸 작곡가 남궁유진이 음악을 맡았다. 여기에 연극 ‘올모스트 메인’, ‘프론티어 트릴로지’ 등을 연출한 여성 연출가 김은영이 합세해 생동감 넘치는 극을 만들었다. 꽉 찬 무대 구성은 다른 대극장 공연 못지않게 풍성한 느낌을 준다. 김은영 연출은 “당시 헨리와 사무엘의 거짓말이 통했던 사회를 보여주는 한편 인정받고 싶어 애를 쓰지만 결국 헨리가 마지막에 하는 말처럼 ‘쓸모없는 나여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연미 작가는 “자기 자신을 그저 자신이라는 이유로 사랑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 이야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무사히 도착하길 바란다. 그 마음들에 한 줌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와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 아들이 위작임을 인정해도 끝까지 진품이라 주장하는 아버지 사무엘은 김수용, 원종환, 이경수가 맡았다. 미지의 신사 H는 주민진과 김지철, 황휘가 맡았고, 희대의 사기극을 벌인 아들 헨리 역으로는 임규형, 황순종, 김지웅이 출연한다.
  • 악어 닮은 고생대 올챙이…최강 포식자 크라시지리누스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악어 닮은 고생대 올챙이…최강 포식자 크라시지리누스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3억 3000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 육지에는 지금처럼 큰 동물이 없었다. 척추동물의 조상이 사지동물로 진화하는 초기 단계에 있어 아직 작은 동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이라고 이 시기 육지와 민물 생태계는 지금보다 작은 동물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두꺼운 올챙이란 의미의 '크라시지리누스'(Crassigyrinus)도 그중 하나다. 크라시지리누스는 몸길이 2m 정도의 길쭉한 도마뱀 같은 동물로 앞다리가 자라나기 시작한 올챙이처럼 작은 앞다리가 특징이다. 걷는 용도로는 사용하기 힘든 앞다리를 생각하면 아마도 육지로 올라오진 못하고 얕은 강과 호수에서 먹이를 사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는 육지에 큰 먹잇감이 없어 사지 동물이라도 대개 물에 살거나 물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그러나 크라시지리누스의 두개골 화석은 심하게 변형된 상태로 발견되어 정확한 사냥 방식과 생태를 알기 힘들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로라 포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미스터리 고대 괴물 올챙이의 비밀을 풀기 위해 박물관에 보관된 두개골 화석을 고해상도 CT 스캔으로 조사했다. CT 스캔을 이용하면 화석을 분해하지 않고도 디지털 3차원 이미지로 화석을 복원할 수 있다. 복원 결과 크라시지리누스의 머리는 올챙이가 아니라 악어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악어처럼 물속에 숨어 있다 먹이를 기습하는 방식으로 사냥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악어와 비슷한 형태는 서로 다른 동물이 같은 환경에서 비슷하게 진화하는 수렴 진화의 사례이며 둘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연구팀이 알아낸 또 다른 사실은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는 작은 구멍들이다. 이 구멍에 대한 가장 가능성 높은 설명은 생체 전기를 감지하는 로스트랄 기관이나 냄새를 맡는 야콥슨 기관 같은 특수 감각 기관이라는 것이다. 이는 혼탁한 물속에서 먹이를 감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크라시지리누스는 현생 사지동물의 직접 조상보다는 곁가지에 해당하는 동물로 후손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대본기에 이어 석탄기에 이런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기에 우리가 아는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의 조상들이 나타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이 이들을 연구하는 이유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도 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다리처럼 거의 기능이 없을 것 같은 크라시지리누스의 앞다리는 대체 무슨 용도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 신분 숨긴 ‘미스터리 쇼퍼’가 2주간 평가한 대한항공 서비스

