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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훈 감독 “죽여야 사는 보통 사람들 숨소리 담았다”

    장훈 감독 “죽여야 사는 보통 사람들 숨소리 담았다”

    올 여름 기대작 중 하나인 ‘고지전’(20일 개봉)이 베일을 벗었다. 6·25전쟁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유도 모른 채 최전방 고지 위에서 죽어가야했던 300만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를 잇따라 히트시킨 장훈(36)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지난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장 감독을 만났다. →전쟁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는 다소 식상할 수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한번쯤 전쟁영화를 해보고 싶었지만 세 번째 선택작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처음 ‘고지전’ 연출 제안을 받고서는 거절할 생각이었다. ‘의형제’ 개봉을 앞두고 많이 지쳐 있었던 데다 전쟁영화는 좀 더 경력이 쌓인 뒤에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두 시간 만에 마음이 바뀌었다. →시나리오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전쟁은 사람을 특별하게 만든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인물 캐릭터와 상황 묘사가 뛰어났다. →그래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이미 수많은 전쟁 블록버스터가 있지 않은가. -솔직히 나도 6·25전쟁 60주년이 지난 이 시점에 왜 전쟁영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6·25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에 관한 영화도 한 편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잘 찍은 전쟁 영화는 무수히 많지만, 고지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는 별로 없지 않은가. →스토리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휴전 회담 와중에 수십 번씩 고지의 주인이 바뀌다 보면 분명히 드라마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쟁영화이지만 그 안의 인물들의 정서에 가장 주목했다. 끈끈한 혈연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한 것도 아닌데, 최전선에 모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로 죽일 수밖에 없지만 결국은 남북한 군인들 모두 비슷한 정서의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전쟁으로 인해 인간성마저 변해버린 악어중대 김수혁(고수) 중위의 캐릭터가 감독의 의도를 잘 대변하는 것 같은데. -전쟁을 겪으면 사람이 변한다. 살기 위해 누군가를 쏴야 하고, 선과 악의 기준도 사라진다. 광적인 전쟁 기계로 변한 수혁의 단선적인 모습보다는 변하기 전의 순수한 모습도 담고 싶었다. 고수씨가 시나리오보다 훨씬 다양한 캐릭터를 준비해 왔다. 얌전하고 예의 바른 배우로 알려져 있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는 뚝심 있는 배우다. →젊은 감각의 전쟁 영화라는 느낌이다. 생생한 전투 장면은 어떻게 찍었나. -전투 장면을 찍을 때는 장비가 가까이 못 들어가기 때문에 카메라가 뒤로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물들에게 최대한 밀착해 숨소리까지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십자 형태로 교차시킨 장대 밑에 카메라를 매달아(일명 ‘가마캠’) 협곡의 구석을 담아냈다. 고지 정상과 아래에 기둥을 박고 줄을 연결해 만든 와이어캠도 활용했다. 덕분에 인물들과의 거리감을 최대한 줄이고 전투 상황을 생생하게 찍을 수 있었다. →군대 다녀오는 심정으로 찍었다던데. -앉아 있기도 힘든 비탈진 산이라 촬영하는 데 애를 먹었다. 카메라를 고정시키면 경사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가파른 경사면에서 카메라를 들고 뛰기도(‘핸드헬드’)도 쉽지 않았다. →제작비만 100억원이 넘게 들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안 그래도 찍고 나니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썼나 싶다. 영화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인물들이 나온다. 그들을 통해 보여지는 전쟁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고수, 신하균, 이제훈, 이다윗 등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의 힘만 믿고 있다(웃음). →주로 남자들의 거친 이야기를 다뤄왔는데 멜로에는 관심이 없나. -무슨 말씀. 나도 허진호 감독 영화처럼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를 좋아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찍어보고 싶다. 하지만 ‘고지전’에는 멜로를 넣고 싶지 않았다. 전쟁 상황에서의 멜로는 너무 뻔하지 않은가. →원래 미술학도(서울대 시각디자인학과)인데. -대학 때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데, 일반 직장을 다니면 그 고민에 대한 답을 다 얻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도 영화를 만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스승인 김기덕 감독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솔직히 많이 힘들다. 연예인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 가족에게도 섭섭할 때가 있는데, 오랜 시간 스승으로 존경하고 사랑했던 감독님에게 왜 섭섭하지 않겠나. 하지만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감독님이 (자신의 작품) ‘아리랑’을 통해 마음이 편해지셨으면 좋겠다. 외유내강. 인터뷰 내내 머릿속을 맴돈 단어였다. 촬영장에서 큰소리를 내지 않는 ‘순한 감독’으로 통하는 장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여 짜내기보다는 지켜보고 기다리면서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는 스타일”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했다. 단 두 작품만에 스타 감독 반열에 오른 그의 성공 비결이 손에 잡힐 듯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털릴 준비 해요”…47번 강도 맞은 슈퍼 주인

    “털릴 준비 해요”…47번 강도 맞은 슈퍼 주인

    4개월마다 1번씩 권총강도가 든다면 사업을 계속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50번 가까이 권총강도가 들었지만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는 슈퍼마켓 사장이 아르헨티나 언론에 최근 소개됐다. 호르헤 플로레스(55)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뚝심의 주인공.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플라타라는 도시에서 15년째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47번 강도를 만나 매상을 빼았겼다. 평균 4개월마다 한 차례 권총강도가 든 셈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권총강도에게 매상을 고스란히 바친 건 지난달 30일이다. 저녁 8시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괴한 두 명이 슈퍼마켓으로 들어와 권총을 내밀었다. 계산대에 앉아있던 종업원은 계산기서랍에 있던 돈 400페소(약 10만원)를 건내줬다. 주인 플로레스는 슈퍼마켓 뒤편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또 강도구나!” 47번째로 이 슈퍼마켓을 턴 강도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권총강도에 만성이 된 플로레스는 아예 직원교육을 시킬 때 강도대처법을 가르친다. 절대 저항하지 말고, 요구대로 돈을 내주라고 당부한다. 인명피해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초 경제위기로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범죄가 부쩍 늘어났다. 플로레스의 슈퍼마켓도 이때 강도피해가 가장 컸다. 2000년과 2001년 두 해에만 플로레스의 슈퍼마켓에는 25번이나 강도가 들었다. 플로레스는 “이젠 강도가 드는 데도 익숙해져 완벽하게 털릴(?) 준비가 돼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오늘의 눈] 코레일의 뚝심, 안전을 위해 써라/박승기 정책뉴스부

