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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D-1] 호남 민심 들여다보니

    4·15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호남은 겉으로는 무덤덤했다.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노풍(老風)이니,박풍(朴風)이니,추풍(秋風)이니 하는 각종 바람들은 크게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묵직하게 움직이는 민심은 있는 것 같았다.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열린우리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에 대한 변화가 느껴졌다.바로 전날 밤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선대위원장 사퇴가 이런 추세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다수 주민들은 정 의장의 사퇴가 큰 관심사가 아니라는 반응이었다.오전에 광주 시내에서 마주친 6명의 시민 가운데 3명이 “(정 의장 사퇴에 대해) 몰랐다.별로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나마 알고 있는 시민들도 정 의장이 팽(烹)당했다고 해석하고 있었다.적어도 호남에서만큼은 정 의장의 사퇴가 ‘이로운 선거전략’이 아니라는 느낌을 줬다. 조선대 대학원생 박모(28)씨는 “얼마나 표를 얻겠다고 정 의장을 쳐내는지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다 똑같다.투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택시기사 김기영(56)씨는 “요즘 호남에서 그만한 인물도 없었는데 아쉽다.”면서 “결국 열린우리당내 영남 사람들한테 이용만 당한 꼴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전날 정 의장이 사퇴 발표 이전 유세지원차 호남을 찾았을 때도 주민들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유세장 근처를 지나던 사람들만 잠시 발길을 멈춰설 뿐 대다수는 생업에 전념했다.전남 나주에서 60대 상인은 “지들이 해준 게 뭐 있어.선거때만 이러고….”라고 고함을 쳤다.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영향을 끼치는지도 의문이었다.노인들은 정 의장이 악수를 건네면 하나 같이 미소를 지으며 겸손하게 받아줬다. 담양에서 안경점을 하는 40대 남자와 즉석에서 대화를 나눠봤다. 여기 열린우리당하고 민주당하고 어디가 더 인기가 좋아요? -“반반입니다.” 탄핵 이후에 열린우리당 인기가 많이 올랐다고 하던데. -“그렇긴 했지만,시간이 갈수록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살아 나는 것 같습니다.” 노인 폄하 발언 때문인가요?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럼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삼보일배 때문에? -“그것도 아닌 것 같고.그냥 오랫동안 민주당을 찍어왔기 때문에 외면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함평에서는 50대 구두미화원의 의견을 들었다. 열린우리당 인기 좋다면서요? -“꼭 그렇지도….” 여론조사에는 좋게 나오던데. -“여론조사랑 달라요.열린우리당에 배신감 느끼는 사람 많습니다.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사람도 많고….” 그래도 결국 막판에는 한쪽을 밀어주는 것 아닌가요? -“이번엔 그렇지도 않아요.” 광주 김상연 이두걸기자 carlos@seoul.co.kr˝
  • 투싼 “車 내수침체 몰라요”

    현대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투싼’이 시판 초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달 24일 출시한 투싼은 3주 만인 12일 예약주문이 1만 3500대를 넘어섰다.지금 예약하면 2∼3개월 이후에야 자동차를 인도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자동차 내수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투싼의 높은 예약률은 상당히 ‘예외’로 받아들여진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투싼이 불황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요인을 대체로 5가지로 꼽고 있다. 우선 고유가 시대에 연비가 높은 SUV차량이라는 점이다.투싼은 1ℓ에 14.5㎞(2WD 수동기준·자동 12.9㎞)로 국내 SUV 중 최고 연비를 자랑하고 있다. 투싼은 경유차의 부정적인 면을 개선했다는 점에서도 인기의 주요인으로 꼽힌다.전자제어식 2000㏄ 커먼레일 엔진을 장착해 엔진소음이 낮아 운전자로 하여금 디젤차가 맞는지 의심이 들게 한다.경유차가 발차가 늦다는 단점도 보완했다.약 13초 만에 100㎞에 도달하고 150㎞에서도 승용차 같은 승차감과 고속선회가 가능하다. 국내 SUV 최초로 듀얼머플러를 적용한 것도 투싼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배출가스를 두 개의 배기관으로 뿜어 내는 듀얼 머플러는 포르쉐,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의 트레이드 마크로 이용됐던 품목이다. 듀얼 머플러가 성능향상은 물론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운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투싼은 안전성에 대해서도 자신하고 있다.현대차 관계자는 “첨단안전 사양 적용으로 미국 교통관리국(NHTSA)에서 실시하는 신차 충돌안전 프로그램(NCAP)을 기준으로 자체 시험한 결과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별 5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
  • [토요일 아침에] 참여와 선택/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곡우절 맑은 날/ 노오란 싹은/ 아직 잎이 피지 않았는데/ 솥에서 데쳐내어 밀실에서 말리네/ 모나거나 둥근차 찍어내고/ 죽순 껍질로 안을 말아서 싸네/ 단단히 봉하여 바깥바람 막으니/ 찻잔에 향기 가득하다네” 곡우가 바로 코앞이다.텃밭을 손질하다 겨울을 이겨낸 배추가 노란 꽃줄기를 피워올리는 걸 보았다.때 이른 나비 한마리가 하늘하늘 춤을 추며 봄날개를 말리고 있다.일지암 차밭의 찻잎들이 물이 오른 듯 연둣빛 윤기가 흐른다.첫 물차를 딸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늘 이맘때만 되면 봄 처녀의 가슴처럼 설렌다.우주의 먼 시원으로부터 가슴으로 젖어드는 차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봄 햇살이 지나간 저녁무렵 차 한잔을 마시며 물오른 산야를 바라보고 있을 때 함께 차농사를 일구는 ‘남천다회’ 식구들로부터 전화가 왔다.“스님 올해는 제때 비도 와불고 적당히 추웠응께 차 맛이 기가 막힐 것 같네요,잉.언제 첫 물차를 딸라요.” 해남 농민회 사람들로 5년째 함께 차밭을 유기농으로 재배해온 결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척박한 산비탈에 뙤약볕을 맞으며 어린차에 물을 뿌리고 햇볕을 가려주곤 했던 ‘어미같은 정성’이 깃들어 있는 차밭에 올해는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수확할지,얼마나 경제성이 있을지는 우리에게 두 번째 문제였다.봄 여름 가을 겨울 너무 덮거나 너무 춥거나 너무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어김없이 차밭에 몰려들곤 했다.가슴을 쓸어내리며 지켜보다 달빛을 맞으며 막걸리 한사발에 맘을 놓던 그 정성으로 차나무들은 쑥쑥 커 나갔다. 다른 차밭들과 달리 철저한 유기농과 깊은 정성 덕인지 유난히 잘 자라 3년만에 시험용 차를 제다했다.첫 차를 만들던 날 남천다회 식구들과의 첫 시음회는 감동적이었다.차솥에 차를 덖어 움막의 황토방에 말린 후 벚꽃이 난분분하던 밤 지인들을 불러 놓고 시음회는 시작됐다. 찻주전자에 차물을 끓인 후 작은 찻종지에 푸르디푸른 찻물을 쏟아내던 순간 10평 남짓한 방안에 세상을 진동시킬 차향이 퍼져 나갔다.눈물 한 방울이 차향과 섞여내릴 때 3년간의 맘 고생은 어디론지 날아가고 없었다.차를 시음하고 딱 한줌씩 곱게 종이에 싸서 집으로 돌아가던 그들의 어깨 위로 별 소나기가 한없이 내렸던 그날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땅은 우리에게 정직한 삶이 무엇인가를 늘 일깨운다.투자한 만큼 거두고 정성을 쏟은 만큼 그 소득은 돌아온다. 우리의 일상을 규정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참여와 선택은 국민들이 몫이다.그 몫은 무한의 책임을 동반하는 것이다.혼란스럽다고 맘에 들지 않는다고 생명을 버릴 수 없듯이 참여와 선택을 통해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것이다.외면하고서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선택할 때만 자신에게 희망은 찾아오는 것이다.새벽예불을 드린 후 하늘엔 언제나 새벽별이 반짝이고 있다.그 별은 시대의 가난을 헤쳐나온 우리민 족의 깊디깊은 희망의 샘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해 준다.우리 민족에게 들씌워진 ‘정치적 가난’을 벗고 밝아올 통일의 신새벽을 열기 위해서는 우리 깊숙이 감춰진 희망의 샘물을 길어 올려야 한다.참여와 선택을 통해서…. 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주지˝
  • 지한파 주일 美 부대사 리처드 A 크리스텐슨

    |도쿄 황성기특파원|리처드 A 크리스텐슨(59).자타가 공인하는 미 국무부의 지한파 외교관이다. 한국 부대사에 이어 2001년 6월 일본 부대사로 온 그는 2년 10개월의 임기를 마치고,4월 다음 임지인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다. 도쿄 생활을 1개월여 남겨둔 그를 추위를 몰고온 봄비가 뿌린 지난 18일 오후 대사관 집무실에서 만났다.그러잖아도 엄중한 미 대사관 경계가 스페인 테러로 보다 강화된 듯 두차례의 안전검색을 거쳐서야 대사관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그는 “어쩔 수 없이 경비가 심해졌다.”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한국에서)잘못 보도됐는데,아프가니스탄 대사로 가는 게 아니라 부대사예요.서울에서도 부대사이고,이곳(도쿄)도 부대사,저기(카불)도 부대사입니다.난 ‘부’ 전문가예요(웃음).전문분야가 ‘부’인 셈이죠.어쩐지 부대통령,부사장,부영사같은(‘부’자 붙은)사람 만나면 가족처럼 느껴져요.”인터뷰에 들어가자마자 능란한 한국말로 ‘크리스텐슨 류’의 너스레를 떤다. ●아프간 부대사 자원 내달 취임 태어나 한번도 가본 적 없다는 아프간은 자원했다.“가겠다고 손 들지 않으면 (국무부가)안 보내요.카불(아프간 수도)에는 기대가 있어요.22세때 평화봉사단에 입단해 한국에 갔던 동기도 여유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돕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구요.도쿄 일도 보람있지만,카불에 가면 인간적이고 가치있는 일이 더 있겠죠.” 불편하고 위험한 ‘오지’ 아프간에서의 미 외교관 임기는 1년이지만 그는 2년근무를 자청했다.그는 “처음 한국 갔을 때(1967년) 기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물론 (한국과 아프간이)사정은 다르지만….” 4월 말 카불로 날아가 1주일간 대사관 사정파악과 아프간 지도자 면담을 마친 뒤 워싱턴에서 5주간 교육을 받고 6월 하순 정식 부임한다.한국인 부인(미국 거주)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동반하지 않는다.혈혈단신의 부임이다.한국에서 일본으로 가져 온 잡종애견 ‘포피’를 카불에 동반하려 했으나 ‘지뢰가 도처에 깔려 있어 위험하니 데리고 가지 말라고 해서 친구에게 맡기고 갈 생각’이다. 크리스텐슨 부대사의 일본 근무는 한국(12년간)보다 조금 짧은 10년쯤 된다.일본생활은 어땠을까. “좋아요.일하기 좋고.지금 미·일 관계는 어느 때보다 순조롭습니다.10년 전만 해도 우린 무역문제 같은 것으로 싸움 많이 했죠.9·11테러 이후 양국간 협력은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미·일관계가 가장 좋은 시기의 부대사로서 행운인 셈이다. 청춘을 한국서 보내며 한국을 사랑하게 된 그의 눈에는 지금의 대통령 탄핵사태가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언급하지 않는 게 나아요.분위기도 잘 모르고.내게 정치적인 이야기할 자격도 없습니다.” 딱 선을 긋는다.몇차례 더 물어도 “잘 되기 바란다.”거나 “잘 되겠지.”라고 받아 넘긴다.한국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서는 “해방 이후에도 어려운 문제를 많이 극복했으며 어느 나라보다 어려움을 잘 넘겨온 한국인지라 걱정할 필요없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한·미관계 당연히 자립적이어야죠” 내친 김에 딱딱한 질문을 더 던져본다.먼저 한·미관계.그는 “저는 이해해요.”라며 운을 뗀다.다소 불편해진 사이 즉,반미감정에 대한 이해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한국사람은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면서도 보다 자립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죠.이제 한국이 중요한 나라가 됐고,옛날과 달리 많이 발전했으니까,미국과의 관계를 조정해야죠.당연해요.” 그의 한·미관계론은 북한과 연계해 이어진다.“온 세상에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거기에 한국도 있습니다.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문제가 언젠가 해결되겠죠.핵 뿐 아니라 광범위한 북한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 미국과 한국간의 긴장은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북핵 문제가 미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일부 전망에 대해서는 크리스텐슨은 “우린 준비가 다 돼있으며,선거보다 중요한 요소는 북한의 의지”라며 리비아의 가다피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는 한국의 찌개를 즐긴다.“동태찌개,거시기 뭐죠? 순두부,김치찌개를 좋아해요.한국라면도 좋아하고,자장면도 가끔 먹어요.” 한국음식이 먹고 싶어지면 신오쿠보의 코리아타운이나 신주쿠의 단골 한국식당에 간다.그 자리에는 폭탄주도 가끔씩 곁들여진다. 크리스텐슨이란 본명 외에 한국이름도 갖고 있는 그는 또박또박 “수풀 림(林),바를 정(正),심을 식(植),임정식”이라고 말해준다.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영어를 가르치던 목포상고의 임씨 성을 가진 교감선생님이 지어준 이름으로 “식(植)은 임씨 집안의 돌림자”라고 한다.“한국사람이 크리스텐슨이라고 부르기 힘들잖아요,그래서 목포에 있을 때부터 ‘임정식’,‘임정식’ 했어요.” ●“12년 근무한 한국에 남다른 애정 느껴” 얼마전 은행을 퇴직한 제자가 전화를 걸어올 만큼 목포상고 시절,그리고 한국은 그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이어지고 있다.그들과 찍은 사진은 1994년 카터 전대통령과 방북해 면담한 고 김일정 주석의 사진 바로 아래 집무실에 걸어놓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서 한·일관계를 물었다.“역사문제는 해결하기 힘들죠.기성세대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에요.하지만 한·일 월드컵 때 보니까 두나라 젊은이들이 많이 접촉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것 같았어요.젊은이들 교류는 가치있어요.학생이나 비즈니스맨,문화인,‘딴따라’(연예인)같은 교류도요.” 딱히 정년은 없지만 적어도 5년정도는 더 미 국무부에 근무할 수 있다는 그는 “은퇴 뒤에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10년 인연을 맺은 일본과는 어떠냐고 묻자 곤혹스러워 한다. “제가 한국하고 인연이 있어요.좀 달라요.미묘하니까 얘기하지 맙시다.지금 한·일을 비교하지 않는 게 좋아요.22살 때 외국 나갈 때 처음 간 곳이 한국이었어요.그래서 (한국에 느끼는)뭔가 있어요.”주일 미 부대사라는 처지가 이해가 되면서 65분간 인터뷰의 마지막 말이 그의 한국사랑을 한마디로 응축한듯 했다.19일 부임한 라종일 주일 대사와는 북한산 등산으로 맺어진 15년 지기. ■ 크리스텐슨 약력 ▲1945년 워싱턴 DC출생 ▲67년 평화봉사단원으로 방한 ▲73년 워싱턴대 석사(동아시아 연구),미 국무부 근무 ▲88년 주한 미대사관 서기관 ▲91년 오키나와 총영사 ▲94년 국무부 한국담당 부부장 ▲96년 주한 미 부대사 ▲2000년 미 평화연구소 ▲2001년 주일 미 부대사 ▲2004년 6월 주아프가니스탄 부대사 부임 예정 marry04@˝
  • 자녀교육서 펴낸 ‘프로엄마’들의 충고

