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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자 이명박 대선후보 시절 한 시민이 했던 날카로운 질문

    피의자 이명박 대선후보 시절 한 시민이 했던 날카로운 질문

    손석희 앵커가 13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통해 2007년 자신이 진행했던 MBC ‘100분 토론’을 언급했다.손 앵커는 이날 “2007년 대선 후보 검증 토론(10월 11일)을 기억한다”면서 “이명박 후보는 대선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제가 진행하던 토론에 나왔고, 그는 예의 컴도저론을 내세우면서 자신만만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어느 시민의 날카로운 질문을 소개했다. 그 시민은 이명박 후보의 수많은 전과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미 수차례 법을 위반했는데…법과 질서를 시민에게만 엄격하게 요구하는 건 아닌지?”라고 물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하여간 연구를 많이 하고 오신 것 같습니다”라며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으로 피의자 신분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손석희 앵커는 “그가 재임 시 늘 부르짖었던 ‘국격’을 떠올리면 그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국격은 또다시 땅에 떨어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돌이켜보면 전직 대통령들의 포토라인 출두는 그 자신들에게는 비극이었지만 공화국에는 대부분 진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격을 외치던 전직 대통령이 그 자신이 스무 가지에 가까운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면서 국격의 진보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아이러니…이제 그는 또다시 스무개에 가까운 혐의점에 대해서 이번에는 정면으로 대답해야 할 시간이 왔고, 그 결과를 지켜볼 것입니다”라고 맺었다. 그러면서 이 과정들은 “세상이 ‘각하’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언론의 미투 보도 탓에 전직 대통령의 더 커다란 범죄가 가려져 ‘각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 한 팟캐스트 진행자의 발언처럼 세상은 그가 이야기하는 ‘각하’를 잊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지금, 이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어른이 되면 우리는 자신이 아이였던 적이 없는 것처럼 군다. 아이는 보통 미성숙의 대명사로 여겨지니까. 그런데 한 선지자는 다음과 같이 설파한다. “어떻게 하여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 (니체가 쓴) 자라투스트라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정신은 세 단계를 거쳐 성숙한다. 첫 번째 단계 - 낙타가 상징하는 ‘인내의 의무’, 두 번째 단계 - 사자가 상징하는 ‘자유의 탈환’, 세 번째 단계 - 아이가 상징하는 ‘긍정의 창조’. 낙타와 사자 같은 어른이 될수록 정신은 퇴보한다는 것이 자라투스트라의 가르침이다. 그러니까 “새로운 출발, 놀이,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인 아이였을 때, 어쩌면 우리의 정신은 가장 성숙했을지도 모를 일이다.그런 점에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중심인물이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플로리다 디즈니월드의 맞은편에 있는 모텔인 ‘매직 캐슬’에 산다. 가난 탓에 정착할 집을 구할 수 없어서다. 실제로 여기에는 관광객이 아니라 주 단위로 모텔 숙박비를 내면서 사는 빈곤층이 많다. 숀 베이커 감독은 그들과 오래 교류하며 영화를 만들 준비를 했고, “디즈니월드 맞은편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계기”를 아이의 시각에서 풀어놨다. 그 주인공이 여섯 살 소녀 무니(브루클린 프린스)다. 그녀는 자기처럼 모텔에 사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장난을 치는 말괄량이다. 무니만 떴다 하면 그곳은 금세 왁자지껄해진다.그러나 무니는 속 깊은 아이기도 하다. 그녀는 “난 어른들이 울기 직전에 어떤 표정을 하는지 알아”, “내가 이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는 쓰러졌는데도 계속 자라나기 때문이야”라고 이야기한다. 가만 따지고 보면 무니의 생활환경은 최악에 가깝다. 엄마 핼리(브리아 비나이트)가 딸을 사랑하지만 제대로 돌봐 주지는 못해서다. 방세는 밀리기 일쑤고 음식은 구호물자에 의존한다. 무니는 분명 척박한 땅에서 자라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가 사는 ‘마법의 성’에 아예 마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아이들을 따뜻하게 챙기는 모텔 매니저인 보비(윌렘 대포)의 모습이 그렇다. 덕분에 무니도 잘 자라고 있다. 한데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위대한 마법은 무니를 비롯한 아이들이 부린다. 그네들은 디즈니월드 맞은편 모텔촌의 너절한 분위기를 단숨에 생동감 넘치게 바꾼다. 아이들의 존재로 인해 이곳은 디즈니월드보다 더 환상적인 장소로 변모하는 것이다. 아이를 주제로 삼아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창조의 유희를 위해서는 성스러운 긍정이 필요하다. 이제 정신은 자신의 의지를 원하고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되찾는다.” 이런 것이 아이의 정신이 실현하는 ‘긍정의 창조’다. 다시 말해 어른이 돼서도 우리는 자신이 아이였던 시절을 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종로, 내일 어천절 대제전

    서울 종로구는 15일 사직단 내 단군성전에서 단군을 기리는 단기 4351년 어천절(御天節) 대제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어천절은 단군왕검이 새로 땅을 열어 125년 동안 가르치고 왕의 자리에 올라 93년 동안 은덕을 베푼 후 수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음을 경축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행사는 식전 전통 행사로 사직풍물패 공연에 이어 제례봉행이 진행되고 합창공연 ‘아리랑’, 특별강연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단군성전과 황학정 일대에서 제례의식, 국궁, 택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국정농단 수사’ 검찰의 창 vs BBK 특검 막았던 변호인단 방패

