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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균관서 펴낸 설차례상 차림법·차례예법 소개

    ◎성균관서 펴낸 설차례상 차림법·차례예법 소개/도리와 분수에 맞게 진설을/상차림법/총다섯줄에 어동육서·홍동백서 순/차례예법/기제사와 달리 단헌… 남 2배·여 4배 온 가족이 모여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설날 차례예법은 지방과 가문에 따라 각기 다르게 지켜져 왔다.그러나 차례의 본뜻은 사소한 형식보다는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을 모으는데 있다.한국전례연구원 김득중원장은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면서 분수에 맞는 상차림을 할것을 권한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차례를 지낼수는 없는 일.성균관에서 통일예절로 펴낸 설차례상 차림법과 차례예법을 소개한다. 차례지낼때 여성이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 있는 경우가 있으나 남녀 자손이 모두 차례에 참여하는 것이 전통예법에 맞다. ▷상차림법◁ 큰방(거실·대청)의 북쪽을 향해 상을 놓는다.위패(신주 지방 사진중 하나)는 제일 높은 웃대 조상을 서쪽으로 해 동쪽으로 갈수록 낮은대 조상을 모신다.각 대별로 서쪽에는 남자조상(고위),동쪽에는 여자조상(비위)을모신다. ▲제1열…신위 앞쪽에 메(밥)와 갱(국)을 올리는데 정월차례에는 떡국으로 대신한다.시접(수저담아두는 그릇)과 잔반(잔과 술잔받침대)은 양쪽 떡국 사이에 둔다. ▲제2열…서에서 동으로 육탕 봉탕(닭) 어탕의 순으로 놓는데 합탕을 해도 된다.탕의 왼쪽에 국수,오른쪽에 떡을 올린다. ▲제3열…3자,즉 육적(고기) 봉적(닭) 소적(두부)을 올리는데 3적 왼쪽에 육전,오른쪽에 생선전을 진설한다.이때 배열위치는 어동육서로,생선은 동쪽,고기는 서쪽에 두되 생선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게 한다. ▲제4열…왼쪽에 포,오른쪽에 식혜(건더기만)를 진설한다.그사이에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등 3색 채소와 간장,나박김치의 순으로 올린다.이때 나박김치는 희게 만들어야 한다. 제주의 앞줄인 제5열에는 과일과 과자를 놓되 홍동백서의 원칙으로 왼쪽에서부터 밤 배 다식 약과 귤 사과 감 대추순으로 차린다.(이 상차림은 최대한의 차림이므로 형편에 맞추어 줄여도 된다) ▷차례지내는법◁ 명절제사는 기제사와 달리 직계조상 모두를 합사해 지낸다.기제사는 술을 3번올리는 삼헌이지만 차례는 술을 한번올리는 단헌이다. ①상차림법(진설도 참조)에 따라 제상위에 먼저 제5열 제4열 제1열(떡국제외)의 음식과 주가·소탁·향안을 차린뒤 신위를 중심으로 동쪽에는 남자 자손이,서쪽에는 여자 자손들이 자리한다. ②제주가 향안앞에 나가 읍하고 꿇어앉아 향을 3번 사르고 재배한다. ③제주와 동서의 집사가 향안앞에 꿇어앉고 서집사가 강신잔반을 제주에게 주면 동집사가 술을 따른다.제주가 잔을 집어 모사그릇(모래 담은 그릇)에 3번에 나누어 비운뒤 잔반을 서집사에게 주고 모두 일어난다.제주가 재배한뒤 원자리로 물러나 선다.집사는 친척중 연세가 든 분이 맡는다. ④자리한 사람 모두 절한다.이때 남자는 재배,여자는 4배한다.절할때 손의 위치는 남자는 왼손을 위로,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한다. ⑤제3열과 제2열의 음식 및 떡국을 모두 차린다. ⑥제주가 향안앞에 나가 읍하고 주전자의 술을 웃대 조상부터 차례로 제상위의 술잔에 가득히 따른뒤 향안앞 자리위 동쪽에서 복쪽을 향해 선다. ⑦주부가 향안앞에나가 몸을 굽혀 예를 한뒤 웃대조상부터 차례로 숟가락을 떡국 그릇에 꽂고 젓가락을 시접위에 걸쳐놓고 향안앞 자리위 서쪽에서 북을 향해 선다. ⑧제주는 재배,주부는 4배하고 모두 7∼8분간 공수를 하고 서있는다. ⑨주부가 향안앞에 나가 허리를 굽혀 예를 하고 웃대조상부터 차례로 숟가락을 떡국그릇에서 뽑아 시접에 담고 젓가락도 내려 시접에 담는다.이때 젓가락을 여기저기 제수위에 걸쳐놓지 않아야 한다. 모두 절을 한다. 신주는 사당으로 모시고 지방이면 떼어내고 사진이면 원자리로 모신다.제주는 향안앞에 꿇어앉아 지방을 태워 재를 향로에 담는다. 제상위에서 제수를 내리고 모든 제기구를 본래의 자리에 잘 보관한다.
