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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궁-II 왜 안 주냐”라던 우크라…트럼프, 패트리엇 생산 허용 [밀리터리+]

    “천궁-II 왜 안 주냐”라던 우크라…트럼프, 패트리엇 생산 허용 [밀리터리+]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직접 생산할 길을 열었다. 한국산 천궁-II를 공급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비판해 온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라이선스 생산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확보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뒤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생산 면허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패트리엇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당장 요격미사일을 추가로 넘길지는 밝히지 않았다. 생산시설도 러시아의 공격 위험을 고려해 우크라이나가 아닌 독일 등 유럽에 들어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드론 공습이 이어지자 패트리엇과 요격미사일 추가 확보를 거듭 요구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전 세계 방공무기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터무니없다”고 비판하며 생산 확대를 촉구했다. “중동에는 팔면서”…천궁-II 못 받은 우크라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 군사매체가 한국의 천궁-II 수출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5월 한국이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를 상대로 천궁-II 수출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는 공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한국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우크라이나에 천궁-II를 공급할 수 있다며 서울의 무기 지원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공식 구매 요청을 거부했는지와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천궁-II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이 도입했거나 계약을 맺으면서 대표적인 K방산 수출 품목으로 떠올랐다. 천궁-II와 패트리엇은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막는 임무 일부가 겹친다. 그러나 탐지·교전 체계와 요격탄 구성, 운용 방식이 달라 어느 한쪽을 단순한 대체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생산 허용이 곧 기술 독립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실제 생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 정부와 제작사는 라이선스 범위와 생산 장소, 비용 분담, 핵심 부품 공급 방식 등을 정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생산 면허를 받더라도 패트리엇 전체 체계의 설계 기술과 제3국 수출 권한까지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자국산 무기의 기술이전과 최종 사용, 재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당장 천궁-II의 수출 경쟁자로 등장할 가능성은 작다. 다만 유럽에서 요격미사일 생산 경험과 전문 인력, 공급망을 축적하면 전쟁 이후 자체 방공무기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다양한 미사일과 드론을 실제로 상대하며 방대한 교전 자료를 쌓았다. 이 경험을 토대로 유럽 업체와 새로운 방공체계를 공동 개발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 방산업체와 유럽 시장에서 경쟁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천궁-II 대신 패트리엇을 곧바로 생산한다는 의미라기보다, 미국과 유럽의 방공무기 공급망에 생산국으로 참여할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 양산 시점과 기술이전 수준이 향후 K방산에 미칠 영향도 결정할 전망이다.
  •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장, 첫 행보는 ‘안전’… 풍수해 현장 점검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장, 첫 행보는 ‘안전’… 풍수해 현장 점검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장이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풍수해 대비 안전 점검에 나섰다. 임 의장은 전국적인 장마가 본격화된 가운데, 지난 8일 오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긴급 방문해 풍수해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이어 신림동 반지하 주택가와 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 현장을 잇달아 찾은 임 의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돌발 상황에 대비한 철저하고 빈틈없는 대응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은 임 의장의 의정 철학을 반영해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을 비롯한 시 관계 공무원들과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동행해 현장을 점검했다. 임 의장은 먼저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찾아 여름철 기상 전망과 풍수해 대비 종합대책 등 재난대응체계 전반을 보고받았다. 이어 기습 폭우 등에 대비해 비상근무에 돌입한 관계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철저한 대비를 요청했으며 “기후변화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예기치 못한 재난의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재난은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시민 안전의 최일선이라는 책임감으로 신속하고 빈틈없이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신림동 주택가로 이동한 임 의장은 저지대 침수 피해 방지시설인 물막이판과 맨홀 추락방지시설의 작동 상태를 직접 점검했다. 임 의장은 침수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 밀착형 대응체계 구축을 지시하고 “2022년 수준의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하더라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가 없도록 총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도심 내 풍수해 피해 방지를 위한 핵심 시설인 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 현장을 찾은 임 의장은 2030년 1월 완공으로 진행 중인 대심도 터널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안전한 공사 진행을 당부했다. 임 의장은 “2022년 8월 신림동 반지하 침수 참사가 지역 주민들에게 큰 트라우마로 각인되어 있다”며 “4년 전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서울시의회는 재해 취약계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빈틈없는 풍수해 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민주당 을지로위, MBK·메리츠에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 1000억 필요”

    민주당 을지로위, MBK·메리츠에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 1000억 필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9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측에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 “협력업체 2000명, 노동자 1만 3000여명, 지역 상권 등 10만명가량의 민생이 무너지고 있다”며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해 긴급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이어 “메리츠와 MBK 경영진 여러분은 채권자이자 투자자의 지위에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해주길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1000억원은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동안 홈플러스를 통해 얻은 수익과 향후 잃게 될 사회적 신뢰를 고려하면 메리츠와 MBK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이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연금공단에 MBK 투자금 회수 검토를 요청해 MBK를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민 위원장은 “긴급운영자금 조달이 시급한 현시점에서 연금공단의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다”며 “이는 MBK에 큰 압박이 될 것이고, 김 이사장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K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 위원장은 “MBK의 반복된 약탈적 금융 행태와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논란을 고려할 때 기존 투자금 회수 문제와 위탁운용사 자격 유지의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최근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오랫동안 회생 기간을 거치며 많은 분들께 어려움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을지로위원회 위원님들이 꼭 잊지 마시고 계속해서 지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의장 불출마’ 하중환 통 큰 양보…대구시의회 갈등 없이 돛 올렸다

