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5-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956
  • 전한길 무소속 출마 검토에…박찬대 캠프 “내란옹호세력 헌정질서 진입 시도”

    전한길 무소속 출마 검토에…박찬대 캠프 “내란옹호세력 헌정질서 진입 시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측이 5일 강성 보수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검토에 대해 “내란 옹호 세력이 헌정 질서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록삼 캠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내란 옹호자가 민주주의의 꽃을 꺾으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직 한국사 강사로 강성 보수 유튜버 활동 중인 전씨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탄압에 맞서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 직접 출마했던 지역구”라면서 “그 상징성을 잘 알기에 더욱 분명하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에 나서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 출마 자체를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면서도 “내란을 옹호해온 세력이 선거라는 민주주의적 수단을 이용해 다시 헌정질서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도 그리고 그 교두보를 인천 계양에 놓으려는 의도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란 옹호의 이력을 가진 인물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교란하고 시민의 선택을 훼방 놓으려는 처사임을 계양구 시민, 나아가 인천시민들께서는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선 전씨의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주의 가치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전씨 같은 이들이 우리 인천 땅에서 활개 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신다면 기꺼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우리와 함께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헌정질서를 부정한 자가 그 헌정질서 위에서 표를 구하는 이 역설을, 민주주의의 꽃을 꺾으려는 음험한 시도를 인천시민들이 현명한 판단으로 단호하게 답해주실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 ‘문신 가득’ 2030 조폭들 도심 난투극… CCTV에 고스란히

    ‘문신 가득’ 2030 조폭들 도심 난투극… CCTV에 고스란히

    대전 도심 한복판에서 폭력조직원 또는 추종 세력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난투극을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이 서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5일 대전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5시 20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한 건물 앞에서 성인 남성 5명이 3대2로 나뉘어 서로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마구 구타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직접 싸움을 벌인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해 입건했다. 경찰은 20~30대인 이들 가운데 3명은 대전 지역 A 폭력조직의 조직원 또는 추종 세력, 2명은 전북 지역 폭력조직의 조직원 또는 추종 세력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은 “조직에서 탈퇴한 상태”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영상에는 남성들이 뒤엉켜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겼다. 웃통을 벗은 한 남성의 몸에는 문신이 가득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으며, 땅에 쓰러진 상대를 향해서도 주먹질이 이어진다. 이들은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는 과정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시비가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약 10분간의 난투극 끝에 시민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출동하자 이들은 싸움을 멈춘 뒤 “넘어져서 다친 것”이라며 발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 내가 무심코 버린 알록달록 플라스틱, 온난화 숨은 주범이었네[달콤한 사이언스]

    내가 무심코 버린 알록달록 플라스틱, 온난화 숨은 주범이었네[달콤한 사이언스]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이 바다와 땅은 물론 극지방의 빙하, 심지어 인체의 혈액과 태반에서까지 발견되면서 전 지구적 환경, 보건 문제로 부각됐다. 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 교란과 먹이사슬 축적,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나 중금속을 쉽게 흡착해 유해 물질의 매개체 역할을 함으로써 인간과 동물, 식물에 축적되면서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이 지구 온난화의 숨은 주범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환경과학과, 상하이 숭명생태 연구원, 난징 정보과학대, 상하이 과학기술대 환경·건축학부, 장시 생태환경 과학기획원,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에너지·환경·화학공학과, 퍼듀대 화학과, 아이오와대 화학·생물화학 공학과, 펜실베이니아대 지구·환경과학과, 화학과, 듀크대 환경학부 공동 연구팀은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은 검댕이라고도 불리는 블랙 카본과 마찬가지로 지구 온난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및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5월 5일 자에 실렸다.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은 더 큰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양한 이유로 부스러지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m)에서 최대 5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정도다. 이것들은 대기 이동 과정에서 도시에서 외딴 지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되고 있다. 앞선 연구들에서는 대기 중 플라스틱이 대기 온난화에 미치는 기여도가 작다고 봤고, 플라스틱에는 다양한 색소가 포함된 경우가 많은데도 대부분 플라스틱이 무색이라고 가정하고 연구됐다. 이에 연구팀은 개별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 움직임을 조사하고 이 측정값을 대기 수송 시뮬레이션과 결합해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검은색이나 유색 입자가 흰색이나 무색 입자에 비해 햇빛을 강하게 흡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이들 입자의 실제적인 전 지구적 대기 농도를 가정하고 행성의 대기가 흡수하고 방출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균형값인 유효 방사 강제력을 계산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 입자는 1㎡ 당 0.033±0.019W(와트),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경우는 1㎡당 0.006±0.003W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방사 강제력은 온난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대기 오염 물질인 블랙 카본 배출로 인한 강제력의 16.2%에 해당한다. 이런 온난화 효과는 전 지구적 수준에서는 작지만, 북태평양 쓰레기 지대 같이 플라스틱 농도가 높은 해양 지역 상공에서는 블랙 카본 효과를 최대 4.7배를 넘어설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홍보 푸 중국 푸단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 중 플라스틱 입자, 특히 유색 나노플라스틱이 대기 온난화에 기여하며 지역적 기후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기후 평가에 있어서 이들 입자의 역할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서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로 미래 100년의 기틀 세우자

    ‘서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로 미래 100년의 기틀 세우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확장을 위해 인천 강화 남단 경제자유구역 추진지역과 영종도 북서지역, 서도·석모도 일대 갯벌 위 약 4억평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세울 것을 제안한다. 반도체 산업의 5대 필수조건은 토지(Land), 전력(Power), 용수(Water), 공항물류(Logistics), 인력(Man Power)이다.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서해 초대형 산업벨트 기본구상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토지는 강화군 남단, 영종도·북도면 북서 해역, 석모도와 서도 일대의 약 4억평을 활용한다. 세부 산업 전략은 이 지역을 제2의 이천 및 용인 반도체 벨트로 개발하는 것으로 수립해야 한다. 이곳은 에너지, 배터리, 수소, AI데이터센터(대규모 부지와 전력 집약산업), 바이오 단지 등도 함께 갖출 수 있는 지역이다. 인천국제공항, 외해 심해항(덕적외항, 반도체·바이오 물류) 등을 활용하면 해공 복합물류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 자원은 빈약하고 국토는 좁은 상황에서 제조업과 수출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수도권 용지 부족을 획기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장부지 가격이 세계 최고가인데, 그나마 땅도 부족하다. 높은 교육열과 교육 수준으로 갖춰진 고급 인력에 맞는 고부가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반도체, 바이오, 최첨단 지식상품 등이 그것이다. 전 세계가 뛰어든 반도체 산업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속적 투자와 대형 공장 건설이 필요한 바, 여기에는 토지, 용수, 전기는 물론 고급인력과 대형 공항이 필요하다. 이같은 5가지 조건을 동시에 해결 할수 있는 지역은 이곳 뿐이라고 생각한다. 5대 요건을 모두 갖춰진 지역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역사적으로도 국토 확장사업의 의미는 크다. 국토가 절대적으로 좁은 우리나라는 고려말 몽고 침략 당시 강화로 천도했다. 20만의 인구가 개성으로부터 강화로 유입, 토지와 농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으나 간척사업으로 3개의 섬을 연결해 30만 주민을 품고 국난을 극복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사업이 될 것이고 인천은 그 중심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강화 남단-영종 축의 결정적 우위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토지에 있어 확장성이 압도적이고, 가격 경쟁력이 있다. 특히 대규모 일괄개발이 가능하다. 평지와 연계된 계획형 도시를 구축하면 용인 대비 대폭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땅이 곧 경쟁력’이다. 전력 분야에서도 해안 입지로 절대 우위에 있다. 반도체 공장 1개가 소도시 전력 소비량을 필요로 한다. 해안 입지 장점으로는 화력 발전소 직접 연계, 원자력 발전소 입지 가능, LNG 터미널 연계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존 모든 화력발전은 해안가에 위치한다. 송전 손실 및 송전선 민원을 줄일 수 있고, 공급 안정성 및 생산비 면에서 앞선다. 매립 후 생성되는 서해안 갯벌을 활용하면 좁은 국토를 넓히는 동시에 임해공단과 항만, 공항까지 확장함으로써 수도권 경쟁력이 강화된다. 중국, 일본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다. 국제 경쟁력 있는 수도권 확장을 통해 미래 첨단산업 임해전진 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공항과 항만이 산업 단지 내 위치하고 있어 물류비를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컨벤션 효과도 만만치 않다. 국제회의 장소를 적절한 장소에 설치하게 되면 짧은 동선으로 많은 인적교류가 가능해진다. 용수의 풍부함도 빼놓을 수 없다. 한강수계 이용에 더하여 임진강, 예성강 수계까지 이용 가능하다. 긴급 시에는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해수 담수화를 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의 필수조건인 토지, 전력, 공항 접근성에서 강화 남단-영종 지역은 수도권 내 가장 큰 확장성을 갖췄으며, 경쟁력 있는 입지이다. 인력과 용수는 기존 수도권과 동일한 조건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3대 요소에서 구조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 이천·용인은 오늘의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성공 모델이라면 강화·영종은 미래의 확장 모델이다. 박상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18,19대 국회의원)
  •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수원 그라운드 누빈다…8년 만의 방남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수원 그라운드 누빈다…8년 만의 방남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 땅을 밟는 건 2018년 12월 인천에서 열렸던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약 7년 5개월 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25~2026 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축구단의 방한이 확정됐다고 4일 밝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AFC가 지난 1일 축구협회에 내고향의 경기 참가가 확정됐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단일팀이 아닌 ‘북한 대표’ 자격의 공식 대회 출전이 이뤄진 건 같은 해 2018년 9월 창원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마지막 사례다. 그해 탁구에서는 북한의 차효심이 장우진(세아)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했다. 남·북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을 시작으로 활발히 체육교류를 이어갔으나 이듬해 북미정상회담 ‘하노이 노딜’ 여파로 남북 관계도 급격히 경색됐다. AFC가 AWCL 4강전과 결승전을 ‘AWCL 파이널’이라는 이름으로 한 곳에서 치르기로 한 가운데, 축구협회는 대회 8강전을 앞둔 시점인 지난 1월 이 대회 유치 의향서를 냈다. 수원FC가 준결승에 진출하며 축구협회는 AWCL 파이널 유치에 성공했고, 내고향도 8강전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에서 두 클럽이 남북대결을 펼치게 됐다. 내고향은 2012년 평양을 연고로 창단, 2021~22시즌 북한 1부 리그 우승을 이뤄낸 신흥 강호다. 소비재 기업인 ‘내고향’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체육단으로 분류되며, 리유일 전 북한 여자 대표팀 감독이 지휘한다. 수원FC와 내고향은 4강전은 20일 오후 7시에 열리며, 여기서 승리한 팀은 멜버른시티(호주)-도쿄 베르디 경기 승자와 23일 오후 2시 우승을 다툰다. 4강전 2경기와 결승전 모두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 [씨줄날줄] 에스와티니의 외교

