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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 선탠/뙤약볕은 피하도록/「흑진주빛 피부」 만들기 이렇게

    ◎선탠 첫날 오전·오후 5∼10분 적당/콧등·이마등 돌출부위 더 신경써야/외출할땐 자외선차단제 꼭 바르고 가뭄속 무더위로 유난히 햇볕이 뜨거운 올 여름.해변가나 계곡의 피서지가 아니라 집바깥에만 나서도 피부가 화끈거릴 정도여서 많은 여성들이 태양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동시에 올여름 노출패션의 유행에 따른 매력적인 「흑진주빛 피부」만들기가 여성들의 관심사항으로 함께 대두됐다. 한국화장품 주경미 미용연구과장으로부터 건강한 피부의 유지방법및 곱게 그을리는 방법을 알아본다. □일반관리 ▲해변 등의 피서지에서나 가벼운 외출시에도 자외선차단 제품을 반드시 바르도록 한다.흐린날에도 영향을 미치는 긴파장의 광선 유브이 에이(UV A)는 피부 깊숙히 침투,노화를 촉진하며 피부가 검게 변하는 선탠현상을 유발한다.또 유브이 비(UV B)는 짧은 광선으로 홍반이나 수포 기미 주근깨를 형성하는 선번(Sun Burn)현상을 일으킨다.특히 UV A는 유리창이나 커텐 모자 양산 등을 통과하므로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안전하다. 피부가 하얀 사람은 자연 방어작용을 하는 멜라닌 색소 생성능력이 부족해 선탠보다는 선번 현상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피부가 여리고 민감한 경우라면 15∼20정도를 선택하고 피부가 자외선에 쉽게 붉어지거나 자극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지수 20정도를 선택한다.자외선 차단제품은 물기가 있는 피부에 바르돼 자극받기 위운 돌출 부위 즉 이마 콧등 광대뼈 허벅지 가슴 등은 보다 충분하게 발라 주도록 한다. 단 자외선의 강도가 강한,공기 맑은 야외나 바닷가에 갔을때나 땀을 흘린뒤,물에 들어갔다 나온 경우는 내용물이 다소 씻겨지므로 좀 더 자주 덧발라주는 것이 효과적이다.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파우더타입 파운데이션을 자주 덧발라 주는 것도 화장을 새로 하는 불편이 없어 좋다. □선탠요령 ▲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고 건강한 멋을 낼 수있는 선탠을 위해서는 하루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때인 상오 11시에서 하오 2시까지는 피하도록 한다.또 피부 회복력이 약한 30대 이후는 선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선탠전에는 폼클렌징 크림으로 사전에 딱딱하고 거친 피부를 매끈하게 정리해주도록 한다.일반적으로 자외선 차단지수 2∼8 정도가 선탠을 위한 제품들이다.일정기간 피부가 자외선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2∼3일 정도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15이상)을 발라준 다음에 점차적으로 수치를 낮춰야 한다.시간은 낮시간을 피해 상·하오 각각 5∼10분 정도로 해주고 그 이후는 30%의 비율로 노출시간을 조금씩 늘려간다.얼굴과 목등 회복이 어렵고 자극받기 쉬운 부위는 차단제품을 바른 뒤 모자를 착용한다.선탠후는 보디에센스나 로션등으로 윤기와 촉촉함을 유지시켜야 각질 벗겨지는 것을 예방할 수있다. 약한 얼굴피부의 경우 피서지에서 돌아온 뒤 스킨·아스트린젠트등을 차갑게해 피부를 진정시키고 수시로 꿀이나 요구르트 팩을 해주는 것이 좋다.
  • 「신토불이 23년」 농민 안영선씨(「2단계 개혁」을 말한다:7)

    ◎“신농정 농산물 값 안정 역점둬야”/농민자격증제로 경쟁력 제고를/도농격차 줄이게 복지·문화 지원 『개혁이란 커다란 나무는 새정부가 심었습니다.이제는 농민들을 비롯한 온 국민들이 뿌리가 되어 이 나무를 지탱하고 키워나가야 합니다』 농어민후계자 전북 연합회장인 농민 송영선씨(42)는 한여름의 뙤약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새정부의 개혁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호미와 괭이를 들고 흙과 함께 살고 있는 농민들에게 새삼스럽게 무슨 개혁이 필요한가는 생각을 송씨는 단호히 거부하고있다.그는 오히려 「개혁은 농민부터」라며 개혁의 제1조건을 국민 모두가 「나부터」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라고 꼽는다. 서울 장충고를 졸업한뒤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전북 진안군 진안읍에 내려와 23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송씨는 『농민이라고 해서 개혁은 우리 일이 아니라며 남의 일을 보듯하여서는 개혁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농민들이 깨어야 합니다.모든 농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정부가 잘하는 일에는 발벗고나서서 도와주고 잘못하면 목소리를 높여 바로잡아 가야 할 때입니다』 송씨는 『새 정부출범이후 면사무소나 군청·경찰서를 찾을 때마다 달라졌다는 생각을 피부로 느낀다』고 지난 6개월동안의 개혁에 상당히 후한 점수를 주었다. 『얼마전 영농자금을 대출받고 농약·비료를 사기 위해 농협에 들렀을 때 직원들이 전에 없이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개혁이 서서히 일상속으로 스며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나 개혁의 방향에 대해 송씨가 갖고 있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새 정부의 신농정 5개년계획이 과거보다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개방등의 파고속에서 어렵게 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민들에게 새로운 의욕을 줄만큼의 조치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첫번째 지적이다. 『이농현상이 계속되고 농촌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까닭은 농사를 지어서는 도저히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농민들 사이에 보편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농촌이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진단한 그는농민들의 불안감을 없애주려면 『농산물 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막는 가격지지에 정부시책의 역점이 두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덴마크처럼 「농민자격증제도」를 도입,첨단농법과 과학영농을 배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영농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쌀 시장이 개방된다면 농촌이 설 땅을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 우리 밀이 보기 힘든 것처럼 앞으로는 우리 쌀도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 것입니다』 우리쌀지키기 전북지역대책본부장이기도 한 송씨의 쌀 수입 개방에 대한 반대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양곡관리제도에 언급,계절별 가격진폭을 15% 이상 확대하고 수매도 계속해야 하며 담배인삼공사의 막대한 이익금을 농업안정기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풍요롭고 살기좋은 농촌을 만들기위해서는 농촌의 복지·문화생활을 보장해야 하며 『가뜩이나 소득이 낮아 교육·의료·문화의 소외지대에서 살고 있는 농민들이 자녀학자금 지원도 받지못하고 의료보험료도 직장인들보다 많이 내고 있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벼 다수확 전북 1위를 차지했을만큼 학위없는 「농사박사」이기도 한 송씨는 『정부가 농민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혁에 동참 시키기위해서는 지금 농촌을 짓누르고 있는 두꺼운 먹구름을 거둬주는 노력을 더욱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씨름선수 강호동씨 2만8천명 악수 세계신(엑스포 이모저모)

