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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직자들 수해복구 나섰다/실업극복본부 지원… 4,000여명 참가

    ◎제방복구·집안청소 등 궂은일 앞장/“일당 3만원보다 더 큰 보람 느껴” 13일 하오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신곡배수지 수해복구 현장. 지난 6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인해 진입 도로와 주변 제방이 무너진 이곳에서는 실직자 16명이 소매를 겉어붙인 채 제방을 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 복구작업에 투입된 실직자들은 지난 6월 발족한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공동의장 金壽煥 추기경)에서 일당을 지원받으며 수해복구 작업에 참여했지만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등 모든 일에 솔선했다. 폭우 뒤에 찾아온 뙤약볕 속에서도 20㎏가 넘는 마대자루를 들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렸다. 실직자 朴모씨(58·의정부시 장암동)는 “생활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당을 받고 수해 복구에 참여했지만 지역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느때 보다도 보람있다”며 이마의 구슬땀을 닦아 냈다. 이들은 의정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IMF한파가 불어닥치기 전까지는 대기업 영업사원,아파트 경비원,운전기사,건설회사 일용직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일하던 사람들로 40∼50대가 대부분 이었다. 이들은 이날 상오 9시 의정부 YMCA가 제공하는 버스에 나눠타고 이곳에 도착 저녁 6시까지 복구작업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여성 실직자 15명은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100여채가 폐허가 된 경기 양주군 장흥면 송추계곡 일대에서 수해 복구작업을 도왔다. 파출부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실직한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흙투성이가 된 가재 도구를 물로 닦고 방안을 치웠다. 실직자 수해복구작업은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가 그동안 모금한 돈 가운데 1억4,000만원을 실직자들의 일당과 급식비로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실직자 수해복구 사업은 이번달 말까지 계속되며 연인원 4,000명의 실직자에게 일당 3만원과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14일부터는 집중호우로 피해가 큰 경기 고양시·양주군,서울 노원구 등에도 실직자 100여명이 투입돼 침수 지역의 가옥과 시설복구,쓰레기 수거,도로보수 등의 작업을 한다. 운동본부 宋孟鏞 사무국장은 “이번 사업은 실직자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민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 서울국제연극제 참가작 확정/국내외·해외동포 30여편 출품

    ◎수준높은 연극 감상의 기회 오는 31일부터 10월15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과 학전블루소극장에서 열리는 ‘98서울국제연극제’ 참가작품과 행사내용이 12일 확정됐다. 22회째를 맞는 이번 연극제는 공식공연과 특별공연,자유참가공연으로 나눠 진행된다. 공식공연작품은 해외초청작 3편과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국내작 8편. 해외초청작 가운데 프랑스 예술극단의 ‘롱드르 기자의 지구촌 보고’는 신문기자 알베르 롱드르의 여행기를 통해 20세기 초반 격동의 인류사를 더듬어본 작품.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다리오 포가 극본을 쓰고 직접 연출한 이탈리아 로마현대극단의 ‘와장창’은 복권과 TV쇼에 중독된 사람들,컴퓨터세대 등을 통해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익살맞게 풀어낸다. 슬로베니아 류블리아나 국립극장의 ‘인생의 꿈’은 저주받은 왕국의 예언 때문에 출생직후 감옥에 갇힌 비운의 폴란드 왕자 세지스문도의 이야기를 무대로 옮겨낸 최신작이다. 국내작은 남사당패의 삶을 그린 극단 아리랑의 ‘유랑의 노래’(김명곤 작·연출)와 극단미추의 ‘뙤약볕’,극단 성좌의 ‘아카시아 흰꽃은 바람에 날리고’등 3편이 초연된다. 또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천상시인의 노래’와 ‘탑꼴’(춘추),‘느낌,극락같은’(연희단거리패),‘김치국씨 환장하다’(연우무대),‘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신화) 등이 무대에 오른다. 특별공연으로는 1930년대 강제 이주한 카자흐스탄 교민들의 애환을 담은 카자흐스탄 동포극단인 고려극장의 ‘기억’(연출 이 올레그)과 일본에 귀화했다 말기에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애쓰는 재일교포 마루세 따로씨(한국명 김균봉)의 1인극 ‘진흙의 창’이 공연된다. 자유참가공연에는 극단 학전의 여성국극 ‘진진의 사랑’과 극단 민·광·대의 ‘아가씨와 건달들’ 등 국내작 25편이 참가한다.
  • 햇볕 화상/찬 우유 찜질 가장 효과적

    ◎자외선 차단제는 일광욕 2시간전에 강한 햇볕에 노출됐던 피부가 화상을 입어 빨갛게 되면서 화끈거리고 물집과 함께 통증까지 유발하는 증상. 요즘같은 계절엔 하루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정오부터 하오 3시 사이에는 얇은 옷을 입어도 피부가 탈만큼 강렬하기 때문에 가장 흔하게 발생되는 증상중 하나다. 물가에서 수영을 하는 동안엔 시원해서 미처 느끼지 못하다 7∼8시간 지나 잠자리에 들때 쯤이면 가렵고 따가워 고통을 받게 된다.화끈거리는 부위는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면 좋고 차게한 우유로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물집이 잡혔으면 가능한 터뜨리지 않도록 하고 터진 경우엔 멸균 소독해주어야 한다. 피서지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미리 바르고 뙤약볕에 나설때는 긴 상의와 차양이 넓은 모자를 쓰는게 햇볕화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자외선차단제는 지수 20∼30이 적당하고 햇볕에 나서기 2시간전 쯤에 발라주되 3∼4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 일사병/충분한 수분·영양섭취가 예방길

    ◎의식잃었을땐 그늘서 다리쪽높게 눕혀야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무리하게 움직여 땀을 많이 흘렸을때 몸안에 수분이나 염분이 모자라 생기는 병. 두통이나 메슥거림 구토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근육경련 등으로 의식을 잃기도 한다. 체온조절 기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만성질환자는 특히 여름나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사병을 막으려면 충분한 수분과 영양섭취를 해주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렸을때는 맹물보다는 흡수가 빠른 주스나 스포츠음료 등을 마시는게 좋다. 또 햇볕이 강렬한 날엔 상오 10시부터 하오 3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나가더라도 뙤약볕 아래 너무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한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때는 환자를 우선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다리쪽을 높게해 피가 뇌로 잘 전달되도록 해준다. 이렇게 해야 혈액순환이 좋아져 회복이 빠르다. 그래도 체온이 떨어지지않고 열이 오르면 찬물에 적신 수건이나 담요를 덮어주거나 얼음찜질을 해 체온을 섭씨 38∼39도로 낮춰주면서 빨리 병원으로옮기도록 한다.
  • 시름에 젖은 축산농민(무너지는 축산농가:上­1)