    [씨줄날줄] 에스와티니의 외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의 방해를 뚫고 아프리카의 유일 수교국 에스와티니를 방문하는 데 성공했다. 라이 총통은 음스와티 3세 에스와티니 국왕의 초청장을 대만 정부에 전달하고 돌아가던 툴레실레 들라들라 부총리의 전세기에 함께 탔다. 앞서 라이 총통의 에스와티니 방문 계획은 운항 경로에 있는 세이셸·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가 중국 압박으로 비행 허가를 취소하는 바람에 무산됐었다. 본래 스와질란드였던 나라 이름을 에스와티니로 고친 때는 2018년이다. ‘스와티족의 땅’이라는 뜻은 같지만 영어식 이름을 스와티 고유 언어로 바꾼 것이다. 에스와티니는 1903년 영국의 보호령이 됐다가 1968년 독립했다. 에스와티니 7대 국왕인 소부자 2세는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로 세계 역사에 올라 있다. 1899년 생후 5개월 만에 왕위에 올라 1982년 세상을 떠났다. 82년 재위 기록은 프랑스 루이 14세의 72년을 훌쩍 뛰어넘는다. 소부자 2세는 영국 모델의 입헌군주국을 독립 이후 왕정으로 되돌린 인물이다. 현재의 국왕 음스와티 3세(1968~)는 소부자 2세의 아들이다. 에스와티니는 독립 직후 대만과 수교했다. 이후 아프리카 다른 나라들이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는 동안에도 대만과의 관계를 끊지 않았다. 대만은 당연히 에스와티니에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 식량 자립 및 농촌 소득 향상, 의료 장비 지원과 의료 인력 교육, 중소기업 및 여성 자활 지원, 대만 유학 프로그램 등 전방위적이다. 중국도 에스와티니의 마음을 잡으려 전력투구하고 있다. 파워차이나(중국전력건설공사) 등이 댐과 도로 같은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대만이 외교 기반 개발 원조에 나서고 있다면 중국은 기업 중심의 비공식 인프라 협력으로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 에스와티니가 대만과의 수교를 고수해 오히려 중국이 투자를 늘려 가고 있다는 뜻이다. 인구 124만명인 작은 나라 에스와티니의 영리한 외교에 눈길이 간다.
  • 머무름과 침묵 속 만난 ‘빛의 세계’

    머무름과 침묵 속 만난 ‘빛의 세계’

    韓·佛 바탕 독자적 예술세계 구축전쟁 등 거치며 ‘빛의 존재론’ 사유1960~2000년대 대표작 총망라가로 300㎝ 타원형 ‘하늘의 토지’박경리 작가와의 ‘우정’ 엿보여 “방혜자의 그림은 우주적이며 유현(幽玄)하다. 조그맣고 가냘픈 모습을 떠올릴 때 크고 깊은 그의 그림 세계가 신기하기만 했다. 나도 소품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연두색과 연갈색이 주조인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수직(手織)의 무명 같은 것, 그런 해 뜨기 전의 아침을 느낀다.” 남을 위해 추천사나 서문을 쓴 적 없던 소설가 박경리(1926~2008) 선생은 방혜자(1937 ~2022) 작가가 2001년 11월 도불 40주년을 기념해 글과 그림을 묶어 출간한 ‘마음의 침묵’에 기꺼이 글을 썼다. 그는 그 글이 “방혜자에 대한 내 애정이며 참된 예술가에 대한 존경”이라 했다. 폐렴으로 두 달 넘게 병석에 누워 있었음에도 방 작가는 박경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이 세상에 와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따뜻하신, 그리고 고고히 바르신 모습을 늘 마음속에 지니고 살아갈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됩니다. 부디 건강하시어서 토지문화관의 밝은 빛을 온 세상에 밝혀 주시기를 (중략).”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재불 작가 방혜자의 회고전 ‘방혜자-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가 충북 청주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열린다. 작가 타계 4년 만에 뒤늦게 열리는 국내 국공립미술관 첫 회고전이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방혜자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양국의 문화예술을 양분 삼아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유년기 병고와 산사에서 보낸 시간,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며 빛의 존재론을 회화적으로 사유해 왔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초기작부터 2000년대 이후 후반기의 대표작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주요 작품을 총망라한다. 전시 출품작 절반 이상이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파리 시립 세르누치박물관 등 프랑스에서 왔다. 이 중에는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 1961년 파리에 유학하며 과감한 붓 터치로 선보인 추상 작품 ‘지심’부터 원형의 캔버스에서 각기 다른 색채가 띠를 이루며 퍼져 나오는 2011년 작 ‘하늘의 땅’까지 만날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프랑스 세계문화유산인 샤르트르 대성당에 설치된 방혜자의 스테인드글라스 재현작 ‘빛의 탄생’도 선보인다. 빛, 생명, 사랑, 평화를 주제로 한 연작 중 한 점으로, 작가가 평생에 걸쳐 사유해 온 빛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박경리와의 우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과 원고 등도 출품됐다. 가로 300㎝, 세로 178㎝에 달하는 옆으로 누운 타원형 그림에는 ‘하늘의 토지’란 제목이 붙었다. 박경리가 타계한 2008년에 그린 작품이다. 경계가 없던 검푸른 어둠을 뚫고 하늘과 땅을 구분 짓는 것은 여명과 같은 주황색 빛이다. 대지의 색과도 닮은 빛은 타원의 아래를 포근하게 감싸며 차오른다. 두 예술가가 내뿜던 빛은 거대한 그림 속에서 그렇게 조우한다. 전시 제목은 그의 시 구절에서 따왔다. 방초아 학예연구사는 “그의 회화에서 빛은 즉각적으로 소비되는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머무름과 침묵 속에서 ‘마음의 눈’을 통해 서서히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는 9월 27일까지.
  • “성능은 한국, 생산은 미국”…한화, ‘미국산 K9’ 승부수 [밀리터리+]

    “성능은 한국, 생산은 미국”…한화, ‘미국산 K9’ 승부수 [밀리터리+]