  • 신정/한복 맵시로 정초 분위기 만끽

    ◎떡국·산적 등 맛깔스런 우리음식 준비/다과대접땐 비스킷보다 한과가 제격/남/대님은 안쪽 복숭아뼈 위서 2번 돌려매/여/속옷 갖춰서 입고 토털패션 연출이 제멋 새해 1월은 양력설과 음력설(22일)이 함께 들어있어 새해를 맞는 설렘과 함께 친지방문,찾아오는 손님맞이로 주부들에겐 바쁜 달이 될것 같다.알뜰하면서도 격조있는 상차림,예절바른 한복맵시로 바쁜 가운데서도 즐거운 정초분위기를 느껴보자. ▷상차림◁ 우리 어머니들은 한꺼번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와도 빠른 시간내 음식을 내는 지혜를 발휘하곤 했는데 한과와 차등 다과와 만두 흰떡 육수등을 미리미리 준비해두었기 때문이다. 요리연구가 한정혜씨(한정혜요리학원장)는 『정초 손님들은 여러곳을 들러 음식을 대접받고 오는 경우가 많아 과다한 상차림보다는 떡국과 쇠고기 산적,알맞게 익은 김장김치정도를 식사상으로 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한정혜원장의 도움말로 손님들이 갑자기 방문해도 당황하지 않고 준비하는,경제적인 상차림 요령을 알아본다. □떡국…설명절의 대표적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미리 준비해 둘 육수는 값비싼 소고기보다는 큼직한 닭고기를 통째 오래 삶아 이용하는 것이 좋다.삶은후 국물은 가재(면보)를 깐 체에 받혀야 기름이 뜨는 것을 방지할 수있다.고명으로는 삶아진 닭고기를 찢어놓고 알지단과 소금물에 데친 당근을 채친뒤 랩으로 씌어 놓는다.또 푸른색을 내기위해 파대신 미나리를 썰어놓고 음식낼때 살짝 데쳐내면 갖가지 고운 색깔의 맛깔스러움을 연출할 있다. □쇠고기 산적…작은 꼬챙이에 두께3㎜,넓이1∼1·5㎝,길이6㎝정도로 썬 소고기와 쪽파 당근,표고나 느타리버섯을 끼워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손님방문시 준비해둔 양념에 묻혀 구워낸다.양념(소고기 6백g당)은 간장4큰술,설탕2∼3큰술,청주2큰술에 마늘·파 다진것,깨소금 참기름 후추를 적당히 쳐서 만든다. 요구르트드레싱을 준비해 야채샐러드를 내놓아도 육류음식과 조화돼 별미다.양상치는 값이 비싸므로 재래상치와 깻잎,큰파 채친것,배추속,오이등 값싼 우리야채를 내는 것도 좋다. 요구르트드레싱을 만들때는 샐러드기름과 토마토 케첩·요구르트를 각각 3큰술,1작은술 넣고 식초(2큰술)와 양파간것(1큰술),꿀(2분의1작은술)을 섞은뒤 거품기로 젓고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먹기 직전 흔들어서 야채위에 뿌린다. 다과대접을 할때 비스켓,커피등을 내놓으면 성의가 없어 보이므로 쉽게 만들수있는 매작·약과같은 한과와 수정과·유자·모과차등 우리고유의 차를 내는 것이 좋다.