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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불씨

    오랜만에 미장원에 들렀더니 원장이 보이지 않았다.독한 파마 약이 손에 묻는 것도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해 머리를 매만져 주던 그녀였다.“모르셨어요.” 그러고 보니 거울과 조명 등 인테리어가 바뀌었고 사람도 바뀌어,아는 이는 보조원 한 명뿐이었다.“캄보디아 가셨어요.선교사로.언제 오실지 몰라요.” 그랬구나.언제나 분위기 좋은 가스펠송을 틀어놓고 있어 신심(信心)이 깊을 거란 생각은 했지만 뜻밖이었다.솜씨가 좋아 동네 부인들에게 인기가 최고였는데 이런 ‘황금 업장’을 놓고 떠나다니. 한 여행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말했다.“내 가슴 속에는 태우지 못한 두개의 불씨가 있어요.공부를 실컷 해보는 것,그리고 멋진 연애를 하는 것.대학원에서 공부 한(恨)은 조금 풀었지만 정처 없는 붉은 마음은 어찌하나요.” 중매로 남편을 만나 대학 졸업식날 결혼식을 올렸다는 그녀.그녀에게 이런 말을 해 줄 걸 그랬다.“마음이 가면 몸도 따라가 주세요.가진 것이 아무리 좋고 많아도 영혼의 충만만큼 값진 것은 없을 겁니다.” 신연숙 논설위원
  • 남몰래 상처받고 스트레스 쌓이고 / ‘어린이 화병’ 어른들은 몰라요

    방학을 앞둔 어린이들의 마음이 무겁다.벌써부터 등떠미는 부모들의 성화가 부담스러워서다.어린이는 어른의 뜻만 좇는 기계가 아니다.오히려 감수성이 예민해 사소한 문제로도 쉽게 상처받고,남몰래 스트레스를 축적해 간다.이 때문에 최근들어 화병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속으로 곪아가는 어린이 건강을 피자나 햄버거,일과성 피서 등으로 지켜줄 수 있을까.아니다.화가 풀려야 어린이의 건강도 풀린다.어린이 질환을 다루는 한방 전문의를 통해 어린이 화병을 살피고 대책을 알아본다. ●증상 어린이들은 감정조절이 미숙해 쉽게 화를 내며,어떻게 화를 풀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때문에 화병의 징후가 어른에 비해 훨씬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화병이 ‘말 못하고 속 끓이는’ 중년 여성만의 질환이 아닌 것이다. 화가 쌓인 어린이는 짜증과 신경질이 많고,잘 먹지 않으며 먹더라도 소화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변비에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숨이 차다는 경우도 있다.더 심한 경우에는 말을 더듬거나 말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언어장애,틱,학습장애 등이 나타난다.학교에서는 책을 찢거나,칼로 책상을 긁는가 하면 친구와 난폭하게 싸우는 등 일탈적 행동양상도 보인다.화병 증세다. ●화병 장애 화병이 심하면 키 등 신체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역기능이 떨어져 감기나 천식,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세포의 분화와 성장을 막아 기억력이 떨어지고 감성기능 장애를 초래한다.먹거리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경우 지나치게 많이 먹어 비만과 이에 따른 2차 질환을 부르기도 한다.소화장애나 변비,야뇨증 등 어린이에게 흔한 질환을 몸의 이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화병의 증상인 경우가 많다.이런 어린이들을 방치하면 성장장애는 물론 비뚤어진 심성이 형성돼 나중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치료 한방에서는 어린이 화병을 기(氣)의 순환이 막힌 ‘기체증’으로 보고 치료한다.체질과 성향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일반적으로는 어린이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는 증류한약,화가 쌓인 부분의 피부에 붙이는 피내침(일명 도장침),침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어린이를 위한 레이저침 시술 등으로 다스린다.증상이 가벼운 경우 2∼6주면 치료가 가능하나 자폐증처럼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더 오래 치료를 받아야 한다.약재는 화를 삭이고,막힌 기운을 풀어주며,너무 가라앉거나 들뜬 마음을 안정시키도록 처방한다.대표적인 한약재는 향부자와 진피.향부자는 기의 순환을 돕고 열을 다스려 답답함을 풀어준다.귤껍질을 말린 진피는 가슴에 뭉친 기를 풀어내며 소화를 돕는다. ●생활요법 어린이가 화병 증세를 보일 때는 ‘무엇 때문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아빠와의 갈등으로 야뇨증을 보인 어린이가 아빠와 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병증을 이긴 사례도 있다.의학적 치료 대신 아이들의 요구를 무조건 다 들어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가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얻은 어린이는 가정과 분위기가 다른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좌절할 수 있기 때문에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확실하게 구분,일관성있게 대해 줘야 한다. 부모들이 다투거나 이혼 등 중요한 결정을 할 경우,또는 어린이와의 약속을 어길 경우 주어진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어린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은 평생 털어낼 수 없는 스트레스가 된다.과도한 기대나 집착도 문제다.능력에 걸맞지 않는 기대는 어린이들을 지치게 하며,거짓말이나 변칙을 동원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린이의 분노와 울화는 운동을 통해 푸는 것이 가장 좋다.밖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몸 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하루에 30분씩 하루에 3회 정도 운동이나 산책을 권한다. ●화를 풀어주는 한방차 어린이에게 인스턴트음료 대신 한방차를 먹이면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구기자차는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이 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킨다.약한 불에 붉은 색이 우러나도록 끓인 후 꿀,황설탕을 넣어 마신다.생강이나 대추를 함께 넣고 끓여도 좋다.감초차는 해독작용을 하고 신경을 안정시킨다.잘 씻어 물기를 뺀 감초를 물과 함께 한 시간 정도 달여꿀,설탕을 타서 마신다.검은콩과 감초를 함께 달인 흑두감초차도 화병에 좋다.칡차는 갈증 해소와 소화,가슴의 열을 없애는데 좋다.생칡의 즙을 내 마시거나 칡뿌리를 달여 건더기를 버리고 마시면 된다.꿀이나 설탕으로 맛을 내면 어린이들이 잘 마신다. ■ 도움말 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 [수평사회를 만들자](6)학벌타파를 위한 제언 - 학벌기획을 마치며 좌담·각계 제언

