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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운에 지친 者여! 좀더 기다려보라

    나른한 휴일 오후,결혼한 지 얼마 안된 페리(라이너스 로치)가 아내와 나란히 정원 잔디밭에 누워 있다.하늘 저 멀리 이상한 물체가 보이더니 이내 쿵소리를 내며 추락한다.비행기 화물칸 문이 열려 냉장고가 떨어진 것.그 냉장고에 깔려 아내가 죽는다.오스트레일리아 영화 ‘시암 썬셋’(Siam Sunset,감독 존 폴슨)은 이처럼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만화적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하는 코미디다. 주인공 페리는 이 냉장고사건 이후 끝없는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든다.직장에선 휴직당하고 길을 잘못 든 덤프트럭에 집이 깔리기도 한다.모든 구름의 뒷면은 은빛으로 빛난다고 했던가.불운이 일상이 돼버린 그에게도 행운이 찾아온다.빙고게임에 이겨 호주여행을 떠나게 되고,그레이스(다니엘 코맥)라는아름다운 여인까지 만난다.둘은 ‘바그다드 카페’를 쏙 빼닮은 사막의 로드하우스에 묵으며 사랑의 싹을 틔운다.천재지변조차 자기 편으로 만들며 운명의 나침반을 되돌리는 페리와 그레이스.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던 페리는 마침내 현실을 인정하고 페이소스 가득한 웃음을터뜨린다.행운과 불운의 유쾌한 한판 승부,그 자극적인 게임에서 행운이 승리를 거둔 것이다. ‘시암 썬셋’은 타이 해변의 주홍빛 저녁 노을색을 일컫는 말이다.그것은페인트 회사에서 색채개발 담당 컬러리스트로 일하는 페리가 그토록 만들어내려고 한 색이기도 하다.이 영화에는 타이의 일몰 색깔만큼이나 삶에 대한따뜻한 시선이 곳곳에 배어 있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큐브’와 ‘블레어 윗치’를 누르고대상을 차지한 것도 바로 이런 점이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다. ‘시암 썬셋’은 인생을 유희적인 기분으로만 살아서도 안되지만 심각하게살 필요도 없음을 웅변한다.살다보면 인생의 황량한 사막은 언제라도 아늑한 보금자리로 바뀔 수 있다.25일 개봉. 김종면기자 jmkim@
  • 척 맨지오니·조지 윈스턴 새달 내한

    계절의 까칠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2월 재즈 거장의 내한무대가 이어진다. 지난 80년대 중반 ‘필 소 굿’이란 상큼한 음악으로 세인의 사랑을 받은 플루겔 혼의 마술사 척 맨지오니가 처음 한국을 찾아 13일 공연(오후 4·7시30분)을 갖는다.지난 98년에 이어 두번째로 우리 곁을 찾는 재즈 피아니스트조지 윈스턴은 24·25일 무대(오후7시30분)에 오른다.두 공연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있다. 데뷔앨범이 그래미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된 맨지오니는 ‘그래미 13회 노미네이트,2회 수상’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고 ‘체이스 더 클라우즈 어웨이’와 ‘기브 잇 올 유 갓’은 올림픽 주제곡으로 사용되었다. 그의 내한공연은 오랜 침묵끝에 내놓은 앨범 ‘더 필링스 백’발매를 기념한 것.이 앨범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루이스 본파 등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의 작품을 개성있게 편곡한 내용으로 채워졌다.영화 ‘흑인 오르페’의 주제곡인‘카니발의 아침’을 비롯해 탱고음악인 ‘알도비오’,샹송의 고전 ‘장미빛 인생’,삼바풍인 ‘마운틴플라이트’등을 매끄럽게 들려준다. 그의 음악은 버블검 재즈로 불린다.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이번 공연에선 그의 이름을 국내에 알린 ‘칠드런 오브 산체스의아이들’등 히트곡들과 라틴 재즈의 참맛을 전하는 곡들이 연주된다.(02)598-8277. 조지 윈스턴은,두말할 필요없이 국내 음악계가 재즈와 뉴에이지 피아노음악을 도입토록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재즈 피아니스트.사계절이 우리나라만큼 뚜렷한 미국 몬타나주에서 태어난 덕으로 계절감각을 건반으로 옮기는데 독특한 재능을 보여준다. 바흐·파헬벨의 음악을 간결하면서도 격조높게 형상화한 ‘디셈버’로 82년이후 국내에서 200만장 판매기록을 세우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포레스트’로 96년 그래미를 수상함으로써 뛰어난 예술성과 대중적 인기를 확인했다.지난 해에는 대초원의 이미지를 상큼하게 담은 ‘플레인스’ 앨범을내놓았다. 첫 내한공연때 수익금 전액을 실직기금으로 내놓는 선행을 베풀기도 한 윈스턴은 이번 공연에선 알려진 작품 외에도 다양한 곡을선사한다.만화영화 ‘찰리 브라운’의 주제음악으로 쓰인 ‘라이너스와 루시’‘유 아 인 러브 찰리 브라운’메들리,하와이 원주민의 기타주법에서 따왔다는 슬래키 연주가독특한 ‘헤 알 노 칼라니’,미국 전통민요를 자장가 부르듯 들려주는 ‘코리나 코리나’등 영롱한 음악들이다. 서울 공연에 이어 전국 순회공연도 기획 중이다.(02)548-4468. 임병선기자 bsnim@
  • 흡연땐 주름살 진다

