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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신·불안·불만… 흔들리는 ‘지진 민심’

    “큰 지진 가능성 적다” 발표에도 정부 못 믿고 日 재난 매뉴얼 공부 개미떼 이동·부산 가스 냄새 등 여름처럼 ‘지진 괴담’ 다시 고개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역대 최대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3일 아침 시민들은 지난밤의 충격과 여진에 대한 불안으로 서로의 안녕을 묻기에 바빴다. 지난여름 부산 지역에 돌던 ‘의문의 가스 냄새’ 괴담도 다시 고개를 들었고, 지진대피요령보다 피해 상황에만 집중했던 정부와 언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불안감이 커진 일부 시민은 일본 정부의 홈페이지에서 한국어판 지진대피요령을 찾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지진대피요령’이 하루 종일 인기 검색어였다. 이날 추석을 앞두고 포항을 찾은 손일성(31)씨는 지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할아버지(85), 할머니(83)를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고 했다. 그는 “기상청은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발표했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며 “할아버지도 어제 유일한 통신수단인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아 크게 당황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교실 천장 일부가 파손된 경북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날 오전 여진에 놀란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에 학교 측은 교실로 돌아가 수업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고 학생들이 여진 불안감에 이를 거부하면서 대치하기도 했다. 지진에 대한 괴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의혹이 제기됐던 정체불명의 가스 냄새, 개미떼의 이동, 물고기의 떼죽음 등이 실제 대지진의 전조였다는 내용이다. 부산진구에 사는 김춘기(27)씨는 “지진 이후 지난여름 떠돌았던 지진 전조 현상과 관련된 글을 다시 찾아봤다”며 “당시에는 괴담으로 치부했지만 지진이 발생한 지금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과 이번 지진과는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개미떼 이동, 물고기의 떼죽음 등은 다른 지진에서 관찰된 바 없고, 과학적으로도 지진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며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전조 현상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이 발생한 뒤 그전에 있었던 현상을 사후 해석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지진 발생 직후 대처 요령보다 지진 강도나 피해 사실을 알리는 모습에 치중한 점을 볼 때 안전에 대한 대책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아예 일본 도쿄도의 방재 안내서를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민봉기(31)씨는 “우리 정부도 재난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상식을 나열한 수준이어서 자세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며 “도쿄도의 방재 안내서에는 간이침대, 임시 기저귀를 만드는 법부터 평상시 식량을 비축하는 방식, 실내외 대피 매뉴얼까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귀성길 차 안에서 지진을 만나게 된다면 가능한 한 공터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려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며 “만약 기차 안에서 지진을 만났다면 선로에 비탈길이 많은 만큼 열차에서 내리기보다 기차 안에서 대기하는 게 상대적으로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전조 분석에 보다 힘써야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전조 분석에 보다 힘써야

    올여름 기상청은 잦은 오보와 뒤늦은 예보로 많은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이런 대중적 비난의 기저에는 ‘당연히 예보는 정확해야 한다’는 당위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예보는 양질의 관측 자료, 우수한 기상 모델과 자료 해석을 가능케 하는 과학적 이론 등이 골고루 갖춰진 때에야 가능하다. 이러한 요소들은 기상 과학의 발전과 함께 자연스럽게 진화를 거듭하면서 보다 정확한 예보로 나아간다. 그나마 예보가 가능한 분야는 기상 현상을 비롯한 일부 자연현상뿐이다. 인류가 직면한 자연재해들은 발생 시기와 크기를 예측하기조차 쉽지 않다. 지난달 부산, 울산 등에서 가스 냄새, 개미떼 이동, 물고기 떼죽음 등이 나타나 대지진의 전조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과거 여러 지진 사례와도 비교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여름을 걱정스레 보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중부 산간지역에서는 규모 6.2의 지진으로 300명에 이르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지진은 2009년 308명의 사망자를 낳은 규모 6.3의 라퀼라 지진의 진앙지로부터 40여㎞ 떨어진 지역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는 지진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자 사전에 적절한 경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학자 6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과학계는 아직까지 신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문제로 책임을 묻는다며 반발했다. 이같이 예고 없이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사전인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전조 현상은 지진을 포함한 자연재해를 비롯해 의학, 산업, 경제 분야 등 일상생활의 여러 부문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전조 현상의 분석은 활용 부문에 따라 재해를 미연에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지진의 경우, 전조 현상으로 활용되는 것들은 지진운, 지진광, 동물의 이상행동, 라돈 가스 농도, 지하수 수위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현상은 지진 발생과 관련해 어느 정도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지진운, 지진광은 단층대를 가로질러 작용하는 압축력으로 인해 광물에 압전 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대기권 내의 전하 배열에 영향을 미쳐 특정한 모양의 구름이 형성되거나 빛의 발현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동물의 이상 행동은 이런 전하 유도로 인한 교감 신경 교란의 결과로 설명되기도 한다. 라돈 가스 농도 증가와 지하수위 변화는 단층과 지각의 변형에 따른 심부 지각에 위치한 라돈의 대기 중 배출과 지하수 유동의 결과로 설명된다. 하지만 지진 전조 현상으로 언급되는 이런 현상들을 지진 예지에 활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부적합한 면이 있다. 특정 현상이 전조 현상으로 의미 있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먼저 해당 현상의 발생 원리가 과학적으로 명확히 설명 가능해야 하며, 해당 현상이 재해와 관련해 반복적이고 일관성 있게 관측돼야 한다. 또 전조 현상이 관측된 뒤 해당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적어야 전조 현상으로서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해당 현상을 만들어 내는 요인이 재해 유발 외에도 다양한 현상의 전조 현상이라고 할 경우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워지므로 전조 현상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요인이 존재할 경우 전조 현상으로 무리하게 해석하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계는 불완전한 전조 현상을 이용하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자료 해석에 중점을 둔 사전 예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첨단 장비를 활용한 조밀한 관측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구로 자연재해의 여러 신비들이 하나둘 풀리고 있다. 자연재해 예보가 가능한 날도 그리 요원해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 덕분이다. 재해 예보라는 오랜 숙원이 풀릴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 벼락 어땠길래… 순록 323마리 떼죽음

