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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은, SK로 트레이드

    ‘람보 슈터’ 문경은(35)이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SK는 9일 포워드 김일두(24)와 가드 임효성(25)에 현금 2억원을 얹어주는 조건으로 전자랜드와 2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SK는 지난 해 11월20일 KTF와의 3대3 트레이드로 방성윤을 영입한 데 이어 또 한번 ‘빅 딜’을 성사시켰다. 프로 통산 1290개(1위)의 3점슛을 성공시킨 문경은은 지난시즌까지 평균 19.1점을 올렸으며 올시즌 평균 12.9점을 기록 중이다.
  • [맞춤형 줄기세포 없다] “김선종 5만弗 검찰수사 대상”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재검증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9일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존재했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사위 대변인인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과의 문답.▶김선종 연구원 등에게 전달됐다는 5만달러의 진실은.-김 연구원이 받았다는 3만달러는 본인이 반납하겠다고 해서 조사위에서 증거품 형식으로 보관하고 있다. 전달경로 등은 우리의 조사범위가 아니다. 나중에 검찰이 수사한다면 그 때 밝혀질 내용이다.▶김 연구원이 떳떳하지 못했으니 반납한 것 아닌가.-우리가 조사할 일이 아니다.▶줄기세포 ‘바꿔치기’ 가능성은 얼마나 조사됐나.-정말 바꿔치기가 있었는지, 누가 왜 바꿔치기를 했는지는 조사위가 밝힐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황 교수측이 실험과정 전체를 재연하겠다고 한다면.-처음엔 재연 가능성도 있다고 했는데 지금도 가능할지는 확실치 않다.▶스너피에 대한 검증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지난 22일 관련혈액 3종을 다 보냈다. 추가로 의뢰할 것은 없다. 스너피가 국제적으로 복제개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개는 사람보다 DNA 분석에 시간이 더 걸린다.▶2004년 1번 줄기세포에 대한 검증 결과는 나왔나.-보강자료 여러 개를 추가로 검사기관에 보내 놓았고 아직 그 자료가 다 오지 않았다.22일 의뢰한 자료에 대한 결과는 다 왔지만 더 확실하게 여러 자료를 보낼 필요가 있어서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1번세포주는 다 확보해서 보냈다. 중점 조사사항은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일치 여부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록키 시리즈 5편 다시 본다

    록키 시리즈 5편 다시 본다

    1990년대까지 할리우드 근육질 액션 배우의 대명사는 이탈리아 혈통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오스트리아 출신 아널드 슈워제네거였다. 이들의 연기 행로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스탤론은 직접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 ‘록키’(1976)의 주연을 맡아 무명 배우의 설움을 털고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스탤론은 ‘람보’(원제 퍼스트 블러드·1982)에 출연하며 미국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스탤론 본인보다는 ‘록키’나 ‘람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록키’시리즈만 무려 5편,‘람보’시리즈에는 3편에 등장하며 잔상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반면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1984)로 스타가 됐다. 물론 이 시리즈에 3편이나 출연했으나, 보다 다양한 액션 영화와 코미디 영화에 등장하며 캐릭터가 아닌 자신만의 이미지를 쌓았다. 지금은 정계에 뛰어 들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고 있는 슈워제네거와 달리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스탤론은 25년 만에 ‘록키’의 여섯 번째 시리즈 ‘록키 발보아’를 촬영하고 있다고 한다.18년 만에 ‘람보’의 네 번째 시리즈도 기획되고 있다. 케이블·위성 영화채널 MGM이 연말연시를 맞아 ‘록키’ 시리즈를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31일에는 1,2편이 연속 방영되고(케이블은 오후 12시10분부터, 스카이라이프는 오후 6시부터), 새해 1일에는 3∼5편(케이블은 오후 12시10분부터, 스카이라이프 오후 6시10분부터)이 줄지어 방영된다. ‘록키1’에서는 뒷골목 건달이자 가난한 권투선수 록키 발보아가 우연한 기회에 세계 헤비급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칼 웨더스)에게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모두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던 경기에서 비록 판정패는 했으나 록키는 15회까지 버티는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준다. 엉망인 얼굴로 애인 애드리안(탈리아 샤이어)의 이름을 외치는 마지막 순간은 언제봐도 가슴 뭉클한 장면이다.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을 받았다. ‘록키Ⅱ’(1979)에서는 크리드와 리턴 매치 끝에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게 된다. ‘록키Ⅲ’(1982)는 자만에 빠진 록키가 방어전에서 패배한 뒤 다시 심기일전, 복수전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옛 소련 복싱 챔피언과 대결을 벌이는 ‘록키Ⅳ’(1985)는 미국 패권주의 색채가 짙다는 지적을 받았다.‘록키Ⅴ’(1990)는 은퇴한 록키가 후계자를 키우는 후일담을 그린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테마음악 ‘고나 플라이 나우’와 그룹 ‘서바이버’가 부른 ‘아이 오브 더 타이거’(3편),‘버닝 하트’(4편) 등은 여전히 영화 팬들이 사랑하는 영화음악 레퍼토리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의학연구 2題] 심장병 형제 있으면 발병률 1.5배

    형제 자매 중에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본인도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5%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래밍검 심장건강조사의 조앤 무라비토 박사는 미국의학협회지(JAMA)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심장병을 앓는 형제 자매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다리 정맥 혈전에 걸릴 확률이 45%나 높다고 밝힌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무라비토 박사팀은 매사추세츠주의 프래밍검 지역 주민들 가운데 본인은 건강하지만 형제 자매 중 심장병이 있는 사람 2500명을 선정,8년간 추적 조사했다. 무라비토 박사는 “조사결과 심장 관련 질환은 부모 자식 사이보다는 형제 자매간에 상관성이 훨씬 높았다.”면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릴 때 함께 살면서 식습관과 운동패턴이 비슷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라비토 박사는 따라서 형제 자매 중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먹는 것에 신경쓰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혈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보험료 15%할증 차량 23만대

    차량사고가 잦다는 이유 등으로 보험사들이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바람에 다른 사람보다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자동차보험에 든 운전자가 올해 2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대인배상Ⅱ(무한보상)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차량’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23만 685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인배상Ⅱ 전체 가입차량의 1.8%에 해당한다. 보험사들은 사고빈발 등으로 자사 보험가입 기준(인수 지침)에 맞지 않는 운전자에 대해서는 책임보험인 대인배상Ⅰ(1억원 한도보상)만 가입하도록 한다. 대인배상Ⅱ, 자기 신체·자기 차량 피해, 무보험차 피해 등을 보상하는 보험에선 가입신청을 거부한다. 그래도 운전자가 보험 가입을 원하면 보험료를 15% 정도 더 내고 가입하도록 한다. 보험금은 보험개발원을 통해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비싼 보험료를 내는 운전자는 자손보험 14만 5826대, 자차보험 5만 6750대, 무보험차 피해보상보험 8만 972대 등이다. 중복 가입을 제외하면 이 같은 운전자는 23만여명에 이른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KCC 프로농구] 24점 폭발 “역시 문경은”