    [베를린 연합] 담배를 피우면 건강뿐 아니라 용모에도 해가 된다고 독일 암연구소가 27일 밝혔다.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암연구소는 흡연자의 피부는 비흡연자의 피부보다 빨리 거칠어지고 주름살이 더 많아지며 누렇게 변색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피부를 보호하고 안정시키는 단백질 성분인 엘라스타제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자외선도 피부의 조직을 손상시키지만 담배를 피울 경우 피부가 거칠어지는 과정이 가속화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회복과정이 훨씬 어렵고 복잡하다.하이델베르크 대학 병원의 조사결과 피부이식 수술 후 나쁜 경과를 보인 환자중 74%가흡연자로 나타났다.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 외과의사인 라이너 드롬머는 “대부분의 의사들이흡연자의 얼굴 수술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얼굴이 예뻐지고 싶은 사람은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한다”고 말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중단편 소설집/‘연애하는 남자’ 국내 첫선

    독일의 대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중단편 소설집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도서출판 문학수첩이 출간한 중단편 소설집 ‘연애하는 남자’(안인희 외 옮김)는 릴케가 프라하에 체류하던 문학청년 시절에 쓴 작품들을 모은 것이다. 대시인의 정신적 우물에는 표제작 ‘연애하는 남자’를 비롯 ‘보후쉬 임금님’등의 중단편 13개가 들어 있다. 집시청년과 처녀의 찰라적 이별을 다룬 ‘숙명’에서 보이는 피부에 와닿는 묘사나,고교생 프리츠와 안나가 미지의 세계로 사랑을 찾아 집을 나서는 장면을 묘사한 ‘도주’가 보여주는 섬세한 감수성은 시인 릴케의 탄생을 예감케 하는 수작이다. 그리고 ‘무덤파는 사람’에 이르면 릴케와 떼놓을 수없는 이미지인 죽음,고독에 대한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릴케의 청년기의 우물을 긷는 다른 두레박도 필요하다.“릴케의 초기 소설들에서 그의 성장 과정을 알 수 있다는 의미에서 뿐만 아니라,선입관을 버리고 읽으면 실제 뛰어난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라는 옮긴이 안인희씨의 말처럼 그저 읽고 즐기면서 건지는 재미도 제법이다.
  • 독일의 현대문학/전영애 지음(화제의 책)

    ◎독일 문학에 나타난 분단·통일 문제 독일 현대문학에 나타난 분단과 통일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서.우베 욘존의 ‘야콥에 대한 추측’을 비롯 크리스타 볼프의 ‘나누어진 하늘’,라이너 쿤체의 ‘민감한 길’,볼프 비어만의 ‘프로이센의 이카루스에 관한 발라드’등 구체적 작품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독일 분단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야콥에 대한 추측’은 불투명한 독일 분단의 시대를 그린 소설.이 작품은 ‘해체기법’ 내지 ‘파편기법’을 사용해 주목된다.소설형식의 해체는 제임스 조이스,프란츠 카프카,알렉산더 되블린 등의 소설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욘존의 경우는 그것이 좀더 진척돼 있다.축약이나 원근변화,시간확대 등 온갖 기법이 동원된다.욘존 소설의 기본미학은 동독의 문학규범,즉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요청에 대한 항의로 풀이된다.욘존의 작가적 성과는 무엇보다 그가 분단독일의 정치적·사회적 상황을 시적 현실로 옮겨놓았다는데 있다.그의 작품의 배경인 비와 안개에 젖은 암울한 잿빛 풍경은 불투명한 정신적 상황의 은유다.욘존은 ‘야콥에 대한 추측’을 통해 예리호우라는 허구의 도시를 문학사 지도에 올려 놓았다. 예리호우는 성서에 나오는,나팔소리에 무너지는 여리고성의 독일식 표기.한편 이 책에서는 동·서독 문학교류의 단초가 된 동독의 비판문학에 대해서도 살핀다.동독의 비판문학이라고 하면 곧바로 1960년대의 이른바 ‘서정시파도(Lyrikwelle)’ 시기에 나온 시들을 떠올리게 된다.이 시기의 시들은 이념에 대한 복무를 거부하는 대신 서정시의 본령으로 돌아가 비판의 기능을 맡았다.그 이전에는 베르톨트 브레히트나 에리히 아렌트,페터 후헬 같은 이들이 ‘건설시’나 ‘트랙터시’에 어렵게 맞서던 형국이었다.창작과비평사 1만6천원.
  • 조순 시장 장남도 병역면제/3남과 함께 해명 회견

    ◎“장남 허약체질·차남 키작아·4남 호르몬 이상” 대선출마를 선언한 조순 서울시장의 장남 기송씨(48)와 3남 건씨(41)가 18일 하오 병역면제판정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이들은 아들 네명 가운데 3남 건씨(41)를 제외한 세명의 병역면제 이유를 설명했다. 기송씨는 둘째동생 준씨(44)와 넷째동생 승주씨(33)의 병적증명서를 공개한 뒤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노력했거나 부정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기송씨는 먼저 자신의 병역면제와 관련,“대입재수를 하던 68년 신체검사에서 159㎝의 키에 허약체질로 2차성징이 나타나지 않아 보충역 판정을 받은뒤 3년간 대기하다 보충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송씨에 따르면 둘째동생 준씨는 키 158㎝로 76년부터 81년까지 5차례의 신체검사를 거쳐 ‘신장 3을종,체중 병종’판정으로 제2국민역에 편입됐다.미국 UC샌프란시스코대 약대 연구원인 4남 승주씨는 고교 2학년때 뇌하수체장애(클라이너 펠타 신드롬)가 발생,83년 징병검사에서 제2국민역에 편입됐다.일명 칼만씨 증후군인이 병은 2차성징과 생식능력이 없는 성호르몬 이상질환이다.기송씨는 지난 6월30일 승주씨가 미국 현지에서의 치료내용을 자세히 기록해 아버지 조시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며 “막내도 자신의 증세를 공개하는 것을 양해했다”고 말했다. 이들과 달리 174㎝의 3남 건씨는 77년 입대,‘맹호부대’에서 사병으로 복무하고 80년 만기제대했다.그는 “부대생활이 힘들어 면회온 아버지에게 전출을 부탁했으나 ‘내 자식 편하자고 남의 자식 고생시킬수는 없다’고 거절하셨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 왜곡된 한·일 역사교과서/민간학자들이 다시 쓴다