    변호인단 강훈·박명환 등 4인 체제 MB, 어제 변호인단과 예행연습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쳐간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는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들어선다. 검찰은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서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직권남용 등 10여개의 혐의를 집중 추궁한다. 이 전 대통령 측도 만만치 않은 방어막을 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마주하는 ‘창’은 송경호(48·사법연수원 29기) 특수2부장과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 그리고 이복현(46·32기) 특수2부 부부장이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및 민간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해 온 송 부장검사는 대검 연구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수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쳐 온 ‘특수통’이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 및 경영 비리를 중점적으로 캐물을 신 부장검사 역시 2010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끌었던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아 왔다. 두 부장검사가 교대로 신문을 진행하는 동안 이 부부장은 조서 작성을 전담한다. 이 부부장 역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특히 검찰 선배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시킨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이번 수사 지휘 라인인 윤석열(58·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4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한 박영수 특검에서부터 호흡을 맞춰 왔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을 두 차례나 재판에 넘긴 이들은 이제 이 전 대통령을 상대한다. 검찰 공세에 맞서는 이 전 대통령의 ‘방패’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의 강훈(64·14기) 변호사가 선봉으로 나선다.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 강 변호사는 2007~2008년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및 BBK 검찰 및 특검 수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으로 방어해 낸 적이 있다. 당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75·8기) 변호사가 주축에 설 예정이었지만 대한변호사협회가 BBK 수사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정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수임하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며 후방 지원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아인 출신의 피영현(48·33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바른 출신의 김병철(43·39기), 박명환(48·32기) 변호사까지 네 명이 검찰 조사에 입회한다. 실제 조사실에는 강 변호사를 포함해 1~2명씩 번갈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막판 합류한 박 변호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MB연대’ 대표로 활동했고 청와대 참모를 역임했다. 이 전 대통령은 13일 자택에 머물며 변호인단과 함께 마지막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추후 재판이 진행되면 변호사를 추가 선임해 화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취재진에게 “대통령은 전 재산을 사회 환원했다. 변호인단은 매우 큰 돈이 들어가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국정농단 수사’ 검찰의 창 vs BBK 특검 막았던 변호인단 방패

    판사 출신 강훈 변호인단 ‘선봉’MB, 어제 변호인단과 예행연습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쳐간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는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들어선다. 검찰은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서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직권남용 등 10여개의 혐의를 집중 추궁한다. 이 전 대통령 측도 만만치 않은 방어막을 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마주하는 ‘창’은 송경호(48·사법연수원 29기) 특수2부장과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 그리고 이복현(46·32기) 특수2부 부부장이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및 민간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해 온 송 부장검사는 대검 연구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수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쳐 온 ‘특수통’이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 및 경영 비리를 중점적으로 캐물을 신 부장검사 역시 2010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끌었던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아 왔다. 두 부장검사가 교대로 신문을 진행하는 동안 이 부부장은 조서 작성을 전담한다. 이 부부장 역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특히 검찰 선배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시킨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이번 수사 지휘 라인인 윤석열(58·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4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한 박영수 특검에서부터 호흡을 맞춰 왔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을 두 차례나 재판에 넘긴 이들은 이제 이 전 대통령을 상대한다.  검찰 공세에 맞서는 이 전 대통령의 ‘방패’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의 강훈(64·14기) 변호사가 선봉으로 나선다.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 강 변호사는 2007~2008년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및 BBK 검찰 및 특검 수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으로 방어해 낸 적이 있다. 당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75·8기) 변호사가 주축에 설 예정이었지만 대한변호사협회가 BBK 수사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정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수임하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며 후방 지원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아인 출신의 피영현(48·33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바른 출신의 김병철(43·39기), 박명환(48·32기) 변호사까지 네 명이 검찰 조사에 입회한다. 실제 조사실에는 강 변호사를 포함해 1~2명씩 번갈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막판 합류한 박 변호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MB연대’ 대표로 활동했고 청와대 참모를 역임했다. 이 전 대통령은 13일 자택에 머물며 변호인단과 함께 마지막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추후 재판이 진행되면 변호사를 추가 선임해 화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취재진에게 “대통령은 전 재산을 사회 환원했다. 변호인단은 매우 큰 돈이 들어가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초강력 땅 속 불기둥, 작업 중 인부 명중

    초강력 땅 속 불기둥, 작업 중 인부 명중

    지난 1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땅 속 불기둥’이 사다리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를 향해 폭발하는 놀라운 순간의 영상을 AT5 등 여러 외신이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금요일 아침 매우 평범해 보이는 암스테르담 어느 거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거리엔 몇몇 보행자들만이 길을 걷고 있었다. 피터(Pieter)와 그의 동료 한 명이 도로가에 입주된 카페테리아 보수 공사를 하기 위해 사다리를 설치하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공개한 영상 초반부에는 길바닥이 살짝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곧 하얀 연기가 땅 속에서 서서히 올라오더니 갑자기 검은색 연기가 치솟으며 엄청난 불기둥이 사다리 위에 있던 남성을 그대로 가격한다. 이 충격으로 사다리 위 남성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피터는 “동료와 사다리를 설치하고 작업 중에 있었는데 바닥에서 ‘쉿’ 소리가 들리더니 연기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며 지하에 뭔가 가연성 물질이 있지 않았나 의심된다고 말했다. 관계 기관이 곧 화염 발생 원인을 조사했다. 원인은 지하 전기 케이블의 불꽃으로 인한 연쇄반응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 지역 많은 가구들이 전기 사용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사진 영상=Viraleava/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유명 아치모양 아르헨 빙하, 아무도 모르게 붕괴

    유명 아치모양 아르헨 빙하, 아무도 모르게 붕괴

    무너지는 게 부끄러웠던 것일까, 자연의 얄궂은 장난이었던 것일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가 웅장한 자연붕괴를 시작했다. 페리토 모레노엔 수천 관광객이 몰렸지만 '얼음 예술'로 불리는 붕괴를 본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약을 올리듯 붕괴가 예측시간을 살짝 비껴난 탓이다. 페리토 모레노의 빙하 붕괴가 예고된 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이다. 페리토 모레노 국립공원은 빙하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걸 확인했다. 매번 페리토 모레노 빙하가 붕괴되기 전 포착되는 신호탄 현상이다. 공원 측은 "지난 수주간 부분적인 붕괴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메인 붕괴가 임박한 게 분명하다"면서 그 시기를 12일로 예상했다. 붕괴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페리토 모레노 빙하공원엔 관광객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현지 언론은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이 최소한 70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페리토 모레노 국립공원은 당장 11일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물론 D데이는 12일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이 자연에겐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메인 붕괴는 11일 밤 10시40분쯤 발생했다. 공원이 문을 닫는 시간대라 지켜보는 관광객은 단 1명도 없었다. 빙하에서 얼음이 쩍쩍 갈라지며 떨어져나가는 '얼음 예술'은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된 셈이다. 관광객들은 땅을 쳤다. 소식을 듣고 브라질에서 건너왔다는 한 관광객은 "작정하고 달려 왔는데 장관을 놓쳐버려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페리토 모레노는 남극과 북극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큰 얼음 왕국이다. 높이 60m, 길이 30㎞ 규모의 빙하 면적은 무려 250km2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맞먹는다. 사진=크로니카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씨줄날줄] 판문점 정상회담/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판문점 정상회담/황성기 논설위원

