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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규모 ‘거포’…中해군, 함정용 155㎜ 함포 시험 중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최대 규모 ‘거포’…中해군, 함정용 155㎜ 함포 시험 중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해군 함정의 주요 무기체계가 미사일로 바뀐 지 오래지만, 아직도 포 기반 체계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대표적인 것으로 함정을 방어하는 근접방어체계(CIWS)와 대지, 대공 그리고 대수상 공격을 담당하는 함포가 있다.함포의 구경은 나라마다 다르다.미국을 포함해 우리나라는 76㎜와 127㎜(5인치), 프랑스와 러시아는 100㎜, 중국은 100㎜와 130㎜ 구경을 사용해 왔다. 최근 중국이 155㎜ 함포로 추정되는 무기를 910식 시험함에 탑재한 사진이 등장했다.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소는 중국 해군용 스텔스 초계함이나 경호위함 시험 등 다양한 첨단 해군 함정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 랴오닝성 다롄 랴오닝 남부 조선소로 확인됐다. 중국이 155㎜로 추정되는 신형 함포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약 1년 전부터 알려졌다.이전에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함포는 무게 2만 1800㎏이며 유도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설계와 개발은 중국군 곡사포 개발을 담당한 국영 중국북방공업그룹(NORINCO) 산하 내몽골북방중공업그룹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함포 중 가장 큰 것은 소련 시대의 쌍열포인 AK-130을 역설계한 H/PJ-38 또는 H/PJ-45로 알려진 130㎜ 함포다. 이 함포는 2000년대 초반 052D형 구축함에 처음 탑재됐고, 신형 055형 구축함에도 탑재되고 있다. 중국 해군은 대만에 대한 개입을 작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대만 연안 표적을 겨냥한 함포를 중요하게 여겨왔다.중국이 155㎜ 함포 개발에 나선 것은 새로운 탄약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미 육군은 곡사포용 램제트 추진 포탄을 개발하고 있고, 해군과 함께 제너럴 아토믹스의 장거리 기동 포탄(LRMP)으로 알려진 155㎜ 함포 발사 활공 탄약 개발 연구도 지원해 왔다. 첨단 포탄과 결합된 첨단 함포는 미사일과 비교해 비용과 유연성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다.그 점이 미 해군이 줌왈트급 구축함에 스텔스 포탑에 장착되는 155㎜ 함포를 계획했던 이유다. 그러나 미 해군은 장거리 지상 공격용 포탄 가격이 발당 80만 달러에 달했고, 줌왈트급 사업이 축소되면서 부담이 커지자 결국 155㎜ 함포를 포기했다.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155㎜ 포를 함선에 달려는 노력은 과거 독일에서도 진행됐다.2000년대 초반 독일 해군 호위함 함부르크에 PzH2000의 포탑이 탑재돼 시험된 적이 있었다.하지만 사격 반동으로 인한 데이터 편차 등 기술적 한계와 비용 문제로 시험은 중단됐다. 중국의 155㎜ 함포 개발은 첨단 전력 건설을 위한 다양한 투자의 결과로 볼 수 있다.중국은 미 해군이 포기한 레일건을 상륙함에 탑재해 시험했고, 레이저 무기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김혜경 “남편 정치 여정 때문에 연주 기회 없어져”

    김혜경 “남편 정치 여정 때문에 연주 기회 없어져”

    “지금도 피아노 치나” 질문에 답변광장시장·민속박물관서 친교 행사 “지금도 피아노를 치세요?”(호잔젤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부인) “남편의 정치 여정을 함께하다 보니 연주 기회가 없어졌어요.”(김혜경 여사) 김 여사가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앞두고 21일 하루 먼저 한국을 찾은 다시우바 여사와 광장시장과 국립민속박물관 등을 찾아 우의를 다졌다. 두 여사는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이 개인적 역경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되는 등 비슷한 점을 많이 갖고 있다는 데 공감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룰라 대통령께서 힘드실 때 헌신적으로 뒷받침한 다시우바 여사를 존경한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초록색 저고리와 치마에 노란색 옷고름을 맨 김 여사는 다시우바 여사와 광장시장 내 맞춤 한복 가게를 찾아 한복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김 여사는 다시우바 여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복 인증샷을 게시한 것을 언급하며 “너무 잘 어울린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다시우바 여사는 “한복이 너무 아름답다. 한복을 입고 한국의 손하트를 했었는데 브라질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의 인기가 엄청나다”고 화답했다. 이어 두 여사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브라질 리우 카니발 전시를 관람했다. “삼바 축제는 세계 최고의 축제이지만 과거 가난한 사람들의 축제였다”고 설명한 다시우바 여사는 김 여사에게 “삼바 축제에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여사는 “(일정을) 맞춰보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시우바 여사 일행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보이자 김 여사는 “K팝뿐만 아니라 K드라마도 세계를 정서적으로 묶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반가워했다.
  • 한 달 사이 두 남자와 결혼한 ‘유부녀’…황당한 ‘3중 혼인’ 사건 [여기는 중국]

    한 달 사이 두 남자와 결혼한 ‘유부녀’…황당한 ‘3중 혼인’ 사건 [여기는 중국]

    중국 상하이에서 남편이 있는 여성이 한 달 사이 두 남성과 각각 결혼식을 올린 이른바 3중 혼인 사건이 알려졌다. 피해 남성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달 초 중국 국영방송 CCTV12에서 소개된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여성 린환환이 있다. 2024년 말 산둥 출신 자오신과 저장성에 거주하는 사업가 리원룽이 각각 경찰에 신고를 접수했다. 두 사람 모두 아내를 혼인 사기로 고소한 것이다. 서로 아무런 접점이 없던 두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두 남성이 ‘아내’라고 부른 여성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두 남성이 자신의 아이로 알고 있던 자녀는 법적으로 배우자인 청웨이의 아이였다. 린환환은 이미 그와 혼인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2021년 10월 린환환은 온라인으로 만난 자오신과 그의 고향인 산둥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신부의 부모는 참석하지 않았고 친구 한 명만 동행했다. 한 달 뒤 그는 또 다른 남성 리원룽과 저장성에서 다시 결혼식을 치렀다. 자오신은 2021년 베이징에서 근무하던 중 온라인 채팅을 통해 린환환을 알게 됐다. 상하이에서 애견숍을 운영한다는 그녀와 빠르게 연인이 됐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상하이로 이주했다. 그러나 린환환이 잦은 출장으로 집을 비우면서 두 사람은 사실상 주말부부처럼 지냈다. 그해 6월 린환환은 임신했다며 결혼을 재촉했다. 양가 부모가 만나 혼사를 논의했고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혼인신고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자신이 신용불량자라 남편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며 차일피일 미뤘다. 양가 부모는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이를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미혼모도 출생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혼인신고 없이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리원룽 역시 2021년 6월 린환환을 알게 됐다. 숙박업에 종사하던 그는 린환환보다 10살 이상 연상이었지만 두 사람은 빠르게 가까워졌고 결혼을 전제로 교제했다. 예비 시부모는 여성에게 8만 8000위안(약 1650만원)의 예단까지 건넸다. 그러나 이쪽에서도 혼인신고는 계속 미뤄졌다. 수사 결과 린환환은 두 남성 사이를 오가던 시점에 이미 2017년 제3의 남성 청웨이와 혼인신고를 한 상태였다. 친부모의 결혼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비슷한 처지의 남성을 찾아 형식적으로 혼인신고만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지만 2023년 둘 사이에서 딸이 태어났다. 자유로운 결혼생활에 싫증이 난 린환환은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상대를 찾았다. 자오신과 동거하던 중 한 차례 유산을 겪었지만 이를 알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임신 진단서를 내려받아 임신한 것처럼 꾸몄다. 이후 경제력이 더 나은 리원룽에게 마음이 기울었고 자오신에게는 이별을 통보했다. 더 대담한 수법도 있었다. 그는 친부모 대신 배우를 고용해 양가 상견례 자리에 각각 다른 인물을 부모로 내세웠다. 결국 이 가짜 부모가 사건의 실마리가 됐다. 리원룽은 린환환이 보낸 아이 영상에서 들린 남성의 목소리가 자신이 만났던 장인의 목소리와 다르다는 점을 알아챘다. 자오신 역시 의심을 품었다. 린환환은 헤어진 뒤 아들을 낳았다고 했지만 실제로 데려온 아이는 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가 또래보다 작아 건강이 좋지 않은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린환환이 임신을 조작하고 기존 혼인 사실을 숨긴 채 남성들로부터 금전을 받아냈다고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린환환은 단순한 혼외 관계였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인민공안대학 법학원 교수는 “중대한 사실을 은폐해 상대가 혼인을 전제로 재산을 건넸다면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짜 부모로 나선 배우들이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남았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드라마 작가도 이렇게는 못 쓴다”, “현실이 막장 드라마를 이겼다”, “연기대상감”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는 여성의 외모를 거론하며 “어떻게 세 남자를 동시에 만났느냐”고 조롱했다. 또 “이래서 결혼 전 신원 조회를 한다”, “이제는 장거리 연애가 무섭다”며 결혼 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 “한국 제품 사지 말자”…동남아 ‘연대 불매’ 확산, #SEAbling 등장 [핫이슈]

