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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버이날이 더 슬픈 사할린 귀국동포들

    어버이날이 더 슬픈 사할린 귀국동포들

    서울까지 비행기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수십년을 살았다.1990년대 초 타향살이에 지쳤다며 자녀, 손자들을 두고 혼자 혹은 배우자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며 산다. 영주권을 취득해 귀국한 사할린 동포 1세들의 얘기다. “무슨 날인지 모르고 지내는 게 편하지. 말하면 뭐해. 애들이 더 보고 싶기만 하지.” 99년 영주 귀국한 이정희(77) 할머니. 어버이날을 앞두고 사할린에 두고 온 가족들이 더 그립다.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요양시설인 대한적십자사 산하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지내고 있는 할머니는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늘 한 구석이 빈 듯하다. “죽어도 고국 땅에 묻히고 싶어서 왔지. 여기 시설도 만족하고. 근데 사람 마음이란 게 참 재밌지. 한국에 오니까 이제는 자식들이 눈에 밟혀.” # 몸은 편해도 마음 한구석은 늘 허전 침대 머리에는 영주 귀국을 기다리다 96년 먼저 세상을 뜬 남편의 사진이 전부다. 귀국했을 때 많은 사진을 챙겨왔지만 다시 사할린으로 돌려보냈다. 이곳에서 죽고 나면 영영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복지회관 내 최고령자인 정언년(95) 할머니는 경기도 안산에 함께 귀국한 아들이 있지만 사할린에 두고 온 두 딸이 늘 그립다. 귀국 초기에는 그렇게 반기던 친척들도 지금은 발길이 뜸하다. 그럴수록 혈육은 더 그리워진다. 낙이라고는 매월 생활비로 나오는 4만 5000원을 아껴 전화로 딸의 목소리를 듣고 사할린행 비행기표 값을 모으는 것이다. 정 할머니는 “산천초목은 저렇게 젊은데 나는 늙어가기만 한다.”면서 “자식도 못보고 눈을 감게 생겼는데 지금 한국에 와 살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사할린 동포1세들은 대부분 일제 때 강제 징용으로 이주해 종전 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다.1989년부터 한·일 양국이 사할린 동포 지원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94년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자를 위한 요양원을 짓기로 해 99년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이 문을 열었다. 10여년 동안 귀국한 동포들은 1000여명에 이른다. 인천 복지회관에서 지내는 동포는 85명. 그들 중 매년 한두 명은 사할린에 다니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렇게 고국 대신 가족을 선택한 사람이 지금까지 11명이다. # 매년 1~2명은 사할린갔다 안돌아와 인천에 사할린 동포를 위한 복지회관이 문을 연지 햇수로 8년. 하지만 지역주민 대부분이 복지회관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 그래서 복지회관은 오는 11일 사할린 동포 1세들과 지역 주민들의 화합의 장을 준비 중이다. 이날은 연예인 봉사단의 공연과 함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다. 처음 복지회관 입소 조건이 독신이었기 때문이 4쌍의 부부가 국적을 취득할 때도 호적 정리를 못하고 법적으로 미혼으로 살아왔다.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김금학(88) 할아버지는 “반세기 넘게 함께 해서 그런지 특별히 떨리지는 않는다.”면서 “사할린과 북한에 있는 자식들도 함께 하면 좋을 텐데….”라며 말을 흐렸다. 김주자 관장은 “아버지·형제들과 한번, 자녀·손자들과 또 한번, 이렇게 두번의 이산을 겪은 이들인 만큼 좀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어린이 꿈은 이루어진다] 모처럼 도시락싸고 가족나들이 떠나볼까? “와~”

    [어린이 꿈은 이루어진다] 모처럼 도시락싸고 가족나들이 떠나볼까? “와~”

    가족 나들이 가는 날. 모두들 행복한 꿈을 꾸며 긴 잠에 빠져 있는 새벽. 엄마는 일찍 일어나 부엌에서 분주하다. 구수한 밥 익는 냄새, 무엇인가를 열심히 다듬는 칼질 소리…. “뭐하러 도시락까지 챙겨요. 그냥 나가서 사먹지.” 뒤늦게 일어나 던진 무심한 딸의 말에 엄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그래도 나가서 우리끼리 앉아 오순도순 얘기하며 먹는 게 얼마나 맛있고, 행복하겠니.” 바쁜 일상을 쪼개 만든 나들이. 온가족이 한 상에 모두 모여 밥 먹을 기회가 만들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잠 좀 줄이고 사랑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깟 ‘귀차니즘’쯤이야. 푸드스타일리스트 송윤희씨는 “도시락을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죠. 밥에 뿌려먹는 양념과 부순 김을 넣어 아무렇게나 뭉침 주먹밥이나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꺼내 샌드위치를 싸도 좋습니다. 먹을 때 손이 많이 가지 않게 만드는 세심함은 필요하죠.”라고 조언한다. 주먹밥을 만들 때는 한 입에 쏙 들어갈 크기로 만들고, 샌드위치는 양쪽 옆 갈색 부분을 잘라낸다. 야외에서 이것저것 많이 펼쳐놓고, 먹기 불편하면 먹는 데 신경쓰느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질지도 모른다. 주먹밥을 작은 은박지에 하나하나 담으면 보기에도 좋고, 주먹밥끼리 뭉칠 걱정도 없다. 샐러드는 드레싱을 따로 담아야 샐러드 물이 흥건해져 야채가 눅눅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르신을 위한 도시락은 약간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를 넣어보자. 양배추, 양상추, 깻잎, 머위, 미역 등으로 구수한 쌈밥을 준비한다. 서양식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의 입을 즐겁게 한다. 햇살 좋은 봄날 나들이를 위한 도시락, 한번 만들어보자.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머위쌈 재료:머위 적당량,조갯살쌈장(조갯살 150g, 참기름 1큰술, 된장 1/4컵, 물 1/4컵, 파 1/2대, 청고추·홍고추 각 1개, 고춧가루·설탕·깨소금 각 1/2큰술, 마늘 1큰술, 생강즙 1/2작은술) 만드는법:(1)된장과 물을 믹서에 갈아둔다.(2)참기름에 조갯살을 버무려 볶는다.(3) (1), 파, 풋고추, 홍고추, 설탕, 깨소금, 고춧가루, 마늘, 생강즙을 차례대로 넣고 한번 더 볶아 조갯살쌈장을 만든다.(4)머위를 끓는 물에 데쳐 낸다.(5)넓게 편 머위에 밥을 넣고 쌈장을 올려 한 입 크기로 감싼다. 단호박 찹쌀밥 재료:단호박 작은 것, 찹쌀, 현미 등 입맛에 맞는 곡류 만드는법:(1)깨끗이 씻은 곡류를 따뜻한 물에 1시간 정도 불린다.(2)단호박 속을 숟가락으로 파낸다.(3) (2)에 불린 쌀을 넣고 (1)을 올린다.(4)(3)에 물을 자작하게 넣는다.(5)밥솥에 남은 쌀을 넣고 물을 찰랑하게 부은 뒤 단호박을 올리고 찐다.(6)밥이 다 되면 뜸을 들인 뒤 단호박을 꺼내 완성. 멸치초밥 재료:초밥 100g, 멸치 100g, 김 2장,멸치양념장(고춧가루 1작은술, 고추장 2큰술, 물엿 1큰술, 설탕 1/2큰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만드는법:(1)멸치는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려 눅눅함을 없앤 뒤 양념장에 버무린다.(2)김을 살짝 구워 잘게 부순 후 초밥에 버무린다.(초밥은 17면 중간 ‘초밥 만드는 법’ 참조) (3)틀을 이용해 모양을 낸 뒤 위에 양념 멸치를 얹는다. 치킨샌드위치 재료:식빵, 닭가슴살 200g, 샐러리 1대, 양파 1/3개, 통깨 1/2큰술, 마요네즈 4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법:(1)빵 안쪽에 버터양겨자소스를 바른다.(2)닭가슴살은 소금, 통후추를 넣고 삶은 후 잘게 다진다.(3)샐러리, 양파도 잘게 다진다.(4)손질한 내용물은 마요네즈에 버무린 후 소금, 후추 간을 한 뒤 빵에 올린다. 푸실리 샐러드 재료:푸실리 코르티 200g, 파프리카, 옥수수캔, 참치통조림, 방울 토마토,소스(마요네즈 200g, 우유 1/2컵, 연유 1큰술, 우스터소스 4큰술, 레몬즙 3큰술, 씨겨자 1큰술, 소금 1/3작은술, 후추) 만드는법:(1)물이 끓으면 푸실리를 넣어 삶는다.(2)소스를 버무려 놓는다.(3)먹기 좋게 썰어놓은 야채와 나머지 소스를 넣고 잘 섞어 담아낸다. 닭꼬치 재료:닭다리살, 간장, 정종, 설탕을 같은 분량으로 준비. 땅콩가루 약간 만드는법:(1)닭다리는 살만 발라 한입 크기로 썬다.(간편하게 닭안심이나 가슴살을 이용해도 좋으나 맛은 약간 떨어진다.) (2)움푹한 냄비에 간장, 정종, 설탕을 모두 넣고 닭에 양념이 배도록 중불에서 서서히 조린다.(3)식힌 후 꼬치에 보기 좋게 꽂아 땅콩가루로 마무리한다. 베이컨말이 재료:베이컨, 떡볶이떡, 비엔나소시지, 청피망, 소금, 후추 만드는법:(1)떡볶이떡을 소금간한 끓는 물에 데쳐 말랑하게 한 후 찬물에 헹궈 끈적임을 없앤다.(가래떡을 이용해도 좋다.) (2)소시지를 2등분하고, 청피망은 채썰어 소금, 후추 간을 해 살짝 볶는다.(3)베이컨에 말아 꼬치로 고정하고, 팬에 노릇하게 구워낸다. 초밥 재료:쌀 3컵, 다시마 10㎝, 물 31/3컵, 정종 1큰술, 맛술 2큰술,삼배초(식초 5큰술, 설탕 11/2큰술, 소금 1큰술) 만드는법:(1)다시마를 1시간 정도 불린다.(2)쌀을 씻은 후 체에 밭쳐 물을 뺀다.(3)밥솥에 쌀과 다시마국물, 정종, 맛술을 넣고 밥을 짓는다.(4)냄비에 식초, 설탕, 소금을 넣고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끓인다.(5)밥을 넓게 펴고 삼배초를 섞은 후 주걱을 세워 자르듯이 섞으면서 부채질을 해 짧은 시간에 식힌다.(젖은 행주로 덮어 밥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참치 샌드위치 재료:크로와상, 참치 1캔, 레몬즙 1작은술, 양파 1/2쪽, 사과 1/2쪽, 샐러리 1대, 피클 1개, 삶은계란 2개, 마요네즈 3큰술, 씨겨자 1큰술,버터겨자소스(버터 3큰술, 양겨자 1큰술) 만드는법:(1)실온 상태의 버터에 양겨자를 넣어 잘 섞는다.(2)크로와상을 반으로 갈라 안쪽에 버터겨자소스를 바른다.(3)참치는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고, 양파는 찬물에 담가 매운 맛을 제거한 후 꼭 짜둔다.(4)사과, 샐러리, 피클, 양파를 모두 잘게 다진다.(5)썰어놓은 재료와 참치를 모두 마요네즈와 씨겨자에 잘 버무린다.(6)완성된 내용물을 빵 안에 넣고 양상추, 토마토 등을 곁들여 완성. 캘리포니아롤 재료:초밥 100g, 김 1장, 날치알 1큰술, 통깨 1큰술, 오이 1/2개, 아보카도 약간, 마요네즈 약간, 게맛살 1개, 물 조금 만드는법:(1)오이는 돌려깎기한 후 채썬다.(2)아보카도는 칼집을 넣어 옆으로 살짝 비틀어 반으로 나눈 뒤 저며 썬다.(3)맛살은 얇게 찢어 마요네즈에 버무린다.(4)랩을 이용해 누드깁밥이 되도록 말아 한 입 크기로 썬다.(5)날치알, 깨 등으로 장식한다. 월남쌈 재료:라이스페이퍼 20장, 칵테일새우 100g, 닭안심 150g, 파프리카, 깻잎, 부추, 숙주, 코리엔더 등 입맛에 맞는 채소 만드는법:(1)새우는 해동시켜 레몬을 조금 넣은 물에 살짝 데친다.(2)닭안심은 소금, 후추, 정종으로 밑간한 뒤 팬에 노릇하게 구워 먹기 좋은 크기로 어슷썬다.(3)나머지 채소류도 먹기 좋게 도톰하게 채썬다.(4)뜨거운 물에 10여초 불린 라이스 페이퍼 위에 준비한 재료를 놓고 양옆을 접은 다음 돌돌 말아 길쭉한 모양으로 싼다.(5)그대로 내거나,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피시소스, 스위트 칠리 등 원하는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부처님 오신날, 김천 청암사에서 욕심을 비우다

