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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우리나라 전통 무늬3 나전·화각(국립문화재연구소 지음, 눌와 펴냄) 조개껍질과 소뿔을 얇게 갈아 붙이는 나전·화각공예는 우리나라에서 크게 발달한 독자적인 공예기법. 특히 고려 나전은 고려청자와 함께 대표적인 교역품이었다. 대표적 무늬 110점을 가렸다. 9만원. ●메풀 전산초 평전(메풀재단 지음, 라이프플러스인서울 펴냄) ‘한국의 나이팅게일’이자 출생에서 사망까지 생의 주기별 간호 교육과정을 개발한 전산초(1921~1999) 박사의 전기. 1만 1000원. ●역사를 바꾼 신무기(계동혁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몽둥이도 한때는 신무기였다. 고대 페르시아와 이집트의 전쟁에서 고양이를 방패로 사용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신무기를 조명한다. 단순하게 무기의 사양을 제시하지 않고, 이야기가 있는 신무기를 골랐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아니라도 재밌다. 1만 2000원. ●미학적 인간 호모 에스테티쿠스(엘렌 디사나야케 지음, 김한영 옮김, 예담 펴냄) 예술의 진화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이라는 ‘진화미학’을 원시부터 문명사회까지의 연구를 통해 입증. 예술이 선택받은 특정인의 활동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인간활동으로 바라보고 실천할 수 있게 장려했다. 2만 5000원. ●혁명의 탄생(데이비드 파커 외 지음, 박윤덕 옮김, 교양인 펴냄) 혁명은 누가, 언제, 어떻게 일으켜서 성공시키는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 ‘혁명의 전기’. 16세기 네덜란드 혁명부터 18세기 프랑스 혁명, 20세기 초 사회주의혁명을 지나 20세기 말 탈공산주의 혁명까지, 근대유럽을 만든 주요 혁명을 통해 근대를 재구성했다. 2만 2000원. ●오토캠핑바이블(김산환·최갑수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캠핑 초보를 위한 완벽 가이드로 전국 180개 캠핑장과 실전 캠핑요리 70선을 담았다. 캠핑장비를 200% 활용하는 법과 응급처치 요령까지. 2만 2000원.
  •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은 利他”

    일상이 돼버린 폭력과 우울증, 세계를 뒤덮는 경제위기와 테러는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티베트 불교 지도자이자 세계의 영적 스승 달라이 라마(74)는 “위기는 밖이 아닌 우리 마음에서 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로 ‘이타주의’를 제시한다. ‘우리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라지브 메흐로트라 엮음, 진형종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는 아집을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는 이타주의에 대한 가르침을 모았다. 이타주의를 위한 평온한 마음을 일으키는 명상법과 요가수련법, 게송 등을 소개한다. 간략한 석가모니의 생애와 초기 불교의 가르침도 정리하며, 마음 안에서 행복을 찾는 방안을 전한다. 또 인류행복을 위해 군비축소와 기업윤리를 강조하고, 종교와 과학의 양립 가능성과 협력을 요구하는 등 개인적 수행을 넘어 사회적 제언도 함께 제시한다. 1만 2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몽당분교 올림픽(김형진 글, 책먹는아이 펴냄) 몽당분교의 운동회는 ‘올림픽’이라고 비웃음을 산다. 탈북 아동 만덕이, 필리핀에서 온 호세피노, 한국·태국 혼혈아 솜차이,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나이지리아 부모를 가진 영애 등 6개국 7명의 어린이가 전교생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을 꼬집는 한편 아이들에게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를 주는 책. 3~4학년용. 9500원. ●포그마운드(수잔 셰이드 글·존 불러, 주니어랜덤 펴냄) 한때 지구를 호령했던 인간들이 불모의 황폐한 땅을 남겨 놓은 채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라진 인류를 찾아나선 줄다람쥐 셀로니어스의 탐험을 통해 들려주는 환경오염과 파괴의 이야기. 만화와 소설을 번갈아 배치한 재미있는 구성이 아이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세 권짜리 시리즈. 초등 고학년 이상. 각 9500원. ●Why? 한국사(이근 글·극동만화연구소 그림, 예림당 펴냄) 초·중·고등 교과서에서 뽑은 역사 지식을 만화로 쉽게 풀었다. 구석기시대부터 조선 멸망까지를 5권에 담았다. 흥미진진한 모험담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역사에 빠져들게 한다. 알짜배기 정보를 담은 팁박스를 삽입, 만화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부모들의 마음도 살 듯. 곧 나올 6권부터는 경제, 의학 등 주제별로 역사의 범위를 넓힌다. 각 1만원. ●나의 형, 빈센트(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와 나눈 애틋한 형제애는 유명하다. 테오의 시선에서 새롭게 풀어낸 고흐의 이야기. 유년시절의 기억, 가족애, 화가로서의 고민과 열정이 담겨 있다. 20년 가까이 고흐의 발자취를 밟아온 작가답게 고흐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1만 1000원. ●표해록(방현희 글·김태헌 그림, 알마 펴냄) 조선 선비 최부의 중국 견문록을 현대의 언어로 새롭게 다듬은 책. 아버지상을 당해 제주에서 고향 나주로 가던 중 비바람을 만나 일행 42명과 함께 14일간이나 표류한 끝에 남중국에 상륙한 뒤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여섯 달의 여정을 담고 있다. 중국을 바라본 열린 시선, 중국 관리 앞에서 당당했던 그의 기개가 많은 가르침을 준다. 초등 고학년 이상. 9500원.
  • 주식·집값이 오를 거란 맹목적인 믿음…야성적 충동이 경제 움직인다