    ‘학력(學力)의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안 된다.’는 주제 아래 대한매일이 기획,보도한 학벌타파 시리즈가 끝을 맺는다.지난 4개월 동안 국내외 교육현장을 돌아보며 학벌의 폐해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보았다.이번 기획 보도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인 학벌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부에서는 학벌을 타파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합동기획단’을 구성했다.기획을 마무리하면서 합동기획단의 단장을 맡은 정기언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정영섭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김홍선 경복고 교사,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 등과 학벌타파 기획을 평가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정기언 교육부 차관보 학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연된 학벌주의는 공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무조건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출세가 보장된다고 여기는 탓이지요.때문에 엄청난 사교육비의 부담도 참아냅니다.능력에 따른 회사 고용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습니다.또 학벌주의는 사회계층간의 불평등도 낳고 있습니다.저소득층 자녀들의 서울대 진학률도 줄고 있어요.결과적으로 소득분배 구조가 세습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영섭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 대한매일의 학벌타파 기획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학벌은 비공식적으로만 얘기되어온 사안입니다.‘학벌문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학벌은 문화가 아니라 병폐입니다.학벌이 교육 파탄과 사회적 불평등을 얼마나 초래했습니까.앞으로 더 폭넓게 공론화돼야 합니다.폐해를 더욱 부각시킬 필요가 있어요.학벌은 사회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어요.심각한 문제입니다. ●김홍선 경복고 교사 저도 학벌 기획을 보면서 그동안 교원으로서 진학지도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넘겼던 학벌에 대한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기획 의도도 좋았고 내용도 충실했어요.아이러니하게도 학벌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기여한 계층을 꼽는다면 중등교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학생들의 소질이나 적성과 상관없이 대입 제도에 맞춰 진로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 현재 입시중심의 교육체제에서 학벌위주의 사회는 어쩔 수 없습니다.학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학벌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지만 변화는 더딘 것 같습니다.하지만 변하고는 있습니다.반드시 고쳐야 합니다.정부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하면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하게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정 차관보 참여정부에서는 5대 차별 해소 가운데 학벌을 포함시켰습니다.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지요.학벌문제도 교육부 차원에서 벗어나 재경부·노동부 등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차원에서 접근해 올해 말까지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대책 수립 과정에는 경제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등도 참여합니다.특히 학벌의 실태와 문제점 도출을 통해 국민의 의식을 전환하는데도 힘쓰겠습니다.우선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능력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유도하려고 합니다.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대학 서열화의 완화 방안과 대학 특성화 방안,지방대 육성방안도 추진할 방침입니다.여성인력의 능력 개발과 지원도 포함됩니다. ●정 학장 일제 강점기에 모두가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독립운동에 뛰어든 사람은 소수였지요.학벌타파도 ‘제2의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만큼 심각한 문제이지요.대한매일 기사에서 대안이 언급됐지만 우리 사회 수준에서 정확한 대안이 제시되기까지는 공론화가 확대돼야 합니다.해외 사례를 통해 보여준 대안도 우리 사회에서 보조적인 역할밖에 할 수 없어요.정부가 너무 서둘러 자칫 종합대책을 전시용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심층적이고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한 뒤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김 교사 학생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적성보다 대학의 간판을 찾아 ‘불나비’가 되는 것이 교육의 현실입니다.학생들은 교사에게 설득되다가도 막판에 유명대의 비인기학과라도 입학해야 한다는 부모의 말을 따릅니다.학벌사회에서 실업고의 쇠락은 훨씬 심각합니다.실업계에 가면 패배자나 낙오자로 인식됩니다.실업고 교사들은 학생 모집에 동분서주합니다.거의 전쟁 수준이에요.고교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대학 교육과는 상관없이 자격증을 따면 그에 걸맞은 임금과 보수,승진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제도·인식 등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김정 대표 정부에서 교육을 인적자원으로만 보면 학벌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기업에서도 지원자를 자원,학맥과 인맥을 상품으로 봅니다.사람을 인적 자원으로 보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으로 길러낸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한 학벌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입니다.성장과 효율만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학벌에 얽매일 수밖에 없어요.학부모도 마찬가지지요. ●정 학장 사회가 유기체이듯 학벌도 어느 한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유능한 의사는 병의 원인을 콕 짚어냅니다.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요.학벌의 원인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편파적인 개입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대학간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지면서 대학 서열화가 고착됐어요.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에 사립대는 열세일 수밖에 없습니다.대안은 이 같은 사실에서 찾아야 합니다.국민 의식은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편한 길을 두고 좁은 길로 멀리 돌아가라고 하면 안 됩니다.편한 길을 넓히든지 해야 해요.교육부에서 국민 의식을 탓한다면 너무 안일한 자세이지요. ●김 교사 정부 부처가 모두 나선 만큼 제도가 뒤따랐으면 좋겠습니다.기업들의 학력제한 철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아직 미미한 상태입니다.부산상고는 부산제일고로 이름을 바꾼다고 합니다.목포상고는 이미 전남제일고로 바꿨어요.이런 현실에서 실업고를 나와도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교육부나 시민단체가 아무리 얘기하더라도 공염불에 그칠 뿐입니다.기업 채용 때 자격증 위주로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공직사회에는 지역인재할당제를 도입해야 합니다.개방형 공채로 실력 위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이지요.전공 위주의 진로지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 차관보 자격증 제도가 있지만 산업체에서는 대학이나 훈련기관의 교육이 기업 현실을 받쳐주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와 재경부 등 관계부처는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구축하려고 합니다.직업의 직무능력 표준을 정해놓고 교육과정과 훈련,자격을 이에 맞추도록 하는 제도입니다.KS마크와 비슷합니다.지금껏 교육과정과 자격은 따로 놀았어요.자격과 학력이 연계되지 않는 점도 문제입니다.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자격이나 교육훈련,근무경력 등을 쉽게 연계시켜 어느 하나를 이수하더라도 대체 인정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할 계획입니다.국가직무능력표준의 핵심은 자격과 노동시장,직무능력 체계를 연계·구축하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정부는 자격기본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 학장 국민의 정부에서도 교육부에 ‘학벌팀’이 있었어요.학벌 문제는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이후 잠잠하다가 새 정부 들어 다시 논의되고 있습니다.늘 정부의 대응은 원인에 대한 대응보다 대증(對症)요법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 교사 차별은 곤란하지만 엄연한 차이는 인정해야 합니다.자칫 마음껏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발목잡기나 하향 평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학력의 차이는 과감하게 용인해야 합니다.그러나 차별해소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어요. ●정 차관 그렇습니다.학벌과 학력(學力)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학벌은 배격돼야 하지만 학력은 제고시킨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본 정책입니다.구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김정 대표 체감할 수 있는 학벌타파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학교운영위원회만 해도 참여하려면 학력을 써야 합니다.학부모들은 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요.그래서 학부모들은 학운위를 가리켜 ‘가진 사람들의 민주주의’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학운위는 교육부 소관인 만큼 학운위 가입 양식에서 학력란을 없애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불필요한 학력 부분은 교육부에서부터 없애는데 솔선해야 합니다.또 참여정부에서 5대 차별 해소를 내세웠지만 학벌은 국민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입니다.가진 사람들은 학벌의 폐해가 얼마나 심한지 몰라요.정부가 대책을 만들 때도 학벌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리 박홍기 김재천기자 patrick@ 교원 능력우선 교육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태화 박사 학벌 문제를 교육 측면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학벌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이해관계를 비롯해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제는 사회 내에서 학교교육만이 개인의 능력을 설명하는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야 한다.개인의 능력과 경력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개인은 수시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사회는 이를 인정해주며,정부는 이를 위한 객관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개혁시민연대 한만중 전 정책실장 학벌에 대해 전반적으로 적절히 진단한 것 같다.학벌 문제는 학벌의 구조와 대학 입시제도 개선이 양 축이라고 할 수 있다.국립대 개선방안과 지방대 육성 등 방안들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인터뷰에만 그쳐 아쉬웠다.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담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학벌에대한 구조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실적인 면에서 대학개혁 자체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수능제도 자체도 서열구조 조성,학벌의 해결책으로 나오고 있는 수능 자격고사화 문제도 제기됐어야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황석근 대변인 학벌주의의 근본 원인은 폐쇄적인 집단주의에 있는 만큼 문화적 접근도 시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학벌 타파는 실력 중심의 사회로 가자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구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이런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것인지가 과제다.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등 교육체제가 다양해져야 한다. ●경인고 이종배 교사 21년째 교단을 지켰지만 학벌 기획을 보면서 그동안의 진학지도를 반성하게 됐다.학벌주의를 타파하려면 사회 시스템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다.언론도 반성해야 한다.일류대 관련 기사는 줄이는 실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사회 일각에서 학벌타파 운동이 일어난다고 해서 급속히 퍼지는 것은 아니다.교사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교원 양성 단계에서부터 학벌이 아닌 능력을 우선시하는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김정금 학벌문제특별위원장 대한매일이 굉장히 다양한 사례를 들어 기사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특히 언론에서 학벌 문제를 장기간 시리즈로 다룬 것은 고무적이다.다른 언론사에 비해 대한매일을 훨씬 돋보이게 한 기획이었다.학벌 문제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언론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시리즈는 끝나지만 대한매일이 앞으로도 학벌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을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학벌의 뿌리가 무엇이고 우리 삶 속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진단해 달라.핵심적인 대안을 집중한 기사를 실어주기 바란다. ●서울시교육과학연구원 정정웅 인성진로교육연구부장 학벌에 대한 이중적인 의식구조가 문제다.사회 발전의 걸림돌로 학벌을 지목하지만 학부모들은 막상 자기 아이들을 대할 때는 생각이 달라진다.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적성과 소질을 길러줘야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학부모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학부모들을 위해 능력 중심의 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 기획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대한매일에서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학벌 관련 기사를 많이 써주기 바란다. ●포스코 박세연 인적자원팀장 출신대학이 기업들의 인재 선발 기준이 되는 것은 우수 인재를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사원을 채용할 때 이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된 기준이 없다.포스코는 참여정부의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신입사원 선발방식을 공개채용으로 전환하고 구조적 면접을 도입했다.학벌타파를 위해서는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대한매일에서 이런 부분을 자주 이슈화해달라.이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짐을 또 떠안게 될 것이다. ●안동대 임현재 학생 지난 4개월 동안의 대한매일의 학벌 기획은 우리 사회의 학벌서열화와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었다.특히 학벌지상주의가 교육현장과 기성사회에 어떻게 작용해 왔는지 각계 전문가들과 이해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정책 틀 안에서 대학개혁의 방향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끌어줄 필요가 있었다. 대학들을 상향평준화하기 위한 정책을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학벌없는사회 이철호 사무처장 학벌을 사회적인 이슈로 제기한 데 감사드린다.학벌을 의식개혁이 아닌 사회개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국립대 민영화와 지방대 특성화,채용문화 개선,진로지도 활성화 등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이제는 대학서열화를 없애기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큰 차별로 등장한 교육기회나 그 결과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벌 차별을 적극적으로 시정,보상하려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한양대 교육학과 정진곤 교수 학벌사회의 문제점과 폐해를 다각도로 잘 조명했다.학벌문제에대한 대한매일의 심층적이고 다면적인 분석은 학벌이 아닌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와 학벌의 폐해 등을 교육뿐만 아니라 경제,외교,문화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좀 더 심도있게 분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다.앞으로 능력 위주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다 설득력 있고,깊이 있고,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기획을 마치며 학벌은 결코 녹록지 않은 대상임에는 틀림없었다.상당수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눌린 탓인지 학벌을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렸다.학벌 피해를 입고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가 일쑤였다.따지고 들었다가는 자칫 피해의식의 발로로 매도당할까 두려운 까닭에서다.더욱이 학벌의 울타리에서 뛰쳐나가 자기의 길을 가는 이들조차 학벌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월10일 ‘현대판 골품제 학벌’이라는 제목으로 첫 발을 내디딘 학벌타파 기획을 4개월 동안 18차례 다루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실들이다.학벌 타파 기획은 원인·실태에서부터 서울대 문제,기업의 채용 관행,학벌 타파에 나서거나 학벌을 극복한 사람들의 소개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접근했다. 또 심포지엄 및 교육부총리 인터뷰,외국의 교육 및 자격증 제도 등을 통해 신중하게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학력에 의한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안된다.’는 원칙론에 입각해서다.국립대의 구조조정 또는 법인화,지방대의 육성,자격증제도의 활성화,기업의 채용방식 개선,국민의식의 전환 등이 대표적인 대안들이다. 특히 대한매일의 여론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학벌의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도 학벌문제를 내세우지 못하는 이중적인 의식구조도 취재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예컨대 서울대를 자퇴한 뒤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아닌 대학에 다시 진학,자신이 원하는 학문에 매달린 끝에 대학 강단에 선 A교수의 경우,“간판보다는 적성이 우선”이라면서도 “굳이 서울대를 중도에 포기한 이유를 밝혀 서울대의 친구들을 포함,주위 사람들과 껄끄럽게 될필요가 있느냐.”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실제 학벌의 벽을 넘었다고 자처하면서도 학벌의 수혜자로 인정하는 A교수와 같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반면 높은 수능 점수에도 불구하고 적성을 찾아 세칭 ‘2류 대학’에 갔다가 학벌의 벽을 실감,학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중도에 학업을 접는 대학생의 절망도 봤다.‘학벌 문화의 정점,서울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서울대의 몇몇 교수들은 “서울대가 실질적인 국립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더 나아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도 기사에서는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는 요구를 빼놓지 않았다. 학벌의 뿌리는 깊었다.벽으로 비유하면 높고 단단했다.하지만 학벌은 무너뜨려야 할 대상임에는 분명하다.젊은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또 사회의 화합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업이다. 이런 점에서 학벌타파 기획은 학벌을 공론화,사회적 이슈로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 데다 정부의 대책 수립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철도파업 / ‘몰라요’ 노동부 / 파업사업장·노조원 숫자조차 파악못해

    노동부는 과연 무엇하는 정부 조직인가? 철도파업으로 온 나라가 물류대란과 수도권전철 교통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30일 한국노총이 올들어 첫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노동부는 파업 당일 오후 3시 현재까지도 파업 참가 사업장 및 참가 노조원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나름대로 오전에 파업예상 사업장 현황을 조사해 봤지만 한국노총 발표와 차이가 너무 나서 망신당할지 몰라 발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부 부처가 스스로 조사한 내용을 믿지 못하겠다니 ‘소도 웃을 일’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간 사업장을 부분파업이냐,일일파업이냐 분류하려면 오후 6시가 넘어야 한다.”며 “장관 보고도 오후 6시가 넘어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파업 주무 장관도 총파업의 정확한 현황을 당일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보고받는 셈이다. 노동부는 정부과천청사에 자리한 본부 외에도 ▲지방노동청 6개 ▲지방노동사무소 40개 등 지방에 46개의 막대한 조직을 갖고 있다.지방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만도 2090명이나 된다.물론 이는 직업상담원을 뺀 숫자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친(親)노조’ 성향을 대내외에 여러차례 드러낸 바 있다.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꺼렸고,경제단체들은 “기업할 의욕이 안난다.”며 잇따라 정부를 비난했다. 특히 노동부는 노사문제에 있어서 ‘법대로’의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불법이라도 그들의 주장에 귀기울이겠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왔다.따라서 일단 불법이라도 일을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심리를 자극해 왔다.노동계의 기대치를 한껏 부풀려 놓은 셈이다. 지난 4월 물류를 멈추게 한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노동부는 ‘노조원이 아니기 때문에 건교부 소관 사항’이라며 팔짱만 끼고 있었다.사실 할 일도 없었다.더욱이 이때를 전후해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잭나이프 발언’ ‘강력한 노조가 낫다’는 등의 발언으로 노동계 및 재계를 자극했다. 노동부는 또 파업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조치를 취해 파업발생을 막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혀왔다.그러나 예방조치는커녕 사후조치 중의 가장 기본인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한심한 일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전갈에 쏘이면 으악! 그래도 멋진걸~

    애완동물을 키우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개나 고양이는 애교가 넘쳐서 좋고,금붕어나 열대어는 예뻐서 좋다.토끼는 귀여워서 좋고,새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서 좋다.그럼 전갈은? 좀 징그러운데…. “키워보지 않고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면 안되죠.전갈은 독성이 강하고 한번 쏘이면 거의 사망에 이른다고 그러지만 사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전갈들은 맹독을 지닌 것이 없습니다.” 전갈을 키운 지 두달 된 이슬기(22·여·회사원)씨의 전갈 편들기다.전갈에 대한 오해를 잔뜩 품고 계시는 어머니의 눈을 피해 전갈을 키우기 때문에 더욱 애완동물 전갈을 감싼다. “어머니가 햄스터는 괜찮다시면서 전갈을 키운다니까 치를 떠시는 바람에 전갈도 어머니 안계신 시간을 골라 택배로 받고,햄스터 사육장 구석에서 키우고 있다.”며 “왜 전갈을 그렇게 싫어하시는지…”라며 서운함을 드러낸다. 전갈을 키운 지 5주째인 이승재(24·공무원)씨는 단번에 ‘다이내믹’,‘용맹’,‘카리스마’ 등등 온갖 멋진 말을 풀어낸다. “전갈 한 쌍을 데리고 온 첫날 귀뚜라미 한마리를 넣어줬는데 처음엔 탐색하는지 머뭇거리다 전갈 한 마리가 달려들어 독침을 꽂더라고요.그러다 다른 놈도 용기를 얻었는지 어느새 귀뚜라미 쟁탈전을 벌이게 됐죠.독침을 세우고,기싸움을 하는 게 얼마나 멋졌는지 몰라요.” “물론 싸움 붙이려고 전갈을 산 건 아닌데…”라며 말꼬리를 흐리지만 “역시 전갈의 매력은 멋들어진 외모와 사냥할 때의 용맹”이라고 강조한다. 여섯 마리의 전갈을 키우는 신성수(19·대학생)씨는 “3∼4㎝ 크기의 전갈을 보고 있으면 핸들링(만지는 것)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전갈들이 풍기는 매력에는 못당해낸다.”며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전갈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갈은 8개의 다리와 ‘협각’이라고 불리는 꼬리가 있다.이 꼬리 끝에 독침을 가지고 있어 독침으로 공격한다.야행성이라 낮에는 돌 틈,나름의 은신처 등에 숨어 있다가 해가 떨어지면 활동을 시작한다. 먹이는 귀뚜라미,밀웜(애벌레),풍뎅이 등.먹이를 주는 횟수는 유체(새끼·1만원대)의 경우 귀뚜라미나 작은 벌레를 주 2회,성체(2만원대)는 귀뚜라미 2마리 정도를 주 1회 준다.습한 것을 좋아하므로 분무기로 물을 조금 뿌려주거나 물통을 넣어두어 건조해지지 않게 한다. 문제는 독성.데스 스토커,옐로 펫 테일,블렉 펫 테일 등은 성인이 쏘였을 경우 2시간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맹독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국내에 들어온 극동전갈이나 텍사스 전갈,자이언트 블루,황제전갈 등은 약간의 마비증상이나 벌에 쏘인 정도의 아픔을 준다고.그러나 이것은 사람의 신체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가능하면 전갈을 핸들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여경기자 kid@
  • [나의 건강보감]김태욱·채시라 커플의 ‘절제론’