    부모노릇 힘든 시대다. “사교육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공교육을 믿고,부족한 점은 부모들이 메워보려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심갖는 부모들도 있다.하지만 “아이에게 투자를 아끼면 안된다.”는 ‘능력있는’ 부모들을 만나면 그때마다 자신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한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교육 책을 출간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책을 쓴 여성들,‘프로 엄마’들에게서 아이 키우는 지혜를 들었다. ■신의진 연세대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중1,초등학교 3학년 형제의 어머니.지나친 조기교육으로 인해 병들어가는 이 시대 아이들과,다음 세대의 정신건강을 염려하며 쓴 책,‘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에 이어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를 펴냈다. ■박은정 영어학원 경영 아들 장우에게 영어조기교육을 실시했다.아들이 4살때 영어CF에 출연,유명해지는 바람에 자신의 영어교육비법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영어교육전문가가 됐다.최근 출간한 ‘장우엄마 박은정의 톡톡튀는 자녀교육법’은 그의 7번째 저서다. ■이원영 품앗이공동체 대표 7살난 딸의 어머니.학원강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재미있게 수학을 알게하는 ‘수학아,놀자’시리즈를 출간했다.품앗이공동체를 운영하며,“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하는 부모들과 뜻을 합하고 있다. ■이필주 전업주부중3,중2,초5 2남1녀의 어머니.건강한 몸과 정신,스스로 학습을 지도해왔다.정작 “평범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하지만 특별한 자녀교육이란 말을 듣는다.최근 펴낸 자녀교육서,‘정리형 아이’에서 생활은 물론 공부에서도 ‘정리’를 강조한다 -책을 쓰시게 된 계기부터 밝혀주세요. 이원영:저 자신이 학원 수학강사를 했기때문에 사교육을 불신해요.교육이 돈과 거래되는 순간,이미 교육의 의미는 퇴색되니까요.특히 원리를 생각하는 수학이 아니라,단지 공식을 외게 하는 수학공부를 제 아이에게만은 시키고 싶지 않아서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어요.그리고 이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더니 저처럼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답글을 올려주셨고,그후 책을 내게 됐어요. 박은정:토목기사였던 제가 영어책을 내고 이 분야의 전문가 대접을 받게 될 줄은 저자신도 몰랐어요.저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도록 했어요.그런데 사실 저의 영어실력은 평균치에 불과했어요.빨리 시작한 덕분에 정우는 4살 때,CF에 나오면서 엄마가 생활 속에서 가르쳐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였고 그 후엄마들이 제게 그 비법을 물으면서 시작됐죠. 이필주:해외여행을 많이 하겠다는 꿈을 가진 중3 큰딸은 책많이 읽는 아이로 자랐고,막내 아들도 별 탈없이 자라줬어요.그런데 뭐든 척척 해내는 누나의 그늘에서 한살 아래 아들은 힘들었는지 제게 지적을 많이 받았고,부딪혔죠.그런 과정을 통해 저는 아이들마다 교육에는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됐어요.또 우연히 책을 내게되면서 둘째아이에게 컴퓨터 작업을 부탁했어요.말로 하면 잔소리지만,글로 쓰니 아이에게도 적잖은 도움이 됐어요.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고,반성하고 정리하더군요. -가정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박은정:부모가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죠.저는 아들 장우 덕분에 시민회관처럼 큰 강당에서 600명의 부모님을 앞에 두고 강의를 할 때도 있어요.사실 저는 강의를 듣기 위해 달려오시는 그분들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요.그래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대부분의 부모들은 “무슨 책으로 가르쳤냐?”“어떤 방법으로…” 등을 알고싶어 하시지만,저는 교재나 학원이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강조하죠.그러나 강의를 다 듣고난 후에 “장우니까 되지.우리 애는 안돼.”라고 말씀하세요.제가 다르다면 아이를 절대적으로 믿는 것뿐이에요. 이필주:전 빈둥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물론 월급생활자의 빠듯한 생활에 세 아이를 키우려니 남들처럼 학원을 보낼 수도 없었지만,집에서 책을 읽고 지낸 것이 아이들의 성적은 물론 생활태도로 이어진 것 같아요.그런데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가 노는 것을 보면 불안해하시지요.요즘 아이들,너무 바빠요. 이원영:정말이에요.여유시간을 갖는 것,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요.또 수학공부의 기본이고,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니까요.여태까지 그랬듯 전 많이 놀게하고,혼자 시간을 요리하도록 할 겁니다. 신의진:정말 좋으신 말씀들을 하시네요.외우기 위주의 인지능력만을 자극하면 아이들은 사고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우리 아이들은 너무 외울 것이 많아요.우리 사회에서는 ‘정상’이 되기 위해서는 버거운 일이 많죠.그러나 정작 아이들의 사고를 키우는 것은 빈둥빈둥 노는 시간입니다.노는 시간이 있어야 아이들은 책을 읽고,생각하지요.더욱이 어린 시절부터 경쟁한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게 되죠.오늘 모이신 어머니들만 같으면 우리 사회의 교육현실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책을 쓰신 어머니들이라 특별한 비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오히려 평범하고 원론적이네요.주위에선 뭐라고 말하나요. 이원영:제 아이가 엄마와 수학놀이를 한다는 소문을 들은 어머니들이 유치원에서 “16 더하기 7이 뭐니?”하고 현장에서 시험문제를 내고 그러신대요.사실 전 더하기,빼기는 가르치지 않고 바둑판과 요리,바느질 등 생활 속에서 수학의 개념을 일러줬거든요.시험지 위주의 공부만이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부모들의 조급한 마음이 아이들을 가장 괴롭힌다는 생각입니다. 박은정:전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좋다는 생각을 강조합니다.8개 학원을 보내면서 누군가 새로운 학원을 보낸다면 또 황급히 따라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반면 “옛날 우리는 안하고도 잘 지냈다.”며 옛날식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시대에 역행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책을 내면서 제 자신을 늘 돌아봅니다.책을 내지 않았다면 오히려 욕심이 났을지도 몰라요.첼로를 좋아하는 저희 아이를 보면서 엄마들은 “장우,첼리스트 만들거냐?”고 묻는데요,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필주:제 주변에는 “부모가 다잡으면 아이가 훨씬 발전할 텐데….”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요.제가 너무 느긋하다나요.하지만 저로선 세 아이 중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아이에겐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격려했고,신뢰관계가 형성되도록 신경쓰는 등 저로선 할 일이 많았아요.부모와 아이사이에는 신뢰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이원영:지나친 교육열이 아이들을 망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요.아이들을 위한 워크북은 팔려도 부모교육서는 좀체 팔리지않아요.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라면 자신이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의진:제가 책을 쓴 이유도 부모들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제 책 속에는 큰아들의 단점이 많이 부각됐는데,“왜 멀쩡한 애를 충동조절이 안된다는 둥 이상한 말을 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고,시댁에서도 염려하셨죠.하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문제를 안고 있어요.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그것이 부모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자녀교육에 집안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다고 조급해하지 말고,아이의 성장과정 자체가 바로 그 아이의 인생임을 알고 기다려주는 지혜,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어릴 때부터 경쟁으로 내몰리지 않은 아이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느긋하게 기다려준 부모를 배신하지 않아요.이번 책에는 중학생이 되면서 자신감을 갖고,달라져가는 큰아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이원영:그래도 내 아이의 문제를 털어놓기가 쉽지 않아요.사람들은 단번에 ‘이상한 애’라고 단정지으니까요. 신의진:제 아들도 가끔은 속 상하면 아빠에게 불평했고,아빠는 “네 엄마가 너무 직설적이라 문제다.”라고 지적했죠.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가족이 이를 터놓고 이야기하면 문제는 해결됩니다.그러나 “내 아이가 무슨 문제냐?”는 방어적인 부모는 잘 해결이 안 되죠.부모들로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아이에게는 물론 교사와 주위,친구 엄마들에게도 귀를 열어두는 게 좋아요.전 제 아이의 단점을 친구엄마나 교사에게 들어도 별로 상처받지 않아요.문제없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은정:전 주관을 가지라는 생각입니다.주위에서 한다고 저리로 달려갔다가,또 이리로 아이를 끌고 다녀서는 아이도 지치고 결국 교육도 이뤄지지 않아요.결국 교육방법은 부모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좋은 정보를 구하려는 노력은 하면서도 정작 꾸준하게 이를 지속하는 부모들은 흔하지 않아요.참,요즘엔 정보를 나누지 않으려는 부모도 많아요.좋은 정보를 혼자 가지려는 생각보다 내 아이가 함께 살아갈 세상을 업 그레이드시키는 것,그것이 우리 부모들이 해야할 일이란 생각입니다. -자신의 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합니까. 신의진:엄마들이 자신감을 갖고 좀 느긋해지고,동시에 우리 교육현장도 달라지기를 기대합니다.가끔 수능시험문제를 풀어보면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우리 교육은 생각하지 않고 문제만 풀기를 원하는데,이런 교육현실은 우리 아이들을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멀어지도록 강요합니다.이를 몇 년 전부터 지적해온 결과,앞으로 수능에서 언어영역 문제가 줄어들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지요.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경쟁으로 몰아붙이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박은정:아직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니만큼 섣불리 ‘성공’이라 말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좋은’ 교육은 있어도,특목고-일류대학으로 이어지는 것을 과연 ‘성공’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어요.전 아이가 부각되면서 그런 부담이 걱정스러워요.그러나 어쨌든 책도 쓴 만큼 모든 부모가 ‘좋은 교육’을 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정리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 2인극 ‘해일’로 한무대 서는 유지태·오달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를 본 이들이라면 대번에 눈치 챌 것이다.영화배우 유지태(28)와 연극배우 오달수(36)가 출연하는 2인극 ‘해일’(4월21일∼5월2일 대학로 행복한극장)에 왜 특별한 관심이 쏠리는 지를.어느 영화보다 배우의 역할이 컸던 ‘올드보이’에서 가둔 자 우진역의 유지태와 갇힌 자를 감시하는 간수역의 오달수,두 연기자는 주연인 최민식 못지않게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 대본 연습하던 날 너무 행복했어요” ‘올드보이’가 데뷔 7년차인 유지태에게 배우로서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했다면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오달수에겐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그리고 한가지 더.영화를 찍으며 ‘형 아우’하는 사이로 친해진 이들을 단 둘만 등장하는 2인극 무대로 이끌었다.대학때부터 ‘연극이 꿈이었다’는 유지태가 오달수의 연기에 매료돼 같이 연극을 하자고 졸랐던 것. “처음 대본 연습하던 날 너무 행복했어요.학교(단국대 연극영화과)다닐 때 제가 직접 희곡을 써서 공연한 기억도 새롭고요.”서울 혜화동 연습실에서 만난 유지태는 연극의 매력에 흠뻑 빠진 듯했다.인터뷰 내내 ‘행복하다’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옆에 있던 오달수가 거든다.“얼마나 연습을 열심히 하는지 몰라요.저만 보면 연습하자고 어찌나 조르는지 별명이 ‘하고재비’예요.(웃음)” ●총알받이 된 두 인민군 병사의 이야기 연극 ‘해일’(이해제 작·연출)은 6·25전쟁 당시 연합군의 반격으로 퇴각하던 인민군이 시간을 벌기 위해 적진에 총알받이로 남겨 둔 인민군 병사 하현과 만필의 이야기다.족쇄에 묶여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앞에 무방비로 노출된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극중 두 인물은 극히 대조적이다.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한 도쿄 유학생 출신의 미술학도 하현이 ‘인민해방’을 목적으로 자원해서 전쟁에 뛰어든 반면 만필은 전쟁의 명분이 뭔지도 모른 채 거리 장터에서 강제징집돼 전장에 끌려온 순박한 채삼꾼이다.유지태는 하현을,오달수는 만필을 연기한다. “하현이란 인물에게서 과연 이데올로기란 뭘까,전쟁이란 뭘까 하는 것들을 많이 떠올려요.” 유지태는 요즘 ‘공산당선언’같은 사상서를 읽는 중이란다.극중 하현의 대사를 가슴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다.연극하는 두달 동안은 다른 스케줄을 잡지 않고 한가지에 몰입하는 그의 집요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배우로서 긴장되는 2인극 매력 있어” 반면 오달수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남자충동’에 출연하느라 시간을 쪼개서 ‘해일’연습을 하고 있다.‘남자충동’은 89년 부산 ‘연희단거리패’에서 연극을 시작한 그가 97년 대학로 무대에 입성하면서 처음 출연했던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그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에 객석은 자주 웃음바다가 된다. 숱한 연극에서 경험을 쌓아온 그이지만 2인극은 처음.그는 “여러 배우가 등장하는 연극과 달리 2인극은 잠시라도 호흡을 놓치면 금방 들킨다.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지만 그런 만큼 배우로서 팽팽한 긴장감을 맛보는 매력도 크다.”고 말했다.학생때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려 아찔했던 경험이 있는 유지태는 “아직도 무대공포증이 남아 있지만 든든한 선배가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유지태는 “영화 ‘올드보이’의 첫 대본 연습때 형의 연기에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넘어졌다.”면서 “촬영이 없는 날도 늘 현장에 나와 지켜보는 성실함에 끌렸다.”고 오달수를 치켜세웠다. 오달수도 “언제나 겸손하고 선후배에게 예의를 지키는 동생”이라고 화답했다.의좋은 형제처럼 서로를 챙기는 두 사람이 연극 ‘해일’에서 펼쳐보일 콤비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02)747-2090.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Doctor&Disease] 이화여대 의대 소아과 이근 교수

