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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우화] 코알라는 너무너무/글 이윤희 그림 민경순

    ‘너무너무’라는 말을 너무너무 잘 쓰는 엄마 코알라가 살고 있었어요.얼마나 그 말을 자주 하는지 열번쯤,아니 한 스무번쯤 ‘너무너무’라는 말을 써야 하루가 지나가곤 할 정도였다니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그 말을 쓸 때는 반드시 아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라는 점이에요,반드시요. 엄마 코알라의 그런 말 버릇은 사실 아기를 가졌을 때부터 시작되었어요. “있잖아요,우리 아기는 너무너무 점잖은 것 같아요.뱃속에서 바스락대서 엄마를 놀라게 하는 다른 동물의 꼬마들하고는 정말,너무너무 다르다니까요.” 그 말을 듣고 있던 빨간캥거루는 픽,웃음이 나왔어요. ‘당연하지.낳아 놓아봤자 땅콩 알만한데 뱃속에 있을 때는 얼마나 작겠어?그 콩알보다 작은 것이 쿵쿵 뛴들,발을 구르고 고함을 친다 한들 그걸 어떻게 알겠어?’ 그러나 빨간캥거루는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엄마 코알라는 얼굴까지 붉히면서 정말 열심히 얘기했거든요. 한 달쯤 되자 엄마 코알라는 기다리던 아기를 낳았어요. 아기 코알라의 얼굴을 보자마자 엄마 코알라는 지나가던 가시도마뱀을 불러 세우고는 말했지요. “내 아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이앤 정말 너무너무 귀엽게 생겼어요.안 그래요?” “아,예,예에.그,그렇군요.” 기가 막힌 가시도마뱀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어요.이제 막 이 세상에 태어난 새끼를 두고,더구나 얼굴이 너무 작아서 또렷하게 보이지도 않는 새끼를 두고 호들갑을 떠는 엄마 코알라를 보니 정말 어이가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엄마 코알라는 아기 코알라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중얼거렸어요. “호호호.너는 어쩜 이렇게 매력적으로 생겼니? 단추 모양의 너무너무 귀여운 눈하며,에나멜 가죽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너무너무 귀여운 코,그리고 네 털가죽은 정말 정말 부드러울 거야.” 가시도마뱀은 그런 엄마코알라를 멍하니 바라보다가,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제 갈 길을 갔지요. 얼마 뒤 엄마 코알라는 하루종일 물 속에서 사냥을 하는 오리너구리 부자를 보고 쯧쯧 혀를 찼어요. “아휴,저 오리너구리 아빠는 너무 하는 것 같네요.어린것이 뭘 얼마나 잡는다고 저 차가운 물에 데리고 들어가서 사냥을 시키지요? 애처로워서 못 보겠네,정말!” 엄마 코알라는 정말 불쌍해서 못 견디겠다는 듯 말꼬리까지 바르르 떨었지요.그러고는 덧붙였어요. “우리 애 아빠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에요.아무렴,그렇고 말고요.우리들은 이 애를 너무,너무 사랑하거든요.” 엄마 코알라는 아기주머니에서 늘어지게 잠만 자고 있는 새끼를 들여다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요. 잠시 후,엄마 코알라는 아기 코알라의 귀에 속삭였어요. “아가야,일어나야지! 자,밥 먹자!” 엄마 코알라는 미리 잘게 씹어둔 유칼립투스 나무 잎사귀를 아기 코알라의 입안에 넣어주었지요. “아직은 넌 이렇게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야 해.체하면 큰일 나거든.그치,아가?” 다시 몇 달이 지났어요. 새끼 코알라는 이제 많이 자랐어요.더 이상 아기주머니에서 살 수가 없어진 새끼 코알라는 밖으로 나와 엄마 등에 업혀서 살고 있었지요. “아니,이애는 왜 아직도 엄마 꽁무니에 매달려 사나요? 다 컸으면 이제 슬슬 저 혼자 살 준비를 시작해야지.” 비단천막새가 입바른 소리를 했지요. “뭐라고요? 다 크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당신 눈에는 이 조그만 아이가 다 큰 걸 로 보여요? 그리고 저 혼자 놔두라니,그러다가 너무너무 귀한 우리 아이에게 사고라도 나면 당신이 책임 질 거예요? 아,책임 질거냐고요?” 엄마 코알라는 푸르르 화를 내며 삿대질까지 해댔어요.깜짝 놀란 비단천막새는 도망치듯 멀리로 날아가버렸지요. 며칠뒤 엄마 코알라는 먹이를 찾고 있는 바늘두더지를 보고는 깔깔거리며 말했어요. “호호,정말 우리 꼬마는 입이 너무너무 고급이라니까요.아 글쎄 알맞게 자란 유칼립투스 나뭇잎이 아니면 손도 대려고 하지 않지 뭐예요.누굴 닮아서 그렇게 입맛이 뛰어난지 몰라!” 그러고는 입술을 비쭉이며 바늘두더지를 힐끗 내려다보았어요. “아무려면 누구처럼 풀밭이든 진흙바닥이든 가리지 않고 킁킁거리며 코를 디밀까,창피하게….” 너무너무 아기를 사랑한 엄마 코알라의 보살핌 덕에 아기 코알라는 정말 유칼리나뭇잎 외에는 어떤 것도 입에 대지 않았어요.심지어는 물도 마시지 않았거든요.믿어져요? 코알라는 원주민의 말로 ‘마시지 않는다’라는 뜻이라는 것이? 끝없이 돌보아주고,무조건 편들어 주고….아무리 봐도 코알라는 정말 너무너무 대단한 엄마예요.너·무·너·무 말이예요! ●작가의 말 코알라가 ‘물도 마시지 않는다’라는 뜻이라는 자료를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을 생각했습니다.정말 귀하고 귀한 아이들이지만,아니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에,내가 겪은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을 겪게 하고,내가 만난 사람보다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해 성장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요? 입학식 철이 되었습니다.아이들을 내 손에서 떼어내는 연습을 할 때가 된 듯합니다.˝
  • [Anycall 프로농구] 내가 왕이로소이다

    ‘이젠 개인타이틀 전쟁이다.’ 03∼04프로농구 정규경기가 팀당 6경기씩만을 남겨 놓은 채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TG삼보와 KCC의 정규리그 우승 다툼,KTF SK 모비스 SBS의 탈꼴찌 전쟁,오리온스 LG 삼성 전자랜드가 벌이는 플레이오프 대비 눈치 작전 등이 볼거리다. 그러나 순위다툼보다 더 불꽃튀는 전쟁은 개인타이틀.특히 득점과 블록슛 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고 있어 마지막 경기가 끝나야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와 KCC의 찰스 민렌드 두 특급용병이 펼치는 득점왕 레이스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해온 민렌드를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화이트가 추월하더니 20일에는 공동선두,21일부터는 다시 민렌드가 앞섰다.둘 다 48경기를 소화한 23일 현재 민렌드가 1275점을 기록,경기당 26.56점으로 화이트(26.06)를 근소하게 앞선다.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민렌드가 약간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지만,‘트리플 더블러’ 화이트는 한 경기에 30점 이상을 넣는 몰아치기에 능해 쉽게 타이틀을 내주지는 않을 것 같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문은 역시 블록슛.TG의 김주성이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인 ‘블록슛왕’에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도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115개의 슛을 쳐내 경기당 2.4개로 KCC의 R F 바셋(2.36개)을 앞선다.지난 14일 국내선수로는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0블록슛을 달성한 김주성이 파울만 조심한다면 최초의 토종 블록슛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람보슈터’ 문경은(전자랜드)과 ‘황태자’ 우지원(모비스)이 겨루는 3점슛도 치열하다.통산 네 번째이자 2년 연속 3점슛왕을 노리는 문경은의 집념은 남다르다.시즌 중반까지 우지원에게 뒤진 문경은은 요즘 한 경기에 5개의 3점포는 기본이라는 듯 터뜨리고 있다. 이밖에 김승현(오리온스)은 어시스트와 가로채기 부문에서 여유있게 1위를 지키며 2관왕을 거의 확정한 상태고,라이언 페리맨(LG)도 리바운드왕을 굳히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이런책 어때요] 폴크스바겐 스토리

