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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대자보 파문/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대자보는 언로(言路)가 막혀 있던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실정(失政)이나 수탈을 비방하는 익명의 글귀를 동네 어귀나 저잣거리, 성문, 포구 등 인적이 많은 곳에 붙였다. 벽에 건다는 의미로 ‘괘서’(掛書) 또는 ‘벽서’(壁書)라고 했다. 1504년에는 연산군의 폭정을 비난하는 괘서가 장안 곳곳에 나붙었다. 1547년에는 문정대비의 수렴청정을 비방하는 벽서가 양재에서 발견돼 정미사화(丁未士禍)의 발단이 됐다. 1804년에는 이달우와 정의강의 주도로 삼정(三政)문란을 공격하는 괘서가 서울의 사대문에 붙었고 두 사람은 극형을 당했다. 괘서의 효시는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고려 때도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형태로 오늘날에도 쓰는 ‘글을 던지다’는 의미의 ‘투서’(投書)가 있고 ‘비서’(飛書)라고도 불렀다. 대자보는 매스미디어가 없거나 있더라도 통제를 받는 시대에 민중이 의견을 피력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생겨났다. 프랑스에서는 1871년 파리코뮌 시대에 왕당파에 반대해 공화제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벽보를 붙였다. 옛 소련에서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대자보가 나붙었고 중국에서는 ‘대장정’(大長征) 후인 1930년대 후반부터 자유로운 언론의 통로로 대자보가 이용됐다. 대자보란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때는 중국의 문화혁명기였다. “군(君)들에게 말하겠다. 사마귀는 수레바퀴를 멈출 수가 없고, 개미는 거대한 나무를 뒤흔들 수 없다.” 이런 글귀를 담은 대자보가 1966년 5월 25일 베이징대에 붙었다. 7명이 연명한 이 대자보는 당간부 3명을 공격했는데 공격받은 측이 바로 반박 대자보를 붙여 논쟁이 격화됐다. 1970년대에는 자본주의를 따르는 주자파(走資波)였던 덩샤오핑이 극좌파들의 대자보 공격을 받았다. 천안문 사태에서도 대자보는 예외 없이 등장했다. 국내에서 대자보는 1970~90년대 대학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건물 벽이나 내부 계단, 창문 등 어디든 나붙어 독재의 실상을 알리고 시위를 선동하는 역할을 했다. 대자보는 불온문서와 다름 없이 취급됐으며 붙자마자 철거되기도 했다. 1986년 서울대에서는 불온 대자보를 붙인 혐의로 운동권 학생 수십명이 검거되거나 수배당했다. 이른바 ‘서울대 대자보 사건’이다. 쓴 학생을 밝혀내기 위해 경찰은 370여명의 필적감정을 벌였다. 언론자유화와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보급으로 뜸했던 대자보가 부활했다. 학생들 사이에 작금의 현실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내용을 떠나 첨단 디지털 시대에 사라져간 아날로그식 표현 방식이 대중의 시선을 잡은 셈이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아이디어 멘토링 거쳐 제품화 사례 선봬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는 올 한 해 정부가 추진한 창조경제의 첫 성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간 ‘실체가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타운’ 등을 통해 국민의 융복합 아이디어가 산업이 되는 창조경제 사례를 꾸준히 발굴·지원해 왔다. 이날 현장은 이렇게 탄생한 제품들이 국민의 평가를 받는 자리였다. 현장 분위기는 여타 중소기업박람회와 비슷했다. 아이디어관, 도전관, 성장관, 상생관 등 6개관에서 150여개 기업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번 박람회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그건 박람회장 한쪽에 마련된 아이디어관이다. 창조경제타운을 통해 접수된 아이디어가 멘토링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까지 탄생한 사례를 모아둔 곳이다. 미래부는 여기에 각각 안전, 편리, 쾌적에 관한 고민을 뜻하는 빨강, 파랑, 초록색 선을 표시해 해당 제품이 어떤 고민 끝에 나온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눈에 띄는 제품은 급식 예측 시스템인 ‘머글라우’.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메뉴를 전달하고 식사 의향을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를 통해 예상 식사량을 확인해 음식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머글라우 부스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개발자인 이유미 엄청난벤처 대표는 “배식도 안 한 음식을 그대로 버리는 게 아깝다는 생각에서 개발했다”며 “환경부 산하기관 등에서 이미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이디어관에는 또 뚜껑이 필요없는 버튼식 사인펜 ‘아울리들래스펜’, 전기가 필요없는 자동 물내림 변좌 등 알찬 아이디어 제품 40개가량이 전시됐다.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경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현장 멘토링도 진행됐다. 사물지능통신(M2M) 아이디어 사업화를 위해 멘토링을 받은 최천우 미래NCT대표는 “이런 시도가 과거에 없었던 만큼 결과를 떠나 신선하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좋은 통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이디어관에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은 상대적으로 뜸했다. 관람객들은 체험 코너가 있거나 경품을 제공하는 기업 부스에 주로 몰렸다. 오감체험형 영화인 ‘4DX’를 운영한 CJ 부스 앞은 수십분씩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관람객 방춘화(41)씨는 “여기 전시품을 보고 나니 창조경제에 대한 감이 어느 정도 잡힌다”면서도 “다만 일상생활과 밀접하고 꼭 필요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사람들이 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대기업 벤처육성 사업 설명회(13일), 창조경영 활성화 콘퍼런스(13일), 특별강연(14, 15일),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경연(14일) 등 부대행사도 함께 개최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민주는 긴장… 새누리 여유… 청와대 침묵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정치세력화 추진을 선언한 데 대해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정치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면서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분열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안 의원의 행보가 애매하다고 비난하면서도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고, 청와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안 의원의 세력화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면서도 “다만 안 의원의 세력화가 자칫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 주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일부 전직 의원의 탈당이 연쇄 이탈이 되지 않도록 집안 단속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화근이 안 되도록 공세적으로 선제 대응할지, 지켜볼지’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안철수 세력이 민주당 등과 연대나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기류도 감지됐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 움직임에 대해 “입장이 모호해 알아들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더 이상 국민을 상대로 뜸들이며 눈치 보는 간보기 정치, 평론가 정치, 훈수 정치, 꼼수 정치는 그만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우택·유기준 최고위원 등도 각각 “안 의원은 1년 넘게 정치세력화에 대한 이야기를 거론했지만 돌아보면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는 데 실망감이 가득하다”, “안 의원의 창당 계획이 새 야권 세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구당 오프라인 침·뜸교육은 위법”