    ◎소값 폭락의 현장을 가다/사료값 폭등·소값 폭락 ‘막다른 골목’/1년새 80만원 하락… “빨리 팔고 싶다”/가구당 연간 수천만원씩 적자/새로 낳은 송아지 야산에 버려/파산농가 속출 ‘한우 생산위기’ 산지 소값의 폭락세가 커질수록 축산농가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말은 없지만 성난 농심(農心)은 도심에 소를 내다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사료값이 폭등하고 소값은 오히려 떨어지는 이중고가 계속되면서 시설자금 이자 등을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린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더이상 물러날 곳 없는 막다른 골목에 이른 전국 축산농가의 실태를 긴급 점검한다. ▷경북◁ 20년간 한우를 키워온 안동시 풍천면 어담리 金학률씨(44)는 요즘 눈만 뜨면 산에 올라가 칡덩굴과 풀을 베는 중노동을 참고 있다. 엄청나게 오른 사료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金씨는 “따가운 뙤약볕 아래 온종일 산을 헤메다 보면 몸이 으스러질 것같지만 소 40마리를 굶겨 죽이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청도군 풍각면 금곡리에서한우 60여마리를 사육하는 金동문씨(55)는 지난해 5월 사들인 송아지 5마리를 지난달 초 내다팔았다. 150만원에 사 225만원에 팔고나니 그동안의 인건비는 물론 사료값도 건지지 못했다. 마리당 25만원 이상을 밑진 셈이다. 그나마 지금은 그때 소를 더 팔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최근 어미소를 100만원씩 밑지는 150만원에 내놓았지만 아무도 사가지 않기 때문이다. 안동 한우발전동우회 趙주동 부회장(45)은 “올 연말쯤이면 사료값 대출 등에 연대보증을 서준 친척들을 볼 낯이 없어 야반도주하는 축산농가도 속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육규모 30마리 이상인 전문 축산농가치고 수천만원씩 정책자금을 빌려쓰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대부분 이자를 갚아나갈 능력마저 상실했다는 것이다. 전문 축산농가가 200여가구에 이르는 안동지역은 이미 30% 정도의 축사가 비었고 도내에서 가장 많은 6만8,000여마리의 한우를 사육중인 경주지역 농민들도 대부분 파산위기에 놓여 있다. 경주시 천군동에서 300여마리를 사육하는 裵한기씨(54)는 “6월까지는 정부가 500㎏짜리 수소를 220만원선에 수매, 어려움이 적었으나 이달부터 현지가격으로 수매가를 대폭 낮춘 데다 18일부터는 어미소 수매를 아예 중단,한우농가들이 더 버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 전국 제일의 축산군(郡)인 홍성군의 실상은 전국 축산농가 실태의 압축판이라 할 수 있다. 홍성군은 전체 1만여 농가 중 6,000여 가구가 축산농이며 전업농만도 450가구나 된다. 전업농가는 보통 한우 50마리 이상을 기른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IMF체제 이후 축산업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7월 210만∼230만원이던 500㎏짜리 한우값은 1년 뒤인 현재 150만원대로 추락했고 매기마저 끊겨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사육원가가 1년만에 50∼60% 올랐으나 가격은 거꾸로 30% 이상 폭락한 것이다. 이렇다보니 축산업 포기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홍성군의 경우 올들어 축산 전업농 가운데 15%인 60여가구가 축산을 포기했다. 전직을 고려하는 농가도 크게 늘고 있다. 축산 전업농인 朴鎬一씨(46·홍성읍 구룡리)는 “대부분의 축산농가가 정부와 축협 등에서 자금을 받았지만 사육원가 상승,소값 하락으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상태”라고 털어놨다. 朴씨는 정부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축산농가의 파산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루게 다르게 떨어져 ▷전북◁ 정읍시 정우면 우산리에서 10년째 한우 를 사육중인 鄭泰浩씨(43)는 최근 4동의 축사 중 3동을 비웠다. 지난해 300여마리였던 사육 두수도 100여마리에 불과하다. 鄭씨는 IMF한파가 오기 얼마 전부터 송아지 입식을 자제해온 데다 그간 틈틈이 소를 처분,그나마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300만원을 넘던 650㎏짜리 번식우가 175만원 정도에 거래되니 앉은자리에서 수천만원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게다가 사료값은 계속 鄭씨를 압박하고 있다. 사료를 제대로 먹이지 않은 소는 떨어진 가격에서나마 제값받기가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료를 구입하고 있다. 鄭씨는 “하루라도 빨리소를 처분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임실군 임실읍 장제리에서 젖소 60여마리를 키우는 黃義昌씨(49)는 이달초 새로 낳은 송아지 2마리를 야산에 내다버렸다. 송아지값이 개값 수준에도 못미칠 정도로 떨어진 데다 사료값을 댈 여건도 못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해도 석달짜리 송아지를 내다팔면 10만원 정도는 건졌으나 최근엔 2만∼3만원도 받기 어렵고 사가겠다는 사람마저 거의 없다. 黃씨는 하루빨리 축산에서 손을 떼고 싶지만 축사를 짓느라 빌린 1억여원을 갚을 길이 막막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소수면 고마리에서 110마리의 젖소를 키우는 韓俊寧씨(50)는 매달 400여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가장 큰 적자요인은 월 1,000만원에 이르는 사료비와 300만원이 넘는 이자부담이다. 45마리의 암소로부터 나오는 우유 판매대금 1,600여만원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 96년까지 매달 400여만원을 벌던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그동안 모아둔 여유자금마저 지난 4월동났다. 특히 우유판매소득 외에 송아지와 수소 판매로 생기던 연 4,000여만원의 부가소득도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젖을 짤 수도 없고 팔리지도 않는 수소는 더욱 골칫덩이가 됐다. ○정책자금 갚을 길 막막 韓씨는 지난 95년 시설투자를 위해 빌린 정책자금 3억5,000만원과 양축자금 1억원의 이자 월 2,000여만원을 연말까지 갚을 생각만 하면 울화통이 치민다. 韓씨는 “남의 돈으로 시설을 늘린 것이야 농민 각자의 책임이지만 당시 축산업 규모화를 추진,막대한 정책자금을 쏟아붓도록 부추긴 정부의 무모한 정책도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책자금은 처음 연리 5%였으나 IMF이후 6.5%로 올랐고 연체땐 20%나 돼 빚더미에 올라앉을 처지다. 지난 15년간 소수면 축산업을 개척하다시피 한 韓씨는 “지금으로선 해결방법이 전무하다”고 탄식한다. 젖소 50여마리를 기르는 申준섭씨(45·소수면 고마리)는 큰 빚이 없어 우유 판매소득으로 근근이 적자를 면하고 있지만 우유 수매량 제한으로 매일 짜내는 500㎏의 원유 중 50㎏을 버리거나개사료로 활용한다. 옆동네 비육우 사육농인 鄭敎菜씨(43)는 “매일 고정수입이 생기는 젖소 사육농보다 비육우농가들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4,000여만원의 사료값이 밀려있다는 鄭씨는 “이대로 가다가는 1년이 채 안돼 모든 비육우 농가들이 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원군 오창면 모정리에서 축협지정 한우 고급육 시범농장을 운영하며 비육우 170마리를 사육중인 梁仁錫씨(38)는 지난 5월 20마리,6월 9마리의 비육우를 출하한 것을 끝으로 이제껏 한 마리도 팔지 못했다. 梁씨는 사료값도 문제지만 판로가 막힌 점이 더 큰 타격이라고 했다. 梁씨는 농촌지도소로부터 2,000만원을 무상지원받고 1억원을 저리로 융자받았는 데도 이런 처지인 점을 감안하면 소규모 축산농가들의 처지는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梁씨의 대출금은 모두 1억450만원. 이자만 내고 있지만 내년에 후계자자금,2001년에 정책자금 원금을 갚을 생각에 밤잠을 못잔다고 했다. ○소규모 농가 더욱 심각 ▷강원◁ 홍천군 서석면 품암리에서 한우를 기르는 崔富圭씨(47)는 “올들어 사료값이 지난해에 비해 40% 정도 올라 한우 사육에 어려움이 크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수도권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93년 고향인 춘천시 사북면 고탄리에 돌아와 100여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는 崔永哲씨(42)도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4개월된 송아지값이 보통 130만원은 됐으나 지금은 40만원도 안된다”며 “그렇다고 당장 한우사육에서 손을 뗄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 올바른 생활습관 현암사 동화시리즈

