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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구, 친정팀 안방서 또 수난

    포르투갈의 축구스타 루이스 피구(30.레알 마드리드)가 친정팀 FC 바르셀로나의 안방에서 또 다시 수난을 겪으며 이를 둘러싼 두 클럽간의 감정 대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누캄프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홈팬들이 후반 30분 코너킥을 하려던 피구에게 위스키병과 라이터,돼지머리 등을 던져 경기가 13분간 중단됐다. 피구가 누캄프에서 봉변을 당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첫번째는 지난 2000년7월 5600만달러라는 이적료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전격 이적한 뒤 3개월만에 가진 첫 나들이에서 당했다.피구는 자신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신변 위협까지 불사한 친정팀 팬들의 난동이 두려워 그간 바르셀로나 원정경기에 결장해 왔다. 피구에 대한 바르셀로나 팬들의 배신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95년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두각을 나타낸 피구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원하는 카탈루냐 주민들 사이에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나 2000년 6월유럽선수권에서 포르투갈이 4강에 오른 뒤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고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바르셀로나의 ‘공적’이 됐다. 오랜 라이벌 의식에 뿌리깊은 지역감정까지 맞물린 이날 맞수 대결은 0-0으로 끝났지만,경기 뒤 피구는 물론 양팀 구단주까지 싸움에 가세하면서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유럽축구연맹(UEFA)은 곧 징계 여부 및 재발 방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 영화 ‘광복절 특사’ 주인공 설경구 & 차승원/ 삼류 사기꾼과 좀도둑 “코미디연기 진땀뺐죠”

    배우 둘을 붙여놓고 인터뷰할 때 적잖이 신경쓰이는 게 있다.더더구나 두사람 모두 톱스타들이라면….스크린 속에선 다정한 콤비가 인터뷰 자리에선 팽팽한 자존심으로 신경전을 벌일 때가 있어서다.그런데 이 두 남자,설경구(34)와 차승원(31)이라면 그런 걱정은 붙들어매도 된다.대화 한 토막을 그대로 퍼온다. “뭐야∼ 왜 이리 늦었냐?”(설) “(눈을 껌뻑껌뻑하며)아,형.정말이지 오늘 지각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그게 말야….”(차) 늦게 나타난 차승원,설경구에게로 바짝 다가가더니 고시랑고시랑 귀엣말을 전한다.지난 여름 ‘모기떼가 득시글대는’ 전주 시골마을의 세트장에 갇혀 지낸 것부터 한솥밥을 먹은 게 넉달여.둘이 어지간히 정이 들었다.인터뷰에 늦은 차승원을 살뜰히 변호하는 설경구다.“(차승원이)지금 숨돌릴 새도 없이 바빠요.강원도 산골에서 ‘선생 김봉두’를 찍고 있거든요.” 21일 개봉하는 ‘광복절 특사’에서 감방 동기인 둘은 코미디 연기를 원없이 했다.캐릭터부터 기가 차다.줘도 못 입을 진분홍색 ‘빤짝이’양복 차림의 설경구는 변심한 애인 때문에 칼부림이나 하는 다혈질의 삼류 양아치.장대같은 키에 숟가락을 삽 삼아 무려 6년이나 땅굴을 판 ‘무대뽀 인간’차승원은 또 어떻고. 이번 영화에서 ‘투 톱’으로 짝을 맞춘 데는 특별한 속사정이 있었을까.밀려드는 시나리오들 속에서 사기꾼에 좀도둑인 한심한 캐릭터에 이끌린 이유는 똑같다.“김상진 감독과 박정우 시나리오 작가의 코미디 감각을 덮어놓고 믿었기 때문”이다.설경구 쪽은 좀더 내밀한 이유가 덧붙는다.감독과는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86학번 동기.이 대목에서 “상진이네 영화사의 창립작품 아니었으면 안 찍었을 것”이라며 설경구가 농담을 건다. 촬영하면서 든 정은 지옥훈련을 함께 끝낸 동지애 같은 거다.땅굴 탈출장면을 찍을 때 좁아터진 통로를 빠져나오느라 진흙탕에 곤죽이 돼 뒹군 두사람이다.“영화 세편을 찍는 만큼이나 몸이 힘들었다.”며 입을 모은다.여름 폭우로 한달이나 촬영이 미뤄졌을 때를 돌이키는 차승원은 할말이 너무나도 많은 것 많다.탈옥한 날 새벽,빵가게 앞을 지나던 그가 꿈속에서도 먹고 싶던빵을 사는 장면은 정말이지 “몸살나게” 찍었다.귀신에 씌었는지 닷새에 걸쳐 촬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장대비가 쏟아졌다. “‘쉬어가는 영화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요.어이없는 말이에요.배우한테 쉬어가는 연기가 어디 있습니까.” 본격 코미디가 처음인 설경구는, 코미디를 설렁설렁 찍는 장르로 치부하는 얕은 시각들이 맘에 안든다.느물느물 농담을 잘도 하던 사람이 “코미디 영화는 있어도 코미디 연기는 없다.”며 정색을 한다. ‘신라의 달밤’‘라이터를 켜라’ 등으로 ‘웃기는 배우’로 뿌리내린 차승원.질세라 코미디 연기에 대한 ‘변’을 보탠다.“이번 영화에서 배우 차승원 속의 코미디는 다 짜내 보여줬다고 생각해요.그렇다고 앞으로 의도적으로 코미디를 물리칠 생각은 없어요.딴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갖는 순간,배우의 개성은 망가지는 거니까.” ‘한길 배우속’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이미지 전복!왠지 어눌하고 느려뵈던 설경구는 농담많은 재담꾼이고,깎은 밤톨같던 차승원은 덜렁덜렁 빈 곳이 많다.“아주 세보이는데 실상은 아닌 것,그게 접니다.이번 영화도 한번 보세요.탈옥하기 전과 후의 캐릭터가 서로 달라요.”(차) 영판 닮은 구석도 있다.출연작 모니터를 열심히 하느냐고 물었다.“절대 안하죠.‘박하사탕’을 꼼꼼히 본 적이 한번도 없다니까요.낯설어서요.”(설)“내 모습만 보게 되니까 옳은 감상이 안 되잖아요.그래서 안 보죠.집사람도 내가 없는 데서 몰래 보더라구요.”(차) 차승원은 ‘선생 김봉두’를 찍느라 요즘 또 정신을 뺏겼다.설경구는 숨고를 겨를이 있다.차기작 ‘실미도’(강우석 감독)는 내년 2월쯤 촬영에 들어간다. 황수정기자 sjh@ ■영화 ‘광복절 특사'는-내일 풀려나는데 우리 왜 탈옥했어?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팀 로빈스는 작은 조각용 망치 하나로 20여년을 공들여 죽음의 감옥을 탈출했다.김상진 감독의 ‘광복절 특사’(21일 개봉·제작 감독의 집)는 패러디 소재의 익숙함을 든든한 밑천으로 삼았다.목숨걸고 탈옥한 두 남자가 교도소로 되돌아가려고 별의별 해프닝을 벌이는 것이이야기의 얼개.주인공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폭소 모티브를 매단 시추에이션 코미디다. 재필(설경구)과 무석(차승원)이 한 방에 수감된 게 화근이었다.모범수로 착실히 지내온 재필에게 날벼락이 떨어진다.꿈에도 못 잊는 애인 경순(송윤아)이 난데없이 딴 남자와 결혼한다는 게 아닌가.그것도 광복절에.6년을 하루같이 숟가락 하나로 땅굴파기에 매달려온 무석을 경멸했지만,이젠 사정이 급해졌다.광복절 전날.둘은 땅굴을 기어나와 탈옥에 성공한다. 영화는 ‘한배’를 탄 두 남자에게 운명의 장난을 걸어놓고 그들의 에피소드를 끈질기게 쫓는다.탈옥 다음날 아침.신문에서 광복절 특사 명단에 자신들이 끼어있는 걸 뒤늦게 확인하고 둘은 그날 안에 교도소로 되돌아가는 데 목숨을 건다. 기발한 소재가 얼마나 유쾌한 돌발상황을 이끌어낼지,코미디의 강도를 점치기는 어렵지 않다.교도소 담장 밖의 두 남자는 경순의 신랑감인 경찰관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벌이고,다혈질인 용문신(강성진)은 테러를 감행하다 교도소 안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 등으로 코믹물에 특별한 감식안을 자랑해온 감독은,전작들처럼 해프닝을 자잘하게 쪼개놓는 설정을 피했다.담백하고 정리된 느낌은 그 덕분이다.그러나 용문신이 교도소 안에서 국회의원들과 대치하는 종반부는 맥락없이 중언부언한다는 인상이 짙다.바닥인생들의 절규를 통해 위선 덩어리인 세상을 질타할 의도였겠으나,지루하게 반복되는 핑퐁게임에 그 진정성이 가려졌다. 송윤아의 못보던 모습을 만나는 건 뜻밖의 감상포인트.‘폭탄 퍼머’에 맹하면서도 헤픈 듯한 눈웃음으로 ‘분홍 립스틱’을 불러대고,무석에게 머리채를 잡히며 악다구니를 하는 장면들을 감상하는 맛이 새롭다.
  • 뮤지컬 ‘몽유도원도’ 여주인공 더블캐스팅 김선경·이혜경