    ◎일 학자들 “정부 무성의… 우리가 바로 잡겠다”/9월 국제포럼서 공동집필 등 구체적 논의 일본 문부성과 유네스코 일본위원회가 최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한·일 역사교과서 공동연구 제의를 거부한 가운데 한·일 역사교과서 문제해결과 공동집필을 위해 5개국 학자가 참가하는 국제학술회의 ‘21세기 역사교과서 국제포럼’의 일정 및 참가자들이 확정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 국제포럼을 추진해온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한국위원회와 독일위원회는 오는 9월24·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일본 독일 폴란드 프랑스 등 5개국 역사학자 및 교과서 집필관계자 17명이 참가하는 행사를 치르기로 한 것.한국위원회는 그러나 유네스코 일본위원회측이 “역사교과서 문제는 민간학자들간에 논의되는 것이 낫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부득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본 역사학자 4인을 초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이원순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태영 국제교과서연구소장,유재택 한국교육개발원 한국바로알리기팀장,이민호 서울대 명예교수,양호환(서울대 역사교육) 최정호(연세대 신문방송학) 정재정(서울시립대 국사학) 교수,김유경 경북대(사학과) 전임강사 등 8명이 참가하며 일본에선 니시카와 마사오 도쿄대 명예교수와 곤도 다카히로(나고야대) 다부치 이소옹(나라교육대) 토리고에 야수히코(아자부 학원) 교수 등 4명이 참석한다.이와함께 독일에선 게오르그 에케르트재단 연구원인 라이너 리멘쉬나이더,함부르크대 베르너 자세 교수,유네스코 독일위원인 볼프강 로이터씨 등이 참석하고 폴란드에선 바르샤바대 브로지미에르 보로지에 교수,프랑스에선 파리 제3대학 장 그로드 알렝 교수가 자리를 함께 한다. 이들은 독일·폴란드,독일·프랑스간 역사교과서 개선사례 검토와 활용을 통해 한·일 양국의 역사교과서 왜곡내용 개선과 역사적 민족감정 완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며 21세기 새 한·일 협력관계 정립을 위한 유네스코 차원의 초석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선 우선 전후 폴란드·독일,프랑스·독일간 협력활동과 그 여건 및 반향등 역사교과서 개선을 위한 유럽국가간의 협력내용을 강하게 부각시키게 된다.이를 통해 한·일간 협의활동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향후 한·일 역사교과서 왜곡사항 개선 및 시정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특히 이번 학술회의는 ‘역사 지리교과서 공동편찬’을 회원국에 권고하고 있는 유네스코 영향아래 유럽의 공동집필 활동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아시아에선 일본의 소극적인 태도로 별 성과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독일 유네스코가 이 회의개최를 처음 제의,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한국은 한·일 역사교과서 문제해결을 위해 역사교과서 공동집필 문제를 다루는 유일한 국제기구인 유네스코를 국제적 창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포럼의 성과를 토대로 관련국가도 한·중·일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독 연정 붕괴위기/EMU출범 맞춰 세금인상 추진싸고 이견

    ◎자민당 “세제개혁 철회 않을땐 탈퇴” 경고 독일 연립정부가 세제개혁을 둘러싼 갈등으로 붕괴위기에 처했다.연정의 한축인 자민당(FDP)의 라이너 브뤼더레 총재대리는 9일자 포쿠스와의 회견에서 『세금인상을 추진하면 연정을 탈퇴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연정에 세제개혁 철회와 연정붕괴중 한가지만 택하라고 강요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FDP의 연정탈퇴 위협이 유럽통화동맹(EMU)을 예정대로 출범시키기 위해 연정이 무리수를 거듭한데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반영했다는데 있다.독일정부의 거듭된 실책은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금자산 재평가와 세금인상 추진으로 요약된다. 이달초 독일정부는 분데스방크가 보유한 금자산(9천5백만온스,평가액 88억달러)을 시세에 맞게 재평가한 뒤 그 차액(2백30억원)을 국고에 넣을 것을 요구했으나 분데스방크의 반발로 유야무야됐다. 독일정부의 거듭된 무리수는 재정적자를 감축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EMU를 예정대로 99년1월 출범시키기 위해 회원국들이 내년 4월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이내로 낮춰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설정돼 있으나 독일정부의 재정적자는 3.9%선을 맴돌고 있다.이같은 조건을 억지로 충족시키려니 갖가지 편법을 동원,국민들의 저항감만 부르게 됐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맏형으로서 EMU를 정시출범시켜 EU내 주도권을 장악하는 한편 강력한 유럽통합으로 미·일에 대항하려는 독일정부의 노력과 정부의 존립자체를 뒤흔들려는 FDP의 한판 승부는 결국 EMU 출범이 연기될 것이란 우려마저 부르고 있다.
  • 대기업사업 중기이전 “활기”/구조조정 따른 인력·시설 적극 활용