    [오늘의 눈] 코레일의 뚝심, 안전을 위해 써라/박승기 정책뉴스부

    지난해 11월 개통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동대구~부산)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개통 이후 신호 불일치 등 총 406회 장애가 생기면서 지난 3일부터 신경주역과 울산역 본선에 설치된 선로전환기는 폐쇄된 상태다. 열차안전 운행에 중요한 선로전환기 선정 논란이 일자 코레일이 대단한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건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주관해 우리로서는 의견제시 외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연관성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선로전환기 선정 과정을 보면 이런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코레일은 2006년 10월 2단계 신호설비실시설계자문위원회에서 1단계와 동일한 MJ81을 선로전환기로 제시했다. 하지만 자갈궤도에 사용된 MJ81은 콘크리트궤도에 사용될 분기기인 BWG와는 사용한 경험이 없어 탈락했다. 하이드로스타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선정 후까지 몰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레일은 2007년 4월 26일과 5월 3일 공단이 2단계 선로전환기 기종을 선정하기 위한 설명회에 참석했다. 공단이 코레일에 보낸 참석요청서에는 ‘하이드로스타와 S700K’로 대상이 명시돼 있다. 업계에서는 “설명회를 갖는 업체 중에서 선정대상이 나오는 것은 상식”이라며 코레일측 주장을 일축했다. 게다가 코레일은 당시 S700K에 대해 운영 및 유지보수에 심각한 영향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이드로스타에 대해서는 유지보수성, 온도에 따른 유압변화에 대해서만 질의했다. 코레일은 2008년 8월 29일 선로전환기 선정을 위한 평가 기준을 만드는 구매제안요청서 심의에도 참여했다. 선로전환기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코레일의 강변대로 선로전환기 선정에 대한 책임은 공단에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철도시설에 대한 수요자이자 유지보수 주체로서 최상의 철도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물, 설비를 공단측에 요구했어야 하는 직무를 게을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스스로 한계만 드러낸, 소탐대실이다. skpark@seoul.co.kr
  • “44개 의약품 분류 기대 못미쳐 약사법 개정 입법청원도 펼칠것”

    “44개 의약품 분류 기대 못미쳐 약사법 개정 입법청원도 펼칠것”

    10년 넘게 계속되던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논란이 44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일단 정리됐다. 사태가 일단락되기까지 약의 안전성과 소비 편의성 사이에서 무엇이 우선하는지 정부부처 간 또 이익단체 간에 치열한 논리 경쟁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 논란에서는 시민단체들이 강한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외곽에서 끊임없이 이슈를 제기해 온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 조중근 공동대표를 16일 만나 이번 약국 외 판매 결정과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심야에 약 구하기 힘든 현실 조 대표는 “그동안 우리 비정부기구(NGO) 운동이 거대담론이나 정치 이슈에만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국민생활과 연관된 것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18년 넘게 일하는 등 경제단체와 관련 시민단체에서 일했던 조 대표는 평소 느꼈던 ‘심야시간에 약을 살 수 없는 불편함’을 시민연대의 이름으로 해결해 내는 뚝심을 보였다. 그는 “가정상비약에 대해 소비자들에게도 자기결정권이 있다.”면서 이번 운동을 소비자운동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세무회계학과 교수로 알고 있다. 전공과 관련도 없는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혹시 개인적인 불편함이 계기가 된 것인가. -개인적으로 학교와 시민운동을 함께 하며 몸이 많이 피곤하고 아팠다. 주말에 약을 사러 나가 보니 아파트 단지 주변에 문을 연 약국이 하나도 없더라. 이때 문제의식을 느꼈다. 또 아들이 밤중에 몸이 많이 아픈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심야시간에 약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민연대를 출범시킨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해 말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운동이라고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 말을 듣고 이때다 싶었다. 주변의 NGO 관계자들에게 얘기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처음 1월에 25개 단체가 함께해 시민연대가 출범했다. 이 운동에 공감하는 단체를 더 모으겠다고 약속했고, 지금은 100개로 늘었다. 또 이번 운동이 서울 중심으로만 이뤄져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해 부산, 광주, 전북, 인천 등으로 지역 시민연대를 확대시켰다. ●중앙약심 서민위한 리더십을 →44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궁극적으로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 물론 복지부는 그동안 약국 외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특정 직역을 편든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러한 입장과 비교하면 큰 변화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해열진통제가 한 사례다. 이번 의약외품 분류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44개 품목 중 절반이 생산되지 않는 품목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이번만큼은 예전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평가는. -지난 3일 복지부가 발표한 첫 대책을 보면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특수장소 확대는 약사회 반대 때문에 못한다고 했다. 약사회 때문에 못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약사회의 당번약국제 실시를 함께 소개했다. 부처의 정책에 특정 직역이 제시한 대안이 포함되면 오해를 살 수 있다. 또 같은 사안을 계속 다른 단어로 얘기하면 국민만 혼란스럽다. →중앙약심이 다뤄야 할 다음 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원칙적으로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약사법 개정이 안 되면 어렵다. 전문·일반의약품 전환에 앞서 어떤 약을 약국 밖에서 더 팔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이 우선이다. 전문·일반의약품 전환은 직역단체의 영역 다툼과 다르지 않다. 이를 우선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 물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이익에만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 입장에서 회원들을 설득할 필요도 있다.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 ‘섬기는 리더십’을 보여 주기 바란다. ●“자기결정권 확대 소비자운동” →시민연대의 향후 계획은. -과연 약사법 개정이 잘 될지 지켜보겠다. 문제가 있다면 다시 나설 것이다. 이제 국민들의 눈이 국회로 향할 것이다. 약사법 개정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규탄집회도 논의 중이다. 또 입법청원도 진행할 것이다. 밤에 몸이 아파도 응급실에 못 가는 어려운 서민들도 있다. 약을 못 구해 병원에 가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좋지 않다. 약국 외에서 가정상비약을 팔자는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다. 나아가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하는 소비자운동의 하나로 이해해 달라.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프로야구] ‘뚝심’ 빛난 로페즈 완투승 ‘만루포’ 가르시아 울렸다

