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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조기 껴안은 NSA 요원 스노든 “언젠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성조기 껴안은 NSA 요원 스노든 “언젠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뒤 현재 러시아에서 체류 중인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1)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NSA의 사이버 공격 자동 반격 프로그램인 ‘몬스터마인드’(Monstermind)의 존재를 추가 폭로하고 기계적 오류 탓에 무고한 나라를 대상으로 전쟁을 치를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디지털 문화 잡지인 ‘와이어드’(Wired)는 13일(현지시간) 성조기를 껴안고 정면을 응시한 스노든의 사진과 그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기사를 쓴 짐 뱀퍼드 기자는 러시아로 날아가 사흘간 스노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 NSA 관련 폭로 후 홍콩으로 은신한 뒤 러시아로 넘어가 지난 1일자로 3년간 러시아 거주 허가권을 얻은 스노든은 “언젠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합당한 이유로 나를 가둔다면 내 발로 감옥에 들어가겠다고 미국 정부에 말했다”면서 “내 안위보다 미국을 더 걱정한다”며 남다른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스노든은 “법이 정치적인 무기 또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만드는 도구로 이용된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형량 감형을 조건으로 협상 중인 미국 정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이 빼간 정보가 170만건에 달한다는 미국 정부에 주장에 대해서도 “숫자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내가 복사한 정보, 빼돌린 정보, 그냥 보기만 한 정보 등 내 행동을 추적할 만한 단서를 서버에 남겼지만 정부 기관이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스파이가 아닌 ‘내부고발자’로서 미국 국민에게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돌려주고자 폭로를 결심했다며 행동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스노든은 다른 나라가 미국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때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반격하는 몬스터마인드의 오류가 우발적인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령 중국에 있는 사람이 러시아인을 가장해 미국에 사이버 테러를 일삼고 몬스터마인드가 곧바로 러시아를 공격한다면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반문하며 제3자의 조작으로 엉뚱한 나라에 피해를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사생활을 침해할 공산이 큰 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비판했다. 스노든을 취재한 전직 정보기관 내부고발자 출신 뱀퍼드 기자는 “누구보다 많은 NSA 내부고발자를 만났는데, 스노든이 그간 접근한 방대한 정보량에 놀랐다”며 “그는 NSA 대다수 부서 책임자보다도 더 많이 특급 기밀 이상의 정보에도 접근했다”고 말했다. 스노든의 귀국 바람에 대해 배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스노든이 그간 행적을 얘기하고 싶다면 미국 법무부와 협상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을 내놨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정부자산 절도·국가안보 정보 유출·비인가자에 대한 기밀 전달 등 스파이 행위 관련 3가지 혐의로 기소된 스노든과 본국 송환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20대 해녀/오승호 논설위원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제주 해녀들이 잡은 전복을 먹던 감흥을 떠올려 본다. 해녀들은 바닷가를 찾는 이들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여유가 넘친다. 물질을 끝내고 가쁜 숨을 내쉬는 숨비소리에서는 고단함이 묻어나지만 ‘태왁’에 몸을 맡기고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은 어찌 이리 정겹게 다가오는 것인지…. 험한 바다에 뛰어드는 해녀에게서 인간의 강인함과 도전정신을 배운다. 제주해녀는 1965년 2만 3000여명에 이르렀지만 2012년 기준 4500여명으로 줄었다. 70대 이상 노인이 절반을 넘는다. 제주도 대표 수영선수로 활약한 20대 여성이 어머니의 뒤를 이어 해녀를 직업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제주해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를 신청해 놓은 상태. 해녀가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브랜드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제주해녀학교에는 미국, 러시아인 등 외국 여성 6명이 교육받고 있다. 해녀는 과연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류의 유산이 될 수 있을까. 제주 해녀는 그 자체로 벅찬 감동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18일 아침 7시 러시아전… 전국 곳곳서 거리응원 함성