    ◎「러시아의 날」 발레·서커스·마술공연 성황/대기관람객위해 차양막 설치 등 서비스 ○…수많은 엑스포관람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천하장사 출신의 강호동씨가 「8시간 악수 많이 하기」 세계 기네스기록을 경신.강씨는 22일 상오11시20분부터 하오7시20분까지 8시간동안 뙤약볕이 내리쬐는 엑스포회장내 놀이마당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시종일관 선자세로 기록에 도전,6시간42분10초만인 하오6시2분께 2만5천2백90명과 악수를 나눠 기네스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최종 2만8천2백33번의 신기록을 수립. 기존의 세계신기록은 지난 8월 스페인 세비야박람회에서 캐나다의 스코트 킬론이 세운 2만5천2백89명이고 한국신기록은 지난 92년5월30일 가수 전영록씨가 롯데백화점에서 세운 1만6천5백16명.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기네스협회측은 한국기록을 깨는 1만6천5백17번째 악수자에게 행운의 상품을 증정하는 등 다채로운 여흥을 준비. ○얼음조각전도 마련 ○…연일 수많은 관람객이 몰려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던 인기전시관들은 저마다 몇시간씩 줄을 서 기다리는 대기관람객들을 위한 서비스대책마련에 부심.선경 이매지네이션관이 개장초부터 대기관람객을 위한 거리공연을 선보인데 이어 최장대기시간이 7시간에 달하는 기아자동차관 역시 지난 주말부터 하루 8차례씩 피에로 퍼레이드와 단막극 「차돌이의 자동차여행」을 마련해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관람객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자동차관 관계자들은 이밖에 햇볕을 가리기 위한 천막설치,어름조각전등 정작 전시관안 행사보다 대기관람객을 위한 각종 편의제공에 더 열을 올리는 형편. ○아리랑합창으로 마쳐 ○…러시아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준 「러시아의 날」 개막 공식행사가 23일 상오11시 대전엑스포장내 대공연장에서 쇼힌 러시아연방부총리와 스미로모프 상공회의소회장,오명조직위원장등 양국 관계자 50여명과 관람객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러시아전통발레,집시들의 노래와 춤,서커스와 마술공연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꾸며진 이날 행사는 공연 말미를 출연자 전원의 아리랑합창으로 끝마쳐 관람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유공 운영요원 표창 ○…엑스포조직위는 23일 하오3시 국제회의장에서 개막전후 유공운영요원 1백62명에 대한 표창수여식을 가졌다.소속 부서별로 수상자를 살펴보면 군지원단이 52명으로 가장 많고 자원봉사자 22명,장기채용직원 15명 등의 순.특히 군지원단은 이들 수상자외에도 경비대대소속 손춘일병장이 17일 상오 엑스포타운 지하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하는 서울1차1888호 차량을 추적해 검거하는 등 소속 장병들의 활약이 잇따라 활기찬 모습.
  • 한빛탑 아래 어우러진 “인류 대잔치”(엑스포 이모저모)

    ◎“한국민속놀이 너무 멋져요” 탄성 연발/땡볕속 도우미들 「성공대회」 각오 대단 ○국경초월 우정과시 ○…6일 엑스포개회식에 이어 한빛탑광장에서 펼쳐진 식후 뒷마당공연 꿈돌이메시지풍선날리기에서 세계각국의 소년소녀들과 우리 어린이들이 다정하게 뛰놀아 엑스포가 세계인의 잔치임을 실감. 이날 10살전후의 각국어린이들 1백여명은 풍선을 들고 2∼3명씩 짝을 지어 뛰어다니자 내외국 관람객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승호군(6)은 인도친구와 짝이 되어 행여 길을 잃을까 행사 내내 손을 꼭 붙잡고 다녀 국경을 뛰어넘는 돈독한 우정을 과시. ○…이날 상오11시에 거행된 정부관 개관식에서 김영삼대통령의 테이프 절단을 도운 정부관 도우미 정현주양(23)은 행사가 끝나고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 ○…개막식 식전행사가 한창이던 한빛탑 광장에 비키니차림의 금발미녀 3명이 등장해 이채.이들은 미국 수상스키쇼단의 일원으로 행사홍보차 즉석에서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것. 플로리다에서 온 크리스틴 킴양(25)은 『대전엑스포같은 국제적 행사에 참가해 다채로운 경험을 쌓게돼 기쁘다』며 『처음보는 한국의 민속놀이가 무척 신난다』고 탄성을 연발. ○…엑스포취재단에 불친절·불협조로 일관해온 조직위측이 개회식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에게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비표조차 준비하지 않자 프레스센터에서 취재경쟁을 벌이던 기자들이 한때 취재를 보이콧하는 소동을 연출. 이같은 잡음은 조직위측이 취재진들에게 엑스포장 모든곳을 취재할 수 있는 ID카드를 발급해 놓고 일부 행사에는 이 카드로 들어갈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인데서 발단. 이처럼 취재진들의 거친 항의에 직면한 조직위측은 뒤늦게 ID카드 소지자에 한해 입장을 허용. ○…엑스포 개회식에 참가하기 위해 6일 상오10시 박람회장에 도착한 재일교포 엑스포 사절단 3명이 본 대회장에 들어가지 못한채 발을 동동굴러 보는이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엑스포조직위의 초청을 받고 이날 개회식에 참가하려던 이정혜(25),김연수(23),도성련양(23)등 세명의 미녀 사절단들은 조직위가 비표를 준비하지못해 헛걸음을 치게되자 『같은 한국사람이라 이해하지만 외국인 같으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뻔 했다』며 씁쓸한 표정. 재일교표 2∼3세인 이들은 지난 3월 일본에서 대전엑스포 사절단으로 선발된뒤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일본 각지를 누볐으나 조직위의 사소한 실수로 이날 시간낭비만 하게된 셈.그러나 이들은 『개회식에 들어가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남은 기간동안 엑스포의 성공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며 사절단답게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대통령경호진 진땀 ○…엑스포 개회식에 참가한 김영삼대통령이 개관식을 위해 정부관앞에 도착하자 대통령을 가까이 보려는 국내외 관람객및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 경호진들이 이를 막느라 진땀. 김대통령이 개관 테이프를 자른뒤 환영인파들에게 손을 흔들자 이들은 대통령 내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려고 몰려들어 경호진들은 육탄 방어선을 형성. 경호진들은 『이러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협조해 달라』『4m 이상 떨어져달라』며 다가서는 이들을 제지. ○…엑스포 개막일을 하루앞둔 6일 차량 짝·홀수제가 실시된 대전시내는 평소때와 달리 출근길 교통이 원활하게 소통.대전역에서 박람회장까지 보통 30∼40분씩 걸리던 시간도 이날은 20∼30분으로 크게 단축돼 성숙된 시민의식을 표출. 엑스포장내에도 대부분 짝수차만 들어와 짝·홀수제에 대한 참여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홀수차를 몰고 엑스포장에 온 한 시민은 『미처 몰랐다.내일부터 적극 협조하겠다』며 엑스포의 성공을 위해 짝·홀수제에 동참하겠다고 다짐. ○…엑스포개회식장에서부터 정부관뒤 연회장에 이르는 2백여m 길 양쪽에는 78명의 도우미들이 5m 간격으로 뙤약볕 밑에서 2시간여동안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움직이지 않고 도열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더운 날씨에 고생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경미 도우미는 『만약 마음을 약하게 먹었다면 벌써 쓰러졌다』며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이 정도 어려움은 견뎌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꿋꿋한 자세. ○…엑스포개막을 하루앞둔 6일 하오5시 현재 대전시내 2백여곳에 이르는 호텔·여관등엑스포지정 숙박업소의 객실의 예약이 모두 끝났다.특히 엑스포 행사장 주변인 유성지역 관광호텔을 찾은 외지인들은 방을 구할수 없자 충북 청주 등 대전 인근 지역으로 서둘러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 엑스포 개막에 부쳐/우리의 내일이 거기 있기에…(특별기고)