    ‘의장 불출마’ 하중환 통 큰 양보…대구시의회 갈등 없이 돛 올렸다

    제10대 대구시의회가 보기 드문 평화적 원 구성을 마치고 의정활동의 돛을 올렸다.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운영위원장 모두 단 한 표의 반대 없이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이뤄지면서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선 하중환 운영위원장의 대의를 위한 결단과 물밑 조율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하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모든 의원들께서 의회의 화합을 위해 뜻을 모아주신 덕분에 원 구성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의원님들이 소신껏 의정활동을 펼치실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고, 소통과 화합의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시의회 내 최대 계파를 이끄는 하 위원장은 당초 의장 출마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같은 지역 출신이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자 의회 내부 갈등과 추경호 시정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불출마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이후 의장 후보들 사이에서 교통정리를 주도하며 막후 조율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6일 열린 의장단 선거에서 임인환 의장이 의원 36명 만장일치로 선출됐고, 이태손·김재용 부의장 역시 이례적으로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이어 열린 상임위원장단 선출에서도 류종우 기획행정위원장, 이재숙 문화복지위원장, 박종필 경제환경위원장, 김태우 건설교통위원장, 이성오 교육위원장이 각각 만장일치나 압도적인 찬성으로 뽑혔다. 하 위원장 역시 찬성 35표, 무효 1표로 선출됐다. 과거 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다선 의원 간 경쟁이 과열됐던 모습과는 달리 의원들 사이에서 “고맙다. 수고했다”는 덕담이 오가는 등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한 시의원은 “하 위원장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내려놓고 시의회 내 협치라는 대의를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원들 사이에서도 한 발씩 양보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여야가 한마음으로 큰 반대 없이 원만한 합의를 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소속 정당이 다르더라도 대구 발전이라는 큰 뜻 아래서 시의회 첫 출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대구시의회에서는 우리가 소수인데도, 하 위원장이 직접 원 구성에 대해 설명하며 협력을 요청했다”고 했다. 하 위원장은 운영위원장 연임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썼다. 의회 살림을 도맡으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운영위원장직을 연임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추 시장과 하 위원장의 각별한 인연이 있다. 하 위원장은 추 시장이 정계에 입문한 2016년 처음 인연을 맺은 뒤 10년 동안 호흡을 맞춰 온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추 시장의 선대위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한 뒤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도 대변인을 맡아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았다. 이로써 하 위원장은 시의회와 대구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협력과 견제라는 균형 감각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의회 곳곳에서 원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자 이익을 양보하고 개인과 여야가 합의를 이뤄낸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 고양시 “빅데이터로 돌봄 사각지대 144명 찾아”

    고양시 “빅데이터로 돌봄 사각지대 144명 찾아”

    경기 고양시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수조사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 144명을 새롭게 발굴해 통합돌봄 서비스를 연계했다. 9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 8일부터 7월 3일까지 장기요양 등급 기각·각하자와 재가급여 미이용자 등 돌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민 1972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44개 동 행정복지센터 통합돌봄 담당 직원들이 대상 가구를 방문하거나 전화 상담을 통해 거주 환경과 건강 상태, 돌봄 제공자 유무, 복지서비스 이용 실태 등을 확인한 결과 144명이 통합돌봄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즉시 서비스를 연계했다. 또 서비스 이용을 거부한 1359명은 ‘잠재 수요자’로 분류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건강 상태가 악화되거나 가족 돌봄에 공백이 생길 경우 필요한 서비스를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서다. 고양시의 통합돌봄 서비스인 ‘고양온돌’은 노인과 장애인 등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던 곳에서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고양시 관계자는 “서비스를 거부한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고양온돌 사업을 알고 있었다”며 “당장 지원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시점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와 모니터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노무현재단 이사 “무섭노? 일베 표현 맞다…전 경상도 사람” 리센느 원이 논란 재점화

    노무현재단 이사 “무섭노? 일베 표현 맞다…전 경상도 사람” 리센느 원이 논란 재점화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에 대해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조수진 변호사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조 변호사는 지난 7일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해당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그 가수의 (다른) 표현 같은 것도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일베식 표현은 맞다고 생각했다”며 “저도 경상도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건 구조적인 문제”라며 “일베식 표현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많이 쓰이고 있고, 청소년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일베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에게 ‘이 문제를 네가 책임져야 된다’, ‘네가 잘못했다’ 등 과도하게 책임을 묻거나 좌표를 찍는 방식이 지금 논쟁이 되는 지점 같다”면서도 “개인만의 책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지적을 안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조 변호사는 “배재고 사태나 스타벅스 홍보 사례처럼 과거 음지에 머물던 문화가 점차 양지로 올라오고 있다”며 “그동안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라도 전면적으로 전쟁이다 싶을 정도의 지적이나 인식, 자각(을 해야 한다). 그 표현의 뿌리가 얼마나 혐오에, 끔찍한 것에 기원하고 있는가 (깨달아야 한다)”라며 “지금이라도 바로잡자는 것이다. 지적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에 공개된 영상에서 비롯됐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는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자택을 찾은 콘텐츠에서 제작진이 “무섭노”라고 말하자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후 일각에서 원이가 일베 말투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방식으로 ‘~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 감독으로 유명한 김현지 PD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원이의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SNS를 통해 각각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정치권으로까지 논쟁이 확산했다.
  • 트럼프 “이란과 전면전은 안 해...공격 빨리 끝낼 것”

    트럼프 “이란과 전면전은 안 해...공격 빨리 끝낼 것”

    나토 정상회의 열린 튀르키예에서 기자회견 “유가 올라도 조기 진정...지금은 공급과잉”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을 이유로 이란과의 종전 협상 파국 가능성을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면전 재개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밤 추가 공격 가능성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장기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자리에서 “어젯밤에 그들(이란)에게 강력한 공격을 가했고, 아마도 오늘 밤 다시 강력히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를 체결한 지 20여 일이 지났음에도 오히려 갈등이 격화되면서 60일간의 협상 기간 동안 최종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며 “그것은 석유를 포함해 모든 것을 더 안전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는 (이란과의 교전으로) 조금 오를 수도 있지만, 이 상황은 매우 빨리 끝날 것이다. 지금은 원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 우리가 모든 선박을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빼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의 새 지도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1∼2주간 행동을 보면 그렇지 않다. (이란과) 합의하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일을 끝내도록 하자”며 협상 결렬을 선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앞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선 이란 지도부를 “쓰레기, 지긋지긋한 사람들”로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종전 MOU가 “끝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편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엑스에서 “종전 양해각서 제5조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책임이 이란에 있음을 명시했다”며 “그런데도 미국은 이 조항에 역행했고 일방적 조치(원유 제재 부활)와 호전적인 공격으로 사실상 합의의 틀(구조)을 통째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국가 이익을 보호하고 주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단호하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롯데 타선이 35안타 21득점 실화?…화끈해진 거인군단, 5할 승률 보인다