    18일 아침 7시 러시아전… 전국 곳곳서 거리응원 함성

    4년을 기다린 축제, 대한민국의 ‘12번째 태극전사’들은 승리의 함성을 내지를 준비를 마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8일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러시아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둔 가운데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광장과 영동대로 등 전국 곳곳의 거리는 물론 집과 사무실,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등에서 졸린 눈을 비벼 가면서도 전의를 불태우며 밤을 지새웠다. 거리 응원이 예정된 현장에는 17일 늦은 밤부터 인파가 몰렸다. 축구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18일 0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전을 시작했다. 붉은악마들은 오전 1시에는 H조 벨기에-알제리전을 함께 보며 16강 진출을 다툴 경쟁자들의 전력을 엿봤다. 서울 강남 영동대로에서 열린 응원전에는 월드스타인 싸이가 공연한다는 소식에 수만여 명이 몰렸다. 주한 러시아대사관 직원과 유학생 등 국내에 사는 러시아인들도 용산구 이태원의 러시아 레스토랑 ‘에르미타주’ 등에 삼삼오오 모여 응원전을 준비했다. 스포츠평론가 최동호씨는 “대표팀 슬로건인 ‘즐겨라 대한민국’은 승패에 모든 것을 건 구태에서 벗어나 축구를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보고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라며 대표팀의 선전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사회 분위기가 반전되기를 기대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빠랑 있을 땐 한국, 엄마랑 있을 땐 러시아 응원해요”

    “아빠랑 있을 땐 한국, 엄마랑 있을 땐 러시아 응원해요”

    “올림픽에서 러시아와 한국이 맞붙으면 난 러시아를, 남편은 한국을 응원해요. 이번에도 당연히 러시아가 이기길 바라죠. 하지만 이렇게 한국에 살고 있으니 결과가 뒤바뀌어도 슬프진 않을 것 같은데요(웃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와의 경기를 앞둔 가운데 한 커플이 고민에 빠졌다. 15일 서울 도봉구 창동 집에서 만난 러시아 출신 카자코바 이나(41·여)와 정종현(40)씨 부부의 얘기다. 이나는 10여년 전 한국에 여행을 왔다가 지인 소개로 정씨를 만나 2006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언어와 음식도 낯설고, 문화도 너무 달랐지만, 남편과 함께 지낼 방법을 고민한 끝에 한국에 정착했다. 평소에는 한목소리를 내는 부부지만, 국제경기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맞붙을 때면 자존심을 건 날 선(?) 응원전을 펼친다고 했다. 정씨는 “아내와 함께 스포츠 경기를 볼 때 한국이 이기면 내가 함성을 지르는 대신 아내가 ‘우~’ 하고 야유를 보내고, 러시아가 승리하면 반대로 내가 야유를 보낸다”며 웃었다. 아들 다빛(7)군은 어린 나이에도 눈치가 빨라서 엄마와 있을 때는 러시아를, 아빠와 있을 때는 한국을 열심히 응원한다고 했다. 정씨는 “다빛이가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지역 체육센터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다. 월드컵 대진표가 나오기도 전에 한국과 러시아가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것 같다고 말해 나중에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축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러시아 사람들도 밤잠을 설쳐가며 월드컵 응원을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이나는 전했다. 그는 “러시아 사람들도 모스크바의 넓은 광장에 모여 대형 화면을 통해서 경기를 관람하거나 집에서 가족, 친구들끼리 모여 응원을 한다”면서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화상 채팅을 통해 러시아에 사는 언니와 함께 러시아팀을 응원하기도 했다”고 능숙한 한국말로 전했다. 이어 “남아공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 회원들이 길거리에서 응원을 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 열정이 놀라웠다”면서 “한국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리의 여신은 18일 누구에게 미소를 건넬까. 결과를 예측해달라는 부탁에 이나는 주저하지 않고 “러시아가 3대2로 한국을 이기지 않을까요? 러시아 파이팅”이라고 도발했다. 뒤질세라 남편 정씨도 응수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대하는 손흥민 선수가 활약한다면 한국이 무난하게 이길 겁니다.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하하하.”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리마리오 이상훈, 러시아인 아내 “10년 전 쇼에서 첫 만남” 결혼결심 이유는?

    리마리오 이상훈, 러시아인 아내 “10년 전 쇼에서 첫 만남” 결혼결심 이유는?

