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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리뷰] ‘요셉 어메이징’

    [공연리뷰] ‘요셉 어메이징’

    지난달 29일 재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요즘 공연계에 넘쳐나는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성경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종교적 색채도, 웅장함도 없다. 대신 무대를 가득 채우는 건 신나는 음악과 군무, 유쾌한 유머와 밝은 주제의식이다. 단순한 줄거리와 메시지가 싱거워 보일 수 있지만 보고 즐기는 뮤지컬로서의 역할은 충분하다. ‘요셉 어메이징’은 기본적으로 ‘쉬운 뮤지컬’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거장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와 팀 라이스(작사) 콤비가 20세 즈음에 쓴 작품인데, 애초 15분짜리 학예회용으로 만든 것을 지금처럼 늘렸다. 해설자가 주인공과 맞먹는 비중으로 등장해 마치 구연동화를 하듯 내용을 설명한다. 넘버는 반복되는 멜로디에 쉬운 가사를 붙여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성경을 바탕으로 했지만 종교적 색채를 덜어낸 것도 작품이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주효하다. 요셉은 야곱의 열두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나 꿈 해몽을 하는 능력 덕분에 아버지의 총애를 받고, 이를 질투한 형들 때문에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간다. 그러나 특유의 꿈 해몽 능력과 지혜로 위기를 극복하고 이집트 총리의 자리에 오른 뒤 형들을 용서한다. ‘요셉 어메이징’은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를 통해 ‘꿈을 품은 사람은 그 꿈을 이룬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비(非)기독교인,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15분짜리 학예회용 뮤지컬을 두 시간이 넘는 장편으로, 또 대극장 뮤지컬로 늘리는 과정에서 버거워 보이는 부분도 있다. 무대를 채우는 건 화려한 무대 배경과 배우들의 군무, 신나는 음악이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눈에 맞춘 단순한 이야기와 메시지의 허전함을 온전히 채우지는 못한다. 또 요셉은 꿈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으며 꿈 해몽 능력과 특유의 기지로 성공한 인물이다. 그가 마음 속에 큰 포부를 품고 노력해서 성공한 인물은 아니기에 ‘꿈’을 강조하는 극의 메시지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극의 전반을 지배하는 상상력과 유머는 다른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는 보기 힘든 즐거움을 준다.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한 록스타 파라오, 아이폰을 사용하는 이집트의 대부호 등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령이 빛난다. 앙상블과 배우의 구분 없이 모든 배우들이 중요 배역을 맡아 한데 어우러지는 훈훈한 모습도 ‘요셉 어메이징’의 미덕이다.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2만~11만원. 1577-336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몰래 복사해 쓴 윈도우즈… MS는 알고도 모른 척할 뿐

    몰래 복사해 쓴 윈도우즈… MS는 알고도 모른 척할 뿐

    ‘지금 당신의 PC에는 정품 소프트웨어(SW)만 깔려 있습니까.’ 이 질문에 가슴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예’라고 답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최근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사정은 좋아지고 있다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SW 불법 복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업체들은 당하고만 있을까. 불법 복제가 지능화되는 만큼 여기에 발맞춰 이를 막는 ‘기술적 보호 조치’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11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SW 불법 복제 피해 건수는 4만 5709건으로 피해액은 986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이 불법 복제된 SW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로 지난해 1만 661건 피해가 접수됐으며 피해액은 41억 6300여만원으로 기록됐다. 패키지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설계 프로그램 ‘오토캐드’는 피해액이 230여억원에 달한다. 불법 복제와 복제 방지 기술은 컴퓨터의 역사와 함께한다. XT, AT(286) 시절부터 컴퓨터 좀 배웠다는 사람들은 통칭 ‘디스켓’으로 불린 5.25인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PC에 꽂아두고 별 죄책감 없이 ‘disk copy a: b:’(A드라이브의 내용을 그대로 B드라이브로 복사하라는 내용의 DOS 명령어)를 입력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불법 복제를 막는 초보적인 기술적 보호조치는 특히 게임 SW에서 많이 썼던 ‘암호표’였다. 정품 SW 구입 시 함께 제공하는 매뉴얼에 패스워드 표를 실어두고 SW를 실행할 때 랜덤 좌표의 패스워드를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SW와 함께 암호표까지 복사를 하자 이후에는 짙은 색 배경에 검은 글씨로 암호표를 만들어 복사를 막는 방법까지 나왔다. 현재는 제품 CD 자체를 복사하지 못하도록 한 ‘CD 레코딩 방지 기술’과 SW를 설치 시 ‘시리얼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 가장 대중적이다. 한글과컴퓨터, 안랩, 이스트소프트 등 개인들도 많이 쓰는 SW 저작권사들이 이 방식을 많이 택하고 있다. ‘오토캐드’나 ‘포토샵’ 같은 고가 SW에 적용되는 보호조치는 더 고차원이다. 이들 제품은 성공적으로 SW를 설치한 후에도 별도로 인터넷 인증, 전화 인증을 받아야 사용이 가능하다. 일회성 인증이 아니라 SW를 쓸 때마다 인증을 받는 방식까지 나왔다. 한 SW업체 관계자는 “포토샵 제작사인 어도비는 최근에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마다 인터넷으로 로그인을 하도록 하고 로그인을 안 하면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예 하드웨어를 통제하는 방식도 있다. 설계 프로그램을 만드는 솔리드웍스 같은 업체는 PC에 장착된 랜 카드의 고유번호인 ‘맥 어드레스’를 수집해 어떤 PC에서 언제 SW를 사용했는지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매사에서 애초 계약한 라이선스보다 많은 사람이 접속하면 이를 차단하거나, 특정 IP주소를 가진 사람은 아예 SW 사용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 SW를 구매하면 구동에 필요한 별도 부품을 설치해주거나 이동식디스크 형태의 열쇠를 제공하는 ‘하드웨어 락(lock)’, SW 설치 후 인증 파일을 PC에 설치해주는 ‘소프트웨어 락’ 방식도 있다.문제는 기술적 보호조치가 진화하면 또 그만큼 복제 기술도 진화한다는 점이다. 대중적인 ‘CD 복사 방지+시리얼 입력’ 방식은 이미징 기술과 가상 드라이브의 활용, 인터넷을 통한 시리얼 공유 등으로 해결이 가능해, 지금도 수많은 개인 사용자들은 이 방법으로 불법 SW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복제는 ‘창과 방패’의 관계처럼 제작사가 걸어놓은 복제 방지 기술을 다른 기술로 깨버린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불법 복제는 당연히 ‘불법’인 만큼 여기에는 항상 법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도는 불법 시리얼 번호 목록이나 이를 통해 인증을 받은 사용자 목록쯤은 업체들도 확보하고 있다”며 “다만 개인 사용자와 저작권 문제로 송사를 벌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판단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를 일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뮤지컬 보다 보면, 봄 오겠네