    “우리나라도 세계보건기구의 ‘모유대체식품 광고금지법’ 제정에 동의해 91년에 법으로 분유 광고를 못하게 했어요.그랬더니 분유 회사들이 어떻게 한 줄 아세요? 분유를 몽땅 이유식으로 등록했어요.우리 법엔 분유만 광고 금지대상에 넣어두고 이유식은 쏙 뺐거든.이러니 뭐가 되겠습니까?” ●젖동냥 하더라도 분유만은 안돼 한국소아과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화여대의대 소아과 이근(61) 교수.그는 평생 ‘모유 수유’를 외치고 다닌,이를테면 모유의 전도사 같은 사람이다.2년 전에 잡힌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 16%라는 통계가 그의 공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아직은 미국이나 일본의 40% 대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것이지만,그래도 그의 신념은 단호하다.“어떻게 사람에게 소젖을 먹입니까.설령 엄마가 없어 젖동냥을 하더라도 분유는 안됩니다.” 그런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습니까. -알고 보면 웃겨요.입법에 관여한 정신없는 관료와 국회의원들,분유업체와 짜고 논 거죠.세계보건기구가 모유 대체식품을 ‘분유,유아식,이유식’ 등으로 정해 놨는데도 우리 정부는 규제 범위를 ‘분유’로만 한정해 이유식을 쏙 빼놨어요.분유 회사들은 옳거니 하고 분유를 죄다 이유식으로 등록했고요.분유 회사 연간 광고·홍보비가 1000억원인데,다들 여기에 자빠진 거죠. ●1000억 분유광고 위력에 모유수유 줄어 만나자마자 그는 신문에 못낼 인터뷰를 왜 하느냐고 물었다.까닭인즉 이랬다.“숱한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지만 제대로 보도된 게 없어요.연간 광고비 1000억원에 어느 언론사가 군침을 흘리지 않겠습니까?”인터뷰 내내 그는 분유를 ‘소젖’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의 실태는 어떻습니까?좀 나아진 것 같은데. -예전에 비해 관심은 많아졌지만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워요.젊은 엄마들,모유 생각은 많이 하는데,그들이 모두 모유를 먹인다고는 보지 않아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분유 광고죠.귀찮다거나 유방이 처진다거나 하는 근거없는 오해에도 불구하고 16%가 모유를 먹이고 있지만,역시 1000억원의 위력은 대단해요.10년 전만 해도 나이 드신 할머니들 ‘외손자는 분유 먹이고,친손자는 모유 먹이라.’고들 했어요.그런데 요새는 그 할머니들이 ‘분유가 그렇게 좋다는데‘,‘우리땐 없어 못먹였는데‘라며 분유를 권하거든요.남편들도 마찬가집니다.그 10년 사이에 제가 졌고,그게 돈의 위력이겠죠. 왜 그런 상황이 초래됐다고 보는지. -돈바람이죠.저도 유혹 숱하게 받았어요.누구에게 대충 얼만큼의 돈이 들어갔는지도 알아요.업체에서 제게 돈을 가져 와서는 ‘누구누구는 다 받는데,선생님만 왜 그러십니까.’그래요.1000억원이면 서울 명동에 큰 빌딩 4∼5개를 살 돈인데,이걸 1년 광고·홍보비로 쓰고 있어요.그러니…. ●‘소젖’ 먹고 자란 애들은 IQ도 낮아 중요한건,왜 모유를 먹여야 하는가 하는 점인데. -전 의사라 잘 알아요.병을 달고 사는 애들이 모두 분유 먹고 자란 애들입니다.감기,아토피피부염,정서장애 등등 셀 수도 없어요.국민건강도 문제지만 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계산도 안 되지요.또 소젖 먹고 자란 애들,엄마젖 먹인 애들보다 IQ가 10쯤 낮아요.우리나라,소젖 먹인지 40년 만에 국민지능 많이 낮아졌어요.애들 안경 쓰는 것,왕따 현상도 따지고 보면 분유 먹고 자란 세대의 특성이 나타난 겁니다.걔들은 따뜻한 사랑이나 깊은 배려를 잘 모르거든요. ●분유광고 법적으로 전면 금지해야 그는 덧붙여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한마디로,정부가 모유 수유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관련 단체에 주어진 1년 예산이 3000만원가량인데,이걸로 어떻게 1000억원을 감당합니까.새발의 피 아닌가요.” 어느 해인가 의대 사은회때 제자들은 ‘가장 시어머니 같은 교수’로 그를 뽑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일상이 두루뭉수리해 병원에서도 환자에게 손해 끼치는 일만 아니면 잔소릴 안하는 타입이라고 했다.“그런데 분유 문제는 달라요.그건 엄마젖을 먹어야 하는 아기의 인권을 박탈하는 거니까요.” 해결책은 있습니까. -분유 광고를 전면 금지해야 합니다.정부가 세계보건기구와 한 약속은 지켜야죠.이게 안되면 아무리 애써도 힘들어요.지금부터 광고 금지하면 10년 후쯤 모유수유율이 아마 50%대로 오를 거예요.간단해요.법령 속 ‘분유’라는 용어를 ‘모유대체식품’으로 바꾸기만 하면 되잖아요? 모유수유가 산모들 선택의 문제만은 아니지 않습니까.일선 산부인과에서 모유를 먹일 기회를 아예 박탈하거나 특정 분유를 권장하기도 하는데. -저도 유식하진 않지만,무식한 병원들 많아요.병원들이 다 적자 운영이라 제 정신들이 아닌 것 같아요.젖을 먹이려면 병원들 추가로 돈 들거든요.인력 늘려야지,시설투자 해야지….실은 광고 의식한 언론사보다 분유 회사에 병원들이 더 단단히 발목이 잡혀 있어요.산모들이 이걸 알고 다퉈서라도 모유를 먹여야 합니다. ●포유류중 인간만이 짐승의 젖 먹여 그러면서 그는 엄청난 광고에 세뇌된 국민의식을 탄식하며 방송인 이다도시씨의 사례를 들었다.“얼마전 텔레비전을 보는데,그 분이 둘째 애에게 분유 먹이는 장면이 방영돼요.그도 처음엔 모유를 먹이다 ‘그거 좋다더라.’며 시어머니가 강권해 분유를 먹인대요.얼마나 화가 나던지 방송국에 전화 해서 따졌죠.”모유 수유에 대한 그의 열정이 이 정도다.그런 그도 세 아이 중 위쪽 둘은 분유를 먹였다고 털어놨다.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이 ‘특별한 임상시험’에서도 모유의 우수성은 확인되더라며 모처럼 웃었다.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은 ‘자연의 위대한 섭리’라는 그는 300여 종의 포유류 가운데 유일하게 짐승의 젖을 먹이는 인간,그래서 아기를 짐승으로 기르고자 하는 세태를 ‘모성의 실종’이라고 힐난했다.그는 이렇게 인터뷰를 끝냈다.“분유 먹이는 산모들,나중에 ‘왜 내게 엄마 젖을 먹이지 않았느냐.’는 자식들 물음에 뭐라고 답할 것인가.그 때도 유방 처지는 게 싫었다고 말할 것인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이근 교수는 △이대의대,서울대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칼리지병원,아이오와주 아이오와대학병원,테네시주 밴더빌트대학병원,뉴욕의과대학병원,사가모어아동병원 등에서 수학 및 근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및 산하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위원회’ 위원장 △대한소아과학회장˝
  • [깔깔깔]

    ●간통죄 무척 남자를 밝히는 한 아줌마가 있었다. 카바레에 놀러 갔던 아줌마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남자 파트너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그동안 아줌마의 외도로 화가 난 남편이 몰래 카메라로 그 장면을 촬영해 꼼짝없이 간통죄로 잡히는 신세가 됐다. 남편의 고소로 법정에 선 아줌마. 판사 : 피고는 국법을 어기고 다른 남자와 놀아난 사실이 있습니까? 아줌마:(놀란 표정으로) 제가 국법을 어겨요? 판사 : 그래요! 간통죄 말이에요.간통죄! 외간남자와 정을 통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됐다는 것도 몰라요? 이 말을 들은 아줌마,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제 몸을 나라에서 관리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다목적용 안방 * 밥상을 놓으면 식당. * 빈 상을 놓으면 공부방. * 방석을 깔면 응접실. * 이불을 깔면 침실. * 요강을 놓으면 화장실. * 담요를 깔면 도박장.˝
  • [여자가 본 여자] (상)일상에서