    하위권에 처져 있는 KT&G와 전자랜드는 최근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KT&G는 김동광 감독과 프런트 직원 간의 멱살잡이 사건으로 한동안 분위기가 험악했고, 전자랜드는 구단 수뇌부가 성적 부진의 희생양으로 제이 험프리스 감독을 퇴진시켜 뒤숭숭한 상태. 2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만난 두 팀은 그래서 더욱 승리에 목말랐다. 프로에서 승리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물타기’하는 데 최적의 수단이기 때문. 전자랜드가 안방에서 KT&G를 86-81로 힘겹게 누르고 시즌 첫 2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호근 감독대행 취임과 함께 1패 뒤 2연승을 거둔 전자랜드는 팀 전체를 짓누르던 패배의식을 털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1쿼터에선 전자랜드가 조금 앞섰다.‘원조 트리플더블러’ 앨버트 화이트(14점 8리바운드)가 답답한 패스 흐름을 뚫어주며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한 덕분에 24-13까지 달아났다.마찬가지로 매끄럽지 않은 팀플레이를 이어가던 KT&G도 2쿼터부턴 비상구를 찾아냈다. 단테 존스(30점 8리바운드)와 김성철(15점 7어시스트), 양희승 등이 무려 6개의 3점포를 쏟아내며 무게추를 맞춘 것. 3쿼터부터 4쿼터 종료 3분여 전까지 두 팀은 9차례의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는 대혈전을 벌였다.4쿼터 2분45초가 남았을 때 스코어는 80-80. 사소한 범실과 집중력에서 승부는 갈렸다.‘람보슈터’ 문경은(24점·3점슛 5개)은 페인트존을 파고들다 몸의 균형을 잃으면서도 침착하게 뱅크슛을 적중시킨 반면,KT&G는 81-84로 뒤진 종료 17초전 윤영필의 어이없는 패스미스와 8초를 남기고 존스가 던진 3점포가 림을 외면하면서 눈물을 삼키고 말았다. KCC는 부산 원정에서 찰스 민렌드(32점)의 내외곽 득점과 ‘식스맨’ 손준영(17점)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조상현이 부상으로 빠진 KTF를 97-80으로 완파했다.KTF는 6연승 뒤 4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부천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듀 2005 희망을 쏜 사람들] (2)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아듀 2005 희망을 쏜 사람들] (2)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나는 손가락을 두 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내 손을 생각하면 아주 귀중한 보물의 손이다.”-희아의 일기 중 여든여덟 개의 피아노 건반 위를 네 손가락이 넘나들며 만들어내는 선율은 경이롭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0). 두손을 합쳐 네 개뿐인 손가락, 그나마 왼손 손가락은 관절이 없어 구부러지지 않는다.50㎝ 남짓한 짧은 다리는 강약과 여음을 조절하는 피아노 페달에 닿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런 모든 역경을 딛고 그가 만들어내는 연주는 어떤 세계적 피아니스트와도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희아는 올해 그만의 소중한 꿈을 이뤘다. 그녀가 좋아하는 ‘아드리느를 위한 발라드’의 명연주자 리처드 클레이더만(팝 피아니스트)과 협연을 가진 것. 희아는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희아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에서 부상을 당해 평생을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온 척추장애인, 어머니는 병원에서 그를 간호한 간호사였다. 영화 같은 두 사람의 사랑 속에서 희아가 태어났지만 아이는 불행히도 여느 아이와 달랐다. 피아니스트가 되는 길은 보통 사람보다 열배, 스무배 힘들었다. 희아는 여섯살 때 피아노 앞에 앉았다. 약한 손가락 힘을 키워주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자신감을 주자는 어머니의 생각이었다. 어렵게 개인레슨을 받을 수 있었지만 손가락 힘이 약해 피아노 건반을 울려 소리를 내는 데만 석달이 걸렸다. 정상인에 맞춰진 일반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머니 우갑선(50)씨는 “그만두고 싶다는 유혹이 찾아올 때마다 먼저 피아노에 돌아와 앉은 것은 희아 자신”이라고 회상한다. 오른손을 쓰지 못해 왼손만으로 피아노를 치는 캐나다 피아니스트 라울 소사의 내한 연주회는 희망을 북돋워준 또다른 계기였다. 매일 10시간 이상의 혹독한 연습이 이어졌다.1993년 전국장애인예술대회 최우수상,1999년 장애극복 대통령상 등을 휩쓸었다. 국내 자선음악회에 이어서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타이완 등지를 오가며 해외연주회도 열었다. 희아의 네 손가락 피아노 연주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새해에는 모두 버리자는 소망이 담겨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실전 논술] 자연속에서의 인간의 지위