    뮤지컬 보다 보면, 봄 오겠네

    뮤지컬을 한 편도 안 보고 올 연말을 보낸다면 후회할 듯싶다. 상반기 뚜렷한 흥행작이 없었던 뮤지컬 시장에 이달부터 쟁쟁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 라이선스 작품과 해마다 꾸준히 사랑받은 레퍼토리 작품, 마니아 관객들이 회전문을 도는 중·소극장 작품들까지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위키드’와 ‘고스트’, ‘카르멘’은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내한 공연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위키드’는 이번 라이선스 공연에서 옥주현과 박혜나가 초록마녀 엘파바를 맡았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약 40억원을 쏟아부은 350여벌의 의상과 화려한 무대장치 등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고스트’는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한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의 추억과 감동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죽어서도 연인의 곁을 지키는 영혼의 모습을 구현하는 LED 영상과 첨단 멀티미디어 등이 볼 만하다. 그동안 오페라와 발레 등으로 변주돼 온 ‘카르멘’은 바다와 차지연, 류정한과 신성록 등 뮤지컬 스타들이 총집합했다. 마술과 서커스, 공중묘기 등이 무대를 수놓는다. 이에 못지않은 대형 창작뮤지컬 ‘디셈버’는 그야말로 ‘태풍의 눈’이다. 고 김광석, 장진 감독, JYJ 김준수 등의 조합이 뮤지컬계 이목을 집중시킨다. 1980년대 대학가를 배경으로 첫사랑 이야기를 주크박스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는데, 김준수의 명성 덕에 이미 한차례 티켓 예매 대란이 벌어졌다. 여러 해 공연되며 꾸준히 사랑받아 온 ‘전통의 강자’들도 쏟아진다. 조승우와 정성화가 주연한 ‘맨 오브 라만차’, 엄기준과 임태경이 청춘의 아픔을 연기하는 ‘베르테르’는 뮤지컬계 대표 남성 배우들을 내세워 여심을 공략한다. 신나는 쇼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과 아이돌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삼총사’,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의 ‘벽을 뚫는 남자’, 성경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꿈을 노래하는 ‘요셉 어메이징’은 가족과 친구, 연인들과 함께 볼 만한 작품들이다. 중·소극장에서는 개성 만점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창작뮤지컬 ‘풍월주’는 지난해 초연의 흥행에 힘입어 재공연의 막을 올린다. 정상윤, 조풍래 등 꽃미남 배우들과 신라의 남자 기생 이야기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여성 마니아 관객들이 ‘회전문’을 돌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후 1년 만에 국내에 상륙한 ‘머더 발라드’는 섹시하고 강렬한 록 콘서트를 보는 듯하다. 관객들은 무대 위 테이블에 앉아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며, 10분간의 긴 커튼콜에서는 한바탕 록 축제가 펼쳐진다. 4년 만에 돌아온 ‘웨딩싱어’는 위트와 유머가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김도현과 오종혁이 결혼식 파티 가수로 변신해 유쾌하면서도 낭만적인 프러포즈를 선사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현대홈쇼핑 의류 오프라인 매장서도 판매

    현대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홈쇼핑에서 파는 의류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한다고 24일 밝혔다.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인 ‘페리엘리스’를 홈쇼핑 채널에서 처음 방송하고, 동시에 전국 200곳의 베이직하우스 매장에서 판매한다. TV 방송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홈쇼핑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하거나 보상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현대홈쇼핑은 베이직하우스와 손잡고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판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중국에서 이랜드에 이어 국내 의류 매출 2위인 업체로 중국 내 연매출이 1조원에 이른다. 김인권 현대홈쇼핑 대표는 “홈쇼핑 패션 방송의 한계로 여겨졌던 시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국내에서 생산된 패션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 소호 호텔에서 ‘페리엘리스 론칭 기념 패션쇼’를 열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삼성 “5년간 애플 등과 판매금지 소송 않겠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 등 경쟁사들과 앞으로 5년간 판매금지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전향적인 타협안을 내놨다. 우리 돈으로 20조원의 벌금을 낼 수도 있었던 사안이 ‘합의 종결’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결정이 삼성과 애플 간 ‘특허전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모바일 제품의 필수표준특허 관련 판금 소송을 향후 5년간 유예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삼성은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5년간 필수표준특허 침해 판금 소송을 선제적으로 제기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EU 측은 삼성의 이 같은 제안을 공표하면서 앞으로 1개월간 이해당사자들에게 수용 여부를 묻는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U 집행위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성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최종 처리를 결정한다. 삼성은 지난해 스마트폰 필수표준특허 침해를 이유로 유럽 각국 법원에 애플 제품의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그러자 EU 경쟁당국은 삼성이 자신들의 특허권을 남용해 유럽 각지에서 애플의 영업을 부당하게 방해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EU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론날 경우 해당 기업은 연 매출액의 10%까지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EU 측에 최대 183억 달러(19조 5000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EU 당국과 이해당사자들이 삼성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합의 종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번 결정은 판금 소송에 국한된 것이어서 손해배상 소송과는 무관하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먼저 소송을 걸 경우 방어적 차원의 판금 소송 제기를 인정하고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삼성-애플 간 소송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日, 자위대 호위함 엔진부품 英 수출

    일본이 해상자위대용 군수품을 영국에 수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에 사용되는 가와사키중공업의 엔진 부품을 영국 해군 함선에 사용할 수 있도록 수출을 허가했다. 대상 품목은 가스터빈의 프로펠러 회전축에 사용되는 정밀 부품으로, 가와사키가 영국 롤스로이스와의 기술 제휴로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영국 해군은 부품 교체를 위해 롤스로이스에 주문했으나 롤스로이스가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서 가와사키가 대신 지목됐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과 영국 해군함은 같은 구조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영국 해군이 해상자위대에 가와사키로부터 부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일본 경제산업성과 방위성이 중심이 돼 무기 수출 3원칙에 저촉되는지를 검토했다. 일본은 해당 부품이 민간소각장 등에서 발전용 엔진 등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무기’가 아니라고 보고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전투장비용 부품을 수출하기로 한 것이라서 비판이 예상된다. 일본은 방위산업의 유지·육성을 위해 자위대 장비의 수출이 필요하다며 공산권국가, 유엔이 금지한 국가, 국제 분쟁 당사국이나 그럴 우려가 있는 국가 등에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무기 수출 3원칙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지난 7월 ‘신방위대강’ 중간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이날자에서 “무기 수출 3원칙이 ‘형해화’(形骸化)로 나아간다”면서 무기 수출 3원칙의 유명무실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클라이밍 월드컵 11일부터

    세계적인 스포츠클라이밍 스타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볼 수 있는 대회가 전남 목포에서 열린다. 대한산악연맹은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전남도, 목포시와 함께 11~12일 목포 부주산 근린공원의 국제클라이밍센터에서 2013 IFSC 목포 월드컵을 연다고 9일 밝혔다. 대회에는 월드컵 참가를 위해 IFSC에 라이선스를 신청한 만 16세 이상 각국 남녀 대표들이 참가하는데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등 30개국 12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달 러시아 페름 월드컵까지 두 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세계 랭킹 1위 김자인(노스페이스)을 비롯해 20위권 선수 다수가 출전한다. 지난해에 이어 민현빈(24·아디다스)과 김자인이 남녀 리드 동반 2연패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아는 이 없다… 돈 없다… 설 곳도 없다