    ◎살갗나라에는 누가누가 살고 있을까/이닦기·음식 꼭꼭 씹어먹기 등 지도/생물학 원리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 여름 피서.아이들이 일년동안 손꼽아 기다려온 행사다.하지만 부모들 입장에선 무조건 들떠 있을 수만은 없다.피서지에만 데려다 놓으면 고삐풀린 망아지가 되는 아이들.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뙤약볕 아래 민머리로 뛰어나가니 일사병에 걸리지 않을까,홀딱 벗고 해변을 오가다 등껍질이나 벗겨지지 않을까 바람잘날 없는 심정이다. 최근 나온 ‘살갗 나라 두리’(안나 러셀만 글·그림,장지연 옮김)는 피서를 앞둔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줄 만한 책.현암사에서 펴내는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는 동화’ 시리즈 세번째 권이다. 몇년새 어린이책 단행본이 붐을 이루면서 아이들 생활지도 그림책이 여러군데서 나왔지만 현암사 시리즈는 특히 개성있다.인사예절,밥먹기,대소변가리기 등 유아들 기초습관 잡는 법이 주류였던데 비해 어느 정도 자기 고집이 생긴 어린이들의 구체적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아주 실용적이다.예를 들어 시리즈 첫째권 ‘충치 도깨비 달달이와 콤콤이’는 이닦기를,둘째권 ‘뱃속 마을 꼭꼭이’(이상 러셀만 글·그림,박희준 옮김)는 밥먹을때 꼭꼭 씹어먹기를 지도하는 책. 그런데 이 책들은 전혀 훈계적이지 않다.생물학적 원리를 뼈대삼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살을 입혀 흥미진진하게 동화처럼 풀어낸다.한번 훑어보면 절로 이 잘 닦고 꼭꼭 씹어먹어야지 하는 마음이 샘솟을 것 같다. ‘…두리’는 땡볕아래 쏘다닐땐 꼭 모자와 런닝을 챙겨입고 노출된 부위엔 썬크림을 바르라는 것이 메시지.하지만 듣기싫은 설교는 한군데도 없고 대신 살갗나라 대표들의 긴급회의를 보여준다.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팬티차림으로 조개를 주으며 쏘다닌 누리.저녁이 되자 온통 빨갛게 타버린 피부가 따끔따끔 아파온다.그러자 살갗나라에선 부위별 대표를 뽑아 귓바퀴 회의에 파견한다.어깨마을에서 온 들썩이는 “집천장(어깨피부)까지 달군 뜨거운 햇볕에 다들 쓰러졌다”고 호소한다.머리마을의 부시시 아줌마가 “나라 전체가 뙤약볕에 타고 있는데 무슨 방법을 찾자”고 제안한다. 더위,뙤약볕 퇴치법에 다들 머리를 싸맬 즈음 엉덩이마을 포동이가 느즈막이 나타났다.“우리 마을은 수영복 천막이 가려줘 아무일도 없었다”볼마을 연지도 거든다.“두리 엄마가 두리 볼을 쓰다듬을때 나타나는 손마을 사람이 우리 마을 곳곳에 하얀 양산을 펴줬는데 그게 햇볕을 막아주더라” 누리가 머리마을에 모자 지붕을,배마을과 어깨마을에 티셔츠 천막을,얼굴에 썬크림 양산을 씌워주자 살갗나라 사람들은 기운을 되찾는다.이들이 다시 땅을 일구자 빨갛던 땅(누리 피부)이 그제서야 갈색으로 돌아온다.
  • 7·21 재·보선 선거전­D-3 휴일 유세 표정

    ◎“내가 적임” 목청… 지도부 장외대결 후끈/광명을­“한나라” “낡은 정치인” 퇴출대상공방/해운대­안 후보 “부산 홀대 막으려면 지지를”/강릉을­“여 견제” “금강산개발 중심항구 육성 7·21재보궐선거 합동연설회가 휴일인 17일 서울 서초갑을 제외한 6개 선거구에서 열렸다.표심에 호소하는 후보들 만큼이나 당 지도부와 지지자들의 장외 대결도 뜨거웠다. ▷경기 광명을◁ 광명시 철산동 시민운동장에서 4,000여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연설회에서 국민회의 趙世衡 후보와 한나라당 全在姬 후보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주고 받았다.趙후보가 ‘한나라당 퇴출론’을 주장하자 全후보는 ‘낡은 정치인 퇴출론’으로 맞받아쳤다. 선제공격에 나선 趙후보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던져주는 격”이라면서 “金泳三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경제를 망친 매경노(賣經奴)”라고 몰아치며 한나라당의 경제파탄 책임을 집중 거론했다.이어 등단한 全후보는 “집권여당이 국회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까 국회문을닫아놓고 있다”며 반격을 가했다.이어 “6월말 광명에 내려온 사람이 길이나 제대로 알겠느냐”며 공세의 고비를 늦추지 않았다.단하의 경쟁도 뜨거웠다.국민회의에서는 金槿泰 부총재,金玉斗·南宮鎭 의원등 20여명이,한나라당은 李漢東 총재권한대행,李富榮·金文洙 의원등 10여명이 뙤약볕 속에 지원활동을 벌였다. ▷해운대·기장을◁ 기장중학교에서 열린 연설회에서는 ‘지역대결론’과 ‘지역개발론’이 팽팽히 맞섰다. 자민련 金東周 후보는 한나라당 崔炯佑 고문의 부산방문을 겨냥,“이번 선거는 지역대결이 아니라 일꾼을 뽑는 선거”라며 지역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다.그러나 한나라당 安炅律 후보는 경부고속철도 서울∼대구 구간 건설,동남은행 퇴출문제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의 부산지역 홀대정책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릉을◁ 한솔초등학교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趙淳 후보는 “무능하고 독단적인 집권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표를 몰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무소속 崔珏圭 후보는 “후진 양성을 위해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운을 뗀 뒤 “강릉을 금강산개발의 중심 항구로 만들겠다”며 지역공약을 제시했다. ▷수원 팔달◁ 원천초등학교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국민회의 朴旺植 후보는 “우리나라는 IMF한파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집권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하루빨리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南景弼 후보는 “朴세리가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은 젊음과 패기,세계 최고의 경쟁력 때문”이라며 “朴선수 못지않은 젊음과 패기를 가진 나에게 표를 달라”고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서울 종로◁ 대신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후보들은 서로 장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국민회의 盧武鉉 후보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국회의원 한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는 시험대”라면서 “지역감정과 노사간 갈등을 화합시키고 종로를 구할 성숙한 정치인 盧武鉉을 뽑아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 鄭寅鳳 후보는 “종로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있는 기회를 달라”고 읍소한 뒤 “종로의 토박이를 국회로 보내 종로의 자존심을 되찾자”고 표심을 자극했다. ▷대구 북갑◁ 달산초등학교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 후보는 각각 ‘지역 역할론’과 ‘여당 프리미엄론’으로 맞섰다.자민련 蔡炳河 후보는 “지금은 지역감정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때”라며 “30여년 동안 실물경제 경험을 익힌 집권여당 후보를 뽑아 대구 북구를 되살리자”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朴承國 후보는 “현 정권은 취임이후 각종 정치보복과 야당파괴,지역차별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한 뒤 “대구 사람은 한나라당으로 똘똘 뭉쳐 현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고 우리의 몫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굳히기·뒤집기 묘수찾기 골몰/2+1 국민회의 광명을에 무제한 지원/자민련 “해운대·서초 비책없나”/+3 한나라당 “지역쟁점 부각 여 흠집” 마지막 3일.여·야는 나름의 판세 분석을 토대로 전략 지역에 당력을 집중,굳히기 혹은 뒤집기를 위한 최후 작전에 들어갔다. ▷여권◁ 국민회의는 후보를 낸 3곳중 서울 종로와 수원 팔달은 승리가 무난하다고 보고 백중우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 광명을에 鄭均桓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상주하면서 선거를 지휘하고 있다.이와함께 30%대에 이르는 충청 출신 유권자등 자민련 지지세력을 끌어 들이기 위해 자민련과의 공조도 더욱 강화키로 했다. 국민회의는 또 한나라당이 선거전 막바지에 치고 빠지는 게릴라식 흑색선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부정선거 감시단을 확대했다. 자민련은 후보를 낸 3곳 가운데 대구 북갑을 제외한 서울 서초갑과 부산 해운대·기장을 2곳에서 승리할수 있다고 보고 이곳에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자민련은 朴泰俊 총재가 해운대·기장을을,金龍煥 수석 부총재가 서초갑을 맡아 지휘하면서 의원들은 물론 보좌관 중견 당직자까지 총력 지원토록했다.자민련은 해운대·기장을은 부산바람 차단,서울 서초갑은 양당공조가 승리의 관건이라고 보고 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원 강릉을과 대구 북갑에서는 승세가 굳었다고 보고 서울 서초갑과 경기 광명을,부산 해운대·기장을 등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특히 대여(對與)안보·이념공세를 강화해 보수 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간첩침투사건과 대북(對北)햇볕정책,안기부 문건파문 등을 막판까지 물고 늘어질 생각이다. 이에 따라 金哲 대변인이 17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무장도발과 관련,먼저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는 작전중인 현지 지휘관이 아니라 중앙에 앉아서 국방을 잘못하고 대북 정보에 소홀히 하고 적의 침투를 예사로 치부하면서 햇볕론이나 반복한 안보책임자들”이라며 千容宅 국방장관과 李鍾贊 안기부장,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지역별 쟁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에도 박차를 가할 작정이다.해운대·기장을에서는 경부고속철도 서울­대구구간 우선 건설,동남은행 퇴출 등을 거론하며 한나라당 정서를 자극할 참이다. 서초갑과 광명을에서는 여권의 불법선거운동 사례를 집중 홍보함으로써 상대적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산이다.한편 국민신당은서초갑의 朴燦鍾 후보를 지원하는데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예산확보 ‘錢爭’(어떻게 돼가나 인천 신공항:3·끝)