    제 개로왕이 사랑한 여인 아랑.한 나라를 흔들어 망하게 할 정도로 아름답지만,그 자신은 왕이 아니라 남편만을 죽도록 사랑한 설화 속 비운의 여인이 김선경(35)·이혜경(31)의 몸을 빌려 되살아난다.두 사람은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몽유도원도’의 여주인공에 더블 캐스팅된 것.경국지색(傾國之色)역을 소화하느라 몽유병에 걸릴 지경이라는 둘을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났다. 훤칠한 키에 ‘공주과’에 가까운 예쁜 얼굴의 김선경.하지만 성격은 참 소탈하다.제작발표회 때 한번 본 친분만으로 기자의 손을 잡고 반갑게 너스레를 떤다.반면 이혜경은 청순한 인상 그대로 그저 웃고 있다. 그러나 첫인상은 착각이었다.식당으로 장소를 옮기자마자 왁자지껄 떠드는 은 많이 닮았다.“언니와 저는 엉뚱한 성격이 정말 비슷해요.”(이혜경)“올해 뮤지컬대상 시상식 때 네티즌 인기상 부문에서 둘을 같이 불렀거든요.둘다 딴짓하다가 못 들어서 뒤늦게 끌려 나갔죠.”(김선경) 제작발표회 때 연출가는 이혜경을 청초한 아랑,김선경을 내면적 갈등요소가 드러나는 아랑에 적격이라고 설명했다.맞는 것 같느냐고 묻자 김선경은 “나이가 몇살이라도 많은 제가 내면 연기를 더 잘 해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혜경이 경우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맡은 크리스틴의 귀엽고 산뜻한 이미지 때문이겠죠.” 이렇게 다른 점 때문에 서로 모자란 것을 채워줄 수 있다고 했다.“노래를 부르지 않아 잊어버린 걸 혜경이에게서 배워요.저는 연기를 가르쳐 주고요.” 쟁의식 같은 건 없느냐는 질문에 이혜경은 펄쩍 뛴다.“왜들 다 똑같이 그런 걸 묻는지 모르겠어요.서로의 장점과 스타일이 달라서 경쟁심 같은 건 없어요.” 김선경은 1988년 탤런트 공모에 합격한 뒤 영화·드라마·CF 등에 출연해왔다.최근에는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 나오기도 했다.뮤지컬 배우로서 정체성을 가진 건 98년 ‘드라큘라’때부터.“전 뮤지컬 배우인데 다들 저를 보면 ‘어,라이터의 차승원 부인이네.’라고 하죠.” 갑자기 이혜경이 끼어든다.“언니,나도 처음엔 ‘왜 탤런트가 뮤지컬을 하나.’하고 생각했어.(웃음)” 성악을 전공한 이혜경은 96년부터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친구 따라 얼결에 서울시립 뮤지컬단 오디션을 봤죠.노래를 하러 갔는데 무용·연기도 해보라고 해서 당황했어요.덜컥 합격을 했고,일단 시작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녀가 뮤지컬계의 샛별로 떠오른 건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에 주역으로 캐스팅되면서부터다. 이혜경은 쓸데없는 욕심 없이 도전하는 자에게 행운이 온다고 했다.“이번에도 뽑히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실력보다는 가능성 때문에 된 것 같아요.”“거짓말이에요.혜경이가 오디션 때 노래를 얼마나 잘 했다고요.”(김선경) “음∼ 하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하긴 했어요.”(이혜경) 뽑힌 것까지는 좋았는데 과정은 정말 고됐다고 한다. 둘에게 모두 이번 역은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이다.“맨정신으로 하면 관객에게 와닿지 않을 것 같아요.” 미쳐가는 자신을 보게 될 남편이 불쌍하다는 이혜경.힘들어 해쓱해진 김선경에게 주위에서는 비운의 여주인공에 잘 어울린다고 한단다.“대사가 단 두마디밖에 없고 전부 노래여서 감정을이입하기가 쉽지 않아요.요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아’소리 한번 내보고 다시 눕고 그래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물었다.“갈대로 얼굴을 긋는 장면이 있는데,몸과 영혼이 모두 빠져나가는 부분이에요.그런데 연출가가 오른쪽으로 한번,왼쪽으로 한번 그으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잖아요.배우의 몫이죠.”(김선경) “그런데 ‘이 얼굴 때문인가.’라는 대사는 민망해요.”(이혜경) 엉뚱한 성격이라는 자신들의 말대로 대화는 진지함과 농담 사이를 오갔다. “멋스러움의 깊이가 하루하루 더해가는,여운이 오래 남는 아랑이 되고 싶습니다.” 연기 스타일과 이미지는 다르지만,성격이 비슷한 둘은 똑같이 완벽한 아랑이 되기를 소망하는 ‘아랑병(病)’을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새음반/ 첼로 外