    우리에게 ‘딱정벌레’자동차로 잘 알려진 폴크스바겐은 포르셰,아우디,부가티,람보르기니,제아트,슈코다,벤틀리 등 기라성 같은 자동차 기업과 함께 폴크스바겐 콘체른을 형성하고 있는 자동차 그룹이다.독일에선 폴크스바겐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비틀세대’‘골프세대’와 같이 자동차 모델명으로 세대를 구분하기도 하는 등 사회문화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이 책은 폴크스바겐 콘체른의 역사를 이끈 장본인이자 최고의 자동차메이커 경영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일대기다.파격적인 리더십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2만 5000원.˝
  • [열린세상] 걷고픈 도시, 녹색 서울을/김철규 고려대 사회학 교수

    요즘 걷기 열풍이 뜨겁다.건강과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삼 걷기의 효용을 다시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규칙적으로 걸으면,비만은 물론이거니와 고혈압,당뇨,골다공증 등의 병을 예방 혹은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카페도 여러 개인데,그 중에는 회원 수가 수천명에 이르는 것도 있다.지방자치단체나 민간 기업들이 잇달아 걷기 대회를 개최하고,‘국제 걷기 대회’와 ‘세계 걷기의 날’이 있는 것을 보니 걷기 붐은 이제 세계적인 현상인 모양이다. 직장인들 사이에는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가고,하루 2㎞ 이상을 걷고,3층 이하는 걸어 다니자는 소위 ‘123 운동’이 유행이라고 한다.운동부족과 각종 성인병의 위협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걷기를 즐겨서 출퇴근 때 한두 정거장을 걷곤 한다.걷다 보면 세상을 여유있게 바라보게 되는데,느낀 점이 두어가지 있다.하나는 사람이 20∼30분 걸을 수 있는 거리가 꽤 된다는 점이고,또 다른 하나는 길에 사람보다 차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도시인들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도 차를 이용하는 경향이 크다.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지만,서울의 거리를 걸으며 꺼림칙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도시 공간이 전혀 걷는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짧은 보행자 신호는 안전을 위협하고,과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과 정체 중인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걷는 이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들이 ‘서울에서 걷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1995년에서 2000년까지 6년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 추세를 분석한 한국 대기환경학회지 게재 논문이 눈길을 끈다.이 논문에 따르면 자동차의 통행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특히 오전 7시부터 높아져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에 최고치가 된다고 한다.출근 길 걷기는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는 것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다른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 오염 악화로 매년 약 1만명이 수도권에서 사망하고,경제적 손실이 1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1989년 이후 대기의 질을 측정한 결과,미세먼지 농도의 급격한 증가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다.측정 기간 중 미세먼지 농도의 최저치는 18.0㎍/㎥이었는데,최근 그 농도는 서울 71.0㎍/㎥,경기도 67.0㎍/㎥,그리고 인천은 52.0㎍/㎥에 달했다.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청년층의 잔여 수명이 1년 가까이 감소한다니,걷는 것이 오히려 목숨을 갉아 먹는 꼴이다. 서울은 정말 척박한 도시이다.개발과 건설의 열병 속에 생명이 살기 어려운 공간이 되어버렸다.청계천 복원 사업과 용산 미군기지 이전 등이 추진 중인 지금이야말로 서울을 녹색과 생명의 도시로 살릴 수 있는 기회이다.서울을 자동차의 도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정부와 서울시에 몇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대중 교통망의 개선,청정연료 사용 의무화,고유황 디젤유 자동차 규제 등을 통해 대기 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도로변에 형식적으로 심어진 가로수 간의 간격을 줄이고,낮은 키의 나무를 심어 보행자들을 자동차의 오염과 소음에서 막아주는 일종의 보호림을 만들기 바란다. 셋째,동부 간선도로,올림픽대로 등의 자동차 전용 도로와 강변의 둔치나 자전거 도로 사이에 작은 숲을 조성하여 서울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넷째,각급 학교에 나무를 심고,숲을 만드는 사업을 통해 도시공간 내 녹지 면적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녹색의 도시를 걷는 일은 정말로 우리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공원 도시 서울’을 만드는 것이 결코 헛된 꿈만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 교수˝
  • [Anycall 프로농구] 문경은 3점슛 1

    1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03∼04시즌 프로농구는 승패보다 문경은(전자랜드)과 김승현(오리온스)이라는 걸출한 두 스타의 기록 달성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1쿼터 1분49초를 남겨 놓고 앨버트 화이트의 패스를 받은 문경은이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뛰어 올라 8m가 넘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문경은 특유의 빠른 손목스냅으로 강한 스핀이 걸린 공은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람보슈터’ 문경은은 이 3점슛으로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3점슛 성공 1000개를 돌파(1004개)했다. 3쿼터 3분36초가 지날 때 쯤에는 김승현이 제이슨 윌리엄스가 쳐들고 있던 공을 번개처럼 가로채 상대 코트로 질주해가며,아티머스 맥클래리에게 손쉬운 레이업슛을 연결해줬다.이로써 김승현은 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가로채기 100개에 도달했다. 김승현은 데뷔 첫해인 01∼02시즌에서 무려 175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했고,지난 시즌에도 107개를 기록한 바 있다. 두 기록 모두 귀중했지만 김승현(18점 13어시스트)은 활짝 웃었고,문경은(26점·3점슛 7개)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스포츠는 승부가 모든 것을 말을 해주는 법이었다. 오리온스는 최고의 포인트 가드 김승현의 빼어난 공수조율로 전자랜드를 106-96으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전자랜드는 4연패. 한편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TG,KCC,오리온스,LG,삼성은 6강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가난한 富國’ 일본속 외국인들

