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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정 떠난 지 104일, 집에 가려면 일주 더 격리를” 사모아 럭비팀

    “원정 떠난 지 104일, 집에 가려면 일주 더 격리를” 사모아 럭비팀

    안녕하세요. 전 뉴질랜드에서 북동쪽으로 2600㎞ 떨어진 태평양 중남부의 섬나라 사모아에서 럭비 선수로 뛰는 시어도어 맥팔랜드라고 합니다. 전 마누마 사모아란 프로 팀 소속으로 지난 2월 23일(이하 현지시간) 고국을 출발했는데 4일까지 무려 104일 동안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요. 어떻게 된 일이냐고요? 저희 팀이 속한 글로벌 라피드 럭비 시즌의 첫 경기가 3월 14일 호주 퍼스에서 예정돼 있었거든요. 해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2주 전지 훈련을 한 다음 퍼스에서 경기를 잘 뛰었어요. 그런데 귀국 길에 오클랜드를 경유했는데 코로나19 탓에 발이 묶여 버렸어요. 처음에는 뉴질랜드 당국의 격리 처분을 당했어요. 한 교회 단지에 더부살이를 했는데 석달 동안 20명의 선수들이 한 방에서 지냈답니다. 아시죠? 저희처럼 근육 우람한 남자들이 좁디좁은 방에서 지낸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격리가 풀리니까 그 다음에는 우리 조국이 굳게 잠근 국경의 빗장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얼마 전 다행히 귀국을 허가 받고 사모아 땅에 발을 딛긴 했어요. 그런데 또 2주 동안 격리를 해야 합니다. 아직도 집에도 못 가보고, 가족 얼굴도 못 봤어요. 저희 팀 비디오 분석관 하리 주니어 나라얀이 농을 했어요. “뉴질랜드에 왔을 때는 여름이었는데 떠날 때는 겨울이네”라고요. 저희 팀은 3월 21일 조국의 아피아에서 홈 경기가 예정돼 있어 빨리 돌아가야 했는데 퍼스에서 경기하는 날, 사모아 정부는 같은 달 15일 오전 8시부터 호주 등 33개국을 출발해 사모아에 오는 여행객은 출발 전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고 발표했어요. 뉴질랜드 입국은 허용돼 전지 훈련을 소화했던 교회 단지를 다시 이용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어요. 같은 달 24일 사모아 정부는 이틀 뒤부터 “사모아를 오가는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공표했거든요. 해서 저희 팀은 같은 달 30일 뉴질랜드의 격리가 풀렸지만 비행기에 오를 수가 없었지요.싱글 베드 달랑 하나뿐인 커다란 침실에서 스무 명이 자고, 구단 직원들은 더 작은 방에서 지냈어요. 당연히 사생활 같은 것은 없어진 지 오래였죠. 몇몇 녀석들은 코까지 곯았어요. 그래도 사기는 여전했답니다. 저녁마다 빙고 게임을 해서 50센트나 1달러 내기를 해 돈을 모아 밖에서 사모아 우무스(돌구이)로 요리를 해먹었어요. 거실을 헬스장으로 꾸며 운동하다 뉴질랜드가 봉쇄 완화 4단계에 들어간 3월 25일부터 바깥에서도 훈련을 했고요. 하루는 경찰이 찾아와 접촉이 많은 우리 게임(럭비)을 해산해야겠다고 하더군요. 참나. 전 농구 국가대표이기도 한데 석달 동안 딱붙어 지내니 선수들이 가족처럼 느껴져요. 나라얀이 그러는군요. “일절 다투는 일 없고, 가장 큰 언쟁은 빙고 게임 중 일어난다. 누구나 돈을 잃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영국 럭비 선수들이라면 놀라 자빠지겠지만, 저희는요, 술은 입에도 안 대요. 우리 럭비 문화가 그렇고, 교회 단지 안이라서도 더 그래요. 4월 말 봉쇄가 느슨해지자 몇몇 선수가 단지 밖에 나가 살았지만 사모아 출신들은 모두 그곳에서 지냈어요. 일주일 전 오클랜드를 떠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어요. 하지만 조국에서는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도 있어선 안된다며 2주 격리를 하라네요. 그나마 이번에는 선수단과, 직원들 따로 지내요. 전 혼자 다른 호텔에서 지내는데 갑자기 오늘 아침 일어나니 가족처럼 붙어 지내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 미칠 것만 같았어요.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그리던 가족과 상봉하게 돼요. 그때까지 안녕!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4600억이면 안 되겠니” vs “5000억 이상 일시불 아님 안 팔아”

    “4600억이면 안 되겠니” vs “5000억 이상 일시불 아님 안 팔아”