    신분 숨긴 ‘미스터리 쇼퍼’가 2주간 평가한 대한항공 서비스

    대한항공은 세계적 권위의 항공사 컨설팅 및 평가 업체인 영국 스카이트랙스(Skytrax)의 ‘스카이트랙스 에어라인 레이팅’에서 지난 2020년에 이어 올해도 최고등급인 ‘5성 항공사’로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 19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2021년과 2022년을 감안하면 2회 연속 선정인 셈이다. 스카이트랙스는 1989년도 설립된 영국 런던 소재 항공 컨설팅 및 평가 기관으로, 매년 전세계 항공사들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여 가장 낮은 ‘1성’부터 세계 최고의 서비스 수준을 의미하는 ‘5성’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이번 인증은 스카이트랙스의 전문 심사위원이 대한항공 항공편에 신분을 숨긴 위장 고객인 ‘미스터리 쇼퍼’ 형식으로 직접 탑승해 약 2주간 탑승수속, 라운지, 환승절차 등 공항내 서비스부터 기내식, 기내용품, 객실 서비스 등 기내 서비스까지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한항공의 ‘5성’ 획득은 기내식·와인 및 주문형오디오비디오(AVOD) 서비스 업그레이드, 지속적인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한 기단 현대화, 고객 서비스 강화 등 항공 서비스 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부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한국식 Vegan Menu(채식 메뉴)’를 개발해 승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믈리에 마크 알머트가 직접 선정한 신규 와인 52종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월부터는 한국 출발편 국제선 프레스티지 클래스 승객들을 대상으로 ‘기내식 사전 주문 서비스’를 도입해 보다 특별한 하늘위 만찬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입한 A321neo 기종 프레스티지 좌석은 소형기임에도 180도 완전 평면으로 펼쳐지는 침대형 좌석이 승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며 “나아가 대한항공은 300여 편의 영화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최신물을 기내 주문형오디오비디오(AVOD)에 지속 업데이트하는 등 항공 여행을 하는 고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러한 서비스 품질 개선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작년 12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국내 항공사 최초 2회 연속 획득했고, 최근엔 국내 서비스품질 평가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평가에서 대형항공사 부문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 폐가·악취·텃세·무질서… 일그러진 농어촌, ‘농도불이’ 상생 위한 장기 계획 필요하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폐가·악취·텃세·무질서… 일그러진 농어촌, ‘농도불이’ 상생 위한 장기 계획 필요하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삐끗한 결정이 돌이키기 힘든 큰 손실을 초래할 때가 있다. 이런 결정을 어떻게든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참고되는 건 ‘과거 경험’이다. 도시계획학 분야도 그렇다. 개발사업, 정비사업, 인프라사업 등의 도시계획사업 등에선 과거의 경험이 오류를 크게 줄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회의에서는 ‘내가 해 봐서 아는데’ 유의 대화가 이 분야에서는 곧잘 통하기도 한다. 꼰대식(?) 수사법을 비꼬는 게 아니다. 나도 ‘짬밥’의 중요성을 높게 산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세미나에 참석해 간접적 체험을 늘리려 노력한다. 하지만 세미나보다 내게 더 큰 도움을 주는 게 있다. 바로 ‘현장답사’다. 주변인들이 보기엔 나의 출장은 ‘여행’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답사든 여행이든 책상머리에선 머리로만 이해되던 것들이 현장에선 가슴을 뛰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런던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때인 20년 전 즈음의 일이다. 가난한 유학생 부부 두 쌍이 쌈짓돈을 모아 스페인 최저가 여행에 도전했다. 스페인의 중심부에 있는 마드리드에서 차를 빌려 동부의 바르셀로나를 거쳐 북부의 빌바오를 찍는, 그러니까 스페인 북동부를 삼각으로 도는 장거리 일정을 잡았다. 도로 밖 풍경은 생경하지만 아름다웠다. 하지만 감탄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올리브밭에서 또 다른 올리브밭이 계속 재생됐다. 우리가 정말로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운전이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느껴질 즈음 드디어 고속도로를 빠져나왔고 예약한 소도시의 숙소에 도착했다. 음식을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곳이란다. 숙소는 아담한 시골 마을 한가운데에 있었다. 마치 마을 크기에 맞춰진 듯한 조그마한 2층 주택이었다. 짐을 풀고 마을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교회 밖 마당에선 막 결혼식을 마친 커플이 하객들과 깔깔대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누구 하나 서두르지 않았다. 결혼식은 일종의 마을 축제처럼 보였고, 사람들은 그런 분위기에 젖어 즐기는 듯했다.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석양의 붉은빛에 잠긴 교회와 나직하게 퍼지는 종탑의 종소리는 마치 나를 영화 속 주인공처럼 느끼게 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주변 시장에 들러 장을 봤다. 평소 비싸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랍스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때까지 랍스터를 먹어 본 적도, 요리를 본 적도 없었다. 랍스터 두 마리를 집었다. 그리고 치즈와 포도주를 골라잡은 후 숙소로 돌아왔다. 물론 어떻게 랍스터를 요리할지 몰랐다. 양동이에다 물을 조금 채운 후 그냥 푹 끓였다. 시골 마을의 달곰한 밤공기에 랍스터와 포도주의 결합. 내 여행 인생에서 잊지 못할 저녁을 보냈다. 스페인의 작은 시골 마을을 경험하기 전까지 유명 관광지를 돌며 사진 속에 추억을 가두는 게 여행인 줄 알았다. 이제는 여행 중 ‘찐’ 보석을 관광지가 아닌, 대도시에서 조금 벗어난 시골에서 찾고 있다.유럽의 시골 마을은 마치 영화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하고 단정한 곳이 많다. 뭔가 낭만적인 일이 생길 듯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래서 눌러살면 어떤 여생이 펼쳐질까를 상상하게 만드는 곳이다. 유럽 시골을 볼 때마다 부러웠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시골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리라.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우리나라 시골의 모습은 검은 비닐하우스가 퍼덕이고, 농약병과 썩은 건축 폐자재가 널브러져 있는 곳이다. 게다가 깍두기 모양의 회색빛 공장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는, 관리되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곳이다. 하나 더 빼놓을 수 없는 건 ‘불쾌한 냄새’다. 밭에 뿌린 퇴비 냄새를 말하는 게 아니다. 여름철 축사에서 나오는 진한 냄새를 체험해 본 적이 있는가? 특히 한여름 밤 돈사에서 뿜어내는 악취는 두통을 넘어 구토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를 경험한 도시인 중엔 귀촌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골에는 공장과 창고, 불법 농막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 시골은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여러 전문가가 입을 모아 말한다. “우리나라의 국토계획은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여러 법과 제도가 시골을 ‘경시’해 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경시를 넘어 ‘무시’와 ‘방치’에 가까운 듯하다. 농촌의 공간계획이 얼마나 엉성한지를 설명하기 전에 우리나라 공간계획에 관한 절차와 방법을 다루고 있는 ‘국토계획법’을 간단히 알아보자. 이 법은 지자체들이 어떻게 자신의 관할 구역에 대한 청사진(도시·군기본계획)을 그려야 하는지, 그리고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공간 계획적 수단(도시·군 관리계획)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이런 공간계획 수단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용도지역’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땅에 용도가 지정돼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곳은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고, 또 다른 곳은 공장만 들어갈 수 있다.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등의 ‘○○지역’이 바로 용도지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땅은 특정 용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왜 용도지역이 중요할까. 서로 용도가 잘 어울리는 땅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땅이 있기도 하다. 어떤 용도의 땅은 서로 같이 있으면 절대로 안 된다. 주택가 옆에 공장이 들어서면 안 되고, 자연공원엔 상업시설이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는 기능은 모아 두고, 상충되는 건 서로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용도지역의 중요성은 ‘밀도관리’에도 있다. 용도지역을 통해 건폐율과 용적률을 조정하고 있다. 토지의 이용 밀도는 도로, 상하수도, 전기, 문화·체육시설 등의 인프라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무작정 높게 올리다간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 용도지역은 크게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의 네 가지로 나뉜다. 네 개의 이름을 찬찬히 살펴보시라. 이 중 도시지역은 우리나라 국토의 17%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83% 정도의 땅은 ‘비도시지역’, 그러니까 농촌지역이다(관리지역 25.76%, 농림지역 46.33%, 자연환경보전지역 11.17%). 문제는 도시지역이 ‘국토계획법’에 의해 꽤 잘 관리되는 데 반해 나머지 비도시지역은 엉성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용도지역의 ‘개수’만 봐도 그렇다. 네 개의 용도지역 속에는 더욱 세분된 용도지역이 있다. 세분화된 용도지역의 수는 모두 21개다. 이 중 도시지역 내 세분화된 용도지역은 16개다. 반면에 비도시지역은 5개뿐이다. 우리 국토의 8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비도시지역을 겨우 5개의 용도지역으로 규제하고 있는 셈이다. 혹자는 국토의 17%를 차지하는 도시지역에 90%가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니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토지에 대한 계획적 규제가 도시지역에만 집중된 탓에 농촌지역은 도시지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러 잡다한 기능을 받아내는 곳으로 인식됐다. 냄새 나는 축사가, 폐수를 뿜어내는 공장이 무작위로 배치되고 있다. 농촌은 도시를 위한 ‘계획적 난개발’의 하급 공간으로 남겨졌다. 우리나라의 농촌이 ‘비호감 지역’이 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농촌이 얼마나 ‘찬밥신세’였는지를 토로하는 세미나에 여러 차례 참석하며 전문가들의 비판을 들어 볼 기회가 있었다. 수십 가지의 다양한 비판이 있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 듯했다. 먼저 농촌이 발전하려면 중장기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없다는 비판이다. 지자체의 미래발전 청사진은 국토계획법에 명시된 ‘도시·군기본계획’을 통해 세울 수 있다. 문제는 모든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국토계획법은 비수도권의 인구 10만 이하인 지자체 중에서 광역시와 경계를 같이하지 않은 지자체는 기본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니 농촌적 성격이 강한 군의 경우는 미래를 그리는 계획조차 없는 곳이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77곳의 군지역 중 43곳엔 기본계획이 없다.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서울시보다 넓은 땅에 ‘무계획’을 계획한 지자체에 어찌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두 번째로는 농촌에 적용되는 다섯 가지의 용도지역으로는 농촌 공간을 잘 계획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용도지역의 짜임새가 부실하다는 건 ‘계획적으로 토지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용도지역이 부실하면 경관지구, 미관지구, 방재지구 등의 ‘용도지구’를 중복적으로 지정해 보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토계획법상의 용도지구도 도시지역에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농촌공간계획 자체가 허술하니 농촌 취락지구가 2만 곳 중 100m 내에 공장용지가 있는 곳이 2800곳이 넘는다. 31만곳의 축사 중에서 25만곳 정도는 500m 내에서 주거지와 함께하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태양광 시설도 농촌의 경관을 망치고 있다. 태양광 시설로 전용된 농지도 2012년 34㏊에서 2019년에는 2555㏊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떠나온 고향과 같은 포근한 시골’, ‘살고 싶은 농촌’을 꿈꿀 수 있겠는가. 이러한 농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촌공간계획법’이 올해 2월 말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의 골자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농촌에도 장기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제도와 절차를 마련했다. 큰 전략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기본방침’이란 이름으로 수립하고 이 방침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마스터플랜 격인 ‘기본계획’과 액션플랜 격인 ‘시행계획’을 수립하게 했다. 또 다른 하나는 농촌에도 어울리는 기능은 함께 몰아 놓고 상충되는 기능은 떨어뜨려 놓는 토지이용계획을 마련했다. 구체적인 수단으로 일곱 가지 종류의 ‘농촌특화지구’가 도입됐다. 여기에는 농촌 주민 등의 거주 환경을 보호하고 생활서비스 시설의 입지를 촉진하는 ‘농촌마을보호지구’를 비롯해 산업을 집적화하려는 ‘농촌산업지구’, ‘축산지구’,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재생에너지지구’를 신설했다. 또한 경관 형성 및 농촌 자원의 보존을 위한 ‘경관농업지구’와 ‘농업유산지구’도 포함된다. 농촌의 난개발을 막고 더이상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제대로 된 공간계획이 절실하다는 점에 적극 공감한다. 평화롭고, 따뜻하고, 정감 있고, 푸근한 곳이 우리네 농촌이었다. 새로 도입된 농촌공간계획법은 ‘농촌다움’을 잃어 가는 시골 지역을 되살리기 위한 의미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농촌에 대한 별도의 공간계획법이 생기면서 국토계획법은 도시에 집중하고 농촌공간계획법은 농촌에만 신경을 쓰는 이원적 체계가 돼 버렸다. 이제 기초지자체는 ‘도시·군기본계획’도 세우고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기본계획’도 세워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도시와 농촌은 서로 연계돼 있다. 도시의 번성은 농촌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크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도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농촌으로 교차 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 인구 감소 위기에 처한 많은 지자체는 ‘도시적 성격’과 ‘농촌적 성격’이 동시에 나타나는 도농복합적 성격을 갖고 있다. 농촌의 생존은 도시적 성격의 시가지에 집중된 대형병원, 백화점, 대학 등의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공간체계의 구축 여부에 달렸다. 그러니 지자체의 중장기적 공간계획은 농촌과 도시를 묶어 ‘통합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오해는 마시라. 농촌공간계획법이 무익하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이 법은 ‘국토계획법’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설계되고 실행돼야 한다. 애당초 국토계획법은 ‘나라의 땅’, 그러니까 도시와 농촌 모두를 포함하는 전 국토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농촌의 어려움은 공간계획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도시만을 중시했던 구시대적 사고에 의해 ‘계획 수단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번영하기 위해선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남성과 여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의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하듯 도시와 농촌 또한 상보적인 관계 속에서 함께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전북 새만금, 170여개국 청소년 축제인 ‘세계잼버리’ 열려