    “어차피 사람이 가진 모든 것이 유한한데 자신의 에너지를 무작정 낭비하며 살 수 있나요.절제해야죠.” 그들,로커 김태욱(33)-탤런트 채시라(34)씨 커플과 만나 얘기하는 동안 내내 유쾌했다.두 사람이 생각보다 밝은 성품을 가졌고,그래선지 썩 마뜩찮은 질문에도 기분좋게 얘기하는 스타일이었다.“우리보고 보기 좋다고들 해요.맨날 남편과 함께 있지,애도 잘 자라지.그러나 세상 일이라는 게 그냥 잘되고,좋은 게 있겠어요.서로 노력하는 게 잘 사는 비결 아닌가 생각해요.” ●결혼 전처럼 밤늦게 술 안마셔 이들과 만난 곳은 서울 한남동의 H미용실.비탈져 전망 좋은 곳에 널찍한 정원을 가진 테라스하우스풍의 이곳이 두사람의 단골집이다.아니나 다를까,나란히 들어서는 두 사람에게 “보기 좋다.”고 인사를 건네자 시원한 웃음이 터진다.‘잘 사는 비결은 노력’이라는,좀 얼렁뚱땅해 보이는 답변이 궁금했다.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또 개인의 세계가 확실한 서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며 사는 걸까.혹시 하나를 열이라고 튀긴 ‘대외용’ 언설은아닐까. “노력이 구체적으로 뭐냐면,음…,자기 그런 모습 있잖아.예전(결혼 전)처럼 늦도록 술을 마신다든가 하지 않고…뭐 그런 거 아닐까요.서로 절제하면서 사는거요.” 채시라는 무척 영민해 보였다.대번에 질문의 의도를 간파했고 거침없이 답했다.하기야 서울 숭인여중 때부터 ‘스타’였으니 오죽할까.시쳇말로 ‘이 바닥,저 바닥’하는 연예계는 전쟁터,언제든 힘이 고갈되면 소리소문없이 가라앉거나 제껴지는 곳이다.힘이란 때로는 ‘노력’이기도 하고 때로는 ‘처세’이기도 한데,이 힘을 갖는다는 것이 바로 개개인의 역량이자 생존 규칙이다.‘절제’라는 보편적 미덕이 그들 부부나 수많은 팬들에게 예사롭지 않게 부각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얘기를 나누면서 채시라의 힘이 자신에게는 얼음처럼 냉혹한 절제의 소산임을 알아차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김태욱은 이런 채시라를 두고 “자신의 연기에 절대 만족하는 법이 없다.”고 귀띔했다.그렇지만 스스로 무너뜨리는 절제의 선도 있다.바로 먹는 일. ●“다 되는데 먹는 건 통제가 안돼요 먹성만큼은 체중 48.9㎏의 채시라가 72㎏의 남편 김태욱을 압도한다.요즘엔 고기가 당겨 등심이든 갈비든 가리지 않는다.체중을 불리려고 민물장어 곰을 벌써 두 박스째 먹고 있다.초콜릿 등 군것질도 많이 하는 편이다.자기 전에 일부러 아이스크림도 챙겨 먹는다.“살 빼려고 애쓰는 사람들 들으면 욕할지 모르지만…”이라면서도 “다 되는데 먹는 게 통제가 안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첫 애 채니를 낳은 뒤 보란 듯 군더더기라곤 없는 몸으로 나타나자 다들 “도대체 무슨 비결이냐.”고 난리를 피웠다.“제가 대단한 비결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그런 것 없어요.굳이 들라면 채니에게 모유를 먹였다는 정도죠.대신 체조는 참 많이 했어요.” 체조라고 특별한 건 아니다.그의 말을 빌리자면 중고등학교때 신물나게 했던 바로 그 ‘새마을체조’다.그중에서 노젓기 등 필요한 동작을 가려뽑아 계속 해댔다.김태욱의 말을 빌리면,보통 1시간,어떤 때는 2시간씩 체조만 해대는데 원래 몸이 유연해 스트레칭은 무용가 수준이다.모유 수유와 체조만으로 출산 부기가 쑥쑥 빠지는 것을 보고 그도 놀랐단다.항간에는 출산후 수술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떠돌았으나 그는 몸에 칼 대는 걸 무척 싫어한다.요즘엔 초등학생도 한다는 귀 뚫는 것도 최근에야 했을 정도.애도 가능한 직접 돌본다.연기든 생활이든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다. ●맨손체조로 출산후 몸매유지 연기자나 가수가 제 몫의 건강을 지켜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일의 부하가 만만치 않고 스트레스도 버겁다.그러나 이들은 아직 체력적 한계를 느끼지 않는다.채시라의 경우 예전 ‘여명의 눈동자’ 촬영때는 5㎏이나 감량하고도 버틴 강단이 있다.드라마 ‘파일럿’과 영화 ‘네온속으로 노을지다’ 촬영때는 교통사고와 체력 고갈로 애를 먹었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이겨냈다. 그들이 하는 운동이라야 가끔 집 근처 공원에서 하는 배드민턴과 골프가 전부다.규칙성이 없으니 운동이라기보다는 기분 전환에 가깝다. 스트레스 해소법도 상식적이다.김태욱은 스트레스다 싶으면 바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스타일.그게 아니면 혼자서높은 산을 오르거나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등의 동화적 상상을 한다.이내 머리가 맑아지고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다.채시라의 생활도 정상의 연기자치고는 소박하다. ●자신엔 엄격하고 타인엔 너그럽도록 결혼 후 시간에 쫓겨 3년동안 못치다 최근에야 꼭 한번 골프장에 다녀왔다는 그는 “내가 먹고 입는 건 다른 사람이 상상을 못할 정도”라고 했다.이렇게 그는 다른 사람과 다름없음을 설명하려 했다.대신 바쁜 일상 속에는 ‘절제’의 룰이 항상 금속선처럼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그는 절제의 방법론을 “내게 더 엄격하고 남에게 더 너그러운 삶”이라고 소개했다. 딱히 특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들은 건강했다.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더 건강해 보인다고 하자 “그렇게 보이느냐.“며 이런 귀엣말을 전했다.“남편이 인터넷 웨딩컨설팅사를 운영하다 보니 낮동안에는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대신 집에서는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눠요.잠자리에서 2∼3시간씩 깔깔대며 얘기하는 건 보통이에요.맨날 그렇게 할 얘기가 있느냐고요.세상일이 다 얘깃거리죠.대신 가능한 밝은 주제,기분 좋은 얘기만 해요.채니 얼굴만 보고 있으면 얘깃거리가 넘쳐나더라고요.” 막간에 채시라가 이런 청을 했다.“이름을 적을 때도 남편을 앞세워 달라.”고.“10년에 한편만 찍을지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하고 싶다.”는 그와 “가을에 새 앨범 내고는 다시 예전처럼 노래 속에 푹,파묻히고 싶다.”는 김태욱을 보면서 ‘사랑’과 ‘배려’로 직조되는 ‘아름다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 ■절제하는 생활 왜 좋은가 김태욱-채시라 커플은 눈길을 끄는 변화를 체험하고 있었다.스스로 ‘절제’라고 부르는 이 변화를 그들은 ‘기분좋은 경험’이라고 했다.채시라를 보자.그의 연기론은 철저하게 ‘절제’에 뿌리 내리고 있다. 어떠냐 하면, “전에는 연기하다 보면 오버도 하곤 했는데,이젠 진정으로 작품이 요구하는 연기,참고 아끼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태욱씨도 그래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공감해요.”하는 식이다.그러면서 이렇게 부연한다.“음악·연기관이 바뀌니까 생활도 바뀌더라.”고. 김태욱은 이런 말도 곁들였다.“연기자들을 보면 더러는 몸을 막 굴리는 사람이 없지 않아요.그런데 이 사람,자신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엄격해요.약속과 시간 관리는 물론 지나가는 말 한마디도 소홀히 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김태욱도 자신을 ‘절제’의 틀에 짜맞추고 사는 스타일.스물 두살때 ‘개꿈’으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로커답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다.술도 ‘일단 시작하면 넘어질 때까지 먹는 스타일’이었다.그런 그가 결혼후 달라졌다.친구들과의 부담없는 술자리에서도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면 미련없이 털고 일어선다.담배도 결혼후 끊었다.채시라가 “아기도 가져야 하는데 담배는 좀…”이라고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채시라도 놀랐다고 했다.변화는 음악에서도 나타났다.“예전에는 음악 한 곡에 모든 걸 담으려고 했는데,지금은 달라요.절정에서 절제하는 음악이 더 좋다고 여겨지거든요.”그는 가을에 나올 4집 앨범에 자신의 변신을 담겠다고 했다.이들에게 ‘절제’는 생활이었다.넘치는 것보다 모자라는 것을 값지게 여기는 것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양심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 즉,초자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의 경우 상식적인 수준까지도 통제의 범주에 포함시켜 절제가 간혹 폭발적인 일탈의 요인이 되기도 하나 의식주를 비롯해 습관이나 관행에 관한 일상적 절제는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지킬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훈련 효과도 있어 매우 중요한 생활강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살짝만 건드려도 화들짝 놀라요 / 움직이는 식물 ‘미모사’ 키우기

    잎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잎과 줄기를 움츠리는 미모사가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으면 1∼2초 사이에 입과 줄기를 접어버려 신기해 보이고 꽃이 피면 화려하고 예쁘기 때문이다. 벌레잡이 식물을 기르다가 미모사를 키우고 있다는 황수길(25·인터넷 도매업자)씨는 “퇴근 후 미모사가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자연스레 모든 시름을 잊게 된다.”고 말한다. 콩과 식물인 미모사는 브라질이 원산지.크기는 30∼50㎝까지 자라지만,겨울철 온실과 같이 난방시설이 좋은 곳에서 키우지 않으면 10㎝ 이상 자라지 않으며 죽을 수도 있다.따라서 브라질에서는 다년생 식물이지만,우리나라에서는 1년생 관상용 식물로 재배되고 있다.특히 여름철에 피는 꽃은 핑크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뤄 밤하늘에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이어서 누구나 빨려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답다. “미모사는 반드시 외부의 충격이 있어야만 움츠리지요.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더라도 오그라드는 법이 없답니다.” 3년 전부터 미모사를 키우고 있는 전미화(38·주부)씨는 “다른 식물과는 달리 미모사는 건드리면 움직이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더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미모사를 건드리면 잎과 줄기를 접어버리는 것은 순전히 생존을 위해서다.벌레가 접근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미모사는 잎맥에 있는 수분을 순간적으로 큰 줄기에 이동시켜 수분을 빼내 잎과 줄기를 닫아버린다.이는 벌레들이 수분이 없으면 맛이 없다고 느껴 먹지 않기 때문이다. “미모사의 움직이는 모습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교육용으로 적합하다는 점이 애완식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봅니다.물을 하루에 한번 듬뿍 주는 것 외에는 별달리 관리할 필요가 없어 기르기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죠.” 아이들의 식물에 대한 교육용으로 미모사를 키우고 있다는 양규석(사진·39·엔스틱 대표)씨는 미모사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실내 온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모사를 키우려면 한국 벌레잡이 식물원(02-477-8246) 등에서 구입하면 된다.가격은 3000∼5000원.다음 카페(cafe.daum.net)에 들어가면 동호인 모임인 ‘미모사네집’이 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 소금강 계곡·사천진항 / 기암괴석 절경 갯내음 물씬 여보게, 쉬었다 가세

