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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극동군 서쪽 벨라루스로… 발트함대 훈련”

    러 “극동군 서쪽 벨라루스로… 발트함대 훈련”

    러시아가 극동 지방 병력까지 국토 반대편으로 집중시키면서 우크라이나 접경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대사관 일부 철수, 금융시장 불안 등 전쟁 위기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극동 지방에 주둔한 병력이 러시아 서쪽 국경 너머 벨라루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극동에서 벨라루스로 파견되는 병력에는 7~10개 기계화대대(4200~9000명 규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S400 운용 2개 포대가 약 7000㎞ 떨어진 벨라루스행 열차에 실렸고 첨단 전투기 SU35 12대도 파견됐다. 러 국방부는 다음달 10~20일 실시하는 대테러 및 침략 억지 등을 위한 벨라루스와의 연합훈련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러시아군이 훈련 지역과 거리가 먼 벨라루스 남동부 등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상적인 장소에서 포착됐다고 더힐은 전했다. 해상 훈련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서부군관구 공보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유럽 전력 증강 발표가 나온 뒤 “20척의 발트함대 소속 군함과 지원함 등이 훈련을 위해 주둔 기지에서 출항해 발트해로 향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력이 서쪽으로 집중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렉시 다닐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가안보국방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가 키예프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출국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지나친 경계의 표출”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영국, 호주, 독일 대사관이 일부 인원의 철수를 진행 중이고 일본도 현지 대사관 관계자 대피를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 주가지수는 이날 5.93% 급락했다. 올해 누적 하락률은 15%에 달한다.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75%까지 상승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2.5% 급락하며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한편으로 외교적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등 4개국 정상의 외교정책 보좌관들은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한다.
  • 파랗게 질린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중 98개 ‘뚝’

    파랗게 질린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중 98개 ‘뚝’

    코스피가 25일 2700선까지 위협받으면서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1.61포인트(2.56%) 내린 2720.39에 장을 마감했다. 일간 낙폭은 지난해 2월 26일(2.80%) 이후 최대다. 전날 13개월 만에 2800선을 내준 코스피는 이날 5.59포인트(0.20%) 내린 2786.41로 출발해 장중 한때 2703.99까지 추락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종목 중 SK텔레콤과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1.5% 하락했고 2위 SK하이닉스는 0.8%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640억원, 171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587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25.96포인트(2.84%) 내린 889.44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11일(890.97) 이후 10개월 만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700 초반에서 바닥은 다진 것 같으나 당분간은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설 연휴가 지난 후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최근 급락한 주식시장에 대해 “금융위가 만든 시스템에 따라 판단을 해 보면 (모니터링 단계가) 어제(24일)부로 주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니터링 단계를 한 단계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중 98개 ‘뚝’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중 98개 ‘뚝’

    코스피가 25일 2700선까지 위협받으면서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1.61포인트(2.56%) 내린 2720.39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13개월 만에 2800선을 내준 코스피는 이날 5.59포인트(0.20%) 내린 2786.41로 출발해 장중 한때 2703.99까지 추락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종목 중 SK텔레콤과 메리츠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1.5% 하락했고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0.8% 하락했다. 삼성SDI(-5.9%)와 LG화학(-4.2%)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640억원, 171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587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25.96포인트(2.84%) 내린 889.44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11일(890.97)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하락 장세는 지난밤 미 뉴욕 증시의 급등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장중 4.9%까지 급락하는 등 3대 지수가 한때 크게 떨어졌다가 반등해 상승 마감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률 탓에 연준이 계속 추가적인 ‘긴축’ 조치들을 내놓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700에서 바닥은 다진 것 같은데 당분간은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설 연휴 지나고 여러 불확실성 요인들이 걷히면서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최근 급락한 주식시장에 대해 “금융위가 만든 시스템에 따라 판단을 해 보면 (모니터링 단계가) 어제(24일)부로 주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니터링 단계를 한 단계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멍청한 개××”…바이든, 마이크 켜졌는데 기자에 욕설

    “멍청한 개××”…바이든, 마이크 켜졌는데 기자에 욕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혼잣말하듯 내뱉은 욕설이 마이크에 잡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치적 부담되지 않겠나’ 질문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이 끝나 기자들이 퇴장하는 와중에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소속 피터 두시 기자로부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중간선거에 정치적 부채(political liability)가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경제 상황이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에 정치적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물음이었다. 이때 단상 마이크 앞에 서서 퇴장하는 기자들을 바라보던 바이든 대통령은 “아니, (부채가 아니라) 큰 자산(great asset)이지. 추가 인플레이션이라. 멍청한 개자식 같으니라고(What a stupid son of a bitch)”라고 중얼거렸다.기자회견이 종료돼 기자들은 퇴장하는 등 어수선하던 분위기에서 두시 기자가 추가 질문을 던진 것인데, 바이든 대통령이 욕설이 섞인 말을 혼잣말처럼 내뱉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마이크가 꺼진 줄 알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악관이 제공하는 영상에서는 해당 음성이 편집됐지만, 정부·의회 전문 중계방송 C-SPAN에선 대통령의 욕설이 전파를 타고 전국에 방송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인플레이션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백악관 경쟁위원회 회의 직후 열렸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7%가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가 급격한 긴축을 예고하면서 뉴욕증시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폭스뉴스 기자 “사과 바란 건 아니다…계속 질문할 것”이날 질문을 던졌다가 욕설을 듣게 된 두시 기자는 평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나 젠 사키 대변인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바이든 정부 지지율 급락의 최대 요인인 인플레이션 문제를 정치적 책임과 결부시켜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문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짜증을 낸 것 같다고 미 매체들은 분석했다. 두시 기자는 폭스뉴스 방송에 직접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1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전화를 걸어와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앞으로도 다른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는 것을 질문할 것”이라고 답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하시라”고 말했다고 두시 기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 앵커는 “대통령이 사과한 것 같지는 않다”고 평하자 두시 기자는 “사과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이 나를 뭐라 부르든 자유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과거에도 기자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CNN방송 기자의 질문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가 사과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6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이 끝날 때쯤 퇴장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CNN의 케이틀린 콜린스 기자는 “푸틴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왜 그렇게 확신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콜린스 기자를 향해 돌아서며 “뭔 소리야(What the hell)? 내가 언제 자신 있다고 말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두 사람 사이에 논쟁이 오갔고, 바이든 대통령은 콜린스 기자에게 “그걸 이해 못한다면 당신은 직업을 잘못 택한 것 같소”라고 쏘아붙인 뒤 자리를 떠났다. 이후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바이든 대통령은 “아까 마지막 질문을 한 기자에게 사과해야겠다”면서 “내가 답변을 하며 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콜린스 기자도 두시 기자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내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 질문하는 것이 우리 일이기 때문”이라고 반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에도 생방송 회견 중 실언이나 욕설을 하는 장면이 포착된 적 있다. 2010년 부통령 시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오바마 케어’ 법안에 서명할 때 “더럽게 큰 건(a big f×××ing deal)을 해냈다”고 언급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 미 우크라 사태 나빠질라 8500명 배치대비, 유럽 증시 급락세

