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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빈 대장 로프는 새 것, 눈 처마 상태가 바뀌었는데 안전하다 착각”

    “김홍빈 대장 로프는 새 것, 눈 처마 상태가 바뀌었는데 안전하다 착각”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브로드피크 등정에 성공한 김홍빈(57) 대장이 하산하다 중국쪽 벼랑 아래로 추락해 실종된 지 나흘째가 밝았다. 익스플로러스웹은 김 대장의 구조를 시도했던 러시아 산악스키 등반대의 보고서와 함께 이번 시즌 최초로 브로드피크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오스왈드 로드리고 페레이라(폴란드)의 보고서와 소셜미디어 문답을 통해 김 대장 추락과 구조 시도가 실패한 정황 등이 조금씩 규명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얘기된 로프가 부실해 크레바스로 추락한 것이 아니라, 로프는 새 것이었으며 앞서 추락한 러시아 여성과 마찬가지로 김 대장이 바위 대신 눈 처마를 택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며칠새 눈 상태가 달라져 보드라운 상태였는데 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여성이 회복해 증언하면 김 대장이 왜 추락했으며 오랜 시간 홀로 있으면서 어떤 상태였는지 등등 더 많은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페레이라의 보고서 원문을 충실하게 옮긴다. 괄호 안의 명조체는 페레이라가 단 것이며 고딕체는 기자가 단 것이란 점을 밝혀둔다. 러시아 등반대 데스존 프리라이드(DZF) 보고서 보러가기 휴고 아야비리와 닐스 제스퍼스, 그리고 난 (18일) 오후 3시 15분 정상에 섰다. 정상에서 20분쯤 보낸 뒤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던 중 (올라오는) 파키스탄인 로프 고정팀원 몇몇과 나스탸(아나스타샤) 루노바와 한국 등반대를 만났다. 오후 5시 14분에 나스탸가 해발 고도 8036m에서 보낸 메시지를 인리치(inReach)로 받았다. 자신을 기다려달라는 내용이었다. 난 7850m인 콜(정상 직전의 안부)에서 기다렸다. 두 시간쯤 뒤 후세인(한국 등반대의 파키스탄인)이 한 여성이 정상 부근 마지막 지점 근처에서 추락했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난 배낭을 내려두고 달려 올라갔다. 나스탸가 콜 위 마지막 구역 근처 눈처마 아래로 추락했다. 난 그녀가 매달려 있던 로프를 붙잡고 두 시간쯤 있었다.(나중에 오스트리아 산악인 스테판 켁이 힘을 보탰다) 그 사이 후세인은 그녀를 도우려 시도했다. 그녀는 밤 10시쯤 결국 올라와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나스탸는 정신적으로도 괜찮았지만 손에 가벼운 동상을 입었다. 크램폰 한 짝과 완등기(주마)를 잃어버렸다. 우리(나스탸, 스테판 그리고 난)는 콜로 내려왔다. 그곳에서 물을 끓였다. 난 개스가 있었고, 나스탸는 MSR 리액터를 갖고 있었다. 밤 10시 25분이었다. 스테판이 먼저 하산을 시작했고 나스탸가 먼저, 나도 뒤를 따랐다. 출발한 지 얼마 안됐을 때 나스탸가 로프를 놓치며 헤드램프를 잃어버렸다. 내 백업 램프를 그녀에게 줬다. 7650m까지 내려오는 데 믿기 어려울 만큼 늦은 속도로 내려왔다. 이 지점에서 나스탸는 100m쯤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러면서 그녀는 우리가 이틀 전에 힘들어 했던 크레바스를 그냥 지나쳤다. 스테판과 난 가급적 빨리 내려가 누워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그녀의 컨디션은 좋았지만 충격에 빠져 있었다. 난 물을 더 끓였고 스테판은 우리 상황이 괜찮다고 판단해 하산을 계속했다. 내가 먼저 출발했고, 나스탸가 캐러비너를 로프에 걸고 다른 손으로 내 손이나 팔을 잡아 추락하지 않도록 했다. 10~15 걸음을 내걷고 한 번 쉬었다. 그래야 그녀가 숨을 가다듬고 통증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마지막 시간에는 나 자신도 로프에 매달렸는데 나도 두 차례나 미끄러졌기 때문이었다. 그 길에서 영국 산악인 피터(브리틀튼)를 만났다. 그를 만난 자체로 도움이 됐고, 그는 우리에게 따듯한 물과 초콜릿을 줬다. 그의 포터는 우리에게 무선 발신기를 줘 베이스캠프와 얘기할 수 있었다. 우리는 상황을 설명했고 하산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피터는 한동안 우리와 함께 있었다. 우리의 고통스러운 하산(27시간이나 물 말고 딱딱한 것을 먹지 못했다)은 19일 오전 5시까지 이어졌다. 캠프3 위 100m에 이르렀을 때 DZF팀의 러시아인들을 만났다. 난 일분 동안 비탈리(라조)와 얘기를 나눈 뒤 하산을 계속했다. 안톤(푸고프킨)이 나스탸를 캠프3까지 데려갔다. 난 곧바로 텐트에 들어갔는데 오전 5시 10분이었다. 일어나니 벨기에와 러시아 사람들이 돕겠다고 자원했다. 나스탸는 DZF 팀으로부터 약품을 받았다. 러시아인들은 그녀에게 크램폰 한 짝도 줬다. 정오쯤 하산을 시작했다. 벨기에인 닐스와 볼리비아인 휴고가 나스탸를 캠프2까지 돌봤다. 닐스가 그녀의 배낭을 대신 졌다. 캠프2까지 계속 내려가며 눈을 마주쳐 빙하에 내려섰다.(안전한 곳에 이르렀다는 뜻인 것 같다.)추가 문답- 아슈를리 “바위가 훨씬 안전한 선택” 익스플로러스웹은 페레이라와 인리치를 통해 몇 가지 문자를 겨우 주고받았다. 몇몇 구체적인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루노바와 김 대장이 똑같은 장소에 추락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K2(이곳에서도 최근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에서처럼, 로프 상태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지만 페레이라는 이것이 추락을 불렀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페레이라는 “특정한 구간에 대해 말한다면 훌륭했다. 새 로프들이었다”면서 “내 견해로는 문제는 며칠새 처마 위의 눈 상태가 달라졌다는 것이며 어쩌면 나스탸가 추락한 이유였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크램폰을 찍거나 몸무게를 실어 바위 쪽으로 가는 대신 주로 눈이 있는 쪽으로 하산했다. 김 대장도 나스탸가 추락한 그 지점으로 하산하는 바람에 래펠하듯 떨어졌다. 루트가 그쪽으로 깔려 있다고 생각(착각이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필 아슈를리는 그 지점에서는 바위가 훨씬 안전했다고 앞서 지적한 것을 참고하면 되겠다. 페레이라와 제스퍼스, 아야비리는 (18일) 정상에 가장 먼저 도달한 산악인들이었다. 매체는 다른 사람들을 정상에서 봤는지 물어봤다. 그는 “우리 뒤에 둘, 아마도 세 사람의 파키스탄 포터들이 정상에 이르렀다”면서 “나스탸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녀는 우리에게 정상을 밟았다고 했다. 그녀 뒤가 한국 등반대였다. 그러나 난 그들이 메인 정상에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정상에 있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스테판 켁에 대해 묻자 페레이라는 올라가는 중에 콜에서 그를 만났으며 내려갈 때 7900m에서 본 것이 전부라며 “정상 근처에서는 어느 곳에서든 그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21일부터 브로드피크 정상이 메인 정상이 있고 남쪽 정상이 있는데 남쪽을 밟았다면 등정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 김홍빈 대장 구조 시도했던 두 러시아 산악인 “생존 확률은 1%”