    ●다음 두 글은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지위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전제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의 이상 실현을 고려할 때, 둘 중 어떤 인간관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더 적절한지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가) 실옹:사람이 물(物)과 다른 것은 마음 때문이며, 마음이 물(物)과 다른 것은 몸 때문이다. 묻노니 그대는 그대의 몸이 물(物)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말해 보라. 허자:그 질(質)을 두고 말한다면,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과 같고, 발이 모진 것은 땅과 같고, 피부와 모발은 땅의 산과 수풀이며, 정기와 피는 강과 바다며, 두 눈은 해와 달이며, 숨쉬는 것은 바람과 구름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람의 몸은 작은 천지라고 하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생성 과정을 두고 말한다면, 부모의 정기와 피가 서로 감응하여 잉태하고 만조에 태어나서 나이가 들면서 지혜가 늘어나고, 이목구비의 일곱 가지 감각 기관이 통명해지며, 희로애락의 감성이 구비하게 되니 이것이 사람의 신체가 물(物)과 다른 점이 아니겠습니까? 실옹:허허! 그대의 말과 같다면 사람과 물(物)이 다른 점이란 거의 드물다. 사람의 모발과 피부의 바탕이며, 정기와 피가 서로 감응하는 일과 같은 것은 초목도 사람과 같은데, 짐승은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내 다시 당신에게 묻겠는데, 생물의 종류는 사람과 금수와 초목 등 세 가지이다. 초목은 머리에 해당하는 뿌리를 땅에 두고 거꾸로 생성·소멸하기에 지혜도 감각도 없으며, 짐승은 몸을 옆으로 하여 살기에 지혜는 없으나 감각은 지닌다. 이 세 가지 생물의 종류는 끝없이 펼쳐져 서로 생성·소멸과 번성·쇠퇴를 거듭하고 있는데, 어찌 귀하고 천한 등급이 있을 수 있겠느냐? 허자:천지간 생물 가운데 사람이 제일 귀합니다. 금수와 초목은 지혜도 없고 감각도 없고 의리도 없으니 사람은 금수보다 귀하고 초목은 금수보다 천합니다. 실옹:(머리를 치켜들고 웃으며 말하기를)그대는 진실로 사람임에 틀림없다. 다섯 가지 윤리와 다섯 가지 예절 형식은 사람들의 예의며,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이나 물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가 거품을 토해서 서로 몸을 적시어 주는 것 등은 금수의 예이며, 초목이 다복하게 떨기를 짓는 것이라든가, 곁가지가 무성하게 뻗어 나가는 것은 초목의 예이다. 인간으로서 물(物)을 보면 사람들이 귀하고 물(物)이 천하며, 물(物)로서 사람을 보면 물(物)이 귀하고 사람은 천하지만 하늘에서 내려다 볼 경우 사람이나 물(物)은 똑같은 것이다. 대개 지혜가 없기 때문에 속이는 것이 없고, 감각이 없기 때문에 억지로 무엇인가 하려 하지 않으니 물(物)은 사람보다 훨씬 귀하다. 또한 봉황새는 높은 절벽 위에서 날고, 용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울창한 숲은 신명에 통하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필요한 재목이니 사람과 비하여 어느 것이 귀하고 어느 것이 천한 것이냐? 대도를 해치는 것으로는 잘난 체하는 마음보다 더 심한 것이 없으니 사람이 사람을 더 귀하다고 하고 물을 천하다고 하는 것은 잘난 체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허자:봉황새와 용이 높은 절벽 위나 하늘에서 난다고 하여도 금수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며, 울창한 숲이나 송백 또한 다 같이 초목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인(仁)으로써 백성에게 덕화(德化)를 미치지 못하고 지혜로써 세상을 통치하지 못하며, 복식과 의장의 법도가 없을 뿐 아니라 예악과 법률 및 형벌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어찌 금수와 초목을 사람과 동렬에 놓을 수 있겠습니까? 실옹:심하다. 그대는 너무나 미혹되어 있도다.(중략) 이 때문에 옛 사람은 백성을 보살피고 세상을 통치하는 데 있어서는 물(物)에서 본받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곧 임금과 신하 간의 법도는 꿀벌에서 본받았고, 군사의 진법은 개미를 본받았고, 예절의 법도는 쥐가 앞발을 모으는 데서 본받고, 그물 만드는 기술은 거미한테서 배웠기 때문에 성인은 만물을 스승으로 삼는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도 자네는 어찌하여 하늘의 입장에서 물(物)을 보지 않고 오히려 사람의 입장에서 만물을 보려고 하느냐? (나) 무시무시한 것이 많이 있지만 인간보다 무시무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그는 폭풍우 치는 남쪽의 잿빛 바다 위 거센 파도를 가르며 돌진해 가네. 결코 소멸하지도 않고 결코 지칠 줄 모르는 신들의 지고한 땅마저 파헤치고 해마다 말과 당나귀를 끌고 쟁기 보습으로 쑤셔대네. 쉽게 발견되는 새 떼, 망으로 사로잡고 야생 짐승의 무리, 대양의 짠 물고기, 잘 얽어맨 유령 같은 그물로 잡는 그는, 무엇에나 정통한 사람. 기술로 야생 짐승의 주인이 되고, 높은 곳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날것의 주인이 되어, 말의 덥수룩한 갈기에 멍에를 씌우고 항상 민첩한 산짐승 굴복시키네. 도시의 토대가 되는 말과 자유로운 사상과 감정들을 자신에게 가르치고, 황량한 고원에 작렬하는 햇빛과 쏟아 붓는 빗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네. 두루 돌아다녀 모든 것에 정통한 그 결코 미숙한 채로 미래를 맞이하지 않네. 오직 죽음만은 피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었던 질병으로부터 피할 길 생각해 내었네. 영리함과 발명의 기술로 앞날을 경계하며 악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선으로 나아가네. (이하 생략) ●지문의 분석 (가)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홍대용의 ‘의산문답’으로, 허자와 실옹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많은 쟁점을 두고 대립하는 두 입장을 구체화시켜 보여 주고 있다. 이 두 입장 중 하나는 교조화(敎條化)되고 관념화된 유교의 전통적 논변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 및 근대 과학 정신을 토대로 하는 실학적 입론이다. 홍대용은 자신의 입장이기도 한 후자의 관점을 실옹이라는 대변인을 통해 전개시키고 있다. 인용된 제시문에서 대용은 인간이 각별히 귀한 존재이고, 또 만물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닌다는 인간 중심적 태도를 실옹의 입을 통해 논박하면서, 자연 만물의 평등함과 그 공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결국 이 글은 자연 만물의 평등함을 역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리스 비극 정신을 대표하는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중 한 부분이다.‘안티고네’의 주제는 단선적이지 않다. 한편으로는 신의 꼭두각시 같은 존재에서 벗어나 처절한 운명 앞에서도 스스로 결단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인간의 위대함과 인간의 법이란 자연(신)의 위대함과 자연의 법을 거스르지 않을 때만 유지될 수 있는 것임을 노래하는 듯하기도 하다. 제시문은 특히 인간의 주체적인 모습, 위대한 모습을 노래하는 대표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여기에서는 주체적인 인간의 위대함을 노래하고 있다. ●출제의도와 생각하기 우선 제시문에 나타난 두 입장의 차이를 명료하게 정리해야 한다. 두 입장은 비교적 쉽게 비교·정리할 수 있다.(가)는 모든 인간 중심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을 수평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나)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보고 인간의 능력을 신뢰하는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제시문을 통해서 이 논제에서 논의하여야 하는 쟁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주어진 문제는 ‘오늘날 인류의 현실’ 혹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기준으로 하여 두 입장을 평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인류가 어떤 문제에 직면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정리하고, 이를 논거로 삼아 두 관점 중 한 관점을 택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는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글의 전체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 강조하는 당위적인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인간 중심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식의 언급은 논술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태도이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설득력 있는 논증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그 관점에서 어떤 해결책이 구체적으로 나올 수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통해 어떤 가치관을 지녀야 할지 스스로 성찰해 보도록 하는 데 출제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도를 고려하여 논의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데,(나)를 바탕으로 하여 자연을 대하는 인간 중심적 가치관이 지닌 특징이 무엇이고 그것이 안고 있는 궁극적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인간 중심적 가치관을 환경 문제와 연결지어 얼마나 위험한 사고 방식인지를 지적하면 된다. 물론 이러한 관점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이 때는 (가)에 나타나 있는 관점을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의 대상이라는 점을 언급하되 자연이 지닌 가치를 구체적으로 따져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어떻게 쓸까 주어진 논제와 관련해 볼 때 주제의 방향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제문은 인간과 자연의 평등함을 인정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이러한 방향과 관련하여 서론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인간을 우위에 놓는 입장이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문제 의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면 된다. 물론 이때 (나)의 입장을 정리하면 적절한 문제 제기로 볼 수 있다. 본론 처음 부분에서는 (나)와 관련하여 인간 우위론이 지닌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된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착취로 인해 생태계의 보복이 있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 둘째 부분에서는 인간과 자연을 동등하게 놓는 관점이 요청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된다. 이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핵심적인 쟁점이 될 수 있는데, 여기에 (가)의 관점과 연관해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면 된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자연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확산시킬 구체적 실천에 대한 강조 정도로 요약, 전망하는 내용이 제시되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씨줄날줄] 대진 운/박홍기 논설위원

    스포츠는 싸움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기에 막된 싸움은 아니다. 정정당당하다. 승자와 패자도 서로 껴안는다. 그래서 스포츠다. 편이 갈린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약하거나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라면 대길이다. 흔히 ‘대진운(對陣運)이 좋다.’고 한다.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월드컵은 16강에 오를 때까지 조별 리그전으로 치른다. 때문에 대진운에 따라 행운의 조도, 죽음의 조도 나온다. 물론 실력의 우열이 있다지만 의지에서는 모두 죽음의 조에 있는 셈이다.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이 그제 주말 새벽 4시에 열렸다. 아파트 곳곳에서는 그 시각 불이 환했다.‘코리아 리퍼블릭(Korea Republic)’이라는 띠지가 든 추첨 볼을 보기 위해서다.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졸인 순간, 대한민국은 G조로 배정됐다. 다들 “무난하다.”고 했다. 팀을 이끌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의 입가에 미소가 머물렀다.16강의 대진운도 비교적 좋다는 소식이다. 월드컵은 32개국의 축구 향연이자 싸움이다. 골인은 곧 공이다. 공이 둥근 만큼 어느 정도 운(運)도 따른다. 늘 도사리고 있다. 실제 멋진 경기를 펼치고도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실력이 우선이다. 자만은 금물인 것이다. 결코 약체로 평가받는 팀조차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치열한 예선을 치른 지역의 강호들인 탓이다. 1966년 월드컵때 북한이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꺾자 언론은 ‘치과의사가 그들을 완전 벙어리로 만들다.’라고 평했다. 당시 박두익 선수가 치과의사였던 이유에서다.1994년 볼리비아와 독일의 한판은 ‘벼룩과 람보의 대결’로 불린 적도 있다. 비록 벼룩이 쓰러졌지만 람보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2002년 세네갈의 돌풍도 마찬가지다. 얕보면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다. 태극 전사들은 내년 6월13일 첫 출전하는 아프리카의 소국 토고와 1차전을 갖는다. 토고를 제물로 삼아 2002년 4강의 신화를 재연하기를 기대한다. 땀을 흘린 만큼 결실은 튼실하다. 대진운을 한껏 실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내년 6월까지 주말의 기쁨을 간직할 수 있었으면 한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KCC 프로농구] 김승현 ‘트리플더블’급 원맨쇼