    전북 새만금, 170여개국 청소년 축제인 ‘세계잼버리’ 열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다.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고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공동위원장만 5명에 달하는 범정부 차원의 대규모 행사다. 코로나19 이후 첫 대규모 국제 청소년 행사로 전 세계 청소년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국격을 높일 기회다. 특히 단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새만금 개발의 기폭제가 될 거라는 기대도 높다.●세계 최대 규모 청소년 행사 잼버리 대회는 세계 최대규모 청소년 행사다. 각국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민족, 문화, 정치 이념을 초월해 꿈과 우정, 도전을 나누는 화합의 장이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지구촌 3대 축제로도 불린다. 지난 1920년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34개국 8000여명이 참여한 제1회 국제야영대회가 효시로 10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1991년 강원 고성 잼버리 대회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32년 만에 열린다. 전북연구원은 새만금 잼버리 개최로 1198억원의 생산과 1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창출되고 대한민국과 전북도에 대한 이미지 향상에 따른 브랜드 제고 효과만 15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11일 밝혔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첨단 정보기술(IT)과 한류문화, 전북도의 관광자원과 자연환경 등의 결합을 선보여 새만금 및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새만금 부지매립, 국제공항·철도·고속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으로 지역 균형발전 촉진도 기대한다. ●기반시설 조성 마무리… 손님 맞을 준비만 남아 상·하수도, 임시하수처리장 등 기반시설은 마무리 단계다. 화장실 330동, 샤워장 300동 등 야영 편의와 전력·통신 시설은 다음달 완공된다. 다양한 종교를 가진 참가자를 위해 기도실도 마련한다. 핀란드 대원들이 현지에서 공수해 온 핀란드식 사우나도 설치할 예정이다. 영내에는 친환경 순환버스를 운행할 수 있는 포장도로는 물론 숙영지 이동 시 인파를 분산할 수 있는 부교 170여개의 와이파이 중계기,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 등이 설치된다. 한국전력공사와 협의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잼버리가 개최되는 8월은 장마와 폭염 등이 예상돼 조직위는 총 7.4㎞ 길이의 덩굴터널과 안개분사시설, 폭염대피소 7곳을 설치한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해 배수장치를 설치하고,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구호소를 341곳 마련했다.●입국부터 특별하게 조직위는 여성가족부, 전북도,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관계기관과 함께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 참가자 입출국 편의 제공과 안전한 수송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집중한다. 해외 참가자들의 입출국 편의 제공을 위해 신속한 비자발급 및 심사수수료 면제, 17세 미만 참가자 등에 대한 지문 정보 등록면제를 추진하고 전용 출입국심사대를 운영한다. 인천공항에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교통정보 등을 제공해 휴가철과 맞물려 빚을 교통혼잡을 최소화하고 참가자들의 안전한 수송을 도모한다. ●IT 강국 한국, 전북의 맛·멋 알린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영내 활동과 영외 활동으로 나눠 진행된다. 영내 활동은 세계연맹 협의와 회원국 요청을 반영해 47개 과정활동 143개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숲밧줄놀이, 개척물 만들기, 전통놀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체험 등이다. 참가인원이 늘어나면 민속씨름, 강강술래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추가한다.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공유할 수 있는 전시 체험공간도 운영한다. 월드 스카우트센터(스카우트 및 회원국 소개), 종교관, 푸드하우스(세계전통음식), 홍보관(한국·전북 등), 문화체험관(반기문 SDG 마을 등),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영외 활동으로는 전북도 시군의 자연·전통·문화 대표시설을 활용한 46개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익산(왕궁리유적), 고창(고창읍성), 무주(태권도원), 전북 지역 사찰(내소사, 금산사, 선운사 등) 템플스테이 당일체험 등 지역의 특징을 담은 대표적 관광시설이 대부분 포함됐다. 조직위는 참가자들이 모두 모이는 2일 개영식에 IT를 활용한 오케스트라단의 무대 연주, 대형 모니터로 다른 나라와 실시간 협연하는 온오프라인 공연과 드론 쇼를 준비 중이다. 개영식과 11일 폐영식은 잼버리 표준절차에 맞춰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각국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6일 문화교류의 날에는 각 회원국의 종교의식, 문화공연과 함께 케이팝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대테러 훈련·잼버리경찰서 운영…‘안전 최우선’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스카우트 대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6만여명이 참여한다. 그만큼 안전대책이 필수다. 경증 환자는 응급의료소 등 잼버리 의료시설 20곳에서 치료하고 중증·응급환자는 협력병원인 원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후송한다. 또 감염병 관리를 위해 여가부, 질병관리청, 전북도, 부안군, 전문가 등 8명으로 구성된 ‘감염병 예방·대응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집합행사 인파관리를 위해 행사 규모별 참가자 분산대책도 수립했다. 밀집도와 혼잡을 최소화하고 안전지도요원을 출입구 등 주요 지점에 배치해 안전이동 및 관람을 유도한다. 행사 전후 시차를 두고 단계적 입·퇴장 안내, 서브캠프별 관람구역 지정 배치, 관람구역 간 안전통로 등을 확보하고 행사 중에는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밀집 시 분산토록 현장 대응할 계획이다. 범죄예방을 위해 행사 기간 잼버리경찰서를 운영하고 국정원 전북지부가 주관한 지역테러대책협의회를 통해 ‘기관별 안전관리대책’도 마련했다. ●일반인 체험부터 유명인 방문까지 조직위는 일일방문객 프로그램 입장권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잼버리장 일부 구역인 ‘새만금델타’를 미참가자에게 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입장권은 스카우트 전시관, 반기문 SDG 마을, 종교관 등의 스카우트 전시 및 체험관과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음식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푸드하우스, 노래, 댄스, 국악 등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을 체험할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스카우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함께 잼버리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일일방문객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구성한 만큼 많은 분이 잼버리장을 찾고, 아울러 전북의 유명 관광지도 함께 돌아볼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주 특별한 손님들도 만날 수 있다. 인기 프로그램 ‘인간 대 자연’으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 베어 그릴스가 개영식에 참석한다. 고성 잼버리 당시 방한했던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도 대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다.
  • 참호에서 고슴도치 구한 뒤 씩 웃던 아르망 솔딘 [메멘토 모리]