    ◎현대 등 14개 그룹 발표… 동참사 늘듯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사업이양이 활발하다.「고비용­저효율」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97년도 사업이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14개 그룹이 중소기업으로의 사업이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추가로 사업이양 대상품목과 대상기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상당수에 달했다. 그룹 별로는 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의 선박용 중·대형 엔진부품,굴착기 부품 등 10개 사업을 중소기업에 이양할 계획이다.선경그룹의 유공은 키텍(KITEC) 파이프사업을 중소기업에 이전한다. 쌍용그룹은 쌍용자동차가 실린더 라이너 등 7개 품목을 외주로 전환하고 최저온 용기부문을 중소기업에 이양할 계획이다.LG그룹도 매출액 기준 5백억원 규모의 6개 품목을 중소기업에 이양한다. 기아그룹은 36개 품목을 33개 기업,한라그룹의 만도기계는 11개 품목을 12개 기업에 각각 이양할 예정이다.한솔그룹은저속모뎀 통신장비 등 7백억원 규모의 사업을 중소기업에 이양할 계획이다. 아남산업은 차량위치추적 소프트웨어 등 25개 품목을 21개 업체에 이양하며 코오롱,한화,금호,해태 그룹 등도 2∼3가지 이상의 품목을 중소기업에 이양할 계획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30대 그룹 대부분이 크고 작은 사업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어 이 계획들이 구체화되면 중소기업에 대한 사업이양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대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기는 인력이나 시설이 중소기업으로 원활히 이전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릴케­영혼의 모험가/볼프강 레프만(화제의 책)

    ◎독 시인 릴케의 삶과 예술세계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전기.도서출판 책세상의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 첫째권이다.릴케는 물리적 대상에서 조형적 본질을 포착하고자 한 「사물시」라는 서정시의 새로운 양식을 개발,전통적인 독일 서정시에 일대 혁명을 몰고온 인물.이 책은 첫사랑 소녀에게 바친 처녀시집 「삶과 노래」에서부터 말년의 걸작 「두이노의 비가」「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에 이르기까지 릴케의 구체적인 작품세계를 살핀다. 지옥같았던 장크트 푀ㄹ텐 육군유년학교에서의 생활,1차세계대전 당시 40살이 넘는 나이로 군대생활을 하는 병약한 시인의 모습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릴케의 면모를 엿보게 하는 것도 이 책의 특징.릴케의 생애를 좇다보면 그의 삶이 사랑으로 점철되었으며,그가 수많은 여인들과 예술적인 교감을 나눴음을 알게 된다.릴케는 평생의 연인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통해 러시아와 톨스토이의 세계로 걸어 들어갔으며,아내 클라라의 손에 이끌려 파리와 로댕을 발견했다.한편 출판사측은 「릴케」에 이어 「토마스 만」「플로베르」「횔덜린」「헤밍웨이」「카프카」 등 5권을 올 안으로 낼 계획이다.김재혁 옮김 2만5천원.
  • 「부산 이바하 페스티벌」·「겨울음악캠프」 이모저모

    ◎아름다운 선율 흐르는 부산·통영시/초등교생·교향악단원 등 송글송글 땀방울/밤늦은 레슨열기… 학생·강사 앙상블 유혹도 넓은 창문 밖으로 잉크빛 통영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수면에 내려쪼이는 햇살조차 차갑게 느껴지는 겨울바다를 배경으로 폴로네이즈를 연주하는 이기쁨양(서울 오륜초등학교 6년)의 작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미국줄리어드의 명교수 강효씨 앞이라 조금은 긴장이 된 탓일까. 남해의 두 도시 부산과 통영시가 아름다운 음악선율로 가득찼다.금호문화재단이 통영시 충무마리나리조트에서 마련한 제3회 겨울음악캠프(16∼25일)와 부산예술협의회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비치호텔에서 펼치고 있는 부산이바하페스티벌(25일부터 2월3일)덕분이다. 용평음악페스티벌(7월) 등과 함께 기업 문화투자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이 두 음악캠프는 국내외 명연주자들을 대거 초청,음악도들에게 강도높은 레슨을 실시하고 특별 콘서트도 여는 국제규모의 음악행사. 현악기 중심의 금호음악캠프에는 초등학교3년생부터 대학생,KBS교향악단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음악도 120명이 참가했다.강사진은 금호현악4중주단(단장 김의명)과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장영주 등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를 길러낸 강효 교수,첼로의 거장 버나드 그린하우스와 연세대의 현민자 교수 등. 상오 9시부터 밤 11시가 넘도록 레슨이 이어져 강사들의 방은 좀처럼 불이 꺼지지 않았다.특히 여든두살의 그린하우스는 강행군 레슨끝에 탈진,링거주사를 맞아가며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카잘스에게 배운 모든것을 어린음악도들에게 전수시키고 싶다』고 해 교수·학생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백지연양(서울예고 1년)은 『여러 선생님들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좋다』면서 『외국 음악캠프에 참가하는 친구들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23·24일에는 모녀간인 피아니스트 이경숙(한국예술종합학교원장)과 바이올리니스트 엘리사 리 코코넨의 듀오연주회,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리비아 손의 리사이틀이 열려 열기를 더했다. 대우전자가 2억원의 협찬금과 피아노50대를 제공하고 부산파라다이스비치호텔이 무료로 연주장·연습실을 빌려줘 마련된 부산이바하페스티벌은 실내악 음악축제를 겸한 국내 최대의 음악캠프.미국 보스턴음악원교수 데이빗 김(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신수정·백혜선 교수,바이올린의 나이얀 후·박재홍,비올라의 라이너 모그·최은식,첼로의 조영창·세니아 얀코빅,클라리넷의 찰스 나이디히 등 18명의 명 연주자들이 강사로 참여했다. 86명의 음악도들은 밤늦은 시간에도 그날 배운 것을 연습하느라 호텔내 화장실과 벽장에 들어가 연습하는 열의를 보였다. 특히 강사진과 학생들이 앙상블을 이룬 실내악 연주회가 매일 열려 이 지역 시민들은 물론 겨울바다를 찾아온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학생들의 미니 콘서트가 2월 2일까지 하오 1시 호텔 로비에서 열리고,유명 연주자들의 앙상블 연주회가 25일 저녁 부산파라다이스비치호텔과 26·29·30일 저녁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진다.부산연주회에 이어 28일 경주힐튼호텔,30일 포항공대강당,2월2일 진주문예회관 등 경상도 지역 순회연주회도 갖는다.
  • 대자연서 즐기는 「음악축제」 풍성