    미 우크라 사태 나빠질라 8500명 배치대비, 유럽 증시 급락세

    미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미군 8500명을 동유럽에 배치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들 병력을 배치할지에 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다만 상향된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의 압박에도 긴장완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은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발 긴축 우려 속에 유럽 주요국 증시가 주초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80% 하락한 1만 5011.13으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97% 내린 6787.79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4.14% 빠져 4054.36을, 영국 런던의 FTSE 100은 2.63% 하락한 7297.15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집결시키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권 국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고 판단해 경계 및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는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 철수 명령을 내리고, 필수적이지 않은 인력에 대해선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출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모든 자국민에게 떠날 것을 권고했다. 영국 정부도 이날 “러시아 측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일부를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에 더해 미국발 긴축 조치의 파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5∼26일 통화정책 회의를 하고 기준 금리의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피하기 위한 ‘긴축 시계’가 빨라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투자업체 ‘싱크마켓’의 한 애널리스트는 AFP 통신에 “현재까지의 동향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투자자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 탓에 ‘제로금리’ 정책의 종식이 더 빨라졌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거대 기술기업 실적,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맞물려 향후 시장의 흐름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한 주가 될 수 있다면서 “매우 나쁜 방향으로 갈수도,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美, 이번엔 中 바이오 묶는다… 홍콩 관련주 최대 20% 폭락

    美, 이번엔 中 바이오 묶는다… 홍콩 관련주 최대 20% 폭락

    “인권탄압 이용”… 20곳 거래 제한 명단드론업체 DJI 등 8곳, 블랙리스트 예고반도체·배터리 등 자국 공급 강화 포석바이든 압박 커질수록 중러 더욱 밀착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5일 화상 정상회담으로 ‘밀월 공조’를 과시하자 이에 질세라 미국 정부도 전방위적 ‘중국 제재 폭탄’으로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반도체와 드론에 이어 바이오 기업까지 겨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중국 바이오 기업 20여곳을 ‘엔티티 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에 이들 업체의 기술이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에 오르면 미 정부의 허가 없이 미 기업에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수 없어 중국산 의약품의 세계 판매가 어려워진다. 이 소식으로 지난 15일 홍콩 증시에서 관련 종목들이 10~20% 하락해 항셍지수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생명공학 기술이 인권 탄압에 이용된다’는 논리는 다소 궁색한 면이 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 정부가 의약품 등 핵심산업 공급망을 중국에서 완전히 분리하려는 속내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미 백악관은 반도체와 배터리, 희소금속, 의약품 등 4개 품목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사시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 위협’에 맞서 자국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상무부의 중국 바이오 기업 제재 움직임은 백악관의 ‘큰그림’ 안에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FT는 또 “미 재무부가 중국 드론업체 DJI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업체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 등 8곳을 ‘중국 군산(軍産) 복합기업’ 블랙리스트로 올린다”고 밝혔다. 위구르족 감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인들의 투자가 전면 금지된다. 지금까지 미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지정된 중국 기업은 60곳이다. 블룸버그통신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 중신궈지(SMIC)에 대한 규제 강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D램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구입만 금지됐지만, 앞으로는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제조 장비 전반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뢰빙거 TCW그룹 신흥시장 리서치 담당 상무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 상장된 많은 중국 기업들은 이제 ‘게임 끝’”이라며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의 불신 수준을 감안할 때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2024년이 되면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대부분 상장폐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럴수록 중국은 러시아와 밀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몰아붙이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중러를 동시에 억제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악몽”이라고 경고했다.
  •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5대 시그널’… 2022년 이후 세상을 읽다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5대 시그널’… 2022년 이후 세상을 읽다