    금강산을 빼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오대산 소금강(小金剛).기암괴석이나 계곡의 깊이가 금강이나 설악엔 못 미치지만 그 오밀조밀한 풍광은 등산객들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빼어나다. ●금강산 빼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소금강 소금강은 국립공원인 오대산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동해 주문진 권역과 연계해 1박2일 코스로 산행과 포구 나들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다.아직 피서객이 없어 한적한 운치를 맛볼 수 있는 소금강을 찾았다. 소금강엔 등산로가 여러 군데 있다.그중 대표적인 길이 소금강 계곡 초입인 무릉계에서 노인봉을 거쳐 진고개로 이어지는 코스.총 15㎞에 달하는데,지난해 수해로 등산로가 유실돼 현재는 구룡폭포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산행 기점인 계곡 입구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 왼쪽으로 흘러 내려가는 계곡물 소리가 시원하다.평탄한 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니 왼쪽으로 ‘무릉계’(武陵溪)란 표지판이 보인다. 소금강 계곡을 오르다가 가장 먼저 만나는 폭포다.계곡으로 들어선 지점은 폭포 위쪽.편평한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 위를 쏜살같이 흐르던 계류가 폭포에 이르러 시원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진다. 맨발로 물이 흐르는 바위를 딛고 조심스럽게 폭포 아래쪽을 바라보니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검푸른 빛깔의 소(沼)가 보인다.눈 앞이 아찔하다. 무릉계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소 모양이 십자를 닮은 ‘십자소’(十字沼)다.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양 옆구리가 뾰족한 모양을 하고 있어 멀리서 바라보면 영락없이 십자 드라이버 끝을 보는 것 같다.십자소 끝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니 작은 물고기들이 떼지어 헤엄치는 모습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연화담·식당암·삼선암… 크고 넓은 바위들 등산로 주변으로는 다양한 나무와 야생화들이 자생하고 있다.분비나무,신갈나무,사스레나무,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노랑무늬붓꽃,복수초,금강초롱꽃,얼레지 등 야생초 및 야생화도 지천이다. 국립공원에선 무릉계부터 구룡폭포를 지나 만물상까지 나무에 이름표를 붙여 놓는 등 자연학습 탐방로로 운영하고 있다. 소금강 계곡은 유독 크고 넓은 바위가 많다.그중 십자소 위로 이어지는 연화담,식당암,삼선암 등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연화담이란 이름은 널찍한 바위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만든 소 모양이 연꽃을 닮았다고 해 붙여졌다. 식당암(食堂岩)은 1m 정도 높이의 넓고 기다란 반석.수십명이 앉아서 쉴 만하다.계곡 바닥 중 절반은 식당암이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 위로 계류가 흐른다. 협곡 양쪽은 천애의 절벽이다.화강암 단애로 이루어진 소금강 계곡의 결정판이라고나 할까. 식당암에 앉아 고개를 드니 멀리 거대한 암벽이 병풍을 친 듯 펼쳐져 있다.정면 오른쪽의 노인봉(1338m),왼쪽의 황병산(1407m)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아홉마리 용이 있었다는 구룡폭포 식당암을 지나 삼선암을 거쳐 30분쯤 올라가면 구룡폭포다.9개의 작은 폭포가 이어져 있는데,아홉 마리의 용이 폭포 하나씩을 차지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구룡폭포에서 2㎞쯤 올라가면 만가지 형상을 갖춘 바위산인 만물상이 나온다.등산로 복구 공사 때문에 구룡폭포에서 발길을 돌리려니 아쉽기만 하다. 소금강을 나와 바다 구경과 함께 숙박도 할 겸동해로 향했다.6번,7번 도로를 갈아타고 강릉 방향으로 가다보니 ‘사천진’이란 지명이 눈에 띈다.작은 포구가 있겠거니 하고 이정표를 따라 무작정 차를 몰았다. 사천진은 7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형적인 어촌이다.50여척의 어선으로 광어,문어,양미리 등을 주로 잡는다고 한다.관광객들이 제법 몰리면서 생긴 횟집과 여관도 몇 군데 눈에 띈다. ●“노래미 잡는 재미에 시간 가는줄 몰라요” 어선이 정박 중인 부두쪽에 가니 몇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다.‘갯바위나 방파제도 아니고 부둣가에서 무슨 고기가 잡힐까.’하는 생각에 다가갔는데 사람마다 그물망에 손바닥만한 물고기가 10여마리씩 된다. “노래미가 많이 잡혀요.우럭과 도다리,도미 새끼도 나오고요.어제도 열댓마리 잡았어요.회도 뜨고,구워먹기도 하는데 맛이 기가 막혀요.” 강릉에서 시간날 때마다 온다는 한 50대 부부가 신이 나서 말한다. 낚시엔 전혀 흥미가 없을 것 같은 이 아주머니는 연신 노래미를 낚아올릴 때마다 남편에게 빨리 고기를 떼어내고 미끼를 달아달라고 성화다.미끼는 대개 갯지렁이를 쓴다.단 도미 새끼는 새우를 써야 잘 잡힌다고 .낮보다는 밤에 훨씬 잘 잡힌다고 한다.나중엔 동해나 설악쪽에 나들이를 오면 꼭 낚시도구를 챙겨와 이곳에서 민박을 하며 밤낚시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강릉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톡 쏘는 ‘송천약수’ 맛보세요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빠져 6번 국도를 타고 주문진 방향으로 가야 한다.월정사 입구와 진고개,송천약수 입구 등을 거쳐 30㎞ 정도 달리면 강릉시 연곡면 장천동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소금강 가는 길이 나온다.이곳에서 소금강 주차장까지는 10여분 정도.강릉쪽에선 7번 국도를 타고 주문진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연곡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6번 국도로 갈아타면 된다. ●숙박 소금강에선 계곡 옆에 자리잡은 ‘구룡 방가로산장’(033-661-4307)이 가깝고 경관이 좋다.계곡 건너 방갈로가 경관이 가장 좋지만 요즘은 수리중이어서 일반 민박집만 운영중이다.숙박료 2만원. 사천진항에선 부두 앞에 콘도식 민박인 ‘편안한 집’(〃-644-0615) 등 민박집과 여관이 여러 군데 있다.요금은 2만∼3만원. ●가볼 만한 곳 진고개 넘어 연곡방면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나오는 송천약수에 들러 보자.철분 함유량이 많아 톡 쏘는 맛으로 유명한 약수.쏘는 맛이 너무 강해 마시기를 꺼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예부터 피부병·위장병·소화불량·숙취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약수 애호가들이 인근에 오면 꼭 찾는 곳이다.약수 옆으로 펼쳐진 안개자니 계곡의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 등 풍광도 그만이다.국내 최대의 단오축제인 강릉 단오제에도 참가해 보자.단오인 4일부터 9일까지 강릉시 노암동 남대원 일원에서 산신제와 성황굿,농악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소금강 관리사무소(033-661-4161),강릉시청 관광개발과(〃-640-5129). [식후경] 송이 향 가득한 닭백숙 별미 소금강 계곡 입구에 늘어선 수십 군데의 식당이 산채 음식을 낸다.그중 금강식당(033-661-4356)의 음식이 깔끔하기로 소문 나 있다.계곡과 마주하고 있어 물소리와 산새소리를 들으며 편안히 식사할 수 있는 곳이다. 산채정식(1만원)과 산채비빔밥(6000원),더덕구이 백반(1만 2000원)이 주 메뉴.산채정식은 두릅,참취,참나물 등 15가지의 나물 무침과 볶음,곰취 쌈,된장찌개가 나온다.식당에서 쓰는 산채가 모두 오대산 일원에서 나온 산나물임은 물론이다. 비빔밥도 7가지 정도의 나물과 된장찌개가 나와 점심식사로 충분하다.산채와 함께 이 집이 자랑하는 또 한가지는 자연송이 요리. 요즘엔 송이 철이 아니라서 지난해 채취한 냉동 송이를 이용해 닭백숙만 낸다.송이를 얇게 썰어 닭과 함께 푹 고아 내는데,송이 향이 밴 쫄깃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1마리 3만 5000원.9월 이후 송이철에 가면 송이 로스와 송이밥,송이 칼국수 등도 맛볼 수 있다.
  • 한옥사랑 여성5인 방담/ “친환경 한옥의 지혜 배우면 삶이 건강하고 넉넉해져요”

