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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S다이어리] 해외노동자 몰아내는 사우디’그때’ 중동 갔다면?

    [아랍S다이어리] 해외노동자 몰아내는 사우디’그때’ 중동 갔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으로 인해 속수무책 일자리를 반납하고 있다. 사우디제이션은 청년실업률을 해소하려 사우디아라비아가 시행하는 자국민 고용할당제로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사우디 청년구직자를 특정 비율 수용해야만 한다. 세계적으로 높은 청년실업률을 자랑하는 나라이다 보니 제도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이나 그 비율이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선 가히 ‘폭력적’이다. 사우디는 2012년 자국민 노동자를 최대 30%까지 고용하도록 했던 비율을 올해 두 배 넘게 끌어올렸다. 사우디투자자문협의회(SAGIA)는 지난달 외국기업은 2년 안에 고용인의 최소 75%를 사우디인으로 채워야 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사우디인이란 사우디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 사우디 여성과 다른 국적 남성 사이에 태어난자녀도 제외다. 사우디는 부계 혈통 중심의 국적법을 따른다. 철저히 사우디 국적을 가진 젊은 세대를 위한 사우디제이션은 다달이 청년실업률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청년 구직자들에게 부러움을 살만한 제도이긴 하다. 그러나 사우디에서 일하고 있는 비(非)사우디인 노동자들에겐 두려운 제도다. 휴대폰 산업분야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제일 먼저 ‘한 방’ 맞았다. 6월까지 50%, 9월까지100% 이 분야 고용자들이 사우디인으로 교체된다. 노동부장관은 판매부터 수리까지 전체 휴대폰 산업에서 오직 사우디인만이 일할 수 있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기술직업훈련위원회(TVTC)는 삼성과 함께 고객상담, 판매, 수리 등 휴대폰 산업과 관련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6일 현재까지 사우디 남녀 청년구직자 4만40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내달 휴대폰 산업에서만 2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휴대폰 판매점들이 속속 구인광고를 내걸기 시작했지만 수년간 휴대폰 산업에 종사해온 값싼 인력들을 내쫓고 몸값만 비싼 사우디인을 채용하려니 고용주들도 곤욕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휴대폰 매장은 판매원과 기술자에게 각각 4000리얄(124만원), 3000리얄(93만원)이라는 월급을 제시했다. 사우디 구직자들은 급여가 낮다며 실색하는 분위기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들은 휴대폰 수리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지 의심하고 있다.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탈랄 알하르비는 현지 신문에 사우디제이션은 멈춰져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썼다. 그는 한 외국인 투자자를 만나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외국의 투자회사들이 사업을 확장하기도 전에 사우디제이션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다고 했다. 이 외국인 투자자는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찾았다 하더라도 턱없이 높은 몸값을 요구해 사우디인은 채용할 수 없다고 했다. 공과대 졸업생이 20년 경력 외국인 엔지니어 월급의 네 배를 부른다고 하니 언감생심인 것이다. 알하르비는 “어떤 투자자나 국제회사도 수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목적이 아닌 우리의 목적(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이루기 위해 오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와 상호적 이익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지만 사우디제이션을 투자회사들에 부과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제이션을 위해 주로 인도인들이 운영하는 바칼라(작은 슈퍼)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바칼라가 사라지면 대형슈퍼마켓에서 더 많은 사우디인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로 노동부가 검토 중에 있다. 경제학자 파루크 알카티브는 이로써 외국인들이 사우디에서 번 돈을 해외로 송금시키는 금액을 줄일 수 있고 사우디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칼라 주인들은 생계수단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이자 좌불안석이다. 한 바칼라 주인은 “여기서 일하는 대부분의 외국인근로자들은 그들의 나라에서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때문에 사우디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인기 있는 나라다. 그런데 모든 산업분야에서 외국인근로자를 줄이려는 정부의 결정은 우리의 수입 원천을 막고 다른 일을 구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제이션은 외국인에겐 무자비하지만 사실 현지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선거철마다 떠도는 실효성 없는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대책을 생각하면, 이기적이더라도 자국 청년들을 우선으로 챙기는 사우디의 고용제도가 한편으론 나쁘게만 보이진 않는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그녀, 립스틱 짙게 바르고…여배우 비밀병기! 화장품 사랑은 어디까지

    그녀, 립스틱 짙게 바르고…여배우 비밀병기! 화장품 사랑은 어디까지

    아름다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는 여배우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들이 사용하기만 하면 완판 신화가 이뤄진다는 것. 올해도 어김없이 여배우 뷰티템 열풍이 시작되었다. 시청률 30%를 돌파한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새롭게 시작하는 월화드라마 삼파전까지, 드라마의 인기가 날로 상승하며 그들의 패션과 뷰티가 여성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여배우의 눈부신 미모를 업그레이드 해줄 비밀병기 뷰티 아이템을 통해 꽃처럼 활짝 핀 아름다운 미모로 봄 나들이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올 봄,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지난 28일 새로 시작한 MBC 월화 드라마 ‘몬스터’에서 까다롭고 허영심이 강하지만 허당의 매력이 돋보이는 도도그룹 총수의 딸이자 미래전략사업부 총괄 실장인 도신영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조보아는 봄 기운 물씬 담은 시에로 코스메틱의 ‘더블 코 아쿠아 CC 쿠션’을 선택했다. 일명 ‘여신 쿠션’이라고 불리는 ‘더블 코 아쿠아 CC쿠션’은 쿠션에 가장 많이 함유되는 정제수 대신 알로에베라잎추출물 38%와 히비스커스꽃추출물을 담아 건조하고 들뜨는 피부에 즉각적인 수분 공급을 도와 촉촉한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 미백과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SPF50+/PA+++)의 3중 기능성 제품일 뿐만 아니라 여러 식물성추출물이 함유되어 피부를 건강하고 맑게 가꾸어준다. KBS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첫 회에서 송혜교가 연기하는 의사 강모연이 유시진을 만나러 가는 길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에서 그녀가 사용한 제품은 바로 라네즈의 ‘투 톤 립 바 쥬시 팝’이다. 라네즈의 ‘투 톤 립 바’는 하이글로시와 세미매트 립스틱의 만남으로 촉촉하게 빛나는 볼륨 있는 입술을 연출해준다. SBS 수목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절세미녀 한홍난을 연기하는 오연서는 라비다의 ‘루미너스 솔루션 립스틱 푸시아 핑크’를 선택했다. 라비다의 ‘루미너스 솔루션 립스틱’은 로얄제리 성분이 입술에 영양을 주고 주름을 메꿔줘 어려보이는 입매를 연출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간직하고 있는 한지민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랑콤의 ‘쥬시 쉐이커’를 사용하고 있는 사진을 업로드했다. 랑콤의 ‘쥬시 쉐이커’는 오일과 피그먼트 레이어를 흔들어 사용하는 틴트 오일로 칵테일처럼 생기발랄한 다양한 컬러와 향기가 돋보이는 아이템이다. 여배우의 뛰어난 미모의 비결이 궁금했다면 요즘 가장 핫한 여배우들이 공개하는 리얼 뷰티 팁을 참고해보자. 송중기처럼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연하남부터 비와 강지환처럼 기대고 싶은 듬직한 남자까지 모두 쟁취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석유대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란 선박 입항 막은 사우디