    비구니 도량 김천 청암사의 아침 ‘모든 것이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라’어둠이 있어야 빛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세상의 빛을 위해 그늘에서, 어둠에서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이 있는 도량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있던 분노와 응어리가 저절로 녹아든다. 오색 연등이 파란 5월의 하늘을 수놓고 있는 이맘때 우리가 사찰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구니 도량으로 알려진 경북 청암사의 아침을 느껴본다. 부처님 오신 날인 사월초파일. 불자건 아니건 초파일에는 인근 사찰을 한번쯤은 찾아보는 게 우리의 습관일 것이다. 경북 김천은 직지사를 비롯해 청암사, 수도암, 신흥사, 봉곡사, 계림사 등 유명한 사찰들이 많은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비구니 사찰로 알려진 청암사를 찾았다. 애틋한 사연과 아름다운 절의 모습이 초파일에 들러보기에 제격이다. 또한 청암사에서 수도산(불령산) 정상을 향해 50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수도암 또한 고즈넉한 사찰이다. 경북 김천에서 단아하고 조용한 사찰을 여행을 떠나보자. 글 사진 김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셀수 없이 많은 별들이 까만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새벽 3시. 파르라니 깎은 머리, 앳된 얼굴의 스님이 “똑똑똑∼”청아한 목탁 소리로 모두가 잠들어 있는 고요를 깨운다.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수 겹의 나뭇결이 아름다운 선방에 하나 둘씩 불이 밝혀진다. 청암사의 새벽은 늘 그렇듯 이렇게 시작한다. 새벽 별이 아직도 가득한 지금, 잠의 수렁에 빠져있는 속세의 인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의 하루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을 몰아낸다. 고요한 산사의 밤을 깨우는 종소리와 함께 단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누구인가를 찾고자 하는,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위한 염원을 담은 비구니들의 구성진 법문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계곡에 피어오르는 새벽 안개처럼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비구니들이 모여 용맹정진하는 청암사를 찾았다. # 나를 찾아가는 길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백석의 ‘여승’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우뚝 솟은 수도산(불령산·1317m) 깊은 자락에 자리잡은 청암사.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계곡을 승용차로 한참을 달렸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파란 이끼를 가득 머금은 바위들, 깨끗하다 못해 존재의 유무를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투명한 계곡물, 파란 하늘을 모두 가려버린 잣나무와 소나무.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지저귀는 새들과 풀벌레만이 낯선 이방인을 반기고 있었다.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불령동천(佛靈洞天)’이다. 깊은 계곡의 적막한 숲길을 쓸쓸하게 걸어가는 비구니의 모습에 한지에 먹물이 번져나가듯 뜻모를 애틋함이 가슴을 적신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두 볼에 흐르는 고운 선에서 느껴지는 구도자의 기품에 속인 손은 합장으로 변하고 이내 고개가 숙여진다. “스님, 청암사는 더 가야합니까.”,“어찌 깊은 산중에서 절을 찾으십니까. 마음이 있다면 바로 앞에 있을 겁니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있단 말인가, 잘못 왔단 이야긴가.10여분을 더 걸으니 일주문이 저기 눈에 보인다. 맞게 오기는 온 것 같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듯한 일주문에 들어섰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갑자기 밝아지며 거짓말처럼 봄햇살을 쏟아낸다. 옛 대갓집 마당처럼 정갈하게 빗질된 절 마당에서 청암사의 정갈함이 느껴진다. # 끈질기게 이어온 청암사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조선 인조 25년(1647년)때 큰 화재로 절이 완전히 불타버린 것을 다시 재건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30여년 뒤인 정조 6년(1782년) 다시 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도 바로 다시 세웠다. 그 뒤 점차 쇠락해 가던 청암사가 새로워지는 것은 광무 1년(1897년). 대운(大雲)스님이 8년에 걸쳐 청암사를 모두 보수하고 극락전을 새로 지으며 청암사는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참 어이없게도 보수를 끝낸 지 6년만인 1911년 9월 다시 원인 모를 화재로 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대운스님은 1912년 봄에 청암사를 다시 세웠다. 그때의 모습이 지금 청암사다. 조선 영조 때 대강백(불교계의 대학자이자 원로를 일컫는 말)인 회암 정혜 스님 이후 우리나라 불교의 정신적인 가르침이 가득한 도량으로 자리잡았고 근세에는 박한영 스님뿐 아니라 많은 학승들이 거쳐간 사찰이다. 한 번 화재에 거의 모든 절은 생명을 다하는데 청암사는 다섯 번이나 화마가 할퀴고 지나갔음에도 아직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 아름답고 소박한 비구니 도량 청암사는 예로부터 ‘여인’들과 인연이 꽤 많은 절이기도 하다. 숙종의 둘째 왕비인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폐서인이 되었을 때 청암사 보광전에서 기도를 드렸고 그 인연으로 왕실의 후원을 받았으며 조선 말기까지 상궁들이 내려와 신앙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또한 청암사 계곡 바위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최송설당’. 그녀 또한 청암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여인이다. 대운스님이 청암사를 두 차례에 걸쳐 보수할 때 대시주(大施主)가 바로 그녀였다. 김천 출신으로 영친왕의 보모상궁이었던 그녀는 영친왕의 생모인 엄비와 고종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재산을 얻었다. 대운스님은 그녀를 통해 많은 궁녀들의 시주를 얻을 수 있었기에 짧은 기간에 큰 사찰을 두 차례나 지을 수 있었다. 이런 인연 때문이었을까. 청암사에 1987년 비구니 승가대학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구니들의 도량이 된 것이다. 지금은 130여명의 비구니들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오직 불심을 위해 수련하는 소박하고 정갈한 사찰이다. # 자연이 곧 절이고 절이 곧 자연이라 청암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구역으로 나뉜다. 계곡 북쪽의 낮은 곳에 남향으로 자리잡은 대웅전과 그 남쪽 언덕 위의 보광전이다. 대웅전에서 보광전으로 가는 길은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홍매화가 예쁜 얼굴로 반기는 오솔길, 길섶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 이끼 가득한 돌로 정성스레 쌓은 돌담, 무엇인가 생명을 느끼게 하는 텃밭 등 어느 사대부가의 고택을 연상케 한다. 무엇인가 커다랗고 웅장함으로 인간을 짓누르는 건물이 하나도 없다. 고만고만하며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건물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이렇게 자연과 함께 숨쉬며 살 수있을까. “절에 들어서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편안해야지. 파헤치고 잘라내고 절을 만들면 뭐해. 우린 그저 우리가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이 제일이야.”라는 지형스님. 정말 그랬다. 절이라기 보다는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가 청암사였다. # 세상의 때를 씻어내는 청암사에서 계곡을 따라 수도산 정상으로 수도암을 찾아 떠났다. 따사로운 햇살에 민소매 셔츠만을 입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헉헉’거리기를 20여분. 수도산 줄기의 8부 능선을 지나자 가야산의 북쪽이 한눈에 들어오며 시야가 탁 트인다. 시원한 봄바람에 땀을 식히고 청암계 표지석에서 서쪽으로 20분을 지나자 드디어 수도암이 눈에 들어온다. 대적광전 앞에 섰다. 내 발 아래로 세상이 굽어보인다. 문이 활짝 열린 대적광전의 거대한 석불은 인자한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석굴암의 석불보다 80㎝ 정도 작은 비로자나불좌상은 가늘게 뜬 눈으로 부질없는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들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수도암은 수도산 8부 능선인 해발 1080m에 세워진 암자로 청암사와 같이 헌안왕 3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307호, 약광전의 ‘석불좌상’은 보물 제296호, 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삼층석탑’ 한 쌍 역시 보물 제297호로 지정된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암자이다. 이렇듯 청암사와 수도암에 갈 때는 속세의 것을 버리고 바람에 날리는 옷깃마저 여미는 마음으로 돌아 보면 가슴 한가득 풍성함과 편안함을 품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강릉서도 방화 추정 산불 ‘긴장’