    김홍빈 대장 구조 시도했던 두 러시아 산악인 “생존 확률은 1%”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브로드 피크(해발 고도 8047m)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홍빈(57) 대장이 다음날 하산하다 실종된 지 사흘째가 됐다. 날씨가 좋지 않아 이틀째 수색 및 구조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사실 익스플로러스웹과 돈(dawn) 닷컴 등은 김 대장이 사망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산악스키로 하산하려던 러시아 원정대 DZF(Death Zone Freerider)의 안톤 푸고프킨과 비탈리 라조는 17일 정상 공격 시작 시점부터 19일 밤 베이스캠프 귀환까지 자신들의 일정을 시간 단위로 소셜미디어에 밝혔다고 월간 산이 원문에 충실하게 옮겨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김 대장의 등강기가 고장난 것이 2차 추락의 원인일 것으로 보며, 이들은 80도의 수직 벽에서 추락해 김 대장이 살아 있을 확률은 1%라고 내다봤다. 17일 밤 11시 DZF 팀은 캠프3(해발 고도 7100m)에서 정상 공격을 시작했다. 김홍빈 등반대 등 다섯 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상 예보에 좋은 날씨는 딱 이틀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서두르고 있다. 18일 오후 4시 30분 DZF 팀 소속의 푸고프킨, 라조, 토마스 로네(노르웨이)는 정상 등정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1시간 30분만 더 가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이대로라면 어둠 속에서 하산해야 한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하산을 결정한다. 18일 밤 8시 DZF 팀은 캠프 3로 하산해 일주일 후 다시 정상 등정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그 시점에 김홍빈 대장과 러시아 등반가 아나스타샤 루노바 등 정상을 등정한 그룹은 하산을 서두르고 있었다. 19일 0시 메시지가 수신됐다. 7900m 지점의 안부(col)에서 루노바가 추락했다는 소식이다. 김 대장도 위급 상황이란 소식도 거의 동시에 전달됐다. 19일 0시 15분 즉각 푸고프킨과 라조가 구조를 위해 출발했다. 캠프3에 있던 다른 등반가들은 추가 의약품과 산소통을 모았다. 루노바는 근처 고소(高所) 포터들에 의해 크레바스에서 벗어났다. 큰 부상 없이 복귀했다. 19일 새벽 4시 푸고프킨과 라조는 하산 중인 루고바를 만났다. 음료수와 고산병 치료제인 덱시메타손을 전달한 뒤 푸고프킨은 루고바를 캠프3로 인도하고, 라조는 무전기와 산소를 갖고 김 대장을 구조하러 떠났다. 루고바는 캠프3에서 휴식을 취한 후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베이스캠프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19일 오후 1시 30분 (앞선 보고서에선 오전 11시에 라조가 김홍빈 대장을 찾아 구조 작업을 시작했고, 구조 당시 김홍빈 대장이 의식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이번 보고서에선 누락됐다) 루고바를 캠프3에 데려다준 푸고프킨이 라조가 구조 작업을 하는 현장에 도착했다. 라조는 크레바스 속으로 20m 가량 하강해 김홍빈 대장을 확보(anchor)했다. 그 뒤 김 대장은 스스로 등강기를 활용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김 대장의 등강기가 고장 났다. 그리고 김 대장이 등강기를 고치려고 움직이는 순간 김 대장이 80도 각도의 벽에서 추락했다. 덩달아 라조도 5m가량 추락했다. 김 대장은 99%의 확률로 그가 즉사했다고 말할 수 있다. 19일 오후 5시 20분 푸고프킨과 라조가 캠프3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눈보라가 다가오고 있어 스키도 종종 활용해 신속히 하산했다. 19일 밤 9시 16분 DZF 팀 모두가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한편 기자가 이틀 넘게 영어 기사들을 검색했는데 돈(dawn) 닷컴의 20일 기사도 사고 경위를 나름 잘 정리하고 있어 원문에 충실하게 옮긴다. 김 대장 일행의 등반을 주선한 현지 여행사 사장 하지 굴람 아메드는 그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앞서 파견된 수색팀이 그를 중국 쪽 사면에서 그를 발견했다. 그를 찾길 정말 바란다.” 국내 언론이 보도했듯이 김 대장은 위성전화를 통해 광주시산악연맹 등에 “밤이 늦었다. 밤새 내내 낙담한 채로 있었다. 아주 춥다”고 말했다. 연락관(L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8시쯤 루노바가 하산하다 크레바스에 떨어졌다. “그녀의 몸이 로프에 매달려 있어 15명 이상 산악인들의 하산을 막았다. 캠프3에 내려온 사람들이 구조하러 올라갔다. 다음날 새벽 2시 45분 그녀는 무사히 크레바스를 빠져나왔다. 15분쯤 뒤 그녀는 캠프3에 당도했다. 김 대장은 이때 낙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해서 다른 구조대가 조직됐다.” 두 영국인 피터 브리틀튼과 폴 에서리지, 두 러시아인 푸고프킨과 비탈리 라조, 고소 포터 무함마드 후사인, 모함마드 유사프, 임티아스 사드파라가 김 대장을 찾아 나섰다. “오전 11시쯤 비탈리가 중국쪽 사면 위의 크레바스 아래 추락한 김 대장을 발견했다. 해발 고도 7800m 지역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장은 로프에 매달려 있었지만 위로도 아래로도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의식도 있었고 반응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구조하려고 하는데 김 대장은 언어 장벽 때문인지 제대로 따라주지 못했다. “구조하는 중 어느 순간, 김 대장은 구조 로프에서 떨어져 나갔다. 곧바로 추락해 가파른 중국쪽 사면 아래로 사라졌다. 비탈리와 구조팀은 사면의 위쪽을 찾았으나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 이곳 사면에서 떨어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구조팀의 판단이었다.”
  • “김홍빈 대장 몇 시간 살아 있었다는 사실만 분명, 나머진 모두 흐릿”

    “김홍빈 대장 몇 시간 살아 있었다는 사실만 분명, 나머진 모두 흐릿”