    두 석유대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란 선박 입항 막은 사우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산 유조선의 자국 입항을 막았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이란산 원유를 실은 선박의 사우디와 바레인의 항구 입항을 금지했다. 또한 최근 이란을 거친 선박도 사우디와 바레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입항할 수 있다. 최근 기항지 3곳 가운데 이란이 포함된 선박이 입항 금지 대상이다. 이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방해하기 위한 조치다. 해상 자료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란 앞바다에 보관되는 원유의 양은 10% 증가해 5000만 배럴을 넘었다. 사우디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란은 한때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사우디 다음으로 많은 석유를 수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량은 하루 평균 110만 배럴로 제제 이전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란의 석유회사들은 이미 보험과 금융, 법적 장애물 등이 여전한 가운데 사우디의 제재 조치로 원유 판매가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적 갈등은 시리아 내전으로 더 나빠졌다. 양국은 저유가 속에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도 총리로 6년 만에…모디, 사우디서 협력 강화

    인도 총리로 6년 만에…모디, 사우디서 협력 강화

    취임 후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가 3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도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리야드 AFP 연합뉴스
  • 서울신문 주최 ‘2016 중소기업 SEC’ 개최

    서울신문 주최 ‘2016 중소기업 SEC’ 개최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을 통한 청년 희망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2016 중소기업 SEC’(The 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가 개최됐다. 정부 창조경제이론의 핵심 화두인 중소기업 육성정책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시작, 올해로 네 번째인 이번 ‘중소기업 SEC’에서는 사람과 기업 모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충분조건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청년들이 꿈꾸고 일하고 싶은 미래지향적이며 글로벌한 중소기업이 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이번 ‘중소기업 SEC’는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이 후원했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의 개회사,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의 축사에 이어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기찬 세계중소기업학회장은 “1980년대 젊은이들의 해외 도전이 신화를 만들었다”면서 “학생들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라 꿈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테드 졸러 미국중소기업학회장과 아이만 타라비씨 세계중소기업학회 사무총장의 주제 발표와 주식회사 크루셜택의 강경림 전무의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끝으로 박광태 고려대 교수를 중심으로 학계 전문가 및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 및 열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1. 지난해 12월 스페인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다. 집권 국민당이 총선에서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123석에 그치면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권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2013년 불거진 비자금 은닉 사건이 단초를 제공했다. 라호이 총리의 ‘금고지기’로 불린 루이스 바르세나스 재무장관이 비밀계좌에 수천만 유로의 통치 자금을 숨겼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일부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스페인은 지금까지 총리 선출과 연정 구성이 미뤄지는 등 여진을 겪고 있다. #2. 2013년 4월 급작스럽게 사임한 프랑스 예산 담당 장관인 제롬 카위자크 사건은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원 아래 탈세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스로 비밀계좌에 자금을 숨겨 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몰락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다. 독재자의 검은돈이나 피 묻은 돈조차 아무렇지 않게 숨겨 주던 스위스의 은행들은 정치인이나 부호들의 재산 은닉처로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했다. 암호화된 계좌정보를 통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은돈의 종착점이란 오명을 듣던 스위스는 2018년부터 전 세계 97개국과 금융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앞서 각국 정부와 일부 계좌의 정보를 교환하는 등 비밀주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금융정보 공개는 검은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부패 권력의 파산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다. 이미 몇몇 나라에선 부패한 권력이나 정권의 붕괴를 재촉하는 대형 스캔들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시위, 말레이시아의 총리 퇴진 집회,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대적 지도부 물갈이의 배경이다. 이 사건들의 이면에 숨겨진 동인(動因)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정권이나 권력을 휘청거리게 만든 ‘숨겨진 힘’이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 포기라고 지적했다. 은행의 신용으로 포장됐던 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며 어디까지 열릴지에 관심이 몰린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비밀계좌 신화의 종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정부와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검은돈 거래를 낱낱이 까발리면서 가장 궁지에 몰린 곳은 브라질 정부다. 국영 석유업체이자 브라질 최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은 당초 수면 아래로 묻힐 것으로 여겨졌다. 일부 기업인과 정치인을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던 불법 자금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사건의 큰 줄기가 뿌리째 드러났다. ●판도라의 상자는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총책을 맡았던 주앙 산타나는 불법 자금 관리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장관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관련자 수십명이 구속됐다. 칼날은 다시 호세프 대통령과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이들이 소속된 집권 노동자당(PT)으로 향했다. 뉴욕타임스는 “호세프는 재선 후 중도 퇴진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정계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하원의장인 에두아르두 쿠냐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에 페트로브라스와 연계된 자금을 숨겨 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법처리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선 이 비밀계좌의 존재를 부인했으나 스위스 은행 당국이 그와 그의 아내, 딸 명의의 계좌가 존재한다며 일가족의 금융자산을 동결하자 궁지에 몰렸다. 브라질 연방검찰도 쿠냐가 500만 달러(약 57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며 비리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후폭풍은 쿠냐가 몸담은 브라질 최대 정당인 민주운동당(PMDB)까지 번졌다. 쿠냐는 책임 회피를 위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으나 최근 자신과 이 정당 수장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까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PMDB는 최근 PT와 연정을 끝내면서 차기 정부 출범 채비를 갖춘 상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부패 스캔들로 같은 처지에 몰렸다. 폭풍의 진앙은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다. 6억 8100만 달러(약 78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이 1MDB로부터 나집 총리의 스위스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집 총리는 이를 부인해 왔으나 지난 1월 스위스 당국이 1MBD와 나집 총리의 관계 일부를 흘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스위스 검찰은 아예 1MDB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의 유용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국은 소용돌이치고 있다. 검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선물이라며 사건을 종결했지만 오히려 대대적인 퇴진 시위로 확산됐다. 절친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집 총리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FIFA가 사상 처음으로 조직적 부패를 인정한 것도 스위스 비밀계좌가 탄로 났기 때문이다. 스위스 검찰의 비밀계좌 조사로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주최지 선정 과정에서 주요 집행부가 뇌물을 받았다는 구체적 혐의가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FIFA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뇌물 수수도 인정했다. 더러운 권력으로 지탄받던 FIFA가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자체 개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비밀계좌는 왜 빗장이 풀렸나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계좌 정보는 어떻게 빗장이 풀리게 된 것일까. FT는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격탄이 됐다고 해석했다. 각국이 세수 확보를 위해 은행의 돈세탁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덕분이다. 그간 돈세탁에 공조해 왔던 다국적 금융회사들에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조세 회피처 역할을 했던 금융회사들도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어 미국의 주도 아래 국가 간 범죄 혐의가 있는 금융계좌 정보를 맞교환하는 다자간 협상이 궤도에 올랐다. 스위스 정부도 미국 검찰이 요구하는 정보 제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여개의 스위스 금융업체가 미 법무부와 작성한 합의서를 분석한 결과 은행뿐 아니라 자산관리사, 투자사, 보험사 등에 약 1만개 이상의 미국인 비밀계좌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비자금 규모만 10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2009년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돈세탁에 협조했다며 스위스 대표 은행인 UBS에 8억 달러(약 9200억원)가까운 벌금을 부과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어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스위스 은행들에 압박을 가하면서 스위스 비밀계좌의 관행도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스위스 정부도 비밀계좌를 보호해 주던 연방법 규정을 삭제하면서 법적 보호망을 거둬 버렸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하는 협정을 요구하자 비밀계좌 준수 규정을 없앤 것이다. 스위스의 태도 변화 배경에는 달라진 위상이 자리한다. 그동안 작지만 탄탄한 경제와 높은 안정성을 자랑해 왔으나 국가 이미지에 ‘검은돈의 은닉처’라는 이미지가 덧칠되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설명했다. 나아가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포기하면서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트럼프 ‘안보 막말’은 사업가적 발상”