    “퇴직하면 일본을 떠나고 싶다.” 일본의 한 대학에서 영미 비교문학을 가르치는 폴(60)은 자칭 ‘아시아를 사랑하는 미국인’이다.6년쯤 남은 정년 때까지 일하고,그후에는 동남아쯤으로 거주지를 옮길까 생각 중이다.청춘 때부터 맺은 아시아와의 인연을 끊을 생각은 없다.두 차례의 유학,대학교수 생활을 합쳐 25년간 일본에 체재중이지만 정년 이후는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일본에 살기란 그리 쉽지 않다고 한다.살면 살수록 어려운 것이 일본 사회라는 말이 실감난다는 게 일본 속의 외국인들의 말이다.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일본인,일본 사회는 어떨까. |도쿄 황성기특파원|2001년 일본에 특파원으로 온 베이징일보의 리유촨(34) 기자도 임기는 4년이지만 “임기를 다 채울 생각은 없다.”고 한다.그는 일본에 체류하는 중국인 주재원의 상당수가 “나와 비슷한 생각”이라고 덧붙인다. 일본에서 MBA를 따고 외국계인 시티그룹에서 일하는 터키인 구비라이(30)도 일본에 온 지 7년이 넘었지만 일본생활에 젖어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소득은 높아도 생활수준은 낮아 얼마전 휴가를 이용해 베이징에 다녀 온 리유촨은 오랜만에 싸고 맛있고 푸짐한 중국 요리를 실컷 먹고 돌아왔다고 자랑한다.“물가가 도쿄의 7분의 1정도인 베이징에서 모처럼 해방감을 느꼈다.”는 그는 엔을 위안으로 환산하는 버릇이 도쿄 체재 3년인데도 아직도 남아 있다고 빙긋 웃는다. 베이징에 방 3칸짜리 아파트(70㎡)를 소유하고 있는 그는 방 1∼2칸짜리의 좁은 집에서 외식도 자주 즐기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전혀 부럽지 않다.“의식주란 게 인간의 기본인데 그런 점에서 도쿄 사람보다 베이징,상하이 사람이 훨씬 생활의 질이 높은 것 같다.” 도쿄의 월 9만 5000엔짜리 원룸(25㎡)에 살고 있는 구비라이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터키 경제가 별로 좋지 않아서 고민 중”이다.그렇지만 “터키에 가면 인생이 더 즐거울 것은 분명하다.”고 못박는다. 도쿄에 놀러온 여동생으로부터 비좁은 집에서 사는 자신의 모습에 “불쌍하다.”는 말을 들었다는 구비라이의 고향집은 서민층인데도 거실 하나만 해도 지금의 도쿄 월세집보다 넓다. ●이해하기 힘든 일본인,일본 사회 외국인들에게 일본,그리고 도쿄는 불가사의한 일 투성이다. “거리에서 어린이 목소리를 듣기가 어렵다.”는 구비라이.“터키는 물론이고 잠시 일한 적이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어린이들로 시끄러울 정도인데 도쿄에서는 통학시간 말고는 전차는 물론 거리에서조차 어린이 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는 “일본 어린이들이 워낙 조용해서인지,가정교육을 엄하게 시켜서인지,아이 덜 낳기로 어린이 숫자가 줄어들어서인지,7년이 지난 지금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술과 음식을 즐기는 리유촨에게 일본인의 음주습관은 도통 이해가 안된다.“술이 사람과 사람을 친해지도록 하는 촉매제라는 점은 중국과 같지만 오후 6시부터 이튿날까지 몇집을 돌며 마시는 일본인 친구들과 어울리기에는 내 몸이 일단 견뎌나지 않는다.”고 말한다.“중국인이라면 한 가게에서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을 시켜 놓고 느긋하게 먹고 마시고 얘기하다 대개 밤 9시,10시면 집에 돌아간다.” 그런 그에게는 부인이 잠들 때까지 집 근처 선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어느 일본인 친구가 이해하기 힘든 존재다.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미네소타 대학 조교수로 근무하다 일본의 A대학으로 1981년 이직한 폴은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A대학의 교수회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일이 못내 서운하다. “일본인 교수들은 나에게 ‘당신은 교수회에 들어갈 의무가 없다.’고 말했는데,그 말이 ‘교수회에 들어갈 의무도 없지만 들어갈 권리도 없다.’는 뜻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는 A대학의 복잡한 파벌,인간관계,외국인 차별을 견디기 힘들어 6년 뒤 신생 B대학으로 옮겼다. 영국 유학경험이 있는 미국계 통신사의 일본인 여기자 가오리(30)는 “장관을 취재하러 남자 카메라맨과 함께 가면 남자를 먼저 소개하고 나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남성중심 사회라 어쩔 수 없다.”고 씁쓸히 웃는다. ●정확하지만 효율과 속도는 떨어져 일본사회가 친절하고,정확하지만 생각보다 효율이 낮은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리유촨은 “서비스가 좋지만 사람을 많이 기다리게 하는 일본인,일본사회가 답답하다.은행에 돈을 바꾸러 가면 바쁜 시간에는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 면서 “그러나 일본의 은행직원들은 기다리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전혀 서두르는 기색도 없다.중국에서 그랬다가는 ‘빨리 하라.’고 욕을 얻어먹기 십상이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5년간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재작년 일본에 귀국한 스즈키(30·가명)도 “한 동안은 ‘문화 충격’에 짜증을 낸 적이 한두차례가 아니었다.”고 털어놓는다. “새 집에 놓을 가재도구를 장만하러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배달을 부탁했더니 한국 같으면 당일이나 이튿날 배달해줄 것을 ‘1주일쯤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었다.” ●곳곳에 스며든 미의식·서비스 이해하기 힘든 사회구조,파고들기 힘든 인간관계이지만 “칭찬을 하고 싶은 것도 많다.”(구비라이)는 것이 외국인들의 속내이기도 하다. 4년전 도쿄 시내에 튀니지 요리점을 연 제리비 몬디르(33)도 “일정한 거리를 지켜주면 내 생활을 침범하지 않는 일본인들이 쌀쌀하게 생각될 지 모르지만 난 오히려 그런 점이 편하다.”고 말한다. 구비라이는 “터키에서는 규칙이 있어도 잘 지키지 않는데 일본사람은 잘 지킨다.학교에서 배운다기보다 집에서부터 버릇이 든 것 같다.”고 나름대로 풀이한다. 규칙을 잘 지키는 일본인들을 치켜세우기는 리유촨도 마찬가지.“운전하면 언제 어디서 사람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베이징과는 달리 마음 편하게 운전할 수 있어 좋다.” 일본에서 오래 산 폴의 생각은 보다 깊다.“룰을 중시하는 일본 사회에는 집단을 소중히 한다든가,버릇없이 굴면 안된다든가,표면적인 화(和)를 어겨서는 안된다든가 하는 그런 이면의 룰이 있다.”는 분석. 처음은 친일(親日)이었다가,시간이 지나 지일(知日)로,지금은 일본에 대해 “무덤덤하게 변했다.”는 폴은 그래도 “조그만 것에 마음을 쓰고,패션감각이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일상생활의 미적 감각은 여전히 좋아한다.”고 덧붙인다. marry04@˝
  • ‘황사 축구’ 주의보/中, 북구·유럽복병 잇단 제압 올림픽 예선 앞두고 경계령

