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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과 거리 두는 트럼프…“2차 정상회담 올해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올가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2차 미·러 정상회담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하고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을 비판했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방점을 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민주당과 언론뿐 아니라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나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양상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차기 양자 회담은 ‘러시아 마녀사냥’이 마무리된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내년 초 이후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헬싱키에서 러시아가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지를 살펴보려 했다”면서 “러시아인들에게 우리의 민주 절차에 개입하면 혹독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병합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유하는 국제 원칙을 훼손했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의 일련의 발언은 지난 16일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이를 묵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을 두둔했다가 맞은 거센 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도 반영한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푸틴 대통령이 의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러 “부티나 체포는 광대극이며 비극… 즉각 석방해야”

    러 “부티나 체포는 광대극이며 비극… 즉각 석방해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간첩행위 혐의로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러시아 국적 여성 마리아 부티나(29)를 즉각 석방하라고 항의했다. 라브로프는 이날 통화에서 “가짜 혐의로 러시아인 부티나를 체포한 미국 당국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최대한 신속하게 부티나를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 등이 러시아 외교부가 낸 성명을 인용해 전했다. 러 외교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 프로필에 ‘#마리아부티나를석방하라’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환하게 웃고 있는 부티나 사진을 게시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부티나에게 적용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5년형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부티나 체포 사건에 대해 “광대극이며 비극”이라며 미 수사당국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부티나의 동거남은 공화당의 전략분석가이자 전미총기협회(NRA) 소속인 폴 에릭슨이다. 에릭슨은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 인사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의 비밀 만남을 주선하자”는 ‘크렘린 커넥션’ 이메일을 보낸 장본인이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해온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 13일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에서 미 대선 개입을 부인하는 푸틴 대통령을 옹호해 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남과 북은 이어져야 합니다

    남과 북은 이어져야 합니다

    이 철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금강산이 나오고, 거기서 좀더 가면 원산이 나오고, 계속 더 올라가다 보면 마침내 한반도 북단의 나진에 다다른다는 상상은, 그리고 기차가 두만강을 건넌 뒤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다다른다는 상상은 너무 벅차 감당하기 힘들다. 러시아인에게 철로는 안나 카레니나가 연인 알렉세이 브론스키를 만나는 로맨틱한 장소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 철길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분단의 아픔이 반세기 넘게 녹아든 비탄의 구조물이다. 17일 동해선 남측 최북단 제진역에 철로가 녹슬어 방치돼 있다. 남북은 2006년 제진역에서 금강산역까지 철로를 연결한 뒤 이듬해 시험 운행을 했으나 남북 관계 경색으로 갈 수 없는 길이 되고 말았다. 11년 만에 찾아온 해빙무드로 지금 우리의 상상은 벌써 나진을 거쳐 모스크바로 내달리고 있다. 글 김상연 정치부장 carlos@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러시아 여성 라자로바가 본 ‘월드컵 이후 달라질 러시아’

    러시아 여성 라자로바가 본 ‘월드컵 이후 달라질 러시아’