    “트럼프 ‘안보 막말’은 사업가적 발상”

    WP “트럼프 대통령 되기 부적합 핵무장론 등 진지하게 생각 안 해” 일각 “본선 진출 땐 입장 바꿀 것”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연일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에 주둔한 미군 철수와 한·일 자체 핵무장론에 미국의 동북아 전쟁 불개입론까지 주장하면서 전 세계가 우려의 시선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공화당 경선 후보 중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그가 최종 후보로 지명돼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경우 현재로서는 외교안보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트럼프의 외교안보 관련 공약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최근 한 말들, 특히 한·일 핵무장론 발언 등을 지적하며 “트럼프가 중요한 사안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음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WP는 그동안에도 트럼프의 막말 발언을 비판해 왔지만 트럼프가 최근 외교안보에 대한 무지를 여실히 드러내면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인 것이다. 사설은 공화당이 트럼프를 낙마시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정말 외교안보에 무지한 것일까. 지난달 25일 트럼프와 2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한 뉴욕타임스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최근 CNN에 “트럼프가 외교안보와 관련한 모든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한·일 주둔 미군 철수 및 핵무장론 등은 동맹 관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생어 기자는 이 때문에 관련 질문을 수차례 반복하며 트럼프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트럼프는 외교안보에 무지해서가 아니라 평소 확신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의 캠페인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로, 최근 외교안보 공약을 밝히면서 ‘미국우선주의’가 추가됐다. 트럼프는 “미국이 ‘세계경찰’ 노릇을 하느라 미군 주둔 등에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썼는데, 이제는 약해지고 있는 미국을 살리기 위해 이 같은 바보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는 미국에 불리한 모든 외교·통상 협상을 다시 하고, 중국과 동남아, 유럽,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빼앗아 간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되찾고, 이민자와 난민을 막기 위해 벽을 세우고 국경을 폐쇄하는 등 그가 밝힌 ‘고립주의’ 공약과 일맥상통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우선주의는 초강대국 미국의 국제적 역할을 버리고 미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겠다는 것과 같다. 트럼프의 이 같은 극단주의적 공약에 그를 지지하는 보수적 노동자층 백인 유권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이들 유권자는 삶에 대한 불안과 주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분노로 표출되면서 트럼프의 막말에 호응한다. 덕분에 트럼프는 전국 지지율 40%대를 유지하며 다른 후보들을 누르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은 동맹 관계로부터 얻는 이점보다는 경제적으로 뭔가 손해를 본다는 사업가적 발상에 기인한다”며 “한국이 독일·일본 등과 같이 거론되는 것이 그런 이유”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공화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면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해 이 같은 극단적 공약을 순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른 소식통은 “현재 트럼프 캠프에 제대로 된 외교 참모가 없어 공약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있는데, 대선 본선에 진출할 경우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 외교팀을 이끌게 된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현대차 공장이 그의 지역구에 있어 평소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향후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반도체·조선 위기…中企, 내수 의존 갈라파고스 증후군 벗어나야”