    ◎새로운 도약의 목표 설정하는 자리로 대전에 사는 나에겐 93대전엑스포는 파헤쳐진 길들과 뿌리를 드러내고 시드는 가로수들,때를 가리지 않는 교통체증,흙을 한껏 싣고 마구 달리는 트럭들 따위 짜증나는 일들로 먼저 다가왔다.개장까지 남은 날들을 알리는 전광판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짜증은 「이렇게 벌여놓은 공사들이 그대까지?」라는 걱정에 밀려났다. 대중매체들은 준비가 예정대로 되어간다고 보도했지만 어수선한 행사장을 지날 때마다 걱정은 되살아났다.그래서 개장을 한주일 앞두고 행사장을 찾았을 때 나는 먼저 마무리작업들을 하는 사람들에게 제때에 끝낼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늘 거의없어 문제 잘 되어간다는 대답을 듣고 한결 느긋해진 마음으로 둘러본 행사장의 첫인상은 좀 실망스러웠다.공사가 덜 끝나서 어수선하다는 사정도 있었을 것이고 텔레비전의 화면을 통해 본 세상은 현실보다 훨씬 깔끔하고 환상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기대가 컸던 까닭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실제로 부족한 점들도 적지 않았다.전시관들은 대체로 겉모습이 속에 든 것들보다 나았다.전시관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했다. 관객들의 처지에서 살피면서 시설을 마련하려고 애쓴 자취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그늘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당장 큰 문제였다.단체관람을 와서 팔월의 뙤약볕 아래 여러 시간을 보낼 학생들을 생각하면 끔찍했다).무엇보다도 마음 한구석에 늘 얹혀 있던 걱정 하나가 현실로 나타났으니 국제박람회여서 행사장의 중심인데도 국제관은 초라했다.앞선 사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음이 이내 눈에 띄어서 특히 서운했다. 그러나 부족한 점들을 꼽으면서도 나는 알고 있었다.그것들이 준비할 시간이 워낙 짧았다는 사정에서 나왔음을,그래서 기일을 맞춘 것 자체가 큰 성취임을.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맞는 행사는 얼마나 품이 많이 들고 어려운가. ○어린이프로 많아 그 사이에도 국민학교 4학년인 딸아이는 연방 탄성을 내면서 처음 보는 프로그램들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녀석이 눈썰미가 있어서 나는 어떻게 하는지 짐작하기도 어려운 프로그램들과 기구들을 제법 구슬리는 것을 보고선 기분이 문득 좋아졌다.그러고보니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아이들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아이들을 위해서 만든 것들도 많았다.엑스포의 주제가 미래의 모습이므로 미래의 무대에서 활동할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다는 것은 무척 흐뭇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그런 단편적 프로그램들에 나온 모습들을 한데 모으면 저절로 모습을 갖추고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우리는 어떤 사회를 바라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을 때 비로소 구체적 모습을 갖춘다. 시민들의 눈길이 미래를 향한 자리이므로 엑스포는 그런 물음을 던지기 좋은 곳이다.바로 그것이 1893년에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재발견 4백주년을 기려 시카고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미국 역사가 헨리 애덤스가 생각한 것이다.이제는 고전이 된 자서전 「헨리 애덤스의 교육」에서 그는 『시카고는 1893년에 처음으로 미국 사람들, 그들이 어디로 달려가는지 아느냐는 물음을 던졌다』라고 썼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그런 물음을 던질 수 있었던 기회는 88서울올림픽이었다.시민들의 희망과 도덕심이 한껏 고양되었던 그때 우리가 그런 물음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음은 어느 모로 보나 성공적이었던 그 행사가 우리 사회에 별다른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는 사실이 아프게 일깨워준다. ○서울평화상이 상징 돌아다보면 우리는 그때 열린 사회를 지향해야 했음이 또렷이 드러난다.그러나 우리는 그런 목표를 찾지 못했고 시민들의 한껏 고양된 도덕적 에너지는 스러졌다.시민들의 동의 없이 정부가 급작스레 만들어서 뚜렷한 성격조차 찾지 못한 채 표류하다가 끝내 사라지게 된 서울평화상이 그 사실을 상징한다. 이제 우리에겐 그런 물음을 던질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국제화와 정보화가 중요한 경향인 현대에서 여러나라 사람들이 모여서 배우고 즐기는 국제박람회보다 그런 일에 더 나은 자리가 어디 있을까. 게다가 지난 봄에 도덕적 권위를 가진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회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조건들 가운데 이전엔 채워지지 못한 중요한 조건 하나가 채워졌다.이처럼 좋은 기회를 맞아 우리가 그런 물음을 던지지 못한다면,아마도 이번 엑스포도 서울 올림픽처럼 우리 사회에 별다른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질 것이다. 아주 짧은 기간에 마련해서 천만명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에게 배우고 즐길 자리를 내놓는 것은 대단한 성취다.그러나 이번 엑스포가 그런 성취만으로 끝나고,우리가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말로 아까운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 로봇이 씨 뿌리고 농작물 거둔다(미리 가보는 21세기:1)

    ◎농부가 집에서 컴퓨터 통해 조종/인공지능·음성인식 연구 한창 7년 후면 막이 열릴 21세기는 한마디로 「정보화 사회」이다.고도로 발달된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은 우리 생활의 전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생활양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다가올 시대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등은 이제 더 이상 일부 과학자나 전문가들의 전유물일 수가 없다.사회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누리고 활용하는 세상이다.꿈만 같고 놀라운 과학문명이 곳곳에 스며들게 될 첨단시대의 우리 생활은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인류가 쌓아온 과학기술적 업적을 바탕으로 달라지는 미래의 생활모습들을 그려본다. 농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여름철 뙤약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모심기를 한 기억을 갖고 있다.까칠까칠한 보리수염이 살갗을 할퀴는 아픔도 느꼈다.소가 쟁기로 논밭을 갈고 지게나 달구지로 볏단을 나르는 풍경도 떠오른다. 이제는 우리 농촌에도 경운기와 트랙터가 들어온지 오래이다.과학화와 영농기술의 발달은 그만큼 농부의 일손을 덜어주고 있다.그러나 미래의 들녘에서는 이런 모습도 볼 수 없게 된다.바로 농사를 대신 지어주는 로봇일꾼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농부가 집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로봇의 일거수 일투족을 원격조종하는 「컴퓨터 농경시대」.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에 심으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컴퓨터에 독창력이나 감정,성격,추측 등 인간만이 갖고 있는 속성을 완벽하게 옮길 수는 없지만 사람보다 계산능력이나 정확성에서 훨씬 뛰어나다.현재 일부 제조업체 등에서 자동화시스템의 일환으로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농사를 짓는 로봇이 상상에서 그칠 일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현재 ▲자연어 처리 ▲전문가 시스템 ▲음성인식 ▲영상처리 ▲기타 로봇 분야 등에서 연구되고 있다.자연어 처리는 컴퓨터가 말을 이해하고 움직이도록 하는 분야이다.전문가시스템은 의사와 같은 특수분야의 전문가가 환자를 진료할 때 증상이나 병력,생활습관 등을 듣고 처방이나 치료를 하듯이 이런 과정을 컴퓨터가 하도록 연구하는 것이다. 또 음성인식은 컴퓨터에 음성의 억양이나 낱말의 띄어쓰기 등을 인식시키는 분야이고 영상처리는 컴퓨터가 인공 눈을 통해 사물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정신분야까지 컴퓨터에 옮기려고 하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그러나 지금 수준으로도 동물처럼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로봇을 만드는 작업은 충분히 가능하다. 인공지능의 연구가 꾸준히 발전하면 이를 응용한 우리의 생활은 모든 분야에서 경이롭게 변할 것이다.로봇이 밭을 갈고 씨를뿌려 농작물을 수확하는 시대는 멀지않은 현실이다.
  • 6월에 흰색꽃… 가로수로 사랑받아/칠엽수(나무이야기:17)