    한국산 K9 계열 자주포가 미국 본토 생산 거점을 앞세워 미 육군 155㎜ 포병 현대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화디펜스USA는 미 육군의 ‘기동 전술포’(MTC·Mobile Tactical Cannon) 사업에 K9 기반 K9MH를 제안한 데 이어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통합·시험 시설을 마련했다. 한화가 ‘미국산 K9’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펠라이카 시설을 K9 이동형 자주포 계열의 미국 내 통합·시험 거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3년 임차 계약을 맺고 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1단계로 현지 일자리 약 40개도 만든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2일 한화디펜스USA 발표를 토대로 한화가 K9 제안을 개념 단계에서 미국 현지 생산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새 앨라배마 시설이 기동성, 네트워크 통합, 생존성 있는 장거리 화력을 중시하는 미 육군 포병 현대화 흐름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한화의 승부수는 단순 수출이 아니다. 회사는 K9MH를 MTC 사업에 제안하면서 자주포 성능뿐 아니라 미국 내 생산, 공급망, 탄약·장약, 사격통제, 지휘통제 체계를 묶은 포병 패키지를 내세웠다. ◆ 차륜형 K9MH…“빨리 쏘고 빨리 빠진다” K9MH는 기존 궤도형 K9을 그대로 미국에 들이미는 체계가 아니다. 8×8 차륜형 차대에 K9A2 계열 자동화 기술과 155㎜ 52구경장 포를 결합한 모델로 알려졌다. 미 육군이 원하는 차륜형 기동성, 자동 장전, 빠른 진지 변환, 미국식 지휘통제 체계 통합을 겨냥했다. 탄약 호환성도 강점이다. K9MH는 나토권 155㎜ 포병 표준과의 호환성을 염두에 둔 체계다. 미 육군과 동맹국이 쓰는 155㎜ 포탄 운용을 전제로 삼는 만큼 새 포 도입에 따른 탄약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발사 속도는 K9MH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K9MH는 실사격 시험에서 59초 동안 9발을 발사하며 약 7.5초 안팎의 발사 간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에 화력을 집중한 뒤 즉시 진지를 이탈하는 현대 포병전의 요구를 겨냥한 성능이다. 미 육군이 MTC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론과 대포병 레이더, 배회탄이 전장을 뒤덮으면서 포병은 쏜 뒤 곧바로 움직여야 한다. 견인포처럼 포를 펼치고 사격 준비를 한 뒤 다시 철수하는 방식은 생존성에 한계가 있다. MTC는 M777 155㎜ 견인포 대체 사업으로 거론된다. 외신들은 사업 규모가 400문 이상에서 많게는 500문 안팎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선정 체계는 스트라이커 여단전투단을 포함한 미 육군 기동·보병 부대에 들어갈 수 있다. ◆ ERCA 접은 美…한화는 ‘포병 생태계’ 노린다 미 육군이 K9MH 같은 후보를 주목하는 배경에는 장사정포 사업 실패가 있다. 미 육군은 기존 M109 팔라딘 계열을 바탕으로 사거리를 크게 늘린 ERCA, 즉 확장사거리포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제품 단계에서 기술적 한계와 운용성 문제가 드러나자 2024년 사업을 접었다. 이후 미 육군은 방향을 바꿨다. 완전히 새로운 포를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미국·동맹국 체계를 빠르게 평가해 전력화하려 한다. 아미 레커그니션도 미 육군이 ERCA 이후 이론상 최대 사거리보다 실전 사거리와 신뢰성, 생산 준비도, 탄약 호환성을 더 중시하게 됐다고 짚었다. K9 계열은 이 조건에 맞는 후보로 꼽힌다. 한국군뿐 아니라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이 K9을 운용하거나 도입했다. 한화디펜스USA는 전 세계에 배치된 K9 계열 포병 체계가 2000문을 넘는다고 강조해왔다. 이미 양산되고 여러 나라가 쓰며 정비·훈련·보급 경험까지 쌓인 만큼 개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한화는 자주포 한 문만 팔려 하지 않는다. K9MH 제안에는 포탄과 장약, 사격통제, 지휘통제 체계가 포함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병전은 사거리 경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얼마나 빨리 쏘고 빠지는지, 탄약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급하는지, 전시에 장약과 포탄 생산을 얼마나 유지하는지가 승부를 가른다. 한화는 미국 내 탄약 생산 투자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제조 기반 확대 흐름 속에서 아칸소 탄약 시설에 약 1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언급됐다. K9MH 플랫폼과 앨라배마 통합·시험 시설, 탄약 생산 투자를 묶으면 한화의 목표는 분명해진다. 미국 포병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려는 장기 전략이다. 물론 K9MH가 수주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MTC 사업에는 라인메탈 계열 RCH 155, BAE 보포스의 아처, 제너럴다이내믹스의 네메시스 개념, 엘빗의 시그마 등 경쟁 후보들이 있다. BAE는 M109-52 개량안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한화가 앞세울 차별점은 K9 계열의 글로벌 운용 실적, K9MH의 자동화·차륜형 기동성, 앨라배마 현지 통합·시험 시설이다. 미국 방산 시장은 성능표만으로 수주를 따내기 어렵다. 미국 안에서 만들 수 있는지, 유사시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는지, 미국 일자리와 산업 기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함께 본다. 한국 방산에도 상징성이 크다. K9은 이미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산 무기체계로 꼽힌다. 그러나 미 육군 주력 포병 현대화 사업은 차원이 다르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의 획득 기준과 공급망, 후속 개량 체계 안에 한국산 플랫폼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결국 승부는 K9MH의 성능만으로 갈리지 않는다. 한화가 미 육군의 시간표 안에 체계를 통합하고 미국 땅에서 안정적으로 만들며 전시에 계속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9MH 제안이 출사표였다면 앨라배마 시설 확보는 그 출사표를 미국 본토 생산 전략으로 옮긴 첫 실행 단계다. K9은 이제 한국산 수출 자주포를 넘어 미군 포병판에 진입하려는 ‘미국산 K9’ 후보로 시험대에 올랐다.
  • 헌신, 오감, 침묵… 숲이 들려주는 주거 공간의 정체성

    헌신, 오감, 침묵… 숲이 들려주는 주거 공간의 정체성

    ① 호반건설 ‘왕관의 수줍음’ 서로 지탱하는 인간의 관계 표현② GS건설 ‘엘리시안 포레스트’겹겹이 공존하며 오감 자극 공간③ 대우건설 ‘사일런스 오 가든’도심 속 고요와 내면의 집중 상징④ IPARK현대산업개발 ‘숨 쉬는 땅’세상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여 줘 ⑤ 계룡건설 ‘엘리프 가든’삶과 일상의 새로운 생각들 제안 우리나라 대표 건설업체들이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1일 막을 여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주거 공간의 본질을 자연과의 대화로 풀어냈다. 호반건설은 ‘왕관의 수줍음’(Crown Shyness)이라는 작품으로 서로 지탱해야 존재할 수 있는 관계를 표현했다. 구불구불 오솔길 같은 모양의 벤치에 앉으면 서울숲에 서식하는 서어나무와 느티나무 숲 사이로 산작약, 꼬리진달래, 산수국, 쥐똥나무, 만병초 등이 어우러진 자연을 마주하게 된다. ‘K-정원’을 세계에 알린 황지해 작가가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의 ‘문명의 첫 증거는 치유된 대퇴골’이라는 말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 황 작가는 “부러진 뼈가 다시 붙었다는 것은 누군가 곁에서 머물며 돌보았다는 뜻”이라며 “개인주의와 물질 중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 많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더 고립되고 속도와 효율 속에 서서히 지탱의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침범하지 않는 나무들이 만든 조용한 틈을 봤고, 서로의 거리를 존중하며 유지되는 자연의 생존 원리를 표현했다. 황 작가는 “호반건설이 만드는 것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사람을 지탱하는 구조”라며 “보이지 않는 관계를 지지하는 구조, 인간이 다시 서로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담은 기업의 철학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서울숲 잔디광장 한켠, 시민들이 나무 그늘 아래 쉬어가던 자리에 자이(Xi)의 조경 철학을 담은 ‘엘리시안 포레스트’를 조성했다. 숲의 구조와 오래된 나무 위에 조용히 더해진 숲으로 도심 라운지형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다양한 식생이 겹겹이 공존하며 자연스러운 밀도를 만들어 낸 제주 곶자왈 숲의 생태적 질서에서 영감을 받아 ‘진입 숲→중앙부 이끼 숲→산책로→시간의 라운지→티하우스’로 점차 깊어지며 내부로 스며들게 하는 구조다. 은목서 식재와 팽나무 군락 등 자연을 활용해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이 특징이다. 대우건설은 ‘침묵’(Silence)을 핵심 키워드로 한 ‘사일런스 오 가든’(Silence O Garden)을 통해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서울숲 메인 축 끝에 저장고 개념을 담은 ‘써밋 사일로’라는 큰 원형 그릇을 설치했다. 단풍나무 가로수 라인을 따라 구성된 O형태의 공간으로 들어갈수록 소음이 서서히 사라지며 도심 속 고요를 경험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 속 진정한 휴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험적 플랫폼”이라며 “자연·기술·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대우건설이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아스틸베, 수국, 사초, 스노우화백 등으로 꾸민 조각 케이크 모양의 랜드마크를 설치했다. 광고 크리에이터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참여한 ‘숨 쉬는 땅(깨어나는 정원)’으로, 누군가의 손끝이 닿는 순간 침묵하던 땅이 깨지고 세상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누군가의 존재로 모습을 드러내고, 태어나지 않았던 가능성들이 하나의 형태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하며 세상이 탄생하는 순간을 상징했다. 계룡건설은 주거 브랜드 ‘엘리프(ELIF)’를 앞세운 ‘엘리프 가든’으로 삶과 일상을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제안하는 기업의 철학을 담아 관계를 재조명하는 정원을 설계했다. 개방된 공간에서도 심리적 안정을 느끼도록 사고석 포장으로 하나의 스퀘어 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길이와 각도의 목재 벤치를 둬 넓은 공간에서도 나만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만들도록 했다.
  • 서울 개별공시지가 평균 4.9% 올라… 용산·성동·강남 급상승