    서울시, 송현동 공터 공원화 작업 박차내년 10%, 2022년 90% 지급할 것대한항공, 땅값 5000~6000억 추정조원태 회장 “헐값엔 안 팔겠다” 의지 서울시가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공터(3만 37000여㎡) 공원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조건과 서울시의 매입 작업 강행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보상비로 4671억 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의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에 따르면 보상비는 공시지가에 보상배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서울시는 이 돈을 분할해 2021년에 467억 1300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4204억 2000만원은 2022년에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사비 170억원, 부대비 29억원, 예비비 487억원도 이미 책정을 완료했다. 공사는 2023년에 시작해 2024년에 마칠 계획이다. 공사비 총액은 5357억 7000만원으로 전액 시비로 산정했다. 하지만 땅 주인인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제시한 이 가격에 팔 마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이 땅의 매매가를 5000~6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송현동 부지를 올해 안에 최저 500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자구안에 포함했다. 하지만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이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게 되면 대한항공이 이 땅을 민간에 매매하는 건 사실상 어려워진다. 또 보상비도 서울시가 정하는 금액이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이 서울시의 계획에 따른다고 해도 내년까지 받을 수 있는 자금이 매입가의 10%인 467억원에 불과해 대한항공에는 여러모로 불리하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매입을 1대1 협상 방식보다는 지구단위계획 결정 등 도시 계획상의 공익사업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공람하게 되면 토지 소유주 등 이해당사자에게 정식 공문을 보내게 된다”면서 “대한항공 측에 의견을 내라는 공문을 지난 4일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내부 검토를 거쳐 적절한 절차에 따라 매각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제값에) 안 팔리면 가지고 있겠다”며 헐값에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절벽 마을이 통째로 ‘와르르’…땅덩어리 집어 삼키는 바다 (영상)

    절벽 마을이 통째로 ‘와르르’…땅덩어리 집어 삼키는 바다 (영상)

    노르웨이의 해안지대에서 수 채의 가옥이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드문 장면이 포착됐다. CNN 등 해외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3일, 트롬스오그핀마르크주에 있는 알타 지역에서 강력한 산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수자원공사 측에 따르면 산사태의 폭은 650m, 깊이는 150m에 달할 정도로 유례없이 큰 규모였다. 강력한 산사태가 발생한 직후, 주택이 듬성듬성 있던 해안가에서는 엄청난 면적의 땅이 떨어져 나가는 일도 발생했다. 길이 800m, 높이 40m가량의 해안 절벽이 무너지면서, 절벽과 그 위에 있던 주택이 흔적도 없이 바다로 자취를 감췄다. 소용돌이치던 바다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떨어져 나간 땅과 주택, 자동차 등을 집어 삼켰고, 수면 위로는 주택 잔해 등만 둥둥 떠다닐 뿐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이 키우던 반려견 한 마리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현장 인근에 있던 구조대가 무사히 반려견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산사태에서 절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피해를 입은 가옥은 8채 정도이며,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규모의 흙이 여전히 쓸려 내려가고 있는 상황 탓에 인근 마을에 사는 주민들도 대피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靑 “문 대통령 양산 평산마을에 새 사저… 전직 대통령보다 작아”

    靑 “문 대통령 양산 평산마을에 새 사저… 전직 대통령보다 작아”

    청와대가 5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지낼 사저를 기존 경남 양산 매곡동에서 양산 평산마을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지낼 계획”이라며 “기존 사저는 양산 매곡동에 있는데 (사저를)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새 사저 부지를 마련한 이유는 경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 양산으로 내려가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고, 내부적으로도 누차 양산 매곡동 자택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나 경호처에서 양산 매곡동 자택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때마다 대통령은 다시 검토해보라는 뜻을 경호처에 전했다”며 “하지만 최종적으로 경호처는 도저히 경호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가기관이 임무 수행 불가 판단을 내린 만큼 부득이하게 이전을 계획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새 사저 부지로 하북면 지산리 5개 필지 2639.5㎡(795.8평)를 매입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사저 부지 매입 가격은 10억 6401만원이며, 매입비는 대통령 사비로 충당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매입비 마련을 위해 “기존 양산 매곡동 자택을 처분할 계획”이라며 “부산을 기준으로 하면 평산마을이 거리가 더 멀다. 집값은 기존 매곡동 자택이 약간 더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일보와 연합뉴스 등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대통령 경호처가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13번지와 363-2∼6번지 3860㎡ 땅과 부지 내 2층짜리 단독주택(1층 1층 87.3㎡·2층 22.32㎡)을 14억 7000여만원을 주고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강 대변인이 언급한 2639.5㎡는 대통령 경호처가 매입한 부지는 제외한 규모인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 사저는 지방에 소재한 관계로 관계법령에 따라 건축을 위해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부지가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 사저의 전체 대지면적과 주택면적이 큰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선 “대지면적에서 건축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인 건폐율이 20% 이하”라며 “사저 입지가 지방인데다가 건축 규제에 따른 불가피성 있음을 감안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 사저는 전직 대통령보다 작은 수준”이라며 “지금 양산 매곡동 자택보다 평수가 오히려 줄었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 대통령, ‘퇴임 후 거처’ 양산 통도사 인근 사저 땅 사들여