    口첼로- 싱어송라이터인 이인영이 전곡을 작사·작곡한 음반.김광진 박승화 강현민 이규호 등이 보컬로 참여했다.‘부디 행복해요’ 등 12곡.이클립스뮤직. 口오픈 더 도어스-크라잉넛의 ‘블라디미르 광주로 간 사나이’,체리필터의 ‘난 여자였어’,미선이의 ‘파노라마’ 등 인디밴드 12팀의 노래를 담았다.도브미디어.
  • 돌아온 라틴록의 선구자

    “비가 내리면 모두가 젖는다.창녀로부터 교황에 이르기까지.우리 음악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메시지다.”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가 이끄는 그룹 산타나가 3년만에 신보 ‘Shaman’을 냈다.록과 재즈,블루스를 넘나들면서 티토 푸엔테,레이 바레토,몽고 산타마리아의 라틴음악을 융합하는 산타나의 음악은 록의 역사에서 ‘라틴록’이라는 장르를 확립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99년 산타나는 앨범 ‘Supernatural’을 세계적으로 히트시켜 사그라지지 않은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이번 앨범에서는 산타나 음악의 특징인 흐느적거리는 블루스 박자는 물론,열광적인 록 리프,원시적인 라틴리듬의 생명력 위에 어떻게 현대 유행음악을 녹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 싱어송 라이터 미셸 브렌치와 함께 한 ‘The game of love’는 노장과 신예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보여준다.‘Yoy are my kind’는 ‘Kiss from rose’로 유명한 실(Seal)의 팝적인 감각을 산타나의 기타에 적용한 곡이다. 산타나는 사회봉사 활동으로도 유명하다.샌프란시스코의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Blues for Salvador’공연,티후아나 고아소년들 돕기,라틴아메리카의 빈민소년 교육 지원 등을 펼치며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모토를 음악과 사회활동을 통해 열심히 전파하는 그룹이다. 채수범기자
  • 대한매일 주최 ‘가을밤 콘서트’ - 뮤지컬 명곡서 트럼펫 연주까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음악여행

    계절의 정취를 한껏 불러일으키는 ‘가을밤 콘서트’가 올해도 어김없이 음악팬들을 찾아간다.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SK텔레콤이 협찬하는 ‘2002 가을밤 콘서트’는 2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뮤지컬과 영화음악,대중가요 등으로 부담없이 레퍼토리를 짰다. 최선용이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의 반주로 소프라노 김소현과 바리톤 김동규,가수 조규찬과 박혜경,트럼펫 이주한 등 인기 스타들이 대거 나서는 것도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부풀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1부에선 김소현과 김동규가 잘 알려진 뮤지컬의 유명 아리아를 소개하고,2부에서는 대중가수들이 자신의 대표적인 히트곡들을 들려주게 된다.김소현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오페라와 뮤지컬 양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예 소프라노.최근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역으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지난 91년 이탈리아의 베르디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한 김동규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톤의 한 사람.철저한 자기관리로 음악회를 찾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두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과 ‘오즈의 마법사’‘남태평양’‘지킬박사와 하이드’‘황태자의 첫사랑’‘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명곡들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2부의 첫 출연자 이주한은 13살때 음반 작업에 참가한 ‘트럼펫의 신동’으로 워싱턴대학과 코니시음대에서 체계적인 음악수업을 했다.그는 ‘내가 사랑에 빠졌을 때(When I fall in love)’를 연주한다. 들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곡들을 만든다는 싱어송라이터 조규찬은 ‘믿어지지 않는 얘기’와 ‘추억 #1’을 부른다.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요계의 요정’박혜경은 ‘레인’과 ‘고백’을 들려준다.‘가을밤 콘서트’는 프라임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샹송 ‘고엽’으로 마무리된다.(02)2000-9724. 서동철기자 dcsuh@
  • [대선후보 프리즘] 스피치 라이터

    정치인은 ‘말’로 사는 사람들이다.그런 만큼 말을 생산하고 다듬는 이들이 필요하다.정치인들이 청중을 감동시키고 선동하며,한편으로는 모호한 답변으로 즉답을 요리조리 피해 가는 이면에는 말의 연금술사,‘스피치 라이터’들이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현재 ‘메시지팀’이라는 별도의 토론·인터뷰 준비 및 연설문 작성 그룹을 두고 있다.전체 12명,3개 소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각 소팀은 모두 유승민(劉承旼) 여의도연구소장의 지휘 아래 있다. “이 후보의 공식적 언급 대부분은 유 소장을 거친 것으로 보면 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유 소장은 이 후보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지난 2∼3월 이 후보가 당권·대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문제로 전격 기자회견을 가질 때도 당일 새벽 유 소장을 자택으로 불러 문안을 작성케 했다.그는 공개되지 않은 당 외부 자문단의 도움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진영의 스피치 라이터는 5명이다.박종문(朴鍾文) 특보를 중심으로 윤태영(尹太瀛)·김은호(金恩浩)·유민영(柳敏永)·장훈(張勳)씨 등 모두 운동권 출신의 젊은 정치 지망생들이다.매끄러운 글을 위해 한때 작가 출신 영입도 고려했지만 “스피치는 사실대로 전달하면 된다.”는 노 후보의 지론 때문에 없던 일로 했다고 한다. 노 후보는 기억력이 좋아 보좌진도 연설문을 꼼꼼히 녹취했다가 다음 글에선 이를 비켜가야 한다고 한다.그래서 스피치 라이터들은 “편하긴 하지만 어떤 면에선 어렵다.”고 말한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연설문은 이연철(李然喆·47) 연설문 담당 실장이 도맡고 있다.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출신으로 1987년 국회의원 선거를 도우면서 인연을 맺었다.이 실장 밑에 분야별로 5명 안팎의 지원단이 있다.그러나정 의원은 원고를 많이 고치는 스타일로 꼽힌다.“교수들과의 술자리에서 들은 얘기도 쪽지에 적어뒀다가 이튿날 주머니에서 내놓곤 한다.”는 게 보좌진의 전언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연설문은 이상현(李尙炫) 미디어위원장과 김종철(金鍾哲) 선대위 대변인,김배곤(金培坤) 부대변인 등 당직자들이 주로 담당한다.평소 원고 내용에 대해선 별다른 지적이 없는 편이나,공격적인 표현은 자제해 줄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한다. 김경운 이지운 박정경기자 kkwoon@
  • 한가위/안방서 즐기는 TV영화(19일)