특히 모과차는 사기주전자나 파이렉스주전자에 40분정도 팔팔 끓이면 아주 고운 분홍빛이 우러나온다.여기에 잣을 몇개 띄우면 멋스런 식탁분위기엔 그만이다. ▷한복입기◁ 몇해전만 해도 4계절용 한복이 인기였으나 요즘은 계절에 따라 맞춰입는 추세가 강하다.설명절에는 친지방문등 예의를 갖춰야 할 자리에 주로 나가므로 초록색 다홍색등 고전적색깔과 잉크색 군청·회색 녹두색등 중간색계통의 아래위 다른색 배열색상으로 입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복은 평시에는 거의 입지 않아 자칫 잘못입으면 맵시가 나지 않을 뿐더러 우스운 꼴이 되기 쉽다.요즘에는 고름 허리끈 대님을 각각 매듭단추 벨트 단추로 처리,전통한복의 불편함을 없애거나 양장 모양을 딴 개량한복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한복연구가 이리자씨는 『명절때만이라도 개량한복보다는 전통한복을 입어 우리의 옷을 정확하게 입는 법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한다. 이리자씨의 도움말로 한복 맵시있게 입는 법을 소개한다. 성묘나 세배,민속놀이의 활동량과 맵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자한복의 경우 속버선 속바지 속적삼등 속옷을 잘 갖춰 입어야 된다.두루마기는 남녀 모두 갖춰 입어야 하는 옷인데 특히 남성들은 동저고리나 마고자차림으로 밖에 나다니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방한용인 여성의 두루마기와 달리 남자두루마기는 의례용이므로 실내에서 손님을 맞을 때도 두루마기를 벗지 않아야 한다. 여자한복의 경우 안에 페티코트를 입어 지나치게 치마를 부풀리는 것은 설에는 어울리지 않는 차림.속바지­속치마를 입되 속치마의 길이는 치마보다 2∼3㎝정도 짧게,치마는 걸었을때 버선코가 보일듯 말듯한 길이로 해서 뒤쪽에서 20㎝정도 겹쳐지도록 입어야 속치마가 보이지 않는다.남자한복은 바지허리와 대님 매는 법이 어렵다.허리는 오른쪽 사폭을 왼쪽으로 접은뒤 바지가 풍성한 멋이 있도록 볼륨을 조절한뒤 허리끈을 돌려맨다.대님은 작은 사폭 시접선을 복숭아뼈 안쪽에다 맞춰서 바짓단을 밖으로 한바퀴 돌려 제자리에 오게한 후 대님한쪽을 복숭아뼈 안쪽에 대고 옷고름매듯이 고를 진다음 두번 돌려 맨다.대님의 길이는 6∼7㎝가 적당하다. 하얀 목도리를 하면 중후한 멋이 한결 살아나는데 이때 두루마기 겉으로 목도리를 내지말고 하얀 동정의 멋스러움을 살리도록 한다. 이밖에 여성은 옛날 여인네들이 겨울철 외출시 사용한 조바위,아얌등 머리장식과 비단신 갖신 고무신등 토털패션을 연출해야 제멋이 난다.아이들도 운혜(여아)태사혜(남아)등의 정통신발을 갖춰주는데 동대문 남대문시장등 한복전문상가에 가면 8천∼2만원선에 구입할 수있다.그러나 성인남자는 구두를 신어야 어울린다.