    20일 오전에 익스플로러스웹 기사를 인용해 ‘제발 오보이길’이길 바란다며 기사 제목 ‘김홍빈 대장 사망’을 그대로 인용했다. 모두가 애타게 생환 소식을 기다리는데, 정부와 한국 대사관이 중국과 파키스탄 정부와 군에 헬리콥터를 파견해달라고 하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네팔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다녀왔다. 기자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는데 동료들은 고소증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일분이라도 빨리 하산하자고 매달렸다. 저녁과 아침까지 한 숟갈도 넘기지 못한 채 그랬다. 해발 고도 5300~5600m 지점인데도 그랬다. 김 대장이 크레바스(빙하 틈)에 빠진 지점은 대략 7900m 지대로 알려지고 있다. 그제 러시아 산악스키 등반대가 김 대장을 구조하려다 날이 어두워지는 데다 날씨 예보도 좋지 않아 더 이상 그를 구조할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하산을 결정한 것은 산 아래에서 보면 잔인한 얘기지만 산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기자가 아는 산악인들은 하나같이 그런 경험담을 들려줬다. 간절하게 김 대장이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것과 별개로 파키스탄이든 네팔이든 인도든 히말라야 상황은 도시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가혹하고 무자비하다. 지금까지 국내 언론에 알려진 것은 김 대장 팀이 위성전화로 광주시산악연맹에 알린 내용들이다. 김 대장의 정상 등정에 한국방송(KBS) 제작진이 따라나섰는데도 김 대장의 실종과 구조 과정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지 이렇다 할 설명이 없는 점도 안타깝다. 여러 나라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익스플로러스웹은 비탈리 라조, 안톤 푸고프닉 등 러시아 산악스키 등반대원들에 많이 의존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상황을 정리해 눈길을 끄는데 김 대장이 실종된 19일(현지시간) 원문에 충실하게 옮긴다. 많은 분들이 낙담할지 모르겠는데 이 매체는 김 대장이 사망했다고 다시 한번 명확히 기재했다. 두 사람이 베이스캠프에 돌아오면 “사망했다”고 판단한 이유 등 더 많은 것들이 명쾌하게 정리될 것이란 기대를 가질 따름이다.● 러시아 여성은 스스로 빠져나와, 김 대장은 낡은 로프 택해 그만 러시아 스키어들은 하산하던 두 산악인의 구조를 도왔다. 먼저 아나스타샤 루노바가 추락하며 크램폰을 잃어버렸다. 그녀는 정상에서 너무 늦게 하산을 시작했다. 라조와 푸고프닉이 구조해 캠프3에서 치료해주고 있었다. 조금 이따 두 번째 구조 신호가 포착돼 러시아인들은 다시 움직여야 했다. 김 대장이 어딘가에서 추락해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라조는 산소통을 몇 개 챙겨 사고 장소로 급히 떠났다고 푸고프닉은 보고했다. 하지만 그 노력은 결실을 거두지 못해 김 대장은 사망했다. 두 러시아인을 비롯해, 김 대장과 루노바와 함께 있었던 산악인들은 변을 당한 시간과 장소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푸고프닉이 러시아어로 올린 초기 보고는 김 대장이 크레바스에 떨어졌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피 레나어츠는 다른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몇 가지 구체적인 내용을 익스플로러스웹에 털어놓았다. 그녀는 “아나스타샤와 김 대장은 같은 장소에 떨어졌다. 이른바 정상 릿지의 안장 위 처마 아래“를 지목했는데 아제르바이잔 산악인 이스라필 아슐리도 똑같이 이곳을 짚었다. 루트가 노출돼 있어 소름끼칠 정도로 위험한 곳이라고 했다. 레나어츠는 “루노바는 괜찮아 스스로 곤경을 빠져나왔다. 그녀가 매달려 있어 김 대장은 다른 로프를 선택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은 로프였다. 그는 추락해 렛지에 떨어졌다(일부 보도에 따르면 15m 아래라 했다).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 때문에 그는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산을 오를 때는 손가락을 대신하는 장비를 사용하지만 하산할 때는 사용하려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함께 간 KBS 제작진은 왜 따로, 구조에 어떤 도움 줬는지 알려지지 않아 리투아니아 산악인 솔리우스 다물레비시우스는 김 대장이 정상을 발 아래 둔 것이 오후 5시로 해가 지기 2시간 전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물레비시우스는 김 대장이 추락한 곳을 피해 갔는데 김 대장이 “중국 쪽 렛지에서 밤을 지샜으며 루노바도 거기 추락해 파키스탄인 가이드에 의해 구조됐다. 하지만 김 대장은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그가 밤새 그곳에 있었다는 것은 푸고프닉이 다음날 구조하려 했다고 보고한 점에 비춰 맞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김 대장의 팀원들이 그와 함께 있었는지, 어떻게 도왔는지 알지 못한다. 추락한 산악인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레나에츠는 자신이 부재했을 당시의 구조 활동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러시아인들의 짤막한 보고를 안나 피우노바가 전한 내용만 있을 뿐이다. 그녀에 따르면 라조가 오전 3시쯤 김 대장을 도우러 갔고 그가 렛지 위에 살아 있었음을 확인했다는 사실 뿐이다. 라조는 밤새 김 대장과 함께 있으면서 그를 능선 위로 끌어올리려고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피우노바는 헬리콥터를 고려했는데 김 대장이 헬리콥터 구조 보험을 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푸고프닉은 사고 장소에서 라조와 만났다. 하지만 피우노바는 정오쯤 “한국인이 살아올 수 없었다. 그는 추락했다.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 글을 올렸다. 몇몇 사람은 사고 정황을 둘러싸고 토론하고 싶어할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현재로선 타임라인이 명확치 않다. 다만 사고 후 몇 시간 김 대장이 살아 있었던 것만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러시아인들의 판단이 잘못 됐길 간절히 바란다.
  • 시베리아에 비상착륙 러 여객기 넘어졌는데도 탑승 18명 모두 무사

    시베리아에 비상착륙 러 여객기 넘어졌는데도 탑승 18명 모두 무사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 지역에서 16일(현지시간) 소형 여객기가 엔진 고장으로 삼림지대에 비상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착륙 과정에 충격으로 동체가 옆으로 넘어졌는데도 기장만 다리가 부러지고 18명의 탑승자 모두 경미한 부상만 입은 채 구조됐다. 타스 통신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베리아 톰스크주의 케드로비에서 주도 톰스크로 운항 중이던 소형 다목적 수송기 안토노프(An)-28이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공항 당국에는 아무런 교신이 없었던 상황이었으나 여객기로부터 조난 신호는 발신된 상태였다. 당시 여객기로 이용된 현지 항공사 소속의 이 수송기에는 14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 등 18명이 타고 있었다. 일부 보도는 탑승자 숫자를 19명이라고 다르게 전하고 있다. 구조대가 헬리콥터를 이용해 수색 작업에 나섰고, 톰스크 인근 삼림지대에 경착륙한 여객기를 발견했다. 여객기 조종사들은 엔진 둘 가운데 하나가 고장을 일으켜 비상착륙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비상부는 이 여객기가 톰스크 공항 활주로에서 155㎞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생존자들을 톰스크로 이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톰스크 지역에서는 지난 2012년에도 같은 기종의 안토노프 여객기가 캄차카 숲으로 추락해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조사 결과 조종사 둘 모두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또 지난 6일 28명을 태운 안토노프 An-26 기종의 여객기가 캄차카 반도 앞 오호츠크해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28명 모두 사망한 지 열흘 만에 발생했다. 안토노프 항공기는 소비에트연방 시절 제작됐으며, 지금도 옛소련에 속했던 지역에서 민간과 군 수송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낡은 데다 정비가 부실하고 러시아인들의 안전의식도 많이 부족해 잦은 추락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 [글로벌 In&Out] 20세기 역사 바꾼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20세기 역사 바꾼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역사는 우연과 필연의 사이에서 흐른다. 그 흐름의 속도와 반향은 보통 객관적 조건에 의해 결정되지만 가끔은 우연 또는 주관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때도 있다. 이번에는 20세기 역사의 ‘주관적 요소’가 된 소련의 첩보원인 리하르트 조르게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조르게는 1895년 10월 4일 러시아제국 바쿠에서 독일인 아빠인 유전기술자와 러시아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1898년 그 가족은 귀국했고 1902년 그를 학교에 보냈다. 1914년 여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정치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독일군에 입대해서 전선으로 떠난다. 간단한 훈련을 받은 후 1915년 이프르 전투, 동부전선의 갈리치아, 1916년 베르? 전투에서 세 번이나 부상당했다.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은 조르게는 ‘제국주의적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1917년 10월 사회주의 혁명 승리 후 러시아가 대전에서 이탈해 유럽의 많은 진보적 인사들에게 세계혁명의 희망을 심어 주었다. 조르게도 역시 사회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1919년 독일공산당에 입당한다. 그러나 당시 세계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독일혁명은 벌어졌으나 곧 진압됐다. 1924년 말 조르게는 코민테른의 요청으로 모스크바에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조르게는 러시아어를 잘 못해서 모스크바 생활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결국 1929년 11월 그는 코민테른에서 해고되고 노농적군 대외첩보부의 요원으로 베를린으로 떠났다. 1930년 일본의 팽창을 우려했던 소련은 조르게를 중국 상하이로 파견하기로 했다. 상하이에서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첩보망을 구축했고 중국군의 현황, 대일정책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하지만 조르게의 가장 큰 성공은 대일첩보활동이었다. 1931년 만주사변 후 소일전쟁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1933년 조르게는 일본으로 파견되고 주일 독일대사 오이겐 오토와 친해지고 대소련정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1940년 말 히틀러는 소련을 침공하기로 결정했으나 작전개시일은 항상 바꾸고 있었다. 때문에 조르게가 모스크바로 보낸 보고서마다 침략 개시 예정일도 달랐다. 5월 중, 5월 말, 6월 15일…, 전쟁이 6월 말에 시작한다는 최신 보고서를 본 스탈린은 말을 항상 바꾸는 첩보원은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무시했지만 큰 잘못이었다. 6월 22일 오전 4시, 독일군이 소련을 침략하고 소련의 대조국전쟁이 시작됐다. 아무 요구도 하지 않고 침략한 독일의 행동은 소련에 큰 충격을 주었다. 소련군의 완강한 저항에도, 120만명 이상의 중앙집단군은 소련군에 커다란 피해를 입히면서 9월 30일 모스크바를 함락시키기 위한 태풍작전을 개시했다. 20세기 역사의 흐름을 결정한 모스크바 공방전이 시작됐다. 하지만 9월 19일 조르게는 다음과 같은 전보를 보낸다. “일본이 올해 대소참전을 하지 않는 것을 결정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만주와 조선주둔군은 소련 패전 시 1942년 봄에 소련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 오토 대사는 일본의 대소참전에 대한 희망을 포기했다고 한다”. 스탈린은 더는 의심치 않았다. 1941년 10월 12일, 소련군사령부는 극동지역에서 7개 사단을 모스크바로 추가 투입해 12월 5일 반격에 들어갔다. 이것은 독일군의 첫 번째 패배로서 나치 독일, 그리고 동맹국이었던 일제의 종말의 시작이었다. 조르게는 그 노력의 성과를 보지 못했다. 1941년 10월 그는 일본의 특별고등경찰 첩보원 35명과 함께 체포됐고 심문 후 1943년 9월 29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 1944년 11월 7일 스가모 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됐다. 교수대 앞에서 그는 일경에게 “적군, 국제공산당, 소련공산당”이라고 일본말로 외쳤다. 처형 직후 그의 일본인 애인 이시이 하나코의 노력으로 도쿄의 다마 묘지로 이장됐다.
  • 서아프리카서 또 한국인 선원 4명 납치