    무면허 침·뜸 시술과 교육으로 논란이 됐던 구당(灸堂) 김남수(98)옹이 평생교육원을 설치해 일반 사람에게 오프라인 교육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앞서 김옹은 2011년 대법원에서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침·뜸 교육은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경란)는 김옹이 대표로 있는 한국정통침구학회가 서울동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침·뜸 시술은 현행법상 면허나 자격이 있는 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로 대학 정규교육을 통해 배워야 할 내용”이라며 “인터넷과 달리 오프라인 교육은 직접적인 임상교육이나 실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과정 자체에서 무면허 의료행위가 명백히 예상되고 수강생의 의료법 위반 행위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허가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인터넷과 오프라인 교육의 차이점을 직접 언급한 것은 2011년 대법원이 “인터넷 교육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온라인 침·뜸 교육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그룹, 연말 이웃사랑성금 500억원 기탁

    삼성그룹, 연말 이웃사랑성금 500억원 기탁

    삼성그룹은 21일 연말을 맞아 이웃사랑 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삼성이 1999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누적 기탁금은 3200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2013년 삼성사회공헌상’ 시상식을 열고 우수 임직원과 협력단체 대표 총 35명에게 상패와 상금을 지급했다. 삼성중공업 ‘건강지기봉사팀’은 임직원 80명이 13년간 거제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수지침, 발마사지, 뜸·부황 등 건강 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자원봉사팀상을 받았다. 김성국 삼성카드 부장은 1997년 결혼비용을 아껴 3명의 시각장애인에게 개안수술비를 지원하는 등 26년간 꾸준한 봉사와 기부를 실천해 자원봉사자상을 받았다. 중국삼성 임직원, 삼성 지역전문가, 대학생이 참여하는 교육봉사 활동인 ‘서부양광’에는 사회공헌프로그램상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삼성수원꿈쟁이학교’를 운영하는 수원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사회공헌파트너상을 받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산한 유아용품 매장…“육아비 많이 들어 둘째는 생각도 안해”

    한산한 유아용품 매장…“육아비 많이 들어 둘째는 생각도 안해”

    지난달 26일 홍콩 남부 스탠리 지역의 유명 관광지인 스탠리 마켓 내 놀이터 앞. 주말을 즐기기 위해 나들이 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그러나 정작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은 서너명에 불과했고, 이들을 지켜보는 부모와 조부모, 친척들로 북적거렸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홍콩의 현 상황을 잘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앞서 24일 찾은 주룽 지역 웡콕 쇼핑센터에 위치한 유아용품점 ‘유진베이비’는 200평 규모의 큰 매장에 유모차 등 각종 유아용품이 즐비했지만 손님은 뜸했다. 친정 엄마와 함께 유모차를 끌고 쇼핑을 나온 30대 한 여성은 “아기가 하나인데도 비용이 많이 들어 둘째는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매장 관계자는 “매출이 거의 늘지 않고 있어 일부 유아용품점은 문을 닫는 분위기”라며 “신혼부부들이 와서 구경만 하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날 들른 센트럴 지역의 다른 유아용품점은 ‘수리 중’이라며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홍콩의 번화가인 침사추이와 센트럴, 애드머럴티, 완차이 등의 고층 빌딩과 쇼핑몰, 금융가 등에서는 20~30대 미혼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30대 초반이라고 밝힌 한 여성 은행원은 “부모님은 ‘베이비붐’ 세대로 자식을 4명 낳으셨지만 지금으로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홍콩의 출산율은 1981년 1.9에서 지난 20여년간 가파르게 감소해 2003년 0.9까지 내려갔다. 최근 몇 년 새 조금 회복했지만 지난해 1.3을 기록, 선진 경제국 가운데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콩 정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30년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해 2041년에도 1.2 정도에 머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홍콩의 출산율이 꼴찌 수준인 것은 여성의 결혼 비율이 낮아진 데다 결혼 및 출산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1981년 3%였던 40~44세 독신 여성 비율이 2011년 17%까지 올랐다. 결혼을 하는 평균 나이가 1981년 23.9세에서 2011년 28.9세로 올라갔다. 결혼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 후 3년 안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도 1981년 90%에서 2011년 70%로 내려갔다. 그만큼 둘째를 낳는 것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홍콩 여성의 노동 참여도는 얼마나 높을까. 여성의 교육 수준이 올라가고 취업률도 높아져 결혼 및 출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지난해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49.6%로, 남성(68.7%)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5~29세 남성(94.5%)과 여성(83.9%)의 노동 참여율이 10%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반면 30~34세는 남성(97.4%)이 여성(75.3%)보다 22% 포인트, 35~39세는 남성(96.3%)이 여성(69.9%)보다 26% 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여성의 평균 결혼 나이(28.9세)를 고려할 때 결혼 전에는 노동 참여율이 높지만 결혼 이후에는 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을 떠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홍콩 여성은 필리핀·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유입된 ‘가사 도우미’를 저렴한 비용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결혼 후 직장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저출산 문제뿐 아니라 노동력 제공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손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 사진 홍콩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판결문 두개 써왔는데”… 어이없는 판사