    “쯧쯧,여자들이란….” 남성들의 이 말 속에는 비하와 비난이 그득하다.여성들도 말한다.“저 여자,왜 저래?”,“저 여자 정말 (꼴보기)싫어!”.이는 남자들이 “저 남자 싫다.”라고 비난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왜 여자가 싫을까.남성들이야 자신과 달라 이해할 수 없어서 경원시할 수도 있다고해도,여성이 여성이란 사실을 콕 찍어 비난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다. 물론 여성들도 여성을 전혀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여자 팔자가 다 그렇지.”라는 여성 비하를 담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일상에서,직장에서 여성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여성들 사이를 흐르는 거리감의 정체를 상,하로 나눠 해부해 본다. ‘시샘이나 하는 소인’이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유교에 뿌리하고 있는 것같다.칠거지악·씨받이·남아선호 등 여성을 억압하는 갖가지 풍습은 결국 이 땅의 여성들을 무능하게 만들었다.늘 약자는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여성의 적은 여성’이란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으로 본 편견의 말을 거리낌없이 여성들은 차용하면서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보고 건너편 여성을 경멸한다. ●고부 갈등은 삼각 관계인가 여자가 싫은,싫을 수밖에 없는 연결고리는 고부 갈등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다.’는 시어머니의 ‘심술’.이는 결혼생활을 ‘매운 시집살이’로 바꿔놓는다.20대 여성들이 모이면 주제는 ‘시집 흉’이고,30대는 ‘과외’라든가. 결혼을 하고나면 “나도 친정에서는 귀한 딸이었다.”는 넋두리가 연습이라도 한 양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바로 며느리로서 받게 되는 불평등 때문이다.그 불평등은 남성인 남편보다는 여성인 시어머니로부터 시작되게 마련이다. 김성자(68·서울 도봉구 수유6동)씨는 호된 시집살이를 이야기하면 지금도 어젯일인 양 넋두리가 나온다.“가난한 집안의 큰딸이라 7살부터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도 하고,동생도 키워 웬만한 고생엔 이골이 났지.그래도 17살에 시집 가서는 시어머니의 구박 때문에 못 살겠지 뭐야.이혼이나 가출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고 몇 차례나 아이를 들춰업고 목 맬 생각을 했는지 몰라요.그때마다 아이의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살았지.새벽같이 일어나 일해도 내 입에 들어가는 보리밥 한덩이를 아까워하는 시어머니를 내가 45년이나 모셨어.돌아가시면서는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시더만.나는 시집와서 웃음을 아예 잃어 버렸어요.요즘같은 세상이었으면,나…안 살았어.” ‘시어머니 노릇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는 김씨,그러나 그의 며느리 윤자혜(47)씨도 시어머니는 여전히 어렵다.“시할머니가 시어머니에게 유난했던 것은 저도 알아요.그래서 나는 우리 시어머니가 안됐고,잘 해드리고 싶어요.하지만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세요.‘무거운 것,아비에게 들게 하지 마라.’는 등 아들을 남편마냥 섬기시지요.나는 아들을 내 마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킬 생각이에요.그게 마음대로 될지….” 고부 갈등은 여전히 부부 갈등의 중요한 요소이자,이혼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상담소의 이혼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이혼 사유가 되는 6호 사유(민법 제840조 6호)를 보면,고부갈등은 4.1%정도이지만 여기에 시가와의 갈등(2.6%),생활양식차이(0.9%),혼수시비(0.2%),마마보이(0.1%) 등을 합치면 8%에 이르는 내용들이 시가와 연결돼 있다.여기서도 시어머니로 대표되는 시가와의 갈등관계가 부부갈등의 중요한 원인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일러줬다.한 남성을 사이에 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가히 ‘삼각 관계’라 할 만하다. ●남자가 되고 싶어 프로이트에 따르면 3∼5세의 여자 아이들은 자신에게는 오빠나 아버지가 갖고 있는 성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남성을 부러워 하는 한편 자신에게 남성 성기를 주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한다고 한다.그래서 딸은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갖는 경향이 생긴다는데,이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라 한다. 정신분석학자 이론의 틀에 우리를 가둘 필요는 없겠다.그러나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겪는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느낀 여성은 자신만은 여성이 처한 부당한 현실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이기심을 갖게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여자로 살기 싫어.”라는 외침과 “여자가 싫다.”는 말은 어쩌면 동의어인지도 모른다. 폭력 가정에서 자랐던 김순진(가명·42)씨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다.어머니를 늘 구박했던 폭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김씨.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먼저 떠오른단다.“아버지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엄마가 불쌍하기도 했고….그러나 내 속마음은 아버지보다 엄마가 더 싫었어요.고교시절까지 사회적으로 문제없는 아버지가 유독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만은 이렇게 이상하게 된 것은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어머니 탓이란 생각을 했고,어머니의 태도가 못마땅했어요.지나고 보니 폭력에 의해 어머니는 판단 능력을 잃었던 것인데….그래서 난 내가 여자인 것도 싫었고,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요.”그는 결혼생활이 10년이 넘으면서,이제야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자신은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도 남편의 가부장적인 태도 때문에 상처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남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던 지난 시대의 내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사셨을지 조금은 알겠어요.” 사춘기의 딸들이 어머니의 잘못을 조목조목 짚어낼 때면,어머니들은 말했다.“너도 살아봐라.”.어머니의 말씀처럼 ‘(결혼해서)살아본’ 딸들은 이제사 여성의 지난했던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 이해란 ‘여자의,어머니의 희생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는 것 일뿐,여성에 대한 자부심이나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더욱이 성숙해졌다고 지난 시대의 여성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의 딸들은 어머니와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경제력을 갖지 못한 채 살았던 어머니의 딸들은 “절대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반면 일하는 어머니 때문에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딸들은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다.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보다 ‘어머니와 다른’ 삶을 택한다.반항하듯. 이혜정(4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결혼 후 병치레가 심한 아이를 위해 교사생활을 접었다.“아플 때,엄마가 내 곁에 없었던 외로움을 알기 때문에 아무런 미련없이 직장을 떠났어요.엄마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겁니다.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제 행동은 어머니에 대한 반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열심히 사신 내 어머니에 대해 왜 나는 긍지를 가질 수 없었을까,이제 돌이켜 보면 내 겉은 여자이지만 속은 남자인 채 살아온 것 같아요.”이씨는 중2 딸이 “나는 직장을 가진 멋진 엄마가 더 좋은데 1등만 했다는 엄마가 왜 직장도 없느냐?”고 물으며,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한단다.“내 삶이 ‘전면 부인’해야 할 만큼 무의미한 것이 아님을 딸에게 보여주는 것,그것이 딸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동서,따지고 보면 남인데… 결혼한 여성들이 겪는 갈등 중 하나는 동서와의 갈등이다.어떤 의미에서는 시누이와 올케의 관계보다 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부유한 집 출신으로 결혼할 때 시어머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동서가 시집온 후 시어머니로부터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김진숙(38·서울 서초구 서초동)씨,그는 “‘동서’가 가족이냐.”고 물었다. “솔직하게 동서는 남이지 않아요? 전통 사회에서야 시집가면 친정 식구와는 모두 떨어졌고,한 울타리에서 설움받는 존재였던 동서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일 뿐,현대 사회에서 동서지간을 가족으로 묶는 것은 우스운 것이죠.그러니 이 정도 떨어져서 서로 좋게 지내면 되는 것이지,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한 것 같아요.” 4남매의 장남과 결혼해 동생들을 모두 결혼시킨 정유선(51·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직도 큰아들네에서 얻어서 동생들에게 주려고 애쓰는 시어머니의 행동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고 했다.“남편이 어렵게 자랐지만,사회에 나와 빨리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 없이 우리는 집사고,재산불리고 살았어요.그래서 동생들에게도 잘 하려는 남편 마음에 맞춰 왔어요.하지만 이젠 동생들도 40대에 들어서면서 자리잡았는데도 여전히 시어머니는 내게 ‘뜯어서’ 동생들에게 갖다주는 게 낙이죠.그러면서 늘 나더러 욕심 많다고 흉보고….나 이렇게 말하면 나쁘지요? 하지만 제 속마음이에요.” 부모에게는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는 ‘자식’이지만,엄연히 며느리에게는 ‘남’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성들은 알고 있다.다만 입에 올리면 나빠지기 때문에 쉽게 말하지 못할 뿐.이 역시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물론 동서와 친자매 이상 가깝게 지낸다는 여성들도 있긴 했지만,이들도 ‘새로 만난 친구’정도라는 개념일 뿐,그것을 가부장적인 시각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부정의 뜻을 밝혔다. ●남성의 눈으로 보면 “여자는 참 이상해” ‘공자가 죽은’ 이 시대에 여전히 우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신봉하고 있다.남성들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하지만,정작 여성들의 시각 역시 남성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철저하게 남성의 눈으로 여성을 바라본다. 이에 대해 여성학자 박혜란씨는 명쾌한 답을 한다.“내가 여성학을 배운 39살 이전에는 내 주위에는 온통 ‘이상한 여자’투성이었다.그러나 내가 여성을 알고,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성들은 온통 당당하고,겸손하고,자신만만하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여성들이었다.그 여성들을 알게 된 것이 행복하다.여성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남성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성을 보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hhj@˝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5) 베트남 호치민에서 하롱베이까지

    베트남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거리나 사람들의 모습에 아직 전통적인 것이 많이 남아있고,낡고 허름하지만 예쁜 색으로 페인트칠한 집들은 멋진 배경을 만들어 준다.요즘 새로 짓는 집들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모양도 예쁘고,외부도 화려한 색으로 칠을 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한 마을에 같은 모양,같은 색 집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이 정면만 페인트칠을 한다는 것이다.베트남 집은 앞면이 좁고,주로 앞뒤로 길게 지어져서 옆면이 너무나 잘 보이는데도 그냥 회색 콘크리트 색깔 그대로이다.너무 궁금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누구 하나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페인트 살 돈이 없거나 칠할 시간이 없거나 혹은 그저 베트남의 스타일일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 호치민에서 하롱베이까지 베트남을 종단하면서 주택 형태를 비롯,가장 베트남적인 모습들을 많이 만난 곳은 하노이였다.특히 하노이의 항박 거리 주변의 아침 장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베트남은 아침이 무척 일찍 시작된다.학생들도 7시면 등교가 끝나고 아침 장은 그보다 훨씬 일찍 열린다.대다수 동남아 국가가 그렇듯 저녁 일찍 하루를 마감하고,다음날 아침에 해가 뜨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퍼’라고 하는 길거리 국숫집에서 아침을 해결한다.식당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고,그냥 길거리에 우리나라 목욕탕 의자랑 똑같이 생긴 의자들을 놓고 즉석에서 간단히 국수를 말아준다.우리도 어딜 가든 현지음식을 최대한 먹어보자는 여행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하노이에 도착한 첫날 아침,손님이 제일 많은 ‘퍼’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바닥에 닭,돼지 등 생고기를 널어놓고 잘라 파는 걸 보니 차마 고기넣고 끓인 국수가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았다.조류 독감만 아니었어도 먹어봤을 텐데….그래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빵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한창 발전하고 있는 단계라 그런지,아니면 아직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인지 베트남 사람들은 외부 사람들에게 아주 친절해 보이지는 않는다.그래서 동남아 국가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은 베트남에서 유독 많이 싸우게 된다고 한다.설령 사람들이 별로 친절하지 않다 해도 베트남은 우리에게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나라였다.베트남이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해도 전통적인 것들이 사라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그래서 신비로운 동양의 아름다운 나라로 남기를 바라며 떠나는 아쉬움을 달랬다. 베트남 국경을 넘어 라오스 비엔티엔에 도착할 때까지 흔들리는 한국의 낡은 버스 안에서 꼬박 20시간을 보내며 현지인들과 섞여 자다깨다를 반복했다.동남아에 한창 조류독감이 번지고 있어서 라오스로 들어가는 여행자도 다른 때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좋은 길로 달렸으면 7∼8시간 만에 충분히 왔을 거리인데 길 사정도 안 좋은 데다가 동남아 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운 성격 때문에 계속 지체되었다.저녁 7시에 출발하기로 되어있던 버스는 9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했고,중간에는 운전사가 차를 세우고 아무런 말 없이 사라져서 1시간 뒤에 돌아오기도 했다.알고 보니 동네 아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 왔다고 한다.동남아 여행을 하면서 이런 일들에 화나기 시작하면 즐거운 여행을 하기가 힘들다.그저 익숙해 지는 수밖에. ■ 하노이대 유학중인 김덕영씨 하노이국립대에서 역사를 전공하는 김덕영(22)씨는 베트남 전문가를 꿈꾸는 야심만만한 한국 젊은이다.베트남 유학생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신천지를 개척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유학을 오게 된 계기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할 때 아버지가 먼저 제안하셨어요.처음엔 조금 망설였는데 지금은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이곳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은 한창 발전하고 있는 베트남 전문가가 되기를 꿈꾸죠.일단은 베트남어를 능숙하게 하고,베트남에 대해 많이 아는 게 목표예요.우선은 통역 일을 하고,장기적으로 유망 사업을 찾아볼 생각이에요. 베트남 친구들을 소개한다면.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아주 달라요.이를테면 누구에게 사과할 때 미안한 표정을 짓는게 아니라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실실 웃어요.처음엔 너무 화가 났는데 그게 이 사람들의 방식이래요. 베트남 여자들은 자기주장이 강해요.그래서 전 베트남 여자가 친구로는 좋지만 여자 친구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요. 한국 유학생들의 생활은. -아직은 한국 학생들이 많지 않아요.물가는 한국보다 싸지만 학비는 꼭 그렇지도 않아요.현지인들이 내는 학비랑 외국인 학비는 거의 20배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대부분 집을 렌트하거나 기숙사 등에서 생활하고요.보통은 밥도 해주고 빨래,청소를 도와주는 메이드를 둬요.시간도 절약되고,베트남은 인건비가 많이 싸서 큰 부담이 안 되거든요.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과 비교해서 어려운 점,좋은 점은. - 다른 나라로 유학가는 것보다 좋은 점은 우선 비용이 적게 들고요,또 베트남은 이제 막 발전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기도 해요. ˝
  • [문화마당] 다르다와 틀리다/성기완 팝칼럼니스트·시인