    한국인 선원 4명이 서아프리카 기니만에서 해적에 납치됐다. 서아프리카 해역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해적에 납치된 사건(135명) 중 96.3%(130)가 발생하는 위험한 곳이다. 1일 외교부에 따르면 해적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0분쯤(현지시간) 서아프리카 베냉 인근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등 총 36명이 승선한 참치잡이 어선을 습격했다. 해적들은 한국인 선원 4명과 외국인 선원 1명만 납치해 달아났다. 해상 안전위험 관리회사인 드라이어드 글로벌은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서 “해적의 공격을 당한 배는 ‘아이리스 S호’”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이어드 글로벌은 “사건이 발생한 곳은 베냉 코토누 항구에서 108해리(200㎞) 떨어진 곳으로 무장 괴한들이 2척의 쾌속보트로 접근했다”면서 “해적들이 한국인 선장과 다른 한국인 선원 3명, 필리핀 선원 1명 등을 납치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현지 공관 및 관계 당국과 관련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공유해나가는 한편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9일에도 서아프리카 가나 수도 아크라 동쪽 해상에서 참치잡이 어선 애틀랜틱 프린세스호가 해적의 공격을 받아 한국인 선장 1명과 중국인 3명, 러시아인 1명 등 5명이 납치되기도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강제착륙에 제재 폭탄…‘유럽의 북한’ 길 걷나

    강제착륙에 제재 폭탄…‘유럽의 북한’ 길 걷나

    EU, 영공에 벨라루스 항공기 차단美 “국제 평화·안보에 대한 모욕”각국 벨라루스 영공 비행도 중단 관료 제재·육로 차단도 검토 나서반정부 언론인 러만 프라타세비치(26)를 체포하겠다고 비행 중이던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강제착륙시킨 사건으로 벨라루스가 고립 위기에 처했다. 국제사회가 27년간 철권을 휘둘러 온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6)의 무도한 행위에 비행금지 조치 등을 포함한 무더기 제재를 준비 중이어서 벨라루스가 ‘유럽의 북한’이 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유럽연합(EU)의 27개 회원국은 24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안에 합의를 이뤘다고 CNN이 보도했다. EU 27개국의 영공과 공항에 벨라루스 항공기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로써 벨라루스는 서쪽 방향 하늘길을 봉쇄당했으며, 추가로 이 나라 주변 육로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EU는 또 벨라루스 관료와 기업에 대한 금융제재 확대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EU는 이미 지난해 대선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탄압했던 루카셴코 대통령 등 88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역으로 벨라루스 영공은 ‘비행금지 구역’이 되다시피 했다. 독일 루프트한자와 네덜란드 KLM, 라트비아 에어발틱, 영국의 항공사들이 벨라루스 영공 운항을 중단했다. 프랑스 교통부도 자국 항공사에 벨라루스 상공 비행 중단을 촉구 중이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는 벨라루스 대사를 초치했다. 라트비아와는 서로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젠 사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을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뻔뻔한 모욕이자 충격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마저 ‘수도 민스크 공항에 하마스의 테러위협이 접수돼 비상착륙시킨 것’이란 벨라루스 해명에 펄쩍 뛰었다. 하마스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정당한 저항에 대한 세계적 공감을 무너뜨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내며 벨라루스와 선긋기에 나섰다. 러시아만이 “미국도 2013년 자국 기밀을 유출한 에드워드 스노든 검거를 위해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를 강제착륙시킨 일이 있었다”며 벨라루스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러시아는 이번 강제착륙 사태에 개입한 국가로 의심받는 실정이다. 벨라루스 야권과 라이언에어 측은 “프라타세비치와 그의 러시아 국적 여자친구 외에 4명이 최종 목적지인 리투아니아로 향하지 않고 비상착륙한 민스크에 남았다”면서 “4명은 벨라루스 KGB로 의심되며, 이들 중 2명은 러시아 여권을 지니고 있었다”고 했다. 벨라루스가 지난 23일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면서 러시아인 여자친구까지 구금했음에도 러시아가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점도 서방의 관점에선 선뜻 이해되지 않는 풍경이다. 전 세계가 지키는 민간항공규칙을 루카셴코가 어긴 여파로, 구소련 작은 나라인 벨라루스 안에서 벌어진 그의 철권통치의 실상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루카셴코는 지난해 대선 부정 투표 논란을 3만 5000명을 체포하고, 수천명을 고문하고, 400명의 정치범을 양산하는 방식으로 눌러 버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선 때마다 선거부정 규탄시위에 대한 탄압이 벌어졌음에도, 동유럽의 작은 나라인 벨라루스의 독재 체제는 국제 문제의 쟁점으로 주목받을 동력을 얻지 못해 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벨라루스 독재자, 전투기 띄워 반정부 인사 탄 민항기 강제착륙