    항소심 재판장이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을 법대 앞에 세워 둔 채 ‘두 개의 판결문’을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 박관근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술에 취해 한 커피숍에서 직원을 때리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을 하며 이마로 들이받아 넘어뜨린 혐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판결을 선고하기 직전 양손에 종이를 쥐고 “판결문을 두 개 써 왔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과 방청객들이 보는 앞에서 이같이 말하며 뜸을 들이다가 주심 판사와 몇 마디 나눈 뒤 “피고인에 대해 형을 어떻게 정할지 고심된다”며 판결문 하나를 골라 판결 이유를 설명하고 주문을 읽었다.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고 비슷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가족도 재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박 부장판사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자 방청석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부장판사의 이 같은 법정 언행이 이례적일 뿐 아니라 재판장으로서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판사 출신 중견 변호사는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판결문을 두 개 써 왔다고 말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엄숙한 형사법정에서 ‘원님 재판’처럼 보일 수 있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항소 기각이냐 감형이냐를 다투는 즉일 선고(첫 재판에서 곧바로 판결을 선고하는 것)였기 때문에 판결 원본이 아닌 초고를 두 개 준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 부장판사 재판부는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북한 금수산기념궁전에 참배한 행위와 서울 도심에서 편도 4차로를 점거한 행위에 잇따라 무죄를 선고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오늘의 눈] 조용필과 한류 3.0 시대/이은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조용필과 한류 3.0 시대/이은주 문화부 기자

    ‘쯔바키 사쿠 하루나노니/아나타와 가에라나이.’(동백꽃 피는 봄이건만/ 당신은 돌아오지 않아) 지난 7일 일본의 도쿄국제포럼 A홀. 일본에서 15년 만에 공연무대를 연 조용필이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첫 소절을 부르자 객석이 술렁거렸다. 이 공연장은 우리나라의 세종문화회관처럼 격식을 따지는 곳이지만 기모노를 차려입은 중년 여인도, 머리가 희끗한 노신사도 노래에 몸을 맡기고 옛 추억에 젖어들었다. 숨죽이며 노래를 듣던 관객들은 1절이 끝나자마자 우레 같은 박수를 쏟아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일본의 유명 가수들이 앞다투어 번안해 부르고 1984년 조용필에게 골든 디스크상을 안긴 대히트곡이다. 그의 한국 공연에서도 관객들이 목청껏 ‘떼창’을 하는 이 곡에 일본인들 역시 ‘격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일 관계가 단단히 얼어붙은 시기지만 그것을 녹이는 노래의 힘, 문화의 힘을 새삼 확인한 순간이었다. 원조 K팝 스타로서 조용필의 활약과 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그는 요즘 한류스타의 인기 척도로 꼽히는 일본의 부도칸 공연장에 이미 30여년 전(1984년)에 섰고, 1986년에는 일본 내 78개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 NHK 홍백가합전에 외국인 최초로 출연한 것도 그였다. 30대 후반의 한 일본 매체 기자는 “어린 시절 조용필은 요즘 동방신기, 빅뱅의 인기를 넘어서는 한류스타였고 여전히 중장년층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용필은 지난 1998년 일본 11개 도시 순회공연을 끝으로 일본에서 공연하지 않았다. 이유는 음악적인 변화와 발전에 대해 국내에서 먼저 인정을 받겠다는 ‘가왕’의 자존심 때문이었다. 7일 조용필은 일본에서 공연이 뜸했던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TV에 출연하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국내 활동에 전념했다. 국내에서 성공을 해야 어디든 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엔카 가수로 알려진 그는 이날 ‘헬로’, ‘바운스’ 등 록 위주의 선곡으로 음악적 진화를 선보였다. 조용필의 변화와 시도는 요즘 K팝 스타들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기존의 흥행 코드를 우려먹고 한류를 외화 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안이한 자세로는 더 이상 한류의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하다. 일본에서 만난 한류 채널의 본부장은 “이제 웬만한 한류 팬들은 한국어를 익혀 드라마 수입도 줄어들었고 한류 스타들의 팬미팅 행사의 열기도 주춤하다”면서 “신인 아이돌 그룹은 물론 일본 팬에게 확실하게 각인되는 개성이 없는 K팝 스타들의 공연 실적은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듯 일본의 지상파 TV에서는 한국의 걸그룹과 비슷한 노래와 용모를 내세운 일본 아이돌 그룹이 종횡무진하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장근석의 드라마 컴백에 관심이 높고 최근 한류 10주년 대상 시상식에 배용준의 팬들이 몰릴 만큼 충성도 높은 한류팬들이 공존한다. 하지만 영원한 ‘노다지’는 없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바탕이 되지 못한다면 한류 3.0 시대는 요원할 것이다. erin@seoul.co.kr
  • 2030 팬들까지 ‘헬로’ 열풍에 뜨거운 도쿄의 밤

    2030 팬들까지 ‘헬로’ 열풍에 뜨거운 도쿄의 밤

    “15년 만인데 여러분은 그대로네요. 저도 변한 건 하나도 없어요. 정말 만나고 싶었습니다.” ‘가왕’ 조용필이 일본어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자 4000여명의 관객들은 ‘아리가토!’(고마워요)를 외치며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올해 19집 앨범 ‘헬로’로 국내 가요계를 강타한 조용필은 7일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단독 콘서트 ‘원나잇 스페셜’을 열고 일본에서도 ‘헬로’ 열풍을 이어갔다. 그가 일본 무대에 선 것은 1998년 일본 11개 도시 순회 공연 이후 꼭 15년 만이다. 이날 조용필은 두 시간 넘게 총 23곡의 노래를 소화하며 일본 팬들과의 회포를 풀었다. 공연장에는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의 현지 팬들이 몰렸고 남성 관객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조용필은 공연 전 기자들과 만나 “TV가 아닌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면서 국내 활동도 벅차 일본 활동이 뜸해졌다”면서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알리고 싶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무대에 서겠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명실상부한 원조 K팝 스타다. 1982년 일본에서 첫 앨범을 발표한 이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빅히트를 기록하며 골든 디스크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다. 1986년 발매한 ‘추억의 미아’는 외국 가수로는 최초로 1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엔카 가수로 알려진 그는 이번 공연에서 록 위주의 곡을 선보이며 그동안의 음악적 변화를 알렸다. 그는 지난달 16일 일본에서도 발매한 19집에 수록된 신곡 ‘바운스’를 비롯해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등의 히트곡을 일본어로 불렀다. 관객들은 조용필이 ‘추억의 미아’의 첫 소절을 일본어로 부르자 박수를 치며 반가움을 표했고 앵코르곡인 ‘헬로’를 부르자 객석에서 기립해 박수를 치며 조용필의음악을 만끽했다. 조용필은 일본의 정상급 연출자인 야마토 쓰요시 프로듀서와 함께 조명을 이용해 3D 체감을 구현하는 조명인 ‘도트 이미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사노(66)는 “오랜 팬으로서 그가 15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마다(64)는 “영혼을 담아 노래 부르는 모습과 뛰어난 가창력, 표현력이 조용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니무라 신지, 모모사토 아뮤즈 재팬 사장 등 현지 유력 음악 관계자도 공연장을 찾았다. 일본 공연을 마친 조용필은 서울, 부산,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도쿄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전자정부시장 경쟁 심해 수출 주춤