    문 대통령, ‘퇴임 후 거처’ 양산 통도사 인근 사저 땅 사들여

    양산시 “文, 퇴임 후 머물 곳”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에 지낼 거처로 경남 양산시 통도사 주변에 1100여평대 주택과 땅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양산시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처가 지난해 연말부터 새로운 사저와 경호동 땅 매입 등을 준비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당선 전 머물렀던 양산 매곡동 사저는 지형적으로 경호상 문제가 제기되면서 계속 새로운 부지를 물색해 온 것으로 들었다”면서 “퇴임 후 이곳에서 머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대통령 경호처는 지난 4월 29일 A(67)씨가 소유하던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13번지와 363-2∼6번지 3860㎡ 땅과 부지 내 2층짜리 단독주택을 14억 7000여만원을 주고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 소유 부지를 제외한 313번지와 363-2~5번지 토지와 주택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절반씩 지분을 가지고 공동 소유했다.해당 지역은 문 대통령 내외 신규 사저와 경호처 근무 시설 등이 지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매곡동 사저 주변은 여유 부지가 없어 경호동 신축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퇴임 후 현재 사저가 있는 매곡동에서 하북면 지산리로 옮겨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지역은 통도사 인근의 평산마을로 불리는데 주택, 카페, 식당 등이 모여 있다. 또 사저 위치가 경부고속도로와 가까운 등 교통요지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평산마을 사저는 경부고속도로와 직선거리로 2㎞ 거리이고, KTX 울산역까지는 차로 20분, 김해국제공항까지는 차로 40분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20년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에서 각각 예금 9억 3260만원과 6억 1747만원 등 총 15억 5008만원을 신고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반도’ ‘행복의 나라로’ 칸 영화제 공식 초청

    ‘반도’ ‘행복의 나라로’ 칸 영화제 공식 초청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에 연상호 감독의 ‘반도’, 임상수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 선정됐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올해의 초청작 56편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취소된 가운데 공식 초청작을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선보인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인 2067편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강동원, 이정현 주연의 ‘반도’는 연 감독의 전작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는 우연히 만난 두 남자가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찾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함께 떠나면서 부닥치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최민식과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다. 올해 칸 영화제는 공식 초청작에서 수상작을 선정하지는 않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지난해 1년 동안 축구장 크기 산림, 6초마다 사라졌다”

    “지난해 1년 동안 축구장 크기 산림, 6초마다 사라졌다”

    2019년 한 해 동안 축구장 크기의 열대우림이 6초마다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비영리 환경전문연구기관인 세계자연연구소(WRI)는 2일(현지시간) 산하기관인 세계산림감시기구(GFW)의 위와 같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GFW가 미국 메릴랜드대의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열대 지방에서는 2019년에만 면적 1190만ha의 지피식생이 사라졌고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80만ha가 생물다양성과 탄소 저장에 특히 중요한 원시림인 일차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이후 세 번째로 큰 열대우림 소실량으로 거의 스위스만한 면적이다. 이에 대해 WRI의 프랜시스 시모어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우리가 목격한 산림 유실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GFW의 위성기반 산림관측 전략·파트너십 프로젝트 관리관 미케일라 와이스도 로이터통신에 “일차림은 탄소와 생물 다양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에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곳”이라면서 “우리가 일차림을 너무 빨리 잃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열대지방의 일차림 소실은 2016년과 2017년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8년 다소 감소했지만 2019년에 다시 2.8% 증가했다. 이는 열대우림의 화재뿐만 아니라 벌목과 농업 및 광업 확대 그리고 인구 증가가 모두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GFW의 자료는 설명한다. 숲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흡수하고 있으므로, 이런 일차림의 소실은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목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특히 이번 연구에서 2019년 열대 지방의 전체 일차림 소실 가운데 브라질이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면적 136만1000ha의 일차림을 파괴한 최악의 국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동안 브라질에 일부가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빈번하게 화재가 일어나긴 했지만, 일차림 소실은 이 나라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농업 확대와 소 방목 등으로 벌채가 확대돼 땅이 개간되면서 일차림 소실이 일어났다고 WRI는 밝혔다. 그다음으로 일차림 파괴가 많은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인도네시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에서는 각각 47만5000ha와 32만4000ha의 열대우림이 파괴됐다. 콩고는 전년도 대비 일차림 소실량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전년도보다 5%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WRI 인도네시아지부의 산림·기후 담당 관리자인 아리프 위자야는 산불 예방은 물론 개간과 새로운 야자나무 농장을 막기 위한 법 집행 강화 등 모든 노력이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반도’, ‘행복의 나라로’ 칸 공식 초청작 선정

    ‘반도’, ‘행복의 나라로’ 칸 공식 초청작 선정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에 연상호 감독의 ‘반도’,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가제)가 선정됐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올해의 초청작 56편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취소된 가운데, 공식초청작을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선보인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총 2067편의 작품이 출품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강동원, 이정현 주연의 ‘반도’는 연 감독의 전작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상수의 ‘행복의 나라로’(가제)는 우연히 만난 두 남자가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찾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최민식과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다. 올해 칸 영화제는 공식 초청작에 수상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영화들이 개봉하거나 필름 마켓에서 거래될 때 ‘칸2020’(Cannes2020)이라는 문구와 칸 영화제의 상징물을 사용할 수 있다. 칸 영화제 필름마켓은 오는 22~26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경주 통일신라 석불좌상 불두 발굴… 靑석불좌상과 닮았네!