    “반도체·조선 위기…中企, 내수 의존 갈라파고스 증후군 벗어나야”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한국 경제는 ‘근원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전례가 있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 주력 산업 성장 둔화,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 등과 같은 최근의 복합적인 경제 위협 요인에 대응해 한국 청년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을 통한 청년 희망 일자리 창출’이란 주제로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글로벌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한 국제 콘퍼런스인 ‘2016 중소기업 SEC(the 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콘퍼런스 발제자인 김기찬(가톨릭대 교수) 세계중소기업학회(ICSB) 회장, ‘지한파’ 경영학자인 아이만 타라비시(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 ICSB 사무총장, 알렉스 드노블(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 미국 중소기업학회장을 만났다. 이들은 우리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변신했던 사례 등 위기 때마다 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한 한국 사례들을 언급하며 총체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타라비씨 교수는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중국 방문 경험을 털어 놓으며 산업 주도권 경쟁에서 한국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주력 산업인 조선을 추월한 것은 물론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빠르게 기술 추격을 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산업 내 기술 격차를 벌이는 식의 혁신뿐 아니라 가상현실(VR)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 전략’(기술 선도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현실과 가상 세계가 겹쳐 보이도록 하는 홀로렌즈를 선보이는 등 관련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노블 교수는 “기술 혁신은 재능 있는 이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뤄질 수 있다”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기업가 일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장된다면, 전체 사회의 혁신 역량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 퍼지는 ‘흙수저·금수저 논란’에 대해 우회적인 염려를 표명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혁신의 측면에서 이들은 지금껏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대기업보다 ‘작고 창조적인 중소기업’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타라비시 교수는 “관료주의에 물든 큰 회사는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주축으로 설립된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앞장설 때 산업 생태계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김 교수는 “많은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 의존하려는 ‘갈라파고스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 뒤 “중소기업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세안 등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한 갈라파고스섬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탓에 특이한 변이종이 관찰되던 섬으로, 우리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하고 해외 시장의 수요를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체적인 혁신’을 꾀하기 위해 한국 경제에 시급한 최우선 덕목으로 이들은 ‘기술’이나 ‘자금 지원’ 대신 ‘기업가 정신 함양’을 꼽았다. 타라비시 교수는 “한국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답을 찾는 교육’에 충실할 뿐 정작 ‘문제 해결 교육’이 취약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창의적인 학생을 찾기 위해 입학 담당자가 발품을 팔며 장학금과 같은 유인을 제시하는 미국 대학과 다르게, 한국 대학들은 별다른 유치 노력 없이 학생들이 낸 원서를 평가해 선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할 방법이 모색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교 때부터 문제 해결 능력과 기업가 정신에 대해 교육한다면 한국 사회의 혁신 역량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노블 교수 역시 샌디에이고대에서 운영 중인 ‘라빈 기업가 정신 센터’의 사례를 제시하며 체계적인 혁신 역량 강화 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의 교육생들이 사업 구상을 제출하면,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5가지 위험 요인과 경험 부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 돌발 상황에 대한 사례 연구가 집요하게 이뤄진다”면서 “이런 교육 시스템을 통해 훌륭한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4회째인 중소기업 SEC에는 이들을 포함해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 테드 졸러 미 중소기업학회장, 살바토레 제키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소기업워킹그룹 의장,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함정오 코트라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이 후원한다. 글 사진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글로벌 시대] 다마스쿠스의 커피/이옥순 인도문화연구원장

    [글로벌 시대] 다마스쿠스의 커피/이옥순 인도문화연구원장

    2007년 여름에 시리아의 수도를 방문했을 때다. 새벽에 일행과 도시탐험에 나섰다가 작은 골목에 자리잡은 아담한 카페를 지나게 되었다. 어둑한 새벽에 환히 불을 밝힌 가게 안에는 여러 명의 중년남자들이 불빛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는 가게 문을 밀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그 남자들이 마시는 것을 달라고 말했다. 아랍어 메뉴판을 읽지 못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이 다였다. 물론 동네 아저씨들이 담소를 즐기며 검은색 음료를 홀짝거리는 모습이 근사해 보인 탓도 있었다. 근데 이윽고 우리 테이블에 놓인 찻잔의 음료를 한 모금 맛본 우리 일행은 모두 쓴웃음을 주고받으며 잔을 내려놓았다. 커피의 맛이 몹시 썼기 때문이었다. 독하다, 독약 같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진했다. 그건 아라비아산 커피 원두를 갈아 만든 나름의 에스프레소였다. 우리는 더이상 그 진한 커피를 마시진 못했으나 아주 오래된 도시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문화와 아침 분위기를 느끼며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리아는 내전으로 피폐해지고 우리가 들렀던 성경에 나오는 도시 다마스쿠스는 부서지고 무너진 모습으로 외신을 타고 내 앞에 나타났다. 그 새벽에 행복한 표정으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던 그 사람들, 오밀조밀한 모습으로 이어진 천년고도의 그 좁은 골목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보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눈에 띄게 증가한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마실 때면 문득문득 그날의 새벽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는 소식이 지난 몇 년간 반복되었다. 수입량이 많다는 건 소비량이 많다는 뜻이다.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이 하루 2잔이고 커피를 파는 전문점이 1만여 곳을 돌파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서울 등 대도시엔 크고 작은 커피전문점들이 도로를 두고 마주 보거나 약간의 거리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경쟁을 펼치는 풍경이 낯설지가 않다.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물론 수입문화인지라 새벽부터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커피전문점이 생기고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늘어만 가는 현상을 낭만적으로만 해석할 순 없다. 커피 한 잔의 위무와 커피 성분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고단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진한 커피가 선사하는 각성상태가 사람들에게 이성적으로 더 일하도록, 더 열심히 살도록 부추긴다. 우리가 기호품으로 분류하는 홍차와 커피는 산업혁명 이전엔 금기시된 음료였다. 영국에서 홍차를 마시는 풍습이 급속하게 퍼진 건 산업혁명과 연관이 있었다. 산업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술 대신에 홍차를 마시도록 은근히 장려했다. 그렇게 하여 노동자들은 다음날 생산 작업에 영향을 가져오는 음주보다 설탕이 들어간 고칼로리의 홍차를 마시면서 길고 힘든 노동을 견디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홍차와 커피는 술과 달리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마실 수가 있고, 카페인이 든 그 음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더 오래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우리나라에서 한가하게 커피를 마시던 그날의 다마스쿠스가 종종 생각나는 건 그래서다.
  • 한 마리에 약 5억원…사우디 ‘매’값이 ‘금’값이네

