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최고위’ 우려 키우는 국민의힘 ‘5인회’ 실체는?
“용산도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 이런 말이 나온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라디오)
국민의힘이 때아닌 ‘5인회’ 논란에 휘말렸다.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자진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두고 후보로 꼽히던 이 의원이 “김기현 체제가 이상하게 됐다. 최고위원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실제로 핵심 의사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 ‘5인회’가 있다 이런 얘기가 들린다”고 언급하면서다.
이 의원은 ‘5인회’ 구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진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최고위에 앞서 소집하는 사전 전략회의 멤버인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흘러나온다.
당 내서는 대표가 주요 당직자와 현안 협의를 하는 것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5인회 논란은 현역 의원 없이 원외 3파전으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맞물려 ‘식물 최고위’ 우려를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최고위원회는 주요 당직자의 임명·의결, 주요 당무 심의·의결 등 당의 가장 높은 의사결정 기구지만 일부 친윤계 핵심 인사가 당무를 독식하면서 사실상 원외로 꾸려진 최고위는 단순 의결만 하는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재 후보 구도에서는 누가 뽑히든 5명의 최고위원 중 현역 의원은 조수진 최고위원 한 명뿐이다. 조 최고위원마저도 ‘밥 한 공기 발언’ 논란으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김 대표는 1일 ‘5인회’ 논란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런 논란들이 자칫 ‘사적 조직’, ‘계파화’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당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사무부총장, 수석대변인이 모여서 의논 하는 게 당연하지 의논하지 않는 게 당연한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5인회’로 언급된 이철규 사무총장도 관련 질문에 “(이용호 의원이) 본인의 실언이라고 했다”고 답했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성일종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5인회’에 대해 “처음 듣는다”고 반박했다. 성 의원은 “당의 기능은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이분들이 사전협의를 하고, 협의가 끝나면 최고위원을 포함해 의견을 수렴해 보완하든가 한다”며 “무슨 얘기를 갖고 이용호 의원께서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