    조혜경(57·주부·서울 광진구 중곡동) 남춘순(56·환경운동가·서울 종로구 계동) 이미화(48·주부·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조정미(43·가톨릭대 의류학과 교수) 진종옥(38·전북 무안군 농업기술센터 생활환경담당) 한옥에 대해 관심을 갖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한옥강좌에 여성들이 몰리고 언젠가 내 손으로 집을 짓겠다는 이도 많다. 이같은 현상은 자연주의 조류라거나 복고가 유행이라는 말로 설명될 수도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문화를 지키면서 친환경적인 한옥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다는 각오를 가진 어머니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회색 아파트에 살면서 이전과 달라져가는 사람들의 심성을 한옥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한옥을 배우고 있는 여성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11번째 회원이 배출된 한옥문화원(원장 신영훈)의 ‘우리 집을 지읍시다’ 강좌를 들으며 한옥에 대해 배우고 한옥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여성들.이들은 한옥사랑의 본질은 바로 자신을 낮추면서도 결코 자존심을 잃지 않는 품격있는 삶이라 했다. 한옥을 통해 자신의 삶과 사회를 모두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사회:가회동 북촌마을을 둘러보니 한옥의 매력이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그러나 한옥이 불편해서 아파트로 대체됐는데,왜 다시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남춘순:10여년 전부터 전통문화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몇년 전 서울로 이사오면서 북촌의 낡은 집을 고쳐 살게됐는데 묘한 것은 그전에 두통을 앓던 저와 아이들이 한옥으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두통을 앓았던 사실조차도 잊어버렸어요.아파트의 꽉 막힌 구조와 달리 통풍성이 좋은 한옥이 단번에 치유케 한 것이지요.건강에는 한옥만한 집이 없어요.불편이 문제가 아니지요. ●한옥은 주인의 식견으로 짓는다 -조혜경:우리는 집짓는 것은 전문가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옛말에 ‘주인 식견이 7이고 목수 식견이 3’이라고 했거든요.식견을 키워 내가 짓고싶은 집을 지으려고 시작했지요.흔히 한옥은 춥다,불편하다고들 하는데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한옥은 전통 사대부 가옥이 아니랍니다.그나마남아있는 가회동 북촌 집들도 1920년대,일본인 집장수가 지어 외양만 한옥일 뿐 벽체도 얇아요.‘한옥은 문치레’라는 말이 있는데 이곳의 창호는 한두 겹밖에 되지 않는 등 엉성해서 그렇게 잘못 인식된 것이지요.흙과 나무가 주재료인 한옥은 쾌적하고 편안해요. -이미화:전 집이 달라지면서 사람들이 달라졌다는 생각입니다.초가의 지붕선처럼 부드럽고 모든 것을 품어안았던 부모님의 정신을 아이들에게 이어주려면 한옥을 통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지난해에는 건축과에 재학중인 아들과 함께 집짓기 실습도 했어요.아들이 익힌 한옥의 정신이 품격있는 건축물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종옥:한옥을 양옥으로 바꾸면서 불편한 부엌을 개량한 것은 좋았지만 결국 아궁이까지 없어졌고,보일러로 바뀌면서 정작 군불때고 뜨끈뜨끈하게 주무시던 어른들이 ‘돈이 타는 것같아’ 보일러를 못 켠 채 겨울을 지내시죠.그런 모습을 보며 과연 서양식이 만능인가하는 생각에 부딪혔죠.올 연초 3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로 달려와서 한옥강좌를 들었어요.앞으로 무조건적으로 서구화하는 농촌에 우리 것을 알리고 생각할 기회를 마련할 참입니다. ●집은 인연,기다림의 지혜도 배워 사회:그러면 누가 제일 먼저 한옥을 짓게 되실까요. -조정미:그건 몰라요.집이야말로 인연이 있거든요.저는 염색을 전공하기 때문에 지방을 다니면서 한옥을 많이 볼 기회가 있었죠.쪽도 키우고 염색을 할 수 있는 너른 마당있는 한옥을 찾아 누군가 집을 내놨다면 지방까지 한달음에 달려가곤 했지만 아직 인연을 못 만났어요.한옥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자 값도 오르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연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미화:저는 경북 청도 본가에 한옥을 보수중이에요.대나무가 올라가 지붕을 뚫은 뒤채부터 제 모습을 찾았어요.마침 그 동네에 여든이 되신 솜씨좋은 목수가 계셔서 가능한 일이었죠.그 낡은 집에서 못 하나 버리지 않는 노(老) 목수의 일솜씨를 보면서 새삼 낭비가 많은 우리들의 삶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조혜경:정말 한옥 공부를 하다보면 욕심을 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저는 몇년 전 구입 때보다 오히려가격이 내린 강화도 한 구석에 13평 작은 한옥을 갖고 있어서 주말마다 농사지으러 갑니다.그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한옥은 작아도 답답하지 않으니 구태여 넓은 집을 탐하지 않게 되던데요. 더욱이 일본식 정원과 달리 한옥은 먼 곳에 있는 산을 빌려오는,즉 차경(借景)이 특징입니다.소유가 아니라 더불어 즐길 수 있다는 것,이것이야말로 욕심에 가득찬 현대인들에게 한옥이 주는 지혜라는 생각도 합니다. -진종옥:집이 달라지면서 인심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때가 많아요.15년간 농촌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는데,2∼3일씩 지방출장 길에 객이 한 끼 요기를 하고 가는 것은 흉이 아니었어요.그런데 양옥의 폐쇄성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모두 닫아 걸었어요.농촌사람들의 닫힌 마음도 집이 달라지면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해요. 사회:젊은 세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무래도 나이가 좀 든 세대들이 한옥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남춘순:그렇지도 않습니다.제 딸은 이젠 저보다 더 한옥 마니아가 됐지요.대학원 재학중인데 앞으로 한옥의 정신을 살려 풍토와 기후·정서에 순화된 집을 알려나갈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어요. -이미화:시작은 제가 했지만 제 아들에게서 저 역시 어떤 변화를 보고 있어요.한동안 단절됐지만 한옥을 알게 되고,공부하게 되면 그 정신에 흠뻑 빠지게 되니까요.우리 부모들이 한옥의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배어들고,아이들은 오히려 여기에 더 지혜를 더한다는 사실을 배웠어요.한옥강좌에 젊은이들 참여가 많잖아요. ●인간이 존중받는 집 사회:한옥을 통해 마음 공부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그런데 한옥은 건축비가 만만치 않고,유지도 어렵잖아요. -남춘순:사실 유지와 보수는 좀 힘든 게 사실이죠.그러나 건축비가 비싸다해도 웬만한 아파트 가격에 비하면 오히려 쌀 것 같은데요.흙을 바른 토담집과 같이 싸게 집짓는 비결도 있고.한옥에서는 단 하나의 공해도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자재들로 인해 다소 비싸다고 해도 오히려 나라 전체로 따져본다면 결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전국에 펜션이 유행인데 그런 펜션을 한옥으로 지어 건강주택,전통주택의 멋과 실용성을 함께하는 의식의 전환이 있었으면 합니다. -진종옥:요즘 마을회관을 지으면서 한옥으로 하는 곳이 늘고 있어요.한옥의 정신을 따온 거죠.실제의 전통 한옥건축에는 부족하지만 여느 마을회관과는 분명 달라요.실(室)과 실이 개방돼 얼마든지 공간을 넓혀 쓸 수도 있고,더욱이 마당을 이용하는 등 공동체 의식이 살아났다는 말도 하지요.바로 그런 점 때문에 한옥의 작은 단점에도 불구하고,장점을 되살려야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혜경:자연스럽게,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은 바로 한옥이니까요.요란하지 않게,자신의 분수를 아는 것이 오늘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하나,집은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일 뿐 투자의 대상이어선 안 된다는 것이죠.인간이 존중되는 집,한옥을 알게 되면 집에 대한 그릇된 생각도 바뀔 것 같아요.집값 안정은 물론이고요. 사회·정리=허남주기자 hhj@
  • 페럿 재롱보느라 시간 가는줄 몰라요

    족제비과 동물인 페럿이 새로운 애완동물로 각광받고 있다.지난 2001년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지 불과 1년6개월만에 페럿 마니아들이 2000명을 넘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페럿은 나와 같이 노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해요.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내 앞으로 다가와 벌렁 드러누워 빤히 쳐다보거나,손과 발을 핥는 등 제 나름대로 온갖 재롱을 떠는 바람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잘 모를 정도입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페럿을 기르는 정정기(27·한국화공기술) 씨는 “페럿이 애완견처럼 충성스럽지는 않지만 애교만큼은 최고”라며 “페럿은 주인을 친구 처럼 대한다.”고 소개한다. 정윤정(24·여·경기도 남양주군 심석초등 교사) 씨도 “얼마전 페럿이 두루마리 휴지의 구멍 속을 통과해보고 싶어 여러차례 사전준비를 한 뒤 결국 시도하는 데 성공했으나,중간에 끼여 꼼짝도 못하고 낑낑거리며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 모습이 어찌 귀엽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페럿은 유럽과 모로코가 원산지인 긴털족제비과 동물.옛날에는 토끼 사냥과 쥐 잡기 등에 이용하기 위해 사육했으나,미국 등에서 애완동물로 순치했다.크기는 40∼50㎝이며,몸무게는 0.6∼1.5㎏이다.수명은 8∼12년이며,생후 6개월이면 성장이 끝난다. 페럿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애교가 많아 귀엽고 앙증맞은 데다,애완견 처럼 짖지 않아 이웃에 불편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애완견의 경우 품에 안겨드는 재미에 기른다면,페럿은 도망가는 것을 쫓는 재미에 키운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패랭이와 꼬맹이,페럿 2마리를 키우고 있는 홍기현(사진·16·서울 상명여중 3년) 양은 “기쁠 때는 ‘쿡쿡’‘킥킥’거리며 소리를 내지만,삐치면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고 일부러 자신의 집에 똥을 싸기도 한다.”고 털어놓는댜. 페럿을 구입하려면 전문 쇼핑몰인 인터쥬(02-308-8494) 등을 이용하면 된다.가격은 25만∼50만원이며,관리비는 한달 평균 3만원 정도.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면 다음 카페(cafe.daum.net)에 들어가 ‘인터쥬 페럿 총동호회’를 찾으면 된다.동호회 회장인 황상철(31·회사원)씨는 “페럿은 활발히 움직이는 동물이기 때문에 매일 어느 정도 놀아줄 시간은 있어야 한다.”며 “먹이는 새끼의 경우 하루 5∼6회,큰 것은 2∼3회에 걸쳐 전용 사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작가 운명은 시시포스와 같아”두번째 소설집 ‘폭소’ 낸 이상문학상 작가 권 지 예

    지난해 문단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던 작가 권지예(43).등단 6년째,무명에 가까운 신인이 첫 소설집을 내기도 전에 한편의 소설 ‘뱀장어 스튜’로 전통을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연이은 축하 행사 등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엄청난 부담이 다가왔다.‘이상 문학상’수상자에 쏟아지는 기대에 눌려 질식할 것만 같았던 것.하지만 소설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교수(동해대)도 그만두었던 열정으로 다시 자신을 추스려 두번째 소설집 ‘폭소’(문학동네)를 내놓았다. “‘뱀장어 스튜’와 첫번째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트’(창작과비평사)는 상을 받기 전에 써둔 것이라 부담이 없었어요.그런데 두번째 작품집은 달라요.특히 표제작 ‘폭소’는 수상 뒤의 첫 작품이라 심리적 부담이 엄청났어요.글을 쓰면서 ‘돈이나 벌면서 잘 살면 되는데 내 팔자가 왜 이리 험한가.’ 한탄까지 했어요.” 그가 토로해온 내면 풍경은 작품 ‘폭소’에서도 잠깐 비친다.도입부와 말미에 그의 자화상인듯 한 작가가 ‘바위보다 강한 시시포스’로 자신의 운명을 암시한다. ●다양한 인간관계로 시선 넓혀 “첫 소설집에 내려진 ‘페미니즘 소설’‘불륜 문학’이란 평가가 마음에 걸렸습니다.물론 30대 여성의 사랑 얘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그런 범주에 갇히는 게 싫었어요.그래서 세계 속의 인간관계 등으로 시야를 넓혔습니다.” 표제작 등 7편의 중단편에는 변화를 위한 몸짓이 배어있다.대부분의 작품이 여주인공의 사랑 타령(?)이나 내면 풍경에 집착하지 않는다.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낸다.심신을 바쳐 자폐아 아들을 고치려다 좌절한 뒤 남편과 관계 도중에 폭소를 터뜨리는 여성(‘폭소’)을 통해 광기에 가까운 슬픔을 그리거나,외할머니·엄마와 이모·주인공 등 여성 3대의 대화를 통해 옛 시골 풍경을 회화적으로 묘사한다(‘누군가 베어먹은 사과 한 알’).또 교통사고를 당해 5인실에 입원한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상(‘행복한 재앙’)은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렇듯 작가는 시선을 확장해 첫 소설집과 다른 세계를 구축했다.그러면서도 그만의 빼어난 장점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전편에 흐르는 촘촘한 구성과 탁월한 심리 묘사,작품 ‘스토커’에서와 같은 혀를 내두르게 하는 반전 등의 솜씨는 읽는 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사람을 묘사하는 관찰력은 더 섬세해졌다. ●“펜 놓는 순간 살아있음 느껴” 그렇게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넌지시 물었더니 곧바로 “평생”이라며 “펜(그는 물론 컴퓨터로 쓴다)을 놓는 순간 전 살아 있음을 느끼거든요.”라고 답했다.‘폭소’에 등장하는 작가가“ 굴러 떨어진 바위를 향해 다시 내려가는 순간이야말로 시시포스가 자신의 운명을 이기는 순간”이라고 말한 것도 권씨의 ‘평생 작가’의 다짐처럼 들렸다. 권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7년동안 교직에 몸담다가 1991년 남편과 프랑스로 유학가 파리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7년 문예지 ‘라쁠륨’으로 등단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공익근무 마치고 돌아온 가수 이 적 / 솔로앨범 ‘2적’ 으로 “가요계 복귀” 신고합니다