    경주 통일신라 석불좌상 불두 발굴… 靑석불좌상과 닮았네!

    경북 경주 남산에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의 머리(불두)가 발견됐다. 경주 이거사지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 닮아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지를 발굴조사하던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이 같은 불두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발굴조사는 약수곡에 방치된 석조여래좌상을 보수·정비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이뤄졌다. 이 석조여래좌상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사진자료집 ‘경주 남산의 불적’에도 머리가 없는 채 실려 있다. 원래 위치에서 옮겨진 상태로 반듯하게 놓여 있었으며, 그 옆에 불상의 중대석과 상대석이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된 상태였다. 하대석은 동남쪽 위에 있는 큰 바위 아래에 놓여 있었다. 불두는 큰 바위 서쪽, 즉 하대석 서쪽 옆 땅속에 묻힌 채 발견됐다. 머리는 아래를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기는 높이 50㎝, 너비 35㎝, 둘레 110㎝가량이다. 미간 사이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이 불두 인근에서 발견됐는데,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 데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평가된다.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주변에서 함께 출토됐다. 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이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과 같이 왼손을 펴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하고 오른손은 펴서 무릎 아래로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 도상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가 팔각형인데 이 불상의 대좌는 사각형(방형)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이다. 이런 형태는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과 동일하다. 청와대 불상은 본래 경주 남산 옛 절터에 있었으나 1927년 총독부 관저를 새로 지으면서 서울로 옮겨 왔다. 2018년 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역사를 품으려고, 몸을 낮췄다

