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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우주항공청 발진 더 미룰 수 없다

    [사설] 우주항공청 발진 더 미룰 수 없다

    우리나라의 우주 경쟁력은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 그런데 국회 모습을 보면 위기의식을 도통 찾아볼 수 없다. 1년을 끌어 오던 우주항공청 설립의 핵심 사안에 합의하고도 지엽적인 문제를 놓고 또 티격태격하며 시간만 버리고 있다. 여야는 이달 초 우주항공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차관급 외청으로 두기로 합의했다. 장관급 우주전략본부로 독립시키자던 야당이 본부 체제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비판을 수용하면서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주항공청 특별법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뜬금없이 연구개발(R&D)이 발목을 잡았다. 국민의힘은 우주청에 200여명의 R&D 전담 인력을 두고 기능을 수행하자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 등과의 기능 중복을 들어 반대한다. R&D 업무를 우주청이 하냐 마냐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우주청 발진을 지연시킬 만큼 중차대한 사안인가. 우주청을 과기부 외청으로 두기로 해 놓고 R&D 기능을 제약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다. 우주청 모델인 미국 나사(항공우주국)도 우주 개발에 관한 모든 것을 총괄한다. 그보다도 이는 항우연과 천문연을 우주청 산하 직속기관으로 두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정부는 출연기관법 등을 손봐야 해 당장 추진이 쉽지 않다며 난색이다. 위기의식이 없기는 정부도 매한가지다. 1%에 불과한 우주산업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려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한 게 1년 전이다. 오는 23일까지인 국회 상임위 안건조정위 시한이 지나면 다시 법안소위로 넘어가게 돼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우선 큰 틀에서 합의해 법안부터 처리한 뒤 세부 내역을 풀어 가기 바란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0년 480조원인 우주산업 규모는 2040년 1370조원으로 커진다. 메릴린치는 3300조원 시장으로 본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던 우주 경쟁은 이미 다극화 시대가 됐다. 인도는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고 일본도 달 착륙선을 쏘아올렸다. 우리는 이제 달 궤도를 도는 탐사선을 올려 보냈을 뿐이다. 발사체 재사용 등으로 우주산업 진입 장벽은 낮아지는 추세다. 우주 스타트업 육성 등 세계는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로 달려가고 있는데 우리는 컨트롤타워조차 띄우지 못하고 해를 넘길 판이다. 이래서야 2045년 화성에 태극기를 꽂을 수 있겠는가.
  • 美 ‘집속탄 에이태큼스’ 우크라군 실전 사용…러 “백악관 심각한 실수, 대가 치를 것” 반발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오랜 기간 절실히 요구해 온 미 육군 전술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이미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정거리 300㎞에 달하는 에이태큼스는 우크라이나 본토에서 러시아 점령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고, 비인도적 살상무기인 집속탄이 들어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로 에이태큼스 지원을 거부해 왔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례 연설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한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장에서 실전에 사용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는 미국 정부 관리가 “우크라이나가 수개월간 요청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에이태큼스가 우크라이나에 인도돼 전장에서 사용 중”이라고 밝힌 지 몇 시간 뒤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특수작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있는 러시아 점령 지역의 비행장 2곳에서 러시아 헬기 9대를 파괴했다”며 “‘드래건플라이’로 명명된 이번 작전으로 수십명의 러시아 군인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공군 기지의 헬리콥터 잔해 속에서 에이태큼스 파편을 발견했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난달 백악관 방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에이태큼스 지원 여부는 주요 대화 주제 중 하나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에이태큼스 수백기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러시아를 자극해 사태를 악화할 수 있다며 한동안 지원에 난색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에이태큼스 지원을 승인했지만 이 같은 결정을 즉각 발표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며 “에이태큼스 지원 사실은 유출됐으나 선적 시기는 비밀로 유지됐고, 이는 러시아가 헬리콥터를 에이태큼스 사정거리 밖으로 옮길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에이태큼스에 집속탄이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투하된 어미폭탄이 새끼폭탄 수백개를 지상에 흩뿌려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할 뿐만 아니라 불발탄이 땅속에 남아 전쟁 뒤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비인도적 살상무기로 규정된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보내는 백악관의 결정은 심각한 실수”라며 “이번 조치에 대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 한미일 첫 ‘3국 연합공중훈련’…북중러 연쇄 회동에 군사 밀월[뉴스 분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평양 방문이 18일 연쇄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한미일은 오는 22일 한반도 상공에서 사상 첫 연합공중훈련에 나선다고 밝혔다. 북중러 군사 협력의 마지막 퍼즐인 중국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북러가 밀월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한미일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안보 공조의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이 요동치면서 신냉전 구도가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동보조를 취해 온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포럼’을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신뢰와 우정을 과시하며 ‘강대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견제하면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러 정상회담에 배석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해 이틀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카운트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답방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크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이후 방북한 적이 없다. 북중러가 이처럼 분주한 가운데 우리 공군은 22일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처음으로 미국 공군,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공중훈련을 한다. 한미 혹은 미일 공군이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한미일이 함께하는 건 처음이다.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합의한 한미일 연례훈련계획의 일환이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핵무장이 가능한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를 한미일 전투기가 호위하며 편대 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북러 간 무기 거래 징후에 대한 주장도 잇따랐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매체 ‘분단을 넘어’는 17일(현지시간) 나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인용해 북한산 탄약의 러시아 이전과 관련된 활동이 계속 나타나고 있으며 8월 말 이후 최소 여섯 차례의 해상 무기 운송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중러, 북러 간 움직임과 관련해 존 애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중러의 군사적 공조를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동북아 지역이 위험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들의 공조 강화 및 불량 행동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국제적으로 규탄할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북러의 무기 거래 또한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마상윤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저울질하는 중국으로선 러시아를 놓지는 않겠지만 군사적으로 돕지도 않을 것”이라며 “북러 무기 거래에 관해서도 중국이 나설 수는 없지만 미국을 자극해 한반도 정세가 위기로 가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중러 입장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충돌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가 흔들리면서 유리한 국면으로 흐르는 상황인 것은 맞다”며 “중동 사태가 격화하면 세계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시진핑·푸틴, ‘친구’라 부르며 밀착… 반미 연대 다지고, 중동 평화적 해법 논의