    한 마리에 약 5억원…사우디 ‘매’값이 ‘금’값이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조(國鳥)인 매 한 마리가 최근 4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매가 멸종위기에 놓이면서 가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고 있다.매 한 마리가 사우디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150만 리얄(약 4억 6천만원)에 팔렸다고 현지 영문일간지 아랍뉴스가 1일 보도했다.매는 대부분의 중동 국가에서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며 전세계 매사냥꾼의 3분의 1이 아랍인일만큼 매사냥은 중동에서 인기 있는 오락스포츠다. 웬만한 차 한 대 값의 몸값을 자랑하다 보니 밀거래가 횡행하여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국경을 넘을 때 여권이 필요한 유일한 조류이기도 하다.일반적인 매 가격은 3천만원 내외로 부리, 깃털 색 등 외견과 나는 속도 등 사냥 능력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희귀종은 억대에서 거래되기도 한다.매조련사인 압둘라흐만 알-사이예드는 “매의 주식인 후바라(작은 들기러기의 일종)가 밀렵꾼들에게떼죽음을 당하면서 매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아랍뉴스에 말했다.사우디 야생동물 학회는 밀렵이 증가해 이에 적용되던 벌금이 3백만원에서 15억 35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됐으며 반복 위반할 시 액수는 두 배가 된다고 밝혔다.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사우디 정부, ‘수도세’ 인상이 유가 하락 대책?

    사우디 정부, ‘수도세’ 인상이 유가 하락 대책?

    “오른 수도세를 못 내겠으면 우물을 파라.” 사우디아라비아 수전력부 장관 압둘라 알 후세인은 최근 높아진 수도세에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마음에 안 들면 우물을 파라고 말했다고 아랍뉴스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유가 하락으로 국가 최대 수입원이 감소하자 지난해 12월 휘발유, 수도, 전기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줄였다. 이후 수도세를 두 배로 내게 된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했고 알 후세인 장관은 “수도세를 피하고 싶으면 우물을 파겠다는 허가를 받으라”고 응수했다. 알 후세인 장관은 또한 “정부는 (수도세를 내지 않으면) 급수 제한을 하겠다는 캠페인도 벌였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적었다”며 오히려 정부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을 질책했다. 수전력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국영수도회사는 지난 25일 순례자들로 붐비고 있는 메카 지역 호텔 30군데에 수도세를 내지 않으면 끊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알 후세인 장관은 “집에 물이 새는 곳이 없는 지 확인하는 작은 행동으로도 물을 아낄 수 있다”면서 “사우디 국민들이 오랫동안 무료나 다름 없이 물을 써옴으로 인해 물 낭비가 상당하다. 사우디는 물 매장량이 적은 나라이면서 가장 물 소비가 많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알 후세인 장관은 지난해 새로 도입된 관세는 물과 전기를 막대하게 소비하는 사회 분야를 겨냥한 것이며 영세민들에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하루에 물 250리터를 소비한다면 새로운 세금계산법으론 월 92리얄(약 3만원)을 지불하게 될 것이며 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지카’ 구조 처음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말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는 ‘2016년 주목해야 할 과학사건’으로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을 꼽았다. 실제로 올 초 남미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해 지난 22일에는 국내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판데믹’(대유행)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구진이 지카바이러스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에 따라 지카바이러스 예방백신 개발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퍼듀대 염증 및 구조생물학 연구소와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공동연구팀은 지카바이러스 분석을 통해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옮겨지는 또 다른 전염병인 뎅기열바이러스와는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구진은 2013~2014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군도에서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감염된 환자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구해 액화질소로 얼려 DNA 손상을 막은 다음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지카바이러스 입자를 관찰했다. 그렇게 얻어진 지카바이러스의 3차원 이미지에 따르면 뎅기열, 황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 모기나 진드기로 전파되는 다른 플라비바이러스와는 표면 단백질 구조가 달랐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에 침투해 감염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사용한 지카바이러스는 현재 브라질에서 유행하는 지카바이러스와 염기 유사성이 높은 만큼 이번 연구결과를 현재 유행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슈틸리케호, 중동을 피하라