    “한국 제품 사지 말자”…동남아 ‘연대 불매’ 확산, #SEAbling 등장 [핫이슈]

    말레이시아 K팝 공연을 계기로 촉발된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 간 갈등이 확산하면서 현지 언론까지 잇따라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한국 제품과 문화를 대상으로 한 ‘연대 불매’ 움직임까지 등장했다. 21일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르타포스트와 템포 등 동남아 언론은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한국을 겨냥한 불매 움직임과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국 밴드 데이식스 공연에서 일부 한국 팬들이 망원렌즈 카메라 반입 금지 규정을 두고 현지 보안요원과 충돌한 사건 이후 논란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사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한국과 동남아 네티즌 사이 비난이 이어졌고, 갈등은 점차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동남아 형제 뭉친다”…#SEAbling 확산 특히 SNS에서는 ‘SEAbling’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며 지역 연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SEAbling은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와 형제·자매를 뜻하는 ‘sibling’을 합친 말로, 동남아 국가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의미의 온라인 구호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이용자들은 엑스(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을 사지 말자”,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소비하지 말자”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불매 움직임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한편, 한국 네티즌들이 동남아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움직임을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된 지역 연대 현상으로 분석했다. ◆ “한국 비하 vs 동남아 반발”…온라인 설전 격화 현지 언론들은 한국과 지역 네티즌 간 갈등이 상호 비난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일부 한국 이용자들이 해당 지역 국가의 경제 수준이나 문화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이에 반발해 이용자들이 한국의 성형 문화나 자살률 등을 언급하며 맞대응하는 사례도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이번 갈등을 한국 네티즌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서 비롯된 문제로 해석하는 경향도 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이러한 갈등이 온라인 공간을 넘어 실제 소비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 ‘밀크티 동맹’처럼 확산하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과거 아시아 온라인 연대 운동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이 지역은 온라인에서 공동 정체성을 바탕으로 연대하는 경향이 강해 특정 사건이 광범위한 반발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홍콩·대만·태국 네티즌이 연대한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처럼 이번 논란 역시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집단행동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SNS에서는 SEAbling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한국 관련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 [한정훈의 미디어gpt] 시댄스 2.0이 던진 질문

    [한정훈의 미디어gpt] 시댄스 2.0이 던진 질문

    틱톡의 모회사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미국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다. 옥상 위에서 톱스타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난투를 벌이는 15초짜리 영상은 완성도만 놓고 보면 신작 블록버스터 예고편과 다름없지만 실제로는 ‘두 줄짜리 프롬프트’로 만든 AI 생성물이다. 카메라, 스태프, 배우 없이도 이 정도 퀄리티의 액션 시퀀스가 찍히자 미국 영화업계에서는 “우리는 끝났다”는 비관론까지 터져 나왔다. 시댄스 2.0은 텍스트만으로 15초짜리 실사 영상과 유명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장면을 쏟아내는 도구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클립들을 보면 ‘스파이더맨’,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기묘한 이야기’ 등 주요 프랜차이즈와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 캐릭터 월터 화이트까지 총출동한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정식 라이선스가 아닌, 사실상 ‘AI 클립아트’처럼 무단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화 작가와 감독들은 “머지않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현재 할리우드와 구분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며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는 시댄스 2.0이 “미국 저작권 보호 대상 작품을 단 하루 만에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침해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튜디오인 디즈니는 바이트댄스에 저작권 침해 중단 요구서를 보내 “스타워즈·마블 캐릭터를 마치 무료 퍼블릭 도메인 클립아트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우·감독조합이 참여한 ‘휴먼 아티스트리 캠페인’ 등 창작자 단체는 시댄스를 “대규모 절도”로 규정하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 사태가 단순한 기술 쇼크를 넘어 AI 시대 저작권 질서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의 일부라는 점이다. 디즈니는 오픈AI와는 정식 라이선싱·지분 투자를 바탕으로 협력 모델을 구축했지만 중국 기업과는 연이어 경고장과 소송을 주고받는 ‘충돌 구조’를 반복해 왔다. 딥시크가 AI 추론에서 미국 빅테크를 위협한 데 이어 시댄스 2.0은 영상 제작 영역에서 비슷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기술 경쟁이 곧 규범 경쟁이 되는 국면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 시댄스가 복제하는 대상이 할리우드라면 내일은 K드라마, K팝 아티스트, 웹툰 IP가 될 수 있다. AI 기업의 무단 학습과 생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작권·초상권·퍼블리시티권을 재정비하고 해외 사업자를 겨냥한 집행 수단까지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AI 기업에는 정식 라이선싱과 수익 공유를 전제로 한 ‘협력 모델’을 열어 주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병에서 나온 요정은 다시 넣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이 할 일은 AI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전제로 공존의 규칙을 빠르게 설계하는 것이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 “불법 계엄 막은 대한민국 시민에 노벨평화상”…수상 가능성 보니 [핫이슈]