    강원도 강릉시 강릉대와 죽헌저수지 일대에 방화로 추정되는 ‘도깨비 산불’이 잇따라 주민들과 공무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일 강릉시와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지변동 이 지역에서 밤에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지난 2,3월 10여건 발생한데 이어 지난달 중순 이후 또다시 4건의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곳은 동해안의 대표적 관광지로 울창한 송림과 경포대(지방유형문화재 6호), 선교장(중요민속자료 5호), 오죽헌, 강릉대, 골프장 등과 인접한 곳. 지난달 30일 오후 8시20분쯤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릉시 죽헌저수지 뒤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 강풍을 타고 임야 등 600평을 태운 뒤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같은 달 28일 오후 10시50분,18일과 14일 오후 10시쯤에도 강릉대 주변과 죽헌저수지 인근에서 각각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18일 오후 10시,15일 오후 7시30분,12일 낮 12시40분쯤 죽헌저수지 인근과 야산에서 각각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한동안 뜸했던 이 지역 산불이 또다시 잇따르고 있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산불예방 인력 투입 등 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입맛/우득정 논설위원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는 수입 쇠고기는 냄새가 나고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남아 있다. 전두환 정권시절 잔머리를 굴린 덕분이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쇠고기를 수입해야 했던 당시 정권은 수입업체에 대해 애국심을 잔뜩 주입시켰다. 그러자 수입업체는 미국산 중하위품을 매입한 뒤 배에 싣고 한달여에 걸쳐 태평양을 건너오면서 얼리고 녹이는 일을 반복했다. 개조차 고개를 내두를 정도로 미국산 쇠고기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지사. 이러한 절차가 몇차례 반복되자 수입 쇠고기는 매장에서 아예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970,80년대 OB맥주가 크라운맥주를 압도한 이면에는 ‘크라운맥주는 쓰다.’라는 매터도가 한몫했다. 크라운은 고민 끝에 OB맥주보다 더 많은 카라멜을 첨가해 맛을 부드럽게 했으나 주당들의 편견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을 가린 채 감별해본 결과, 소비자 10명 중 8명은 크라운을 OB로 오인했다고 한다. 최근 소주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처음처럼’의 열풍도 이와 유사하다.20도 알칼리수 저도주라는 시장 선점효과가 참이슬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참이슬은 소주맛을 간직한 희석소주의 한계가 20.1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참이슬은 물맛’‘처음처럼은 건강에 좋은 알칼리수’라는 세뇌된 도식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입맛이 선입견을 극복하지 못한 사례다. 밥쌀용으로 수입된 미국산 칼로스 쌀이 시장에서 반품되는 등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시식회 참가자들이 “묵은 쌀 같다.”며 평가절하한 탓이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유통매장에 직원을 파견하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다는 성명을 내는 등 호들갑을 떨지만 이미 찬밥신세가 됐다. 뜸이 든 뒤 금방 먹어야 제맛이 나는 칼로스 쌀이 찬밥에서도 찰기가 흘러야 하는 한국인의 입맛과 식생활 패턴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10여년 전 미국 허시 초콜릿 본사에 들렀을 때 일이다. 홍보관계자는 마케팅 전략을 소개하면서 한국시장에 상륙하기 위해 20년 동안 미군 PX를 통해 초콜릿을 공급하면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D-데이가 멀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칼로스 쌀의 1차 공세를 무사히 넘겼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이른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깔깔깔]

    ●전원도시 서울에서 살던 한 남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전원도시로 이사를 왔다. 남자는 이삿짐을 옮기는데 거들어 주러온 이웃집 남자에게 흥분하여 떠들었다. “물 맑고 공기 좋고, 정말 너무너무 좋군요. 여기 살면 있던 병도 씻은 듯이 낫겠는데요?” 그러자 이웃집 남자가 놀라운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었다. “그래요,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땐 말 한 마디도 할 수 없었고 방안을 걸어다닐 힘조차 없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세탁기도 혼자서 거뜬히 들잖아요?” 그러자 더욱 놀란 표정으로 남자가 되물었다. “세상에 정말로 굉장하군요. 그럼 이곳에선 언제부터 사셨나요?” 그러자 잠시 뜸을 들이던 이웃집 남자가 겸연쩍은 듯이 말했다. “저요? 전… 태어나서 줄곧 여기에서 살았지요.”
  • [길섶에서] 미안하다 친구야/이목희 논설위원

    초등학교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3학년때 같은 반이었다고 했다. 이름을 여러차례 되뇌어도 얼굴이 떠오르지 않아 안타까웠다.40년이 흘렀으니…. 일단 만나보기로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면했으나 역시 낯설었다. 친구는 같이 장난치며 놀던 얘기를 자세히 해줬다. 기억력이 놀라웠다. 나는 왜 생각이 전혀 안 날까.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양 가슴이 답답했다. 담임선생님 얘기가 퍼즐 조각처럼 맞춰져 그나마 다행이었다.“을지로에 있는 담임 집에 놀러갔었잖아. 국도극장도 가고….”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이상 기억의 조각이 연결되지 않았다. 그후 몇차례 전화통화가 이어지다가 뜸해졌다. 과거를 공유하지 못하니 공통의 화제가 없는 탓이었다. 어느 휴무날, 다니던 초등학교를 일부러 가봤다. 새 건물 몇개가 생겼고, 학교 뒤편의 수영장은 사라졌다. 무엇보다 교정이 너무 작아보였다. 드넓던 운동장이 이렇게 좁았나, 철봉은 또 애걔걔…. 친구에게 미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셨다.“친구야,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교정도 엄청 달라보이는데, 너를 못 알아봤다고 서운해하지 말아라.”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검찰의 현대차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새벽 귀국한 뒤 검찰 조사를 받을 준비를 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정 회장 등 총수일가의 소환이 이번 현대차 비리 수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檢 “수사 이제 뜸들일 일만 남았다” 검찰은 7일 현대차 수사를 ‘밥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했다. 지난달 압수수색 과정이 논에서 벼를 수확해온 과정이라면, 현재는 수확한 쌀을 가지고 밥을 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귀국해 검찰에 소환되면 ‘밥뜸’까지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순조로운 것은 현대차의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검찰은 글로비스 비자금 내부정보와 압수수색을 통해 이미 현대차 비자금에 대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비자금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식 차명 매집 과정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기업구조정전문회사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정 회장이 귀국하면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이르면 다음주 정 회장 부자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부자의 조사대상은 크게 2가지. 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 규모, 용처 등 비자금 관련 부분과 경영권 승계과정의 비리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그동안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단서를 바탕으로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라도 정 회장이 “부하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할 경우 정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최소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이를 경영권 승계과정에 사용했다는 혐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실무선만 처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비자금의 용처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자금이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한 수사는 김재록(46·구속)씨의 로비의혹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이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대차만 수사하고 있다는 표적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검찰은 이미 정·관계 인사 등 유력인사에게 현대차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 부자 동시 소환 가능성? 정 회장이 귀국했다고 해도 바로 소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행하던 수사를 마무리한 다음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자가 동시에 소환돼 처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두산 비자금 사건 수사 때 검찰은 박용성 전 회장 등 총수일가 7남매 가운데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보통 한 사건에 형제가 연루되면 모두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재벌 봐주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법원장이나 법무장관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벌을 강조해 왔다. 검찰 관계자도 “재벌이 연루됐다고 해도 사건은 다 다르다. 전례가 어떠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가장 합당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미리가본 울진·영덕 토실토실 대게축제

    미리가본 울진·영덕 토실토실 대게축제

    “소는 한 마리를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멀리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향기가 짙고 오래 간다는 뜻. 대게는 또한 칼슘과 인, 철분 등 필수아미노산이 가득찬 영양의 보고(寶庫)다. 특히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노화방지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다. 요즘 제철을 만난 대게가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7∼9일까지는 울진에서,13∼16일까지는 영덕에서 각각 대게축제가 열린다. 축제도 즐기고 대게의 맛과 향기에도 취해보면 어떨까.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대게 요리’ 이렇게 해보세요 # 고르는 법 (1) 배를 눌러보아 단단해야 한다. 말랑말랑한 놈은 ‘물게’일 가능성이 많다. (2) 배부분이 검은 것은 피한다. (3) 다리가 몸에 비해 가늘고 길어야 한다. (4) 다리, 특히 집게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5) 다리가 불그스레 해야 한다. 허연 빛깔은 피한다. (6) 게뚜껑에 검은 게딱지가 붙어 있으면 금상첨화. 게딱지는 공생관계에 있는 일종의 기생충으로 대게에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7) 삶은 대게의 경우 같은 크기라면 무거운 것을 고른다. # 찌는법 대게를 제대로 찐다는 것은 대게를 맛있게 먹는다는 말과도 같다. 그만큼 찌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대게아줌마’ 서현숙(48)씨가 강력추천하는 ‘제대로 찌는 법’이다. (1) 살아있는 대게를 미지근한 민물에 5분가량 담가둔다. (2) 대게가 혹시 살아 움직이지 않는가 반드시 확인한다. 산 채로 찌게 되면 몸을 비틀어 게장이 쏟아지게 된다. 또 다리를 스스로 잘라버려 맛이 떨어진다. (3) 배가 위쪽으로 향하도록 차곡차곡 쌓고, 센 불에 20분가량 찐다. (4) 불을 끄고 남아 있는 수증기로 5분정도 뜸을 들인다. (5) 찔 때 정종이나 맥주를 물속에 조금 넣으면 비린내가 제거된다. ※주의할 점은 첫째, 모든 과정에서 대게의 배는 항상 위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반드시 김, 즉 수증기로만 쪄야 한다. 대게에 물이 닿으면 안된다. 셋째, 찌는 중간에 문을 열어서도 안된다. 게장이 다리쪽으로 흘러 맛도 떨어지고 보기도 흉해진다. # 먹는법 대게는 살과 게장은 물론 껍질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예전엔 껍질을 버리기도 했지만 요즘엔 가루로 만들어 조미료 대신 쓰기도 한다. 특히 게껍질엔 키토산이 많아 제약회사에서 일괄 수거해 가기도 한다. 이제 먹는 방법을 알아보자. 마지막으로 게장이 든 몸통. 따끈따끈한 밥에 게장을 긁어 넣고 참기름, 김, 파 등과 함께 볶아먹는다. 게껍질에 밥만 넣어 비벼 먹는 맛도 일품. # 대게를 찾아서 대게를 찾아 경상북도 울진으로 가는 36번 국도변. 개나리들이 길가를 샛노랗게 물들이며 군무를 펼치고 있다. 주변 산자락은 진달래의 연분홍빛 살결로 타들어 가는 듯하다. 마치 외지인의 방문을 먼저 알고 환영이라도 나온 듯하다. 어디 그뿐인가. 여인의 입술처럼 붉디붉은 홍매화는 관능적인 자태를 뽐내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야말로 만화방창(萬化方暢),‘아니 노지는 못할’계절이다. 울진군 죽변항에서 대게찜 잘하기로 소문난 ‘7호횟집’을 찾았다.‘대게 아줌마’로 알려진 주인 서현숙(48)씨는 대게찜 경력만 10년인 베테랑. 서글서글한 눈매와 살가운 경상도 사투리가 인상적이다.“대게는 무조건 크다고 맛있는 것이 아니지예. 작아도 살이 꽉찬 놈이 맛있는 기라예.”작년 11월부터 잡기 시작한 대게는 다리마다 살들이 가득찬 요즘이 딱 제철이란다.5월31일이 지나면 금어기. 그때부터는 북한과 러시아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게들이 판을 친다. 국내산에 비해 다리에 물이 많아 다소 맛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맛으로 치면 대게의 동생뻘되는 ‘너도대게’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횟집 안쪽은 대게를 찾아 전국에서 온 식도락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술한잔에 얼굴이 불콰해진 할아버지부터 초롱초롱한 눈으로 신기한 듯 대게를 바라보는 어린 아이까지. 남녀노소가 따로없이 얼굴엔 하나같이 웃음 일색이다. 대게의 집게발을 특히 좋아한다는 강부옥(42·경주)씨는 “부드럽고 단맛이 정말 일품이라예.”라며 한입에 집게다리살을 털어 넣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자니 입에 침이 괼 지경이다. 강씨는 또 “내일 아침엔 수협 공판장에서 당일 잡아온 싱싱한 대게를 사다가 대게탕을 끓여먹을기라예.”라며 줄곧 싱글벙글이다. 어느새 식탁 위엔 다리 껍데기만 수북하게 쌓였다. 마치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몸통과 다리가 완벽하게 ‘분리’됐다. 대게가 언제 있었냐 싶은 광경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게 등껍질. 어떻게 먹나 궁금했다. 강씨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따뜻한 밥을 게장에다 넣어 몇번 썩썩 비비더니 김치 한쪽을 얹어 한입 가득 넣는다.‘밥도둑’이 따로 없다. 횟집에서 게장에 갖은 양념을 넣고 밥과 함께 볶아주기도 하지만, 아무 양념없이 그냥 비벼먹는 것이 훨씬 맛있단다. 대게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대게 아줌마’서씨가 나섰다.“게장에는 노란색의 항장과 진녹색의 먹장 두가지 종류가 있지예. 색이 다소 검다고 해서 못 먹는 게 아니라예.”게장이 검푸른 색을 띤다고 해서 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시나브로 해는 지고 사위가 어둑해질 쯤 횟집을 나섰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이 세상 사는 맛일까. # 대게는? 몸통에서 뻗어나간 다리의 모양이 대다무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문으로는 죽해(竹蟹). 예전에는 다리가 여섯마디라서 ‘육촌(六寸)’, 혹은 대나무를 닮아 ‘죽촌(竹寸)’이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가 먹는 대게는 모두 수컷이다. 몸체가 작고 찐빵 같다고 해서 ‘빵게’라고도 불리는 암컷은 포획이 금지되어 있다. 박달대게는 대게 중에서도 몸집이 크고 속살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값은 한 마리에 15만∼20만원을 호가한다. 수협공판장에서도 하루에 한 마리 보기가 쉽지 않은 귀한 몸이다. 대게는 우리나라 동해안 전역에 서식하고 있지만, 특히 울진군과 영덕군 사이 앞바다에서 잡힌 놈을 최고로 쳐준다. 다리마다 가득찬 속살들이 야물고 쫄깃해 이미 고려시대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지역 특산품. 이 지역에서 생산된 대게의 맛이 유난히 좋은 이유는 뭘까. 해답은 ‘왕돌초’ 등 이 지역의 탁월한 서식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왕돌초는 후포항에서 20여㎞ 떨어진 수중암초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왕돌짬’이라고도 불린다. 왕돌초의 샛짬, 중간짬, 맛짬 등 세개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해저산맥을 이루고 있다. 크기는 남북으로 6∼10㎞, 동서로 6㎞에 달한다. 바다의 숲인 셈이다. 수심은 200∼400m정도. 한류와 난류가 쉼없이 교차면서 생명력 넘치는 해양생태계를 만들어 놓았다. 해저는 펄이 전혀없이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져 있다. 연중기온도 섭씨 2∼3도정도로 안정적이어서 대게가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 울진과 영덕, 원조는? 파는 곳만 다를 뿐,‘임금님께 진상되었던’ 똑같은 대게다. 교통이 지금처럼 원활하지 못했던 시절에 이 지역에서 잡힌 대게들이 모두 영덕으로 집하(集荷)되어 반출되었기 때문에 ‘영덕대게’라고 고유명사화된 것. 요즘엔 영덕지역 상인들이 울진군 죽변항에서 대게를 사오기도 한다. 영덕을 찾는 식도락가들이 워낙 많아 생산량이 수요를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덕에 비해 이름이 덜 팔린 울진지역은 상대적으로 대게가격이 다소 싼 편.
  • 양동근 MBC 미니시리즈 ‘Dr.깽’으로 안방복귀