    ◎보통 잎 7장… 열매는 약재·염료로 이용/마로니에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칠엽수는 불어인 마로니에로 더 알려져 있다.소엽이 5∼7개이나 보통 7개가 많아 칠엽수라 한다.전 세계에 13종류가 있는데 북온대및 남미지방에 분포한다.특히 유럽 및 북미지역에 가로수·공원수 등으로 많이 심어져 있다.특히 파리의 샹젤리제를 비롯한 주요 도로의 마로니에는 파리의 명물로 사랑 받는다.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대부분의 칠엽수는 동양계로서 일본에서 들어왔으나 덕수궁 뒷문 안에 있는것은 서양칠엽수로서 19 12년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바친것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다음으로 큰 것이 서울 동숭동 옛 서울대 문리대 교정의 마로니에와 수원의 서울대 농생대 교문밖 북쪽에 가로수로 서있는 나무로 일본에서 들어와 심어졌다.일본산 칠엽수는 낙엽교목으로 수고가 30m,흉고직경이 60㎝에 달하며 주로 경기도 이남의 토심이 깊은 비옥한 땅에 심고있다.어려서는 음수이지만 자라면서 양수가 된다.뿌리는 직근성이므로 이식이 어렵다.생장이 빠르고 나무의 모양이 아름다워 도시에 많이 심으나 대기오염에 약하고 잎이 커서 강풍의 피해를 받기쉽다.꽃은 잡성화로서 6월에 원추화서에 분홍색을 띤 백색의 아름다운 꽃이 촘촘히 핀다.열매는 황갈색의 견과로서 10월에 익는다.과피가 두텁고 익으면 3개로 갈라지며 종자는 적갈색으로 밤모양과 비슷하다.수피는 약용으로 쓰이며 5∼8%의 타닌을 함유,유피용 또는 염색염료용으로 쓰인다.10월에 익는 밤과 같이 생긴 열매는 전분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해 타닌을 제거한 후 식용이 가능하나 최근 독성이 있음이 알려졌다. 꽃은 화서의 길이가 15∼25㎝나 되어 개화기에 매우 아름다울뿐 아니라 꿀샘이 깊어 좋은 밀원자원이 된다.수형이 크고 아름다움 까닭에 공공건물의 광장·공원·주택단지의 공한지에 줄을 맞추어 심은 가로수 및 녹음수는 삼복더위에 뙤약볕을 가려주는 그늘과 서늘함을 주어 삶의 질을 높일뿐 아니라 냉방을 위한 에너지 절약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셈이다.또한 목재는 무늬가 불규칙한 임면의 주름무늬에 파도무늬가 생겨 악기와 공예용기 도구재와 가구재로 호평받고 있다.열매에는 사포닌의 에스신·플라보놀의 켈세틴·켄페롤 등과 같은 성분이 함유돼 치질·자궁출혈 등의 치료제에 쓰이며 동맥경화증·혈전성 정맥염·외상에 의한 종장 등의 약재원료가 된다.
  • 더위 속에서(사설)

    7일낮 대구지방의 기온이 섭씨 36도를 기록하고 전국이 30도를 웃도는 더위속에 휘말려 있다.거기에다 파악하기 조차 힘든 희한한 사기극까지 판을 쳐서 이래저래 후줄근하게 지치는 나날이다.온갖 매체들이 여기 매달려,다급하고 딱한 현실문제들 모두가 묻혀버리고 있다. 더위는 여름이면 당연한 것이므로 참아야 하고 사기사건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말을 기다릴 일이지만 우리를 탈진하게 하는 이런 일들이 정작 관심두어야 할 일들을 미뤄두거나 손을 놓게 만드는 것이 걱정스럽다.그중에서도 지금 가장 심각한 것은 가뭄이다.삼남지방의 가뭄이 너무 심각해서 농민들은 허탈상태에 있다. 거북등처럼 갈라진 논바닥에 양동이로 물을 끼얹고 있는 농부의 모습은 절망스러워 보인다.죄짓는 일에 통이 커서 억대의 돈을 휴지처럼 뿌린 사기꾼들이 나라 안팎을 흔들어 놓는데도 농사망치는 것이 안타까워서 뙤약볕아래 양동이물을 끼얹고 있는 그 성실한 정성이 고맙고 민망하다. 이 아득한 더위속에서라도 우리가 정신차려서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이번 사기사건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너무 허술하고 터무니 없음을 절감하게 한다.현직에 있던 군무원이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사기의 주역이 되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굴지의 실력있고 역사있는 보험사가 말도 안되는 사기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생돈을 그렇게 녹녹히 사기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사기지만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어쩔수 없었던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도 든다.의혹으로 말하면 그밖에 또 있다.사기꾼이라면 감쪽같이 숨기거나 가명을 썼어야할 대목들도 그냥 버젓이 드러냈고 마치 정당한 사례금이라도 받은 사람들처럼 드러내놓고 돈을 써대기도 했다.게다가 은행이나 보험회사 같은 준 금융기관의 관련된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있다. 말하자면 잠깐동안 편법으로 넘어가면 곧 수습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슨 일인가를 진행시켰다가 어느 시점에서 어긋난 듯한 인상을 받는다.이런 대목들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속에서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런 사건은 깨끗하고 명백하게풀려야 한다.사기라도 쳐서 잘사는 환상에 사람들은 넋을 빼앗기고,타들어가는 논에서 피땀을 흘리는 농부의 노력은 슬프고 대책없는 수고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하는 것이 이런 사건의 해악이다.사건의 흥미진진함에 정신이 팔려 정작 관심을 가지고 해야할 일조차 미뤄놓게 하는 것도 해악의 다른 부분이다.사건을 맡은 수사당국은 이런 모든 해악에서 사회의 어지러움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줘야 한다.그래서 호기심에만 취해 사건의 흥미만 쫓는 일에서 헤어나 이웃의 고통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일상을 생각하는 건전함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이러다가 휴가철이 시작되면 우리의 사려깊지 못한 속성은 건성으로 들떠서 이웃의 고통같은것 그냥 외면해버리고 지나갈 것이다.사회의 불건강은 그렇게 깊어간다.더위를 참기 위해서도 진지하게 어려움과 맞서는 노력이 도움이 된다.
  • 중국 자동차 「산타나」 일 시장 첫 상륙(해외정보)