    2021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 백신이 나오면 종식될 것으로 기대됐던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고, 경제적·지정학적·산업적 변화의 폭풍이 전 세계를 휘감았다. 그동안 기술 중심 변화의 진앙지 역할을 하던 실리콘밸리는 지난 1년간 대부분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이어 간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고 소셜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변신을 시도했으며, 디지털 결제 기업 스퀘어도 ‘블록’(Block)으로 바꾸면서 최근 부상하는 웹3.0 시대 장악을 선언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초당적 인프라 투자가 미 의회를 통과, 디지털 인프라 확대의 기폭제가 됐다. 5세대(5G) 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확대는 틱톡이 메이저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했으며, 인플루언서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 소위 창작자 경제(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가능하게 했다. 또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플러스, HBO맥스 등이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을 벌여 미국인들이 미디어를 즐기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공급망 붕괴로 인한 수요 공급의 불일치, 그리고 반도체 부족(쇼티지) 현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자동차(중고차 포함) 가격이 폭등했으며, 쇼핑 시즌의 모습이 바뀐 것도 2021년을 상징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은 ‘테슬라’로 인해 완전히 바뀌었음이 증명됐다.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이 전기차 올인을 선언했으며, 테슬라 대항마로 꼽히던 루시드, 리비안이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이런 2021년에 벌어진 이벤트는 ‘회고’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 아니다. 2022년 이후 바뀔 세상에 대한 ‘신호’(시그널)였던 것이다. 신호를 파악하는 것은 변화의 변곡점을 일찍 알 수 있게 한다. 2회에 걸쳐 2021년에 벌어졌던 ‘신호’는 무엇이었는지, 2022년엔 어떤 신호를 주목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생활환경 지능으로 진화 중인 AI 인공지능(AI) 기술은 지난 5년간 강력한 힘이 있으며 산업을 바꾸는 잠재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지난 5년간 AI 기술의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및 로봇 등 각 영역에서 접목이 빨라졌다. 앞으로 AI는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생활환경지능)로 진화, 발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2021년 오픈AI는 자연어처리(NLP)와 컴퓨터 비전 모델링을 결합한 클립(CLIP)과 달리(Dall-E)를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는 글자를 입력하면 그대로 이미지로 형성해 주는 인공지능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인체에서 생성되는 2만여개의 단백질 전체를 포함해 대장균, 초파리, 생쥐까지 20개의 다른 생명체에 의해 생성되는 35만개의 단백질 구조를 3차원(3D)으로 예측한 ‘알파폴드2’를 선보였다. 딥마인드는 AI를 활용, 신약을 개발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AI와 헬스케어, 생물학이 큰 진전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AI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묻는 흐름도 생겼다. 유럽연합은 중국 및 실리콘밸리 AI 기업에 대한 직접적 규제를 추진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미국 도시는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딥페이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의 저작권을 묻는 움직임도 있었다. 뉴골드러시가 된 ‘메타버스’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을 융합하고 확장시키는 개념의 ‘메타버스’(Metaverse)는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골드러시가 됐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 것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즈니스 응용 프로그램에 메타버스를 적용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으며, 엔비디아는 디지털 트윈과 산업용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옴니버스’라는 프로그램을 베타 버전으로 출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국의 제페토(네이버제트)는 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메타버스 골드러시에 뛰어들었다. 2021년은 디지털 부동산과 가상 상품이 실제 자산처럼 인식된 해이기도 하다. 게임 프로그램 같은 마스하우스(Mars House)는 50만 달러에 낙찰됐으며 디지털 요트(메테플라워 슈퍼 메가 요트)는 65만 달러(149이더)에 거래됐다. 랄프로렌은 제페토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바타 의류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막 오른 ‘스페이스 테크’ 시대 2021년은 민간 우주관광 시대가 열린 해다.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민간 우주여행을 시작했으며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도 성공리에 우주여행을 마쳤다. 비록 고도 약 100㎞ 인근까지만 날아올라 몇 분간 무중력을 체험하는 수준이었지만 민간 우주여행을 시도했다고 하기엔 충분했다. 12월에도 미식 축구선수 등이 포함된 관광객들이 우주로 향한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는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들만 탑승한 우주선 발사에 최초로 성공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우주선에서 우주정거장과 도킹하는 부분을 빼고 돔 유리창을 설치, 탑승객들이 유리창을 통해 360도 우주를 바라볼 수 있었다. 우주 개발은 ‘관광’에만 그치지 않았다. 중국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는 화성 탐사를 진행했으며, 러시아는 달 탐사를 선언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12월에 발사될 예정인데, 이 우주망원경이 보내는 데이터는 우리가 아는 지구와 달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스타링크), 아마존 등이 근궤도 인터넷 수만 개를 쏘면서 본격적인 우주인터넷도 2021년부터 열렸다. 사막, 산간, 격오지 등의 인터넷 음영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주인터넷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었다. 인도는 스타링크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자국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다고 했으며 우주인터넷의 우주 쓰레기 문제도 앞으로 계속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디파이·NFT 르네상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는 ‘실험’ 또는 ‘거품’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산업 적용 단계에 진입했다. 2021년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성공리에 상장했으며, 페이팔·벤모·마스터카드 등은 고객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암호화폐는 미국 기관의 60%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사실상 또 다른 자산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기도 했다. 2021년엔 이더리움과 솔라나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대체불가능토큰(NFT)을 경쟁적으로 샀기 때문이다. 올해 미 주식시장에는 암호화폐 및 웹3.0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등장했다. 지난 2일에는 NFT와 암호화폐에 노출된 기업들에 투자하는 ‘NFTZ ETF’가 거래를 시작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3조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 지난 11월에는 암호화폐가 이미 시중에 유통되는 달러 가치를 넘어서는 규모로 유통되기도 했다. 이미 달러의 안전성을 확보해 주는 수단이 된 것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립토닷컴(Crypto.com)은 미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센터의 네이밍권을 확보했다. LA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이 센터는 이제 크립토닷컴 센터가 된 것이다. ‘컨스티튜션 다오(DOA)’의 등장도 화제가 됐다. 경매에 나온 헌법 초판본을 낙찰받기 위한 모임으로 암호화폐 이더리움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면서 일주일간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벌인 끝에 4700만 달러(약 560억원)를 모았다. 결국 실패했지만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가 새로운 컨스티튜선임을 인정받으려는 시도는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중, 자국 테크기업 때리기 미국과 중국은 2021년 기술 전쟁에 이어 패권 경쟁을 본격화했지만 공통된 일을 한 것이 있다. 바로 자국 테크 기업 때리기를 한 것이다. 미국은 2021년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중국은 심각했다. 알리바바 자회사 알리페이의 상장 계획을 철회시킨 데 이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미국 상장을 막았다. 올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은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으로 옮겨 가도록 했다. 이는 지난 8월 중앙재경위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한 ‘공동부유’(함께 잘살자는 뜻으로 부의 분배 및 공평을 강조하는 정책) 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후진타오나 장쩌민의 경우 겉으로는 사회주의를 믿는 척하고 속으로는 자본주의를 동경했지만 시진핑은 달랐다. 중국도 성장에서 분배로 넘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사회 안정과 공산당 집정을 고려해 공평, 민생, 복지를 강조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시 주석의 영향력에 완벽히 사로잡혀 기업 가치와 성장, 그리고 회사의 운명을 ‘시장과 소비자’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당’의 지침에 따라야 했다. 더밀크 대표
  • KLM 여객기 두 편 승객 4시간 이상 못 내려 남아공발 변이 공포 탓