    롯데 타선이 35안타 21득점 실화?…화끈해진 거인군단, 5할 승률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타격 부진을 대표하는 팀이었다. 한때 리그 선발 평균자책점 1위의 탄탄한 투수력을 갖추고도 물방망이 타선 때문에 고전했다. 투타 불균형 속에 꼴찌까지 추락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롯데가 달라졌다. 지더라도 점수는 무조건 낸다. 그리고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2경기 도합 35안타 21득점을 폭발시키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11-3으로 대승했다. 전날 10-2 승리에 이어 연이틀 크게 이겼다. 이로써 롯데는 38승2무44패(8위)로 5할 승률 승패마진을 -6으로 줄였고 KIA는 4연패에 빠지며 44승2무39패(4위)가 됐다. 두 팀의 승차는 5.5경기다. 전날 18안타를 몰아쳤던 롯데는 이날도 17안타를 때려내며 KIA 마운드를 맹폭했다. KIA가 약한 선발을 낸 게 아니라 제임스 네일을 내고도 두들겨 맞았다. 네일은 롯데 타선을 당해내지 못하고 3과3분의1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타선이 폭발하는 사이 마운드에서는 나균안이 건실한 투구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나균안은 5와3분의2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고 현도훈, 이이무라 쇼타, 이민석, 김강현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단 1점만 내주며 승리를 지켰다. 전날에는 엘빈 로드리게스가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마찬가지로 타선이 폭발하며 직전 등판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KIA 선발 김태형을 무너뜨렸다. 2연승의 내용이 보통의 2연승과는 결이 달랐다. 최근 롯데의 경기를 보면 후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6월 초반까지만 해도 한화 이글스에 시리즈를 모두 내주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달 16일 SSG 랜더스전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 당시부터 4연속 위닝 시리즈에 힘입어 6월 성적을 12승 1무 12패로 5할 승률을 맞췄고 무엇보다 무득점 경기가 단 2차례 불과했던 점도 고무적이었다. 전반기 막판 일정이 상위권 팀과의 대결이라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두 LG 트윈스와 3위 KT 위즈, 4위 KIA를 상대로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전반기 막판 가장 무서운 팀이 됐다. SSG전을 시작으로 7번의 시리즈 중 6번이 위닝시리즈였다. 반등이 시작될 무렵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제 치고 올라가야 할 타이밍이다. 지금이 우리 베스트 전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김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SSG전부터 롯데는 평균자책점이 3.25(1위)로 막강한 마운드의 힘을 자랑했다. 이 기간 99득점(4위), 185안타(4위)로 타선도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극심했던 투타 불균형도 옛말이 되고 있다. 지난달 롯데가 꼴찌로 처졌을 때 성적은 24승 1무 39패였다. 5할 승률까지 승패마진이 -15라는 엄청난 부진에 빠졌지만 어느덧 5할 승률이 눈에 보이는 수준까지 왔다. 롯데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마저 잡아낸다면 후반기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유럽 6개국에 아르헨·모로코까지 가세… 8강 대진표 완성

    유럽 6개국에 아르헨·모로코까지 가세… 8강 대진표 완성

    이러니저러니 해도 축구는 역시 유럽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8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8개국 가운데 6개국이 유럽 소속이다. 남미 대표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 대표 모로코가 대륙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한국시간) 열린 월드컵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이집트를, 스위스가 콜롬비아를 각각 격파하고 8강에 합류하면서 상호 맞대결이 성사됐다. 월드컵 8강은 10일 프랑스와 모로코를 시작으로 11일 스페인과 벨기에, 12일 노르웨이와 잉글랜드, 스위스와 아르헨티나의 대결로 펼쳐진다.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들의 무패 행진이 화제였고,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소속 10개국 중 9개국이 32강에 진출하는 등 유럽과 남미가 지배해온 축구 지형에 균열이 생기는 듯했다. 그러나 상위 토너먼트로 올라갈수록 유럽 국가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8강부터는 매 경기 결승 수준에 버금가는 맞대결이 줄줄이 예정돼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FIFA 랭킹 10위 이내 팀이 6개국이나 되고 스위스가 14위, 가장 낮은 노르웨이가 19위로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랭킹 꼴찌인 노르웨이조차 엘링 홀란의 무시무시한 득점력을 내세워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막강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다만 유럽 국가가 왕좌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와 남미를 대표하는 모로코와 아르헨티나를 넘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고 있고, 지난 대회 4강 신화를 썼던 모로코 역시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 현대엔지니어링, 美핵심광물 플랜트 시장 진출