    서울 개별공시지가 평균 4.9% 올라… 용산·성동·강남 급상승

    서울시의 올해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 대비 4.9% 상승했다. 용산구의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고, 성동·강남구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1월 1일 기준 85만 7493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를 30일 공시했다. 올해 개별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4.9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2024년 대비 4.02% 상승한 바 있다. 개별공시지가는 25개 모든 구에서 상승했다. 평균 이상 오른 자치구는 ▲용산구(9.20%) ▲성동구(6.52%) ▲강남구(6.30%) ▲서초구(5.82%) ▲마포구(5.35%) ▲광진구(5.28%) ▲영등포구(5.01%) 등 7곳이다. 시는 올해 상향 결정된 표준지공시지가의 영향으로 개별공시지가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개별지 85만 7493필지 중 98.6%에서 지가가 상승했고 0.3%가 하락했다. 서울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땅은 상업용 토지인 중구 충무로1가 24-2다. 명동역 인근의 이 땅의 1㎡당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4.3% 상승한 1억 8840만원이다. 2004년 이후 23년 연속 최고지가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용지에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은 지난해 폐점했다. 최저 공시지가는 도봉구 도봉산 산 30으로 1㎡당 6940원이다. 개별공시지가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이의가 있으면 이의신청서를 오는 29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의신청 토지에 대해선 재조사와 감정평가사의 검증 등을 거쳐 6월 26일 조정·공시된다.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에서 감정평가사와 상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개별공시지가는 각종 세금 및 복지제도의 기준이 되는 만큼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시민께서 신뢰할 수 있는 공시지가 산정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자주 근대화’ 열망 흐르던 길… 그 몰락도 돌담은 보았으리라 [서울 로드]

    ‘자주 근대화’ 열망 흐르던 길… 그 몰락도 돌담은 보았으리라 [서울 로드]

    정동 걷기, 조선의 황혼을 걷는 일구한말 외교현장이던 손탁호텔 자리아관파천 고종의 길 끝엔 러 공관탑발굴 중 뒤늦게 발견한 비밀통로도근대 1번지이자 민주화 향한 길목벧엘예배당에선 독립선언서 인쇄성공회회관, 민주항쟁 인사의 거점중정 분실은 사랑의열매 회관 변신시대의 꿈들 피어나던 돌담 아래더이상 나라 설움 없는 사람들이여유 즐기며 무심하게 흘러간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이영훈 작사·작곡 ‘광화문 연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정동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의 날렵한 지붕과 석조전, 빌딩 숲과 어우러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1980년대 이문세의 명곡이자 이후 뮤지컬로도 유명해진 정동길은 점심때는 직장인들로, 밤이면 연인들로 붐비지만, 곳곳에 굴곡진 근현대사의 흔적이 묻어 있다. 정동(貞洞)이라는 이름은 태조 이성계의 사랑에서 비롯됐다. 1396년 둘째 부인이자 정치적 조언자였던 신덕왕후가 숨지자 태조는 경복궁 서쪽, 현재 영국대사관 자리에 정릉을 조성했다. 사대문 안에 묘지를 둘 수 없지만, 애틋한 마음에 궁 가까이 두려 한 것이다. 하지만 태조의 정실부인인 신의왕후의 소생 태종은 왕자의 난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정종의 양위로 보위에 오른 뒤 신덕왕후를 후궁으로 강등하고 묘를 경기도 양주(현재의 성북구 정릉동)로 옮겼다. 뒤끝이 남은 태종은 명나라 사신의 객관을 수리할 자재를 충당한다는 이유로 정릉의 정자각을 헐고, 봉분을 깎아 무덤의 흔적을 없앴다. 조선 중기 고위 관리와 왕족이 거주하던 고급 주택지 정동은 19세기 말 ‘양인(洋人)촌’으로 바뀌었다. 1883년 미국 공사가 땅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 러시아, 프랑스 공관이 속속 들어섰다. 인천항으로 이어지는 마포나루와 가까운데다 도성 접근성이 탁월해서다. 서양식 건물이 속속 들어섰고 외국인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렸다. 이때는 이미 조선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오던 때였다. 소설가 김훈이 무크지 ‘정동이야기’에서 “정동을 걷는 일은 조선의 낙일(落日) 속을 걷는 일”이라 했듯 정동길은 근대화를 향한 열망이 폭발하는 공간인 동시에 왕조의 국운이 낙조처럼 빠르게 저물어간 현장이었다. 일본과 친일 내각을 견제하려던 고종과 명성황후는 러시아 공사의 인척으로 입국한 앙트와네트 손탁을 신임했다. 백척간두에 섰던 조선 왕실은 대외 교섭을 위해 외국어에 능통하고 교양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는데 프랑스어·독일어·영어에 능통한 그가 적임자였다. ‘외교가의 꽃’이 된 손탁은 고종에게 하사받은 정동 가옥을 리모델링해 사교장으로 만들었고 배일 운동 근거지로 활용했다. 이때만 해도 친러파였던 이완용과 서재필, 윤치호, 이상재 등 정동구락부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1895년 을미사변 이후 일본에 의해 경복궁에 감금당한 고종은 명성황후처럼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1896년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에 성공했다. 손탁의 공이 컸다. 아관파천 1년 뒤인 1897년 고종은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해 대한제국, 즉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선포했다. 이듬해 고종은 감사의 뜻으로 서양식 벽돌 건물을 지어줬고 손탁은 이를 ‘빈관(호텔)’으로 만들었다. 손탁빈관은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중요 공간인 글로리호텔의 모티브로 알려져 있다. 러일전쟁 패배로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1909년 손탁이 강제 추방당하면서 호텔도 기울었다. 1917년 이화학당이 사들여 기숙사로 쓰다가 철거했고1922년 새로 지은 프라이홀마저 6·25전쟁 때 폭격을 당했다. 전후 재건됐지만 결국 1975년 화재로 전소됐다. 이곳에 2004년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이 들어섰고, 손탁호텔의 흔적은 표지석으로만 남았다. 1886년 미국 북감리교회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이 정동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여성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은 유관순 열사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요람이다. 정동길 로터리를 지나 언덕 끝 정동공원에 있는 옛 러시아공사관은 6·25전쟁으로 훼손돼 탑과 지하 일부만 남은 채 방치됐다. 1973년 탑이 복구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77년 사적으로 승격됐다. 1981년 공사관 발굴 과정에서 지하 비밀통로와 밀실이 발견돼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덕수궁 선원전에서 러시아공사관까지 이어지는 120m 길이의 ‘고종의 길’은 아관파천 때 피신 동선이다. 오랫동안 미국 공사관 이면도로로 쓰이다가 2011년 토지 교환으로 복원·개방됐다. 토지 교환은 고종의 길과 맞닿아 있는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과도 맞물려 있다. 1938년 덕수궁 선원전 터를 훼손하고 지어진 사택은 광복 후 주한미국대사관 소유로 넘어갔다. 2003년 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해 문화재 조사를 하던 중 선원전 유구가 확인되자 양국 정부가 교환에 합의했다. 정동은 ‘근대화 1번지’다. 1885년 북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은 교가, 교복 등을 도입한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이었다. 고종은 1887년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뜻으로 배재(培材)학당이란 이름을 내렸다. 1916년 준공된 역사박물관에는 배재학당 출신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초판본, 유길준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유견문’, 독일 블뤼트너사가 1911년 제작한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연주회용 피아노가 있다. 같은 해 아펜젤러가 세운 정동제일교회는 최초의 민간 병원 정동병원이 옮긴 자리에 들어섰다. 교회의 역사기념관 역할을 하는 벧엘예배당 내 파이프오르간 안쪽 송풍실은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가 인쇄된 곳이다. 1918년 설치된 한국 최초의 파이프오르간으로 1951년 폭격에 소실됐다가 2003년 원형 복원됐다. 1905년에 지어진 성공회 서울대성당 옆 한옥은 대한제국 당시 귀족 자녀들의 교육공간으로 쓰인 경운궁 양이재다. 현재 성공회 서울교구장 공관으로 사용 중이다. 정동길은 한국 민주화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영국대사관을 향하는 오솔길 초입에서 보이는 베이지색 타일 건물은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이 설계한 성공회회관이다. 1980년대 재야인사들은 세실레스토랑에서 시국을 논의했고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한때 악명 높은 중앙정보부 분실이었지만 현재 사랑의열매 회관으로 탈바꿈했다. 김중업이 박정희 정권을 겨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다가 1971년 프랑스로 추방된 것과 달리 라이벌 김수근은 이 건물과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설계했다. 열강 침탈의 아픔이 서린 정동길은 서울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산책로가 됐다. 과거 연인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덕수궁 돌담길 속설은 1989년 가정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며 시나브로 잊혔다. 한때 정동 일대는 법조타운이었다. 시립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옛 대법원청사다. 한국 최초의 법원인 한성재판소 자리에 일제가 1928년 경성재판소를 지었다. 볼거리로 가득해 어디서 시작할지 고민된다면 서울시가 조성한 5가지 테마의 ‘정동 근대역사길’을 추천한다. 평소 보기 힘든 역사·문화 시설을 개방하는 ‘정동야행(貞洞夜行)’은 10월에 찾아온다. 정동야행은 2015년 중구가 시작한 국내 최초 문화재 야행으로 올해 11번째를 맞는다.
  • 솟구치는 푸르름 … 느리게 오래 걸어요 초록빛 낙원으로