    KLM 여객기 두 편 승객 4시간 이상 못 내려 남아공발 변이 공포 탓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활주로에 내린 로열 더치 KLM 항공의 여객기 두 편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적어도 4시간 이상 내리지도 못한 채 갇혀 있었다. 그 중 한 대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4시간 지나 27일 오전 3시(한국시간)쯤 비행기에서 내려 셔틀버스로 이동해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남아공에서 새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남부 아프리카에서 오는 항공편을 26일(이하 현지시간) 정오부터 일시 금지한다고 밝힌 뒤 일어난 소동이다. 휘호 더용어 네덜란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정오부터 남부 아프리카에 있는 모든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동 중인 사람들도 스히폴 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격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아마도 이런 바이러스 검사나 격리 준비에 시간이 걸려 비행기에서 승객들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Omicron)’등장에 유럽 각국이 바짝 긴장하며 발원지로 지목된 남아프리카로 통하는 문을 서둘러 걸어 잠그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슬로베니아는 트위터에 27개 회원국 보건 전문가 위원회가 “‘비상 제동’ 조치를 발동하고 남아프리카에서 EU로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남아공,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7개국이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 등은 앞서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 차단이나 자국민 외 입국 금지, 격리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미국, 캐나다 등 미주 국가들도 속속 국경 통제에 나섰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이날 변이 환자가 확인된 벨기에는 27일부터 3주간 나이트클럽을 닫고 식당, 술집, 크리스마스 마켓, 문화 시설은 오후 11시까지만 영업하도록 하는 내용의 추가 방역조치를 발표했다. ‘오미크론’은 남아공 과학자들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고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처음 발견된 것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이고 남아공에서 확산 중이다. 이후 홍콩에 이어 이날 이스라엘과 벨기에에서도 확인됐다. 벨기에의 ‘오미크론’ 감염자는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하고 지난 11일에 돌아온 젊은 여성으로, 11일 뒤에 감기 유사 증상을 보이고 확진됐다. 홍콩에서 처음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도 남아공을 다녀온 여행객이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입국한 사람도 같은 호텔 맞은편 객실에서 격리하다가 얼마 후 감염되면서 2차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아공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가 나오기도 전에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B.1.1.529로 불리던 새 변이에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를 붙여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 또,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분류하면서 “예비 증거에 따르면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재감염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겨울철을 앞두고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은 화들짝 놀랐다. 세계 증시는 이날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3%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유럽 증시도 4% 넘게 폭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10% 넘게 추락했다. 국제사회는 새 변이에 관한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경 통제로 약간이라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WHO는 새 변이 분석에 “몇 주가 필요하다”고 했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현재 백신이 새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가 2주 뒤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필요하면 6주 내 백신을 재설계하고 100일 이내에 초기 제조분을 수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글로벌 에너지 대란/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글로벌 에너지 대란/오일만 논설위원

    세계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요란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가중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도 심각하다. 또 각국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자산 버블과 부채 급증, 이후의 경제적 부실 확대 가능성까지 겹쳤다. 최악의 경우 다양한 악재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당장 발등의 불은 에너지 대란이다. 국제 유가가 폭등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최근 국제 유가는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어디까지 고공행진을 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가 에너지 대란으로 몸살을 앓는 사이 ‘자원 부국’ 러시아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 전기요금 인상의 주범인 천연가스뿐 아니라 석유·석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슈퍼갑’으로 떠올랐다. 실제 전력 수요 상당수를 가스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유럽 각국은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지구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러시아는 세계 가스 수출의 4분의1(25%)을 담당한다. 러시아의 ‘에너지 권력’은 천연가스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와 석탄 등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은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포함해 13.3%에 달한다. 원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12.3%)보다도 많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석유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한다. 국제시장에서 러시아가 ‘에너지 대형 마트’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러시아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중국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중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확보를 위해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 등 5개 회사가 미국 LNG 수출 회사와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19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을 전면 중단시켰다가 이번에 다시 거래를 요청한 것이다. 우리도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따라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상승세다. 국내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요동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상품들의 수출 가격을 올리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견인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올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1% 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 누리호 ‘10월 발사’ 마지막 관문 돌입

    누리호 ‘10월 발사’ 마지막 관문 돌입

    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인증모델이 발사대에 세워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는 10월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마지막 관문인 제2발사대 인증시험에 착수했다. 누리호는 러시아 기술이 들어간 나로호와 달리 모든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최종 테스트 등을 마치면 1.5t급 인공위성을 싣고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누리호 완전체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10년 3월 개발 착수 이후 11년 만으로, 사진은 발사대에 세워지는 누리호 인증모델의 모습을 시차를 두고 촬영해 합성한 것이다. 고흥 연합뉴스
  • 에너지 新패권지도의 경고…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에너지 新패권지도의 경고…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떠올려 보자.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에너지부터 확보해야 한다. 자원이 있어야 건물을 짓고 병사도 만들어 상대방과 맞설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인간의 활동, 나아가 국가 운영과 무척 닮았다. 케임브리지 에너지리서치 어소시에이츠에서 고문으로 일하는 대니얼 예긴은 ‘에너지’라는 붓으로 지도를 그린다. 빌 클린턴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미국 4개 행정부의 에너지부 자문위원회에 몸담았고, 현대사와 자본주의의 흐름을 석유로 풀어낸 ‘황금의 샘’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10년 만에 신간 ‘뉴 맵’으로 돌아온 그는 이번엔 분석을 좀더 확장했다.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강국으로 올라선 미국, 이에 맞서는 에너지 대국 러시아와 중동, 그리고 신흥 강국인 중국 사이의 갈등과 경쟁을 살핀다. 국제사회의 거의 모든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에너지가 자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미국은 석유에 이어 천연가스마저 수입에 의존할 처지였다. 그러나 2008년 셰일 암석층 사이에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발견되면서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텍사스주 한 곳에서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모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생산량을 능가할 석유량이 배출되면서 더는 산유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미국은 자신감 있게 외교에 나섰다. 이란 핵협상이 좋은 사례다. 미국은 2012년부터 핵 문제를 두고 이란 경제 제재에 나섰다. 예전대로라면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지하고, 이에 불평하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반발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됐을 터다. 그러나 시나리오와 다른 일이 벌어졌다. 석유 카드가 먹히지 않게 되자, 이란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권을 잡은 핵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중심이 되려는 중국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에너지다. 최근 ‘신냉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일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남중국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긴장 상태를 유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펼치는 동진 정책도 마찬가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조 달러 가치를 지닌 알짜배기 국영기업 아람코를 증시에 상장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일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석유 자동차를 위협하는 전기차와 석유 사용을 줄이려는 기후 협약도 에너지 전쟁의 주요 변수가 됐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석유가 완전히 고갈되는 상황을 염려했던 세계가 지금은 수요를 줄이고 2차 전지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다각화할지 고민한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으로 국가별 부채가 뛴 것을 고려하면 에너지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석유 수입국이자, 천연가스 수입은 세계 3위, 석탄 수입은 세계 4위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외친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가 실현하기 어렵고, 한국의 풍력, 태양광 발전 분야가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할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배터리와 연료 전지, 수소를 비롯한 신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점을 높게 산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에너지와 지정학적인 지도에서 한국의 위치, 새로운 지형에서 한국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中, ‘쩐의 전쟁’서 美 압도…세계 첫 ‘억만장자 1000명’ 보유국