    현대엔지니어링, 美핵심광물 플랜트 시장 진출

    현대엔지니어링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호주 핵심광물 개발사 아이오니어가 추진하는 ‘라이올라이트 릿지 리튬·붕소 프로젝트’의 구매 역무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과 카일 하우스바이트 미국 에너지부(DOE) 차관, 김복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이승동 현대엔지니어링 화공사업부장, 제임스 캘러웨이 아이오니어 이사회 의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북미 최대 규모의 리튬·붕소 복합 매장지인 미국 네바다주 라이올라이트 릿지 광산에서 리튬·붕소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20억 달러(약 3조 1000억원)에 달한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의 핵심 원료이고 붕소는 반도체와 세라믹, 고강도 소재 등 첨단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미 에너지부의 10억 달러 대출과 KIND의 투자 등 민관 협력으로 진행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요 기기와 자재 구매 등을 맡는다.
  • “청년 개인회생은 도덕적 해이 아닌 사회적 투자”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청년 개인회생은 도덕적 해이 아닌 사회적 투자”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회생법정 앞에 선 청년 부채의 현실낭비와 절제 부족 보다 사회구조 탓자산 격차가 키운 청년 빚의 악순환생활비 대출 몰리다 범죄 유혹까지은행 수익 뒤에 가려진 채무자 위험개인 회생은 시혜 아닌 재기의 권리‘클린 바우처’로 회생절차 개선해야희망 잃은 청년들 일어설 기회 절실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청년 고용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 불안은 빚 문제로도 번진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의 평균 채무액이 7000만원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월급을 모아 집을 사고 중산층으로 올라선다는 경로도 희미해졌다. 자산 격차가 커지면서 청년들 사이에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중간’에도 가기 어렵다는 좌절감이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좌절이 빚과 쉽게 만난다는 점이다. 생활비와 주거비를 메우기 위한 대출이 쌓이고, 격차를 따라잡으려는 투자와 도박성 선택도 빚을 키운다. ‘청년파산’의 저자 박기태 변호사는 청년 부채를 개인의 낭비나 절제 부족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가 책에서 주목한 것은 빚의 규모보다 빚에 이르는 과정이다.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부담, 생활비 부족으로 시작된 빚은 카드 돌려막기와 고금리 소액대출로 이어진다. 전세사기 피해, 불법 금융, 범죄조직의 유혹이 겹치면 청년은 더 깊은 수렁으로 밀려난다. 그를 만나 청년 부채의 현실과 회생의 해법을 물었다. -요즘 청년 문제가 부각되는 와중에 책이 나온 시점이 공교롭다. “처음에는 빚과 이자 문제를 거시적 관점에서 풀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청년 채무자들의 사례가 워낙 강렬했다. 기성세대나 언론은 청년 부채를 낭비나 투자 실패, 도박으로 쉽게 단정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고 참혹한 현실이 있었다.” -15년간 노숙인 지원 활동을 해 왔다. 회생·파산 분야에 관심을 쏟은 계기였나. “노숙인센터와 로스쿨 시절 법률 상담을 하며 만난 이들의 사정은 제각각이었다. 실직, 질병, 주거 상실 등 벼랑 끝에 몰린 이유는 달랐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남는 문제는 하나, 결국 빚이었다. 빚은 이미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 못하게 붙드는 마지막 족쇄처럼 작용했다.” 박 변호사에게 회생·파산은 빚 정리를 넘어 사람이 다시 사회 안으로 돌아오게 하는 최소한의 통로다. -과거 중장년층의 문제로 여겨졌던 상담실에 왜 청년들이 늘었나. “2021년 무렵부터 20대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사회에 막 들어섰거나 아직 자리잡기도 전인 이들이 학자금 대출, 월세, 카드값, 소액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찾아왔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계급 이동이 어려워진 사회 구조를 이유로 본다. 노동소득만으로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해지면서 일부 청년은 영끌, 공격적 투자, 불법 도박, 사채 같은 위험한 선택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자력 감당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첫 경계선은 어디인가.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을 넘어서는 순간이다. 학자금 대출, 월세, 카드값, 소액대출 이자가 한꺼번에 돌아오면 처음에는 카드 돌려막기로 버틴다. 그러나 연체가 시작되고 독촉이 이어지면 일상적인 노동도 흔들린다. 일을 해도 머릿속은 빚 생각뿐이다. 가족 안전망이 있는 청년은 그 전에 멈출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은 악순환으로 곧장 밀려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청년들은 어떤 상황까지 내몰리나. “빚이 일정 선을 넘으면 돈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력의 문제가 된다. 당장 갚을 돈이 없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흔들린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명의나 통장을 넘기고, 보이스피싱 수거책이나 불법 도박, 해외 범죄조직의 유혹에 노출되는 식이다. 위험을 알아도 멈출 힘이 별로 없다.” 박 변호사는 캄보디아 범죄조직 문제도 언급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상담 현장에서 위험 신호를 보고 있었다. 사채에 시달리다 자살 시도까지 했던 한 청년은 ‘600만원을 준다’는 말에 캄보디아로 갔다가 범죄조직에 구금됐다. 그 청년은 나중에 박 변호사에게 “바닥 밑에 지하, 지하 밑에 지옥이 있었다”고 했다. -청년 부채 문제에서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금융회사는 못 받을 위험까지 계산해 이자를 받는다. 그런데 채무자가 무너지거나 금융사기를 당하면 책임은 개인에게만 돌아간다. 은행의 보안이나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했는지는 제대로 따지지 않고, 결국 ‘왜 속았느냐’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은행은 정부가 허용한 이자사업을 독과점 체제 안에서 해 왔다. 국내 은행권 이자이익은 연간 60조원을 넘었다.” 박 변호사는 “꿀은 은행이 빨고, 위험은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라고 했다. 미국처럼 금융기관에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은행도 보안과 대출 관리에 신경 쓴다는 것이다. -청년 부채와 좌절이 정치적 극단화로도 이어진다고 보나. “청년들의 정치적 선택을 단순히 극단화됐다고만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 2000년대생들은 정보도 많고 자기 처지도 잘 안다. 문제는 자기 자리가 없다고 느낀다는 데 있다. 기성세대가 자산과 자리를 선점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내 몫은 어디에 있나’라고 묻는다.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이 분노로 이어진다.” 그 분노는 냉소, 혐오, 정치적 극단 선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도덕적으로 꾸짖기보다 그 배경을 읽어야 한다는 게 박 변호사의 생각이다. -개인회생 제도가 있어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했다. “우선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인생의 낙인처럼 여기고 끝까지 사채로 버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회생을 고민할 때쯤에는 이미 주머니에 돈 한 푼 없는 상태가 대다수다. 그런데 신청하려면 변호사 비용 등으로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 돈이 없어 제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도는 다시 돈을 요구하는 셈이다.” 그는 책에서 ‘클린바우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클린바우처는 개인회생·파산 절차 비용을 공공이 먼저 지원하고, 이후 회생 절차 안에서 채무자가 갚아 나가게 하는 방식이다. 무상 지원이 아니라 재기 비용을 먼저 빌려주는 구조에 가깝다. -채무조정이나 탕감 논의에는 늘 ‘도덕적 해이’ 비판이 따라온다. “개인회생은 빚을 없던 일로 해 주는 제도가 아니다. 신청 단계부터 비용이 들고, 절차에 들어간 뒤에도 채무자는 3년 동안 최저생계비만 남기고 자기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만큼 갚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원금의 70~80%까지 갚는 사례도 있다. 결코 쉬운 절차가 아니다.” -그렇다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청년들이 개인회생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보나. “당연하다. 많은 청년이 공포 때문에 파산이나 회생 신청을 미루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사채나 돌려막기로 버티는 건 고통의 기간만 늘릴 뿐이다. 법이 정한 회생 제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합법적인 권리다. 국가 입장에서도 청년이 경제 활동을 포기하는 것보다 회생을 통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복귀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회생·파산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낀 경우도 있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무급 휴직을 하다가 카드 돌려막기로 빚이 수천만 원까지 불어난 30대 직장인이 있었다. 회생을 신청하자 반복되던 독촉 전화가 끊겼다. 그 소음이 멈추니 마음이 회복되고 다시 일할 수 있었다. 회생은 빚을 탕감받는 절차가 아니라 다시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고, 정해진 생계비 안에서 생활하면서 소비를 통제하고 규모 있게 사는 법을 익히는 효과도 있다. 노숙인 상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봤다. 파산 면책을 받고 공공근로로 한 달 60만~70만원이라도 벌게 된 사람이 그 돈을 자녀에게 보내고 싶어 했다. 중요한 것은 돈의 액수보다 삶의 의미다. 내가 번 돈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청년 채무 위기를 방치하면 어떤 비용을 치르게 되나. “가장 무서운 대가는 희망의 상실이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며, 범죄조직의 말단으로 흘러 들어가는 비용은 초기에 이들을 구제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청년 부채는 금융 문제이지만 금융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용, 주거, 자산 격차, 가족 안전망, 범죄, 정치 불안이 모두 연결돼 있다.” 청년에게 ‘각자도생하라’고만 말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남기 어렵다. 박 변호사가 말하는 청년파산은 단순히 빚을 갚느냐 못 갚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일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연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최소한의 출발선을 보장할 책임과 의지가 있는지를 재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박기태 변호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같은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도산·손해배상·경제범죄 분야에서 활동하며 회생·파산 사건을 12년째 다뤄왔다. 대학 시절부터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노숙인 지원 활동을 이어왔고 현재 센터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청년 채무자 증가를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파산’을 썼다. 개인회생과 파산을 낙인이 아니라 재기의 권리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박상숙 논설위원
  • [씨줄날줄] 세계 1위 인천공항