    솟구치는 푸르름 … 느리게 오래 걸어요 초록빛 낙원으로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풍경은 그저 무릉도원산성의 벽 타고 흐르는 신록 끝엔, 낡은 것에 새것 더한 묘한 봄날이비탈길 들어선 동물원에선 동물도 인간도 치유되고주인공 없는 박물관과 축제는 그 나름의 주인공을 기억한다청주(淸州). 맑을 청, 고을 주. 풀어쓰면 ‘맑은 고을’이지만, 봄의 청주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미칠 듯이 푸른 고을’이다. 이 도시엔 ‘꽃 피는 산골’을 고향으로 가져 보지 못한 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봄이 흐른다. 그 푸른 아우성에 몸도 마음도 푸르게 물든다. # 새잎 터트리며 숨막히는 봄을 알리는 미동산수목원 충북 청주시 미동산수목원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의미를 몸이 먼저 느낀다. 나무들이 일제히 새잎을 터뜨리고 있다. 눈이 시릴 만큼 선명한 신록이다. 연두와 초록 사이 어딘가, 이름을 붙이기 전의 색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마다 ‘미쳤다’는 말이 입에 걸린다. 나무들은 이 계절이 덧없이 짧다는 걸 안다. 그러니 일제히, 한꺼번에, 무섭게 푸른 거다. 수목원 초입에 붉은 흙이 깔렸다. 발바닥에 닿는 맨땅의 질감이 상큼하다. 촉촉하고 보들보들한 황톳길을 걷다 보면 신발 속으로 땅의 기운이 전해지는 듯하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곳곳에 크고 작은 조형물들이 서 있다. 나무 사이에 슬쩍 끼워 넣은 것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청주라는 도시의 느낌 그대로다. 크든 작든, 신록보다 앞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다. 배경이 완벽할 때 조형물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태도다. 짧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면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저수지가 나온다. 아담한 수면 위로 주변의 신록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하늘도 제 빛깔을 슬며시 얹었다. 마침 골바람이 불어 끝물에 이른 벚꽃을 수면 위로 날린다. 딱 무릉도원이다. 상당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차로 20~30분. 짧지 않은 거리다. 미동산수목원처럼 상당산성도 도시 외곽에 있다. 청주 시내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리지만 외곽의 명소 사이를 오가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성곽 위에서 보면 신록이 성벽을 타고 흘러내린다. 돌과 나무가 수백년을 함께 버텨온 풍경이다. 성은 낡았으되 나뭇잎은 새것이다. 그 대비가 절묘하다. 낡은 것이 새것을 더 새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 낡은 게 있어야 새것도 있다는 이치를 여기서 본다. 산성 인근에 청주동물원이 있다. 이 동물원은 좀 이상하다. 안내인에 따르면 “동물 없는 동물원을 꿈꾼다.” 동물도 인간처럼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는 시각인 거다. 스라소니가 머물던 공간을 비우고 ‘사람 사육사’로 꾸민 곳도 있다. 한 번쯤 갇힌 동물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뜻이겠다. 수용하고 있는 동물도 독특하다. 경남 김해시 동물원의 방치로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채 구조된 ‘갈비 사자’ 바람이처럼 사연 많은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웅담 농장의 곰도 왔고, 야생에서 다친 독수리도 왔다. 바람이와 2024년 해후한 딸 구름이 역시 동물농장에서 학대당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동물원에 머물다 치유가 된 녀석 일부는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태국 푸켓의 긴팔원숭이재활센터에서 이와 비슷한 노력을 본 기억이 있다. 관람객의 눈요기보다 동물 식구의 치료가 먼저다. 동물원 높은 곳에는 추모관도 있다. 생을 마친 동물들의 위패가 모여있다. 동물을 위한 추모관이 있는 동물원은 처음 본다. 그게 이 동물원이 동물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동물원의 입지도 특이하다. 가파른 비탈에 들어섰다. 여느 동물원들이 산을 깎아 관람 동선을 편하게 만들 때, 청주동물원은 경사를 그대로 뒀다. 불편한 경사가 야생의 지형이라서다. 방문객은 숨을 헐떡대는 반면 동물은 자연스럽게 지낸다. 퍽 청주다운 선택이랄까. 여느 동물원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과 마주할 수 있게 한 것도 독특하다. # 예나 지금이나 청춘 홀린 건 옛 도심 성안길에 깊게 밴 꿈들이라 이제 청주 시내로 들어간다. 일제강점기 ‘본정통’이라 불렸던 원도심, ‘성안길’이 가장 먼저 찾을 곳이다. 성안길은 예나 지금이나 번다하다. 낡은 원도심에 청춘들의 발걸음이 잦은 건 국내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광경이다. 성안길 입구부터 ‘시네마 거리’가 펼쳐진다. 내용을 모르는 관광객은 생뚱맞게 여길 수도 있다. 1970~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해가 빠르다. 당시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개봉관부터 재개봉관까지 곳곳에 영화관이 박혀 있었다. 영화관은 꿈꾸는 이들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스크린 앞에 오종종하게 모여 앉아 다른 세계를 꿈꿨다. 그러다 어느 해부터인가 홀연히 영화관이 사라졌다. 성안길 초입에 복합상영관 하나 남기고는 정말 모조리 자취를 감춰 버렸다. 청주가 광역화되고 도시 규모가 확장되면서 다시 복합상영관 형태로 돌아오긴 했지만 단관 극장의 추억을 되살릴 수는 없다. 성안길 풍경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건 B급 영화의 걸작 ‘짝패’(2006)다. 절친의 죽음으로 고향에 내려온 형사 정태수(정두홍 분)가 후배 유석환(류승완 분)과 함께 동네 양아치 수십명과 ‘지옥행 액션열차’ 같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영화 ‘베테랑’(2015)에서 서도철(황정민 분)과 조태오(유아인 분)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도 성안길이 배경이다. 두 영화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성안길을 영화 소재로 꽤 즐겨 쓴 셈이다. 아울러 ‘짝패’에서 유석환이 유골을 들고 찾아가는 사찰 장면은 청주 우암산 중턱 관음사에서 촬영했다. 경내 천불전에서 청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저물녘엔 더 극적이다. #오리발 닮은 900년 은행나무가 지켜봐 온 오랜 삶들의 정취 성안길 한가운데에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900년을 살아낸 노거수다. 오리발을 닮은 잎, 오리발을 닮은 수형, 그래서 압각수라 불린다. 올해 비로소 나라에서 인정한 천연기념물이 됐다. 압각수는 이른 아침에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오리발 닮은 수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낮이 되면 어르신들의 독무대다. 한바탕 윷놀이판이 펼쳐지고, 여기저기서 동년배들이 자리를 잡고 나면 외지인이 끼어들 틈이 없다. 그렇다고 서운해할 것도 없다. 오래된 나무 앞에서 노인들이 오래된 놀이를 하는 풍경, 그것도 압각수의 삶의 일부이니 말이다. 압각수 뒤에 쫄쫄호떡이 있다. ‘오픈런’에 ‘웨이팅’이 일상인 집이다. 하지만 현지인은 바로 옆 공원당으로 들어가 메밀국수를 먹는다. 그게 ‘청주식’이다. 청주를 좀 오래 다닌 사람들은 안다. 유명한 것 옆에 더 좋은 게 조용히 있는 법이다. 이제 무심천을 건너 국립고인쇄박물관 앞에 선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를 기념하는 곳이다. 그러나 직지는 여기 없다.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법은 소장품의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환 협상은 사실상 멈춰 있다. 그 탓에 청주의 박물관은 주인공 없이 운영된다. 비슷한 사례가 세계에 여럿 있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조각의 절반은 영국 대영박물관에 있고, 그리스는 그 조각들이 돌아올 자리를 비워두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설계했다. 이집트의 네페르티티 흉상은 독일 베를린에, 로제타석은 영국 런던에 있다. 청주는 그 사실을 담담하게 안고 산다. 주인공 없는 축제도 있다. ‘봄 중앙극장’ 축제가 그렇다. 청주 중앙극장은 오래전 문을 닫았다. 그러니까 극장은 없고 축제만 있는 셈이다. 주인공 없는 무대, 그래도 사람들은 모인다. 사라진 것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청주시립미술관에선 씨킴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전시 제목이다. 씨킴은 중의적인 이름이다. 작가 자신의 이니셜 CI KIM이면서, 바다(SEA), 혹은 보다(SEE)라는 뜻도 담았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의 그림이 가장 바다와 먼 내륙의 도시에 걸린 셈이다. 씨킴은 이웃한 충남 천안시 향토기업인 아라리오의 김창일 회장의 영문 이니셜이다. 그의 이력이 독특하다. 천안 고속버스터미널과 그 일대를 합쳐 하나의 거대한 미술작품으로 꾸몄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세운 서울 종로구의 옛 ‘공간’ 사옥을 인수해 아라리오 갤러리로 되살려내기도 했다. #수암골 전망대·육거리시장·무심천… 볼거리 먹거리도 미친 맛집 해가 기울 무렵 수암골 전망대로 오른다. 수암골은 우암산 자락에 자리한 오래된 마을이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2010)의 주무대로 쓰이면서 그야말로 인기 폭발의 여행지가 됐다.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 숨이 차오를 즈음 시야가 열린다. 청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높고 낮은 건물들이 뒤섞인 평범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다. 한데 저물녘의 빛이 내려앉으면 달라진다. 주황빛이 건물 유리창마다 번지고, 원도심 지붕들이 낮게 깔린 연기처럼 흐릿해진다. 전망대 난간에 젊은 연인이 나란히 서 있다. 어깨를 기대고, 손을 잡고, 말없이 같은 방향을 본다. 특별할 것 없는 도시의 저녁을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할 터다. 육거리시장으로 내려간다. ‘만원의 행복’ 야시장을 찾아서다. 올해 상반기 주말에만 열리는 이벤트다. 시장 입구부터 냄새가 먼저 달려나온다. 기름지고 달콤하고 매운 것들이 한데 섞인 냄새다. 만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고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저울질하는 것부터가 이미 즐거움이다. 육거리시장 밑엔 남석교가 있다. 현재 남은 조선시대 돌다리 중 가장 길다. 시장 바닥이 복개돼 보이지 않지만, 조선시대 청주 사람들이 건너다니던 다리가 완벽한 모습으로 묻혀 있다. 역사는 대개 그렇게 발밑에 있다. 수백년 전 사람들도 남석교 위에서 뭔가를 먹었을 것이다. 배고픈 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니까. 육거리시장에서 걸어 무심천으로 나간다. 역시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야경이 거기 있다. 개울 위로 다리의 불빛이 내려앉고, 산책 나온 사람들과 자전거와 반려견이 무심하게 지나간다. [여행수첩] ●미동산수목원은 청주 외곽 미원면에 있다. 미동산이란 이름도 ‘미원의 동쪽’을 줄인 것이다. 상당산성도 도심 외곽에 있다. 미동산 수목원과 묶어 돌아보는 게 효율적이다. 시내 중앙공원 압각수는 오전 8시 이전 이른 아침에 찾는 게 좋다. 조용하게 압각수와 마주하는 맛이 각별하다. 국립고인쇄박물관과 청주시립미술관은 무료 관람이다. ●청주동물원은 청주랜드의 시설물 중 하나다. 청주랜드 안에 회전목마와 미니기차 등 어린이 놀이기구, 유아를 위한 어린이체험관도 있어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어린이박물관이 딸린 국립청주박물관, 명암저수지, 상당산성이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지역은 창업 ‘기회의 땅’, 지방대는 취업 ‘전초기지’ 자리매김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지역은 창업 ‘기회의 땅’, 지방대는 취업 ‘전초기지’ 자리매김