    中, ‘쩐의 전쟁’서 美 압도…세계 첫 ‘억만장자 1000명’ 보유국

    중국이 세계 첫 ‘억만장자 1000명’ 보유국이 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300명 넘는 억만장자(10억 달러 이상 부자)가 탄생했다. 다른 나라에서 새로 나온 부자 수를 다 합친 것 보다도 많았다. 3일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리포트는 1월 15일 기준 ‘2021 글로벌 부호’ 명단을 발표했다. 이 리포트를 발간하는 후룬연구원은 2012년부터 부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는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로 1조 2800억 위안(약 220조원)을 기록했다. 2위는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약 210조 원)가 차지했다. 10위 안에 빌 게이츠(4위)와 마크 저커버그(5위), 워런 버핏(6위), 스티브 발머(9위) 등 미국 기업인이 6명 포함됐다. 리포트는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는 모두 3228명으로, 중국 1058명, 미국 696명, 인도 177명 순”이라고 전했다. 이어 독일 141명, 영국 134명, 스위스 100명, 러시아 85명, 프랑스 68명이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중국은 세계 최초로 1000명이 넘는 억만장자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2016년부터 후룬리포트 억만장자 수에서 미국을 앞섰다. 올해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린 610명 가운데 중국이 318명, 미국은 95명이었다. 후룬리포트는 “지난해 감염병 여파에도 양적완화로 인한 증시 활황과 기업공개(IPO) 물결로 수많은 억만장자가 새로 탄생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탈빈곤 표창 대회를 열었다. 시 주석은 “9899만명의 농촌 인구가 빈곤에서 빠져나왔다”며 “역사책에 길이 빛날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억만장자 순위 발표 역시 ‘중국이 더 이상 빈곤국가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는 자료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생수업체 농푸산취안 창업자인 중산산이 94조원으로 1위(세계 7위)에 올랐다. 텐센트 창업자인 마화텅이 83조원으로 2위(세계 14위),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 창업자 황정이 73조원으로 3위(세계 19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중국 최고 부자였던 마윈은 60조원으로 4위(25위)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알리바바 등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영국 ‘변종 바이러스’에 30개국 이상서 입국 제한(종합)

    영국 ‘변종 바이러스’에 30개국 이상서 입국 제한(종합)

    변종 바이러스 전파 우려에 각국 입국 제한 조치영국 공항·항구서 혼란…주가·환율에도 악영향 영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30개국을 넘어섰다. 2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국발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는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도버항 등 항구는 물론 유로터널을 통한 프랑스 입국도 차단됐다. 다만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대응책을 논의한 뒤 영국에서부터의 입국을 재개하기 위한 계획을 곧 내놓기로 했다. 독일과 벨기에, 아일랜드, 이탈리아, 루마니아, 러시아, 스위스, 캐나다 등도 영국에서부터 입국을 제한했다. 런던과 벨기에 간 운행되던 고속열차인 유로스타 역시 중단됐다.아시아에서는 인도와 홍콩이 영국발 입국 금지 조치를 도입했다. 공교롭게도 과거 영국과 식민지 관계였던 지역이다. 이같은 여파로 오후 3시(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 하락했고, 파운드-달러 환율 역시 1.5% 전후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지난 24시간 동안의 뉴스는 정말로 불안감을 준다”면서 “지난주 코로나19 확진자는 거의 배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항과 항구 등에서의 심각한 혼란을 언급하면서 “진짜 비상사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국민 앞에 상세한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며 긴급 봉쇄를 결정했다.변종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치명률이나 백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지만, 감염력은 최대 70%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감염력이 크면 같은 시간 내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중증 환자도 늘어나 결국 의료 체계에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사망자도 더욱 많아질 위험이 있다.맷 행콕 보건장관은 이로 인해 코로나19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전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3만 5928명으로 이전 7일 평균의 거의 배에 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제 금값, 7년만에 최대 폭 급락...2,000달러선 아래로

    국제 금값, 7년만에 최대 폭 급락...2,000달러선 아래로

    국제 금값이 11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4.6%(93.40달러) 급락한 1,94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4월15일 이후 7년만에, 퍼센티지 기준으로는 지난 3월13일 이후 5개월만에 각각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온스당 2,000달러 고지도 5거래일만에 내주고 1,900달러대로 후퇴했다. 안전자산인 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최근 최고가 행진을 벌였으나, 이날 낙관적인 소식이 잇따르면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의 진정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러시아는 이날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힘입어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수익률도 하루 7bp(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이 투자자들의 ‘금 쏠림’ 현상을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4%(0.17달러) 떨어진 41.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트럼프, 브리핑 3분 만에 경호원 따라 나가… 위기관리 리더십 논란