    벼락 어땠길래… 순록 323마리 떼죽음

    2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남부 하르당에르비다 고원에서 순록 323마리가 집단 폐사된 채 방치돼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반경 50~80m 이내에 모여 있던 이 순록들이 지난 26일 친 벼락으로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이 벼락으로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르당에르비다 EPA 연합뉴스
  • 4대강 사업 낙동강 로봇물고기만 사는 ‘죽음의 강’으로 변한다

    4대강 사업 낙동강 로봇물고기만 사는 ‘죽음의 강’으로 변한다

    환경단체와 학계 등의 조사결과 4대강 사업 뒤 낙동강 일대는 어류가 급격히 줄고 강바닥 산소가 고갈되는 등 수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들은 낙동강이 물고기 씨가 마르는 등 로봇물고기만 살 수 있는 ‘죽음의 강’으로 바뀐다고 주장했다. 15일 학계 조사자료에 따르면 낙동강에는 1973년 어류 18과 55종, 1977년에는 24과 91종이 서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1997~2002년 ‘제2차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도 뱀장어와 빙어, 은어 등 70여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급수에서 서식하는 갈겨니, 버들치, 쉬리, 모래무지 등도 고루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가 올해 낙동강 남지, 삼랑진, 상동, 대동, 구포 등에서 물고기 서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어류는 참게와 블루길, 강준치, 숭어, 누치, 붕어, 동자개, 베스 등 8종에 그쳤다. 1급수에 서식하는 어종은 누치 한종류 뿐이었다. 4대강 사업 뒤 낙동강 물고기 감소는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했다. 부산대 생명공학과 조현빈 교수 연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2010~2011년 사이 낙동강 본류 합천창녕보 인근에 서식하는 어류 개체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고기 떼죽음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 6월 13일 낙동강 분천리 양원역에서 소천역, 임기리에 이르는 30㎞ 구간에서 꺽지·붕어·누치 등 물고기 수천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1월에는 경북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47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4대강 조사위는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수심이 깊어지고 보가 만들어져 강이 호수처럼 변해 물고기 산란처가 사라진 것을 급격한 어류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조사위는 지난 6월 10일부터 이틀간 수심이 깊은 함안보(11m)와 합천보(11m), 달성보(9m) 지점 수질 분석을 한 결과 심층수에는 용존산소(DO)가 고갈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합천창녕보 표층(수면) 용존산소는 ℓ당 8.8㎎였으나 심층인 9~11m 구간에서는 0㎎였다. 창녕함안보와 달성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낙동강 어민 성기만(창녕군)씨는 “낙동강에 보가 만들어져 흐르는 강이 멈춘 뒤 낙동강 수질이 더 오염되고 물고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은 “강바닥이 모래와 진흙, 자갈 등 다양하게 구성되고 산소가 풍부해야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데 보 준설로 바닥 모래가 모두 사라져 어류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녹조도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산국토관리청은 16일 낙동강 칠곡보를 비롯한 5개 보를 열어 3400만㎥을 방류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창녕함안보 상류 구간에 있는 합천댐 수문도 열어 900만㎥를 방류할 예정이다.해 낙동강 녹조상황을 개선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폭염에 아열대 바다 된 연안…물고기도 ‘허덕허덕’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에 연안의 수온이 치솟으면서 사람 못지않게 물고기들도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7월부터 남해안 연안에서 고수온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평년보다 0.9도나 높았고, 8월에도 계속된 폭염으로 최근 연안의 수온이 30도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동해에 속해 예년에 8월 평균수온이 아무리 높아도 24도 이하이고, 냉수대가 오면 8도까지 떨어지는 부산시 기장군 앞바다의 수온마저 29도로 올라갔다. 수산과학원 서영상 기후변화연구과장은 “동해안이 아열대 바다와 같은 수준으로 변했다는 의미”라며 “물고기들이 느끼는 변화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통상 바닷물 수온 1도 상승은 육지의 기온 10도가 높아지는 것과 맞먹는 변화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연안 수온이 급격히 높아지면 좁은 가두리에 갇혀 지내는 양식 물고기들은 더욱 힘겹다. 우리나라에서 양식하는 어류는 대부분 온대성이어서 수온이 높아지면 대사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아 떼죽음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해마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유해성 적조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발생한 데다 확산하기 좋은 기상조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7월 하순 중국 양쯔강 중하류에 내린 엄청난 비로 말미암은 저염수(염분농도가 낮은 바닷물)의 영향으로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세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저염수에서는 규조류 등 다른 조류가 코클로디니움보다 왕성하게 성장해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수산과학원은 8월 말까지 이런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9월에 기온이 낮아져 수온이 떨어지면 유해성 적조의 피해 없이 지나가는 해가 될 수 있다. 2011년이 그랬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수온이 내려가지 전에 태풍이 한반도 주변을 지나면서 바닷물을 뒤집어 놓으면 표층과 저층의 물이 섞이면서 저염수 현상이 사라지고 코클로디니움이 급속히 세력을 넓혀 대규모 적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두 달가량 이어진 이상고온 탓에 면역력이 약해진 양식어류들이 떼죽음 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 어업인들은 조마조마하다. 2012년에 고수온 속에 유해성 적조가 발생해 큰 피해가 났다. 수산과학원은 어업인들이 고수온 현상에 잘 대처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먼저 사료 공급을 중단하고, 양식생물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선별, 수송, 출하 등의 작업을 자제해야 한다. 육상 양식장에서는 사육수 순환량을 늘리고 사육 밀도를 낮추는 한편 산소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시설을 가동해야 한다. 가두리양식장은 바닷물 소통이 원활하도록 해주고 저층수를 끌어올려 표층수와 섞어 수온을 낮출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 [길섶에서] 물꼬 트기/구본영 논설고문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농촌에서 살던 유년 시절이 생각난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동네 어른들은 논두렁의 물꼬부터 텄다. 논 아래로 물의 일부가 흘러가게 해 벼가 송두리째 잠기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생활의 지혜였다. 한때 수질 악화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던 시화호가 되살아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1987년 물막이 공사가 시작된 후 ‘죽음의 호수’라는 소리를 듣던 시화호였다. 그러나 2011년 방조제 일부 구간을 헐어 해수를 유통시키자 생명력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요즘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가히 ‘갈등 공화국’이다. 자신의 주장만 마구 밀어붙이면서 상대나 상대 진영을 자꾸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우다 보니 갈등은 수렴되지 않고 확산되기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이든 인간사든 일정한 물꼬를 터놓고 퇴로를 열어 둬야 봇물이 터져 버리는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필자는 생뚱맞게도 근대 정치사상의 비조(鼻祖) 격인 마키아벨리의 명언을 떠올렸다. “무슨 일이든 상대를 절망에 몰아넣는 일은 사려 깊은 사람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한….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특파원 칼럼] 위기의 히로시마… 외롭지 않은 한국인 위령비/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위기의 히로시마… 외롭지 않은 한국인 위령비/이석우 도쿄 특파원