    [씨줄날줄] 세계 1위 인천공항

    세계 최초의 국제공항은 1919년 문을 연 영국 런던의 하운슬로 히스 공항이다. 처음엔 프랑스 파리의 르부르제 공항을 오갔다. 르부르제 공항도 1919년 설립됐지만, 현대적 의미의 여객 청사와 출입국 시스템 등을 가장 먼저 도입한 건 하운슬로 히스 공항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했다. 건설 당시 “바닷가여서 안개 때문에 위험하다”, “매립지라 지반이 약하다” 등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인천공항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한민국의 자랑거리가 됐다. 외국을 다녀 보면 인천공항만큼 편리하고 쾌적한 공항을 찾기 힘들다. 인천공항이 올해 1분기 전 세계 국제공항 1234곳 중 국제선 승객 수 1위(1978만 4000명)에 처음 올랐다. 지난 25년간 누적 승객은 10억명을 넘었는데, 국제공항 역사상 유례없는 고속성장이다. 승객 증가를 미리 예상한 선제적 인프라 확장, 첨단기술을 활용한 빠른 수속, 촘촘한 항공 네트워크 등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비효율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공기업이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여기에 한류를 좇는 외국 관광객의 입국 러시와 외국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출국 러시도 국제선 승객 증가에 한몫했을 것 같다. 그러나 잠시라도 한눈을 팔 여유는 없다. 중국의 공항들이 몸집을 키우며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 흑자기업인 인천공항과 적자 상태인 국내 지방공항들의 통합을 정부가 검토하는 것도 우려를 자아낸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합하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출입국 관리 직원이 부족해 수속이 2시간 넘게 걸린다는 외국 관광객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것도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반도체도 그렇지만 1등은 뿌듯하면서도 늘 불안하다. 다만 그것이 1등의 숙명이라면, 한국인은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다.
  •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글로벌 톱3 도시 출발점”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글로벌 톱3 도시 출발점”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민선 9기 서울시정 비전인 ‘글로벌 톱(TOP)3 도시’는 시민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리는 도시”라며 “그 출발점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서울!’ 정책 포럼 축사에서 “20년 전만 하더라도 런던이나 뉴욕, 파리를 떠올리면 요즘 표현으로 ‘넘사벽’이라고 해서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지만 이젠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서울시가 그런 도시와 거의 경쟁할 반열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삶의 질이라는 게 여러 방면에서 달성할 목표들이 설정되겠지만 그중에서도 그 도시가 얼마나 아이를 키우기에 좋은지를 따지는 게 가장 중요한 바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모가 일과 가정을 함께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양육 부담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것이 저출생 문제를 푸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시는 ‘서울아이 동행(童幸) 업(UP)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생부터 시작해 보육·교육·양육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건 정말 탐난다’ ‘전국으로 확산시켜도 정말 좋겠다’는 정책이 서울시에는 매우 많다”며 “저출생 대책에 관해서는 서울시가 아마 전국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사설] 교육교부금, 지금 당장 개편해도 만시지탄

    [사설] 교육교부금, 지금 당장 개편해도 만시지탄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어제 교육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교육감, 전교조, 대학교수, 영유아·평생교육 관계자까지 한자리에 모였는데, 의견들이 엇갈렸다. 토론회장 밖 정부청사 앞에서는 교총·전교조·교사노조연맹 등 3개 교원단체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부금 축소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복잡한 의제가 공론장에 올라온 것 자체로 늦었지만 의미가 크다.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을 논의해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올해 초중고 학생 수는 사상 처음 5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학령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데 내국세 20.79%를 기계적으로 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하는 체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 1인당 교부금은 2016년 716만원에서 2025년 1371만원으로 10년 새 두 배가 됐다. 교실의 멀쩡한 노트북을 바꿔 주는 등 남아도는 교부금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불요불급한 사용처를 억지로 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대학 등록금은 2009년부터 2024년까지 동결되면서 고등교육 재정이 고갈된 상황이다. 조기 퇴직자가 늘고 인공지능(AI) 전환으로 성인 재교육 수요가 폭증하는데도 2024년 기준 교육청 지출액 95조원 중 평생교육 예산은 2000억원에도 못 미쳤다. 교부금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교육당국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 수는 14.6% 줄었지만 학급 수는 0.2%밖에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공방은 이제 매듭지어져야 한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는 2023년에 신설돼 국가장학금과 지역대학 육성 등에 쓰이고 있지만 2030년까지 한시 운영인 데다 실제 순증 재원이 3조원 수준에 그쳤다. 교육교부금은 1970년대 나라가 가난해도 교육환경만은 지키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인재를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온 한국의 성장 모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현실에 맞게 쓰임새가 손질돼야 한다.
  • [사설] ‘오징어 게임’ 된 한국 증시… 변동성 대책 서둘러야

    [사설] ‘오징어 게임’ 된 한국 증시… 변동성 대책 서둘러야

    한국 증시의 변동성에 대해 해외에서조차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징어 게임이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극심한 변동성 탓에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1년간 코스피는 165% 급등하며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불안은 커진다. 상반기 코스피는 하루에도 급등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반복했다. 장중 변동폭은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가장 컸고,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건수도 2만 9357건으로 반기 사상 최대였다. 그제 삼성전자의 역대급 2분기 실적이 나왔는데도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증시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어제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4%, 5.6% 급락 마감하며 ‘검은 수요일’을 기록했다. 호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고 악재에는 더 크게 흔들리는 시장을 건전한 투자처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변동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반도체 ‘투톱’ 쏠림, 그리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과열이 있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다 보니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반도체 고점 논란과 중동 리스크가 겹쳤다지만, 일본·대만보다 유독 코스피 낙폭이 컸던 것은 한국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초 단 4거래일 동안 두 종목 레버리지 ETF를 1조 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올 상반기 1000억 달러 넘게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달 신용융자 잔액은 37조 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급락장에서는 빚투가 반대매매로 이어져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 특히 걱정스럽다. 여기까지 온 데에는 당국의 안이한 레버리지 상품 출시 허용과 사후 관리 책임이 크다. 해외로 향하던 투기적 수요를 국내로 돌리려다 시장 전체의 변동성만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당국은 연일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열고 보완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후회가 나온 지 보름이 지났다. 그런데도 당국의 구체적 대응은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1만 시대’ 기대가 나오던 시장이 이제는 70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한국 증시가 세계시장의 눈에 오징어 게임과 카지노처럼 비치고 있다면 더는 방치할 일이 아니다. 투기판이 아니라 건전한 시장으로 되돌릴 안전장치가 시급하다.
  • ‘가짜뉴스법’ 시행 첫날 김어준 유튜브 채널 신고 당했다