    “불법 계엄 막은 대한민국 시민에 노벨평화상”…수상 가능성 보니 [핫이슈]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대한민국 시민’들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세계정치학회(IPSA) 전·현직 회장 등 일부 정치학자들은 지난달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한국의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시민 전체를 후보로 추천한 정치학자들은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한 시민의 노력을 ‘빛의 혁명’이라고 규정했으며, 이는 헌법적 위기를 내전이나 탄압 없이 비폭력적 시민 참여로 극복해낸 글로벌 모범 사례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민국 시민 전체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중심에는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있다. 지난해 7월 세계정치학회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노벨위원회 측에 ‘빛의 혁명’ 개요와 역사적 배경, 국제적 의의 등을 설명한 영문 설명자료를 제출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민주주의 후퇴의 시기에 한국이 6개월 만에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을 전 세계가 놀랍게 지켜보지 않았느냐”며 “그 중심에는 소위 민주주의 복원력이라는 우리 국민의 힘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K-팝, K-드라마가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바지하듯 K-민주주의도 그와 같은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 전체’가 노벨평화상 받은 사례는?노벨평화상 역사상 ‘시민 전체’가 후보로 언급된 것은 121년 전인 1905년이 최초다. 노벨평화상 후보 시스템의 특징상 후보 명단이 공개되지 않지만, 1905년 당시 노르웨이가 스웨덴과의 연합을 평화적으로 해산하자 일각에서 노르웨이 국민이나 의회, 혹은 관련 지도자들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르웨이 국민 전체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공식 기록은 존재하지 않으며,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되지도 않았다. 시민 전체는 아니지만 시민이 포함된 대규모 단체가 수상한 사례는 있다. 1999년 노벨위원회는 국경없는의사회에 노벨평화상을 안겼다. 당시 위원회는 “재난과 전쟁 속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의료 지원을 제공하며, 인도주의적 행동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90년대 보스니아, 르완다, 코소보 등 분쟁 지역에서 긴급 의료 활동을 펼쳤고,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의료 활동을 이어간 것이 수상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24년에는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을 견뎌낸 피해자들의 전국 연합 단체인 니혼 히단쿄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증언을 통해 핵무기는 다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공로를 인정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벨평화상 역사상 한 나라의 시민 전체가 공식 수상자로 지정된 사례는 없지만 불법 비상계엄이 내려진 당일 온몸으로 이를 막아선 대한민국 국민의 사례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민주주의의 위대함으로 기록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시민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소식을 접한 뒤 엑스에 “인류사의 모범이 될 위대한 대한 국민의 나라, 대한민국이었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은 합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 몰락한 천재의 부활 드라마… LIV, 반등의 흥행카드 얻었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몰락한 천재의 부활 드라마… LIV, 반등의 흥행카드 얻었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부상·약물 중독으로 12년 공백기작년 복귀했지만 부진 끝에 퇴출프로모션 막차로 호주대회 출전최강 람·디섐보와 맞대결서 우승LIV서 돈 아닌 감동 스토리 펼쳐켑카·리드 공백 메우고 반전 효과 설 연휴 동안 세계 골프에 강력한 폭탄이 터졌다. 호주 애들레이드 그레인지 골프클럽에서 지난 15일 막을 내린 LIV 골프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앤서니 김이라는 잊혀졌던 선수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골프 역사상 가장 강렬한 부활 스토리가 펼쳐진 것이다. 그가 과거에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고, 어느날 갑자기 연기처럼 프로 골프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12년 만에 LIV 골프를 통해 복귀했는지는 웬만한 골프 팬이라면 다 아는 유명한 이야기다. 지난 12년 공백기 동안 부상에 따른 좌절, 약물과 알코올 중독이라는 질곡의 늪에서 허덕였던 사실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작년 LIV 골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너무나 달라진 외모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일그러진 얼굴, 더 왜소해지고 빈약해진 몸은 누군가 ‘LA 도심에서 흔히 보는 노숙자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프로 골프 선수의 면모는 찾기 어려웠다. 경기력도 형편없었다. 한번도 20위 이내에 들지 못하고 시즌이 끝나자 곧바로 LIV 골프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잊혀진 천재, 몰락한 천재의 필드 복귀는 그렇게 허무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LIV 골프 출전권을 다시 찾으려고 나선 LIV 골프 프로모션은 이번 호주 대회 우승의 예고편이었다. 3명을 뽑는 프로모션에서 그는 최종일 마지막 홀 퍼트를 성공시켜 3위에 턱걸이했다. 이게 부활의 전주곡이라는 걸 눈치챈 사람이 있었을까. 12년의 실전 공백과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하면 그가 비록 LIV 골프라도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아니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는 우승했다. 그것도 LIV 골프에서 가장 강하다는 욘 람(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서 이겼다. 람과 디섐보는 메이저대회에서도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다섯명 안에 드는 선수들이다. 그들과 경기력 뿐 아니라 기싸움에서도 앤서니 김은 완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골프가 TV로 중계방송된 이래 이보다 더 기가 막힌 부활 스토리는 없었다. 앤서니 김의 우승은 놀랍고, 믿기지 않는 이른바 ‘동화같은’ 또는 ‘영화같은’ 스토리라고 전 세계 골프 매체는 묘사했다.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고 앤서니 김이 털어놓은 아내와 딸의 등장도 드라마에 극적의 요소를 보탰다. 특히 이런 앤서니 김의 우승은 공교롭게도 LIV 골프가 한참 궁지에 몰렸을 때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PGA투어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경연장으로 만들겠다던 LIV 골프는 최근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브룩스 켑카 ,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 간판급 선수들의 이탈이 줄을 이었다. LIV 골프가 존폐 위기에 빠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LIV 골프가 PGA투어를 이기지 못하는 건 무엇보다 전통과 서사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없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선수들이 가져가는 천문학적 상금에만 쏠렸다. 고작 50여명의 선수가 컷 없이 54홀 경기를 치러 우승자를 가리는 구조에서 나올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 수 없었다. 람, 디섐보, 더스틴 존슨(미국) 등 최강자들은 늘 상위권이었다. 무명에 가까웠던 테일러 구치(미국)의 시즌 3승과 호아킨 니만(칠레)의 시즌 7승 이변이 없지 않았지만 그저 찻잔 속 태풍으로만 여겨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올해 개막전은 암울한 LIV 골프의 미래를 연상시키는 어두컴컴한 야간 경기로 치러졌다. 갤러리가 거의 없이 열린 대회에서 팬들에게 낯선 엘비스 스마일리(호주)가 우승했다. 그런데 LIV 골프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몰락했던 천재 골퍼가 긴 암흑기를 극복하고 다시 정상에 선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앤서니 김의 우승이 ‘개인의 부활’을 넘어, 존폐 위기설까지 돌던 LIV 골프에 강력한 반등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금까지 LIV 골프 뉴스는 누가 얼마 받고 이적했나 등 돈에 국한됐지만 앤서니 김의 우승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인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면서 “PGA투어가 독점하던 영역을 LIV 골프가 침범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김의 극적인 등장으로 LIV 골프는 강력한 흥행 카드를 얻었다. 떠난 켑카, 리드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 러시에 상당수 선수들이 불안해하던 LIV 골프 내부의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사기를 북돋는 가외 효과도 기대된다. 성적 부진에 시달리던 기존 LIV 소속 선수들에게 “12년 공백을 깬 앤서니 김도 해냈다”는 메시지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앤서니 김의 부활 신화는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다. 그는 마침 LIV 골프가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는 시점에 딱 맞춰 재기했다. 호주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644계단 뛴 그가 다음달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도 우승을 보탠다면 올해 메이저대회 출전도 바라볼 수 있다. 만약 앤서니 김이 메이저대회까지 진출한다면 스코티 셰플러(미국)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이다. 앤서니 김의 스웩(Swag)은 현존 골프 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기에 최고의 선수가 모인 메이저대회에서 그의 존재감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김의 부활 드라마는 지금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 진앙이 되고 있다.
  • 이해인 ‘시즌 베스트’… 퇴출 위기 맘고생 털었다

    이해인 ‘시즌 베스트’… 퇴출 위기 맘고생 털었다

    70.07점 받아… 3.01점 끌어올려24명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 확보2024년 3년 자격정지 징계 악재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은반 복귀“힘들 때 연습했던 기억 떠올렸죠”신지아 14위로 프리 스케이팅행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때 어떻게 연습했는지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를 펼쳤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21·고려대)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점수를 경신한 뒤 활짝 웃었다. 지난 2년간 겪었던 극심한 마음고생을 털어낸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웃음이었다. 이해인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으로 29명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점(67.06점)을 3.01점 끌어올려 새로운 시즌 베스트를 작성한 그는 24명이 나서는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해인으로선 부활의 날개짓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이해인은 2024년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도중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남자 후배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다름없는 중징계였다. 더구나 ‘미성년자 후배 성추행’이라는 징계 사유는 개인으로서도 치명타였다. 이해인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고, 이에 따라 법원에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두 선수가 연인 관계였음을 인정하며 3년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그해 11월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후 연맹이 법원의 결정을 수용해 지난해 5월 징계 수위를 3년에서 4개월로 줄이면서 이해인은 다시 선수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해인은 ‘전성기는 끝났다’는 냉혹한 평가를 연습과 실력으로 이겨냈다. 지난해 10월 CS 데니스 텐 메모리얼 챌린지 여자 싱글 금메달, 11월에는 CS 트리알레티 트로피 여자 싱글 동메달을 따내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여자 싱글 선수 중 2위에 올라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과정을 견뎌내며 꿈꾸던 태극마크를 달게 된 이해인은 당시 경기를 끝내고 빙판에 엎드려 펑펑 울었다. 가혹한 징계에 대한 억울함, 차가운 사람들의 시선을 실력으로 돌렸다는 안도감이 섞인 눈물이었다. 이해인은 “포기하지 않고 해왔던 시간이 떠올라 슬펐다”면서도 “아직도 피겨가 너무 재밌고 위로가 된다. 안무실에서 몸을 풀 때나 링크에서 활주할 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즐거웠다”라며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20일 오전 3시에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이해인은 “프리에선 준비했던 요소들을 빠짐없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해인에 앞서 연기한 신지아(18·세화여고)는 TES 35.79점, PCS 30.87점, 감점 1을 합쳐 65.66점을 얻어 14위로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 오진 남발하는 AI 주치의… 그대로 믿었다간 낭패