    전자정부시장 경쟁 심해 수출 주춤

    정부부처의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이 주춤하고 있다. 세계 각국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수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통한 패키지 수출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전자통관시스템(UNI-PASS)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뒤 수출이 지지부진하다. 정부부처 중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SI)으로 1억 달러 실적을 올린 것은 관세청이 처음이었다. 지난 2005년 10월 카자흐스탄에 첫 수출(42만 달러)이 이뤄진 후 7년 만에 8개국(10건)으로 확대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유니패스는 수출입 시 필요한 물품신고와 세관검사 등 통관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데다 통관과 화물관리, 징수 등 7개 업무별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남미의 에콰도르는 2010년부터 3700여만 달러를 투자해 유니패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전자정부 수출은 국내 SI 업체의 해외진출 지원 및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시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정부 부처는 컨설팅 수입과 함께 국제표준을 정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최근 수출 환경이 악화됐다. 외국 IT업체들이 자국 시스템 설치에서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100여개 개도국에는 유엔이 개발한 시스템(ASYCUDA)이 보급됐고, 아시아와 중동·유럽 등에도 별도 시스템이 설치됐다. 최근에는 일본이 아세안 국가에 전자통관시스템(NACCS)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수의계약이 아닌 국제입찰로 전환되기도 했는데, 지난해 8월 탄자니아 통관시스템 구축사업도 입찰을 거쳐 수주했다. 베트남과 코스타리카 등 4개국에 수출된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도 2011년 이후 뜸하다. 전자조달시스템은 영국과 미국, 일본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라장터는 국제기구 등의 검증과 평가를 거쳐 우수성은 입증됐지만 가격이 경쟁시스템에 비해 높다는 것이 약점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몽골 등 2개국에 수출한 특허행정자동화시스템(키포넷)도 일본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허청은 관세나 조달에 비해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출원과 등록 등 분야별로 시스템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전자정부 시스템은 우수한 기술력과 경험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관 단독이 아닌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패키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 美·日·中 비만과의 전쟁

    [커버스토리] 美·日·中 비만과의 전쟁

    ■美, 사회 문제 인식…국민 전체 계도 오래전부터 비만이 사회문제화한 미국은 국민 개개인이 각자 알아서 자신의 다이어트를 하는 단계를 넘어 유력 인사들이 공권력을 활용해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다이어트를 계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지난 3월 대용량(473㎖ 이상) 탄산음료의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음료협회가 “뉴욕시의 정책은 법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해 시행은 보류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 시장은 “비만의 원인인 설탕이 들어가는 탄산음료의 소비를 줄여 의료비를 억제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앞서 그는 뉴욕 식당들이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칼로리 함량 표기를 의무화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어린이 비만 문제 연구를 위한 관계부처 합동 테스크포스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이 테스크포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담뱃세 인상으로 담배 소비가 줄어든 사례처럼 단 음식과 음료수에도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 판매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아동 비만 퇴치 캠페인인 ‘레츠 무브’ 운동을 시작하는 등 어린이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미셸의 노력으로 학교 급식에서 패스트푸드가 추방되는 추세가 확대되자 일부 학생들이 “급식이 맛없어 못먹겠다”는 불만을 학교 당국에 단체로 제기하기도 했다. 미셸은 또 백악관 텃밭에 직접 유기농 채소를 재배함으로써 미국 내 도심 텃밭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셸은 아동 비만 퇴치 캠페인 홍보를 위해 지난 2월 TV 토크쇼에 출연해 막춤을 추기도 했다. 하버드대 등 미국 유명 대학들은 최근 인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내식당 재료로 사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농장에서 대학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이 운동에 동참한 대학만 400여개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으로 학교당 평균 16만 달러어치의 지역 먹거리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자 ‘농장에서 학교로’라는 운동도 시작됐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공급하는 한편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소비태도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것이다. 미국의 다이어트 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TV 홈쇼핑 등에서 살빼기 운동기구나 식·약품 판매 광고를 흔히 볼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日, 몸매보다 건강…즐기면서 살 빼 1970년대 붐이 시작된 이후 일본에서 다이어트는 확실한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닛케이소비인사이트가 지난 5월 전국의 20~60대 남녀 1030명에게 인터넷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남성의 54.4%, 여성의 64.5%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다이어트를 가장 많이 하는 계층은 20대 여성으로, 응답자의 75.8%가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40대 남성의 다이어트 비율이 63.1%라는 점과 50대 여성 응답자의 66%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몸매 관리 때문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일본 사회의 특성을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다이어트하는 것을 선호할까. 시술, 운동 등 돈이나 시간을 많이 들여 하는 방법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내추럴 다이어트’가 일반적인 트렌드다. 여론조사를 봐도 이런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 묻자 전체 응답자의 39.2%가 ‘무리하지 않고 지속해서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건강에 좋은지’, ‘간단히 할 수 있는지’, ‘재미있는지’를 따져 다이어트 방법을 고른다는 응답자들이 뒤를 이었다. 이런 경향 때문에 일본에서는 간편하면서도 기발한 운동 기구들이 유행을 타고 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 빅카메라 관계자는 닛케이소비인사이트에 “근육에 미세하게 전기로 자극을 줌으로써 몸에 감고 있는 것만으로도 복부지방을 태우는 EMS(Electrical Muscle Stimulus)라는 기구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피트니스 기기 판매기업인 알인코(Alinco) 관계자는 “무리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기구가 최근의 트렌드”라면서 “좁은 장소에도 설치가 가능하고 TV를 보면서 사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자전거 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 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돼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과학적 근거를 표기해 정부의 허가를 받은 건강기능식품을 ‘토크호’라고 부르며 따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돼 지방을 태워 준다는 ‘헬시아(Healthier) 커피’를 마시는 것이 유행이다. 일본의 대형 음료업체 기린은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해 식사할 때 함께 먹으면 지방 흡수를 억제해 준다는 ‘메츠 콜라’를 지난해 4월 출시해 대히트를 치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中, 부작용 걱정에 한방 다이어트 몸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여름 마흔을 훌쩍 넘긴 중화권의 유명 여가수 장후이메이(張惠美)가 한방 다이어트로 10㎏을 넘게 감량하고 복귀했다는 소식이 중국 여성들 사이에 크게 화제가 됐다. 중년 여성의 경우 자칫 다이어트로 탈모, 피부탄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장후이메이는 건강하게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경우로 회자되면서 한방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에서는 지방흡입술도 보편화되어 있지만 한방 다이어트가 각광받는 분위기다. 웬만한 대형 병원의 ‘중의(한의)과’나 ‘침구(針灸, 침과 뜸)과’는 다이어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비만 환자들뿐만 아니라 날씬한 각선미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중국의 다이어트 시장은 2006년 110억 위안에서 2012년 700억 위안(약 1조 2000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한방 다이어트를 선호하는 것은 양생(養生·보양 혹은 건강 유지)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과 관련이 있다. 침, 뜸, 경락, 한약, 차 등이 결합된 한방 다이어트는 특정 혈 부위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내분비 계통의 순환을 개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침이나 뜸을 이용한 식욕억제는 부작용이 없고 잉여 수분을 배출하고 신진대사 속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지만 건강한 살 빼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다이어트의 초점을 일상적인 건강관리에 두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들은 구기자차, 메밀차 등 각종 한방차를 달고 다닌다. 중년 여성들이 아침과 저녁마다 아파트 및 동네 공원에서 떼로 모여 일명 ‘광장춤’을 추는 풍경도 중국의 건강 다이어트 법으로 꼽힌다. TV는 물론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빠짐없이 양생 다이어트 소개 코너를 운영한다. 경제력 향상으로 중국 다이어트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불량 감량제나 다이어트 업체의 허위 광고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문제도 적지 않다.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거나 극단적 설사약을 대거 혼합한 감량제와 관련된 피해 사례가 가끔 언론에 보도된다. 베이징 충원먼(崇文門) 인근 퉁런(同仁)의원 침구과 왕훙(王虹) 부주임은 서울신문에 “비만이나 갱년기 등으로 신체에 이상이 생겨 몸무게가 증가한 게 아니라면 음주와 과식을 삼가고 푸얼 등 발효차를 매일 진하게 우려 마시기만 해도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비수기 중고차, ‘경매장 vs 비교견적’ 가격 차이 알아보니…