    “그건 이거하고 틀려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물론 이 어법은 ‘틀린’어법이다.‘다르다’를 써야 할 자리에 ‘틀리다’를 썼기 때문이다.대신,“그건 이거하고 달라요.” 이렇게 써야 맞는 문장이다.왜 사람들은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해서 쓰고 있는 것일까.사람들이 하도 많이 이렇게 쓰니 이젠 ‘난 너와는 틀려.’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틀리게 들리지도 않는다.나는 어학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졌을 때 이와 같은 말의 용법이 진짜로 틀린 어법인지 아닌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그러나 중요한 것은,‘틀리다’와 ‘다르다’는 엄밀히 다르다는 점이다. ‘틀리다’는 영어로는 ‘fault’,즉 논리적으로 혹은 이치상 그릇된 어떤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예를 들어 ‘2 곱하기 2는 5’라고 말하면 그건 틀린 말이다.또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다.’,이렇게 말해도 틀린 말이다.반면에 ‘다르다’는 영어로는 ‘different’,즉 문자 그대로 ‘다르다’는 뜻이다.한마디로 ‘다르다’는 차이에 관해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이다.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이렇게 말하면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가리키는 문장이 된다.반대말을 봐도 ‘틀리다’와 ‘다르다’는 엄연히 다르다.만일 초등학교 2학년생쯤에게 반대말 숙제를 내보면 ‘틀리다’와 ‘다르다’가 어떻게 구별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틀리다’의 반대말은 ‘맞다’이다.‘그르다’의 반대말이 ‘옳다’인 것과 마찬가지의 쌍이다.반면에 ‘다르다’의 반대말은 ‘같다’이다. ‘틀리다’와 ‘다르다’의 이런 혼동은 내가 볼 때 큰 걱정거리이다.이 말 씀씀이의 안쪽에는 ‘나와 같지 않은 것은 틀리다.’,즉 다른 것은 옳지 않고 그르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다른 것은 분명 틀린 것이 아니다.같다,다르다의 개념은 옳다 그르다,하는 가치판단의 개념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그러나 사람들은 ‘틀리다’와 ‘다르다’를 혼동하면서 은연중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훈련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태도는 지역감정,이념 등으로 파당을 갈라 나와 다르면 원수처럼 여기며 살아온 우리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그것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우리와 비슷한 듯해도 분명히 다른 사람들인 ‘일본’ 같은 나라들이 한때 우리의 주권을 앗아갔던 적이 있다.우리와 다른 사람들인 그들은 북한산,백두산에 쇠말뚝을 박았고 우리를 마치 그들의 일부인 양 여겼다.그런 불합리는 거꾸로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인식을 낳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우리는 ‘나와 다른 나’와 전쟁을 치른 적도 있다.그들은 분명히 나의 일부,즉 우리였다.그러나 광복이 되면서 우리는 갈라졌고 우리 내부의 다른 ‘우리’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동족상잔의 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전쟁이란 괴물은 사람들에게 나와 다른 것은 절대적으로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본능을 키워준다.그들은 우리를,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대했다.그것은 생존의 요구였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의 지구촌 시대는 다른 것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소통의 쌍방향성으로 역동성을 키워 가는 시대이다.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판단하도록 만드는 이 어법의 혼란 속에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편협한 우리 마음씨가 스며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안타깝다.선거 같은 큰일을 치를 때 이런 마음씨는 극명하게 표출된다.좀 달라졌으면 좋겠다.부디,이번 선거 때에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생각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않기를. 성기완 팝칼럼니스트·시인˝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 ③캄보디아 전통결혼식

    캄보디아 씨엠립 외곽 마을에서 열리는 결혼식을 운좋게 구경하게 됐다.이곳 결혼식은 특이하게도 해가 뜨기 전 이른 아침에 시작돼 다음날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예식장은 따로 없고,마을회관이나 그에 준하는 장소가 하객들 집합장소가 된다.신랑측 친구,가족,친지,동네 주민들로 구성된 하객들은 신부집으로 가져갈 작은 선물들을 준비하고 기다린다. 신랑과 들러리가 도착하면 기념사진을 찍고 다같이 긴 행렬로 줄지어 신부의 집으로 향한다.전통의상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앞장서고 그 뒤로 신랑과 들러리,그리고 하객들이 뒤따르는데 이들은 모두 성의껏 마련한 선물들을 쟁반에 받쳐 들고간다. 그런데 선물들이 뜻밖이다.과일이나 양파 같은 야채부터,연유 통조림,털 뽑아 잡은 통닭 한마리,꽃,돼지머리 등으로 소박하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귀여운 것들이다.하객행렬이 신부집까지 이어지면 신부가족이 하객들을 맞이하고,선물을 전달하면 그 날의 행사는 끝난다.신랑,신부는 신부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12시쯤 결혼행렬에 참석했던 하객들이 다시 신부집으로 모이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된다.함께 먹고 노래하고 춤추고 저녁 늦게까지 놀다가 잔치가 끝나면 돈을 봉투에 담아 잔치비용을 나누어 부담한다. 결혼식에 참석한 한 젊은 여성은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결혼풍습에 대해 궁금해했다.예식장에서 한두시간만에 치른다고 하니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그래도 결혼식이 끝난 후 대부분 신혼여행을 간다는 말에는 무척 부러워한다.캄보디아에서는 신혼여행을 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간혹 부자들은 결혼식 잔치가 끝나고 프놈펜(캄보디아의 수도)으로 며칠간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서민들한테는 꿈같은 일이라고.우리가 해외로 갔던 신혼여행이 이곳 사람들에겐 굉장히 큰 일이구나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결혼할 때 혼수나 집을 마련하는 대신 신랑이 신부의 부모에게 지참금을 주고 신부네 집에서 살게 된다.가정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미화 2000달러 정도의 지참금을 결혼자금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부잣집 딸과 결혼을 할 경우는 3000달러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캄보디아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에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남자는 결혼을 하기위해 허리가 휘어지도록 돈을 벌지만,일단 남녀가 결혼을 하면 그때부터는 가정의 생계를 많은 부분 여자들이 책임진다고 한다.이 부분에서 박군이 몹시 부러워한다.한국 남자들이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고달프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고 또 조금은 고소하기도 하다.지금은 많이 바뀌긴 했지만 기존 한국 남자들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한 결과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캄보디아에는 아직 많은 부분 전근대적인 생활 모습이 남아있지만 결혼만큼은 중매결혼이나 정략결혼이 거의 없고 대부분 연애결혼을 한다.남녀가 데이트를 하고 서로 마음에 들면 여자를 남자네 집에 데려가 부모에게 인사시키고,남자쪽 부모가 결혼하려는 여자의 부모를 찾아가 청혼을 하게 된다.여자쪽 부모가 결혼승낙을 하면 양가 부모가 좋은 날로 결혼 날짜를 잡고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캄보디아건 한국이건 결혼은 모든 사람의 인생에 중요한 선택이고 순간인 것 같다.야채나 통조림을 정성껏 예쁜 접시에 담아 둘의 행복을 축복해주고,밤새 축제를 열며 다함께 즐거워하는 이곳 사람들의 결혼식은 내가 지금껏 본 결혼식중 가장 예쁜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 ●신세대운전사 추온 레잇 추온 레잇(23)은 ‘툭툭 택시’를 모는 운전기사다.툭툭은 일반 자가용 택시와 달리 오토바이에 마차를 연결해 손님을 태우는 캄보디아의 대표적 운송수단.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서도 마스크는 절대 안하는,한창 패션에 민감한 캄보디아 신세대 젊은이 레잇을 만났다. 캄보디아의 결혼 적령기는. -가정형편에 따라 모두 달라요.돈이 없으면 결혼도 자연히 늦어지죠.저도 결혼 지참금 마련을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어요.따로 저축은 안하고 버는 대로 엄마에게 갖다주죠.살림에 조금씩 보태고,나머지는 지참금을 위해 모으세요. 일과후나 휴일에는 주로 어떤일을 하는지. -친구들과 얘기하는 시간이 많아요.함께 맥주를 마실 때도 있고 그냥 휴대전화로 얘기할 때도 있고요.전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얘기하는 걸 아주 좋아해요.그리고 가끔은 시내에 있는 나이트클럽에 가요.춤은 썩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들 구경하는 게 재미있거든요.씨엠립에는 극장도 하나 있는데 전 잘 안 가요.가끔 코미디 영화를 보러 가긴 하지만 주로 울고 짜는 캄보디아 영화들을 상영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아요. 캄보디아에서 운전하는 게 쉬워 보이지 않던데. -사실 좀 위험하죠.자가용은 90% 이상이 일본 중고차라서 핸들이 오른쪽에 있고,또 버스는 90% 이상이 한국에서 온 차들이라 핸들이 왼쪽에 있어요.앞 차를 추월할 때 조금 불편하긴 해도 우리는 그게 익숙한데 외국인들은 다들 이상한가봐요.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나요. -툭툭을 몰기 전에는 집안 농사를 도왔는데 지금 하는 일이 돈도 더 많이 벌리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 재미있어요.빨리 돈을 벌어서 자가용을 사는 것이 제 꿈이자 모든 툭툭 운전사들의 희망이지요.˝
  • 日 진출 ‘발라드 여왕’ 이수영 “일본서도 최고가수 될게요”