    양동근 MBC 미니시리즈 ‘Dr.깽’으로 안방복귀

    이 친구, 왠지 선문답을 주고받아야 할 것 같다. 굳게 닫힌 입술을 열기가 힘들다. 일단 뜸을 충분히 들이고 “음∼”,“어∼”,“아∼” 추임새를 넣어가며 약간 어눌한 목소리를 조심스레 울리곤 한다. 두 손은 수줍은 듯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Dr. 깽’(연출 박성수, 극본 김규완)에 나오는 양동근이다. 열혈 마니아의 지지를 누렸던 ‘네 멋대로 해라’(이하 네멋) 이후 충무로를 누비다 3년6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으레 던져지는 소감을 묻자, 불쑥 꺼내놓는 답은 “역할이 마음에 들었어요.”,“누구 누구 감독님 작품이라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어요.” 등 여느 배우들이 전하는 말과 사뭇 다르다.“처음 제의받았을 때 자신도 없고…의욕도 없고…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이왕 하는 거…감독님이랑…감사합니다.” 불친절하거나 의뭉스럽다기보다 솔직하다는 느낌이 강렬하다. 수줍은 솔직함, 그게 양동근식 카리스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내를 드문드문 꺼내기 시작한다.“‘네멋’에 대한 애착이 저도 모르게 굉장히 컸나 봐요. 이후 다른 드라마를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영화 촬영을 마치자마자 ‘네멋’을 함께 했던 박성수 PD에게 ‘Dr. 깽’ 출연 제의를 받았다. 진득한 영화 진행에 익숙해지다 보니 강도 높은 미니시리즈 촬영 스케줄이 마음에 걸렸다. 체력 걱정이 앞섰다. 무엇보다 “강달고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났을 때 제가 하기에는 너무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말한다. 폭력 조직에 10년이나 있던 캐릭터치고는 너무 착하기만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여겼다는 설명이다. 시놉시스나 대본을 뛰어넘어 현장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자는 끈질긴 설득에 결국 달고라는 옷을 걸치게 됐다. 박 PD가 드라마에서 뛰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실제 생활에서는 신나게 뛰어다닐 일이 없다가 이번 촬영을 하며 달리기를 많이 하니까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래도 하니까 해보니까 이런 마음…고향까지는 아니어도…왜 있잖아요…에…친정 같은 거…적응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해보니까 재밌네…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됐습니까?” ‘네멋’에서 맡았던 ‘하류인생’ 고복수의 삶을 묵직한 리얼리티로 그려내며 시청자들과 접점을 찾았던 잔상을 어떻게 지울까도 궁금했다. 방법은 한가지였다. 그때도 접점을 미리 알았던 게 아니었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했다는 것.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다가 접점이 있으면 좋은 거라는 게 ‘Dr. 깽’에 임하는 자세다. 꽃미남 배우들과는 달리 연기력을 강조하며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자,“왜 다른 길이에요. 같은 걸 가고 있어요.”라고 손사래치며 웃는다. 그러나 이내 “보여지는 것에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고 말을 보탰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만의 매력을 물었더니 역시 대답이 걸작이다.“아무래도 우리가 일제와 6·25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윗세대부터 우리가 알게 모르게 억압돼 있었는데…왜 그런 거 있지 않나요. 우리 문화 습관 속에 스며 있는 한(恨) 같은거요. 저를 보면 같이 고생한 듯해서…어…그런 생각이 드네요.” 검찰의 조폭 소탕에 협력했다가 도망자 신세가 된 달고가 우여곡절을 거치며 가짜 의사 행세를 하고, 진짜 의사 유나(한가인)와 애틋한 로맨스를 엮어가는 ‘Dr. 깽’은 새달 5일부터 전파를 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다리통증 절반 혈관 동맥경화 때문

    다리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는 사람의 절반 가량이 다리 혈관의 동맥경화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정우영 교수는 최근 다리통증을 호소하는 22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관검사를 시행한 결과 50%에 해당하는 109명에게서 다리혈관의 동맥경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더 심각한 것은 다리혈관의 동맥경화를 가진 환자 대부분이 자신의 증상을 근육통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리 동맥경화를 관절염이나 근육통으로 오해해 병·의원을 전전하며 엉뚱하게 물리치료나 통증치료를 받는가 하면 침, 뜸 등 한방치료를 받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는 것. 이런 증상은 하지 동맥경화가 진행돼 다리 부위에 혈류 공급이 줄면서 나타난다. 걸을 때 장딴지에 통증이 오거나 다리 경련, 피로감 등이 주요 증상이나 통증은 운동 중에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쉬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 그러나 증상이 더 심해지면 휴식 중에도 감각이상과 함께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초기라면 금연과 운동만으로도 상당한 증상 개선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중증일 경우에는 약물이나 스텐트 중재술, 혈관재건술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의료기관 불법행위 실태