    ◆신투차세대(KBS2 밤12시35분) 왕가위 두기봉 등과 함께 홍콩 뉴웨이브 기수로 꼽히는 엽위신 감독의 2000년작.여명 서기 이찬삼 등 홍콩의 스타들이 줄줄이 얼굴을 내미는 스파이 액션. 천재적인 두뇌에 예술의 경지에 이른 ‘손기술’을 자랑하는 4인조 스파이집단의 이름은 신투차세대.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사설은행을 감쪽같이 털고 유유히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난다. 그런 그들이 거대 음모의 프로젝트에 휘말린다.세계최초의 암치료 백신을 개발해낸 이만전 박사가 갈취 당한 문제의 백신을 찾아달라고 의뢰해 온 것. 신투차세대의 대원인 맥(여명)은 목숨을 걸고 백신을 찾아나서고 그 과정에서 의문의 여인 준(서기)을 만난다.첨단기술이 돋보이는 액션과 고단위 지능게임을 즐긴다면 주목할 작품. ◆베이비 세일(SBS 밤1시25분) 아기를 팔다니? 혹자는 ‘뭐 이런 날벼락 맞을 소리가 다 있느냐.’고 버럭 화부터 낼지 모른다.흥분하지 말길.코미디영화의 별난 소재일 뿐이니까.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상준(이경영)과 이벤트 기획자 지현(최진실)은고장난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 만나 결혼했다. 애를 낳고 직장을 그만둔 지현은 육아문제로 상준과 사사건건 다투고,와중에 백화점에서 아이까지 잃어버린다.그제서야 둘은 아이에 대한 사랑과 부부애를 확인하고 화해한다.1997년 김본 감독 데뷔작.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13일 개봉

    지난 98년 블록버스터 ‘고질라’를 내놓으면서 할리우드 제작사가 침이 마르게 자랑한 말이 있다.‘문제는 크기(Size does matter)’라는 것.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장선우 감독의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영화가에서는 ‘성소’라 줄여 부른다.)이 오는 13일 마침내 개봉한다. ‘성소’는 ‘예산이 문제’다.마케팅을 포함한 전체 제작비가 한국영화사상 최고액인 110억원.긴축재정을 하는 영화라면 너끈히 4편은 만들 규모다.눈덩이처럼 불어난 거대 예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치와 궁금증은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는 터.영화가의 설왕설래가 꼬리를 문 건 그래서다. ◇문제는 예산?- 110억원이란 예산은 영화의 ‘태생적 멍에’다.지난 98년 처음 기획해 2001년 1월에야 크랭크인한 영화는 그해 10월 촬영을 마쳤다.당초 올 설연휴 때 개봉하려던 영화는 감독의 유별난 애착으로 지난 4월까지 추가촬영을 해야 했다.8월 초 개봉을 저울질하다 컴퓨터그래픽(CG)작업 등에 차질을 빚어 다시 미뤄졌다.충무로에 “올 안에 개봉하긴 할까.”라는 의문이 나돈 건 일련의 지지부진한 과정 때문이었다. ◇최고의 스태프…지지부진한 제작현장- ‘성소’의 특기사항중 하나는 캐스팅보다 스태프진에 들인 공력과 비용이 훨씬 컸다는 점.배우와 감독의 개런티는 다 합해도 15억원을 넘지 않았다. 제작비를 눈덩이처럼 불린 주범은 스태프 체재비.‘첩혈쌍웅’‘모탈 컴뱃’등을 맡으며 할리우드에서 맹활약중인 홍콩 무술감독 3명과 ‘황비홍’으로 유명한 홍콩 출신 특수효과 담당에 스턴트맨까지 해외에서 ‘공수’해온 스태프는 20여명.이들을 위해 촬영지인 부산에 38평형 아파트 20채를 아예 전세냈다.“제작비와 숙박비를 합한 1일 진행비가 많게는 1000만원까지 솟았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소품 수준도 ‘기록’이었다.내내 총성이 멎지 않는 영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소품은 총기.무려 33정의 최신 총기를 홍콩에서 빌려왔다.촬영장에서쓰인 공포탄(일명 ‘피탄’)은 줄잡아 3만발.할리우드 액션물에서 쓰는 연기 안나는 이 공포탄은 한 발에 1만원짜리다.총기를 전담하는 홍콩 스태프도 원정왔다. 감독의무단잠적도 제작일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제작비 급상승으로 투자사와 제작팀 간에 잡음이 생기자 감독이 돌연 잠적해 버렸다.제작현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래저래 촬영이 지연되면서 해외 스태프들에게 처우개선비가 뭉칫돈으로 추가지급된 건 말할 것도 없다.최초 기획 때 33억원으로 잡은 순수제작비는 9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측면지원도 ‘기록’감- 부산에서 올로케 촬영한 영화에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1000만원의 현물 지원은 기본.영화를 잘 뜯어 보면 부산시 차원의 지원이 없고선 불가능한 장면이 줄을 잇는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 격투 신.부산시는 서면 일대 10차로중 5개 차로를 8일 동안 봉쇄하고 57개 버스노선의 정류장을 임시변경했다.물론 무료.성냥팔이 소녀가 자살을 기도하는 후반부도 감천 화력발전소의 장소지원이 필수였다.부산해양경찰서는 시간당 임대료 300만원짜리 헬기를 이틀 동안 공짜로 빌려줬다.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 때 선물받았다는 러시아제 헬기다. ◇시험대에 오른 안이한 제작행태- 제작사나 감독은 “한푼 보태주지 않은 사람들이 웬 왈가왈부냐?”고 따질 수도 있다.하지만 분명한 ‘진실’이 있다. 영화가가 한번쯤 자성해 볼 대목이 있다는 점이다.‘성소’의 제작과정을 지켜본 많은 제작자들은 “주어진 시간과 제작비로 연출의도를 살려내는 것도 책임있는 감독과 제작사의 덕목”이라면서 “자칫 블록버스터 지향의 안이한 제작행태가 한국영화에 거품을 불러올지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황수정기자 sjh@ ■어떤 영화인가/ 끝없이 지루한 게임 구조 ‘매트릭스'의 불교식 버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매트릭스’의 동양식 버전이다.가상과 현실이 있고 이를 조종하는 시스템이 있지만,“내가 나비꿈을 꾼 건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건지 모르겠다.”는 장자의 말처럼 모든 경계를 흐려놓는다. 영화는 이 심오한 진리를 담기 위해 게임의 구조를 택한다.중국집 배달부인 주(김현성)는 나비를 따라 게임에 접속한다.이 게임은 라이터를 사려는 무리로부터 성냥팔이 소녀(임은경)를 보호해 ‘원작대로’얼어 죽게 만들고,죽을 때 게이머의 환상을 떠올리도록 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주는 게임전사 라라(진싱)와 오인조,시스템의 친위대와 보위대에 맞서거나 협력하면서 성소를 지켜낸다. 좀 황당해 보이지만 게임세대의 감각에 맞춘 줄거리다.영화는 등장인물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진짜 게임처럼 약력과 파워의 수치 등을 띄운다.스테이지가 올라갈수록 화려해지는 액션에,판타지 장르에 걸맞게 돋보이는 빛바랜 색채 감각까지 겉모습으로는 영락없이 블록버스터의 폼새를 갖췄다. 하지만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무한히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비록 게임의 목적일지라도 성소를 구해야 하는 어떤 절박한 이유도 없이 행해지는 액션에는 긴박감이 묻어나지 않는다.성소가 라이터를 사지 않는 시민들에게 무차별 난사하는 장면도 뜬금없다.라이터를 파는 소녀에게 일말의 동정도 보내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복수라고 보기에는,성소란 인물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이 가상공간은 현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감정을 이입하고 쾌감을 느끼기가 힘들다.게임처럼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고,오로지 게임의 목적을 위해 진행되는 영화는 그래서 극적 긴장의 끈을 놓쳐 버린다.영화는 게임이 아니다.감독이야 영화·게임,현실·가상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정신세계를 설파하고 싶을지 몰라도 이 모든 불분명한 것들 앞에서 관객은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은 노골적으로 불교적 정신세계를 드러낸다.물론 ‘매트릭스’에서도 정신의 힘으로 총알을 멈추게 하지만,그렇게 되기까지에는 고난의 골짜기를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르는 장대한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주는 깨달음을 얻을 만한 위인이 못된다.단지 현실에서 짝사랑하는 희미와 닮은 성소를 구하기 위해 거쳐온 과정이기에 게임처럼 가볍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마니아층을 거느릴 만한 독특함을 지녔다.컴퓨터그래픽도 자연스럽고,가상세계는 신비한 아우라를 띤다.거기다 심오한 주제까지.뭔가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푹 빠질 만하다.하지만 평범한 친구가 재밌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것 같다. 김소연기자 purple@
  • [충무로 산책] 한국에만 있는 장르?