    일본 히로시마의 평화기념자료관에서는 ‘원폭 증언교실’이 거의 매일 열린다. 원폭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당시 상황과 경험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본 전역에서 온 초·중·고생이 청중이다. 증언자 가운데는 박남주 한국인피폭자대책위 고문, 이종근씨 등 80대 재일 한인 피폭자들도 있다. 이들의 증언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인들이 왜 원폭에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등을 통해 핵과 전쟁, 일본의 불편한 진실을 어린 세대에게 전하고 있었다. 원폭 투하 지점에 조성된 평화공원의 남쪽 끝에 있는 자료관에서 5분여 거리에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거북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석주를 세운 높이 5m, 무게 10t의 한국식 위령비다. 1970년 세워진 것을 1999년 일본 내 양심적인 세력의 도움을 얻어 평화공원 안으로 옮겼다. 지난달 27일 평화공원을 찾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곳에 들러 억울한 한국인들의 떼죽음을 애도했으면 하는 바람이 모아졌던 곳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찾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인 위령비는 외롭지 않았다. 평화공원에 오는 일본 학생 대부분이 들르고 있었다. 지난달 현장을 찾았을 때에도 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원봉사 해설사들은 “강제징용 등으로 와 있던 한국인 가운데 5만여명이 피폭되고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설명 등을 전했다. “위령비의 거북이 머리가 한반도 방향인 서쪽을 향한 것은 돌아가고 싶어도 못 가고, 영문도 모른 채 폭사했던 한국인 희생자들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학생들을 응시하며 열변을 토하던 80대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도하고 절하기 위해 모인 어린 학생들의 여리고 고운 손들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베 신조 정부가 “전쟁 도발 등 가해 역사를 지우고 피해만 부각시키려 한다”고 해도 이곳은 과거사 미화를 용납하지 않는 역사의 기억이며, 히로시마인들의 결의를 보여 주는 곳이다. 지난해 8월 6일 원폭 투하날 일본 정부 주최로 평화공원 안에서 열린 ‘70주년 원폭희생자 위령제’에서 아베 총리가 연설을 몇 차례나 중단당하고 망신당했던 것이 히로시마의 분위기다. 참석자 일부는 총리 연설 도중 “야메로(집어치워)”, “오마에(당신~), 평화를 말할 자격 없어” 등을 외치며 연설을 중단시켰다. 총리 연설을 여러 차례 중단시킨 일반인의 야유와 고함은 일본에선 이례적이다. 안보 법제를 강행한 아베 정권에 히로시마의 분위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바마의 방문은 그런 히로시마에도 역설적으로 아베 정권의 영향력과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아베 정부는 평화기념자료관의 전시 내용 중 원폭 투하 이유와 결정 과정 부분은 흐리고, 피해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꿔 나가는 작업 중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히로시마의 평화운동은 “지도자의 잘못된 결정과 판단이 태평양전쟁 때처럼 무수한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삶을 파괴하는 비참함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권력을 감시해 왔다. 일본의 국수적 우익 세력들은 그런 히로시마를 흔들어 대고 싶어 했다. 일본 열도의 국수화 열풍 속에서 히로시마가 그 정신을 유지하면서 일본 양심의 보루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평화공원 위령비에 적힌 ‘편안히 잠드소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가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이를 위한 한·일 두 나라 시민사회의 양식과 노력이 더 모아지기를 기대한다. jun88@seoul.co.kr
  • [여기는 남미] 11명 일가족 떼죽음, 용의자는 9년 전 성폭행범