    역사를 품으려고, 몸을 낮췄다

    전북 익산에는 11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 있다. 문화재, 종교, 군사 등 영역도 다양하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화룡점정이 된 건 국립익산박물관이다. 올 초 개관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졌던 백제의 보물들을 한곳으로 모았고, 그 덕에 고도(古都) 익산의 진면목도 갖출 수 있었다. 박물관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다. 없는 듯 있는 게 이 박물관의 매력이다.국립익산박물관 개관 소식에 가장 궁금했던 건 외형이었다. 어떤 형태의 건축물일까, 건축가는 어떤 이상을 건물에 구현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도착을 알릴 때까지도 박물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로 미륵사지 석탑의 존재감 넘치는 자태만 아련히 보일 뿐이었다. 대체 이 상황은 무엇? 국립익산박물관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보이지 않는 박물관’(Hidden museum)이다. 저 유명한 미륵사지 석탑의 자태를 가리지 않는 것이 설계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이를 위해 지하로 몸을 구부리고 지면에서의 높이를 최대한 낮췄다. 몸을 낮춘 건물이라 해서 존재감까지 없는 건 아니다. 문화유산을 가리지 않되 건물 스스로 고유의 아름다움을 갖도록 하는 것,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건물 설계를 담당한 이가 여성 건축가인 신수진(47)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소장이다.●마음 정화시키는 사찰의 진입 방식 따라 건물의 외형을 구상할 때 그는 무엇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익산박물관은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다. 진입로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각각 전시공간을 둔 형태다. 그는 이를 “심주석(心柱石)을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심주석은 건축물의 중심이 되는 기둥을 뜻한다. 불탑의 경우 이곳에 사리장엄구를 안치하는 게 보통이다. 미륵사지 석탑 역시 심주석에서 여러 사리장엄구들이 출토됐다. 박물관 입구는 낮은 경사로의 평탄한 길이다. 여느 박물관처럼 계단을 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걸어 내려가는 형태다. 신 소장은 이에 대해 “일주문을 통과해 마음을 정화시키며 진리의 세계에 다다르는 사찰의 진입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심(下心)의 자세로 문화유산에 다가가 심주석 안에 담긴 역사의 정수를 마주하게 한다는 게 익산박물관의 외형에 담긴 정신인 셈이다. 건물 안으로 들면 백제의 유물들이 반긴다. 3000여점의 유물이 상설 전시돼 있다. 상당수가 국보와 보물인 데다 대부분이 진품이다. 시간 너머에서 건너온 기억의 한 조각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건 미륵사지 석탑에서 나온 작고 아름다운 금빛 사리호(보물 1991호)다. 부처의 사리를 보관한 용기다. 입구에 사리호를 배치했다는 건 곧 절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1965년 발견 이후 국립전주박물관에 보관되다 55년 만에 익산으로 돌아온 왕궁리오층석탑 사리장엄구(국보 제123호), 발굴된 지 103년 만에 다시 공개된 쌍릉 대왕릉의 목관 등이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끈다.●1400년 견뎌 낸 대왕릉 ‘나무널’ 범부들에게 사리장엄구 등 불교 관련 유물들이 다소 형이상학적이라면 대왕릉의 나무널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1400년 가까운 시간을 견뎌 낸 나무널의 주인은 누굴까. 사실(史實)로 확립된 건 아니지만, 현지 주민들은 익산 쌍릉 중 대왕릉은 백제 무왕, 작은 능은 신라 선화공주의 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니 나무널에 누웠던 이 역시 ‘당연히’ 백제 무왕일 수밖에 없다. 순금으로 테를 만든 나무널을 보고 있으면 속세의 영욕을 갈무리하고 영면에 들었을 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박물관 지붕은 전망대이자 산책로다. 신 소장은 박물관 내부를 보고 난 뒤 잔디가 푸르른 지붕을 천천히 오르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것을 추천했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이나 석양 무렵에 미륵사지가 가장 잘 보이는 박물관 북측 지붕의 전망대에 올라 관람객들 스스로의 미륵사지를 상상해 보라고도 했다. “지금은 비어 있지만 이야기로 가득 찬 백제의 역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륵사지는 마음으로 봐야 하는 여행지다. 미륵사지 석탑의 채 아물지 않은 상처 너머를, 석탑보다 훨씬 더 컸을 목탑의 위용을,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 대가람의 애틋한 모습을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그 미륵사지의 온전한 모습을 심상으로 개괄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익산박물관 지붕이라는 것이다. 미륵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보석박물관이 있다. 백제 금세공술을 잇고 있는 익산의 보석 세공술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미륵사지 목탑을 재현한 ‘보석탑’, 다이아몬드와 백수정 등으로 만든 ‘보석꽃’ 등 볼거리가 많다. 공룡화석, 모형 등이 전시된 화석전시관은 아이와 함께 돌아보기 좋다. 밤에는 더 ‘블링블링’한 공간으로 변한다. 박물관 벽면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분수쇼, 경관조명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미디어 파사드는 오후 8~9시, 경관조명은 오후 7시 20분~10시 30분에 각각 운영된다. 백제의 왕궁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왕궁리에는 왕궁리유적전시관이 있다. 국내 최고의 위생시설로 꼽히는 대형화장실 유적이 특히 인상적이다. 화장실 뒤처리용으로 불리는 측주 등을 볼 수 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사이에는 서동공원이 있다. 고즈넉한 금마저수지를 끼고 있는 공원으로, 선화공주와 무왕의 서동요 전설을 토대로 조성됐다. 공원 한쪽에 마한관이 있다. 삼한시대 마한의 땅이었던 익산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필 수 있다.●인근 익산교도소세트장 등 둘러볼 만 이제 익산에서 ‘뜨는’ 여행지 몇 곳을 곁들이자. 성당면의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익산에서 가장 ‘핫’한 인증사진 명소다. 독방, 면회실, 감시탑 등 실제 교도소를 그대로 재현한 곳에서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가 300여편에 이른다고 한다. 두동교회는 1920년대에 지어진 ‘ㄱ자형’ 예배당으로 유명한 한옥교회다. 예배당 내부는 남녀 구분이 엄격했던 조선의 시대상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건물 가운데 모서리의 강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남자, 왼쪽은 여자 신도만 앉을 수 있었다. 출입문도 남녀를 달리했다. 건물이 ‘ㄱ자’가 된 건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익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국립익산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된다. 시간당 200명만 입장할 수 있고 인원이 미달될 경우 미예약자의 현장 입장도 가능하다. 입장료, 주차비는 없다. (063)830-0901. -익산교도소 세트장의 죄수복, 간수복 대여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태다. 촬영이 있는 날(홈페이지 공지)과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없다. -익산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는 황등비빔밥이다. 보통의 비빔밥이 ‘비빌 밥’인 것에 견줘 황등비빔밥은 주방에서 육회 넣고 비벼 나오는 ‘비빈 밥’이다. 얼추 90년 가까이 된 진미식당, 35년 전에 ‘새로 생긴’ 한일식당 등이 알려졌다. -시티투어를 이용하면 익산을 좀더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순환형, 테마형으로 나뉘어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에 하루 12회 운행한다.
  • 홍천, 6·25 때 전사한 佛장교 고향에 마스크 1만장 전달

    홍천, 6·25 때 전사한 佛장교 고향에 마스크 1만장 전달

    “6·25전쟁 때 입은 보은을 코로나19 마스크로 돌려 드립니다.” 산골마을 강원 홍천군이 6·25전쟁 때 두촌면 장남리에서 전사한 프랑스 줄 장루이 소령의 뜻에 보답하기 위해 마스크 1만장을 고향 프랑스에 전달했다. 홍천군은 해마다 소령이 전사한 5월 7일이면 추념식을 여는 등 마을을 위해 싸우다 숨진 뜻을 기려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행사를 열지 못해 지난 2일 마스크를 대신 보냈다고 3일 밝혔다. 군은 프랑스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줄 장루이 소령이 안장된 사나리시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한불 지자체 교류회의 프랑스사무소를 통해 마스크 지원 의사를 밝혔다. 군과 자매 결연한 사나리시로부터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해 지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 이에 홍천군은 기존 추념식 사업비 400만원에 군 예산을 더해 1000만원 상당의 마스크를 구입해 프랑스에 보냈다. 줄 장루이 소령은 1950년 프랑스 의무대장으로 한국전에 파병돼 5개 전투에 참가해 부상병을 치료했다. 1951년 5월 국군장병을 구출하다 34세 꽃다운 나이에 이국 땅에서 전사했다. 허필홍 홍천군수는 “이역만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다 숨진 줄 장루이 소령의 뜻은 영원히 간직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청와대 불상’ 닮은 경주 남산 석불좌상 머리 찾았다