    ‘가짜뉴스법’ 시행 첫날 김어준 유튜브 채널 신고 당했다

    이른바 ‘가짜뉴스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지난 7일 시행된 가운데,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이 ‘가짜뉴스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신고당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개정 정통망법 입법 취지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례”라며 김씨의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영상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가 신고한 영상은 2020년 4월부터 10월 사이 ‘딴지방송국’ 채널 내 ‘다스뵈이다’ 코너에 게시된 일부 영상들이다. 김씨는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이 2020년 4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이 전 기자가 이씨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걸로 끝이다’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의 이러한 글은 법원에서 허위 사실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그는 해당 글을 올린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이 전 기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강요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2023년 1월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기자는 2022년 2월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 성북경찰서에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현재 김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씨 측은 “최 전 의원이 작성한 페이스북 글을 사실로 믿었고, 믿을 만한 상당한 정황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14일 열린다. 한편 전날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SNS와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대해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와 운영 정책을 마련하는 등 자율규제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한국 잠수함, 성능 좋아도 또 탈락”…우크라의 뼈아픈 분석, 이유는? [밀리터리+]

    “한국 잠수함, 성능 좋아도 또 탈락”…우크라의 뼈아픈 분석, 이유는? [밀리터리+]

    캐나다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선정하면서 한화오션이 1년 사이 두 차례 해외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이 빠른 납기를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독일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7일(현지시간) 이번 결과를 한화오션이 최근 12개월 사이 겪은 두 번째 연속 잠수함 수주 실패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두 후보 모두 군사적 요구를 충족했고 한국 안이 납기에서도 앞섰는데도 캐나다가 독일을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성능과 인도 일정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나토 연계 운용과 산업·정치적 이해가 최종 판단에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캐나다 정부는 한화오션의 KSS-Ⅲ 배치Ⅱ와 TKMS의 212CD급을 최종 후보로 검토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두 업체 모두 군의 요구를 충족했으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2032년 첫 잠수함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4척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매년 1척씩 추가해 전체 12척을 2043년까지 넘긴다는 일정이었다. 회사는 캐나다 현지 산업과 무역을 아우르는 대규모 협력안도 함께 내놨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폴란드 오르카 사업에서 스웨덴 사브에 밀린 데 이어 캐나다에서도 유럽 업체에 패했다는 점을 뼈아픈 대목으로 짚었다.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인정받더라도 나토 중심의 공동 운용망과 정치적 연대까지 넘지 못하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비슷한 결과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납기 경쟁은 한국 우세…2035년까지 5척 제안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도입하는 212CD급을 제안했다. 당초 2036년까지 초기 4척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두 나라가 자국 발주 물량의 생산 순서를 조정하면서 이를 2034년까지로 앞당겼다. 한국이 첫 인도 시점에서는 유리했지만 초기 전력화 격차는 줄어든 셈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캐나다의 결정을 단순한 기종 비교가 아니라 동맹 구조의 문제로 봤다. 212CD급은 독일과 노르웨이가 이미 공동 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한 플랫폼이다. 캐나다가 이를 도입하면 나토 회원국들과 군수 지원과 훈련, 정비 체계를 공유하기도 쉽다. 카니 총리도 212CD급이 북극해 작전에 적합하고 나토 체계와 완전히 호환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사업을 캐나다·독일·노르웨이를 수십 년간 묶는 전략적 협력으로 평가했다. TKMS는 캐나다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약속했다. 캐나다는 현재 영국에서 중고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운용한다. 노후 함정의 퇴역을 앞둔 만큼 전력 공백을 막을 납기와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할 공급망이 모두 중요하다. 최대 12척 도입이 현실화하면 캐나다 잠수함 전력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난다. 빠른 납기보다 나토·산업협력 택했나 이번 결과를 한국 잠수함의 성능 부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캐나다가 두 제안을 모두 경쟁력 있는 안으로 평가한 만큼 현지 산업 참여와 동맹 협력, 장기 운용 체계가 승부를 갈랐을 가능성이 크다. 독일은 나토 회원국이라는 점과 유럽 내 공동 생산 기반을 앞세웠다. 캐나다가 유럽 방산 협력을 확대하는 상황도 독일 안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평가 항목별 배점이나 두 업체의 세부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KSS-Ⅲ 배치Ⅱ의 장거리 작전 능력과 빠른 납기, 대규모 산업 협력안을 내세웠지만 폴란드와 캐나다에서 연이어 선택받지 못했다. 해외 잠수함 시장에서는 플랫폼 경쟁력뿐 아니라 동맹과 공급망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캐나다와 TKMS의 최종 계약은 아직 남아 있다. 양측은 가격과 납기, 투자 조건 등을 놓고 본협상을 진행한다. 계약 체결 목표 시점은 2026년 말에서 늦어도 2027년 말까지다. 협상이 결렬되면 캐나다가 한화오션과 협상을 시작할 여지도 남아 있다.
  • 배재고 근조화환 비판한 하림 “내가 일베라고? 5·18 유족이다”

    배재고 근조화환 비판한 하림 “내가 일베라고? 5·18 유족이다”