    “저런 장르가 언제부터 생겼지?” 눈썰미 있는 관객이라면 줄지어 나붙은 영화 포스터들 앞에서 한번쯤은 물음표를 찍어봤을 것 같다. ‘논스톱 코믹 액션’‘에로틱 코믹 액션’‘졸라 유쾌한 액션 코미디’‘액션 신비극’‘항아리 들고 절라 뛰는 코믹 액션’….영화 ‘라이터를 켜라’‘패밀리’‘보스상륙작전’‘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424’등의 제목 앞에 붙은 장르 수식어들이다.그냥 ‘액션’이라는 한마디로 뭉뚱그려 표현될 영화들이 저마다 하나씩 개성있는 이름표를 단 셈이다. 한국영화의 장르가 나날이 다양해진다.유사 장르에 엇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유행처럼 기획되는 현실에서 작품의 주제를 한눈에 전해주는 수식어 개발은 마케팅의 제1원칙.눈에 띄는 이색 장르를 만들어내는 건 제작사나 홍보사의 몫이다. ‘보스상륙작전’을 홍보하는 리얼스타의 황정임 마케팅 팀장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장르 카피(Copy)’를 만들어놓는 건 작품 차별화를 위한 기초작업”이라면서 “싫건 좋건 영화의 주 소비자층인 신세대들이 즐겨쓰는단어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한다.신세대 네티즌들의 유행어를 숙지해두는 건 필수다. 한국영화에서 흔한 장르인 코미디나 멜로물들도 수식어가 유난스럽기는 마찬가지.늦깎이 대학생과 ‘색깔있는’ 여대생의 만남을 그린 윤제균 감독의 신작 코미디 ‘색즉시공’은 ‘무대뽀 섹시 코미디’란 이름표를 달았다.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의 사랑을 담은 코미디 ‘휘파람 공주’는 아예 ‘휘파람 코미디’라는,세상에 둘도 없는 장르를 개발했다.소설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이 원작인 멜로 ‘밀애’(변영주 감독)도 ‘격정멜로’라는 새 장르를 만들었다. ‘밀애’를 제작하는 좋은영화사의 조윤미 실장은 “‘주유소 습격사건’과 ‘조용한 가족’에 처음 붙여져 눈길을 끌었던 ‘코믹 통쾌극’이나 ‘코믹 잔혹극’은 몇 년 새 아주 흔한 장르 수식어가 됐다.”고 말했다. 이제 영화제목 앞의 수식어들을 꼼꼼히 한번 뜯어보자.홍보 현장의 불꽃튀는 ‘개척정신’까지 영화감상의 범주에 넣어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 중견연기자 ‘스크린 질주’

    중년 관객들에게 반가울 소식.신세대 연기자들이 주·조연을 휩쓸어온 한국영화판에 중견 연기자들이 속속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스크린 나들이가 몇 년 동안 뜸했던 왕년의 인기 배우,좀처럼 TV 브라운관을 벗어나지 않을 것 같던 중견 탤런트들이 앞다퉈 스크린으로 잰걸음을 하고있는 중이다. 신세대 배우들이 점령해온 영화판에 호기롭게 ‘명함’을 내미는 40∼50대중견 연기자들은 주연급 못지 않게 극중 역할도 커졌다. 중년 관객들에게 누구보다 반가울 얼굴은 장미희다.‘아버지’ 이후 꼭 5년 만에 다시 찍는 영화는 ‘보리울의 여름’(감독 이민용).겉으로는 완고하지만 속정이 깊은 시골마을의 원장 수녀가 됐다.11월 개봉할 영화는 신부와 스님이 각각 이끄는 어린이 축구팀이 하나로 뭉쳐 읍내 축구팀을 누르기까지의 과정을 훈훈한 감동으로 포장한 휴먼코미디. 최근 ‘아프리카’‘라이터를 켜라’ 등에서 꾸준히 조연급으로 얼굴을 비쳐온 박영규는 ‘보리울의 여름’에서 당당히 주연급으로 올라섰다.어린이축구팀 코치로 젊은 신부(차인표)와 티격태격하는 스님역.실감연기를 위해 삭발까지 하고 전북 김제에서 촬영에 여념이 없다. 브라운관에서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대변해온 유동근,박근형도 ‘탈(脫)안방극장’을 선언했다.김정은,정준호 주연의 조폭 코미디 ‘가문의 영광’(9월13일 개봉 예정)에서 유동근의 비중은 주연급 뺨친다.‘낙타는 따로 울지않는다’ 이후 10년 만에 코미디 연기로 스크린에 얼굴을 내미는 그는 지방도시를 주름잡는 조폭집안 ‘스리제이가(家)’의 맏아들.걸쭉한 사투리에 건들건들한 조폭연기를 소화하느라 “대본이 너덜너덜하도록”시나리오를 외우고 손수 의상까지 준비하는 열성을 보였다.출연료도 놀라운 수준.1억원이 넘어,한창 주가상승중인 여주인공 김정은의 몸값에 육박한다. 70년대 영화배우로 활약했던 박근형도 오랜만에 복귀했다.스리제이가의 대부로,‘알까기’에 열중하는 등 그의 ‘망가진’ 모습에 관객들이 배꼽을 잡을 듯하다. 이들 말고도 눈에 띄는 중년 연기자들은 많다.신세대 탤런트 허영란과 호흡을 맞추며 이상성격의 투견사로 나오는 ‘개판’의 이효정,액션물 ‘튜브’의 임현식 등이 그들. 중견 연기자들의 스크린 진출은 여러모로 영화계의 활력소가 된다.한 제작자는 “모처럼 배우로 변신한 중견들은 촬영장에서부터 후배들이 놀랄 만큼 적극적이고 열성적”이라면서 “톱스타 위주의 캐스팅 관행으로 만성 배우기근에 허덕이는 영화계에 작은 돌파구가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 노벨문학상 101년과 영화전