    트럼프, 브리핑 3분 만에 경호원 따라 나가… 위기관리 리더십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 브리핑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220여m 거리 총격사건으로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호원이 브리핑을 끊고 대통령을 데리고 나가는 긴박한 상황은 폭스뉴스 등을 통해 생방송 송출됐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열세로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8분 코로나19 대응 일일 브리핑을 시작해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우편투표를 비난하고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언급했다. 하지만 불과 3분 만에 비밀경호국(USSS) 요원이 연단에 올라왔고 그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저와 함께 가실까요”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못 알아들은 듯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고 경호원이 재차 퇴장을 요청하자 “오”라는 감탄사와 함께 곧바로 그를 따라나갔다. 브리핑룸에 있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도 함께 자리를 떴다. 직후 기자들로 가득한 브리핑룸이 폐쇄됐다. 당시 백악관 밖 취재진과 시위대에 따르면 바로 근처에서 총성이 두 차례 들렸고 동시에 경호원 8∼9명이 자동소총을 겨누며 달려나왔다.트럼프의 피신은 지난 5월 29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대의 백악관 앞 행진 당시 지하 벙커로 피신한 이후 두 번째다. 외신들은 전례 없는 상황을 속보로 타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뒤인 오후 6시쯤 다시 들어와 브리핑을 재개했다. 그는 “비밀경호국요원이 그 사람(용의자)을 총으로 쏜 것 같고, 용의자가 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하 벙커로 대피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집무실로 대피했다”고 답했다. 용의자가 대통령 자신을 노렸는지를 묻자 “나는 그것을 물어보지 않았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밀경호국이 이날 밤 홈페이지에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51세 남성인 용의자는 실제 총을 쏘지는 않았다. 용의자의 총격에 요원이 대응사격을 한 것이라는 현지 언론들의 초기 보도와는 다른 내용이다.USSS는 오후 5시 53분쯤 용의자가 백악관 북서쪽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요원에게 접근했고 ‘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옷에서 물체를 꺼내는 동작과 함께 사격 자세를 취했으며 이에 요원이 대응사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용의자는 몸통에 총을 맞았고, 요원은 직후 응급처치를 하고 소방당국 출동을 요청했다. 병원에 후송된 용의자는 중태로 알려졌으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진상조사에 착수한 USSS 측은 “해당 요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내부 조사와 경찰 수사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의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로 겁을 먹었느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 내가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느냐”고 반문한 뒤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세상이고, 세상은 언제나 위험한 곳이었다. 이것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아무 설명 없이 자리를 뜬 행동을 놓고 대처의 적절성 논란도 나온다. 트럼프 “G7회의, 美대선 후 열리길”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대선 후에 열기를 바란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정상회의를) 9월에 개최하려 했고 다른 국가들도 원했지만, 나는 대선 이후 어떤 시점에 하고 싶은 의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대선이 지나고 회의를 하면 분위기가 더 좋을 것”이라며 회의 형식은 화상과 대면모임 모두 가능성을 열어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초청장은 아직 발송하지 않았다면서도 “G7에 속하지 않는 정상들을 초대할 것이고 일부는 이미 수락했다”고 전했다.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 등이 참여하는 식으로 G7을 확대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호주·인도 정상이 참석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 다만 한때 G8 국가였던 러시아의 복귀에 독일·영국·캐나다 등이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횡성 하면 한우?… 대한민국 소형 전기차의 ‘엔진’입니다

    횡성 하면 한우?… 대한민국 소형 전기차의 ‘엔진’입니다

    ‘전기로 구동되는 이모빌리티(e-Mobility) 산업에 집중하자.’ 강원 서남부권 농촌도시 횡성군이 초소형 전기자동차 산업에 승부를 걸었다. 현대·기아 등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넘보지 않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산업으로 키우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로 초소형 배달용 전기자동차와 전기스쿠터 등 전기로 구동되는 소형 이동수단을 생산하게 된다. 4년 전 강원도와 횡성군, ㈜디피코가 뜻을 같이하며 시동을 걸었다. 고속도로와 철길 등 교통여건이 좋은 횡성 우천일반산업단지에 전기자동차 특화단지를 만들어 지난 4월 공장을 완공했다. 지난달 첫 시제품이 출시돼 최근 130개에 이르는 부품 인증도 받았고 이달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국내 택배, 방역회사를 비롯해 러시아 등과 판매 협약도 맺었다. 교통안전공단과 환경부의 인증까지 마치면 연내에 판매가 가능해진다.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 이모빌리티 기업지원센터도 이달 중 주민들과 군의회의 동의를 얻어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장신상(64) 횡성군수를 집무실에서 만나 이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포부와 전망을 들었다.“강원형 상생 일자리사업인 이모빌리티 산업으로 횡성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습니다.” 지난 4·15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당선된 장 군수는 취임 3개월을 맞아 초소형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에 열정을 보였다. 일꾼이라는 의미의 포르투갈어인 ‘포트로’(POTRO)로 이름 붙인 전기자동차가 이달부터 생산되는 만큼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2016년 초 횡성 우천일반산업단지를 전기자동차 특화단지로 만들기로 결정하고, 강원연구원에서 용역을 추진하며 첫발을 디딘 지 4년 만이다. 국내 자동차 대기업들의 현지화 전략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의 구조 변화 등으로 원주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게 계기가 됐다. 원주권을 중심으로 한 강원도의 자동차 부품산업은 만도, 만앤휴멜코리아, 오토리브 등 자동차 부품 중견 50여개 기업이 조향장치, 자동차필터, 시트벨트, 에어백 등을 특화 생산해 왔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3년 동안 수출이 50% 가까이 줄었다. 이성운 강원도 전략산업과 첨단소재사업팀장은 “위기의식 속에 15년 전부터 횡성 지역을 중심으로 이모빌리티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가 발 벗고 나서 이모빌리티 클러스터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인근의 원주권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의료기기, 관광산업 등 연계 동반성장 기반 마련도 염두에 뒀다. 후방산업인 자동차 부품산업과 전방산업인 관광산업을 연계한 거점산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강원도 대학생의 60%가 일자리 때문에 수도권으로 떠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층 일자리 창출도 시급했다. 어려워진 산업 기반의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로 이모빌리티 산업이 적격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강원도를 중심으로 강원도(153억원)와 횡성군(80억원)이 출자해 지난 4월 차체와 조립공장을 지었고, 1997년 외환위기 때 어려움을 겪은 기아자동차 기술자들이 모여 만든 디피코가 도장공장(269억원)을 완공했다. 자동차 공장인 만큼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했다. 강원도와 횡성군은 임대료를 받으며 공장을 임대해 주고, 설비와 생산은 디피코가 모두 맡아 운영하는 조건이다. 우천일반산업단지 전체 면적 75만 5819.5㎡ 가운데 3개 이모빌리티 공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3만 4131㎡다. 공단에 협력 부품업체 입주를 위해 10만여㎡를 별도로 남겨 놓고 있어 이모빌리티 산업 확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제2영동고속도로와 원주~강릉 간 복선철도 등 사통팔달의 교통여건으로 수도권과 불과 40분 거리에 놓여 물류 이동에도 강점이 있다. 더구나 분양가격이 ㎡당 13만 5212원으로 저렴해 이모빌리티 연관기업 집적에도 최적지라는 평이다. 공장 완공 이후 지난달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처음 출시됐다. 길이 3.6m, 너비 1.5m, 공차 중량이 750㎏인 2인승이다.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고, 1시간 만에 고속 충전이 가능한 제품이다. 강원도에서 만든 첫 자동차로 부품 인증 기관별 인증도 모두 받았다.김현민 횡성군 기업유치계장은 “조만간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제조 승인을 받으면 이달부터 생산에 들어가 판매도 가능하게 된다”며 “다만 제품 구매자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한 환경부의 인증 절차가 남아 있어 빠르면 9월, 늦어도 올해 말이면 보조금 혜택까지 받으며 판매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생산설비는 연간 2만대 규모로 구축됐다. 올해 1500대, 내년 5000대, 2022년 1만대, 2023년 2만대까지 생산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품도 국산화율이 83%에 이르고, 동종 업체보다 우수한 품질로 경쟁력이 월등하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평가하고 있다. 투자와 고용 효과도 기대된다. 이미 입주한 디피코를 비롯해 7개 참여 업체가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742억원을 투자해 공단에 입주한다. 디피코에 이어 연내에 화인·강원EM이 입주하고, 내년에 한국EV 등 4개 기업이 합류한다. 고용인력은 현재까지 35명이 채용된 데 이어 2023년까지 일자리 503개가 창출된다. 2028년까지 3조 77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연간 2900명의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판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0~350kg 적재량의 소형 전기자동차와 스쿠터 등이 많이 팔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는 우정사업본부 택배차량과 공공기관(청소·방역 등 특장차), 자영업자 등 실수요자 집중 공략, 경형트럭(라보) 대체 수요가 가능할 전망이다. 대체 물량은 우체국 4000대, 방역업체 세스코 3000대, 세탁업중앙회 1000대, 롯데쇼핑 500대 등이 대상이다. 이미 대형 물류업체와 출향·도내 기업체를 대상으로 차량 판매 협약도 체결했다. 지난해 CJ택배에 이어 올 들어 세스코, 영풍, 롯데쇼핑, 세탁업중앙회 등과 협약했다. 해외 수출길도 열리고 있다. 동남아, 동유럽, 중남미, 중앙아프리카 등을 대상으로 거점 기반 확보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업체와는 협약도 맺었다. 지난달까지 1800대의 구매의향서를 받았다. 상생형 일자리사업의 체계적·재정적 지원을 위한 조례도 지난 5월 제정했다. 기업지원센터 등 이모빌리티 클러스터 조성에도 나선다. 정부에서 복지 등이 지원되는 ‘광주형 일자리’를 바라고 있다. 2023년까지 480억원(국비 240억원, 도비 240억원)을 들여 횡성 묵계리에 만들 이모빌리티 기업지원센터도 주민들과 군의회의 동의를 얻어 이달 중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에는 연구동과 실험동을 갖춘 기업지원센터와 전기차 실증시험을 위한 주행시험장이 들어서게 된다. 당장은 주민들의 반대로 어렵지만 지원센터와 함께 인근 섬강 상류 생태하천을 이용한 테마파크 등을 수용하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 군수는 “전기자동차의 ‘메이드 인 강원’ 신화로 횡성군 중흥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17배 빠른 미사일·화웨이 전면 봉쇄·… 트럼프 中압박 ‘직진’

