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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영 “남북을 ‘평화적 두 국가’로”…다시 띄워진 ‘두 국가론’ 공방[외안대전]

    정동영 “남북을 ‘평화적 두 국가’로”…다시 띄워진 ‘두 국가론’ 공방[외안대전]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관계를 ‘평화적 두 국가’로 전환하자고 운을 띄우며 정부가 북한의 ‘두 국가론’을 사실상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냉랭한 북한과의 대화를 복구하기 위한 메시지로도 읽히는데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 장관은 지난 12일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예방한 자리에서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단서가 붙어있지만 국제법적으로나 국제정치적으로나 두 국가”라며 “현실적으로 ‘실재하는 두 국가’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적대적인 두 국가’론으로 선을 긋고 있는데, 앞에 있는 ‘적대적’이라는 표현이 문제”라며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2단계인 ‘국가 연합 단계’는 두 국가의 연합을 의미하며 이는 30여년 된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으로 사실은 남쪽에서도 ‘평화적 두 국가론을 유지해 온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과거 서독의) 브란트 정권도 동방정책의 ‘두 개 국가론’을 바탕으로 동독과의 교류 협력을 진행했다”며 “결국 두 개 국가의 제도화에서 파생된 교류 협력의 성과가 통일로 이어졌다는 점을 우리도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장관 “남북, 지금처럼 적대하며 살 수 없다” 사실상 ‘두 국가’ 체제 수용 필요성 제기 정 장관은 9·19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합의 7주년을 하루 앞둔 18일에도 “남북이 지금처럼 긴장하고 대립하고, 적대하며 살 수는 없다”며 “북한이 체제 위협 인식이나 그 어떤 이유로 두 국가론을 유지한다고 할지라도 적대성을 지속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변화의 초점을 우선 적대성을 해소하는 데 맞춰야 한다”며 “‘사실상의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 대북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평화적 두 국가’ 체제가 새로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 통일 중간 단계로 남북의 국가연합단계를 언급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1991년 남북의 유엔 동시 가입이 이미 이를 실현한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남북이 유엔에 각각 독립적으로 가입한 뒤 이미 국제법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사실상 두 국가로 다뤄져 왔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지난 2023년 12월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재규정한 뒤 ‘두 국가론’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져 왔습니다. 지난해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화두를 던진 게 가장 대표적입니다. 임 전 실장은 “(남북이) 그냥 따로, 함께 살며 서로 존중하고 같이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라며 “통일하지 말자”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당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도 헌법에 맞지 않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두 국가론’을 지지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고 명시한 헌법 4조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란 반박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잇따라 정 장관이 ‘평화적 두 국가론’을 강조하며 정부의 대북 정책이 사실상 남북 두 국가 체제를 받아들이고 현실적으로 대화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인지 관심이 모입니다. 임 전 실장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근에도 “변화된 현실을 우리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김대중 정부가 내세웠던 정경분리의 원칙은 지금 시점에서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대북 전단 살포 중지, 확성기 해체 등 잇따라 화해를 위한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북한이 남측과는 철저하게 선을 긋고 러시아와의 밀착 등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고 있는 현실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임종석 “北, 완전히 다른 선택…실체 인정이 대화 바탕”통일연구원장 “지도자들, 그런 주장 말아야” 반기 임 이사장은 그러면서 “서로의 실체를 명실상부하게 인정하는 것은 대화를 위한 중요한 바탕이라 생각한다”며 “헌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해석을 현실에 맞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국가보안법 문제도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 ‘북한’이라는 호칭도 (변경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정부가 통일에 대한 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남측과 철저히 단절을 하고 있는 가운데 통일을 앞세울수록 오히려 적대감과 거부감을 키울 수 있으니 ‘두 국가론’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인식 아래 대화 방안을 찾자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두 국가론’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두드러지진 않습니다. 정 장관이 줄곧 언급하는 옛 서독의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1969년 10월 “비록 독일에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하더라도 서로에게는 외국이 아니다. 그들의 관계는 ‘특별한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전독부를 내독부로 바꾼 것을 두고도 정 장관은 취임 직전 통일부 명칭을 한반도부, 남북관계부 등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습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은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고 밝히면서도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수한 관계지만 사실상 두 국가의 관계를 유지하며 화해를 위한 대화를 해나가자는 정 장관의 주장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물론 여전히 ‘두 국가론’을 수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북한이 먼저 주장한 두 국가론으로 결국 분단이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19일 통일연구원·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 공동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적대적이든 평화적이든 두 국가론은 한 민족을 영구 분단시킨다”며 “북한이 남북 특수관계를 부정하고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변경했다고 해서 우리까지 ‘두 국가론’으로 변경하는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며 정 장관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김 원장은 “두 국가론은 국사를 완전히 다시 써야 하고, 북한 주민은 이민족이 되며 북한 땅은 이웃 나라의 영토로 넘어가게 되는 참변을 초래한다”며 “우리의 지식인들과 지도자들은 그런 주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급격하게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정부는 당장 북한의 호응이 없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화 제의를 단번에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요청했고, 올해 안에 북미 대화가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계속 화해 메시지를 내놓으며 깊은 적대심을 해소하도록 남북 대화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 강조해 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9·19 군사합의를 복구하는 게 시급하다”며 연내 복구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 안에서 협의 중이라는 사실도 소개했습니다. 지난 18일 발표된 123대 국정과제 가운데에는 평화 공존의 대북정책 수립 등을 목표로 하고 특히 남북 평화공존의 원칙·규범 등을 규정한 ‘남북기존협정’과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발전안’ 마련 등이 제시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북 ‘두 국가론’에 대한 공론화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회적 공감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통일 방안을 고심해야겠습니다.
  • 박일하 동작구청장, 세계를 향한 ‘K-도시 동작’ 비전 제시

    박일하 동작구청장, 세계를 향한 ‘K-도시 동작’ 비전 제시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이 세계를 향해 나아갈 도시 동작의 발전 비전과 철학을 담은 저서를 출간했다. 박 구청장은 19일 상도동에 있는 동작문화복지센터 4층 대강당에서 신간 ‘동작, 세계가 주목할 K-도시’ 출판을 기념하는 북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 책은 동작구의 용양봉저정과 명수대, 흑석동과 상도동, 사당동의 아파트 단지와 지하철역 등 구석구석을 변화시켜 동작구를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그의 철학과 의지를 담고 있다. 박 구청장은 저서에서 “서울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동작이야말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땅”이라며 “상도동의 언덕은 최고의 리버뷰 주거지로, 낡은 노량진 역사는 초고층 민자 역사로 변모할 수 있다. 동작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할 명품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북토크 콘서트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 1500여명이 참석해 출판을 축하했다. 나 의원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박 구청장의 ‘동작 사랑’이 느껴진다”라며 “앞서 저는 동작을 서울에서 제일 가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박 구청장은 세계에서 제일 가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한다. 책을 통해 그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동네가 변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다고 느꼈는데, 책을 보면서 다시금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 통일연구원장 “적대적이든 평화적이든 두 국가론은 영구 분단”