    ‘중동의 모래바람보다 황사를 주의하라.’ 아테네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한달여 앞둔 한국대표팀에 ‘중국 경계령’이 내려졌다.한국·이란·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A조에 속한 중국의 전력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90년대 이후 올림픽대표팀간 전적에서 중국에 5승1무,이란에 1승1무,말레이시아에는 3승1무로 우위를 점해왔다.그러나 최근 중국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역대 전적만 믿을 수는 없다.중국은 지난 1일 지린에서 끝난 4개국 올림픽팀 친선대회에서 ‘북구의 강호’ 러시아를 3-0,모로코를 3-1,‘유럽의 복병’ 불가리아를 2-0으로 제쳤다.‘공한증’에 시달리던 예전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5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위해선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3-4-3 시스템을 기본축으로 하며,미드필더 쉬량과 차오양의 측면침투가 위협적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위안숭-가오밍-차오밍의 스리톱은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요주의 대상은 주장이자 공격형 수비수 두웨이.세트플레이 때마다공격에 가담,지난해 9월 시리아와의 1차예선전에서 2골,모로코·루마니아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렸다. 친선대회를 직접 관전한 김호곤 감독은 “중국의 조직력과 체력이 예상보다 뛰어났다.”면서 “또 상황에 따라 서로의 위치를 신속히 바꾸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이어 “그동안 한국이 중국을 경시하는 면이 없지 않았다.”면서 “급상승한 중국의 전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언제나 한국의 발목을 잡아온 중동의 모래바람은 그다지 거세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이란-싱가포르간 친선경기를 관전한 이상철 코치는 “이란의 중앙수비수들이 185㎝ 이상 장신이고 헤딩력이 뛰어났다.”면서 “하지만 순발력이나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져 이를 잘 이용하면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다음달 3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최종 예선 첫 경기를 갖는다. 홍지민기자 icarus@
  • 쉬어가기˙˙˙

    미국 예일대의대 통장 청 교수는 ‘지난 80년 이전부터 시작해 20년 이상 머리를 염색해 온 여성의 경우 암의 일종인 임파종(non-Hodgkin 임파종)이 진행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0% 가량 높았고,같은 기간 진하게 염색을 해 온 경우라면 이 암이 진행될 확률은 두 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 주말매거진We/남성팬도 열광하는 ´몸짱´

    ‘말죽거리 몸짱’ 개봉 열흘만에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가 꽃미남 권상우에게 새로 붙여준 별명이다. 1970년대 말이 배경인 영화에서 주인공 권상우의 역할은 첫사랑에게 속시원히 사랑고백 한마디 못한 채 끙끙 속앓이만 하는 소심한 고교 2년생.쌍절곤을 떡주무르듯 요리하는 것으로 짝사랑과 학교폭력의 울분을 삭이는 ‘이소룡 키드’다. ‘말죽거리…’ 흥행의 핵심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권상우의 다부진 ‘몸’이다.바늘 하나 안 들어갈 탄탄한 복근에 ‘왕(王)’자를 잡은 뒤 집요하게 뭔가를 욕망하는 표정으로 쌍절곤을 휘두르는 권상우.이제 그는 그 자체로 ‘몸짱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대중문화 코드가 문화지층의 상위로 꾸준히 잠식해 들어가는 시대.문화가 상품을 선도하는 시대도 이미 갔다.배우는,제아무리 무뚝뚝한 대중도 꼬드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순식간에 대중을 한덩어리로 부풀릴 수 있는 효모같은 상품. 꽃미남이었다가 이제 몸짱으로 새롭게 여론을달구고 있는 권상우는 이제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 걸까.대중문화의 중추신경이 돼버린 스크린을 통해 근육의 미덕(?)을 마구 발산하는 권상우 덕분에 이른바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트렌드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예견들이 터져나온다. 최근 인터넷 인기검색어로 떠오른 ‘메트로섹슈얼’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간다.‘스스로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댄디(dandy)한 나르시시스트’(인터넷 영어사전 www.wordspy.com) 분위기와 외모에서 남성적인 느낌과 여성적인 취향을 동시에 발산하는 이미지.권상우가 작정하고 ‘말죽거리…’에서 웃통을 벗어던지기 전부터 약삭빠른 광고주들이 시중광고에서 열심히 우려먹은 컨셉트이기도 하다. ‘살인미소’의 꽃미남 김재원과 축구스타 안정환이 함께 찍은 광고를 떠올려 보자.곱상한 얼굴의 미소에서 카메라가 가슴팍으로 초점을 옮기면,말 그대로 장난(?)이 아닌 가슴근육이 화면을 채우는 그 화장품 CF.비,데이빗 베컴 등으로 대변되는 양성적 이미지가 광고의 핵심컨셉트로 각광받는현실이다. 다시,권상우로 돌아온다.그는 쌍절곤·덩크슛·이단옆차기 등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그 흔한 와이어나 대역을 쓰지 않은 건 그의 고집이자 자신감이었다.“고교시절부터 복근에 ‘왕’자를 새길 수 있었다.”는 권상우는 “고향 대전에서 농구깨나 한다는 또래애들치고 날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는 농담도 곧잘 한다.그래도 이번 영화를 위해 몸만들기에 들인 공은 컸다.4개월여동안 신재명 무술감독의 체육관에 날마다 출근해 3∼4시간씩 맹훈련을 했다.그렇게 고생한 보람을 톡톡히 챙기는 중이다.그가 쌍절곤을 연습하는 체육관 장면에선 박수와 함께 “상우,파이팅!”이란 외침까지 터지고 있다. ‘말죽거리…’에서 그가 누리는 인기를 두고 “최근 조성된 문화경향의 덕을 톡톡히 챙긴 결과가 아니냐?”고 심드렁하게 대꾸하는 축도 없진 않다.‘터프함’ 일변도의 마초 이미지를 벗어던진 꽃미남들에 대해 그동안 기성세대의 선호는 반반씩 엇갈려온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번에 촉발된 ‘권상우 효과’는 당분간 심상찮은 파괴력을보일 거라는 대목에서는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영화의 마케팅을 맡은 손복희씨는 “30∼40대가 아주 빠르게 (극장으로)움직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메트로섹슈얼 경향을 썩 내켜하지 않던 기성세대를 권상우가 포섭해내고 있다는 얘기다.영화 홈페이지만 둘러봐도 그 징후는 드러난다.신세대들이 “몸짱,몸짱”을 연발하는 한편으로 “앞으로 권상우만 보면 이소룡이 생각날 것 같다.”는 이소룡 세대의 차분한 헌사도 많다.인터넷 카페에는 그의 ‘남팬’(남성팬)클럽까지 속속 뜨고 있는 판이다.미소년 같은 얼굴에 즐겁고,람보 같은 몸을 감상하면서 대중은 또 한번 즐겁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선을 끌려는 소비자본주의의 퇴행적 산물”이라는 삐딱이들의 쓴소리가 그들 귀에 들릴 리 없다.혀가 좀 짧은들,발음이 좀 샌들 어떠랴.‘권·상·우’란 이름 석자가 즐거운 삶의 메타포가 돼버린 현실을. 황수정기자 sjh@
  • 프로농구 /짜릿한 ‘18초의 승부수’