    경제학 초보적 이론은,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이를테면 매년 여름·겨울에 냉난방 기름의 수요가 증가하면 국제 원유가가 오르는 이치다. 이런 경우는 어떠한가. 폭설이 내린 직후 철물점 주인은 눈삽의 가격을 15달러에서 20달러로 올렸다. 눈삽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당연하고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82%는 이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 1992년 허리케인이 발생한 직후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미국의 홈디포는 합판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할 때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냈다. 이는 경제학 이론보다 앞선 다른 요인들이 경제적 행위를 결정짓는 한 가지 작은 사례로 선택됐다. 케인스는 이런 비경제적인 의사결정의 원인을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고 말했다. 케인스는 1936년 발표한 그 유명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인간의 적극적 활동은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만들어낸 낙관주의에 의존하려 한다. …추측건대, ‘야성적 충동’의 결과로 이뤄질 수 있을 뿐” 이라고 말했다.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이란 경제를 움직이는 강력한 요인으로, 주식이나 집값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상투’를 잡는 심리를 말한다. 또한 지난해 9월 19일 미국 의회에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되지 않자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 다우존스 지수가 800포인트 가까이 추락하는 심리적 동인이기도 하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김태훈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에 주목하고 동명의 책을 펴냈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침체 국면에서 자본주의의 경기 순환곡선이나 내재적인 불안정성(공황 등) 등을 이같은 비이성적인 기질, 야성적 충동으로 설명해 냈다. 경제 주체들의 지나친 자신감은 직관에 의한 ‘묻지마 투자’를 불러오고 거품경제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계기로 자신감을 잃고 소비나 투자를 회피하면 불황이 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초, 2000년대 초, 2007년 등에 나타난 불황은 거품경제 뒤에 발생했다고 적시한다. 또한 거품경제를 더욱 부추긴 것은 탐욕과 부패였다. 1990년대 주택대부조합의 무분별한 대출, 2000년초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 2007년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지난 30년간 신고전파 경제주의자들이 ‘경제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효율적·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정부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해 왔지만, 그것은 케인스가 간파한 ‘야성적 충동’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 2009년 월스트리트의 몰락과 전 세계 경제 침체가 왔다는 것이다. 레이건 정부 이후, 그리고 대처 총리 이후 사람들은 무규칙 경기의 효율성을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1930년 대공황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 즉 자본주의는 최고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정부가 규칙을 정하고, 심판으로 개입하는 경기장에서만 그러한 경기가 가능하다는 교훈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며 법인세를 인하하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해온 금산법 등 각종 법안을 완화하는 등 한국정부의 경제정책이 현 시점에서 올바른 길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양장본으로 주석을 빼면 275쪽으로 길지 않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가 추천했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엄숙주의 굴레 벗어나 쓰고 싶은 이야기 썼죠”

    “엄숙주의 굴레 벗어나 쓰고 싶은 이야기 썼죠”

    “저는 떠오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대로 쓴 것 뿐이에요.” ‘빨치산의 딸’의 작가 정지아가 판타지 소설을 썼다. 지난해 소설집 ‘봄빛’ 이후 작품으로 무겁고 진중한 소설을 고집했던 그가 뜬금없이 역사 판타지로 돌아온 것이다. 한무숙 문학상(2008), 오늘의 소설상(2009)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문학성을 인정받던 중에 갑작스러운 ‘일탈’이다. 하지만 다들 궁금해할 이유를 두고 그는 정작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을 뿐”이라며 덤덤히 반응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에 떠오른 이야기는 다양했는데, 스스로의 엄숙주의 때문에 잘라낸 게 많았다.”고 했다. 이번 같은 소재가 떠오르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에 나온 ‘고구려 국선랑 을지소’(랜덤하우스 펴냄)도 2년 넘게 준비했다고 한다. ‘봄빛’ 작업을 하면서, 쇠퇴기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의 자료를 모았다. 을지문덕의 손자 을지소를 비롯한 고구려의 엘리트 무사교육기관 국선학당에 모여든 여덟 소년소녀의 모험담이다. 출판사에서는 ‘고구려판 해리포터’라고 했지만, 용이나 마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 이야기를 서구식 판타지 문법에 끼워 넣긴 싫었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물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쓴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작가는 “단편소설을 쓰면서는 문장 하나를 두고도 몇 날씩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스토리 흐름을 중시하는 작품이다 보니 그럴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쓰고 나니 문장이 허술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한 일에 대한 자신감만은 잃지 않았다. “변절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동안 써온 것들과 주제면에서 달라진 건 없다. 단지 전달하는 방식이 완전 바뀐 것 뿐”이라고 했다. “어떤 방식의 이야기든 이게 다 저를 키워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마무리한 지금 마음에서 떠오르는 대로 써나갈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게 판타지 소설일 수도 역사 소설일 수도 있지만, 무슨 얘기를 다룰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인간 정신세계·남녀 행동방식 차이 궁금하시죠? 미지의 세계 파헤쳐볼까요