    [주말 인사이드] 아는 이 없다… 돈 없다… 설 곳도 없다

    한국 영화와 K팝에 이어 ‘K뮤지컬’이 뜬다고 하지만 뮤지컬 시장의 현실은 공허하기만 하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스타 캐스팅과 화려한 무대로 경쟁하는 한편에서 창작뮤지컬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창작뮤지컬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도 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연계에서는 “창작뮤지컬 한 편 무대에 올리는 게 라이선스 뮤지컬 다섯 편 올리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꿈의 무대를 향한 창작뮤지컬 한 편의 여정을 통해 창작뮤지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1990년대 중반 그룹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데뷔해 맑은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사랑받아온 가수 최도원(42)씨. 그는 지금 음반제작사 두왑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작곡가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수년 전 뮤지컬에 심취하더니 아예 뮤지컬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대본을 쓰고 곡을 만들며 수차례 공모전의 문을 두드리기를 3년, 그의 뮤지컬 ‘주그리 우스리’는 내년 1월 드디어 정식 무대에 오른다. “처음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던 분들 모두 뮤지컬 창작은 처음이었어요. 그게 제일 재미있는 점이죠.” 뮤지컬을 제대로 배워 보자는 생각에 지난 2011년 입학한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민강수 작가와 한유진 작곡가를 만났다. 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교사와 실용음악 전문가로 뮤지컬 창작 경험은 전무한 상황. 그해 10월부터 머리를 맞대 대본과 곡을 쓰고, 고치고 또 고쳤다. ‘주그리 우스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두 저승사자가 실적을 쌓으러 이승으로 떠났다가 다다른 장수마을 ‘우스리’에서 겪는 이야기. 현대사회의 냉혹한 경쟁이 저승까지 이어진 현실을 사는 이들이 ‘우스리’에서 비로소 따뜻한 가족애를 발견한다는 휴머니즘의 메시지를 코믹하게 담았다. 이듬해 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창작지원작 공모전에 도전했고 6편의 선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됐어요. 상업성 있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죠.”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하면서 또 한번 손질을 거쳤다. 그리고 찾아온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8월 열린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 앙코르’에 당선된 것. 기존의 공모사업에서 선정됐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창작뮤지컬을 발굴하는 ‘예그린 앙코르’에서 작품은 우수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제작비 5000만원과 극장 대관 지원이라는 행운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배우 섭외와 극장 대관, 자금 유치에 이르기까지 진짜 난관은 그때부터였다. “실력과 인지도를 겸비한 배우들을 섭외하면 좋겠지만 스케줄을 맞추기가 힘듭니다. 또 연말에 막을 올릴 생각으로 극장을 알아보니 연말까지 대관 일정이 꽉 차 있더군요. 깜짝 놀랐죠.” 또 제작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초보 제작자가 창작 무대로 후원을 따내기란 쉽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주그리 우스리’의 첫 공연은 내년 1월 8일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네모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창작뮤지컬 한 편을 무대에 올리려면 3~4년은 버텨야 한대요. 저희는 3년 버텼습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를 만나 세상에 내놓게 됐으니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0년 가까이 사랑받아온 음악인이지만 뮤지컬에서만큼은 ‘신예 창작자’다. 아직 배우 섭외와 홍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지만 최 대표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국내에서 한 해 공연되는 뮤지컬은 150~200편. 이 가운데 70% 정도가 창작뮤지컬로 추산된다. 언뜻 보기에는 창작뮤지컬이 넘쳐나는 듯싶지만 그 뒤에는 90% 정도가 한번 공연만으로 사장되는 암울한 현실이 펼쳐진다. 김희철 충무아트홀 기획본부장은 “외국에서 인정받은 라이선스 뮤지컬은 한두 달 안에 명성을 타고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창작뮤지컬은 만만치 않다”면서 “창작뮤지컬은 홍보와 매출에서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창작뮤지컬이 부족한 작품성으로 관객들을 실망시킨 사례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그날들’,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같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계에서는 라이선스 작품들이 독식하는 시장에서 창작 작품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 본부장은 “창작뮤지컬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인식,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투자자들의 편견, 위험 부담으로 대관을 거절하는 극장 등 총체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고 분석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마이 스케어리 걸’ 등을 만들어 온 뮤지컬헤븐 박용호 대표는 “모든 걸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간단치 않아 배우 캐스팅에 애를 먹는다”면서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늘지 않는 공연계에서는 포장이 화려한 라이선스 뮤지컬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창작뮤지컬을 발굴하는 공모사업은 속속 자리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명동예술극장이 공동으로 창작뮤지컬 제작비를 지원하는 ‘창작산실 지원사업’과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제공하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아트랩, 대구뮤지컬페스티벌 등이 그들이다. 지난해에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포문을 열었고, 올해에는 충무아트홀의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 사업이 첫선을 보였다. 이를 통해 우수한 작품들이 이름을 알리지만, 정식 공연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선정된 작품들 중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선정돼 정식 공연을 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정석 작가는 “대관이나 투자 유치 등은 젊은 창작자들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어서 힘있는 공연기획사와 프로듀서를 만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많아야 5000만원 정도인 공모전의 상금도 뮤지컬 시장의 현실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 소극장 뮤지컬을 한 달 공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억 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정도다. 정부와 민간의 자본이 투입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영화계와는 달리 뮤지컬계는 이제 막 산업화가 시작되는 과도기 단계다. 공연계에서는 창작뮤지컬에서도 ‘쉬리’와 같은 작품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쉬리’의 성공이 한국영화 상업화의 신호탄이 됐듯, 몇몇 우수한 작품들이 계기가 돼 창작뮤지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이를 발판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방안이 첫째는 제작 역량의 강화다. 창작자들이 대본, 음악, 연출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창작산실 지원사업, SK행복나눔재단 등으로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조용신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예술감독은 “뮤지컬의 기초 체력인 작법 능력은 공공자본을 투입해 다질 필요가 있다”면서 “기성 창작자들이라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컬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외형만 급성장한 시장에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과열경쟁이 진정되지 않으면 창작뮤지컬은 언제까지나 그들의 독식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김 본부장은 “이런 현실 속에서 활로를 찾는 방법 중 하나는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창작뮤지컬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오늘의 눈] 화려한 뮤지컬, 텅빈 속/김소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화려한 뮤지컬, 텅빈 속/김소라 문화부 기자

    “개막하는 대작은 많은데 정작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은 별로 없어요.” “아이돌을 캐스팅해도 흥행 성공이 꼭 보장되지는 않더라고요.” 뮤지컬을 취재하면서 공연기획사의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이야기들이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뻔한 이야기라 기삿거리로 삼기에도 애매하다. 그런데도 공연계는 큰 변화가 없다. 비슷비슷한 대작들, 아이돌 캐스팅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그리고 나서 티켓 판매 부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3000억원 규모라는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은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공연되는 작품 수는 해마다 200~300편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느 대중문화 시장이 그렇듯 ‘돈 되는 작품’에 대한 쏠림현상이 뚜렷하다. 스타 캐스팅, 유럽 사극, 화려한 무대세트와 의상은 뮤지컬의 전형적인 3요소가 됐다. 공연 시장을 좌우하는 여성 관객의 입맛에 맞춘 작품들이 줄을 이었고,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너도나도 대극장 뮤지컬 주연을 꿰찼다. 그렇다고 이런 작품들이 ’대작’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아니다. 넘쳐나는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은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외면받기 십상이고,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은 더 이상 이슈조차 되지 않는다. 뮤지컬 시장에 정확한 흥행 성공 통계는 없다. 하지만 공연계 여기저기서 들리는 ‘앓는 소리’와 뮤지컬 티켓 판매 페이지에 덕지덕지 붙는 각종 할인 혜택이 간접적으로 이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과장을 보태 말하자면 ‘공갈빵’ 같다. 한껏 부풀어오른 겉모습이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만 정작 한입 베어 물면 드러나는 텅 빈 속에 허무해진다. 공갈빵은 텅 빈 속을 발견했을 때 의외의 재미라도 있지만, 뮤지컬의 텅 빈 속은 뼈아프기만 하다. 공연기획사들의 수익을 걱정해서가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 식의 작품들 사이에서 느낄 관객들의 피로감 때문이다. 관객의 외연을 넓히는 데도 장기적으로는 걸림돌이다. 공연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뮤지컬을 보기 시작한 관객들은 처음에는 화려함에 끌리지만, 얼마 못 가 뮤지컬에 대한 고정관념에 빠지기 쉽다”고 털어놓았다. 공연계에 다양성이 절실하다. 관객들에게는 더 나은 볼거리를, 공연기획사들에게는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최근 ‘애비뉴 큐’(Avenue Q)와 같이 독특한 소재와 형식의 뮤지컬이 선보이고,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창작 뮤지컬들이 주목받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안 되는 작품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양성에 기여하는 작품들을 내놓되 적절한 흥행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공연기획사들은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뮤지컬 ‘구텐버그’는 화려한 1막에 비해 2막이 부실하고, 스토리와 무관한 역사적 사건을 끼워넣어 진지한 척하는 브로드웨이 대작 뮤지컬들의 뻔한 표현 방식들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손뼉을 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웃는 관객들은 그저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재미있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sora@seoul.co.kr
  • 편견에 맞선 초록마녀, 옥주현이 딱!

    편견에 맞선 초록마녀, 옥주현이 딱!