    ◎일 노무라연,소 경제개혁 입안에 참여/“중에 흡수 임박”… 홍콩자본 가 대거 유입 ○3년간 4조1천억 ◇…중국계 이민이 급증하고 있는 캐나다에 최근 홍콩자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머니」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캐나다에 들어오는 홍콩 자본의 루트는 화교재벌을 통한 대규모 자본유입과 이민에 의한 자산 이전으로 분류할수 있는데 최근2∼3년간 홍콩으로부터 유입된 자본총액은 연간 40억∼65억캐나다달러(2조5천6백억∼4조1천6백억원)에 이르고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오는 97년이후 홍콩의 장래에 대한 불안이 홍콩주민들 사이에 고조되는데 따른 현상으로 재벌들은 자산의 일부를 해외로 분산시키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도 소유자산을 처분,이민을 떠나고 있다. ○여객기 5대 미 수출 ◇…중국이 자동차 항공기등 공업제품의 대선진국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상해 해방일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독일의 폴크스바겐사와 합작으로 개발한 승용차인 산타나 30대의 대일 선적을 마쳤다. 산타나는 금년들어 주로 동남아시장에 6백대가 수출됐는데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상해 항공기제조회사는 미국의 맥도널 더글러스사와 합작으로 중형여객기 MD83형기(1백55인승)5대를 조립생산,내년 말까지 미국에 수출키로 계약을 맺어 최근 이 공사의 상해공장에서 MD83형기의 조립생산작업에 들어갔다. ○햇빛차단 섬유 개발 ◇…태양광선을 차단해 피부로 느끼는 의복내의 체감온도를 낮게 유지하고 땀을 최대한 빨리 흡수,뙤약볕 아래서도 쾌적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신소재 스포츠웨어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일본의 스포츠용품메이커인 미즈노사는 태양광반사형의 소재를 야구유니폼용등으로 개발해 금년시즌부터 판매에 들어갔다.세라믹 소립자를 사용하는 폴리에스터사로 만든 이 소재는 태양광선을 효과적으로 반사시켜 일사에너지의 흡수를 최대한 억제,종래의 유니폼에 비해 의복내의 온도를 날씨가 맑은날 약3도까지 낮게 할수 있다. 이 신소재는 「아그아슈팔」로 명명됐는데 이는 포르투갈어로 물을 흡수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노무라종합연구소와 소련의 세계경제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제휴,소련이 당면하고 있는 경제계혁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에 나선다. 이들 두연구소는 앞으로 소련경제의 실태조사등을 통해 경제개혁 추진 방법을 모색,소련의 경제정책에 반영할 계획인데 경제분야에서 양국의 유력 싱크탱크(두뇌집단)간에 처음으로 제휴가 이루어진 것. 노무라종합연구소와 IMEMO는 연2회 도쿄와 모스크바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하며 소련의 기업경영자를 일본에 초청,일본 경영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경영의 비법을 전수토록 할 계획이다.
  • 외언내언

    9월이 열린다.헤르만 헤세가 정원이 슬퍼하고 있다고 읊었던 9월.하지만 슬퍼하는 거야 활엽수하며 여름꽃들이겠지.국화·코스모스 같은 가을꽃들은 조낙을 남의 일인양 웃고 있지 않은가.◆올해의 우리들 8월은 참으로 슬펐다.시덥잖게 보았던 태풍 글래디스가 몰고 온 폭우의 피해.재산상의 손실도 컸지만 죽고 실종된 인명만 1백명이 넘었던 게 아닌가.그 슬픔의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특히 졸지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에는 위로할 말을 잊는다.그 통한의 여름이 꼬리를 감추고 있다.『…동구밧게는 청냉한 달빛에/허무러진 향교 기왓장이 빛나고/댓돌밑 귀뚜리 운다』(오장환의 「영회」).◆눈길을 지구촌으로 돌리자면 올해의 8월은 위대한 혁명의 달.공산주의가 그 종주국에서 조종속에 만가를 들은 달이다.장엄했던 민중의 힘.민중의 함성은 지구촌을 흔들었다.74년 동안 지속돼 온 일당독재를 몰아낸 분노의 함성.지구촌에 난류를 몰고 온 민중 승리의 함성이었다.그러기에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1991년의 8월.그 8월이 9월로 배턴 터치한다.◆7∼8월이 잉태의 달이라면 9월은 결실의 달.지금 산과 들에서는 과일하며 곡식이 익어간다.알알이 양분을 채워가는 소리가 들리는 들녘.아침 저녁이 산들거리고 낮에 강렬한 뙤약볕이 내리쬘 때 오곡백과는 흥얼대며 살을 찌워가는 법이다.9월 태풍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젠 태풍 걱정에서도 일단 멀어지게 된 절서.홍수에 의한 피해농지가 적지 않다고는 해도 이대로 간다면 올해 또한 풍년가를 부를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다.◆정치는 말할 것 없고,모든 분야가 지구촌 흐름에 대응하고 발 맞추는 9월로 삼아 나가야겠다.오곡백과 못잖게 우리들 영혼도 함께 단물이 괴게 하는 9월이고자….
  • 일인들의 「일제만행」 규탄/오승호 사회1부기자(현장)

    ◎“징용·피폭자 보상하라” 소리 높여 「일본정부는 침략전쟁의 희생자에 대한 전후 보상을 실시하라」 광복절 46주년인 15일 낮 서울 종로2가 파고다공원 손병희선생동상앞. 섭씨 30도를 훨씬 웃도는 한여름 뙤약볕아래 일본인 20여명이 플래카드를 내걸고 머리숙여 「태평양전쟁 한국인 희생자에 대한 추도식」을 가졌다. 「천주교 오사카교구 평화순례단」등 2개 단체의 일원으로 교사와 신부,회사원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스스로 일본인이면서도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제국의 만행을 규탄,반성하기 위해 광복절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36년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모든 한국인 희생자들에게 마음으로 깊이 사죄드리며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묵념에 이어 차분하게 성명서를 발표하던 이들은 『일본정부는 원폭피해자와 강제징용된 사람,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다소 격앙된 어조를 보이기도 했다. 천주교 신부인 나카무라씨(49·중촌도생)는 『지난 10일 입국한 뒤 부산·대구·경주 등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원폭피해자들과 만나 체험담을 들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한국인들의 넓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 하기까지 했다. 이날 30여분만에 행사를 끝낸 일본인들은 『일본정부가 하루빨리 한국인 원폭피해자 등에 대한 보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는 것이 양국 사이에 오랫동안 지속돼온 우호관계를 변함없이 이어나가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일본인들이 이례적으로 이같은 행사를 갖는 동안 우리나라 관련단체는 물론 삼삼오오 가족단위의 시민들도 선열들이 독립만세를 목놓아 외쳤던 이 공원을 찾아 그 넋을 기렸다. 반면 공원밖 도심 몇곳에서는 재야운동권의 이른바 「범민족대회」와 관련,학생들의 부질없는 화염병 시위가 벌어져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 승용차/인기차종 두달이상 기다려야