    두개골에 둘러싸여 있는 인간의 뇌는 마치 커다란 호두처럼 생겼다. 무게는 1.36㎏ 정도에, 각 영역마다 특정 기능을 담당한다. 좌뇌는 주로 언어와 정보처리 능력 등을, 우뇌는 주로 시각 정보와 추상적인 사고과정 등을 맡는다. 뇌라는 기관에 대한 관심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신비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인간의 정신과 뇌의 관계는 여전히 호기심을 거둘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이런 인간 정신 과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파헤친 책들이 최근 나란히 출간됐다. ●세계적인 석학과 함께하는 뇌와 기억의 과학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카블리 뇌과학연구소장인 에릭 캔델(80)은 자서전 ‘기억을 찾아서’(전대호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에서 인간의 정신과정을 생물학적으로 분석했다. 정신의학을 정신 분석에 의존하지 않고 세포에서부터 하나씩 풀어나간 캔델은 가장 단순한 뇌를 가진 바다달팽이를 이용해 기억이 세포 안에 저장되는 과정을 연구한 논문으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그는 1938년 나치로부터 이주 명령을 받고 소유물 박탈, 아버지의 실종과 등장 등 강렬한 유년기의 경험 때문에 기억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간이 겪은 과거가 뇌의 신경세포들에 어떻게 영구적인 흔적을 남기고, 체계적으로 보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런 호기심은 신경세포(뉴런)를 이해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를 통해 어떻게 다른 종류의 기억들이 신경회로상에서 저장되는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생물학적 차이에 대한 의문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는 인간의 핵심적인 정신 과정 중 하나인 기억은 뇌세포가 물리적으로 변하는 ‘시냅스 가소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증명하고 “인간의 의식은 상호작용하는 신경세포 집단들이 사용하는 분자적 신호전달 경로들로 설명해야 할 생물학적 과정”이라고 말한다. “뇌 속을 채우는 200만~300만개에 이르는 감각신경섬유는 우리의 유일한 정보 통로이자, 자아에 대한 의식을 제공한다.”면서 “이런 기억의 결합력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겪는 경험은 무수한 순간만큼 많은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런 구조 속에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 기억되고, 우리를 우리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캔델은 “내가 살아오는 동안 생물학계는 인간 게놈 전체의 유전암호를 읽어내고 인간을 괴롭히는 많은 병의 유전적 토대를 해명해왔다. 언젠가는 의식의 생물학적 기초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를 위한 새로운 정신과학 입문서로 저술했다.”는 설명처럼, 세계적인 석학의 과학 이야기는 난해한 소재를 다뤘지만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다. 2만 5000원. ●화성남·금성녀의 차이를 만드는 뇌 왜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남녀는 서로의 행동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을까. ‘브레인 섹스’(앤 무어·데이비드 제슬 지음, 곽윤정 옮김, 북스넛 펴냄)는 남녀의 정신 과정을 뇌와 호르몬의 관계로 분석한다. ‘남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남성’이라는 단순한 해석이 아니다. 어머니의 몸 속에서 다르게 형성되는 뇌의 성별은 얼마나 남성호르몬에 노출됐느냐에 따라 남녀의 차이가 확연해진다는 것. 임신 6~7주가 되면 태아의 뇌는 성별이 구분된다. 남자 태아는 이즈음에 유아기와 아동기에 걸쳐 나오는 양의 4배에 달하는 남성호르몬에 노출되는데, 만약 여자 태아가 남성호르몬의 신호전달을 강하게 받으면 출생 후 아기는 남자 성향이 강한 여자로 성장한다. 반대로 남자 태아가 남성호르몬에 노출되지 않으면 아기는 여자 같은 모습의 남자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 자궁 속 환경은 성 정체성, 출생 후 능력의 차이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다. 남성의 뇌는 공간 지각 능력이 더 우수해 추상적인 개념의 수학이나 체스, 지도 읽기 등에 강점을 보인다. 반면 여성의 뇌는 모든 감각의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광범위한 감각 정보를 받아들여 언어, 음악, 기억력, 미각 등에 우월하다. 성장할수록 운동능력, 공격성, 성취욕 등을 유도하는 남성호르몬의 강한 영향을 받은 남성은 대부분 기계나 이론과 관계 있는 직업을 택하고 권력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더 관심을 갖는 여성은 요식업이나 사회사업가, 교사처럼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찾는다. 이런 주장은 남녀의 차이는 부모와 사회의 역할 기대가 다르게 제공돼 다른 행동방식을 학습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회적 조건화’에 정면 배치되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음모’로 공격받기도 했다. 저자들은 “태생적으로 분명한 남녀의 차이를 외면하게 되면 남성들의 직업은 우월하고, 가정주부라는 직업은 하위에 속한다는 식의 잘못된 생각들을 바꿀 수가 없다.”면서 “남녀의 차이를 확인하고, 충분히 이해해야 문화와 가치의 성숙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대박소설 쓰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노(老)작가가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제아제바라아제’, ‘다산’, ‘원효’ 등 지금껏 무겁고 진지한 소설을 써온 작가 한승원(70)이 소설창작 안내서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랜덤 하우스 펴냄)에서 ‘돈이 되는 소설을 쓰는 비법’을 공개한다. ●“억대 상금 문학상 굴러다니고 있다” 한승원은 이미 2000년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문학사상사 펴냄), 2008년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푸르메 펴냄) 등 일련의 ‘한승원 표’ 글쓰기 안내서를 냈다. 하지만 이번엔 기본적인 자세부터가 사뭇 다르다. 전처럼 실용문이 아니라 자신이 40여년 동안 몸 담아온 소설의 작법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무엇보다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라며 진지한 글쓰기 자세를 요구했던 그가 ‘돈 되는 소설 쓰는 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두부터 그는 “(1억원, 1억 5000만원 고료의 문학상 등)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눈먼 대박들이 굴러다니고 있다.”면서 “이 책이 그 대박을 단박에 움켜잡는 데 착실하게 길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힌다. ‘대박을 위한 안내서’답게 그는 “기존 창작론은 교수들이 이론만 중심으로 써 실용성이 떨어졌다.”면서 “구구한 설명보다 오랜 시간 직접 창작을 해오며 겪은 현장의 고민과 그 풀이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법, 흥미로운 소재 찾는 법 등을 차근차근 경험에 비춰 설명한다. ‘신춘문예용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의 창작과정을 예로 든다. 산골 초등학교 교사 시절인 1967년 9월 그는 머리를 박박 깎고 학부모나 동료교사들도 멀리한 채 숙직실에 박혀 소설쓰기에만 몰두했다고 고백한다. 소재는 고향에서 경험했던 김 양식으로 정했고, 나무배를 여인으로 상징화하고자 했다. 덧붙여 ‘목선’의 서두와 결말, 문장 구성 원리까지 친절하게 소개한다. ●베스트셀러 문체·소재 등 분석 소설 쓰기 각론에 들어가서는 ‘대박이 난’ 작품을 사례로 설명한다.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으로 묘사적 문체와 소설의 역사인식을 설명하고,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로 참신한 시각을, 김별아의 ‘미실’로 소재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식이다. 소설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국소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도 다뤄 온전한 소설작법의 모습을 갖추려 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녀와 소설가는 모두 상품”이라고 말한다. 신진작가가 이런 소릴 했다면 뺨맞을 일이지만, 존경받는 원로급 작가의 이야기니 끝까지 진의를 살펴볼 일이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지금껏 제도권 안에서 예술성만을 강요받아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역으로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승리 “강혜정, 일할때 만큼은 냉정해져”