    러시아월드컵이 개최국을 얼마나 변모시킬까? 속단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젊은 러시아인들이 뭔가 많은 것을 깨닫고 삶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게 됐다고 영국 BBC 러시아 지국의 니나 라자로바가 강조했다. 그녀의 소견을 옮긴다.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젊은 러시아인들은 모스크바를 코스모탈리탄들의 수도로 여기며 성장했다. 그러나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이처럼 활달하며 다채롭고 다문화적인 경험을 하게 될지에 대해선 아무런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러시아 국민의 70%는 여권이 없고 월드컵 경기가 열린 11개 도시를 찾은 외국인 팬들이 미친 영향은 각별하기만 했다. 러시아를 찾은 외국인 숫자는 글자 그대로 치솟았다. 모스크바도 완전 다른 도시인 것처럼 느껴졌고, 개최 도시 가운데 가장 작은 사란스크를 방문한 외래인은 200배로 급증했다.모스크바의 우리 대학 건물에는 커다란 아르헨티나 국기가 게양됐는데 난 그걸 보는 순간 무척 놀랐고 흥분됐다. 러시아에선 공공집회를 열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했다.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를 계획한다면 늘상 안된다는 답을 들었다. 그러나 월드컵에 관한 한 달랐다. 개최 도시에서 월드컵에 반대하는 시위는 금지됐지만 경찰은 공공 장소에서의 음주와 파티, 과거 같으면 체포됐을 행위들을 눈감아줬다. 난민을 받지 않기로 악명 높은 이나라의 붉은 광장에서는 난민들의 축구 경기가 열렸다. 러시아인들도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 (재현과 모방을 통해 되풀이돼 관습으로 굳어진 문화 행위를 의미하는) 인터넷 밈(meme)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으로 “러시아는 슬픈 이들의 나라”(Rossiya dlya grustnykh)가 있다. 그런데 월드컵 개막과 동시에 러시아인들은 고집스러운 면모를 던져버리고 새로운 기쁨의 감각을 발견했으며 밤샘 파티를 돕거나 맛보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됐다. 러시아 대표팀이 (8강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도 국가적으로 흥한 분위기를 만끽하게 만들었다. 내가 만난 40대 후반의 학교 교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기운과 에너지를 선사한 다채로운 환경을 맛보기 위해 매일 모스크바 도심을 찾는다고 털어놓았다. 이토록 러시아 현대사에서 가장 다문화적인 순간을 우리가 정치외교사적으로 가장 고립된 시기에 경험한다는 것은 역설로 들린다. 지난 5년 동안 러시아 언론은 최악이었고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내전 개입과 미국 대통령 선거에 얽혀들었고, 영국에서의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온갖 부정적인 신문 제목들로 장식됐고 이 모두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쳤다.대회를 앞두고 사진작가인 내 친구는 영국 예술가들이 러시아인과 함께 작업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까봐 조마조마하는 것을 봤다. 해서 난 그에게 “월드컵이 우리를 세계와 다시 연결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진짜 바란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몇달 동안 내가 만난 수십 명의 외국인 팬들 대부분은 러시아인은 회색빛이며 진지하고 차가운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랬던 그들이 막상 만나보니 멋지고 친절하고 마음이 열려 있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란 것을 깨닫고 놀라워했다. 월드컵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러시아는 하나의 국가로서 인간적인 면모를 되찾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여기에 옮기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에서 만난 사람들/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에서 만난 사람들/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우릴 직접 만나 보면 소박하고 좋은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될 겁니다.” 스파이 독살로 외교 관계가 최악이던 영국의 BBC 방송이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전한 러시아인들의 목소리에 긴가민가했다.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신태용호의 대회 여정을 함께했다. 물론 러시아인 태반은 영어를 몰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미와 감정을 공유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차려졌으니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에르미타주에 택시를 타고 가지 않았다. 첫날 바가지를 쓴 탓도 있었지만 버스와 지하철로 이동하며 많은 얼굴을 보고 싶어서였다. 17번 트롤리 버스를 탔는데 중간에 충전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여자 차장이 손짓 발짓으로 앞 버스로 갈아타라고 알려 줬다. 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는 갈아탄 버스 안에서 자신이 내릴 곳에서 몇 번째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지 일러 줬다. 하루는 에르미타주 앞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는데 영어를 조금 하는 아주머니와 할아버지 차장이 입씨름을 했다. 기자의 호텔이 있는 동네를 뭐라고 말하면 가장 알아듣기 편한지를 놓고 5분을 다퉜다. 그 할배 차장은 기자가 엉뚱한 정류장에 내리지 않는지 연신 살폈다. 상트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에르미타주를 오갔는데 타는 방향을 헷갈려 하는 기자에게 일부러 다가와 알려 주는 이도 적지 않았다.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니즈니노브고로드의 호텔에 들어간 것은 밤 10시 30분이 넘어서였다. 피곤과 짜증이 밀려와 샤워나 해야겠다 했는데 똑똑, 문을 여니 커피와 초콜릿, 주전부리가 담긴 쟁반을 건네며 소녀가 미소 지었다. 샌드위치 기내식 먹은 게 고작이었는데 참 흔감했다. 새벽 공항으로 떠날 때는 빵과 사과, 호박 케이크를 담은 봉지를 미리 챙겨 건넸다.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카잔 호텔에서도 타타르 전통 과자 ‘착착’을 내왔다. 멕시코와 맞붙은 로스토프나도누의 레스토랑 직원은 영어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몸을 흔들며 안간힘을 쓰는 게 느껴졌다. 러시아에서는 손님 잔에 손수 술을 따라 준다. 그가 쑥스럽게 건넨 흑맥주의 상큼한 첫맛이 그립기만 하다. 사진 찍자고 해 그러자고 했더니 주방에 있던 이들과 손님들까지 수줍게 어깨를 겯고 “치즈”를 했다. 독일을 격파한 다음날 카잔 크렘린(성채) 주변을 조깅하는데 사람들이 카레이(한국인)냐고 묻고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손뼉을 쳐 줬다. 부러운 것은 정말 많은 숲이었다. 어느 도시나 동네에 좋은 공원이 널렸다. 유모차를 끄는 여성이나 담배 연기를 내뿜던 청년 모두 낯선 동양인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푸틴의 근육질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생활 18년째인 곽병준(42)씨는 “여기 사람들은 정치 체제나 푸틴의 네 번째 연임이나 별반 관심이 없어요. 내 가족만 행복하고, 누가 건드리지 않으면 된다는 주의”라고 말했다. 뱀의 발, 영어 좀 하는 택시기사는 조심해야 한다. 미터기로 간다는 말을 믿었는데 4200루블(약 7만 4000원)이 나왔다. 정상 요금의 다섯 배쯤 털렸다. bsnim@seoul.co.kr
  •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한반도에 평화체제 구축되면 러시아와 3각 협력으로 확대 러·韓·北의 지혜가 합쳐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 다져질 것”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철도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 철도(TKR)를 구축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완성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건 처음이다. 러시아 하원의원 450명 가운데 410명이 자리해 문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18분 연설… 러시아 의원들 수차례 박수 문 대통령은 18분 연설에서 7차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한 대목에서 예상치 못한 갈채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3국 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러시아(58번), 한국(33번), 협력(23번), 평화(18번), 유라시아(17번), 경제(13번) 순이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 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이 맞닿아 있다며 한·러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랑한 대문호 톨스토이를 언급하며 “러시아 국민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은 정신적으로 아주 강인하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똑같이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정서적 공감대를 넓혔다. 러시아로 망명해 국권 회복을 도모했던 한국의 독립투사들을 도왔던 나라도 러시아라고 언급하고 양국 간 역사적 교집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자 의원들은 30여초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연단 뒤쪽으로 이동해 하원 의장단 및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환담하는 중에도 여러 번 박수갈채가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셀카’ 촬영을 했다.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를 포함해 문 대통령은 러시아 의원들에게 3차례 기립 박수를 받았다. ●2차대전 ‘무명용사의 묘’ 헌화도 이날 문 대통령은 2차 대전 중 희생된 러시아인을 기리는 ‘애도의 날’(22일)을 앞두고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으며, 러시아 정부청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했다. 또 재외국민, 고려인 동포, 러시아 인사 등 200여명과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행사를 했다. 러시아 무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참석해 한·러 우호 친선의 의미를 더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축구대표팀이 스웨덴에 분패한 현장은 과거 러시아제국의 ‘주머니’로 불렸던 니즈니노브고로드였다. 13세기에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일찍이 우랄과 페르시아를 잇는 활발한 교역의 중심지였다. 볼가강과 오카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던 옛 경기장을 폭파하고 새로 스타디움을 지으며 이웃 주에서까지 근로자들을 징발해 값싼 임금으로 착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옛사람들이 교역의 터전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던 크렘린(성채) 위에 동상 하나가 두 강이 유유히 합류하는 것을 고즈넉이 굽어보고 있다. 대문호 막심 고리키다. 숱한 저작들로 러시아의 양심을 깨운 그가 강의 역사, 교역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대표팀은 23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로 21일 다시 떠난다. 1980년대 많은 이들의 눈을 밝혔던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다. 신태용호의 발걸음이 몽골의 유럽 침공 루트였으며 중국의 종이 제조술이 전해진 경로였던 고리키의 고향에서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향을 거쳐 27일 독일전이 열리는 타타르족의 터전인 카잔까지 이어지는 것은 우연치곤 흥미롭다. 러시아제국의 저력과 숨결, 웅혼함이 느껴지는 여정이다. 지난 12일 대표팀이 러시아에 입성한 뒤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기자를 매번 놀라게 했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 자동차가 먼저 멈춰 선다. 운전자들은 거의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버스에 오른 이방인에게 서로 길 안내를 하겠다며 승객들과 차장이 입씨름을 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의 기자단의 숙소에 도착한 것은 지난 16일 밤 10시 30분이었다. 지친 몸으로 샤워를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여성 콘시어지가 커피와 호박케이크, 초콜릿 등을 담은 쟁반을 내밀며 미소 지었다. 19일 이른 새벽 공항으로 떠나는 일행에게 호박케이크, 샌드위치, 과일 등이 담긴 봉지를 건넸다. 그 도시의 어느 레스토랑 매니저는 생각이 안 나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느라 연신 몸을 흔들어 대면서 우리 일행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진땀을 흘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크렘린, KGB, 체첸이나 크림반도 진압과 같은 근육질 이미지의 정부, 체제와 길거리에서 만난 장삼이사 러시아인들은 많이 달랐다. 근엄한 얼굴로 안 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슬쩍 알려 주는 친절을 경험한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월드컵이 러 이미지 바꾸고 있어 당연한 얘기지만 일주일여 러시아의 서부를 조금 돌아보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 그릇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도 러시아 어디에선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폭압적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 러시아월드컵이 다른 어느 곳보다 러시아를 변화시키고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다. bsnim@seoul.co.kr
  • 푸틴 비판한 러시아 언론인 괴한에 피살