    시진핑·푸틴, ‘친구’라 부르며 밀착… 반미 연대 다지고, 중동 평화적 해법 논의

    中 “강대국 역할” 러 “긴밀 공조”시, 일대일로 포럼에선 美 견제도“일방적 제재·디커플링 반대”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미 연대’ 강화와 중동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찾아 전쟁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한 터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 컸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러 정상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선언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을 마치고 인민대회당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3월 모스크바 회동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칭한 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 흐름에 순응하기를 바란다”며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에 기초해 끊임없이 협력하고 강대국의 역할과 책임을 구현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패권 추구 행보를 비판하는 동시에 중러 양국이 ‘다극화’ 질서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속내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두 나라를 동시에 압박하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긴밀한 외교 정책 공조는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촉발된 ‘신냉전’ 정세 속에서 중국과의 밀착을 이어 가려는 계산이다.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적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미국 등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을 두고 “자위(自衛)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고 러시아도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하마스의 선제 공습에 대한 비판 없이 양측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가 부결됐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의 현대화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여러 나라가 함께하는 현대화”라며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는다.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제조업 영역의 외국인 투자 허가 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국유기업과 디지털 경제,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분야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며 “향후 5년(2024∼2028년) 중국의 상품 무역액과 서비스 무역액은 각각 32조 달러(약 4경 3176조원)와 5조 달러(675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의 미래는 밝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권유다.
  • 러 외무장관, 북한 도착…‘푸틴 방북 일정’ 논의 전망

    러 외무장관, 북한 도착…‘푸틴 방북 일정’ 논의 전망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북한에 도착해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18일 스푸트니크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및 중러 정상회담 관련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이동했다. 오는 19일까지 그는 북한에서 머물며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답방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한 바 있다.
  • 전문가들 “이스라엘군 오폭보다 무장단체 로켓 오발이 맞는 듯”