    비수기 중고차, ‘경매장 vs 비교견적’ 가격 차이 알아보니…

    중고차시장에서 연말은 시장의 비수기다. 차량 구매가 뜸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 연말에는 유명 브랜드 신차들의 신규·후속모델 등 신차소식이 줄지어 있다. 이에 중고차시장 분위기는 다른 때보다 더욱 위축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차를 파는 입장이라면 아예 2, 3월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중고차 딜러들이 비수기, 특히 비인기 모델의 경우 ‘재고 부담’ 때문에 아예 매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 소비자는 연식이 하락 되기 전의 가격을 원하지만, 딜러는 1~2달 내에 차량을 판매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세를 낮춰 구매하는 것이다. 한 온라인 중고차 전문가는 “비수기에 중고차를 꼭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장 높은 시세가 형성되는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하락을 막는 방법” 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국내 한 인터넷 중고차 비교견적 사이트와 경매장에서 차종별 낙찰 가격을 비교결과가 흥미롭다. 결과는 경차 5%, 소형차 3.8%, 중형차 3.4%, 대형차 8.1%, SUV 12% 로 평균 6.5% 비율로 인터넷 중고차 비교견적 사이트에서 높은 시세가 형성이 되고 있었다. 이곳은 국내 국내 인터넷 중고차 가격비교 사이트 중 가장 많은 400여명의 딜러회원의 견적을 받아주는 차넷(www.chanet.co.kr) 사이트로, 실제 경매장 출품시 부대비용을 더하면 약 3%정도의 비용만큼 더 높은가격에 중고차를 처분 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차넷에서는 이 모든과정을 무료로 진행해 주고있다. 가격 비교는 경매장과 경차부터 SUV까지 동일차종, 동일 주행거리 무사고 기준으로 최근 3개월 낙찰DB와 차량매입가 DB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차넷 관계자는 “최근 SUV 인기가 급증하면서 수요가 높아져 높은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SUV차량이 타 차종에 비해 가장 높은 가격이 나오고 있어 비수기에도 가장 높은 가격을 받아볼 수 방법으로 이용 할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0주 이상 연속 상승…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