    ‘기회의 땅’을 찾아 지방으로 향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지역 경제의 신형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대학은 대기업 연계와 지역 특화 산업을 겨냥한 ‘취업 전초기지’로 변신하면서 지역 소멸을 막을 마지막 열쇠가 되고 있다. “수도권 떠난 건 후회 없는 선택”수요·정책 따라 전 직원 이사하기도청년창업특구 조성해 세제 지원을분산형 수소·전력(청정수소 추출기) 스타트업 에이피그린은 경기도 안산의 본사를 지난해 전북 완주군으로 이전했다. 전북이 연구개발(R&D)과 제작, 실증, 양산 준비까지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 박태윤(34) 대표에게 수도권을 떠난 결정은 ‘후회 없는 선택’이다. 지역으로 터를 옮긴 직원들을 위해 연봉도 10%씩 올려줬다. 박 대표는 30일 “완주는 수소 특화단지가 조성돼 있고 관련 산업 지원도 많아 직원 모두가 오게 됐다”며 “공장 부지가 저렴하고 벤처 펀드 등 각종 특화 지원도 많아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설명했다. 주로 수도권에서 경력을 쌓던 주수인(37) 유알커넥션 대표는 2023년 경북 경산에서 창업했다. 이 회사는 복잡한 비자 정책과 인력난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외국인 노동자를 연결하는 고용 서비스 플랫폼이다. 주 대표는 인구 소멸 위기를 외국인 유입으로 타개하려는 경북도 정책에 주목했다. 그는 “경산에는 산업단지가 크게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많다”면서 “건설, 제조, 판금 도장 등 소위 3D 업종 분야의 기술자들을 현장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억 5000만원에 이어 올해도 이달까지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장기 지원으로 청년 창업을 위한 지역 생태계가 조금씩 완성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역별 특화 산업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수도권을 떠날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정부에서도 올해 초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지역 거점 중심의 ‘다핵형 창업생태계’로 전환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창업생태계 100위권 도시 5곳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지역별 특화 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450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모펀드) 조성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창업이 지역 인구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성종 전북대 창업지원단 본부장은 “전문 기술이 있는 학생은 물론 좁아진 취업 시장에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면서 “다만 지역 청년 창업을 더 활성화하려면 청년창업 특구를 만들어 세제 혜택 등 많은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울서 지역으로 온 학생 많아”사천엔 우주항공 연계 캠퍼스 봇물새만금 인근 전북대는 방산과 신설지역 대학들은 취업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하며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을 줄이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의 대학 정원 감축 정책에 따라 2010년 57만 1000명이던 대학 입학정원은 지난해 44만 9000명으로 21.4%(12만 2000명) 줄었다. 이 중 수도권 대학은 전체 감축 정원 중 19.9%(2만 4000명)에 불과해 80% 이상을 지방대학에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지역 대학들은 ‘기업 맞춤형 커리큘럼’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 지역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의 모바일공학과다. 이 학과 입학은 곧 ‘삼성전자 입사’로 통한다. 4학년 첫 학기 인턴 활동을 통해 삼성전자의 신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도 있다. 고교 시절 서울권 대학 진학을 고민했던 구미 출신 김민재(24)씨는 “학교에서 보장하는 확실한 취업 경로와 주거 지원 혜택이 지역에 남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돌이켰다. 대구 출신 이동현(25)씨도 “서울에서 대구로 진학한 선후배들도 많다. 취업 걱정 없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귀띔했다. 지역 미래 먹거리에 맞춰 인재 양성에 나서는 대학들도 잇따르고 있다.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 중심지로 떠오른 경남 사천에 대학들이 몰리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사천캠퍼스를 조성하고 우주항공과 방산 분야 핵심 학과 대학원을 이전했다. 국립창원대도 2030년 정식 개교를 목표로 사천시 용현면 일대에 캠퍼스 설립 작업에 나섰다.K방위산업 전진기지의 청사진을 그린 새만금 지역이 인근에 자리한 전북대는 올해 국내 최초로 20명 정원의 학부 과정인 첨단방위산업학과를 신설했다.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인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방산업체들과 인재 양성을 위한 협업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대학의 ‘취업 기지화’가 고사 위기를 극복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과 도시는 공동 운명체”라며 “지역의 산업이 살아나려면 관련 인재를 키우는 대학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금의환향 사웨, 대통령에게 포상금 8100만원 받고 ‘서브2’ 운동화 선물