    의료기관 불법행위 실태

    최근 5년간 불법·부정 의료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 약사, 간호사는 약 2600명에 이른다. 의료면허를 대여한 형사사건에서부터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하거나 진료기록부 열람을 거부하는 등의 행정처분 사례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전국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불법 의료행위 예방교육을 오는 4월말까지 실시키로 했다. 복지부가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진료기록 열람 거부해도 불법 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의 경우 진료비를 부당청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환자의 신고로 부당 청구가 확인된 건수만 1만여건이나 된다. 의료기관에서 공단측에 진료비를 청구했다가 부당 청구 사실이 드러나 환수되는 건강보험 예산이 한 해 500억∼600억원에 이른다. 진료비를 부당 청구하는 유형도 가지각색이다. 모 산부인과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인과 검사를 실시하고는 120만원의 진료비를 건강보험으로 청구했다가 적발됐다. 부천의 모 의원은 단순포경수술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전액 받고서는 보험을 청구할 때는 질병을 치료한 것처럼 조작했다. 이처럼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진료를 급여대상으로 속여 보험을 청구하는 유형은 부당청구 신고내역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진료내역을 조작하는 경우도 많다. 대전의 한 안과는 백내장 수술을 두 차례 실시해 놓고는 건강보험을 청구할 때는 세 차례로 속여 진료비를 청구했다. 수원의 모 한의원은 물리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뜸과 부항술까지 실시한 것처럼 조작해 건강보험을 청구했다. 아예 가짜환자를 만들기도 한다. 부산의 모 병원은 환자의 내원 기록을 이용해 가짜 진료기록을 만들었지만, 알고보니 해당 환자가 해외에 나가 있던 사실이 들통나 부당청구 사실이 적발됐다. 예약만 하고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가 진료를 받은 것처럼 꾸민 사례도 있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환자들이 신고하는 부당청구건 가운데는 동네 의원의 비율이 6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지만, 종합병원 등의 대형 병원이 적발되면 그 부당청구액수가 수십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진료비 부당청구는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행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조제비 부당 청구 빈번 이처럼 의료기관이 진료비를 부당청구하다 적발되면 자격정지 1∼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또 진료기록부를 열람하겠다는 환자의 요구를 거부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의료면허를 대여하거나 태아의 성감별 검사를 할 경우에는 면허가 취소되고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기록부나 처방전의 기재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의료진들이 이같은 규정을 모르고 잘못을 범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약사는 처방전을 대체, 변경 조제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역시 건강보험을 부당 청구하는 사례도 많다. 건강보험공단에 신고된 모 약국은 조제 한 건을 두 세건으로 부풀려 1600만원 이상의 약제비를 부당 청구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약사면허를 불법대여하기도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나이가 많아 현업에 종사하지 않는 약사들이 약사면허를 대여하는 경우가 많고, 약사가 아닌 고용주가 약사를 고용하는 면허 대여 약국도 많다.”고 말했다. 간호사의 경우 면허범위 이외의 의료행위가 모두 불법 의료행위가 된다. 예를 들어 임상병리사의 업무인 채혈을 하거나 방사선사의 방사선 검사 등을 대신하는 행위도 불법에 해당된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미용실서 성형·기공사가 치아시술 무면허 의료시술도 기승 무자격 불법의료행위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눈썹문신, 박피술 등의 성형은 물론 치아시술까지 값이 싸다는 이유로 무면허 의료시술을 받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 감시단 100여명 구성 최근 불법의료행위 감시단을 발족한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오는 4월부터 현장 실태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100여명으로 구성된 활동가가 중심이 돼서 매월 주제를 정해 해당 현장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소시모측은 “피부미용, 성형 관련 불법시술 신고가 가장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우선 4월에는 전국의 피부관리실과 미용실 등을 돌며 실태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시모에 접수된 피해상담 사례 가운데 상당수는 문신과 피부미용 시술 부작용들이다.30대 여성 A씨는 피부관리실에서 박피술을 받았다가 피부에 염증까지 생겨 결국 피부과를 찾아야 했고,20대 여학생 B씨 역시 미용실에서 반영구 화장인 눈썹 문신을 받았다가 눈썹 주위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부작용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피부관리실 등에서 보톡스나 콜라겐 주사를 맞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단식원, 비만클리닉 등의 불법의료행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의사의 진단이나 지도를 받지 않은 단식 자체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무자격자가 운영하는 비만클리닉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소시모에 접수된 피해 상담 중에는 무자격 비만클리닉에서 전기지방분해침 시술을 받다가 기절한 경우도 있어 그 심각성을 드러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해결 치과 기공사에게 치아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에 사는 50대 남성 C씨는 치과 기공사에게 100만원을 주고 이를 끼워 넣었다가 얼마 되지 않아 이가 빠지자 소시모에 피해를 신고해왔다. 뿐만 아니라 치과 치료 중에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교정치료까지 치과 기공사에게 받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무허가 침술원에서 수지침이나 벌침 등을 맞고 피해를 호소하거나, 무허가 척추교정실에서 디스크 치료를 받고나서 상태가 더욱 악화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각종 무허가 의료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피해구제는 쉽지 않다. 의료진이 의료법을 어기는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보건복지부나 보건소에서 단속을 하고 의사협회 등의 의료협회에서도 처리를 하지만,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는 경찰에 수사를 요청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보호원에서도 의료기관 이외의 불법의료행위는 신고를 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소시모 불법의료 상담센터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가 피해 구제를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단체에 상담을 요청하면 사안에 따라 경찰에 협조를 구하는 등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18)경제활동인구

    [통계로 본 서울] (18)경제활동인구

    요즘에는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해야 하는 시대다. 그만큼 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또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청년실업뿐만 아니라 노인 취업문제도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삶의 기초를 형성하는 노동. 서울의 취업자와 실업자, 평균 근로시간 등 경제활동에 대해 알아봤다. ●15세 이상 804만명의 63% 참가 16일 서울시의 ‘2005년 서울통계연보’와 서울지방통계청의 ‘2006년 서울시 고용동향현황’에 따르면 2004년말 현재 서울의 15세 이상 인구 803만 9000명 중 63%인 483만 1000명이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는 가사, 육아, 통학 등 비경제활동인구(297만 6000명)를 뺀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함하는데 취업자는 483명 1000명, 실업자는 23만 2000명에 달했다. 실업률은 4.6%다. 취업자는 성별로는 남자가 279만 2000명, 여자가 203만 9000명이다. 연령별로는 15∼19세가 6만명,20∼29세 109만명,30∼39세 135만명,40∼49세 71만명,60세 이상 34만명이다. 교육정도별 취업자는 초등학교 졸업이하가 37만명, 중졸 50만명, 고졸 204만명, 대졸 이상 193만명이다. 취업자는 매월 15일이 속한 1주일 동안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동안 일한 사람을 말하며, 실업자는 같은 기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했으나 취업을 못한 사람을 말한다. ●직업별론 ‘사무´가 78만명으로 으뜸 산업별 취업자는 농림어업 5000명, 광공업·제조업 80만명, 건설업 41만명, 도소매·음식숙박업 144만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 165만명, 전기·운수·통신·금융 52만명 등이다. 직업별 취업자는 의회의원 및 고위 임직원 및 관리자가 18만명, 전문가 57만명, 기술공 및 준전문가 68만명, 사무종사자 78만명, 서비스종사자가 64만명, 판매종사자 62만명, 농업·임업 및 어업숙련종사자가 6000명, 기능원 61만명,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30만명, 단순노무자 45만명이다. 종사자의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가 354만명으로 상용근로자 171만명, 임시근로자 129만명, 일용근로자 54만명의 순이었다. 자영업주와 무급 가족종사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137만명이었다. 근로자들은 주당 평균 47.7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17시간이 17만명,18∼35시간이 37만명,36∼53시간이 252만명이며,54시간 이상도 171만명이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돈 잡은 빗나간 母情

    딸의 시집살이를 참지 못해 사돈을 숨지게 한 친정엄마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경기도 이천시에 사는 이모(62·여)씨는 20여년 전 외동딸 안모씨를 시집보낸 뒤 남편과 둘이서 논밭을 일구며 살아왔다. 예전에는 자주 찾아오던 딸의 발길도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뜸해졌고 전화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하지만 외동아들인 사위와 결혼한 딸이 폐결핵 등으로 앓아누운 시어머니와 크고 작은 고부간의 갈등을 겪으면서 이씨의 고민은 커져 갔다. 게다가 폐결핵에 걸린 안씨의 시어머니는 몇 해 전부터 치매까지 걸렸다. 시어머니의 병수발에 지친 안씨가 마음에 걸렸던 이씨는 “시어머니가 없어야 네가 편할 텐데…”라며 딸을 달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이씨는 큰아들 집에 들렀다가 마침 근처에 있는 사돈집을 찾았다. 얼마 전 딸과 사위가 자녀 교육문제로 분가한 뒤 혼자 남은 사돈의 건강도 살펴보고 딸 문제도 의논하려던 참이었다.하지만 안사돈은 이씨를 보자마자 ‘도둑년’이라며 다짜고짜 덤벼들었고 두 사람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이씨는 덤벼든 안사돈의 입과 몸을 청테이프로 묶은 뒤 이불을 여러 겹 덮어 씌워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민일영)는 15일 이씨에게 원심대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시집살이에 고생하던 딸이 범인으로 지목될까봐 내가 저질렀다고 했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고 변호인도 “구체적인 물증도 없이 범행을 저지를 힘도 없는 이씨의 자백에만 의존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비록 60대지만 농촌에서 혼자 밭을 일굴 정도로 완력이 있는 반면 70대의 피해자는 중풍, 치매 등에 걸려 저항할 힘이 없었다고 인정된다. 검찰 등에서 자백한 내용이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사과·배·토마토등 과일 일제히 반락

    [주간 물가 동향] 사과·배·토마토등 과일 일제히 반락

    과일 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봄을 맞아 과일로 비타민을 섭취하기에 좋은 시기다. 8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사과·배·토마토·딸기·감귤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다. 김석기 과일부문 바이어는 “작황이 좋아 노지 감귤 등 대부분의 과일의 출하량이 계속 늘 것으로 보여 시세는 당분간 전년을 밑도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감귤(5㎏, 비가림)은 전주보다 1000원 내린 2만 4500원에 거래됐다. 비가림 감귤이 본격 출하되는데다 노지감귤의 잔유량이 아직도 많다. 사과(5㎏,17개)는 사과 작황이 좋아 저장 물량도 많은 편이고, 수요도 줄어 전주보다 2000원이나 내린 1만 8900원에 팔렸다. 배(7.5㎏,10개)도 출하량은 비슷하나 거래가 뜸해 전주보다 3400원 내린 2만 2500원. 토마토(100g)는 밀양과 사천 등지의 출하량이 증가해 전주보다 100원 내린 420원, 딸기(500g)는 전남 담양을 중심으로 ‘육보’ 품종 출하량이 증가해 전주보다 550원 내린 3950원이다. 채소류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무, 감자, 백오이 모두 출하량이 늘어 지난주보다 소폭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배추(포기)는 해남지역 노지배추 일부 물량 뿌리부분에 무름병이 발생하는 등 품질 좋은 물량이 부족해 전주보다 600원 오른 3750원에 거래됐다. 거꾸로 대파(단)는 반입되는 대파의 품질이 좋아 전주보다 140원 올랐다. 지난주 ‘삼겹살 데이(3월3일)’ 덕분에 돼지고기는 불티나게 팔려 시장내 잔여 물량이 소진됐다. 삼겹살·목심 가격이 모두 오름세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독일 월드컵 진출국 앙골라 참사관 부부와 요리조리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독일 월드컵 진출국 앙골라 참사관 부부와 요리조리

