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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축구도 열정은 ‘월드컵 대표’

    여성축구도 열정은 ‘월드컵 대표’

    서울에서 활동하는 여성축구팀은 모두 16개입니다. 모두 구청 소속입니다.. 창단식을 갖고 공식 발족한 팀이 12곳이고, 여성축구교실 형태로 운영하는 팀이 4곳입니다. 여성축구인은 여름을 기다립니다. 서울시 축구연합회장기 여성축구대회가 열리는 계절이기 때문이죠. 연령별로, 지역별로 남성축구인이 참가하는 대회는 많지만, 여성축구인은 오직 8월 대회만 바라보며 땀을 흘립니다.1998년 창단한 송파 구립 여성축구단은 역사만큼이나 실력이 출중하지만,2002∼2004년 조직된 새로운 축구단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2004년 5월에 문을 연 성북구 여성축구교실 회원들도 실력과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한 주부는 운동하다 발목을 다쳤는데 붕대를 감고 훈련받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몸싸움을 벌이다 여성 회원에게 정강이를 채여 몇 주동안 운동을 못했다는 남성 회원도 있었습니다.‘대∼한민국’. 축구인으로 거듭난 주부들이 태극전사를 닮았습니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햇살이 화창한 27일 서울 성북구 월곡 근린공원내 인조잔디구장.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30∼50대 주부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임옥성 감독이 이끄는 성북구 여성축구교실 회원들이다. 매주 월·수·금요일에 축구훈련을 받는다. ●볼이 자석처럼 발에 달라붙어 곱게 화장한 주부들이 공을 주고받으며 몸을 푼다. 공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자석처럼 공이 발에 착착 달라 붙었다. 굴러간 공을 잡으러 뛰는 발걸음도 가볍다. 회원은 25명. 대부분 2004년 5월 교실이 문을 연 뒤 줄곧 함께 운동해 왔다. 몸을 부딪치며 쌓은 우정이라 가족만큼이나 끈끈하다. 뒤늦게 합류한 주부들도 금세 분위기에 동화된다. 자녀 교육 때문에 잠시 운동을 쉬더라도 가족적인 분위기를 못 잊어 다시 온단다. 팀워크가 좋아 실력도 눈에 띄게 늘었다. ●남성 동호인들과 경기도 꾸준한 연습으로 기본기를 갖춘 여성축구단은 요즘은 50∼60대 남성축구단과 연습경기를 펼친다. 시합이 시작되자 주부들이 공을 쫓아 달렸다. 힘이 달리면 2∼3명이 함께 상대방을 압박하며 수비를 했다. 몸싸움에 밀린 남성이 넘어졌다. 공을 가슴과 머리로 받아 자유자재로 패스했다. “공을 먼저 보내고 빈손으로 움직이라고. 그게 편하잖아. 욕심내지 마.”임 감독의 지시가 쏟아졌다. ●남편따라 왔다 축구광됐어요 주부들이 축구에 발을 들여놓은 이유는 대부분 ‘남편’ 때문이었다. “축구라면 지긋지긋했어요. 남편이 휴일이면 새벽마다 조기 축구를 나가는데…. 뭐가 저리 좋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김순애 주부·42) 축구에 열광하는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아니면 그 남편의 손에 이끌려 축구교실에 등록했다. 남편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제 그녀들도 축구광이 됐으니 말이다. “예전에는 TV를 볼 때 축구경기냐, 드라마냐를 놓고 많이 싸웠거든요. 이제는 당연히 축구죠.”새벽 3시까지 축구경기를 보며 장·단점을 분석한단다. 박명숙(39) 주부는 부부끼리, 모자끼리 공유할 것이 많아졌다고 했다. “남편, 아들과 함께 나와서 연습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죠. 그러다 고민거리도 털어놓고….” 월·수·금 연습도 부족해 휴일에 남편이 조기축구팀에 나가면 따라나가 옆에서 홀로 연습하는 주부도 있었다. ●아이들이 멋있대요 자신감이 생겼다. 날아오면 피하기 바빴던 공을 이제 가슴과 머리로 받아 자유자재로 요리하니까 용기를 얻었단다. “날마다 연습하니까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고요. 몸싸움도 요령이더라고요. 온몸으로 밀어붙이면 남자들이 힘없이 쓰러져요.”박소영(41)씨가 유쾌하게 웃었다. 뚝심과 승부욕을 축구를 통해 배운 셈이다. 자녀에게 엄마의 노력을 보여준 것도 큰 소득이다.“아이들이 엄마 멋있다고 좋아해요. 그럼 ‘뭐든지 마음먹고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다. 너희들도 꿈을 갖고 열심히 달려라.’이렇게 자신있게 말해주죠.” 신미숙(45)씨는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고 했다.“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을 때 느껴지는 시원함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그 상쾌함이 하루를, 일주일을 기분좋게 하죠.” ●피부에 생기가 돌아요 경기가 끝났다.0대 1로 남성팀 승리. 전날은 여성팀이 1대 0으로 이겼다. 비등한 실력이라 경기마다 재미있다. 주부들은 집에서 가져 온 얼음물을 나눠 마시며 여성탈의실로 이동했다. 이야기꽃과 함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그때 한 주부가 “햇빛이 따가워졌다.”고 말했다. 야외 운동이라 피부가 상할까봐 걱정하는 소리다. 그러자 주부들이 너도나도 노하우를 공개했다. 선크림을 바르고, 화장을 짙게 하라고 조언했다. 피부마사지를 주기적으로 받으면 잡티가 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 주부가 “땀으로 노폐물이 많이 나와서 오히려 생기가 넘친다.”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맞다.”“맞다.”며 되받아 쳤다. 5분만 뛰어도 후들거리던 다리가 탄탄해지고, 추리닝이 원피스보다 익숙해진 그들은 이제 멈출 수가 없단다.‘대∼한민국’ 축구인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 구립 여성축구단 12팀 송파는 전용 잔디구장 자랑 서울 여성축구단은 모두 12팀이다. 모두 구청 소속이다. 축구단 창단을 준비하며 여성축구교실을 운영하는 구청은 4곳. 송파 구립 여성축구단이 1998년 4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역사가 깊다 보니 전용 잔디구장을 마련할 만큼 조직이 탄탄하다. 실력도 남다르다. 서울시축구연합회장기 여성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여러번 차지했다. 2000년 7월 마포 여성 축구단이 뒤를 이었다. 난지천 인조잔디구장과 망원 유수지 축구장을 오가며 연습하고 있다. 선수도 35명으로 가장 많다. 그리고 동대문구가 2001년 3월 구민회관 운동장에서 여성축구교실을 열었다. 감독과 선수를 따로 두고 훈련한다. 이후 2002년 한·일 월드컵 열풍과 함께 구청들이 앞다퉈 축구단과 축구교실을 시작했다. 은평 여성축구교실(4월), 중구 여자축구단(4월), 강동구 여성축구단(7월), 종로 여성 축구단(10월), 서대문구 여성축구단(11월), 영등포구 아줌마 축구단(2002년 12월) 등이다. 여성축구단이 호응을 얻자 다른 구로 확산됐다.2003년에는 성북구 여성축구단, 금천 여성축구단이 창단됐고 2004년에는 성북 여성축구교실, 노원구 여성축구단, 동작구 여성축구단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국민생활체육 광진구 여성축구단이 지난해 8월 마지막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여성 축구단이 없는 구는 용산·성동·중랑·강북·도봉·양천·관악·서초·강남구 등이다. ■ 임옥성 감독의 한마디 성북구 여성축구교실 임옥성(62)감독은 여성축구인이 열정적이라고 칭찬했다. 시작이 힘들지 빠져들면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참가한단다.1972년부터 한일은행에서 축구선수, 코치, 감독으로 활약한 임 감독은 1999년 성북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생활체육인으로 활동하다 성북구 50대 축구단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축구 문화를 확산하는 일이라 유쾌하게 승낙했습니다. 축구인으로 살며 누린 은혜를 갚아야겠다 싶었지요.”서울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좋은 성과를 올렸다.2004년부터는 60대 축구단도 맡았다. 그리고 그해 5월 여성축구교실을 열었다.2002 한·일월드컵이 성공하면서 여성들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처음에 축구단은 오합지졸이었다. “대부분 축구공을 처음 만져봅디다. 공을 차는 것은 고사하고, 공이 날아오면 피하기 바빴습니다.” 그는 유소년에게 축구를 가르치듯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가르쳤다. 달리기가 첫 과제였다. “축구는 달리기가 기본입니다. 순간 스피드는 타고나고, 지구력은 훈련을 통해 키워지죠.” 혹독한 훈련에 주부들은 몸살을 앓았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걷지도, 앉지도 못했다. 몇몇 주부들은 포기했다.“어머니들이 서로 의지하며 몸을 추스르더군요. 체력과 더불어 팀워크가 탄탄해졌습니다.” 여성축구단의 실력이 날이 갈수록 향상됐다. 겨울에도 꾸준히 연습한 덕이다. 운동이 몸에 배지 않은 터라 쉬면 몸이 금세 무거워진다고 임 감독이 채찍질했다. 여성축구단은 이제 50∼60대 남성축구단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칠 만큼 실력이 붙었다. “여성축구단은 불모지를 개척한다는 게 매력적입니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분야죠.”그는 올해 독일 월드컵이 열리면 여성축구인이 더 많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여성축구대회를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를 치러야 욕심도 생기고, 실력도 쌓인다.”면서 “서울시가 주최하는 대회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도면밀한 그룹 재무통

    검찰이 비자금 조성혐의로 27일 체포한 현대차그룹의 물류전담 계열사 글로비스 이주은 사장은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통한다. 특히 주도면밀한 스타일 때문에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적지 않은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2003년 글로비스의 전신인 현대로지텍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이후 글로비스의 사장으로 취임, 그룹의 수송물량을 전담하면서 글로비스를 급성장시켰다. 대외적인 행보를 자제하면서도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이 사장은 글로비스의 창업과 주식상장 작업을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1945년생인 이 사장은 선린상고와 광주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70년 현대자동차써비스에 입사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에서 재무과 차장, 재경본부 전무,AS사업본부 부사장 등을 거치며 재무 전문가로 성장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구청장 현장인터뷰] 최선길 도봉구청장