    푸틴 비판한 러시아 언론인 괴한에 피살

    도피 중 우크라이나서 총격 사망 러·서방 외교관계 더 악화될 듯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해 온 러시아 언론인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살해됐다. 지난 3월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얼어붙은 러시아와 서방의 외교관계가 한층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 언론인 아르카디 바브첸코(41)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자택 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AP통신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바브첸코는 빵을 사서 돌아오다 등에 세 발의 총을 맞고 쓰러졌고, 아내가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안드레이 크리슈첸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바브첸코의 직업과 사회적 지위 중 하나를 살해 동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브첸코는 그동안 푸틴 대통령의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개입,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지원 등을 비판해 왔다. 그는 2016년 12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이미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바브첸코는 시리아에 파병된 러시아군 위문공연단을 태운 Tu154 항공기가 흑해 상공에 추락해 93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에 대해 “러시아군은 침략자다. 조의를 표할 수 없다”고 썼다. 페이스북 게시글에 분노한 일부 러시아인들이 바브첸코의 집 주소를 인터넷에 공개했고, 그의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친정부 성향의 방송은 ‘러시아를 싫어하는 100명 명단’ 중 그를 10위로 지목했다. 바브첸코는 신변 위협이 가중되자 지난해 2월 고국 러시아를 떠나 체코 프라하로 갔다가 같은 해 8월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도피처를 옮겼다. 그는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 블라디므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전제 체제는 바브첸코의 정직성과 원칙주의적 입장을 용서하지 않았다. 세계에 러시아의 공격에 대한 진실을 말해 온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를 살해한 자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언론업 종사자들에 대한 폭력과 살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조사는 범죄자 처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의 치안 부재를 탓했다.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라 지난 3월 영국 런던에서 독살당할 뻔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후폭풍이 재현될 수도 있다. 영국은 사건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했으며 독일과 프랑스 등 20여개 국가가 동참했다.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서방 외교관들을 맞추방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총격에 숨졌다는 反크렘린 러 언론인 멀쩡히 살아 나타나