    통일연구원장 “적대적이든 평화적이든 두 국가론은 영구 분단”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19일 “북한이 남북 특수관계를 부정하고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변경했다고 해서 우리까지 ‘두 국가론’으로 변경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사실상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가는 것이 대북 정책의 핵심”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와 배치되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통일연구원·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 공동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적대적이든 평화적이든 두 국가론은 한민족을 영구 분단시킨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두 국가론은 국사를 완전히 다시 써야 하고, 북한 주민은 이민족이 되며 북한 땅은 이웃나라의 영토로 넘어가게 되는 참변을 초래한다”며 “우리의 지식인들과 지도자들은 그런 주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지금 남북 관계는 통일로 갈 것이냐, 영구분단으로 갈 것이냐의 논란에 있다”며 “통일은 완전한 광복이며 강대국이 되는 길, 영구 분단은 우리 민족이 강대국이 되는 길을 포기하고 약한 민족으로서 주변국에 휘둘리며 지질하게 살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당연히 남북 간의 적대성을 배격해야 하지만 그 대안은 ‘평화적 두 국가론’이 아닌 ‘평화적이고 통일 지향적인’ 특수관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장관은 전날 2025 국제 한반도 포럼(GKF) 개회사에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응하기 위해 적대성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며 “사실상의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 대북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두 국가론’을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는데, 김 원장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 정청래가 일본어 노래를 부른 까닭은[정치뉴스 테이크아웃]

    정청래가 일본어 노래를 부른 까닭은[정치뉴스 테이크아웃]

    “요꼬하마, 부루 라이또 요꼬하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가수 고 이시다 아유미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를 불렀다고. 1968년 발표 후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하면서 중년층엔 친숙한 노래. 정 대표의 형이 이 노래를 즐겨 불러. 10남매 중 막내로 개구쟁이(?) 기질이 있는 정 대표는 노래 솜씨를 뽐낸 뒤 미즈시마 대사에게 “아는 한국 노래 없느냐”고 물으며 마이크를 건네려 했다고. 정 대표가 일본 노래를 부르자 미즈시마 대사는 상당히 좋아했다는 후문. ‘강성 이미지’ 탓에 접견 자리에 부담을 느꼈을 법한데 정 대표가 일본 노래로 분위기까지 풀어 준 셈. 다만 답례송은 없었다고.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과거사 문제도 직접 거론하지 않아. “양국이 지혜롭게 문제를 잘 풀어 갔으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 전부. 이에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외교 기조에 적극 발을 맞췄다는 해석도. 정 대표에게 노래는 유일한 취미. 그는 책 ‘거침없이 정청래’에 썼듯 골프도, 당구도, 포커도 못 친다고. 정 대표가 즐겨 부르는 노래 중 장사익 선생의 ‘찔레꽃’엔 특별한 사연도 있어. ‘찔레꽃’은 2016년 공천 탈락 후 정 대표가 혼자 운전하고 다닐 때 차 안에서 조용히 울면서 들었던 노래.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 순회를 할 때 이런 사연을 전한 정 대표는 “오늘은 울지 않고 불러 보겠다”며 당원들 앞에서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를 열창하기도. 정 대표는 지난 17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제주 현장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제주를 소재로 한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러 화제. 자리에 앉은 채로 노래 첫 소절과 둘째 소절인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를 불러. 정 대표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목이 메었다”며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온갖 고통을 감내했을 제주도민에게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 李 “3500억 달러 美의 투자 요구 수용했다면 탄핵당했을 것”

    李 “3500억 달러 美의 투자 요구 수용했다면 탄핵당했을 것”

    “G2 갈등서 한국 최전선에 설 위험美 관계 기초하되 中도 관리 필요노벨상? 트럼프 말고 누가 있겠나”해킹 피해 대책 지시, 증권사 오찬“국장 복귀 지능순, 말 나오게 할 것”4개월 만에 ETF 26% 수익 공개도 이재명 대통령은 3500억 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등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관련해 “미국 측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저는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처럼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 인터뷰는 지난 3일 진행됐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우리 정부에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3500억 달러 중 대부분을 현금 출자하며 수익 배분도 미국이 대부분을 갖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일관되게 이러한 방침을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주장한 것에 대해 “농담이었다고 믿는다. 이미 미국은 비용 없이 미군 기지와 부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땅을 실제로 소유하게 된다면 재산세를 내야 한다. 그건 면제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중 관계의 관리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는 한미동맹에 기초한다”면서도 “우리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 관계와 경제적 유대, 인적 교류가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서방 세계도 이를 이해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한미, 한중 관계를 잘 관리하지 않게 되면 “한국이 두 진영 간 갈등의 최전선이 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구체적 진전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 외에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그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어 한다는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 또 “북한에 (핵 개발을) 그냥 멈추라고 하면 중단하겠나”라며 “우리가 압력을 계속 가한다면 북한은 지속적으로 더 많은 핵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동결·축소·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 해법’을 제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킹 범죄 대책을 주문했다. 이보다 앞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주식시장에 대해 누가 ‘국장(국내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걸 빨리 ‘국장 복귀는 지능순’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에 힘입은 자신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성적표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기간 4000만원 상당의 ETF를 매입하고 매월 100만원씩 5년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종가 기준 이 대통령의 ETF 평가이익은 1160만원으로 26.4% 수익을 기록했다.
  • 여권발 사법 개혁 추진에…다시 소환된 ‘대법원 대구 이전’

    여권발 사법 개혁 추진에…다시 소환된 ‘대법원 대구 이전’

    여권발(發) 사법개혁의 일환인 대법관 증원 추진 과정에서 ‘대법원 대구 이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법원행정처가 대법관을 증원하면 시설 신축 등에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든다며 난색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 지방 이전 카드를 꺼내 들면서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사법개혁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발의와 함께 대법관을 26명을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대법관을 증원할 경우 시설 신축 등에 1조4000억원이 들어간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다. 대법관이 늘어나면 함께 근무할 재판연구관도 늘려야 하고 시설 확장이 필요한 데 서초동 인근 땅을 매입하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곧바로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맞섰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대법원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대구로 이전하는 법안을 이미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법원 대구 이전법을 발의한 이유는 역사적 의미와 실현 가능성 때문”이라며 “일제강점기 한반도에 3개의 복심법원(항소법원)이 존재했는데 평양, 경성, 대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구가 사법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다, 평양과 서울을 제외하면 대구가 적합하고 국민의힘이 반대하기 힘들어 정치권의 합의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고 부연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대법원 소재지를 서울로 한정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했다. 대법원 대구 이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해 3월 “입법·사법·행정 수도를 각각 다른 곳에 두는 것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검토해볼 만하다”며 대법원 대구 이전의 불씨를 지폈다. 그는 ‘3수도론’을 내세우며 “우리도 세종시를 입법수도로 하고 국회를 모두 이전하고 이참에 사법수도도 대법원을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 국토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민주당도 같은 해 7월 26일 대법원 대구 이전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헌법재판소 광주 이전을 골자로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대구와 광주 지역 법조계에서는 즉각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대구와 광주지방변호사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대검찰청 등 국가의 중요 법조기관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재판업무뿐만 아니라 사법서비스의 지역적 불균형이 심화돼 왔다”면서 “대법원 대구 이전과 헌법재판소 광주 이전 법안 발의를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 이 대통령 “미국 무역 협상 조건 너무 엄격” 美 언론 인터뷰 공개