    연장 종료 1분16초전 ‘매직핸드’ 김승현(오리온스)이 골밑을 폭풍처럼 파고 들었다. 당황한 전자랜드 센터 온타리오 렛(23점 8리바운드)은 5번째 반칙으로 공격을 끊었고, 김승현은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94-91로 앞서갔다. 매직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곧이은 공격에서 밀집수비를 뚫고 뱅크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종료 33초전 김병철(17점)에게 그림같은 베이스볼 패스를 연결,98-91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리온스가 8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김승현(11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앞세워 연장 혈투 끝에 꼴찌 전자랜드를 102-95로 힘겹게 따돌렸다.3연패에서 탈출한 오리온스는 KTF와 함께 공동 7위. 3쿼터까지는 전자랜드의 확실한 우위. 외곽에서 ‘람보슈터’ 문경은(25점·3점슛 5개)이 모처럼 소나기 3점포를 꽂아넣었고, 페인트존에선 렛이 착실한 득점을 올리며 67-59로 3쿼터를 마쳤다. 느슨하던 흐름에 긴장감이 감돈 것은 4쿼터 초반. 나사가 빠진 듯 턴오버를 쏟아내던 오리온스는 4쿼터 14초 만에 터진 아이라 클라크(35점 8리바운드)의 3점포를 신호탄으로 공격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수비리바운드를 건네 받은 김승현이 송곳패스를 찔러주면 김병철과 안드레 브라운(28점 14리바운드)이 속공으로 연결시키는 오리온스의 ‘필살기’가 가동된 것.4쿼터 5분52초를 남기고는 박준용의 3점포가 림을 가르며 74-72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전자랜드도 뒷심을 발휘했지만,82-82로 맞선 4쿼터 종료 1분13초전 심판의 판정 하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림을 맞고 튀어나온 공이 렛의 팔을 맞은 뒤 브라운의 무릎에 튀겨 아웃됐지만, 심판은 오리온스의 공격권을 선언한 것. 전자랜드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반칙을 범해 김병철에게 자유투를 허용, 연장의 빌미가 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소비심리 회복 ‘거북이 걸음’

    소비심리 회복 ‘거북이 걸음’

    소비심리가 거북이 걸음으로 개선되고 있다. 좋아지긴 하는데 속도가 너무 느리다. 특히 소득이 낮은 계층과 노년층의 심리가 더 얼어 붙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11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8.5로 전월(97.5)보다 조금 올랐으나 기준치 100을 넘지 못했다. 소비자기대지수란 6개월 뒤의 생활형편이나 경기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 평가다.100을 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다는 뜻이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4월 101.3을 기록한 뒤 8월에는 94.8을 기록하는 등 계속 떨어지다 9월 96.7,10월 97.5 등으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월 평균소득 400만원 이상은 103.3,300만원대는 102.6으로 각각 전월에 비해 소폭 떨어졌으나 기준치 100은 넘었다. 하지만 200만원대는 99.5,100만원대는 95.9,100만원 이하는 92.9였다. 통계청 정창호 통계분석과장은 “경기회복기에는 기대심리가 들쑥날쑥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05.0,30대가 100.7로 기준치 100을 넘었고 40대는 98.6,50대는 96.4,60대 이상은 95.1 등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84.9로 전월(83.4)보다 높게 나왔지만 기준치 100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소비자평가지수도 100을 넘어야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 등이 6개월전보다 나아졌다고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설비투자가 부진한 현 상황에서 소비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소비자기대지수의 세부항목을 보면 외식·여가·문화생활기대지수는 89.5로 전월(89.8)보다 소폭 떨어졌고 내구소비재구매는 90.0으로 전월(90.1)과 같은 수준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소비자기대지수가 미래에 대한 조사이긴 하나 현재 처한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며 “가계부채가 늘고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 실장은 “내수 회복의 첫 단추는 설비투자”라며 “투자가 늘어야 고용이 늘고, 고용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서비스분야까지 퍼지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저희 결혼해요] ♂문준모·♀변수현