    승리 “강혜정, 일할때 만큼은 냉정해져”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는 5인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가 영화 속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배우 강혜정, 박희순에 대해 존경심을 표했다. 5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우리집에 왜 왔니’(감독 황수아ㆍ제작 랜덤리서치)의 제작발표회에 승리를 비롯해 강혜정, 박희순, 황수아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승리는 배우들과 호흡이 어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같은 소속사 가족이기도 한 강혜정에 대해서는 “영화 출연을 제의한게 (강)혜정 누나다. 회사 가족이기 때문에 잘 알지만 일에 있어서는 정말 냉정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촬영이 있을 때는 혜정 누나가 저를 불러 놓고 ‘한번 해봐’하며 꼭 확인을 했다. 덕분에 첫 작품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희순에 대해서는 “영화 촬영 할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영화가 끝난 지금도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한다. 얼마전에는 선배가 출연했던 영화 ‘작전’의 시사회를 보고 왔다.”며 “인생 선배로서 알려주실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알려주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찍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승리는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첫 작품인데 아직은 서툴고 부족하겠지만 이해를 해주시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첫 작품이고 배우로서 솔직한 심정은 무조건 봐달라고 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승리는 극 중 학창시절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이수강’(강혜정 분)에게 호기심 때문에 말 한번 걸었다가 살짝 인생이 꼬여버린 ‘박지민’을 연기한다. 그 후 10년 동안 수강을 피해 이사와 전학을 반복하지만 결국 수강의 레이더망에 걸리고 만다. 한편 ‘우리집에 왜 왔니’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3년째 자살만 시도하던 ‘병희’(박희순 분)와 자신을 버린 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 ‘지민’(승리 분)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를 쫓는 수상한 여자 ‘수강’(강혜정 분)이 사랑을 깨달아 가는 내용이다. 4월 초 개봉 예정.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크린 데뷔’ 승리 “가수 아닌 배우로서 노력했다”

    ‘스크린 데뷔’ 승리 “가수 아닌 배우로서 노력했다”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는 5인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가 배우로서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5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우리집에 왜 왔니’(감독 황수아ㆍ제작 랜덤리서치)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승리는 배우로서 공식석상에 처음 서는 자리여서 그런지 시종일관 긴장한 표정이었다. 승리는 “일단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첫 작품인데 연기라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아직은 부족하고 서툴겠지만 이해를 해주시고 봐주셨음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캐스팅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강)혜정 누나가 처음으로 이 영화를 해보면 어떻겠느냐 제의를 해주셨다. 기쁘기도 했지만 부족한 면이 많아 걱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혜정은 “승리에 대해 깜짝 놀랐다. 주문을 하면 주문하는 대로 믿고 그대로 한다. 전 어린 시절 연기할 때는 그렇게 못했던 것 같은데 승리는 받아들이는 대로 액션이 바로 나온다. 설득력이 있는 친구”라고 창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출을 맡은 황수아 감독도 승리의 연기에 대해 “승리는 무슨일이든 굉장히 즐기면서 한다. 그 와중에도 연기에 있어서는 진지하다. 연기가 처음인데 그런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촬영 내내 활력소가 됐다.”고 덧붙였다. 승리는 극 중 학창시절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이수강(강혜정 분)에게 호기심 때문에 말 한번 걸었다가 살짝 인생이 꼬여버린 ‘박지민’을 연기한다. 그 후 수강을 피해 10년 간 이사와 전학을 반복하지만 결국 수강의 레이더망에 걸리고 만다. 한편 ‘우리집에 왜 왔니’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3년째 자살만 시도하던 ‘병희’(박희순 분)와 자신을 버린 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 ‘지민’(승리 분)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를 쫓는 수상한 여자 ‘수강’(강혜정 분)이 사랑을 깨달아 가는 내용이다. 4월 초 개봉 예정.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혜정 “사랑관? 느끼는 대로 표현한다”

    강혜정 “사랑관? 느끼는 대로 표현한다”