    전문가들 “이스라엘군 오폭보다 무장단체 로켓 오발이 맞는 듯”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17일(현지시간) 일어난 폭발 원인을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들의 진실 공방이 뜨겁다. 당초 하마스 측이 이스라엘군 공습 때문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스라엘 측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어떻게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AP 통신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번 사건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성명을 통해 “분석 결과 가자지구 내 테러리스트들이 일제 사격한 로켓들이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폭발했을 때 병원 아주 가까운 곳을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여러 곳에서 나온 정보에 따르면 이슬라믹 지하드가 병원 인근에서 로켓을 일제 발사한 것으로 확인돼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감청을 통해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들이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음성 녹음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감청한 통신 내용 등 관련 정보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하가리 소장은 또 참사 이후 병원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결과 병원 건물이 아닌 주차장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병원 지하 또는 근처에 있던 무언가로 인해 2차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병원 주차장이 폭발로 불탔고 병원 건물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모습을 담은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의 공습이 있었다면 폭발로 땅이 움푹 패이는 구멍이 생기겠지만, 이 사진에 이런 흔적이 없는 것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아울러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폭발로 인한 사상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전 세계는 알아야 한다. 가자지구 병원을 공격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아니라 야만적인 테러리스트들이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아이들도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아랍권 TV 알자지라가 촬영한 영상에 이날 오후 6시 59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비행 도중 폭발하고 곧이어 가자지구 지상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광경이 담겨 있다고 X에서 밝혔다. 또 군의 레이더가 문제의 로켓 발사를 포착했다며 로켓 발사 지점, 병원 근처를 지나가는 로켓의 궤적을 보여주는 지도 이미지도 X에 게시했다. 물론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스라엘군 발표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평소처럼 거짓말을 조작해서” 병원 폭격에 따른 “잔혹한 학살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매우 애쓰고 있다”며 “이 같은 비난은 거짓이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병원 폭발이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범죄라며 이스라엘 측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위성 사진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목에서 군사전문가들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서방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무기 이름과 무기의 소음 등을 거론하며 이스라엘군의 부인이 맞을 가능성, 다시 말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탄이 일으킨 2차 폭발 쪽에 더 비중을 뒀다. 영국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이자 노르웨이 왕립공군사관학교 교수로 활동 중인 저스틴 브롱크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가 주로 활용하는 Mk80 계열의 통합정밀직격탄(JDAM)을 사용한 공습처럼 보이지 않는다. 소음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화면 상으로는 일반적인 고폭탄(HE)에 의한 폭발이라기 보다 추진체로 인한 화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자원봉사 군사전문가들이 각국의 분쟁지역의 지리정보(GEOINT)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공개출처정보(OSINT) 계정 ‘지오컨펌드’도 하마스가 발사한 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했고 그 중 하나가 가자지구 병원 마당에 떨어졌다고 결론내렸다. 이들은 다만 지리정보만에 근거해 내린 결론이기 때문에 진실이라고 판단하기에 무리가 따른다며 “입증된 팩트”는 아니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와 별개로 워싱턴포스트(WP)를 위해 오픈소스 조사를 수행하는 에반 힐은 라이브스트리밍 동영상을 살펴본 결과 “로켓 요격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 뒤에 병원 폭발이 있었다고 지적했다.이렇게 참사 책임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참사 관련 첫 기사 제목 ‘이스라엘 공습으로 병원에서 수백 명 사망’ 가운데 ‘이스라엘 공습’을 뺐다. 이스라엘군 국제 대변인 조너선 콘리쿠스는 “테러리스트 하마스의 주장만을 근거로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대해 이스라엘을 비난한다”며 BBC 월드가 편향 보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주장에 대해 조사하고 잘잘못을 가리려면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책임을 지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우리의 적에 대해서도 똑같이 철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도 제목을 상당 부분 수정하긴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국가안보 팀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책임이 어느 쪽에 있든 전쟁에 가장 취약한 환자들이 보호받던 의료시설에서 수백명이 희생된 이번 참사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면 엄청난 정치적 후폭풍을 겪게 되고 무력충돌의 향배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 [영상] 우크라 비밀지원 美 ATACMS 미사일 발사…러 군 강타

    [영상] 우크라 비밀지원 美 ATACMS 미사일 발사…러 군 강타

    그간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원했던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가 조용히 공급돼 실전에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에이태큼스가 실전에 사용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X등에 공개한 29초 짜리 영상을 보면 에이태큼스가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밤하늘을 날아가는게 확인된다.이에대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베르디안스크와 루한스크 내 비행장 2곳의 야간 공격을 통해 헬리콥터 9대와 무기고, 방공미사일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역시 X에 "에이태큼스가 스스로를 입증했다" 성능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체계(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의 약자인 에이태큼스(ATACMS)는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미 육군의 전술탄도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300㎞에 달하며 이미 우크라이나가 제공받은 미국제 다연장 로켓 발사 체계인 하이마스(HIMARS·고기동성 포병 로켓 체계)의 트럭 장착 이동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 지원을 절실하게 원했지만, 미국은 러시아 깊숙한 곳의 목표물 등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해 왔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등 다른 지역 임무 수행을 위해 이미 여러 대의 에이태큼스가 배치돼 있는 만큼 재고가 넉넉하지 않다는 현실도 지원이 어려운 배경으로 꼽혀 왔다. 록히드마틴 측은 1980년대 개발 이래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생산 수량은 약 4000기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AP통신은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더 짧고 집속탄을 탑재했다고 보도했다. ‘강철비‘로도 불리는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무기다. 이에대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18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를 지원한 건 중대한 실수”라면서 "앞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中 베이징서 만난 시진핑-푸틴, ‘반미연대·다극화’ 의기투합