    벨라루스 독재자, 전투기 띄워 반정부 인사 탄 민항기 강제착륙

    벨라루스 독재자가 해외에 체류 중인 반정부 언론인을 체포하려고 영공을 지나던 외국 국적 민항기를 강제착륙시켜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하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가가 자행한 하이재킹(비행기 공중납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23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이륙해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향하던 아일랜드 국적 저가항공 라이언에어가 표적이 됐다.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텔레그램 언론 ‘넥스타’의 설립자이자 전 편집장인 러만 프라타세비치(26)와 그의 여자친구가 탄 비행기였다. 프라타세비치 일행을 비롯해 171명이 탑승한 라이언에어가 벨라루스 영공을 가로질러 리투아니아와의 국경에 도달할 즈음 관제센터는 ‘잠재적인 보안 위협’을 이유로 벨라루스의 수도인 민스크로 회항할 것을 지시했다. 벨라루스 야권 인사는 “민스크 관제센터가 (비상착륙하지 않으면) 여객기를 격추하겠다고 위협했으며, 벨라루스 공군의 미그29기가 출격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역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6) 벨라루스 대통령이 전투기 출격을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비상착륙 이후 기체 수색 및 탑승객 보안검사가 이뤄졌지만, 관제센터가 암시했던 폭발물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오후 2시쯤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던 여객기는 오후 8시 50분쯤 다시 이륙, 예정된 목적지인 빌뉴스에 9시 25분쯤 도착했다. 그러나 프라타세비치는 민스크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의 여자친구와 러시아인 4명 등 총 6명이 비행기에 재탑승하지 못하고 민스크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탑승객들은 “프라타세비치가 자신은 사형당할 것이라고 말했다”거나 “절망으로 가득 찬 그의 눈이 슬퍼 보였다”고 체포 당시를 증언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프라타세비치를 일찍이 ‘테러활동 가담자’ 명단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혐의가 인정되면 15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해진다. 이에 2019년 말 폴란드로 도피해 이후 조국의 땅을 밟지 못했던 프라타세비치는 벨라루스의 하늘에 진입했다가 체포당한 것이다.프라타세비치의 정적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뒤 1994년 초대 대통령으로 시작해 지난해 대선에서 80% 이상 득표하며 6선 고지에 오른 인물이다. 서방 언론은 철권통치를 이어 가는 루카셴코를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부른다.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아서 2006년 이후 벨라루스 대선은 줄곧 부정선거 논란 속에서 치러졌다. 지난해 8월 대선 이후에도 부정투표·개표조작 시위가 치열하게 벌어졌다. 프라타세비치의 넥스타는 대선 전후 시위 뉴스를 알리던 매체 중 하나다. 프라타세비치가 체포되자 국제사회는 맹비난을 퍼부었다. 프라타세비치 형사 인도 요구에 불응했던 폴란드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번 사건은 국가가 일으킨 테러리즘”이라고 힐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심각하고 위험한 사건이 벌어졌다.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사건의 파장은 프라타세비치의 안위를 걱정하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 항공교류의 필수조건인 민항기 안전보장을 송두리째 위협하는 성질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WSJ는 “벨라루스가 선례가 된다면 러시아나 북한 정권이 영공을 지나는 민항기를 강제 착륙시키거나 격추했을 때 어떻게 제재할 수 있겠느냐”며 국제민간항공조약을 무시하는 ‘불량국가’의 일탈에 대처할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강제 착륙으로 추정되는 이번 일을 강하게 우려한다”고 규탄했다. 미국 역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명의로 발표한 규탄 성명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ICAO 회의를 개최해 이번 사태를 논의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국제항공규정 위반을 확인하는 국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는 동시에 이번 사건을 EU 정상회의 주요 안건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막나가는 벨라루스, 전투기까지 동원해 다른 나라 여객기 강제착륙시킨 이유

    막나가는 벨라루스, 전투기까지 동원해 다른 나라 여객기 강제착륙시킨 이유

    지난해 대선 부정으로 인한 정치 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 정부가 야당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다른 나라 항공기를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로 긴급 착륙시켰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에 머무르며 반정부 활동을 하던 언론인 로만 프라타세비치(26)을 검거한다면서 그가 타고 있던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 에어 여객기 FR4978편을 착륙시키기 위해 전투기까지 띄워 착륙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격추시키겠다고 겁박했다. 여객기는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해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향하던 중이었다. 오후 2시쯤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던 여객기는 저녁 8시 50분쯤 다시 이륙해 오후 9시 25분쯤 빌뉴스에 도착했다. 원래 도착 예정시간보다 7시간 늦어졌다. 영국 BBC는 민스크 공항에서 만난 두 탑승객 반응을 전하고 있다. 한 승객은 프로타세비치가 “몹시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다. 그의 눈동자를 가만 들여다봤는데 아주 슬퍼 보였다”고 말했다. 모니카 심클레네란 다른 승객은 AFP 통신에 “그는 막 국민들에게 돌아갔다”면서 그가 사형을 언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초 여객기에는 리투아니아를 포함해 12개국 승객 약 17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리투아니아 측은 밝혔다. 벨라루스 문화장관을 지낸 야권 인사 파벨 라투슈코는 승객 가운데 러시아인 4명과 벨라루스인 2명 등 6명은 민스크 공항을 다시 떠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라투슈코 전 장관은 “민스크 관제센터가 (비상착륙을 요구하며) 여객기를 격추하겠다고 위협했으며,이를 위해 MiG-29기를 출격시켰다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타세비치는 벨라루스에서 인기가 높은 야권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의 편집장을 지냈는데 넥스타도 그가 민스크 공항에서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고 넥스타 측이 밝혔다. 벨라루스 당국은 기내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기장이 가장 가까운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을 결정했다고 변명했다. 넥스타 측은 “여객기 점검 결과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모든 승객은 보안 검색을 받았다”면서 “프라타셰비치는 체포됐다”고 전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벨라루스 관제센터로부터 여객기를 착륙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친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풀 페르보보’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직접 여객기 비상착륙을 지시했으며, 여객기 호송을 위해 미그(MiG)-29 전투기 출격 명령까지 내렸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벨라루스에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해당 여객기가 곧바로 벨라루스를 떠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모든 승객은 빌뉴스로의 여행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트위터에 “우리는 벨라루스 정부에 모든 승객과 해당 여객기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라고 경고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이는 심각하고 위험한 사건”이라면서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프라타세비치가 거주하는 폴란드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번 사건을 “국가 테러리즘 행위”라고 비판하며 24일 EU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벨라루스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에 대해 논의할 것을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모두 EU와 나토 회원국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에 패배한 뒤 신변에 위협을 느껴 리투아니아로 망명해 있는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벨라루스) 보안기관이 여객기를 납치하는 작전을 편 것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2019년 말 벨라루스 정부의 탄압을 피해 폴란드로 도피한 프라타세비치는 지난해 벨라루스에서의 대선 부정 항의 시위를 부추기고 반정부 선동을 주도한 혐의로 벨라루스 당국의 ‘테러활동 가담자’ 목록에 올라있다. 넥스타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됐다. 벨라루스 검찰은 지난해 11월 폴란드 법무부에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해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8월 대선에서 30년 가까이 집권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시위가 몇 개월 이어졌다. 올해 들어 상당히 수그러들었지만 완전히 멈추진 않았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여섯 번째 임기를 유지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러 외무차관 “WHO, 이르면 몇주 내에 러시아 백신 승인할 것”

    러 외무차관 “WHO, 이르면 몇주 내에 러시아 백신 승인할 것”

    WHO 사무총장 만난 뒤 밝혀…“95% 이상 효능 증명 논문2편 내달 발표”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가 향후 몇 주 내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차관 세르게이 베르쉬닌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베르쉬닌 차관은 “현재 러시아를 방문 중인 (WHO의) 1개 조사팀과 5월 중에 방러 예정인 다른 조사팀 등 2개 팀의 활동이 마무리되고 난 뒤 곧바로 그러한 결정(스푸트니크 V 승인)을 내리는 가능성에 대해 거브러여수스 총장과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WHO 조사팀의 방러 이후에 스푸트니크 V를 WHO가 승인한 코로나19 대응 긴급 사용 백신 목록에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과정을 빨리 진행하면 수개월이 아니라 수 주 안에 승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WHO의 검증서를 받으면 전 세계적으로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수요가 아주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승인했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2상 결과만으로 승인하면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 2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의약품 평가·감독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도 3월 초 스푸트니크Ⅴ에 대한 승인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한편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공급 및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이날 스푸트니크 V의 효능이 95% 이상임을 보여주는 학술 논문 2편이 다음 달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TV 방송 NTV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편은 실제 자료를 토대로 스푸트니크 V의 효능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지금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95%를 크게 웃도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논문은 스푸트니크 V가 변이 바이러스에도 아주 효능이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RDIF는 두 논문이 모두 5월 중에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RDIF는 앞서 지난 19일 스푸트니크 V를 2회 모두 접종한 러시아인 380만 명에 대한 코로나19 감염률 자료 분석 결과 백신의 효과가 97.6%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상반신 탈의 효과? 푸틴 ‘최고 매력남’ 선정…종신집권 플랜 착착