    이 대통령 “미국 무역 협상 조건 너무 엄격” 美 언론 인터뷰 공개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시사 잡지 타임과 한 인터뷰가 1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타임지에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민간 교류로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수준에서 관계를 정리해야 하고 서방 세계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미국과 함께 할 것이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중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두 진영(미국과 중국)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면서 “한국이 강대국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진통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조건들이 너무나도 엄격했다”면서 “만약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한국에서) 탄핵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지난달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관세 협상 이후 세부 사항을 두고 미 행정부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과정에서 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농담을 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미군은 이미 기지와 땅을 비용을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를 소유하게 된다면 재산세를 내야하고, 그걸 면제해줄 수는 없다”고도 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는 국내 정치 상황 안정”취임 100일을 계기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된 점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다만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은 대립과 분열이 일상화돼, 내 숨소리조차 일부에서는 비판받을 지경“이라며 ”이런 문화를 바꾸는 것이 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타임지는 “이 대통령이 한국이 처한 위기 상황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을 ‘재부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노벨 평화상 후보 자격 있냐 물으니…타임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이유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의향이 있냐고 질문했고, 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면, 그 상을 받을만한 다른 인물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둘 다 많은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고, 사람들이 기억할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패자로 남는 결론에 도달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예상보다 더 친해질(connect)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됐으며, 타임에는 현지시간 18일 공개됐다.
  • [포착] 이 대통령 “미국과 함께 할 것, 중국은…” 美 언론 인터뷰 공개

    [포착] 이 대통령 “미국과 함께 할 것, 중국은…” 美 언론 인터뷰 공개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시사 잡지 타임과 한 인터뷰가 1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타임지에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민간 교류로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수준에서 관계를 정리해야 하고 서방 세계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미국과 함께 할 것이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중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두 진영(미국과 중국)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면서 “한국이 강대국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진통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조건들이 너무나도 엄격했다”면서 “만약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한국에서) 탄핵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지난달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관세 협상 이후 세부 사항을 두고 미 행정부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과정에서 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농담을 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미군은 이미 기지와 땅을 비용을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를 소유하게 된다면 재산세를 내야하고, 그걸 면제해줄 수는 없다”고도 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는 국내 정치 상황 안정”취임 100일을 계기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된 점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다만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은 대립과 분열이 일상화돼, 내 숨소리조차 일부에서는 비판받을 지경“이라며 ”이런 문화를 바꾸는 것이 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타임지는 “이 대통령이 한국이 처한 위기 상황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을 ‘재부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노벨 평화상 후보 자격 있냐 물으니…타임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이유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의향이 있냐고 질문했고, 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면, 그 상을 받을만한 다른 인물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둘 다 많은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고, 사람들이 기억할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패자로 남는 결론에 도달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예상보다 더 친해질(connect)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됐으며, 타임에는 현지시간 18일 공개됐다.
  • [세책길] 김일성 개인숭배가 뉴노멀이 된 평양의 결정적 하루