    ◎용평서 뮤직캠프·휴양객 대상 연주회/양주 향토관광농원 「산의풍경」 콘서트 싱그러운 자연속에서 풍미를 더하는 여름 음악축제가 올해도 풍성하게 마련되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쌍용그룹 주최 용평뮤직캠프페스티벌(19∼27일)과 「용평섬머아트환타지아」(8월2∼4일,8∼13일),한우리예술기획이 양주군 향토관광농원에서 펼치는 「산의 풍경」콘서트(20일),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마련되는 한국페스티벌앙상블 여름실내악축제(23∼28일) 등. ▨제8회 용평뮤직페스티벌은 음악도들의 하계음악캠프(14∼28일)와 휴양객 대상의 연주회가 열린다.98년 월드컵 알파인스키대회및 9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용평리조트 지역을 미국 탱글우드같은 세계적 음악페스티벌 명소로 만들기 위해 내용을 더욱 알차게 했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금관5중주단 연주에 뮤직캠프 강사진인 라이너 무그(비올라·독일 쾰른음대 교수),존 오코노(피아노·아일랜드 왕립음악원 교수)등 해외 유명연주자들의 리사이틀,국내 정상급 성악가인 테너 박세원·베이스 김요한·소프라노 박정원 김영애씨의 초청연주회가 열린다.270­6684. ▨「용평섬머아트환타지아」는 정동극장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용평리조트측에 판매한 공연.서울 팝스오케스트라의 「팝과 클래식의 여행」(8월2∼4일),서울남성합창단의 「세계의 음악여행」(〃8·9일),중앙국악관현악단의 「우리 신명의 소리」(〃10일),풍무악예술단의 「사물놀이」(〃11일),서울 발레시어터의 「모던발레 하이라이트」(12일),한국컨템포러리 무용단의 「발레세계로의 초대」(〃13일)등이 있다. ▨올해 8회째인 한국페스티벌앙상블 여름실내악축제는 매일 하오4시15분 청소년들을 위한 강의식 연주회와 하오7시15분 열리는 일반연주회 두가지. 청소년연주회는 「흥미로운 음악사」에 대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연구소 김춘미소장의 해설과 함께 청소년실내악및 성악앙상블이 연주된다.페스티벌앙상블의 일반연주회는 매일 한명의 작곡자를 선정,그들의 실내악을 소개한다.베토벤(23일),모차르트(24일),슈베르트(25일),바흐(26일),멘델스존(27일),브람스(27일)순.739­3331. ▨한우리오페라단이 20일 하오7시 여는 「산의 풍경」콘서트는 양주군 향토 관광마을 「꺼먹동네」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클래식음악방송 구성작가인 김강하씨 사회로 테너 박성원·바리톤 이일성·소프라노 김혜진씨가 한국가곡과 이탈리아 칸초네를 들려주고 섹소폰 연주자 이대균씨가 출연한다.3142­2185.〈김수정 기자〉
  • 인니 수하르토 신병치료차 방독/30년 철권통치 “흔들”

    ◎부인 사별후 악화… 마땅한 후계자 없어/와병설 나돌면서 화폐가치·주가 폭락 지난 30년간 철권통치로 집권해온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75)이 신병치료차 독일로 출국,자리를 비움에따라 인도네시아 정치정세가 불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수하르토의 측근들은 그가 일상적인 의학적 검진을 위해 독일에 갔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수하르토가 결석을 앓고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현지의 한 독일 신문은 그가 노인심장병의 대가인 라이너 쾨르퍼 박사에게 진찰받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평소 간과 심장병때문에 치료를 받아온데다 지난 4월에는 부인이 사망한후 그 충격으로 건강이 더 악화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하르토가 떠나가자 8일 반정부인사 스리빈탕 파뭉카스는 기자회견을 갖고 군부의 쿠데타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물론 인도네시아군부는 수하르토가 지난 66년 전임 수카르노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한이후 수하르토를 지지해오고있어서 당장 어떤 특이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의 와병설이 나돌면서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와 주식가격이 지난 주말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후계논의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으나 아직 수하르토 대통령을 대체할 뚜렷한 인물들이 부상하지 않고있어 본격적인 논의 단계로 접어들지는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정치분석가들은 6선의 수하르토가 98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한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수하르토는 부통령의 경우 임기가 끝날 때마다 매번 다른 인물로 교체하며 후계자의 부상에 제동을 거는 등 권력관리에 많은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또한 그의 집권으로 엄청난 이권을 누려온 기업인들과 친인척들,군부 등도 수하르토의 재출마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유상덕 기자〉
  • 이대위 소지품/대부분 낡고 품질 조잡