    상반신 탈의 효과? 푸틴 ‘최고 매력남’ 선정…종신집권 플랜 착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현지에서 사실상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선정됐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현지 온라인 구직사이트 ‘슈퍼잡’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각각 10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러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푸틴 대통령이 선정됐다. 슈퍼잡은 보도자료를 통해 남성의 18%, 여성의 17%가 푸틴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남성 19%가 ‘본인’을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꼽은 것과, 여성 18%는 ‘그런 남자 없다’고 답한 결과를 고려하면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1위다.슈퍼잡 측은 “러시아인들에게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남자”라면서 “배우나 운동선수도 명함 못 내밀 인기”라고 설명했다. 그다음으로 매력적인 남자에 오른 영화배우 드미트리 나기예프 지지도는 남성 1%, 여성 3%로 푸틴 대통령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러시아 최고 매력남 자리를 지키게 됐다. 2020년 조사에서는 남성 19%, 여성 18%의 지지를 얻어 1위에 등극했다. 2012년 큰 격차로 3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4선 성공까지 선전용으로 배포한 홍보사진과 달력 기념품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다양한 선전용 사진으로 이미지를 관리했다. 시베리아 호수로 여름 휴가를 떠나 모험을 즐기는 호방함을 강조하는가 하면, 상의를 벗어젖히고 근육을 드러내며 남성성을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연말이면 관련 사진을 한데 모아 달력을 만들어 팔았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선정된 설문 결과는 이런 선전물의 효과를 방증한다. 그 사이 푸틴 대통령의 종신집권 플랜은 착착 진행 중이다.2000년부터 3, 4대 대통령으로 8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3연임 금지 규정에 따라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앉히고 2012년까지 자발적으로 총리직을 맡았다. 이후 3선에 성공, 6대 대통령 임기를 끝마친 뒤 4선까지 도전해 7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총리 재임 기간까지 합하면 22년째 집권 중이다. 2024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푸틴 대통령은 이제 종신집권을 노린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하원은 푸틴 대통령이 2번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대통령 선거법은 “두 차례 대통령직을 역임했거나 선거 공고일 현재 두 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은 입후보 자격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일 인물이 3번 이상 대통령직을 맡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새 대통령 선거법은 동시에 지난해 채택된 개헌안이 발효한 시점 이전까지 특정 인물이 수행한 기존 대통령직 임기는 산정되지 않는다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 2018년부터 4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의 기존 임기는 모두 백지화돼, 2024년 다시 입후보해 2차례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러시아는 지난해 7월 국민투표를 통해 4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채택한 바 있다. 개정 헌법에는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다시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도록 그의 기존 임기를 모두 ‘백지화’하는 특별 조항이 담겼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2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종신집권이 현실화되면 푸틴 대통령은 1922년부터 31년간 집권한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 300여 년 전 러시아제국 초대 황제 표트르대제(43년) 만큼이나 오랜 기간 러시아를 지배하게 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설] 아빠 무릎서 총격에 숨진 미얀마 7세 소녀, 국제사회 미얀마 군부 제재해야

    태국 방콕에서 현재 열리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대회의 주제는 ’평화와 비폭력’이다. 미얀마 대표로 대회에 참가한 양곤대 학생은 최종 심사를 앞두고 “미얀마의 많은 사람이 군부의 총에 맞아 죽고 있다. 우리 국민을 도와달라. 제발 살려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그는 “미얀마 국민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거리로 나섰다”면서 “나는 미얀마 대표로 전쟁과 폭력을 멈춰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 미인대회에 참가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가 미얀마로 돌아간다면 어떤 보복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목표를 이루고자 묵숨을 걸고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미얀마 국민의 비폭력 시위에 군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사망자는 320명을 넘어선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군부는 대랑학살극도 모자라 사망자 집계를 줄이겠다며 희생자의 시신을 탈취하는 만행도 서슴치 않고 있다.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가정집 내부로 몰려든 군경의 총탄에 7세 소녀가 목숨을 잃는 처참한 사태가 일어났다. 소녀는 무서움 때문에 아빠 무릎에 앉아있다 총탄세례를 받았다. 군부의 명령을 받은 미얀마 군경은 학살극을 벌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재산을 닥치는대로 파괴하고 약탈하는 폭도화한지 오래다. 7세 소녀에 총탄을 퍼부은 미얀마 군부의 야만적 행위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단죄되어야 마땅하다. 이 사건은 또한 미얀마 군부가 주장하는 쿠데타의 당위성이 원천적으로 ‘이유 없음’을 만천하에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기도 하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박에 소극적이었던 국제사회도 제재를 본격화할 명분은 이제 충분하다. 중국과 러시아인들 7세 소녀에 총격을 가하는 비인간적 집단인 미얀마 군부를 언제까지나 두둔하려는가. 미얀마 사태는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한다. 토요일인 27일은 ‘미얀마군의 날’로 일요일인 28일까지 이틀동안에 걸친 전국적 국민 총궐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얀마 쿠데타 세력은 이미 그 누구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제사회의 미아 신세다. 미얀마 군부가 주말 평화적 시위에 어린아이조차 가리지 않는 조준사격을 또다시 가하면 제무덤을 파는 짓이다. 미얀마 군부는 역사의 응징을 피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응징까지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 진천 닭 가공공장 밤새 11명 무더기 확진…누적 14명 껑충

    진천 닭 가공공장 밤새 11명 무더기 확진…누적 14명 껑충

    이틀 전 러시아 국적 50대 첫 확진 판정외국인 근로자 10명·한국인 근로자 1명충북 진천의 닭 가공공장에서 밤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11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이로써 이 공장 관련 누적 확진자는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2일 진천군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10명과 한국인 근로자 1명이 전날 오후 11시 30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령대를 보면 20대 7명, 30대 1명, 40대 2명, 60대 1명이다. 진천군보건소는 확진자가 발생한 이 공장의 같은 생산라인 근무자 48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해 추가 확진자를 찾아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달 28일 러시아 국적 50대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튿날인 지난 1일 배우자 등 가족인 50대 러시아인 2명이 추가 확진됐다. 배우자는 이 공장 근로자는 아니다. 진천군보건소는 확진자 동선 파악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이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나섰다. 진천군 누적 확진자는 232명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부산 외국인 확진자에 변이 바이러스…해외유입 가능성↑

    부산 외국인 확진자에 변이 바이러스…해외유입 가능성↑

    부산 감천항 항운노조 관련 확진자의 유전자 조사 결과, ‘GR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역 사회 감염보다는 러시아 선원 접촉 등 해외 유입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최근 51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감천항 집단 감염과 관련해 5건(항운노조원 3명·항만사업장 직원 2명)의 유전자 조사를 의뢰한 결과 4건은 GR, 1건은 GH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5일 밝혔다. GR 바이러스는 지난해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인 페테르원호 선원에서 나온 바이러스로 검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전날 질병관리본부에서 밝힌 러시아인(부산 2285번)에 이어, 지난해 12월 14일 영국에서 입국한 A(부산 1291번)씨와 이달 19일 탄자니아에서 입국한 B(부산 2439번)씨가 유전자 분석 결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부산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치료를 마치고 퇴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접촉자에 대한 지역 내 감염 우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산항운노조 감천지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 이들에 대한 유전자 본석 결과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항운노조원 3명과 관련 사업장 근로자 2명 등 5명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들 중 4명은 GR 그룹, 1명은 HG 그룹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GR 유전자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은 지난해 8월 러시아 선박 PETR1발 집단감염 이후 처음이다. 안병선 부산시 복지건강국장은 “감천항 항운노조원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 나타난 GR 유전자가 해외 유입으로 인한 감염인지, 지역 사회 감염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질병관리청과 협의를 통해 외국에서 입국한 선원들의 유전자와 동일한 지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부산서도 변이바이러스 지역감염 있었다…영국인·러시아인 2명