    참호에서 고슴도치 구한 뒤 씩 웃던 아르망 솔딘 [메멘토 모리]

    ‘20초의 애도’. KBS 안다영 기자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전쟁 소식을 전하다 로켓포 공격으로 숨진 AFP 통신의 영상 기자 아르망 솔딘(32)의 죽음을 많은 이들이 짧게 애도하는 데 그친다고 안타까워했다. 솔딘은 지난 9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부근 챠시브 야르란 마을 근처에 있다가 로켓포가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고인을 포함한 5명의 취재진은 당시 우크라이나 군과 함께 다니며 지난 몇 달동안 포성이 그치지 않은 격전지의 참상을 전하고 있었다. 다른 취재진은 다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전장의 참혹함과 절망적인 상황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 밭에 뭔가를 심는 사람, 최전방 근처 집에 사는 어르신에게 빵을 배달하는 사람 등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달 초 참호에서 기신거리는 고슴도치를 구조해 돌보며 씩 웃는 모습도 남겼다. 고슴도치를 정성껏 보살펴 건강을 회복시켜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어 2015년 로마 지국의 인턴으로 AFP 통신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런던 본사에 채용됐다. 러시아 침공 다음날 현장에 도착할 정도로 발빠르게 달려간 그는 지난해 9월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계속 살고 있었다. 크리스틴 부하기아 AFP 유럽 국장은 고인을 “진짜 현장 기자였다. 가장 어려운 장소에서도 일할 준비가 늘 돼 있었다. 그는 완벽하게 모든 재능을 바쳤다”고 돌아봤다. 키이우에서 그는 징집된 아버지와 해외로 피난 간 어린 아들이 온라인 전략 게임을 함께 즐기며 부자의 정을 나누는 따듯한 순간을 포착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가장 먼저 달려간 고인이 보여준 용기와 그가 이룬 업적에 경의를 표하며 수사당국의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고인은 러시아 군이 침공한 다음날 전장으로 달려갔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매년 5월 3일을 세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한 유네스코의 오드레 아줄레 사무총장도 로켓포 공격을 규탄하며 정확한 경위 규명을 요청했다. RSF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쟁 현장을 취재하다 숨진 사람은 기자, 운전기사, 도우미 등 최소 11명이다. 프랑스 언론사들로 꾸려져 기자증 발급을 관리하는 위원회인 CCIJP는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프랑스 기자가 고인을 포함해 세 명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크라이나 국방부,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이 애도의 뜻을 밝혔다. 프랑스에서 대테러 수사를 담당하는 검찰은 다음날 솔딘의 사망을 계기로 전쟁 범죄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반인륜 범죄, 집단학살, 전쟁범죄를 담당하는 OCLCH이 맡았으며,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현장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AFP와 일간 르피가로 등이 전했다.
  • 서울시민 64% “코로나19로 저녁 회식 감소”… 대신 친목·취미 활동 즐겨