    서울에서 서북쪽으로 62㎞, 평양에서 남쪽으로 212㎞ 지점에 있는 판문점. 우리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북한으로 치면 개성직할시 판문군 판문점에 있다. 북한과 미국의 5월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청와대는 “유력한 후보의 하나”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오려면 직항 항로로 1만 3122㎞를 날아와야 한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마저 판문점에서 개최되면 분단과 정전 체제의 상징에서 평화 지대로 바뀌는 금세기 최고 격동의 땅이 된다.판문점 공식 명칭은 공동경비구역(JSA)이다.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상에 동서 800m, 남북 400m의 정방형 지역을 설정하고 유엔군과 북한군이 공동으로 경비해 온 구역이다. 하지만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이 가지치기를 하던 유엔군에게 도끼를 휘둘러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 분할 경비로 바뀌었다. 판문점은 남북 공동지역과 남측, 북측 지역 등 3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 측 ‘평화의 집’으로 결정돼 있다. 판문점에서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난다면 극적인 효과를 더하기 위해 정전회담장이나 북측 통일각에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판문점을 찾지 않은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트럼프가 유일하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안개가 끼어 헬기를 띄우지 못해 판문점 방문을 직전에 취소했다. 그래도 판문점행을 강행하려던 것을 비서진이 만류하자 트럼프가 “다음에 꼭 가고 싶다”고 한 만큼 판문점 개최설은 더욱 힘을 얻는다. 판문점 관광은 외국인에겐 유엔군사령부가 지정하는 여행사를 통하면 비교적 자유롭다. 일·월요일을 빼고 주 5일씩 한 해 6000명 정도의 외국인이 판문점을 찾고 있지만 우리 국민에겐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지난해 5월까지 40명 이상 단체는 관계기관에 신청, 신원조회 과정을 거치면 3~4개월 만에 판문점에 갈 수 있었다. 지금은 그조차 어려워져 “미국보다 더 가기 어려운 게 판문점”이라는 자조마저 있다. 게다가 남북 회담이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관광이 돌연 취소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직원에서 통산 50차례 넘게 판문점을 찾은 전문가로 변신해 ‘판문점 리포트’라는 책도 써낸 DMZ 관광의 장승재 대표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1976년 이전처럼 공동경비를 하며, 생기가 도는 시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생태 돋보기] 코스타리카를 들여다보며/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코스타리카를 들여다보며/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코스타리카는 중미의 작은 나라다. 스페인어로 ‘풍요로운 해안’이란 뜻이다. 스페인 원정대가 상륙했을 때 원주민들이 금으로 치장하고 있어 붙여졌다고 한다. 실상은 금이 나오지 않아 원정대가 얻을 것은 거의 없었다. 그 덕분에 중남미 식민지 국가 가운데 수탈이 가장 적은 국가가 됐다. 인근 파나마만 가도 스페인식 웅장한 건물들이 꽤 있지만 코스타리카에는 그런 건축물을 찾기가 어렵다. 오죽했으면 독립 사실을 중미의 독립전쟁이 끝나고 약 한 달 만에야 알게 됐을까?홀대받던 코스타리카는 현재 중남미에서 가장 안전하고 잘살며 생물다양성이란 말이 나오면 자연스레 연상될 정도로 자연이 잘 보전돼 있다. 지폐에는 상어·벌새·원숭이 등 여러 생물들이 그려져 있다. 국토의 25%가 국립공원 등 자연보호지역으로 그 비율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다. 2005년 이후 벌채가 거의 사라진 자연부국이다. 이를 이용한 생태와 관광산업은 중요한 일자리다. 밀림에선 야생 돼지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한가로이 떨어진 나무열매를 주워 먹는다. 새며 나비며 주변에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 해설사들이 있다. 동물원의 늙은 사자 거처를 옮기는 것도 TV뉴스에 나올 정도로 일반인들 관심이 높다. 지난해 코스타리카를 방문했을 때 독일의 아마추어 탐조팀들이 쌍안경을 메고 숲길을 걷는 것을 봤다. 그들에게 물어보니 이 지역 새를 보기 위해 약 2주간 머문다고 한다. 이외에도 생물과 생태 연구를 위해 선진국에서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는 등 국가 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이익은 사람과 자연 보전에 쓰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생물자원이 해외로 무단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까다로운 장치들도 구축했다. 협력을 통해 얻은 유전자 일부도 법적 해석이 있어야만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며 동아시아·호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적 위치에 있다. 새들은 매 계절마다 먼 길을 여행하는데 우리나라 갯벌에서 한껏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떠난다. 국토의 70% 정도는 구릉을 포함한 산악지역이며, 북방계통 생물들과 남방계통 생물들이 만나는 매우 중요한 반도 지형이다. 천혜 자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건 어떨까? 우리에게도 생태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생물과 생태로 향하는 시점이다. 코스타리카대학 캠퍼스 내에는 나무늘보가 살고 있다. 느리기도 하고 보기도 쉽지 않지만 일부러 찾는 이도 드물다. 그저 그렇게 자유롭게 서로의 영역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이 땅과 물과 하늘을 우리가 많은 생물들과 서로 공유하며 살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를 코스타리카 사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압록강 서북쪽 ‘철령’은 요동… 일제때 함경남도 안변이라 우겼다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압록강 서북쪽 ‘철령’은 요동… 일제때 함경남도 안변이라 우겼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사가 암기과목이 된 유일한 국가일 것이다. 국정·검인정을 막론하고 교과서에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많으니 따지지 말고 외우는 것이 점수 잘 맞는 유일한 방법이 됐다. 철령의 위치도 그중 하나다. 고려 우왕 14년(1388) 명나라에서 철령위(鐵嶺衛)를 설치한 것은 한국사의 줄기를 바꿔 놓았다. 이에 반발한 우왕과 최영이 요동정벌군을 북상시켰는데,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해 조선을 개창했기 때문이다. 