    [구청장 현장인터뷰] 최선길 도봉구청장

    16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산자락에 위치한 ‘도봉실버센터’. 지난해초부터 치매·중풍 등 만성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을 위해 도봉구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이다. 전문 의료진이 매일 노인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수지침, 발마사지, 물리치료, 그림그리기, 텃밭가꾸기 등 노인들의 재활·안정을 돕는다. 최선길(67) 도봉구청장은 이날 구슬을 꿰어 장식품을 만드는 ‘알공예’를 하는 수업장을 찾았다. 최 구청장이 노인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면서 연세를 확인했다.98세 어르신도 있었다. 최 구청장도 이 곳에서는 ‘청년’축에 속했다. “고령화 시대로 들어가면서 노인이 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도봉실버센터에서만큼은 스웨덴 같은 복지 선진국에서 운영되는 노인요양시설처럼 저렴한 가격에 집처럼 편안하게 머물도록 하자는 게 목적이지요.” 그래서인지 노인들은 일상복을 입는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다른 요양시설과는 다르다. 또 곳곳에 푹신한 소파와 노인들의 모습이 담긴 아기자기한 액자들이 놓여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봉실버센터에 들어오려는 대기자만 300명이 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주민들 마음 돌려… 대기자만 300명 그러나 최 구청장의 ‘뚝심’이 아니었다면 도봉실버센터 설립은 어려울 뻔했다.“처음에 주민들이 도봉실버센터를 혐오시설이라고 해서 얼마나 반대를 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만약 잘못되는 일이 있다면 구청장직을 내놓겠다.’면서 주민을 수십차례 만나면서 설득했지요. 물론 노인복지에 대한 필요성도 얘기를 하고요.” 결국 주민들은 이같은 최 구청장의 열정을 이해하게 됐고, 지금은 일부 주민들이 도봉실버센터에서 일자리를 얻어 고맙다는 말까지 건넨다. 또 도봉실버센터에 주기적으로 오는 자원봉사자만 800여명에 이를 정도다. 다른 자치구가 실버센터를 지으려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주민의 반대로 무산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생태도시 조성… 낙후 이미지 탈피 최 구청장은 ‘직업 구청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관선 동대문구·노원구·도봉구청장, 초대 민선 노원구청장에 이어 구청장만 이번이 5번째다. 일선 구청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구민들이 필요한 것을 제대로 선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봉구가 그동안 못 사는 곳, 낙후한 곳으로 인식돼 왔지만 수려한 생태환경만큼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뛰어나지요. 도봉구는 환경을 이용한 행정으로 구민들이 가장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도봉실버센터, 열린극장 창동, 창동문화체육센터, 창동문화마당 등을 만들었지만 최 구청장에게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앞으로 도봉산역 주변에 5만여평 규모의 생태숲을 만드는 등 도봉구를 생태 관광도시로 조성하는 게 4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은 ‘직업 구청장’의 꿈이다. 김유영기자 ca5rilips@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39년 경북 달성 ▲학력 서울대 수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약력 행정고시합격(4회), 재무부 사무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심의관, 종로·중구 부구청장, 동대문구청장, 노원구청장, 도봉구청장, 광동제약(주)사장, 초대 민선 노원구청장 ▲가족 아내 김명자씨와 2남 1녀 ▲기호식품 된장찌개 ▲좌우명 진실과 정의는 리더십을 보장한다 ▲주량 소주1병 ▲애창곡 선구자 ▲취미 등산
  • [시론] 인도 핵외교에서 배울 점/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시론] 인도 핵외교에서 배울 점/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지난 2일 체결된 미국-인도 핵협정은 미국이 인도의 평화적 핵활동을 지원한다는 약속과 함께 인도의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이 갖는 국제정치적 함의는 다양하고 막중하다. 세계전략 차원에서는 미국이 인도를 지렛대로 삼아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핵질서의 관리’ 측면에서는 인도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함으로써 미국 스스로가 핵확산방지조약(NPT) 체제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NPT는 핵무기의 확산을 견제하는 ‘핵질서의 헌장’이지만, 참여를 거부하면서 핵보유국이 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이단아’들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은 핵을 포기하고 NPT에 가입하라는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하면 다른 NPT 회원국들에 “우리도 NPT를 탈퇴하고 핵보유국이 되겠다.”라고 주장할 근거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이중 기준’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은 반확산 정책을 주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핵보유를 방조했다. 미국은 또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친미반군의 기지를 제공했고 지금도 ‘테러와의 전쟁’에서 동맹국이 되고 있는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핵무기 단계에 접근하지도 않은 이란에 ‘농축 포기’를 종용하는 것은 ‘원천 봉쇄’ 정책이라 할 수 있으며, 이미 핵보유를 선언한 북한은 원천봉쇄를 돌파한 상태이다. 북한으로서는 핵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받든지 아니면 핵포기의 대가로 원하는 반대급부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란이나 북한이 인도를 ‘NPT 밖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이번 협정을 놓고 이중 기준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은 다분하다. 인도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협정은 인도 핵외교의 쾌거를 의미한다. 독립초기 네루 총리는 훗날을 기약하면서 핵과학자들을 양성했다. 또 1964년 중국의 핵실험 직후 국민들의 핵무장 요구가 빗발쳤지만 인도는 ‘민간부문 발전을 통한 잠재력 배양‘이라는 내실을 택했다. 하지만 1998년 핵실험과 함께 핵무장을 시작하면서 핵강국을 향한 인도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인도는 이미 40∼50개의 핵탄두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년 내에 수소폭탄을 포함한 300∼4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프랑스가 육지발사 및 공중발사 핵무기를 폐기하고 잠수함에 의존하는 추세다. 반면 인도는 2003년에 핵병기를 총괄하는 전략군사령부를 창설하고 육지, 바다, 공중에서 핵투사가 가능한 강대국형 ‘3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인도에 핵강국으로 가는 대로를 활짝 열어주었다. 자체 제작한 사정거리 2000㎞의 아그니(Agni)미사일, 건조 중인 핵잠수함, 대륙간 탄도탄으로 변신할 수 있는 PSLV 로켓 등은 핵강국 인도의 미래를 점치게 한다. 인도의 핵행보는 한국에도 교훈을 남긴다. 중요한 국익을 추구함에 있어 인도가 보여준 인내와 뚝심은 으뜸가는 본받을 점이다. 차별성 문제도 남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냉철한 머리로 판단할 때 한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장을 시도해서 안 되지만, 일찌감치 원천봉쇄를 당한 한국이 원천봉쇄를 거부하는 이란, 원천봉쇄를 돌파한 북한, 원천봉쇄를 돌파하여 공식 핵보유국 반열에 오르는 인도 등을 바라보면서 차별성을 느낄 뜨거운 가슴마저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 또한 비정상이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 [WBC] ‘통 큰 야구’가 한수 위

    [WBC] ‘통 큰 야구’가 한수 위

    5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 뜨거운 벤치 대결을 펼친 한국의 김인식(60) 감독과 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65) 감독. 이들이 걸어온 길이나 야구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지만 무서운 ‘승부사’라는 점은 같다. 김 감독은 1965년 크라운맥주에 입단한 뒤 1972년까지 해병대·한일은행에서 투수로 뛴 게 선수경력의 전부다. 불과 27살 때인 1973년 배문고 감독을 시작으로 1995년과 2000년 OB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김 감독은 선수시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아픔을 되새겨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발굴하거나 부상 중인 선수들을 다시 그라운드에 세우는 ‘재활의 신’으로 불린다.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맡기는 ‘믿는 야구’,‘기다리는 야구’,‘뚝심의 야구’로 대표된다. 인화를 최고 덕목으로 삼아 선수가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리는 ‘덕장’이다. 반면 중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 감독은 ‘외다리타법’으로 비공인 세계 최다인 통산 868개의 홈런을 쳐낸 일본야구의 신화다.1959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통산 13회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이승엽 이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55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1983년 요미우리 감독이 됐지만 독선적인 지도스타일로 코치들과 잦은 충돌을 빚어 4년만에 경질됐다.1995년 다이에 지휘봉을 쥔 오 감독은 한치의 오차 없는 작전야구를 구사,1999년과 2003년 약체 다이에를 일약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탁월한 작전을 통해 승리를 이끄는 ‘지장’인 셈. 김 감독은 때로 예상밖의 강공으로 대량 득점을 하는 등 선수 개인의 화력에 맡기는 ‘빅볼’을 선호한다. 이와 달리 오 감독은 빈틈없는 수비를 바탕으로 일발 장타보다 기동력과 다양한 작전으로 1점씩을 쌓아가는 ‘스몰볼’이 전매특허다. 지난 한·일전에서도 두 감독의 색깔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일본은 경기 초반 7안타를 터뜨리며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간 반면 한국은 8회초까지 끌려가다 이승엽의 한 방으로 일순간에 게임을 뒤집었다. 두 사람의 역대 전적도 막상막하다.1995년과 1999년 슈퍼게임 때 대표팀 사령탑으로 만나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가 5일 경기로 김 감독이 앞섰다.‘통큰 야구’가 ‘정밀 야구’를 누른 형국이지만 명예회복을 노리는 오 감독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오는 16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릴 WBC 2라운드 한·일전에서 누가 웃을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의회] 이용섭 성북구 의원

    [의회] 이용섭 성북구 의원

    이용섭(68)성북구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깐깐맨’이다.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한결 같다. 장위 신용협동조합 이사장과 장위2동 구의원으로 활동한 12년 동안 그는 아내에게 생활비로 20만원을 건넸다. 쌀이나 김치, 공과금은 이 의원이 따로 관리한다지만,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생활에 쪼들리다 못해 최근 60평짜리 아파트를 팔고 1억 400만원짜리 빌라로 이사를 해야했다. 밖으로는 접대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하다. 성북구 예결위원장인 그는 구청 직원들과 밥을 같이 먹지 않는다. 공식·비공식 회식을 거부한다. 주민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다. 공고롭게 직원을 식사시간에 만나면 그가 3000원짜리 된장찌개를 사준다. “‘청렴하다’‘대쪽같다’는 말이 듣기 좋습니다. 지역에 봉사하는 구의원에게 더 좋은 칭찬이 어디 있겠습니까.” ●교육환경 개선엔 아낌없이 투자 깐깐한 이 의원이 물쓰듯 투자하는 곳이 따로 있다. 교육환경 개선사업이다. 그는 장곡초등학교에 현대식 체육관을 건립한는데 앞장섰다. “운동장이 좋아서 두 학급도 함께 체육을 못했습니다. 마음껏 뛰어다녀야 할 어린이들이 좁은 틀에 갇혀있는 게 안타까웠죠.” 여러 사람이 힘을 모은 덕에 1000명을 수용하는 현대식 체육관이 문을 열었다. 영상실·독서실을 고쳤고 20년 묵은 책·걸상도 바꿨다. 윤방자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떠나며 이 의원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장위중학교도 시비 2억 2000만원으로 교문 진입로 공사를 실시했다. 운동장과 화단도 보수했다. 이 의원은 “우리 나라를 짊어질 2세를 교육시키기 위해선 아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교실·우편취급소 적자운영 감수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신협 2층에선 방과후 어린이교실이 운영된다. 어린이 29명이 교사 3명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한다. 구청에서 교사들의 월급은 지급하지만, 전기·수도세는 늘 적자다. 적자인데도 운영하는 또 다른 곳은 우편취급소. 매월 20∼30만원을 채워넣어야 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뚝심으로 밀고 나간다. 젊은 시절 체신공무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그가 취급소장을 맡고 있다.“할머니들이 버스 타고 우체국 갈 필요가 없어서 편해졌다고 칭찬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평생 밥값으로 2만∼3만원을 써 본적이 없을 만큼 가난하고, 알뜰하게 살아왔습니다. 세금을 집행할 때도 같은 마음으로 살펴봅니다. 혹자는 너무 까다롭다고 불평하지만, 원칙과 소신을 꺾을 수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아이칸 파상공세 VS KT&G 뚝심방어