    서울시민 64% “코로나19로 저녁 회식 감소”… 대신 친목·취미 활동 즐겨

    야간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회식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회식 대신 다른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주로 친목 활동이나 취미 활동, 휴식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이러한 내용이 담긴 ‘야간 활동 활성화 여론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서울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야간 활동은 오후 6시~오전 6시 사이 야간 개장 시설 방문, 경관 관람, 체험 활동, 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포함하는 활동을 말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거치며 회식이 ‘감소했다’는 답변이 64.4%를 기록했다. 감소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합 금지’가 52.9%를 차지했다. 회식이 줄면서 다른 야간활동이 증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증가하지 않았다’가 37.6%로 ‘증가했다’(29.6%)는 답변보다 8%p 높게 나타났다. ‘큰 변화가 없다’는 답변은 32.8%였다. ‘회식 대비 야간 활동이 증가했다’고 답변한 시민은 ‘친목 활동이나 취미 활동’(44.0%), ‘쉼, 휴식 등 개인 활동’(41.8%), ‘자기계발활동’(9.4%), ‘보조 수입을 위한 부업 활동’(4.5%) 순으로 즐겼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유흥 활동과 회식 문화 변화에 대해서는 ‘감소하길 희망한다’(39.7%)가 ‘증가하길 희망한다’(24.1%)보다 많았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78.8%는 최근 1년간 야간 활동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주로 하는 야간활동은 음주 등 유흥 활동이 41.8%로 가장 많았다. ‘야간 축제 참여 및 공공문화시설 방문’이 35.3%로 뒤를 이었다. 주로 야간 활동을 하는 지역은 강남구(16.5%), 송파구(6.3%), 마포구(6.2%), 종로구(5.7%) 순으로 나타났다. 야간 활동을 하는 요일은 금요일 밤~토요일 아침이 51.1%로 가장 많았다. 선호하는 야간활동으로는 24.8%가 ‘문화예술’을 꼽았다. ‘사회·교류’(21.9%), ‘관광’(18.1%)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68.9%는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다양한 시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37.2%), ‘침체된 경제 활성화’(29.9%), ‘건전한 야간 문화 조성’(27.7%)을 꼽았다. 야간 활동 활성화 정책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기능에 대해서는 ‘안심·안전’(39.1%), ‘교통’(23.8%), ‘경제 회복’(14.5%), ‘문화·여가’(14.3%) 순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야간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서울시 최초로 시민의 야간활동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 결과로써 그 의미가 크다”며 “런던, 뉴욕 등 세계 여러 도시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야간 문화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야간 문화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김하성 본가’ 고척돔, 내년 MLB 개막전 유력

    ‘김하성 본가’ 고척돔, 내년 MLB 개막전 유력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24시즌 개막전이 내년 3월 미국이 아닌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등의 미국 언론은 8일(한국시간) 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가 내년에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들은 “3월 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연전을 치르고, 시리즈가 끝나면 두 팀은 미국으로 돌아와 휴식한 뒤 정규시즌 일정을 이어 갈 것”이라고 세부 일정까지 공개했다. MLB 한국 개막전이 성사되면 2020년까지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김하성이 고척돔에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되는 것이다. 또 샌디에이고는 매니 마차도, 산더르 보하르츠, 후안 소토, 다르빗슈 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뛰는 ‘스타 군단’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한국으로 가 경기하게 돼 영광이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 야구팬의 열정을 전 세계에 보여 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와 맞붙을 다저스 또한 한국 MLB 팬들에게 친숙한 구단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1994년 한국 선수 최초로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거로 데뷔해 활약했고, 2013년에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저스에 입단해 2019년까지 뛰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 세계화를 위해 영국 런던과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 세계 곳곳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다. MLB 개막전 한국 개최는 허구연 KBO 총재가 지난해 KBO 리그 미국 개막전 개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부터 긴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또 샌디에이고와 다저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KBO 리그 팀과 연습 경기를 할 수 있게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O 리그 구단과 샌디에이고·다저스 양측 모두 연습 경기 개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영국 무대 16년… 내 꿈은 국경 없는 배우

    영국 무대 16년… 내 꿈은 국경 없는 배우

    “국경 없이 일하는 배우가 꿈이거든요.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어디든 있고 싶습니다.” 영국 런던에 1년만 있다 오자며 떠난 지 16년이나 됐다. 한국에서 시작해 영국, 스웨덴을 거쳐 다시 한국 무대에 섰으니 어느 정도 목표는 달성한 게 아닌가 싶지만 전 세계에서 연기하고 싶은 여승희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막을 내린 ‘몬순’에서 여승희는 무기회사에 다니는 차미 역을 맡아 열연했다. 국립극단의 작품개발사업을 통해 무대에 오른 ‘몬순’은 전쟁을 겪는 한 나라의 이야기를 통해 국경 너머의 전쟁이 평범한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말로 쓰인 것이 그리웠다” 최근 만난 여승희는 “한국말로 쓰인 어떤 것들이 무척 그리웠다”면서 “창작 초연작이라 어렵고 힘들지만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장점도 있고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공연은 2006년 ‘미스 사이공’ 이후 처음이지만 여승희는 외국 무대에서 다져 온 탄탄한 내공으로 9명의 배우 사이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제 막 연기 생활을 시작한 연극배우가 험난한 유학 생활을 떠난 것은 배우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여승희는 “한국 작품은 밤샘 작업도 하는데 ‘미스 사이공’ 영국 제작진은 2006년에도 칼퇴근을 시켰다”면서 “어떻게 정해진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3주 생활비만 들고 간 영국 생활에선 돈을 떼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며 런던의 연극학교 마운트뷰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역만리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여승희는 연극 ‘One Day, Maybe’, ‘Titus Andronicus’, 뮤지컬 ‘Here Lies Love’, ‘King and I’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영국에서의 여러 경험을 통해 여승희는 “언어적인 제약을 뛰어넘을 수만 있다면 한국 창작물들이 영국에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아시아인이 활약할 수 있는 작품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승희는 “환경 조성이 안 됐다. 더 많은 작가와 작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어의 제약 넘어 계속 도전” 국립극단 시즌단원인 여승희는 오는 8월 개막하는 국립극단 ‘이 불안한 집’에도 출연한다. 직업으로 하면 지칠 법한데도 “연기가 제일 재밌다”는 그는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며 다음 작품에서도 맹활약을 예고했다.
  • 여성의 욕망, 작품이 되다