    ◎한달에 1,000억 쏟아붓는다/외국금융기관 20곳 투자문의 쇄도/재원조달 낙관… 이자율 낮추기 주력/고속도·주차장 진척늦어 차질 우려 한 여름 인천 국제공항 건설현장은 70년대 중동지역을 떠올리게 한다. 뙤약볕에 검게 그을린 근로자들의 얼굴이 그렇고 바쁘게 움직이는 크레인은 제2의 경제 발전을 향한 몸짓으로 느껴진다. 영종도를 누비는 인부는 하루 7,700여명. 크레인과 굴삭기같은 장비 2,000여대가 쉴 틈없이 움직인다. 인천공항 건설은 쉽게 말하면 공항 부지 전체를 200여개로 구분해 진행된다. 이른바 초대형 복합사업이다. 200여개의 공사가 나중에 하나로 묶어지면 최첨단 국제공항이 탄생하게 된다. 각기 진행된 토목,건축,전기,전자통신 등의 모든 분야를 연결하는데 한치의 오차가 있어서는 안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 개발된 것이 ‘신공항 3차원 검퓨터 디자인(CAD) 시스템’.공항건설공단 관계자들이 내세우는 대표적 자랑거리다. 2차원의 설계도면을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3차원의 가상공간을 구성,실제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문제점을 집어내고 시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전기 케이블이 들어갈 자리에 배수관이 지나도록 된 잘못을 바로잡아 준다. 朴文洙 홍보실장은 “공항건설에서 국제적인 품질관리 인증인 ISO9001과 환경관리인증 ISO14001을 최근 획득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공기를 맞추고 부실시공을 없애는 문제보다 IMF 파고를 이겨내는 일이 더 급해졌다. 곳곳에서 민간자본 유치계획이 축소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공항건설 비용은 모두 5조3,914억원. 올해만도 한달 평균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게 된다. 건설공단의 崔秉國 자금처장은 “재원조달은 문제없고 해외차입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한다. 해외차입을 늘리기로 계획을 바꾸자 마자 외국 금융기관의 투자협의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4월이후 문의해 온 외국의 금융기관은 20여곳. 이자율을 낮추는 일이 관건이 되고 있다. 예상되는 문제점은 교통난이다. 공항과 서울을 잇는 42㎞의 고속도로가 제때 완공될 것인지가 아직 불투명한 실정이다.육지와 섬을 잇는 4.4㎞의 영종대교 건설은 난공사여서 진척도가 늦다. 11개 건설업체가 지난 95년 컨소시엄으로 신공항 고속도로(주)를 만들어 공사를 추진해 왔다.그러나 일부 참여 업체가 부도를 맞기도 했다. 고속도로의 적기완공 여부는 연말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영종대교는 유일한 관문이다. 까닭에 인천에서 공항을 드나들 수 있는 교각 건설도 시급한 과제이다. 주차장 시설인 교통센터 건설도 심각하다. 지난해 말 민자를 유치하기로 했지만 업계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공사에 들어가도 공항개항 시점에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민자사업인 화물터미널은 업체의 경제난 때문에 규모를 줄였다. 또 공항단지의 전기공급원인 열병합발전소도 당초 1월 발주에서 5개월이 늦춰졌다. 민자유치를 활발하게 하려면 투자자에게 최소한의 손해를 보전해 주는 방법을 깊이있게 검토해야할 시점이다.
  • 경남지사 호화판 취임식 빈축/도청광장 가든파티

    ◎군악대·합창단 초청/민원업무까지 전폐 7일 있은 金爀珪 경남지사의 취임식이 IMF시대 내핍과 고통분담의 사회적 분위기를 아랑곳하지 않는 대규모 호화판으로 치러져 도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경남도는 당초 金지사의 취임식을 도민홀에서 도내 기초단체장과 기관장, 도 공무원들만이 참석하는 조촐한 행사로 준비했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같은 계획을 바꿔 장소를 도청광장으로 옮기고 초청인사도 1,000여명으로 늘렸다. 다과회도 특급호텔에 주문한 음식을 날라다 가든파티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나중에 이 음식들은 참석자들이 더위를 피하려 서둘러 자리를 뜨는 바람에 고스란히 음식쓰레기로 변했다. 여기에 군부대 군악대와 창원시립 교향악단 및 합창단이 동원되고,축시 낭독과 축가 공연이 추가되는 등 호화판으로 변질됐다. 또한 시·군에서 버스로 동원돼온 도민들은 30도를 웃도는 아스팔트 광장의 뙤약볕 아래서 진땀을 흘린데 반해 국회의원 등 귀빈들은 청사 현관의 발코니 밑에 마련된 단상에 앉아 느긋하게 취임식을 지켜봐 고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분위기마저 풍겼다. 특히 이날 도 직원들이 행사에 참석하느라 상오 업무를 전폐,일을 보기 위해 찾아온 민원인들이 발길을 되돌려야 했고 동원된 경찰이 행사장 질서유지를 이유로 민원인은 물론 행사 참석자들의 출입마저 통제해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하고 돌아가던 崔모씨(58·회사대표)는 “국가의 위급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임식조차 미룬채 외국으로 출장갔던 金지사가 무엇 때문에 이런 호화스럽고 낭비스런 취임식을 가졌는지 이해가 안간다”면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 난해한 박상륭 소설 재조명

    ◎초기작 ‘아겔다마’·70년대 ‘죽음의 한 연구’ 발간/생명사상 근간의 독특한 세계 구축 ‘난해한 작가의 대명사’ 박상륭(57)의 소설이 최근 집중 조명되고 있다.그가 지난 75년 캐나다로 이민을 간 뒤 내놓은 첫 작품 ‘죽음의 한 연구’가 새 판형으로 나온데 이어 초기 작품을 한데 묶은 소설집 ‘아겔다마’가 최근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 발간됐다.이에 앞서 ‘작가세계’ 가을호는 ‘박상륭 특집’을 마련,그동안 변변한 작가론이나 작품론이 없었던 이 작가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작업에 불을 댕겼다. 박상륭의 소설은 고통스런 책읽기를 강요하지만 일단 읽어내기만 하면 그에 값하는 문학적 감동을 준다는게 대체적인 평.63년 단편 ‘아겔다마’로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그는 ‘뙤약볕’‘남도’연작,중편 ‘유리장’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또 70,80년대에는 ‘열명길’과 ‘죽음의 한 연구’,90년대에는 장편연작 ‘칠조어론’ 등을 통해 독특한 소설세계를 구축해갔다.이번에 나온 소설집에는 ‘아겔다마’‘강남견문록’‘담쟁이네 집’‘쿠마장’‘경외전 세편’‘세 변조’‘최판관’ 등 14편의 작품이 실렸다. ‘아겔다마’을 비롯한 박상륭의 초기 작품들은 기독교적 세계관의 소설적 연장이라고 할만큼 기독교적 세계관 내지 기독교 신화의 메타구조를 차용하고 있다.‘아겔다마’에는 유다라는 기독경속의 인물이 직접 나오며 그밖의 소설에서도 우리는 스스로를 세례자라고 부르는 인물들을 심심찮게 만날수 있다.이러한 그의 초기 소설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바로 ‘메시아 컴플렉스의 구현’이다.그안에는 대지적 생명력을 염원하는 생명사상이 흐른다.메시아 컴플렉스와 대지적 생명력이라는 조금은 이질적인 원리들이 연금술적인 세계관 안에서 융합·용해되면서 죽음과 재생의 주제를 변주해내고 있는 것이다.문학평론가 김경수씨는 박상륭의 작품세계와 관련,“그의 소설은 풍부한 종교적 인유와 상징,신화적 사유체계를 수용하고 있다.그런 만큼 불교나 기독교의 세계관은 물론 인류학과 비교종교학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성과들을 ‘무장된 시각’으로 접근했을때 그의 작품은 보다 풍부한 의미를 드러내게 된다”고 말한다.
  • 음식쓰레기 줄이기 서명운동 앞장/정행길 새마을부녀회 중앙회장