    슈틸리케호, 중동을 피하라

    韓 톱시드 실패… 日과 2번 시드 본선 확정 최종전 원정이라 부담 2018년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설 12개국이 30일 확정됐다. 최종예선에 진출한 국가는 2차 예선 각 조 1위인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카타르, 이란, 일본,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과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이라크,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4개국이다. 12개국은 다음달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조추첨을 통해 6개국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오는 9월부터 1년여에 걸쳐 ‘러시아행 티켓’을 잡기 위한 험난한 일정을 치른다. 조추첨은 다음달 7일 발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기준으로 국가별로 시드를 배정해 이뤄지는데 3월 A매치 일정이 모두 끝나면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FIFA 랭킹 포인트에 따라 이란과 호주가 각각 627점과 601점으로 톱 시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국은 579점으로 일본(577점)과 2번 시드에 배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최종예선에서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톱시드를 받지 못해 이른바 ‘죽음의 조’에 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국 대표팀에 가장 좋은 조 편성은 중동팀을 최대한 피하고 비슷한 시차에 있는 나라들과 만나는 것이다. 총 10경기 가운데 1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된 것은 나쁘지 않지만 본선 진출팀이 확정되는 최종전을 원정으로 펼치는 게 부담스럽다. 최종예선은 홈 경기와 원정경기를 반복한다. 한국은 오는 9월 1일 홈에서 4번 시드에 있는 UAE 또는 중국과 1차전을 하고 9월 6일 원정에서 6번 시드인 시리아나 태국과 2차전을 치른다. 3차전은 10월 6일 5번 시드(카타르·이라크)와 홈에서, 4차전은 10월 11일 1번 시드(호주·이란)와 원정에서 맞붙는다. 5차전은 11월 15일 3번 시드(사우디·우즈베크)와 대결하는 것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내년 3월 23일 시작하는 6~10차전은 반대로 원정 경기를 한 팀과는 홈에서 경기하고 홈 경기를 한 팀과는 원정 경기를 치른다. 축구협회에서는 이동 거리와 시차를 감안할 때 선수들이 덜 피곤할 수 있는 호주,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태국 등과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것을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본다. 아시아에 배정된 러시아월드컵 본선 티켓은 총 4.5장으로 최종예선에서 각 조 1, 2위를 차지한 팀이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다. 각 조 3위 팀끼리 맞붙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팀은 북중미연맹 최종예선 4위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한편 FIFA랭킹은 4년 전부터 누적된 A매치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책정해 순위를 결정한다. 연도별, 상대 국가의 FIFA랭킹 등에 따라 포인트를 정한다. 이 때문에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의 FIFA랭킹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우디 왕자 또 사라졌다…누구에게 납치됐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사라졌다. 술탄 빈 투르키 왕자가 프랑스 파리에서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 후 사라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왕자의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측근들은 술탄 왕자가 왕족으로부터 납치돼 현재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왕자의 측근들은 술탄 왕자가 강제로 유럽에서 사우디로 이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술탄 왕자와 수행원들은 지난 달 1일 파리에서 카이로에 있는 사우디 왕족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파리에서 왕자와 함께 있던 수행원 중 한 명은 “술탄 왕자가 탑승한 비행기는 사우디에서 왔고 꼬리에 사우디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술탄 왕자의 친구는 “한 왕족으로부터 왕자가 비행기에 탔는지 재확인하는 전화가 두 세 번 걸려왔다”고 했다. 이 친구에 따르면 전화를 건 왕족은 돈을 보내주기도 했다. 술탄 왕자가 카이로로 가기로 결심했을 때 ‘걱정 마. 우리가 준비해줄게’라며 구슬렸다. 그는 “술탄 왕자가 안심한 것은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카이로에서 술탄 왕자를 기다리고 있던 또 다른 친구는 그와 마지막 통화에서 “이번 주에 왕실 비행기를 타고 카이로에 갈 건데 만약 내가 도착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나를 리야드로 데려간 것이니 어떻게든 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가디언은 술탄 왕자가 지난 1년 안에 종적을 감춘 사우디의 세 번 째 왕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두 명은 투르키 빈 반다르 왕자와 사우드 빈 사이프 알 나스르 왕자다. 이들은 모두 사라지기 전에 사우디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경찰이었던 투르키 빈 반다르 왕자는 박 터지는 상속 싸움에서 진 뒤 프랑스로 도망쳤다. 파리에서 그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고 2009년 사우디 정치 개혁을 주창하기 시작했다. 2011년 그는 이란 방송에 모습을 나타냈고 10여 개의 유튜브 비디오 시리즈도 발행했다. 그는 모든 걸 폭로하는 책을 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올린 비디오는 작년 7월로, 이후 그는 모로코로 출장을 갔다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의 현재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다. 왕자가 사라지기 직전에 짧게 만났던 사우디 반대 그룹의 한 일원은 “누군가 트루키 왕자에게 모로코가 안전하다는 인상을 심어줘서 그가 사업을 하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모로코 정부가 그를 데려가 사우디인들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사우드 빈 사이프 알 나스르 왕자는 2014년 초 정치적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해 3월 그는 트위터 계정을 열고 자신을 숨긴 뒤 이집트 쿠데타를 뒷받침해주는 사우디 공직자들에 대한 고소를 외쳤다. 그는 사우디가 이집트에 원조하는 수십억 달러는 사우디 전 압둘라 왕 임기 마지막 해 동안에 횡령한 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황태자와 제2왕위 계승자의 퇴진을 외쳤다. 작년 9월 5일 또 다른 익명의 사우디 왕자가 국왕 스스로 하야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했을 때 사우드 왕자가 왕족 중 유일하게 이에 지지했다. 그런데 나흘 뒤인 9일에 그의 트위터 계정이 갑자기 비활성화되더니 그 역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가 왕족에게 납치되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사우드 왕자는 러시아 이탈리아 사업 컨소시엄이 접근해 개인 비행기를 보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미팅으로 데려갈 줄로만 알았던 그는 고국 땅을 밟았다. 사우디는 반감을 가진 왕가 가족을 관리하는 문제를 오래도록 겪고 있다. 1975년에 파이잘 왕은 불만을 품은 왕자에게 암살당했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이집트 항공기 납치극 5시간 만에 종료… “납치범 폭탄 조끼는 가짜”

    이집트 항공기 납치극 5시간 만에 종료… “납치범 폭탄 조끼는 가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29일(현지시간) 공중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객기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강제 착륙시킨 납치범은 외국인 승객을 인질로 잡고 키프로스에 망명 등을 요청하며 협상을 벌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5시간 만에 체포됐다. 승객과 승무원은 모두 무사히 풀려났으며 이 납치범이 입은 조끼는 “가짜 폭탄 벨트”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번 여객기 납치가 테러리즘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키프로스 현지 언론,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항공 MS181편이 이날 오전 알렉산드리아공항을 출발 직후 폭발물 조끼를 착용했다고 주장한 한 남성에 납치됐다. 이 납치범은 오전 8시30분쯤 관제탑과 교신했으며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 측은 20분 뒤 착륙을 허가했다. 여객기 탑승자 수는 애초 외국인 26명을 포함한 승객 55명과 승무원 7명 등 62명으로 알려졌다가 나중에 81명으로 수정돼 전해지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이집트항공은 이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납치됐으며 “이 비행기에 81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이 비행기에는 외국인으로 미국인 10명과 영국인 8명, 시리아인 1명 등이 탑승해 있었다고 이집트 언론은 전했다. 나머지 탑승객 대부분은 모두 이집트인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 등은 여객기가 알렉산드리아공항을 출발한 직후 납치범이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하며 항로 변경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납치범은 기장에게 “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납치범이 실제 착용한 조끼는 “가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키프로스 당국은 밝혔다. 키프로스 경찰은 납치범을 체포한 뒤 현장에서 몸을 수색했으며, 여객기 내부에 다른 폭발물을 설치했는지를 1시간여 간 캐묻고 수색견을 동원, 기내를 수색했다. 키프로스 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내에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집트 국영TV는 안경을 쓴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돌출된 전선이 있는 흰색 조끼를 착용한 장면을 내보냈다. 앞서 납치범은 라르나카 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외국인 승객 3명과 승무원 4명 등 7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자들은 모두 풀어주고 이집트, 키프로스 당국과 협상을 벌였다. 이후 이들 7명도 추가로 비행기에서 빠져나왔고 납치범은 키프로스 경찰에 체포됐다. 대테러 담당 경찰 2명은 여객기에서 손을 들고 걸어 나온 인질범을 땅에 눕힌 채 2분가량 몸수색을 했다. 한때 한 남성이 조종실 창문을 통해 탈출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니코스 크리스둘리데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오후 2시 41분 트위터를 통해 “모든 게 끝났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납치범이 대부분 승객을 내보내고 나서 끝까지 인질로 잡고 있었던 외국인과 승무원 등 7명도 항공기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납치극은 이집트인 남성 1명이 저지른 것으로 이집트와 키프로스 당국은 파악했다. 이집트대통령궁 대변인 알라 유셰프는 CNN과 인터뷰에서 “납치범의 이름은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라고 밝혔고 이집트 일간 알마스리알윰은 무스타파가 이집트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키프로스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이집트인인 무스타파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다. 한때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이 납치범을 ‘이브라힘 사마하’라는 이름의 이집트 대학교수로 추정 보도했다가 나중에 이를 정정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납치범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납치범은 통역을 통해 처음 3시간 동안에는 키프로스인 전처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요구를 했다가 이후 요구 조건이 변해 키프로스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키프로스 방송 CYBC 등이 전했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도 “개인적 동기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테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납치범이 EU(유럽연합) 관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고 다른 공항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했다”면서도 “진짜 여객기 납치 이유는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키프로스 언론은 납치범이 이집트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여성 재소자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랍S다이어리] ‘IS 지원국가’? 사우디는 억울해