    [프로야구] ‘뚝심’ 빛난 로페즈 완투승 ‘만루포’ 가르시아 울렸다

    프로야구 한화가 KIA에 1-4로 뒤지고 있던 6회 말. 2사 만루 타석에 가르시아(한화)가 들어섰다. 자신만만하게 공을 노려보던 가르시아는 로페즈가 두 번째로 던진 146㎞짜리 바깥쪽 직구를 빗겨 쳤다. 공은 그대로 대전 한밭구장을 넘어갔다. 역전 만루홈런이었다. 감이 왔을까. 가르시아는 공을 치자마자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천천히 베이스를 밟으면서 성호를 긋고는 오른쪽 어깨를 툭툭 쳤다. 멕시코산 독수리가 돼서 돌아온 지 5경기 만에 친 홈런. 이대로 가르시아는 영웅이 되는 듯했다. ●두산 2회에만 9득점… 최다 기록 경신 그러나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로페즈가 있었다. 가르시아와 장성호에게 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해 5실점(5자책)했지만 9이닝 동안 삼진을 10개나 잡는 집중력을 뽐냈다. 이범호와 나지완이 8회 초 각각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만들어 로페즈를 받쳐줬다. 결국 KIA가 6-5로 역전승했다. 로페즈는 올 시즌 7번째 승리를 완투승으로 장식하며 다승 부문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KIA는 공동 3위였던 LG를 4위로 밀어내고 단독 3위 자리에 올랐다. 2위 삼성과는 0.5경기차. LG의 맏형 이용규와 조인성도 가르시아와 같은 신세가 됐다. 대구에서 삼성을 맞아 각각 1회와 2회 홈런을 때려냈지만 팀이 9-3으로 지면서 빛이 바랬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파죽의 5연승 가도를 달렸다. 잠실에서는 배수의 진을 친 두산이 넥센을 13-4로 크게 꺾고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에서 2연승을 거뒀다. 최준석의 3점홈런을 비롯해 2회에만 9득점하면서 올 시즌 한 이닝 최다득점 기록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8득점이었다. 이종욱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라는 기록도 새로 썼다. ●정우람 통산 103홀드… 최다 기록과 타이 문학에서는 SK가 롯데의 불타는 타선을 꽁꽁 묶은 글로버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이기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SK는 4연승째다. 7회에 등판한 SK 불펜의 핵심 정우람은 1과 3분의1이닝을 무안타로 막아 개인통산 103홀드째를 기록, 류택현(전 LG)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홀드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황우여 리더십 ‘흔들’

    황우여 리더십 ‘흔들’

    지난달 6일 새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 정국을 주도해 온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의 행보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우선 등록금 인하 및 대검 중수부 존폐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당내에서 ‘100인 100색’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 조율이 힘들게 됐다.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 자신을 원내대표로 만든 소장파의 의중을 동시에 살펴야 할 처지여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황 원내대표는 당선되자마자 ‘반값 등록금’ 카드를 꺼내 민생 이슈를 선점했다. “대통령이 결심해야 한다.”며 청와대를 압박하기도 했고, 정부를 설득해 국가 장학금을 대폭 확충해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정책을 구체화시켰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모든 학생들이 장학금이 아닌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연일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어 그의 ‘등록금 드라이브’는 빛이 바래 간다. 청와대도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생 대표 간 등록금 협상이 거의 합의 직전까지 갔는데, 원내대표가 불쑥 ‘반값 등록금’을 꺼내들어 강경파가 협상을 깨고 나왔다.”면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방향도 잡지 못하고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등록금 문제는 6월 말까지 반드시 결론낸다.”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 폐지 논란도 황 원내대표를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소장파는 “반드시 폐지하고, 특별수사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폐지 반대 여론이 훨씬 강하다. 청와대도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원내대표는 “사개특위에서 결정할 일”이라면서 “9일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황 원내대표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듯하면서도 자기 뜻대로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다.”면서도 “전당대회 룰 결정에서 보듯이 당내 권력은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고 있고, 전당대회 국면이 다가오고 있어 그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뿔뿔이 흩어진 문화재, 샅샅이 찾아온다

    뿔뿔이 흩어진 문화재, 샅샅이 찾아온다

    공무원 이길배(39)씨의 신혼 아닌 신혼이 저물어 간다. 이씨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2002년 대전 문화재청으로 발령 나 고향 광주를 떠났다. 아내와 6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 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가 대전에 파견 교사로 나와 알콩달콩 산 것도 잠깐, 파견 기간(3년)이 곧 끝나 광주로 돌아가야 한다. 또다시 주말 남편, 주말 아빠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그는 요즘 한껏 들떠 있다. 지난달 말 신설된 ‘국외문화재팀’ 팀장으로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외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환수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프랑스 외규장각의궤와 일본 조선왕실의궤가 귀국했거나 곧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런 관심과 기대 속에 발족한 팀이기에 어깨는 무겁지만 그만큼 자부심도 크다. 오는 11일에는 대규모 외규장각의궤 환영행사도 열린다. 팀장과 팀원 5명으로 구성돼 자칭타칭 ‘독수리 6형제’로 불리는 국외문화재팀을 찾아 지난 1일 대전정부청사로 향했다.사무실은 이제 막 컴퓨터, 전화, 책상 등이 갖춰져 어수선했다. 종이상자에 담긴 개인 자료들은 아직 뜯지도 않은 채 쌓여 있었다. 그 와중에도 이 팀장은 오전 회의를 소집,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를 넘겨 가며 해외 문화재 출처 조사를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했다. 이 팀장은 “아직 업무 파악도 제대로 못했다.”면서 “주변에서 하도 ‘죽어나겠다’고들 해서 겁먹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데도 얼굴에는 긴장감이 전혀 없다. 조급한 기색도 없다. 오히려 마냥 싱글벙글한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그가 ‘판타스틱 5’라고 부르는 다섯 명의 팀원이 그의 ‘백’이다. 우선 팀원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김종수(49) 사무관은 1997년까지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 전신)에서 문화재 환수 업무를 담당했다. 그것도 ‘홀로’. 그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거쳐 14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고향 같은 일이 기다리는 곳”이다. “혼자가 아니어서 더 좋다.”는 김 사무관은 석사학위도 해외 유출 문화재 반환 정책으로 받았다. 조동주(42) 사무관은 2007년부터 국제교류과에서 김병연(38) 주무관과 함께 문화재 환수 업무를 담당했다. 조 사무관은 영국에서 2년 동안 공부한 국제통이다. 김 주무관 또한 대학원에서 문화재 환수와 관련된 국제법을 전공하며 외국의 관련 법과 제도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문화재청 안에서도 찰떡 콤비로 불린다. 박정섭(29) 사무관은 지난해 공직사회에 첫발을 디딘 신참이다. 학부에서 외교학을 전공, 김 주무관과 함께 국제 교섭 테이블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순미(36) 주무관은 일본에서 2년 동안 공부했다. 해외 문화재의 상당 부분이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주무관의 어깨가 유난히 무거울 수밖에 없다. “문화재 환수에 관한 한 ‘대표선수’들만 차출했다.”고 이 팀장이 자부할 만하다. 이 팀장 자신도 문화재정보과, 활용정책과 등 문화재청에 새로운 부서가 만들어질 때마다 단골로 차출된 전문가다. 이번 국외문화재팀도 예외는 아니다. 이 팀장은 “문화재 업무의 전문성은 기본”이라고 전제한 뒤 “외국어에 능통하고 해당 국가의 법령과 제도에도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화재 환수는 상대(국가)가 있는 업무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설 부서 이름을 ‘국외문화재팀’이라고 다소 밋밋하게 지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외교관계 등에서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말자는 의도에서다. 김 사무관은 “(문화재 협상도) 전략과 전술에 따른 ‘밀당’(밀고 당기기)이 필요하다.”면서 “맞춤형 전략이 노출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국외문화재팀에 대한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 외국에서도 우리 팀의 존재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마냥 드러내 놓고 떠들 처지는 못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 팀장이 정색하고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있는 문화재는 약탈된 것들이니 몽땅 찾아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몇 점 찾아 왔느냐는 식으로 평가가 이뤄지면 해외 문화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조사나 환수 작업은 오히려 더 요원해질 수 있다. 당장의 성과에만 급급해 오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조 사무관은 “우선 해외 유출 문화재의 현황과 출처를 정확히 조사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약탈 등 불법으로 유출된 문화재는 환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고, 매매 등 합법적으로 유출된 문화재는 그 가치와 의미를 정확히 알게 해서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양도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이 주무관도 “그리스나 이집트 등 처지가 비슷한 나라끼리 연대해서 국제 사회 여론을 조성하는 등 체계적인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페루 마추픽추 유적 반환은 100년 넘게 걸렸고, 우리 외규장각 도서도 20년 이상 노력한 끝에 돌아왔을 만큼 장기적인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 갈 즈음, 여섯 명의 특공대는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눈앞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갈 것입니다. 우공이 태산을 옮기듯 문화재 환수의 기틀과 체계를 단단히 다지도록 하겠습니다.” 외국의 박물관 수장고 등에서 켜켜이 먼지가 쌓인 채 서러운 세월을 보내야 했던 해외 문화재와 대한민국의 ‘달콤한 밀월’ 관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현장에서] 막 내린 ‘3월의 눈’