    ‘패닉’으로 출발했던 가수 이적(29)이 2집 솔로음반을 들고 3년 만에 복귀했다.불과 한달 전까지 ‘공익근무 요원’으로 살았던 그다.그런 그에게 팬들의 환대는 기대치 이상이다.새 앨범 ‘2적’을 내놓기가 무섭게 되돌아오고 있는 반응은 “감당하기가 벅찰 정도”다.지난 12일 발매된 앨범은 일주일 만에 주문량이 6만장이 넘었다. “복귀 신고식을 이렇게까지 화려하게 치를 줄은 꿈도 못 꿨습니다.(팬들에게)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반응이 없으면 그 썰렁함을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을 엄청 많이 했거든요.” 듀오 ‘패닉’으로 ‘달팽이’를 부르며 데뷔한 게 벌써 8년 전.이후 카니발,긱스 등 다른 이름으로 번번이 새로운 음악색깔을 펼쳐보인 욕심많은 그에게 병역을 마친 뒤의 복귀는 또 하나의 기회일 수밖에.이름을 패러디한 기발한 앨범 타이틀부터 심상찮다.“이적이 음악인생의 2기를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새로운 출발기로 삼기엔 지금이 아주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한다.“아이돌 스타의 이름값보다는 점점 내용있는 음반을 기대하는추세”라고 최근의 음반시장을 평가한 그는 “불황의 늪에 빠진 시장을 살리는데 새 앨범이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바람도 곁들인다. 이번만큼 공을 많이 들인 앨범도 없었다.모든 수록곡에 가사와 곡을 직접 붙였다.앨범 준비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은 지난해 9월쯤.틈틈이 작곡을 시작한 건 2년 전쯤부터였다. “앨범 분위기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을 오래 했어요.처음엔 인트로의 곡 ‘몽상적(夢想笛)'을 그대로 타이틀로 잡을까도 생각했죠.고민 끝에 좀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음악쪽으로 무게중심을 잡았습니다.” 홈페이지의 이름에서 따온 인트로 ‘몽상적’은 새 앨범에서 가장 실험적이다.안숙선의 ‘적벽가’에 크라잉넛의 노래,어어부프로젝트 사운드를 섞어 흔든 색다른 맛의 퓨전이다.몇 번의 모니터링을 거쳐 정한 타이틀곡은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익숙한 사운드여서 더욱 편안한 발라드곡이다.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을까.그래도 스스로 가장 아끼는 곡은 6번째 수록곡 ‘어느날’이다.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와 함께 부른 노래로,“참신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일품”이라며 은근히 자랑한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음악의 지향점은 딱 한 군데로 찍어두진 않을 작정이다.분명한 것은,언젠가는 ‘패닉’으로 되돌아갈 거라는 사실이다.“혼자서 할 수 있는 음악적 실험을 대충 끝내고 나면 진표(‘패닉’의 듀엣이었던 김진표)와 다시 만날 것”이란다.타이틀곡을 김진표와 함께 불러 맨끝에 추가한 것도 그런 생각에서다. 가을 학기에는 접어두었던 대학(서울대 사회학과)에도 복학한다.꼭 졸업장을 챙기기 위해서가 아니다.젊은 친구들 속으로 푹 빠져들고 싶어서다.앨범 재킷의 유난히 무뚝뚝한 표정은 그의 진짜 모습일까.“실제로는 너무 밝고 낙천적이어서 탈”이란다.그러고 보니 그 뒤로 터질 듯한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 것도 같다.단독 콘서트는 7월쯤 계획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스포츠 라운지] 日대표팀 출신 용병 마에조노

    “황태자는 먼 옛날의 이름일 뿐,K-리그에서 다시 태어 나겠습니다.” 유난히도 잦은 봄비가 그치고 화창하게 갠 9일 경기도 구리시의 프로축구 안양 LG 훈련장.하늘 빛만큼이나 경쾌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 틈에 유난히 작아 보이는 마에조노 마사유키(30·170㎝)가 끼여 있다. 조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가 한국 프로축구에 발을 들인 것은 지난해 12월.일본 선수로는 성남의 가이모토 고지로에 이어 두번째다.하지만 가이모토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돌아갔기 때문에 그는 현재 K-리그에서 뛰는 유일한,그것도 일본대표 선수를 지낸 특급용병이다. ●자존심을 건 한국행 그는 96애틀랜타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28년만의 본선 티켓을 안겨준 영웅이다.당시 최고의 스타 미우라 가즈요시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으며 ‘황태자’라는 찬사를 받았다.그러나 그 화려한 이름은 ‘방랑아’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바뀐다.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소속팀 도쿄 베르디에서 쫓겨난 뒤 포르투갈과 브라질을 전전하는 떠돌이로 전락한 것.2년전도쿄 베르디로 복귀했지만 전성기 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또다시 팀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타향의 그라운드에 몸을 담은 그의 각오는 그래서 남다르다.“K-리그가 내 축구의 마지막 무대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돈 때문이 아니다.자존심을 되찾는 것이 한국을 찾은 이유”라고 털어놨다. ●그라운드 밖에선 팔방미인 팀에서 노장급에 속하는 그는 화려한 발재간을 지녔지만 골 욕심은 내지 않는다.공격수들의 뒤편에서 팀 플레이를 조율할 뿐이다.지난 주말까지의 경기에서 도움 1위(3도움)를 달리는 데서도 그의 ‘묵묵한 플레이’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의 ‘조용한 카리스마’와는 달리 주위 사람들과는 격의가 없다.좀 안다 싶으면 먼저 말을 건넨다.구리훈련장에서 마주치는 거구의 LG씨름단 김경수를 알아보고 장난을 거는 것도 그가 먼저다.김경수와는 학교 동창인 스모 선수를 통해 징검다리 친구가 된 사이다.말은 좀 늘었느냐는 질문에 “나 한국말 하나도 몰라요.”라고 유창하게 받아 넘겨 상대방을 웃길 줄도 안다.그의첫 한국 생활은 자못 힘들었지만 이제는 견딜 만하다.혹독하기로 유명한 팀의 합숙훈련도 견뎠고,언어와 문화 차이도 웬만큼 극복해 냈다. 그는 스파게티 광이다.처음 한국 음식이 맞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일본에서 공수한 소스로 스파게티를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였다.하지만 이젠 된장찌개,김치에도 혀끝을 길들였다.짬이 나면 직접 차를 몰고 압구정동으로 가 아이쇼핑을 즐기는 여유도 생겼다.가장 좋아하는 한국 가수 ‘보아’의 노래를 노래방에서 부르면 가수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는 가족들을 무척 챙긴다.가고시마의 홀어머니에게 월봉의 절반 이상을 꼬박꼬박 부치고,조카에게 어울리는 옷가지를 사기 위해 동대문시장에서 발품을 팔기도 하다.‘결혼’은 가족들의 마지막 바람이지만 그에게는 축구가 먼저다.“아직 임자를 못만났다.이 사람이다 싶으면 국적도 상관없다.”고 말하면서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은 결혼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오랜 방랑에 종지부를 찍고 K-리그에 새 둥지를 튼 그를 잊지 못한 일본 팬들은 11일 방한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글·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K리그 용병사 올 시즌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는 모두 43명.광주 상무를 뺀 11개구단이 3∼5명씩 보유한 셈이다.외국인선수는 팀당 6명까지 보유할 수 있고,경기당 3명까지만 출전시킬 수 있다. 주류는 세계최강 브라질 출신들.히카르도(안양) 이리네(성남) 끌레베르(울산) 등 모두 22명이 현재 K-리그를 누빈다.쟈스민,싸빅(이상 성남) 메도,레오(이상 포항) 등 크로아티아 출신이 4명,샤샤(성남) 우르모브,시미치(이상 부산) 등 유고 출신이 3명. 지난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 최초의 용병은 호세와 세르지우(이상 포항).가장 인기를 끈 선수는 태국 출신의 피아퐁(44).84∼86년까지 안양에서 뛴 피아퐁은 뛰어난 발재간을 앞세워 85년 용병 첫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했고,98방콕아시안게임 땐 태국 대표선수로 나서 한국에 1-2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유고 출신의 보그다노비치 라데도 ‘특급 용병’.92∼96년까지 포항에서 뛴 그는 96시즌에 10득점-10도움을 올린 첫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당시 최다 연속 도움 기록(6도움)도 작성했다.현존하는 최고용병은 단연 ‘우승제조기’ 샤샤.97년 당시 부산 대우에 첫 우승을 안긴 이후 98·99년 수원,2001·2002년 성남에 각각 2연패를 선물했다. 골키퍼 발레리 사리체프(43·안양·한국명 신의손)는 아예 국적을 바꾼 케이스.92∼98년 천안에서 뛰다 외국인 출전 제한 규정에 걸리자 2000년 안양으로 옮긴 뒤 귀화했다.
  • ‘식충식물’ 동호회 들여다보기 / 벌레 잡아먹는 식물 볼수록 신기하죠

    우산을 써도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비가 퍼부은 지난 7일.우산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쏟아지는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서울 길동 화훼단지에 있는 한 비닐하우스로 쏙 들어갔다.밖은 장대비가 내려 영 소란스럽지만 식물들이 가득한 비닐하우스 안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한 식물은 앙증맞은 꽃이 토끼 모양이다.또 한 식물은 꽃대가 곧게 뻗어있는 것이 우아함이 넘친다.여느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이 꽃들이 벌레를 잡아먹는 ‘벌레잡이 식물’이라니! ●3년전 결성… 회원 9000여명 약간은 허름해 보이는 이 비닐하우스는 국내 최초의 ‘벌레잡이 식물 동호회'(cafe.daum.net/drosera) 회원들의 아지트,‘벌레잡이 식물원’이다.지난 2000년 4월 조직된 이 모임의 회원들이 설립 1년만에 땀과 정성을 모아 만들어냈다.100평이 채 안 되는 넓지 않은 곳이지만 국내서 볼 수 있는 벌레잡이 식물들은 모두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벌레잡이 식물을 확보하고 있다. 토끼 모양의 꽃을 가진 것은 ‘이삭귀개’,꽃대가 길고곧은 것은 유럽 등지에서 인기가 좋은 ‘사라세니아’,벌레가 닿으면 넓적한 입을 오그려 조금씩 소화해버리는 ‘파리지옥’,잎돌기에 묻은 끈끈한 액체에 벌레가 붙으면 천천히 말아 먹어버리는 ‘카펜시스’ 등 100여종의 벌레잡이 식물이 이곳에 모여 있다. ‘식충식물(食蟲植物)’이라며 외면당한 벌레잡이 식물이 꽃이 예뻐 관상용으로도 좋고,초파리 모기 등 벌레도 잡아주는 ‘매력덩어리’로 사랑을 받게 된 데는 이화진(38) 동호회장의 역할이 컸다. 이 회장은 어릴 적부터 방보다는 정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젊은 시절에는 작은 화원까지 운영한 경험이 있는 식물 애호가다.그러기에 식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이상하진 않지만 왜 유독 벌레잡이 식물일까. ●“신기해서 도전… 이제는 전문가 됐어요” “6년전 영국에서 공부하고 온 친구에게 파리지옥을 선물받았는데 죽이고 말았어요.식물 키우기는 누구보다 자신있었던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죠.이후 벌레잡이 식물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밤을 새우며 공부하고,각종 벌레잡이 식물을 키우기를 계속한 것이 여러 해.점차 이 매력적인 식물에 빠져들었고,마침내 온라인 동호회를 만들기에 이르렀다.관심사를 나누는 정보교환의 장으로 개설한 동호회는 몸집이 급속도로 커져 무려 9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이중 절반 정도는 벌레잡이 식물을 한두종씩 키우고 있다고. 동호회의 초기멤버 심정근(19·대학생)씨는 고교 1학년 때부터 ‘네펜데스’를 키운 벌레잡이 식물의 골수팬.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신기해서’ 키우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제는 식물들의 특성을 술술 쏟아낼 정도로 전문가가 다 됐다. “꽃들도 가지각색,벌레를 잡는 방법도 각양각색….얘네들(식물들) 모습이 하도 다양해서 보고 있으면 지루한 줄 몰라요.방 발코니에 대여섯종의 벌레잡이 식물을 모아놓은 작은 화단을 만들 계획입니다.” 동호회에 가입한 지 고작 1주일밖에 되지 않은 김영섭(24·대학생)씨는 카펜시스를 주문했다.“식물이 벌레를 잡아먹는다니 정말 신기하죠? 키우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해서 도전해 보려고요.아마 벌레잡이 식물의 매력에 빠져다른 것도 키우게 될 것 같아요.”마치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 같은 설렘이 묻어난다.벌레잡이 식물에 대한 내공은 일천하지만 지난 1주일간 지식을 두루 섭렵했는지 식물 설명에 막힘이 없다. ●일조량·습도만 맞춰주면 부쩍부쩍 자라 벌레잡이 식물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데는 동물과 식물의 중간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변화도 없고,움직임도 없는 듯한 식물이 벌레가 다가오면 반응을 하고,심지어 벌레를 잡아 먹는다는 데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또 “쉽게 찾을 수 없는 희귀한 식물이라는 것,일조량과 습도만 맞춰주면 부쩍부쩍 자라는 것도 벌레잡이 식물의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나도 한번 배워볼까 벌레잡이 식물은 특별한 기관을 가지고 있어 벌레나 작은 동물을 잡아 인·질소 등의 양분을 얻는다.끈끈이주걱,세파로타스·네펜테스·카펜시스·파리지옥·사라세니아·코브라릴리·이삭귀개 등이 대표적인 벌레잡이 식물.벌레를 잡아 먹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엽기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식물이다. 하지만 영화처럼 독소를 뿜는다거나 사정권 안에 들어온 생명체를 재빠르게 집어 삼키는 것을 상상하면 곤란하다.독특한 향으로 먹이를 유인하는 것은 주체적인 모습이지만 대부분이 먹이를 잡는 데는 수동적이다. 예컨대 잎을 조개 모양으로 벌리고 있는 파리지옥의 경우 잎 안쪽을 살짝만 건드려도 양쪽 잎을 접는 반응을 보인다.하지만 네펜테스는 약산성의 액체가 담긴 주머니를 갖고 있어 이 안에 떨어진 벌레의 양분을 흡수하고,카펜시스는 미세한 털 끝에 붙어있는 점액으로 먹이를 잡아 인·질소 등을 섭취한다.움직임이 거의 없거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느려 벌레를 잡는 모습 때문에 벌레잡이 식물을 키우려는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다. 요즘은 애완식물로 상당히 보편화된 편이라 일반 화원에서도 2∼3종의 벌레잡이 식물을 볼 수 있다.보다 다양하게 선택하고 싶다면 인터넷몰이나 식물원을 찾아보자. 인터넷몰은 ‘무빙플랜트’(www.moving plant.com),‘그린샤크’(www.greenshark.co.kr),‘나무사랑’(mytree.giveu.net) 등.서울 길동 벌레잡이 식물원(02-477-8246)에서는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다. 판매가는 5000원에서부터 3만원까지.보다 크고 화려한 경우에는 수십만원도 호가한다. 벌레잡이 식물을 사기 전에 우선 확인할 것.골치아픈 벌레 때문에 벌레잡이 식물을 찾는다면 개미에는 네펜테스,벼룩에는 벌레잡이 제비꽃 등 목적에 따라 종을 결정해야 한다.또 키우는 곳의 일조량도 확인한다.적절하지 않은 일조량은 벌레잡이 식물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일례로 동면을 하지 않고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카펜시스는 특히 겨울에 햇볕과 온도를 잘 맞춰주어야 일년 내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또 하나.벌레를 먹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인위적으로 벌레를 잡아 먹이지는 말자.벌레잡이 식물은 큰 벌레를 한달에 한번정도 먹으면 충분하다.움직임을 보겠다고 벌레를 자주 먹이는 것은 식물의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최여경 기자
  • 72일만에 떠나는 송경희대변인/“세상 발칵 뒤집을 책 쓸수도 있다”