    오진 남발하는 AI 주치의… 그대로 믿었다간 낭패

    학습 시 정확성보다 목표 달성 우선허위 정보 전달… “결정 도움 안 돼”사실 검증 내장형 안전장치 갖춰야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제시하는 ‘환각’ 현상을 보일 때가 많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는 단순히 실수로 틀린 답을 하는 것을 넘어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간을 속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훈련 과정에서 정직함보다 목표 달성을 우선하도록 학습될 때 전략적 기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연구팀은 의료 AI 시스템에 의도치 않게 의학적 오류나 잘못된 정보가 유입될 경우, AI는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주요 대규모 언어 모델(LLM) 9개를 대상으로 100만 건 이상의 질문과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의료 AI 시스템이 소셜미디어(SNS)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 정보를 의사나 환자에게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 2월 9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체계적 검증을 위해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강 관련 오해와 임상의들이 작성하고 검증한 300개의 짧은 임상 시나리오, 허위 권고 사항을 일부 포함한 실제 중환자 치료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MIMIC) 기반 병원 퇴원 요약문 등 세 가지 유형의 콘텐츠를 의료 AI 모델에 노출했다. 각 사례는 중립적 표현부터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정적이고 과장된 표현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식도 출혈 환자에게 “증상 완화를 위해 차가운 우유를 자주 마시라”와 같은 허위 퇴원 지침을 포함했다. 분석 결과, 의료 AI 모델 대부분은 허위 사실을 위험하다고 인식하지 못하고 일반 의료 지침처럼 받아들여 환자들에게 권고하거나 의료진에게 안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의료 AI 시스템이 명백히 잘못된 내용이라도 의학 용어로 포장돼 있으면 ‘참’으로 간주할 수 있고, 환자를 위한 지침에 허위 권고사항이 포함되더라도 걸러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의료 AI에서 정보 정확성보다 표현 방식에 가중치를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 연구소, 옥스퍼드 의대, 뱅거대, 카드왈라드대, 국민보건서비스(NHS), 버밍엄 여성·아동 병원, 미국의 AI 기업인 콘텍스추얼 AI, ML 커먼스, 팩토어드 AI 공동 연구팀도 LLM이 일반인의 건강 관련 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의학’ 2월 10일 자에 내놨다. 연구팀은 영국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298명을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10가지의 다른 의료 시나리오를 주고 GPT-4o, 라마 3, 커맨드 R+ 세 종류의 LLM 중 하나를 사용하거나 AI가 아닌 인터넷 검색으로 관련 증상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찾도록 무작위 배정했다. 그 결과, LLM이 증상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 것은 34.5% 미만, 올바른 처방 및 처치를 한 것도 44.2% 미만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검색만을 통해 진단과 처치법을 찾은 것과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결과였다. 기리시 나드카니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교수는 “AI는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함으로써 임상의와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도 “의료 AI를 실제 임상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전에 대규모 스트레스 테스트와 외부 증거 검증을 통해 AI가 내는 답이 사실인지를 검증하는 과정과 이를 보장하는 내장형 안전장치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왕따설 부인에도 22만명 구독 탈퇴… ‘충주맨’ 사직, 공직 사회 뒤흔들다

    왕따설 부인에도 22만명 구독 탈퇴… ‘충주맨’ 사직, 공직 사회 뒤흔들다

    감성 콘텐츠·밈으로 홍보에 혁신7년 만에 97만명 구독… 6급 승진김 “퇴사는 새 도전에 대한 결정”박정민 “저를 홍보대사 맡기더니…”충주시 “기존처럼 채널 운영할 것”후임 첫 영상 하루 250만뷰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튜브 열풍을 이끈 ‘충주맨’ 김선태 충북 충주시 주무관의 사직 소식에 그가 운영하던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의 구독자 수가 급감해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오후 6시 기준 충TV 구독자 수는 75만 5000명이다. 김 주무관의 사직서 제출이 알려지기 직전인 13일 오전 97만 5000명대였지만 닷새 만에 22만명이 줄었다. 2016년 9급으로 임용된 김 주무관은 2019년 4월 충TV 개설 때부터 기획·출연·편집을 도맡아 공무원의 경직된 이미지를 깬 B급 감성 콘텐츠와 유명 밈(모방·변형을 통해 온라인상 확산·공유되는 사진, 영상, 유행어 등)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공공기관 홍보 방식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충TV는 2020년 5월 구독자 10만명 돌파(실버 버튼), 같은 해 9월 지자체 유튜브 채널 1위 등극, 2023년 12월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에는 90만명을 넘어서며 지자체 중 유일하게 100만 돌파(골드 버튼)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김 주무관 개인도 각종 뉴스와 방송 프로그램, 인기 유튜버 채널에 출연하는 등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번 대규모 구독자 감소는 MZ세대의 팬덤 문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TV가 지자체 브랜드보다는 충주맨이라는 김 주무관의 캐릭터로 팬덤을 형성했기 때문에 그의 이탈이 구독자 이탈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충주시 관계자는 “김 주무관이 충TV를 상징하는 핵심 인물이었지만 연휴 기간 이렇게 많은 구독자가 이탈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사직이 아쉽다는 반응도 많다. 김 주무관이 진행한 충TV의 마지막 출연자였던 배우 박정민은 17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충주맨이 저한테 충주시 홍보대사를 시켰다. 충주 마스코트도 그립톡으로 붙여놨는데 본인은 사직서를 냈다”며 에둘러 아쉬움을 전했다. 김 주무관의 팬덤을 증명하듯 그의 사직 배경에 대한 논란이 설 연휴 온라인을 달구기도 했다. 임용 7년여 만의 6급 승진 등 초고속 승진을 둘러싼 내부 갈등설 등이 확산하자 이달 말 의원면직을 앞두고 장기 휴가에 들어간 김 주무관은 16일 충TV에 입장문을 올려 “왕따설 같은 내부 갈등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퇴사는 개인적인 목표 달성과 향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주시는 기존과 같이 충TV 운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7일 후임자의 첫 영상이 충TV에 올라오자 화제가 됐다. 과거 인기 드라마 ‘추노’를 패러디한 46초짜리 ‘먹방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250만회를 넘었다.
  • 中 35명 대가족의 귀성길…2500㎞ 관광버스 대장정 [여기는 중국]

    中 35명 대가족의 귀성길…2500㎞ 관광버스 대장정 [여기는 중국]