    아이칸 파상공세 VS KT&G 뚝심방어

    ‘아이칸-KT&G’의 경영권 분쟁이 불꽃튀는 창과 방패의 맞대결로 전개되고 있다. 민첩하고 노련한 아이칸은 선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고, 주인이 없어 둔해 보이긴 하지만 KT&G도 뚝심으로 막고 있다. 아이칸이 구사할 전술과 KT&G의 방어술로 사태의 향방을 점칠 수도 있다. ●아이칸, 공개매수가격 인상이 복안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이칸 연합은 지난달 24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직·간접으로 ‘공개매수’를 선언한 뒤 KT&G에 이사 보수지급 내역 등 회계장부의 열람을 요구했다. 경영권 인수를 의도하는 파상공세를 펼치다 잠시 가벼운 견제를 하며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 회계장부 열람은 경영진의 배임 등 꼬투리를 잡기 위한 목적도 엿보이는 만큼, 거절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미끼용 전술’로 보인다. 열람을 거절당하면 다시 한번 공개매수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높다. 충격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식 인수제안 가격을 6만원에서 7만원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KT&G 주가는 지난달 24일과 28일에 이어 세번째로 급등하면서, 국내외 소액주주의 마음을 사로잡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KT&G의 우호지분 확보 노력을 교란시킬 수 있다. 아이칸은 이미 지분 20.5%(3333만여주)에 필요한 ‘실탄(자금)’을 2조원 준비했다고 하지만, 이 돈을 실제 쓰지 않고도 주가상승이라는 1차적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아이칸은 KT&G의 양보를 받아내든, 우호세력을 규합해 표 대결을 펼치든 이사회에 진출하면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이칸연합의 스틸파트너스 펀드는 미국, 일본 등에서 12차례 표 대결을 벌여 6차례 경영권을 장악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KT&G, 소액주주 달래기 최선책 KT&G가 공개매수에 대한 정면승부를 한다면 거꾸로 아이칸 주식을 매수하는 ‘팩맨(역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영리한 아이칸이 자회사를 비상장사로 관리해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아이칸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방법도 있으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공개매수 발언이 KT&G의 묘안 하나를 이미 잃게 만든 셈이다. 하지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9.76%)를 우호세력에게 팔아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있다. 또 아이칸의 공개매수 기간에 KT&G가 소액주주에게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자사주를 매입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모두 자금력, 배임 책임론 등이 뒤따른다는 게 부담이다. 따라서 소액주주를 달래는 게 우선 가능하다.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예정된 주당 1700원의 배당금을 더 올릴 수 있고, 내년에 고배당을 약속할 수도 있다.KT&G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순이익의 96%를 주주에게 환원했다.”면서 “배당과 자사주 소각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거친 공세는 주가부양 목적 전문가들은 아이칸의 공세가 KT&G 주가와 연계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칸은 지난달 초 사외이사 요구 등으로 주가가 한창 오르다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연속 떨어지자 24일 새벽 ‘6만원 매입설’을 내놓았다. 주가가 급등하다 28일 오전 다시 고개를 숙이자 오후에 또다시 공개매수를 언급해 주가를 바짝 끌어올렸다.M&A중개업체 ‘프론티어M&A’ 성보경 회장은 “아이칸의 행보는 주가부양 의도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주가 흐름을 통해 공세 시점 등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법적인 책임을 피하면서 주가를 움직이는 ‘유사 공개매수’ 행위는 미국에선 제재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은 미국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KT&G는 시가총액(9조 3000억원)이 너무 커 실제 아이칸이 지배권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기업설명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회사, 돌다리를 몇 번씩 두들겨보고도 건너지않는 보수적 경영, 창업주 얼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남양유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자사의 우유와 유제품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창업주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창업주는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양유업을 창업한 홍두영(87) 명예회장은 한국 낙농업의 대부로 통한다. 홍 명예회장은 40여년간 한국 낙농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좋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홍 명예회장은 지난달 2일 타계한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과 곧잘 비교된다. 두 기업 창업주는 나이가 비슷하고 이북 출신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짠돌이’ 경영도 닮았다. 우유·조제분유·발효유·치즈·음료 등의 제품군도 상당히 겹치면서 ‘모방과 카피’ 논란도 많다. 연 매출액도 8000억원대로 엇비슷하다. 여러면에서 두 회사는 ‘물고 물리는’ 숙명적인 관계다. 남양유업의 대표이사 3명 가운데 한 명인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국내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이다.1919년 1월7일생이다. 남양유업이 창립된 1964년 이후 43년째 대표이사와 사장, 회장, 명예회장 직위를 줄곧 지키고 있다. ●영변 지주의 장남 홍두영 명예회장은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면 서부동에서 홍재영씨와 최점숙씨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영변에서 손꼽히던 지주여서 어린시절을 유복하게 보냈다. 홍 명예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와세다대에 진학, 불어불문학과를 마쳤다. 홍 명예회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어릴적 행적이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일본에서 귀국한 27세의 청년 홍두영은 어수선하던 광복 정국에서 고향 영변의 숭덕여자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교사 생활을 하던 1947년 5월 같은 영변 출신의 열살 아래인 지송죽(77)씨와 결혼,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김일성 정권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엘리트 가정을 내버려 둘 리 없었다. 홍 명예회장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가족과 홍선태(작고) 전 남양산업 대표 등 동생을 데리고 월남했다. ●배고픈 아이들 때문에 유업에 손대 홍 명예회장의 첫 사업은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종전 이듬해인 1954년 부산에서 비료를 수입하는 ‘남양상사’를 일으켰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는 듯했지만 62년에 화폐개혁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8년만에 모든 재산을 날려버렸다. 일각에서는 당시의 충격이 너무 심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소심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겼다는 말도 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명예회장은 신문이나 TV를 통해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꺼린다.”며 “경기단체 회장직 제의도 많았지만 다 물리쳤다.”고 말했다. 첫 사업 실패 이후 홍 명예회장의 보수적 경영이 시작됐으며, 큰 아들 홍원식(56) 회장에 대한 경영수업이 다른 기업보다 일찍 시작됐다. 홍 명예회장이 사업 재기를 꾀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분유였다. 비료 수입업에 종사하던 그는 1963년 선진 외국 출장길에서 분유사업을 눈여겨 봐뒀던 것. 분유를 마음껏 먹고 있던 외국 아기의 모습을 본 그에게 한국전쟁 직후 먹을 게 없던 고국의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고국으로 돌아온 홍 명예회장은 64년 3월 13일 남양유업을 설립했다. 당시 정부는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농민들의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낙농사업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 명예회장은 영변의 지주 아들이어서 낙농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1965년 11월 충남 천안에 제1공장을 짓고 자가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한 때는 아들, 부인까지 경영에 관여 충남 천안 공장부지가 금광터였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67년 1월10일 출시된 유아용 제조 분유인 남양분유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77년에는 유산균 발효유인 남양 요구르트를 개발, 히트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출연료 1억원을 주고 축구선수 차범근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78년 유업계 최초로 기업을 공개하고 주식을 상장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가족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장남 홍원식 회장이 회사일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73년부터 종종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회사에 달려와 입출금 전표를 끊는 등 경리업무를 봤다.74년 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77년 이사,79년 상무,80년 전무,88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 90년 4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2003년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90년대에는 불가리스, 아인슈타인우유, 아기사랑秀,E-5, 위풍당당 동충하초 등을 내놓으며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게 했다. 회사가 성장 엔진을 필요로 하던 80년 9월 둘째 아들 홍우식(53) 서울광고기획 사장도 남양유업에 합류했다.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80년대 초반 큰아들 홍원식 회장과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모두 힘을 합쳤다. 홍 명예회장의 부인 지송죽씨도 한때 남양유업의 감사로 근무했다. 남양유업이 최근 곧잘 내세우는 ‘친인척 경영 참여 금지’는 그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당시 90년 4월 회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홍원식 회장에게 물려주면서 회사 운영에 관해 두 가지 금기사항을 가르쳤다.‘기업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지 말 것’과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전한다. 홍 회장뿐만 아니라 기업인이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홍 회장은 30년 가까이 남양유업에서 근무한 덕분에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았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덴마크 왕실로부터 ‘영예로운 메달’을 받았고,2001년 7월 무차입 경영과 축산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25회 전국경영생산성촉진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43년째 남의 건물을 사옥으로 지난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 당시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휘청거릴 때 남양유업은 오히려 20%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소매업종으로 불황을 잘 타지 않는 데다 기업 규모보다도 ‘브랜드 파워’가 강한 까닭이다. 게다가 98년 11월 그동안 상업·조흥·신한은행에 남아 있었던 180억원의 은행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부채 비율을 167%에서 0%로 떨어뜨렸다. 회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무차입(無借入) 경영의 원조’라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는 4700억여원을 확보,1만%의 사내유보율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상당한 금융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성공은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독특한 철학인 ‘4무(無)’경영에 바탕을 두고 있다.4무는 돈을 빌려쓰지 않고(무차입), 노사분규가 없으며(무분규), 친인척이 개입하지 않으며(무파벌), 자기 사옥이 없는(무사옥) 경영을 말한다. 인사에서의 투명성도 줄곧 강조된다. 오너의 친인척은 회사에 발붙이지 못하며, 파벌 형성 또한 용납되지 않는다.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성장경 상무는 “남양유업에는 자연스럽게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옥도 없다.43년째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현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 대일빌딩을 빌려쓰고 있다.10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하고 종업원이 3000명이 넘는 기업이지만 임원은 단 9명에 불과하다.43년간 단 한차례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목장주들에게는 지독할 정도로 품질검사가 깐깐한 회사다. 그러나 원유값 만큼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결제기일도 정확하게 지키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목장주들이 거래하기를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통한다. 제품의 다양화는 추진하지만 사업의 다각화는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우유 캔을 만드는 회사나 낙농가를 위한 사료공장 등을 세우자는 내부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전공을 벗어나는 사업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방침이다. 식품 분야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절대로 한 눈 팔지 않겠다는 창업주 홍 회장의 경영 철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나고 최대주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 명예회장은 박건호 대표이사 부사장, 김승수 대표이사 전무 ‘3두마차’ 경영체제를 확립해 오고 있다. 홍 회장은 그러나 경영에 무관심하지는 않다. 회사에 사무실을 두고 거의 매일 출근을 하면서 중요 사항을 직접 결정할 만큼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명예회장도 가끔씩 회사에 들르곤 한다. 남양유업과 거래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1억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할 때는 오너가 반드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따라 남양유업의 의사 결정이 경쟁 기업에 비해 많이 늦다.”고 말했다. 홍 명예회장은 부인 지송죽씨와의 사이에서 3남2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 직제상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창업주 홍 명예회장 자신뿐이다. 큰아들 홍원식 회장은 최대 주주로 남아있다. 자본금 44억 3300여만원인 남양유업의 지난해의 정확한 매출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4년의 매출은 7729억 8400만원에 당기순익은 427억 9400만원에 이른다. 홍원식 회장은 19.44%(13만 9964주)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홍 명예회장은 7.63%(5만 4907주)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54)씨는 0.89%(6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0.63%(4568주),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0.4%(2908주)씩 갖고 있다.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댁 김정선씨가 이색적으로 0.16%(1168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막내딸 홍영혜(44)씨는 지난해 초 장내에서 2612주를 매도, 지분율이 0.45%(3208주)에서 0.08%(587주)로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미국 투자회사 안홀드 앤드 에스 블라이흐뢰더가 15.90%(11만 4448주)를 보유하는 등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회사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3.74%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주식 거래가 극히 부진해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를 무시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내년도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잡고 있다. ●평범한 집안과 결혼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자녀 혼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큰 아들 홍원식 회장은 지난 76년 고려해운 창업주 이학철(작고) 회장의 장녀 이운경(54)씨와 화촉을 밝혔던 것이 눈에 띌 정도다. 홍 회장은 이동찬(84) 코오롱그룹 회장 가문과도 연결된다. 이동찬 회장의 셋째딸 이혜숙(54)씨가 고려해운 이 회장의 장남인 이동혁(59) 고려해운 회장과 결혼한 까닭이다. 홍원식 회장은 부인 이운경씨와의 사이에서 진석(30), 범석(27)씨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씨는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한 남양유업의 3세 승계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홍 회장은 어머니 지송죽 전 감사로부터 주식 2만 108주(2.79%)를 모두 물려받았다. 이를 두고 형제간에 사이가 소원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둘째 아들 홍우식씨는 남양유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광고회사 서울광고기획 사장을 맡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71년 서울고교와 76년 연세대를 거쳐 83년 미국 산타클라라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해군 중위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79년 8월 한국IBM을 거쳐 지난 80년 9월부터 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내에 있던 광고 부문을 들고나와 부친의 우산에서 독립했다. 홍 사장은 지난 85년 8월 서울광고기획의 상무,88년 전무,90년 부사장을 거쳐 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서울광고기획은 2004년 총 취급고가 626억원으로 업계 17위였다. 주요 광고주로는 남양유업을 비롯해 태영·보령제약·보령메디앙스·BYC, 씨엠에스 천재교육·하선정종합식품 등이 있다.2005년도의 매출 목표는 900억원이지만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다. 홍 사장은 지난 81년 5월 최수진(4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연년생인 자녀 인석(24), 서현(23)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 72년 이름을 춘애에서 수진으로 바꾼 최씨 역시 별다른 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영서(52)씨는 이교현(57)씨와 결혼, 수경·수영(25) 쌍둥이와 정호(18)군을 두고 있다. 홍 명예회장의 큰사위 이교현씨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외환 딜러직을 떠나 음식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에 회전초밥 전문점 사까나야 등 6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한정식집 돈후이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사장이다. 홍 사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87년 미시간대에서 MBA를 땄다.1987년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등에서 12년동안 근무한 금융통.99년 인터넷서점 ‘예스24’를 공동 창업해 한세실업에 매각되기 전인 2003년 5월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6개 사까나야와 돈후이 등의 전체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이르는 등 외식재벌 반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종으로 변경한 홍 사장은 지난해 초 인터넷 의류 쇼핑몰인 블루피치를 운영하는 김현정(40)씨와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고려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전처에게서 효정·희정(19) 등 일란성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홍 사장은 쌍둥이 자녀 외에도 동근(13)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홍영혜씨(44)는 지난 90년 영국 웨일스개발청의 황재필(44) 한국사무소장과 결혼, 하나(17)양과 승현(11)군을 두고 있다. 영혜씨는 경희대 작곡과를 졸업한 재원. 서울 양정고를 마치고 연세대를 다니다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황씨는 지난 86년 주한 영국대사관 부상무관을 거쳐 89년부터 영국 웨일스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황씨의 부친은 헌병차감을 지냈던 황태섭(작고)씨다. 황씨는 86년 연세대 어학당에서 홍씨와 얼굴을 익혔다. 이들은 홍씨의 올케 소개로 사귀다가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 chuli@seoul.co.kr ■ 우량아 선발대회 아시나요 남양의 대표적인 성장 엔진으로는 1971년 시작된 ‘전국우량아 선발대회’를 들 수 있다. 자라나는 2세의 건강과 체격 향상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사회 공헌 행사였다. 첫 대회에는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참가했고 아기와 엄마 등 수상자를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변변한 행사나 이벤트가 없던 당시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큰 행사였으며,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시 행사를 기억하고 있다. 우량아 선발대회는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기 엄마라면 누구나 자기 아기를 우량아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토실토실한 아기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었다.24개월 미만의 아기들이 지방 예선을 거쳐 결선을 겨뤘다. 제1회 전국 최우량아는 춘천에 사는 한영만 아기(69년 11월생)로 발육상황은 키 85㎝, 몸무게 13㎏, 머리둘레 50㎝, 생후 11개월부터 걷기 시작했으며 모유와 우유를 함께 먹였고 과일즙, 달걀 노른자 반숙 등을 간식으로 먹였다고 한다. 튼튼하고 건강한 아기의 대명사인 우량아 선발대회는 84년 제13회 대회까지 계속됐다. 이후 92년부터 임신육아교실로 바꿔 진행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새내기 주부들에게 올바른 출산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다.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전국에서 250회 이상 연다. 특히 산부인과·소아과·피부과·한방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의들이 나와 임산부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숙제를 풀기 위한 남양의 또 다른 사회 공헌활동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소니오픈] ‘뚝심샷’ 최경주 톱10 희망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가 시즌 첫 ‘톱10’을 노리게 됐다. 그러나 ‘천재소녀’ 미셸 위(17)는 7번째 도전에서도 ‘성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최경주는 15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510만달러)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05타로 전날과 마찬가지로 공동 8위를 지켜 시즌 첫 톱10 가능성을 밝혔다. 그러나 공동 선두 데이비드 톰스와 채드 캠벨(이상 미국)과는 9타차로 벌어져 우승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최경주는 1·2라운드에 비해 한층 정확해진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으로 선두 추격에 나섰지만 홀당 1.813개의 퍼팅수에 발목을 잡혀 선두권으로 뛰어오르는 데 실패했다. 최경주는 4번홀(파3) 버디를 7번홀(파3) 보기로 맞바꿨고 14번홀(파4)과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지만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부족했다. 한편 PGA 투어에서만 4번째, 통산 7번째로 남자대회에 도전했던 미셸 위는 전날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뿜어내는 눈부신 플레이를 펼쳤지만,1라운드때 잃은 9타를 만회하지 못하고 합계 7오버파 147타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컷 통과선인 합계 3오버파 143타에 4타 부족. 이로써 미셸 위는 PGA 투어 대회에서 4차례 모두 컷오프된 것을 비롯, 통산 7번째 남자 대회에서 모두 쓴맛을 봤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소니오픈골프] ‘위풍’ 강풍에 휘청