조선 개창의 계기가 된 철령위에 대해서 현재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고려 후기 명나라가 안변(安邊), 곧 철령 이북의 땅에 설치하고자 했던 직할지”라고 설명하고 있고 국정·검인정 교과서도 이를 따르고 있다. 명나라가 철령위를 설치한 곳이 함경남도 안변이란 것이다. 철령위를 설치한 곳은 동쪽인 함경남도 안변인데, 정작 고려군사는 왜 동쪽이 아니라 북쪽인 요동으로 향했을까? 앞뒤가 안 맞으니 따지지 말고 외우는 수밖에 없다. ●철령 두고 다투는 주원장과 고려 우왕 철령은 명나라의 정사인 ‘명사’(明史)에 다수 나온다. ‘명사’ ‘조선열전’은 철령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보다 앞서 원나라 말기에 요심(遼瀋:요양과 심양)에서 병란(兵亂)이 일어나자 백성들이 난을 피해 고려로 이사했다. 황제(명 태조 주원장)가 고려의 말을 사는 기회에 수색령을 내리자 요심 백성 300여호가 돌아왔다.”(‘명사’ ‘조선열전’) 원나라 말기 요령성 일대에서 병란이 일어나자 백성들이 고려로 이주하면서 철령의 귀속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시작부터 요령성에서 발생한 이야기지 함경남도에서 발생한 이야기가 아니다. 명 태조 주원장은 홍무(洪武) 20년(1387) 12월 우왕에게 국서를 보내 이렇게 통보했다. “철령 북쪽과 동서의 땅은 예부터 (원나라) 개원로(開元路)에 속해 있었으니 (명나라) 요동에서 다스리게 하고, 철령 남쪽은 예부터 고려에 속해 있었으니 본국(고려)에서 다스리라. 서로 국경을 확정해서 침범하지 말라.”(‘명사’ ‘조선열전’) 주원장이 철령의 동서북쪽은 명나라 땅이고, 남쪽은 고려 땅이라고 통보하자 우왕은 요동정벌군을 북상시키는 한편 재위 14년(1388) 4월 표문을 보내 “철령 땅은 실로 우리 조상 대대로 지켜왔으니 예전처럼 고려 땅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주원장은 “고려는 예전에 압록강(鴨綠江)을 경계로 삼았는데 지금은 철령이라고 꾸미니 거짓임이 분명하다”면서 불화의 단서를 만들지 말라고 받아쳤다. 압록강이 고려 경계라는 주원장의 말은 압록강 서북쪽이 명나라 땅이라는 주장이지 함경남도가 자국령이라는 주장이 아니다. 두 임금은 압록강 서북쪽을 가지고 다투는 것이지 함경남도는 관심 사항 자체가 아니다. 주원장은 철령을 개원로(開元路) 소속이라고 말했는데, 개원로는 원나라가 요동지역을 다스리기 위해 설치했던 관청이다. 그 치소(治所·다스리는 관청)를 중국에서는 지금의 길림(吉林)성 장춘(長春)시 북쪽 농안(農安)현으로 보고 있다. 주원장이 고려 국경선을 압록강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은 고려 고종 45년(1258)의 사건에 있다. 이해 고려의 반역자 조휘(趙暉)·탁청(卓靑) 등이 화주(和州) 이북의 땅을 들어서 항복하자 원나라는 여기에 쌍성총관부(雙城摠管府)를 설치하고 자국령으로 삼았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사가 암기과목이 된 유일한 국가일 것이다. 국정·검인정을 막론하고 교과서에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많으니 따지지 말고 외우는 것이 점수 잘 맞는 유일한 방법이 됐다. 철령의 위치도 그중 하나다. 고려 우왕 14년(1388) 명나라에서 철령위(鐵嶺衛)를 설치한 것은 한국사의 줄기를 바꿔 놓았다. 이에 반발한 우왕과 최영이 요동정벌군을 북상시켰는데,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해 조선을 개창했기 때문이다. 99년 후인 공민왕 5년(1356) 5월 공민왕은 이 땅을 되찾기 위해 평리(評理) 인당(印)을 서북면병마사(西北面兵馬使)로 삼아 “압강(鴨江:압록강) 서쪽 8참(站)을 공격”하게 하고, 밀직부사(密直副使) 유인우(柳仁雨)를 동북면병마사(東北面兵馬使)로 삼아 두만강을 건너게 했다. 이 구강수복전쟁으로 고려는 압록강~두만강 북쪽의 옛 강역을 수복했는데, 명 태조 주원장이 압록강 서북쪽에 철령위를 설치하자 우왕이 반발한 것이다.●중국 사료가 말하는 철령의 위치 ‘명사’ ‘지리지’에 따르면 철령위는 둘이 있다. 하나는 주원장이 홍무 21년(1388) 옛 철령성에 설치했던 ①철령위다. 또 하나는 고려의 반발에 밀려 홍무 26년(1393) 북쪽의 옛 은주(銀州)로 이전한 ②철령위다. ①·② 두 철령의 위치를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 ‘명사’ ‘지리지’는 철령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철령 서쪽에는 요하(遼河)가 있고 남쪽에 범하(汎河)가 있다. 또 남쪽에 소청하(小河)가 있는데, 모두 요하로 흘러들어간다.” 철령이 함경남도 안변이면 그 서쪽이 랴오닝성 요하일 수는 없다. 또한 근처의 모든 강이 요하로 흘러갈 수도 없다. ‘명사’ ‘지리지’는 또 ①철령위에 대해서 “봉집현(奉集縣)이 있는데, 즉 옛 철령성으로서 고려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 홍무 초에 현을 설치했다가 곧 폐지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려와 경계를 접했다는 봉집현이 명나라에서 ①철령위를 설치했다가 고려의 반발 때문에 폐지한 철령이라는 설명이다. 봉집현의 위치는 ‘요사’(遼史) ‘지리지’에 나온다. 거란족이 세운 요(遼:916~1125)나라 ‘집주(集州)·회중군(懷衆軍)’에 봉집현이 있었는데, 원래는 발해가 설치한 현이라는 것이다. 중국학계는 ①철령위가 있던 봉집현을 현재 심양(瀋陽) 동남쪽 55㎞ 진상둔진(陳相屯鎭) 산하 봉집보(奉集堡)로 보고 있다. 요령성 본계(本溪)시 조금 북쪽인데, 이 일대는 원래 철광(鐵鑛)으로 유명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철령(鐵嶺)이란 이름으로 불린 것이다. 중국 학계에서도 요령성 진상둔진이라는 철령위를 한국 학계는 함경남도 안변이라고 우긴다. ‘요사’ ‘지리지’는 또 봉집현이 속해 있던 집주·회중군은 “한나라 때는 요동군 험독현(險瀆縣)에 속해 있었다”고 말한다. 요령성 진상둔진이 위만 조선의 도읍지 자리에 세운 한나라 요동군 험독현 자리라는 기록인데, 한국 학계는 위만조선의 도읍지를 지금의 평양이라고 우긴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명나라는 요령성 진상둔진에 ①철령위를 설치했다가 고려에서 강하게 반발하자 홍무 26년(1393) 심양 북쪽의 고 은주(銀州)로 이전하고 ②철령위를 설치했다. ②철령위는 현재 심양 북부에 있는 철령(鐵嶺)시 은주구(銀州區)다. ①철령위나 ②철령위나 모두 요령성 내에 있었다. ●후세 교육까지 망치는 식민사관 여진족이 세운 금(金·1115~1234)나라의 정사인 ‘금사’(金史) ‘지리지’는 “봉집현은 본래 발해의 옛 현이다. 혼하(渾河)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혼하는 심양과 본계 사이를 흐르는 강이다. 중국 사료들은 주원장이 1388년 설치했던 ①철령위는 심양 남쪽 진상둔진이고, 1393년 이전한 ②철령위는 심양 북쪽 철령시 은주구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케우치 히로시는 1918년 ‘조선 우왕 때의 철령 문제’에서 함경남도 안변을 철령이라고 우겼다. 안변 남쪽에 철령(鐵嶺)이라는 고개가 있는 것에 착안한 대사기극인데, 이를 조선총독부의 이나바 이와기치, 조선사편수회 간사이자 경성제대 교수인 쓰에마쓰 야스카즈가 뒤를 따랐다. 그리고 “일본인 스승님들 말씀은 영원히 오류가 없다”라는 한국 역사학자들이 100년째 추종 중이다. 나아가 이 사기극을 국정·검인정 교과서에 실어서 미래 세대들의 정신세계까지 갉아먹고 있는 중이다. 선조들의 피 서린 강토와 역사를 팔아먹고, 나라의 미래까지 팔아먹고 있건만 이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인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 [공연리뷰] 평생 기억되는 누군가와의 ‘한 끼’