    [세책길] 김일성 개인숭배가 뉴노멀이 된 평양의 결정적 하루

    각종 K시리즈가 유행하다보니 한국의 문화와 지리, 더 나아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 속에서 전세계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 많은 K시리즈를 한반도 북쪽에 있는 또 다른 K와 혼란스러워하거나 비교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문제는 남과 북 모두에게 아주 오래된 숙제나 다름없다. 분명 수천년을 동일한 정치사회문화 속에서 살았는데 왜 이렇게나 다른 나라가 돼 버렸을까. 정치체제는 하늘과 땅 차이인데, 경제 시스템과 성적표는 더 크게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구성하는 국민 혹은 인민들의 사고방식이 무척이나 달라져 버렸다. 무엇이 남과 북을 전혀 다른 사회로 만들었을까. <예고된 쿠데타, 8월 종파사건>은 남과 북이 서로 다른 경로를 가게 된 분기점으로 남쪽에선 1960년 4·19, 북쪽에선 1956년 8월에 있었던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꼽는다. 남쪽에선 4월혁명을 통해 이승만과 자유당 정부를 무너뜨린 승리를 거뒀다. 이는 부마항쟁과 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과 촛불집회, 두 차례 탄핵에 이르는 원초적 경험을 형성했다. 이에 비해 북녘에서 조선노동당 내부 토론을 통해 김일성 개인숭배를 비판했던 사람들이 추방되고 처형되고 숙청됐던 좌절은 이후 체제에 저항하거나 비판할 싹 자체를 밟아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평양을 자주 방문하는 지인한테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이후 협상에 참여했던 핵심관계자들이 대거 숙청됐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최고존엄에게 실패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없는 사회에선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싶다. 남북협상이나 북미협상에서 일반적인 실무협상보다는 정상회담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는 것 역시 원인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뿌리는 이미 한국전쟁 책임을 ‘박헌영을 비롯한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지도부가 미국 제국주의 간첩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던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사실 최고지도자 개인숭배 문제는 1950년대만 해도 남과 북이 오십보 백보였다. 평양에서 김일성이 미제를 물리친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받을 때 서울에선 이승만을 북괴의 침략을 물리친 국부로 포장되고 있었다. 서울 남산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이승만 동상이 세워졌고 심지어 서울시를 이승만의 호를 따 ‘우남시’로 이름을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기도 했다. 저자가 남과 북의 차이를 만든 결정적 분기점으로 꼽는 ‘8월 종파사건’은 1956년 8월 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무대다. 저자는 조선노동당의 정파적 해석이 지나치게 강한 ‘8월 종파사건’이 아니라 가치중립적인 용어인 ‘8월 전원회의 사건’으로 부른다. “체제 발족 이래 김일성을 비롯한 조선노동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비판받은 유일무이한 사건(5쪽)”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사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기존에는 소련의 후원을 받는 소련파와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연안파가 당내 패권을 추구하려다 실패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이에 비해 저자는 옛 소련 쪽 문서와 소련 주재 대사를 지냈던 이상조 등 관계자들이 남긴 회고록을 비롯한 각종 1차사료를 광범위하게 분석해 실체를 추적한 끝에 평양이 내세우는 공식역사와는 매우 다른 실체를 재구성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노동당 공식행사에서 김일성 공개비판저자에 따르면 8월 전원회의 사건은 무엇보다도 김일성 개인숭배에 노동당 내부에서 거부감과 반발이 분출한 게 핵심 원인이었다. 1956년 2월 열렸던 소련공산당 제20차대회에서 총서기 흐루쇼프가 스탈린 개인숭배를 강하게 비판한 것을 계기로 집단지도체제와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그 영향을 받아 김일성 개인숭배를 조장한 김일성을 비롯한 조선노동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세력 형성을 촉발했다. 이참에 조선노동당에서 당내민주주의와 집단지도체제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분출한 게 1956년 8월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였다. 김일성 개인숭배는 정부수립 이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었다. 김일성 초상화가 실린 신문으로 책을 포장했다가 징역 5년형을 받거나,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키며 “당신은 인민들 사정을 모르고 있어!”라고 성토한 어느 농민은 징역 7년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130~131쪽). 항일투쟁을 김일성 혼자 다 한 것처럼 역사를 왜곡하는 일도 벌어졌다. 개인숭배에 비례해 정책 실패도 심각해졌다. 1955년 곡물 부족분이 25만t에 달할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했지만 김일성이 주도한 중공업 우선 정책 때문에 주민들 수만명이 굶어 죽는 사태도 벌어졌다. 개인적으로 생생한 증언을 들은 적도 있다. 소련 시절 사할린에서 태어나 자란 동포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소련 정부 추천을 받아 1950년대 평양에 있는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평양 경험을 매우 부정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조선노동당은 김일성 개인숭배가 너무 심각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학교 건물 곳곳에 김일성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손가락질만 잘못 해도 큰일 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얼마 안돼 소련으로 귀국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스탈린 개인숭배를 청산하려는 소련의 후원을 등에 업고 김일성 개인숭배를 공격해 정책변화를 이끌어 내려는 계획의 핵심 주동자는 서휘·윤공흠·이필규·고봉기·이상조 등 40대 초반 소장인사들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전원회의장에서 상업상 윤공흠이 갑자기 발언권을 요구한 장면일 것이다. “나는 우리 당내에 존재하는 개인 숭배와 그것이 불러온 악영향에 대해 토론하려 합니다. … 당과 국가의 권력이 한 사람의 수중에 장악돼, 당내 민주주의와 집단 체제가 훼손되고 법질서가 유린되기에 이르렀습니다(320쪽).” 당 중앙위원 71명과 후보위원 45명,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급 이상 간부들까지 더해 150여명에 이르는 고위 당원들이 참석한 내각 회의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윤공흠에게 욕설을 퍼붓흔 소리, 발을 구르는 소리, 휘파람 소리, 책상을 치는 소리 등으로 장내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되었다(321쪽).” 윤공흠이 발언을 제지당하자 최창익도 나섰다. 그는 “당원이 자기 의견을 밝히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당원의 발언을 억압하는 행위야말로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입니다. 윤공흠 동지의 토론을 끝까지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322~323쪽)”라고 했다. 하지만 “반당분자는 토론을 중단하라!” “반당 종파분자를 끌어내려라!”는 고성이 난무하는 속에서 더이상 제대로 된 논의는 불가능했다. 김일성 1인독재 비판은 김일성 등 노동당 지도부한테 철저히 진압당했다. 서휘, 윤공흠, 이필규,김강은 그날 바로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망명했다. 다음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선 <최창익, 윤공흠, 서휘, 이필규, 박창옥 등 동무들의 종파적 음모행위에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채택하고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반당적 책동”으로 규정했다. 8월 전원회의 사건은 대숙청으로 이어졌다. 소련과 중국이 김일성을 제지하면서 한동안 어색한 동거가 이어졌지만 결국 중소갈등 와중에 김일성의 지지를 필요로 했던 소련과 중국도 당내 비판세력을 외면했다. 거칠 것이 없어진 김일성은 가혹한 숙청에 착수했다. “마침내 반격이 시작되었다(449쪽).” 1957년 7월부터 1년 동안 3912명이 노동당 당적을 박탈당했다(534쪽). 주도자로 몰린 최창익과 박창옥은 비밀재판 끝에 사형선고를 받았다(460쪽). 원로 독립운동가이자 저명한 국어학자로 당시 명목상 국가원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두봉은 가혹한 자아비판 끝에 평안남도 맹산군에 있는 농장으로 쫓겨났다(502쪽). 옛 의열단 지도자 김원봉은 “해방 전후 각각 중국국민당과 미국의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혐의(552쪽)”를 뒤집어쓰고 수감돼 있다 자살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활동했고 해방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다 납북됐던 조소앙 역시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대동강에 뛰어들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557쪽). “이제 김일성 주위에 남아 있는 이들은 아첨꾼들과 기회주의자들뿐이었다(558쪽).” 이즈음 등장한 정치담론이 ‘주체’다. 김일성 개인숭배에 대한 국내외 비판, 특히 소련의 비판에 대한 대항논리로 출발했다는 저자의 지적도 흥미롭다. 소련조차 극복하고자 했던 스탈린주의가 주체사상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동지들의 비판조차 수용하지 않고 변화를 거부한 선택은 “오늘날 북한을 경직된 체제로 만든 결정적 요인(27쪽)”이 됐다. 저자가 치밀하게 분석하는 8월 전원회의 사건은 치명적인 약점 또한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당시 김일성 비판세력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돼 있다. 김일성의 탄압을 피해 망명한 사람들이 향한 중국은 마오쩌둥 개인숭배로 홍역을 치르던 곳이었고, 결국 문화대혁명이라는 10년에 걸린 재앙으로 이어졌다. 그 망명자들이 개인숭배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가 향한 곳에서 또다른 개인숭배에 대해 아무 할 말도 못한 채 여생을 지냈다는 건 그 자체로 비극이자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모순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그들이 그토록 존경했던 마오쩌둥은 소련과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 김일성의 지지가 절실해지자 이들을 평양으로 되돌려보내겠다고 김일성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오히려 김일성이 “더이상 그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필요한 일꾼들이 아니(559쪽)”라며 거절했다. 1958년 2월 평양을 방문한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 역시 “망명자들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공산당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에도 반기를 들었다고 비판하며 그들을 ‘수정주의자들’이라고 몰아붙였다(559쪽).”
  • 돈다발 나왔다… ‘양평고속道 의혹’ 국토부 서기관 구속

    돈다발 나왔다… ‘양평고속道 의혹’ 국토부 서기관 구속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주요 수사 대상인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토교통부 실무자였던 김모 서기관이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 서기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서기관은 건설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사업가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기존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최근 김 서기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돈다발을 발견했다. 지난 7월 14일 처음으로 김 서기관의 주거지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한 특검팀이 추가 혐의점을 포착하고 2차 압수수색에 나서 물증을 확보한 것이다. 이를 또 다른 범죄의 정황으로 본 특검팀은 별건 수사를 진행해 김 서기관이 3000여만원을 수수한 정황을 파악했고, 지난 1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서기관은 용역업체에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제안한 인물로, 현재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김 서기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특검팀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2023년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종점 노선을 김건희 여사 일가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김 여사 일가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에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은 그해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15일과 지난달 25일 김 서기관을 두차례 소환 조사한 바 있다.
  • 트럼프, ‘좌파와의 전쟁’ 선포…한국 연예계까지 시끌시끌