    같은 티박스에 선 19살 차이의 남과 여를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일까. 야심만만하게 프로에 데뷔한 뒤 4개월만에 두번째로 남자 무대에 도전한 ‘천만달러 소녀’ 미셸 위(17), 그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년째를 맞는 최경주(36·이상 나이키골프). 미셸 위가 부모의 품 안에서 착실하게 골프 천재의 길을 걸어온 한떨기 ‘장미꽃’이라면, 최경주는 젊은 시절 완도 백사장에서 홀로 손에 피가 맺히도록 골프채를 휘둘렀던 ‘잡초’나 다름없다.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벌어진 PGA 투어 소니오픈 1라운드. 미셸 위의 성적은 14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꼴찌에서 두번째. 이에 견줘 최경주는 공동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시즌 첫 승을 노크했다. 물론 대회는 남자선수들의 무대다. 그러나 이날은 남녀를 떠나 프로로서의 경험과 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미셸 위가 낸 스코어는 9오버파 79타. 지난 세 차례의 남자무대에서는 물론,13살 때인 캐나다투어 베이빌스오픈 이후 자신이 낸 두번째 최악의 스코어다. 버디는 단 1개. 반면 보기는 4개를 저질렀고, 더블보기도 3개나 쏟아냈다. 시속 50㎞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지만 그의 발목만을 잡은 건 아니었다. 12번홀(파4)에서 흔들리기 시작한 샷은 전반 9개홀에서 무려 7타를 넘어섰고 후반 첫 홀도 보기로 시작, 회복 불능에 빠졌다. 퍼팅도 32차례를 시도할 만큼 이전의 고질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덩달아 아이언샷까지 흔들리는 통에 7번째 남자무대에서 ‘컷 통과’는 둘째치고 자신의 샷을 책망하며 잔뜩 풀죽은 채 코스를 떠나야 했다. 반면 일주일 전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하와이의 무역풍에 혼이 났던 최경주는 뒷심이 눈부셨다.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 1타차 공동 2위에 올라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홀인 10번홀(파4)과 11번홀(파3) 거푸 보기로 홀아웃했지만 12·16번홀(파4) 버디로 까먹은 타수를 만회했고, 이후 착실히 버디만 4개를 잡아내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평균 298야드의 장타와 77.8%의 그린 적중률은 미셸 위와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정작 그가 보여준 건 어떤 난관도 냉정하게 판단하고 혼자 뚫고 나가는 프로다운 뚝심이었다. 미셸 위에게 절실한 대목이기도 하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샤론 혼수상태… 산소호흡기에 달린 중동평화