    ◎본격 피서철… 수요 폭주로 구입난 심화/그랜저 1개월·쏘나타 2개월이상 걸려/국민차 티코도 주문 7천여대 밀려/현대·대우 7월판매량 60%선 늘어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승용차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인기차종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달이상을 기다려야만 한다.하루라도 빨리 차를 인도받으려고 출고사무소까지 찾아가 뙤약볕 아래서 온종일 기다리는 사례도 많다.자동차 3사의 사장실이나 임원실에는 차를 빨리 출고해 달라는 부탁이 쇄도하는가 하면 상공부 등 관련 부처에도 자동차출고독촉청탁이 많아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올해에는 특히 혹서기의 전력난으로 현대·기아·대우·아시아·쌍용 등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7월말∼8월초에 걸쳐 4∼6일동안 집단휴가를 실시,조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승용차 출고적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7월중 업체별 승용차대수 판매실적을 보면 현대자동차가 3만6천4백23대,대우자동차가 2만1천5백99대를 전달보다 많이 팔아 각각 61.9%,62.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재가장 심각한 출고적체현상을 빚고 있는 차량은 현대의 쏘나타와 그랜저등 중·대형 차량이다.쏘나타는 주문후 2개월이상,그랜저는 1개월이상 기다려야만 차를 빼낼 수 있다. 쏘나타는 올상반기중 4만9천6백95대가 팔려 전체 승용차판매량 34만2천9백52대의 14.5%를 차지,중형차부문에서 단연 선두이며 그랜저는 같은 기간동안 1만2천5백77대를 판매,전체에서 3.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기존의 로얄시리즈를 단종하고 최근 시판을 시작한 신형 중형승용차 프린스도 주문후 상당기간을 기다려야 한다.그러나 이는 프린스가 아직 본격 출하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회사측의 설명이다. 대우가 승용차 3사중 가장 먼저 국민차로 개발한 8백㏄급 티코도 시판 2개월만에 1만대가 넘게 팔리는 호조와 함께 주문이 밀려있다 지난 6월3일부터 출고되기 시작한 티코는 판매 첫달인 6월에 5천4백9대가 팔리고 7월에는 5천6백8대가 판매돼 두달사이에 모두 1만1천17대가 팔렸다. 현재 티코에 대한 총주문량은 1만7천여대에 이르러아직도 5천여명이 한 두달이상 기다려야 차를 살수 있는 실정이다. 여름철들어 승용차 사기가 이처럼 힘들어진 이유는 올들어 자동차업계의 잇단 노사분규와 부품업체들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주요인으로 꼽힌다.대우자동차는 지난 4월 부평공장의 장기휴업등으로 올해 모두 1만2천여대의 생산차질을 빚었고 기아자동차는 지난6월 주요 부품업체인 기아기공의 파업에 이어 소하리공장의 노사분규가 계속됨에 따라 현재까지 모두 2만6천여대이상을 제대로 생산치 못했다. 현대자동차는 자체 노사분규가 없었는데도 부품업체인 코리아 스파이서,아폴로등의 휴무 및 조업단축으로 올해 1만3천여대가 넘는 생산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여름철을 맞아 안락하고 고장이 적은 새차를 장만,피서를 하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데도 큰 원인이 있다.게다가 그동안 부진했던 승용차 수출도 지난봄부터 꾸준히 늘어나 공급부족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승용차 공급이 이같이 달리자 지난 봄까지만 해도 재고가 남아돌아 치열한 판촉전을 벌였던 자동차업계는 요즘엔없어서 못판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성미급한 고객들은 웃돈을 얹어주며 빨리 차를 빼달라고 졸라대기도 하고 차를 빨리 빼주는 수완좋은 세일즈맨은 손님들이 찾아 다닐 정도다. 현대자동차의 김판곤이사는 『해마다 피서철이 되면 승용차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관례이나 올해는 새차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밝히고 『아직까지 승용차를 신분과 연결시키는 사고방식이 우세해 중·대형승용차에 고객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성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 제목과 내용이 다른 나라­중국/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중국 광동성 심수는 우리들에게 처음부터 조금 잘못 알려졌다.우선 「심천」이 아니라 「심수」이다.그러나 중국인들은 이를 「센첸」으로 발음한다. 경제특구로 지정된 심수를 흔히들 중국의 자본주의 실험창구라고 부르지만 이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광동성 저아래 변두리 한촌이었던 심수는 11년전에 중국 자본주의실험창구로서가 아니라 그냥 「자본주의 도시」로 지정,개발됐다.홍콩에서 기차로 20여분이면 훌쩍 넘어갈 수 있는 심수는 이제 홍콩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도시가 돼있다. 그렇게 볼때 중국 자본주의 실험창구라면 오히려 그 수도 북경쪽이 더 가깝다. 어쨌거나 짧은 기간 중국대륙을 여행한 끝에 얻은 나름의 결론은 중국이란 참으로 크고 무섭고 이상한 나라라는 것이었다.사회주의 중국이 표방하는 제목과 그 사람들이 연출해내는 내용은 전혀 다르다.제목과 내용이 아주 다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우리는 오늘날 하나의 거대한 세계사적인 실험을 지켜보고 있다.근1세기전 새로운 세계관으로 등장하여 혁명적변혁을 이룩했던 마르크시즘이 근본적으로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자본주의의 타락과 몰락을 예언하며 자기비판을 강요했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독화살이 이제 그 자신에 되돌아가 꽂히게 된 것이다. 『공산주의는 실패했다』는 역사적인 자아비판을 공식문서로 채택하고 소련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는 끝났다.그로써 동유럽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경제는 「제도적」으로,그리고 「사실적」으로 종막을 고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인식에 혼동을 주는 사회주의 국가가 있다.그게 바로 오늘의 중국이다.제목은 사회주의인데 내용은 무척 자본주의적이다.아니 자본주의로 가고 있는데도 이것을 인정하는 공식문서는 한장도 없다.오히려 자본주의노선을 걷는 「주자파」는 아직도 공개적으로는 이단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 주자파에 대해 모택동이 벌였던 지각변동과도 같았던 대량 말살운동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다시 등장했다.등력군 등 중국공산당내 극좌이론가들은 그 주자파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제2의 문화혁명을 발동해야 할 때가 왔다는 식의 주장을 서슴지 않는다. 사회과학원의 미래학자 하신은 보다 더 보수적이다.하의이론에 따르면 세계의 자본주의 선진열강은 중국이 그 능력과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3년이내에 중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그래서 중국은 이 신제국주의세력과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의 공식이론과 「아래」의 움직임이 전혀 딴판인게 중국이다.그들 극좌이론가들과는 달리 이붕을 비롯한 전기운 추가화등 당정고위층들은 자본주의 국가의 손님들과 악수하고 8차 5개년계획을 직접 브리핑하며 중국에 투자하는 나라는 무조건 친구 나라라며 파안대소한다. 북경의 번화가나 천안문 광장은 밤낮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왕부정 대가의 수없는 상점들에는 온갖 상품들이 지천으로 흘러넘치며 사람들 또한 물결친다.호텔·식당·백화점·극장들에다 자영상점들도 즐비하고 멋쟁이 아가씨들도 많다.저녁시간 북경 TV를 보노라면 한프로그램 앞뒤에 끼여드는 10여가지의 상품선전 광고에 눈이 부실지경이다.개방 중국 수도의한면이다.물론 상해는 더하다. 그런 점에서 경제특구 심수야말로 오늘날 중국의 이중구조­제목과 내용이 다른­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곳이다.심수는 잠안자는 도시다.새벽1시에도 중심가 화문로일대는 대낮같이 밝다.줄지어 늘어선 「가랍OK」(가라오케),무도장·가무청(댄스홀)·야총회(나이트클럽)의 현란한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어우러져 불야성을 이룬다.뒷골목들도 이에 지지않는다. 주자의 도시 심수에는 시인민정부(시청)청사가 둘이 있다.제1청사는 정치·행정부서이고 제2청사는 경제개발 계획과 각종기획·투자유치와 집행부서가 들어있다.심수경제의 심장부이기도 한 곳이다. 경제발전과 개발의 모든것을 실무차원에서 지휘하는 「심수시 투자촉진중심」의 부처장인 여국추씨와 심수시 경제개발국 부국장인 이청삼씨는 그래서 그런지 외모부터가 퍽이나 「자본주의적」이다.그들은 모두 놀랍게도 명확한 어조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칙과 효용성을 지지했고 제품가격결정의 자율성과 경쟁성을 강조한다. 우리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삼성이증자형식으로 참여한 화리전자유한공사의 사장 고래지씨도 마찬가지다.그 역시 경제의 시장성과 가격결정의 자율성및 경쟁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사회주의적 중앙통제에서 오는 기업의 비능률을 거리낌없이 비판한다.고씨는 그러면서 『세계가 사회주의 중국의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려면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현재의 고충을 말한다. 천안문광장 건너편 정면에 인민영웅기념비가 있고 그 바로 뒤쪽 일직선상에 모택동 기념당이 있다.화국봉이 2억원이나 되는 국비를 투자해 지은 이 건물 중앙의 넓은 홀에는 오성공기로 하반신이 둘러싸인 모택동의 유해가 안치,공개되고 있다.이 기념관을 참배코자 수십만의 중국인이 뙤약볕아래 도열해 있는 것이다.그들은 「주자」를 박해한 모의 과거를 알지도 못하고 알려하지도 않을 것이다.다만 무언가 달라지고 보다 잘살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래서 「사회주의 중국」의 아버지인 모의 유해에 경배하고 숙연해지는 것이다.그들의 행태에 주자의 요소는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그것이 모순인가 아닌가는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중국의 오늘과 우리의 위상등 지난 몇년의 흐름은 우리 북방정책의 당위,나아가 그 불가피성을 말해주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오늘의 중국에 대한 정확하고 냉철한 인식과 이해위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진퇴양난의 「대책회의」/명동성당 농성의 언저리