    ‘발라드 여왕’ 이수영의 팬들은 한동안 그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올해에는 무대를 일본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선보일 첫 싱글 앨범 준비차 요즘 현해탄을 한강 건너듯 하고 있다는 그는 “몸을 두 개로 쪼개고 싶은 심정”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가수가 쉬고 싶다고 아무 때나 쉴 수 있나요?” 무리한 강행군을 걱정하니 오히려 이렇게 반문한다. 이수영은 소니뮤직과 손잡고 앞으로 2년간 일본에서 3장의 앨범을 낸다.4월에 이어 7월에 두번째 싱글이 나오고 11월에는 정규 앨범이 예정돼 있다.이에 앞서 새달 중순부터는 동남아 7개국을 돌며 쇼케이스를 펼친다.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거듭 다지는 각오에 자신감이 물씬 풍긴다.소니뮤직이 이수영의 독특한 음색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첫 싱글만으로 300억원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을 정도다. 당분간 국내활동을 접어야만 하는 이수영은 아쉬워하는 팬들을 달래려 두 가지 선물을 마련했다.먼저 1960년부터 90년대까지의 노래들을 묶은 리메이크 앨범 ‘클래식’을 내놓았다.“40∼50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음반을 내고 싶었어요.” 10대 위주의 편향된 우리 가요계에 대한 근심이 묻어나온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배인순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심수봉의 ‘그 때 그 사람’ 등 흘러간 히트곡들을 맛깔스럽게 불렀다는 평가다.“예전에는 제 음반을 어른들께 드리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달라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지금까지 15만장 가량이 팔렸는데 침체에 빠진 음반시장에서 이 정도면 이른바 ‘대박’.“원곡을 망쳤다는 소리 들을까봐 걱정스러웠다.”는 그의 염려는 기우로 끝난 셈이다. 새달 7·8일 열리는 아듀콘서트는 이수영의 마지막 무대를 볼 수 있는 기회.그런데 지난 연말에도 콘서트를 하지 않았던가? 이수영은 떠나기 전 “가수 생활을 총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했다.콘서트의 이름 ‘메이드 인 발라드(Made in Balade)’ 그대로 1∼5집에 실린 애절한 발라드의 향연을 펼친다. 조금 늦었지만 연말 시상 건에 대해 물었다.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았지만 스타성에 있어서는 항상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다가 벼락처럼 주어진 최고가수상으로 ‘만년 2위’의 설움을 떨쳐냈던 그다.“5집을 낼 무렵 온갖 루머 탓에 너무 힘들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상을 받고 나니 모든 게 눈녹듯이 사라졌죠.” 어림짐작은 했지만 무대에서 하염없이 울었던 사연이 확실해졌다.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대기실에 앉아 1시간 남짓 눈물을 쏟았단다. “이튿날 바닥까지 떨어진 몸을 가누고 16시간 녹음 작업을 했어요.” 결국 3일간 병원 신세를 졌다.그토록 빡빡한 일정을 버텨내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새로운 도전이야말로 그를 지탱하는 ‘포도당’이 아닐까.지금 이수영에겐 ‘병’도 사치로 보인다. 글 박상숙기자 alex@ 사진 조경호기자 ckh@
  • “가진 사람이 나눠야 살맛나는 세상되죠”/‘나눔경영’ 실천 최진순 청풍 회장

    ▲41년 강화 출생 ▲65년 한양대 섬유과 졸업 ▲68년 임성직물 설립 ▲79년 삼우전자 설립 ▲92년 국제전자 신제품경진대회 우수상 ▲93년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발명품대회 환경부문 금상 ▲94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대회 환경부문 금상 ▲94년 미국 LA 국제신기술발명전시회 대상 ▲97년 기네스북 등재 ▲97년 ㈜청풍 회장 취임 ▲2000년 신지식인 선정 ▲2002년 100대 우수특허제품 대상 최우수상 ▲2002년 청풍에너지워터 설립 및 대표이사 취임 ▲2002년 ㈜라이프플러스TV 인수 중풍과 2차례에 걸친 심장수술,부단히 활동을 제약하는 당뇨,그리고 기업가에게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부도와 화재….그의 인생 역정은 시련의 연속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세계 유수의 대기업조차 넘볼 수 없는 첨단기술 기업을 일군 기업가요,한국의 신지식인이자,세계적인 발명왕으로 불린다. 그래서 그에게는 단순히 성공한 기업인이라기보다 ‘오뚝이 인생’이란 평가가 더 어울리는 듯하다. 세계 최초로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내놓았던 최진순(63) ㈜청풍 회장.몸은 불편하지만 일을 향한 열정은 여전해 보인다. ●아픈 사연있는 사람에겐 공기청정기 무료로 서울 강서구 등촌동 그의 사무실 맞은편에는 4층짜리 아담한 빌딩이 있다.독거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식당과 놀이시설이 들어서 있다.돈을 번 만큼 베풀겠다는 그의 뜻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이었지만 주변에서는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쇼’를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제 돈은 그냥 열심히 해서 번 게 아닙니다.목숨을 건 대가로 얻은 것입니다.못먹고 고생했던 어린시절 경험 때문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나섰는데….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너무 싫었습니다.이런 몸으로 정치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그러나 주위 시선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어느날 암 투병 중인 어린 아들을 위해 말단 공무원이 공기청정기를 사러 왔더군요.어디서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들은 모양이지요.돈 받지 말고 그냥 주라고 했습니다.” 최 회장은 아픈 사연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공기청정기를 무료로준다.이렇게 해서 나눠준 공기청정기가 어떤 달에는 돈 받고 판 것보다 더 많았던 적도 있다고 직원들은 말한다. “가진 사람들이 나눠주고 베풀어야지요.그래야 어려운 사람들도 세상사는 맛이 조금이나마 생기지 않겠습니까.내 물건 내가 주니까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나도 하고 싶은 일 해서 좋고요.” 최 회장은 골프를 배우지 않았다.매일 연구에 파묻혀 사는 사람에게 골프는 시간 낭비이자 사치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속내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경영인이 골프를 치면 직원들도 골프를 치고 싶을 텐데,자신만 골프를 치고 직원들은 못치게 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직원들과 거리감을 두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골프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그렇지만 이미 회사 경영을 딸에게 물려준 만큼 건강을 위해 앞으로 골프장에 다닐 작정이다.예순을 넘긴 나이지만 늦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는 기업인치고는 텔레비전을 즐겨 보는 편이다.밤을 꼬박 세울 때도 있다.“발명가들이 그렇듯이 저도 호기심이 무척 강해요.특히 텔레비전을 보면 자꾸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합니다.이렇게 해보고 싶고,저렇게도 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그러다보면 시간가는 줄 몰라요.” ●세 딸 유학갈 때 돈 한푼 안준 구두쇠? 딸만 셋을 뒀다.시집 보내기 전에는 이들의 귀가 시간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자식들에게 매우 엄격했다.돈에 대해서도 엄청난 구두쇠(?)였다.딸 혼수 비용은 500만원을 넘지 않았다.세 딸 모두 각자 벌어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유학갔을 때도 돈 한푼 내놓지 않았어요.다들 알아서 해결하더라고요.당시에는 딸들이 서운했지만 지금은 제 결정이 옳았다고 합니다.” 음이온 공기청정기는 그의 집념과 끈기의 산물이다.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처음 접한 것은 1983년.일본 바이어로부터 음이온이 중풍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당시 음이온이란 것은 일반인들에게 개념조차 생소하던 때였다.전문가들로부터 귀동냥을 해가며 열심히 배웠지만 개발과정에서 실패를 밥먹듯이 해야 했다.부수고 다시 만들고,그러기를 10여년 동안 반복한 끝에 음이온 공기청정기는 첫선을 보였다. 최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닥치는 대로 기계를 분해·조립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잠을 자도 오직 음이온만 생각했고,늘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살았다.”고 회고했다. 문제는 판매였다.아무리 음이온의 효과를 말해줘도 누구 하나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그러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전세계 발명품 대회에 나가 마침내 음이온 공기청정기의 우수성을 입증해 냈다.지금의 청풍을 키워낸 발판이 됐다. ●10년 연구 끝 음이온 공기청정기 개발 최 회장은 “발명가는 호기심과 끈기만 있으면 되지만,기업가는 여기에 덧붙여 미래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그는 공기청정기 시장에 불만이 많다.자신이 창출해 낸 시장인데도 대기업의 물량 공세에 중소기업이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억울하다. 그는 “한때 특허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대기업들의 자금력에 질렸다.”면서 “최종 판결 때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워 이제는 기술력으로 승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도 섭섭함이 적지 않다.말로는 중소기업을 우대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각종 규제 탓에 사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지난해 제품개발에 50억원을 투자했습니다.그 돈을 저축했다면 여생을 편히 지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그래도 기업하는 것은 보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정부가 제발 그런 맛에 찬물을 끼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 회장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올해 매출액 목표 550억원 가운데 70% 수준인 380억원을 수출에서 달성할 예정이다. ●‘소사장제' 실시… 직원 각자가 사장 마음가짐 최 회장의 기업관은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중소기업일수록 아웃소싱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회장은 “뱁새(중소기업)가 황새(대기업)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지는 것은 뱁새뿐”이라며 “모든 것을 갖출 생각을 버리고 회사의 짐을 최대한 가볍게 할 때 경쟁력은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청풍은 거의 모든 부분을 아웃소싱으로 해결한다.대신 소수 정예화에 힘을 기울인다.청풍의 연구인력은10여명에 불과하지만 기술력은 어느 대기업보다 우수하다.특히 비정규직을 포함,130명대의 직원이 지난해 4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또 청풍은 결재라인을 없애고 직원 각자가 사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소사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청풍은 판매를 책임지는 영업 인력이나 대리점 등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그렇다고 판매가 대기업에 뒤떨어진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최 회장은 대신 독특한 판매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대리점을 통해 팔지 않고 대부분 통신판매를 하고 있다. 그는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야 고객이 그만큼 이득을 취할 수 있다.”면서 “기업도 소비자의 불만과 의견 등을 바로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설특집 We/귀성길 이 길이 빨라요

    ■ 고속도로 탈까 이번 설 연휴는 주말과 이어지기 때문에 귀성길보다는 귀경길 혼잡이 다소 덜할 것 같다. 그러나 ‘민족의 대이동’으로 표현되는 설 연휴이기에 어딜 가나 차량혼잡은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정체구간을 피할 수 있는 우회도로를 미리 알고 출발하면 의외로 빨리 갈 수도 있다.알고 가면 빨리 갈 수 있는 교통정보를 알아본다. ●고속도로가 막히면 이번 설에도 대부분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전망이다.올 설 연휴에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지난해보다 6.0% 증가한 2038만대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추석 때 교통체증이 극심했던 ▲서해안고속도로 시점∼발안 ▲영동고속도로 여주∼원주 ▲호남고속도로 논산∼익산 구간을 이용하려는 귀성객은 우회도로를 미리 알아놓으면 좋다. 서해안선 시점에서 발안 구간이 정체되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군포·산본·평촌IC에서는 39번 국도를 이용,매송·비봉을 거쳐 서해안고속도로 발안IC로 우회하면 된다.의왕·과천 등에서는 의왕∼과천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봉담IC에서 43번 국도를 이용,서해안고속도로 발안IC를 이용하면 된다.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지난해 말에 호법∼여주 구간이 8차로로 확장돼 여주까지는 다소 여유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주∼원주 구간이 막히면 여주IC에서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탄 뒤 문막을 지나 원주IC를 이용해서 다시 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호남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가 만나는 호남선 논산∼익산 구간 정체를 피하려면 호남선 논산IC나 천안·논산선 연무IC에서 미리 빠져나와 68번 지방도를 타고가다 1번 국도를 이용해 호남선 익산IC로 다시 들어가면 된다. 도로 곳곳에 체증이 예상되는 경부선 서울∼대구 구간을 피해가는 방법도 있다.서울 근교의 중부고속도로 하남IC에서 팔당대교를 거쳐 6번 국도를 이용,양평을 거쳐 중앙고속도로 홍천IC로 진입,대구까지 가면 된다.이와 함께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북상주IC간 12.7㎞ 구간이 설 연휴를 앞두고 16일 조기개통된다. ●임시 개통도로를 활용하라 설 연휴를 앞두고 20일 0시부터 26일 밤 12시까지 국도 17개 구간이 임시로 개통된다. 임시 개통구간은 전남고흥군 남양∼보성군 벌교 등 14.5㎞ 등 총 91㎞ 구간이다. 특히 고속도로 체증에 대비,수도권 및 대전 이북 지역의 고속도로 우회도로 561㎞ 구간에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구축이 완료됐다. 이 구간에서는 148개 도로전광표지판과 인터넷,휴대전화,AR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 우회도로 갈까 이번 설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3908만여명이 이동할 전망이다.이 가운데 전체의 62.7%인 2450만여명이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와 주말이 이어져 귀경길이 다소 여유가 있긴 하지만 상습 정체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양재∼수원,남이∼회덕,호남고속도로 논산분기점,서해안고속도로 안산∼비봉,송악∼당진,영동고속도로 안산∼신갈,이천∼여주,중앙고속도로 남원주∼만종 구간은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특히 설날인 22일에는 성묘차량 등으로 인해 대도시 주변의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교통혼잡이 극심하리란 예상이다. 출발 전에 고속도로 진출입 램프 통제상황과 각종 교통정보 등을 알고 떠나면 편한귀성·귀경길이 될 수 있다. ●고속도로 진출입램프 통제 20일 낮 12시부터 22일 낮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일부 고속도로 진·출입 램프가 통제된다.경부고속도로 잠원·서초IC는 진·출입이 모두 통제된다.경부고속도로 반포·수원·기흥·오산IC와 서해안고속도로 매송·비봉IC는 진입이,경부고속도로 양재IC는 진출이 각각 통제된다.9인승 이상 차량 중 6명 이상이 탄 차량 및 수출용 화물적재차량을 제외한 전 차종이 통제를 받는다.그러나 귀경길에는 고속도로 진·출입이 모두 허용된다. ●버스전용차로제 시행 대중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교통량 분산을 위해 경부고속도로 서초∼신탄진IC 137.4㎞ 구간에서 상·하행선 모두 20일 낮 12시부터 23일 밤 12시까지 84시간 동안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된다. 또 24∼25일은 평소처럼 주말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토요일인 24일에는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일요일인 25일에는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시행된다.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면 9인승 이상 차량 중 6명 이상이 탄 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위반 시에는승용차 6만원,승합차 7만원의 범칙금 및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실시간 교통정보 안내 수도권 및 대전 이북지역의 고속도로 우회도로 561㎞ 구간에 ITS(교통정보제공체계)가 구축됐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는 교통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148개 도로전광표지판과 인터넷(www.freeway.co.kr),ARS(1588-2505)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또 연휴기간 고속도로·국도·철도·항공·기상 등 종합교통정보 안내는 ARS 1333번이나 건교부 홈페이지(www.moct.go.kr),고속도로 정보안내 (1588-2505),철도 정보안내 (1544-7788) 등을 이용하면 된다. ●심야 대중교통 연장 운행 심야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경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도권에서 전철과 지하철은 24∼26일 3일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된다.또 서울역·영등포역·강남고속버스터미널·동서울터미널·남부시외버스터미널을 경유하는 좌석버스는 23∼26일 4일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된다. 김용수기자 dragon@
  • 주말매거진 We/하늘길 쇼핑길-김포공항에는 없는것 빼고 다 있다