    헤르만 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위원장 김종인)는 ‘노벨문학상 101년과 영화전’을 21일부터 11월30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있는 옛 서울시립미술관 건물에서 연다.이 전시회는 대 문호들의 숨결과 영광의 흔적을 느끼면서,한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자는 뜻에서 마련했다는 것이 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의 설명이다. 건립위는 지난 18년 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의 희귀서적과 유품,친필,사진,음반,관련영화 등 1000여점을 모았다.1901년 첫 수상자인 프랑스의 쉴리 프뤼돔부터 지난해 영국의 VS 네이폴까지 98명을 망라했다.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앙드레 지드·로맹 롤랑 등의 친필과 헤르만 헤세·토마스 만의 타이프라이터,TS엘리엇의 시낭송 육성 LP와 셀마 라게를뢰프·오에 겐자부로 등의 사인이 있는 초판본이 돋보인다.귄터 그라스 부부의 자화상 판화,윈스턴 처칠·알렉산더 솔제니친·엘리엇을 특집으로 다룬 ‘라이프’‘타임’잡지 등도 눈길을 끈다. 청소년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노인과 바다’‘닥터 지바고’‘설국’‘일 포스티노’등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작가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상영한다. 한편 박물관 건립위는 2003년 완공을 목표로 제주도에 헤세 박물관을 짓고있다.전시회 및 헤세 박물관에 관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ermannhessemuseum.com)참조.(02)737-5006. 서동철기자
  • 책/ 베트남-10000일의 전쟁/ 추악한 미국 명분없는 전쟁

    한국인이 이 책을 두려움없이 읽을 수는 없다.명분없는 ‘가해자’였기 때문이다.더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마이클 매클리어의 책을 통해 우리를 그곳에 있게 한 미국과 그 위정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며,우리의 과오에 대해서도 참회해야 한다. 1969년 9월3일.베트남의 독립영웅 호치민은 60년간 계속해온 투쟁의 생을 접었다.79세인 그가 남긴 유언은 “단결하라.”는 한마디뿐이었다.한명의 혈육도 두지 않고 평생 혁명전선을 누빈 그가 남긴 것은 10평짜리 누옥에 책 20권,타이프라이터 1대가 전부였다. 그러나 베트남 인민의 영혼 속에서 지금도 ‘해방 베트남’을 온몸으로 교시하는 그는 결코 죽지 않았다.베트남에서는 그가 생전에 좋아했다는 ‘메기조림’까지도 전설이다.“폭격을 해라.그러면 웅덩이가 파여 연못이 생길 것이다.우리는 그 연못에서 자란 메기를 잡아먹고 통일을 위해 목숨바쳐 투쟁할 것이다.”이렇게 해서 베트남 독립투쟁의 상징으로 인민의 식탁에 올랐다는 ‘메기조림’이다. 사실 베트남 전쟁을 일으킨 미국의결정은 과욕이었고,오판이었다.프랑스를 위시한 유럽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주의는 ‘주워먹기 쉬운’아시아를 겨냥했고,이런 유럽의 동태가 필연적으로 미국의 잠든 탐욕을 일깨운 것. 1945년,당시 프랑스와 일본이라는 두 골리앗에 맞서 힘겨운 게릴라전을 치르던 호치민은 미국을 향해 “제발 프랑스 식민지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호치민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공산주의는 새로운 베트남 건설에 걸맞지 않는 이데올로기”라고 고백하기까지 했다.혁명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이념조차 기꺼이 버리겠다는 한 민족주의자의 애원이었다. 그러나 유럽 팽창주의에 자극받은 미국은 식민지에 대한 허기를 채우려고 베트남의 독립 열망을 외면했다.‘호치민은 인도차이나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협할 공산주의자’라는,처칠과 드골의 농간이 결정적으로 먹혀들었다.CIA전신인 미군 OSS(전략사무국)대원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며,호치민과 루스벨트정부의 메신저로 활약한 아르키메데스 패티 소령이 “미국의 얼굴에 남은 지울 수 없는 화농 자국”이라고규정한 베트남전쟁은 이렇게 막이 올랐다. 박해를 피하느라 구엔 타트 탄이라는 본명 대신 호치민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이 왜소하고 깡마른 인도차이나의 민족주의자는 식성좋은 미국의 눈에 맞춤한 먹거리였다.남베트남의 부패한 독재정권을 비호하고 나선 미국은 거침없이 이 작고 가난한 나라를 침탈했다.미군이 이 전쟁을 통해 베트남에 퍼부은 800만t의 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때의 그것보다 4배나 많았다. 또 베트남에 발을 디딘 미군 54만명 가운데 5만7000명이 밀림에 뼈를 묻었다.베트남인은 200만명이 넘게 살육당했다.그러고도 미국은 30년 동안 이 먹거리를 해치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어야 했다. 전쟁중 서방기자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북베트남의 거점 하노이를 방문할 수 있었고,호치민 장례식에도 참석한 캐나다의 방송기자 매클리어는 그러나 이곳에서 죽어간 미군이 모두 가해자는 아니라고 말한다.지금의 우리처럼,그들도 이 전쟁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고 믿기 때문이다.유명한 케산전투에서 해병의 지휘관이던 데이비드 론스 대령도 “우리는 정치인들이 가라고 해서 갔고,싸우라고 해서 싸웠고,철수하라고 해서 철수했다.”고 고백하지 않았는가. 매클리어는 베트남전쟁을 베트남만의 전쟁으로 이해하지 않는다.20세기 후반의 세계사를 뒤흔든 베트남·한국전에 이어 걸프만 소말리아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불가피하다.’는 명분으로 군사개입을 자행해 온 미국이 공공연히 또다른 ‘개입’을 도모하기 때문이다.베트남에서 대리전을 치르며 까닭 모를 피를 흘린 우리가 또다른 미국의 ‘개입’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클리어는 말한다.“베트남전쟁에 대해 사람들이 아는 진실은,너무나 많은 진실이 너무 오랫동안 은폐돼 왔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그가 이책에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많은 사실을 담았다는 점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꿈★은 이루어진다’ 카피라이터 김용재씨