    ◎“나가달라” 단전… 밤만 되면 칠흑생활/「유서사건」 겹쳐 시민들 호응도 시들/검찰도 공권력 투입 놓고 불상사 우려,결행 부심 지난 19일 서울 연세대에서 명동성당으로 근거지를 옮겨 농성에 들어간 재야·운동권의 「범국민대책회의」가 날이 갈수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지고 있다. 「대책회의」는 당초 명동성당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 강경대군 장례 이후에도 「강력한 제2의 투쟁」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김기설씨 유서사건」에 휘말려 「투쟁」은커녕 당국의 발표를 해명하기에도 급급해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대책회의」는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의 공방을 사건의 핵심인물인 강기훈씨가 소속된 「전민련」이라는 한 단체와의 싸움으로 애써 축소하려 하고 있지만 「전민련」이 애당초 재야세력의 집결체로 결성된 데다 「대책회의」의 핵심 또한 이 조직원들로 짜여 있기 때문에 재야를 대표하려는 「대책회의」로서는 모든 역량을 기울여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책회의」로서는 이 사건의 성격이 재야와 학생운동권의 도덕성을 가름할 만큼 큰 부담을 주는 사안이기 때문에 기왕에 추진했던 6월까지의 모든 투쟁계획을 제쳐두고라도 우선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명동성당에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6백명 선에 이르렀던 농성자들도 농성 나흘째인 22일 밤에 이르러서는 1백50여 명으로 부쩍 줄어들고 있고 기대했던 학생·시민들의 호응마저 시들해 「대책회의」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명동성당 성모동산에 대형 천막 2개를 치고 낮에는 30도 안팎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밤에는 성당측의 단전으로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사기는 뚝 떨어졌고 내부결속마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단전에서 보듯 명동성당측의 냉대 또한 「대책회의」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대책회의」가 옮겨오기 전부터 『성당을 농성장으로 쓸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힌 성당측은 『마치 성당측이 수배자를 포함,농성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처럼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대책회의」측이 다른 곳으로 옮겨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책회의」측은 이처럼 성당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하는 보이지 않는 성당측의 압력과 함께 유서대필 용의자로 지목된 강기훈씨(27)가 검찰의 소환에 계속 불응하게 되면 공권력이 투입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책회의」가 가장 안전한 피난처라고 여겼던 명동성당을 떠나야 한다면 갈 곳도,받아줄 곳도 마땅히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입장은 다르지만 진퇴양난의 갈등을 겪기는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도 마찬가지이다. 강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고는 유서사건의 수사를 매듭지을 수 없는 검찰은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해서라도 강씨와 구속영장이 미리 나와 있는 이수호 「대책회의」 집행위원장 등 20여 명의 핵심간부를 검거해야만 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명동성당이 지니는 상징적 이미지와 공권력을 투입했을 때 생길지도 모르는 불상사 등의 우려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검찰 고위관계자의 말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 또한명동성당 주변에 5백여 명의 경비경찰과 수사요원들을 배치해놓고 있으나 「대책회의」가 매일 하오 6시에 갖는 집회에 일반인들의 참가조차 엄격히 봉쇄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명동성당측의 고민도 「대책회의」나 당국의 그것에 못지않다. 22일 검찰측으로부터 『강씨와 「전민련」 인권위원장 서준식씨의 신병인도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성당측은 이렇다할 공식적인 방침을 정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성당측은 『이번 일은 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때 문부식씨 등을 원주교구 최기식 신부가 적극 보호해준 것과 달리 원하지도 않는데 「대책회의」측이 성당에 들어온 것』이라고 하면서도 『성당이 치외법권지역이 아닌 이상 공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니다』라고 어정쩡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성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서로 다름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다.
  • 외언내언