    총격에 숨졌다는 反크렘린 러 언론인 멀쩡히 살아 나타나

    29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자택 아파트 입구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것으로 많은 언론들에 보도됐던 러시아 정부 반대 성향의 언론인 아르카디 바브첸코(41)가 멀쩡히 살아 나타났다. 영국 BBC와 타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실리 그리착 우크라이나 보안국장은 30일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 도중 “특수 작전을 통해 바브첸코에 대한 살해 시도를 차단했다. 바브첸코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시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서 바브첸코를 연단으로 초대했고, 곧이어 전날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던 바브첸코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착은 바브첸코를 살해하려 한 자들을 잡기 위해 그가 죽은 것처럼 꾸몄다고 설명했다. 바브첸코는 전날 키예프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건물 입구에서 괴한이 쏜 총에 등을 여러 군데 맞아 아내의 눈에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아내에게도 미리 얘기하지 않아 아내는 정말로 남편이 총격을 받아 목숨이 경각에 달한 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는 이날 아내에게 정말로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바브첸코는 그동안 푸틴 대통령의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개입,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지원 등을 비판해 왔다. 그는 2016년 12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바브첸코는 시리아에 파병된 러시아군 위문공연단을 태운 Tu154 항공기가 흑해 상공에 추락해 93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에 대해 “러시아군은 침략자다. 조의를 표할 수 없다”고 썼다. 페이스북 게시글에 분노한 일부 러시아인들이 바브첸코의 집 주소를 인터넷에 공개했고, 그의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친정부 성향의 방송은 ‘러시아를 싫어하는 100명 명단’ 중 그를 10위로 지목했다. 바브첸코는 신변 위협이 가중되자 지난해 2월 고국 러시아를 떠나 체코 프라하로 갔다가 같은 해 8월 키예프로 도피처를 옮겼다. 그는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이번 암살 음모와 관련해 한 사람을 체포했다고만 밝혔다. 보안국은 암살 배후에 러시아 보안국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 바브첸코가 살아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마리아 자캬로바 대변인은 암살 음모가 프로파간다 목적으로 완수됐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르헨축구협회 취재진에 “러시아 여성 만나면 이렇게” 황당 교육

    아르헨축구협회 취재진에 “러시아 여성 만나면 이렇게” 황당 교육

    “러시아 여인과 함께하려면 이렇게 하세요.”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가 러시아월드컵 취재를 위해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를 안내하는 무료 강좌에 참석한 취재진에게 이런 매뉴얼을 배포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지어 “깨끗하게 잘 차려 입고 좋은 냄새를 풍기면” 러시아 “소녀를” 유혹할 수 있으며 여인들을 “가치있는 존재”로 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AFA가 러시아월드컵에 파견되는 취재진과 코칭 스태프, 심판들에게 러시아 여행 때 유의할 점 등을 안내하기 위해 마련한 무료 강좌에 참석했던 나초 카툴로 기자가 문제의 매뉴얼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AFA 간부들이 일부 참석자의 이의 제기에 따라 강좌를 중단시키고 매뉴얼을 회수한 뒤 문제가 되는 페이지를 찢고 돌려줬다고 전했다.여덟 가지 조언을 늘어놓았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 ‘러시아 여성들은 아름답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자고 싶어 한다.’ ‘아마도 그들 역시 그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스스로를 중요하며 독특한 존재라고 느끼고 싶어 한다.’ ‘성에 대해 바보같은 질문들을 하지 말라. 러시아인들에게 섹스는 아주 사적이며 공적인 장소에서 논의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 여성은 남성이 주도하길 바란다. 자신감이 없으면 미리 여성에게 말을 거는 방법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당신네 나라나 당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새로운지 잘 모르니 이걸 활용하면 러시아 남성들을 이길 수 있다.’ ‘보통 러시아 여인들은 잘 생겼는지, 이름이 무언지는 관심 없고 돈이나 물질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라. 아름다운 러시아 여인들은 넘쳐난다. 고르면 된다.’ 등등. 당연히 소셜미디어에서 난리가 났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여성 차별과 성범죄를 종식시키자고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인 지 몇달 안돼 이런 일이 터져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AFA는 곧바로 문제의 매뉴얼을 회수해 폐기한 뒤 “실수로 잘못 인쇄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현지 일간 ‘클라린’에 따르면 해당 매뉴얼을 제작한 러시아어 강사는 인터넷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해 다운로드해 매뉴얼에 포함시켰으며 AFA가 한달 전에 원고를 승인했다고 털어놓았다. AFA 관계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장을 블로그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는데 매뉴얼 자체를 어떻게 했는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BBC는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좁은 목조계단·1.5평 탑… 비운의 역사와 마주하다