    [여기는 남미] 11명 일가족 떼죽음, 용의자는 9년 전 성폭행범

    멕시코에서 단란하게 살던 대가족이 떼죽음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9년 전 성폭행범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쫓고 있다. 멕시코 콕스카틀란이라는 곳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벌어진 사건이다. 시골 외진 곳에 자리한 허름한 가옥에서 나이든 부부와 딸, 사위, 조카 등 어른 9명과 어린아이 2명 등 모두 11명이 총을 맞고 사망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또 다른 어린아이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망한 부부의 딸 중 한 명을 성폭행한 남자가 벌인 복수극으로 보고 용의자를 추격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성폭행사건은 9년 전 발생했다. 인근에 살던 성폭행범은 사건 후 대담하게 집에까지 찾아가 "사건을 신고하면 전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지만 가족은 사건을 경찰에 알렸다. 수사가 시작되자 성폭행범은 도주했다. 남자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경찰은 지금까지 성폭행범을 검거하지 못했다. 딸은 성폭행으로 임신해 범인의 아기까지 출산했다. 경찰이 9년 전 성폭행범을 이번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 가족이 떼죽음을 당한 날 집에는 모두 14명이 있었다. 1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등 전 가족이 공격을 받았지만 성폭행범의 아들은 유일하게 아무런 공격을 받지 않았다. 성폭행을 당한 딸의 남편이 유난히 심한 공격을 받은 것도 9년 전 성폭행범의 소행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 관계자는 "살인범이 9년 전 성폭행을 당한 여자의 남편을 참수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엔 땅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낳은 원한사건으로 추정했지만 9년 전 성폭행범을 용의자로 볼 만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여다. 한편 끔찍한 사건에 현지 사회는 경악하고 있다. 현지 시장은 "과연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충격적"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진=에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충남 금산서 불산 유출…대피 주민들 “또 사고 불안” 분통

    충남 금산서 불산 유출…대피 주민들 “또 사고 불안” 분통

    충남 금산의 한 화학제품 공장에서 호흡기 등을 자극하는 불산이 유출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지난 4일 오후 6시 34분쯤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램테크놀로지에서 불산과 물이 섞인 액체 400㎏이 유출됐다. 이 중 100㎏이 불산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는 공장 내부에서 물과 섞어 만든 불산 완제품을 탱크로리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직원 조모(48)씨는 “탱크로리로 옮겨 싣는 과정에서 불산이 나와 인근 배수로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사고 후 악취가 마을에 확산되자 주민 70여명은 인근 군북초등학교로 대피했다. 당시 공장에 직원 20여명이 있었으나 방독면 등을 착용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서 등이 출동해 모래와 중화제를 살포해 한 시간 만에 제염작업을 끝냈으나 주민들은 귀가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어지럼증으로 치료를 받았다. 황규식 마을 이장은 “지난번 사고가 났을 때 정부가 안전 관리를 약속해놓고 다시 불산이 유출돼 불안하다”며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공장에서는 2013년 두 차례 불산이 유출돼 마을 하천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고, 2014년 8월 불산 3∼7㎏이 유출돼 공장 근로자 4명과 주민 3명이 구토와 어지럼증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주민들은 공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다. 불산은 자극적인 냄새가 강한 휘발성 무색 액체로 반도체 등 산업용 원자재로 쓰인다. 염산이나 황산보다 약한 산성이지만 인체 침투성이 강하고 호흡기에 들어가거나 눈과 피부에 닿으면 자극 증상을 일으킨다. 경찰은 불산 이송배관이 파열돼 유출된 것으로 보고 공장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또 공장 측이 불산 유출 사실을 1시간여 늑장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공장 폐쇄회로(CC)TV 등을 압수 조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이다.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농가주택서 화재로 애완견 90여마리 떼죽음

    농가주택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 90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의 한 1층 주택에서 16일 오후 5시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이 집에서 키우던 애완견 90여마리가 연기에 질식해 모두 죽었다. 불은 주택 132㎡와 집기류 등을 태운 뒤 30분만에 진화됐다.  애완견들은 주택 내부에 설치된 상자 속에 1∼2마리씩 넣어진 채 길러졌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집 주인인 김모(70)씨는 숨진 애완견을 대전의 모 애견 가게에 판매하기 위해 일정 기간 사육해왔으며 이날 오전 개인적인 용무로 집을 비웠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상대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화재원인과 더불어 애완견을 집단으로 사육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中, 5시간 동안 물고기 20톤 떼죽음…생활폐수 유입 탓