    서울 배재고등학교 앞에 학생들을 향한 극단적인 문구를 담은 근조화환을 보내는 일각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 싱어송라이터 하림(50)이 자신을 향해 쏟아진 비난에 “유치한 진영 싸움”이라고 응수했다. 하림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누군가는 나에게 ‘일베’라 하고, 동시에 ‘좌파’라 손가락질한다”면서 “나는 그들 사이에서 5·18 유족이자 좌파였다가 동시에 일베가 됐다.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광주 출신인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삼촌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인에게 폭행을 당한 뒤 평생 후유증을 겪다 세상을 떠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다들 왜 별 유명하지도 않은 가수를 자기편으로 생각하고 싶어 안달일까”라며 “이쪽저쪽 너무 끌어당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배재고 앞에 놓인 근조화환을 비판한 것에 대해 “거리의 혐오를 걱정하고 스러져간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에 어떤 명함이나 자격은 필요 없다”면서 “내가 ‘누구’라서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말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하림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아이들의 학교 앞에까지 근조화환을 보낸다”면서 “죽음을 연상시켜 받는 이의 기분을 망치겠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배재고 앞에 각종 비난과 조롱의 문구를 담은 근조화환과 학생들을 응원하는 화환이 늘어서서 ‘진영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그 혐오의 잔재 사이를 뚫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겠는가”라며 “세상은 원래 이렇게 서로를 미워하는 곳이라고 아이들이 무의식중에 학습하게 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를 외쳐 6개월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기로 했다. 배재고는 재심 신청서와 함께 교직원들의 탄원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재심이 접수되면 심의가 열리기까지는 최소 2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배재고 선수단과 교직원은 지난 6일 광주일고를 찾아 공식 사과하고 화해했다. 광주일고 측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며 야구협회에 선처를 요청한 바 있다.
  • [단독] 정부 “정유사, 손실 없으면 보상 없다”…가격 조정 ‘이중적 행태’ 철퇴 [강 기자의 세종실록]

    [단독] 정부 “정유사, 손실 없으면 보상 없다”…가격 조정 ‘이중적 행태’ 철퇴 [강 기자의 세종실록]

    전쟁 직후 11일 만에 200원 올리고 종전 직후 11일 만에 20원 ‘찔끔’ 하락 10배 차이…‘2~3주 시차’ 변명 무색 “트럼프 만세, 100원 더” 정유사 기소 정부, 보고 체계 허점 노출… 정비 필요 정유사, 상식 동떨어진 대응·신뢰 파괴 손실 호소 전에 반성·국민에 사과부터 검찰이 6일 발표한 국내 정유사들의 담합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전쟁으로 자원 공급망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 이들은 대화방에서 “트럼프 만세”를 외치며 가격 인상을 반겼습니다. 수조원대 이익을 노린 담합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고 주유소마다 긴 줄을 세웠으며 산업 현장 곳곳을 혼란과 마비에 빠뜨렸습니다. 종전 직후 ‘전광석화’처럼 석유 가격을 끌어올렸던 정유사들은 정작 종전이 공식화된 뒤에는 ‘느림보’처럼 가격을 내리는 데는 한없이 더뎠습니다. 그 모습은 국민의 울화통을 다시 한번 자극했습니다. 정유사들이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담합했을 것이라는 의심은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전쟁 직후 주유소에 재고 없다더니 정유사 며칠 후 공급가격 대폭 인상1차 최고가 시행 후에도 가격 인상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분석 결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쟁 발발 전날인 2월 27일 ℓ당 1692.58원에서 불과 11일 만인 3월 10일 1906.85원으로 200원(214.37원) 이상 급등했습니다. 일부 지역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400원 이상 치솟은 곳도 속출했습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597.24원에서 휘발유보다 더 비싼 1931.62원으로 300원(334.38원) 넘게 뛰었습니다. 검찰 조사와 업계 취재 결과, 당시 정유사들은 전쟁 직후 주유소에 “공급할 재고가 부족하다”고 통보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공급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소비자와 직접 마주하는 최전선에 있던 주유소들은 이런 내부 사정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비난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시장 지배력을 가진 정유사들의 이런 대응이 반복되면서 지방의 영세 주유소들은 소비자 이탈과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폭등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고, 산업통상부가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격을 통제하는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3월 13일 이후에도 일부 주유소에서는 수백원대 가격 인상이 이어졌습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에 정유사로부터 비싼 가격으로 들여온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국가적 위기를 ‘한몫 잡을 기회’로 삼아 가격 인상 행렬에 편승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습니다. 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대 하락에도‘찔끔 인하’ 국내유가 1900~2000원대반면 지난달 17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상황은 정반대였습니다. 종전 11일 뒤인 6월 2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009.08원에서 1987.57원으로 21.51원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경유도 같은 기간 2004.08원에서 1978.49원으로 25.59원 내렸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불과 11일 만에 200원 넘게 치솟았던 기름값이, 종전 이후에는 같은 기간 겨우 20원 안팎 내리는 데 그친 것입니다. 상승 속도와 하락 속도가 약 10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 셈입니다. 국제유가는 종전 합의와 함께 배럴당 70달러대로 빠르게 안정됐지만 국내 주유소 가격은 달랐습니다. 종전 서명 후 열흘이 지난 지난달 27일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당시에도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96.10원, 경유는 1987.13원으로 여전히 1900원 후반대를 유지했습니다. 국제유가는 빠르게 내려왔지만 국내 기름값은 소수점 단위의 ‘찔끔 인하’만 반복하며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미 있는 가격 하락은 정부가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휘발유·경유·등유 등 전 유종의 공급가격을 ℓ당 150원씩 인하한 이후에야 나타났습니다. 시행 열흘 뒤인 7월 7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91.96원, 경유는 1879.13원으로 각각 약 104원, 108원 떨어졌습니다. 정부가 공급가격을 강제로 낮춘 뒤에야 100원 넘는 인하가 이뤄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종전이라는 시장 환경 변화만으로는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고, 정부의 가격 통제가 이뤄진 뒤에야 비로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의 인하가 나타났다는 점은 곱씹어 볼 대목입니다. ‘2~3주 시차’ 반영, 유가 오를 땐 안하고내릴 땐 정석대로? 소비자 불만 쇄도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비롯한 산업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하는 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서 70~80달러대로 떨어졌는데도 국내 기름값이 1900~2000원대를 유지한 이유에 대해 일관된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도 평시 5달러 안팎에서 20달러 수준까지 확대돼 국제유가가 75달러라고 해도 실제 도입 원가는 95달러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2~3주간의 시차 반영과 1500원이 넘는 환율도 거론됩니다.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을 구매해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2~3주의 시차가 발생하고, 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도 가격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국제가격 하락이 곧바로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공급가격이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인상됐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된 뒤에는 ‘2~3주의 시차’가 반복해서 강조됐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올릴 때와 내릴 때 적용되는 속도가 왜 이렇게 다른지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이유입니다. 결국 ‘올릴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라는 정유사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일부 정유사의 가격 결정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의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검찰은 현재 현대오일뱅크와 가격결정부서 직원 2명을 기소한 상태입니다. 검찰 조사, 손실보상 중요 기준될 듯정유사 “석유제품 기준·기회비용 반영”업계 3조 이상 보상 추정에 정부 ‘냉담’ 정부 “원가 기준으로 손실 여부 결정”“허위 보고·조작 시 과태료·행정처분”“단 檢 조사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 내용”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정유사들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민 세금으로 이를 보전해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정유사들이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한 생산·내수·수출 관련 일일 보고 내용과 내부 관리 자료가 서로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실 보전 규모가 과장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정산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산업부는 “손실이 없으면 보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복수의 산업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과 상관없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과 고시가 정한 대로 원가 기준에 따라 손실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손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검찰 수사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검찰이 수사 중인 담합 의혹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안인 만큼,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에는 정유사 공급가격이 동결돼 이번 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는 향후 정유사 손실보상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정유사들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 달라며 국제유가뿐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 한국산 정제유에 붙는 프리미엄, 관세, 수입부과금까지 모두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최소 3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산업부는 정유사가 실제 부담한 ‘제조원가’를 기초로 손실을 따져야 하고 실제 발생하지 않은 기회수익까지 국민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원가에 기반한 원유 도입가, 생산 비용, 최소한의 마진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죠. 정부는 손실 보상에 대비해 예비비 4조 2000억원을 편성해 둔 상태입니다. 산업부는 검찰이 확보한 정유사 직원들의 대화방 내용만으로 담합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대신 정유사들이 그동안 정부에 제출한 생산·내수·수출 관련 일일 보고 자료와 내부 자료가 일치하는지, 손실보상을 위해 제출하는 회계자료와 원가 산정 근거가 사실에 부합하는지 등을 손실 정산위원회에서 면밀히 검증할 계획입니다.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제출 자료가 사실과 다를 경우에는 국민 세금으로 보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판단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보고 체계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며 허위 보고나 자료 조작 등이 확인될 경우 과태료 부과나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정유사, 손실보상 아닌 토해내야”담합 최소 14조…부당이익 환수 수조원 예상검찰은 오히려 정유사들이 손실을 보상받을 처지가 아니라, 담합으로 얻은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할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전쟁 발발 6일 뒤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일방 통보한 공급가격은 평균 40%가량 급등했습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 12%, 경유 28%, 등유는 무려 80%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가격 정보를 교환하며 공급가격을 대폭 올렸고, 이후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이에 맞춰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정유 4사는 상당한 규모의 원유 재고를 확보하고 있었던 만큼 원가 상승 압박이 크지 않았는데도, 모든 회사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동시에 공급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입니다. 정유사들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석유제품 가격 급등의 수혜를 입으며 약 1조 5000억원의 이른바 ‘전쟁 특수’를 누렸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전쟁 발발 약 2주 뒤부터 국제 가격 상승이 국내 공급가격에 반영됐던 반면, 이번에는 가격 인상 시점이 훨씬 빨랐다는 점에서 검찰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유사 직원이 대화방에서 “오늘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이라며 적은 것도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검찰은 정유사들의 담합이 중동 전쟁 이전인 2024년 7월부터 이어졌으며,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직접 담합 규모만 약 14조 2000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정유 4사의 가격 인상 효과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26조원 규모의 담합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물론 이 규모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기초한 추산으로 향후 재판 과정에서 다퉈질 사안입니다. 다만 검찰 판단이 법원에서도 인정된다면, 정유사들이 정부에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것과 별개로 담합에 따른 막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신뢰 잃은 정유사, 국민 공감 얻는 노력 필수 정부 검증 체계 미흡…책임 미루지 말아야실제 담합 여부와 규모는 앞으로 재판을 통해 최종 가려질 것입니다. 다만 이번 수사로 그동안 정유사들이 정부와 언론, 국민을 상대로 해온 설명의 신뢰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국민들이 정유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산업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 시점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시한인 60일 정도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되고 원유 공급 불안이 해소되면 언제든 최고가격제를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8차 석유 최고가격제는 4주 뒤인 이달 25일쯤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지난주 첫 회의를 연 손실정산위원회도 8월 말 정유사들이 제출한 손실 산정 자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합니다. 정유업계는 전쟁 종료와 최고가격제 해제 이후인 하반기에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국민이 먼저 듣고 싶은 말은 손실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위기 때마다 반복돼 온 ‘올릴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라는 행태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일 것입니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는 석유 수급 보고 체계의 허점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전쟁 당시 정유사들이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한 생산·내수·수출 관련 일일 보고는 법적 의무가 아니었고, 제출된 자료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체계도 미흡했습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매일 들어오는 자료를 어떻게 모두 검증하느냐”며 서로 책임을 미룰 일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보고 체계와 검증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정유업계의 모든 노력을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쟁 기간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원유를 확보하고 새로운 수입선을 찾으려 애쓴 노력은 분명 평가받아야 합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한 판단이었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대응이었든, 위기 속에서 공급망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 것은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자산은 신뢰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신뢰는 한순간의 거짓 보고와 담합 의혹, 그리고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대응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정유업계에는 윤리와 투명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정부에는 허술한 관리 체계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전쟁이 다시 찾아오더라도 국민은 정부와 기업을 믿고 위기를 함께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청계산, 도심을 굽어보는 매의 비상 [두시기행문]