    좁은 목조계단·1.5평 탑… 비운의 역사와 마주하다

    10일 오후 1시 30분, 비공개 지역인 서울 중구 정동공원 내 구(舊) 러시아공사관(사적 제253호) 3층 탑에 들어섰다.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구한말 위용이 대단했던 탑 안에는 세월의 더께인 양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한 명이 겨우 오르내릴 정도로 비좁고 가파른 나무계단을 지나 꼭대기 층인 3층에 올랐다. 창밖으로 정동 일대와 멀리 남산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동남쪽으론 덕수궁(경운궁)이, 북서쪽으론 경희궁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명당이지만 지금은 고층 빌딩에 가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나선형 계단이 설치됐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은 벽면에 그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동남쪽 덕수궁·북서쪽 경희궁 조망 1973년 개보수 이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러시아공사관 탑 내부가 45년 만에 언론에 공개됐다. 중구는 이날 ‘구한말 외교와 교육’을 주제로 11∼12일 열리는 ‘정동야행’을 앞두고 대한제국 시기 외교의 중심지였던 러시아공사관 탑 내부를 처음으로 개방한 것이다. 건물이 워낙 낡은 데다 낙석 등 안전 문제가 있어 일반인 출입은 계속 통제된다. 러시아공사관은 비운의 ‘아관파천’ 현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아관파천은 명성황후가 일본군에게 시해된 이듬해인 1896년 2월 11일 고종이 세자(순종)와 함께 경복궁에서 러시아공사관(아관·俄館)으로 피신한 사건이다. 고종은 1897년 2월 20일 경운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1년간 러시아공사관에 머물렀다.●구한말 고종이 경복궁에서 피신 러시아공사관은 1890년(고종 27) 경운궁 후원인 상림원 터에 준공됐다. 독립문과 덕수궁 정관헌·중명전·석조전 설계·감독을 맡은 스위스계 러시아인 사바틴이 설계했다. 벽돌로 된 2층짜리 본관을 세우고, 한쪽에 탑을 세웠다. 입구에는 개선문 형태의 아치형 문이 있었다.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본관 건물은 파괴되고 탑과 지하통로만이 남았다. 탑은 1973년 복원됐다. 지하통로는 호위대 막사와 공사관 내부를 연결하는 통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구는 문화재청과 함께 러시아공사관 복원·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박대석 중구 건축과 주무관은 “러시아공사관 설계도가 국내에는 남아 있지 않고 러시아에 있기 때문에 복원을 위한 자료가 부족한 상태”라며 “자료 확보가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막오른 푸틴 4기… “러시아 발전 돌파구 마련”

    막오른 푸틴 4기… “러시아 발전 돌파구 마련”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정오 모스크바 크렘린궁 대궁전에서 취임식을 열고 그의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공식 취임 직후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새 내각 총리로 지명하고 하원에 동의를 신청했다.이날 푸틴 대통령은 대궁전 단상에서 헌법에 오른손을 얹고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면서 인간과 러시아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고 수호하며,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하는 한편 국가의 주권과 독립·안보와 통일성을 지키겠다”고 선서했다. 이어 발레리 조르킨 헌법재판소장이 푸틴 대통령의 취임을 선포했다. 취임 선서 후 이어진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내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알고 있다”면서 “내 생애의 매순간을 러시아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필요하며 그러한 도약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에서만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 선거 당시에 강조했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 1.5배 확대, 빈곤인구 축소,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등을 국정 과제로 꼽았다. 취임식 후에는 광장에서 대통령 근위대를 사열하고 친(親)크렘린계 정치단체 회원 등 1500여명의 지지자 일부와 인사를 나누고 취임식장을 떠났다. 푸틴 대통령은 2000~2008년 1·2기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메드베데프 후임 대통령 체제에서 총리를 지냈다. 2012년 6년으로 늘어난 임기의 대통령직에 복귀했고 지난 3월 대선에서 76%대의 지지율을 얻으며 4기 집권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4년까지 이어진다. 이날 총리로 재지명된 메드베데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3기 임기를 시작한 때부터 줄곧 총리직을 맡아 왔다. 러시아 대통령의 연임 규정과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이번이 그의 마지막 임기가 된다. 이 기간에 그는 러시아 경제 회복과 질적 도약 등 국내 문제와 함께 ‘제2의 냉전’으로까지 불리는 러·서방 관계 개선 등 외부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조현민 갑질’ 대한항공 이번엔 식판 싸움에 고래등?

    ‘조현민 갑질’ 대한항공 이번엔 식판 싸움에 고래등?

    태국 푸껫에서 출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50대 러시아인이 부부싸움 도중 식판을 던지고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을 부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상 기내소란 혐의로 러시아인 A(53)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 10분쯤 푸껫발 대한항공 기내에서 식사 서비스를 하던 승무원 B(26·여)씨를 팔꿈치로 세게 밀치고 고성을 지르며 식판을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비행기에 동승한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가 소리를 질렀고,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을 밀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씨가 식사 후 식판을 기내 복도에 있는 카트 쪽으로 던지며 다른 승객을 향해서도 고성을 질렀다”며 “이 과정에서 음식물이 승객들에게 튀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아내와 함께 푸껫으로 여행을 갔다가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당일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대한항공 측의 신고를 받고 인천공항에 내린 A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A씨는 경찰에서 “기내식을 이미 먹었는데 아내가 또 먹으라며 줘 말다툼을 했다”며 “원래 목소리가 커 다른 사람들은 소란으로 느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승무원도 밀친 게 아니라 팔걸이에 올려둔 팔꿈치가 미끄러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당시 A씨 주변 좌석에 있던 다른 승객들을 추가로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면 그를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러시아인과 피해 승무원을 상대로 진술을 받고 모두 귀가 조치했다”며 “주변 승객들을 더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벤져스3’ 폼 클레멘티에프 “어머니가 한국인” 아픈 가족사 눈길