    샤론 혼수상태… 산소호흡기에 달린 중동평화

    유대인 정착촌 철수, 집권당 탈당 등 정치 생명을 건 ‘뚝심’을 발휘하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4일 밤(현지시간) 뇌출혈로 쓰러졌다. 총리실은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가 총리권한을 대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메르트 부총리는 5일 오전 비상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이후 정국변화에 대비했다. 세계의 눈은 ‘샤론없는 이스라엘’의 미래를 향해 집중되고 있다. 그의 퇴장은 이스라엘 정계뿐 아니라 현재의 중동 정세에 불가피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샤론 총리는 4일 오후 11시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대뇌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으로 이송됐다.7시간의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더라도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하사다 병원의 숄로모 모르 요세프 박사는 “총리는 위독하긴 하지만 안정된 상태”라며 향후 24시간은 ‘깊은 혼수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뇌출혈은 신당 카디마당의 총선작업을 지휘하다 축적된 과로 탓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의 상징이던 샤론은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해체를 조건으로 독립을 제안한다.”는 승부수를 던지며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했다.11월엔 이·팔 평화 정착을 목표로 리쿠드당을 탈당, 카디마당을 창당했고 여기에 노동당의 온건파인 시몬 페레스 전 총리가 가세했다.3월 총선에서 극우 강경파인 리쿠드당을 누르고 평화 노선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구심점을 잃은 카디마당은 존립조차 불확실해졌다. 샤론의 부재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로드맵’은 긴 동면(冬眠)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설령 그가 복귀해도 협상을 강력히 밀고나갈 리더십의 균열은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동 ‘강경파’득세 우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강경파 출현의 가능성이 높아져 중동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네타냐후 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팔레스타인도 최근 지방의회 선거에서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가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의 파타당을 눌렀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총선도 불투명해졌다. 최대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동예루살렘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투표 문제가 미처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영국의 BBC는 “불투명한 이스라엘의 미래와 정치적 혼란을 틈탄 이슬람 무장단체의 부상이 중동 전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팔 급진파 “샤론 중태 신의 축복” 샤론 총리의 위중한 건강상태가 알려지자 각국의 움직임도 급박하게 돌아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샤론 총리를 “용기와 평화의 남자”라고 치켜세운 뒤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7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 양국 정상과 회담을 가질 계획이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중동방문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하지만 급진적인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위기에 처한 샤론의 건강 상태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비아냥댔다. 팔레스타인 해방대중전선 지도자인 아흐메드 지브릴은 “신은 위대하며 학살자에게 정확히 복수를 하신다. 새해 선물을 주신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안동환 윤창수기자 sunstory@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험난한 프로기사로의 길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험난한 프로기사로의 길

    제1보(1∼8) 현대바둑의 시작은 1945년 광복 후 일본에서 바둑 공부를 하던 조남철 9단이 귀국한 해부터로 규정짓고 있다. 일본 프로면장이 있던 조남철 9단 외에도 10명의 노국수들이 처음으로 프로기사가 되었다. 이후 추천입단과 전국아마추어대회 우승자를 입단시키다가 54년에 처음으로 입단대회가 생겨났다. 이후 1년에 두 차례 각 2명씩 총 4명의 입단자를 배출했다. 그러다 70년대 중반 대한기원 파동을 거치면서 77년부터 82년까지는 1년에 2명만이 입단의 관문을 통과됐다. 그리고 86년 연구생 입단대회 제도가 생기면서 만 19세가 넘는 성인은 프로기사가 되는 방법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88년에 일반인 입단대회가 부활하면서 다시 1년에 4명의 프로기사를 배출하기 시작했고,90년부터는 여자프로기사 2명을 더해서 6명을 선발하게 됐다. 다시 98년에는 일반인 입단대회를 2번으로 늘려서 총 8명을 선발하게 됐고,2000년부터는 지역연구생에서 1명을 더 추가하여 9명을 선발하는 현재의 제도가 됐다. 그런데 이러한 정규 입단대회 이외에도 특별입단이라는 조항이 있다.1979년부터 시작된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한국기사가 우승하지 못하자 우승하면 특별히 입단시켜 준다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그 외에 중국기원에서 활동했던 황염 4단이나, 러시아에서 유학왔던 샤샤와 스페다 등 외국 출신 기사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던 적도 있다.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프로기사가 된 이는 김창우 4단이 처음이고, 이어서 유재성 3단, 이강욱 초단이 있다. 본국의 유재성 3단은 80년생으로 99년에 우승하여 프로가 됐다. 유3단은 김원 도장 출신이다. 연구생 때부터 발군의 실력자로 인정받았지만 온순한 성격 탓에 험난한 입단대회에서 아깝게 미끄러졌었는데 세계아마추어선수권전에서는 모처럼 뚝심을 발휘했던 것이다. 한편 김대용 2단은 85년생으로 2002년에 입단했다. 권갑룡 도장 출신으로 연구생 마감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입단한 것이어서 본인도 무척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오늘의 대국자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입단의 관문을 뚫었지만 프로무대에서는 사실 이렇다할 성적을 낸 적이 없다. 그러나 두 기사는 이번 기에서 모처럼 예선의 관문을 뚫고 본선에 진입했다. 모처럼의 본선인 만큼 각오도 남다를 터. 다크호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범여권] 김근태 前보건복지부 장관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범여권] 김근태 前보건복지부 장관

    2007년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망을 꿈꾸는 유력 주자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당내 각종 경선과 5월 말 지방선거가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여론조사기관 대표와 교수, 정치컨설턴트 등 관련 전문가 5명을 상대로 유력 주자들의 강점과 약점을 생생하고 솔직한 육성으로 들어봤다. 일부 주자에 대해선 5인 이외 다른 전문가의 견해를 전달받았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자신의 견해를 내지 않고 연구조사 결과로 대신했다. ●이래서 오른다 김원균 ‘리서치 앤 리서치’(R&R) 본부장은 “행동하는 양심의 이미지가 강하고, 진정성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김 장관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남영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소장은 “뚝심이 있어 보인다.”고 평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따뜻하고 인간적이며, 남을 배려하는 ‘사회참여 성직자’의 이미지를 긍정 평가했다. 황 교수는 “김 장관은 약자나 소외된 사람을 대변하는 강단이 있고, 무엇에 대항해 싸울 용기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재 자하연 변호사는 “콘텐츠 비교에 들어가면 경쟁력이 있다.”고 전제하고 “살아온 삶 자체가 역사이며, 만나 보면 팬이 되는 진실함과 따뜻함이 있다.”고 밝혔다. ●이래서 내린다 정치컨설턴트 ‘민기획’ 박성민 대표는 다소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김 장관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정치인이지만,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는 후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박성민 대표는 “대중성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자기다움’을 거의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김 본부장은 “매사에 지나치게 진지해 경직성이 느껴진다.”고 지적했고, 이 소장은 “무미건조하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모습과 오버랩되는데, 김 전 대통령처럼 치열하게 맞서 싸울 독재자가 없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재야’에 대해 일반 유권자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와 지역 기반이 없는 점이 당내 경선 구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 [KCC 프로농구] 3.5초전 손규완이 뒤집었다

    종료 23초를 남겨놓고 동부가 공격권을 가졌지만 스코어는 79-82, 역전은 멀게만 느껴졌다. 센터 자밀 왓킨스(10점 10리바운드)가 시간에 쫓겨 3점포를 던졌지만 림을 맞고 튀어나왔고, 리바운드를 낚아낸 마크 데이비스(18점 13리바운드 8어시스트 6블록슛)는 재빨리 공을 옆으로 내줬다.종료 3.5초전 3점라인에 떠오른 손규완(6점)은 주저없이 슛을 날렸고, 전자랜드 박규현도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저지했다. 하지만 손규완의 3점포는 림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키는 ‘4점 플레이’로 한 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동부가 2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손규완의 클러치 슛에 힘입어 전자랜드에 83-82,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올시즌 전자랜드를 상대로 3연승을 달린 동부는 선두 모비스와 0.5게임차를 유지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지난 25일 모비스전에서 종료 0.6초전 버저비터를 두들겨 맞은 데 이어 1·2위팀과의 2경기 모두 지독한 불운에 눈물을 뿌려야 했다. 전반 내내 전자랜드에 끌려다닌 끝에 43-51로 2쿼터를 마친 동부는 3쿼터부터 김주성(24점)과 양경민(22점·3점슛 4개)의 내외곽 슛이 폭발하며 65-62로 역전에 성공했다.4쿼터 들어 전자랜드의 석명준(15점·3점슛 4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해 패색이 짙었지만, 막판 행운이 겹친 뚝심을 발휘해 승리를 일궜다. 모비스는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데뷔 후 최다득점을 올린 김효범(16점·3점슛 4개)과 양동근(16점) ‘쌍포’를 앞세워 LG를 60-50으로 꺾었다.3연승을 내달린 모비스는 단독선두. 이날 경기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대거 쏟아낸 졸전이었다. 양 팀 합산 110점은 종전 119점(2001년 12월2일 SBS-TG삼보·2005년 12월24일 KT&G-KTF)을 경신한 역대 최소득점. 무려 20개의 턴오버를 쏟아낸 LG의 50점 역시 프로농구 출범이래 한 팀 최소득점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E와 함께 대박난 맛집