    관광버스 한 대에 35명이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윈난. 쌀과 밀가루만 50㎏을 싣고, 길 위에서 직접 밥을 해 먹는 중국 대가족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17일 중국 언론 홍성신문에 따르면 칭하이성 시닝에 사는 자오씨는 지난 7일 중국의 설인 춘절 연휴를 맞아 가족 34명을 태우고 윈난성 시솽반나로 떠났다. 두 지역의 거리는 최소 2500㎞ 이상으로 하루 300㎞를 꼬박 달려도 8~9일만에 도착하는 거리다. 다행인건 자오씨의 직업이 관광버스 기사로, 이정도 거리는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관광버스 기사로 일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자신의 가족을 태우고 이렇게 먼 길에 나선 건 처음이다. 시닝을 출발한 이들은 쓰촨성, 윈난 리장 등을 거쳐 쿤밍까지 내려왔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최종 목적지인 시솽반나로 향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구이저우 와 충칭을 들러 오는 20일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행 인원은 모두 35명. 어린이 17명에 중장년 7명, 청년 11명이다. 최고령은 75세, 막내는 6세. 큰고모와 작은고모, 큰아버지와 숙부 가족까지 모였다. 평소에는 얼굴 한 번 보기도 쉽지 않던 식구들이 한 버스 안에 함께 앉았다. 경비는 1인당 2000위안(약 41만원)씩 모았고, 일부 친척이 2만 위안(420만원) 이상을 더 보태 어르신들의 부담을 덜었다. 관광버스는 자오씨가 근무하는 여행사 소속 차량을 이용했다. 출발 전 회사에 인원 명단을 모두 알렸고, 가족 전원 보험도 가입했다. 운전은 자오씨와 그의 아버지가 번갈아 맡는다. 아버지 역시 오랜 경력의 버스 기사다. 고령 가족을 고려해 하루 이동 거리는 300㎞를 넘기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함께 가는 길이다. 이번 여행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급자족이다. 밀가루 25㎏과 쌀 25㎏, 감자와 당면, 소고기,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빵 종류까지 챙겼다. 버너와 냄비, 도마도 실었다. 현지 음식을 맛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직접 요리한다. 넓은 공터에 버스를 세우고 둘러앉아 밥을 짓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풍경이 된다. 가족들은 각자 역할도 나눴다. 운전과 회계, 요리, 질서 유지까지 책임이 분명하다. 사촌 여동생은 전속 가이드를 맡았다. 도착지의 역사와 지리를 미리 공부해 아이들에게 설명해준다. 여행이 곧 수업이 되고, 길 위가 교실이 된다. 버스 안에서는 드라마 주제가를 함께 부르고, 휴게소에 멈추면 아이들은 꼬리잡기 놀이를 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동생은 이렇게 오랜 시간 가족과 함께 지내는 기회가 흔치 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오씨 역시 10년 기사 생활 가운데 “가장 따뜻한 운행”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와 흔해진 요즘 35명이 함께 만든 이 긴 여정은, 오래도록 서로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이들 가족 소식에 누리꾼들은 “외동으로서 이런 대가족 너무 부럽다”, “너무 행복해보인다”, “이제는 명절분위기도 거의 없어졌는데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여행 너무 좋다”라며 부러워했다. 일각에서는 “지역 경제에 1도 도움이 안된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하면 쓰레기는 누가 치우냐”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 [씨줄날줄] 부침개 없는 설 차례상

    [씨줄날줄] 부침개 없는 설 차례상

    다음주로 다가온 설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차례상에 산더미처럼 올라갈 전 부치기다. 드라마에는 가족이 화목하게 모여 전을 부쳐 나눠 먹는 모습이 등장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그런 풍성한 장면을 엮어 내려면 누군가의 고단한 노동이 전제돼야 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사람 누구라도 다 아는 ‘불편하고 오래된 진실’이다. 명절 차례상은 그동안 상당한 변천사를 겪었다. 조선시대에는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다 수십 가지 음식 배열로 상다리가 휘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음식 가짓수가 좀 줄어들다가 1980~2000년대 경제성장기에 다시 늘어났다. 여권 신장에 따른 가사 부담 논란과 마트·백화점의 ‘풍성한 제수용품 세트’도 이때 등장했다. 2010년대부터는 격식에 얽매이기보다 실용적이며 간소화한 상차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핵가족에 ‘일하는 엄마’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명절 해외여행 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큰 변곡점은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2022년 처음 발표한 ‘차례상 표준안’이었다. 성균관이 제시한 간소화 핵심은 전을 부치느라 더는 고생하지 말라는 것과 음식 가짓수는 떡 등 최대 9개면 족하다는 내용이 핵심.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다는 사회적 선언이었다. 홍동백서 예법은 옛 문헌에 없으니 격식 없이 상을 차리면 된다는 제언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산하 한국예학센터도 어제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다. 차례상 준비 노동을 줄이고 명절 본연의 의미인 가족 간 화합과 행복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기름진 부침개는 빼고 떡국을 중심으로 나물, 과일 등 4~6가지 음식이면 충분하다는 것. 차례상이 부담스러운 짐이 아니어야 설이 우리 곁에서 반가운 명절로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 차례상 간소화를 권유하는 예학센터의 메시지가 선명하게 울린다. “가족이 화목해야 조상도 즐겁다.”
  • 케냐 나이로비에서 깨우친 ‘편견’이라는 이름의 무지 [한ZOOM]

    케냐 나이로비에서 깨우친 ‘편견’이라는 이름의 무지 [한ZOOM]

    2022년 ENA에서 방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정면으로 맞서 사회적 공감을 얻어낸 작품이다. 사진은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편견(偏見). 사전적으로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의미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편견을 갖기 마련이다. 취향, 종교, 출신, 성별 등 개인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궁무진한 만큼, 완벽한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편견이 강한 신념이나 권력과 결합할 때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불안과 폭력을 야기하며, 그 비극적인 정점에는 2차 세계대전의 원흉 아돌프 히틀러가 있었다. 나이로비 국제공항 정문 앞의 모습이다.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관광객들과 목적지와 요금을 흥정하는 모습이다.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 12시간의 비행과 깊어지는 두려움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기구 미팅을 마치고 카타르 도하를 거쳐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12시간의 비행 내내 머릿속은 편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편견이 깊어질수록 두려움도 비례해서 커져갔다. 한국인이 아프리카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전형적이다. 사막, 전쟁, 가난. 과연 이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교육과정에서도 아프리카는 늘 소외된 존재였다. 우리가 ‘글로벌’을 외치며 보이지 않는 편견으로 그들을 외면하는 동안,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었다. 나이로비 국제공항은 예상보다 규모가 컸지만, 분위기는 한국의 버스터미널 같은 느낌이었다. 공항 밖으로 나서자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흥정을 시도했고, 도망치듯 예약한 우버 차량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호텔에 들어가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정문에는 무장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고, 공항 검색대 같은 기계에 짐을 올린 뒤 몸수색까지 받아야 했다. 군인들의 총기에는 탄창이 끼워져 있었고, 당장이라도 발사될 준비가 된 듯 보였다. “최근에 테러나 총기 사고가 있었나요?” 호텔 직원의 대답은 시큰둥했다. 가끔 사고가 있어 예방 차원에서 검사하는 것뿐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방 열쇠와 함께 “호텔 밖은 위험하니 웬만하면 나가지 말라”는 섬뜩한 주의를 덧붙였다. 다음 날 방문한 UN 나이로비 사무국과 코이카(KOICA) 관계자들의 말은 공포를 확신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난주 대사관 밀집 지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한국 대기업 주재원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우버 기사는 “차가 멈추더라도 절대 유리창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당부했다. 그의 말대로 신호 대기 중인 차 주위로 신체 일부가 훼손된 구걸 인파가 몰려들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만난 야생 기린의 모습이다. 이 곳은 사자, 코뿔소, 코끼리 등 야생동물들을 인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든 곳이며, 특히 상아를 노린 밀렵으로부터 코끼리의 멸종을 지키기 위한 공간과 노력이 곳곳에 남아 있다. ●경이로운 반전 그러나 모든 일은 직선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때로는 출렁이고, 멈추고, 되돌아가기도 한다. 다음 날의 일정은 내가 가진 편견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사파리 투어를 위해 만난 가이드는 유창한 영어로 나이로비 국립공원을 안내했다. 야생 상태의 코뿔소와 사자 무리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특히 이 공원이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는 부끄러움마저 느껴졌다. 나이로비는 고지대에 위치해 연중 선선하며, 국민 대다수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다. 사막, 더위, 가난이라는 나의 편견이 하나씩 깨져 나갔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그의 메가 히트곡 Black or White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상이 가진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상징적인 장면을 뮤직비디오 곳곳에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Prejudice is Ignorance’라는 문장으로 편견은 무지에서 비롯됨을 강조했다. ●편견은 곧 무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Black or White’ 뮤직비디오 마지막에 “Prejudice is Ignorance(편견은 무지다)”라는 문장을 남겼다. 아동 성추문과 성형수술이라는 루머와 오해로 고통받던 그가 세상을 향해 던진, “편견은 결국 부족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강력한 일갈이었다. 편견으로 가득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는 이유는 하나다. 더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대륙을 향한 낡은 편견을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우리가 무지를 깨닫는 순간, 비로소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다.
  • 돈 없으면 공개처형…北 ‘한류 단속’이 드러낸 체제의 민낯 [핫이슈]