    60주 이상 연속 상승…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

    전셋값이 60주 이상 연속 상승했다. 정부가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름값을 못 하고 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전셋값은 안정은커녕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시장 논리에 맞지 않아 정부는 고민이 깊다. 심리적으로 전셋값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전월세 통계를 만들고 수입에 따른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전국 주택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3.02%이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전셋값 상승률 4.45%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수도권만 따져 봐도 같은 기간 3.7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시 최근 5년치 수도권 주택 전셋값 상승률 5.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방 광역시도 대체적으로 예년보다 상승률이 낮았으나 대구(7.6%)만 평균치를 웃돌았을 뿐이다. 하지만 통계와 달리 피부로 느끼는 전셋값 상승은 거의 폭등 수준이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다른 해와 달리 비수기에 전셋값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심리적 요인을 들었다. 그동안 전세 수요는 봄·여름 이사철로 대변되는 2~4월과 9~10월에 주로 몰렸다. 여름·겨울철에는 주택 거래는 물론 전세 수요도 뜸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달랐다. 지난해 겨울부터 상승세를 탄 전셋값이 봄 이사철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어서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 7~8월에는 예년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1년 전세대란 때와 비교해도 올봄 이사철에만 해도 주간 아파트 전셋값 증감률은 훨씬 낮았다. 최근 5년 평균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7~8월에는 2011년 전세대란 수준으로 상승 증감률이 가팔랐다. 비수기에도 전셋값 상승률이 꺾이지 않았던 것이 통계상 60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이다. 굳이 통계를 따진다면 2010~2011년에는 100주 연속 이상 상승한 때도 있었다.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상승한 원인은 집값과 무관하지 않다.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은행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 기대가 사라지면서 구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난을 불러온 것이다. ‘8·28대책’에서 손익·수익공유형 저리 모기지 대출을 내놓으면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조금 살아났지만 이 정도의 매매시장 활성화로는 심각한 전세대란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집값을 떠받쳐 주택매매를 활성화한다고 ‘미친 전세’가 잡히냐”며 “임대시장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어떠한 대책도 전세의 매매 전환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월세 선호도 전세난을 부채질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바람에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이 높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면서 내년 봄 이사철 전세계약까지 이뤄지고 있다.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전세대란을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매매 시장에서는 투기 조짐이 보이면 시세차익에 대한 세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지만 전세 시장은 정책을 내놓기도 어렵다. 급기야 국토부는 전세 가격 추이에서 중요한 점은 얼마나 오랫동안 상승세를 기록했느냐보다는 상승폭이 얼마나 되는지에 있다고 밝혔다. 도태호 주택토지실장은 “전월세 시장은 투기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개입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코스피 뜨니 변액보험 ‘활짝’

    코스피가 2050대를 돌파하는 등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한동안 관심이 뜸했던 변액보험 상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가 상승 덕에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의 3개월간 펀드 수익률도 최대 9.64%까지 치솟았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 축소 연기,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연속 순매수 신기록 행진 등의 호재로 생보사들이 보유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인 교보생명 일반주식형펀드의 지난 25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9.6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알리안츠생명 성장형펀드의 수익률은 7.43%였다. 삼성생명의 업종대표주식형펀드는 7.70%, AIA생명의 주식형펀드는 8.15%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생명 인덱스주식형펀드와 메트라이프생명 배당주식형펀드도 각각 7.75%와 6.4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변액보험은 고객으로부터 받는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운용 수익률에 따라 받는 보험금이 달라진다.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하면 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도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을 끄는 이유가 되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변액보험 초회 수입 보험료는 지난 4월 1408억원에서 5월 3153억원, 6월 4307억원, 7월 현재 5307억원으로 올랐다. 총자산만 해도 지난 4월 79조 7051억원에서 5월 80조 5139억원으로 오르다가 6월 78조 2294억원으로 감소했지만 7월 현재 79조 7252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의 수익률 상승곡선만 바라보고 무턱대고 변액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증시 상황이 나빠지면 언제든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중도 해지 때 수수료도 낸다. 이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했다가 원금마저 까먹어 보험사에 민원을 넣는 사례도 적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 상품 중에는 원금 보장이 안 되는 것들이 많고 보험사가 보유한 펀드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라면서 “장기투자가 아니라 그때그때 수익률을 따질 생각이라면 변액보험 가입은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통문인 이광수·주요한 원조 ‘멀티테이너’였다

    정통문인 이광수·주요한 원조 ‘멀티테이너’였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구인모 지음/현실문화/584쪽/2만 8000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대 문인들은 1929년부터 1937년까지 근 10년간 유행가 가사를 쓰고 음반으로 취입했다. 일제 강점기 문인들의 외도와 이탈을 문학사 및 문화사적으로 분석한 책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은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는 선언으로 출발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광수, 김억, 주요한, 김동환, 이은상, 홍사용 등이 노랫말을 쓰고 고한승, 김종한, 김형원, 노자영, 유도순, 이하윤, 조영출 등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시인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이 음반에 취입한 작품은 확인된 것만 698곡으로, 식민지 시대 전체 유행가요의 18%에 이른다. 이들이 유행가 가사를 쓰며 대중과의 교감에 나선 것은 ‘개벽’ 등 동인지의 폐간에 따른 창작 공간의 위축, 높은 문맹률에다 빈약한 독자층 등 시단의 폐색현상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 잡가나 유행창가와 같은 이종 양식들과의 경쟁, 시의 대중화에 대한 열망, 시인으로서의 삶을 보장받으려는 현실적 욕구, 다국적 음반산업과 유성기의 도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들의 모험은 자유시에서 출발한 근대시를 정형시로 퇴보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유행시는 1929년 이광수 외에 김소월, 변영로, 양주동 등 11명의 문학인과 안기영, 윤극영 등의 음악인 5명이 조선가요협회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효시는 이은상의 ‘마의태자’다. 이광수의 ‘우리 아기 날’, 김동환의 ‘종로네거리’, 홍사용의 ‘댓스 오-케-’가 음반으로 나왔다. 대표작은 김형원이 노랫말을 쓰고 안기영이 곡을 붙인 ‘그리운 강남’으로 해방 후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인기가 오래갔다. 조선가요협회 참여 문인들은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해 1933년을 기점으로 활동이 뜸해졌지만 김억, 유도순 ,이하윤 등은 그 후에도 활발하게 작품을 냈다. 김억은 1933년 ‘수부의 노래’를 시작으로 1940년대까지 61편을 음반으로 냈다. 이하윤은 ‘섬색시’, ‘처녀열여덟엔’ 등 158편의 유행가 가사를 발표했다. 유도순은 카페 여급 김봉자와 경성제대 의학사 노병윤의 스캔들을 다룬 ‘봉자의 노래’를 히트시키는 등 1934~35년 2년간 92편을 집중적으로 발표했다. 유행가요의 운명은 1932년 매일신보 기자가 이광수의 ‘쓰러진 젊은 꿈’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엽기적’이라고 한 데서 보듯 어느 정도 예견된다. 흘러왔다 흘러가는 유행가의 속성처럼 정통 문인들의 유행시는 곧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김억과 이하윤은 1937년 이후 전시상황에 부응하는 시국가요를 짓는 등 전쟁협력이라는 막다른 길로 내몰리기도 했다. 지은이는 그러나 “‘동심초’(김억 작사, 김성태 작곡), ‘동무생각’(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 등이 가곡으로 남아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은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한 주민의 3년간 ‘층간 민원’ 일기