    [공연리뷰] 평생 기억되는 누군가와의 ‘한 끼’

    인간은 죽어가면서도, 죽기 직전까지도 먹는다. 무언가 먹는다는 건 의무이자 즐거움이지만 때론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섭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음식은 특별하다. 먹는 행위이지만 동시에 기억하(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별안간 눈가가 촉촉해지며 상실이나 아픔, 상처를 떠올리게 만드는 ‘한 끼’가 있다.한국계 미국인 작가 줄리아 조의 연극 ‘가지’는 그 한 끼에 대한 얘기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소환하는 음식에 얽힌 기억들이 한데 버무려지며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만 머물지 않고, 가볍고 경쾌한 일상과도 균형을 맞춘다. 시한부 삶을 살다 미국 땅에서 죽어 가는 ‘아버지’(김재건)와 아들인 재미교포 2세 요리사 ‘레이’(김종태) 간의 화해 과정은 푹 우려낸 사골 육수에 청양 고추를 송송 베어 넣은 된장찌개처럼 칼칼하고 맵고 깊다. 그들이 밥상 한가운데 놓인 국이라면 주변 인물들은 제각각 음식의 추억이 담긴 맛깔난 반찬 역할을 한다. 응봉 박씨 23대 장손인 형님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위해 미국에 온 한국인 ‘삼촌’(김정호), 고향 집에서 먹던 가지 스튜를 그리워하는 난민 출신의 호스피스 간호사 ‘루시앙’(신안진), 고등어구이만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는 ‘코넬리아’(우정원)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맛있고 향기로운 순간들이 되살아난다.제54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가지’는 2016년 미국 버클리 레퍼토리 시어터에서 초연됐다. 지난해 한인 작가 5인의 작품전으로 개막된 ‘한민족 디아스포라전’에서 국내 비평가들로부터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한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는 두 나라의 ‘중간인’으로 사는 교포들의 현실 세계를 세밀히 그려낸다. 미국이라는 사회 속에서 영어와 한국어, 제3의 언어로 대변되는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소통과 충돌을 언어가 아닌 ‘음식’을 통해 풀어나간다.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건 허기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대와 ‘소통’하려는 시도이자 기억하는 노력이고, 때로는 서로에게 품어 온 ‘상처’를 치유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소식이 끊긴 삼촌이 쇠고기와 달달한 무의 향이 어우러진 ‘뭇국’을 통해 아버지의 숨겨진 아픔을 환기하는 대목에서 유독 눈가가 뜨거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수많은 요리 재료 중 하나일 뿐인 ‘가지’에 담긴 마법의 레시피는 이런 게 아닐까.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내 곁에 없지만 난 당신이 만들어 준, 당신과 함께한 음식을 통해,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을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 49년간 연극 무대를 지켜 온 김재건, 동아연극상 연기상에 빛나는 김정호, 김종태, 우정원, 신안진, 김광덕, 이현주 등 지난해 초연 무대의 호흡을 더욱 숙성시킨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다. 연극 ‘가지’를 통해 특별하고 풍성한 ‘한 끼’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는 18일까지.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석 3만원. 1644-2003.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MB 겨누는 칼’로 다시 돌아온 윤석열·신봉수