    ‘리마리오 이상훈 아내 공개’ ‘리마리오’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던 개그맨 이상훈이 미모의 러시아인 아내를 공개했다. 3일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는 ‘리마리오’ 이상훈 알리나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이상훈은 러시아인 아내와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뒤 “원래 이름은 미로노바 알리나 알렉산드로보나다. 너무 길어서 외우기 힘들다. 평소엔 알리나라고 부른다”고 아내를 소개했다. 리마리오 이상훈은 “쇼에 필요한 무용수가 있었는데 그때 유일하게 저랑 말이 통하는 아가씨였다. 그게 인연이 됐다. 벌써 십년 전 일이다”라며 아내와의 만남을 밝혔다. 알리나는 이상훈에 대해 “약속을 잘지키고 책임을 지키는 모습에 반했다.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켰다”고 말했다. 이상훈은 “알리나는 내가 연예인인 것을 모르고 순수하게 만났다. 어느 순간 보니까 알리나가 알뜰하더라. 그래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네티즌들은 “리마리오 이상훈 아내, 러시아인이었구나”, “리마리오 이상훈 아내, 미모가 보통이 아니네”, “리마리오 이상훈 아내와 잘 어울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KBS(리마리오 이상훈 아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개그맨 이상훈, 러시아인 아내 공개

    개그맨 이상훈, 러시아인 아내 공개

    3일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는 개그맨 이상훈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이상훈은 러시아인 아내와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뒤 “원래 이름은 미로노바 알리나 알렉산드로보나다. 너무 길어서 외우기 힘들다. 평소엔 알리나라고 부른다”고 아내를 소개했다. 이상훈은 “쇼에 필요한 무용수가 있었는데 그때 유일하게 저랑 말이 통하는 아가씨였다. 그게 인연이 됐다. 벌써 십년 전 일이다”라며 아내와의 만남을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상훈, 러시아인 아내와 방송 출연

    이상훈, 러시아인 아내와 방송 출연

    3일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는 개그맨 이상훈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이상훈은 러시아인 아내와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뒤 “원래 이름은 미로노바 알리나 알렉산드로보나다. 너무 길어서 외우기 힘들다. 평소엔 알리나라고 부른다”고 아내를 소개했다. 이상훈은 “쇼에 필요한 무용수가 있었는데 그때 유일하게 저랑 말이 통하는 아가씨였다. 그게 인연이 됐다. 벌써 십년 전 일이다”라며 아내와의 만남을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상훈, 러시아인 부인 어떻게 만났을까?

    이상훈, 러시아인 부인 어떻게 만났을까?

    3일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는 개그맨 이상훈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이상훈은 러시아인 아내와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뒤 “원래 이름은 미로노바 알리나 알렉산드로보나다. 너무 길어서 외우기 힘들다. 평소엔 알리나라고 부른다”고 아내를 소개했다. 이상훈은 “쇼에 필요한 무용수가 있었는데 그때 유일하게 저랑 말이 통하는 아가씨였다. 그게 인연이 됐다. 벌써 십년 전 일이다”라며 아내와의 만남을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친러 무장세력 “OSCE 감시단 8명, 체포된 대원들과 맞교환하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을 억류하고 있는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체포된 친러 대원들과의 맞교환을 요구했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고 미국은 동유럽에 자국 병력을 추가로 파견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친러 인물로 사실상 슬라뱐스크의 시장 역할을 하고 있는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이날 “전시에 포로는 항상 동전처럼 교환할 수 있는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OSCE 감시단을 체포된 동료들과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친러 세력은 감시단에 스파이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슬라뱐스크의 무장세력 지도자 이반 스트렐코프는 “정부에 저항하고 있는 지역에서의 정찰 활동은 결국 우크라이나군의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전날 이 지역에서의 군사행동을 감시하던 OSCE 구성원 8명과 우크라이나 군인 등이 이들 무장세력에게 납치됐고 러시아 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에 의하면 억류 중인 감시단원들은 과도정부의 요청에 따라 독일이 주도하는 군사 행동 확인 작전에 배치돼 지난달부터 활동하고 있었다. 국가보안국은 이들이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해 있고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OSCE는 억류된 감시단원들의 석방을 위해 추가로 감시단을 슬라뱐스크로 파견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와 무장세력의 우크라이나 공공기관 점거를 배후에서 조종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과도정부가 OSCE 감시단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서방 선진 7개국(G7) 지도자들은 이날 오전 공동성명에서 “러시아는 지난주 제네바에서 합의한 사항을 지키지 않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우리는 신속히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기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빨리 보이지 않으면 그의 측근들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28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외교관들도 같은 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자산동결과 함께 여행제한 대상 러시아인 명단에 15명이 추가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제재가 “치명적이지 않다”고 밝혔지만, 지난 2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제재가 맞물리면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선과 일본의 근대화 성패 무엇이 갈랐나