    여성의 욕망, 작품이 되다

    “난 슬퍼질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해.” 지금은 당연하게 되는 것들이 과거에는 당연하게 안 되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 많은 여성작가가 활동하는 오늘날 보면 여자는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작가가 될 수 없었던 시절은 황당하게 다가온다. 세상을 바꿀 충분한 능력을 갖췄음에도 어린 나이에 결혼해 출산하는 게 의무로 여겨지던 시대는 안나 같은 여성에게 얼마나 답답했을까. 뮤지컬 ‘레드북’은 여자는 책을 쓰면 안 되고, 솔직하면 안 됐던 19세기 영국 런던에서 숙녀보다는 나로 살고 싶은 안나의 성장기를 그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으로 선정됐던 작품으로 2018년 초연, 2021년 재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다. ‘레드북’의 배경인 빅토리아 시대는 1837년 6월 20일부터 1901년 1월 22일까지 빅토리아 여왕의 치세를 일컫는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 가장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 시기였지만 여성에게는 보수적인 시대였다. 이런 세상에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작가로서의 꿈을 펼쳐가는 안나는 기성 사회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자신을 둘러싼 온갖 흉흉한 소문에도 안나는 굴하지 않고 로렐라이 언덕 회원들과 함께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간다. 상처를 받아도 씩씩하게 헤쳐 나가는 안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신사 중의 신사 브라운 역시 안나를 보며 조금씩 가치관을 바꾼다.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냈다가 감옥에 갇힌 안나는 재판을 앞두고 미친 척하라는 제안을 거부하고 당당하게 자기 생각을 밝히고 결국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둔다. 작품 속 여성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매력이 가득한 노래와 함께 유쾌하게 펼쳐져 보는 재미, 듣는 재미를 준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와 ‘제인 에어’를 쓴 샬럿 브론테 자매를 비롯해 마거릿 올리펀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등의 여성 작가들이 있었다. 안나처럼 ‘여자는 안 된다’는 편견에 맞선 이들이다. ‘레드북’은 이들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라는 용기를 관객들에게 준다. ‘레드북’은 2018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극본상 등 4관왕, 2019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4관왕, 2022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작품이다. 창작 뮤지컬로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랑스럽고 유쾌한 안나 역에는 옥주현, 박진주, 민경아가 맡았다. 옥주현은 “‘레드북’은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야 그 누구에게도 당당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안나를 연기하며 나 자신도 치유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는 28일까지 볼 수 있다.
  • [포토] 영국 대관식 공연

    [포토] 영국 대관식 공연

    대관식 공연은 7일(현지시간) 윈저성 잔디밭에서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개최됐다. 공연은 찰스 3세가 “충심, 존경,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엄숙하게 서약하는 음성이 울리며 시작됐다 찰스 3세 국왕 부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 왕실 인사들을 비롯, 리시 수낵 총리 등 주요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공연 중 찰스 3세가 진행자의 발언에 웃거나, 부인 커밀라 왕비와 함께 일어서서 국기인 유니언잭을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자의 자녀인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도 공연을 관람했지만 5살 막내 루이 왕자는 늦은 시간 탓에 불참했다. 이날 대관식 공연 배경인 윈저성은 조명을 받아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됐다. 하늘에는 드론으로 동물 모양이 그려졌고, 무대 위 스크린에는 찰스 3세 일대기 영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라이오넬 리치, 케이트 페리,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스타들이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줬다. 팝스타 니콜 셰르징거가 디즈니의 뮬란 노래를 불렀으며 테이크 댓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영화 탑건의 주인공 톰 크루즈는 영상으로 출연, 찰스 3세에게 “조종사 대 조종사로서, 언제든 제 윙맨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윙맨(wing man)은 편대비행을 이끄는 캡틴을 호위하는 비행기 또는 그 조종사다. 인형극 프로그램 머펫 쇼의 미스 피기와 개구리 커밋이 진행자인 영화배우 휴 보네빌과 농담을 나누는 순서도 있었다. 위니 더 푸가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해 찰스 3세의 붉은 다람쥐 사랑에 관해 얘기했다. 작년 플래티넘 주빌리 때는 패딩턴 베어가 여왕과 차를 마시는 코믹 영상이 상영됐다. 휴 잭맨, 피어스 브로스넌 등의 스타는 찰스 3세의 음악과 미술 등에 관한 관심을 보여주는 영상에 출연했다. 로열 발레단·로열 오페라단 등 왕실과 연계된 예술기관들이 처음으로 합동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에선 다양성과 환경보호가 강조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각각 오티스의 비밀상담소의 흑인 배우 은쿠티 가트와 이웃집 토토로 연극의 주인공인 홍콩계 배우 메이 맥이 맡았다. 피아노에는 중국계 랑랑과 자폐와 시각장애를 동시에 가진 13살 소녀 루시가 앉았고 나이지리아의 아프로비트 스타 티와 새비지도 무대에 올랐다. 수화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팀도 있었다. 인도 여배우가 마이크를 잡고 영연방 합창단을 소개하고, 화면을 통해 이들의 모습이 나왔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폴 매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매카트니가 찰스 3세의 자연보호에 관한 관심을 얘기했다. 공연 중에는 영국 전역의 랜드마크를 레이저와 드론 등을 이용해서 장식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웨일스 카디프에는 140m 드론 용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는 엘튼 존, 아델, 해리 스타일스, 스파이스 걸스, 에드 시런 등 세계적 스타들이 출연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지는 “여러 B급 출연진으로 꿰어 만든 공연이었다”라며 “진정한 스타 파워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지는 이런 왕실 행사에 의무적으로 출연하는 명망있는 인사들의 부재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콘서트는 1천년 역사를 담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 후에 현대적이고 즐거운 행사로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윈저성 공연 표는 추첨으로 전국에 고루 배포됐다.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은 런던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 설치된 야외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서 멀리서나마 감상했다. 전날과 달리 비가 내리지 않고 날씨가 좋아 많은 이들이 이날 낮 ’빅 런치‘부터 공연까지 대관식 주말의 마지막 행사를 함께 즐겼다. 8일은 대관식 기념 휴일이다. 동네 길목이나 커뮤니티 센터 등에서 이웃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빅 런치‘는 전국 약 5만곳에서 진행됐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도 윈저성 근처 ’빅 런치‘에 깜짝 등장,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 ‘1700억’ 찰스 3세 대관식 무리했나…군인들 실신 속출