    ◎“10월까지 1천만명 서명 무난”/음식쓰레기 심각성 국민 모두 공감 “지난 6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서명운동을 시작한지 두달 남짓만에 동참자 수가 5백만명을 돌파한 것은 국민 모두가 음식물쓰레기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새마을부녀회 중앙회 정행길 회장(56)은 “뙤약볕을 무릅쓰고 서명운동에 적극 나선 회원들과 관심을 보여준 시민 모두가 이루어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왜 서명운동을 펼치게 됐는가. ▲국민들에게 음식물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고,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받기 위해서다. ­서명자 수가 5백만명을 돌파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실생활 시민운동의 성과로는 엄청난 것이다.5백만명 이상이 동참을 약속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1천만명을 목표로 삼은 이유는. ▲국민 4명당 1명,즉 1가구당 1명으로부터 서명을 받겠다는 뜻으로 1천만명을 잡았다. ­어떤 방식으로 서명을 받았나. ▲부녀회원 10만여명이 지역별로 철도역광장 버스터미널 시장 백화점 등에서 모두 3천1백여개의 서명대를 설치하고 1천2백여차례에 걸쳐 가두캠페인을 펼쳤다. ­언제쯤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예상하나. ▲9월말이나 늦어도 10월이면 1천만명 서명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올해를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원년으로 삼아 계속 캠페인을 펼쳐 나갈 생각이다.1∼2년내에 음식물쓰레기를 현재보다 90%정도 줄일수 있을 것이다.
  • ROTC 입영훈련 현장 성남시 학생중앙군사학교 가다

    ◎“돌격 앞으로… 와…”/사격·유격·기초공수·전술훈련 등 연마/3·4학년 6천여명 뙤약볕아래 비지땀 “돌격 앞으로” “와­” 뙤약볕 아래 먼지를 뒤집어쓴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의 힘찬 함성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지난 6월20일부터 전국 대학의 3·4학년 학군후보생 6천여명이 오는 8월28일까지 여름철 입영훈련을 받고있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학생중앙군사학교.이들은 이곳에서 이론으로만 접했던 군사지식을 방학중에 실제 몸으로 체득,정예 초급장교로서 거듭나게 된다. 사격,유격,기초공수,분대전투 등 기본훈련과 소대전술,전방초소 실습 등 20여개 과정을 연마해 장차 소대장으로서의 지휘능력을 키운다. 일발필중의 사격술을 연마하기 위해 K­2 총구가 달궈지도록 방아쇠를 당기고,누구나 공포심을 느낀다는 11m 막타워에서 몸을 던진다. 특히 급박한 전시 상황에서 빠르고 능동적으로 부대원을 이끌수 있도록 모든 훈련은 철저하게 후보생의 자발적인 참여의사에 따라 이루어진다. ‘놀 때는 놀고 할 때는 분명하고 철저하게 한다’는 점이신세대 장교의 특징이다.누구에게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서 견디기 힘든 혹서기 훈련을 이를 악물고 해낸다.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다. 지난달 16일 중동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이 총격도발을 했을때 소대장의 주저하지 않는 즉각 대응이 일거에 적을 물리치게 했다. 당시 GOP 소대장인 육군 백골부대 구자학 소위(24·35기·인하대 경영학과졸)는 “배운대로 했을뿐”이라며 믿음직스러운 신세대 장교상을 보여줬다.안성환 후보생(23·한양대 관광학과 4년)은 “남들은 시원한 바닷가에서 피서를 즐기겠지만 ‘내가 왜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가’를 생각하면 오히려 투지가 끓어 올라 덥고 힘든 줄도 모른다”며 땀을 훔쳤다.
  • 식량난 실태(김정일의 북한:3)

    ◎국경세관·시장마다 식량구걸 행렬/직장마다 한끼 해결 급급… 생산활동 마비/풀죽·벼뿌리 빵 연명에 배앓이 환자 많아 중국 도문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 남양의 국경해관(세관) 옆.7월의 뙤약볕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상오 9시쯤부터 남양해관 옆의 나무 그늘 아래로 북한 주민들이 1∼2명씩 몰려들기 시작했다.주민들의 수는 순식간에 200여명으로 불어나며 나무 그늘을 꽉채워 움직일 틈조차 없었다.모여든 주민들은 옆사람에게 기대거나 드러눕는등 배고픔에 지친 모습임을 쉽게 알수 있었다.이들 주민은 바로 북한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적은 편지나 쪽지를 보고 중국의 친척들이 양식을 갖고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중 친척 도움 학수고대 도문 전망대에서 만난 중국인 동모씨(43·여)는 “남양해관 옆에는 중국 친척들이 양식을 갖다 준다는 확실한 약속도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일 아침부터 저 정도의 사람이 몰려들어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다”며 “저곳에 온 주민들 가운데 중국 친척들로부터 실제로 양식을 얻은 사람들은 3분의 1쯤 될까 말까 한다”고 전한다.3∼4일만에 중국 친척들로부터 양식을 전해받아 웃으며 돌아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대부분은 1주일 이상 기다리다 지쳐 친척을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가뭄으로 식량난 가중 중국 국경지대에서 본 북한의 식량난은 국가의 생산활동 자체를 무너뜨리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사망 3주기 추도대회를 갖든 말든,김정일이 김일성의 권력을 승계해 주석직에 공식으로 취임하는 것에는 아랑곳 없이 오직 먹는 것만 찾아 유랑하고 있다.어린이들은 어린이들대로,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직장에 나가지 않고 양식을 구하기 쉬운 장마당이나 국경해관에 몰려나와 먹을 거리를 구하고 다니는 바람에 국가 생산활동이 거의 중단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최근 탈북한 한모씨(38)는 “건설 노동자로 기업소에 소속돼 있지만,월급을 주지 않아 출근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식량배급 체계가 2∼3년전부터 와해된 상태여서 일부 주민들은 풀을 캐 죽을 쑤어 먹다가 독풀을 잘못 먹는 바람에 풀독이 올라 온몸이 퉁퉁 부어 고생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 벼뿌리캐기 바빠 지난 95∼96년 2년에 걸친 유례없는 대홍수로 농토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북한이 올봄부터는 큰가뭄의 대재앙에 시달리고 있어 주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북한 주민들은 지난 2년동안의 대홍수로 물난리만 걱정했지,이렇게 큰가뭄이 올줄은 미처 상상도 못했다”며 “어렵게 심어놓은 작물이 말라가는 것을 맥(힘)없이 바라보고 그냥 한숨만 쉬고 있어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북한 평안남도 평성의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45)는 전한다.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북한에서는 지난해부터 벼뿌리와 밀가루·강냉이(옥수수)가루 등을 섞어 만든 빵이나 떡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북한 당국은 추수가 끝난 지난 겨울 학생 한사람당 50㎏의 벼뿌리를 캐오도록 하는 운동을 벌였다는 것이다.지난달초 탈북한 최모씨(24·여)는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영양이 많은 벼뿌리빵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이같은 선전으로 북한 주민들은 벼뿌리를 캐 깨끗이 씻어 강냉이(옥수수)·밀가루 등을 섞어 빵이나 떡으로 만들어 먹는다”고 털어 놓는다.벼뿌리빵을 먹고 나면 소화가 안돼 배는 아프지만 배고품은 달랠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은 교육환경마저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같다.식량난이 악화되면서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식량배급이 어려워 작년부터 하루 배급량을 100g으로 대폭 줄였다.특히 식량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시험조차 치르기 어렵게 됐다.대학시험을 치를때 자신이 먹을 1년치(약 300∼400㎏)의 양식을 의무적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북한 청진의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문모씨(38)는 “이렇게 많은 식량을 내며 대학에 갈수 있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겠느냐”며 “하루하루 끼니 걱정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로서는 대학이 사치일지도 모른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식량 선납못해 대학포기 현지조사에 참여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함택영 교수는 “북한의 식량난은 단지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자생력을 잃은 북한경제의 한단면일 뿐”이라며 “북한이 이같은 난국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남북한간의 신뢰와 불가침 및 내정불간섭 원칙을 바탕으로 과감한 구조적 개혁과 경제개방에 착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김일성 사망 3주기이후 표정(김정일의 북한:1)