    조선과 일본의 근대화 성패 무엇이 갈랐나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신명호 지음/역사의 아침/544쪽/2만원 19세기 중반 역사적 전환기에 조선과 일본은 모두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그 극복 과정과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조선의 고종은 근대화에 실패한 군주가 됐지만 일본의 메이지는 근대화를 성취한 군주로 떠올랐다. 저자는 이렇게 된 원인을 고종의 개인적 능력에 한정하지 않고 ‘전환기’라는 세계사적 흐름에서 조망했다. 고종이 즉위하던 19세기 중반 동북아시아는 중국 중심의 국제 질서가 붕괴되고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논리가 투영된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었다. 1863년에 만 11세의 나이로 왕이 된 고종은 흥선대원군의 10년 섭정을 거쳐 1874년 봄 친정에 나섰다. 그러나 고종도 친정 초기에는 흥선대원군과 다를 것이 없었다. 청나라가 서양 열강의 통상 요구에 굴복한 이유를 ‘힘의 부족’이 아니라 ‘내부 배신’에서 찾은 것이다. 또 청의 이홍장(李鴻章)이 1879년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과 수호 조약을 맺는다면 단지 일본만 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인들이 엿보는 것까지도 아울러 막아낼 수 있다’는 내용의 밀서를 보낸 데 대해 고종은 ‘우리나라는 옛 법을 지켜 편안히 거처하며 나라 안이나 다스렸지 외교할 겨를이 없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는 당장은 서양 각국과 통상을 맺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고종은 뒤늦게나마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새 시대를 준비하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지도력의 한계와 청, 일본 등 주변국들의 끊임없는 간섭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생부인 흥선대원군은 하야한 뒤에도 권력에 집착해 고종과 권력 투쟁을 지속했고, 위정척사파라 불린 보수 유림과 중앙 관료들도 개화 정책에 반대했다. 메이지는 1867년 만 16세의 나이로 천황에 즉위했다. 같은 해 에도 막부의 쇼군이 메이지에게 정치권력을 헌상한 대정봉환(大政奉還), 이듬해에는 메이지 유신 등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메이지는 전환기의 혼란을 이겨내고 성공했지만 그의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혼란을 극복한 주역은 사실상 사쓰마번(薩摩藩)과 조슈번(長州藩) 같은 웅번(雄藩)이었다. 메이지는 이들 웅번이 성취해 낸 성과에 편승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메이지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한·일 간에는 오늘날에도 역사 인식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안중근은 조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싸운 위인인가, 아니면 테러리스트인가. 한국인이라면 안중근 의사를 민족의 상처와 아픔을 대변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위인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동양 평화의 파괴자로 본다. 우리의 주권을 강탈한 원수이자 동양 평화를 깨뜨린 흉악범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일본인들은 동양 평화의 수호자로 여긴다. 한국과 일본 간에 보호 조약이 체결된 을사년(1905년)은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이자 아픔이다. 그런 을사년이 일본인들에게는 동양 평화가 확립된 해로 인식된다. 러일 전쟁의 승리로 동양에 평화가 왔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우리의 인식과 상반되는 인식과 주장이 현재의 일본 사회에서 횡행하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그런 인식과 주장이 가져왔던 참혹한 결과들을 살펴보는 책이기도 하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미군 600명 폴란드 등에 배치… 러 “공격땐 무력 대응”

    미군 600명 폴란드 등에 배치… 러 “공격땐 무력 대응”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진압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다시 나서기로 했다. 부활절 주간을 맞아 표면상 중단했던 진압을 공식화한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 역시 “러시아인의 이익이 공격을 받으면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맞서 양측의 유혈 충돌 우려가 커졌다.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진압을 위한 군사작전 재개를 명령했다. 그는 “치안담당 부서들이 동부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내실 있는 조치를 재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의 작전 재개 명령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현지 정부 지도자들과 만나고 돌아간 뒤 몇 시간 만에 나왔다고 AFP는 전했다. 작전 재개는 동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에서 납치됐던 고를로프카 시의원인 블라디미르 리박 등 친우크라이나 성향의 지역 정치인 등 2명이 고문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슬라뱐스크는 정부군과 분리주의자가 격렬한 충돌을 빚어온 곳으로, 사실상 분리주의자가 통제하고 있다. 투르치노프 권한대행은 “이 범죄는 러시아의 지원과 묵인 아래 이뤄졌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폴란드에서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폴란드로 이동한 미군 150명이 정례 합동훈련에 들어갔다고 폭스뉴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또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국에는 미군 450명이 28일까지 도착, 훈련에 들어간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24시간 뉴스전문 TV 채널 ‘러시아 투데이’(R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합법적 이해와 러시아인의 이해가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으면 국제법에 따라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이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 러시아계 주민들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면 러시아가 군사 개입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모닝 브리핑] 러 수산업체 개성공단 진출 추진