    “김포공항에 대형 할인점이 있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무엇보다 갑자기 고향을 가야 하는데 선물을 마련하지 못했을 때 잠깐 들러 선물을 살 수 있고,아울러 선물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해 주는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죠.” 가정주부 유금열(46·서울 강서구 방화동)씨는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데다,항공편을 이용해 고향에 갈 때 신선 식품 등 다양한 선물을 장만할 수 있어 공항 할인점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포공항에서 쇼핑한다고 하면 ‘면세점’부터 떠올린다.하지만 김포공항에 가면 생각이 바뀌게 된다.공항 시설의 대부분이 인천공항으로 옮겨가면서 그 자리에는 복합전자쇼핑몰인 테크노 스카이시티를 포함해 새로운 쇼핑·문화공간인 ‘스카이시티’가 조성됐다.김포공항에는 지난 2002년 문을 연 컨벤션 센터와 지난해 들어선 신세계 이마트 공항점도 있어 서울과 수도권의 새로운 쇼핑 명소로 떠올랐다. ●할인점 제품·일반 제품을 한 곳에서 공항에서 만나는 이마트(구 국내선 청사)는 도심에 있는 것과 사뭇 다르다.일반 이마트 직영 매장과 더불어 60여개의 전문점형 할인매장,푸드코트,식당들이 7000평 상가에 펼쳐져 있다.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최은숙(43)씨는 “물건 종류도 많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겸 오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문 매장은 100평 규모의 동물 병원이다.애완견을 데리고 쇼핑을 왔다면 보관함에 넣어 두는 대신 동물병원에 무료로 맡길 수 있다. 200평 규모의 문구 전문 매장과 1000여 평에 걸쳐 들어서 있는 ‘한샘’‘일룸’‘까사미아’등 유명가구 및 인테리어숍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화곡동에 사는 임경아(35)씨는 “집에서 더 가까운 곳에 할인점이 있지만 보다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이곳에 왔다.”며 “할인점 제품과 일반 매장 제품을 동시에 비교해 보고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다양한 편의시설도 강점이다.도심 쇼핑 센터와 달리 쉽게 차를 댈 수 있도록 지상 주차장은 물론 아기침대·수유공간 등 유아관리 시설 등도 마련돼 있다.다소 부담스러운 눈·비 오는 날에 대비해우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전자 제품 눈에 띄어 옛 국제선 제2청사에 자리잡고 있는 테크노 스카이시티는 1층에서 3층까지 9500여평에 475개의 매장이 있는 대규모 복합전자 쇼핑몰이다.이들 매장 가운데 2층에 자리잡은 가전 및 컴퓨터 매장과 3층의 휴대전화 매장을 눈여겨 볼 만하다.매장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MP3 플레이어부터 전자 악기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상당수의 매장이 용산 전자상가 내 매장과 함께 운영하고 있어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싼 제품도 있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CEO 칼럼] 한국경제의 뉴 패러다임

    지난 천년 이상,한편으로는 일의대수(一衣帶水)의 이웃 나라요,한편으로는 늘 경쟁관계에 있던 중국의 지난 10여년간의 경제적 급성장이 눈부시고 부럽기 한이 없다.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3%에도 못 미쳤는데,중국은 사스 파동 등에도 불구하고,또다시 8.5%를 넘어 경이적인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제품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미국 시장에서 이미 한국의 3배,일본시장에서는 4배를 훨씬 넘어섰다.중국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외국인 직접 투자는 지난해 800억달러를 넘어 한국의 10배를 크게 초과했다.인구로 한국의 27배가 넘고,국토가 95배를 넘는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끝내고,상하이엑스포를 끝내는 2010년 얼마나 더 큰 나라가 될까.우리나라와는 지난 15년여간처럼 상생관계 내지 동반성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아니면 150년 전의 불편한 관계로 급격히 재편되고 말 운명인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공동화는 이미 심각한 상태다.지난 10여년 사이 제조업 종사자수가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산업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42%가 5년내에 국내 공장을 추가로 축소하거나 폐쇄시키고 해외로 이전해갈 계획이다. 이로 인한 우리나라의 일자리 부족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사오정’,‘오륙도’라며 중년의 실업을 자괴적으로 한탄하던 것도 이미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이제는 ‘삼팔선’,‘이태백’이라는 신조어가 사회를 풍미하며,암담한 내수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른 대량실업을 경고하고 있다.청년 실업은 특히 심해서 실질 실업률은 20%선을 넘어,100만명이 넘는 경제활동 가능인구가 최신 지식과 기술을 사장시키며 경제 활동에서 소외돼 떠돌고 있다. 더구나 다음 10년간,25세 이상 취업희망 인구는 추가로 300만명 이상 증가될 전망인데,우리나라의 일자리는 현재 방식대로라면 100만개 이상 줄어들 것이다.이 엄청난 수급 불균형은 이미 심각한 상태에 와 있는 빈익빈의 문제,신용불량자 400만명의 문제,자살률 세계 4위 등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확대·재생산시켜가며 우리사회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몰고갈 추세이다. 우리나라와 우리 경제가 살려면 재래식 패러다임을 버려야만 한다. 재래식 방식으로 수출만 진흥시키면 따라올 줄 알았던 일자리 창출은 결코 일어나지 않고 있다.제3국 외국인 근로자를 불러다 저임금을 주면 견뎌낼 줄 알았던 중소기업들도 상당수 한계상황에 몰려 있다.유로화와 엔화에 대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되고 있는 현재의 원화 환율이 일부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역사상 최고의 위치에까지 끌어올려 놓았지만,비정상적인 환율에 의존하는 우리 수출과 경제의 장래는 오히려 기형적이고 위태롭기까지 하다. 제는 정말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수출 시장이건 내수 시장이건 저가격 제품은 대부분 더 이상 한국의 몫이 아니다.우리나라 제품이 20년전 저가격으로 유럽과 미국,일본 시장을 잠식할 수 있었듯이,이제 중국제품으로 대표되는 저임금 국가들의 제품이 우리의 수출시장과 우리의 안마당인 내수시장까지 급속히 뺏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략 경영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는 대안으로,차별화 전략과 고급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평생 학습에 의한 평생혁신체제가 국가와 사회와 산업 전반에 내부화되어 있어야 한다.이제 우리나라의 각계 지도층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우리사회를 과거보다 한 단계 높은 지식기반,고기술 사회,고신뢰 사회로 하루빨리 이행시켜야 한다.특히 모든 영역의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이든,정부든 제3섹터이든 최고 교육책임자(Chief Education Officer)로서의 책임을 맡아 직장을 단순한 생산기관으로서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평생학습과 평생혁신을 실천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재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 세밑 부산항 겉으론 ‘부산’ 속으론 ‘울상’/김성곤기자 현지 르포

    “올해 빚은 차질을 메우려면 24시간도 모자라요.” 새해를 이틀 앞둔 30일 부산항은 수출화물 선적에 여념이 없었다.화물연대 파업과 태풍 매미 여파로 국제관문항의 입지가 흔들렸지만 그런 일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했다. 컨테이너를 나르기 위해 쉼없이 움직이는 타워크레인과 끊임없이 오가는 트레일러,외항에 정박한 채 컨테이너가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거대한 컨테이너선들….세밑 부산항의 모습은 그랬다. ●수출 물량 20%증가 반면 태풍·파업에 선사 떠나 부산항에서는 해운사나 컨테이너터미널,트레일러 기사들은 대부분 2조 내지 3조 2교대로 24시간 수출화물을 실어내고 있었다.예년같으면 크리스마스 시즌의 수출화물 선적이 끝나 비교적 한가한 철이지만 올해는 수출물량이 늘었다.현대상선 부산 지사장 신남영 상무는 “올해 수출 물량은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마케팅팀 홍석암 팀장은 “부진한 내수를 수출로 커버한다는데 연말 화물이 늘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부산항은 외형상으로는 지난 태풍 매미로 인해 컨테이너가 무너진 곳이라는 느낌을 찾아볼 수 없다.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매미의 피해와 화물연대 파업의 암운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매미로 인해 컨테이너 6개가 쓰러진 신감만부두는 아직도 크레인을 4개밖에 복구하지 못했다.이에 따라 들어온 짐 가운데 처리량을 초과하는 것은 부두운영사가 운임을 물고 신선대나 자성대로 옮겨주고 있었다.크레인이 완전히 복구되는 내년까지는 이런 일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의 얘기다.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송호용 차장은 “매미만 아니었으면 올해 100만TEU쯤 처리를 했을텐데 올해 80만TEU밖에 처리를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화물연대의 두차례 파업 여파도 일부에 남아 있다.공교롭게 화물연대 파업을 전후해 일부 선사들이 환적항을 바꿨기 때문이다.일부에서는 이를 파업 탓으로 분석한다.물론 화물연대는 이미 떠나려고 마음 먹었던 선사들인만큼 파업때문에 떠났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한다. 어떻든 짐(ZIM)라인과 차이나쉬핑,MSC 등 3개선사가 부산항을 떠났고,파업이 끝났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환적화물을 운송하던 중소선사들의 어려움도 크다.동남아해운 부산사무소장 이영윤 전무는 “용선료 인상에다 환적화물 감소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처리량도 상하이항에 밀려 홍콩,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3대 컨테이너항이었던 부산항은 올들어 순위가 바뀌었다.상하이항은 지난 11월30일 컨테이너 처리량 1000만TEU를 넘어섰지만 부산항은 지난 24일에야 1000만TEU를 돌파했다.올해 처리량도 상하이항이 부산항을 능가할 전망이다. 중국시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부산항이 뒤지고 있는 것이다. 항만전문가들은 “일본이나 중국의 화물을 유치할 수 있는 항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unggone@
  • [나의 건강보감]‘15년 밥퍼사역’ 최일도 목사