    청계산, 도심을 굽어보는 매의 비상 [두시기행문]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에 걸쳐 솟아 있는 청계산(618m)은 서울 시민들에게 가장 친근하고도 사랑받는 산 중 하나다. 산의 이름은 산세가 맑고 푸르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는데, 그 이름처럼 사계절 내내 짙은 녹음과 맑은 기운을 내뿜으며 도심 속 거대한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높고 험준한 산세보다는 완만하고 정겨운 숲길이 이어져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진산이다. 청계산의 실질적인 정상은 망경대(618m)이지만, 일반적인 산객들이 발걸음을 향하는 상징적인 정상은 단연 ‘매봉(582.5m)’이다. 등산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코스는 단연 원터골 입구에서 시작되는 길이다. 원터골에서 시작하여 옥녀봉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오르면 비로소 매봉에 닿게 된다. 이곳 매봉 정상석 앞은 청계산을 찾은 이들이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는 명소이며, 정상에 서면 강남 일대의 빌딩 숲과 멀리 관악산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시원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청계산 산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산 곳곳에 숨겨진 볼거리들이다. 특히 원터골에서 매봉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돌문바위’는 바위 사이를 통과하며 산의 정기를 받는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또한 산 정상부 능선 길은 나무가 우거져 도심의 소음을 차단하며, 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숲을 수놓는 야생화와 울창한 나무들은 청계산을 단순히 산행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무대로 만들어준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청계산 입구의 활기찬 먹거리 타운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행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줄 두부 요리나 따뜻한 보리밥 정식은 청계산을 찾는 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갓 구워낸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며 일행과 함께 산행의 여운을 나누는 시간은,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정겨운 음식점들과 카페들이 밀집해 있어 산행 후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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