    [저희 결혼해요] ♂문준모·♀변수현

    너를 만나기 전 주위에서 이상형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서슴없이 ‘술 먹을 줄 아는 여자’라고 대답했었다. 언젠가 어느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고민에 빠져 있는 할아버지에게 할머니가 쟁반 위에 소주 한 병과 묵은 김치 한 접시를 담아오던 장면이 가슴에 남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지. 술 한잔 사이에 두고 이런 일, 저런 일 서로의 가슴 보듬어가며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던지. 그렇다고 꼭 술 잘 먹는 여자만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닌 것은 아닌데, 너도 술을 못하지 않는 걸 보면 인연이라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내가 처음 너와 만난 날, 좋아하는 마음이 싹튼 날, 사랑 고백한 날들도 돌아보면 다 술과 연관되어 있네. 너랑은 같은 ‘국민’학교를 나왔지만 6학년 때 전학 온 너랑 그리 친해질 기회는 없었지. 다만, 큰 키에 하얀 피부만 너에 대한 유일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25살에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모인 동창회 술자리에서 너를 다시 만났을 때 그 새침한 표정으로 익살맞은 말을 던지던 너한테 처음 끌렸던 것 같아. 그리고 서로 눈이 맞은 뒤로는 그 모임에 거의 나가지 않았지. 옛 친구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우리의 주요 무대였던 신촌에서 ‘도어즈’와 ‘버끔(‘거품’의 경상도 사투리)’을 오가며 부어댔던 음악과 맥주를 통장에 모아두었으면 결혼할 때 돈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치? (^- -^) 평생 들어본 적도 없던 록 음악도 듣기 시작하고, 쌈지 록 페스티벌과 DJ.DOC 콘서트를 쫓아다니면서 참 신나게 보냈던 시절이었다. 둘 중 하나가 생일이면 ‘버끔’에 들러 오빠들의 화려한 춤사위를 감상했고, 그런 날이면 ‘대화’가 더 길어졌다.‘대화’가 새벽까지 이어지던 날이면 회사에서 졸다가 ‘악’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일어나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였지. 나중에는 신림동에 살던 내가 아예 방을 빼고 신촌으로 이사를 왔잖아, 결국. 한 2년 직장 생활을 하던 네가 갑자기 미국으로 2년 동안 유학가도 되겠냐는 말을 꺼냈을 때, 겉으로는 “그래 갔다와.”하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다리가 후들거렸던 기억이 난다. 남들은 남자들이 군대가고 여자들이 기다리는데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기다리는 처지에 처했을꼬 하는 생각을 했다. 네가 참 간도 크다는 생각도 했고…. 하여간 떠나는 사람보다 떠나보내는 사람이 훨씬 힘겹고 처량하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시간이 흘러 아무리 네 사진을 봐도 얼굴이 잘 안 떠오를 즈음 가진 돈 탈탈 털어 미국으로 너 찾아 갔던 게 기억에 남는다. 거기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에 한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샌프란시스코, 뉴욕,LA, 라스베이거스를 다 돌아봤던 건 참 행운이었던 거 같다. 3일 전이 너를 처음 만난 지 만 5년 되던 날이었다. 돌아보니 널 만나기 전보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이 더 많아졌고, 기억의 군데군데 감사할 사람들이 가득 있어서 안 먹어도 배부른 것 같다. 특히 네 동생 영준이한테 고맙단 말을 전해야겠다. 너와 늦게까지 놀다가 너희들 집에 갔을 때 영준이가 숙박을 허락해주지 않았던들 우리에겐 오늘같이 기쁜 날은 없었을지도 몰라.(오버?) 그리고 너한테 제일 감사한다. 내 사정이 좋지 않아도 항상 밝은 미소 보여주고, 안아주고, 시원한 오뎅탕 만들어주고, 수육 만드는 방법 가르쳐줘서. 이제 영원히 내 소중한 사람이 된 너, 서로 늙어가는 모습을 본다는 게 겁나기도 하지만 술 한잔 사이에 두고 오래오래 행복하자. 그럼 안녕. ♂문준모(29·한국일보 사회부 기자)·♀변수현(29·베이직하우스 해외영업팀)
  • [혁신 공기업 탐방(34)]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혁신 공기업 탐방(34)]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은 진정한 외교가 무엇인지를 가끔 상기시킨다. 그럴 때마다 김 회장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박찬호,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박지성, 프로골퍼의 장정 등이 어떤 외교관보다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5일 “박찬호 선수 같은 엘리트 체육인이 나오기 위해서는 학교체육, 생활체육의 기반이 확고해야 한다.”면서 “대한체육회의 역량은 우리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자기가 원하는 운동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래 사는 3대 비결로 좋은 생각, 적게 먹는 것(小食)과 함께 좋은 운동을 꼽을 만큼 김 회장은 국민들이 언제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김 회장을 만나봤다. ●사무총장등 공모로 조직에 활력 ▶대한체육회 사상 처음으로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을 공모했는데 어떤 이유인가. -직접 체육회에 와서 보니 조직이 상당히 관료화돼 있었다. 그래서 변화를 주고 자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공모제를 실시했다. 또 신설된 스포츠마케팅 사업부장과 스포츠의과학부장 직위도 공모를 통해 외부의 유능한 전문가를 임용, 경쟁을 유도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무처도 개편했다고 들었다. -일하는 사무처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선 국제업무의 전문성과 책임 행정을 위해 비상근 명예직이었던 KOC(대한올림픽위원회) 명예총무를 KOC 총무로 상근화했다. 이제야 스포츠 외교활동 및 국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사무처 직제는 대부제를 도입,85년 동안 유지해온 과 단위 중심의 1처1촌4실5부19팀 조직을 1처1촌4실9부제로 개편했다. 결과 결재단계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했다.1직급 1직위제 원칙도 없앴다. 모두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조직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종합적인 변화와 혁신의 방향을 설명해달라. -아직은 혁신 초기단계이지만, 우선적으로 임직원의 혁신 마인드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임직원들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월 2회씩 부서별로 혁신 학습의 날을 시행하고, 전직원이 참가한 혁신 워크숍을 여는 등 임직원이 혁신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에서 벗어나고 적극적인 사고와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또 중단 없는 혁신 추진과 체계적인 혁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혁신 전담기구인 ‘혁신전략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시·도체육회 훈련비 증액지원 ▶학교체육이나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이유는. -학교체육, 생활체육이 안 되면 엘리트체육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선진국에서 대학입학 때 학교성적 외에도 체육특기 등을 반영하는 것은 그만큼 학교체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체육을 생활화하면 국민건강을 높일 뿐만 아니라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미국의 경우 3대 메이저 스포츠가 열리는 날에는 청소년 범죄가 16%가량 떨어진다고 한다. 영웅효과가 생겨 범죄 청소년도 스포츠에 빠지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의료비를 적게 쓰고,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체육회의 고객은 누구이며 고객을 위한 경영은 어떤 것들이 있나. -체육회는 54개의 가맹경기단체,16개 시·도체육회,15개의 해외지부를 두고 있다. 따라서 체육회의 고객은 이러한 가맹단체와 지부, 선수는 물론 더 나아가 국민 전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체육회는 가맹단체와 시·도체육회, 해외지부에 행정보조비, 경기력지원비, 훈련비 등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지원규모는 매우 빈약하다. 따라서 체육회는 17년 동안 동결됐던 시·도체육회의 훈련비를 증액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의 수당, 경기단체 및 지부의 지원비 인상, 전국체전 해외지부 참가선수단의 지원 등 주요 고객인 체육인에게도 현실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체육회가 하고 있는 ‘스포츠 사랑 프로젝트’는 어떤 활동인가. -후진국이나 국내 오지에 스포츠 용품을 지원하는 것이 스포츠 사랑 프로젝트다.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으로서 전 세계인을 우리의 고객으로 보고 한국 체육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체육인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모든 국민에게 스포츠 용품을 기증받아 지원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선수 인권 문제, 약물 복용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대책은. -구타, 폭력, 금지약물 복용 등이 한국체육의 고질적인 병폐다. 체육회는 지난 7월 이사회를 개최해 선수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선수고충처리센터를 마련했다. 또 가해자에 대한 3진아웃제를 골자로 한 선수보호규정을 제정해 적극적으로 선수 및 지도자에 대한 인권보호에 나서고 있다. 약물 복용도 적극 대처하고 있다. 실제로 체육회는 지난 전국체전 한국신기록 수립 선수와 1위 입상자를 대상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규정에 따라 올림픽 수준으로 약물검사를 실시해 12명을 적발한 것처럼 선수 인권 보호문제와 약물복용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다. ●생활체육협의회와 통합 시급 ▶현재 KOC 분리·통합 등 체육단체의 구조조정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체육회는 대한올림픽체육회로 개칭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KOC를 분리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통합형이 추세다. 프랑스도 분리에서 통합으로 바꿨고, 독일도 내년 3월 통합할 예정이다. 분리하고 있는 일본조차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기구가 분리돼 있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국민생활체육협의회와 대한체육회가 통합돼야 할 것이다. ▶김운용 전 IOC 위원 사임 이후 한국스포츠의 외교력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는데. -기존의 스포츠 외교가 소수 인력에 의존해 왔다면, 앞으로는 유기적인 시스템에 의한 다자간 스포츠 외교 추진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대표선수 출신, 국제심판, 체육단체 임·직원 등 스포츠 행정가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등에 파견해 국제체육인사와 인적 교류 확대 및 어학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또 각종 국제기구 임원에 선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추천할 예정이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5분거리서 즐길수 있는 체육시설 설치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추진하는 ‘한국형 골든플랜’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걸어서 5분 거리에 체육시설을 갖춰 국민 모두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 등이 골자다. 생활체육이 발달된 독일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체육시설이라고 해서 반드시 잘 갖춰진 실내 체육관이나 수영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주말이면 가족들이 바비큐도 즐기면서 배드민턴이나 족구 등도 함께 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런 이유에서 김 회장은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지역에 체육기반시설을 갖출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생활체육 기반이 마련돼야 엘리트 체육이 가능해져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체육을 정상화하는 것도 골든플랜의 한 축이다. 학교체육 전담부서를 만들고, 체육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전환할 뿐만 아니라 대입 최저체력 인증제도 도입을 추진해 학생건강과 선수자원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골든플랜은 생활체육기반 확충 외에도 ▲새로운 엘리트체육 육성 시스템 도입 ▲국가대표 경기력 강화 ▲성장동력 확보 ▲스포츠 외교력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선수구조를 피라미드형으로 선진화하고, 지별역 특성화 종목을 육성해 선수저변을 확대한다는 것이 새로 도입될 엘리트체육이다. 선수생애주기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인 선수관리와 은퇴선수에 대한 취업·교육·복지도 지원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밖에 국가 예산대비 체육예산을 선진국 수준인 1%까지 확보해야만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독일·호주·일본 등 체육기반시설이 보편화돼 있는 나라가 바로 스포츠 강국일 뿐 아니라 평균수명도 길다.”면서 “골든플랜의 핵심도 체육기반을 튼튼히 해 스포츠 G-7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정치인출신 김정길 회장은 김정길 회장은 전문체육인이라기보다는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다. 김 회장은 1990년 3당 합당에 반대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김원기 국회의장 등과 행보를 같이했으며, 이후에는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를 함께 이끌었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셈이다. 김 회장이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2월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추대되면서부터다. 지난 2월에는 이연택 전 회장을 따돌리고 대한체육회의 수장을 거머쥐었다. 체육계가 그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이유도 영향력있는 정치인 출신인데다 체육계의 현실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공약인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발전, 체육계 예산 증액 등 현안들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 회장은 해외출장이 잦지만 시차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건강하다고 자랑한다. 새벽에 귀국하더라도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헬스클럽에서 가볍게 운동한 뒤 업무를 본다는 것이다. ▲경남 거제(60)▲부산 동아고·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국민회의 부총재 ▲행정자치부장관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대한태권도협회장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남들보다 큰 보상… 염치없어”