    러시아 기업이 개성공단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러시아 수산업체 1곳이 2월 중순쯤 남북협력지구발전지원단을 방문해 개성공단 진출 여부를 상의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 업체의 사업을 승인하면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첫 외국 기업이 된다. 업체는 한국계 러시아인(고려인) 소유로 황태, 해삼 등 북한산 수산물을 개성공단 내에서 가공해 한국 등에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사업을 승인하면 이 업체는 사업 토지를 분양받는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9일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박봉주 총리 등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러시아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인천 중구에 ‘러시아 특화거리’ 조성

    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 인근 골목에 ‘러시아 특화거리’가 조성된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 관광특구 활성화 사업 공모 결과 월미관광특구의 러시아 특화거리 조성이 선정돼 국비 8억원이 확보됨에 따라 지방비 8억원을 더해 중구 우현로 일대 250m 구간에 러시아풍 건물과 조형물, 광장 등을 갖춘 러시아 특화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한·러 비자 면제 협정 체결로 인천국제공항 및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러시아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러시아인 취향에 맞는 관광자원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마련됐다. 특히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제물포해전에서 침몰한 바랴크함 추모비가 있는 연안부두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직접 방문해 헌화할 정도로 의미가 있어 러시아예술제 개최 등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아울러 인천차이나타운과 개항장테마박물관거리, 신포국제시장 등 기존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신포시장 인근에 있는 3개의 러시아 상점도 연계시켜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 신속 보도 돋보여/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 신속 보도 돋보여/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지난 한 달간 서울신문의 국제면은 우크라이나가 장식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월 23일 키예프 마이단광장에 모인 시위대에 의해 대통령이 쫓겨나면서 2004년 ‘오렌지혁명’에 이어 두 번째 시민혁명이 성공했다. 그러나 혼란은 과도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지속되고 있다. 국가부도 위기상황과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합병 등 다양한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낯선‘ 우크라이나가 오늘도 아침 시간 주요 읽을거리로 식탁에 올라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2월 22일자 보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해설기사를 실었다. 우크라이나사태의 원인이 친서방과 친러시아 성향의 지역 갈등에 뿌리가 있다며 그래픽과 도표를 통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후에도 서울신문은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 번 우크라이나 시민혁명과 후속사태를 보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특징을 첫째, 우크라이나 민주세력의 정치력 부재로 꼽았다. ‘오렌지혁명’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민주세력이 집권한 이후에는 계파분열과 무기력, 부패를 반복하면서 친러세력에 재집권의 빌미를 제공했고, 지금도 이 문제는 남아 있다(3월 29일자). 둘째로 우크라이나 비핵화의 교훈이다.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안전보장과 영토적 주권’을 인정받은 부다페스트양해각서에 서명했지만,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비핵화의 신화가 무너졌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경제적 지원과 체제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모범답안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본 북한이 핵포기를 주권포기라고 인식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3월 11일자). 셋째,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불안이다. 크림반도에 이어 몰도바에 있는 자치공화국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이 러시아에 합병될 가능성도 크며(3월 25일자),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나서고 나토가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전쟁가능성(3월 18일자)도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넷째,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과 시차, 에너지, 통화, 군대, 지리라는 6가지 요인 때문에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3월 20일자). 그러나 서울신문의 우크라이나 보도에서 러시아의 입장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 국제분쟁은 항상 이해당사자의 갈등이 존재함에도 우크라이나 보도에서는 한쪽 입장만이 강조됐다.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은 동해의 블라디보스토크, 발트해의 칼리닌그라드와 더불어 러시아의 얼지 않는 주요 군항이자, 1954년 이전까지 러시아가 오랫동안 지배해온 영토이다. 또한 자치공화국의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인이다. 러시아로서는 역사적·군사적 연원에서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실패 가능성 분석처럼 미국 CNN을 비롯한 서방 주요통신사의 시각은 반러시아적 정서를 담고 있어 이를 우리의 시각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예컨대 러시아는 지역 간 시차가 큰 국가이고, 우크라이나에 에너지를 공급해 왔으며, 크림군구는 실질적으로 러시아 흑해함대가 지배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합병실패 가능성은 설득력이 약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3만명의 고려인공동체가 있는 곳이고, 한국기업의 구소련지역 진출 전략지이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의 하나라는 점은 자세히 강조될 필요가 있었다. 국제보도는 서구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국익과 독자의 알권리에 맞게 독립적인 시각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 美·러 ‘우크라 해법’ 동상이몽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이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무력이 아닌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자는 데 동의했다. 때마침 우크라이나 접경에 주둔 중인 러시아 병력이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놓고 양국 사이에 이견이 커 아직까진 갈 길이 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파리에서 4시간의 긴급회동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러시아는 현재의 위기를 가져온 사건에 대한 입장차가 있었지만 외교적 해법을 찾고 우크라이나인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양국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담에서 제시된 방안에 나타난 양국의 입장은 엇갈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는 러시아 비정규군의 무장을 해제하고 국제 감시기구의 접근을 허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그는 협상 테이블에 우크라이나 정부의 참여가 없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연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솔직히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연방 밖에서는 어떤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각 지역은 각자의 경제, 세금, 문화, 언어 등을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뒤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연방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최근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인터넷 통신 ‘글라브레드’도 이날 러시아군 병력이 약 4만명이었던 데 비해 현재는 약 1만명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쪽 국경에 위치한 옛 소비에트 연방 몰도바에 1억 달러(약 1065억원)를 지원했다. 이 나라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주민 대부분은 자신을 러시아인이라고 여기며, 실제 러시아 병력도 일부 주둔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티모셴코 “우크라 내 러시아인 핵무기로 죽여야”