    아프리카 남서부, 풍부한 광물자원, 내전, 그리고 2006 독일월드컵 본선진출국. 우리가 알고 있는 앙골라에 대한 전부. 얼마나 볼거리가 많은지, 또 사람들은 얼마나 정(情) 많은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 앙골라. 대사관 대신 차려진 연락사무소의 돔베 참사관 부부가 만들어준 앙골라 요리로 낯선 앙골라에 한발짝 다가가보자. ■ 아나 마리아 돔베 앙골라 연락사무소 참사관 부인 저멀리 아프리카에 위치한 신흥 축구 강국이라는 사실 외에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 앙골라. 지난 3ㆍ1절에 열린 한국과 앙골라의 국가대표 축구팀 평가전을 계기로 앙골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에겐 여전히 미지의 나라로 여겨지지만 앙골라는 알고 보면 풍부한 지하자원에, 진귀한 동·식물 등으로 볼거리가 많은 관광국가로도 손색이 없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평가전을 함께 치르면서 더욱 가까워진 나라이기도 하다. 앙골라 연락사무소의 운영 책임자 알프레도 돔베(45) 참사관을 만나 앙골라의 음식과 문화 등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앙골라 대사관은 없고, 대신 앙골라 연락사무소가 대사관 역할을 맡고 있다. 주한 앙골라 대사는 일본 주재 대사가 겸임하고 있어 돔베 참사관이 한국에서는 실질적인 대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기자의 개인 이력서와 신분증을 제출하고 나서야 어렵사리 진행된 인터뷰여서 상당히 긴장됐지만 정작 서울 한남동 앙골라 연락사무소에서 만난 돔베 참사관은 따뜻한 마음을 지닌 듯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가까이서 보니 잘 생긴 외모에 세련된 분위기다. 짙은 남색 양복에 노란 넥타이를 맨 화사한 옷차림이었다. 그는 사무실에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한남동 자신의 자택으로 안내했다. # 포트투갈 영향 받은 앙골라 요리 지난 해 6월 한국에 부임한 돔베 참사관 가족은 모두 7명. 부인 아나 마리아 돔베(44)와 사이에 장녀 자시라(17), 장남 조엘미르(12),2녀 스타바니아(10),3녀 안드레아(9),4녀 셰이디(6) 등 1남 4녀를 뒀다. 외교관 6년차인 돔베 참사관은 “아이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지 걱정이었는데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돔베 참사관과는 고교시절에 만나 연애 결혼한 부인 아나 마리아는 아이들이 많아 살림하기에 바쁠텐데도 이날 점심 식사를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서 음식을 마련하며 정성스럽게 손님을 맞았다. 얼마나 일찍부터 서둘렀는지 오전 8시에 일찌감치 점심 먹을 요리를 다 끝내 놓았단다. 자줏빛 앙골라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 스카프까지 둘러 한껏 앙골라의 향취를 느끼도록 했다. 아나는 “한국인들에게 정통 앙골라 요리를 선보여 주기 위해 며칠전 온 가족이 함께 용산 이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면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앙골라에 갔다 왔다는 느낌이 들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앙골라 요리가 더욱 궁금해진다.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포르투갈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대부분의 앙골라인들은 평소 파스타, 쌀요리, 감자튀김 등 포르투갈 요리를 많이 해먹어요.” 돔베 참사관 가족도 마찬가지다. 앙골라 요리는 시간이 많이 걸려 특별한 날이나 주말에만 해먹고, 대부분은 간단한 포르투갈 요리를 한다. 앙골라 음식을 해먹고 싶어도 특유의 야채 등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서 못해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고이고이 아껴둔 음식재료를 사용했다. 아나가 새벽잠을 설치며 6시간 동안 삶아서 익혀낸 강낭콩 요리, 즉 ‘훼이자웅 지 올레오 지 파우마’는 서양식 콩요리와 비슷하다. 땅콩 크림을 넣어 만든 닭요리 ‘무안바지 칭구바’도 우리 입맛에 잘 맞아 맛있다.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소고기 요리 ‘카르네 아사다 이 멀료테 토마테’는 소고기가 다소 짠 듯하지만 스테이크 종류라서 별 부담없이 먹기 좋았다. 다만 생선요리 ‘칼룰루’는 기름기가 많은데다 약간 비린 듯했다. 앙골라에서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다같이 즐기는 음식중의 하나란다. 이런 음식들과 함께 곁들이는 요리는 바로 ‘풍지’. 고구마 삶은 것과 함께 식탁에 늘 오르는 메뉴다. 감자·고구마와 비슷한 ‘만지오카’를 말려 가루를 만들어 불에 익혀낸 것으로 우리의 찹쌀죽 같은 느낌을 준다.‘만지오카’대신 옥수수 가루로 만든 ‘풍지’도 있다. 부인의 음식 솜씨를 칭찬했더니만 “앙골라에서 여자아이들은 열살만 되면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다.”면서 “자신도 언니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 주말에 가족 위해 요리하는 돔베 참사관 돔베 참사관의 요리 솜씨는 어떤지 물어봤다.“누나들이 일찍 결혼해 남자 형제들과 같이 자랐고, 부모님이 아프면 요리를 많이한 덕에 어릴 때부터 요리에 익숙해졌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어제 점심 때도 브라질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배운 스테이크 요리를 아이들에게 해줬더니만 무척 좋아했다.”며 웃는다. 아직 한국요리는 배우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해 볼 계획이다.“한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김치에 대해서는 다소 맵지만 먹을 만하다고 귀띔한다. 아이들의 경우 슈퍼마켓에 가서 냉동만두를 사다가 집에서 끓여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에 많이 익숙해졌단다. 부인 아나도 한국어를 배우다가 뜸해졌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는 등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 축구는 국민 스포츠 한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날 돔베 참사관 가족은 모두 서울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숨 죽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이야 홈그라운드이지만 어디 앙골라팀이야 그런가. 한국에 살고 있는 앙골라인들은 돔베 참사관 가족을 포함해 유학생 5명 등 모두 12명에 불과하다. 멀리서 온 고국 축구팀의 뒷바라지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앙골라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60위로 지역 예선에서 강호 나이지리아를 밀어내며 올해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을 밟게 돼 온 국민들은 축제 분위기란다. 돔베 참사관은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축구놀이를 하고, 학교에 들어가면 학교 축구부들에 들어가려고 경쟁을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축구를 무척 좋아했는데 39세때 사고로 다리를 다친 이후 축구를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돔베 참사관은 앙골라에 대해 “석유, 다이아몬드 등 자원이 풍부해 축복받은 땅”이라면서 “앙골라인들은 한번 만나면 자신의 가족에게까지 소개를 하고 이후에는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할 정도로 따뜻한 정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과 자원과 관광, 무역 등의 분야에서 더욱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국 앙골라는…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나라로 면적은 124만 6700㎢, 인구는 1077만 6000여명(2003년). 수도는 루안다로,11개 인종에 46개의 언어가 사용되지만 포르투갈어가 공용어로 쓰인다. 석유, 다이아몬드, 금, 우라늄, 철광석 등의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앙골라 댐, 염전, 칼라둘라 폭포 등 관광자원도 많아 점차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뿔 달린 ‘팔랑카 네그라’와 사막에서 자라나는 식물로 옆으로 자라는 특성을 지닌 ‘벨비차 위나 빌리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앙골라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이다. 앙골라인들은 낚시를 좋아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낙천적인 민족. 하지만 내전을 겪으면서 어려운 고통의 시기를 지냈다. 지금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요즘 활발한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모 건설업체가 수도 루안다의 컨벤션센터를 건설하는 등 한국과의 경제교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과는 1976년, 한국과는 1994년에 각각 외교관계를 맺었다. ■ 골라 골라 ‘앙골라 정통음식’ 현지 아프리카 여행을 하지 않으면 결코 맛볼 수 없는 앙골라 요리.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왔기 때문에 포르투갈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앙골라 주한 연락사무소 돔베 참사관의 부인이 소개하는 요리는 정통 앙골라 요리이다. 보기에는 낯설어도 일단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 무안바지 칭구바(닭요리) 재료:닭고기, 마늘, 소금, 후추, 토마토, 양파, 올리브 오일 만드는 법:(1)닭고기에 마늘과 소금, 후추로 30여분 이상 재워둔다.(2)(1)에 양파와 토마토를 썰어 넣는다.(3)팬이 달궈지면 (1)(2)의 재료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달달 볶으면서 수분이 없도록 졸인다.(4)여기에 땅콩 크림을 넣고 다시 졸인다. # 칼룰루(생선요리) 재료:마른 생선(아무거나), 살아 있는 생선(아무거나), 야채(키아보, 앙골라에서 나는 야채로 냉동된 것) 만드는 법:(1)햇볕에 잘 말려 건조된 생선을 물에 담가 불린다.(2)살아 있는 생선에 소금과 마늘로 간을 한다.(3)(1)(2)에 물을 넣고 조금 끓이다가 키아보를 넣고 올리브 오일을 조금 넣고 달달 볶는다. 앙골라에서는 키아보가 없으면 고구마 잎사귀도 넣는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푸른빛 채소를 사용해도 된다. # 카르네 아사다 이 몰료테 토마테(토마토 소스를 얹은 구운 소고기) 재료:토마토, 양파, 소고기, 소금, 후추 만드는 법:(1)먼저 양파와 토마토를 얇게 썰어 소금과 후추를 넣어 알맞게 볶아 소스를 마련한다.(2)소고기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달궈진 팬에서 알맞게 구워낸다.(3)접시 한쪽에 소고기를 담고 옆에 토마토 소스를 곁들여 낸다. # 후에자웅 지 올레오 지 파우마(강낭콩 요리) 재료:강낭콩, 양파, 팜 오일, 소금 만드는 법:(1)마른 강낭콩은 흐물해지도록 물에 불려 놓는다.(2)(1)을 다시 물에 놓고 끓인다.(3)다 익으면 양파와 팜 오일, 소금을 넣고 끓인다. # 단골맛집 돔베 참사관은 아직 한국 친구들을 별로 사귀지 못해 여기저기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1)용수산: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지하에 있는 한국음식점 ‘용수산’에 가면 다양한 한국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어 가끔 가족들과 함께 간다.(02)771-5553 (2)이빠네마: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근처에 있는 브라질 음식점. 브라질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옛생각을 하며 정통 바비큐 등 브라질 요리를 먹을 수 있어 좋아한다.(02)779-2756
  • 美, 한국 방위비분담 증액 압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7일(현지시간) 한국이 요구한 전시작전권 개정 방향과 관련,“한국이 국군의 전투를 독립적으로 지휘하고 미군은 지원 역할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예산심의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이는 한·미 양측 모두에 타당한 것이며 효과적인 대북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벨 사령관은 “미래에 한국군이 독립적인 전투지휘권을 행사할 때 미군의 지원 역할은 공·해군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연례안보협의회(SCM)에 전시작전권 이양 계획안을 보고하기로 합의했었다. 벨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균형잡힌 분담이 동맹의 근본적인 요소”라며 “지난해와 올해 한국의 분담액이 2004년보다 줄어든 것은 주한미군이 중요한 전투태세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의 자주국방을 위한 군사력 증강 현황을 설명하면서 6월 하순 완공될 한국 해군 제 3함대 기지에 “핵 추진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 군사력에 대한 보고에서 “오키나와, 괌, 혹은 알래스카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중거리 탄도탄을 실전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가 있다.”고 말하고 “1990년대 후반 이후 장거리 미사일 개발 활동은 뜸한 반면 한반도에서 유용한 단거리 미사일 개발 활동이 활발하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아침을 먹자] ‘정성+웰빙’ 메뉴 확 바꿨습니다