    WE와 함께 대박난 맛집

    ‘We에 소개돼 대박 났어요∼’ 주말매거진 We는 지난 2년간 ‘이집이 맛있대요’와 ‘이 집이 맛있대’라는 코너를 통해 전국 200여곳의 맛집을 발굴, 소개했습니다. 이 코너는 기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맛집들로 독자의 입장에서 까탈스러울 정도로 맛을 검증해 찾아낸 집들입니다. 이 때문에 제목과 같이 ‘이 집이 맛있대요∼’라며 자신있게 힘주어 외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만들어진 코너이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이메일이나 서울신문 홈페이지 등에 추천한 음식점 등을 직접 가서 취재해 게재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We가 100호를 맞아 그동안 지면에 소개된 맛집 중 ‘대박난’ 음식점을 찾아 뒷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물론 200여곳 중 7곳을 선정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맛을 찾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음식점들을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맛집들은 취재 당시의 맛을 꾸준히 지키고 있었지만 일부는 매스컴을 탄 뒤 맛의 질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곳도 있어 안타깝게 했습니다. We 첫회(2004년 1월 9일)에 소개됐던 부산 연산동의 영양돌솥밥집인 ‘낙원’과 서울 삼선교의 낙지전골집 ‘오낙도’(2회)를 시작으로 그동안 200여곳의 맛집이 소개됐습니다. 그동안 We에 실렸던 맛집 중 체인점 쇄도요청이 쏟아지거나 음식점을 크게 확장한 이른바 ‘대박난 집’들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A. 서울 광화문 장뚜가리 ‘12오겹살’로 광화문 일대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장뚜가리’는 We에 소개된 뒤 원조 맛집들이 즐비한 광화문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음식점’ 중 하나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쏟아지는 체인점 문의를 버티다 못해(?) 내년부터는 체인점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외국의 언론에 ‘한국의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중국 상하이와 일본, 미국 등에도 체인점을 추진중에 있다. 유성호(38) 사장은 “신문에 소개된 12오겹살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면서 “내년에는 체인점 사업을 통해 한국의 맛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자랑했다.12오겹살은 이 집의 대표 메뉴로 두께가 자그마치 12㎜에 이르는데 유 사장이 직접 1∼20㎜까지 잘라 구워 먹으며 가장 맛있는 두께를 찾아낸 것이다. 일반 오겹살의 두께가 5㎜안팎인 것과 비교해 두배 이상 두껍다. 신문에 영국 유학생활을 접고 음식점에 뛰어든 그의 이색적인 약력이 소개되자 손님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장사가 잘된다고 메뉴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조만간 ‘만배불취 오겹살’이라는 신메뉴를 준비하고 있다.‘술을 만잔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는 뜻의 이 오겹살에는 숙취 해소에 좋은 한약재를 넣어 숙성시킨 것으로 현재 한의사와 함께 연구 개발 중이다. 다소 엉뚱하지만 그는 최근 조리할 때 나오는 폐열을 재활용할 수 있는 장치인 ‘폐열을 활용한 난방장치’에 대해 특허 출원을 하기도 했다. 장뚜가리는 현재 광화문점(1호점)과 세종문화회관점(2호점) 등 두 곳이 운영되며,12오겹살은 1인분(200g)에 8000원, 마늘 숙성 오겹살은 1만원, 김치강정은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02) 732-9292. 만원, 김치강정은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02) 732-9292.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B. 경기도 수원 황포돛대 매서운 추위가 10여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매콤한 음식 생각이 절로 난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황포돛대’(031-258-0100)는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낙지·오징어’요리 전문점이다. 이 집의 ‘낙지불고기’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으로 소문나 있다. 지글지글 열기를 뿜어내는 돌 판위에 낙지와 각종 야채, 물엿과 청양고추 등으로 버무린 고추장 양념이 어우러져 특유의 매콤한 맛을 선사한다. 주로 산낙지가 나오는데 1인분에 1만 2000원으로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부담스럽다면 1인분에 6000원 하는 오징어 불고기를 권하고 싶다. 남겨진 양념에 공기밥과 김치, 야채, 김가루 등을 넣어 만들어주는 볶음밥도 빼놓을 수 없다. 돌판 위에 붙어있는 눌은밥을 긁어먹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인 김학규(30)씨는 “낙지와 오징어불고기도 좋아하지만 나중에 먹는 볶음밥 때문에 일부러 찾는 손님들이 꽤 많다.”고 귀띔한다. 김씨의 어머니 김부전(59)씨가 주방일을 맡고 있다. 그녀는 “15년 전 가족을 위해 요리기술을 배웠는데 이제는 본업이 돼버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고급 커피숍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C. 서울 송파구 고래집 “서울신문에 큰 빚을 졌습니다.” 지난해 서울신문 We에 맛있는 집으로 소개된 서울 송파구 수서역 현대벤처빌 뒤의 곱창 전문집인 고래집(02-3412-4355)을 1년여 만에 다시 찾았다. 영하 13도의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에서는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실내에는 곱창 굽는 연기로 가득했다. 박경미(39) 사장은 “지난해 서울신문의 기사가 나가자마자 대단했습니다. 멀게는 인천과 일산에서 전화를 주시고 찾아 오는 손님들이 있고 일주일 동안은 아예 전화를 받을 수 없을 지경이었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린다. 또 곱창이 모자라 밤 11시 이후에는 팔지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녁이면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 있어 가게 앞의 사거리 이름이 ‘곱창사거리’로 변했다. “이 집 곱창 맛이 정말 끝내줘.”라며 언손을 부비며 자리를 잡은 김성식(42·중앙엔지니어링)씨는 “쫄깃쫄깃한 맛과 그 뒤에 흐르는 곱의 담백함은 고래집만의 자랑”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아니야, 여기는 양이 더 맛있어.”라며 “아삭아삭 과일향이 가득하며 고기를 씹는 듯한 양의 부드러움은 대한민국 최고”라는 이형만(43·중앙엔지니어링)씨. 맛이 변하면 손님들이 먼저 안다며 제일 무서운 것이 손님들의 입맛이란 박 사장의 경영철학. 사람들이 너무 몰리면서 서비스가 소홀해질까봐 가장 신경이 쓰인다는 박 사장은 그래도 음식에는 최고, 최상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한치의 소홀함이 없단다. 인심 좋은 박 사장도 지난여름 구제역파동 때는 많이 힘들었단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자는 의미에서 양과 곱창을 먹기 전에 ‘싱싱한 간과 천엽’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렇게 퍼주다가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가 날 것 같았다. 시원한 선지 해장국과 간, 천엽만 먹어도 다른 가게에서 몇 만원을 주어야 한다. 바로 이렇게 손님에게 퍼주는 인심좋은 곱창집이 바로 고래집이다. 많은 사람들의 프랜차이즈 문의를 물리쳤지만 내년에는 전국에 고래집을 100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음식의 매뉴얼을 만들고 있단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D.가야산 산사의 아침 “주말매거진 We에 맛집 기사(10월27일자)가 나간 직후 대전에 산다는 40대 후반의 남자가 서울신문과 함께 We를 손에 들고 일행 4명과 함께 왔습니다.” 가야산 국립공원 내 치인(해인사)집단시설지구에 있는 사찰음식 전문식당 ‘산사의 아침’ 주인 손숙경(69·여)씨는 WE에 보도된 이후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즐거워했다. 손씨는 “대전에서 오신 분들은 ‘음식이 맛있다’며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 등 수도권 손님도 많았다. 서울 강남에 있는 50대 후반의 부부는 “기사를 보고 사찰음식을 먹기 위해 해인사까지 달려왔다.”면서 “거리가 너무 멀어 오는 동안 상당히 피곤했으나 음식 맛이 이를 모두 날려버렸다.”며 신문에 난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했다고 한다. 손씨는 “경기도 분당 한 아파트 부녀회에서 왔다는 10여명의 주부들은 10여 가지에 이르는 코스 음식을 모두 먹어 본 뒤 역시 신문 기사대로 맛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 손님 중에는 자신이 돈을 투자할 테니 서울에서 식당을 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MBC 모 PD는 We에 난 대로 맛이 있느냐고 물은 뒤 장아찌 담는 법을 가르쳐 달라며 몇번이나 전화하기도 했단다. 손씨는 손님이 늘면서 고들빼기김치 등 반찬을 2가지 늘렸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너무 고마워서란다. 합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 부산 동래구 대청 돌판구이 마을 “WE에 보도된 뒤 멀리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에 소개(11월10일자)된 ‘대청 돌판구이 마을’(부산 동래구 명장동) 주인 김정현(40·여)씨는 “기사가 나간 뒤 매상이 껑충 뛰었다.”며 고마워했다. 상호가 말해주듯 널찍한 공간의 마루와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이 집은 질 좋은 한우와 국산돼지고기를 사용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김씨는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손님이 하루 100여명에 불과했는데 서울신문 보도와 입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에는 찾는 손님이 배로 늘어 하루 200여명을 넘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요즘에는 연말을 맞아 송년 모임 등을 갖기 위해 단체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또 주말에는 인근 아파트 등지에서 자녀들과 함께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입시학원 원장인 정은경(45·여·동래구 복천동)씨는 “신문을 통해 대청마을을 알고는 남편과 함께 찾았다가 질좋은 고기와 맛깔스러운 밑반찬 등이 마음에 들어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영기(43·동래구 명장동)씨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등 음식점 분위기가 좋아 거래처 사람들과 자주 온다.”며 “다른 곳에 비해 값도 비교적 저렴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김씨는 “집에서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음식을 장만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F. 서울 압구정 유끼노스시 곳곳에 들어서는 회전초밥집과 뭔가 다른 느낌을 주는 서울 압구정동 ‘유끼노스시’에 들어선 것은 일년 전. 유기농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유끼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의 컨셉트는 웰빙이었다. 유기농 채소, 태평농법으로 키운 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매일 새벽에 공수하는 싱싱한 재료들로 다양한 메뉴를 선사했다. 인기 종목이 나타나면 이를 따라하는 ‘미투(me too)’ 상품이 판을 치다가 결국 지존만 살아남는 경쟁사회의 냉혹함이 외식업계를 피해갈 리 없다. 컨셉트를 가지고 톡톡 튀는 요리를 선보인 유끼노스시는 We에 소개되고 1년이 지난 지금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무를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은 여전하다. 일년 전과 달라진 것은 메뉴.82m 길이의 벨트 위에 떠다니는 다양한 요리 외에 계절 요리와 자체 요리대회를 열어 새롭게 개발한 특선 요리, 저렴하게 다양한 스시를 즐길 수 있는 런치세트 등 더욱 다양해졌다. 창작 개발 메뉴판에는 만든 사람의 자존심이 엿보인다. 금방 튀긴 새우와 아보카도, 화이트와인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 허니데리야키 소스를 넣어 만든 마키(3300원)는 최인선 조리이사의 이름을 붙였다. 연예인 옥주현이 늘 마지막을 장식하는 메뉴로 삼을 정도로 튀김 같지 않게 뒷맛이 깔끔하다.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인 브랜디 다다키스시는 ‘신실장님 스시’(3800원)로 이름을 바꾸었다. 주문을 하자마자 불에 직접 구워내 부드러운 참치 뱃살과 그 뒤에 남는 숯불의 향이 바비큐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신선한 딸기와 단맛의 밥이 오묘하게 조화된 ‘생과일롤’, 다진 청양고추를 넣은 새우야채볶음을 넣은 ‘군함말이’는 그 독특한 맛에 마니아까지 거느리고 있다.(모두 3300원) 울릉도 특산물인 산마늘잎을 절여 볶음밥을 말아 내는 ‘명이나물 스시’, 과감하게 일식집의 틀을 벗어버린 ‘불갈비 스시’ 등 겨울 특선 메뉴는 유끼노스시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가격은 접시 색상에 따라 1300원(노란색)부터 1만 2000원(금색)까지.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5시30분∼밤 10시. 점심특선메뉴는 오후 2시40분까지,8000∼2만 3000원. 휴무일은 없다.(02)540-4888.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G. 서울 청계천 홍어횟집 서울 청계천 새물맞이와 함께 인근 식당들은 은근히 기대를 했을 법하다. 유동인구가 많아질수록 들르는 손님도 많아질테니까.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여우다. 웬만한 정보 없이는 쉽게 발길을 옮기지 않는다. 제대로 된 홍어 맛을 내는 40년 전통의 홍어요리 전문점 ‘홍어횟집’은 흐름을 제대로 탔다. 청계 8가와 9가 사이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 쪽, 약간은 외진 청계천권이지만 청계천 새물맞이에 앞서 지난 9월 말 주말매거진 We에 청계천 주변 맛지도에 이름을 알리면서 손님이 점점 몰려들기 시작했다. 홍어 하나로 승부해 온 뚝심이, 단골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 We를 보고 찾았다가 이제는 단골이 됐다는 정선인(48·서울 송파)씨는 “집에서 멀긴 해도 홍어 맛을 생각하면 절로 발길이 향해진다.”며 “게다가 직접 삭혀 만든 거라 다른 곳에서 먹는 ‘시장산’과 다른 신선한 느낌이 풍긴다.”고 말했다. 이 집의 삼합, 찜, 탕, 무침 등은 직접 옹기에 짚을 깔고 삭혀 만든 홍어로 만들어져 요리마다 신선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홍어가 저장된 수십개의 천연 옹기는 볼거리이기도 하다. 홍어무침에는 생도라지를 넣어 비린 맛도 없앴다. 홍어삼합과 찜, 탕은 각각 6만원, 홍어무침은 4만원(中).(02)2234-164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 전성준씨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 전성준씨