    야권의 권력 장악 후 교도소에서 풀려나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가 러시아의 크림 합병에 대해 무력 대응을 주장하는 전화 통화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통신 유엔엔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유튜브에 티모셴코 전 총리와 네스토르 슈프리치 전 우크라이나 국가보안위원회 부서기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올라왔다. 티모셴코는 “제기랄. 무기를 잡고 이 빌어먹을 ‘카차프’(러시아인에 대한 우크라이나인들의 비칭)들을 죽여 버리러 가야 한다. 크림에 없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통화는 지난 18일 저녁 11시 17분에 한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티모셴코는 또 우크라이나에 사는 800만여명의 러시아인에 대해 “빌어먹을, 그들은 핵무기로 죽여 버려야 한다”는 격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파문이 일자 티모셴코는 내용이 편집됐다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은 우크라이나인이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누가 녹음하고 공개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나 러시아 정보기관 등이 배후라는 관측이 떠돈다. 한편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정권 축출을 이끈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 단체 지도자 중 한 명이 이날 우크라이나 당국의 체포 작전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극우민족주의 단체 ‘프라비 섹토르’(우파진영)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올렉산드르 무지치코(별명 사슈코 빌리)가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로브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무지치코는 가슴에 2발, 다리에 3발의 총을 맞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크림반도 사태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이기철 국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크림반도 사태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이기철 국제부 전문기자