    [현장에서] 막 내린 ‘3월의 눈’

    서울역 뒤에 새로 생긴 야트막한 붉은색 건물이 있다. 백성희장민호극장이다. 지난 5일 특별한 연극 한 편이 이곳에서 막을 내렸다. ‘3월의 눈(雪)’이다. 연극이 특별한 첫째 이유는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인 백성희(86), 장민호(87) 선생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배우가 1시간 넘는 정극 무대에, 그것도 대사량이 만만치 않은 주연으로 나오는 것은 세계 공연계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공연 때마다 터져 나온 기립박수 이유를 단순히 원로배우의 존재감에서 찾아서는 곤란하다. 두 사람은 재작년 말 국립극단의 ‘둥둥 낙랑 둥’에도 출연했다. 당시에는 대사가 거의 없는 ‘병풍’이었다. 그때 쏟아졌던 박수와 지금의 박수는 달랐다. ●무대 위에서 더 빛난 국내 최고령 현역배우 주위의 우려와 달리 한 달간의 앙코르 공연까지 ‘짱짱하게’ 소화해낸 장 선생은 정확한 발성과 감정 표현으로 사실주의 연극의 묘미를 일깨워 줬다. 그가 노기(怒氣)를 띨 때는 객석조차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정작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갈 때는 동료 배우들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꼿꼿하게 툇마루를 오가던 ‘민호 영감’이 맞나 싶다. 순간, 우리 공연계가 ‘귀하게 모셔야 할 자산’이라는 생각이 새삼 머리를 스쳤다. 그럴수록 백성희 선생의 ‘부재’도 크게 느껴졌다. 백 선생은 연습 도중 가벼운 뇌졸중으로 쓰러져 앙코르 공연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손진책(64) 연출가의 ‘뚝심’에도 박수를 보낸다. 그는 법인으로 바뀐 국립극단의 초대 예술감독을 맡아 ‘백성희 장민호 헌정 연극’을 첫 작품으로 밀어붙였다. 서울대가 그러하듯, 국립극단도 법인 전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헌정도 좋지만 (흥행 보장이 안 돼) 위험하다.”는 주위의 우려에도 손 감독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제대로 된 작품에는 손님이 들기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 줬다. 손 감독의 오랜 지기(知己)인 도올 김용옥은 ‘막공’(마지막 공연) 나흘 전 공연장을 찾아 “내 친구 손진책이 대단한 작품을 만들었다.”며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천천히 공들여 빚어낸 웰빙 작품 도올 말처럼 때로는 주문형 작품이 더 까다로운데도 배삼식(41) 작가는 노()배우들에게 딱 들어맞는 노부부의 삶에 메시지를 얹었고, 손 감독은 이를 넘치지 않게 무대로 옮겨냈다. 요즘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3월의 눈’은 답답할 만큼 천천히, 공들여 빚어낸 슬로(Slow) 음식이자 웰빙 음식이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노배우들의 모습 또한 ‘있음과 없음’, ‘사라짐에 대하여’라는 극의 주제와 묘하게 맞닿는다. 브라보 장민호! 브라보 백성희! 안미현 문화부장 hyun@seoul.co.kr
  • [사설] 세계잉여금 나랏빚 갚는데 쓰는게 옳다

    경기 회복으로 올해 세수(稅收)가 10조~20조원가량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잉여금의 용처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고 한다. 정부와 청와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빚을 내어 ‘슈퍼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 만큼 나랏빚을 갚는 데 쓰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의 신주류 측은 반값 등록금과 저소득층 주택문제 지원 등 복지비용으로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잉여금이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돼 온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잉여금은 나랏빚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2009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90.3%에 비해 월등히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외부충격에 취약한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과 저출산·고령화, 통일비용 등 중장기 재정위험을 감안하면 나랏빚의 안정적인 관리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가 중기 재정운용 계획에서 2013~2014년 균형재정 달성을 통해 나랏빚을 30% 초반으로 낮추기로 한 것도 이러한 취약성을 감안한 목표 설정이었다. 따라서 당장 눈먼 돈이 생겼다고 해서 선심을 쓰고 보자는 식의 접근 방법은 국정운용을 책임진 여권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 여력이 생겼을 때 나랏빚을 줄여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 현 세대의 책무다. 지난해부터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 국가는 벌어들이는 것보다 복지비용을 더 많이 지출한 탓에 재정 건전성이 파탄 직전까지 내몰린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나라살림도 거덜났지만 빚을 떠안게 된 미래세대와 과다복지 혜택을 누리는 현세대 간에 갈등도 극심하다. 우리도 나라 곳간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면 남유럽국가들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나랏빚이 100조원 이상 급증하는 등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정치권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성 공약을 쏟아내더라도 정부는 재정운용의 기본 틀을 이탈해선 안 된다. 정부의 뚝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탱크, 17번홀 지옥 뚫고 19 억원 천국으로