    ‘PRIDE OF ASIA(포르투갈전)’, ‘AGAIN 1966(이탈리아전)’,‘꿈★은 이루어진다(독일전)’,‘CU@K리그’(터키전). 지난 6월 전국을 월드컵의 열기로 뜨겁게 달구었던 붉은 악마 응원단의 대형 카드섹션 문구다.월드컵 직후 개막된 국내 프로축구 K리그는 지난 주말관중 100만명을 돌파하며 ‘CU@K리그’의 염원을 실현시켰다.때문에 카드섹션 문구들을 만들어낸 붉은 악마 회원 김용재(23·안양대 전산학부 3년)씨의 감회는 남다르다.붉은 악마의 카피라이터로서 김씨가 만든 ‘CU@K리그’는국내축구 활성화에 도움을 주었고,‘꿈★은 이루어진다’는 각종 광고 문구에 인용되면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씨는 “친구들은 농담 삼아 상표권 등록을 했다면 부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그 문구들은 축구를 사랑하고 월드컵에 열광했던 모든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은 단순한 월드컵 4강이나 우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 축구의 발전뿐 아니라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꿈과 이상을 담아 표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5년 당시 중학교 때 가입한 하이텔 축구동호회 활동을 시작으로 축구사랑을 키워온 김씨는 월드컵 뒤에도 수원삼성 서포터스 운영진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김씨는 축구팬과 구단이 서로 손잡고 만들어가는 한국 축구의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했다. 김씨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K리그 관중이 반갑기 그지 없다.”면서도 “축구팬들이 선수 개인보다 팀을 사랑하고 경기를 즐기는 문화가 하루 빨리 형성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새음반/ 마스터피스 등

    ◇마스터피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작곡집.신중현이 키운 1960∼70년대 가수 이정화(싫어·봄비)와 김정미(바람)가 부른 노래들을 2장으로 펴낸 음반.포니캐년 코리아.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길은정의 노래시집.‘그리움을 말하기 까지’등 신곡과 이수익 이창대 김초혜 이승하 등의 시를 낭송해 2장의 앨범에 담았다.빛기둥. ◇‘라이터를 켜라’=OST 윤종신이 만든 첫 영화음악.유희열 김광진 하림 등이 참여했다.11곡 수록.T엔터테인먼트.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석양의 무법자’(1966년작)의 OST와 영화 VCD를 함께 담았다.굿.
  • 휴가철 비수기 단골잡기 백화점 이색서비스 봇물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통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든 가운데 백화점업계가 단골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경기 부평점은 식품매장 이용객 가운데 가까운 지역에 사는 고객에 한해 상품을 무료 배달해 준다.롯데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소형차를 위한 별도의 주차공간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점은 주차장을 이용하는 고객 차량의 앞유리를 세척해주는 ‘클린 서비스’를 실시한다.유아를 태운 차량에 대해서는 매장과 가까운 곳에 우선 주차시켜 준다. 그랜드백화점 경기 일산점은 다음달 중순까지 ‘여름 비수기 탈출 특별서비스 기간’으로 정하고 매장과 주차장에 서비스 도우미를 배치,고객의 주차·쇼핑·짐운반을 거들어 준다.또 오후 2∼4시 쇼핑객에게 음료수를 무료 제공한다. 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서울 본점을 찾은 주차장 이용고객들의 차량의 앞유리를 닦아주는 ‘맑은창 서비스’를 시행,호응을 얻었다.또 쇼핑을 마치고 차를 타기 전에 에어컨을 미리 틀어주는 등 세심한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밖에 신세계는 ‘라이터·차량세척제·에어졸·성에제거기 등을 차량 내부에 두고 주차하면 차량 내부온도가 상승할 경우 폭발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를 주차장 입구에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에는 이용객이 많지 않아 특별한 쇼핑행사 대신 이색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과 친밀감을 높이려고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중국산 가스라이터 탑재 컨테이너 차량 폭발 소동

    25일 오후 2시20분쯤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사하경찰서 인근 모 주유소 앞길을 운행하던 서울88아 8453호(운전자 김인호·43) 트럭에 탑재된 20피트짜리 컨테이너가 엄청난 연쇄 폭발음과 함께 폭발했다. 운전자 김씨는 첫 폭발 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폭발로 인한 화재로 사고차량이 전소되고 인근에 주차돼 있던 부산92아 7253호 30t짜리 트럭이 반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인근을 운행 중이던 차량과 행인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소방차 10여대가 긴급히 출동,사고현장 앞 주유소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차단해 대형사고를 막았다. 사고는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 속에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가 상승,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수십만개의 중국산 일회용 가스라이터 중 불량품이 폭발하면서 연쇄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충무로 산책] ‘박스오피스 1위’ 虛와 實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재미있는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박스오피스 1위’에 속아서는 안된다.재미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기 때문.특히 최근 한달 반동안 1위를 차지한 영화는 대부분 결국 큰 재미를 못본 채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4월은 ‘집으로’,5월은 ‘스파이더맨’이 극장가를 평정한 뒤 6월부터 박스오피스 1위는 ‘1주 천하’였다.‘묻지마 패밀리’‘해적 디스코왕 되다’‘레지던트 이블’‘패닉룸’‘챔피언’‘스타워즈2’까지 모두 개봉 첫주 1 위를 차지했지만 다음주 바로 자리를 내줬다. ‘챔피언’이 1위에 오르자 일부 성급한 언론에서는 ‘친구’에 이은 ‘대박’이라고 보도했지만 그로부터 2주 뒤 흥행 참패가 기정사실화됐다.역시 ‘스타워즈 이번엔 떴다’라는 보도도 1주만에 오보가 됐다. 그렇다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도록 한 결정적인 요인은 뭘까.단연 스크린 수다.그리고 이를 좌우하는 것은 자본이다.물론 극장주와 배급사는 ‘뜰 것 같은’영화를 많이 걸겠지만,그보다는 규모와 출연진이 가장 중요한판단기준이다.게다가 재미가 없어도 자본력만으로 스크린을 확보하는 일도 많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영화가 별로 좋지 않아도 관계 유지를 위해서 극장측에서 스크린을 내준다.”고 말했다. 예외도 있다.한번도 1위를 못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7월 둘째주 ‘챔피언’보다 스크린이 3개가 적었지만 서울관객 수는 7만 2453명으로 3만여명을 앞질렀다.지난 주말에는 30개 스크린으로 40곳의 ‘스타워즈2’를 누르고 3위를 고수했다.이런 영화가 진짜 재미있는 영화다. 하지만 이런 예외도 극장 수가 웬만큼 확보됐을 때 가능하다.대부분 제작·배급·수입에 소자본이 들어간 유럽영화·독립영화 등은 재미가 있어도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해 조용히 걸렸다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 주말에는 ‘맨 인 블랙2’가 모처럼 2주 연속 1위를 기록,‘재미’를 어느정도 입증했다.하지만 스크린 수는 58개로 2위 ‘라이터를 켜라’보다 15개가 많았다.박스오피스 순위만으로 어느 영화가 더 재미있는지 알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말 재미있는영화를 찾고 싶다면 스크린 수도 함께 비교해 보자.아니 그보다는 흥행 숫자에 좌우되지 않는 자신만의 감식안을 갖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김소연기자
  • ‘라이터를 켜라’ 작가 박정우/ “” 개××라고 욕하는 보통사람 대변””