    한국판 ‘초록마녀’는 단연 옥주현(33)이었다. 그는 지난해 내한공연에 이어 오는 11월 첫 국내 라이선스 공연을 앞둔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 엘파바 역에 발탁됐다.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나쁜 마녀 엘파바가 사실은 약자의 편에 서는 정의로운 인물이었으며, 괴상한 외모와 불 같은 성격 때문에 그가 겪어야 했던 편견을 이야기하는 작품. 그는 미국 오리지널 프로덕션 제작진이 진행한 오디션을 거쳐 주연을 거머쥐었다. 그의 주인공 발탁은 예상됐던 결과다. 공연계 관계자와 팬들 모두 한국판 초록마녀에 옥주현을 1순위로 꼽아왔다. 엘파바가 부르는 넘버는 시원하게 뽑아내는 가창력이 핵심이기에 이를 소화하기에는 옥주현이 제격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자신의 터전에서 인정받기 위해 편견과 싸워야 했던 옥주현의 성공기와 엘파바의 이야기가 겹쳐 보였기 때문이라는 점도 컸다. 1998년 핑클로 데뷔해 ‘국민 걸그룹’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그의 뮤지컬 도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5년 오디션을 거쳐 대작 뮤지컬 ‘아이다’의 주인공으로 발탁됐을 때 뮤지컬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아이돌의 인지도로 덥석 주연을 꿰찼다”는 악플이 이어졌다. ‘시카고’, ‘캣츠’ 등을 거치며 실력을 갈고 닦았지만 뮤지컬 팬들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했다. 그러나 그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아이다’의 공주에서 ‘캣츠’의 늙고 초라한 고양이, ‘몬테크리스토’의 아름다운 여인에서 ‘레베카’의 악역까지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했다. 특히 ‘엘리자벳’에서 황실에 갇혀 살기를 거부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았던 황후로 분해 극찬을 받았다. 지금은 그가 뮤지컬계 최고 디바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위키드’를 보면서 엘파바와 제가 참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갖고 있는 타인에 대한 편견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그게 편견일 수도 있고 오해로 시작된 것일 수도 있어요. 나쁜 설(說)이 얹히고 얹히는 엘파바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 오디션을 통과한 데에도 그의 실력뿐 아니라 ‘엘파바의 기질’이 크게 작용했다고 돌이켰다. “제작진은 저의 경력에 대해 많이 알고 계셨어요. 오디션은 면접처럼 치러졌고 엘파바가 표현해야 하는 내면의 기질을 제가 갖고 있는지 끌어내려 하셨죠.” 그는 지난해 내한공연을 7~8차례나 반복해서 본 ‘회전문 관객’일 정도로 ‘위키드’에 애착을 보였다. 그는 “(편견에 휩싸이는)경험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게 마련”이라고 말을 아끼면서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고 진심을 나누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진심을 다해 연기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뮤지컬 ‘위키드’는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위키드: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토대로 2003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10년간 전세계 36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지난해 내한 공연은 23만 5000여명이 관람하며 국내 뮤지컬의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원한 가창력으로 뮤지컬계에서 실력파로 꼽히는 박혜나가 옥주현과 엘파바에 더블캐스팅됐다. 정선아와 김보경이 ‘하얀마녀’ 글린다에, 이지훈과 조상웅이 두 마녀의 사랑을 받는 피에로 왕자에 각각 캐스팅됐다. 11월 22일~12월 22일 서울 샤롯데시어터. 6만~14만원. 1577-336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인류여, 자연을 베껴라

    인류여, 자연을 베껴라

    옷이나 가방에 지퍼 대신 사용되는 벨크로, 일명 찍찍이는 스위스의 기술자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 1941년 알프스 하이킹 도중 옷에 달라붙은 도꼬마리(국화과의 한해살이 풀)에서 착안한 발명품이다. 자연을 관찰해 얻은 아이디어에 과학을 더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생체모방’ 기술의 초창기 대표 사례로 꼽힌다. ‘새로운 황금시대’(원제 The Shark’s Paintbursh)는 이러한 생체모방 기술을 19세기 골드러시에 빗대 21세기 비즈니스의 새 금광으로 제시한다. 저자인 제이 하먼은 30년간 생체모방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개발해 온 발명가이자 기업가다.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해양야생국에서 동식물 연구가로 일하면서 터득한 생체모방 기술을 토대로 1982년 에너지 연구그룹 ERG를 설립해 호주 최대의 기술전문 회사로 성장시켰고, 이후 많은 특허와 라이선스를 가진 팍스사이언티픽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가 만든 자연 모방 디자인 제품은 냉장고, 터빈, 팬, 믹서 장치, 펌프 등 다양하다. 책에 따르면 생체모방 기술은 항공우주, 운송, 신소재, 약학, 건축 등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가령 원제로 사용된 상어의 사례를 보자. 상어의 움직임이 빠른 것은 거친 피부 표면이 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속도를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독일 과학자들은 상어의 피부 조직에서 영감을 얻어 항공기와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키는 페인트를 개발했다. 실험 결과 선체의 마찰력은 5% 이상 줄어들었다. 전 세계 항공기에 적용될 경우 연간 총 450만t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 상어 피부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피도가 상어 피부와 유사한 형태의 직물로 만든 전신 수영복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쏟아내는 데 기여했다.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은 물총새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물을 튀기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물총새의 머리와 부리를 연구한 끝에 열차의 코를 유선형으로 만들어 속도는 높이고 소음은 줄였다. 고래의 지느러미는 풍속 변화를 최소화해 돌풍에서도 전력 생산을 할 수 있게 풍력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거미줄의 탄성과 연꽃의 방수 성질은 신소재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버섯과 균류는 약학 분야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육해공의 모든 생명체가 인간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의 무궁무진한 보고인 셈이다. 생체모방이란 용어는 동물학자인 재닌 베니어스가 1997년 처음 사용했지만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주변의 동식물에게서 삶의 지혜를 빌려 왔다. 폴리네시아인들이 사용하는 아웃리거 카누(선체 밖에 노가 붙어 있는 카누)는 물에 뜨는 콩깍지의 모습을 본떴고, 호주 원주민들은 새의 날개를 모방해서 부메랑을 만들었다. 이런 전통은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뒷전으로 밀렸다. 굳이 자연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 없이 값싸고 풍부한 동력을 활용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인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며, 세계 경제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생체모방 혁명이야말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곤경에 처한 우리 세계는 생체모방을 통해 재창조될 수 있다. 수천억, 수조 개에 달하는 자연의 해법은 새로운 세계 건설의 원대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 우리의 병든 환경과 대기를 구하고,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낳을 것이다.”(437쪽) 책은 생체모방 기술이 창업가들에게 매력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생체모사 비즈니스 운영의 원칙과 특허 획득, 시장을 장악하는 정확한 타이밍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결국 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룬 책이지만 자연을 착취하는 대신 자연에서 지혜를 빌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저자의 주장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말한다. 성공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연구실이나 회의실에 앉아 있지 말고 자연으로 눈을 돌려라.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싸이 비하면 우린 아기… 하이힐 벗고 우리 색깔 찾았죠”

    “싸이 비하면 우린 아기… 하이힐 벗고 우리 색깔 찾았죠”