    월복까지 낀 삼복의 터널을 다 지나고 오늘이 말복. 7월14일의 초복으로부터 한달 만이다. 지금쯤 귀뚜라미는 앞날개쪽 발음기를 갈고 닦고 점검하면서 맑은 소리로 울어옐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중복무렵까지는 그런대로 견딜 만한 더위였다.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중복을 넘기고 장마가 걷히면서 시작된 전국적인 불볕더위. 온 국토가 30도를 넘나들었다. 특히 한달 남짓을 두고 30도 넘는 찜통속이 됐던 대구의 경우 마침내 38.5도를 기록하기까지. 거기에 산으로 바다로 가는 열기의 인열이 가세하여 국토는 달아올랐다. 중복∼말복은 참으로 무덥고 긴 여름이었다. ◆『8월의 강이 손뼉친다 8월의 강이 몸부림친다/8월의 강이 고민한다/8월의 강이 침잠한다…』고 노래하는 박두진시인(8월의 강). 우리의 피서풍습과 연관시켜 해석해 보게도 하는 시의 시작이다. 손뼉치고 몸부림치고 고민하고 침잠하는 것이 어찌 「8월의 강」뿐인가. 8월의 산,8월의 바다도 같은 처지가 아닐는지. 이제 산과 바다와 강으로 밀렸던 인파도 썰물. 두어차례 소나기가 지난 다음 아침 저녁의 바람기가 달라졌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름은 뜨겁고 더운 것이 제 본디의 모습. 섭리의 뜻이다. 여름에는 그래서 땀을 흘려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땀의 교훈도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중세어에서 「여□」이 여름(하)이면서 열매(실)를 뜻하는 동의어였음에도 유의할 필요는 있다. 여름의 강렬한 태양아래서 열매는 영글고 단물을 채워가는 것. 여름은 위대하다. 여름은 장엄하다. 뙤약볕의 산과 들에서 생명의 찬가가 들려오지 아니한가. ◆잔서가 하순께까지 뻗치긴 할 것이다. 그러나 『늦더위 있다 한들 절서야 속일소냐』(농가월령가 칠월령). 매미소리도 차츰 처량함을 더해갈 것이다. 계절은 지금 수확의 가을로 다가가고 있다.
  • 피서차량홍수…기어가는 고속도/어제/경부ㆍ영동ㆍ중부선 12만대 몰려

    ◎서울∼강릉 13시간 “고행”/인터체인지는 아예 주차장으로/주말 오늘 20만대 예상 「교통지옥」 될듯 30도이상의 불볕더위가 8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부ㆍ영동 등 전국 주요고속도로와 국도 등이 피서객들로 사상 최악의 혼잡을 빚고 있다. 불볕더위에 견디다 못한 시민들이 너도 나도 피서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의 정체현상은 주말인 4일과 5일절정에 이르러 20여만대의 차량이 몰릴 것으로 보여 경찰과 도로공사 등이 비상소통작전에 나서고 있으나 워낙 많은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려 뾰족한 대책이 없는 형편이다. 이번주 들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작된 고속도로의 체증은 주말이 가까워지자 더욱 심해 3일에는 경부고속도로에 5만여대의 차량이 몰려 평소 4시간정도면 갈수있던 서울∼강릉간이 13시간이나 걸렸으며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호법인터체인지에는 차량들이 뙤약볕아래 2∼3시간씩 꼼짝 못하고 늘어서 피서길이 「고행길」임을 실감케 했다. 이같은 정체현상은 해마다 민족대이동이 벌어지는 추석과 설날때보다 더 심한 것으로,2일의 경우 서울 판교 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량이 지난 설날때의 5만2천대를 넘어선 5만4천5백50대로 고속도로 개통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중부고속도로 동서울톨게이트에도 3만7천3백10대가 통과했고 특히 정체가 심했던 영동고속도로 새말톨게이트에는 평소 1시간거리인 서울에서 이천까지 7시간이나 걸리기도 했다. 영동고속도로에 비해서는 다소 덜한 편이지만 경부고속도로도 혼잡은 마찬가지여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이면 갈수있었던 것이 10시간이상 소요됐으며 특히 호남고속도로와 갈라지는 회덕ㆍ경주ㆍ포항ㆍ울산등지로 빠지는 경주인터체인지 등은 차량들이 빽빽히 밀렸다. 혼잡은 고속도로 뿐아니라 피서지로 향하는 주요 국도도 마찬가지여서 서울∼춘천간의 교문리 4거리를 통과하는데 1시간30분이나 걸렸고 강릉∼속초간도 온통 차량으로 뒤덮여 평소 1시간30분이면 갈수있던 것이 5시간이나 걸렸다. 하루 1백20회정도 운행하는 서울∼강릉간 고속버스는 2일과 3일 50회밖에 운행하지 못했고 터미날에는 출발하지 못하거나 연착한 버스의 승객들이 버스회사에 항의하기도 했다.
  • 평촌 신도시 북적/내집마련 인파 10만/어제 모델하우스 보러

    ◎차량 1만여대 몰려 북새통/셔틀버스 없어 뙤약볕 논두렁길 걸어 【안양=서동철기자】 이달안에 모두 8천6백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게 되는 평촌신도시 모델하우스에 일요일인 3일 10만명이 넘는 관람객과 이들이 타고온 1만여대의 각종 차량이 몰려들어 분당에 이어 「내집갖기 전쟁」이 또한번 되풀이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평촌신도시 예정지 한복판에 지어진 모델하우스에 이날 상오11시쯤부터 「내집」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하오3시쯤에는 한꺼번에 3천여대의 차량이 몰리는 등 북새통을 이루었으며 모델하우스가 문을 닫기로 예정했던 하오6시가 지나서도 인파가 끊이지 않아 밤이 늦어서야 문을 닫았다. 경찰은 이날 낮 관람객들의 차량이 일시에 몰리자 의경등 2백여명의 교통정리 요원을 동원,인덕원 네거리에서 모델하우스까지는 들어가는 차량만,모델하우스에서 호계동까지는 나가는 차량만으로 각각 일방통행을 시켰는데도 서울쪽에서 승용차를 몰고온 시민들이 인덕원 네거리에서 모델하우스까지의 4㎞를 가는데 1시간이상씩 걸리기도 했다. 버스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시민들도 많았는데 모델하우스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임시로 운행하는 2대뿐인데다 그나마 30분 간격으로 운행,많은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에 아파트를 분양하는 9개 건설업체는 당초 신문광고를 통해 『고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으나 그에따른 셔틀버스운행 등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아 버스를 타고온 사람들이 뙤약볕아래 2∼4㎞의 논두렁길을 걸어가야 하는 고역을 치렀다. 또 힘들게 모델하우스에 도착하고서도 업체마다 따로 지은 8개 모델하우스 앞에서 1백m가 넘게 줄을 서야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으며 그나마 사람에 밀려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하오4시쯤에는 C사의 모델하우스에서 노모양(10ㆍ국민교3년)이 가족들을 잃어 방송을 통해 만나는등 미아가 속출했다. 부인과 두딸을 데리고 이곳에 왔던 김인철씨(36ㆍ회사원ㆍ서울 도봉구 쌍문동)는 『하오2시에 도착해 2시간30분동안 절반도 구경하지 못하고 돌아간다』면서 『팸플릿만 받아가려해도 1백m가 넘는 줄을 서기가 괴로워 그냥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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