    [정기홍의 시시콜콜] 한 주민의 3년간 ‘층간 민원’ 일기

    “오늘은 이상하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 고함을 지른 효과일까.” “또 시작인가. 오늘만도 벌써 네 번째다. 일부러 이러는 것인가. 영하 5도에 창문도 열었다. 화가 치민다.” 지인이 최근 아랫집 주민의 흡연으로 인한 3년간의 고통을 깨알같이 적은 A4용지 20여장을 내밀었다. 2011년 11월부터 1000여일간 날을 거의 거르지 않고 기록한 ‘아파트 층간민원 일지’였다. 구구절절하게 써 내려간 내용은 적이 놀라웠다. 장장 3년간의 일기 같은 그의 기록은 어느 날 욕실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독한 담배냄새가 코를 쏘았다. 득달같이 인터폰을 들고 아랫집에 고통을 알렸다. 아랫집 주민은 시치미를 뗐지만, 오래지 않아 욕실의 담배 냄새가 그의 행위임을 알 수 있었다. 열불이 난 초기 몇 달간은 경비원과 함께 찾아가 자제를 부탁했단다. 시간 낭비였다는 것을 안 것은 분노의 시기가 끝날 쯤이었다. 경비원은 통보의무만 있지 제재할 권한이 없었다. 직접 아파트단지 관리실을 찾아 민원을 제기하고, 이웃집과 공동 대처를 논의했지만 그마저 흐지부지됐다. 두 집 간의 감정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지인의 행동이 과격해졌다. 인터폰을 드는 경우는 뜸해지고 말수가 적어졌다. 담배냄새가 날때마다 쿵쾅쿵쾅 바닥을 발로 차는 빈도가 많아졌다고 했다. 어느 땐 ‘층간소음’의 분쟁 당사자가 된 자신을 의식하고서는 사뭇 놀랐다고 한다. 그 이후 아랫집 주민을 마주치면 보복하지 않을까 해서 먼발치에서 급히 피해 버리기 일쑤였다. 3년간 쌓인 감정은 이렇게 무서운 분위기로 변해 갔다. 2년여를 지날 무렵, 사태가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일부 주민이 민원 해결에 나선 경비원에게 “그런 것 하려고 들어왔느냐”며 면박을 준다는 말을 들을 땐 미안함이 밀려들었다. 관리실의 대응은 그를 더 난감하게 만들었다. 안내방송을 요청했지만 게시판에 며칠간 고지하는 것이 전부였다. 주민들이 시끄럽다며 항의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공동체의 민원방송이 단지 내의 장터 안내방송보다 홀대받는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더 허탈해진 건 ‘흡연권’이었다. 현행법에선 자기 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제재할 방안이 없었다. 직장, 음식점에서와 달리 주거공간이 사적공간이란 점 때문이다. 손해배상 청구도 정확한 증거 채집은 물론 긴 세월의 송사 탓에 언감생심이었다. 지인은 “3년간의 기록 끝에 단지의 개별 주체들이 층간 민원에 대단히 수동적이란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해결 주체들이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 모두가 무관심과 이해타산의 문제였다. 그는 이 기록이 민원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말짱 도루묵이 될 처지라고 혀를 끌끌 찼다. 기록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계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작업이 이웃에 대한 적대감만 품게 될지 걱정이 더 앞선다고 했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 산책] 예방부터 관리까지… 진화하는 서울 자치구 보건소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 산책] 예방부터 관리까지… 진화하는 서울 자치구 보건소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요즈음 감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건소들마다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보건소를 예전의 낙후한 시설에 간단한 채혈검사나 독감 접종 등을 하는 곳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즘 보건소는 예방접종은 기본이고 건강검진 및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의료·건강 프로그램을 앞세워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서길복 (56·종로구)씨는 지난주 종로구보건소에서 단돈 5000원으로 20여개 항목에 걸친 검사를 받았다. 체위검사, 흉부방사선촬영, 소변검사, 혈액검사 등을 토대로 전문의들에게 진료도 받았다. 서씨는 “회사생활을 할 때 매년 받던 건강검진 못지않다”며 만족해했다. 각 지자체 보건소들은 경쟁적으로 거액의 예산을 들여 인테리어를 바꾸고, 고가의 의료 장비로 프리미엄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깨끗하고 세련된 내부에 산모들을 위한 수유실, 그리고 치료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까지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놓았다. 심전도 측정기나 초음파 진료기 등의 장비는 물론이고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에 따라 첨단장비를 갖춘 곳도 많아 웬만한 종합병원 부럽지 않다. 아픈 사람을 진료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예방차원의 보건업무도 많다. 중구보건소에서는 비만클리닉, 금연클리닉, 당뇨클리닉, 급성 전염병관리 등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홍세연(52·중구)씨는 매주 토요일 집 근처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비만클리닉에 다니고 있다. 한 달 만에 체중이 5㎏이나 빠진 홍씨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살을 뺄 수 있었다”고 말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보건소의 모든 진료가 무료다.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방문진료를 하는 곳도 여럿 생겨났다. 바쁜 직장인을 위해 야간진료와 토요 진료도 확대되는 추세다. 뜸 치료를 받기위해 강동구보건소를 찾은 박길자(78) 할머니는 “친절하고 예쁜 한의사 선생님이 친딸처럼 말벗도 되어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치료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프로그램 뿐 아니라 건강 예방과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쏟고 있다. 부위·방식에 따라 다른 살빼기 강의를 내놓는가 하면, 조부모가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는 세태에 맞춰 할머니·할아버지를 위한 육아교실을 계획하는 곳도 있다. 임산부 교육은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베이비마사지, 태아 두뇌발달을 위한 독서 태교, 신생아 제대관리, 임산부 성교육 등을 다채롭게 실시 중이다. 변화한 보건소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실시한 의료기관 만족도 조사에서 보건소 의료서비스가 만족도 64.3%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종합병원 만족도 53%보다 11% 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이향숙 중구보건소 의약과장은 “지역병원들이 보건소와 연계해 진료활동을 하거나 무료봉사와 강의를 하는 곳도 있어 앞으로 주민들의 보건소 이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건소가 저비용 고품질로 주민들의 건강종합복지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건강한 행복도시를 앞당기는 전령으로, 보건소의 진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웰에이징 시대’를 기대하며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웰에이징 시대’를 기대하며