    금의환향 사웨, 대통령에게 포상금 8100만원 받고 ‘서브2’ 운동화 선물

    인류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42.195㎞) 1시간대 완주(SUB-2) 시대를 연 사바스티안 사웨(31)가 고국 케냐 땅을 밟으면서 전국이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30일(한국시간) 다완아프리카 등 케냐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6일 영국 런던 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1시간 59분 30초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사웨는 이날 수도 나이로비의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케냐 정부는 인류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쓴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공항에서부터 성대한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 그가 탄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하자 대형 살수차를 동원해 항공기에 물대포 세례를 하며 영웅의 귀환을 반겼다. 항공기 물대포 세례는 공항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예우다. 이어 사웨는 무용수들과 음악가들의 화려한 공연 속에 항공기에서 내려와 고향 마을에서 차로 6시간을 달려온 부모님을 끌어안았다. 사웨는 공항으로 마중 나온 인파를 향해 “여러분이 함께 축하해 주기 위해 이곳에 오신 이 기쁜 날이 정말 행복하며, 전혀 예상치 못한 환대”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웨는 나이로비 대통령궁으로 자리를 옮겨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접견했다. 루토 대통령은 사웨에게 세계 신기록 경신과 런던 마라톤 우승에 대한 포상으로 800만 케냐 실링(약 8100만원) 상당의 수표와 함께 그의 기록인 ‘01:59:30’이 새겨진 특별 기념 차량 번호판을 선물했다. 루토 대통령은 사웨의 성과를 두고 “극히 드문 순간”이라고 치하한 뒤 “인간 인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당신은 단순히 기록을 깬 것이 아니라 인간 잠재력의 지평을 넓혔다”고 덧붙였다. 이에 사웨는 대회 당시 신고 달렸던 운동화를 답례품으로 선물했다. 사웨는 대통령의 축하에 “나는 모든 케냐 국민들과 국가를 대신해 이룬 것”이라고 화답했다.
  • 올해 서울 개별공시지가 평균 4.9% 증가…용산, 성동, 강남 순

    올해 서울 개별공시지가 평균 4.9% 증가…용산, 성동, 강남 순

    서울시의 올해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 대비 4.90% 상승했다. 용산구의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고, 성동·강남구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1월 1일 기준 85만 7493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를 30일 공시했다. 올해 개별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4.9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2024년 대비 4.02% 상승한 바 있다. 개별공시지가는 25개 모든 구에서 상승했다. 평균 이상 오른 자치구는 ▲용산구(9.20%) ▲성동구(6.52%) ▲강남구(6.30%) ▲서초구(5.82%) ▲마포구(5.35%) ▲광진구(5.28%) ▲영등포구(5.01%) 등 7곳이다. 시는 올해 상향 결정된 표준지공시지가의 영향으로 개별공시지가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개별지 85만 7493필지 중 98.6%에서 지가가 상승했고 0.3%가 하락했다. 서울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땅은 상업용 토지인 중구 충무로1가 24-2다. 명동역 인근의 이 땅의 1㎡당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4.3% 상승한 1억 8840만원이다. 2004년 이후 23년 연속 최고지가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용지에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은 지난해 폐점했다. 최저 공시지가는 도봉구 도봉산 산 30으로 1㎡당 6940원이다. 개별공시지가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이의가 있으면 이의신청서를 다음 달 29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의신청 토지에 대해선 재조사와 감정평가사의 검증 등을 거쳐 6월 26일 조정·공시된다.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에서 감정평가사와 상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개별공시지가는 각종 세금 및 복지제도의 기준이 되는 만큼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시민께서 신뢰할 수 있는 공시지가 산정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부산 개별공시지가 평균 1.99%↑

    부산 개별공시지가 평균 1.99%↑

    부산시는 2026년 1월 1일 기준 16개 구·군 개별 토지 67만 3461필지 개별공시지가를 30일 결정·공시했다. 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지가 변동률은 전국 평균 변동률 2.93%보다 낮은 1.99% 상승했다. 구·군별로는 해운대구(2.80%), 수영구(2.54%), 강서구(2.51%), 기장군(2.22%), 남구(2.21%) 순으로 변동률이 높았다. 변동률 하위는 중구(-0.45%), 동구(1.19%), 사상구(1.22%) 순이었다. 부산지역 지가 총액은 전년 353조 8590억원보다 8조 461억원 오른 361조 905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 증가했다. 개별공시지가가 제일 높은 곳은 부산진구 부전동 241-1(LG유플러스 서면1번가점)로 ㎡당 4503만원이며, 가장 낮은 곳은 금정구 오륜동 산82(회동수원지 인근 임야)로 ㎡당 106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 ‘늑구 생포’ 수의사 “AI 가짜사진에 240명 군·경찰 이동” 분통

    ‘늑구 생포’ 수의사 “AI 가짜사진에 240명 군·경찰 이동” 분통

    9일간의 탈주극을 벌이며 ‘국민 늑대’로 등극한 늑구를 직접 생포한 수의사가 생포 당시 비화를 밝히며 수색 초반 큰 혼란을 준 AI 사진에 분통을 터뜨렸다. 2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구를 마취총으로 생포한 국립생태원 진세림 수의사가 출연했다. 이날 진 수의사는 늑구 수색 초반 혼란을 야기했던 인공지능(AI) 가짜 사진에 대해 언급했다. 이 사진은 대전시의 포획 상황 브리핑, 소방 당국 등의 공식 발표에 고스란히 사용되기도 하는 등 수색에 큰 방해가 됐다. 특히 당시 오월드 인접 야산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던 당국은 이 사진으로 인해 수색 범위를 대전 중구 사정동으로 긴급 변경해 수색 본부도 인근 초등학교로 옮기기까지 했다. 학교는 하루 휴교까지 했다. 진 수의사는 “저희도 다 믿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다 믿었다)”며 “이 세계가 너무 무섭더라. 만약 이런 사태가 다른 일에서도 일어난다면 굉장히 무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청, 경찰, 군, 금강유역환경청까지 늑구를 살리겠다고 왔는데 가짜 사진 때문에 240여명 인력이 이동해버렸다”며 “많이 허탈했다. 만약 그때 안 움직였다면 더 빨리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늑구를 놓쳤던 1차 포획 시도 당시 상황도 전했다. 진 수의사는 지난 8일 늑구가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직후 수색팀에 합류해 늑구 수색 작전에 나섰다. 이어 지난 14일 늑구를 야산에서 발견해 마취총을 쐈지만 늑구는 마취총을 피해 달아났다. 그는 “장거리에서 마취총을 쏠 일이 많이 없다 보니까 수의사들끼리 논의를 많이 했다. 어떤 마취 약물을 쓸 것인지, 어느 용량을 쓸 것인지, 이송 방법, 수액 라인, 기도 확보까지 디테일하게 정리했다”면서 “원래 계획은 밤에 포착되더라도 ‘현장에서 마취총을 쏘지 않는다’가 저희끼리 회의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진 수의사는 “동물원 쪽으로 들어와서 마취총 쏠 공간이 확보되면 (마취총을) 쏘기로 했다”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까 오늘이 쏘기에 적기 같더라. 왜냐하면 늑구가 많이 지쳐 있고 생각보다 거리가 줄어들 수 있어서 ‘기회가 되면 쏴라’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어두운 밤이고 그 정도 거리를 (늑구가) 줄까 생각했는데 제가 도로 위에 서 있었고 천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이 산이었는데 천 쪽으로 늑구가 슬슬 내려오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한 17m 정도 됐다. 그 시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다. 그때 늑구를 본 시간 자체는 되게 짧은데 늑구의 형상과 외모가 되게 깊게 박혔다”며 “늑구를 데려가려는 모든 사람이 주변에 있어 흥분하고 긴장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새벽 2시 반에 제가 한번 쐈다. 가슴을 노리고 쐈는데, 그래야 늑구가 뛰어나가다가 허벅지에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생각보다 늑구가 더 빨라서, 늑구가 지나간 자리에 쏴 놓쳤다”고 전했다. 진 수의사는 “전 사실 총 쏘고 늑구를 놓쳤을 때 ‘아 늑구가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장에 있을 때 늑구가 머무는 곳 바로 뒤쪽이 고속도로였다. 덤프트럭이 경적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랜 시간 동안 늑구를 포착하지도 못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이미 고속도로를 왔다 갔다 한 것”이라며 “이번에 놓쳐서 다음 포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그 시간 안에 로드킬로 죽을 수 있겠구나. ‘내가 못 맞혀서 늑구가 죽었네’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늑구 수색팀은 도로관리소 로드킬 상황까지 공유받았다. 이후 꿈에서도 늑구를 보곤 했다던 진 수의사는 2차 포획 시도 때도 현장에 달려가 22m 거리에서 마취총을 쏴 늑구를 맞히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번엔 조금 더 앞인 목을 노렸다. 전 엄청 운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속도로 나갈지, 옆으로 빠질지 모르니까”라며 “다행히 그렇게 움직여줘서 전 제가 잘 쏴서 포획한 게 아니라 ‘늑구가 맞아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월드 사육시설의 철조망 아래 땅을 파고 탈출했다가 열흘 만인 17일 동물원에서 약 1㎞ 떨어진 장소에서 포획됐다. 건강 상태는 양호했지만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야생에서 생활한 탓에 몸무게는 탈출 전보다 3㎏ 빠져 있었다. 또 위장에서 2.6㎝ 낚싯바늘이 발견돼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시술을 받기도 했다. 대전 오월드는 현재 늑구에게 평온하고 조용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완전한 회복을 위해 당분간 늑구의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김치 남기면 재사용하겠다”…식당 경고문에 ‘시끌시끌’