    대하소설 ‘토지’작가 박경리씨의 팔순잔치가 29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잔치에는 외동딸인 김영주 토지문화관장, 사위인 시인 김지하, 외손자 김원보ㆍ세희 형제 등 가족들과 문인, 정ㆍ관계, 학계, 언론계 인사 등 평소 박씨와 가깝게 지낸 100여명이 참석해 박씨의 건강과 장수를 축원했다. 박씨는 “자식 체면 때문에 하라고 했지만 이렇게 거창하게 할 줄 꿈에도 몰랐다.”면서 “솔직히 여기에 선 것이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보다 오래 살아 염치가 없고, 작가로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는데도 보상 못받고 떠난 사람에 비해 나는 한 일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행사장을 찾은 지인들은 작가의 문학적 업적과 소박한 삶에 대해 아낌없는 경의를 표했다. 작가 최일남씨는 “선생을 만날 때마다 글쓰는 모습보다 호미 들고 밭 매는 모습을 봐왔는데 거칠고 험한 작가의 손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는 일화를 소개했고, 박완서씨는 “선생은 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김상현 전 국회의원, 김한길 의원, 정창영 연세대 총장, 유재천 한림대 교수, 장명수 한국일보 이사, 양숙진 현대문학 대표, 진의장 통영시장, 김민기 학전 대표, 영화감독 이광모씨, 작가 오정희 강석경 황지우 강형철 김남일씨 등이 참석했다.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박씨는 195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소설 ‘표류도’‘김약국의 딸들’‘파시’ 등 다양한 작품들을 펴냈다.1969년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해 25년 만에 완성한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염주영칼럼] 근로자 세금정책 문제 있다

    [염주영칼럼] 근로자 세금정책 문제 있다

    지난주 재경부 관리들은 깜짝 놀랐다. 내년에 근로소득세가 26%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보고서다. 보도가 나가자 재경부 고위 관리들이 총출동해 보도된 내용을 해명하기에 바빴다. 근로자들의 세금부담이 언론에 보도된 대로 26%나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12.4%만 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증가율을 산출하는 기준점을 본예산으로 하느냐, 아니면 추경예산으로 하느냐에 따른 통계적 차이에 불과하다. 재경부가 수치를 정정해가며 해명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수부족에 시달려온 정부가 내년 세입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중점적으로 검토한 사항들중 하나가 세수확보였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8조원 정도 세수가 모자랄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지난 2004년에 단행한 법인세율 2%P 인하 조치가 내년에 처음 적용된다. 법인세에서만 3조원 가까운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모자라는 세수를 어디에서 보충할 것인가. 재경부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근로소득세다. 세금을 더 걷는 방법에는 세율을 올리는 것도 있지만 세율은 그대로 두고 깎아줄 세금을 안 깎아주는 것도 있다. 재경부는 이번에 후자의 방식을 선택했다. 면세점과 특별공제 항목을 통해서다. 면세점과 특별공제는 전년도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세율을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누진세율로 인해 임금이 오르면 자동으로 실효세율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세수 증대를 위해 바로 이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소득자의 실효세율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지 않게 하려면 면세점을 올리고 특별공제 폭도 늘려주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는 거의 매년 그렇게 해 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근소세의 실효세율을 올린 셈이다. 게다가 신용카드와 주택자금 소득공제는 오히려 축소했다. 근로소득자를 박대하는 세금정책은 행정편의주의적인 것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조세정의에 어긋난다. 근로소득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은 앉아서 버는 사람(자산소득자)보다 우대받을 자격이 있다. 한푼을 벌어도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유리지갑’은 얼마를 버는지 알 길이 없는 불투명한 ‘검은 지갑’보다 우대받을 자격이 있다. 얼마가 벌리든 세금 먼저 내고 난 다음에 자기 소득을 찾아가는 ‘정직한’ 사람은 세금을 한푼이라도 덜 내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는 ‘부정직한’ 사람보다 우대받을 자격이 있다. 둘째,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 근로소득자들은 같은 규모의 소득을 가진 자영업자들에 비해 두세배 정도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가구의 월평균 소비는 근로자 가구보다 5%가 많은데도 이들이 낸 월평균 세금부담액은 근로자 가구의 44%에 불과했다. 자영업자들이 덜 낸 세금을 근로소득자들에게 덮어씌우는 것을 균형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겠는가. 셋째, 경제논리에도 어긋난다. 근소세는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징세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절약되는 징세비용만큼의 혜택이 근로소득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재경부는 근소세를 경감해주면 그 혜택이 주로 고소득 연봉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안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내야 할 세금의 절반도 안 내는 납세자들이 허다한 상황에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근로소득자가 세금우대를 받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그들이 가난해서가 아니라 정직하기 때문이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간의 비명’은 소리가 없다