    [아침을 먹자] ‘정성+웰빙’ 메뉴 확 바꿨습니다

    ‘건강까지 챙겨 드립니다.’ 서울신문과 CJ가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 ‘아침을 먹자’의 메뉴가 한층 웰빙화됐습니다. 고혈압과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저염 식단’으로 새롭게 꾸몄습니다. 현미로 지은 밥과 다시마, 멸치, 장국에 감자와 양파, 애호박을 넣어 저염 소금으로 간을 한 국을 곁들였습니다. 반찬으로 준비한 닭꼬치는 기름기 없는 닭다리살을 이용했습니다. 저염 소금과 술에 재웠다가 데리야키소스 발라 맛을 냈습니다. 이밖에 마늘쫑잔멸치볶음, 무생채, 버섯잡채, 계란시금치말이를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마련했습니다. 당첨자분들께는 보너스로 저염 소금 ‘팬솔트’를 드렸습니다. 짜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아침 식단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현미밥 재료:현미찹쌀 2컵, 현미 1과1/2컵, 물 3과1/2컵 1. 현미찹쌀, 현미를 섞어 깨끗이 씻어 압력솥에 담고, 물을 부어 5∼6 시간 정도 두었다가 불에 올려 놓고 밥을 짓는다. 2. 밥이 된 신호가 나면 불을 낮추고,10∼15분간 뜸을 들인다. 3. 뜨거운 김이 없어진 뒤에 뚜껑을 열고 밥을 푼다. ●감자국 재료:다시마(10×10), 멸치 50g, 감자 2개, 애호박 1/2개, 양파 1/2개, 홍고추 1/2개, 대파 1대, 마늘다짐 1큰술, 참기름 1큰술, 팬솔트 1큰술 1. 물 5컵에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끓여 국물을 낸 다음 면보에 걸러 놓는다. 2. 감자, 호박, 양파는 채썰어 냄비에 참기름 1큰술을 넣고 볶다가 면보에 걸러낸 국물을 넣고 끓으면 다진 마늘을 넣는다. 3. 국물이 충분히 끓으면 대파와 홍고추를 어슷하게 썰어 넣고 팬솔트로 간을 한 뒤 한소끔 끓여낸다. ●닭꼬치 재료:닭다리살 300g, 녹말가루 약간, 청·홍고추 3개씩, 팬솔트, 후추 약간, 청주 2큰술. 데리야키소스(설탕 2큰술, 청주 3큰술, 조미술 1큰술, 간장 2큰술) 1. 고기는 한 입 크기로 썰어 팬솔트와 청주, 후추에 재워 녹말가루 묻혀둔다. 2. 청·홍고추는 고기와 같은 크기로 썰어 색깔별로 꼬치에 끼운다. 3. 고기 꼬치를 데리야키 소스를 발라가며 굽는다. ●버섯 잡채 재료:느타리버섯 100g, 표고버섯 100g, 애송이버섯 100g, 당근 1/4개, 양파 1/2개, 대파 1대, 청·홍피망 1/4개씩,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팬솔트 1/2작은술, 깨소금 1/2작은술 1. 느타리버섯은 끓는 물에 팬솔트를 약간 넣고 살짝 데쳐 가늘게 찢어 놓는다. 2. 표고버섯은 채 썰고, 애송이 버섯은 밑둥을 자른다. 3. 달궈진 팬에 참기름 1큰술을 넣고 채썬 당근과 양파, 편으로 썰은 마늘을 넣고 볶는다. 4.1,2의 버섯들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5. 채 썬 청·홍 피망과 어슷 썬 대파를 넣고 팬솔트로 간을 하고 깨소금 뿌려낸다. ●마늘쫑 잔멸치 견과류 볶음 재료:마늘쫑 200g, 잔멸치 1/2컵, 은행 50g, 마늘 1작은술, 생강 약간, 청주 1작은술, 물엿 1큰술, 팬솔트 1/2큰술, 실고추, 통깨, 후춧가루 약간 1.3㎝ 길이로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낸다. 2. 은행은 팬솔트를 넣고 팬에 볶아 껍데기를 벗긴다. 3. 잔멸치는 기름 없는 팬에 청주를 넣고 바싹 볶아낸다. 4. 마늘과 생강은 채 썰어 놓는다. 5. 기름 두른 팬에 모두 넣고 팬솔트와 물엿을 넣고 볶아준 다음 실고추, 참기름을 두른 뒤 깨소금을 뿌린다. ●무생채 재료:무 1/2개, 고운 고춧가루 2작은술, 파 1/2대, 마늘 1/2큰술, 감식초 1큰술, 팬솔트 1작은술, 설탕 1/2큰술, 깨소금 1. 무는 잘게 채 썰어 고운 고춧가루를 넣고 물을 들인다. 2. 파, 마늘은 곱게 다진다. 3. 설탕, 감식초, 파, 마늘, 깨소금, 팬솔트를 넣고 버무려 낸다. ●계란 시금치말이 재료:계란 4개, 시금치 1/2단, 팬솔트 1/2작은술, 다시마물 2큰술, 참기름 1작은술 1. 계란은 잘 저어준다. 2. 시금치는 팬솔트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내어 물기를 꼭 짜고, 참기름과 팬솔트를 넣고 무친다. 3. 계란에 팬솔트를 넣고 잘 저어 준 다음 달군 팬에 계란을 붓는다. 4. 계란이 1/2정도 익으면 데쳐 무친 시금치를 김밥 말듯이 길게 넣고 말면서 붙인다.
  • 정월대보름…올 한해도 무탈

    정월대보름…올 한해도 무탈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의 둘째아들 정학유가 농부들이 매달 할 일과 풍속을 한글로 지은 노래 ‘농가월령가’에서는 먹을거리 풍성한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월대보름 달을 보며 일년의 무사태평을 빌고, 액운이 날아가길 기원했던 우리 조상들. 지금도 정월 대보름은 여전히 한 해 주요 행사로 꼽는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시골의 어머니는 아침 일찍 큰 시루에 오곡 찰밥을 찌고, 해뜨기 전 잠투정하는 아이들을 깨워 부럼을 깨먹게 하고 귀밝이술을 먹였다. 신라 21대 소지왕으로 거슬러가는 정월대보름의 역사에는 뜻밖에도 까마귀가 주인공. 까마귀의 도움으로 자신을 죽이려는 왕비와 중의 음모를 알아내 화를 면한 소지왕은 까마귀의 은혜를 갚기 위해 정월 보름 아침에 갖가지 음식을 담 위에 올려 놓았다. 그때 까마귀가 먹은 음식이 바로 이 오곡밥이었다고 삼국유사에 전한다. 하지만 어디 오곡밥이 소지왕의 까마귀에 대한 보은(報恩)차원에 머물랴. 알고보면 우리 조상의 슬기로운 지혜가 가득 담긴 것이 바로 오곡밥이다. ■ 오곡밥의 지혜 올해에도 모든 곡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먹는 오곡밥은 쌀밥보다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웰빙음식이다. 찹쌀, 차조, 수수, 콩, 팥 등 다섯가지 곡식으로 짓는 오곡밥은 아홉가지의 나물과 함께 먹는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 식유섬유를 이 오곡밥에 두루두루 담겼으니 영양으로나 맛으로나 손색이 없다. 추운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따뜻한 음식이 제격. 특히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면 몸도 부드럽고 따뜻해져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바로 이런 효과를 지닌 겨울철 보양식이 오곡밥이기도 하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 좋다. 노란 차좁쌀은 비장(脾臟)과 위(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곡물 중에 가장 크고 긴 수수는 태양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濕)을 없애주고 열을 내려준다. 고단백의 콩은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 태음인에게 좋다. 붉은 팥은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와 농혈(膿血)을 배출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해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좋다. ●다이어트에 좋은 묵은 나물 오곡밥의 반찬으로 곁들여지는 곰취, 고사리, 시래기 등 9가지 묵은 나물을 대보름에 먹으면 일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식유섬유와 미네랄이 많은 나물 반찬은 올봄에 기지개를 켤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 보고다. 웰빙 식단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이 이 오곡밥과 나물은 그야말로 다이어트에는 최고. 기름기가 없어 살찔 염려가 없다. 특히 나물의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줄이고 당분의 흡수를 느리게 하며 배설을 증가시켜 고지혈증·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나이 수대로 부럼을 깨물어 먹으면 피부병 걱정은 싹 가신다. 호두, 잣, 밤, 땅콩 등 견과류가 바로 부럼. ●피부와 치아에 좋은 부럼 우리 선조들은 딱딱한 부럼을 깨물며 ‘부럼이요.’라고 외치면 그 해엔 부스럼과 뾰루지 등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또 부럼을 ‘딱’하고 깨무는 소리에 놀라 잡귀가 달아날 뿐 아니라 치아가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 굳히기’는 부럼의 동의어다. 부럼의 대표주자 호두는 두뇌 발달에 필요한 DHA 전구체가 다량 함유돼 있어 두뇌 발달에 좋으며 탈모와 노화를 예방하고 불면증, 신경쇠약, 히스테리에 효과적이다. 잣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압을 낮추고 피부를 윤택하게 가꾸어주며 변비를 막는다. 밤은 비타민 B1,C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고, 스태미나 식품인 땅콩은 하루 10개만 먹으면 비타민E의 하루 소요량이 채워질 정도다. ●복쌈과 귀밝이술 대보름에는 배추잎, 참취잎, 곰취잎, 피마자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 먹었다. 이것이 복쌈이다. 그릇에 복쌈을 볏단 쌓듯이 높이 쌓아 올린 뒤 먹으면 복과 풍년이 찾아온다고 여겼다. “청주 한잔을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며 귀밝이술도 곁들인다. 이 술을 마시면 한 해 동안 귓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여겼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대보름에 먹으면 안돼요 △아침밥을 물에 말아 먹기, 아침상에 생파래를 올리면 논밭에 잡초가 무성해진다고 믿음. △ 김치:물쐐기에 쏘여 고름이 생긴다고 믿음. △찬 물, 눌은밥, 고춧가루:벌이나 벌레에 쏘인다고 믿음. ■ 먹다 남은 나물 이용 정성들여 만든 갖가지 나물. 한두끼 먹고 나면 질리는 법.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다. 먹다 남은 나물로 해 먹을 수 있는 멋진 요리의 세계로 가보자. 먼저 유부를 이용한 ‘유부조림나물밥’에 도전장을 내보자. 나물을 잘게 썰어 밥과 잘 섞은 뒤 간장과 맛술로 맛있게 담가 놓았다가 꽉 짜낸 유부에 나물 밥을 넣으면 훌륭한 ‘유부조림나물밥’이 완성된다. 또 나물과 밥으로 부침개를 만든 ‘나물밥전’도 해 볼 만하다. 나물을 썰어 큰 그릇에 담아 소금간을 조금 한 다음 찬밥을 넣고 계란 하나랑 밀가루를 넣고 반죽을 해 프라이팬에 전 부치듯 부쳐낸다. 노릇하게 부쳐내면 고소하고 맛있는 ‘나물밥전’이 된다.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남은 나물에 참기름, 고추장을 넣어 ‘나물비빔밥’을 해먹는 것과 잘게 썰어 놓은 소고기, 양파, 당근을 프라이팬에 달달 볶은 뒤 찬밥에 섞어 볶아 후추와 소금으로 간해 ‘나물볶음밥’을 해 먹어도 무지 맛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풋풋한 푸드 古古한 푸드 만들기 서울 신촌에 사는 새내기 주부 이상희(29)씨가 ‘푸드앤 컬쳐 코리아’의 김수진(51) 원장의 도움을 받아 정월 대보름 음식 장만에 나섰다. 이씨가 “생나물을 무치는 것보다 마른 나물을 무치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고민하자 김 원장은 “우선 마른 나물을 하루 전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린 뒤 소금물에 푹 삶아 내라.”고 충고한다. 김 원장은 또 “나물을 식용유와 참기름을 1대1 비율로 섞어서 볶다가 물기가 잦아들면 다시 따뜻한 물을 충분히 부어주면서 볶아야 나물이 부드러워진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오곡밥은 원래 찜솥에 찌는 것이 좋지만 그것이 수월치 않다면 두꺼운 솥에 쌀이 파르르 끓고 난 뒤 불을 줄여 뜸을 잘 들여야 제맛이 난다.”고 했다. 찹쌀만 하면 너무 찰져 멥쌀을 섞어 소금간을 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덧붙인다. ◇ 윤기나는 오곡밥 짓기 재료:팥 1/2컵, 찹쌀 1컵, 멥쌀 1컵, 콩 1/2컵, 수수 1/2컵, 찰조 1/2컵, 소금 1큰술, 물 5컵 만드는 법:(1)팥은 깨끗이 씻어 푹 삶는다.(2)콩은 깨끗이 씻어 물에 불려 한번 살짝 삶아낸다.(3)수수는 여러 번 씻은 후 붉은 물을 우려낸다.(4)찰조는 돌이 있기 때문에 깨끗이 씻어 한 번 일어준다.(5)쌀과 찹쌀은 깨끗이 씻은 후 10시간 이상 불린다.(6)찹쌀, 멥쌀, 수수, 콩, 조, 팥을 모두 합한 후 물을 넣어 소금으로 간을 해 밥을 짓는다.(7)쌀알이 중불에서 서서히 익으면서 충분히 뜸을 들이며 익혀준다. ◇ 나물 무치기 재료:취나물 100g, 고사리 100g, 시래기 100g, 가지 100g, 호박 100g, 토란줄기 100g, 양념:식용유 1/2컵, 다진마늘 1큰술, 소금 1/2큰술, 국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들기름 1큰술, 육수 1컵, 깨소금 1큰술. 만드는 법:(1)위의 모든 불린 나물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육수를 부어 나물과 함께 충분히 볶는다.(2)(1)의 재료에 소금, 국간장으로 간을 하고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참기름, 들기름, 깨소금으로 마무리 한다. ◇ 나물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 말린 나물은 물에 잘 불려야 한다.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가고 불리는 과정이 재료마다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물을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가지나 호박오가리는 너무 오래 불리면 흐물거려지고 단맛이 없어져 더운물에 불리지 말고 찬물에 불려 고유의 맛을 살려준다. ◇ 나물을 맛있게 볶으려면 삶아진 나물은 물을 너무 꼭 짜지 말아야 한다. 소금 또는 국간장, 참기름, 들기름, 다진 마늘 등으로 밑간을 한다. 볶을 때는 육수를 부어가며 볶아야 나물이 부드러워진다.
  • 한약 몸보신 20~30대 직장인 ‘부쩍’