    앨버트 화이트의 ‘도깨비슛’과 문경은의 ‘람보슛’이 전자랜드의 1점차 역전승을 일궜다. 전자랜드는 27일 창원에서 열린 03∼04시즌 프로농구 경기에서 종료 18초를 남겨 놓고 역전에 성공하며 LG를 89-88로 눌렀다.전자랜드는 23승17패가 돼 6위 삼성과의 승차를 1.5로 벌리며 단독 5위를 지켰다. 마지막 한 방이 부족했던 LG는 홈경기 7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변수는 역시 화이트(35점 8어시스트)였다.화이트는 전반 무리한 플레이를 고집하다 5득점에 그쳤다.실책을 남발해 팀 조직력도 급격하게 와해됐다.라이언 페리맨(19점 17리바운드)의 안정된 리바운드를 바탕으로 내외곽슛이 적절하게 터진 LG는 전반을 47-34로 앞서 ‘안방불패’를 잇는 듯했다. 그러나 3쿼터부터 전자랜드의 대반격이 시작됐다.3쿼터 중반 문경은(15점·3점슛 5개)의 3점포가 잇따라 터졌고,화이트의 3점포도 가세해 전자랜드는 55-57까지 쫓아갔다.전자랜드는 이날 무려 11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4쿼터는 화이트를 위한 무대였다.화이트는 과욕을 부리며 역전 기회를 날리는 듯했지만 4쿼터 팀의 24점 가운데 18점을 혼자 책임졌다.특히 종료 46초를 남겨놓고 87-86으로 첫 역전에 성공하는 고난도 페이드어웨이 슛은 압권이었다. LG는 강동희가 사이드라인을 타고 들어가 레이업슛을 올려 놓아 88-87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으나 전자랜드는 제이슨 윌리엄스가 천금 같은 골밑슛을 성공시키고,3초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조우현의 슛을 잘 막아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씨줄날줄] 팔자 타령

    40년 전 환갑을 앞두고 돌아가신 할머니는 늘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를 흥얼거리다가 장탄식과 함께 신세타령을 늘어놓았다.젊은 시절 ‘작은집’을 전전하다 죽을 병에 걸려서야 돌아온 할아버지를 원망하다가 “송(宋)가가 앉은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더니….”라며 조상 탓,팔자소관으로 돌리곤 했다.팔자타령에는 음치가 없다지만 그 흔한 도라지나 아리랑도 제대로 못 부르던 할머니가 구성지게 읊조리던 신세타령은 지금도 뚜렷이 기억될 정도로 장단고저가 절묘했던 것 같다. 팔자는 돌고 돈다더니 애절했던 할머니의 타령은 맏며느리인 어머니에게로 고스란히 유산으로 넘겨졌다.어머니는 “이번 고비만 넘기면 평탄할 줄 알았는데….”라며 채 맺지 못한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하곤 했다.가슴에는 검게 타버린 숯덩이로 가득할 것이라고 했다.그래서 독실한 불교신자이면서도 ‘윤회’를 거부한다.이따금 ‘참는 게 복’이라고 가르쳤던 외조부를 원망하기도 한다.사람 팔자 시간문제라지만 어머니에게는 예외인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주변을 둘러봐도 만족한 사람보다 운명을 탓하며 불행에 눈물짓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이다.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데도 의외로 불운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사람들이 많다.그러고 보면 팔자는 돌고 돈다는 말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 고위 인사들을 총동원하려는 여권의 ‘올인’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참여정부의 ‘신데렐라’로 꼽히는 강금실 법무장관이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이고,내 팔자야.”하며 한탄했다고 한다.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는 ‘총선 차출설’에 넌더리가 난다는 뜻이리라.강 장관이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고서 팔자타령을 했을 것으로 보진 않지만 세상사란 본래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한 차례 국회의원도 경험했던 김동길씨는 몇해 전 새천년 벽두에 칼럼을 통해 “팔자를 바꾸고 싶다면 점집에 갈 것이 아니라 정치를 바꾸라.”고 역설했다.스스로 몸을 던져 삼류정치를 일류정치로 바꾸라는 뜻이다.어쩌면 이 말은 팔자타령을늘어놓는 강 장관에게 해당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 [건강칼럼] 사랑의 묘약

    도니체티의 가극 중에 ‘사랑의 묘약’이라는 것이 있다.또 그리스 신화에는 ‘에로스의 화살’이라는 사랑의 마법이 있다.사랑의 무방향성과 우연성,급작한 출현을 마법에 비유한 것이리라.이런 사랑이 약물이나 도구에 의해 유지된다면 다행한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씁쓸하다. 그렇더라도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 차있으나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른바 ‘사랑의 묘약’이 지워져가는 사랑을 재확인시켜주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묘약’은 20세기 말 심장병 치료약의 부작용 실험 중 우연히 개발됐다.심장의 관상동맥을 확장시키기 위해 개발된 약이 음경 해면체를 확장시킬 줄이야.그후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이 약은 남성학에 있어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그전에는 음경 내 주사요법이나 보형물 삽입에 의존하던 발기부전 치료를 더욱 간편하게 해 대중화에 기여했다.비록 약물에 의존한다 해도 잠들었던 남성이 다시 깨어나는 일이니 축하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심인성 발기부전이나 가벼운 기질성 발기부전의 경우 이 약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단,작용기전이 혈관의 확장이어서 이 약에 대한 수용체가 산재해 있는 심장,안구,뇌 등에도 작용한다.심장병으로 질산염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심장마비를 가져올 수 있으며 안면홍조와 두통,현기증,시각의 변화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사실,발기부전 치료제의 문제는 시간 조절이다.약을 복용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으나 마누라가 일찍 자버리거나 공부하는 자녀들이 늦게까지 왔다갔다하면 만사 허사다.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약이 새로 나왔다.하나는 이틀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것을 무기로 하고 있으며,다른 하나는 약효 발현시간을 짧게 해 즉시 효과를 볼 수 있게 했다.선택은 각자 형편에 따르면 되겠지만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매사가 그렇듯 이 약의 효험을 믿는 긍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는 점이다. 김영철 선릉 힐비뇨기과원장
  • [녹색공간] 지탱가능한 소비를

    두어 해 전부터 새해 덕담으로 ‘부자 되세요.’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흔히 10억원 정도 있으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을 자유를,20억원 정도 있으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거라고들 한다.인터넷에는 10억원 만들기 동호회가 속속 생겨나고 서점엔 부자되는 기법을 일러주는 책들이 늘고 있다.돈과 행복이 정비례 관계에 있진 않을지라도 많이 가진 사람이 가진 것 없는 사람보다 행복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크긴 할 거다. 하지만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가,우리 사회를 일부로 포함하고 있는 생태계가 건강하지 않다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행복은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와 우리 아이가 마시고 먹는 공기와 물·먹을거리가,사용하는 물건들과 집·건물이 오염되어 있다면 어찌될까? 환경이 갈수록 상품이 되는 세상에서 풍족한 사람들은 오염된 환경을 잠시 비껴갈 수 있다.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질 못하여 오염된 환경의 반격 앞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여유있는 사람들도 결국에는 닫혀 있는 생태계의 파괴와 오염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리라.너무나 당연하게도 깨끗한 환경이야말로 우리 삶의 토대인 것이다. 한때 환경문제는 잘못된 생산활동 탓이라 여겼다.공장과 농토,가축사육장에서 화학물질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오염물질을 함부로 쏟아내며 대량생산을 위해 대량의 자원을 마구 투입하기에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며 고갈되는 거라 생각했다.이는 사실의 일부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생각해보자.연비가 높고 저황유를 쓰며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있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하더라도 운행차 대수가 늘고 운행거리가 길어지며 도로를 자꾸만 늘린다면 생산과정에서 거둔 오염저감효과는 상쇄되고 만다.그런 차가 보통차보다 비싸다고 외면당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이제 지탱가능한 생산만이 아니라 ‘지탱가능한 소비’ 또한 고민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산업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물질적 풍요와 편리를 추구하는 동안 경제활동규모가 생태계의 부양능력을 넘어서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환경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경제활동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있을까? 시민이자 소비자인 우리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만이 아니라 후대에게서 빌려쓰고 있는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되돌려줄 의무가 있다.‘내가 하지 않아도 남들이 하겠지.’라는 무임승차식 사고나 ‘내가 하더라도 남들이 안 하면 그만인데.’라는 패배주의적 사고를 접자.나만이라도,아니 나부터라도 무임승차하지 말자고 생각하자. 무엇보다 적게 쓰고 적게 버리자.재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을 잘 가려 버리자.장바구니를 쓰고 공회전을 줄이는 등 작지만 중요한 실천부터 시작하자.의식주를 위한 대부분의 것이 상품화된 이 시대,상품들이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피자.그리고 요구하자.생산자가 환경을 반드시 고려하도록.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자.친환경 상품을 아무도 사주지 않으면 친환경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없기에.지탱가능한 소비로 지탱가능한 생산을 유도하자.자발적 환경의식에 기대어 환경문제를풀어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환경친화적이고 지탱가능한 소비양식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데 목소리를 보태자.새해 덕담으로 건강하게 사는 환경지킴이가 되자고,돈부자가 아니라 환경부자가 되자고 서로 말하는 건 어떨까? 윤순진 서울시립대 교수
  • 프로농구 /10번 “그를 위하여…”