    ◎50년대 제품들 교체안돼 경제난 반증/표면 긁힌 헬멧빛가리개 앞 안보일 정도/양말 모자라 발싸개 사용… 권총은 최신형 북한 공군 이철수 대위(30)가 귀순 당시 휴대하고 있던 소지품은 북한 창군 60돌 기념시계 등 모두 24종 58점에 이른다. 이들 소지품은 한결같이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50년대 제작,보급된 것이 상당수 있는가 하면 최근 제작된 것이라도 품질이 조악했다.한국 공군의 한 관계자는 『현대전 무기의 총아인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의 소지품으로는 수준 이하』라면서 『이같은 장비로 실전을 치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종사의 핵심 소지품이라 할 수 있는 여름철 조종사복이나 G슈트,헬멧,라이너(헤드폰이 부착돼 있으며 헬멧 안에 착용한다) 등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 지 의문시될 만큼 낡아 있었다. 구 소련제 헬멧의 빛가리개는 30년 이상 대물림으로 사용한 탓인지 전방주시가 어려울 만큼 표면이 긁혀 있었고,급가속때 자동으로 몸을 감싸줘 혈액의 쏠림을 막아주는 G슈트도 작동이 의심될 만큼 노후화 돼있었다. 인상적인 소지품은 광목으로 만든 발싸개.보급사정 악화로 양말을 지급받지 못해 양말 대신 북한군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군 수사당국은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소지품 가운데 우리 공군에 전술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조종교범을 담은 이대위의 수첩.가로 7㎝·세로 12㎝ 크기의 수첩에는 미그기 조종교범을 이대위가 자필로 옮겨 적은 듯 깨알같은 글씨로 각종 상황에 따른 대응요령이 적혀 있었다. 이와 함께 이대위는 평양 전역과 북한 전역·남한 전역을 담은 비행지도 4장도 있었으며 북한 전역지도에는 평양시 상공이 비행금지구역 표시인 붉은 선으로 그려져 있었다. 우리 공군과는 달리 북한 공군은 이착륙 숙달훈련 때도 무장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대위가 소지한 백두산권총은 북한군관용으로 84년 제작됐으며 북한에서 최신형이다. 한편 이대위는 부인 이성옥씨(27),아들 명진군(5),딸 명심양(3)과 함께 찍은 흑백 가족사진 2장을 소지하고 있었는데,이들 사진에는 「영원히 추억 속에」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황성기 기자〉
  • 북한의 개방 딜레마/구본영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국제정세나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북한 사람들을 만나고온 우리측 한 관계자는 26일 기자에게 이렇게 소회를 털어 놓았다.그는 지난 20일을 전후해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열렸던 「코리아 통일 심포지엄」에서 김일성대학 교수와 학생등 북한측 인사와 얼굴을 마주보며 며칠를 보냈었다. 이 관계자는 심포지엄 마지막날 저녁에 북한대표단중 2명을 숙소로 초대했을 때의 비화를 소개했다. 그가 북측 대표들에게 바나나를 권했을 때 일어난 일이었다.북측 대표 1명은 처음에는 배가 부르다며 한사코 사양했다.그러다가 마지막 1개가 남자 반만 먹겠다며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맨손으로 자르려 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 북한 대표로선 바나나가 생전 처음 보는 열대 과일이었던 것이다.우리측 관계자들은 말은 못했지만 안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북한당국은 최근 미국측과의 막후 접촉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그러나 막상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문제에는 오히려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미국과 파상적 접촉을 벌이면서도 본격적인 관계개선에는 멈칫거리는 이유를 북한사람 중에는 바나나를 한번도 보지못한 사람이 많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북한당국으로선 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 개방이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한 외부사조의 유입이 뭣보다 두려운 지도 모른다. 북한이 외부에 문을 열고 싶어도 체제동요를 우려해 이를 실행할 수 없다는 딜레마를 생전의 김일성도 이렇게 토로했다.방북한 독일 녹색당 대변인 라이너 베닝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신선한 바람을 위해 창문을 열긴 열어야겠소.그런데 너무 많이 열면 파리·모기같은 벌레들이 들어올 것 같아 방충망을 쳐야 되겠지…』 여기서 김이 말한 「신선한 바람」은 외국자본과 기술을,「벌레」는 자유민주주의적 사조 등 외부사정을 말한다. 이쯤되면 최근 일련의 공식·비공식 북­미간 막후접촉에 우리측이 지나친 피해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남북 당사자원칙을 훼손시킬 가능성을 경계는 해야 하겠지만 개방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정부정책의 큰 틀에는 회의를 품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 올봄 화장 “도톰한 입술” 포인트

    ◎「글래머 룩」 화장법… 관능미 강조/「펄」 가미된 분홍 주력색상으로 반짝이는 도톰한 입술이 관능을 내뿜는다.올 봄 화장품 업계는 저마다 뇌쇄적인 관능미를 강조한 「글래머 룩」 화장법을 제안하고 있다. 올 여성화장의 주제를 「본능에서 깨어나는 색」으로 정한 태평양은 「펄」이 가미된 분홍색을 주력색상으로 정했다.올 봄엔 특히 립라이너를 이용해 선명하게 입술윤곽을 그려 부피감을 준 다음 「펄」이 있는 립스틱으로 그안을 메워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도발적인 입술이 유행할 것이란게 태평양측의 설명. 또 주력색상을 분홍빛에 노란색을 가미한 「프렌치 아이보리」로 정한 LG화학도 립스틱에 광택을 주는 「글로스」기능을 추가,입술화장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코리아나」 역시 「펄」이 가미된 핑크와 베이지를 주력색상으로 내걸어 시각적인 입술화장에 중점을 둔 화장법을 소개하고 있다. 올 봄 여성들의 입술화장법은 50∼60년대의 여성적인 우아함으로 돌아가려는 복고풍 의상경향과는 달리 세련된 도시여성의 감각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 미국 대통령의 고뇌그린 영화 화제/워싱턴 나윤도(특파원 코너)