    “사진 찍을 때도 예쁜 척 금지, 브이(V)자도 금지, 인위적인 표정과 포즈 모두 금지예요. 자유롭고 개성 있는 모습이 저희 색깔이니까요.” 머리에 쓰는 헬멧을 바구니처럼 하나씩 손에 들고 14일 서울신문사를 찾은 5인조 신인 걸그룹 크레용팝(웨이, 소율, 금미, 초아, 엘린)은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하며 활짝 웃었다. 첫눈에도 ‘심상찮은’ 걸그룹이다. 단추를 목까지 채운 티셔츠에 미니스커트 아래로 긴 트레이닝복을 받쳐 입고 머리에 헬멧을 쓴 채 ‘빠빠빠’를 외치는 이들은 민망한 노출이나 선정적인 춤 동작 없이도 맹렬한 기세로 가요계에 급부상했다. 재미있는 안무, 신나는 노래가 이들의 병기다. “‘빠빠빠’로 생각지도 못한 사랑을 받게 돼 한동안 적응이 안 됐어요.”(소율),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빠빠빠’가 1위를 한 날 눈을 씻고 차트를 다시 봤어요. 저희끼리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했죠.”(웨이) 지난해 7월 데뷔한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중고 신인’이다. 데뷔 앨범은 다른 걸그룹들과 차별화하지 못하면서 실패했고, 석 달 뒤 낸 두 번째 앨범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세 번째 앨범 타이틀곡 ‘빠빠빠’도 초반에 묻히는 듯했으나 한 달여 만에 역주행해 정상까지 올랐다. “‘빠빠빠’가 음원 순위 100위에 걸쳐 있어서 기뻤어요. 그것도 처음이었거든요. 잠깐 내려가는 듯했는데 SNS에서 뮤직비디오와 안무 연습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순위가 올라가기 시작했어요.”(초아) “가요 관계자들이 예전에는 음반을 내면 순위가 점점 올라가는 게 정상인데 요즘은 이런 일이 통 없었다고 얘기해 주시더라구요.”(엘린) 이들의 안무를 보면 누구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특히 다섯 명의 멤버가 5기통 엔진처럼 뻣뻣한 자세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직렬 5기통’ 춤은 장안의 화제다. “원래는 위아래로 뛰는 동작만 있었는데 체력 소모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점프할 때 손동작을 추가했는데 피스톤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주면서 그런 이름이 붙었어요. 원래 저희는 ‘두더지춤’, ‘점핑춤’, ‘널뛰기춤’이라고 불렀었죠.” 실제로는 도입부에 손을 45도 각도로 올려붙이고 추는 개다리춤을 가장 좋아한다는 이들은 “뛰어다니는 동작이 많아 숨이 차지만 무대에서는 티 안 내고 밝게 웃으려고 표정 연습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래와 춤은 연예인은 물론 경찰관, 외국인들까지 패러디에 동참하며 신드롬을 낳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가 한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구라용팝’도 그중 하나다. 따라하기 쉽고 코믹한 안무에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이들은 ‘제2의 싸이’로 불린다. 미국 빌보드는 지난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1년간 바이러스처럼 퍼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이을 스타가 탄생했다”며 크레용팝을 소개했다. 세계적 음반사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도 앨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싸이 선배님에 비하면 저희는 코흘리개인 셈인데 나란히 이름이 거론되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죠. 소니와 계약한 것도 기분 좋구요. 코믹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도 저흰 아주 마음에 들어요. 저희만의 유쾌한 면모를 원없이 보여 줄 수 있잖아요.” 히트곡 ‘빠빠빠’가 탄생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랜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다. 데뷔 앨범을 내고도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던 이들은 자신들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에 2집 ‘댄싱퀸’ 때부터 트레이닝복을 입기 시작했다. 후속곡 ‘빙빙’으로 활동할 때도 교복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불량 여고생을 콘셉트로 잡았다. “아이돌 홍수시대이다 보니 좀 더 과감히 우리 색깔을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댄싱퀸’ 때 발차기와 고독춤 등 특이한 안무를 살리려고 트레이닝복을 입자고 제가 먼저 제안을 했죠. 원래는 쫄쫄이를 입으려고 했는데 발차기 느낌이 잘 안 살아서 트레이닝복으로 바꿨어요. 그때부터 일명 ‘추리닝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팬들이 생겨났어요.”(웨이) 털모자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명동, 홍대, 신당동 등 길거리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우리가 가수인지 댄서인지 헷갈려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옷에다 그룹과 멤버 이름을 새겨넣기까지 했다. 수도권 지역은 아마 거의 다 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헬멧을 쓰게 된 것은 초아의 아이디어. 초아는 “독수리 5자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이들의 의상은 다 합해 대여섯 벌이 고작이다. 헬멧에 있는 두 줄의 띠는 매번 매니저가 색깔을 바꿔 붙인다. 삼복더위에 온몸을 꽁꽁 싸맨 의상이 더울 법도 하지만 트레이닝복 예찬론을 펼쳤다. “데뷔 때는 저희도 하이힐에 귀걸이 등 액세서리를 하고 춤을 췄는데 모두 다 뺐어요. 요즘은 다른 걸그룹들이 밥을 먹어도 배 안 나와 보여서 좋겠다고 부러워해요.” 크레용팝의 뒤에는 30~40대 아저씨팬들, 일명 ‘저씨팝’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공개방송 때 ‘저씨팝’들도 트레이닝복에 헬멧을 쓰고 오셔서 우릴 응원해 준다”고 웃었다. 일본에서도 미니 콘서트를 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런 과정에서 한때 일본의 괴짜 걸그룹들을 모방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늘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장기를 펼쳐 보이겠다는 생각에 TV 예능 프로그램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인기가 수직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들은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아이디어로 팬서비스를 할까, 즐거운 고민 중이다. “‘빠빠빠’는 가사가 많지 않고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저희 모습을 다 보여 드리지 못한 것 같아요. 다음 앨범에는 발라드도 넣어 더 다양해진 색깔을 보여 드릴 겁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꺄악~” 2000여 관객 기립박수… 뮤지컬 한류 通했다

    “꺄악~” 2000여 관객 기립박수… 뮤지컬 한류 通했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자리한 오차드 홀. 뮤지컬 ‘삼총사’ 공연 도중 달타냥 역의 준케이(투피엠)가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 통로에 섰다. 삼총사가 달타냥에게 총사 자격을 시험한다며 아름다운 여성의 이마에 키스를 하라고 지시한 것. 준케이는 몇 걸음 걸어가더니 현지의 여성 관객 가와모토 리사(17)양 앞에 멈춰 이마에 키스를 했다. ‘꺄악~’ 하는 함성이 대번에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크기의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뮤지컬 ‘삼총사’는 국내 공연기획사 엠뮤지컬컴퍼니가 두 번째로 일본 무대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첫 번째 일본 진출작인 ‘잭 더 리퍼’는 지난해 일본 전체 뮤지컬 흥행 7위를 기록했으며 주연배우인 김법래는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스타로 떠올랐다. ‘삼총사’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체코 뮤지컬로 2009년 국내 초연됐다. 이날 일본 공연에서도 2000석이 매진됐다. 공연 시작 후 내내 조용하던 관객들은 준케이가 처음 등장하자 일제히 술렁였다. 이내 신성우, 김법래, 민영기 등 삼총사로 분한 배우들의 개별 무대에 환호했고,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한국적 유머 코드에도 즉각즉각 반응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는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쳤고 2, 3층의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프랑스 소설이 원작인 체코의 뮤지컬을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연기하고, 이를 다시 일본어 자막으로 봐야 하는 무대. 이런 공연이 일본에서 흥행한다는 사실은 특이하다. ‘삼총사’의 일본 측 기획사인 후지미디어홀딩스 산하 ‘쿠아라스’의 마쓰노 히로후미 국장은 “한국에 성량이 풍부한 배우가 더 많고, 일본 연출자는 원작을 개작하는 데 조심스러운 반면 한국 연출자는 원작을 과감히 바꿔 리메이크에 능하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화려한 춤 솜씨와 가창력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사이타마에서 온 사이토 가즈코(50)는 “준케이를 좋아해 한 번 더 예매했다”면서도 “한국 뮤지컬은 처음 보는데 준케이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노래와 춤이 뛰어나다”고 감탄했다. 아직은 뮤지컬 작품 자체가 아닌 K팝 아이돌 열풍에 의존하는 한계도 있다. 달타냥 역에 캐스팅된 배우 5명 중 엄기준을 제외하고 준케이, 규현(슈퍼주니어), 이창민(투에이엠), 송승현(FT아일랜드) 등 4명이 아이돌 그룹 멤버다. 이날 공연에서도 준케이를 보러 온 K팝 팬들이 상당수였다. 기획사 측은 ‘삼총사’가 K팝 아이돌을 동원한 이벤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쓰노 국장은 “아이돌 가수는 10대 후반인 주인공의 연령대에 맞으면서, 무대 경험이 많아 다른 뮤지컬 배우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면서 “관객들은 아이돌을 보러 와서 한국 뮤지컬의 팬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라이선스 뮤지컬뿐 아니라 창작 뮤지컬들도 이미 일본에 진출했다. 도쿄 롯본기에는 1년 내내 한국 뮤지컬을 올리는 ‘아뮤즈 뮤지컬 시어터’가 문을 열기도 했다.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쓰노 국장은 “한국 드라마는 일본에 이미 안착했고, K팝 아이돌 그룹도 일본 팬들에게 익숙하다”면서 “한국 뮤지컬계의 좋은 연출가와 작품이 일본에 소개돼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오종혁 “꽃미남 이미지 빼고 민낯 보여드릴게요”