    한동안 뜸했던 노인과 관련한 ‘참담한’ 사건·사고 소식을 잇따라 접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추위를 피하려고 옷을 아홉 겹씩이나 껴입고도 숨진 채 5년 만에 발견된 부산 할머니 사건도 그렇고,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페리호에서 하루에 60·70대 4명이 실종된 사건도 그렇다. 여객선에서 실종된 4명 가운데 2명은 부부이다. 해경 등에 따르면 4명 모두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노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노인의 날’(2일)에 즈음해 발표된 노인 관련 지표들과 함께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 문제를 정면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통계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13만명으로 올해 처음으로 6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인구의 12.2%이다. 12년 뒤인 2025년에는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 2050년에는 1800만명에 육박, 전체 인구의 37.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노인인구로 편입되는 2020~2030년에 노인인구도 가파르게 증가해 2030년에는 4명 중 1명이 노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류가 행복하지 않으며,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더욱 불행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노인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91개국 가운데 67위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에 39.9점이다. 더욱이 연금과 노년 빈곤율 등을 감안한 소득분야는 91개국 중 90위로 꼴찌나 다름없다. 노인들의 삶의 질은 더 이상 미래의 과제로 제쳐놓을 수 없다. 정부가 내년부터 노인들에게 소득에 따라 기초연금을 최고 20만원 지급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노인 문제는 기초연금 20만원으로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정책의 기본 틀과 노인에 대한 사회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노인을 ‘사회적 짐’ 내지 잉여인생, 일자리를 놓고 20대와 경쟁하는 것처럼, 아니 젊은이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20대와 60대 이상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노년에 대하여’에서 노년을 “경험이 가져다 준 현명함을 즐기는 나이, 책과 더불어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나이, 여자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이”라고 정의했다. 원로학자 김열규(78) 교수도 얼마 전 펴낸 ‘노년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복지정책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한편 노인들도 과거지향적 사고를 버리고 끊임없이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위해 마음과 정신을 다스리라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웰에이징’(Well-aging)이 가능해져야 한다. 즉,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 멋지게 나이 먹는 것이 가능해져야 한다. 능력과 의지가 있는 한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안심하고 노년을 즐길 수 있게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등 종합적인 노인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아버지·할아버지 세대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바로 나와 딸·아들, 손자 세대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경로효친 정신을 되새기고 노인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노인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좋고, 남성들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과 지원을 확대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주장도 옳다. 그런데 이 같은 정부와 정치인들의 주장이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예산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변명으로 비켜간다면, 누군들 말이야 못 하겠나. 고령화시대에 ‘웰에이징’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권리여야 한다. kmkim@seoul.co.kr
  • 당구장·기원은 뻐끔뻐끔…왜 PC방만 잡나

    PC방 내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른바 PC방 금연법)이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가운데 PC방 외에 당구장, 노래방, 기원 등에서는 여전히 흡연을 허용하고 있어 업종 간 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다. PC방 내 전면 금연 실시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등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PC방 업주들의 원성이 커지면서 금연 구역 지정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의 논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전국의 모든 PC방은 넓이 및 별도의 금연방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전면 금연 장소로 지정됐다. PC방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되면 흡연자는 벌금 10만원, 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낸다. 보건복지부는 올 연말까지 계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단속한다. 계도 기간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PC방 업주들은 영업 타격에 대한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현욱(53)씨는 “당구장이나 노래방 등에서는 여전히 흡연이 자유로운데 PC방에서만 유독 금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그나마 연말까지는 계도 기간이라 담배를 피워도 단속에 걸리지 않아 덜하지만 내년부터 손님 발길이 끊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인천 연수구의 PC방 사장인 오민수(44)씨도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많이 가는 당구장과 할아버지들이 자주 찾는 기원 등에서는 흡연이 가능하다”면서 “PC방만 차별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PC방 업주와 관련 업계 회원들로 구성된 ‘범 PC방 생존권 연대’는 지난 6월 법 시행을 앞두고 “음식점과 커피숍 등은 전면 금연 유예기간을 2년으로 둔 것과 달리 PC방에 대한 전면 금연은 6개월의 계도기간 이후 바로 시행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유예기간 연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같은 금연 구역 형평성 논란에 대해 관계당국은 “차츰 당구장 등 다른 업종에 대해서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복지부는 PC방 금연법 시행 당시 예외 조항을 달아 당구장도 전면 금연 구역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시행을 미뤘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내 금연을 점차 확산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는 만큼 PC방 외에 다른 업종으로 금연 구역 지정을 확대하는 것은 큰 방향에서 볼 때 맞다”면서 “금연 구역의 추가 지정을 위해서는 관계 부처와 현장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오경락(39)씨는 “PC방이든 당구장이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무조건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기보다 손님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업주들도 살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조리서 보온까지 ‘스마트쿠커’ 출시

    조리서 보온까지 ‘스마트쿠커’ 출시

    26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한 요리 아카데미에서 한경희생활과학 모델과 어린이가 다기능 스마트쿠커인 ‘한경희 보온 히팅쿠커’를 선보이고 있다. 이 냄비는 직화가열로 조리된 요리를 보온 용기에 담아 뜸을 들이는 방식이어서 양념이 음식에 잘 스며들도록 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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