    탱크, 17번홀 지옥 뚫고 19 억원 천국으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파72·7215야드). 전날 폭우로 중단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나머지 8개홀을 돌려고 몸을 풀던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는 신기한 장면을 봤다. 6명의 미국인이 ‘최경주의 아이들’(Choi’s Bois)이란 문구를 쓴 티셔츠를 입고 그를 응원하고 있던 것. 최경주가 다가가 인사하자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아들과 친구들을 끌고 온 팬클럽 회장 바비 페이지는 “6년 전부터 KJ(최경주의 애칭)를 따라다녔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이들과 유쾌한 인사를 나눈 최경주는 “나를 보러 비행기까지 타고 왔다니 놀랍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팬들의 응원에 사기충천했던 걸까. 최경주가 일을 냈다. 최경주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4라운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톰스의 추격을 뿌리친 짜릿한 뒤집기였다. 2008년 1월 소니오픈 이후 3년 4개월 만에 이룬 투어 통산 8승째. 171만 달러(약 19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 랭킹도 3위(291만 5000달러)로 뛰어올랐다. 세계 랭킹도 19계단이나 상승, 15위가 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 달러로 4대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이상 총상금 750만 달러)을 능가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최경주는 우승 뒤 “내 생애 가장 값진 우승”이라면서 “16번홀까지만 해도 이 대회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하느님이 도왔다.”고 했다. 그는 아직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 없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역전 드라마였다. 공동 5위였던 최경주는 3라운드 남은 홀에서 2타를 줄여 톰스와 공동 2위가 됐다. 1타 차 선두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챔피언조로 4라운드를 맞았다. 부담에 짓눌렸을까. 맥도웰은 7타나 잃고 공동 33위(5언더파 283타)로 무너졌다. 우승 경쟁은 최경주와 톰스의 대결로 좁혀졌다. 최경주는 16번홀(파5)에서 톰스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최경주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훨씬 벗어나는 듯했다. 다행히 볼이 나무를 맞고 러프 지역에 떨어졌지만 세컨드 샷을 페어웨이에 올려야 했다. 그러나 흐름은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갔다. 톰스가 세컨드 샷을 그만 워터해저드로 보냈다. 최경주는 파에 그쳤지만 톰스는 보기를 적어내 동타가 됐다. 어렵기로 유명한 17번홀(파3)에서는 최경주의 티샷이 홀 3m 옆에 떨어졌다. 내리막이 심한 까다로운 라인이었지만 그의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의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나섰다. 톰스는 18번홀(파4)에서 5m가 넘는 버디 퍼트로 응수,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최경주의 뚝심은 연장 17번홀에서 빛을 냈다. 최경주와 톰스의 티샷은 홀 12m와 5.5m 옆에서 각각 멈췄다. 그러나 톰스는 버디 찬스를 놓쳤고 1.5m짜리 파 퍼트마저 실패했다. 버디 퍼트로 홀 1m 옆에 붙였던 최경주는 가볍게 파로 막았다. 최경주는 17일 금의환향한다. 19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총상금 9억원의 국내 메이저 대회인 원아시아투어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일자리 창출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일자리 창출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일자리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첫 일성이다. 그는 “고용부의 전반적인 정책은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사관계가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직에 임용되면 고용부 출신으로 처음 장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내부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책임을 지고 과감하게 업무를 진행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특히 정책에 대한 신조가 분명하고 뚝심 있게 업무를 추진해 아이디어가 많은 현 박재완 고용부 장관(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호흡을 잘 맞춰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부처 내부에서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오뚝이’로 불리기도 한다. 이 후보자는 만 1살에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두 다리로 걷기 힘들어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고, 병역은 면제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신체가 장애가 있다고 해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활용하지 않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단 10여 가구가 사는 울산 시골마을에서 살았다. 이 후보자는 시골집에 1980년에야 전기가 들어오고 2002년 10월에 상수도가 구축됐다고 전했다. 그는 “처한 환경이 어렵다고 남들은 생각할지 몰라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면서 “시대적 과제가 일자리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관계 부처와의 협의 하에 일자리를 늘리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꼽는, 기억에 남는 정책으로는 2007년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관 시절 만든 ‘직업능력개발계좌제’가 있다. 일정 금액이 들어 있는 카드를 준 후 훈련대상자가 직업훈련을 선택하도록 한 것으로, 공급자 중심의 직업훈련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꿨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09년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실무 조정자 역할을 담당했으며 노사정 협상을 원만히 이끌어내 노사관계선진화 정책의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차관 시절인 지난해에는 태만한 공무원을 퇴출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총 13명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고용부 장관이 주관하고 유관부처 차관 및 지자체 부단체장이 참여하는 고용정책조정회의를 건의해 출범시켰다. 지난달에는 일자리현장지원단을 만들어 각 지방 노동청이 직접 나서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했다. 정책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뛰어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무산일기

    몇 년 전 박정범의 단편영화 ‘125 전승철’을 보았다. 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자의 고된 삶을 다룬 영화였다. 방바닥에 가로누운 장롱 안으로 기어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 있는 건지, 죽어 있는 건지’ 묻고 있었다. 탈북 청년 전승철과 실제로 가깝게 지낸 박정범은 영화 끝에서 고인이 된 그에게 영화를 바친다고 써 놓았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서 ‘125 전승철’을 장편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호평을 들었다고 해도 과연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그의 꿈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기어코 장편영화를 완성했고, 유수의 영화제들이 그의 데뷔작에 찬사를 보내는 중이다. 제목은 ‘무산일기’로 바뀌었으나 이번에도 죽은 친구에게 영화를 바쳤다. 전승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125’로 시작한다. 탈북자에게 꼬리표처럼 붙은 숫자는 그의 생활을 제약하곤 한다. 온순한 성격에다 도무지 약삭빠르지 않은 탓에 승철은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아무리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봐도 그의 진심은 버림받는다. 거리에 벽보를 붙이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에게 한 가지 낙이 있다면 교회에서 숙영을 보는 것이다. 승철은 숙영의 가족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지만, 그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그녀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북에서 같이 건너온 친구 경철이 사기를 치는 바람에 함께 살던 승철이 엉뚱하게 휘말린다. 외로움의 궁지에 몰린 남자는 길에서 주운 강아지 ‘백구’에게 마음을 쏟는다. 오래전부터 카메라는 월경하는 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영화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먹고살려고 국경을 건너는 하층민이었다. 동서를 막론하고 수많은 작가가 월경의 삶을 조망해 온 가운데, 근래 한국에서도 독립영화 진영을 중심으로 경계를 넘어온 사람들을 주제로 삼은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조선족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더는 낯설지 않은 요즘, 탈북자는 여전히 멍울이 맺힌 대상으로 남았다. 목숨을 걸고 월경한 그들을 볼 때마다 남한 사람들은 역사와 정치의 상처를 고스란히 되새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쟁 이후 세대가 탈북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기를 계속 시도하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데, 그중 ‘무산일기’와 차후 개봉할 ‘댄스타운’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두편이다. ‘무산일기’는 탈북자의 현실과 남한 사회의 배타성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보호받지 못한 순수의 슬픔’이다. 백구가 담긴 박스에는 3만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마찬가지로 승철과 주변의 인간들 모두 경제적인 가치로 평가된다. ‘무산일기’는 살아남으려고 아등바등 애써 봐야 결국 몇 푼의 돈으로 환산되는 인간을 애달프게 바라본다. 깡패가 난도질한 승철의 옷에선 깃털이 터져 나온다. 피가 흘러내릴 장면에서 대신 나부끼는 깃털은 백구의 하얀 털을 닮았다. 과거의 고통을 딛고 순백의 마음을 지키려던 남자는 내내 외면당하거나 얻어터지고, 얼얼한 엔딩에 이르러 어떤 순수는 세상과 작별을 고한다. 그 순간 영화는 ‘순수를 잃으면 당신은 이미 죽은 것’이라고 선언한다. ‘무산일기’는 뚝심 넘치고 사려 깊은 데뷔작이다. 다음 달 14일 개봉. 영화평론가
  • KLPGA ‘10대루키’ 이민영·김세영·양제윤