    ‘어벤져스3’ 폼 클레멘티에프 “어머니가 한국인” 아픈 가족사 눈길

    한국계 프랑스인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가 내한해 화제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 홍보 차 11일 내한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폼 클레멘티에프는 프랑스계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2일 한국 기자들을 만난 폼 클레멘티에프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제 이름 ‘폼’은 한국어 ‘봄’과 ‘범’에서 따온 것이라고 어머니께서 설명해주셨다”고 밝혔다. 폼 클레멘티에프는 “어렸을 때 일본에 살았다. 한국으로 몇 번 휴가를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 어려서 기억에는 없다”면서 “이번에 한국에 오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이에 폼 클레멘티에프가 과거 인터뷰에서 밝힌 가족사가 재조명 받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프랑스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 캐나다, 일본, 코트디부아르 등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다. 그러나 아버지는 5살 때 암으로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폼의 어머니는 정신분열 증세를 겪었고 폼은 고모와 삼촌에게 맡겨졌다. 폼이 18살 때는 삼촌이 숨졌고 25살 때는 오빠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대해 폼은 “이보다 최악일 수 없는 인생이지만 이젠 정말 괜찮다. 점점 받아들이게 되고 나의 경험과 작품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만질 수 있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12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폼 클레멘티에프는 이러한 아픔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밝고 쾌활한 모습이었다. 그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포토월에 등장하는가 하면, ‘한국식 미니 손하트’를 따라하는 등 기분 좋은 에너지를 뿜어냈다.그녀가 출연하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을 필두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헐크(마크 러팔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팔콘(안소니 마키), 워 머신(돈 치들),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비전(폴 베타니) 등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과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가모라(조 샐다나) 등으로 구성된 어벤져스가 우주 최강의 적 타노스(조슈 브롤린)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다. 마블 스튜디오 10주년을 맞아 역대급 규모로 제작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트럼프, ‘親푸틴’ 러시아 재벌 및 정부관료에 추가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 신흥 재벌(올리가르히) 7명과 정부 관료 17명을 포함해 총 38개 대상에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정부 관료 17명과 올리가르히 7명, 이들이 소유한 기업 12곳, 무기관련 러시아 국영 업체 1곳, 은행 1곳 등 모두 38개 대상에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과 기관들은 미국의 사법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자산이 전면 동결된다. 미국인들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제재는 러시아의 특정 활동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정부의 대립적인 활동을 종합적으로 응징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지, 사이버 해킹, 서구 민주주의 저해 시도 등 그동안 문제가 된 활동을 포괄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제재라는 설명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제재를 부과한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히 연계된 인물들”이라며 “푸틴을 통해 재정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미국의 응징 대상임을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한 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등을 이유로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인물, 기업 등 189개 이상의 대상에 제재 조치를 내렸다. 올해 3월에는 미 대선 개입 혐의로 러시아인 19명과 기관 5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러시아의 영국 이중 스파이 피살 시도와 관련해 러시아 외교관 60명을 추방하고 자국 주재 러시아 영사관 2곳을 폐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미 무역전쟁에 ‘아군’ 러시아 끌어들인 中

    첨단기술 관세품목 발표 신경전 러 “美 철강관세 대응 준비” 가세 中·러 외무장관 협력 등 스킨십 이번에는 미국이 중국의 미국산 농축산물 보복 관세에 강하게 반발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중국의 보조금 정책과 계속되는 생산 과잉이 철강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중국은 공정하게 거래되는 미국 수출품을 겨냥하지 말고 세계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이번 주 안으로 첨단기술 분야 상품을 주축으로 중국의 기술 이전에 따른 보복성 관세 품목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양국 간 충돌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는 곧 러시아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도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의 조치에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렉세이 그루즈데브 경제개발부 차관이 이날 밝혔다. 그루즈데브 차관은 이날 우랄 연방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러시아는 모든 진행과정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추정치가 나오면 관련 성명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조치로 러시아 업계의 피해는 최소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교류를 강화하면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웨이펑허(魏鳳和) 신임 국방부장이 동시에 러시아를 찾는다. 왕 외교부장은 4~5일 러시아를 찾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중·러 협력을 논의하고, 웨이 국방부장도 취임 후 첫 해외방문으로 1~8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7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 참석 중이다. 왕 외교부장은 6월 칭다오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준비도 겸하고 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형적인 ‘냉전’ 시대에는 나름의 규칙과 준수된 품위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냉전 때보다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 등이 이중 스파이 독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영국은 23명, 미국은 60명의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내쫓았는데 이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 군사위성을 파괴하기 위한 미사일 실험도 최근 잇달아 진행했다. 뉴스위크는 2일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우주 공간에 있는 첩보위성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실험 성공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2월 위성 요격 미사일 ‘둥넝(動能)3’(DN3) 발사 시험에 성공하는 등 미국의 군사동맹을 무력화하는 위성 공격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웨이 국방부장은 첫 방문지가 러시아인 이유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지구상 강대국 관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냉전 시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미국 등 서방세계와 맞선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푸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 구원과 애국, 18년 파워