    오종혁 “꽃미남 이미지 빼고 민낯 보여드릴게요”

    그는 1999년 한 아이돌 밴드의 멤버로 데뷔해 10대 소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걸을 때쯤 그는 솔로 가수로 독립한 뒤 뮤지컬 무대에 진출했다. 여기까지는 최근 뮤지컬계를 장악한 ‘뮤지돌’(뮤지컬+아이돌)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다른 아이돌 가수들이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에 몰릴 때 그는 소극장 창작 뮤지컬에서 실력을 갈고닦았고, 라이선스와 창작 작품을 가리지 않았다. 바로 오종혁(30)의 이야기다. 2000년대 초반 그룹 ‘클릭비’로 인기몰이를 했던 그가 지금은 뮤지컬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 상반기 주연을 맡은 창작 뮤지컬 ‘그날들’의 이례적인 흥행에 이어 차기작 ‘쓰릴미’에서 비상한 머리와 섬세한 내면을 가진 ‘나’ 역할을 맡았다.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듯 뮤지컬 신인 시절에 도전했던 작품을 다시 찾았다. 최근 서울 신촌의 공연장에서 만난 그는 오는 10일 있을 첫 공연을 앞두고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뮤지컬은 제 모든 게 관객들에게 보여진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사실 방송은 제가 지쳤거나 재미없는 모습은 편집되고 멋진 모습만 보여지잖아요.” 만화 주인공 같은 외모와 가창력으로 소녀 팬들을 사로잡았던 그때 그 오종혁이 맞나 싶다. “14년 동안 활동하면서도 스스로 연예인에 맞는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왔어요. 카메라 앞에서 멋있는 표정을 짓는 것도, 팬들 앞에서 제 감정을 숨기고 멋진 말을 해주는 것도 잘 못했죠.” 그런 그에게 뮤지컬은 돌파구와도 같았다. “뮤지컬 무대에 서면 순수한 기운이 느껴져요. 제 실수마저도 여과없이 보여지고, 관객들과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말이에요. 그래서 군대에서 전역한 뒤 바로 뮤지컬을 선택했어요.” 노래와 춤 모두 자신 있었던 그였지만 뮤지컬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데뷔작인 ‘온에어 시즌2’의 오디션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노래와 춤, 연기 모두 가수와 뮤지컬 배우가 하는 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연출께 ‘죄송합니다. 뮤지컬에 대해 더 잘 알고 오겠습니다’라고 사과드릴 정도였어요.” 하루 두세 시간을 자며 연습에 매진해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르자 이번에는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에 부딪혔다. 두 번째 작품인 ‘쓰릴미’에서였다. “그저 막연하게 해 보고 싶은 작품이었지 이처럼 마니아층이 두꺼울 줄은 몰랐어요.” ‘쓰릴미’는 1924년 미국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어린 나이에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두 천재 소년이 아이를 유괴해 살인하고 법정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단 두명의 배우가 풀어나간다. 피아노 선율 위에 펼쳐지는 팽팽한 긴장감이 객석을 압도하며 2007년부터 탄탄한 마니아층을 쌓아왔다. “저와 함께 짝을 이룬 이지훈 형과 제가 이 작품의 첫 가수 출신 출연자였어요. 쏟아지는 우려에 상처도 받았지만 그만큼 치열하게 매달렸던 것 같아요.” 우려와는 달리 팬들은 그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도 한바탕 티켓 전쟁이 벌어졌다. 그에게도 ‘쓰릴미’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많이 혼나면서 연습했어요. 연기 자체를 좀 더 배우고 알고 싶게 했던 작품이죠.” 3년 만에 다시 이 작품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었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 치열함, 성장에 대한 갈망…. 그때와는 또 다른 부담감 속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 이제 연습이 있어서….” 일어서려는 그를 붙잡고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의 눈이 반짝였다. “소극장이든 대극장이든 작품만 좋다면 뭐든 해보고 싶습니다. 좀 더 단련되고 성장한다면 소극장 연극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꽃미남, 올곧은 사나이, 그 어떤 이미지도 아닌 제 모든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오는 9월 29일까지 서울 신촌 더 스테이지. 4만 4000~5만 5000원. (02)744-433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청소년에 좋은 공연 경험할 기회 만들어줘야”

    “청소년에 좋은 공연 경험할 기회 만들어줘야”

    올해 상반기 뮤지컬계의 최대 화제작은 단연 ‘레 미제라블’이었다. 하지만 라이선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국내 초연되기 전인 2008년부터 꾸준히 공연되며 누적 관객수 24만명을 돌파한 창작 뮤지컬 ‘레 미제라블’이 있다. 수년 째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 뮤지컬을 제작해온 엔에이(N.A)뮤지컬컴퍼니의 뚝심이 일궈낸 작품이다. “청소년 때 좋은 공연을 경험해야 성인이 돼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 기회는 어른들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태양섭(45) 엔에이뮤지컬컴퍼니 대표는 ‘불황’을 입에 달고 사는 공연기획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청소년 뮤지컬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까지 100만명이 넘는 청소년 관객들이 저희 무대를 찾았어요. 분명 수요는 있었지만 기획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었던 것뿐입니다.” 태 대표는 극단에서 풀통을 들고 다니며 포스터를 붙이던 ‘풀통 마지막 세대’였다. 여러 극단을 거친 뒤 날마다 새로운 공연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2002년 엔에이뮤지컬컴퍼니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특정한 관객을 타깃으로 삼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을 한 뒤 정작 극장을 나서는 어린 관객들이 ‘이게 뭐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걸 보고 ‘아차’ 싶었다.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무대 기술까지 선보이면서 화려한 공연을 연출했지만 정작 어린이 관객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어린이들의 눈은 저만큼 높아져 있는데, 어른들이 그걸 몰랐던 거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무대를 선보이기로 결심하고 내놓은 작품이 ‘레 미제라블’이었다.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공연 시간을 70분으로 압축하고 비보잉 댄스를 넣었다. 비련의 여인 팡틴이 사창가 대신 거리를 방황하다 죽음을 맞는 것으로 원작도 각색했다. 2008년 처음 시작한 공연은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2010년 누적관객 24만명의 기록을 세웠다. 지금껏 ‘노틀담의 곱추’, ‘한 여름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뮤지컬 무대에 올려온 태 대표에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줄거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 정서에도 맞도록 각색합니다. 하지만 배우의 실력과 작품의 수준은 최대한으로 끌어올리죠.” 실제로 지난 7월부터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노틀담의 곱추’와 ‘레 미제라블’에는 유럽에서 활동한 성악가와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했다. 또 다른 원칙은 5만원을 넘지 않는 ‘착한’ 티켓 값을 유지하되 좌석에 가격 차등을 두지 않는다는 것. 청소년들이 금액에 따라 좌석의 등급이 갈리는 씁쓸한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태 대표는 “라이선스 뮤지컬 못지않은 규모와 수준을 자랑하는 청소년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문화 In&Out]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창작 뮤지컬 ‘호평·흥행의 텃밭’ 되다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창작 뮤지컬 쇼케이스 경연인 ‘예그린앙코르’의 관람 신청이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smf2012)에서 시작됐다. 총 4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각각의 작품을 소개하는 게시글에 댓글을 달면 1인 최대 2장까지 선착순으로 티켓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전체 티켓 60장과 대기자 30여명의 신청이 모두 10시 정각에 마감됐다. 무료 행사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창작 뮤지컬의 쇼케이스에 쏠리는 관심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SMF)은 국내 유일의 창작뮤지컬 페스티벌이다. 한 해 동안 창작 뮤지컬의 발전에 기여했거나 주목받은 작품이나 인물 등을 시상하는 ‘예그린어워드’, 대학생 창작 뮤지컬을 일반 관객들에게 공연하는 ‘예그린프린지’ 및 각종 학술행사 등이 진행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이 ‘예그린 앙코르’다. 기존 창작 뮤지컬 지원사업에서 수상했지만 아직 정식 공연을 열지 못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쇼케이스 경연을 하고, 최종 우수작 2편을 선정해 제작비 5000만원과 극장 대관을 지원한다. 어렵게 발굴된 작품들이 사장되지 않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올해에는 ‘내 인생의 특종’, ‘라스트 로얄 패밀리’, ‘문리버’, ‘주그리 우스리’ 등 4개 작품이 경연을 벌인다. 지난해 처음 열린 예그린앙코르가 일궈낸 성과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관심이 이해가 된다. 지난해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된 ‘여신님이 보고계셔’와 ‘날아라, 박씨’는 올해 상반기 정식 무대에 올려져 평단의 호평과 흥행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충무아트홀에서 유료 객석 점유율 최고 95%를 찍고 대학로로 진출했다. 때문에 이번 경연에서는 어느 작품이 이들의 흥행기록을 이을 주자가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장학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사무국장은 “뮤지컬 매니아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면서 “일본의 공연 관계자들도 쇼케이스를 보고 싶다는 문의가 올 정도”라고 말했다. 3000억원에 이르는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서 창작 뮤지컬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한해 공연되는 작품 150여편 중 창작 뮤지컬이 100~120편이라고 추산한다. 그러나 자본과 대중의 관심은 여전히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에 쏠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형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이 유럽 사극, 화려한 무대와 의상, 아이돌 스타 마케팅 등 ‘자기 복제’를 거듭하는 동안 창작 뮤지컬은 ‘그날들’이라는 흥행작을 내놓을 만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뮤지컬 시장의 거품 붕괴마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예그린 앙코르’와 같은 창작 뮤지컬 지원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④ 창조경제 중심에 ‘대학’이 있다-스위스·네덜란드 공대 르포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④ 창조경제 중심에 ‘대학’이 있다-스위스·네덜란드 공대 르포