    中, 5시간 동안 물고기 20톤 떼죽음…생활폐수 유입 탓

    중국 하이난성(海南省) 하이코우시(海口市) 홍청후(弘城湖)에서 지난 4일 총 20톤에 이르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불과 5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하이코우시 환경부는 사건 직후 "물고기 떼죽음이 기후변화로 인한 홍청후 수질의 급격한 염도 변화 탓에 발행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상당수 인근 주민들은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는 평소 홍청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물고기 종류라고 반박했다. 즉, 정부가 발표한 ‘호수 수질의 염도 변화로 인한 떼죽음설’은 허무맹랑한 것이라는게 주변 거주민들의 주장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평소 호수에서 낚시를 즐겨왔지만, 이번에 떼죽음 당한 물고기는 호수에서 살지 않는 상수도 지역의 물고기라는 게 주민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주민들은 상수도 인근의 대도시에서 사용한 폐수가 정화되지 않고 흘러들어 그 지역 일대에 살던 물고기 수십 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뒤, 그보다 지대가 낮은 호수로 떠내려 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부와 상반된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 대해 현지 지역언론들은 일제히 보도를 이어가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수질오염은 심각한 대기 오염 만큼이나 심각한 상황으로, 중국 전역의 대도시 일대에 조성된 상하수도 시설 가운데 약 96%는 하수 처리장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으며,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의 40%에도 하수도 정화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도시 지하수의 90%가 심각한 오염 상태이며, 중국 전역의 600대 도시 가운데 약 400여 곳이 물 부족과 수질 오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2014년 중국국무원은 ‘물관리 10개 조항’으로 불리는 물 오염 방치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17년까지 직할시, 성회 도시, 경제계획도시 등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 오폐수 처리 및 방출 시설을 확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현장을 찾은 현지 언론들은 홍청후에는 죽은 물고기 사체로 ‘물반, 물고기 사체 반’의 상황이며, 호수 주변을 따라 떠다니는 사체 탓에 고약한 악취가 나고, 그로 인한 2차 적인 수질 오염 등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시 정부는 해당 지역에 총 50여명의 환경부 소속 직원을 파견, 물고기 사체를 처리케하고 해당 사체 더미에 인체에 무해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등 2차 피해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어긋난 월척의 꿈, 핑크돌고래를 미끼로 쓰는 어부들

    어긋난 월척의 꿈, 핑크돌고래를 미끼로 쓰는 어부들

    남미 볼리비아에서 핑크돌고래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고기잡이에 눈이 먼 어부들 탓이다. 볼리비아가 핑크돌고래 사냥에 대한 조사를 선언했다. 곤살로 로드리게스 볼리비아 환경부 부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핑크돌고래 사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면서 "적발되는 사람은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리비아가 핑크돌고래 사냥과의 전쟁을 선포한 건 지난해부터 밀렵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와 제보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에만 볼리비아에선 핑크돌고래 160마리가 밀렵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최소한 45마리가 밀렵꾼에 희생됐다. 핑크돌고래를 잡고 있는 건 주로 어부들이다. 핑크돌고래의 살을 미끼로 쓰면 '월척 만선'의 꿈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돌면서 어부들이 핑크돌고래를 마구 잡아죽이고 있다. 어부들이 핑크돌고래를 미끼로 사용해 노리는 건 '블랑키요'라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핑크돌고래가 인기 먹잇감으로 꼽히면서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곳은 볼리비아 북동부 베르니와 중부 코차밤바 지역 등이다. 문제는 핑크돌고래가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 볼리비아는 2012년 법을 제정해 핑크돌고래의 사냥을 금지하고 있다. 볼리비아 환경부는 핑크돌고래의 사냥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곳에 조사위원회를 파견해 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핑크돌고래의 개체수를 파악해 체계적인 관리보호를 시작할 계획이다. 민물에 사는 핑크돌고래는 아마존돌고래라고도 불린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 볼리비아의 자연에선 사실상 유일하게 구경할 수 있는 돌고래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질병의 판도라 상자…세계는 모기와 전쟁 중

    질병의 판도라 상자…세계는 모기와 전쟁 중

    1999년 6월 여름 미국 뉴욕 퀸스 북쪽 지역 주민들은 조깅을 하다 공원과 공터에서 죽은 까마귀 떼를 발견했다. 아직 숨이 붙은 까마귀도 비틀거리며 날지 못했다. 사람들은 까마귀의 떼죽음에 의문을 갖긴 했지만, 인간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며 안도했다. 축축한 더위가 이어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새는 점점 많이 죽어 나갔다. 그해 8월 말 퀸스 플러싱병원에 신경계 질환으로 보이는 노인 2명이 입원했다. 고열, 전신 쇠약감, 심각한 의식 장애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뇌염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조류와 인간 사이에 질병이 전이될 가능성은 없다고 했지만, 62명의 환자가 추가로 생겼고 이 가운데 59명이 입원해 7명이 사망했다. 인간 뇌염 환자가 사망하고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시점에 모기가 급증하고 있었다. 문제의 바이러스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9월 기자회견장에서 “현재 확산 중인 병원균은 웨스트나일바이러스”라고 최종 진단을 내렸다. 웨스트나일열은 빨간집모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39도 이상의 고열과 두통이 생기고, 중증은 뇌염으로 악화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말, 다람쥐, 까마귀, 까치 등도 감염된다. 특히 미국 까마귀는 치사율이 높으며 기이하게도 환자 발생 전에 까마귀 떼죽음 현상이 나타났다. 이 병은 아프리카 등 감염병 다발국도 아닌 미국에서 2000년 21명, 2001년 66명, 2003년 9862명으로 감염자가 빠르게 번져 큰 충격을 안겼다. 1937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된 웨스트나일바이러스가 어떻게 2000년대 미국에서 유행할 수 있었을까.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가 도래했거나 항공기·선박에 감염된 모기가 무임 승차했을 가능성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됐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모기 매개 질병은 환자를 격리해도 모기가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어 통제가 더 어렵다. 뎅기열의 경우 1970년대 미국 기업이 재생 타이어를 만들려고 아시아와 일본에서 타이어를 잔뜩 수입하면서 물이 가득 찬 타이어 더미에 매개체인 흰줄숲모기가 함께 실려와 전 세계 곳곳으로 전파됐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해충의 여과기 역할을 하는 추운 겨울이 짧아진 탓에 모기의 번식 속도가 빨라진 것은 물론 사냥터도 넓어졌다. 우리나라도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들어온 중국얼룩날개모기 때문에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삼일열 말라리아’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출현한 지카바이러스와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오래전 위력이 입증된 말라리아와 뎅기열, 일본뇌염 등 모기가 옮기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며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말라리아만 해도 연간 최대 3억명이 발생해 이 가운데 10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타이거모기는 황열 등 열대 질병을 포함해 30종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감염 질병이 가득 든 판도라의 상자다. 전 세계가 모기 침략에 대비해 대응 전략은 짜고 있지만, 모기는 개체수를 줄일 순 있어도 박멸은 사실상 어렵다. 모기를 죽이려고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는 순간 생태계가 파괴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집 근처 물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를 없애고 모기장을 치고 자며 야외 활동 시 기피제를 뿌리는 정도다. 신이현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 보건연구관은 “모기의 능력이 아무리 강해도 개체수가 적으면 질병을 옮길 수 없다”며 “모기의 천적을 이용하는 방식 등으로 매개체 밀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환경 방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기는 이산화탄소와 사람의 체취에 민감하다. 그래서 모기를 잡을 때는 냄새가 나는 유인제를 사용하거나 이산화탄소로 응축해 만든 드라이아이스를 쓴다. 피부 표면 온도가 낮은 사람보다는 높은 사람을 더 잘 무니 몸에 열이 많다면 긴 소매 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도 모기를 피하는 좋은 방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불의 고리’ 지진 도미노? 상호 연관성은 없다는데