    “세상을 발칵 뒤집을 책을 쓸 수도 있다.맘만 먹으면…” 참여정부 72일 동안 ‘청와대의 입’을 담당했던 송경희(사진) 전 대변인은 낙마가 결정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농담조로 이렇게 토로했다.말하는 도중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송 전 대변인은 “청와대 안팎에서 대변인을 과거처럼 수석급의 실세 대변인의 잣대로 이리저리 재단하고,흔들면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그것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나도 언론학 박사로 전문직에 있었는데 언론들이 ‘몰라요 송’이라고 표현해 섭섭했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변인은 “(대변인직이)좋다기보다는 색다른 경험이었다.”면서 “수락할 때 전문직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치적인 자리였고,나를 보호할 만큼 최소한의 정치력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술회했다.그는 “대통령직인수위에 합류해서 몇번 회의하면서 길면 두 달 가겠구나 생각했다.”며 “두 달을 넘겼으니 잘한 것이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의 해임 통보가 4월 초에최대한 예우를 갖춰서 이뤄졌다면서,그 무렵 한 일간지의 ‘폭발 직전’ 보도가 빌미가 됐다는 점을 인정했다.그러나 “당시 브리핑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나 나름대로 베팅”이었다고 회상했다. 총무비서관실에 대기발령을 받은 송 전 대변인은 사표를 쓸 생각이냐는 물음에 “시간을 두고 생각하겠다.”고 머뭇거렸지만,“내가 그곳에서 일하러 온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간접적으로 사의를 내비쳤다. 문소영기자
  • SBS 과학 버라이어티쇼 진행 이문세/ “과학 즐길수 있는 프로 만들기 노력”

    “별밤지기가 아니라 마구간지기예요.” 가수 이문세(46)가 5년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라,SBS 과학 버라이어티쇼 ‘이문세의 사이언스 파크’(연출 남형석·일 오후 7시)다. “의외였어요.아마 나이도 좀 있어서,넓은 연령대의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평가해주신 것 아닐까요.” 반면 정순영 책임 PD(CP)는 “영입하려고 고생도 많이 했다.”면서 ‘내숭’이라고 손을 내저었다.“오락과 정보를 동시에 주어야 하는 우리 프로그램에 유머러스하면서도 믿음직한 이문세씨만한 적임자는 없습니다.”그러던 정 CP도 씩 웃으며 덧붙였다.“사실은 저부터가 이문세씨 팬이거든요.” ‘사이언스 파크’는 일상 속의 과학 원리를 실험으로 보여주는 과학 버라이어티쇼.이문세와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고,탁재훈 신지 김상혁 정원관 등이 ‘특급 실험단’으로 출연해 ‘사이언스 쇼’‘마구간 실험실’‘탁재훈의 대발견’ 등의 코너를 꾸며간다. 정 CP는 지난해 가을 종영된 ‘호기심 천국’의 지휘도 맡었다.‘사이언스 파크’가 ‘호기심 천국’과 다른 것은 실험단이 등장하는 스튜디오 진행이라는 점.이벤트로 눈길을 끌기보다는,과학초보들이 시청자를 대신해 실수를 저지르면서,쉽고 재미있게 과학원리를 체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기획만 6개월에 독일 제2공영방송 ZDF의 ‘노하우 쇼’를 현지에서 벤치마킹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모두 26회를 예정한 가운데 13회 분량의 내용은 이미 준비해 놓았다. 20일 첫 방송에서는 3m 높이의 1인용 롤러코스터,자유낙하기구 자이로드롭,고무동력 비행기 등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볼거리를 선사했다.이문세 특유의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진행이 한몫을 한 것은 물론이다. 이문세는 과학을 좋아하는 중학생 아들 종원(13)에게 ‘그럴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진행을 맡은 주요 이유라고 멋쩍게 설명한다.“자기 아빠가 한때(?) 유명했던 가수라는 것을 몰라요.‘조조할인’이 가요 순위 방송에서 1등 할 때 HOT 응원하던 녀석이죠.그런데 이번에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니까 그제서야 아빠를 그런대로 인정하던 걸요.” 그는 지난달 말부터 ‘제3회 이문세 독창회’를 갖고 있다.서울,부산,창원에 이어 내년 2월 말까지 전국을 순회한 뒤 일본과 미국에서도 콘서트를 갖는다는 계획이다.“콘서트도 과학입니다.조명·무대 세트 등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모르면 힘들어집니다.이번 기회에 정교하고 재미난 콘서트를 연출하는 능력을 기를 겁니다.”모든 것이 본업인 음악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문세는 “언젠가는 고향인 음악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진행을 잘하면 음악 프로그램을 시켜주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고 했다.그러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 한마디.“물론 구두 약속이었지만요.” 채수범기자 lokavid@
  • 기고/ 北, 외국관광객 유치 적극 나서라

    평양에도 ‘자유의 창’이 조금 열리는 듯하다.인도적 지원단체인 ‘이웃사랑회’일행과 함께 최근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통제는 과거와 비교해 조금 완화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이러한 느낌은 우선 북한 안내인들로부터 받았다.대동강변을 따라 조깅을 하기 위해 북한 안내인에게 물었다.“평양에서 조깅을 하고 싶은데요.”통제된 북한체제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마음대로 하시라요.” 아침 5시30분쯤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을 나섰다.이른 시각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출근하는 사람들 같았다.그들 사이에서 조깅을 했다.그들의 표정은 계절의 봄만큼 밝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평범한 모습이었다.대동강변에 있는 버드나무에는 봄이 오고 있었다.북한은 평양거리에서의 자유로운 사진 촬영도 허용하고 내용도 점검하지 않았다.전에는 사진을 현상하여 점검했었다고 한다.양각도 국제호텔 카페에 있는 여성 종업원의 표정도 밝았다. 평양시 강동구 구빈리에 있는 젖염소 시범농장에 있는 사람들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시범농장에는 1200명의 농장원수(농장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임기남 지배인은 “젖염소가 늘어나 젖의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올해는 400t의 젖을 생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웃 사랑회’는 구빈리 농장 등에 젖소 30여마리를 기증하기로 했다.임 지배인은 젖소를 보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젖염소보다 30배나 더 먹는 젖소의 사료공급과 멸균처리 시설의 확충 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임 지배인의 걱정보다 더 심각한 것은 평양의 밤이었다.평양의 밤은 깜깜한 어둠뿐이었다.낮의 밝은 모습은 깊은 어둠에 잠겼다.호텔에서 어두운 평양시내를 내다보며 평양의 밤을 밝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그중의 하나가 관광이었다.북한은 체제불안 때문에 과감한 관광 개방에 한계가 있지만 제한적이나마 외국 관광객 유치를 적극 추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관광은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북한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북한은 특히외국인들에게 매력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냉전의 고도로 남아 있는 북한의 폐쇄적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다.북한에는 백두산·금강산·묘향산 등 매력적인 관광자원도 풍부하다.북한은 우선 일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서울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연 250만명인데 이들중 일부를 북한 관광과 연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일본 관광객들을 버스에 탄 채 판문점을 통과시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일정은 평양이나 묘향산·금강산 등 이미 개방된 관광지를 돌아보는 3박4일 정도면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인들의 금강산 육로관광도 적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금강산 육로관광은 남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면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려면 금강산을 국제적 리조트로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금강산이 종합 관광리조트로 개발되면 유람선을 이용한 대규모 일본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일본의 연간 관광소비가 25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인 관광객의 유치는 북한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북한의 관광이 개방되면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관광개방은 어두운 평양의 밤을 밝게 해주는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박 춘 규 한국관광공사 북한사업단장 명예논설위원
  • [나의 건강보감]조순 前부총리의 ‘보완적 건강론’