    대학은 학생을 키운다. 하지만 졸업생 역시 사회적으로 공헌하면서 대학의 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는 졸업생의 덕을 가장 많이 본 대학으로 꼽힌다. 취리히공대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교이자 볼프강 파울리 등 지금까지 모두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로잔공대까지 합치면 수상자는 29명이다. 취리히공대는 로잔의 로잔연방공과대(로잔 EPF)와 함께 스위스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으로 불린다. 스위스 교육시스템의 꼭대기에 두 대학이 있다. 16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각종 대학평가에서 미국 일부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등 영어권 대학을 제외하면 최고의 대학 위치를 수십년간 지켜오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찾은 취리히공대는 다른 유럽대학처럼 도시와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아인슈타인이 공부했고, 기념품이 전시된 본관을 제외하면 조그마한 건물마다 연구실이 몇 개씩 나뉘어 있었다. 취리히공대의 가장 큰 특징은 교수의 60%, 학생의 37%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로잔공대 역시 외국인 비중이 45%에 이른다. 두 대학에 소속된 사람들의 출신국가는 무려 120개국이 넘는다. 그러나 학부과정은 독어권인 취리히공대는 독일어로, 불어권인 로잔공대는 프랑스어로 진행된다. 박형규 취리히공대 환경학부 교수는 “대학원 이후부터는 영어를 사용하지만, 학부 과정에서는 스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지역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모국어로 교육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교수와 연구원에게는 ‘출발이 쉬운’ 환경을 조성해 준다. 원하는 연구장비나 인력은 물론 연구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쉽게 지원받을 수 있다. 교수 초임은 18만 달러 수준이며 연구원들 역시 매달 5000~8000달러를 받는다. 세계 최고 대우다. 연방정부가 기본적인 인건비와 연구비를 보장하기 때문에 경제상황에 따른 예산 삭감 논란도 없다. 지난해 두 공대가 쓴 예산은 25억 스위스 프랑(약 2조 9711억원)에 이른다. 물론 연방공대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대가 없이 화수분처럼 계속될 리는 없다. 두 대학에서 나올 연구결과들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연방공대에서 개발된 기술의 상당수는 산업체에 이전되거나 창업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로잔공대의 경우 기술이전사무소에서 특허관리와 라이선스 등록을 담당하고, 산업협력센터에서 기업과 연구소를 연결하고 이를 관리해 준다. 창업하는 학생이나 교수는 1년간의 연구비를 보장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도록 하는 ‘이노그랜트’ 제도가 있다. 특히 각 기업들이 입주한 ‘이노베이션 스퀘어’와 ‘사이언스 파크’는 스위스 경제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노바티스, 시스코, 노키아, 로지텍, 네슬레, P&G 등 다국적기업들이 로잔공대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인 누구나 사용하는 ‘현대식 마우스’와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인 ‘연료감응태양전지’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취리히공대에도 디즈니와 IBM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의 교통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세계각국 정부사업에도 참여한다. 연방공대는 이사회가 같고, 스위스의 국가 경쟁력을 위해 만들어진 만큼 기초과학을 제외한 중점 응용 분야는 다르다. 중복투자를 막는 조치이다. 로잔공대는 마이크로 및 뇌 분야, 취리히공대는 에너지와 응용물리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의 창업은 철저하게 상향식으로 진행된다. 대학은 창업 아이디어에 대해 멘토를 연결시켜 주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박 교수는 “취리히공대는 1년에 한 번씩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해, 수상작들에 대해 실제 창업을 지원한다”면서 “학교에서 지원한 창업들의 경우 5년 뒤 생존율이 90%나 될 정도로 고르는 눈과 지원시스템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와 함께 유럽의 대표 강소국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역시 공대가 사회발전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네덜란드는 특히 ‘돈이 되는 연구’와 ‘황당한 아이디어’에 연구비를 몰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에인트호번공대에서 시작해 완성단계에 접어든 ‘실험실에서 키우는 육류’(배양육)나 델프트공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속 250㎞ 시내버스’ 등이 ‘네덜란드식 사고’의 산물이다. 2025년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마스 원’ 프로젝트 역시 네덜란드 공대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 델프트공대 관계자는 “황당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없던 기술이나 사고방식을 도입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진 산물들은 기존 산업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철민 델프트공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어떻게든 학문을 육성해 산업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국가 차원에서 장애가 되는 규제를 모두 풀어 버린다”면서 “순수학문인 기초과학 이외의 분야에서는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연구비지원의 1차적인 관문이 될 정도로 실용화, 산업화에 대한 원칙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학생이나 교수의 아이디어를 대학이 책임지고 지원하는 대신, 기업을 전면에 내세워 산업과의 직접적인 연계를 꾀한다. 각 대학들은 네덜란드 대표기업과 손잡고 창업단지를 운영한다. 델프트공대의 경우 필립스의 출자로 ‘예스 델프트’라는 벤처단지를 2006년 설립했다. 아이디어가 있는 학생과 교수는 델프트공대에서 ‘기업가정신’과 ‘회사 설립 방법’에 대한 교육을 마치면 ‘예스 델프트’의 인큐베이션 센터에 지원할 수 있다. ‘예스 델프트’는 사무실을 거의 공짜로 임대해 주고 사업계획서 수립부터 실제 운영까지 도와준다. 기업과 대학은 물론 ‘벤처캐피털’이나 은행 등의 멘토단이 실시간으로 상담해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한다. 3년이 지나면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떠나야 한다. 취리히·로잔·델프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동아시안컵] 되찾은 투혼, 못찾은 한방