    ‘청와대 불상’ 닮은 경주 남산 석불좌상 머리 찾았다

    경북 경주 남산에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의 머리(불두)가 발견됐다. 경주 이거사지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 닮아 주목된다.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지를 발굴조사하던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이같은 불두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발굴조사는 약수곡에 방치된 석조여래좌상을 보수·정비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이뤄졌다. 이 석조여래좌상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사진자료집 ‘경주 남산의 불적’에도 머리가 없는 채 실려 있다. 원래 위치에서 옮겨진 상태로 반듯하게 놓여 있었으며, 그 옆에 불상의 중대석과 상대석이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된 상태였다. 하대석은 동남쪽 위에 있는 큰 바위 아래에 놓여 있었다.불두는 큰 바위 서쪽, 즉 하대석 서쪽 옆 땅속에 묻힌 채 발견됐다. 머리는 아래를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기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가량이다. 미간 사이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이 불두 인근에서 발견됐는데,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 데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평가된다.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주변에서 함께 출토됐다.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이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과 같이 왼손을 펴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하고 오른 손은 펴서 무릎 아래로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 도상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가 팔각형인데 이 불상의 대좌는 사각형(방형)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이다.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과 형태와 양식이 동일하다. 청와대 불상은 2018년 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 경주시는 발굴된 불두와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도 정비할 계획이다. 불두 등 출토 유물들은 오는 10일 일반에 공개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강원도, 오는 25일 화살머리고지서 종전선언기원 행사 추진

    강원도, 오는 25일 화살머리고지서 종전선언기원 행사 추진

    강원도가 6·25 전쟁 70주년을 맞는 오는 25일 한국전쟁 최고의 격전지인 화살머리고지에서 조정래 작가와 김초혜 작가가 작성한 종전선원 기원문을 낭독하는 행사를 추진한다. 강원도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화통일을 위한 조찬기도회’와 비무장지대 종전·평화기원행사 등 6·25 70주년 행사를 소개했다. 강원도는 행사 추진을 위해 민간위원을 위촉해 ‘6·25 전쟁 70주년 행사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1부 행사는 평화통일을 위한 조찬기도회로, 오전 8시부터 철원제일교회 복원기념예배당에서 참전용사와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이어 철원 평화문화과장에서 공식행사를 열고 전사자 유해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화살머리고지로 이동해 조정래 작가와 김초혜 작가가 함께 작성한 평화 기원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다만 화살머리고지 행사는 유엔사와의 협의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 이번에 낭독되는 종전선원 기원문은 편지형식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에 우편으로 발송된다. 당초 강원도는 한국전쟁 70주년연합예배추진위원회와 함께 남북 교회의 연합 예배를 추진하고 아버지가 6·25 전쟁 참전용사였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참석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강원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계획했던 6·25 전쟁 70주년 기념행사 대부분이 취소·축소 됐지만 휴전 7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계속 행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는 6·25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이고 이산가족 대부분이 접경지역에 사는 등 원한과 증오가 축적된 땅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 3년간을 평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아보자는 목사님들의 생각을 충실히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종화 목사는 “이 땅에 건강 평화, 안보 평화, 마음의 평화를 이루자는 행사 취지가 전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부산 녹산공단 2층 은행건물 ‘쿵’ 소리 후 기우뚱

    부산 녹산공단 2층 은행건물 ‘쿵’ 소리 후 기우뚱

    건물 내 은행 직원 등 28명 대피건물 완전 출입통제…원인 조사중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 내 2층짜리 경남은행 건물이 지반침하로 기울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3일 부산강서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해당 건물이 기울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대원은 현장 통제선을 설치하고 1층에 근무하던 은행 직원 10여명과 2층에 있던 한국산업단지 부산지사 직원 18명을 대피시켰다. 구청과 경찰 등 유관기관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건물 앞 주차장 쪽 땅이 꺼지면서 건물이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건물 직원 등은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출입문이 안 열렸다”고 말했다. 건물 옆 주차장 곳곳은 지반이 침하해 울퉁불퉁해져 있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맨눈으로 건물이 미세하게 기울어진 게 보인다”며 “추가로 건물이 기울거나 붕괴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건물은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으며 은행은 영업이 중단됐다. 2016년 완공된 해당 건물은 지어진 지 5년에 채 되지 않았다. 지반침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강서구는 바로 옆 오피스텔 신축공사와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녹산공단은 연약지반으로 조성 초기 때부터 지반침하 피해가 계속됐던 곳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안녕? 자연] 2019년 한해 동안 축구장 크기 산림이 6초마다 사라졌다