    ‘MB 겨누는 칼’로 다시 돌아온 윤석열·신봉수

    10년 전 BBK 특검에 파견 이력 당시 ‘혐의 없음’ 으로 부실 논란 일각 “규명 못한 의혹 수사에 득”다스 차명소유 의혹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등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윤석열(57·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지휘한다. 14일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는 이 지검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담당할 예정이다. 두 검사는 2008년 BBK 관련 의혹을 조사한 정호영 특검에 파견됐었다. 특검은 다스 차명보유 의혹 등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던 이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을 구속 위기까지 몰아세우는 중이다. 정호영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다스·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등을 수사한 뒤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었다. 정 특검과 특검보 5명, 파견 검사 10명이 특검팀을 이뤘다. 윤 지검장과 신 부장검사는 이때 특검에 파견됐었다. 10년 전 정호영 특검 결과를 놓고 많은 비판이 쏟아진 게 사실이다.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 나흘 전인 2008년 2월 21일 수사 결과를 발표한 특검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특검은 이 전 대통령 차명보유 의혹이 일었던 도곡동 땅 주인을 이상은 다스 회장으로 명시했고,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의 120억원 횡령 정황을 수사 발표에서 배제했다. 무엇보다 특검은 서울의 한정식집에서 꼬리곰탕을 먹으며 2시간 대면조사하는 것으로 이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마쳤다. ‘꼬리(곰탕)만 수사한 특검’에 파견됐던 이력은 수사 초기 윤석열팀에 부담 요인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엔 윤석열팀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15가지 이상 혐의를 포착해내고 십수년째 규명 못하던 재산 의혹을 풀 단초를 찾는 데 특검에서의 실패가 약이 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호영 특검에 파견됐던 한 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실 수사 논란과 다르게 당시 파견 검사들은 이 전 대통령 혐의를 찾는 데 최선을 다했다”면서 “당시 수사착수, 확대 등은 전적으로 특검과 특검보가 결정하는 구조여서 일부 사안에 대해 파견 검사들이 갈증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재임 중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하거나 아들 시형씨의 다스 개입이 늘어나는 등 특검 수사 당시엔 발생하지 않았던 ‘증거’들이 검사들의 ‘갈증’과 맞물리며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까지 수사 진척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MB측 변호인 선임…본격적인 법률대응 나서

    MB측 변호인 선임…본격적인 법률대응 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꾸리며 본격적인 법률대응에 나섰다.이 전 대통령 측은 12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법무법인 열림’ 명의의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담당 변호사로는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와 피영현(48·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검찰 소환 조사에 입회해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하게 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변호인단의 핵심으로 꼽힌다. 피 변호사는 강 변호사 등과 함께 대형 법무법인 바른에서 호흡을 맞춘 중견 법조인이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변호인단을 구성한 정동기(65·8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부당 수임’ 여부 논란으로 이날 선임계에서는 일단 이름이 빠졌다. 정 변호사는 이날 열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유권해석 회의 결과에 따라 합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 변호사가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2007년 검찰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및 BBK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한 점 때문에 그의 선임이 변호사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브레이크가 없다고? 무시무시한 7인용 스쿠터

    中, 브레이크가 없다고? 무시무시한 7인용 스쿠터

    기발하다고 해야할지, 엉뚱하다고 해야할지 중국이란 나라 정말 대단하다. 나라가 대단하다는 건 그 국민 또한 ‘대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외신 라이브릭은 중국의 한 도로에서 신나게 달리고 있는 ‘브레이크 없는 7인용 스쿠터’ 질주 영상을 소개했다. 한 도로 옆으로 스쿠터 한 대가 달린다. 페달이 없는 7인용 스쿠터다. 페달 뿐 아니라 짐칸도 없어 7명 모두 개인짐을 등에 매고 있거나 들고 있다. 여기까지 백번 천번이고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스쿠터가 정지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말이 달라진다.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지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운전하는 사람이 큰소리로 ‘멈춰’라고 말해야 한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7명 전원이 양 신발 바닥을 땅에 대고 끌면서 서서히 정지한다. 위험천만한 아찔한 상황이다. 그래도 좋기만 한 모습이다. 하지만 헬멧도 쓰지 않고 불법 개조한 스쿠터를 타고 있는 사람들, 본인들이 불법 스쿠터를 타고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사진 영상=BTM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회복 못한 상처… 원전 피난민 7만명

    회복 못한 상처… 원전 피난민 7만명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현 등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과 이에 따른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한 지 7년이 지났다. 그러나 상처와 불안, 고통과 우려는 여전하다. 원전 폭발 등 방사능 누출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객지를 떠도는 사람만도 7만 3349명이다. 냉각시설 파손과 수소 폭발, 방사성물질 방출로 이어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땅과 바다는 여전히 오염돼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회복되지 못한 상처는 탈(脫)원전의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동일본대지진은 1900년 이후 발생한 세계 네 번째의 강진이었다. 이 대지진과 쓰나미로 1만 5895명이 목숨을 잃었고 2539명은 시신도 찾지 못한 채 행방불명됐다. 집과 가족을 잃고 이곳저곳 떠도는 원전 피난 생활을 하다가 건강 악화로 숨지거나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대지진 연관 사망자는 3647명이나 됐다. 지난해만 해도 이재민 공영주택에서 혼자 지내다가 고독하게 사망한 피난민은 54명이었다. 쓰나미는 도호쿠 지방을 최대 20m 높이로 덮치며 지나갔지만, 이 때문에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핵 누출, 방사능 오염 사고를 일으켰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원전 피해 보상으로 8조엔(약 81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했고 32조엔(약 324조원)의 예산을 대지진 피해 지역 복구 및 인프라 재건 사업에 쏟아부었지만, 복구 작업은 미완의 상태다. 원전 내 핵연료를 꺼내지 못해 이 핵연료가 지하수, 빗물과 섞여 흘러나오는 방사성 오염수 문제는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원전 폐로도 아직 걸음마 단계로 사업자인 도쿄전력은 30~40년 후 완료를 목표로 폐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첫 단계인 ‘사용후 핵연료’ 반출 작업조차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 당시 원전 안 노심이 녹아내리는 용융(멜트다운)으로 핵 데브리(찌꺼기·잔해) 상태를 파악한 뒤 꺼내야 하는데 최근에야 로봇들이 겨우 원자로 안으로 들어가 일부 상황을 촬영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괴된 원전 안에 남아 있는 핵연료는 계속 오염수를 만들어 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4호기 원자로 건물 주변 고농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이 빗물과 지하수 등 외부에서 들어온 물과 섞이며 오염수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오염수는 이미 80만t을 넘어섰다. 도쿄전력은 이를 거대한 물탱크에 담아 원전 주변에 쌓아 놓고 있다. 원전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됐던 후쿠시마현의 피난 지시 구역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반경 20㎞ 안의 절반 가까운 지역은 여전히 귀환이 불가능한 구역으로 묶여 있다. 후쿠시마현 전체 면적의 약 2.7%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으로 들어가 살 수 없다. 방사능 유출로 타격을 입었던 후쿠시마 등 원전 주변 지역 농민과 어민들은 지금도 해당 지역에서 출하하는 농산물, 수산물들이 불신을 받고 있어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원전 사고 뒤 중단됐던 후쿠시마현의 어업은 2012년 6월에 재개됐다. 당초 3종류밖에 못 잡았던 어종은 2017년 2월 기준으로 97종으로 늘어났고 어업 시간도 주 1~2회에서 3~4일로 늘어났다. 후쿠시마현에만 유통됐던 생선들은 이제는 도쿄 등 간토 지역을 비롯해 주부, 호쿠리쿠 등으로 확대 출하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역 가운데 일부는 피난 지시가 해제됐지만, 주민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젊은 세대들이 방사능 공포로 인해 귀향을 꺼리는 탓에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리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도시인 듯 한산하기만 하다. 마이니치신문 조사 결과 오는 4월 신학기에 초·중학교 학생 모집을 재개한 후쿠시마현 내 4개 기초지자체의 취학 대상자 가운데 4%만 해당 지역 입학을 희망했다. 방사능 공포와 원전 사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원전 제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비롯해 공산당, 자유당, 사민당 등 야 4당은 지난 9일 ‘원전 제로 기본법안’을 공동 제출했다. ▲법 시행 후 5년 이내에 모든 원전에 대해 폐로 결정 ▲2030년까지 전력공급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포기 등을 골자로 했다. 아베 정권은 대지진 이후 한동안 가동을 멈췄던 원전을 재가동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탈원전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美 “구체 조치 없인 대화 없다” 北 “군사적 힘·제재 안 통한다”