    워터게이트사건 이후 실추된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신뢰회복을 주창하며 만들어진 영화 「미국대통령」(The American President)이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브 라이너감독의 이 영화는 바람직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할리우드적 시각에서 그려낸 것으로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방영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취향을 유도할 수 있어 출마 희망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한편의 로맨스 코미디로 형상화하여 웃고 즐기는 사이에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게 돼있어 정치의 계절을 타깃으로한 흥행에도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국민적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대통령에 선출된 홀아비인 앤드류 세퍼드 대통령(마이클 더글러스 분)이 환경관련 로비스트인 미모의 여사장(애니트 베닝 분)과 사랑에 빠지면서 그를 문제삼는 정치 라이벌과 언론의 집중공격에 당당하게 맞서는 모험담으로 돼있다. 마침내 세퍼드 대통령은 다음 선거를 앞에 두고 사랑을 택할 것인가 재선을 택할 것인가 기로에 놓이게 되고 그 선택은 관람자의 몫으로 남긴채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세퍼드 대통령을 중심으로한 인물설정이 현 클린턴 대통령의 주변인물들과 흡사하게 돼있어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적 고뇌를 암시하고 있다는 평도 듣고 있다.세퍼드의 국내담당고문인 마이클 폭스는 현 백악관 정책 및 전략담당수석자문관인 조지 스테파노폴로스,또 세퍼드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고문인 마틴 신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고 현재 정치고문으로 있는 클린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 토머스 맥라리와 흡사하다.그리고 세퍼드의 여대변인 디토는 백악관 전대변인 디 디 마이어를 연상케한다. 그러나 라이너감독은 이 작품이 클린턴 대통령의 당선 이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클린턴 행정부의 협조를 얻어 촬영과정에서 자연히 모델로 됐을 뿐이지 의도적으로 연관시킨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실제로 시나리오의 완성을 위해 라이너감독은 백악관을 다섯번 방문했으며 세퍼드역의 더글러스와 함께 이틀동안 클린턴 대통령의 일정을 따라 움직이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라이너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언론의 흥미 자극 위주 보도 때문에 정치지도자나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풍조가 만연돼 있다면서 대통령의 직무와 일상생활을 바르게 알림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 「푸른영화 순례전」 열린다/19일부터 한달간 서울 등 5개도시서

    ◎「사계절의 상인」 등 고전명작 9편 상영 시네마테크 운동을 벌여온 「영화연구소 OFIA」는 오는 19일부터 한달간 영화탄생 1백주년을 맞아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개 도시를 순회하며 고전명화를 상영하는 「푸른영화 순례전」을 개최한다. 소개될 작품은 「미녀와 야수」(감독 장 콕토),「사계절의 상인」(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악마들」(앙리 조르주 클루조),「쥘과 짐」(프랑수와 트뤼포),「잘못된 동작」(빔 벤더스),「히로시마 내사랑」(알랭 레네),「시인의 피」(장 콕토),「랑쥬씨의 범죄」(장 르느와르),「오르페」(장 콕토)등 9편. 19∼22일 서울 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27∼29일 대구 대백플라자,11월 3∼5일 광주 송원아트홀,11월 17∼19일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상영된다.
  • 노벨물리학상 펄­라이네스 교수 공적

    ◎원자보다 작은 물질의 세계 밝혀내 마틴 펄교수(68)와 프레데릭 라이네스 교수(77)는 원자보다 작은 물질의 세계가 어떻게 이루어졌나를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펄교수는 지난 75년 스탠퍼드대학의 선형가속기(SLAC)를 이용,제3세대전자인 타우경입자를 발견,기본입자의 표준모델에 들어 있는 경입자계열을 완성했다.물질의 표준모델이론은 12개의 기본입자와 그들간에 작용하는 힘으로 만물이 구성됐다고 설명하는 이론이다.타우경입자는 3종류의 경입자중 가장 무거운 것으로 전자와 전자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는 핵붕괴가 일어날 경우 발생하는 중성미자를 양성자와 반응시키면 중성자로 변한다는 사실도 아냈다. 라이네스 교수는 50년대 초반부터 이론적으로만 알려졌던 중성미자(뉴트리노)의 입증실험에 주력,59년 마침내 그 존재를 확인했다.또 중성미자와 양성자가 결합해 중성자가 된다는 것도 밝혀냈다.중성미자는 특히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중 광입자(포톤) 다음으로 많아 그의 발견은 우주물질의 생성과 우주의 진화역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서울대 물리학과 김제완 교수는 『이들 물질은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입자물리학에서는 우주의 구성물질을 밝히는 유용한 입자로서 일찍부터 노벨상감으로 여겨져왔다』고 말했다. ◎화학상 크루첸­몰리나­롤랜드 공적/오존의 생성과 파괴 과학적 첫 입증 파울 크루첸과 마리오 몰리나, 셔우드 롤랜드는 오존이 어떻게 생성되고 파괴되는가를 과학적으로 밝힘으로써 국제사회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CFC(염화불화탄소) 가스의 방출을 금지하는 결정(몬트리올의정서)을 내리게끔 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들은 70년대초 냉장고 등에서 냉매로 널리 쓰이는 CFC와 소화기 등에 삽입된 할로겐가스가 성층권으로 올라가 오존층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가설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들의 가설은 85년도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남극구멍이 확인됨으로써 사실로 입증돼 충격을 준 바 았다. 이들은 또 대기중에서 어떠한 화학적 과정을 거쳐 오존이 형성되는가를 규명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으며 무엇보다 오존층이 얼마나인공적인 화학가스에 예민한가를 실험적으로 밝혔다. 크루첸은 네덜란드인으로 독일 마인츠에 있는 막스 프랑크 연구원이며 몰리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지구대기행성과학과 교수다. 롤랜드는 캘리포니아 어빈대 화학과 교수로 올해 캘리포니아 어빈대는 라이너스의 노벨물리학상 수상과 함께 한꺼번에 2개의 노벨상을 잡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성각 교수는 『노벨화학상이 대기화학분야에 수여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하고 『이는 환경문제에 대한 전지구적 관심과 그에 대한 공로 인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통일독일 「민족동질화」 자신감 가득/「통독 5년」 현장 리포트