    中 베이징서 만난 시진핑-푸틴, ‘반미연대·다극화’ 의기투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미연대’ 강화와 중동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찾아 전쟁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한 터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 컸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러 정상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선언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을 마치고 인민대회당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3월 모스크바 회동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칭한 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 흐름에 순응하기 바란다”며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에 기초해 끊임없이 협력하고 강대국의 역할과 책임을 구현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패권 추구 행보를 비판하는 동시에 중러 양국이 ‘다극화’ 질서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속내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두 나라를 동시에 압박하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긴밀한 외교 정책 공조는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촉발된 ‘신냉전’ 정세 속에서 중국과의 밀착을 이어가려는 계산이다.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적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미국 등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을 두고 “자위(自衛)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고, 러시아도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하마스의 선제 공습에 대한 비판 없이 양측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가 부결됐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의 현대화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여러 나라가 함께 하는 현대화”라며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는다.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제조업 영역의 외국인 투자 허가 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국유기업과 디지털 경제,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분야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며 “향후 5년(2024∼2028년) 중국의 상품 무역액과 서비스 무역액은 각각 32조 달러(약 4경 3176조원)와 5조 달러(약 675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의 미래는 밝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권유다.
  • 5000명 죽었는데…하마스 분쟁에 시진핑·푸틴만 ‘방긋’, 왜? [핫이슈]

    5000명 죽었는데…하마스 분쟁에 시진핑·푸틴만 ‘방긋’, 왜? [핫이슈]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양측에서 현재까지 약 50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고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분쟁을 ‘반기는’ 두 남성이 있다. 1. ‘팍스아메리카나’가 끝나길 바라는 중국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번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으로 중국은 몸값이 갈수록 뛰고 있다. 지난해 10월 3연임을 확정한 뒤 코로나19 봉쇄령을 해제하고 국제무대로 복귀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자신에게 씌워진 독재자 이미지를 희석하길 원했다. 우크라이나전쟁에 이어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평화적 이미지’를 얻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미국의 시선과 지원이 우크라이나와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으로 쏠리는 현재 상황은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호시탐탐 대만을 노려온 시 주석의 입장에서 결코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더불어 중동 평화를 이끌어 대중 견제의 활용하려 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계획이 실패했다는 지적과, 이로써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패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역시 중국과 시 주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사사건건 미국 및 미국 동맹국들의 견제를 받아 온 중국은 미국이 중동 분쟁 중재에 실패했으며, 결국 팍스아메리카나(미국이 힘을 이용해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에 가장 환호할 국가로 꼽힌다. 1-1. 중국, 하마스에 ‘테러’ 표현도 자제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공격했을 당시 중국인 4명이 죽고, 3명 이상이 납치됐다. 중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국민이 살해되고 납치된 상황에서 중국은 ‘테러’라는 용어 사용조차 자제할 만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대외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며 양측 모두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했지만, 사실상 팔레스타인에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측의 분쟁이 길어지거나 혹은 확전될수록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중국이 대만을 손에 넣거나, 미국의 제재를 뚫고 자국의 이익을 취할 길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이란과 레바논, 미국 등의 혼란스러운 움직임에 시 주석이 미소짓는 이유다. 2. 푸틴 “남자들이 서로 싸우기로 결심했다면 싸우게 해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관심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무력 분쟁으로 옮겨간 틈을 타 우크라이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로 분산될 것을 기대하는 모양새다.더불어 푸틴 대통령은 양측 분쟁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특히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수출 방면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제재를 받았다. 전쟁 초기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상한가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미국 주도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한 바 있다. 대러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 에너지 자원의 대체 공급지로 꼽혀온 중동이 전쟁에 휩싸인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2-1. 소련 시절부터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과의 인연 러시아에게 이스라엘은 ‘특별한’ 국가다. 소련 해체 후 러시아와 구소련 지역에서 100만 명 이상이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에 러시아 내에서는 이스라엘에 가족이나 친척이 살고 있다는 사람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두 나라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이 있다 보니, 팔레스타인보다 이스라엘에 더 친근함을 느끼는 러시아 국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권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소련 당시 팔레스타인에게 무기를 제공했고,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에는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하기도 했다.무엇보다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다 미국 등 서방국가를 등에 업은 이스라엘에게 “나치와 같다”며 비난하는 것은 결국 반미(反美) 연대의 확장에 따른 선택으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분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단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한 공식 행사에서 “남자들이 서로 싸우기로 결심했다면 싸우게 해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하마스) 양측 모두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이번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길 바라는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힘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주요 지정학적 경쟁국들에게는 호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 “수술 중 천장 무너졌다” “학살” 가자 병원은 ‘평화의 안식처’였는데…