    [안녕? 자연] 2019년 한해 동안 축구장 크기 산림이 6초마다 사라졌다

    2019년 한 해 동안 축구장 크기의 열대우림이 6초마다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비영리 환경전문연구기관인 세계자연연구소(WRI)는 2일(현지시간) 산하기관인 세계산림감시기구(GFW)의 위와 같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GFW가 미국 메릴랜드대의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열대 지방에서는 2019년에만 면적 1190만ha의 지피식생이 사라졌고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80만ha가 생물다양성과 탄소 저장에 특히 중요한 원시림인 일차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이후 세 번째로 큰 열대우림 소실량으로 거의 스위스만한 면적이다. 이에 대해 WRI의 프랜시스 시모어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우리가 목격한 산림 유실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GFW의 위성기반 산림관측 전략·파트너십 프로젝트 관리관 미케일라 와이스도 로이터통신에 “일차림은 탄소와 생물 다양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에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곳”이라면서 “우리가 일차림을 너무 빨리 잃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열대지방의 일차림 소실은 2016년과 2017년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8년 다소 감소했지만 2019년에 다시 2.8% 증가했다. 이는 열대우림의 화재뿐만 아니라 벌목과 농업 및 광업 확대 그리고 인구 증가가 모두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GFW의 자료는 설명한다. 숲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흡수하고 있으므로, 이런 일차림의 소실은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목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특히 이번 연구에서 2019년 열대 지방의 전체 일차림 소실 가운데 브라질이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면적 136만1000ha의 일차림을 파괴한 최악의 국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동안 브라질에 일부가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빈번하게 화재가 일어나긴 했지만, 일차림 소실은 이 나라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농업 확대와 소 방목 등으로 벌채가 확대돼 땅이 개간되면서 일차림 소실이 일어났다고 WRI는 밝혔다. 그다음으로 일차림 파괴가 많은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인도네시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에서는 각각 47만5000ha와 32만4000ha의 열대우림이 파괴됐다. 콩고는 전년도 대비 일차림 소실량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전년도보다 5%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WRI 인도네시아지부의 산림·기후 담당 관리자인 아리프 위자야는 산불 예방은 물론 개간과 새로운 야자나무 농장을 막기 위한 법 집행 강화 등 모든 노력이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속보] 부산 강서구서 지반침하로 건물 기울어…직원 대피

    [속보] 부산 강서구서 지반침하로 건물 기울어…직원 대피

    3일 오전 11시 15분쯤 부산 강서구 송정동 경남은행 건물이 지반침하로 기울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대원은 현장 통제선을 설치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구청과 경찰 등 유관기관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건물 앞 주차장 쪽 땅이 꺼지면서 건물이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건물 1층에 있는 은행은 영업이 중단됐다. 지반침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구청과 경찰은 인근 건물 신축공사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기는 호주] “인종차별 반대!”...시드니서 열린 ‘흑인 사망’시위

    [여기는 호주] “인종차별 반대!”...시드니서 열린 ‘흑인 사망’시위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이 시위가 미국을 넘어 호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5시경 시드니 시청 앞에 2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그 발단은 미국 흑인 남성의 사망으로 촉발된 흑인 인종차별 반대였지만, 호주는 이와 더불어 '호주 원주민 차별 반대'까지 추가되어 호주 나름의 확장된 인종차별 시위가 열렸다. 시민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숨을 쉴 수가 없다'와 같은 미국 흑인 사망 관련 문구와 '호주는 원주민의 땅이었고 언제나 원주민의 땅일 것'이라는 호주만의 시위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시청 앞에서 시작된 시위 행렬은 하이드 파크로 이어졌다. 6시경이 되자 시민들의 수는 더욱 늘어나 약 3000여명이 모여 들었다. 시민들은 1분여 동안 무릎을 꿇고 조지 플로이드와 사망한 원주민들의 명복을 기리는 묵념을 했다. 이어 뉴사우스웨일스 주의사당이 위치한 맥쿼리 거리를 지나 마틴 플레이스로 이어지는 긴 시위를 시작했다. 행렬을 하는 동안 다양한 구호가 등장했다. 한 시위자자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고 선창하자 군중들은 "조지 플로이드"라고 화답했고,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라고 합창을 하듯 외쳤다. 시위자들 중에 일부는 두손을 뒤로 한 채 도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퍼포먼스를 하며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장면을 재연하기도 했다. 호주 원주민이라고 밝힌 다코다라는 한 소녀는 "나는 흑인은 아니고 원주민이지만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밝혔고, 버나드라는 남성은 "이 시위는 통합과 존중"이라며, "평화스런 변화를 위해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시위에 처음 참가했다는 폴이라는 백인 남성은 "인종차별은 항상 있어 왔는데 백인들은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6시 30분경부터 해산을 시작했다. 혹시나 발생할 폭력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경찰이 출동한 상태였지만 아무런 충돌 없이 평화시위로 마감했다. 다음 시위는 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에서 주말에 열릴 예정이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땅투자 고수익미끼 ”…17억원 가로챈 50대여성 구속