    ◎동독 9.5%성장… 후유증 급속 해소/“민족에너지 소모 막고 시장 창출” 공감 「독일 통일의 후유증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평화문제연구소와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이 공동주최한 「95년 통독 현장연수」를 통해 독일 현지로부터 전해들은 증언을 토대로 한 기자 나름의 결론이다. 통독후 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동·서독 양측 주민들 모두가 동질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서독 모두 활기 이는 비단 초현대적인 대도시 뮌헨이나 깔끔한 행정도시인 본에서 만난 베시(동독인들이 지칭하는 서독사람)들로부터만 감지할 수 있는 느낌이 아니었다.구동독지역인 작센주의 고색창연한 역사도시 드레스덴과 아직도 사회주의체제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켐니츠(옛 칼마르크스시)에서 오히려 통독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오시(동독주민)들의 활기찬 움직임을 더욱 진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통일 첫해인 지난 90년에는 작센주에서만 한달에 8천명의 인구가 서독지역으로 빠져나갔으나 94년에는 한해에 불과 4천5백명 정도로줄어들었습니다』 ○인구이동률 급감 작센주의 경제성 노정국장인 라이너 루브크씨는 통독의 경제적 후유증이 급속히 치유되는 과정을 이렇게 구체적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경제적 격차가 있는 한 인구이동이 당연히 이뤄진다는 철칙을 감안한다면 인구이동률의 감소는 작센주의 경제성장을 역설적으로 반영한다는 얘기다. 물론 아직도 구동독지역의 생활수준은 서독지역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1인당 소득이나 노동생산성 등 동독지역의 객관적 경제지표가 서독 수준과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드레스덴시의 경우 자동차 보유대수가 과거 서독수준인 인구 1천명당 5백대꼴로 늘어났다.하지만 구동독지역의 주요도시에 아직도 굴러다니고 있는 찌그러진 성냥갑처럼 생긴 동독제 「트라비」 자동차와 서독지역에서 흔해빠진 벤츠나 BMW 승용차가 동·서독인의 삶의 질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센주 경제성에서 일하는 발터 오르트박사는 동·서독간의 경제적 격차는 예견됐던 것인 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독 이후 연방정부의 동독지역에 대한 대대적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역사상 유례없는 연 18%의 설비투자 증대로 작센주가 연평균 14%라는 엄청난 실질경제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동독지역 전체도 연간 9.5%가 넘는 역동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더욱이 경제수준이 낮은 동독지역에 대한 투자지출 및 사회보장 비용확대등 천문학적 통일비용 소요로 한 때 휘청거렸던 서독 경제도 최근 2.5% 전후의 선진국형 안정성장 기조를 되찾았다. 이 추세가 계속 유지되면 오는 2010년에는 동·서독 지역의 생활수준 격차도 완전 해소된다는 게 오르트씨의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홍순영 주독대사도 비슷한 시각을 피력했다.『통독의 후유증은 처음부터 대단한게 아니었고,있다고 하더라도 독일은 이미 이를 극복한 바탕 위에서 EU(유럽연맹) 통합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데 국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세부담 늘어 불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토지등 재산환원 문제와 동·서독 주민들간의 정서적 단절감등 통일 후유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일례로 통일전 서독에서 3명의 봉급자가 1명의 연금생활자를 먹여 살려야 했으나 통독 이후 사회보장 비용의 증대로 2명당 1명꼴로 부담해야 할 몫이 커졌다고 한다.세금부담이 늘어난 만큼 일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주의체제에서 좋든 나쁘든 국가가 정해주는 일자리가 보장됐던 동독인들에게 시장경제 체제에서 실업의 두려움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것도 적잖은 심리적 고통일지도 모른다.그 결과 외국인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역기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대다수 오시와 베시들은 통일을 이같은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성취할 수 밖에 없었던 엄연한 현실로 인정하고 있었다.더욱이 독일사람들은 통일로 인한 비용도 있지만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냉전적 대결구도로 말미암은 민족 에너지의 소모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의 혜택을 만끽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통일로 향하는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하면 빨리 올라타야 한다』드레스덴에서 만난 동독출신의 한 기자가 소개한헬무트 콜총리의 은유적 표현이다. ○모든 가능성 대비를 굳이 콜총리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예기치 않은 통일의 기회가 마련된다면 어떠한 후유증을 감수하고라도 통일과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일 것이다.엄청난 통일비용을 안을 수 밖에 없겠지만 미리부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면 후유증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교훈을 통독현장은 가르쳐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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