    ‘불의 고리’ 지진 도미노? 상호 연관성은 없다는데

    “방아쇠 효과로 판끼리 영향 줄 수 있지만 규모 2~4수준…불의 고리 활성화 아냐” 올 1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 지진은 33건이었다. 이 가운데 4월에만 절반에 가까운 14건이 집중됐다. 특히 지난 13~16일 일본 남단 규슈 지역에서는 8차례에 걸쳐 강진이 발생했다. 올해 지진이 발생한 지역들은 남미 칠레와 에콰도르, 남태평양 바누아트, 미국 알래스카, 러시아 캄차카반도, 일본, 대만 등으로 이 지역들을 이으면 태평양을 둘러싼 고리 형태로 나타난다. 바로 전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7개의 지각판이 만나 전 세계 지진의 약 90%가 발생하는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지역이다. 최근 일련의 지진들로 인해 한동안 잠잠하던 불의 고리가 활성화돼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진 90%가 불의 고리… 활화산 75%도 이곳에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수천 ㎞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도미노처럼 상호 연관성을 갖고 발생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즉 남미와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지진은 ‘남아메리카판’에서 발생한 것이고, 일본 규슈 지진은 ‘필리핀판’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불의 고리에서 연쇄반응을 일으켜 나타난 지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방아쇠 효과로 지각판들이 서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진 규모는 2.0~4.0 정도로 작다”며 “규모 6.0이 넘는 지진은 다른 판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을 받아 일어나기 어려운 만큼 최근 발생한 지진들만으로 불의 고리가 활성화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진은 지하에 축적된 탄성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면서 땅이 진동하는 현상이다.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표면은 80~100㎞ 두께의 단단한 7개의 커다란 판과 여러 개의 작은 판으로 이뤄져 있다. 이 판들은 맨틀(지구 내부의 핵과 지각 사이에 있는 부분)의 대류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지역인 중앙해령, 변환단층, 해구 등에서 부딪치거나 멀어지거나 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올들어 규모 5.0 이상의 지진을 16차례 겪었다. 이처럼 일본에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불의 고리가 일본을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태평양판’, ‘북아메리카판’의 4개 지각판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열도가 태평양판과 충돌하면서 생긴 것이고, 이달 발생한 규슈 대지진은 필리핀판과 만나면서 빚어진 것이다. 한반도와 붙어 있던 일본이 지금처럼 떨어져 나간 것은 중생대 백악기 초부터로 추정된다. 대륙지각과 해양지각이 만나 충돌하면서 일부 지역은 밑으로 들어가 바닷물이 채워지며 동해가 만들어지고 일부 지역은 솟아올라 현재의 일본을 형성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지질학적 위치 때문에 일본에는 화산 폭발과 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홍태경 교수는 “최근 이틀 사이에 6차례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에 지진 발생 횟수가 잦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교수는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열도 남쪽에 위치한 필리핀판과 일본 열도가 형성하고 있는 난카이해구의 지각에 변동이 생겨 지진이 발생한다면 규모 9.0이라는 사상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진 前 해저판서 잇단 지진… 느린 단층현상도 “○월 ○일 오전 ○시 ○분, ○○지역에 규모 5.7의 지진이 예상되니 미리 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면 인명이나 재산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진계를 전 세계 모든 곳에 빽빽하게 설치한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지진파가 감지되는 순간 이미 지진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지진 예측을 위한 연구에 손을 놓고 있지 않다. 미국 UC산타크루즈 지구과학과 에밀리 브로드스키, 손 레이 교수팀은 2014년 4월 1일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8.2의 대지진을 분석해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대륙에서 떨어진 해저의 판들이 만나는 단층의 섭입대 근처에서 몇 ㎞ 간격으로 소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다. ●동물 떼죽음·이상 행동설은 과학적 근거 없어 최근에는 일본 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분석한 결과 대지진이 발생한 지역 인근 지각판이 천천히 움직이는 ‘느린 단층’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느린 단층은 1년에 6~7㎝ 정도씩 움직이기 때문에 지진파를 발생시키지는 않아 GPS 센서 같은 위치확인 기기로만 알아낼 수 있다.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단층은 지진을 유발시킬 수 있는 응력이라는 지각 에너지를 쌓고 있다가 대지진이라는 현상으로 한꺼번에 쏟아낸다는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한다든지 이상 행동을 보인다는 설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 마리에 약 5억원…사우디 ‘매’값이 ‘금’값이네