    ◎한국언론 최초 언·학 합동취재… 본사 동북아기획팀­경남대 극동문제연 2차 현지로 가다/먹거리 찾아 유랑하는 기아공화국/학생들 등교 뒷전 장마당·국경세관 배회/어른들 생존위해 도둑·강도질 서슴없어 중국 국경지역에서 본 북한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먹거리를 찾아 유랑하는 ‘기아공화국’이었다.어린이들은 학교에 가기보다 무리를 지어 먹을 것을 구하러 장마당이나 국경해관(세관)을 배회하고,어른들은 풀뿌리를 캐거나 물고기 등을 잡아 팔러 다니고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공장의 기계설비를 몰래 뜯어내 팔거나 도둑·강도질도 마다하지 않는다.중국 친척집을 방문한 북한주민 정모씨(22)는 “조카 돌잔치상을 차리기 위해 400리길을 걸어 친척집을 찾아왔다”며 “먹을 것 외에는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먹을것 외 아무생각 없다” 생존을 위한 장사,도둑·강도질도 거동할 수 있는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다.노인이나 몸져 누운 주민들은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삶의 목표도 없이 표류하는 주민들에게는 먹을 것만 생긴다면 ‘범죄’도 서슴지 않는 ‘도덕 불감증’마저 팽배하고 있다. 지난 8일 상오 8시.중국 노과향 맞은편 함경북도 무산시 인민체육장에서는 극심한 식량난에도 아랑곳 없이 김일성 사망 3주기를 맞아 추도대회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었다.7월의 뙤약볕 아래 확성기는 인근지역에서 강제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3만여명의 주민들에게 위대한 수령 김일성에 대한 추모 열기를 북돋우고 있었다. 그러나 확성기 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 추도식장에 나와 있는 많은 주민들은 속으로 어떻게 하면 배불리 먹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다고 노과향에서 만난 조선족 이모씨(43)은 말한다. ○추모식장엔 확성기 소리만 “중국과 교류가 빈번한 접경지대의 주민들에게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식량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이미 확산돼 있다”며 “그날그날 입에 풀칠하기도 버거운 마당에 김일성에 대한 감정은 사치일 뿐,온통 배불리 먹을 생각만 하고 있다”고 덧붙인다.이달초 탈북한 최모씨(24·여)도 “지난달 20일부터 김일성 추도기간으로 정한 북한당국이 장마장을 잠정 폐쇄하자,장사를 하는 20여명의 주민들이 단속을 하는 보위부 건물 앞에 몰려가 ‘우리는 뭘 먹고 살라는 말이냐’며 항의했다”고 말한다. 중국과의 밀무역을 통해 양식을 구할수 있는 중국과 인접한 북한의 모습에서도 식량난은 한계에 도달했음을 쉽게 읽을수 있다.공장과 논밭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거의 볼수 없고 식량을 구할 가능성이 높은 장마당,국경해관에만 수십∼수백명씩 모여 북적대고 있는 것이다.중국 단동에서 만난 조선족 곽모씨(53)는 “북한의 식량배급체제가 무너진 것은 2∼3년 전의 일”이라며 “북한주민들은 굶는 것을 당연할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한다.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인 하모씨(36)도 “평양에서 저녁식사를 하던중 옆에 있던 안내원이 ‘지금은 배불리 먹을수 있어 다행이지만,집안식구들이 굶는 것을 생각하면 목이 멘다’고 했다”며 “관광단을 안내하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신임을 받는 인물인데도,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식량난의 정도를 쉽게 가늠해볼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황장엽씨 망명후 경비삼엄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주민들은 기력이 없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자연히 올해부터는 어렵사리 개간한 밭을 묵히는 곳이 늘어나고 있었다.먹지 못해 밭을 가꿀 일손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옥수수·감자 등 종자가 부족한게 바로 그 이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의 망명으로 국경경비가 훨씬 삼엄해졌지만 탈북자들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도 식량난의 심화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대목이다.북한의 고철과 밀가루를 바꾸는 사업을 하는 조선족 김모씨(44)는 “황씨 망명으로 북·중 접경지대에 50m 간격으로 초소가 늘어났다”며 “그러나 먹지 못한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은 탈북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눈을 감아주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경제가 6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원자재와 전력의 공급부족이 심화돼 공장·기업소들도 대부분 가동이 중지돼 있었다.가동률이 20∼30%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북한의 전 산업이 마비상태에 빠진 것이다. ◎참여교수 시각/김일성사망 3주기 북한 표정­이수훈 경남대 교수·사회학/식량난의 추모행렬 무슨생각 할까 지난 8일 상오 8시,평양 금수강산 기념궁전앞 광장에서 김일성 3주기를 맞아 중앙 추모대회가 열렸던 바로 그 시각.필자는 중국의 북한 접경도시 장백진 뒷산 전망대에 올라 강건너 북한 혜산에서 열린 김일성 3주기 추모행사의 편린을 보았다. 필자는 김일성 3주기를 맞은 북한의 표정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보기 위해 3주기 하루 전날 장백에 도착했다.장백은 북한 혜산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곳이다.혜산은 인구 16만여명의 비교적 큰 도시로 한때 면모가 만만찮은 공업및 가공도시여서 김일성 3주기를 맞아 공식 추모집회가 열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기대대로 추모집회는 열렸으며,대규모 인파도 구경할수 있었다. 북한의 실상,특히 사람사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북한 접경지대를 조사하고 다닌 필자로서는 무엇보다 많은 북한사람들을 볼수 있었다는 점이 특이했다.혜산시 중앙에 위치한 보천보기념공원에서 상오 8시부터 추모집회가 열렸는데,수백명의 북한주민들이 집회에 참석했다.추모식이 진행되는지 군복차림의 사람들,정장을 한 남자들,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줄지어 서있었다.탑에 가려져 추모식장 전면을 볼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식이 끝날무렵 줄지어 전면에 걸어 나가는 것은 김일성 영정 앞에 추념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인상적인 일은 김일성이 과거 걸어 다니면서 배웠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배움의 길(혜산에서 보천보로 가는 압록강변의 길)”을 따라 행진하는 긴 인파였다.학생들과 일반인,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뒤섞인 긴 행렬은 장관이었다.뙤약볕 아래 식량난으로 지친 북한주민들이 수령이었던 김일성을 추모하면서 김일성이 파르티잔 시절 걸어다녔던 고난의 길을 되걸으며 그들이 당면한 고난과 향후 더욱 커질 고난을 헤아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 가슴을 아프게 했다.그들이 걷는 그 길이 정녕 배움의 길은 아닐 터이고 “잊고 싶은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 예산·포항 순회… 선거지원 강행군/이회창 후보 첫날 움직임

    ◎국립묘지·청와대 방문… 숨가쁜 하루/예산행 위원장 30명 수행… 위상 과시/김 대통령,이 후보 자택에 난화분 보내 축하 신한국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대표는 22일 후보와 당대표로서의 공식 일정 첫날을 전국을 누비는 강행군으로 시작했다.상오 국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청와대로 김영삼 대통령 예방,충남 예산과 경북 포항 방문,하오 63빌딩 후보선출 횐영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하느라 시간을 나눴다.만찬도 청와대에서 김대통령과 함께했다. ○…이날 하오 12시15분 헬기를 타고 고향인 예산으로 이동한 이회창 후보는 군민들의 환호속에 신한국당 정당연설회가 열리는 예산초등학교에 도착했다.이날 35도에 이르는 뙤약볕 속에서도 연설회장에서 이후보를 기다리던 2천여명의 당원 및 군민들은 이후보가 입장하자 일제히 ‘이회창’ ‘대통령’ 연호와 박수로 뜨거운 환영을 표시했다. 24일로 예정된 이 지역 보궐선거에 나서는 오장섭 위원장의 소개로 연설대에 오른 이후보는 먼저 “예산 출신인 제가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어 여러분 앞에돌아왔다”고 인사를 꺼내 군민들로 열렬한 함성을 이끌어냈다. 이후보는 그러나 바로 이어 “이번 경선에서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에서 모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말한뒤 “그것은 우리 국민이 마음으로부터 지역주의를 원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새로운 정치를 위해 지역주의를 배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보는 특히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를 겨냥,“충남의 지역주의를 볼모로 정권을 잡아보려는 사람이 있어 충남이 중앙정치 무대의 변두리만 맴돌고 있다”고 비난하고 “3김 시대를 청산하기 위해 이회창과 오장섭에게 힘이 필요하다”고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의 이날 예산방문에는 황명수 충남도지부장과 이완구 의원·이재환·이상재·성무용·남재두 위원장 등 대전·충남지역 지구당위원장은 물론 하순봉··박세직·홍준표·김기수·백남치·노기태 의원 등 30명에 가까운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이 수행,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이대표는 이날 하오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대통령후보자 선출 축하연에 참석한뒤 곧바로 청와대로 직행,당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다. 이대표는 당초 이날 밤 다른 경선후보들의 집을 돌며 경선후유증 차단과 당내 화합을 위한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었으나 청와대 만찬일정때문에 이를 연기했다.앞서 김대통령은 상오 이대표의 구기동 자택으로 축하 난화분과 함께 조홍래 정무수석을 보내 경선과정에서의 노고를 위로하고 정국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대표직 사퇴 이후 21일만에 당사에 출근한 이대표는 아침 일찍 당직자들과 함께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 KT,TJ 맹추격 “시계 제로”/포항 보선 연설회 표정