    한약 몸보신 20~30대 직장인 ‘부쩍’

    입사한 지 2년이 조금 넘은 회사원 윤모(26·여)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무려 4곳의 한의원을 찾아 보약을 지어먹고 있다. 밥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어도 힘들기만 하고, 휴일에 아무리 잠을 많이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았다. 피로회복에 좋다는 보약만 벌써 여덟재째. 지금 먹고 있는 보약이 떨어지고 나면 경동시장에 가서 여자 몸에 좋다는 대추 달인 물을 구해 먹을 생각이다. 윤씨는 “입사 전까지만 해도 건강 하나는 자신 있었는데 과음과 스트레스가 이어지다 보니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면서 “얼마 전 회사에서 받은 건강진단에서는 간 수치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까지 받았다.”고 한숨지었다. 약관, 방년, 이립…. 인생의 꽃봉오리가 만개하기 시작하는 시기, 그런 창창한 나이에 보약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어르신들은 “어린 것들이 벌써부터 호사”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생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항변한다. 많은 2030이 체력 보충, 만성피로 해소, 피부·키 등 외모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한의원과 병원 등을 찾고 있다. ●“잘 하고 싶은데, 잘 안돼”심인성 피로가 병 불러 한의원을 찾는 2030 가운데 열에 아홉은 푹 자거나 쉬어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피로를 호소한다. 한방에서는 피로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첫번째는 근육에 젖산이 쌓여 느껴지는 생리적인 피로. 운동선수가 무리하게 운동을 했을 때 오는 현상과 같다. 두번째는 실제 간질환이나 당뇨, 결핵 같은 소모성 질환이나 갑상선 질환 등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세번째는 심인성 피로로 입사 초년병이나 진급시험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이 초조함과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생기는 수가 많다. 3년 전 기업체에 들어간 김모(30)씨는 심인성 피로와 질병이 겹친 대표적인 경우. 입사 1년 만에 과음으로 식도염에 걸렸다.2개월 동안 양약을 먹고 치료했더니 반년만에 허리에 이상이 왔다. 한방병원을 찾아 이를 치료하고 나자 막바로 귀에서 이상한 울림이 계속됐다. 대학병원을 찾아 MRI(자기공명영상)까지 찍어봤지만 이명(耳鳴)의 원인을 알 수 없었고, 약물치료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시 한방병원으로 옮겨 3개월간 매일같이 귀에 침을 맞고 한약을 먹었지만 끝내 완치되지 않았다. 김씨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이 지경까지 온 것 같다.”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최근에 수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은행원 이모(31)씨도 구조조정 등 회사에서 극한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자꾸 살이 빠지고 혈압이 떨어져 한의원을 찾았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데다 많이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기만 한 생활이 계속돼 병원에 갔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진단만 받았다. 한의원에서는 정신적인 긴장이 지속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이씨의 위장이 무기력해졌다고 진단, 탕약과 침·뜸 등을 처방했다. 이씨는 3개월동안 60만∼90만원 정도의 치료비를 들여 겨우 상태가 호전됐다. ●“키 크게, 피부 깨끗하게” 외모 콤플렉스 시달리는 2030도 취업면접이나 결혼을 앞두고 외모 콤플렉스로 한의원을 찾는 젊은이들도 많다. 여성뿐 아니라 젊은 남성들도 비만을 고민하며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장이 끝난 나이지만 키를 더 크게 해달라고 하소연하는 남성도 많다. 서울 강남의 한 한의원 원장은 “여성의 경우 여드름 등으로 고민하며 피부를 맑게 하고 싶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나 생리불순 등과 연관돼 있다.”면서 “의외로 성기 왜소로 고민하거나 뱃살을 빼고 싶다고 하는 은 남성들도 많다.”고 했다. 뚜렷한 질병징후를 보여 아예 병·의원을 찾는 2030도 많다. 회사원 서모(26·여)씨는 눈다래끼와 감기몸살로 2주일째 병원을 찾고 있다. 최근 진행해 오던 큰 프로젝트를 끝내면서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 여러 군데에 한꺼번에 이상이 찾아온 것. 며칠동안 안정을 취하면서 낫나 싶었던 눈다래끼는 자리를 바꾸어 다시 도지기 시작했다. 안과에서는 “다래끼는 피로 누적이나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성인 환자의 경우 잠이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염증이 나은 것처럼 보여도 몸이 피곤하거나 다른 병으로 저항력이 약해지면 지방샘에 숨어 있던 균으로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음식문화 서구화…노쇠현상 빨라지며 성인병도 일찍 찾아와 전문의들은 음식 문화가 서구화되고 급진적인 사회 발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증가하면서 노쇠현상도 빨라지는 것이 ‘2030 허약증’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영향 불균형이 되면서 심장과 신장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이 일찍 찾아온다는 것. 특히 미혼인 경우 이미 부모의 보호를 벗어난 성인인 데다 딱히 챙겨줄 배우자가 없으므로 건강관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동광한의원 채종걸 원장은 “상당수 젊은이들이 이미 증세가 만성화돼 치료가 힘든 것은 물론 병명조차 나오지 않는 상태로 찾아오곤 한다.”면서 “운동과 식사조절 등 근본적으로 생활습관을 고치면서 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윤설영기자 wisepen@seoul.co.kr ■ 한약 알고 먹읍시다 보약은 말 그대로 몸을 보하고 저항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허약한 부분만을 지나치게 보강하면 생리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좋다는 약재를 쓰기보다는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기에게 맞는 약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 전문가들로부터 보약에 대한 오해와 음식을 이용한 건강요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젊어서 보약을 많이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애초에 간이 좋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 보약이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 한의사들의 공통된 얘기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대목이다. 혈액순환 촉진이나 피부질환 치료 등을 위해 쓰는 약재는 몸무게와 상관이 없다. 복용방법을 제대로 지키면 원치 않게 몸이 불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알려진 것과 달리 보약을 먹으면서 적당한 반주를 하는 것는 오히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하지만 과음이나 섞어 마시는 술은 독이 될 수 있다. 또 술 안주로 많이 먹는 기름지거나 자극이 심한 음식, 찬 음식은 흡수가 힘들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술보다 더 안 좋은 것은 흡연. 담배를 한번 빨면 온몸 구석구석까지 니코틴이 퍼진다고 보면 된다. 담배를 피우면 온몸의 미세혈관이 사라지고 성 신경이 죽기 때문에 정력이 약해지는 젊은이들도 많다. 보약 외에도 전문가들이 전하는 가벼운 생활 속의 한방요법은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로 심장이 약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피부빛이 탁해지고 변비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결명자와 율무를 볶지 않고 달여서 한 수저씩 섞어 차로 마시면 좋다. 아욱 역시 변비약에 쓰이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심장이 나쁜 사람은 솔잎을 말려서 차로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고, 해바라기씨를 달여 차로 먹으면 신장에 좋다. 늙은 호박의 속을 긁어내고 팥을 채워 고아서 호박팥죽을 끓여먹으면 몸 속의 불순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리불순은 나중에 불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쑥을 달여 먹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야콘을 같이 먹으면 피부가 맑아진다. 하지만 이와 같은 건강식품도 우선 전문의와 상의를 한 뒤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인스턴트 음식과 자극이 심한 음식을 피하고 하루에 5∼10분이라도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도움말 김병우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방병원 전 병원장), 유승원한의원 원장, 채종걸 동광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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