    “수술 중 천장 무너졌다” “학살” 가자 병원은 ‘평화의 안식처’였는데…

    “우리는 수술 중이었다.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력충돌을 빚는 가자지구 안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병원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17일(현지시간) 500명에 이르는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폭발 참사 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가산 아부 시타 박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건 학살”이라고 말했다. 상당수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상태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데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외신들에 따르면 폭발 당시 병원 건물 안팎에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전쟁 통에 몸을 피할 곳을 찾아온 피란민들이 많았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또 다른 의사는 BBC 방송에 현장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존자들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태느라 현재 이 병원 안은 텅 비어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 후 성명을 내고 “환자를 치료하고 난민을 수용하던 병원에 폭발이 발생한 것에 충격받았다”며 “병원과 수많은 환자, 의료 종사자,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 충격적인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은 표적이 아니다. 이 유혈 사태는 멈춰야만 한다. 더는 안된다”라고 호소했다. 이 병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소수 종파일 수밖에 있는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가 운영하는 곳이다. 교구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 병원은 1882년 설립돼 80개의 병상을 갖췄다. 40세 이상 여성의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과 이동식 클리닉 등 이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구 홈페이지에는 “세계에서 가장 갈등이 깊은 지역의 중심에 있는 평화의 안식처”라며 “가자의 열악한 환경은 특히 두드러지지만 알아흘리 병원은 모든 이에게 평화와 희망의 등불”이라고 적혀 있다. 교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적 비난과 응징을 받아 마땅하다”며 “헌신적인 직원들과 연약한 환자들에 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에 애도하며 연대해주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아흘리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WHO는“이런 상황에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그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 없다”며 대피령을 철회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해 왔다. 예루살렘 교구 모금 책임자인 아일린 스펜서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사상자가 너무 많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 같다”며 “병원이 계속 운영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이번 참사는 어느 쪽의 소행이든 뚜렷한 전쟁범죄 정황으로, 국제법의 허점과 국제사회의 무능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리아 내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최근 전쟁의 와중에 병원이 폭격을 당한 사례는 상당히 많지만 이번만큼 단번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국제인도법의 대원칙인 제네바협약은 전쟁에서 전투력을 잃은 군인까지 포함해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살상을 금지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제네바협약을 비준해 이 규정에 구속된다. 제네바협약과 로마규정을 비롯해 이른바 ‘전쟁법’으로 불리는 국제인도법 체계는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군사적 위협 때문에 병원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전투원을 숨기거나 진지 역할을 하는 등 용도가 바뀐 특수한 경우에 국한된다.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거나 이들의 무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의료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국제인도법 해석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병원을 노린 경우 ▲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경우 ▲ 확인된 군사적 위협보다 대응이 과도한 경우 ▲ 임박한 공격에 대한 사전 경고가 없는 경우는 심각한 법 위반으로 전쟁범죄 혐의의 구성요건이다. 시리아 내전에서 병원 폭격을 추적해온 미국 싱크탱크 애슬랜틱 카운슬의 엘리스 베이커 연구원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이 전쟁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알아흘리 병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현재 공신력 있는 보도를 보면 그 병원은 금방 식별할 수 있는 곳에 잘 지어져 있었고 봉쇄 속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으로 알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아흘리 병원을 파괴하고 그 안에 있던 수백명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에서는 국제법의 실효성에 실망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이라고 할지라도 법이 있다”며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도 ‘전쟁법’(무력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을 지키라고 주문했다. 전쟁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이번 참극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 시진핑 “일대일로 10년 성과” 푸틴 “중국의 성공 기뻐”(종합)

    시진핑 “일대일로 10년 성과” 푸틴 “중국의 성공 기뻐”(종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개막식을 마친 뒤 별도 회담에 들어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3월 모스크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제 사회 ‘신냉전’ 구도가 심화한 가운데 최근 밀착 행보를 보여 온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전날 베이징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문제는 모든 세계 지도자에게 관심이 큰 주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모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인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중국은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후 진행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에 대해 “자위(自衛) 범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도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으나 사흘 뒤 부결됐다. 한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은 “지난 10년 우리는 초심을 유지하고 동행해 왔고 일대일로 국제협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으며 풍성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대일로 협력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에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로 확장됐고, 150여개국, 30여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공동 건설과 연관된 문서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10년간의 역사가 입증했듯이 일대일로 공동 구축은 역사의 정확한 편에 서 있는 것이고, 시대 진보의 논리에 부합하고 세상의 정도를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는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상 등과 조화를 이룬다면서 일대일로 개발 계획이 더욱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 주빈으로서 시 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기조연설을 한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인 경제 발전 달성을 위해 동등하고 호혜적인 협력에 대한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기본 원칙을 토대로 하는 일대일로 계획은 다양한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합 프로세스와 잘 들어맞는다. EAEU, 상하이협력기구(SCO),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은 함께 성공적으로 발전하는 동맹”이라며 “우리의 중국 친구들이 해냈다.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 [속보] 시진핑·푸틴, 베이징서 정상회담 시작