    최근 가수 타블로와의 열애설로 화제를 모은 강혜정이 자신의 사랑관에 대해 밝혀 눈길을 끌었다. 5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우리집에 왜 왔니’(감독 황수아 ·제작 랜덤리서치)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강혜정은 사랑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랑관이 뚜렷하지는 않다. 다만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영화 속 캐릭터 매력에 대해서는 “이 캐릭터의 가장 매력 포인트가 바로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같은, 그러면서도 여린 부분이 좋았다. 잘 꾸미지 않아도 사실감 있어 좋았다.”고 설명헀다. 극 중 강혜정은 구멍 난 양말에 특이한 헤어스타일, 빈티지 룩까지 외모는 물론 사고방식, 사랑방식도 남다른 정체불명의 ‘이수강’ 역을 맡았다. 촬영 1년 전부터 캐릭터를 연구했다는 강혜정 완벽한 소화를 위해 실제로 며칠 씩 머리를 감지 않은 것은 물론 한여름에도 의상을 겹겹히 껴 입은 채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연기 호흡을 맞춘 상대배우에 대해서는 “박희순 선배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치밀한 배우다. 나 같은 경우는 머리가 좋지 않아서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편인데 선배는 머리로 하는 연기가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승리에 대해서는 “연기가 처음인데도 놀란 게 주문하면 하는대로 연기 한다. 연기에 있어서도 설득력이 있는 친구”라고 평했다. 한편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는 3년째 자살만 시도하던 남자 ‘병희’(박희순 분)와 그의 집에 갑자기 들어오게 된 여자 ‘이수강’(강혜정 분)의 색다른 동거를 담은 작품으로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의 스크린 데뷔전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4월 초 개봉 예정.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tn.com/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희순 “강혜정은 여우의 본색을 지닌 배우”

    박희순 “강혜정은 여우의 본색을 지닌 배우”

    배우 박희순이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에서 연기호흡을 맞춘 강혜정에 대해 “어릴 때부터 여우의 본색을 가진 대단한 배우”라고 평했다. 5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우리집에 왜 왔니’(감독 황수아ㆍ제작 랜덤리서치)의 제작발표회에는 박희순을 비롯해 강혜정, 첫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는 승리, 황수아 감독 등이 참석했다. 박희순은 영화 출연에 대해 “작품에 강혜정이 출연한다고 해서 뒤도 안돌아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며 “강혜정은 어릴 때부터 여우의 본색을 가진 대단한 배우다. 신뢰와 실력을 갖춘 배우”라고 칭찬했다. 강혜정의 연기에 대해서는 “촬영 때 강혜정이 연기하는 것을 모니터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맥을 잘 짚어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동안 센 역할만 하다가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그는 “부드러운 멜로를 한 것은 처음인데 사실 내 전공은 멜로다. 강한 연기만 하다보니 보는 사람들은 왜 이런 연기만 하나 궁금하실텐데 연극을 할 때도 멜로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그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너무 좋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 됐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극 중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집 안을 벗어나지 못한 채 3년 째 자살 시도만 하는 역할을 맡아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3년째 자살만 시도하던 병희(박희순 분)와 자신을 버린 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승리 분)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를 쫓는 수상한 여자 수강(강혜정 분)의 사랑을 그린 ‘우리집에 왜 왔나’는 4월 초 개봉한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책꽂이]

    ●천재들의 실패(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승욱 옮김, 한국경제신문 기획출판팀 펴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천재적 수학자들이 참여한 ‘월가의 투자 드림팀’ 론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성공하고 몰락했는지를 담았다. 설립후 4년만에 400%의 놀라운 수익을 올렸으나 19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부채 지불 유예)을 선언하면서 몰락했다. 월가의 생리가 속속들이 파헤쳐져 있다. 1만 5000원. ●스마트 파워(국제전략문제연구소 스마트파워위원회 펴냄, 홍순식 옮김, 삼인 펴냄) 미국 정부가 동원 가능한 모든 외교정책 도구를 활용한다는 의미의 ‘스마트 파워’를 지칭하는 것으로, 힐러리 클린턴이 2009년 1월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도 ‘스마트 파워’의 활용을 밝혔다. 하드파워(무기), 소프트 파워(설득)를 영리하게 연결시킨 전략이 스마트파워다. ‘팍스아메리카’을 위한 미국의 외교정책 전반이 들어 있다. 1만 2000원. ●로버트 단턴의 문화사 읽기(로버트 단턴 지음, 김지혜 옮김, 길 펴냄) 학술논문을 작성하는 제자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충고. 이렇다. ‘학제적이 되라, 분야를 혼합하라, 대담해져라, 수정주의자가 되라, 저속해져라, 제목을 잘 골라라.’ 프린스턴 대학출판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책을 써야 편집자나 편집위원의 눈에 들고 선택될 수 있는지 노골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2만원. ●가격차별의 경제학(사라 맥스웰 지음, 황선영 옮김, 밀리언하우스 펴냄) 구매를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가격의 비밀에 대해 서술했다. 국민소득은 세계 30위이지만, 물가순위 세계 최고수준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격전쟁을 이해할 수 있는 코드를 제공한다. 원유가격은 내리는데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왜 안 내릴까 등등. 1만 2800원. ●역사(헤로도토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고대 희랍어와 라틴어 원전 번역에 주력해 온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원전을 토대로 펴낸 국내 첫 완역본. 인류 최초의 역사서인 이 책은 여행가이자 지리학자였던 헤로도토스가 남긴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방대한 기록이다. 3만 9000원. ●오동 천년, 탄금 60년(황병기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대표적인 국악인인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쓴 삶의 이야기. 한 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다듬고 최근의 이야기를 더했다. 그에게 지혜를 준 외당숙 이야기, 처음 가야금을 접한 순간, 백남준·윤이상 등 예술가들과 교류와 평양 방문기, 명인이 갖는 우리 음악에 대한 고민 등이 펼쳐진다. 서문은 그와 46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친구가 된 첼리스트 장한나가 썼다. 1만 5000원.
  • [책꽂이]