    “이기면 이길수록 선배 생각이 절실해집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람보슈터’ 문경은(사진·33)의 가슴에는 언제나 그만의 우상이 살아 숨쉬고 있다.지난 1999년 11월 2일 시즌 개막을 닷새 앞두고 체육관으로 향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김현준 전 삼성 코치.서른아홉에 요절했지만 ‘전자슈터’로 한 시대를 풍미한 김 전 코치는 문경은을 끔찍이 사랑했다.광신중·고와 연세대,삼성의 직계 후배이기도 하지만 신동파 이충희와 자신으로 이어지는 한국농구 슛쟁이 계보를 이을 대들보로 여겼기 때문이다. 문경은 역시 94년 대학 졸업 당시 자신을 둘러싼 ‘스카우트 전쟁’에서 미련없이 삼성을 택했을 만큼 김 전 코치를 믿고 따랐다.2001년 6월 SK 빅스(현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되면서 문경은이 맨처음 한 일은 김현준의 등번호 ‘10’을 선택하는 것이었다.삼성에서는 10번이 영구결번이었기 때문에 달 수 없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이후 문경은은 선배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팀 성적도 변변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 자체가 팀과따로 놀았다.지난 시즌에는 3점슛왕에 등극했지만 팀은 7위에 머물렀다.영양가 없는 ‘공갈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어느새 팀의 맏형이 된 문경은은 03∼04시즌 시작과 함께 주장을 맡고 새롭게 변신했다.마음 한편에 끈질기게 붙어 있던 ‘스타 의식’도 싹둑 잘라냈다.변신은 시즌 중반이 지나자 꽃을 피우고 있다.‘도깨비팀’ 전자랜드가 그의 투혼과 함께 시즌 최다인 7연승을 달리며,4강 직행이 가능한 단독 2위까지 넘보고 있다.4라운드 들어서는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전자랜드 유재학 감독은 “연승보다 문경은의 안정된 플레이가 더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3경기만 보더라도 감독의 말이 공치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8일 SK전에서는 3쿼터에서 3점포 3개를 터뜨려 승기를 잡았고,10일 KTF전에서는 용병 앨버트 화이트와 55점을 합작해 완승을 이끌었다.11일에는 흥분한 후배들을 다독이며 공수에서 맹활약,강팀 KCC를 무너뜨렸다.경기가 끝난 뒤에는 코트에서 춤까지 추며 분위기를 돋웠다. 정기적으로 물을 빼내야 하는 무릎과 석회화가 진행되는 아킬레스건의 통증을 참고 뛰는 문경은은 “김현준 선배의 등번호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이중번역이 돈키호테 참모습 망쳐”소설 ‘돈키호테’ 완역 앞둔 고려대 서문과 민용태 교수

    “‘돈키호테’는 성서 이후 최대의 베스트셀러입니다.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읽힌 ‘돈키호테’는 일본어와 영어로 된 책자를 이중 번역하다 보니 진정한 의미전달에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수진선원(원장 김문호)의 단전호흡 수련실.고려대 서어서문학과의 민용태(사진·61)교수가 여러 수련생들과 함께 1시간 남짓 도인(道引)체조를 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잠시후 마지막 순서인 명상의 세계.가는 숨소리만 들릴 뿐 조용한 침묵이 일순 쫙 퍼졌다. 민 교수는 매주말이면 이곳을 찾아 1시간씩 기수련을 받는다.벌써 3년째다.기력(氣力)도 수준급이다.김문호 원장은 “민 교수는 원래 내공이 많이 쌓여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2∼3배 빨리 진인(眞人)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도인(道人) 바로 전단계로 초급반을 지도할 수 있는 사범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민 교수 자신도 40대의 젊음을 되찾았다며 의욕이 대단하다. ‘돈키호테’의 완역작업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기수련을 시작하면서 번역작업에 박차를가했다는 민 교수는 올 상반기중에는 완역된 출간본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키호테’는 우스꽝스럽고 미친 영감이 결코 아닙니다.도덕적으로 깊은 영혼을 가진 박애주의자입니다.또 사물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한 성품을 지녔습니다.우리나라 독자들은 충실치 못한 번역본을 접하다 보니 단편적 상황만 보는 식이며 그 깊은 내면의 세계를 놓치고 있는 셈이지요.” 민 교수는 ‘돈키호테’의 완역을 위해 그동안 스페인을 3차례나 다녀왔다. 스페인 한림원의 추천을 받는 등 스페인어로 된 20여권의 ‘돈키호테'를 현지에서 입수해와 1차 분석작업을 마무리했다. 전체 분량은 1200쪽으로 단행본 2권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절반가량 번역을 끝냈으며 주변에서 술마시자는 유혹만 없으면 이번 겨울방학때 화룡점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문기자 km@
  • [나의 건강보감]웅진코웨이개발 박용선 사장