    [속보] 시진핑·푸틴, 베이징서 정상회담 시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정상회담을 시작했다고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번 회담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계기로 성사됐다. 푸틴 대통령은 포럼 참석을 위해 전날 중국에 도착했다.
  • 요르단 안 만나겠다, 그럼 안 가…이스라엘 향하는 바이든에 악재만

    요르단 안 만나겠다, 그럼 안 가…이스라엘 향하는 바이든에 악재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중대 고비를 맞는 시점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길에 악재만 쌓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최소 50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자 팔레스타인 수반이 요르단 암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려는 계획을 취소했다. 이어 요르단이 역시 암만에서 미국, 이집트 정상과 만나려는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결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이스라엘만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오후(미국 동부시간) 전용기편으로 미국을 떠나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뒤 하마스 대응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과 회담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창 전쟁이 진행 중인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올해 2월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 여부, 대표적 반(反)이스라엘 국가인 이란의 개입에 따른 확전 여부 등의 갈림길에서 이뤄지는 세계 최강대국 지도자의 이스라엘 방문은 사태의 향후 전개 방향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백악관과 국무부 발표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민간인 1천200명 이상을 살해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맞서 반격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이번 전쟁과 관련한 전략과 구상을 청취하고 군사적 지원 방침을 밝힐 전망이다. 더불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면봉쇄가 길어지면서 현지 주민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주민 대피를 포함한 인도적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또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다수 민간인의 희생을 초래하는 ‘과도한 보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BBC와 알자지라 방송 등은 병원 폭격 보도가 바이든 대통령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든다고 전했다. 급습을 당한 이스라엘에 대한 동정론과 중동의 반이스라엘 여론 사이의 균형을 깰 수 있는 중대 사건이 발생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 행보와 다른 아랍 지도자들을 설득하려는 외교적 노력은 난관에 봉착했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과 암만에서 만날 예정이었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을 “병원 대학살”로 규정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을 방문했을 때도 상대국 인사들로부터 이스라엘의 과도한 보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미국 언론에 보도됐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의 맹방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표명과, 이스라엘의 과도한 보복 자제 요구, 중동의 대표적 반미국가인 이란의 개입 억제 등 상충할 수 있는 목표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과, 미국 정계와 재계에서 유대인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이스라엘행은 내년 11월 대선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워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안전에 대한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동기와, 방문 이후 전쟁의 향배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에 미칠 영향 등은 결국 내년 대선과도 연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인 1973년 처음 방문한 이후 이번이 11차례 이스라엘 방문이다.
  • 美 공화 20명 이탈, 조던 하원의장 선출 좌절…파행 이어질 듯

    美 공화 20명 이탈, 조던 하원의장 선출 좌절…파행 이어질 듯

    미국 역사상 초유의 연방 하원의장 해임 이후 후임자를 뽑는 일이 다수당인 공화당의 내부 분열 속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17일 오후(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의장 후보로 각각 추천된 공화당의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놓고 의장 선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공화당 조던 후보는 다수당 후보임에도 같은 당 의원 20명이 이탈하면서 200표 득표에 그쳐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의 지지를 받아 212표를 획득한 제프리스 후보에 밀렸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당선에 필요한 재적(433)의원 과반인 217표에는 못 미쳐 의장 선출이 불발됐다. 후보로 나서지 않은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7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공화)이 6표를 각각 얻었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1명,민주당 212명으로 9석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조던 위원장은 공화당 내부에서 5명만 ‘반기’를 들어도 하원의장에 선출될 수 없는데, 의원 20명이 이탈하면서 첫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조던 위원장은 후보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현재까지 밝히지 않아 후속 투표에서 계속 하원의장직에 도전할 수 있다. 이로써 지난 3일 매카시 해임 이후 하원의장 공석 사태는 더 늘게 됐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2년째 전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액 20억 달러(약 2조 7000억원) 이상의 지원안 처리와 2024회계연도 예산안 협상도 지연되게 됐다. ‘친(親)트럼프 인사’이자 공화당 초강경 보수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설립자 중 한 명인 조던 위원장은 당내 경선에서 곡절 끝에 하원의장 후보가 됐지만 당내 자신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해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이후 공화당 내 1차 경선에서 후보로 뽑혔던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당내 초강경파들이 지지를 계속 거부하면서 결국 본회의 투표까지 가지 않고 12일 사퇴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강경파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조던 위원장이 당내 경선에서는 이겼지만 당내 중도파 등의 이탈표 때문에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1월 선출됐을때는 투표가 15차까지 진행된 바 있다. 하원의장 선거는 후보를 추천한 뒤 의원들이 순서대로 호명을 받으면 직접 지지 후보의 이름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2024회계연도 임시예산안 처리 후 당내 극우 성향 맷 게이츠 의원이 발의한 해임 결의안이 지난 3일 하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장에서 해임됐다.
  • 中일대일로 정상포럼, 서방지도자는 없어…시진핑 ‘우군 다지기’ 주력