    WP “미, 주도권 경쟁 시동” 北 매체, 비핵화 보도 안 해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합의로 훈훈했던 북한과 미국 양국이 하루 만인 10일 날 선 기 싸움에 나섰다.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없이 대화도 없다’고 주장했고, 북한도 미국의 대북 제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그러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까지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힌 다음날 ‘구체적 조치’를 내세우며 북한을 압박했다. 그러나 ‘조치’에 대한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미 정부가 북·미 대화 주도권 싸움에 시동을 걸려는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정상회담의 결정이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라는 비판을 무마하고 정상회담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의 주장은 그동안 미국이 강조해 온 ‘비핵화와 관련한 진정성 있는 조치’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일부 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거나,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 표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논평에서 “미국은 제재와 봉쇄책동으로 우리나라를 고립 질식시켜 무력하게 만든 다음 쉽사리 타고 앉으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그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논평에서 “최근 더욱 악랄하게 감행되는 미국과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은 기어코 이 땅에서 북침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데 그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하여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 매체들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식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병진노선(국방과 경제의 동등한 발전)을 주장하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내부에 서둘러 알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핵화 의지 표명 전에 군부 반발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직접 밝힌 만큼 북 매체가 관련 언급을 안 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중력 무시한 스위스 대학생들의 수직절벽 사진 화제

    중력 무시한 스위스 대학생들의 수직절벽 사진 화제

    “이것은 우리가 발레(Valais)에서 찍은 수업 사진입니다” 2천 미터가 넘는 스위스 알프스의 절벽에 매달려 독특한 사진을 찍은 대학생들의 사연을 10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이 소개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서부 스위스 응용과학 대학교(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Western Switzerland)의 대학생들. 이들은 특별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높이 2,473m에 달하는 발레 주 인근 페나인 알프스 산맥의 피에르 아보이(Pierre Avoi)를 올랐다. 학생들은 마치 중력을 무시한듯한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2천m 구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다. 14명의 학생들은 추억에 남을 ‘인생샷’을 얻기 위해 로프에 매달린 채 태연한 척 미소를 지으며 절벽에서 사진을 찍었다. 벤치같은 긴 의자에 앉아 있는 맨 앞줄의 학생들과 땅에 못을 박아 세워 둔 기념 문구 푯말은 2천m의 산 절벽이란 상황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믿을 수 없는 공간에서의 멋진 사진을 연출하기 위해 이들은 학교 내 건물 외벽에서 수차례 연습을 해왔다. 실제 절벽에서의 촬영에 필요한 장비들은 헬리콥터를 이용했으며 6명 이상의 동료들이 주변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부 스위스 응용 대학교는 보건, 공학, 경제 분야의 8개 학습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사진= HES-SO VALAIS-WALLI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죽음의 땅 후쿠시마 이면 들춘 세가지 시선

    죽음의 땅 후쿠시마 이면 들춘 세가지 시선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 간 나오토 지음/김영춘·고종환 옮김/에코리브로/196쪽/1만 3000원 소와 흙신나미 교스케 지음/우상규 옮김/글항아리/320쪽/1만 5000원 도쿄 최후의 날히로세 다카시 지음/최용우 옮김/글항아리/340쪽/1만 6000원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에서 동쪽으로 70㎞ 떨어져 있는 해저 29㎞ 지점에서 거대한 재앙의 서막이 열렸다. 1960년 칠레 대지진, 1964년 알래스카 지진,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에 이어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된 규모 9.0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 건물까지 무너뜨린 지진은 초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을 만들어 해안도시를 덮쳤다. 지진해일은 후쿠시마 원전에도 영향을 미쳐 엄청난 방사능 누출을 일으켰다. 그때까지 최악의 원전 사고로 불렸던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나 구 소련 체르노빌 사고 때와는 달리 재앙 현장이 방송으로 실시간 중계되면서 전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지게 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7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는 여전히 공포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는 당시를 되짚어 보는 책들이 동시에 발간돼 주목된다. 책은 원전이 값싼 에너지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이면을 살펴보는 동시에 최악의 사고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왼쪽)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최고 책임자였던 간 나오토 전 총리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3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의 모습을 차분하게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훈련이 아닌 실제 사고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법과 제도, 무능했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함께 외부에서 ‘일본=원전 최고 안전국가’라는 공식이 허상일 수밖에 없는 원전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원전 사업자가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결국 후쿠시마 일대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논픽션 작가 신나미 교스케가 쓴 ‘소와 흙’(가운데)은 죽음의 땅에서 여전히 소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4년간 추적해 소의 입장에서 기록한 한 편의 르포 문학작품이다. 저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서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지만 농민과 소의 사진,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기술 중심의 사고방식이 지닌 문제점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일본의 대표적인 반핵 평화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의 책 ‘도쿄 최후의 날’(오른쪽)은 ‘핵의 수호자, 전쟁과 대재앙의 숨은 조종자’라는 부제처럼 원자력에 대한 직접적이고 날선 비판을 담고 있다. 다소 음모론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정치·관료·경제·학계가 ‘원전은 안전하고 값싼 에너지원’이라는 신화를 재생산해 내는 과정을 종횡무진 풀어내며 소위 ‘원자력 마피아’의 민낯을 드러내 보인다. 세 권의 책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소와 흙’에서 등장하는 한 농민의 목소리는 세 권의 저자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소의 경제적 가치는 이미 사라져 더이상 가축이 아니다. …소도 피폭했고 나도 피폭했다. 여기서 소를 사육하면서 실제 일어난 일을 전하는 것이 내 남은 인생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금요 포커스] 꽃으로 하는 아름다운 통일 준비/이유미 국립수목원장