    “무슨 운동을 그렇게 하느냐고요? 그게 제가 세상을 사는 방법입니다.” 웅진코웨이개발 박용선(48) 사장.그는 운동광이다.복싱에 태권도는 물론 볼링과 야구,축구,탁구에다 마라톤,심지어는 시쳇말로 ‘맞장’까지 구미가 당기는 운동은 뭐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스스로도 키로 하는 운동 빼고는 뭐든 한다고 할 정도다.그가 자란 곳은 서울 돈암동 서라벌고등학교 뒤편.어렸을 때부터 고만고만한 ‘동네 어깨’들과 어울렸고,‘용가리’로 불리며 그 ‘구락부’의 중간보스까지 올랐다. ●球技에서 마라톤까지 ‘운동광' “고등학교 시절 권투를 시작했어요.당시에는 권투가 최고였거든요.동네 복싱도장에서 권투에 한참 재미를 붙였는데 아,관장이 절 불러 이러는 거예요.‘어이,용가리,너는 코가 커서 권투 못해.’치고받다가 코뼈라도 주저앉으면 날샌다는 뜻인데,그 말에 열받아 그만뒀어요.그래도 그땐 동네 공터마다 샌드백 하나씩은 걸려 있어 그걸 두들기며 울화를 풀곤 했지요.” 앞서 중학교 때는 태권도 바람이 불어 도장을 찾았다가 요샛말로 ‘개망신’을 당한 일도 있었다.“태권도 배우겠다는 놈이 두툼한 겨울 내복에 양말까지 신고 도복을 입었다가 애들 보는 앞에서 사범에게 혼쭐났죠.그럭저럭 여름이 됐는데 도장의 함석 지붕이 불볕에 달아 실내가 한증막이더라고요.더위라면 옴짝달싹을 못하는 체질이라 그때 그만뒀죠.”초등학교 때는 야구가 좋아 야구부에 들어가려 했으나 유니폼을 장만할 돈이 없어 입맛만 다시다 말았다.대신 ‘동네야구’는 원없이 했다.지금도 그는 회사 야구동호회 시합날이면 아침부터 가슴이 뛴다.그가 81년 갓 입사해 처음으로 만든 ‘운동 조직’이어서다. 그는 말쑥한 댄디스타일이 아니다.오히려 누구와도 격의없이 소주잔을 기울일 만큼 호방하고 선이 굵은 현장 스타일이다.그러면서도 미세한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동물적인 감각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제게 그런 장점이 있다면 아마 권투 등 여러 운동을 익히면서 체득한 감각이 경영 현장에서 발현된 게 아닐까요? 예를 들어 권투는 상대와 맞붙어 감각적으로 때리고 피하는 운동이거든요.권투 선수는 그래서 상대의 발만 보고도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경영도 마찬가집니다.상대의 주먹을 보고 움직이면 늦습니다.그보다 한 박자 빨라야 됩니다.” 대학 2학년 때 웅진그룹 산하 헤임인터내셔널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던 그는 ‘감각과 열정의 승부사’답게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사장에 취임하자 정수기 렌털마케팅에 나서 우리나라 정수기 시장의 절반을 장악했다.이름도 생소한 ‘정수기 코디제’도 그의 아이디어다.그렇게 정수기시장을 휘어잡더니 이번에는 “닦지 말고 씻으세요.”라며 비데마케팅에 나서 사상 최악이라는 시장상황을 헤치고 연간 매출액 1조원의 디딤돌을 놓았다.그런 그가 요새 축구 재미에 푹 빠져 있다.“사장으로 부임해 사내 축구부부터 만들었어요.직원들과 몸으로 부딛히며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동료애를 키운다는 점에서 어떤 방법보다 매력적입니다.”그는 운동장에 나서면 사장이 아니라 철저하게 선수가 된다.그렇게 내닫고 뒹굴면서 직원들의 기를 벼르고 스트레스를 털어낸다. ●“직원들과 의사소통에 그만” 축구장에만 나서면 직원들과 격의없이 뛰고 뒹굴지만 팀을 이끄는 그의 리더십은 분명하다.“저는 패스는 실수할 수 있지만,드리블은 실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무슨 말이냐면,경기장에서나 일터에서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그렇지 않은 일을 냉정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거죠.슈팅할 때는 과감하게 하되,아니다 싶으면 주저없이 다른 사람에게 공을 넘겨 또 다른 기회를 잡도록 하는 것이 미덕입니다.경영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의 운동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고등학교때 동네 ‘조직’에서 다진 탁구 실력도 만만찮아 지금도 선수 빼놓고는 누구와도 일전을 불사한다.한때는 직장 동료들과 아예 볼링장에서 자장면으로 점심을 떼우며 볼링을 쳐댔다.지금도 기분 좋으면 230∼240점대는 거뜬히 때리는 실력이다. 바둑에서는 실리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계속 밀어붙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기사들은 이를 ‘기세 싸움’이라고 한다.CEO로서 그의 삶이 그렇다.“만 6년을 사장으로 일하면서 처음 부임 때 생각했던 구상에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고 돌이키면서도 그간의 경영성과를 두고 ‘운칠기삼(運七技三)’으로 보는 소극적 해석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못을 박는다. 그래선지 항상 예각의 기세로 사는 그에게 모두가 건강하게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이겠냐고 물었더니 호방한 웃음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그야 정수기 등 우리 회사 제품이 필요없는 사회 아니겠습니까?현실은 자꾸 거꾸로 가지만….”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박용선사장의 축구건강론 축구는 시간당 580∼620㎉의 에너지를 소모할 만큼 격렬한 운동이다.거친 몸싸움과 태클을 뚫고 쉴새없이 뛰어야하기 때문이다.11명이 유기적으로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는 운동이면서 강인한 체력과 투지,승부 근성과 희생 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매력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박용선 사장도 이런 점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한다.“제 경우 다른 사람보다 승진이 빨랐는데 이 때문에 주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방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축구동호회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서로 교류하고 건강도 다지는 기회로 삼고자 한건데 의외로 성과가 만족스럽습니다.특히 축구장에서의 스킨십은 정말 멋진 교감입니다.” 키 175㎝,몸무게 73㎏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그는 운동장에 나서면 펄펄 난다.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많이 뛰는 자리지만 돈암동 조기축구에서부터 다진 체력이라 지쳐서 못뛰는 일은 없다.최근에는 축구의 변형인 5인조 풋살에도 재미를 붙였다.매번 축구장을 찾아 유랑해야 하는 불편도 문제지만 그나마 겨울에는 경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그런 고민을 실내 경기인 풋살이 말끔히 해소해 줬다. 심재억기자
  • 프로농구/전자랜드 ‘짜릿한 7연승’

    전자랜드의 ‘검은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전자랜드는 11일 부천에서 벌어진 03∼04프로농구 경기에서 ‘람보 슈터’ 문경은의 투혼에 힘입어 KCC를 83-82로 짜릿하게 누르고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7연승을 달렸다.홈 6연승까지 일군 전자랜드는 21승째(13패)를 올리며 2위 KCC를 한 게임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날 경기 내내 코트를 휘저은 문경은은 팀내 최다인 29득점을 올리며 절정에 이른 슛감각을 과시했고,결정적인 가로채기(2개)와 리바운드(5개)로 승리를 주도했다. 종료버저가 울리기 전까지 승부는 안개속에 있었다.66-64로 전자랜드가 근소하게 앞선 채 4쿼터가 시작되자마자 KCC는 이상민(12점)의 리버스 레이업과 추승균(21점)의 3점포로 따라붙었고,전자랜드는 화이트(23점)와 문경은 쌍포로 맞섰다. 특히 화이트는 한 손으로 공을 들고 림으로 날아가 원핸드 덩크슛을 날리며 파울까지 얻어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나 KCC는 찰스 민렌드(21점)의 감각적인 가로채기와 8.3초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무스타파 호프의 자유투 2개로 82-81로 뒤집었다.종료 4초전 공격권은 전자랜드에 있었다.화이트가 공을 치고 들어가 제이슨 윌리엄스에게 연결했고,윌리엄스는 3명의 수비를 뚫고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꼴찌 SK는 원주에서 선두 TG를 88-85로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전희철 황진원 아비 스토리로 이어지는 ‘이적생 3인방’의 진가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SK는 전날 강팀 LG를 잡은데 이어 이날 TG까지 격침시켜 상위팀들에게 복병으로 등장했다. 잠실 경기에서는 오리온스가 삼성에 시즌 최저득점의 수모를 안기며 80-59로 이겼다. 이창구 이두걸기자 window2@
  • 프로농구 /전자랜드 5연승 ‘질주’