    KLPGA ‘10대루키’ 이민영·김세영·양제윤

    소녀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이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슈퍼 루키’ 이민영, 양제윤(이상 19·LIG), 김세영(18·미래에셋)을 17일 만났다. KLPGA 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들이다. 벌써부터 이들의 신인왕 경쟁은 후끈 달아올랐다. 셋 다 다음 달 8일 시작하는 시즌 개막전 하이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을 앞두고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왕인 이민영은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포함해 하루에 8시간 정도 연습한다.”면서 “퍼팅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했다. ‘연습벌레’로 소문난 이민영은 “필라테스가 잔근육을 발달시켜 골프에 좋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는다.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2006년)을 세운 김세영은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둔다. 지난해 겪은 드라이버 입스(샷 실패 두려움에 정상 스윙을 못하는 상태)의 악몽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스윙도 안 되잖나. 무조건 연습하기보다는 마인드컨트롤까지 체계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김세영은 말했다. 2009년 국가대표였다 최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양제윤은 “학교 공부(고려대 사회체육학과)와 연습을 병행하느라 바쁘다.”고 엄살을 부린다. “연습은 5시간가량 하는데 퍼팅에 비중을 둔다.”고 했다. 이들에게 쏠리는 관심은 비상하다. 신인답게 귀엽고 발랄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셋 다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어릴 때부터 이름을 날려서다. 오랫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지켜본 만큼 각자의 장단점도 훤히 꿰뚫고 있다. 이민영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집중력이 강점이다. 김세영은 “민영이는 자존심이 강하고 주관이 뚜렷해서인지 경기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점이 부럽다.”고 했다. 양제윤도 “민영이의 포커페이스와 뚝심은 배울 만하다.”고 칭찬한다. 이민영은 올해 투어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 진학도 한 해 미뤘다. 김세영은 경기운영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다. 드라이버샷과 쇼트게임을 고루 잘한다. 김세영에게서 배우고 싶은 점으로 이민영은 자신감을, 양제윤은 집중력을 든다. 양제윤은 170㎝의 큰 키에서 나오는 평균 270야드의 호쾌한 장타가 일품이다. “장타보다는 안전하게 가야 할 때 비거리를 포기할 줄 아는 코스 매니지먼트가 제 장점인 것 같다.”고 양제윤은 덧붙인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쇼트게임 보완에 집중했단다. 이민영은 “제윤이가 그렇게 안 보여도 엄청 독하다. 악바리 근성이 본받을 점”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만 봐서는 수줍음 많고 웃음 많은 전형적인 10대지만 각자의 가슴 속에 품은 꿈은 대단하다. 양제윤은 “목표를 크게 가져야 성공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신인왕보다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했다. 이민영도 “신인왕과 상금랭킹 톱 5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세영은 “신인왕도 노리지만 올해 내 능력을 100% 발휘하는 게 목표”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이다. 그 큰 꿈에 발판이 되어줄 신인왕을 누가 거머쥘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이봐, 해 봤어?”…도전·창조·결단의 정신 압축

    “이봐, 해 봤어?”…도전·창조·결단의 정신 압축

    “우리가 좌절할 필요가 없어요. 더 잘할 수 있다, 어려운 것은 우리가 다 극복할 수 있다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요즘 TV에서 방영 중인 현대중공업 CF 속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자신감 넘치고 열정적인 모습은 대한민국 경제사의 한 획을 그은 ‘정주영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좌절과 포기를 용납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을 즐겼던 그의 리더십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정주영 리더십의 핵심은 그의 어록에서 잘 드러난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명언은 무일푼으로 상경해 쌀집 배달원으로 일하며 숱한 고생 끝에 국내 최초로 해외 건설시장에 진출하고, 자동차 산업을 일군 뚝심의 리더십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정 회장이 생전에 즐겨 썼던 “이봐, 해 봤어?”란 말도 마찬가지. 부하 직원들이 힘든 일을 앞두고 지레 포기하려 할 때마다 어김없이 이 말을 던지며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 해 보기도 전에 손을 놓는 것은 정 회장에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위기 상황을 매번 결정적 도약의 기회로 전환시켰던 도전정신과 창조적 발상, 그리고 결단력은 정주영 리더십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조선사업 초기에 석유파동으로 석유 물동량이 줄어들자 선주들이 주문한 배들을 인도해 가지 않았다. 이때 정 회장은 이들 유조선을 가지고 현대상선을 창업했다. 또 자동차 공업 초창기 포드자동차 조립생산사업의 뼈아픈 실패와 좌절을 딛고 과감하게 독자개발에 나서 성공했다. 서산 간척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다 낡은 유조선을 바닷속에 가라앉혀 물길을 막았던 유조선 공법이나 수백 마리의 소를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소떼 방북’으로 남북 경협 물꼬를 튼 것 역시 창조적 발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펴낸 책 ‘정주영 경영을 말하다’는 “정주영의 경영철학과 경영방식은 일종의 ‘학문’으로 정립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었으며 일관성이 있었다. ”면서 “투철한 보국이념을 바탕으로 나라에 보탬이 될 만한 사업 위주로 확장을 시도했으며, 내수보다는 해외시장을 겨냥해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운다’는 목표를 초지일관 추구했던 기업가”라고 정의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MB, 왕세자에 7차례 친서…지지부진 협상 직접 물꼬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에 성공한 지난 2009년 12월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을 조용히 청와대로 불렀다. 이 대통령은 곽 위원장에게 ‘스페셜 미션’을 줬다. 세계 6위의 매장량을 갖고 있는 UAE 유전 개발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방법을 한번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유전개발은 지식경제부 소관이지만, ‘미래전략’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곽 위원장에게 임무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일단 미래위에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협상 파트너는 UAE의 아부다비 미래전략기구위원회였다. 실무는 한국석유공사가 맡았는데 좀처럼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세계 77위인 석유공사가 내로라하는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UAE에서 유전계약을 따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유전사업의 성격상 산유국은 철저한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UAE는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석유공사를 드러내 놓고 냉대했다. 협상이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각별한 친분이 있는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친서를 보내 “석유비즈니스 측면에서만 생각하면 한국을 참여시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단순한 유전개발 사업자가 아니고 100년 앞을 내다보는 아부다비의 경제협력 파트너이다. 크게 생각해 달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고비가 있을 때마다 6차례 친서를 더 보내고 모하메드 왕세자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해 협상의 큰 방향을 유리한 쪽으로 바꿨다. 특히 고비때마다 친서 등을 통해 왕세자에게 진심을 전했다. “석유 한방울도 안나는 한국에서는 무엇보다 양국 간 미래전략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석유 자원 확보다. 왕세자께서 잘 배려해 주면 좋겠다. 우리가 지금은 석유개발 기술이 모자랄지는 모르지만 한국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산업화를 이룬 경험이 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과거에 석유화학공장, 조선소를 뭐가 있어서 했느냐. 우리는 한다고 하면 다 할 수 있다.”면서 곽 위원장을 비롯한 우리쪽 실무자들도 강하게 독려했다. 이 대통령이 이런 뚝심을 보이며 밀어붙이자 모하메드 왕세자도 “한국은 파이팅이 있는 나라”라며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5월 말 모하메드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까지 내주며 극진한 예우를 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미래위 관계자는 “왕세자의 순방 이후 눈에 띄게 협상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불과 2주 전에도 협상에 마지막 위기가 오자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해 쐐기를 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 위원장과 지경부 및 석유공사 관계자들도 UAE 정부 당국자들을 겨울에 국내 스키장으로 초청해 스키를 함께 타는 등 인간적 친분을 쌓는 데 주력했다. 곽 위원장은 “그동안 대통령특사로 10여차례 아부다비를 방문했고, 상대 협상팀도 우리나라에 여러 차례 왔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B노믹스’ 밑그림 그린 주인공