    토요일이던 2001년 7월 28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외곽의 고대도시 케르소네소스. 러시아정교회의 블라디미르 성당의 재건축 봉헌식이 진행된 이날 집권 2년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오니드 쿠치마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키예프 대공의 이름을 따 19세기 건립된 성당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완전히 파괴됐다가 4년에 걸친 복원 공사 끝에 재건됐다. 아무리 러시아 바깥에서 진행되는 러시아정교회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푸틴이 종교 행사에 참석한 것은 상당한 의외였다. 푸틴은 이날 크림반도 흑해함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연대를 유달리 강조했다. 러시아정교회는 푸틴이 국민통합의 코드로 활용하며 거의 국교 위치에까지 올랐다. 정교회 대주교는 교황의 러시아 방문 거부와 2001년 구세군의 추방, 신교 선교사들에 대한 각종 제한 등에서 보듯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교회에서 공연했던 푸시 라이엇의 기소, 동성애 반대법 제정 등은 정교회가 현실 정치에 보수적인 영향을 미친 최근 사례들이다. 정교회에 힘입은 푸틴은 최근의 우크라이나 정책에서 국민 68%의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를 통합하는 정교회의 요람은 크림반도다. 989년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였던 케르소네소스에서 블라디미르 키예프 대공이 세례를 받고,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다. 그의 개종은 러시아라는 국가의 뼈대를 만든 것으로 러시아 역사상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예수의 12제자 가운데 한 명인 안드레 사도는 크림반도를 통해 스키타이 지역에 선교를 했다고 한다. 로마 황제 트라야뉴스에 의해 크림반도로 추방된 클레멘세 교황은 크림반도의 동굴에 숨어 살며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덕분에 크림 반도는 소련 공산당이 무신론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기 전까지 정교회와 러시아 국민의 성지였다. 크림반도 순례도 많았다. 소련 붕괴 이후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정신적 지주로 다시 부각됐다. 정교회는 타타르인의 반발을 무시하고 블라디미르 성당을 재건했다. 또 그가 세례를 받았던 곳에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이 헬기를 동원해 정자를 지어 기념하고 있다. 크림반도에는 크림전쟁과 내전, 1·2차 세계대전 등에서 러시아인의 피가 흥건하다. 톨스토이는 크림전쟁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명작 ‘전쟁과 평화’를 썼다. 또 스탈린 시절 이곳에서 대대로 살던 타타르인들이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등으로 쫓겨나면서 생긴 빈집에 세계대전 직후 러시아 장군들이 차지하면서 휴양도시로 바꿨다. 1954년 니키타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선물하면서 문제가 얽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결별하려 하자 선물을 내놓으라고 한다. 냉전에서 패배한 소련이 와해되면서 형해화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지렛대로 삼아 모스크바를 향한 군사 근육을 키우고 있다. 소련 영향권이었던 발트 3국과 폴란드에 나토 기지가 들어선 것은 러시아로선 자존심 상처 이전에 안보 위협이다. 크림반도가 러시아 국민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는 이유다. 서방으로선 크림반도가 넘어오면 좋겠지만 없어도 현상 유지가 되는 꽃놀이패다. chuli@seoul.co.kr
  • 러시아, 크림반도 즉각 합병 나설까?…“푸틴에 값비싼 대가”

    ’러시아 크림반도 즉각 합병하나’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이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함에 따라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 수순에 즉각적으로 돌입할지 주목된다. 러시아가 신속하게 합병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독일 경제주간지인 비르트샤프츠 보헤는 17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크림 반도를 84번째 연방으로 합병하는 것은 러시아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우선 크림 반도의 산업이 변변치 않다는 점을 들었다. 과거 이 지역에서 샴페인이 매우 좋은 품질을 가진 특산품이었지만 소련 연방 해체 후 샴페인 산지가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다. 현재 크림 반도의 주요 산업은 관광이다. 크림 반도 남단 흑해 연안에 있는 얄타는 아름다운 해양 휴양지를 보유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크림 반도의 실업률이 6.2%로 우크라이나 전체인 8.0%보다 낮은 것은 관광 산업 덕분이다. 그러나 관광 산업 종사자들의 소득 수준이 낮다. 크림 주민의 월평균 소득이 243유로(한화 36만원)로 우크라이나 전체 평균인 273유로(41만원)보다 적고 루블화의 통화가치가 하락한 러시아 국민의 600유로에 비해서도 절반에 못 미친다. 특히 크림 반도를 찾는 관광객의 3분의 2는 우크라이나인들이고 러시아인들은 15%에 그친다. 크림 반도가 러시아에 귀속되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관광객 유치를 장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매년 크림 자치공화국에 24억달러(2조 50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지만, 부채는 더욱 늘어왔다. 관료의 부패에 따른 공공부문의 고비용 구조가 문제로 지적된다.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매우 취약한 것은 더욱 큰 문제다. 크림 반도 주민이 마시는 물은 우크라이나 중심의 드네프르 강이 상수원이다. 전기와 가스 공급도 우크라이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크림 반도가 러시아에 귀속되면 러시아는 주민에 물, 전기, 가스 등을 공급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 망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러시아가 크림 자치공화국을 합병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 때문에 즉각적으로 합병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자치 공화국으로 놔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오바마, 압박인가 유인인가’라는 기사에서 “많은 미국-러시아 전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림 반도를 합병할 것이라는데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푸틴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압박이 실효성이 거의 없다면서 푸틴을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우크라사태의 한반도 나비효과/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기고] 우크라사태의 한반도 나비효과/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1991년 12월 25일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다. 이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연방 대통령이 사임하고 소련연방이 해체됐다. 소련연방의 갑작스러운 해체로 15개 국가들은 아무 대책도 없이 독립을 맞게 됐다. 여기서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꼬이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내에 있던 크림반도와 흑해함대, 1800여기의 핵탄두를 어부지리로 얻게 되었고, 졸지에 세계 3대 핵강대국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러시아는 핵강대국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흑해함대 전력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62척의 함정과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넘겨주었다. 우크라이나 군부와 의회는 ‘핵무기 없는 우크라이나’가 언젠가 러시아에 주권을 침탈당할 것을 우려했었다. 미국은 이런 우크라이나를 달래 핵보유 5개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보호한다는 양해각서를 1994년 체결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경제적 어려움과 핵무기 관리인력 부족, 체르노빌 트라우마, 강대국의 압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결국 1996년까지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에 양도했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해주는 ‘꽃놀이패’를 스스로 차 버린 셈이다. 러시아는 속으로 “우라”(만세)를 외쳤을 것이다.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20년이 지난 201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대규모 군대를 크림 반도로 진격시켰다. 푸틴은 크림 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시키고 친러시아 독립공화국으로 만들거나 아예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킬 것이다. 문제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나비 날갯짓이 한반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핵무기를 포기했던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것을 목격한 북한은 더욱 핵무기 보유에 혈안이 되었다. 이런 북한을 달래기 위해 제시됐던 것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보상을 받아 경제발전을 이뤘던 ‘우크라이나식 핵폐기 모델’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미국에 설득당해 핵무기를 포기한 뒤 러시아에 의해 영토가 유린되는 상황은 또다시 북한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이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핵 폐기 대가로 그 어떤 경제적 지원이나 정권 유지에 대한 약속을 믿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자발적 핵 폐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
  • 크림, 러시아 합병 결의… 우크라 새 국면