    트럼프, ‘좌파와의 전쟁’ 선포…한국 연예계까지 시끌시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좌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커크의 암살을 두고 “급진 좌파의 짓”이라고 규정하며 “이 만행과 다른 정치적 폭력에 기여한 모든 자들을, 그것을 자금 지원하고 지지하는 조직들을 포함해 모두 색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마가(MAGA)로 분류되는 극우 지지자들도 커크의 죽음을 “좌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커크의 죽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을 맹비난하고 보복을 시사해 왔다. 실제로 커크의 사망과 트럼프 대통령 및 행정부 인사들의 ‘좌파와의 전쟁’ 선포 이후 일부 교사와 의료 전문가, 공무원 등이 커크 죽음 축하 또는 조롱 게시물로 해고 또는 신상 공개와 사회적 불이익을 당했다. CNN에 따르면 로라 소시-라이트시 미들테네시주립대(MTSU) 학생처 부학장은 페이스북에 “찰리 본인이 운명을 자초한 것 같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연민은 전혀 없다”는 글을 적었다가 해고당했다. 이에 앞서 정치평론가 매슈 다우드도 MSNBC에서 “우리는 아직 사건의 세부 사항을 모른다. 누군가 총격 이후에 환호하며 축포를 쏘았을 수도 있다. 커크는 가장 분열적인 인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가 직장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일했던 카렌 아티아도 “정치적 폭력, 인종적 이중 잣대, 그리고 총기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설 코너에서 해고됐다. CNN은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하원의원까지 직접 나서 학교·기업 등 고용주를 상대로 해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엑스에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커크의 죽음을 기뻐한 자 해고자 명단’이라는 대규모 신규 페이지가 개설됐다”고 전했다. 외국인도 사정권…“커크 피살 기뻐하는 외국인 추방” 선포커크가 암살된 뒤 미 당국은 외국인까지 겨냥한 강력한 여론 통제도 시작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엑스에 “미국은 우리 동료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을 맞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찰리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의 비자 발급 취소 및 제한 조치에 대한 위헌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이 있을 경우 비자 취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폭력 선동이 아닌 단순 의견 표명이 이 기준에 해당하는지에 법적·헌법적 쟁점이 있다. 미국 내 시민단체와 언론,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거세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단순히 정치적으로 불쾌한 의견을 표시한 것은 비자 취소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좌파와의 전쟁’이 한국에 미친 영향미 당국이 찰리 커크가 암살된 사건을 명분으로 좌파와의 전쟁을 시작한 상황에서, 해당 사건을 둘러싼 진영 갈등은 한국에까지 번졌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역 앞에서는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이 주도하는 찰리 커크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잠실 일대를 행진했다. 이들은 커크의 추모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검은 옷을 입었고, 손에는 ‘우리가 찰리 커크다’라고 영어 문장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조희연(41)도 참석해 연단에 서서 발언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배우인 최시원도 SNS를 통해 찰리 커크의 죽음을 애도했다. 최시원은 지난 11일 개인 계정에 “Rest In Peace Charlie Kirk”(찰리 커크, 편히 잠드소서)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이 게시물에는 찰리 커크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도 포함돼 있었으나 논란이 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 역시 16일 SNS에 “이 땅에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자신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다”라는 문구가 담긴 추모 영상을 공유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이 밖에도 배우 진서연과 최준용 등이 커크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SNS에 올렸으나, 커크가 생전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적 발언을 일삼았다며 이들의 추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쇄도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트럼프, ‘좌파와의 전쟁’ 선포, 한국도 영향권에…진영 갈등 거세져 [핫이슈]

    트럼프, ‘좌파와의 전쟁’ 선포, 한국도 영향권에…진영 갈등 거세져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좌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커크의 암살을 두고 “급진 좌파의 짓”이라고 규정하며 “이 만행과 다른 정치적 폭력에 기여한 모든 자들을, 그것을 자금 지원하고 지지하는 조직들을 포함해 모두 색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마가(MAGA)로 분류되는 극우 지지자들도 커크의 죽음을 “좌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커크의 죽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을 맹비난하고 보복을 시사해 왔다. 실제로 커크의 사망과 트럼프 대통령 및 행정부 인사들의 ‘좌파와의 전쟁’ 선포 이후 일부 교사와 의료 전문가, 공무원 등이 커크 죽음 축하 또는 조롱 게시물로 해고 또는 신상 공개와 사회적 불이익을 당했다. CNN에 따르면 로라 소시-라이트시 미들테네시주립대(MTSU) 학생처 부학장은 페이스북에 “찰리 본인이 운명을 자초한 것 같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연민은 전혀 없다”는 글을 적었다가 해고당했다. 이에 앞서 정치평론가 매슈 다우드도 MSNBC에서 “우리는 아직 사건의 세부 사항을 모른다. 누군가 총격 이후에 환호하며 축포를 쏘았을 수도 있다. 커크는 가장 분열적인 인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가 직장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일했던 카렌 아티아도 “정치적 폭력, 인종적 이중 잣대, 그리고 총기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설 코너에서 해고됐다. CNN은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하원의원까지 직접 나서 학교·기업 등 고용주를 상대로 해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엑스에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커크의 죽음을 기뻐한 자 해고자 명단’이라는 대규모 신규 페이지가 개설됐다”고 전했다. 외국인도 사정권…“커크 피살 기뻐하는 외국인 추방” 선포커크가 암살된 뒤 미 당국은 외국인까지 겨냥한 강력한 여론 통제도 시작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엑스에 “미국은 우리 동료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을 맞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찰리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의 비자 발급 취소 및 제한 조치에 대한 위헌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이 있을 경우 비자 취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폭력 선동이 아닌 단순 의견 표명이 이 기준에 해당하는지에 법적·헌법적 쟁점이 있다. 미국 내 시민단체와 언론,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거세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단순히 정치적으로 불쾌한 의견을 표시한 것은 비자 취소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좌파와의 전쟁’이 한국에 미친 영향미 당국이 찰리 커크가 암살된 사건을 명분으로 좌파와의 전쟁을 시작한 상황에서, 해당 사건을 둘러싼 진영 갈등은 한국에까지 번졌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역 앞에서는 보수단체인 자유대학이 주도하는 찰리 커크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잠실 일대를 행진했다. 이들은 커크의 추모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검은 옷을 입었고, 손에는 ‘우리가 찰리 커크다’라고 영어 문장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조희연(41)도 참석해 연단에 서서 발언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배우인 최시원도 SNS를 통해 찰리 커크의 죽음을 애도했다. 최시원은 지난 11일 개인 계정에 “Rest In Peace Charlie Kirk”(찰리 커크, 편히 잠드소서)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이 게시물에는 찰리 커크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도 포함돼 있었으나 논란이 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 역시 16일 SNS에 “이 땅에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자신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다”라는 문구가 담긴 추모 영상을 공유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이 밖에도 배우 진서연과 최준용 등이 커크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SNS에 올렸으나, 커크가 생전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적 발언을 일삼았다며 이들의 추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쇄도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잠들지 않는 남도’ 부르며 4·3의 아픔 위로한 정청래… “제주는 예산 투입 효과 즉각 나타나”