    ‘간의 비명’은 소리가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망원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40∼50대 남성의 사망원인 1위가 간질환이었다. 간은 인체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장기이지만 어지간해서는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이다. 그러나 조용하다고 간에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 간이 견디지 못해 증상이 밖에 드러날정도면 이미 치료 시기를 넘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은 70% 이상이 손상되어도 전혀 증세를 못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을 해치는 ‘5적’을 짚어보자. ●간염바이러스 우리나라의 간질환은 대부분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그만큼 간염 보균자가 많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B형 간염.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8%가 만성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이고, 이 중 상당수가 만성 간염에 시달리고 있다. 간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하는데, 이런 증세가 5년을 넘기면 환자의 12∼20%는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이 중 20∼23%는 간부전,6∼15%는 간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까닭없이 피로하거나 소화불량, 잇몸 출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간염 보균자는 매년 정기검진을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고 간염을 치명적이라고 여길 필요는 없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 해주면 50% 이상은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간염은 보균자인 산모가 출산할 때나 혈액, 침, 분비물 같은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찌개를 함께 먹거나 술잔을 돌리면 감염된다는 것은 속설이다. ●알코올 술이 간 건강의 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B·C형 간염에서 간경화로 발전한 환자들의 경우 간염바이러스보다 술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간경화 환자 대부분이 10년 이상 매일 소주 1∼3병 이상을 마신 음주 경력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우리 나라의 간질환은 바이러스보다 술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 술은 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기도 하다. 마신 술이 간에서 지방 합성을 촉진해 간세포를 상하게 하면 지방간이 생긴다. 지방간은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방치하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지방간 경고를 받은 사람은 즉시 술을 끊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 ●담배 흡연은 폐암, 식도암뿐 아니라 거의 모든 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연구 결과 30세 이상의 흡연자가 암에 걸릴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1.4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암 환자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50배나 높았으며, 간암을 유발하는 요인도 음주보다 흡연이 5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의들은 “담배의 발암물질이 식도, 폐뿐 아니라 소화기관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며 “흡연과 간질환이 상관성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담배의 해악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트레스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족쇄다. 이 스트레스가 정신과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낸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도 해롭지만 그걸 푸는 방법이 더 문제다. 대부분의 경우 음주와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하나 과도한 음주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을 뿐이다. 지친 간을 쉬게 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은 간의 휴식을 빼았아 지치고 병들게 하는 것이다. ●비만 비만으로 두꺼워진 뱃살 때문에 간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방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코올과 비만이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 침착과 함께 간조직에 염증이 생긴다. 바로 비알콜성 지방간염이다. 이 경우 간세포가 파괴되어 심하면 간경변까지도 일으킨다. 또 비만은 암 발생률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23.0∼24.9인 과체중인의 간암 발생률이 1.56배나 높게 나타났다. ■ 도움말 송호진 세란병원 내과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간 건강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가슴에 거미 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보인다.▲피로와 전신 쇠약감을 느낀다.▲구역, 구토, 식욕 감퇴가 있다.▲갑자기 체중이 준다.▲오른쪽 옆구리나 늑골이 아프거나 붓는다.▲콧등이나 코 주위의 혈관이 드러난다.▲손톱이 치솟거나 잘 깨지고 색이 하얗다.▲몸이 가렵다.▲오줌 색이 진해지거나 빨갛다.▲성욕 감퇴나 성기능 장애가 온다.▲코피가 잘 난다.
  •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English] 웃기는 영어(20)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English] 웃기는 영어(20)

    A Portuguese man has an appointment to see the Brazilian president.He arrives two hours late,and the president is furious. “Where were you?” says the president.“I’ve been waiting two hours!” “I know,I’m sorry,” says the man.“But I was riding up an escalator when it broke down.And do you know,I had to stand there for two hours while they fixed it!” The Brazilian president throws up his hands in exasperation “You idiot!” he yells.“Do you mean to tell me that you were standing on the escalator for two hours before they got it fixed?” “Yes,” says the Portuguese man. “You stupid jerk!” says the president.“Why didn’t you sit down?” (Words and Phrases) Portuguese:포르투갈의 Brazilian:브라질의 appointment:약속 furious:격노한 ride up∼:∼를 타다 break down:고장나다 fix∼:∼를 고치다 throw up∼:∼를 던지다 in exasperation:격분하여 idiot:멍청이 yell:고함을 지르다 mean to∼:∼할 작정이다 get∼fixed:고치게 하다 stupid:멍청한 jerk:바보 sit down:앉다 (해석) 한 포르투갈 남자가 브라질 대통령을 만날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두 시간 늦게 도착하여, 대통령이 격노하였습니다. “어디 있었어?”라고 대통령이 말했습니다.“두 시간이나 기다리고 있었어!” “알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남자가 말했습니다.“그러나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고장 났었거든요. 아세요? 고치는 동안 두 시간 서 있어야만 했어요.” 브라질 대통령이 격분하여 손을 내저었습니다.“이 바보!”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고치기 전까지 두 시간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서 있었다고 말할 작정이야?” 포르투갈 남자가 “예”라고 말했습니다. “이 바보 멍청이!”라고 대통령이 말했습니다.“왜 앉지 않았어?” (해설) 브라질 사람들은 포르투갈 사람들을 얕잡아보는 농담을 즐긴다고 합니다. 한 브라질 사람이 포르투갈 사람보다 더 멍청한 사람은 브라질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위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고치는 두 시간 동안 에스컬레이터에서 서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왜 앉지 않고 서 있었냐고 묻는 사람이나 멍청하기 매 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 [Life Essay for Writing] 전화관리의 탄생 광주의 문을 열기는 정말 힘이 들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학습지와 테이프로 공부한다는 게 안 될 일이란 말인가? 빚이 늘어가던 어느 날, 광주의 학부모들이 학습지를 불신하는 이유가 매일의 영어공부를 아이들에게 혼자 맡기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He got deeper in debt and was running out of the living income that could meet the least need of his wife and growing kids.One day he realized that the parents in Kwangju discredited the daily learning materials just because no one but their kids were responsible for daily study of English). 그런 학습지의 한계를 넘기 위해 1주일에 하루를 방문하더라도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도 깨우고 매일 매일의 과정들도 점검했다. 이런 전화관리 지침을 들고 학부모를 만난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학생들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광주지사에서 선생님으로 일하려는 이들이 줄을 서게 되었다. 그러나 본사의 임원진에게 전화관리를 설명하자 다수의 임원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전화관리를 전국에 보급했고 회사는 그 해에 수년간 쌓아놓은 재고를 모두 팔아 치우고, 더 이상 생산할 수 없을 때까지 교재를 팔았다(But making the phone managing system available nationwide after many twists and turns,the company sold out of all the goods in stock in that year that had been piled up for years,and sold more goods until they could not produced any more). 실패가 없이는 아이디어도, 미래를 바꾸는 도전정신도 기대할 수 없다(No ideas or challenging minds to change the future can be expected from those experiencing no failure). ■ 절대문법13 자리매김학습 영어 문장을 접할 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보어가 있는 경우이다. 한국어는 보어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영어의 자리 개념에서 보어 자리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문장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해주기 위해서 보충해 주는 자리인데 그 쓰임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I became a doctor. 이 문장의 동사는 became이다. 그리고 동사 앞에 위치한 I가 이 문장의 주어가 된다. 의미를 순서대로 새겨보면 ‘나는 되었습니다.’가 되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명확한 의미 전달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되었는지, 어떤 상태가 되었는지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내가 의사가 되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a doctor’를 동사 became 뒤 보어 자리에 두어 주어인 I의 상태를 보충 설명해 주고 있다. 문장의 자리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제시된 표의 빈 칸을 채우시오. 1. The river was narrow. 2. Moles are blind. 3. Julia thinks John a liar. 주어와 목적어 자리에 위치한 말을 보충 설명하는 보어 자리는 상태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 주로 오게 된다.
  • [윤여춘의 풀코스 준비 이렇게] 도전당일