    “지금까지 제 영화에 나온 덜 떨어진 주인공들을 모두 합한 인간이 바로 저입니다.” ‘주유소 습격사건’‘선물’‘신라의 달밤’등 연이은 흥행 성공으로 억대 시나리오 작가가 된 박정우(32) 본인 말대로 그는 조금은 어눌하지만,할말은 다하는 사람이다. 그가 쓴 영화의 주인공은 어딘지 한구석이 비어 있는 인물.그는 “운동·음악을 잘해도 국영수를 못하면 모자란 애 취급을 받는 게 청소년의 현실”이라면서 “재능을 100% 발휘 못하는 제도에 대한 불만이 인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이번 ‘라이터를 켜라’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포복절도할 웃음을 만들어낼까.“거기 있어서는 안될 사람을 그 장소에 있게 하거나,만나서는 안될 사람을 만나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집어 넣으면 되죠.” ‘라이터’를 잃어버린 권리로,‘기차’를 사회의 축소판으로 보는 해석에 대해서는 “그렇게 복잡하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쓰지는 않는다.”면서 “신문을 보며 ‘이런 개××들’이라고 욕하는 평범한 사람의 정서를 대변했을뿐”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권력의 희화화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하자 “수면밑에 정치·사회적인 것을 깔아주지 않으면 지나치게 가볍게 되기 때문에 코미디가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그의 주특기는 마지막에 우연히 얽힌 인물들이 한데 모여 패싸움을 벌이는 것.하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당사자들끼리 해결을 보고,폭력의 수위도 좀 낮아졌다.“봉구를 더 만신창이로 만들려고 했는데 감독이 반대했죠.결과적으로 인간적인 면이 더 부각돼 좋았습니다.” 폭력을 주로 묘사하는 이유를 묻자 “제가 교회도 매주 나가는 모범생이거든요.저도 모르게 거친 삶을 동경했나 봐요.”라며 웃는다. 시나리오 한편으로 그가 버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신라의 달밤’으로 약3억6000만원을 받았고,이번 영화도 그 정도 관객(전국 422만)이 들면 4억원을 넘게 받을 예정이다. 지난 5월 ‘필름 매니아’라는 영화사를 설립한 그는 현재 감독 데뷔를 준비중이다.첫 메가폰을 잡게 될 영화는 액션·판타지·멜로·느와르를 섞은 B급영화.내년 상반기쯤 개봉할,그가 ‘연출한’영화가 그가 ‘쓴’영화보다더 재미있을지 궁금하다. 김소연기자 purple@ ■'라이터를 켜라'는 어떤 영화인가 어리버리한 주인공이 라이터를 찾느라 벌이는 모험극 ‘라이터를 켜라’(17일 개봉).유치해 보이는 소재이지만,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캐릭터가 얼기설기 엮이며 실타래를 팽팽히 조이는 재미있고도 긴박감 넘치는 영화다. 나이 서른에 부모 호주머니에서 돈이나 슬쩍하는 백수 봉구(김승우).예비군훈련을 마치고 남은 300원으로 라이터를 산다.우연히 택시를 얻어 타는 바람에 목적지도 아닌 서울역에 내린 그는 화장실에 라이터를 두고 나온다.한편 라이터는,국회의원 용갑(박영규)의 일을 해주고도 돈을 떼어먹힌 조폭 두목 철곤(차승원)의 손에 들어가고,봉구는 철곤을 따라 기차를 타는데…. 기차 안 풍경은 가관이다.감독이 ‘언론’을 엄두에 뒀다는,불만을 쉴 새 없이 떠벌리지만 실천은 안하는 성진,“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죠.”라며 방관만 하는 해진,“혹독한 고문에도 끄덕없었다.”며 인질의 생사에도 ‘끄덕않는’국회의원.다양한 인간 군상이 위기에 닥쳐 저마다의 본질을 드러낸다.반면 세상 잣대로 ‘어리버리한’인간은 영웅이 된다. 특히 “내 돈 내놔.”와 ”내 라이터 내놔.”가 반복적으로 변주되며 만들어 내는 웃음은 배꼽을 뺄 정도.김승우의 바보연기도 제법이다. 지난 3월 울산역에서 촬영 도중 단역배우가 사망하는 불운은 겪기도 한 영화다.장항준 감독 데뷔작.
  • 제조물책임법 보험시장을 잡아라

    “제조물책임법(PL)보험 시장을 잡아라.”다음달 1일부터 PL법이 시행됨에 따라‘PL보험’을 둘러싼 보험업계의 시장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그러나 ‘떡’은 큰데 위험도 적지 않다. -3000억원대 시장= 아직은 시장규모가 500억∼600억원 선에 불과하다.그러나 1∼2년새 3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전망한다.동양·삼성화재 등 국내 13개 손해보험사는 금융감독원에 PL보험 신상품 인가를 신청하고 판촉경쟁에 뛰어들었다. -상품 차별화= 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의 표준약관에 따라 공동상품 형태의 PL보험을 개발했다.현재로서는 어느 회사에 가입하나 차이는 없다.앞으로 경쟁이 본격화되면 상품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이다.PL보험의 노하우가 많은 독일계 알리안츠보험그룹이 지난 14일부터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한 것이 변수다. -보험료 책정은 어떻게= 매출액 규모,기술수준,제조물의 사고 위험성 등을 종합 감안해 매긴다.예컨대 똑같은 매출액 3억원대의 소기업이더라도 의류는 연간보험료가 21만원인데 반해 가스라이터는 112만원이다.가스라이터가 옷보다 사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생산품목이 같더라도 중소업체는 대기업보다 사고 개연성이 높아 보험료가 높다.PL법이 발효되는 7월1일 이전에 생산된 제품에도 소급적용돼 중소기업체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서둘러 가입을= 금감원 김건민 상품계리실장은 “PL법이 시행되면 제조업자의 배상책임범위가 확대돼 보험료가 10∼15%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보험회사는 막대한 손해배상을 우려해 ‘위험한 고객’은 사절할 가능성도 있어 미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 안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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