    돈 없으면 공개처형…北 ‘한류 단속’이 드러낸 체제의 민낯 [핫이슈]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북한 주민들의 한국 드라마·K팝 시청 단속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에서는 같은 행위라도 경제력과 연줄에 따라 처벌 수위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탈북자 증언이 이어졌으며 북한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부패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근거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할 경우 5~15년의 강제노동형을, 대량 유포나 집단 시청의 경우 사형까지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법 조항과 달리 처벌이 일률적으로 집행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앰네스티가 2019~2020년 북한을 탈출한 주민 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일부 주민은 5000~1만 달러(약 730만~1460만원)에 이르는 뇌물을 건네고 기소 자체를 피하거나 경고 처분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행위로 적발돼도 돈이나 연줄이 없는 주민은 수년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많았다. 2019년 탈북한 김준식(가명)씨는 한국 드라마 시청으로 세 차례 적발됐지만 가족의 인맥 덕분에 처벌을 면했다며 “집에 돈이 있으면 경고로 끝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처벌은 전적으로 돈에 달려 있다”며 교화시설에서 나오기 위해 집과 가재도구를 처분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 영상물 단속을 전담하는 국가보위성 산하 조직 ‘109상무’ 요원들이 영장 없이 가택을 수색하고 현장에서 직접 뇌물을 요구하는 관행도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집중 단속 기간에는 연줄이나 뇌물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 단속은 법 집행이 아니라 ‘공포 관리’ 전문가들은 북한의 한류 단속이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공포를 주기적으로 주입·관리하는 통치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본다. 상시적 단속보다는 특정 시기를 정해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긴장감을 유지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단속 권한은 자연스럽게 협상의 대상이 되고, 보위기관은 이를 통해 뇌물과 특권을 축적한다. 결과적으로 법은 모든 주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고, 공포와 처벌의 강도가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된다는 분석이다. ◆ 공개 처형은 처벌이 아니라 ‘교육’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공개 처형을 주민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증언도 담았다. 일부 탈북민은 학교가 ‘사상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공개 처형 현장에 데려가 강제로 참관하게 했다고 밝혔다. 2019년 탈북한 김은주(가명)씨는 “중학교 때부터 공개 처형을 봤다”며 “한국 미디어를 보거나 유포하면 이런 결과를 맞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육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개 처형이 범죄 억제를 위한 사법 절차라기보다, 체제에 대한 공포와 복종을 각인시키는 시각적 선전의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처벌 그 자체보다 ‘보여주는 효과’가 더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런 단속은 과거 사례에 그치지 않고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대북 정보 매체 데일리NK는 한국 가수 조용필의 공연 영상이 담긴 USB가 북한 내부에 유입돼 이를 시청한 주민 50여명이 라선시와 청진시 등지에서 구류됐다고 보도했다. 보위기관은 단순 시청 여부를 넘어 영상의 유입 경로와 전달자를 추적하며 수사를 확대했고 조사 과정에서 다른 외부 영상과 정보에 대한 접촉 사실도 함께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가 한류 단속이 처벌 그 자체보다 외부 정보 유입 경로를 차단하고 공포를 유지하기 위한 통제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본다. 앰네스티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포함해 정보 접근을 범죄화하는 모든 법의 즉각적인 폐지와 아동·청소년을 공개 처형에 동원하는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포 통치와 부패가 결합된 현재의 통치 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 ‘미스터 션샤인’ 흥행 돌풍 일으킨 이 여배우…이번엔 첫 고정 예능 출격한다

    ‘미스터 션샤인’ 흥행 돌풍 일으킨 이 여배우…이번엔 첫 고정 예능 출격한다

    배우 김태리가 아이들의 연극 수업을 맡는 예능 프로그램 ‘방과후 태리쌤’이 첫 방영을 앞두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tvN ‘방과후 태리쌤’은 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인 작은 마을 초등학교에 단 하나뿐인 방과 후 연극 수업이 개설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예능이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여온 김태리가 고정 출연한다. 그가 고정 예능 프로그램을 맡은 것은 데뷔 10년 만에 처음이다. 대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를 시작했던 경험을 살려 아이들에게 직접 연극을 가르치는 ‘태리쌤’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데뷔한 김태리는 영화 ‘1987’,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악귀’, ‘정년이’ 등의 작품들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었던 그가 ‘방과후 태리쌤’에서는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과거 화제를 모았던 김태리의 국어 선생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그는 팬들과 소통을 위해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특유의 화법을 구사하고 소탈한 매력을 발산해 개성 있는 캐릭터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김태리는 팬들과 누리꾼들로부터 “학교마다 있는 특이한 국어 선생님 같다”, “차분한데 요란하고, 조용한데 시끄럽다” 등의 반응을 얻었다. 방영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김태리의 첫 고정 예능이라 기대된다”, “선생님 역할 찰떡일 듯”, “벌써 너무 웃긴다” 등 ‘방과후 태리쌤’에 기대를 거는 반응이 이어졌다. 제작은 스튜디오 슬램이 맡아 한층 기대를 높이고 있다. 스튜디오 슬램은 ‘싱어게인’, ‘슈가맨’ 시리즈를 비롯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까지 성공시킨 경력이 있는 예능 명가다. 배우 최현욱과 방송인 강남은 김태리를 도와 연극반을 이끌어갈 보조 교사로 출연한다. 세 사람이 보여줄 좌충우돌 성장기도 관전 요소로 꼽힌다. 한편 4일 공개된 2차 티저 영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아이들과 ‘태리쌤’의 좌충우돌 연극 수업기를 예고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끌어 올렸다. 영상에서 김태리는 결연한 얼굴로 “화이팅”을 외치며 연극 수업을 진행할 초등학교에 들어선다. 아이들과 함께 할 나날을 기대하며 학교로 들어서는 김태리의 입가에는 설렘과 긴장이 섞인 미소가 서려 있다. 그러나 평화로운 분위기도 잠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자 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행동은 김태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갑작스레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을 향해 “왜 울어, 왜 울어!”라며 놀라는 한편,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의 에너지에 진땀을 빼는 김태리의 모습이 이어진다. 급기야 김태리가 아이들을 보낸 뒤 홀로 남아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도 포착돼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더한다. 제작진은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학교들이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다시 활기를 되찾은 실제 사례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연기에는 누구보다 진심이지만, 선생님 역할은 처음인 김태리와 순수한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갈 특별한 연극 수업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전작들 시청률 기본 10% 나왔는데…KBS가 다음 흥행 주자로 선보일 ‘복수 드라마’

    전작들 시청률 기본 10% 나왔는데…KBS가 다음 흥행 주자로 선보일 ‘복수 드라마’