    부산서도 변이바이러스 지역감염 있었다…영국인·러시아인 2명

    러시아인, 영국발 집단감염 지표환자와 접촉영국인은 해외입국 사례…변이 확산 우려 부산에서도 외국인 2명이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부산시는 지난달 13일 확진된 부산 동구 거주 러시아인의 유전체 검사 결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부산시는 당시 이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해 질병관리청에 유전체 검사를 의뢰했고, 최근 검사 결과를 받았다. 이 확진자는 치료를 받고 12일 만인 지난달 25일 퇴원했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가 최근 발생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 지표환자와 접촉해 확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환자와 접촉한 2명은 코로나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14일 영국에서 입국한 영국인 여성도 진단검사에서 확진됐는데 유전체 검사 결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러시아인 확진자는 지인 간 감염, 영국인 확진자는 해외 입국 감염 사례인데 모두 퇴원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접촉 등으로 인한 추가 확진자나 지역감염 전파는 없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푸틴 별장·사생아’ 의혹에 대규모 시위…美 이어 유럽도 비판(종합)

    ‘푸틴 별장·사생아’ 의혹에 대규모 시위…美 이어 유럽도 비판(종합)

    러시아 전역서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 번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이후 푸틴의 별장과 숨겨진 딸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석방’ 시위가 번지고 있다. 미국이 이 시위를 지지하며 러시아 정부의 시위대 체포를 규탄한 데 이어 유럽 국가들도 러시아를 강력 비판했다. 러시아 당국은 즉각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무부, 대사관 등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속속 러시아의 ‘나발니 석방’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러, 시위대에 가혹한 수단 동원” 비판미 국무부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 전역 도시에서 시위대 및 언론인을 상대로 가혹한 수단을 동원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토요일인 23일부터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번져나가 수만명이 참가하고 수천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위 규모를 놓고 외신보도와 러시아 당국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는데, AFP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명이 각각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398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6명 등 러 전역에서 시위자 3521명이 체포됐다. 미국 국무부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나발니 체포 및 평화 시위 억압이 “시민 사회와 자유를 한층 더 제한하려는 조짐”이라고 지적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도 러시아 압박에 가세했다. 레베카 로스 대변인은 같은 날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와, 평화적 시위 참가자 및 언론인 체포에 대한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이들을 억압한다”면서 “평화 시위대 및 언론인을 체포하는 러시아 당국은 발언의 자유 및 평화 집회를 억압하려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유럽도 러시아 비판 가세…EU 차원 제재 목소리도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연합(EU) 차원의 대러시아 제재 부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회원국 사이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자 “권위주의로의 전락”이라고 비난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역시 “(충돌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면서 EU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대표도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지도부가 급히 확산하는 시위를 재빨리 해치우려고 수천명을 체포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라며 EU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의 금융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EU 27개 회원국 외무 장관은 회의에서 나발니의 구속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EU 외교수장 격인 조셉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다음 단계 조처”가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혀 제재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21일 나발니 체포에 대응해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 완공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러시아 “내정간섭…혼란 원하겠지만 불가능”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러시아인의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나발니 측이 최근 ‘푸틴의 궁전’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혼란을 계속 일으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익이 되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호화별장 및 숨겨진 딸 의혹 제기돼야권 지도자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상징적 인물로,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이달 17일 귀국했다. 귀국 즉시 체포된 나발니는 이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호화 별장 의혹을 폭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푸틴의 숨겨진 딸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나발니는 일부 매체가 푸틴이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낳았다고 지목한 루이자(17)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했다. 엘리자베타로도 알려진 이 소녀는 구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샤넬, 발렌티노 등 명품 브랜드 애호가임을 알 수 있었다고 이를 보도한 매체들은 전했다. 영국에서 학교를 다닌 10대와 춤추는 장면도 있어 이 소녀가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선은 덧붙였다.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에 따르면 루이자는 푸틴 대통령이 전처인 루드밀라와 이혼하기 전인 2003년 태어나 그동안 가명으로 살아왔다. 모친은 올해 45세인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라는 여성으로, 로시야뱅크 주주사의 지분과 여러 부동산을 보유한 1억 달러의 자산가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의 자녀는 마리야(35)와 카테리나(34) 두 딸이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국 ‘나발니 석방’ 시위 지지에 러 “내정간섭” 발끈

    미국 ‘나발니 석방’ 시위 지지에 러 “내정간섭” 발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이후 푸틴의 별장과 숨겨진 딸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석방’ 시위가 번지고 있다. 미국이 이 시위를 지지하고 나서자 러시아 당국은 즉각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무부, 대사관 등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속속 러시아의 ‘나발니 석방’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러, 시위대에 가혹한 수단 동원” 비판미 국무부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 전역 도시에서 시위대 및 언론인을 상대로 가혹한 수단을 동원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토요일인 23일부터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번져나가 수만명이 참가하고 수천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위 규모를 놓고 외신보도와 러시아 당국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는데, AFP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명이 각각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398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6명 등 러 전역에서 시위자 3521명이 체포됐다. 미국 국무부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나발니 체포 및 평화 시위 억압이 “시민 사회와 자유를 한층 더 제한하려는 조짐”이라고 지적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도 러시아 압박에 가세했다. 레베카 로스 대변인은 같은 날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와, 평화적 시위 참가자 및 언론인 체포에 대한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이들을 억압한다”면서 “평화 시위대 및 언론인을 체포하는 러시아 당국은 발언의 자유 및 평화 집회를 억압하려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내정간섭…혼란 원하겠지만 불가능”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러시아인의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나발니 측이 최근 ‘푸틴의 궁전’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혼란을 계속 일으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익이 되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호화별장 및 숨겨진 딸 의혹 제기돼야권 지도자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상징적 인물로,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이달 17일 귀국했다. 귀국 즉시 체포된 나발니는 이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호화 별장 의혹을 폭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푸틴의 숨겨진 딸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나발니는 일부 매체가 푸틴이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낳았다고 지목한 루이자(17)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했다. 엘리자베타로도 알려진 이 소녀는 구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또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샤넬, 발렌티노 등 명품 브랜드 애호가임을 알 수 있었다고 이를 보도한 매체들은 전했다. 영국에서 학교를 다닌 10대와 춤추는 장면도 있어 이 소녀가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선은 덧붙였다.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에 따르면 루이자는 푸틴 대통령이 전처인 루드밀라와 이혼하기 전인 2003년 태어나 그동안 가명으로 살아왔다. 모친은 올해 45세인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라는 여성으로, 로시야뱅크 주주사의 지분과 여러 부동산을 보유한 1억 달러의 자산가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의 자녀는 마리야(35)와 카테리나(34) 두 딸이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발니의 옥중 반격…푸틴의 숨겨진 호화 별장 공개