    ●“70대에도 유연한 몸 모두 놀라지요” ‘산신령’이나 ‘포청천’이라면 알아도 그의 별칭이 ‘소천(小泉)'임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조순(76) 박사.민선 서울시장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한국은행 총재,민주당과 한나라당 총재 등 굵직굵직한 요직을 두루 거쳐 직함이 많은 그를 굳이 ‘박사’라고 부르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에 서구 경제학을 이식해 정착시킨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즉 학자로서의 면모가 가장 돋보이는 까닭이다. 조 박사를 서울 종로구 구기동 민족문화추진회 사무실에서 만났다.지난해 11월 이곳 회장으로 취임했다.훌쩍 고희(古稀)를 넘기고 어언 희수(喜壽·일흔일곱 살)의 발치에 이른 나이임에도 얼굴이 동안(童顔)처럼 맑다.“이전투구의 정치판을 떠나선지 무척 건강해 뵌다.”고 인사를 건네자 “허허”하고 웃었다. 지난 95년,국민의 신망을 안고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그가 겪은 부침은 간단치 않았다.그해 서울시 초대 민선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그를 애워싸고 펼쳐진 정치 퍼즐을 학문 외길만 걸어온 ‘조순’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던 것일까.그는 지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있다.귀거래사라도 한 구절 남김직 하건만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그 와중에 적잖이 속도 끓였을 것이고,또 세간의 풍속이 그렇듯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저울질하느라 심사가 복잡할 법도 하건만 그의 웃음에는 티가 없었다. 얘기중에 “정치를 통해 나를 알았다는 것이 득”이라며 “이제는 여의도에 갈 일이 없다.”고 했다.정치에 대한 혐오감 때문일까.“지금 하는 일이 재밌고 또 중요하다.”고 말머리를 돌렸다.민족문화추진회는 우리의 고문·고전을 국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25년 전쯤부터 독학으로 요가 시작 자연스레 건강 얘기를 나눴다.“한 25년쯤 요가를 했어요.어디서 따로 배운 건 없어요.책을 놓고 집에서 시작했으니 생활요가라 해야겠지요.제자가 권해서 시작한 건데 좋아요.”그에게 요가를 권한 사람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이계식 박사다.책을 사들고 와 요가를 권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 몸 유연한 것 보면 놀라요. 평상시 집에서 40분쯤 하는데 그 정도 시간이면 동작 열댓개 정도는 해내지요.많을 땐 스물다섯개까지도 해요.”듣다보니 그의 어투에서 강원도 냄새가 난다.가끔 말끝의 조사가 툭툭 떨어져 나간다.그는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랐다. 요가는 이른바 ‘몸을 움직여 정신을 얻는 운동’이다. 해서 요가로 몸이 튼튼해졌다기보다 몸이 좋아졌다거나 정신이 맑아졌다고들 한다.“우선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져요.평소 안 움직이는 관절이나 근육을 이용하기 때문에 몸의 기능 퇴화를 막아주지요.요가원 같은 곳을 애써 찾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해보니까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외국 여행중에는 호텔에서도 요가를 한다.어디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도 좋다고 들었다.“모든 운동이 그렇듯 하루,이틀새 좋다고 느끼겠어요? 못해도 석달쯤은 해야 하고 여섯달이면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요가 예찬이다.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에게도 권했다고 소개했다. 조 박사가 요가만 하는 것은 아니다.요가보다 훨씬 전에 등산을 시작했다.전문알피니스트는 아니지만 산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산을 찾는 일을 도락으로 여긴다.육체적 건강도 건강이지만 산을 타면서 방해받지 않는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손꼽히는 매력이다. 전국의 명산치고 그가 자국을 남기지 않은 산이 없을 정도다.한라산만 벌써 다섯번을 올랐다.중국 아미산과 네팔 카투만두,미국의 셰난도에도 족적을 남겼다. ●‘사유의 시간' 갖는 등산은 또 다른 취미 산을 주제로 한 그의 ‘특질고(特質考)’는 산을 대하는 한 노학자의 철학과 맛닿아 있다.“옛적 서산 대사가 4대 명산의 우열을 이렇게 가렸어요.금강은 수이부장(秀而不壯=아름답되 웅장하지 못함)하고,지리는 장이불수(壯而不秀=장엄하나 빼어나지 못함)하고,구월은 불수부장(不秀不壯=빼어나지도 장엄하지도 않음)하며,묘향은 역수역장(亦秀亦壯=아름답고 또한 웅장함)하다고.이렇게 보니 설악은 확실히 수이부장하고,지리는 장이불수합디다.두륜산과 무등산 등 호남쪽 산도 참 좋아요.한라산은 돌산이라 걷기가 좀 그렇고….” 가장 좋은 산 하나를 들어달라고 청하자 “다 좋다.”면서도 “무게가 있고 시야가 막힘없는 산이 태백산”이라고 했다. 아직도 해발 1000m쯤은 거뜬하다는 그다.그에게 듣는 바람직한 산행 요령 하나.“천천히 걸어야 해요. 나도 걸음이 좀 빠른 편인데,그거 안 좋아요. 결국엔 운동량도 비슷해요.” 그는 등산하다 두 번을 크게 다쳤다.모두 부주의한 결과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 산행과 요가는 ‘보완적 건강론’의 한 실천 방법이다.이를테면 산을 오르지 않은 날은 요가를 하고,요가를 할 수 있으면 산행을 하지 않아도 크게 아쉽지 않은,건강의 이기론(理氣論) 같은 것이다. “단전호흡과 조깅도 해봤지만 내 운동이 아니다 싶어 그만 뒀습니다.우리 삶에서 건강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건강은 알파요,오메가입니다.” 경제 문제를 얘기할 때는 얼굴이 잠깐 굳어지기도 했으나 이내 밝게 웃으며 “몸이든 마음이든 건강이란게 모두 의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기자 jeshim@ ■요가의 건강학 자연은 원천적으로 변화·조화·안정을 지향한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이런 흐름에 따라 우주의 질서와 화합하는 방향으로 생명활동을 전개해 간다.이 생명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요가에서는 ‘푸라나’라고 부른다.푸라나는 상생,상극으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형상을 만들고 생명을 유지하는, 정신적·지적·성적 에너지인 동시에 영적 에너지다. 이런 원리에 착안,인간에게 작용하는 푸라나를 스스로 조절하도록 잠재력을 일구는 운동이 요가다. 사실 인체는 앉고, 서고, 눕는 기본 동작만으로도 충분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걸 못해 많은 근육이 퇴화, 마침내는 몸이 균형과 중심을 잃는 것이다. 조순 박사는 요가의 장점중 하나로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는 점을 든다.실제로 요가를 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장소와 담요 한 장이면 된다. 그런가 하면 그는 한 번도 요가원을 찾지 않고 책 한 권으로 25년간 수련해 ‘생활요가’를 실천했다. 그동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동작 25가지 정도를 익혔다. 상당한 수준이다. 요가는 팔과 다리로 전신의 무게를 지탱하고 균형을 잡는 개인운동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도이 때문이다.문제는 혼자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요가원 같은 곳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면 흥미를 잃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 이렇게 3∼6개월 정도 지나면 자제력과 평정을 얻고 몸도 한결 가벼워진다.물론 요가를 단순한 체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민첩성과 균형감,인내력, 활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체조의 효능과 비슷하나 심리적 안정을 얻는 수양이라는 점에서 체조와 구별된다.실제로 요가에서는 운동·호흡·정화법 외에 명상법을 중히 여겨 따로 수련하도록 한다. 요가에서 중요한 것은 몸의 수련을 통해 마음을 새로 닦는다는 점이라는 게 요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말이다. ■ 도움말 백인요가원 안지용 원장 심재억기자
  • 대학강단 선 사채업자/ 경희대 ‘기업신용분석’ 강의 최용근씨

    사채업자라고 하면 언뜻 무슨 이미지가 연상될까.아마 ‘피도 눈물도 없는 악덕 고리대금업자’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최소한 우리 현실에서는 충분히 그럴 만하다. 그런데도 무려 6000여개 기업의 어음할인율을 인터넷에 공시해 지하금융을 양성화시킨 사채업자가 있다.요즘 그는 사채시장에서 쌓은 기업평가 노하우를 대학 강단에서 전수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30년간 잔뼈가 굵은 최용근(57)씨.1999년부터 ㈜중앙인터빌을 운영,명동 어음시장 정보와 기업 정보를 제공하면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최근에는 경희대 수원캠퍼스 국제경영학부에서 겸임교수 자격으로 ‘기업 신용분석과 자금운용’이란 강의를 시작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명동 사채시장을 강단위에 “30년간 기업어음 할인중개만 해왔어요.사채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것은 고율이자와 채권추심 때문이죠.기업어음 할인은 차원이 달라요.그것은 기업 재무제표를 제대로 읽는 신용분석의 잣대라고 할 수 있지요.어음할인율을 제대로 알려면 회사 CEO의 경영마인드는 물론 창고에 몰래 가서 실물재고를 확인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해요.숫자 사이의 틈새를 읽어내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지난해 11월 경희대 국제경영대측으로부터 교수직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거절했다.대학 중퇴 학벌로 특강도 아닌 주 3시간짜리 전공선택 강의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르다.50여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것을 보면 열의가 솟구친다.곧 사회에 진출할 3·4학년들인 만큼 사례 중심으로 시장분석력을 키워주는 데 치중한다. ●외판원에서 사채업계 큰 손으로 초·중년 시절은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선풍기 외판원,용달차 운전사 등 생활고 해결을 위해 밑바닥일을 해야 했다.75년부터 15개월동안 사우디에 나가 트레일러 운전사로 일하며 700만원을 벌었다.그러나 78년 ‘8·8부동산 억제조치’가 내려지기 8개월전에 몽땅 부동산업에 투자했다 빈털터리가 됐다. 천우신조일까.당시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돈버는 법을 전해 들었다.사채업계의 큰 손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였다. “요즘 공장들이 물건을 납품하면 납품받는 회사에서 현금 말고도 어음이란 것으로 결제를 해주는데,이런 종이쪽지 같은 것을 이북 노인네들이 잘 사간다.”는 게 친구의 얘기였다.어음을 현금으로 바꿔줄 때 할인이자를 떼 돈을 버는 사람이 있는 만큼 어음을 중개해 주고 수수료를 받으면 이문이 난다는 것이었다. ●‘벤처’와 ‘사채’를 하나로 마침내 99년에는 중앙인터빌이란 회사를 차려 6000여개 기업의 어음 할인율을 공시하는 등 사채금융 양성화를 위해 전력투구했다.M벤처 등 주가는 높은데 할인율도 높아 의심을 샀던 회사들은 곧바로 정리 수순을 밟았다.이 덕분에 국내 전 은행권이 중앙인터빌의 회원사로 등록,이 정보를 대출금리를 정하는 데 활용할 정도로 공신력이 높아졌다. 10여년간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업신용 분석도구 ‘미러(Mirror) 2002’도 개발했다.중소기업청으로부터 ‘국가기술혁신과제’로 선정돼 벤처인증을 받았다.지난해 11월에는 재정경제부로부터 사단법인 기업가치평가협회의 설립 허가도 받았다.비영리기관이어야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그의 주도 아래 오는 26일부터 경희대 서울 캠퍼스에서 평가사 인증 교육 과정이 개설된다. 성공비결을 물었다. “당장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갖고 일을 시작하면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그렇게 되면 손해를 보게 되지요.무수히 많은 작은 펀치가 KO를 이끌어내는 것처럼 적소성대(積小成大)를 원칙으로 삼으세요.원칙만 지켜도 실패확률은 확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글 주현진기자 jhj@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재연’프로 과장·왜곡 심하다/ KBS ‘구사일생’에 제보자 항의 빗발

    “사실과 너무 달라요.”(제보자) “제작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수정은 어쩔 수 없습니다.”(책임PD) 재연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제보한 사연을 바탕으로 한다.그런데 제보자들이 번번이 정정방송을 요구한다면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닐까. KBS2 ‘기적체험 구사일생’(CP 김학순,일 오전 10시50분)이 지나친 왜곡·과장과 희화화로 제보자들의 항의를 사고 있다.이미 지난 2월 ‘대낮의 폭탄테러’편에서 제보자를 가정파탄자로 그려 사과방송을 낸 바 있다.지난 13일 방영한 ‘동굴탐험’편도 문제로 떠올랐다. 제보한 D대학 정모씨는 시청자 게시판 등에 글을 올려 “내용이 실제와 너무 달랐다.”고 주장했다.동굴탐험의 목적과 활동,사고 동기와 대처 등이 너무 과장되거나 축소되었다는 것이다.정씨는 “동굴탐험대의 수준을 너무 낮게 그려 선후배와 친구들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나간 내용이 사실과는 달랐다는 것을 다음 주 방송에서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학순 CP는 “재연 프로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수정은 불가피하다.”면서 “취재보도가 아닌 오락 프로그램인 만큼 정정방송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재연 프로그램의 가장 큰 강점은 시청자가 참여한다는데 있다.오락 프로라고 사건을 지나치게 왜곡·희화화하면,결국은 시청자의 신뢰와 참여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제작진은 “적은 제작비와 부족한 시간 등 열악한 여건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변명한다.그렇다면 실제 당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건을 재연하는 SBS ‘순간포착 세상이 이런 일이’는 왜 일부러 품이 많이 드는 제작방식을 택하고 있는 걸까? ‘순간포착…’의 최낙현PD는 “우리는 거의 취재보도급의 검증 과정을 거친다.”면서 “제보자가 직접 재구성하기 때문에 왜곡·희화화 문제가 불거질 소지 자체가 적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재연프로그램이라도 KBS2의 ‘인간극장’이나,EBS의 ‘역사극장’처럼,자신만의 특장점을 만드려는 제작진의 치열한 노력이 아쉽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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