    ‘잠들지 않는 남도’ 부르며 4·3의 아픔 위로한 정청래… “제주는 예산 투입 효과 즉각 나타나”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정청래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제주도청에서 제주4·3 희생자와 제주도민을 위로하는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르며 제주 현장 예산정책협의회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4·3의 아픔을 담은 ‘잠들지 않는 남도’의 두 소절을 부른 뒤 “개인적으로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목이 멨고 제주도에서 자행된 독재자에 의한 양민 학살의 울분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서럽고 원통한 통곡의 땅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까지 온갖 고통을 감내한 제주도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4·3, 국가폭력 사과 이후 많은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도 제주의 아픔을 치유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민주당은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맞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도 예산에 제주가 2조 3010억원을 확보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가파도 RE100 마을 조성, 수소차 보급 등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재생에너지 모범도시 비전이 반영돼 제주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앞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2006년 참여정부에서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이면 성년을 맞는다”며 “출범 20주년이 되는 내년은 제주가 특별자치도의 위상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는 중요한 해로, 올해 철저히 준비해 내년 성과로 이어지도록 당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황명선 최고위원과 박승원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은 제주 기초자치단체 설치 사업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을 환영하며 “이재명 정부 내에 반드시 주민투표가 이뤄지고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예결위원장은 “제주의 특색 있는 신규사업이 다수인 만큼, 예결위 차원에서 세밀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 4월 제주가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남은 전력을 육지로 역송한 사례를 소개하며, 남는 전기를 활용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 P2H 보급, 데이터센터 유치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제주 그린수소 로드맵을 제시하며 교통·산업 분야와의 연계를 설명했다. 정 대표는 제주에서 생산된 전기를 육지로 송전하는 것보다 도내에서 직접 활용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친환경 기업과 기관을 유치해 제주 생산 전력을 현지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제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예산 투입 효과가 즉각적,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특별한 지역”이라며 “대한민국을 찾는 세계인들의 눈이 항상 제주에 머무는 만큼 도정이 더욱 자부심을 갖고 미래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BRT 사업 예정지에 땅 산 공무원…징역형 집유·토지 지분 몰수

    BRT 사업 예정지에 땅 산 공무원…징역형 집유·토지 지분 몰수

    세종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 정보를 이용해 공사 예정지 인근 땅을 매입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공무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지영 부장판사는 17일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0대)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과 피고인 소유의 토지 지분 몰수도 명령했다. A씨는 행복청에서 BRT 사업의 설계 용역·발주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정류소 위치 등 정보를 활용해 2017년 7월 어머니, 동생과 함께 확장 공사 예정지 인근인 세종시 연기면 토지를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산 땅은 1398㎡ 규모로, 토지 지분의 4분의 1이 A씨 명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재판에서 2016년 10월 사업의 타당성 재조사가 통과돼 이듬해 1월 보고서가 공개되는 등 사업에 비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주말농장을 위해 어머니 주도로 땅을 샀고, 해당 토지는 사업과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가 게시됐더라도 지번·세부 도로 명세 등은 공개되지 않고, 일반에 알려진 추상적인 정보와 A씨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며 얻은 구체적인 사실은 가치가 다르다고 판단했다. 특히 토지 매매 직후 경작행위가 거의 없었고, 실제 땅값이 상승한 점 등을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공무원으로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으로 이용해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도로 확정 및 BRT 노선 추가 등이 알려져 비밀로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피고인이 취득한 부동산 지분을 몰수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비행기도 ‘에어백’ 시대?…추락 시 2초 만에 팡 터진다는 ‘이것’ 정체는

    비행기도 ‘에어백’ 시대?…추락 시 2초 만에 팡 터진다는 ‘이것’ 정체는

    에어인디아 참사 이후 비행기 추락 시 승객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AI) 제어 에어백 시스템 개발 소식이 전해졌다. 이 기술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충돌 충격을 60% 이상 줄이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지만, 동시에 항공기 무게 증가라는 현실적 걸림돌에 직면해 있다. 15일 미국 과학 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에 따르면, 인도 비를라 기술과학연구소의 에셸 와심과 다르산 스리니바산이 ‘프로젝트 리버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항공기 안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지난 6월 발생한 에어인디아 참사를 계기로 탄생했다. 당시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항공기는 이륙 30초 만에 추락했다. 승객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목숨을 잃는 10년 만의 최대 항공재해가 벌어졌다. 이 사고를 접한 공학자 와심과 스리니바산은 항공 안전 관련 연구를 조사하던 중 대부분의 항공 안전 시스템이 사고 예방에 집중돼 있고, 추락이 불가피할 때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I가 2초 만에 거대 에어백 펼쳐이들이 이번에 개발한 리버스 시스템은 항공기 곳곳에 설치된 센서들이 고도, 속도, 엔진 상태, 방향, 조종사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이 정보를 분석한 AI가 고도 3000피트(약 914m) 이하에서 추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면 거대한 에어백을 펼친다. 조종사에게는 AI 판단을 무시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 주어진다. 만약 조종사가 개입하지 않으면 2초 이내에 비행기 앞코, 배, 꼬리 부분에서 거대한 에어백이 나온다. 이 ‘스마트 에어백’은 충격 흡수에 특화된 소재로 만들어졌고, 안쪽에는 점성이 일정하지 않은 특수 액체가 들어있어 충격을 더욱 줄여준다. 엔진이 아직 작동한다면 자동으로 역추진을 시작해 비행기 속도를 8~20% 줄인다. 에어백으로 둘러싸인 비행기가 땅에 충돌한 후에는 적외선 신호기와 위치정보시스템(GPS) 좌표, 조명이 자동으로 작동해 구조대가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두 공학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이 시스템이 추락 충격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현재 12분의 1 크기 모형을 제작했으며, 정책 입안자들과 항공기 제조사, 정부 기관들에 연락해 실제 규모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백 무게와 공기 저항이 문제”항공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 해군 출신으로 항공 안전 컨설팅 회사 AV세이프를 운영하는 제프 에드워즈는 “무게 증가 문제가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에드워즈는 “이런 에어백 시스템으로 막으려는 항공사고는 2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극히 드문 일”이라면서 이 시스템을 적용해 모든 항공기가 추가 무게와 각종 제약을 떠안아야 한다면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60만 파운드(약 272t)가 넘는 상업용 항공기의 충격력을 의미 있게 줄이려면 에어백도 엄청나게 커야 하는데, 이로 인한 무게와 공기 저항 증가가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5 다이슨 어워드 후보에 올라이 프로젝트는 현재 2025년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후보에 올라있다. 다이슨 어워드는 혁신적인 공학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상으로, 11월 5일 최종 수상작이 발표된다. 개발자인 와심과 스리니바산은 “리버스는 단순한 공학 기술이 아니다. 에어인디아 비극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라며 “생존 가능성을 미리 설계하고, 모든 착륙 시도가 실패한 후에도 희망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영산강, 나주의 심장 위에서 문화의 대서사를 쓰다”