    나발니의 옥중 반격…푸틴의 숨겨진 호화 별장 공개

    지난해 8월 독극물 테러를 당해 독일에서 치료받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고국에 귀국하자마자 구금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호화 별장에 대해 폭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나발니 측은 러시아 남부 흑해 연안 휴양 도시인 겔렌지크에 위치한 7800만㎡ 규모 별장의 구글맵(http://t2m.kr/OCR0x)과 내부사진, 건축비용 등을 담은 보고서와 동영상을 공개했다. 나발니가 직접 출연해 설명하는 형식의 113분 길이 동영상은 400만회 이상 조회됐다.나발니가 ‘푸틴 궁전’이라고 명명한 별장은 산 정상에서 흑해를 조망할 수 있는 지역에 웅장하게 서 있다. 별장으로만 통하는 전용 도로가 있고, 헬기장과 부속시설로 보이는 건물들이 별장 주변에 배치되어 있다. 별장 내부 아이스링크와 응접실, 회의장, 원형 극장, 수영장 등 호화시설도 공개한 나발니는 “도시 국가 모나코의 39배 크기인 궁전에 포도밭도 있다”면서 “하나의 거대한 도시, 왕국에 단 한 명의 차르(러시아 황제)가 산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나발니는 영상에서 “별장은 (푸틴 대통령이 받은) 역사상 가장 큰 뇌물”이라고 일갈하며, 러시아인들이 거리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푸틴과 측근들은 나라를 파산 시킬 때까지 축재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석유, 가스, 금속, 비료, 목재를 판매하지만 푸틴 대통령 무리들이 그 돈을 다 써서 국민들의 소득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미 10여년 전부터 푸틴 대통령이 겔렌지크에 별장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났었지만, 크렘린은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날 나발니의 폭로 이후에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겔렌지크 별장은 푸틴 대통령 소유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머무르곤 하는 흑해 주변 숙소는 겔렌지크 별장에서 241㎞ 떨어진 소치에 있는데, 훨씬 소박한 가옥이라고 NYT는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러시아 우주 비행사와 결혼 약속했다가…6300만원 뜯긴 30대 일본 여성

    러시아 우주 비행사와 결혼 약속했다가…6300만원 뜯긴 30대 일본 여성

    전문직 남성을 사칭한 외국인으로부터 결혼을 약속받은 뒤 거액을 사기당하는 여성들의 피해사례가 일본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홋카이도 삿포로시 경찰은 관내에 사는 30대 여성이 ‘러시아인 우주 비행사’를 사칭한 남성에게 600만엔(약 6300만원)을 뜯기는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SNS 인스타그램에서 만난 자칭 ‘러시아인 우주비행사’로부터 “은퇴하면 일본에서 살고 싶다. 일본으로 보낼 짐들의 우송료를 일단 대신 지불해 주면 좋겠다”는 영어 메시지를 받고 3차례에 걸쳐 그가 알려준 은행계좌에 현금을 부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우주 비행사’와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으며, 송금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이른바 ‘국제 로맨스 사기’ 피해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경찰도 지난달 29일 관내 60대 여성이 SNS상에서 만난 ‘49세의 예멘인 군의관’에게 약 2500만엔을 사취당했다고 발표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4월 하순 SNS에서 이 사람을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용의자는 60대 여성과 결혼을 약속한 뒤 “그동안 군의관으로서 공적을 인정받아 국가에서 3억엔의 포상금이 나왔다. 1억엔이 들어있는 소포를 받는 과정에서 관세와 수수료 등 명목으로 현금이 필요한데 우선 빌려달라”고 여성을 꾀었다. 이에 여성은 지난해 5~8월 총 9회에 걸쳐 은행계좌에 송금했다. 그 이후 남성은 연락을 끊었다. SNS를 이용한 연애·결혼 사기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등 각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2016년 “서부 아프리카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사기단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그해 미국에서만 약 1만 5000건의 피해 사례가 신고됐고, 이로 인한 송금액은 2억 3000만 달러(약 2600억원)에 달했다. 범죄의 대부분은 나이지리아와 가나에서 활동하는 조직의 소행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민간단체 ‘국제로맨스사기박멸협회’가 2018년 약 350명의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기조직으로부터 송금 요구를 받는 단계에까지 다다랐던 87명 중 81명이 실제로 돈을 보냈고, 절반인 41명이 101만엔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81명 중 62명이 40~50대였다. 사기 조직은 시리아 등 분쟁지역에 종군한 ‘군인’이나 ‘군의관’, ‘언론인’ 등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미군 등의 사진이 주로 도용됐다. 협회 관계자는 “전쟁터는 일반적으로 현지 실정을 파악하기가 여려워 거짓말을 해도 발각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몰랐던 상대로부터 국제 SNS가 들어오면 프로필 사진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사진이 여기저기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사기단일 가능성을 의심해 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글로벌 In&Out] 러시아에 한국 처음 소개한 몰다비아인 스파파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에 한국 처음 소개한 몰다비아인 스파파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30년 전인 1990년 12월 14일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한소 관계의 일반원칙에 관한 선언’을 발표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당시 많은 러시아인에게 카레야(한국)는 북한이나 러시아연방 구성공화국인 카렐리야로 오해받을 정도로 미지의 땅이었다. 하지만 수교 직후 유학생들과 학자들이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면서 러시아인들이 한국을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한러 관계 정상화 30주년을 기념해 최초로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한 기록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러시아인과 한국인들은 13세기 몽골 칸의 궁궐에서도, 17세기 알바진 전투의 전장에서도 만났으나 당시 서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상대방이 정확하게 어느 나라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조선에 끼어 있던 안개를 처음으로 걷어 준 사람은 니콜라이 스파파리라는 외교관이다. 니콜라이 스파파리는 17세기 전반 몰다비아 공국 귀족으로 태어나 유럽, 극동 등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친러파였던 그는 1671년 모스크바에 파견되고 러시아에 귀화했다. 1675년 청나라에 파견된 사절단장을 맡아 베이징에서 약 1년간 체류하면서 중국과 그 이웃나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귀국 후 1677년 러시아 외무성에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그중에 ‘한국(카레이)誌’라는 부분이 러시아 역사상 최초로 한국을 뚜렷이 소개한 자료이다. 스파파리는 한국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랴오둥 반도와 아무르강 사이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자기만의 국왕이 있으나 중국왕에 종속돼 있다. 여기에 있는 국왕 중에 그런 사람이 많으며 중국의 황제로부터 금인(金印)을 받아야 한다. 일본의 위협으로부터 중국의 보호를 받는 한국왕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그 나라는 아무르강 근처에 있는 돌출부(한반도)에 위치한다. 하지만 거기에 가려면 아무르강 하구에서 해상을 따라 우회해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만약 아무르강 하구로부터 해상에 돌출부가 없었다면 러시아에서 청나라까지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아주 가까웠을 터이지만 이 돌출부를 일주하는 것은 가능하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대적 한계를 감안하면 틀린 설명은 아니다. 조중 관계를 단순한 종주국·속국의 관계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침략과 왜구의 침탈로부터 중국 지원의 필요성을 위주로 설명한다. 그뿐만 아니라 스파파리는 조선은 결코 중국의 괴뢰정권이 아니라 자주권을 위한 투쟁을 해 왔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받았으며 수없이 중국의 종속으로부터 해방했다.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을 많이 진압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조선의 실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선은 팔도로 구성됐 있다. 그 중심에는 아름답고 위대한 수도인 평양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다른 도시가 많다.…한국인들은 법, 풍습, 생김새, 말, 신앙 등이 중국과 같다.…중국인들과 다른 점은 여성에 대한 통제력이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처럼 여성을 강하게 통제하지 않고 이동의 자유를 허락하며 중국인들은 이를 보고 한국인들을 욕한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중국인처럼 부모를 통해 청혼하지 않고 결혼상대를 자유로이 선택한다.” 스파파리는 한국인들이 중국인보다 자유롭게 산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조선에 대한 감탄과 쇄국정책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 “한국은 모든 측면에서 풍부한 나라이다.…한국은 쌀의 품질이 어느 나라보다 좋고 온갖 채소, 한지 등을 생산하며…인삼과 금, 은이 많다. 하지만 그 나라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무역하지 않으며 (외교)관계도 맺어 주지 않는다.…어떻게 봐도 아주 훌륭한 나라지만 러시아 사람들도 외국인들도 아직 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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