    ●중국 거지의 문화사(한차오루 지음, 김상훈 옮김, 수북 펴냄) 19세기 초부터 1949년 인민공화국이 세워진 근대 중국의 거지 문화와 구걸 풍습을 담았다. 왜 우리가 중국 거지 이야기까지 알아야 하냐고? 중국 거지는 거리의 연예인, 짐꾼, 심부름꾼, 점쟁이, 해결사, 경찰관 역할을 해내며 주류 사회와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럽 집시 이상의 탁월하고 다채로운 문화를 형성한 계층으로 손꼽힌다는 말씀. 1만 8000원. ●몽상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프리먼 다이슨 지음, 김희봉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영국 출신의 물리학자 다이슨(1923~)의 자서전.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을 발견해 양자전기역학 이론을 풀어냈고, 과학과 관련된 사회·정치·경제적 결정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의 진로에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1부는 출생부터 청소년기, 2부는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와 과학 활동, 3부는 미래 기술에 대한 전망을 다룬다. 2만원.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데이비드 스믹 지음, 이영준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세계적인 공급 사슬로 국가간 경계를 넘어선 기회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로 인한 금융쇼크는 세계가 여전히 구부러져 있고, 수평선 너머의 위험을 볼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빌 클린턴이 ‘선견지명이 있는 책’으로 격찬했다. 1만 8000원. ●조용헌의 명문가(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랜덤하우스 펴냄) 7년 전에 쓴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후편으로 한국 근대 100년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품위와 자존을 지켜온 명문가들의 행동양식과 그들의 드라마틱한 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 1만 6000원. ●올바른 생계수단에 대하여(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김기호 옮김, 고요아침 펴냄) 2005년부터 기획출간된 인도 출신 명상가의 테마 에세이 시리즈 마지막권. 삶과 죽음, 사랑과 외로움, 관계, 갈등 등 삶 속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을 주제로 4년 에 걸쳐 13권으로 완간했다. 1895년 출생해 13살때 신지학회에 발탁돼 ‘세계의 스승’으로 추앙된 크리슈나무르티는 1980년대 국내에 처음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각권 1만원.
  • 낯선 이탈리아서 되찾은 문학인생

    소설가 김영하는 1995년 등단 이후 지금까지 다섯 권의 장편소설과 세 권의 단편소설집을 내놓았다. 2004년 한 해에만 황순원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을 휩쓸기도 했다. 또한 라디오 진행자로, 국립예술학교 교수로 인생의 절정을 구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5월 훌쩍 한국땅을 떠났다. 캐나다로 가기 전 이탈리아에서 잠깐 동안의 ‘정착민’이 됐다. 김영하가 자신의 문학인생 전반부를 되짚어 보는 에세이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로 돌아왔다. 부제가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다. 즉 여행 에세이다. 하지만 단순한 여행기라기보다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에서 한 달 남짓 보내면서 겪었던 일을 자신의 언어와 자신의 경험으로 풀어낸다. 그 속에서 자신을 담담하게 돌아본다. 김영하는 “부족한 게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의 삶은 실로 숨막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새 원하는 것을 다 가진 중년의 사내가 돼 있었고, ‘내 안의 어린 예술가’는 어디로 갔는지, 무사한지 찾아야 했다.”고 홀연히 떠난 배경을 설명했다. 관광지보다는 생활의 터전으로서 그가 겪은 이탈리아 남부의 리파리섬,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아그리젠토는 아름답기만하다. 신화와 역사, 현실이 버무려진 지중해를 끼고 있는 마을들은 고즈넉하다. 김영하는 그곳에서 잃어버린 것을 기억해 낸다. 김영하는 직접 지중해 풍광을 찍은 사진을 책 곳곳에 담아냈다.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김영하의 사진 속 지중해는 배낭을 꾸리고픈 충동이 들게 한다. 마지막 팁. 그의 공식 등단 작품은 1995년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이다. 하지만 1992년 ‘무협 학생운동’이 있다. 무협소설에 빗댄 정치풍자 소설이다. 김영하는 당시 대학원생 신분으로 하이텔 통신에 연재했고, 책이 나오자 운동권 학생들이 돌려가며 낄낄대면서 읽었다. 출판사도 비교적 유명했고 버젓이 ‘김영하’라는 실명을 썼으니 작품 이력에서 빠지면 섭섭할 법하다. 아무튼 김영하가 썼으면서도, 호부호형을 허락받지 못한 ‘김영하의 사생아’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특별한 날·특별한 모임 특별한 음식점 찾는다면

    친한 친구끼리 오랜만에 모이기 좋은 곳은 홍대앞 ‘프리모 바치오바치’,까다로운 그녀를 만족시키고 싶다면 삼청동 ‘펠리체 가토’,담백한 한식을 좋아하는 그를 위해선 서교동 ‘나물먹는 곰’.부산에서 회맛을 보고 싶다면 대변항에 있는 ‘남항횟집’,울산의 고래고기 맛을 제대로 알려줄 ‘고래고기 원조 할매집’,전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콩나물국밥의 원조 ‘삼백집’…. 특별한 날 또는 타지에서 색다른 음식과 분위기에 도전하고픈 의욕은 충만하나 정보가 없어 막막할 때가 많다.‘절대 실패하지 않을’이라는 수식어가 달렸으며 스스로 ‘다이닝 바이블’이라고 자찬한 ‘접대명가 150(바앤다이닝 지음,랜덤하우스 펴냄)’은 대충 때우는 것이 아닌,격식 있는 끼니 자리를 만들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나왔다.이런저런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절묘한 타이밍을 타고 나와 더욱 주목을 끈다. 접대명가,회식명가,지방명가 등 3개의 큰 섹션 안에 처음 만난 분 접대하기 좋은 곳,입맛 까다로운 미식가를 위한 곳, 그와 또는 그녀와 함께 가면 좋을 곳 등 모임의 성격에 어울릴 만한 레스토랑을 10군데씩 소개해 고민과 부담을 상당히 줄여준다. 음식점의 위치,영업시간,주요 메뉴와 가격 등 기본 정보와 대략적인 설명,사진이 실려 있어 음식점의 분위기가 어떠한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책 내용을 압축시킨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책자가 부록으로 달려 일일이 네이버 지식인에 묻는 수고로움도 없애준다.1만 6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셰익스피어에 빠진 소년의 고민