    푸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 구원과 애국, 18년 파워

    “미국은 탄도요격미사일제한(ABM)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우리의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 동맹국에 핵공격을 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핵공격으로 간주하고 즉각 보복할 것이다.”블라디미르 푸틴(66)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을 보름여 앞둔 지난달 1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소개하며 미국을 자극했다. 비위가 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전화 통화로 “만약 당신이 군비 경쟁을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응수했다고 NBC가 보도했다. 하지만 4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끊임없이 ‘세계 질서 파괴자’란 오명을 감수하며 거침없이 서방과의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1조 4693억 달러(세계 12위)로 1위인 미국(19조 3621억 달러)의 13분의1에 불과하다. 국방비 지출은 692억 달러로 미국(6860억 달러)의 10분의1 수준이다. 그럼에도 푸틴 정권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2015년부터는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해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을 공격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 지난달 4일에는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암살 시도 등 여러 의혹도 사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24개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4일부터 러시아 외교관 150명을 추방했고, 러시아는 다시 이들 국가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서방과의 ‘신(新)냉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고립을 자초하는 일련의 행보에는 푸틴의 팽창주의적 대외정책뿐 아니라 지난 18년간 러시아 사회를 이끌어 온 ‘푸틴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는 정서가 함축돼 있다. 2000~2008년 보리스 옐친의 뒤를 이어 러시아의 3·4대 대통령을 지낸 푸틴은 헌법상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내려왔다. 대신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5대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실세 총리’로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2년 6대 대선을 통해 크렘린으로 복귀한 뒤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는, 지난 18일 76.7%의 높은 지지율로 7대 대선에 승리해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맡게 됐다. 미국 시사 주간 타임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엘리트층 어느 누구도 푸틴이 2024년 이후 권좌에서 물러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번 임기에서 장기집권을 위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판 ‘차르’(황제) 푸틴의 집권 요인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세계의 압박을 대내 정치에 활용한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옛 소련 시절과 같은 ‘강한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국민들을 결집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러시아의 국방력을 자랑했고 언론들은 연일 미·영이 러시아에 가하고 있는 위협에 대해 보도하는 등 반(反)서방 정서를 자극했다. 모스크바타임스가 지난달 2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영국 조사 결과가 타당하다고 믿는 러시아인은 응답자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치평론가 스타니슬라브 벨코브스키는 AFP통신에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외부 대립을 지속하면서 결속을 응축시키는, 일종의 자기파괴적 에너지로 이끌어 왔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국내 기반 역시 서방과 갈등이 심할수록 공고해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푸틴의 높은 인기를 설명하기 어렵다. 수출의 80%를 원유에 의존하는 러시아 경제는 2012년 푸틴의 3선 이후 국제 저유가와 서방의 제재로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 2015년 GDP 성장률은 -3.7%로 떨어졌고 2016년에는 -0.6%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푸틴의 국내 기반은 확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일 인터넷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보다 애국주의 정서가 강한 ‘푸틴 세대’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연말 여론조사업체 레바다 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성인들의 81%가 푸틴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으며 18~24세 청년층의 지지율은 86%에 달했다. 특히 ‘러시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데 찬성한 응답자는 전체의 56%에 달했으나 청년층에서의 찬성률은 67%로 높았다고 WP는 전했다. 인터넷을 통해 역사상 가장 많은 외부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대가 역설적으로 푸틴의 권위주의 정부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된 셈이다. 푸틴이 권력을 장악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 이들 세대는 푸틴 이전의 러시아를 알지 못하고 푸틴 이외의 러시아 지도자를 상상하지 못한다. 졸업 후 언론인을 꿈꾼다는 한 청년은 WP에 “스마트폰을 통해 푸틴 정부를 비판하는 일부 독립 언론의 기사를 접하긴 하지만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 야당에 정권을 넘기고 변화를 추구했다가는 나라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소련은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냉전 종식과 새로운 협력을 선언했고 2년 뒤인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냉전 종식 이후 미국 역대 정부들이 러시아를 동등한 파트너로 대하지 않고 패전국 취급했다는 피해의식을 느껴 왔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 ABM 탈퇴를 선언하고 MD 구축에 나서자 이 같은 인식은 확산됐다. 푸틴은 이를 활용해 ‘러시아의 수호자’ 이미지를 자처하고 나섰다. 푸틴은 특히 2008년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총리로 물러날 때부터 자신이 러시아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고심했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측근인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으로 있던 2011년 중동에서 ‘아랍의 봄’ 열풍과 함께 리비아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정권이 전복되는 것을 보고 그 배후에 서방 국가들이 있으며 서방의 다음 목표는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만이 러시아를 구원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푸틴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에 맞서는 공세적 방어전략에 따라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자국의 핵심 이익을 지켜내는 단호함을 보여 줘 국민들로부터 ‘푸틴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는 인식을 심었다. 리언 에런 미국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월스트리트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 역사를 보면 전쟁을 일으키거나 제국을 확장할 때 ‘러시아는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자주 사용해 왔고 이는 푸틴의 세계관에 단초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푸틴의 집권 기반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기제로 러시아인의 70%가 신자인 동방정교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동방정교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을 근거지로 한 비잔틴(동로마) 제국(395~1453년)의 유산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그리스, 세르비아 등 동유럽 대다수 국가의 제1종교다. 역대 러시아 황제는 비잔틴 제국의 계승자와 동방정교의 수호자임을 자처해 왔고 마찬가지로 푸틴도 동방정교의 수호자 이미지를 부각하며 정교회의 정치적 후광을 받았다. 2011년 11월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 이듬해 세 번째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자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푸틴의 도움 요청을 받은 그리스 동방정교 아토스산 바토페디 수도원의 에프라임 신부는 동방정교에서 성물(聖物)로 여기는 ‘성모 마리아의 허리띠’를 지참하고 러시아로 가 39일 동안 이를 순회 전시했다. 이 기간 300만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불임여성도 잉태하게 한다는 이 성물에 참배했다. 공항에서 에프라임 신부를 영접한 푸틴은 자연스럽게 이 성물의 첫 번째 참배객이 됐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TV 생중계로 러시아 전역에 방송됐고 푸틴은 성물을 러시아로 가져온 수호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12년 2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키릴 대주교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혼돈의 상태였으나 신과 현명한 지도자의 도움으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고 푸틴에게 감사하기도 했다. 자기 확신에 가득 차 국제 규범 위반에 스스럼없는 푸틴 정권의 성향상 신냉전은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폴란드의 러시아 전문가 블라디미르 이노젬세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냉전 당시 소련 지도자들과 달리 유럽의 기존 질서를 약화시킬 그 어떤 정책도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가해국이 아닌 피해국이라고 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5년 美서 숨진 러시아 前공보장관도 타살”

