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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오폴드 2세 벨기에 국왕에 붉은 칠, 피칠갑 식민 만행 때문

    레오폴드 2세 벨기에 국왕에 붉은 칠, 피칠갑 식민 만행 때문

    ‘자고 일어나니 피칠갑 된 식민의 과거가 되살아났다.’ 영국 BBC의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사 제목을 보고 위선을 떠는구나 싶었다. 1865년부터 1909년까지 재임했던 레오폴드 2세 벨기에 국왕은 아프리카인 1000만명을 도륙했다. 수도 브뤼셀의 아프리카박물관에 서 있는 그의 동상을 치워버리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식민지를 통치하면서 잔학한 행위를 서슴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 관람객은 “국왕의 동상들이 훼손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까지 그에 대한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DRC) 땅에 1885년 중앙아프리카를 건국한 그의 만행을 몰랐다니 놀랍기만 하다. 역사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곱씹게 된다. 지난주 안트워프의 국왕 동상은 방화로 불태워져 결국 당국은 해체했다. 겐트와 오스텐트의 동상들은 붉은 페인트칠을 당했고, 브뤼셀 동상은 끌어내려졌다.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 물결은 유럽, 그 중에서도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잔학했던 벨기에까지 옮겨붙어 벨기에가 이룬 부, 콩고가 당한 죽음과 참상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필리페 국왕의 남동생인 로랑 왕자는 12일 레오폴드 2세가 “콩고에 가본 적도 없기 때문에“ 잔학 행위에 책임이 없다고 옹호했다. 기가 막힌 얘기다. 2010년 전직 외무장관 루이 미셸과 나중에 총리가 되는 그의 아버지 샤를 미셸은 레오폴드 2세를 “벨기에처럼 작은 나라의 야심만만한 영웅”이라고 높였다. 이번주 브뤼셀 개방대학의 헤르베 하스퀸 전 학장은 보건체계와 인프라, 초등교육 같은 것들이 벨기에가 중앙아프리카에 가져다준 긍정적 측면이라고 꼽았다.유럽 지도자들에게 내세운 식민 경영의 명분은 “문명화”였다. 영토를 잘게 쪼개 멋대로 획정해 이른바 아프리카를 게란 요리하듯 스크램블(뒤섞기)했다. 베를린 회의에서 그에게 200만㎢의 땅을 할양해 개인 식민지로 삼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양허했다. 해서 그는 콩고 자유 국가라 이름 붙이고, 강제노역으로 숲을 불태워 고무와 상아, 광물을 약탈했다. 고무 할당량, 국왕에게 진상할 양을 못 채웠다고 사람의 손발을 잘랐다. 고아들을 납치해 사병 훈련을 시켰다. 50% 정도는 그곳에서 죽임을 당했다. 살인과 기아, 질병 등으로 숨진 사람이 1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레오폴드 2세가 그곳에 가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벨기에가 그곳에서 나오는 모든 이득을 갈취하고 그의 주머니를 불린 것은 확실하다. 테르부렌 궁전 마당에 아프리카 박물관을 짓고 인간 동물원을 만들어 콩고인 267명이 생활하는 모습을 눈요깃감으로 만들었다. 인권 유린 소문이 돌고, 선교사들과 영국 언론인 에드문드 드네 모렐이 참상을 폭로하고 유럽 지도자들이 반발하자 1908년 벨기에는 개인 자격이 아니라 국가가 지배하는 것으로 바꿔 1960년 콩고공화국이 독립을 쟁취할 때까지 지배권을 놓지 않았다. 그는 1909년 세상을 떠났는데 장례식 때 벨기에인들조차 야유를 퍼부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1차 세계대전 때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몰리자 그의 조카 알베르트 1세가 지나간 시절의 영광을 되새기자며 동상을 세웠다.벨기에의 추악한 역사를 들어 식민 잔재를 없애자는 요구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코르트레이크와 덴데르몬데 시는 거리 이름에서 국왕 이름을 지웠다. 코르트레이크 시의회는 국왕을 “대량학살 주범”으로 불렀다. 2018년에 브뤼셀은 광장 이름을 아프리카 독립 운동의 영웅이며 DRC로 개명하기 전 콩고의 첫 총리가 되는 파트리스 루뭄바의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유엔 워킹그룹은 벨기에가 식민 지배 숱한 잘못을 저질렀음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샤를 미셸 총리는 거절했다가 1940년대와 50년대 부룬디와 DRC, 르완다 등의 여러 인종 어린이 수천명을 납치한 데 대해 사과했다. 벨기에인 정착지에서 태어난 아이들만 2만명에 이르러 이들을 돌보라고 현지 여성들을 강제 이주시키기도 했다. 인종차별 관련 비정부기구(NGO) ‘밤코 크란’의 미레이유 츠유시 로버트 국장은 레오폴드 2세 국왕 동상을 박물관 안에 전시해 벨기에 역사를 가르치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얘기는 아돌프 히틀러의 상징물을 없앤다고 나치 역사가 잊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DRC 수도 킨샤샤의 레오폴드 2세 동상은 이미 국립박물관 안으로 옮겨졌다.수십년 동안 벨기에에서 식민 역사는 제대로 가르친 적이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교실에는 오히려 인종차별 요소로 가득한 만화책 ‘틴틴’이 보관돼 있다. 벨기에 교육부 장관은 이번주에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식민 역사를 가르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 활동가는 “모두가 자다 일어나 주위를 돌아보고 ‘이게 옳은 일인가?’ 생각해보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네 이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약탈자가 된 일부 시위대…美 경찰, 명품매장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약탈자가 된 일부 시위대…美 경찰, 명품매장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 9일(현지시간) 고향 땅 휴스턴에 영면한 이후 현지 경찰의 시위대를 가장한 도둑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뉴욕 경찰이 도둑들에 털리는 명품 매장의 CCTV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용의자 체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조지 플로이드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1월 저녁 11시 30분. 당시 뉴욕시에 위치한 명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한 매장에 수십여 명의 도둑들이 들이닥쳤다.이들은 매장의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와 에르메스, 루이뷔통, 펜디 등의 값비싼 핸드백 등 명품을 순식간에 쓸어갔다. 이날 이 매장에서 털린 피해 금액만 무려 37만 5000달러(약 4억5000만원). 충격적인 사실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에 반대하던 시위대 중 일부가 이처럼 폭도로 돌변해 상점을 약탈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의 본질적 의미는 이같은 일부 시위대들에 의해 완전히 변질됐다. 미 전역 곳곳의 건물과 상점에 침입해 방화와 약탈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뉴욕경찰에 따르면 놀랍게도 지난 1일 하루에만 뉴욕시내에서 총 2300곳이 넘는 상점들이 도둑맞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이에 현지 경찰은 조지 플로이드 장례식이 끝난 이후부터 뒤늦게 도둑잡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11일 플로리다 주 힐스버러 카운티 경찰도 일부 시위대가 대형마트인 월마트를 터는 충격적인 CCTV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지언론은 "일부 시위대의 약탈 행위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외쳤던 메시지를 무시하는 짓"이라면서 "경찰이 뒤늦게 도둑을 잡기위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안녕? 자연] ‘미세플라스틱 비’ 내렸다…미세먼지 이어 새로운 재앙 시작될까