     열 네 살은 늘 괴롭다.어린이도 아닌,어른도 아닌,청소년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어른들 세계를 기웃거려도 보지만 집과 학교에서 부모와 선생의 간섭은 여전하다.하지만 어느새 훌쩍 커져 있는 마음의 키높이를 볼 수 있게 된다.  ‘수요일의 전쟁’(게리 슈미트 지음,김영선 옮김,주니어랜덤 펴냄)은 1967년 가을과 1968년 여름 미국을 배경으로 그 무렵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과 갈등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펼쳐낸다.미국 최고 청소년문학상으로 꼽히는 ‘뉴베리 아너상’,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우수도서 등을 휩쓴 ‘수요일의 전쟁’은 카밀로 중학교 7학년(우리의 중학교 2학년) ‘홀링 후드후드’의 얘기다.본의 아니게,수요일 오후마다 다른 친구들이 종교수업을 들으러 간 사이 선생님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내다가 ‘곰팡이와 먼지 냄새가 나는 셰익스피어’를 소개받는다.그리고,셰익스피어에 푹 빠지게 된다.  “장래를 내 스스로 결정하고 싶었다.…잔혹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햄릿에 나오는 구절)을 뚫고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볼 기회가 아예 없을까봐 두려워요.”  셰익스피어를 읽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주시하며 끊임없이 고민했던 후드후드는 이미 ‘주체적 자유의지’의 정수를 꿰뚫어버렸다.의젓하게 성장한 열 네 살이다. 중·고등학생은 물론,독서 지도가 곁들여진다면 초등학생도 유익하게 볼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리더가 갖춰야 할 인재등용술

    초·한 쟁패의 두 주인공인 항우와 유방은 리더십이나 인재를 기용하는 ‘용인’(用人)과 관련하여 많은 영감을 준다.특히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실패와 성공을 스스로 진단한 대목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이 대목이 매우 의미심장하다.먼저 절대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 역전당하여 마지막 궁지에 몰린 항우의 자기진단이다.  ‘나는 지금까지 몸소 70여 차례의 전투를 벌여 적을 격파하고 굴복시키며 패배를 몰랐다.그리하여 마침내 천하의 패권을 차지했다.그런데 지금 내가 결국 이런 곤궁한 지경에 이른 것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내가 싸움을 잘하지 못한 죄가 결코 아니다.’  항우는 자신의 패배를 자신의 잘못이 아닌 외부 환경 탓으로 돌렸다.한편 승리한 유방은 공신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자신이 승리하고 항우가 패배한 까닭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눈 다음 이렇게 자기진단을 내렸다.  ‘군막 안에서 계책을 짜내 천 리 밖의 승리를 결정짓는 일이라면 나는 장자방(장량)에 미치지 못하며,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어루만지며 양식을 공급하고 수송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라면 소하만 못하고,백만 대군을 통솔하여 싸움에서 필승하고 공격하면 반드시 점령하는 일에서는 한신만 못하다.이 세 사람의 걸출한 인재를 내가 임용했기 때문에 내가 천하를 얻은 것이다.’(본서 251~254쪽 참고)  인재가 리더보다 뛰어날 수 있고,또 뛰어나야 한다는 것은 이제 기업 경영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세상이다.그런 인재를 허심탄회하게 기용하는 자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용인’의 핵심도 바로 이것이다.유방으로부터 22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새삼 ‘용인’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5년에 한 번씩 대통령을 제 손으로 뽑는 국민들의 ‘용인’ 잣대도 맹렬한 반성을 촉구받고 있다.  지겹도록 들어온 ‘인사가 만사다.’란 말을 새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람을 뽑고 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 무엇보다 용인은 위정자의 철학을 철두철미 반영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역사의 거울이 된다.이 부분만 정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하면 위정자는 물론 그 정권의 미래까지 예측이 가능해진다.이런 점에서 ‘용인’은 다양하고 생생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용인’의 원칙과 중요성에 깊은 교훈과 성찰의 기회를 줌으로써 역사의 유용한 거울 한 장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저런 훈계조의 교훈이나 이론도 필요하지만 역사 속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실제 상황을 놓고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특히 이 책에 소개된 ‘용인’ 사례들이 오늘날 정부,공기업,기업 등 모든 조직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리수시 편저,랜덤하우스 펴냄.2만 8000원. 김영수 편역자
  • [책꽂이]