    한 마리에 약 5억원…사우디 ‘매’값이 ‘금’값이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조(國鳥)인 매 한 마리가 최근 4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매가 멸종위기에 놓이면서 가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고 있다.매 한 마리가 사우디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150만 리얄(약 4억 6천만원)에 팔렸다고 현지 영문일간지 아랍뉴스가 1일 보도했다.매는 대부분의 중동 국가에서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며 전세계 매사냥꾼의 3분의 1이 아랍인일만큼 매사냥은 중동에서 인기 있는 오락스포츠다. 웬만한 차 한 대 값의 몸값을 자랑하다 보니 밀거래가 횡행하여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국경을 넘을 때 여권이 필요한 유일한 조류이기도 하다.일반적인 매 가격은 3천만원 내외로 부리, 깃털 색 등 외견과 나는 속도 등 사냥 능력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희귀종은 억대에서 거래되기도 한다.매조련사인 압둘라흐만 알-사이예드는 “매의 주식인 후바라(작은 들기러기의 일종)가 밀렵꾼들에게떼죽음을 당하면서 매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아랍뉴스에 말했다.사우디 야생동물 학회는 밀렵이 증가해 이에 적용되던 벌금이 3백만원에서 15억 35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됐으며 반복 위반할 시 액수는 두 배가 된다고 밝혔다.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50인치 TV에 사우나까지…멕시코 호화판 교도소 적발

    50인치 TV에 사우나까지…멕시코 호화판 교도소 적발

    킹사이즈 침대에 에어컨, 대형 어항까지 갖춘 호텔급 시설이 교도소에서 발견됐다. 뒷돈을 받고 마약카르텔 조직에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 있는 토포치코 교도소 소장은 최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토포치코 교도소에선 이권과 주도권을 놓고 마약 카르텔 간 싸움이 벌어졌다. 삽과 칼 등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패싸움을 벌이면서 49명이 떼죽음을 당하고 12명이 부상했다. 교도소장 지오르지나 살라사르 로블레스와 조직 간의 결탁은 유혈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타파 마약카르텔은 교도소장을 매수해 호화판 수감생활을 했다. 제타파 두목이 사용하던 방은 킹사이즈 침대와 50인치 TV, 에어컨, 냉장고, 어항 등으로 안락한 호텔방처럼 꾸며져 있었다. 방 옆에는 사우나시설까지 구비돼 있었다. 마약카르텔은 교도소 내에 편의점(?)까지 오픈하고 버젓이 장사를 했다. 펀의점은 코카콜라 등 청량음료와 음식, 술까지 판매했다. 교도소 급식은 열악한 반면, 편의점 음식은 깨끗한 편이었지만 가격은 외부에 비해 훨씬 비쌌다. 재소자들은 "마약카르텔이 교도소장의 묵인 아래 장사를 하면서 폭리를 취했다"고 말했다. 교도소장 등 간부급의 비리와 마약카르텔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서 멕시코 정부는 기강 잡기에 나섰다. 비리에 연루된 교도소장 등을 긴급 체포하는 한편 교도소를 호령하던 마약카르텔 두목과 조직원 233명을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이감된 조직원 중 30명은 여성수감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자재소자는 "여자 마약조직원들이 교도소에서 공주처럼 생활했다"면서 "이제 그들에게 호화로운 교도소 생활도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CNN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잇단 떼죽음 향유고래…2주 동안 총 16마리 숨져

    잇단 떼죽음 향유고래…2주 동안 총 16마리 숨져

    지난 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총 12마리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된데 이어, 영국 동부 해안에서도 이틀 사이에 향유고래 4마리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돼 고래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영국 노퍽 주 헌스탄톤 해안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발견돼 23일에 죽었으며, 24일에는 링컨셔 주 스케그네스 해안에서 세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24일에 발견된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토요일에 발견된 고래와 외모가 매우 흡사했으며 따라서 이들이 서로 연관된 개체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주 독일 반게로게 섬과 네덜란드 텍설 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총 12마리 향유고래들과도 같은 무리였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모두가 함께 이동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런던 동물학 협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 이하 ZSL) 소속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향유고래 무리가 북해에서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상황은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번 상황을 조사한 ZSL ‘고래 사망사고 조사 프로그램’(Cetacean Strandings Investigation Programme) 프로젝트 매니저 롭 도빌은 향유고래는 지능이 매우 높고 사회적인 동물로 무리를 지어 함께 이동하며, 이 때문에 안타깝게도 이번처럼 동시에 사망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고래 무리는 영국으로부터 동북 방향에 위치한 노르웨이 인근 깊은 해역에서 활동하다가 실수로 수심 급변 지역을 지나 북해로 들어온 뒤,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 끝내 숨지고 만 것으로 추정된다. 향유고래는 본래 심해를 무대로 활동하며, 초음파를 이용해 수십㎞에 달하는 해역을 조사하는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이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수로 수심이 급격히 얕아지는 지역으로 넘어올 경우, 원래의 깊은 바다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내기가 극히 어려워진다는 것. 도빌은 “역사적으로 북해에서 고래 사망 사건은 적지 않게 일어나왔고, 그런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짐작되는 바가 많다”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죽음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비극적이지만 향유고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본래 향유고래는 깊은 바다에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기회는 흔치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향유고래는 최대 몸길이 20m, 몸무게 40t 이상에 달하는 거대 육식생물로, 세계 각지 바다에 분포하며 깊은 수심으로 잠수할 수 있다. 장 속에 형성되는 이물질 덩어리인 용연향(龍涎香)이 고급 향신료 재료로 쓰이고 머리에 함유된 고래기름도 쓰임새가 많아 남획된 탓에 현재는 멸종위기종에 해당한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밤마다 삐그덕 문 여는 소리...’유령 출몰설’ 병원 공포