    [윤여춘의 풀코스 준비 이렇게] 도전당일

    레이스 전날에는 반드시 기상예보와 예상 기온 등을 챙겨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악천후일 경우 바셀린을 미리 준비해 무릎이나 배 등 차가워지기 쉬운 부분에 마사지를 해서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수면은 레이스에 대비한 마지막 컨디션조절. 수면부족은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잠이 안 와도 초조해하지 말고 편안히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발시간을 역산해서 최소 3시간 전까지는 일어나야 하고 아침식사는 늦어도 출발 2시간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 곡물식(곡식류)이나 토스트, 주스 등 가벼운 탄수화물 위주로 평상시 식사량의 3분의2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방과 단백질은 소화흡수가 느리고 레이스 중에 이용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 대회장에는 늦어도 출발 1시간 전까지 도착해야 한다. 레이스를 앞두고 20분 정도 가볍게 조깅하는 것이 좋은데 강도는 겨드랑이에 땀이 약간 배어 나오는 정도로 한다. 조깅이 끝나면 10분 정도 관절의 가동범위를 충분히 넓혀주는 유연성 위주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출발 20분 전에 마지막 화장실에 다녀오고 복장을 점검한다. 출발 10분 전까지는 출발선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냥 서서 대기하지 말고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30∼40m 전력주를 해둔다. 워밍업에서 출발까지 50분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 보호다. 워밍업으로 데워진 체온을 가급적이면 출발까지 유지해야 한다. 레이스는 오버페이스만 막으면 실패는 없다. 마라톤에서는 이븐 페이스라고 해서 출발부터 결승까지 일정한 스피드로 달리는 것이 기본이다. 몸이 아무리 가볍게 느껴져도 레이스 전체를 내다보고 급하게 달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물은 적극적으로 마시되 조금씩 여러 번 마시는 것이 좋다. 극도의 탈수 증상은 체온이 컨트롤되지 않게 하거나 혈액의 농도를 올리는 등 여러 가지 장애를 초래한다. 갈증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탈수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대회에서는 첫 번째 급수부터 적극적으로 물을 마셔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리운동을 꼭 실시해야 한다. 골인 후에 그 자리에 바로 멈추지 말고 서서히 러닝 페이스를 늦추는 페이스 다운을 실시하고, 느린 조깅이나 워킹으로 호흡을 정돈한다. 또 스킵이나 스텝 등으로 천천히 크게 몸을 움직여 전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경직된 근육을 스트레칭으로 풀어준다. 모든 경기가 끝나면 미네랄 워터나 천연 과즙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식단으로 영양을 섭취해줘야 회복이 빨라진다.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이 있다. 아직까지도 달리기가 두려워 주저하고 계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서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거리나 공원 그리고 운동장에 나가 마음껏 달려보자. 틀림없이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새로운 세상을 볼 것이다. MBC 해설위원 marathon0527@yahoo.co.kr
  • 새터민 “남한방송이 탈북 계기됐다”

    새터민 “남한방송이 탈북 계기됐다”

    ‘TV는 남한을 이해하는 도구’ 현재 남한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주민은 6500명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에만 2000명 가까이 입국하는 등 최근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북한 이탈주민들이 조만간 방송 이용 소수집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이 남한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남한 사람보다 TV를 더 많이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원장 유균)은 지난 5∼6월 중 3주 동안 북한 이탈주민 154명을 대상으로 면접과 심층 집단인터뷰를 거쳐 분석한 결과, 이들의 하루 평균 TV 시청시간은 216분으로 남한 평균 181분보다 35분이 많았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주말 시청시간은 316분으로 남한(217분)보다 무려 100분가량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TV를 보는 동기로 ‘세계의 정세를 알기 위해’(77%),‘남한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61.5%) 등을 꼽았다. 가장 선호하는 TV프로그램 장르는 뉴스 등 보도물과 드라마로 나타났다. 하지만 뉴스와 드라마의 이용 정도가 높을수록 남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원은 그 이유를 남한 뉴스가 사건, 사고와 사회집단간 갈등 등 부정적인 측면에 초첨을 맞추고, 드라마도 불륜이나 빈부 갈등의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북한 이탈주민의 66%가 라디오를 듣고 있으며, 이용 정도는 하루 평균 청취시간이 125분으로 TV보다 현저하게 적었지만, 남한 평균(43분)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북한 주민들에 대한 대북방송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라디오를 소유했던 북한 이탈주민(47.8%)이 북한에 있을 당시 대북방송을 청취한 경험(45.7%)이 있으며, 북한 이탈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14.3%나 됐고, 보통 이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답도 70%에 달했다. 성숙희 책임연구원은 “북한 이탈주민이 즐겨보는 TV프로그램들이 남한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인터뷰 동안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을 즐겨보고, 거부감도 없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북한과의 방송 프로그램 교류에 있어서 이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숨은 봉사 20년… 코미디언 한무

    [어떻게 지내세요]숨은 봉사 20년… 코미디언 한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기억 속에서 잊혀진 사람입니다.” 코미디언 한무(65)씨.1979년 MBC-TV ‘청춘만세’로 데뷔해 올해로 26년째 연기인생을 맞는다. 늘 부담 없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연기로 남녀노소와 세대를 초월해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한씨는 최근 대한민국 연예예술상(한국 연예협회 주관) 시상식에서 연예봉사상을 수상했다.20년 넘게 소리소문 없이 장애인들과 함께 해온 결과다. 적어도 매주 한번씩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있는 곳을 찾아 ‘원맨쇼’로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한씨는 노무현 대통령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주위에서는 그런 이유로 TV 출연을 못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많다. 지난 주말 서울 홍은동 자택 인근에서 한씨를 만나 이에 대해 먼저 물었더니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지요.”하면서 껄껄 웃는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난 다음에는 그런 얘기를 더 많이 들어 정말 난감하다고 했다. 또 노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에는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요즘 TV 출연이 뜸해 팬들이 궁금해한다고 하자 “각종 행사 참석과 봉사활동으로 너무 바쁩니다.”면서 “지난해 TV 코미디 프로 ‘웃찾사’에 한번 출연했더니 젊은 개그맨들과 호흡이 안 맞아 세대차이를 실감했어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금수강산이나 재미있는 비디오를 제대로 볼 수 있나요.”하면서 “맹도견을 볼 때마다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라고 했다. 한씨는 멀쩡한 팬들의 악수를 거절해본 적은 있지만 장애인들을 보면 먼저 달려가 손을 잡는다고 했다. 아울러 봉사활동을 나갈 때마다 “여러분 건강하고 부자되세요.”라는 말을 꼭 잊지 않는다고 했다. “장애인 한 사람의 박수는 천 명의 박수보다 더한 감동으로 와닿거든요. 정말 가슴이 찡합니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걸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미예요. 남을 도와주면 그날 하루는 굉장히 기분이 좋거든요.” 한씨는 평양 출신.1945년 일곱 형제들과 함께 월남했다. 그래서 같은 동네에 모여 살고 있다. 포장마차에서 형제들과 자주 만나 술잔을 맞댄다.“처가집과 화장실은 멀어야 한다는 얘기는 이제 꽝이에요. 아파트 생활인데요 뭐. 가족은 가까이에서 자주 만나야 돼요.”라고 했다. “요즘 후배들이 연기를 안 하는 것 같아요. 몸짓과 발짓, 큰소리로 웃기려고만 해요. 옛날에는 넘어지면 왜 넘어지느냐고 했거든요. 요즘에는 막 넘어지고 있어요.”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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