  • 가래떡 별미간식 만들기

    ◎노랗게 튀겨 설탕 입힌후 땅콩가루 뿌려/흰떡탕/돼지고기·표고버석등 혼합… 참기름 양념/떡잡채 가래떡은 정월식단에서 빼놓을수 없는 식품·얄팍하게 썰어 설날 떡국을 끓여 먹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외에도 찜·복음·꼬치등에 다양하게응용할 수 있다. ▷떡양념구이◁ 가래떡 5백g콩기름2큰술 간장 파다진것 각1큰술 참기름 마늘다진것 깨소금 각1작은술 고춧가루 후추 약간 ①떡을3∼4cm길이로 썬후 가로·세로로 잔칼집을 넣어 놓는다.②파 마늘 고춧가루 간장 개소금 참기름 후춧가루를 혼합해 양념장을 만든다.③떡에 양념장을 조금씩 바른 후 프라이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낸다. ▷흰떡탕◁ 가래떡 3백g설탕5큰술 땅콩다진것 2큰술 검은깨1큰술 콩기름1컵①가래떡을 어슷하게 3cm길이로 썰어 프라이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익혀낸다.②프라이팬에 콩기름 1큰술을넣고 설탕을 넣어 녹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떡을 넣어 설탕옷을 입힌후 검은깨와 땅콩가루를 뿌려 그릇에 담아낸다. ▷떡잡채◁가래떡 3백g 돼지고기 고사리 당근 각50g실파30g표고버섯3장 붉은고추1개 마늘다진것 깨소금 설탕 소금 참기름 각1작은술간장1큰술 콩기름2큰술 후추 약간 ①가래떡을 6cm길이로 썰어 소독저 굵기로 채썬 후 냉수에 담가두었다가 건져 놓는다.②돼지고기는 결대로 채썰어 마늘 후추 가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으로양념한다.③표고버섯은 불려 꼭지를 떠어 채썰고 고사리는 5cm길이로 썰어 간장 마늘 설탕 후추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한다.④당근 실파 붉은 고추는 5cm길이로 채썬다.⑤프라이팬에 콩기름을 두르고돼지고기를 볶다가 표고버섯 고사리 당근 가래떡 붉은 고추순으로 넣고 볶아 소금 설탕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해 실파를 넣고 볶아 낸다.
  • 노인대학 8학군/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대학교수인 ㄹ씨가 최근에 경험한 일이다. 처가쪽 노부모를 서울의 외곽도시에 모셔놓고 1주일에 한번씩 보살펴 드리던 ㄹ씨 부부는 심각해지는 교통체증 때문에 부득이 노인들을 서울로 모셔오게 되었다. 양재동에서 자가운전으로 30분이면 가뵐 수 있었던 초기의 사정과 달라 너무 불안했기 때문에 가까이 모셔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터발도 있고 마당도 널찍하게 자리잡았던 외곽도시의 집을 처분하고 서울로 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13평짜리 아파트만 해도 시골집을 처분한 것의 6배는 요구하는데,먼젓집 규모에 비하면 몇십분의 일도 안되는 옹색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었다. 그 엄청난 집값의 차이에 불평을 ㄹ교수가 했더니 복덕방 사람 대답이 개구일성. 『이거 왜 이러십니까. 노인대학에도 8학군 있는거 모르십니까?』하더라는 것이다. 고약하도록 순발력이 있는 복덕방 사람들의 입담에 질려 아무소리 못한 채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여 그 조그만 아파트를 장만하시게 하고 집손질을 시작했다. 노인들이시므로 구공탄구조를 바꿔 가스연료의난방으로 꾸미고 도배로 했다. 그러자 작지만 분통같이 뽀얗고 앙징스런 새살림 공간이 생겨났다. 이렇게 면모가 일신된 아파트를 이웃집 사람들이 오다가다 둘러보더니 한사람이 ㄹ씨에게 물었다. 『신혼부부가 오나 보죠?』 그래서 ㄹ씨는 『신혼은요,노인들께서 살림하실 집인데요』 하고 대답했더니 이웃사람은 냉큼 받아서, 『아하,노인대학에서 만난 분들이구나…』하는 것이었다. 이때야 비로소 ㄹ교수는 복덕방이 내세우던 「노인대학 8학군론」이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은 벌써 그렇게 되었나 하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현실은 의식의 변화보다 눈부시게 앞장서서 가게 마련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감했노라고 그는 말했다. 