    [동아시안컵] 되찾은 투혼, 못찾은 한방

    “이틀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수비와 압박은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령탑 데뷔 전인 지난 20일 동아시안컵 호주전에서 희망을 쏘았다. 21대5라는 압도적 슈팅 수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결정력 부재로 0-0 무승부에 그쳤지만, 달라진 경기력은 찬사를 받을 만했다. 조직적인 압박과 적극적인 협력수비, 과감한 전진 패스로 상대진을 무너뜨리는 모습은 단 사흘간 합숙한 선수들치고는 기대 이상이었다. A매치 경험이 적거나 없는 젊은 선수들인 데다 빡빡한 리그 일정으로 100% 체력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3위 한국은 호주(40위)를 압도했다. 원톱 김동섭(성남), 섀도스트라이커 이승기(전북), 좌우 날개 윤일록·고요한(이상 서울)이 쉼 없이 골대를 두드렸다. 브라질월드컵을 노리는 영건들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생존본능’이 발동한 태극 전사들은 투지 넘치게 뛰었다. 빠르고 간결한 패스는 물론 슬로건인 ‘원팀’을 의식한 듯 콤비네이션 플레이도 돋보였다. 과감한 슈팅을 21개(전반 11개, 후반 10개)나 날렸지만 골키퍼 유진 갈레코비치(애들레이드)의 선방과 염기훈(경찰)의 골대 불운까지 겹쳐 끝내 득점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축구인들은 엄지를 세웠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짧은 원터치 패스들이 잘 연결됐고, 슈팅을 만드는 과정도 유기적이었다”고 했고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은 “골은 없었지만 전체 밸런스가 잘 맞았다”고 평가했다. 대표선수 23명이 호흡을 맞춘 시간은 이틀에 불과했다. J리거 7명은 리그 경기를 마치고 지난 18일에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였다. 주어진 시간은 단 48시간. 홍 감독은 “짧은 시간에 조직력을 만들기는 힘들지만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8년간 대표팀에 있으면서 단기간에 팀을 끌어올리는 경험과 매뉴얼이 있다”고 자신했다. 2006년 국가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20세 이하 대표팀(2009년), 아시안게임대표팀(2010년), 올림픽대표팀(2012년) 감독을 두루 거친 홍 감독은 짧은 기간에 팀을 만드는 노하우를 안다. 2~3일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는 맞춤 운영안을 연구해 2010년 지도자 최고과정인 P급 지도자 라이선스 교육 당시 ‘48시간 매니지먼트’를 논문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짧은 훈련 기간 동안 약속된 패스플레이와 세트피스에 힘을 쏟았고, 그라운드를 잘게 쪼개 선수들에게 압박하는 위치와 방법도 손수 가르쳤다. 패스 속도와 타이밍, 움직임까지 세심하게 살폈다. 결국 단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했다. 홍 감독은 “이기진 못했지만 선수들과 함께한 2∼3일이 훌륭했다”면서 “첫 경기보다 2차전이, 그보다 3차전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명보호는 21일 FIFA 랭킹 37위의 일본과 3-3으로 비긴 중국(100위)을 상대로 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하루키 vs 정유정 소설 이어 음반전쟁

    올여름 소설대전을 벌이는 두 강자가 음반으로 장외경쟁에까지 나섰다. 지난 1일 출간 이후 이미 30만부를 팔아치운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와 지난달 16일 발간 이후 10만부를 판매한 정유정 작가의 ‘28’(은행나무) 얘기다. 유니버설뮤직은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의 음반 ‘리스트-순례의 해’(사진 위)를 책이 나오기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일찌감치 내놨다. 1997년 수입됐다가 절판됐던 것을 ‘하루키 특수’를 노려 라이선스 음반으로 발매한 것. 이 앨범은 15일 현재 1500장이 팔렸다. 양미정 유니버설뮤직 대리는 “홍보를 하지 않는 클래식 음반이 한 달에 수십장 팔리기도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관심을 모은 것”이라며 “지난 4월 일본에서 하루키 신작이 발간된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국내 음악애호가들도 클래식팀에 음반 발매 계획이 없느냐는 문의를 많이 해왔다”고 밝혔다. 클래식, 재즈 애호가로 유명한 하루키는 전작들에서도 음악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설정해 관련 음반 판매에 한몫했다. ‘28’의 출판사인 은행나무는 자체적으로 북 사운드트랙(아래)까지 내놓으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은행나무는 책을 내놓기 한 달 전인 지난 5월부터 인디밴드 등에 소설 내용을 극비리에 부쳐줄 것을 요구하며 작품 속 등장인물에 맞는 곡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주연선 은행나무 대표는 “재작년 ‘7년의 밤’을 냈을 때 국내 소설로는 처음으로 북트레일러를 만들어 홍보했더니 이후 다른 출판사와 인터넷 서점 등에서 북트레일러를 만드는 유행이 일었다. 이번에도 새로운 마케팅 아이템을 개발한 것인데, 우연히 하루키 책과 ‘소설+음악’의 대결 구도가 됐다”고 했다. 두 출판사는 각각 다음 달 초와 말 독자들을 대상으로 북콘서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수진 민음사 홍보기획팀장은 “책에 조예가 깊은 음악평론가를 초대해 음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책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나무도 ‘28’ 작가 정유정과 북 사운드트랙 제작에 참여한 인디밴드들이 소설과 음악으로 독자들과 교감하는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특허 공유… ‘특허괴물’ 공동 대응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특허 공유… ‘특허괴물’ 공동 대응

    메모리반도체 부문 세계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허공유(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적과의 동침’에 들어갔다. 날로 심해지는 ‘특허괴물’(Patent Troll)의 공세에 공동대응하고, 국내 기업 간 소모전도 줄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일 반도체 분야 특허를 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인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유 대상은 두 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특허 전체다. 단, 계약기간과 로열티(특허사용료)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선 규모 면에서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 수의 차이가 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일부 특허료를 지급하는 조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10만 2995건(반도체 이외 특허 포함), SK하이닉스는 2만 142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 관리전담 직원도 각각 450명과 60명에 달한다. 그동안 해외 특허괴물 등으로부터 각종 법적 분쟁에 시달려온 두 회사는 소모적인 분쟁을 피하는 것이 각자에게도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2010년부터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다. 최근 반도체 기업 간 특허 제휴는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부문 세계 1위 업체인 인텔은 물론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특허 공유 계약을 한 상태다. 2009년에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 2010년에 램버스, 2011년에는 마이크론과도 각각 특허 제휴나 계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도 2007년 일본 도시바 및 샌디스크와 상호 특허 사용계약을 맺었다. 특히 이달 초엔 13년간 소송을 이어오던 램버스와의 특허 사용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기업들 사이에 합종연횡이 활발해진 이유는 스스로 특허를 활용하거나 활용할 계획도 없으면서 소송 등으로 금전적 이익만을 챙기려는 글로벌 특허괴물의 횡포가 점점 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이 최근 6년간 특허괴물인 인텔렉추얼 벤처스(IV·Intellectual Ventures), 인터디지털(Interdigital) 등에 건넨 돈은 무려 1조 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국내 기업끼리 불필요한 분쟁을 미리 방지한다는 의미도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관련 특허 기술로 법적 분쟁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분쟁이 터지면 해외 경쟁기업들만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배경에서 업계에선 이번 특허 공유 계약을 국내 경쟁사 간의 모범적인 상생모델이라고 평가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익이란 큰 틀에서 보면 모범이 될 만한 상생의 사례”라면서 “최근 진행 중인 삼성과 LG 간의 특허 소송전도 대승적 차원에서 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특허 분쟁을 벌여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지난 3월부터 특허 공유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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