    ◎1만명 운집… “경제회생” “노장정치 퇴장” 유세전 포항은 시계 제로­.포항북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1일 선거 결과를 장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누가 이길지 모릅니다.박태준씨가 앞서고 이기택씨가 많이 추격했습니다” 시내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다. 포항시내는 아스팔트를 녹일듯한 35도를 웃도는 폭염에다 뜨거운 선거열기로 더욱 후끈했다.후보들은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가두연설을 갖고 한 표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쏟아 냈다. 하오 6시 포항역 광장.민주당 이기택후보의 정당연설회에 몰린 1만여명의 주민들 역시 더위를 잊었다.이후보는 “신한국당 경선을 계기로 ‘3김’으로 대표되는 노장정치가 퇴장하고 있다”며 은근히 무소속의 박태준 후보를 겨냥했다.정치 거목을 살리자는게 이후보측의 논리이다. 조금 늦은 하오 6시30분 흥해 온천플라자 앞뜰에서는 박후보의 연설회가 열렸다.농촌지역이어서 이후보에 비해 적은 4천여명의 주민들이 몰렸지만 열기는 마찬가지였다.박후보는 “한보 진로 대농 기아 등 국내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며 ‘포철신화’로 경제 회생논리를 폈다. 연예인 출연 경쟁도 만만치 않다.이후보의 연설회에는 가수 조영남,영화감독 이장호 코메디언 양종철씨가 참석했다.박후보의 연설에는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코메디언 김형곤,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최순호,가수 이선희 등이 흥을 돋궜다. 앞서 하오 3시쯤 박후보의 선거사무실에는 한 선거운동원이 편지를 잔뜩 들고 들어왔다.박후보를 비난하는 흑색선전물이 발신인 불명으로 유권자들에게 배달된 것들이었다.이후보의 선거사무실에는 ‘금품살포를 하는 불법선거 제보자에게는 백만원을 포상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다.혼탁한 선거운동이 얼마나 판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선관위 관계자들은 이날 각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공명선거를 당부했다.깨끗하게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부를 했다.
  • 폭염 기승… 전국이 “찜통”/어제 대구 36.6도

    ◎열대야 사흘째 계속… 밤잠 설쳐/전력 과부하… 곳곳 정전사태·가축 떼죽음/월복현상으로 올여름 지나기 더 힘들듯 22일 대구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올들어 가장 높은 36.6도를 기록하고 서울이 33.4도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에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10일이던 예년과 달리 20일로 길어진 월복현상 탓에 불볕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평일인 22일 전국의 해수욕장과 산 유원지 등에는 휴일 못지않은 1백여만명의 피서인파가 몰렸다. 또 무더위로 인해 이날 낮 12시 전국의 최대전력수요량이 올들어 최대 규모인 3천4백69만8천㎾를 기록했으며 일부 지방에서는 과부하로 전력이 끊기는가 하면 가축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연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23일은 대구지방의 수은주가 3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뜨거운 뙤약볕과 함께 습기도 높아 불쾌지수도 한껏 높아지겠다.전국의 아침기온이 18∼26도로 전날보다 높아지겠고 낮기온도 대전 청주 전주 34도,서울 수원 33도 등 전국에 찜통더위가 계속되겠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의 낮기온이 35도를 오르내렸다”면서 “제 9호 태풍 로지가 북상하는 오는 26일쯤부터 전국에 걸쳐 비가 오겠으며 이후 폭염이 계속되겠다”고 내다봤다. 22일 전국의 낮기온은 대구가 36.6도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영천 36.4도 밀양 36.3도 창원 36도였으며 35도를 넘은 지방도 의성 35.8도 등 8곳에 달했다.서울은 33.4도였다. 이와함께 서울을 비롯 전국에 걸쳐 밤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사흘째 계속돼 시민들이 밤잠을 설쳤으며 앞으로도 10번 이상의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강릉지방의 경우 경포해수욕장에 2만명이 몰리는 등 동해안 일대 80여곳의 피서지에 10만 인파가 몰렸으며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 피서차량도 휴일의 70% 수준인 1만여대가 붐볐다. 이날 하오 1시30분쯤 경남 양산읍 금산선로와 웅상읍 서창선로의 전력사용량이 시간당 13만㎾를 넘어서는 바람에 전력이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경북 의성군 다인면 동암1리 대운축산에서키우는 생후 6개월이내의 돼지 새끼 95마리가 더위를 죽기도 했다.
  • 전국이 열대야… 짜증속 잠설쳐

    ◎복사열·대기오염 겹쳐 한밤 25도 넘어/이번주 계속… 노약자 등 탈진 조심해야 20일 밤과 21일 새벽 서울을 비롯 전국에 걸쳐 올들어 처음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시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열대야 현상이란 한낮에 30도를 웃돈 찜통 더위가 밤에도 이어져 밤기온이 25도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한낮의 뙤약볕을 받은 콘크리트 및 아스팔트가 밤에도 계속 복사열을 뿜어내는데다 바람마저 초속 3m 이하로 약해 뜨거운 공기가 대기 중에 머물러 발생한다.불쾌지수도 80을 넘기 마련이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에어컨 자동차 등에서 내뿜는 인공열과 대기오염 물질이 기온상승을 부추켜 고온의 공기 덩어리가 도시를 섬 모양으로 덮는 ‘열섬현상’이 열대야를 만드는데 한몫 거든다. 이때문에 21일 서울의 최저기온(상오 4시)이 26.1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 울진 26.7도 강릉 26.5도 포항 26.2도 서귀포 25.6도 광주 25.1도 등 전국적으로 25도를 웃돌았다. 열대야는 해마다 장마가 끝나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3∼7일 정도 수시로 나타난다.지난해 서울은 열대야 현상이 7월25일에 처음 나타나 8월11일까지 11차례,95년 15차례,94년에는 34차례 발생했다. 해안지방보다는 내륙 분지지방에 많이 나타난다. 기상청은 “사실상 지난 19일 장마가 끝난뒤 고온다습한 븍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는 25일까지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다가 평년 기온을 되찾은뒤 8월 초순쯤 또 찾아오겠다”고 전망했다.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탈진의 가능성이 높으며 건강한 사람의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서울대 의대 허봉렬 가정의학과장은 “열대야 등 무더위에는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기압이 낮아지는 새벽에 지나치게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쐬면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 고령농민 휴경 막으려면(최택만 경제평론)