노인이 되면 전원생활을 하며 모든 욕심에서 초월하여 대범하고 체념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경노사상을 고유의 미덕으로 삼은 우리가 마음속에 그리는 「좋은 노년」의 상징 그림도 대체로 그렇다. 그러나 실제로 노인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은 반드시 그런것도 아니다. 여류화가 C씨는 연만한 어머니를 최근까지 모시고 살았다. 그 노모께서 70대이실때에도 당신의 연세를 「만」으로 대곤 하셔서 C씨와 함께 우리는 화제로 삼은 적이 있다. 옛날식 할머니일 뿐이신 일흔살이 넘은 노인이 나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시려고 「만」으로 대신다는 사실이 노인의 응석같아서 우습고 귀여웠었다. 그런 섬세함이,빼어난 화가 따님을 두게 할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이 그러셨던 심경을 이해할 것같은 느낌이다. 젊을 때에는 자기 나이에 대범하고 후하다. 그러나 나이들수록 점점 인색해져서 달까지도 따져보고 싶게 되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는 「떡국」으로 나이를 먹는 우리풍속은,생일을 중심으로 개월수까지 따지는 서양에 비해 섬세하지 못하고 사람들 마음을 조금 억울하게 만드는 것같다. 게다가 설을 쇠면서 다같이 「1살」을 먹으니까 집단정서가 형성된다. 나이먹기에 관한한 우리는 전체주의적 방식인 셈이다. 그래서 세밑이 되면 공연히 더 서글프고 처량해진다. 「나이듦」의 허무함을 집단으로 경험하느라고 감정이 더 증폭되기 때문이다. 화가 C씨의 자당처럼 자기나이를 죽을때까지 만으로 따지는 일이 보편화하면 「집단서글픔증」이 조금은 희석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우리사회는 경노사상이라고 하는 약간 위선적인 사상을 빙자하여 오히려 노인께 가혹한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노인이 되어도 인간적인 욕구나 관심은 얼마든지 뜨겁게 남아 있다는 것을 거의 인정하지 않고 점잖아지기를 은근히 강요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근 운전면허를 관장하는 한 관청에서는 운전면허를 가질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80살에서 끊기로 하는 논의를 벌인적이 있었다. 그 소식을 신문에서 접한 60대 중반의 문필인 ㅈ씨에게서 항의전화가 있었다. 운전면허 같은 것은 일종의 종신성을 띤 것이어야지 그것에 상한선이 왜 필요한거냐고 따지는 말이었다. 그분 논리인즉 노인들은 스스로가 어떤 계기를 만나 운전을 안하게 될 것인즉,그때가 운전이 끝날 시기일 것이며 그것은 사람마다 조금씩 시차가 있을 터인데 상한선을 정해놓을 필요가 없다는것이다. 『내 스스로 80살이 되기전에 운전을 안할날이 올 것이 더 분명한 일이지만 그래도 늙었다는 이유로 운전면허를 뺏길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보는 일은 매우 두렵고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92살먹은 노인이 면허를 취소당한 사실이 해외토픽으로 들어온 것은 그와 비슷한 시기였다. 그가 면허를 뺏긴 이유는 「92살」이라는 나이 때문이 아니고 「너무 늦게 달려서」 질서를 방해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보도되었다. 92살이라도 속력을 적응시켜 운전할 수 있으면 면허를 뺏기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것도 실질적인 「경노」다. 정년퇴직하고 부인을 앞세운 교장선생이 노년을 비관하고 고층아파트서 투신한 일이 얼마전에 있었다. 「점잖은 교육자」의 겉체면에서 자유로워져서 「8학군 노인대학」에라도 다니며 친교의 인생을 즐길 수 있었다면 비극은 모면했을지도 모른다. 떡국으로 나이를 먹는 설쇠기를 앞두고 자꾸만 쓸쓸해지는 이웃들을 위해 진정한 경노의 덕담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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