    ‘MB노믹스의 설계자’, ‘MB의 경제 멘토’, ‘강고집’ ….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현 정부 경제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감세와 규제 완화, 작은 정부와 큰 시장, 성장과 투자촉진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MB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린 주인공이다. 경제부처에서는 세제와 금융, 예산 분야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 관료로 평가받는다. 소신이 강하지만, 이는 고집스러움으로도 비쳐져 이따금 주변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뚝심과 성실, 추진력이 강 내정자를 요약하는 단어다. 공직 생활 중 부가가치세 도입, 금융·토지실명제 도입 등 경제사에 굵직굵직한 이슈가 있었을 때 항상 그 중심에 자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며 책임론이 불거졌으나 한·미 통화 스와프를 이끌어내며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재확인했다.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그의 성장주도형 경제정책을 비판했지만 강 내정자는 거침없는 화법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혀 시장과의 불화를 불렀다. 그리곤 2009년 개각에서 경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신임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통령 자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청와대에 들어올 때마다 이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가졌고, 이후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까지 맡았다. 현 정부의 간판 실세에서 숨은 실세로 변신한 셈이다. 이 대통령과는 20년 이상 소망교회를 함께 다니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이었던 2005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아 정책을 조언했다. 17대 대선 과정에서는 일류국가비전위원회 부위원장 겸 정책조정실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공약을 총괄 정리했다. 1970년 행정고시 8회에 합격해 경주세무서 총무과장으로 공직을 시작한 강 내정자는 재무부 보험국장과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주미대사관 재무관, 관세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원의 마지막 차관 등을 두루 거쳤다. 외환위기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 무역협회 상근 부회장, 디지털 경제연구소 이사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부인 하인경(64)씨와 2남 1녀가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영화 프리뷰] ‘짐승의 끝’

    [영화 프리뷰] ‘짐승의 끝’

    을씨년스러운 겨울날 오후. 만삭의 순영은 아기를 낳기 위해 고향에 가는 길이다. 황량한 시골길에서 야구모자를 쓴 남자가 합승을 한다. 차에 오른 ‘야구모자’는 신내림 받은 무당처럼 택시기사와 순영의 은밀한 과거사를 줄줄이 꿴다. 그러더니 장난처럼 “곧 마을에 전기가 나갈 것”이라고 내뱉는다. ‘야구모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섬광이 번쩍이는 순간, 어둠이 찾아온다. 순영이 정신을 차렸는데 아무도 없다. 시골 마을은 거짓말처럼 멈춰버렸다. 만삭의 몸을 끌고 휴게소를 찾아 나선 순영은 엄마를 잃은 소년, 젊은 커플, 자전가 탄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동반자나 구원자의 손길을 내밀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본색을 드러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악몽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영화 ‘짐승의 끝’은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등과 함께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3기)에 뽑혀 500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작품이다. 2010년 캐나다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 2011년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영국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스는 “‘짐승의 끝’은 평범한 재난 영화를 벗어나 어둠의 속을 관통하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각본·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약하고 고독한 인간(순영)의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낯선 곳에 내동댕이쳐진 순영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감독의 의도대로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된다. 초현실적인 설정을 미스터리 구조로 버무려낸 영화의 독특함은 양날의 칼이다. 새로운 형식에 목마른 이들에겐 분명 매력 포인트일 터. 첫 장편영화임에도 2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주류 영화의 관습에 익숙하거나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 ‘찜찜함’만 남을지도 모른다. 114분 내내 당하기만 하는 순영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왜’(why)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전지전능한 ‘야구모자’의 정체나 굳이 괴물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도 알 수가 없다. 조성희 감독은 독립영화계에선 유명인사다. 2009년 중편 ‘남매의 집’으로 7년 동안 빈자리였던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을 차지한 것을 필두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 3등상,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야구모자’ 역의 박해일(오른쪽)은 시나리오만 보고 무보수로 참여했다고 한다. ‘연애의 목적’(2005)에서 본 듯한 능청스러우면서도 껄렁한 느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야구모자’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한다. 칼바람이 부는 허허벌판에서 죽도록 고생하는 순영 역의 이민지(왼쪽)도 눈길이 간다. 하얀 얼굴에 겁이 많아 보이지만 답답할 만큼 고집스러운 순영과 100%의 ‘싱크로율’을 보였다. 18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기업 이익 나누는 것 원치않는다”

    “대기업 이익 나누는 것 원치않는다”

    제24대 중소기업협동중앙회 회장에 김기문 ㈜로만손 대표이사가 재선출됐다. 중기중앙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회에서 제49차 정기총회를 열고 단독으로 출마한 김 회장을 전체 대의원 505명 중 참석자 362명의 만장일치로 재선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이슈화하고, 대기업 납품 단가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의 9·29 동반성장대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총회 후 “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지원 받는 시대는 끝났다.”며 “정부의 지원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기업들에 집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최근 제기한 ‘이익공유제’에 대해 “(대기업이 주장하는 대로) 대기업의 이익을 뺏어 나눠주는 것은 중소기업도 원치 않는다.”며 “중소기업의 적정 이윤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연임으로 당장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가 역점 사업으로 밀고 온 동반성장 정책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도 뚝심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7년 23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연임 성공으로 1988년 중앙회장의 민선 체제 이후 최장수 회장이 된다. 임기는 1일부터 2015년 2월까지 4년이다. 김 회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으며, 1982년 솔로몬시계공업사에 입사한 뒤 1988년 ㈜로만손을 설립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벌거벗은 당당함 덩달아… 훌렁 벗고 싶다