    “영산강, 나주의 심장 위에서 문화의 대서사를 쓰다”

    나주 ‘과거형 박물관’에서 ‘현재 진행형 문화도시’나주만의 킬러 콘텐츠 창작 뮤지컬 <왕후, 장화>농업·정원·마라톤까지…도시 자원 통합형 대축제나주, 역사를 읽는 땅에서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지역과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변신한다. 오는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나주영산강축제’는 마한의 태동에서 근현대사까지, 나주의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자연, 현대 예술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무대다. 세계적 공연 제작자로 꼽히는 박명성 예술감독이 총연출을 맡으면서, 이번 축제는 지방축제의 관습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축제 진화의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나주영산강축제’가 제시하는 비전은 무엇입니까. “나주영산강축제는 과거 회고의 장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나주의 심장을 보여주는 무대입니다. 흔히 나주는 ‘곰탕의 도시’, ‘관아와 읍성의 고도’로만 기억돼 왔습니다. 저는 이를 뛰어넘어, 나주가 박물관 속 과거형 공간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체험되는 도시임을 알리고 싶습니다. 축제 슬로건인 ‘영산강의 새로운 이야기, 지금 다시 시작 시즌2’가 그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나주를 ‘옛날에 좋았던 곳’이 아니라 ‘지금 와보니 멋진 곳’으로 바꾸는 것이 제 비전입니다.” ― 축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창작 뮤지컬 <왕후, 장화>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왕후, 장화>는 이번 축제의 상징적 무대이자 압도적 킬러 콘텐츠입니다. 장화왕후 오씨는 고려 건국의 숨은 주역이자 혜종의 어머니로, 나주의 정체성을 응축한 위대한 인물입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드라마틱한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객과 호흡하는 마당놀이형 뮤지컬로 선보입니다. 무엇보다 영산강 강변 야외무대를 택한 것은 이야기와 공간이 결합할 때 비로소 발휘되는 문화적 시그니처(Signature)를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이충주, 루나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 또한 높였습니다.” ― 올해 처음 선보이는 ‘영산강 주제관’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영산강 주제관’은 축제의 모든 서사를 응축한 핵심 공간입니다. 단순 전시가 아니라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체험형 전시관, 곧 ‘체험하는 서사시’로 기획했습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영산강의 신화·생태·역사를 한눈에 체험하며 나주의 내러티브를 현대적 예술 언어로 만나게 됩니다. 축제에 몰입하기 전, 감각을 여는 프롤로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 통합형 축제를 표방한 이유와 기대 효과는 무엇입니까. “대부분 지방 축제는 특정 장르에 편중돼 있습니다. 우리는 농업, 정원, 마라톤을 아우르는 도시 자원 통합형 축제로 확장했습니다. 관람객은 남도의 정원을 달리며 풍광을 만끽하고, ‘나주 농업 페스타’에서 풍성한 농산물을 즐기며, 저녁에는 강변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만납니다. 뮤지컬·K-pop·트로트·클래식 등 장르를 초월한 아티스트들이 영산강의 밤을 물들일 예정입니다. 숲·강·꽃·물이 어우러진 영산강 강변 자체가 ‘완벽한 무대’로 재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축제를 통해 그리고자 하는 나주의 미래상은 무엇입니까. “제가 꿈꾸는 미래는 분명합니다. 나주를 역사를 읽는 땅에서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관람객이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깊은 인상과 메시지를 안고 돌아가길 바랍니다. 지역민에게는 삶의 터전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외부 방문객에게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영산강 위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나주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잇는 거대한 꿈의 서사가 될 것입니다.”
  • [이근화의 말하자면] 헤아림의 기술

    [이근화의 말하자면] 헤아림의 기술

    “나는 세상과 단절된 외로운 섬이 되었소.”(단종, 청령포) 영월은 단종의 유배지로 알려져 있다. 단종이 한양 땅을 그리며 쌓았다는 망향탑 앞에 한 아이가 서 있었다. 돌무더기를 보고 어떻게 어린 임금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인지 아이는 제 엄마에게 물었다. 아직 늦더위가 남아 있는 청령포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소나무숲에 앉아 나는 ‘헤아리다’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단종이 종종 그 아래 앉아 있었다던 관음송이 큰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세조의 횡포를 알기에 돌탑에 얹힌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헤아림이란 것을 일상의 국면으로 되돌리자 가슴에 돌이 얹히는 심경이 되었다. 지난 몇 주간 지역 내 노인요양센터를 서너 군데 돌면서 나는 급격히 피로해졌다. 보행 장애가 있는 어머니가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버지의 부담이 점점 커졌다. 자식들이 잠깐씩 들르는 것만으로는 온전한 생활이 가능하지 않았다. 요양센터에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는 아버지의 제안을 어머니는 단호히 거절했다. 요양센터 직원들이 아무리 친절하게 보살펴도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없었다.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설돼 진행되지만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어머니는 안전보다 생기를 원했던 것일까. 혼자 집에서 트로트 음악을 듣거나 낮잠을 즐기는 것을 선택했다. 택배기사가 효자란 말이 있다. 생필품에서 간식까지 이것저것 주문을 넣으면서도 나는 엄마의 마음을 잘 모른다. 그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워서 매번 주저하게 된다. 물건보다 자식과 손주들의 방문을 더 기다리실 것을 알기에 마음이 어두워지고는 한다. 가끔씩 만나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퉁명스럽기 그지없다. 돌봄이란 물리적 보살핌이 전부는 아니다. 섬세하게 마음을 헤아리는 일까지를 포함할 것이다. 노년의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자식들이 부모의 마음을 온전히 알기란 어렵다. 부모 역시 변화가 극심하고 사회적 압박이 가중된 중년의 삶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귀하디귀한 손주들이 있어 조부모와 부모를 연결하지만 학업과 진학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저성장 시대 졸업과 취업을 앞둔 청년들은 종종 다른 세대들에게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성별, 계층별 격차만큼이나 세대 갈등도 만만치 않은 한국 사회다. 각 세대를 위한 복지 정책이 확대되고 있으나 여러모로 행복한 한국인으로 살기는 쉽지 않다. 물길과 절벽으로 가로막히지 않아도 곳곳에서 삶의 장벽과 마주하게 된다. 세상과 단절돼 외로운 섬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단번에 알기는 어렵다. 짙푸른 동강의 물줄기나 새벽 산안개도 쉽사리 답을 해 주지 않았다. 다만 헤아림이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사는 삶의 기술이란 생각이 들었다. 삶의 끝까지 계속 함께 배워야 할 기술일 것이다. 이근화 시인
  • 10대 자매 성폭행 60대…손배 피하려 재산 빼돌렸다가 형량 추가