    전자랜드가 신들린 듯한 3점포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자랜드는 8일 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03∼04프로농구 경기에서 3점포 13개를 쓸어담으며 SK를 92-78로 누르고 5연승을 질주, 공동3위로 뛰어 올랐다. 이날 5연승은 지난해 11월 세웠던 연승 기록과 타이.19승13패가 된 전자랜드는 오리온스 삼성 LG 등 강팀과 동률을 이뤄 선두권 판도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만들었다. 17번의 홈 경기에서 14번을 이긴 전자랜드는 이날도 안방에서 펄펄 날았다.특히 ‘람보슈터’ 문경은(15점)과 ‘트리플 더블러’ 앨버트 화이트(30점)가 절정의 골 감각을 선보여 본격적인 반란을 예고했다. 전자랜드는 덩크슛만 무려 6개를 터뜨린 SK 아비 스토리(34점)의 ‘고공쇼’에 밀리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특히 SK는 ‘이적생’ 전희철과 황진원의 슛까지 터져 전반을 43-32로 앞섰다. 전자랜드는 문경은이 전반 무득점에 묶인데다 범실까지 남발해 5연승을 꿈을 접는 듯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을 전자랜드가 아니었다.문경은이 3쿼터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장쾌한 3점슛 3개를 꽂아 넣었다.최명도 조동현 화이트도 3점포에 가세했다.전자랜드는 순식간에 53-54까지 추격했다.SK가 정신차릴 틈도 주지 않고 조동현의 질풍 같은 골밑돌파와 화이트의 3점포,윌리엄스의 블록슛에 이은 박영진의 레이업이 이어졌다.눈깜짝할 사이 62-57로 경기를 뒤집었다.3쿼터에서 전자랜드가 쓸어담은 3점슛은 무려 7개나 됐다. 마무리는 화이트의 몫이었다.화이트는 종료 4분55초를 남기고 또다시 3점포를 작렬한데 이어 골밑슛에 이은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시즌 첫 3연승과 ‘탈꼴찌’를 노리던 SK로서는 쉴 새 없이 터지는 ‘전자포’를 막을 재간이 없었다. 부천 이창구기자 window2@
  • 38선 명퇴시대/잘나가는 직장인 뭔가 비밀이 있다

    취업정보 전문업체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지난 연말 개최한 ‘30대에 승부를 걸어라’ 세미나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잘 나가는 직원의 비밀’을 소개한다.이 강의를 맡았던 딜로이트 투시 김경준 이사는 “성공한 직장인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맘 먹기에 따라 ‘벤치마킹’이 가능한 특별함이다. ●성과가 있는 일을 한다 바빠 보이는 사람이 늘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이유없이 분주해 보이는 사람보다는 자기분야에서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성과가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생산성이 떨어지는 직원은 아무리 바쁜 척을 하고 다녀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메모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지식과 노하우가 축적될 수 없다.김정태 국민은행장은 겉으로는 급해 보여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중요한 얘기를 들으면 즉석에서 종이를 꺼내 그때그때 메모하곤 한다.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자기계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바쁜 와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탐구욕구도 강하다.지식사회로 갈수록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인정 받는다. ●평판 관리를 잘한다 이 일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의 가치를 주위에 인식시켜야 한다. ●시테크에 능하다 시간관리가 돈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안다.중요한 일에 많은 시간을 쓰고,자칫하면 ‘시간도둑’이 되기 쉬운 회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한다.또 쓸데없는 보고서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상사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지 않는다 TV광고처럼 남들이 ‘예’라고 말할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신념과 용기를 갖고 있다.그리고 그 신념을 합리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상사에게 설득시킨다.묵묵히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다. ●좋아하는 것과 해야할 것을 구분할 줄 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좋아하지 않아도 해야할 것과,좋아하더라도 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잘 나가는 직원은 이를 구분할 줄 안다. ●한 우물을 판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보다는 전문화된 특정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평생 직장’은 없다.이제는 ‘평생 직업’시대다. ●건강에 신경쓴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일을 계속할 수가 없다.건강 관리도 능력이다. ●불평하면서도 대안을 모색한다 완전한 인간이 없듯이 조직도 근본적으로 완벽할 수 없다.따라서 모든 조직에는 불평이 따르기 마련이다.잘 나가는 직원은 불평을 하면서도 그 안에서 해결방법을 찾는다.불평만 하다보면 일할 의욕이 떨어지고,성과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
  • 프로농구/3점슛 전쟁

    ‘3점슛 전쟁’이 시작됐다. 03∼04프로농구가 반환점을 눈앞에 두면서 팀간 순위경쟁 못지않게 문경은(32·전자랜드)과 우지원(30·모비스)의 3점슛 ‘지존’ 경쟁도 치열하다.‘람보슈터’ 문경은이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97∼98,98∼99,02∼03시즌)나 타이틀을 차지한 반면 ‘황태자’ 우지원은 첫 타이틀을 꿈꾼다. 팀당 26경기를 치른 현재 문경은은 모두 79개의 3점포를 성공시켜 경기당 평균 3.04개(1위)를 기록했다.이에 질세라 우지원도 77개(평균 2.96개)로 바짝 추격중이다.3위 바비 레이저(오리온스·2.62개)와의 격차가 커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적중률도 높아 문경은은 45%,우지원은 40%로 성공률에서 각각 2위와 9위에 올랐다. 특히 두 선수 모두 경기를 거듭하면서 슛감각이 오르고 있다.문경은은 지난 25일 KTF전에서 22점을 올렸는데 3점슛 6개를 던져 4개를 성공시키면서 승리를 이끌었다.지난 주말 2경기에서도 각각 5개의 3점포를 꽂아넣으면서 평균을 웃돌았다.특히 지난달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3점슛 900개를 돌파하면서 자존심을 세웠다.현재 946개로 1000개 고지를 눈앞에 뒀다.문경은은 “슛 감각이 좋아지고 있어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3점슛왕에도 욕심을 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지원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지난 21일 LG전에서 28점을 넣으면서 ‘대어사냥’에 공헌한 데 이어 25일 오리온스전에서도 무려 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2번 연속 ‘월척’을 낚는 데 기여했다.특히 오리온스전은 올 시즌 처음으로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우지원은 연장에서만 3점슛 3개(성공률 100%)를 적중시켰다. 이전 경기까지 올 시즌 들어 6차례의 연장전에서 1승5패를 기록하면서 ‘연장 징크스’에 시달려온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우지원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우선 노력하겠다.”면서 “열심히 뛰다 보면 자연히 개인타이틀도 따라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팀 성적이 부담이다.전자랜드는 14승12패로 6위에 올라있지만 6강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하위팀들의 공동표적이 돼 좀처럼 문경은에게 3점슛 기회가오지 않는다.지난 시즌 6강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모비스는 그러나 올해는 극도의 성적부진에 애를 먹고 있다.7승19패(9위)로 겨우 꼴찌를 면한 상태.따라서 우지원은 자신의 3점슛이 팀 승패와 직결되고 있기 때문에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준석기자 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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