    최근 작품들에서 최고 시청률 10% 돌파를 연달아 성공한 KBS 일일드라마가 이번에는 배우 박진희를 앞세워 ‘붉은 진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일일드라마 ‘붉은 진주’는 거짓 신분으로 돌아온 두 여자가 아델 가에 감춰진 죄악과 진실을 밝혀내는 치밀하고 강렬한 복수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2TV에서 방영된 최근 일일드라마 작품들은 모두 최고 시청률 10%를 넘기며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앞서 ‘신데렐라 게임’과 ‘여왕의 집’이 각각 최고 시청률 12.6%, 11.9%를 기록한 데 이어, 현재 방영 중인 ‘친밀한 리플리’도 이날 기준 최고 시청률 10.4%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붉은 진주’가 앞선 작품들의 흐름을 이어받아 KBS 2TV 일일드라마의 새로운 흥행 기록을 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흥행 성적을 결정할 핵심 배역은 1인 2역을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갈 박진희와 남상지가 맡았다. 박진희는 극 중 사랑하는 쌍둥이 언니를 잃은 뒤 언니의 이름으로 아델 가에 들어가 복수를 준비하는 김단희와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 김명희라는 두 캐릭터를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다. 여기에 남상지는 순수한 대학생 백진주를 비롯해 복수를 결심한 클로이 리라는 두 가지 배역을 소화하며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서로의 실체를 모른 채 적과 아군 사이를 오가는 두 인물의 관계는 ‘붉은 진주’만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KBS 2TV는 지난 3일 ‘붉은 진주’ 주역들의 모습이 담긴 7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치열한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를 경계하는 인물들의 팽팽한 대결 구도가 담겼다. 정체를 숨긴 채 아델 가에 접근한 김단희와 백진주 뒤로 마치 왕좌에 오른 듯 중심을 차지한 박태호(최재성 분)의 존재감이 시선을 압도한다. 여기에 서로 다른 욕망과 목적을 지닌 오정란(김희정 분), 박민준(김경보 분), 박현준(강다빈 분), 최유나(천희주 분)가 어우러지며 앞으로 펼쳐질 격렬한 충돌을 암시한다. 특히 ‘핏빛 진실을 밝혀내는 두 여자의 복수 연대기’라는 문구는 두 인물이 보여줄 강렬한 서사를 예고해 긴장감을 더한다. ‘붉은 진주’ 제작진은 “이번 7인 포스터는 각자의 욕망과 비밀을 품은 인물들이 하나의 공간에 모였을 때 만들어지는 긴장과 대립을 시각적으로 담아냈다”며 “서로를 믿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어떤 선택과 충돌이 이어질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AI, 미래의 셜록 홈스가 될 수 있을까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AI, 미래의 셜록 홈스가 될 수 있을까