    10대 자매 성폭행 60대…손배 피하려 재산 빼돌렸다가 형량 추가

    10여년간 10대 자매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60대 학원 원장이 손해배상을 피하려 재산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형량이 추가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 정종륜 부장판사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 대해 징역 10개월, 부인 B씨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에게는 사회봉사 16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4월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학생이자 자매인 여학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범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우려해 부인과 합의 이혼한 뒤 토지 등 재산을 부인에게 양도했다. 검찰은 이들이 강제 집행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재산을 허위 양도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A씨는 구속된 뒤 거의 매일 접견한 B씨에게 ‘가장 이혼이 아닌 진짜 이혼이야’라거나, ‘땅을 빨리 넘겨 재산이 없게 하라’는 등 토지 보전을 위한 논의를 반복했다”며 “관련 증거를 종합하면 진정한 이혼 의사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 11년간 자매 성폭행 60대, 재산 지키려 ‘거짓 이혼’…형량 늘어

    11년간 자매 성폭행 60대, 재산 지키려 ‘거짓 이혼’…형량 늘어

    11년간 10대 자매를 성폭행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60대 남성이 범행 후 재산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형량이 늘어났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 정종륜 부장판사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기소된 A(62)씨 부부에 대해 각각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아내 B씨에 대해서는 2년간 형 집행을 유예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쯤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학생이자 자매인 여학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이 손해배상청구를 우려해 합의 이혼한 뒤 재산을 허위 양도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이혼합의서 작성 당시는 체포 이전으로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혼한 뒤 재산분할 한 것이어서 강제 집행을 피하기 위한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는 구속된 뒤 접견한 B 씨에게 ‘땅을 빨리 넘겨 재산이 없게 하라’는 등 토지 보전을 위한 논의를 반복했다”며 “관련 증거를 종합하면 진정한 이혼 의사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허위로 재산을 양도해 채권자를 해한 죄질이 좋지 않다. 회복되지 않은 피해가 적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19세 미만의 자매 2명을 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 2023년 6월 징역 20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K팝과 ‘케데헌’ 읽기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K팝과 ‘케데헌’ 읽기

    아내가 아미라 했다. 며늘아기는 벌써부터 아미라고 한다. 무릎도 고관절도 신통찮은 여인이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 아미라. 일본 중년 여인들이 한국 가수의 투어에 참석한다며 왁자지껄하던 기내 풍경을 더러 본 적이 있었다. 통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아내와 며느리가 아미란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지난달 유명 정치인 두 사람의 공개 토론 중에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등장했다. 상대적으로 더 젊은 정치인이 경쟁자에게 “‘케데헌’을 아십니까”라며 원로 정치인을 슬쩍 궁지로 몰았다. CNN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미국의 부모들이 ‘케데헌’을 10번 넘게 봤다는 소식까지 거듭 전하고 있다. 감독, 피디, 메인 OST 가수까지 ‘케데헌’ 제작의 주역 세 사람 모두가 한국계 여성이다. 아내는 내게 BTS 아미가 여느 팬클럽과 다른 점을 요모조모 길게 설명했다. 간추려 보니 ‘참여’, ‘자발적’, ‘커뮤니티’, 거기에다 연회비도 별도로 내고 있단다. 마치 신앙 공동체 같다. 대단하다 BTS, 복을 이 땅에서 미리 받았구나. 사실 가수 서태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도 채널 한번 맞춰 본 적 없던 사람이 지금 K팝과 ‘케데헌’을 타이틀로 칼럼을 쓴다. 나는 장거리 비행기 여행을 할 때도 내 앞의 영상 전원 스위치조차 잘 켜지 않는다. 그런데 ‘케데헌’을 혼자서 보았다. 집의 두 여인 때문이다. 이 칼럼을 쓰는 지금 ‘케데헌’ OST 메인 곡 ‘골든’은 빌보드 차트 1위. 그냥 놀라고만 있다. 그동안 내가 손꼽아 왔던 가수는 미성과 가창력을 가지고 라 스칼라의 오페라 주역과 연주를 해도 기량이 전혀 밀리지 않는 아티스트들이었다. 임재범이 어느 성악가와 함께 노래를 해도 어색할 것이 없고 퀸의 프레디 머큐리는 소프라노 몬세라 카바에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수놓았다. 그러니 나의 가수는 목소리만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이들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고전적 아티스트들은 그 분야의 퍼포먼스가 탁월하다. 미술이, 문학이, 음악이 모두 그러하다. 그래서 클래식이고 대중은 그들을 아티스트라 부른다. 클래식과 형식 내용이 판이한 K팝은 무슨 힘이 작동하는지 국가와 국적을 초월해 팬덤을 만들고 수만 명의 청중은 스타디움에 모여 응원봉을 흔들고 어깨를 들썩인다. 떼창으로 공연의 참여자가 되는 청중. 나 같은 사람은 그냥 음악의 단순한 소비자에 불과하나 K팝 팬들은 공연에 뛰어들어 곧장 연주자와 혼연일체가 된다. 그들 간엔 차별이 없을뿐더러 공동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나는 ‘케데헌’과 지금 지구촌 곳곳을 달구는 K팝 현상을 지켜보면서 원시 불교, 초기 기독교의 양상도 저러지 않았을까 막연한 추측까지 해 본다. 전통적 나의 잣대로 이 현상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으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일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2016년 서울의 리움에서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세상의 모든 가능성’ 전시가 있었다. “작가 본인은 장치를 설치한 기계공에 불과하고 전시를 보는 당신이 아티스트다.” 엘리아손은 현대 예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동시대 엘리아손의 작업과 그의 미학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니콜라 부리오를 꼭 초대해야 한다. 예술 총감독으로 2024년 광주 비엔날레를 지휘했던 분이다. 부리오는 예술을 “관계 미학”으로 정의했다. “작품은 나와 별개의 오브제가 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 상호작용, 그러면서 발생하는 공동체의 체험이 예술이다”라고 주장한다. 들으니 내게 아미를 장황하게 소개하던 아내의 이야기와 부리오의 미학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K팝은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라 팬덤이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하면서 진정한 예술이 된 것이다. ‘케데헌’은 “깨질 수 없이 영원한” 한국어 소절이 삽입된 가사를 광장에서, 영화관에서, 스타디움에서 “UP UP UP” 함께 부를 때 완성된다. 떼창, 참여하여 완성하는 이 예술의 위력은 참으로 드세다. 사회적 상황까지 창조하는 예술, 대한민국 시민은 광장에서 연대해 노래하며 촛불을 들고 웅장한 행위 예술로 현대사를 새로 썼다. 이러니 K팝이 메이드 인 코리아인 것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우리 집에는 BTS의 두 열혈 아미가 있다. 컨템퍼러리 아티스트 두 사람. 김민식 내촌목공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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