    밤마다 삐그덕 문 여는 소리...’유령 출몰설’ 병원 공포

    밤마다 유령이 출몰한다는 병원이 아르헨티나 언론에 소개됐다. 아르헨티나 지방 산후안에 있는 라우슨병원. 이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야근을 할 때면 머리털이 곤두선다.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실제로 매일 일어나기 때문이다. 병원에선 매일 밤 삐그덕 소리가 난다. 누군가 오래된 병원 건물 안을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문을 열면서 들리는 소리다. 소리가 날 때마다 직원들은 인기척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 봤지만 사람은 없었다. 가지런히 정리해 선반에 차곡차곡 올려놓은 서류나 의료기구들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일쑤다. 기이한 일이 반복되더니 급기야 하얀 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존재가 목격되기도 했다. 병원에는 "밤마다 간호사였던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병원에선 몇 년 전 한 여간호사가 자살했다. 죽은 여간호사를 기억하는 직원들은 "하얀 옷을 입고 병원을 돌아다니는 존재가 자살한 여자간호사가 비슷한 것 같다."면서 자살한 유령이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유령이 주로 출몰한다는 곳도 자살한 간호사가 근무했던 서류보관실 주변이다. 라우슨병원은 최근 건물을 신축해 이전했다. 옛 건물에 남은 부서는 서류보관실뿐이다. 서류보관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에는 밤마다 공포가 더욱 크다."면서 "무서워서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돌자 1944년 대지진 때 병원이 시신보관실로 사용된 적이 있어 유령이 많다는 말까지 더해져 병원의 분위기가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후안에선 1944년 대지진이 발생해 5000여 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톈진發 사정 태풍 부나

    중국의 톈진(天津)항 폭발 참사가 대대적인 사정 태풍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중국 국무원이 발족시킨 톈진항 사고 특별조사단 단장인 양환닝(楊煥寧) 공안부 부부장은 20일 “사고 책임과 관련이 있는 자는 누구든지, 어떤 배경이 있는지를 막론하고 끝까지 조사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메시지에는 사고의 책임이 드러날 경우 중국 당국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고 처벌하겠다는 경고성 의미가 담겨 있다. ●시진핑 측근 톈진시장 “책임 회피 않겠다” 특별조사단은 우선 사고 업체인 루이하이(瑞海) 물류회사의 책임자 10여명을 체포해 인허가 과정 및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조사하고 있다. 양둥량(楊棟梁) 전 안전총국장에 대해 비리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그의 아들인 양후이(楊暉) 중하이석유가스전집단 사상정치부 총경리도 연행했다. 톈진시의 고위층은 물론 현직 최고지도부까지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황싱궈(黃興國) 톈진시장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석인 톈진시 당서기까지 대리로 맡고 있는 황 시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이다. 양 전 안전총국장이 톈진시 부시장을 할 때 당서기를 했던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中정부, 시안화나트륨 대부분 유출 인정 한편 중국 당국은 극독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이 폭발 사고로 사실상 대부분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허수산(何樹山) 톈진시 부시장은 “톈진항 핵심 구역에서 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150t을 회수했다”면서 “나머지는 폭발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류 창고 안에는 시안화나트륨이 약 700t 정도 보관돼 있었다. 550t이 폭발과 함께 외부로 유출됐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사고 지점 주변의 공기, 토양,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핵심 구역 내 오염수의 시안화나트륨 농도가 평균 기준치의 40배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톈진 시내를 흐르는 하이허(海河) 부근에는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 사체가 떠올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태화강의 기적 비결 인도네시아에 전수

    ‘죽음의 강’에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울산 태화강 수생태계 복원 사례가 인도네시아 하천에 접목된다. 울산시는 이상현 울산발전연구원 박사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과 인도네시아 환경부(MOEF) 주관으로 17일부터 21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국제환경평가 워크숍’에서 태화강 수질개선과 생태계 복원 사례를 발표한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이번 워크숍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환경부, 대학교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이 대거 참가해 수질오염을 겪는 인도네시아의 하천 생태계 복원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다. 이 박사는 주제발표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국비와 시비 등 총 9723억원을 들여 추진한 태화강 생태계 복원사업 과정을 설명한다. 환경정화 운동 과정에서 진행된 시민과 기업의 참여 및 역할도 강조할 예정이다. 울산 태화강은 1960년대부터 진행된 급속한 산업·도심화 부작용으로 2000년대 초까지 심각한 악취와 물고기 떼죽음 등 수질오염을 겪었다. 이후 울산시는 오염물질 유입 차단, 하수처리장 확충, 퇴적 오니 준설, 하천용수 확보 등 복원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태화강 수질은 1996년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 11.3의 6등급에서 2007년부터 BOD 2.0 이하 1등급으로 개선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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