    [아랍S다이어리] ‘IS 지원국가’? 사우디는 억울해

    파키스탄 펀자브주 72명, 벨기에 브뤼셀 31명, 코트디부아르 그랑바상 19명. 안전 지대는 없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대륙을 넘나들며 자행되고 있는 폭탄테러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세 나라에서 일어난 테러의 배후는 각각 탈레반, 다에시(IS·이슬람국가), 알카에다였다. 이들 테러조직들은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세계에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증)를 불러 일으키는 배경이다. 며칠 전 서울 남부버스터미널역 인근에 테러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한 택시기사가 “아랍인이 큰 가방을 메고 있어 테러가 의심된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아마도 이 택시기사는 아랍인=무슬림=테러리스트라고 연결 지은 게 분명하다. 물론 지금 같은 때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랍인이 모두 무슬림은 아니고 무슬림이 모두 테러리스트인 것은 더욱 아니다. 예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수니파 이슬람의 보수적 분파인 와하비즘을 신봉하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다. 사우디는 와하비 종파를 퍼트리기 위해 세계 곳곳에 와하비 모스크를 세우고 자금을 대주고 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가 지난해 말 사우디에 이슬람 극단주의의 온상이 되는 모스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이유도 수니파 이슬람의 와하비 교리와 다에시의 이데올로기가 유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그러나 다에시(IS)와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사우디 법원은 지난해 11월 배교(背敎) 혐의로 팔레스타인 출신 시인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는데 이를 두고 트위터에 "IS 같다"고 쓴 네티즌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한 자국내에서 다에시에 가입했다고 의심되는 자들을 소탕 중이다. 안보 당국은 지난 2주간 82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용의자들에 대해 한 사람당 100만리얄(약 3억원)이라는 현상금도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다에시에 맞서기 위해 수니파 이슬람 34개국과 군사동맹을 구축한 사우디는 지난 27일 군사 수장들을 수도 리야드로 불러 반(反)테러를 위한 대담을 가졌다. 사우디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사우디를 테러리즘의 온상지로, 테러조직의 돈 줄로, 테러리스트들과 한통속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유세프 알 나이미는 “사우디가 다에시의 이데올로기를 키우고 있고 다른 나라에 이를 전파하고 있다는 주장은 평생 사우디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에시와 사우디인들의 이데올로기를 연관 짓는 전세계 매체들을 보면 화가 난다”며 “그런 기사들을 보면 테러 현상 뒤에 사우디가 있다고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 인들도 파리, 브뤼셀, 터키, 라호르 그리고 사우디 도시인 알 아샤, 담맘, 아시르 등에서 다에시가 한 짓에 경악하고 혐오감을 느낀다”면서 “ISIS 혹은 사우디인들이 부르는 다에시로 인해 희생된 이들 중 무슬림들이 가장 많다. 다에시는 이슬람의 이름을 훔쳐 쓰고 있다. 그들이 많은 뉴스 미디어에서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라고 공식적으로 불리는 것도 거슬린다”고 했다. 알 나이미는 담맘의 한 모스크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이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여자로 변장한 다에시 대원이 모스크로 들어가 사람들을 죽였는데 그를 저지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자신과 같은 미국 유학생이었다. 끝내 그 유학생은 다에시의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됐다. 그는 그 유학생의 사진을 보면서 “나였다면 어땠을까?”하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 유학생은 졸업도 하고 결혼도 할 계획이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그는 이슬람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모스크를 날려버릴 수 있겠냐며 “선지자 마호메트는 ‘한 명의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것은 인류 전체를 죽이는 것과 같고, 한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인류 전체를 구하는 것과 같다’고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종교, 종파, 종족을 떠나서 테러 또는 전쟁은 단 한 명의 목숨이라 할지라도 인류의 문제다. 사우디의 우주비행사 술탄 빈 살만 알 사우드가 우주에서 지구를 본 소감을 이렇게 남겼다. 첫날에는 우리 모두 각자의 나라를 가리켰고, 사흘쯤엔 대륙을, 닷새쯤엔 우리는 지구는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데스크 시각] 할랄산업이 신성장 동력이다/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할랄산업이 신성장 동력이다/이종락 산업부장