    장마철 폭우를 맞으며 논의 물꼬를 트거나 뙤약볕 아래서 농약을 뿌리는 고령농민을 보면 우리나라도 고령농민 은퇴제도가 하루 빨리 정착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이 제도는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산자(농민)은퇴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우루과이라운드협정에 위배되지 않으면서 고령농민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농경지 휴경화에 따른 식량생산 감소를 막기위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규모화촉진을 위한 직접지불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령농민이 경작하고 있는 농지를 농어촌진흥공사나 쌀 전업농가에 매도하거나 5년간 임대할 경우 정부가 일정액의 소득보조금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대상 농민들의 호응도가 낮아 실적이 크게 부진하다.정부는 올해 1만2천㏊의 농지를 고령농민으로부터 매수 또는 임대차 받을 계획이었으나 실적은 당초계획의 7%에 그치고 있다.이처럼 직접지불사업이 부진한 것은 5년동안 소득보조금이 ㏊당 2백58만원으로 결정되자 농민들이 이 사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고령농민의 연령이 65세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고 자경한 기간이 3년 이상으로 되어 있으며,논을 임대할 경우 조세감면규제법상의 양도소득세 면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 등도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현재의 관행대로 일반농가에 임대할 경우는 법률적으로는 계속해서 경작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8년이상 경작한 농민은 양도소득세를 면제받게 되나 새로운 제도에 따라 임대할 경우는 그렇지가 못하다. 게다가 이 제도에 대한 홍보마저 부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홍보가 잘 안돼서인지 농민들은 이 제도를 해방 이후 실시된 농지개혁으로 오인,고령농민들이 농지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있는 것같다.그리고 작년부터 일부 산지의 쌀가격이 정부수매가격을 웃돌 정도로 시세가 좋고 단경기에 접어들면 쌀값이 더욱 뛸 것으로 전망되는 등 쌀이 경제성있는 작물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직접지불사업에 대한 호응도를 낮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면받는 직접지불사업 뿐만 아니라 최근 몇년동안 부동산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언젠가는 다시 뛸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고 실제로 개발지역 준농림지역의 땅값은 오름세를 보이자 해당농민들이 농지매도를 꺼리고 있다.농지를 임대하지 않고 영농회사에 위탁영농을 하는 등 농사를 짓기가 쉬워진 점도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을 낮추는 요인의 하나로 보인다. 고령농민이 실제로 현재 관행대로 다른 농가에 임대할 경우와 직접지불사업을 통해 임대할 경우를 비교하면 후자가 이득이 있는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직불제를 이용하면 5년간 임대소득을 일시에 지급받음으로써 안정된 소득을 올리고 목돈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면세조치 등 현실성 보완 이 사업이 앞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먼저 조세감면법을 고쳐 직접지불사업에 의해 임대하는 기간도 양도소득세 면제대상에 포함시키는 조치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직접지불사업을 실시하는 2개의 취지인 영농규모확대와 고령농민의 소득보장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세제면에서 지원뿐아니라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소득보조금을 상향 조정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재 쌀자급을 위해 규모화촉진을 위한 직접지불사업과는 별도로 농가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한 직불제도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이 제도는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 대한 쌀가격지지가 우루과이라운드협정에 의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작목에 관계없이 정부가 농가에 대해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일컫는다.선진국은 이미 이같은 직불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그러므로 고령농민을 보호하고 영농규모확대를 통한 쌀증산을 겨냥한 이번 직불사업은 좀더 과감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당 보조금의 상향조정과 함께 보조금을 임대때보다 매도때 더 많이 지급하고 대상 농민의 연령을 현재의 65세에서 60세 정도로 낮추며,자경연한을 3년으로 규정한 것도 신축성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물론 자경연한에 제한을 둔 것은 농사를 짓지않은 사람이 농지를 사들여 임대를 하는 것을 막기위한 것으로 보이나 농지임대에 의한 소득이 금융기관의 금리소득을 초과하지 못하는 전업농 지역에서는 그런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농민 퇴직금」 될수 있어야 엄밀히 말해 규모화촉진을 위한 직접지불사업,즉 ‘생산자은퇴프로그램’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고령농민에 대한 복지적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이는 일종의 농업구조조정제도에 속한다.그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규모화촉진을 위한 직접지불사업은 영농규모확대에 역점이 두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세계무역기구가 허용하고 있는 농민소득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직불제도와는 다르다. 따라서 영농규모촉진과 고령농민의 소득보장 취지가 충분히 담겨질 정도로 이 제도를 보완했으면 한다.이 사업이 영농규모촉진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소득보조금이 당국이 홍보하고 있는 ‘농민의 퇴직금’이 될 수 있도록 지원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동시에 농림정책당국은 농민들이 이번 사업을 신뢰할 수 있게끔 홍보를 대폭 강화하기 바란다.〈사빈논설위원〉
  • 풍년맞은 농심의 소망(최택만 경제평론)

    황금의 들녘을 바라보는 마음은 뿌듯하다.사상 최대의 대풍이 예상되는 벼이삭을 보면 마음은 더욱 설레이고 가슴은 풍요로움으로 가득차게 된다.벼 낱알이 너무 팽팽해서 그만 뜅겨져 나올 것만 같다. 구름 한점 없는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끝 없이 펼쳐지고 있는 충남 논산평야(황산벌)는 황금물결로 일대 장관이다.필자는 15일과 16일 이틀동안 농림부장관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위원의 일원으로 충남과 경기도 곡창지대를 돌면서 쌀 작황을 알아보고 농민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농림부가 지난 9월 15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벼 작황은 300평당 쌀생산량은 483㎏으로 추계되었다.한달이 지난 현재는 단위당 수확량(단수·단수)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농민들은 예측했다.이 단수는 과거 최대기록인 지난 88년 481㎏을 훨씬 넘어선 것이고 일본의 단수에 접근하는 것이다. 올해 사상 초유의 대풍작은 농민들의 숱한 땀과 천혜의 기상조건이 어울려 일구어낸 합작품이다.대풍은 농민만의 경사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경사이다.올해 대풍으로 인해 국민 기초식량인쌀의 내년도 수급면에서 불안이 완전히 가셔지게 됐기 때문이다.만약 올해 흉작이 든다면 2년뒤인 98년에 정부보유 쌀 재고가 바닥날지 모른다는 걱정마저 있었다. 양곡유통위원회 위원과 농민의 대화에서 농민들은 올해 대풍을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확기에 쌀 대량출하로 인해 쌀값이 폭락,농가소득이 감소할 것을 우려했다.충남 논산 연무지역 조합장 이봉주씨는 『2년째 동결해온 수매가격을 인상(한지리수 이내)하고 수매량도 늘려줄 것을 원하지만 우루과이라운드협상 관계로 가격과 양을 동시에 확대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가격을 올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따라 올해 정부의 쌀 수매예산은 1조9천5백94억원이다.이 예산 범위내에서 쌀의 수매가격을 최대한 인상하되 수매량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경기도 안성군 일죽면 송천리 농민(안충수씨 등)들은 최근 쌀값 하락을 위해서 정부가 쌀 수매시기를 늦추려 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분노했다.그는 『만약 정부가 예년보다 수매시기를 늦춰 쌀값을 내리려 한다면 내년에 쌀재배를 기피하는 농가가 더 늘어 날 것이다』라며 『이 보도의 사실여부를 확실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이 보도가 농민들의 농정불신을 야기시키고 있으므로 정부가 조속한 시일내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충남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 농민(박근화씨 등)들은 또 내년도 하한가 약정수매제도에 대해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약정수매제도는 정부가 농가와 쌀재배 계약을 맺고 쌀 수확후 쌀을 매상하는 것을 전제로 정부가 수매가의 일부를 선불하는 제도이다. 농민들은 하한가 보장에 의한 약정수매의 경우 약정농가에 지급하는 선도급비율을 가능한한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농민들은 선도급비율이 최소한 60%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재 농림부는 선도급비율의 경우 50%,재정경제원은 30%를 주장하고 있다.약정수매제의 성공여부는 향후 국내 쌀 자급문제와 중대한 함수관계를 갖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는 현안과제이다. 또 농민들이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서 수익률이 낮으므로 농업경영자금(농업경영자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이 문제는 지난해 양곡유통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정부에 건의한 바 있으나 일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도 조치가 없었다. 경기도 안성군 일죽면 농민(정원채씨 등)들이 또하나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직접지불제이다.직접지불제도란 우루과이라운드협정에 따라 정부가 농민들에게 특정작목에 대한 지원은 하지 못하지만 농민들의 전체 소득증대를 위한 지원은 가능하게 한 제도다.경기도 안성 농민들은 이 지역이 자연보존지역으로 묶여 생활과 영농에 어려움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정부는 쌀 자급을 위해 세계무역기구가 허용하고 있는 범위내에서 올해 쌀 수매가격을 농민들에게 유리하게 결정하고 직접지불제도에 대해서도 폭 넓은 연구와 조기실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또 선급금 지급비율과 농업경영자금 금리문제도 적정수준에서 결정되어 농민들의 영농의욕이 저상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올해 대풍을 가꾼 농민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뙤약볕아래서 흘린 그들의 땀에 충분한 보상이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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