    크림, 러시아 합병 결의… 우크라 새 국면

    우크라이나 사태를 봉합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중심에 있는 크림자치공화국이 6일 러시아와 합병을 하기로 결의하고 주민투표 일정을 잡았다. 크림반도 내 친러시아 세력의 움직임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남부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이날 비상회의를 열어 러시아와의 합병을 묻는 주민투표 실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공화국 의회는 이날 100명의 재적의원 중 86명이 출석해 기권한 8명을 제외한 전원이 주민투표 실시에 찬성표를 던졌다. 의회 대표는 건물 밖에 모여 있는 약 5000명의 친러시아 주민들에게 “크림이 러시아 연방에 들어가기로 결정했고 오는 16일 이와 관련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의회는 이와 함께 러시아 지도부에 크림자치공화국 합병 절차 착수를 요청하기로도 결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소식을 접하고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다고 AP는 전했다. 회의 결과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우선 주민투표의 결과를 지켜본 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공화국의 긴급한 결의로 그동안 우려돼 왔던 크림반도 내 분리주의의 발호가 가시화됐다. 따라서 러시아와의 국가 간 전쟁 위협에서 조정·중재 국면을 맞았던 우크라이나 사태는 내전과 분단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전환됐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크림의회의 결정에 “공화국 자치정부와 의회는 불법단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과도정부가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이기도 한 크림반도에서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크림자치공화국의 분리를 힘으로 막으려 한다면 이미 크림반도에 6000~1만 6000명이 파병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군이 이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만일 러시아가 크림자치공화국을 수용한다면 하리코프, 도네츠크 등 동부와 남부의 다른 친러시아 지역도 병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과도정부도 나라의 분열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의 전면 대결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러시아에 크림공화국 수용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주민투표가 실시되면 결과는 당연히 러시아 합병 쪽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의 땅이 된 지는 60년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 크림자치공화국 인구의 60%에 육박하는 200만명의 주민은 자신이 러시아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지난달 27일에도 정부 청사와 의회 건물을 점거하고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등 합병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인과 크림자치공화국인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민주적 절차와 기관을 훼손하는 행위를 한 개인과 기관’에 대해 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날엔 현지 조사를 위해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을 방문한 로버트 세리 유엔 특사가 무장세력의 위협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일찍 철수하는 등 국제 중재 협상이 시작부터 난항을 빚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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