    中일대일로 정상포럼, 서방지도자는 없어…시진핑 ‘우군 다지기’ 주력

    중국이 시진핑 국가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10주년을 맞아 17∼18일 개최하고 있는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각국 정상과 정상급 인사 26여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17일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는 외국 지도자들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잇달아 베이징에 도착했다며 이날 오후까지 중국을 찾은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정상들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 주석 등이 정상포럼을 위해 베이징을 찾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케냐 대통령, 에티오피아 총리, 나이지리아 부통령, 이집트 총리 등 6명이 방문했다. 유럽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등 3명이 중국을 방문했고,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남미 지역 정상도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았다. 여기에 통상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국제기구 수장으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 총재가 중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기준 선진국 그룹 32개국 지도자는 이번 정상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동유럽 헝가리, 남미 칠레, 오세아니아 파푸아뉴기니 등 지역별로 중국과 전통적 우호 관계거나 관계에 공을 들여온 국가수반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하며 ‘우군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시 주석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10년 전 나는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을 제시했다”며 “국제 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양국의 우호 이념이 대대로 전승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여 만에 또 중국을 찾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겐 “오랜 친구 조코위 대통령을 다시 만나 기쁘다”면서 “인도네시아는 내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처음 제창한 곳으로, 지난 10년 동안 인도네시아는 역내 일대일로 협력의 선두에 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를 만나서는 양국 관계를 최고 단계인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그간 중국의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는 인도 견제를 공통 분모로 우방 관계를 닦아온 파키스탄이 유일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지난 10년 동안 일대일로 협력의 넓이나 성과 면에서 아프리카 선두에 있다”며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단결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를 촉진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겐 “헝가리는 신중국을 가장 먼저 승인하고 수교한 국가 중 하나”라며 “헝가리가 오랫동안 우호적인 대중국 정책을 유지하면서 일대일로를 적극 지지하고, 오르반 총리가 세 번 연속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이 투자한 헝가리-세르비아 철도의 기한 내 완공·개통을 이룩해내자면서 중국·유럽 물류 협력 단지 운영과 전자상거래와 정보기술(IT), 신에너지 산업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헝가리산 농산물 수입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1970년 남미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중국과 수교한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는 일대일로 협력 계획에 함께 서명했다. 그는 “서명을 계기로 무역과 기반 시설 투자 등 전통적 협력을 심화함으로써 칠레가 중남미 일대일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이 미국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태평양 도서국 가운데 하나인 파푸아뉴기니의 제임스 마라페 총리도 만났다. 그는 “새로운 형세에서 중국은 파푸아뉴기니와 함께 정치적 상호 신뢰를 다지고 협력의 범위를 확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시 주석은 특히 개도국 정상들에게는 남남협력(개도국 간 협력)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글로벌 다자주의와 내정불간섭 원칙 등도 거론하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 “美, 우크라가 그토록 원하던 ‘에이태큼스’ 줬다…러軍에 사용중”

    “美, 우크라가 그토록 원하던 ‘에이태큼스’ 줬다…러軍에 사용중”

    러 자극 우려하던 美, 북→러 탄약 대량공급 동향속 은밀 지원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오랜기간 절실히 요구해온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했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관리는 미국이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조용하게’ 우크라이나에 전달했으며, 이미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지 약 1개월 만에 에이태큼스가 실전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사정거리가 300㎞에 달하는 에이태큼스를 확보함으로써, 대러 반격 과정에서 러시아 지휘소와 탄약고, 보급로 등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작년부터 에이태큼스 수백기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러시아를 자극함으로써 사태를 악화할 수 있다며 한동안 지원에 난색을 표했었다. 미국이 에이태큼스 지원을 결정한 것은 러시아가 지난달 북러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으로부터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의 탄약 등 무기를 획득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수 있어 보인다. 북한의 지원으로 러시아가 전황의 균형을 깰 가능성이 생긴 것이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에이태큼스 지원을 촉진시켰을 수 있는 것이다. 크렘린궁 대변인 “영국·미국 당국, 그들은 항상 증거 제시 안해” 다만 러시아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을 “증거가 없다”며 일축했다. 17∼18일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참석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영국 정보당국과 미국 정보당국 모두 마찬가지다. 그들은 항상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났을 때 ‘이것’이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라며 북러 정상회담 당시 무기 거래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의 주권이며 누구도 이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 푸틴, 일대일로 포럼 참석차 방중… 오늘 시진핑과 정상회담

    푸틴, 일대일로 포럼 참석차 방중… 오늘 시진핑과 정상회담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계기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기념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의 환영을 받고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18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베이징 로이터 연합뉴스
  • B-52, 北 보란 듯 국내 첫 착륙… 한미일 ‘북러 무기거래’ 제재 조준