    ‘1700억’ 찰스 3세 대관식 무리했나…군인들 실신 속출

    찰스 3세 국왕이 대관식을 치르며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했다. 왕세자 책봉 65년 만이다. 70년 만에 열린 영국 국왕 대관식은 최소 1억 파운드(약 1700억원)이상의 세금으로 치러졌다. 현재 가치로 5600만파운드(약 944억원)로 추산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비용의 두 배에 달한다. 이날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장면이 포착됐다. 의전 병력으로 행사에 투입된 군인이 갑자기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겨 충격을 줬다. 4000명 이상의 의전 병력이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가는 찰스 왕과 카밀라 왕비를 호위한 가운데, 귀환 행렬에 참여하려고 대기하던 군인들이 풀썩 쓰러지는 모습이 다수 나와 시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군인들이 쓰러진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날 오전 3시까지 리허설을 하며 오랫동안 불편한 복장을 한 채 부동 자세로 서 있었던 데다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졸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운구 행렬에 대기하던 영국 공군(RAF) 군악대 대원이 실신해 쓰러져 주변의 도움을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나의 왕이 아니다” 반대 구호도 왕실을 반대하는 이들의 “나의 왕이 아니다”란 구호도 울려 퍼졌다. 이번 대관식은 혈세 낭비 논란은 물론 왕실 존립을 반대하는 이들의 비난을 샀다. 찰스 3세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대관식에서 말했지만, 왕의 존재 자체가 오래된 권력과 특권의 상징일 뿐이라고 군주제 반대주의자들은 강조했다. 찰스 3세의 개인 재산은 최소 18억 파운드(약 3조원)가 넘으며, 이번에 상속받은 재산도 5억 달러(약 70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지만 법에 따라 상속세를 면제받았다. 영국 의회로부터 연 8600만파운드의 왕실 보조금을 지원받지만 세습 부동산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군주제 폐지 시민단체 ‘리퍼블릭’은 “국민 대표가 국가 원수가 돼야 한다”며 2000명 이상 모여 시위를 벌이다 트래펄가 광장 주변에서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가 체포됐다. ‘나의 왕이 아니다’ ‘왕정 폐지’라고 새겨진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대관식 반대 시위를 벌인 리퍼블릭 측은 경찰이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대관식이 진행된 토요일 런던에는 1만 1500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됐고, 얼굴 인식 기술도 사용됐다. CNN은 이날 대관식 동안 영국 경찰이 시위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52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 SF영화 속 포스트 아포칼립스… ‘혁신 수도’ SF의 공포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SF영화 속 포스트 아포칼립스… ‘혁신 수도’ SF의 공포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노숙자들이 눈앞에서 약탈좀도둑과 마약의 도시로 ‘흑화’유통·식품업체들 잇달아 폐점첨단기업도 창업·이전 꺼려프로스포츠마저 연고지 이전원격근무 직업 많아진 시대도시 공동화 둠 루프에 빠져리더십 부재·정치 실종도 겹쳐‘안전’이 ‘평등’보다 중요해져 “눈앞에서 4초 만에 털어 갔어요. 제가 보고 있었는데도 털어 갔습니다. 카메라와 여권도 훔쳐 갔어요. 경찰에 전화해도 오지도 않아요.” 지난 4월 30일 늦은 저녁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출장을 왔다는 한 언론사 기자 A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렌터카가 털렸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통을 터뜨리며 물어 왔다. 성공리에 미국 출장을 마치고 다음날 출국하려던 차에 장비와 가방을 털린 것이다. 사실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익숙한 장면이다. 관광객이나 출장 온 사람들은 ‘자유와 낭만’, ‘혁신의 수도’ 이미지가 강한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위험한 도시가 됐는지 알지 못한다.화창한 날씨와 금문교(골든게이트 브리지), 소살리토 등의 세계적 관광지에 취해 있다가 좀도둑들에게 당하면 그제야 위험천만한 현실을 깨닫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렇게 관광객들이 좀도둑에게 당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노숙자에게 공격받거나 위협받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 스퀘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밥 리가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도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은 면식범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하지 못했다. 문제는 경찰을 불러도 소용없다는 점이다. 급기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트위터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시내의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영화나 소설, 게임 등에 등장하는 인류 문명이 붕괴한 이후 지구의 모습)를 느낀다”고 말했다.실제 대낮에 샌프란시스코 현장을 둘러보면 머스크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느낀다고 말한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트위터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시청 근처에 있다. 트위터 본사 인근 지역은 이미 노숙자가 점령하다시피 해서 대낮에도 인적을 찾을 수 없다.급기야 5월 들어서 버티지 못한 유명 유통 상점들도 ‘철수’를 선언했다. 유명 백화점 노드스트롬(Nordstrom)은 소매 절도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유니언스퀘어 앞 매장 두 곳을 철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각각 오는 7월 1일과 8월 말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 회사 최고매장책임자 제이미 노드스트롬은 “35년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고객 서비스를 하고 지역 사회에 투자했지만 지난 몇 년간의 극적인 상황 변화는 이를 더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8번가와 마켓스트리트가 만나는 중심가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인 홀푸드도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폐점을 선언했다. 홀푸드가 샌프란시스코 매장 철수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직원들의 안전 때문이었다. 노숙자들이 매장에 들어와 물건을 훔쳐 가거나 직원을 위협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홀푸드도 공식적으로 이 매장을 폐쇄하는 이유로 “매장 주변의 마약 사용과 범죄로 인한 거리 상황 악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장 오픈 1년도 안 돼 직원들이 경찰에 부랑자, 마약, 폭력 사건에 대한 긴급 전화를 560건 이상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가을엔 유니언스퀘어에 있던 삭스 피프스 애비뉴도 매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렇게 기업들이 떠나면 세금이 줄어들고 시 재정이 타격을 받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올해 약 8억 달러(약 1조 616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시 재정이 타격을 받으면 안전과 치안, 교육에 투입되는 예산이 줄어들고 이는 또 다른 ‘이탈’을 초래하게 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거나 사업 확장을 위해 지사 설립을 고려한다고 해도 직원의 안전 문제로 인해 창업이나 이전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샌프란시스코의 폭력 범죄율은 전국 평균보다 40% 높은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주택 가격도 전년 대비 19.2%나 폭락했으며, 공실률은 30%에 달한다. 이 같은 사실 때문에 샌프란시스코가 ‘둠 루프’(파멸의 고리)에 빠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9·11 테러 이후 몇 년간 뉴욕에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듯 샌프란시스코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안전과 치안’ 문제로 공동화 현상이 초래되고 이것이 또다시 치안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다. 실제 프로퍼티클럽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범죄율은 전국 평균보다 111%, 캘리포니아주 평균보다 91% 높다.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이웃 도시인 오클랜드도 범죄와 치안 문제로 지역의 유명 프로 스포츠 구단이 속속 떠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한때 미국의 3대 프로 스포츠인 야구(MLB), 미식축구(NFL), 농구(NBA) 구단을 보유했을 정도로 번성했던 오클랜드는 ‘범죄와 마약의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모두를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 중 미식축구와 야구는 ‘범죄와 도박의 도시’에서 ‘가족 리조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이전하게 됐다. 혁신과 자유, 낭만의 상징이었던 샌프란시스코가 도시 공동화의 둠 루프에 급격히 빠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불안한 치안과 안전 문제 외에 ‘원격 근무’로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이 많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힌다.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등 혁신 기업의 메카이자 테크 기업의 수도인 샌프란시스코는 기술의 영향으로 본사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컴퓨터, 공학, 과학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의 7% 이상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났다. 이뿐 아니라 같은 기간 요식업에서 55%, 서비스업에서 34%, 영업직에서 33%의 종사자가 떠났거나 직업을 잃었다. 물론 이는 근본적 원인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문제로 ‘정치의 실종’, ‘리더십의 부재’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샌프란시스코는 자유주의 문화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좌파보다 더 왼쪽인 ‘근본 좌파’ 정치인이 많다. 시의회는 물론 각 지역 교육위원회 등을 모두 근본 좌파가 장악했다.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이제 ‘평등’보다 ‘치안과 안전’을 원한다. 하지만 보편적 기본소득 보장과 ‘보모 국가’(Nanny state)를 추구하는 샌프란시스코 내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은 지역 내 노숙자 및 범죄 문제를 “백인 우월주의로 본 인종 차별적 시각”으로 간주한다. 경찰력 확대가 샌프란시스코를 자유와 낭만의 도시가 아닌 ‘경찰 도시’, ‘감시 도시’로 만들 것을 우려한다. 중도 좌파 성향의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현재 경찰력은 1630명을 넘는 수준으로 3년 전보다 250명이 적고, 필요한 수보다 540명이 적다”며 “사무실 복귀와 관광객이 증가하면 경찰 인력이 더 부족해진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경찰 규모와 관련 예산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시의회 등에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드 시장은 전임 에드 리 시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브리드 시장은 팬데믹 이전보다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가 2배로 증가한 상황에 좀도둑과 마약이 기승을 부리고 인구 유출에 따른 공실률이 급격히 늘면서 시장직조차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범죄와 치안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결국 리더십 부재와 정치의 실종, 경제 상황의 급격한 변화와 기술의 발전, 이 모든 것이 맞물린 모습이 바로 ‘혁신의 루프’가 아닌 ‘도시 공동화의 둠 루프’에 빠진 샌프란시스코의 오늘이다. 더밀크 대표
  • 여성·흑인·다종교 등장한 ‘찰스 3세 대관식’… 군주제 논란 숙제도