    [금요 포커스] 꽃으로 하는 아름다운 통일 준비/이유미 국립수목원장

    자연의 신비는 참으로 놀랍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입춘이 오더니 어느새 봄이 우리 곁에 내려앉았다.얼었던 땅은 성글성글 녹아내리고 삐죽삐죽 새싹이 올라온다. 여린 초록 생명들은 어둡고 굳었던 땅속에서 겨울을 버텨 내고 곱디고운 꽃들을 피워 내고 있다. 지난겨울 추위에 떨며 화사한 봄이 올까 싶었는데 이웃 동네에선 벌써 복수초 개화 소식이 들린다. 이번 주엔 수목원 산자락에도 그 환하고 반질한 노란 꽃송이가 활짝 핀 모습을 보길 고대해 본다. 날씨만큼이나 극적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도 그 하나다. 이전까지 펼쳐지던 남북 긴장 상황이 올림픽을 계기로 급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왔고, 올림픽은 평화적·성공적이라는 극찬 아래 끝났다. 한 신문 칼럼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길 잘했다. 옷깃에 자유를 묻혀서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유년 시절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통일을 바라는 방법이나 시기, 모습 등은 다양하지만 ‘평화통일’이라는 국민의 바람은 통일돼 있지 않나 싶다. 한국 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강원도 양구 펀치볼 자락엔 ‘DMZ자생식물원’이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동서생태축이자 1000종이 넘는 비무장지대 식물과 북방계 식물들을 보전하고 있다. 황무지였던 옛 계단식 논을 식물원으로 만든 이곳에는 비로용담, 제비동자꽃을 비롯해 남쪽에서 보기 어려운 백두산떡쑥, 황산차, 좁은잎사위질빵과 같은 진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생태적 적지에서 자란 탓인지 꽃을 피워 내면 빛깔들이 선명하고 아름답다. DMZ자생식물원은 DMZ 지역 등지에서 모든 씨앗을 하나하나 받아 7년간 심고 가꾼 식물들로 조성됐다. 유전적 기반 자체가 다른 지역에서 이입된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자생식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 DMZ식물원을 관람한 영국 이든 프로젝트의 저명한 식물원 전문가인 마이클 몬더 박사는 DMZ에서 식물을 찾아 조사하고 씨앗을 심고 결실을 기다려 보전하고 가꾸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식물원의 정신’이라고 감동을 표한 바 있다.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선 각자 분야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황폐해진 북쪽 산야에 나무를 심는 일이 급선무이다. 울창한 산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산림청은 가급적 북쪽 가까운 곳에 양묘장을 만들어 묘목을 준비하고 있다. 산림을 조성할 때 DMZ자생식물원의 북방계 식물들은 지금은 사라진 다양한 식물들, 생물다양성을 복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식물로 증식된 개체로 자연을 가꾸는 일은 꽃으로 하는 ‘가장 아름다운 통일 준비’다. 꽃들이 만들어 내는 통일 준비는 또 있다. DMZ 철책 주변은 작전상 풀과 나무가 무성하면 안 돼 제거작업이 매년 행해졌다. 자라면서 땅을 덮는 지피식물이 없는 땅은 훼손이 일어나기 쉽고, 매년 병력이 반복 투입되는 등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면을 피복하는 식물은 대부분 외국종이다. 그러나 생태계 보고인 이 지역에 외국 식물들을 도입해 자라게 하는 것은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국립수목원은 육군본부와 함께 DMZ식물원 식물 가운데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있는 식물을 키워 복원하는 시범 연구를 시작했다. 삭막한 철책 주변에 우리 식물을 심고 그들이 꽃을 피워 내면, 철책을 사이에 두고 이를 바라보는 북측 마음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이념과 갈등을 초월한다. 이 준비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DMZ 155마일에 각각의 지역 유전적 고유성과 특색을 가진 식물카펫이 깔린다면, 통일 이후 이곳이 세계적 생태관광 명소로 도약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쯤되면 꽃으로 하는 아름다운 통일 준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각자 위치에서 마음을 담아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하다 보면 또 어떤 기적이 우리 앞에 펼쳐질지 그 누가 알겠는가. 한반도에 가지각색 기화요초와 통일의 평화가 깃들길 기대해 본다.
  • 드론을 믿었던 프러포즈 남자의 한숨…

    드론을 믿었던 프러포즈 남자의 한숨…

    드론을 띄운 뒤, 멋진 프러포즈 장면을 남기려 했던 남성이 뜻한 바와 완전히 다른 영상을 남기게 돼 화제다. 지난 1일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던 한 남성이 자신의 약혼녀에게 기억에 남길 프러포즈 계획을 실행했다. 바로 직접 드론을 띄워 자신의 프러포즈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로 한 것이다. 물론 계획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문제는 남성이 약혼자에게 반지를 건네려던 그 순간, 드론이 계획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 발생했다. 그가 약혼녀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네려 하자 드론은 요동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보기 좋게 땅으로 추락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가장 중요한 순간, 드론이 빙글빙글 추락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상을 공개한 이는 “아이슬란드 여행 중 약혼자에게 프로포즈 하는 순간을 기록해 놓으려 했다. 하지만 무릎을 꿇는 순간, 촬영 중이던 드론이 땅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우리의 모습을 담는 데 실패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 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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