    B-52, 北 보란 듯 국내 첫 착륙… 한미일 ‘북러 무기거래’ 제재 조준

    핵무장이 가능한 미국 전략폭격기 B-52가 17일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아덱스(ADEX) 2023’ 개막식에서 보란 듯이 축하비행을 하고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마친 뒤 청주공군기지에 착륙했다. B-52의 국내 공군기지 착륙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선언’의 취지대로 미군 전략자산을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고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앞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 12~16일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10만t)의 부산 기항에 이어 이날 B-52가 아덱스를 찾은 민간인들의 눈앞에서 처음으로 비행하고 국내 기지에 착륙까지 한 것은 이달 중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인 셈이다. 한미일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최근 확인된 북러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함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의 협의에서 “우리는 러북 간 군사 협력이 진행 중임을 보여 주는 추가 증거를 목도했는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계속 공조할 것이며 비용을 부과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미 백악관이 지난 13일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을 포착한 정보를 공개한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북러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어서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3국 차원의 제재를 위한 공동 행보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 8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핫라인’ 구축이 완료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핫라인 관련) 진척 상황이라고 언급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부인했다.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에 핵자산을 전개해 국제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이 그 누구의 ‘핵위협’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흑백을 전도하는 궤변이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은 16일 러시아 국제체육포럼 행사에 대표단을 보냈으며 러시아 외무장관이 18~19일 방북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 하마스 “팔레스타인人 6000명 풀어 주면 인질 석방”

    하마스 “팔레스타인人 6000명 풀어 주면 인질 석방”

    이스라엘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의 목숨을 무기로 내세우며 이스라엘 압박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전 수장인 칼레드 메샤알은 알 아라비 TV를 통해 “6000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남성과 여성이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감옥에 수감돼 있다”며 “우리는 이들과 교환하는 대가로 이스라엘 포로들을 풀어 주겠다”고 말했다. 실제 하마스는 이날 밤 텔레그램을 통해 미아 심(21)이라는 프랑스계 이스라엘 여성 인질의 영상을 공개하며 여론 환기에 나섰다. 심은 팔에 붕대로 처치를 받는 영상에서 “지난 7일 팔을 다쳐 가자지구로 이송됐다”며 “3시간에 걸쳐 수술받았다. 현재 모든 것이 괜찮지만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시작한 뒤로 억류 중인 인질의 근황을 알린 것은 처음이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200~ 250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억류 중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질 22명이 사망했다”며 “살아 있는 인질은 종교적 가르침에 따라 인도주의적으로 돌보고 있다. 가자의 일반 시민과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식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질 가운데 여러 국적자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손님으로 여겨 보호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대화) 여건이 조성되면 석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하마스를 섬멸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과거 이스라엘은 2011년 인질 한 명을 구하기 위해 1000명의 팔레스타인 포로를 풀어 줘 과도한 양보를 했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으로 볼 때 하마스의 인질 협상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 푸틴 찾아간 헝가리 총리 “맞서려 한 적 없다”…유럽 정상으론 이례적

    푸틴 찾아간 헝가리 총리 “맞서려 한 적 없다”…유럽 정상으론 이례적

    “러시아와 대립할 마음 없어”…EU·나토·우크라 반발 전망 푸틴, 시진핑과 7개월 만에 대면…가스관 프로젝트 논의 예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만나 우호적 대화를 나눴다. 양 정상은 이날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참석 계기로 회담했다. 러시아 언론은 오르반 총리가 푸틴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를 직접 찾아오면서 이날 만남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 내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분류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유럽 지도자와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유럽연합(EU) 국가 지도자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게 “오늘날 지정학적 상황에서 접촉을 유지하고 관계를 발전할 기회가 매우 제한적임에도 헝가리 등 여러 유럽 국가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양국 관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헝가리는 러시아와 대립하고 싶었던 적이 없으며, 오히려 최대한 협력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는 가스, 석유, 원자력 분야 협력도 논의했다.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거부하고 있으며, EU의 대러 제재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르반 총리의 행보로 EU와 나토, 우크라이나가 반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푸틴 대통령은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 주석,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와도 회담했다. 보 반 트엉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베트남에 공식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 등과도 회담할 계획이다. 18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열린다. 그에 앞서 두 정상은 이날 일대일로 정상포럼 대표단 사진 촬영 및 리셉션 행사에서 만나 인사를 나눴다.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의 만남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밝은 표정으로 서로 악수하며 대화를 나눈 뒤, 다른 정상들과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중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상황과 양국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몽골을 거쳐 러시아산 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도 회담 주제 중 하나가 될 예정이지만, 회담 후 두 정상이 문서에 서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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