    지난 11월6일 경남 창원종합운동장. 창원 통일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전성준(44·창원지방노동사무소 소속 산업안전감독관)씨의 등에는 배번 대신 ‘산재를 예방합시다’라는 이색구호가 붙었다. 중공업과 조선업, 기계공단 등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마라톤 참가자 대부분이 노동자들이었다. 이 때문에 전씨의 깜짝 아이디어는 큰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재해예방 ‘말아톤’맨으로 통하는 전씨는 지난 1988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18년째 산업안전보건 업무를 맡고 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천직’이라고 밝힐 만큼 사명감도 투철하다. 울산노동사무소에 근무하던 지난해 2월에는 중대재해 다발 책임을 물어 대기업 중역을 전격 구속시켰다. 지역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2003년 8건의 중대재해(8명 사망)에 이어 2004년 초에도 3건(4명 사망)의 사고가 잇달아 터지자 현대중공업 안전보건 총괄 상무를 구속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산업안전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이다. 전씨의 이같은 추진력에 노동계도 지지를 보냈다. 창원노동사무소로 옮긴 전씨는 ‘소규모 사업장 재해감소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해보다 재해율을 8.97%나 끌어내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한 전씨 등 6명을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으로 선정해 30일 포상한다. 전씨 외에 이상장(48·대구지방노동청), 소병관(44·경인지방노동청), 박현준(45·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 손홍관(45·여수지방노동사무소), 박영수(39·충주지방노동사무소)씨 등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에게는 노동부장관 표창과 100만원의 포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노동부 안전보건정책팀 조성준 사무관은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처음 이 제도가 도입됐다.”면서 “일선 산업안전감독관의 사기가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는 현재 300여명인 산업안전감독관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새해 초에는 9급 보건직 15명과 5급 4명 등 19명이 임용된다. 이 가운데 사무관 4명은 모두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서울·부산·광주·경인지방노동청에 배속돼 직업병 발생 대처 및 근로자 건강상담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돔구장 건설등 뚝심 절실한 시점

    ‘낙하산 내정설’로 구설수에 올랐던 신상우(68) 전 국회부의장이 사실상 프로야구의 수장으로 내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상우 전 부의장과 면담을 가진 뒤 내년 1월3일 이사회에서 차기 총재로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수락하면 사실상 취임 이에 따라 신 전 부의장이 총재직을 수락하면 이사회의 추천을 거쳐 KBO가 구단주 총회를 통해 공식 추대하고,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얻어 제15대 KBO 총재로 취임하게 된다. 신상우씨가 차기 총재로 최종 확정되면 오는 2009년 3월까지 프로야구를 이끌게 된다. 이상국 KBO 사무총장은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KBO 총재는 구단주 중에서 추천한다는 결의사항에 따라 8개 구단의 의향을 물었지만 어느 팀도 추천하지 않았다.”며 “오늘 신 전 부의장을 공식 추천한 구단은 없었지만 총재직을 공석으로 둘 수 없기 때문에 하마평이 나돈 신상우씨와 우선 접촉해 수락 여부와 현안 해결에 대한 견해를 들어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신상우 전 부의장은 누구 부산상고-고려대를 졸업한 7선 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의 실세로 알려진 신상우 전 부의장은 야구와 아무런 인연이 없었지만, 고교 후배인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중심으로 지난달 KBO총재 추대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내년 3월까지 박용오 총재의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신상우 추대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야구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이는 야구계가 7년전 박 전 총재를 추대하면서 내걸었던 ‘민선 자율총재’의 원칙이 온전히 자리잡기도 전에 스스로 밥상을 뒤엎은 격이기 때문이다. 향후 신 전 부의장이 낙하산 인사와 비전문가란 핸디캡을 떨쳐내려면 산적한 현안 해결에 ‘올인’해야 한다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과거 정치권 출신 인사들처럼 KBO 총재를 ‘스쳐가는’ 자리쯤으로 생각한다면,‘자율총재’의 원칙을 스스로 깬 야구계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 동시에 프로야구의 퇴보는 불 보듯 훤하다. 한국 프로야구는 내년으로 25주년을 맞이하지만 돔구장 건설과 현대 연고지 파동 등 무거운 짐을 떠안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차기 총재의 조정력과 뚝심이 절실한 시점에서 신상우씨에게 야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30] 젊은 CEO들 성공 노하우 “땀을 믿어라”

    [20&30] 젊은 CEO들 성공 노하우 “땀을 믿어라”

    20대와 30대 최고경영자(CEO)로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서운 아이들’. 아직 애송이일지도 모를 4명의 젊은 CEO들은 ‘젊음’이 최대 무기라고 말한다.40·50대가 주류인 CEO 사회에서 약진하는 그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국내 첫 스포츠 마케팅의 시대를 연 스포티즌 심찬구(35) 사장, 삼순이 열풍을 타고 성장세를 이룬 제과업체의 여장부 아루베이커리 김원선(32·여) 사장, 사장만 돈 버는 회사는 미래가 없다는 뚝심의 소유자 꼬지필 장정윤(27·여) 사장,100여명의 직원과 구슬땀을 흘리는 에듀플렉스 고승재(29) 사장이 그들이다. 그들이 말하는 자신만의 인생과 경영 노하우, 병술년 새해의 희망과 젊은 CEO로서 느끼는 우리 기업 문화를 소개한다. ■ 스포츠 마케팅 첫도입 ‘스포티즌’ 국내에 스포츠 마케팅을 처음으로 도입해 전문업체로 급성장한 ㈜스포티즌의 30대 CEO 심찬구(35) 대표이사.2000년 설립한 그의 회사는 연 매출액이 50억원에 이른다. 스포티즌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용평리조트, 대구시 축구인프라 컨설팅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광이었던 심씨는 국내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뒤 해외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그의 새해 화두는 ‘외(外)’. 선수 매니지먼트부터 스포츠시설 컨설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본격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게 내년의 목표다. 심씨는 “사회와 인류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20·30대 세대에게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자기가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제공할 수 있는가를 항상 자문하라.”고 강조한다.30대 사장과 20,30대 직원들이 거침없이 토론하되 형식적인 보고서는 아예 쓰지 말라는 회사 분위기도 그가 만들어냈다. 대신 사장의 권한과 의사결정을 직원들에게 대폭 위임했다. 심씨의 인생 노하우 첫번째는 ‘사람 지향’이다. 직원과 소비자, 사업 파트너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내가 남들한테 도움을 받으려면 내가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 두번째가 ‘현장 지향’이다. 사무실에 종일 앉아 있어 봐야 결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젊은 CEO의 힘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세번째 노하우는 ‘건강’이다. 농구, 축구, 골프, 스키 등 거의 모든 운동을 즐긴다. 사회의 불필요한 ‘관행’은 젊은 CEO에게는 큰 도전이다. 스포츠에 스폰서하는 것을 로비나 브로커로 인식하는 문화도 늘 맞서 싸우는 부분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도 어느새 사람과 배경이 끼어드는 일이 많다. “돈이 필요없는 것처럼 일하고 한번도 상처받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라. 아무도 듣지 않을 때처럼 노래하라. 지구가 마치 천국인 것처럼 살아가라.”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좌우명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삼순이 바람탄 ‘아루 베이커리’ 케이크하우스 아루(Aroo) 베이커리는 올해 제과제빵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김원선(32·여) 사장이 있다. 아루는 올해 문을 연 동부이촌점을 비롯해 직영점 4개, 가맹점 5개를 갖고 있다. 외형만큼이나 매출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김씨는 “매장도 많이 열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인기로 파티셰로서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은 해였다.”고 올 한 해를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 노하우로 한 우물파기를 제시했다.“한 우물만 파면 진짜 그 사람이 최고는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는 이를 수 있습니다.” 그는 트렌디사업의 속성상 아이디어가 생명이라고 했다. 항상 긴장을 유지하며 때마다 신상품을 개발하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등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너무 위를 바라보지도 말고 너무 조급증을 가져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 하되 절대로 그 말에 혹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개성을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실패한 사람들을 많이 봐 왔거든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석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던 김씨는 작고 허름한 케이크숍에서 본 조각케이크의 매력에 반했다. 곧바로 양과자로 유명한 도쿄제과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 돌아와 신라호텔 베이커리부에서 7개월 가량 일한 뒤 2000년 명동에 ‘아루(Aroo)’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 호텔에서 경력을 더 쌓고 나서 가게를 열려고 했지만 집안에서 기왕 할 것 일찍 시작하라고 조언을 했다. 케이크를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어느 업종보다 섬세한 사람관리가 중요하다. 한번은 직원들이 안 나와 혼자서 수많은 케이크를 밤이 새도록 만든 적도 있었다. 사업은 뼈를 깎는 고통이란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다. 그는 내년에 제과·제빵학교 설립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같은 길을 택하려는 ‘후배’들에게 체계적으로 자기 머릿속에 있는 보따리를 풀어낼 기회를 갖고 싶어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올 48억 매출 가맹점 ‘꼬지필’ 대학 1학년 때 300만원으로 시작한 노점상을 전국 83개 가맹점의 외식 업체로 키운 주인공. 닭꼬치 전문점인 ㈜꼬지필(CFO)의 사장 장정윤(27·여)씨이다. 자기 이름으로 책이 나오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20대 CEO인 그녀가 올해 기록한 매출액은 48억원에 이른다. 그녀에게 2005년은 결실과 수확의 기쁨을 맛본 한 해였다.2003년 11월 서울 대학로에 직영점을 설립한 뒤 올해에만 40여개의 신규 가맹점을 더 세웠다. 스스로 ‘공주병 환자’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녀. 인생 노하우도 이 말 속에 들어 있다. 장씨가 말하는 첫번째는 ‘자아도취에 빠져라’.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것. 노점상을 하던 어려운 시절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비법이었다. 장씨는 “장정윤 너는 대단한 사람이야. 너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라는 자기암시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서울에 진출해 첫 직영매점을 열던 바로 그날 조류독감이 터졌다.4개월 동안 적자에 허덕였다. 사채나 카드를 다 끌어써도 적자를 메우기 힘들던 상황. 그 시련을 이겨낸 유일한 힘은 끊임없는 ‘자아도취’였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때문에 힘든 고비마다 문제를 즐기고 해결하면서 희열과 성취감을 느낀다. 둘째는 ‘돈을 아주 많이 사랑하라’다. 그녀에게 돈은 신성하다.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존재다. 그래서 돈은 자기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돈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거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건 사업가가 아니다. 직원 40명을 거느린 CEO지만 그녀의 월급은 기대 밖이다. 한달 260만원. 자기 수입보다 회사의 성장에 더 힘쓴 탓이다. 수입 대부분은 직원들을 위해 쓰고 회사에서 마련한 사택에 직원들과 합숙한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단계에 내 통장에만 돈이 쌓인다면 회사의 미래는 뻔한 거죠.” 27세 ‘공주병 환자’의 내년 목표는 매출액 100억원 달성.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년만에 31곳 ‘에듀플렉스’ 2년 전 친구·후배 등 4명과 함께 교육복합공간 ㈜에듀플렉스를 차린 고승재(29) 대표이사. 학생들에게 동기부여, 목표수립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에듀플렉스는 현재 직영점 3곳, 프랜차이즈 31곳을 두고 있을 만큼 급성장했다. 고씨는 내년을 새로운 도전의 해로 설정했다. 그는 “모든 사업이 그렇듯 교육사업도 소비자인 학부모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된다.”면서 “양적·질적 성장을 계속해 나가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어떤 고민이 닥치더라도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생각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지요. 고민을 계속 쌓아놓고만 있었다가는 결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 되니까요.” 그는 직원이나 후배들에게 내가 소망하는 것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자기최면’을 걸라고 주문한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닥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만 시련이 성취의 아름다운 과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리더십을 ‘자기수행’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CEO 스스로 수양이 돼 있지 않으면 직원들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모습으로 회사를 키우기까지 적잖은 시련이 있었다. 사업을 준비하던 때, 높은 보수를 받는 국제적 컨설팅업체의 직원으로 일하다 갑자기 교육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고씨 자신이 부모들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다. 월급을 30만원만 주면서 번듯한 직장을 가진 자식들을 데려 가겠다니 친구와 후배의 부모들은 또 오죽했을까. 한번은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하는데 중간에 모두 떠나고 단 한명의 어머니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적도 있었다. 고씨는 “정부정책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기업하는 데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소망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더 이상 에듀플렉스를 찾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우승후보 강동윤 4단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우승후보 강동윤 4단