    17배 빠른 미사일·화웨이 전면 봉쇄·… 트럼프 中압박 ‘직진’

    중국 겨냥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공표 WHO 지원금 中 수준으로 90% 축소 중국 “실행하면 애플·퀄컴 등에 보복”코로나19 사태 책임론에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산업과 방역, 군사 분야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공적연금의 대중 투자 중단, 뉴욕증시 상장 중국기업 조사 등을 밝힌 미 정부는 중국의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업체 화웨이를 향해 ‘반도체 전면 봉쇄’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중국을 겨냥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도 공식화하고 중국의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 상향 압박도 시사했다. 중국도 “미국이 화웨이에 보복하면 우리도 애플 등에 보복하겠다”고 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공급받는 것을 막고자 수출 규정 개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로 수출하지 못하게 규제 중인데, 이제는 미국 기술을 쓰는 해외 기업들도 미 정부의 허가 없이는 반도체를 팔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미 상무부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막았다. 그럼에도 화웨이가 해외 공급망 확대로 이를 빠져나가자 ‘샛길’을 막겠다는 의도다.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지금 놀라운 군사장비를 개발 중이다. 나는 그것을 ‘대단한 미사일’이라고 부른다”면서 “우리가 지금 보유한 가장 빠른 미사일보다 17배 빠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음속의 20배인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했고 중국도 지난해 10월 음속의 10배라는 둥펑17 탄도미사일을 선보였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뚫기 위해 신무기를 내놓자 이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미중 간 군비경쟁 격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는 WHO를 지렛대 삼아 중국 길들이기에 나섰다. 폭스뉴스는 미 정부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5쪽짜리 서한 초안을 입수해 “WHO에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한 미 정부가 중국의 분담금만큼만 자금 지원을 복원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기존 미국의 지원 규모 4억 달러(약 4900억원)의 10% 수준이다. 중국 정부도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17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합법적 권리를 결연히 지킬 것”이라면서 “미국 측은 중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압력을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이런 조치를 실행에 옮기면 퀄컴과 시스코, 애플, 보잉 등 미 기업에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예고된 수요 감소에도 증산경쟁… ‘검은 눈물의 종말’ 당겨지나