    최근 대한상의는 13대 수출업종을 생산하고 있는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개 기업 중 8곳의 주력 제품이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쇠퇴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응답한 기업의 86.6%가 신사업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기존 산업과 연관된 분야’(45.7%)나 ‘동일분야’(43%)라고 답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던 자동차, 전기·전자, 화학, 해운, 철강 등 주력 산업들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국들에 따라잡히면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어 새로운 성장을 이끌 산업 발굴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런 위기에 할랄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할랄산업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된 식품·의약품·화장품 산업 등은 물론 무슬림들이 편하게 느끼고 생활하고 머물 수 있게 하는 관광, 패션, 금융업 등을 모두 가리킨다. 할랄산업의 중요도는 각종 통계에도 나타난다. 28일 명지대 아랍지역학과에 따르면 2012년 무슬림들의 식품 및 비알코올 음료 소비액은 1조 880억 달러로 전 세계 소비액의 16.6%를 차지한다. 중국보다 더 큰 시장이다. 글로벌 식음료 업체인 네슬레는 1992년부터 할랄 식품 개발에 나서 전 세계 85개 공장과 154개 식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슬람 제약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2018년 무슬림들의 의약품 소비액은 970억 달러로 세계 전체 소비의 7%를 차지할 전망이다. 무슬림의 의류와 신발 시장은 2012년 전 세계 소비액의 10.6%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전 세계 무슬림의 모바일폰 가입자 수는 13억 3500만명으로 전 세계 21%를 차지했다. 2012년 무슬림의 화장품과 개인위생용품은 260억 달러로 세계 소비액의 5.7%를 점유했다. 하지만 아직 글로벌 화장품 가운데 할랄 인증을 받은 화장품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 화장품 업계가 발빠르게 할랄 인증을 받기만 하면 이슬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무슬림의 세계 여행 지출액은 2012년 1조 950억 달러로 미국, 독일, 중국인보다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연간 약 20만명이 해외 의료관광을 떠난다. 2012년 253만명의 의료 관광객을 유치한 태국은 미국, 영국, 독일, 이집트와 더불어 아랍 의료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다. 3개월 동안 비자를 면제하는 것은 물론 환자 한 명당 3명의 동반자도 허용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할랄산업에 진출하려 하지만 특정 종교 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정부와 지자체가 할랄산업을 유치하면 한국이 극단주의 이슬람단체 이슬람국가(IS)의 배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를 비롯해 전북 익산시와 강원도가 할랄산업을 육성하려다 철회한 상태다. 하지만 100여개 이상의 국내 기업들이 할랄 관련 식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무슬림 유입이 전혀 없었다. 할랄산업은 말 그대로 사업이다. 종교적 신념과는 분리해 봐야 한다. 할랄산업은 정체기를 겪고 있는 우리 산업의 돌파구다. 이슬람권이 세계 인구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할랄시장이 매년 20%가량 성장하는 만큼 국익과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가 할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불식시키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jrlee@seoul.co.kr
  • ’납치’ 이집트機 키프로스着…”납치범 자폭조끼 착용”

    ’납치’ 이집트機 키프로스着…”납치범 자폭조끼 착용”

    승객 55명과 승무원 81명을 태우고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 MS181편이 29일(현지시간) 오전 공중 납치됐다.무장 납치범은 여객기를 키프로스에 착륙시키라고 요구했으며 이후 항공기가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했다(사진). 키프로스 당국자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를 이륙한 이 항공기 기내에 폭탄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으며,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 등은 납치범이 기장에게 ”폭탄조끼를 입고 있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럽 원정 앞둔 슈틸리케 “모든 리그 주시”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일정을 마무리한 슈틸리케호가 새 목표를 정조준한다. 전날 방콕에서 열린 태국과의 평가전을 1-0으로 이기며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로 축구대표팀의 새 역사를 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오는 9월 최종예선이 시작할 때까지) 남은 기간 모든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주시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대표팀을 꾸려 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카타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이 진출을 확정한 최종예선은 12개 팀이 두 조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로 팀당 10경기를 치러 4.5장의 티켓 주인을 가린다. 2차 예선 상대와는 차원이 다른 팀들이다. 대표팀은 유럽 원정을 떠나 강력한 ‘예방 주사’를 맞는다. 6월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스페인과 맞붙고 나흘 뒤에는 프라하에서 FIFA 25위 체코와 맞선다. 두 팀 모두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본선에 맞춰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격돌하는 것이라 슈틸리케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각별한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톱인 만큼 두려움은 없다”면서 “이번(최종예선)에는 더 어려운 조가 될 거라 생각한다. 상대도 한국을 두려워할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면 충분히 월드컵 본선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면 골절 이후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레바논과의 2차 예선 7차전 결승골을 넣은 이정협(울산)도 “우리 것만 잘 준비한다면 오히려 다른 팀이 더 우리를 두려워할 것”이라면서 “컨디션도 힘든 상태인데 몸 관리를 잘 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니콜 키드먼 주연 ‘퀸 오브 데저트’ 4월 7일 개봉

    니콜 키드먼 주연 ‘퀸 오브 데저트’ 4월 7일 개봉

    니콜 키드먼 주연 ‘퀸 오브 데저트’가 역사 속 인물 ‘거트루드 벨’을 스크린에 담아 예비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거트루드 벨(1868~1926)은 영국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인물로 모험심이 강해 일찌감치 결혼 생각을 접고 이란의 테헤란으로 향했다. 중동 여행을 하며 아랍어를 배운 그녀는 자신의 기행문을 고고학 잡지에 실으며, 고고학자로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현지 사정을 잘 알았던 그녀가 쓴 기행문은 독서계뿐만 아니라 중동지역 정치가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정부는 오스만 튀르크에 대한 아랍의 반란을 이끌어내고자 그녀를 정보원으로 활용했다. 뛰어난 언변으로 아랍을 매료시킨 그녀는 훗날 이라크 건국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 그녀는 아랍 민족운동을 도왔던 ‘콜.T.E.로렌스’를 지칭하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여성판으로 불렸다. 5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장례식에는 영국 고위 관리들과 이라크 왕, 영국 국민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이처럼 영화 ‘퀸 오브 데저트’는 20세기 초 작가이자 탐험가, 스파이로 활동한 ‘거트루드’의 위대한 여정을 담았다. 이 작품에서 니콜 키드먼은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마이 선, 마이 선, 왓 해브 예 던’(2009년), ‘악질경찰’(2011년) 등을 연출한 베르너 헤이조크 감독의 신작 ‘퀸 오브 데저트’는 오는 4월 7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사진 영상=영화사 빅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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