    총보(1∼132) 신인왕전에서의 대국은 한 판, 한 판이 모두 지뢰밭이다.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 등 신4천왕과 조훈현 유창혁 등 기존 관록의 고수들이 빠졌지만 요즘은 신예기사들 모두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누구의 일격에 나가떨어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모두가 강자라고는 하지만 다크호스와 우승 후보는 다르다. 다크호스가 실력은 좋지만 아직 성적으로 입증을 못받은 기사라면 우승 후보는 이미 실력으로 인정받은 기사들이다. 이번 비씨카드배를 시작했을 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조한승 8단이었다.11월 한국랭킹 5위로 최정상권 기사이지만 본격 기전 우승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가 가능했다. 그 외에 박정상 원성진 윤준상 김주호 이영구 이희성 백홍석 강동윤 이정우 등 랭킹 20위 안에 든 기사들이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런데 강동윤 4단이 조한승 8단을 예선 결승에서 물리친 데 이어 이번에는 윤준상 4단을 물리쳐서 두명의 우승 후보자를 탈락시켰다. 랭킹 17위로 우승후보들 가운데에서는 약간 뒤처져 있었지만 신예기전에서 만큼은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다른 후보들 가운데 박정상 백홍석 이정우는 예선을 뚫지 못했다. 우승후보 가운데 이제 남아 있는 기사들은 원성진 김주호 이영구 이희성 강동윤 5명이다. 강 4단은 이들 중에서 랭킹 순위가 가장 밑이다. 과연 이들 우승후보군 5명 중에서 우승자가 탄생할지, 아니면 다크호스로 분류되고 있는 그 외의 기사들 가운데에서 우승자가 탄생할지, 이것도 이번 비씨카드배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의 관심거리이다. 본국은 초반부터 강 4단 특유의 뚝심이 잘 통한 바둑이다. 흑 33이 느슨한 가운데 백이 38을 차지해서 약간 편한 포석으로 출발했지만 승부는 이런 곳에서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흑 51의 들여다봄에서 출발했다. 윤 4단은 이곳에서 어느 정도의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는 백 52부터 시작된 반발에서 조금씩 어그러졌다. 특히 흑 61,63이 이 바둑을 패국으로 몰아간 어이없는 착각. 백이 64,66으로 젖혀 잇는 순간 10여집을 손해 봐서 형세를 돌이키기 힘들어졌다. 이후 우변에서 백 대마를 노리며 반전을 꾀했지만 강 4단의 여유 있는 마무리로 항서를 쓸 수밖에 없었다. 강 4단의 완승국. 과연 신예기전 전관왕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132수 끝, 백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한솥밥 먹던 스타 다 모였네”

    올해 창단 10돌을 맞은 극단 차이무(대표 민복기)와 극단 유(대표 유인촌)가 나란히 ‘공연 잔치’를 벌인다. 한솥밥 먹던 옛 식구들까지 모두 가세해 펼치는 특별한 자축연이다. 극단 차이무는 풍자 코미디 ‘마르고 닳도록’(12월1∼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관객의 웃음보를 찌르고, 극단 유는 톨스토이 원작의 뮤지컬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12월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두 극단 모두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광받는 스타 연기자들의 산실 노릇을 해왔는데 이들이 단역도 마다않고 뛰어드는 통에 보기 드물게 초호화 캐스팅 무대가 돼버렸다. ●새로운 차원으로 관객을 안내하는 즐거움 극단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선’의 준말이다. 세상을 보는 다차원의 관점을 제시하고 싶어서 붙인 이름이다. 연우무대 출신의 극작가 겸 연출가 이상우, 배우 문성근, 류태호를 중심으로 송강호 강신일 박광정 등 ‘범 연우인’들이 뭉쳤다. 이상우 연출가는 “91년 연우무대를 나온 뒤 개인사무실을 냈는데 동료·후배들이 매일 몰려와 술을 마시기에 ‘그러지 말고 공연을 하자.’고 해서 만든 극단”이라며 웃었다. 차이무는 번역극 ‘플레이랜드’로 창단 신고식을 치른 이후 ‘늙은 도둑이야기’‘비언소’‘돼지 사냥’ 등 창작 흥행작을 줄줄이 내놓았다.‘차이무 스타일’ 혹은 ‘이상우 스타일’로 불리는 차이무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다.‘생각은 깊게, 표현은 경쾌하게’라는 이상우 연출가의 작품관은 풍자와 냉소가 깃든 독특한 질감의 ‘차이무표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극단 차이무의 또다른 특징은 단원들을 멀티플레이어로 키우는 것. 배우가 연출도 하고, 연출이 스태프 일을 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면 ‘변절자’로 취급하는 다른 극단들과 달리 차이무는 오히려 배우들에게 “여기에서만 필요한 배우가 되지 말고 다른 곳에서도 불러주는 배우가 되라.”고 독려한다. 이런 분위기 덕에 차이무에는 TV와 스크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는 배우들이 많다. 창단 공연 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문성근은 “공동체 안에서 하모니를 이뤄내는 차이무만의 남다른 분위기가 있다.”면서 “차이무의 레퍼토리를 연중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주년 기념작 ‘마르고 닳도록’(이강백 작·이상우 연출)은 애국가의 저작료를 받아내려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을 내세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꼬집는 블랙 코미디. 문성근 강신일 박광정 김승욱 등 스타 배우들이 단독 캐스트로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킨다.(02)747-1010. ●무대와 관객을 향한 끝없는 열정 배우 유인촌이 이끄는 극단 유는 남들이 가지 않는 험한 길을 주로 택했다.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99년, 공연문화의 불모지인 강남 한복판에 전용극장을 덜컥 지었고,‘홀스또메르’‘철안 붓다’ 등 작품성은 있지만 돈은 안 되는 공연들을 뚝심있게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지방으로까지 눈을 돌려 강원도 봉평에 달빛극장을 개관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유 대표가 CF 찍어 적자를 메워 온 시간들이 쌓여 어느새 10년. 그의 말대로 여태 버텨온 게 ‘기적’이다. 더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택시 드리벌’‘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같은 흥행작들도 큰 버팀목이 됐다. 과거 10년을 결산하고, 미래의 10년을 전망하는 기념 공연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를 앞둔 그는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했다. 원래 계획했던 ‘햄릿’이 주역 캐스팅 문제로 무산되면서 차질이 빚어지긴 했지만 유 대표가 맨처음 10주년 기념작으로 점찍었던 작품은 ‘어느 말의 이야기’였다. 그는 “서사적인 스타일과 사실주의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무대로 연극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두루 갖춘 작품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어느말의 이야기’는 한때 뛰어난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 홀스또메르의 일생을 통해 우리네 인생을 통찰하는 우화극이다. 러시아 전통민요를 연상케 하는 서정적인 음악들이 곁들여진 뮤지컬로, 러시아인 아코디언 연주자를 비롯한 5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1997년 초연부터 세차례 ‘홀스또메르’역을 맡아온 유 대표가 이번에도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임명되면서 잠시 배우 일을 접었던 그는 “체력적으로 아주 힘든 배역인데다 부족한 연습시간 등 어려운 점은 많지만 10주년 기념작인 만큼 최고의 완성도를 갖춘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극단 출신의 영화배우 김수로, 정규수 등 30여명의 단원들이 출연한다.(02)515-058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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