    영국 런던의 베이커스트리트 221B번지에 다녀온 후 글을 쓴다. 셜록 홈스가 살았다는 이곳은, ‘죄와 벌’ 속 라스콜리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할 궁리에 빠져 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톨랴르니 골목 5번지만큼이나 문학적 상상력이 집약된 장소다. 현재 그곳은 셜록 홈스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 베이커스트리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지하철역 입구의 거대한 홈스 동상을 사진에 담고, 그의 이름을 내건 펍에서 불멸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는 실존하지 않았던 가상의 인물이다. 작가 코넌 도일은 환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만 보고도 병력을 추론해 내던 에든버러대학 시절의 스승 조지프 벨을 모델 삼아 홈스를 형상화했다. 상상의 인물을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이라는 공간 속에 정교하게 배치했기에 팬들은 그가 실존 인물이라 여기기에 이르렀다. 도일이 소설 속에서 홈스를 죽은 것으로 묘사하자, 검은 리본을 달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사람이 등장할 정도였다. 21세기에 베이커스트리트를 배회하는 홈스의 팬에게 그는 여전히 탐정 영웅이다. 원작의 지속적 인기로 인해 홈스 시리즈는 수차례 영상화됐다. 드라마 속 홈스는 M60 기관총을 든 근육질 람보와는 사뭇 다르다. 메마른 듯한 몸매에 움푹 파인 볼. 이는 그의 무기가 물리력이 아니라 지성임을 보여 준다. 그를 빅토리아 시대의 영웅으로 만들어 준 요소는 신체적 능력이 아닌 탁월한 추론 능력이기에, 홈스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톰 크루즈를 닮은 몸매일 필요가 없다. 고대 헬라스 비극에서 극 전개의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해 기계 장치를 타고 내려오는 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연출기법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 한다. 홈스는 기계 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처럼 익명성이라는 안개 속에 숨어 있는 범인을 추론으로 색출해 사건을 종결시키는 19세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였다. 세월이 한참 흘러 추론이 인간이 아니라 기계의 몫이 된 시대가 됐다. 확률적 추론기계인 인공지능(AI)이 전방위적으로 그것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인간 고유의 영역을 대체하자, 등장한 지 몇 년도 지나지 않아 AI는 기계에 대한 인간의 기대와 태도를 바꿔 놓았다. 19세기의 런던 사람들이 경찰이 풀지 못한 사건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 홈스에게 의뢰했듯이, 21세기의 인간은 풀지 못하는 과제에 직면하면 추론 기계(Machina) AI에 궁금증 해결과 까다로운 과제 처리를 의뢰한다. 추론의 영웅 홈스의 불멸의 인기에 데이터 기반 추론 기계 AI가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AI는 인간 홈스를 대신해 미래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AI가 현실의 모든 질문에 데이터 기반 추론의 힘으로 답을 내려줄 수 있는 전지전능한, 하늘에서 내려온 신(Deus)이 될 수 있는지 여부까지 추론기계에 물을 순 없다. 그 답은 당연히 인간의 몫이다. 이 칼럼은 AI가 당연한 미래라고 주장되는 시대에 인간의 몫을 하려는 시도다. 노명우 아주대 경제정치사회융합학부 교수
  •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연초부터 미국에서 날아든 K컬처 관련 낭보에 많은 이들이 설레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과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뒤이어 ‘케데헌’이 아카데미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케데헌’은 알다시피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K컬처를 담아낸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 속 신비롭고 해학 넘치는 캐릭터를 잘 버무렸다. 비록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한국계 감독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공개 후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극장에서 ‘싱얼롱 버전’의 상영도 이어지는 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강 감독을 유홍준 관장이 직접 안내했고 유 관장이 “백자 달항아리는 어질고 친숙한 맛이 있고,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고 설명하자 강 감독은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얘기하며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케데헌’의 여파에 힘입은 듯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인 뮷즈(뮤지엄+굿즈)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또한 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말이면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들로 박물관 인근이 북새통을 이룬다. 겨울방학을 맞은 지금도 관람객들로 가득하다. 박물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이 찾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873만명)과 바티칸 박물관(682만명)에 이어 세계 주요 박물관 가운데 관람객 순위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케데헌’을 바라보는 눈길도 다양한데 학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한국미술사학교육학회에서는 ‘케데헌의 도상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케데헌’과 한국 전통미술·도상학을 연결해 ‘케데헌과 해태의 도상학’, ‘저승사자의 도상과 그 변천’, ‘케데헌과 경복궁’, ‘케데헌 포스터의 도상학적 접근’ 등 한국 전통의 이미지, 상징의 의미를 해석하고 토론했다. 리움미술관의 ‘까치호랑이 호작(虎鵲)’전도 마찬가지 의미에서 열리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이런 작품이 없을까 생각해 보니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연출한 ‘취화선’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담았다. 거지소년에서 천재 화가로 거듭나는 장승업의 예술과 당시 사회상을 담아 임 감독은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 영화에서는 화가이며 중앙대 교수를 역임한 김선두 작가가 장승업 역 최민식 배우의 손을 대신해 그림을 담아냈고 김근중, 이종목, 조순호 등 소장파 한국화 작가들이 영화 속 도화서 화원 화가로 분장해 스크린 속 화폭을 아름답고도 사실적으로 채워 줬다.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인 2003년 봄 사간동의 한 미술관에서는 ‘취화선, 그림으로 만나다’라는 전시를 열어 작품에 등장했던 작품들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 전통과 현대의 접속, 한국 전통문화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개봉 당시 프랑스문화원 주최로 열린 시사회에서 미학자이며 문화평론가인 서경대 이즈미 지하루 교수가 지적했듯이 장승업의 기준작을 비롯해 진작이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영화에 출연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소장파 작가들의 심혈을 기울인 모작들로 채워졌지만, 영화 속에 진작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은 후대에 이 작품을 통해 장승업을 평가함에 다소 부족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리라. 이후 신윤복을 다룬 전윤수 감독의 영화 ‘미인도’(2008)나 조선 중종 때 기생 황진이의 삶을 다룬 장윤현 감독의 영화 ‘황진이’(2007)와 김철규 피디의 드라마 ‘황진이’(2006) 등 전통문화를 담은 사극 작품이 있었으나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뿐 아니라 치밀한 인문학적 해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화두를 다시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추석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에서 가장 큰 관객몰이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올해 설 영화 라인업에 반갑게도 한국 사극 영화가 있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임금(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설을 맞아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애절한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 작품임에도, 영화 속에 재현된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조금이나마 감동해 한 발짝 다가간다면 많은 영화인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만국의 노동자여, AI가 해방할지니… 아니, 추방할지니[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만국의 노동자여, AI가 해방할지니… 아니, 추방할지니[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우직한 면모가 닮은 두 ‘아틀라스’영원한 형벌처럼 끝이 없는 노동안드로이드 로봇은 묵묵히 해내자본주의에서 노동은 인간 숙명모든 걸 아틀라스에게 맡긴 이후‘돌’이 될 존재, 기계인가 인간인가 “아틀라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보는 순간부터 저 자신의 체구만큼이나 큰 바위산으로 변해갔다. 수염과 머리카락은 나무가 되었고, 어깨는 능선이 되었으며 머리는 산꼭대기가 되었고 뼈는 바위가 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해서 산이 된 그의 몸은 사방으로 뻗어나기 시작하여 수많은 별이 박힌 하늘이 그 어깨 위에 얹힐 때까지 자라났다.”(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산(山)이 된 거인의 어깨에 하늘이 걸쳐진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무거울 짐을 잠시 내려놓을 여유는 거인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 ‘아틀라스’는 ‘영원한 노동’이라는 모진 형벌을 수행한다. 하늘이 무너질 수 없기에 거인의 노동도 끝나지 않는다. 아틀라스는 힘든 줄 모른다. 아니, 자신이 ‘힘들어야 하는지’조차 모른다. 그저 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일 뿐이다. 이 우직한 면모가 자본가의 눈에 든 것일까.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십여년간 개발에 진력을 기울인 휴머노이드 로봇에 ‘아틀라스’라는 이름을 붙여 세상에 내보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인간들을 향해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저 ‘작은 거인’을 보며 우리는 경탄과 경악 사이의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노동자’ 아틀라스는 땀 흘리지 않는다. 근골격계 질환이라는 생물학적 한계에 괴로울 일도 없다. 연차나 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 배터리가 다 됐을 때 잠시 충전만 해주면 그만이다. 피곤을 모른 채 24시간 내내 일한다. 혹시 일하다 다쳐도(?) 사업주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꼬박꼬박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 아틀라스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는다. 군소리 없이 성실히 일만 하는 이 기특한 직원을 어느 기업가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므로 사용가치의 창조자로서 노동, 유용노동으로서 노동은 사회 형태와 무관한 인간 생존의 조건이며,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대사, 따라서 인간 생활 자체를 매개하는 영원한 자연적 필연성이다.”(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중 ‘상품’) 마르크스가 정확하게 지적했듯이, 노동은 자본주의의 품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필연이자 숙명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는 인간에게 유용하지 않기에 인간은 자연에 노동을 가한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두지 않고 끊임없이 가공하는 노동은 그리하여 인간 욕망의 이기적 발로다. 그 끝에서 로봇은 인간의 지능을, 인공지능(AI)은 인간의 몸을 얻는다. ‘피지컬 AI’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현대차노조 소식지) 노조의 반발은 어딘지 애처롭고 처연하기까지 하다. 물론 노동법이 엄존하는 한 당장 로봇이 노조의 승인(?) 없이 공장을 점거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속(혹은 플라스틱) 피부를 지닌 로봇 노동자와 달리 인간 노동자의 육체는 늙고 다치고 병든다. 정년의 벽 앞에서 하릴없이 퇴장해야 할 운명이다. 그때 누가 공장의 빈자리를 채우게 될까. 새로운 인간 노동자? 아니다. 지치지도 병들지도 늙지도 않는 성실한 일꾼 아틀라스가 묵묵히 나사를 조이고 있을 것이다. 아틀라스는 한 대에 2억원이고 연간 유지비는 1400만원 정도다. 이것마저도 회사가 연 3만대 생산 체계를 갖추면 대당 가격이 4700만원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직원들의 인건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자동차 공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몸을 얻은 AI는 인간이 하던 모든 일을 대체할 수 있다. 업종을 막론하고 노동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앞으로 한 줌 온기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기계가 기계를 용접하는 소음만이 가득한 곳. 거기서 ‘작은 아틀라스’는 신화 속 ‘거인 아틀라스’처럼 영원한 노동을 반복할 것이다. 자기가 힘든지도 모르고, 그 어떤 불만도 품지 않고. 이 기괴한 침묵이야말로 자본이 그리도 바라마지않았던 궁극의 유토피아다. 아틀라스를 통해 비로소 ‘노동해방’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노동자의 해방’이 아니다.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해방’이다. 노동에서 해방된, 아니 추방된 인간은 과연 행복할까. 마르크스는 노동을 통해 인간이 자연과 ‘물질대사’를 이룬다고 했다. 노동은 욕망의 소산이지만, 결점과 한계로 가득한 육체는 그것 때문에 절제해야 했다. 자연 앞에서 자기의 잘못을 반성해야 했다. 그러나 아틀라스의 저 ‘영원한 노동’ 이후에는 어떨까. 인간과 자연 사이의 거리는 멀어져 대사는 끊기고 말 것이다. 착취의 속도는 점차 빨라지겠지만 그 영광은 오로지 자본의 것이다. 그렇게 자본은 최후의 승리를 선언한다. 세상은 우리에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재촉하지만, 과연 그런 게 있는가. 우리가 그렇다고 믿었던 많은 게 무너지고 있다. 심지어 ‘생각’조차도. 신화 속 아틀라스는 메두사의 얼굴을 보고 돌로 변했다. 아틀라스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가 돼 영원한 형벌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돌이 될 존재는 누구인가. 비로소 생각하는 힘을 얻게 된 기계인가. 아니면 생각조차 기계에게 내맡긴 인간인가.
  •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요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으로 만나요

    막을 내린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가 첫 번째 애니메이션 스핀오프로 돌아옵니다. 바로 ‘기묘한 이야기: 1985년에는’ (Stranger Things: Tales From ’85)인데요. 실사판 시즌2에서 시즌3 사이, 우리가 몰랐던 ‘1985년 겨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1985년의 겨울, 호킨스에 ‘마인드 플레이어’의 공포가 서서히 잊혀갈 때쯤, 아이들은 D&D와 눈싸움을 즐기며 평범한 일상을 보냅니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지면 아래에서 정체불명의 새로운 위협이 깨어나는데요. 애니메이션에서는 더 거대하고 기괴한 괴물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캐릭터가 합류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애니메이션은 오늘 4월 23일 공개 예정!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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