    MI6 요원, FBI에 전달하며 공개 영·미 당국 과거 사건들 수사 나서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발생한 러시아인 의문사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15년 미국 워싱턴에서 숨진 미하일 레신 전 러시아 공보장관도 타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레신 전 장관을 죽음에 이를 정도로 구타한 폭력배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올리가르히(신흥 재벌)가 고용한 자들이었다. 이런 사실은 영국 대외정보국(MI6) 정보요원을 지낸 크리스토퍼 스틸이 레신의 사망에 대한 비밀보고서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전달하면서 알려졌다. MI6 모스크바지부장을 지낸 스틸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의 유착을 시사하는 이른바 ‘트럼프 X 파일’을 작성해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스틸은 그동안 미 국무부에 러시아 사안에 대한 수백건의 정보보고서를 제공했다. 레신 전 장관은 대외 영어 국제뉴스 전문 TV채널인 RT를 창설한 러시아 미디어계의 거물이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1999~2004년 러시아 공보장관을 지내고 2004~2009년에는 크렘린궁 공보수석으로 활동했다. 이후 러시아 최대 미디어 지주회사인 가즈프롬 미디어의 대표를 맡았다가 2013년 은퇴했다. 이후 2800만 달러 상당의 재산을 가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하면서 부정 축재 의혹을 사기도 했다. 스틸은 보고서에서 “레신은 폭력배들에게 ‘죽도록 맞은 끝에’ 사망했으며 폭력배들은 애초 그를 협박하려다 죽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레신 전 장관은 사망 당시 신체 여러 부분에 손상 흔적이 있었지만, 그의 가족들은 사인을 심장마비로 주장했다. 2016년 미 당국은 그가 호텔방에서 추락한 사고사로 결론지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미 당국은 그동안 발생한 러시아인들의 의문사를 다시 살펴보고 있어 진실이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레신 전 장관을 포함해 최근 수년간 반푸틴 활동을 했다가 해외에서 석연찮게 숨진 러시아인은 15명가량으로 집계된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앞서 “러시아가 공개를 원치 않는 정보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발생한 모든 의문사 흔적을 서방은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정치권에선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의 추방 결정을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독일 정부에서도 유럽연합(EU)과 영국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지난 26일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이번 추방 결정이 너무 성급했으며 EU 14개국이 새로운 증거 없이 외교관을 즉각 추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이번 결정은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확실한 증거 없이 신(新)냉전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사민당과의 대연정으로 최근 힘겹게 4기 내각을 출범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는 이번 사태가 연정을 위한 통합 노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존슨 영국 외무 “푸틴이 히틀러처럼 월드컵 이용할 것” 파장 간단찮을 이유

    존슨 영국 외무 “푸틴이 히틀러처럼 월드컵 이용할 것” 파장 간단찮을 이유

    “아돌프 히틀러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이미지 개선에 이용한 것처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을 이미지 개선에 활용할 것”이란 이언 오스틴 영국 노동당 의원의 지적에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1936년(올림픽)과 비교하는 것은 정확한 묘사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이중스파이 암살 사건으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영국 외무장관이 푸틴 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대는 발언에 동조하고 나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존슨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중스파이 암살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정부나 왕실 고위인사를 월드컵에 보내지 않겠다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러시아 제재 방안에서 한발 나아가 선수단 역시 월드컵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오스틴 의원의 의견에는 선수들에게 불공평한 일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자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이들을 보호하는 데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존슨 장관은 “러시아에 가는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러시아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가 어떤 일을 할지 아직 듣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팬들이 러시아에 가는 것을 적극 만류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 축구 팬들은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대회가 열린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충돌했다.BBC는 지금까지 2만 4000여명의 영국 팬들이 월드컵 기간 러시아를 찾을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이 숫자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은 9만 4000여명에 견줘 훨씬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존슨 장관은 “숫자는 많이 줄었지만 그들이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로빈스 BBC 외교 전문기자는 “푸틴과 히틀러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선동적”이라고 단언한 뒤 “많은 러시아인들은 옛소련이 파시즘과 나치즘에 맞선 ‘위대한 애국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나치와 소비에트가 불가침 협약을 맺었는데도 히틀러가 1941년 이를 어기고 침공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슨의 발언은 영국과 서구 열강이 크렘린 정권에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되레 러시아와의 외교 분쟁을 격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히틀러는 1933년 정권을 장악한 지 3년 뒤 베를린올림픽을 나치 정당성을 고취하는 선전 도구로 활용했다. 대회 전에 모든 협회 임원을 아리아인으로만 바꿨고 이에 따라 국제연맹들은 대회 보이콧을 검토하는 등 반발했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하지만 베를린올림픽은 두고두고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막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한 대회란 낙인이 찍혔다.앞서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나 영국에 머무르던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딸은 지난 4일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메이 총리는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된 데 대해 러시아 정부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자 런던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과 함께 정부 고위급 인사의 러시아월드컵 불참 등의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도 英외교관 23명 ‘맞추방’ 한다

    영국이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추방한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러시아도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 23명을 추방하기로 하는 등 맞대응했다. 이날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비롯한 가족 80여명은 런던 켄싱턴의 러시아 대사관을 떠나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앞서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이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 암살 시도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된 데 대해 러시아 정부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자 외교관 추방, 영국 입국 러시아인과 화물에 대한 검색 강화, 고위급 인사의 러시아월드컵 불참, 러시아 자산 동결 검토 등을 뼈대로 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와 관련, 자국 내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외교관의 추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CNN이 미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도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 23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하기로 하고 1주일의 시한을 부여했다. 러시아가 외교관 추방에 맞대응하자 영국 정부는 이날 국가안보위원회(NSC)를 열고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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