    벌거벗은 당당함 덩달아… 훌렁 벗고 싶다

    ‘참된 것’, ‘착한 것’, ‘아름다운 것’을 분리한 사람은 널리 알려졌듯 철학자 칸트다. 진/위, 선/악, 미/추의 판단영역은 서로 다른 범주라는 것. 참되고 착해야만 아름답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인식론, 윤리학과는 별개의 영역인 미학이 탄생한다. 질문도 하나 던진다. 아름답기 위해 반드시 참되고 착하게 꾸며야 하는가. 위대하다는 철학자의 말씀이니 일단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긴 한데, 보기에 불편한 작품 앞에 직접 서게 되면 “아름답다.”는 말이 쉽게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면 11일 개막해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안창홍(58) 개인전 ‘불편한 진실’에 도전해 볼 만하다. 옛 사진관의 인물사진을 찢거나 구멍 내는 방식의 기괴한 인물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작가는 이번엔 노골적인 누드화를 들이밀었다. 한껏 발기된 남자 성기에다 여자 성기의 벌건 속살까지 그렸다. 크기도 한껏 키워 그림 속 인물은 실제 인체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델도 모두 주변의 일반인. 설득 끝에 모조리 벗겼다. 누드 인물의 주된 배경은 휴지통이 엎어져 있거나 심지어는 죽은 쥐가 나뒹구는 작업실이다. 인간 존재의 혼란스러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벌거벗은 몸뚱이에는 파리를 붙이기도 하고 아예 해골 인간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는 ‘메멘토 모리’, 즉 유한성을 잊지 말라는 경고다. 이렇듯 살벌한 풍경 속에 벌거벗긴 채 서 있음에도 인물들은 하나같이 당당하다. 눈빛도 뜨겁게 살아 있다. 혼란과 죽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 존재를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자의식의 발로다. 고졸 학력으로 기성 화단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작가 자신의 자존심이 투영됐다. 때문에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덩달아 훌렁 옷을 벗어 던져야만 할 것 같다. 그림이 주는 불편함의 진짜 정체는 바로 이것이다. “기존 누드화의 모델 포즈는 관람자가 바라보는 모습으로 구성됐다면, 내 누드화는 모델 스스로가 관람자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구성됐다. 그래서 전혀 에로틱하지 않다.” 전시장에서 만난 안 작가의 얘기다. 그와 좀 더 얘기를 나눠 봤다. →일반인을 벗기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게 내 능력이다. 잘 꼬드기는(웃음). 누드화는 모델과의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다 결국 친구가 된다. 부부 누드화의 남자 모델은 문신업자인데 처음엔 저항하더니 나중엔 재미 붙여 부인하고 같이 모델이 돼 줬다. 지금은 아이들까지 데려와서 가족 누드화를 그리고 있다. 스케치는 해 둔 상태고 다음 전시 때 보여주겠다. 할아버지 모델은 설득에만 10년이 걸렸다. 도시의 정신노동자가 갖고 있지 않은, 농촌의 오래된 육체노동자의 몸이 가진 숭고함을 그려내고 싶어서 오랜 기간 매달렸다. 그렇게 힘들게 모델이 되어 주셨는데 정작 할아버지는 완성된 그림에 별 관심이 없더라. 하하. →모델료는 두둑히 주나. -그냥 마음으로…. 흐흐. 거듭 말하지만 누드화는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대가를 주고받는 것보다는 친구가 돼서 함께 하는 거다. →어렵게 일반인들을 섭외하는 이유는. -몸 자체가 정직하지 않나. 모델들은 신경 안 쓴다고 해도 관습적인 포즈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냥 길거리를 다니다가 저 몸을 한번 그리고 싶다, 그리고 싶어 미치겠다 싶으면 쫓아다니면서 설득한다. 그러다 보면 애초에 기대했던 매력이 안 나오는 몸도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몸도 있고 그렇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은 국내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마이너리티로 어렵지 않은가. -그게 전반적인 문화 수준이라고 본다. 예쁘고 고운 것만 찾다 보니 전반적으로 작품이 하향평준화되는 느낌이다. 예술이라기보다 그냥 공예품 같은 느낌…. 작품의 상업성엔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나만의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 꼭 당대가 아니더라도 결국 평가받기 마련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예술가는 정신적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 아닌가. 그런 혜택을 받았으니 생활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사회에 재산을 남긴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고 보니 부인 누드화가 없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설득해도 안 된다. 하하.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한국 축구를 사랑했던 두 외국인 감독이 지금은 나란히 ‘형제의 나라’ 터키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거스 히딩크(65·네덜란드)와 세뇰 귀네슈(59·터키)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하면서 세계적 지도자로 공인받았고, 역시 당시 터키 대표팀을 이끌며 또 다른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귀네슈 감독은 2007년부터 3년 동안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을 지휘하면서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을 키워 내는 등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리고 현재는 각각 터키 대표팀과 고향의 프로축구팀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끌고 있다. 이 두 거장이 한국과 터키의 친선 평가전(10일)을 앞둔 9일 한국 선수단을 만나 여전한 한국사랑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내게 아주 특별한 팀이다. 10년 전에 한국 대표팀과 함께 일하면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면서 “최근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팀이 됐는데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매력적이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또 현재 대표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2002년 멤버인 차두리(31·셀틱)에 대해 “그동안 많이 발전하고 선수로서 좋은 경력을 쌓았고,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고,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하는 바람에 이번 경기에서 보지 못해 아쉽다.”며 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유로2012 조별리그 및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로 곤경에 처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터키의 세대교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 초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번 시즌 팀의 터키 슈퍼리그 선두질주를 이끄는 귀네슈 감독은 “나의 홈구장(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경기장)에서 트라브존스포르 선수 6명에 FC서울 시절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까지 모두 9명의 선수가 경기를 펼치게 됐다.”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한국의 새 주장 박주영에게 꽃다발을 직접 안기며 “주장 역할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선수다. 이제 주장이 됐으니 단순한 한명의 선수가 아니라 리더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이 있다면 프로 1~3년 차의 나이 어린 선수도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한국 선수들이 백패스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뒤를 보기보다는 항상 앞을 내다보고 공격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한국 축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한국, 터키, 그리고 변함없는 한국 사랑 등 기분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두 ‘축구도사’의 앞날을 지켜볼 따름이다. 트라브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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