    아직도 ‘밥’이 위안이고,희망이고,또 눈물인 세상,그 세상의 낮은 곳 한 구석에 그가 있다.사람들은 그를 ‘밥퍼 목사’라고 불렀다.바쁜 김에 “어이,밥퍼”하거나 아예 ‘밥’이라고도 부른다.서울 청량리 속칭 ‘588’에서 밥퍼의 기적을 일군 최일도(48) 목사.똑 불거진 이마,거무튀튀 그을린 얼굴 어디에도 고상한 성직자의 모습은 없다.그러나 그에게는 이 땅의 목회자들이 잃어버린 성결(聖潔)이 있다.낮아서 눅눅한 곳,그 시린 어둠을 한사코 찾아드는 ‘인간적인,너무나 인간적인’ 그의 연민. ●많이 먹지 마세요… 탐식은 죄악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경기도 가평의 다일영성생활수련원에서 수련 중인 그를 만났으나 건강은 어떠냐는 인사 이상의 물음을 던지기가 왠지 면구스러웠다.지난 88년 이래 15년 동안 그는 청량리 매음굴에서 부랑자,행려자,무의탁 노인들의 ‘밥’으로 살아왔으며,지금도 주리고 외로운 이들의 ‘밥’이 아닌가.“너무 일이 많아 그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는 그는 자신의 건강을 살필 짬이 없이 사는 사람이다. 굳이 건강을 챙긴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짬짬이 맨손체조를 하고 가끔 등산을 하는 게 전부이다.“건강하게 살아야지.그것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어.”하는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한 적은 없다.그는 하루 두 끼만 먹는다.다른 사람보다 소식이다.그가 적게 먹는 이유는 주변에 굶주린 사람이 너무 많아 세 끼 다 찾아 먹기 미안해서다.결과적으로는 그게 그의 건강에 좋은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 “곧 성탄절이 다가옵니다.너무 많이 먹지 마십시오.북한 동포와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방글라데시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이런 세상에 탐식은 죄악입니다.성탄절이 나눔의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의 ‘말씀’은 조용하지만 단호했다.“연간 10조원이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나라,그런데도 여전히 음식으로 건강을 지켜보려는 탐욕이 넘쳐나는 세태가 슬픕니다.조금 아깝더라도 주저없이 나누십시오.아까운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베풂입니다.”그러면서 그는 배부르게 먹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는 분수와 절제가 모든 이들의몸에 배었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박사의 권고로 지리산엘 두번이나 다녀왔어요.그 분이 지리산과는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사실은 그 분과 천사병원 최영아 의사께서 ‘국민목사를 지켜야 한다.’며 걸핏하면 잡아다가 링거도 꽂고 그래요.그렇게 지리산과 만났는데,그게 좋아서 내년엔 네번쯤 오를 계획입니다.”사역에 지쳤을 법도 한 그가 산길을 걸으며 더러는 영성의 명상에 젖거나 후들거리는 걸음에서 건강한 삶의 가치를 배운다는 얘기가 반가웠다.인 박사와의 인연은 그가 펴낸 밀리언셀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인세 1억 5000만원을 북한동포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면서 시작됐다. “가끔 수련원 뒤 유명산도 오릅니다.짬짬이 맨손체조도 하고요.그러나 제게 진정 필요한 것은 몸보다 마음의 힘입니다.”그는 매달 한차례씩 이곳 수련원에서 갖는 4박5일의 영성 수련을 “피정으로 안식을 찾는 기회”라고 했다.그러나 하나님의 일에 어찌 시험이 없을까.청량리에서 밥퍼 사역을 시작한지 6년째 되는 해.그는 고통스러운시련과 맞닥뜨려야 했다.큰 교회의 목회자가 되기를 바랐던 어머니가 허구한 날을 거렁뱅이,노숙자,무의탁자들에 에워싸여 지내는 모습에 낙담해 모자의 정을 끊자며 등을 돌린 데다 큰 의지처였던 아내마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나선 것.“그들의 고통을 저는 압니다.그러나 제가 밥주걱을 들지 않으면 200명의 밥식구들이 고스란히 굶는데 어쩝니까? 그날 일 마치고 수유리의 지하 셋집으로 돌아오며 하염없이 울었어요.” ●수련원뒤 유명산 오르고 짬짬이 맨손체조 이런 일도 있었다.한 5년쯤 밥퍼 사역을 해오던 어느 날,옥상 가건물을 예배당으로 쓰는 4층 건물 곳곳에 똥오줌을 갈겨대던 부랑자들이 서로 텃세한답시고 예배당 안에서 십자가까지 부러뜨리는 패싸움을 벌였다.그는 너무 참담하고 힘들어 ‘이제 그만두자.’고 다짐하며 정처없이 길을 떠나 다다른 곳이 용문산 계곡이었다.“계곡 너럭바위에 누워 사흘 밤낮을 울었어요.그러다 문득 밥냄새를 맡았는데,살펴보니 약초캐는 노인네가 홀로 밥을 짓고 계세요.너무 허기지고 지쳐 생각없이 다가가 밥 좀 달라고 했더니 이 분이 대뜸 호통을 치시는 거예요.‘이놈아,다 늙은 나도 이렇게 밥을 지어먹는데 젊은 놈 입에서 그렇게 쉽게 밥달라는 소리가 나와.’너무 부끄러워 휘청거리며 발길을 돌리자 그 분이 다시 절 불러 밥을 덜어주며 이래요.‘이 밥 먹고 딴데 가지 말고 서울 청량리로 가.거기 가면 최일도란 사람이 너같은 놈들한테 밥 거저 준대.’그 말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그 분은 하나님이 제게 보내신 천사였어요.”그 후 다시 청량리를 찾아 10년이 넘도록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그 일에 신명을 바치고 있다. ●하루 세끼 먹으면 죄짓는 기분 듭니다 그때부터 그는 끼니를 하루 두 끼로 줄였다.‘굶주린 사람들 두고 어찌 배가 가득 차도록 음식을 넘길 수 있겠는가.’하는 아픈 자성 때문이었다.“‘함석헌 선생께서는 1일1식을 하셨는데,그렇겐 못해도 1일2식은 해보자.’이렇게 시작했는데,이젠 하루 세 끼를 먹으면 죄짓는 기분입니다.” 기독(基督)이 골고다를 오르듯 그렇게 외롭고 먼 길을 왔지만 그는 지금 외롭지 않다.이 땅에 남은 사랑과 희망의 편린이 낱낱이 모여 빛나는 밥알의 갑옷과 투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많은 분들이 저의 사역에 힘을 보태고 계신데,그 중에서도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장관 얘기를 하고 싶어요.3년쯤 전에 그 분이 우리 교회를 찾아 오셨어요.다른 삶을 살고 싶으시다면서요.그래서 물었죠.‘평생 누군가를 위해 한번이라도 밥상을 차려본 적이 있느냐고요.’그랬더니 그 분께서 절 붙잡고 엉엉 우시는 거예요.28년 동안 공직에 계셨던 분이 지금은 청량리에서 밥퍼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그는 바쁘다.일을 하고자 해서 더욱 바쁘다.다일교회의 담임목사인가 하면 우리나라 개신교 최초의 무료진료소인 청량리 천사병원을 운영하는 다일복지재단 이사장에 밥퍼나눔운동본부의 다일공동체 대표이기도 하다.자신의 몸을 헐어 바닥 모를 나눔을 실천하는 일로 묵묵히 성결의 탑을 쌓는 그는 오늘도 살풍경한 지상의 빈 그릇에 더운 밥을 퍼담으며 이렇게 기도할 것이다.“이 땅에 밥으로 오셔서/우리의 밥이 되어 우리를 살리신/예수 그리스도를본받아/우리도 이 밥 먹고/밥이 되어/다양성 안에서/일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심재억기자 jeshim@ ■최일도목사의 소식 건강법 “나를 위해 뭘 더 먹을까를 고민하지 말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한번만이라도 밥상을 차려보라.”는 최일도 목사의 말은 청량리에서의 밥퍼 사역과 함께 시작됐다.다르다면 여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소식을 하지만 그는 ‘포만’에 대한 혐오와 금욕적 신념에서 소식을 시작했다는 것. 키 175㎝,몸무게 72㎏의 체구에 술과 담배를 모르고 살아온 그는 오랫동안 한 끼를 밥 한 공기로 때워 어쩌다 밥을 조금이라도 더 먹을라 치면 주변에서 더 놀라 무안해할 정도다.보통 아침은 오전 11시를 전후해서 ‘아점’삼아 들며,저녁은 오후 8∼9시쯤 든다.1일2식이라서 식사간 시간을 최대한 벌리되 대신 짬짬이 녹차와 생강차,계피차 등 전통차를 마셔 청정한 심신을 유지한다. 그의 섭생법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된밥으로도 부족할 것 같은 하루 두번의 끼니를 누룽지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누룽지와 숭늉은 끼니마다먹습니다.담백하고 고소해 제 입맛에도 맞고 또 그렇게 담백하게 먹고 나면 속이 편해서 좋습니다.” 말이 누룽지이지 알고 보면 식은 밥의 재활용이다.“식솔이 늘어나면서 더러 밥이 남을 때가 있는데,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잖아요.그걸로 누룽지를 만들어 먹곤 합니다.확실히 운동량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그 틈새를 포식하지 않는 것으로 메우는 셈이지요.” 그는 “그러나 어떤 건강법도 사랑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구심점이 필요합니다.함께 울고 웃으며,서로 나누고 섬기는 정신이야말로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더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나눠야 하며,못 가진 사람은 이걸 가슴으로 받아야 합니다.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집단과 개인을 건강하게 하는 지고지선의 건강법 아니겠습니까?” 심재억기자
  • [시론] 원전센터 건설의 로드맵

    정부가 부안 원전수거물관리시설(원전센터)부지선정 작업을 원점으로 돌렸다.잘한 일이다.그동안 국민과 부안 주민에게 끼친 혼란과 불편을 생각하면 뒤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1984년부터 17년 동안 추진해온 주요 국책사업이 아무 성과없이 상처만 남긴 채 다시 출발점에 섰다는 것을 뜻한다.주민투표 등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나 90년 안면도,94년 굴업도와 마찬가지로 난맥상만 드러냈을 뿐이다. 우리는 정녕 국민의 신뢰와 합의하에 효율적으로 원전센터 부지를 선정할 수 없는 것일까.이미 원전센터를 가지고 있거나 건설을 추진하는 외국의 예에서 그 열쇠를 찾을 필요가 있다. 핀란드는 1983년 원전센터 부지 선정을 위한 투명한 로드맵을 발표했다.정부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전국을 대상으로 정밀한 지질조사 끝에 최적의 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선정된 유라요키시의 의회는 주민 의견을 수렴한 다음 건설을 위한 연구소 설치를 의결해 정부에 알렸고,핀란드의회는 그동안의 절차가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었는지를 검토한 다음 유라요키시의 원전센터 건설을 인정했다.연구소는 앞으로 각종 모의실험을 통해 처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점검하고 이 과정을 모두 주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은 20년 동안 70억달러를 들인 과학적인 연구를 통하여 네바다주 유카산에 영구적인 원전센터를 건설하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상·하원의 추진 결정에도 불구하고 네바다 주민 80%는 반대한다.주정부도 연방법원에 취소 소를 제기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지금도 진행되는 유카산 프로젝트는 최소 1만년동안 방사능 유출을 막아 자연과 인간을 보호하는 안전성에 최우선을 두었다.또 주민과 전문가의 반대의견을 수용해 끊임없이 기술실험을 하며,모든 과정을 주민에게 공개한다. 대만은 1981년 란위섬 원주민인 야미족에게 통조림 공장을 건설한다고 속이고 중·저준위 폐기물 임시 저장시설을 건설해 큰 부담이 되고 있다.임시저장 시설이 들어선 뒤 이 지역에 암과 백혈병 환자가 증가해 원주민들의 저항이 거세다.결국 핵폐기물 처분장을건설하기 어렵게 되자 북한에 폐기물 수출을 시도했다가 좌절됐다. 이런 외국의 예에서 보듯이 원전센터 부지선정은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지질조사를 통해 최적의 후보지 몇곳을 선정한 뒤 국민적 합의하에 추진해야 한다.모든 위험한 상황을 가정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 둘째로 중요한 점은 정부와 관계당국의 일관된 정책추진이다.관계기관이 똑같은 목소리로 주민을 설득하고 지역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만의 예에서 보듯이 주민의 눈을 일시적으로 가리고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부안사태는,관련기관의 목소리가 제각기 달라 시작단계부터 주민을 설득하기는커녕 의혹을 부풀리고 불신감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커졌다.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를 단순화해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단기간에 성과를 얻어내려는 성급함 탓에 주민 합의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원전센터 부지선정은,주민의사를 우선시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조사를 통해 그 투명성과 안전성이 보장되어야 제2·제3의 굴업도·안면도·위도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사업추진에만 초점을 맞추기에 앞서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얻은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더이상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최적의 부지를 선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 춘 진 대한보건협회 부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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