    예고된 수요 감소에도 증산경쟁… ‘검은 눈물의 종말’ 당겨지나

    “지난 100년 가운데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에서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적인 이동마저 멈추며 전 세계 경제는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었다. 원유 수요 급감으로 하락을 거듭하던 유가는 주요 산유국 간 경쟁까지 벌어지며 나락을 모르고 폭락했다. 글로벌 유가 시장의 불안으로 한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100원대’, ‘1200원대’를 기록한 곳들이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석유산업의 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곧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는 ‘피크 단계’를 지날 거라는 관측이 최근 몇 년 사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코로나19에 석유 수요 급감 러시아 타스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4월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가운데 올해 하루 평균 석유 수요 감소량이 680만 배럴에 이를 전망이라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올해 일일 수요는 400만 배럴, OECD 외 국가들의 수요는 하루 290만 배럴 정도 감소한다는 전망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대 석유 소비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석유 소비량은 지난 4주 동안 약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트연료와 휘발유 소비가 각각 73%, 48%씩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전략 석유 비축량을 제외한 원유 총재고량은 8400만 배럴 가까이 급증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석유 소비와 관련한 최신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비슷한 양상일 거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멈추고, 주요국들의 석유 소비가 감소하며 석유산업의 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 불을 지른 것은 지난달 초부터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었다. OPEC 회원·비회원 국가 간 감산 협의가 불발되고 OPEC 회원국을 대표하는 사우디가 ‘증산 카드’를 던지자 비회원국 중 대표격인 러시아가 이에 맞서듯 증산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양측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 산유국들의 감산 공조마저 무너지자 전 세계 원유시장은 대혼돈에 빠졌고, 국제 증시도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소방수를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로 중재를 시도했고, 지난 12일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감산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협상 중간에 멕시코가 합의에 따르지 않겠다고 반발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은 5월 1일부터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어렵사리 합의했다. 당초 15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급한 대로 큰불은 끈 셈이 됐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합의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15일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일 장중 한때 14.47달러를 기록해 15달러 선도 붕괴됐다. 이는 21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유 수송이 어려운 지역에서 웃돈을 주고 석유를 팔아야 하는 ‘마이너스(네거티브) 유가’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3월 말 미국의 머큐리아에너지그룹은 저품질의 와이오밍산 아스팔트용 석유를 배럴당 마이너스 19센트에 내놓기도 했다.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재고 비용을 부담하느니 돈을 주고라도 재고를 줄이는 고육지책을 찾은 것이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 동맹 외의 민간 회사들이 석유 생산량을 얼마나 줄일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OPEC을 중심으로 한) 동맹이 흔들리고 있고, 미국이 OPEC에 합류해 새로운 ‘에너지 질서’를 만들 것 같지도 않다”고 진단했다.●2021년까지 감소된 수요 회복 어려울 듯 이 같은 석유 수요의 감소는 사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전부터 예고됐다. 기존의 석유화학을 대체할 천연가스 개발과 신재생 에너지의 급부상 등으로 인류가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은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빠르게는 3~4년 안에 ‘피크 시점’이 올 것이란 분석부터 2040년까지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까지 시점에 이견은 있었지만 학계와 산업계는 인류의 석유 수요가 계속해서 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는 대체로 동의하던 터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쯤 전 세계 석유 소비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등으로 이미 석유화학산업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더이상 매력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기후변화 문제가 국제적 화두로 떠오르고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산업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리며 더욱 위축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OPEC은 사상 유례없는 수요 감소를 겪을 거라고 예측했다. 사전적 의미는 ‘전례가 없는 수요 감소’였지만 그 배경에는 ‘수요 붕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한 심각성이 깔려 있었다. 에너지·구조조정 전문 다국적 로펌인 헤인스앤드분은 “이미 지난해 석유·가스 생산업체 33곳 등 50여개 에너지 관련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며 “올해 계속될 위기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유전업체들에는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2024년 사이에 만기가 도래할 북미 유전 업체들의 부채 규모는 320억 달러(약 38조 9440억원)에 이른다. 경제 전문가들은 적어도 2021년까지는 최근 수요 감소세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 시장 전문가 존 켐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경제적 충격에 직면한 기업과 가계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보전하려고 한다”면서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석유 소비가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 뉴노멀… 석유 수요 더 위축될 듯 이번 펜데믹 사태를 거치며 도래할 ‘코로나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는 석유시대의 종말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던 항공 여행이 감소하고, 지구촌의 수억명에게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일반화되는 시대에는 석유 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펜데믹 사태가 종식되고 잠시나마 그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더이상 과거와 같은 수준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혼란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징후를 봐야 한다”며 펜데믹으로 멈춰 버린 전 세계 상황이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도 “펜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2030년쯤으로 예상했던 피크 수요 시나리오는 그보다 훨씬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연준 ‘코로나 직격탄’ 맞은 美경제에 2800조원 쏟아붓는다

    연준 ‘코로나 직격탄’ 맞은 美경제에 2800조원 쏟아붓는다

    재무부 종잣돈으로 10배 유동성 제공 뉴욕증시 상승 레이스… 다우 2% 올라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최대 2조 3000억 달러(약 2803조 7000억원)의 유동성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모든 규모의 기업체와 가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연방의회를 통과한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 따라 재무부 자금을 종잣돈으로 최대 10배 안팎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총 2조 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서 연준 대출프로그램 지원금으로는 4540억 달러가 배정됐다.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한 이른바 ‘양적완화’(QE) 정책을 이어가는 동시에,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실물경기에도 직접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취지다. 연준은 우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메인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MSLP)을 통해 6000억 달러를 투입한다. 직원 1만명 이하, 매출 25억 달러 이하인 업체에 대해 최대 4년 만기 대출이 이뤄진다. 또 회사채와 지방채 매입도 본격화한다. 연준은 회사채와 개인소비자 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3개 비상기구를 통해 850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방채 매입을 위해 설치된 ‘지방채 지원 기구’(MLF)에서는 5000억 달러가 제공된다. 이같은 2조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오전 10시 28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9.37포인트(1.92%) 오른 23,882.94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7.53포인트(1.73%) 상승한 2,797.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62포인트(0.5%) 오른 8,131.52에 거래됐다. 증시 투자자들은 이날 진행될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긴급 회동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이상의 대규모 감산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와 산유국 간의 견해차가 여전한 만큼 합의가 쉽게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는 중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분기 경제가 매우 약하고 실업률도 일시적으로 높아지겠지만, 경제가 재개된 이후 회복은 빠르고 강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강력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짐 로저스 “내 생애 최악의 하락장 온다” 투자 경고

    짐 로저스 “내 생애 최악의 하락장 온다” 투자 경고

    세계적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내 생애 최악의 하락장이 몇 년 안에 올 것”이라며 현재의 상황이 투자 적기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1일 블룸버그 통신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로저스 회장은 최근 증시 반등세가 당분간 더 지속할 수도 있으나 또 다른 급락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근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 높은 부채 비율, 언젠가 우상향할 금리 등 3가지를 꼽았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에 대해서는 “많은 피해가 있는 만큼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엄청나게 많은 부채도 추가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달러화 현금과 중국 및 러시아 주식을 보유 중이며 일본 주식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관광, 항공, 농업 등 부문에서 매수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크트리캐피탈 회장 하워드 막스도 “아직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라며 “어느 쪽인가 하면 약간 더 부정적인 쪽”이라고 분석했다. 막스 회장은 “코로나19 자체와 그 경제적 쇼크에 대해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측면”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 상황이 얼마나 더 악화될 지 아무도 모른다”며 “개인적으로는 지금 조금씩 사들이지만 ‘산다’와 ‘판다’ 이분법적인 접근을 멀리하라”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이 조금 더 완만하게 시간을 벌면서, 앞으로 저점이 다가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씩 사들이는 것은 권고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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