    ●콩닥콩닥 고대사 시간 여행 시리즈 1권(애나 클레이번 지음, 정범진·최재인 옮김, 개구쟁이 미르 펴냄) 5000년 전, 500년 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있다. 집, 음식, 옷은 물론 심지어 화장실은 어떤 모습인지까지. 모두 10권.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중세 유럽, 고대 중국, 잉카제국, 르네상스, 고대 이집트, 아즈텍 제국, 서아프리카 왕국들, 아슬람제국들이 소개된다.9500원 ●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주 옮김, 비룡소 펴냄) 엄마의 잔소리에 엄마랑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는 딸이나 아들이라면 꼭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엄마의 고향, 키, 몸무게, 엄마의 어린 시절 등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동안 엄마한테 잘못한 것을 크게 후회할 테니까.1만원 ●못말리는 호기심 사전(알렉상드라 파스테리아 지음, 이희정 옮김, 주니어랜덤 펴냄) 땅과 우주, 식물, 동물, 과학, 역사, 인물 등 7개 분야에 대한 360개의 질문과 답이 소개됐다. 지구는 회전하는 데 왜 사람들은 지구에서 안떨어지는지, 겨갓난 아기는 왜 걷지 못하는지 등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에 대한 질문에 120% 만족할 만한 답을 제시한다.1만원 ●달라달라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조민영 옮김) 진짜 좋은 직업은 뭘까. 아이가 가장 원하는 일일 텐데 버스 운전사가 되겠다는 꼬마 쥐마 때문에 할아버지는 머리가 아프다. 사회적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바라는 할아버지와 쥐마는 어떻게 타협할까.9000원●몰입 천재 클레멘타인(사라 페니패커 지음,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펴냄) 클레멘타인은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아이다. 좋아하는 일에 집중해서 끝까지 해내는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클레멘타인은 기발하고 원기 왕성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다. 어른들이 자신들의 잣대로 아이들을 줄세워 모범생, 문제아로 나누는 것이 못된 습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받았다.9000원
  •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진실 통찰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진실 통찰

    ‘한라산’의 작가 현길언(68)씨가 오랜만에 장편 소설 ‘열정시대’(랜덤하우스코리아)를 펴냈다.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발표했던 단편들을 모아 하나의 장편소설로 재구성한 이번 작품은 군부 독재의 폭압정치를 종식시킨 주역들이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 기득권세력으로 편입돼 가는 과정을 가감없이 그려냈다. “우리가 민주화를 부르짖던 그 시절의 상황 논리로 오늘을 진단하고 재단한다면 우리는 정말 모순덩어리뿐이다. 그 예를 YS와 DJ가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았어. 그들만큼 비민주적 인물들이 없고, 비민주적인 정치를 한 사람들이 없겠지. 그래도 우리가 그들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고, 아마 역사도 그 점을 고려할 거야.” 현대사에서 은폐된 비극적인 사건을 파헤친 전작에서처럼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진실을 포착해낸다. ●10년간 발표한 단편 장편으로 재구성 소설의 주인공은 이른바 ‘8·3구락부’ 소속원 11명. 이 클럽은 군사 독재정권의 폭압정치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84년 겨울, 민주화를 쟁취해내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83학번 대학생들이 만든 조직이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찬 이들이 각자 나름대로 사회 중추세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1993년부터 2006년까지의 이야기가 화자를 바꿔가며 10편의 작품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군부독재 시대에 대학에 들어간 83학번들은 공부보다 데모로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사람들이죠. 그러나 졸업할 당시 경제상황이 좋아져 취업이 잘 됐지요. 그런 사람들이 사회 각 부분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부분 현실에 타협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순수함을 지켜가는 모습을 보고 이를 소설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순수한 열정을 지켜가는 이들에 대한 ‘헌사(獻辭)’인 셈이다. ●순수 열정 지켜가는 이들에 대한 헌사 작가가 첫 단편 ‘레스토랑:8·3 구락부’를 발표한 1993년 당시 구상했던 소설의 제목은 ‘퇴화론’이었다. 주인공들의 열정이 식어가는 과정을 ‘퇴화’라고 본 그의 시각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 장편소설로 묶일 때에는 좀 더 중립적인 톤으로 바뀌었다.“처음에는 민주주의의 주역이었던 이들의 열정이 퇴화하는 과정을 부정적으로 봤는데 나이가 들고 역사를 통찰하게 되면서 제 관점도 바뀌었습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런 변화들이 역사 발전에 또다른 토대가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런 맥락에서 작가는 여전히 사회와 역사,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기초·기반이 취약한 편입니다. 그런 만큼 조그마한 외풍이 있어도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죠. 이런 때 일수록 모두 한 마음이 돼 사회의 토대를 탄탄히 다져 나가는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도 세계 역사의 흐름에 동참할 기회를 얻을 수 있죠.” 한양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 학술 계간지 ‘본질과 현상’을 창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작가는 10여년간 발표한 단·중편을 묶은 소설집을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1만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드라마 ‘대왕세종’ 표절 논란

    KBS 2TV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이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풍수’ ‘왕자의 눈물’의 작가 김종록(45)씨는 29일 ‘대왕세종’의 일부 에피소드가 자신의 소설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랜덤하우스)의 내용을 표절했다며 관련 에피소드에 대한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28일 서울남부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김씨는 “새달 1~2일 방송 예정인 ‘대왕세종’은 조선과 명나라의 천문관측 기술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장영실이 희생양이 돼 낙향하는 것으로 전개될 예정인데 이는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의 소재와 이야기 패턴을 승낙 없이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록씨의 주장에 대해 KBS 제작진은 “천문·역법을 둘러싼 조선과 명나라의 견제, 이 과정에서 장영실이 희생양으로 파직·낙향하는 부분은 실록이나 연려실기술 등 1·2차 사료를 보면 충분히 추론가능하다. 이는 현재 드라마의 자문을 맡고 있는 문중양 교수의 ‘우리역사 과학기행’ 이나 오민영의 ‘청소년을 위한 동양 과학서’ 등의 책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 명예 훼손 등 의 피해를 받은 부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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