    “김치 남기면 재사용하겠다”…식당 경고문에 ‘시끌시끌’

    “땅 파면 돈 나오나요.”한 자영업자가 식당 반찬 셀프바에 “김치를 남기시면 재사용하겠습니다”라는 경고문을 붙인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반찬 재사용을 공언한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한 식당의 셀프 반찬 코너를 촬영한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 안내판에는 “김치를 남기시면 재사용하겠습니다. 땅 파면 돈 나오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글을 작성한 A씨는 해당 안내문을 붙인 자영업자를 ‘테토 음식점 사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근데 이거 본인 손해 아니야?”라고 했다. 식당에서 ‘재사용’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자영업자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부는 “반찬 재사용을 이해하지만, 가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등의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 [씨줄날줄] 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

    [씨줄날줄] 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팔도군현지도’(1770년)에서는 양주목이 한양도성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주는 동쪽으로 포천과 가평, 서쪽으로 고양과 파주, 남쪽으로 광주와 과천, 북쪽으로 연천과 마전을 마주하고 있다. 서울 동부는 물론 마포·서대문·은평도 대부분 양주 땅이었다. 지도의 양주 서쪽 지역엔 마포 광흥창 모습도 선명하게 그려졌다. 양주가 중요한 고을이었던 것은 남북을 잇는 통로였기 때문이다. 한반도 중부는 임진강이 가로막고 있는데 배를 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최하류는 지금도 장단과 적성 사이 호로하(瓠瀘河)다. 임진강을 건너 의정부시와 노원구 일대 평탄한 구간을 지나면 광진, 곧 광나루다. 백제를 건국한 온조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올 때도 이렇게 임진강과 한강을 건너 풍납토성을 세웠을 것이다. ‘팔도군현지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고양주면의 존재다. ‘옛 양주’라는 뜻이니 과거 양주 읍치가 있었던 곳이다. 학계에서는 양주 읍치가 통일신라 시대 이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일원에 있었고, 1067년(고려 문종 21년) 양주가 남경(南京)으로 승격하면서 북악산 아래 청와대 일원으로 옮겨 갔다는 연구도 있다. 조선시대 옛 남경이 수도가 되자 양주는 읍치를 다시 물색해야 했다. 1395년 옮긴 새 읍치가 오늘날의 고읍동이다. 관아가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양주목은 1506년 유양동으로 옮겼다. 관아는 최근 복원 작업으로 옛 모습을 상당 부분 되찾았다. 양주군청은 1922년 이후 의정부에 자리잡기도 했다. 양주시에서는 1963년 의정부, 1980년 남양주, 1981년 동두천시가 분리됐다. 남양주시에서는 다시 구리시가 1986년 기초자치단체로 독립했다. 의정부·양주·동두천시를 통합하자는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공통의 역사는 통합의 동력이 되고도 남는다. 6·3 지방선거는 주민 사이 공감대를 형성할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마강래의 도시 톡] 용산, 이대로 가면 ‘국내’ 업무지구도 어렵다

    [마강래의 도시 톡] 용산, 이대로 가면 ‘국내’ 업무지구도 어렵다

    용산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한복판, 무려 14만평에 이르는 빈 땅이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용산은 조선시대부터 한강과 도성을 잇는 서울의 관문이었다. 그러나 이 황금 입지는 슬픈 역사도 품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대륙침략 거점으로 강제 수용됐고 해방 후에는 미군기지로 남아 오랫동안 시민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용산이 서울의 중심에서 다시 깨어나려는 그 순간, 주택공급 논란이 불거졌다. 당초 6000호 수준이던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공급 계획이 1만호로 확대되면서 학교 용지 확보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마치 용산 개발 전체가 멈춰 설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홍콩의 글로벌 기능이 싱가포르와 일본으로 이동하고, 도쿄 아자부다이힐스가 글로벌 기업을 빨아들이는데 우리는 사업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어떤가. 지금 계획대로라면 ‘국제업무지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글로벌 기업과 헤드쿼터가 들어올 수 있을까. 나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이를 따져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즐겨 언급하는 아자부다이힐스와 비교해 보자. 이곳은 약 35년에 걸쳐 해외기업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조건을 설계한 국제거점이다.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아자부다이힐스는 쪼개진 땅을 하나로 묶은 ‘통합적 개발’을 했다. 토지소유자는 300명이 넘었고 필지도 잘게 나뉘어 있었지만, 재개발조합 방식으로 토지소유자들의 권리를 조율했다. 땅을 팔고 떠나는 대신 개발 후 새 건물의 일부와 토지 공유지분을 갖도록 했다. 흩어진 땅을 하나로 개발했고, 전체 단지가 하나의 도시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용산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나의 거대한 땅을 통합적으로 개발하기보다 다시 쪼개 블록별로 민간 사업자에게 넘기는 구조다. 둘째, 모리빌딩이라는 장기적 ‘도시 운영자’가 있었다. 모리빌딩은 미나토구 일대의 오피스와 복합시설을 운영하며 기업 유치, 임대관리, 공공공간, 도시 브랜드를 다뤄 온 도시운영 회사다. 물론 민간기업 중심의 개발은 나름의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아자부다이힐스는 ‘무슨 건물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도시환경을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를 더 중요시했다. 지금의 용산에는 건물 계획만 있지 누가 어떤 철학으로 운영할 것인지는 보이지 않는다. 셋째, ‘산업생태계 구상’이 있었다. 이곳에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허브가 들어섰다. 벤처캐피털과 대기업 투자조직을 한곳에 모아 새로운 기술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반면 용산은 국제회의장, 공연장, 미술관 같은 건물 계획만 있지 그것이 어떤 산업전략으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글로벌 투자회사, 해외 연구소, 기업 본사, 서울의 기존 산업거점을 어떻게 엮을지에 대한 그림도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용산은 국제업무지구가 아니라 ‘국내업무지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니, 최근의 환경 변화를 보면 국내업무지구로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전쟁으로 유가는 오르고, 건설단가는 치솟았으며, 금리도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 민간이 달라붙기 힘든 구조다. 이 어려움을 뚫고 국내 기업 유치에 성공한다 해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 곳곳에 오피스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용산까지 대규모 업무지구로 들어서면 종로와 을지로, 여의도 시장은 크게 침체될 수 있다. 해외기업 유치 없이 서울 안의 기존 기업을 옮겨 앉히는 방식이라면, 용산 개발은 결국 제로섬 게임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 제기를 두고 용산 개발의 발목을 잡는 주장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히 하자. 용산은 국가백년지대계를 보고 다루어야 할 공간이다. 해외기업을 유치해 한국 경제의 심장부로 키우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 계획이 정말 ‘국제’업무지구를 만드는 것인지부터 물어야 한다. 내 눈에는 국내업무지구로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보인다. 용산은 절대로 그런 허술한 수준의 구상으로 다뤄질 땅이 아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연관검색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