    건설사업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17억원가량을 챙긴 50대 여성이 구속됐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57)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지인인 50대 여성 B씨에게 건설회사와 땅 구매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속여 87차례에 걸쳐 총 17억3천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직 보험설계사인 A씨는 남편은 시청 공무원이고 자신은 건설회사 주주라고 속이며 B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B씨에게 부산과 대전 지역 땅 매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B씨는 이에 속아 A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돈을 건넸다. A씨는 실제 이자 명목으로 3억7천만원을 B씨에게 건네며 계속해서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받은 돈을 투자에 쓰지 않고 생활비나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일명 돌려막기 수법으로 B씨에게 돈을 받아 챙겨왔다”며 “피해자가 추가로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무혐의 처리한 검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증거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고소당한 검사 2명을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다. 무혐의 사유는 증거 불충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이 간첩 조작 사건을 두고 국민 앞에 허리 숙여 사과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검찰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제 식구 감싸기’가 또 재현됐다는 비판을 거둘 수 없다. 당시 문 검찰총장은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 내지 못해 국민 기본권 보호 책무를 소홀히 했다”며 사과했다. 이 사과는 지난해 2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가 검찰이 국가정보원이 제출한 각종 증거 검증을 소홀히 했고, 중국 출입경 관련 영사확인서가 허위임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기에 나온 것이다. 2013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유일한 증거는 국정원이 여동생 유가려씨를 감금·협박해 확보한 진술이었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이라면 마땅히 기소에 앞서 국정원이 유가려씨가 변호사의 조력도 받지 못한 채 증언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 또한 국정원이 제출한 중국 출입경 문서의 위조 여부도 검증했어야 한다. 특히 유우성씨가 간첩 혐의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은 국정원이 제시한 증거를 일일이 확인했어야 했다.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증거가 조작됐음이 확인된 후에도 공소를 유지했던 행태는 ‘국가의 정의’를 담당하는 검찰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항소심 때 증거 조작이 확인되자 검사 2명은 “국정원에 속았다”고 발표했고, 검찰은 정직 1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당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이 “검사들도 이미 알고 구체적으로 (조작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는 점을 확인시키고자 한다. 검사의 치명적 잘못을 관행이라며 검찰이 감싸안는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검찰개혁의 여론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 [최만진의 도시탐구] 녹색이 돈이다

    [최만진의 도시탐구] 녹색이 돈이다

    루르 지방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있는 에센, 뒤스부르크, 겔젠키르헨, 보훔 등의 도시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지역이다. 독일의 최대 광역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는 곳으로 인구가 대략 500만명을 넘는다.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상당히 낮은 독일에서 서울의 절반 정도가 한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곳을 ‘발룽스게비트’라 부르는데, 풍선처럼 팽팽하게 팽창해 있는 조밀 지역이라는 뜻이다. 루르 지방이 이처럼 과밀화된 이유는 한때 독일의 경제 기적을 이끌었던 공업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인 겔젠키르헨은 개발이 되기 전에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1850년대 탄광이 개발되고 철도가 건설되면서 공업 중추 도시로 급부상했고,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인구 35만명에 육박하는 규모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1960년대가 되면서 100여년의 영광이 빛을 잃기 시작했다. 산업과 에너지 구조가 바뀌면서 석탄을 실어 나르던 컨베이어벨트와 철강 공장이 가동을 멈추게 됐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가 바닥을 치면서 많은 사람이 도시를 떠났다. 남겨진 것은 산업시설 잔해, 오염된 물과 땅 그리고 척박한 경관이었다. 끝내는 유령처럼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던 어느 날 폐쇄된 공장과 광산이 있던 도심에 명물 공원 하나가 생겨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얼핏 봐도 100미터가 넘어 보이는 긴 유리 정면을 가진 건물이다. 형태는 과거 공장의 긴 스팬을, 유리에 반사되는 햇빛은 옛 영광을 연상시킨다. 옥상에도 반사체 구조물이 설치돼 있는데 자세히 보면 대규모의 태양광 집열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건물 바로 앞에는 아름다운 습지와 연못이 조성돼 있어 기묘한 대조를 이룬다. 이곳은 ‘과학공원’으로 도시의 새로운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 과학공원은 시가 만든 자회사인데 수십 개의 태양광에너지 첨단기업과 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이들은 망해 가던 도시를 태양광 도시로 회생시키기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한다. 태양에너지와 관련된 연구, 개발, 생산, 설치 등의 일을 진행해 태양광을 공급하고 새로운 산업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는 물론이고 교육시설과 정보센터 등도 지어 산업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고, 바닥을 쳤던 인구도 다시 회복해 25만명을 웃돌게 됐다. 또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오염된 땅과 물을 생태적으로 재생했으며, 친환경 주거단지를 개발해 정주성도 높였다. 이 결과 겔젠키르헨은 독일에서 가장 일하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히게 됐다. 정부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의 경기 부양 일환으로 녹색이 돈이 되는 ‘그린뉴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에 비해 늦어도 한참 늦은 시작이지만 매우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유의할 것은 이것이 단지 기술 분야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삶의 전반을 포용하는 다각적이며 철학적인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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