    여성·흑인·다종교 등장한 ‘찰스 3세 대관식’… 군주제 논란 숙제도

    역대 처음 제단 무릎 꿇고 기도문“내가 모든 믿음에 축복이 되기를”‘흑인 여성’이 국왕 비둘기 홀 들어반대 시위자들 “나의 왕 아니다” 영연방 12개국 원주민 지도자들“사과·배상 촉구” 서한에도 ‘무시’ 71년 전인 네 살 때 본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1926~2022)의 대관식을 또렷하게 기억하는 영국 찰스 3세가 “신이시여 국왕을 지켜 주소서”란 외침 속에 5파운드(2.23㎏)짜리 왕관을 머리에 썼다. 1952년 2월 어머니의 대관식 날 때처럼 비가 내리는 6일(현지시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 대관식에서는 왕실을 반대하는 이들의 “나의 왕이 아니다”란 구호도 울려 퍼졌다.찰스 3세는 ‘정복왕’ 윌리엄 1세가 1066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연 후 10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전통의 틀을 따르면서 새 시대가 원하는 군주상을 담으려 했다. 특히 역대 국왕 가운데 처음으로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내가 모든 믿음과 신앙에 축복이 될 수 있기를”이란 특별 기도문을 낭독했다. 찰스 3세는 또 귀족보다는 사회 엘리트 중심으로 2300여명의 대관식 초청 명단을 결정했는데 이는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의 8000여명보다 대폭 줄어든 인원이다. 대관식에 가장 먼저 입장하는 성직자 행렬에는 국교회 외에도 이슬람, 힌두, 시크, 유대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최초로 동참했다.여성 사제가 대관식 역사상 처음 참석하고, ‘흑인 여성’ 플로라 벤저민 남작이 국왕의 비둘기 홀을 드는 등 여성, 흑인, 다종교 등이 대관식 주요 장면마다 ‘상징’이 됐다. 영어 외에 웨일스어 등 다른 언어로도 찬송가를 합창했다. 줄리언 페인 전 영국 왕실 공보관은 일간 더 타임스를 통해 이는 화합과 조화를 낳으려는 찰스 3세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금으로 치러지는 대관식 비용만 최소 1억 파운드(약 1685억원)로 추정돼 혈세 낭비 논란은 물론 왕실 존립을 반대하는 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5600만 파운드(944억원)인 어머니 대관식 비용의 곱절이다. 찰스 3세의 개인 재산은 최소 18억 파운드(3조원)가 넘으며, 이번에 상속받은 재산도 5억 달러(70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지만 법에 따라 상속세를 면제받았다. 영국 의회로부터 연 8600만 파운드의 왕실 보조금을 지원받지만 세습 부동산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군주제 폐지 시민단체 ‘리퍼블릭’은 “국민 대표가 국가원수가 돼야 한다”며 2000명 이상 모여 시위를 벌이다 트래펄가 광장 주변에서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가 체포됐다. ‘나의 왕이 아니다’, ‘왕정 폐지’라고 새겨진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대관식 반대 시위를 벌인 리퍼블릭 측은 경찰이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대관식이 진행된 토요일 런던에는 1만 1500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됐고, 얼굴 인식 기술도 사용됐다. CNN은 이날 대관식 동안 영국 경찰이 시위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52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대관식 전날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자메이카, 앤티가 바부다, 바하마, 벨리즈 등 영연방 12개 국가의 원주민 지도자들은 찰스 3세에게 서한을 보내 식민 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왕실 재산을 이용한 배상을 촉구했다. 하지만 새로운 왕이 택한 것은 ‘무시’였다. 찰스 3세는 대관식에서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의 국민들 그리고 당신의 다른 영역과 영토를 통치할 것”이라고 서약에서 언급했다. 반면에 엘리자베스 2세는 현재의 영국은 물론 식민지배 사과를 요구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연방, 파키스탄, 실론 등도 통치할 것이라고 서약했다.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가 된 찰스 3세는 평생 어머니의 이인자로 살다 처음 주인공이 됐지만, 아들 윌리엄 왕세자보다 못한 인기와 기세등등한 군주제 폐지 여론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아내와 자식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대관식에 참석한 둘째 아들 해리 왕자와의 갈등처럼 왕실 내부 분열도 또 다른 숙제다. 찰스 3세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대관식에서 말했지만, 왕의 존재 자체가 오래된 권력과 특권의 상징일 뿐이라고 군주제 반대주의자들은 강조했다.
  • 마침내 왕관 쓰고 즉위한 찰스 3세 [포토多이슈 월드]

    마침내 왕관 쓰고 즉위한 찰스 3세 [포토多이슈 월드]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찰스 3세(74)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거행됐다. 찰스 3세는 6일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서 영국 국교회 최괴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에게 왕관을 수여받았다. 1948년 태어난 찰스 3세는 9세에 왕세자가 됐고, 지난해 9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하면서 65년 만에 왕관을 썼다. 그는 국왕으로서 정의와 자비를 실현할 것을 밝히며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 받지 않고 섬길 것”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