    [안녕? 자연] ‘미세플라스틱 비’ 내렸다…미세먼지 이어 새로운 재앙 시작될까

    미국 일부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섞인 비가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일상생활과 바다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미국 유타주립대학 제니스 브라니 박사 연구진은 미국 서부 11곳의 외딴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 비가 내린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흔적이 발견된 곳에는 네바다 · 유타 ·캘리포니아 ·아이다호 ·와이오밍 ·오리건 등 6개 주에 걸쳐 있는 광대한 분지인 그레이트베이슨과 그랜드캐니언 등지를 포함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 지역에서 퇴적 샘플 339개를 수집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표본은 전체의 98%에 달했다. 이를 토대로 추정했을 때, 미국 서부 야생지역에 매년 쌓이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1000t 이상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이번에 확인된 ‘미세플라스틱 비’의 대부분은 의류 제조에 이용되는 합성 미세섬유로 확인됐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 않은 채 폐기물 더미와 매립지를 통해 지구의 토양과 바다, 대기로 흩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도심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폭풍 등의 기상 영향으로 대기로 올라갔다가, 비와 눈에 섞여 땅으로 떨어지고, 이보다 더 작고 물기가 묻지 않은 미세플라스틱은 지구의 대기 순환 시스템에 따라 대륙을 넘을 만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를 이끈 브라니 박사는 이를 ‘플라스틱 소용돌이’라고 표현하며 “플라스틱은 대기로 재 진입될 수 있고, 오랫동안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시 땅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 비는 미생물의 생존 환경을 파괴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생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대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그것을 호흡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지구상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입증한 연구 보고서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는 “북극 지방의 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눈과 부빙에서 발견된 상당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은 의심할 여지 없이 대기 중의 공기와 바람을 타고 이동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 역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독일 함부르크, 중국 광둥성 등지의 대기 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세플라스틱 비’와 관련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진흥협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과학전문 주간지인 사이언스지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미세플라스틱, 빗방울에 섞여 떨어진다

    [사이언스 브런치] 미세플라스틱, 빗방울에 섞여 떨어진다

    미세플라스틱은 치약, 각질제거를 위한 세안제는 물론 공업용 연마제에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버려진 폐플라스틱이 햇빛이나 마모로 서서히 부서져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들이 먹고 먹이사슬을 따라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전달돼 축적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덴마크, 영국, 미국 과학자들은 이름도 무시무시한 킬러 고래(killer whale, 범고래)를 멸종 위기에 몰고 가는 ‘킬러’가 다름아닌 사람이 만들어 낸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2018년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1인당 매주 평균 신용카드 1장 분량인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자신도 모르게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바람이나 비에 섞여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유타주립대 수자원학과, 솔트레이크 지역대 지구과학과, 과학장비업체인 서모피셔사이언티픽사 물질·구조분석부 공동연구팀은 미국 서부지역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 약 1억 2000만~3억개의 플라스틱 물병에 해당하는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바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랜드캐니언, 록키산맥 등 11개 미국 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을 비롯해 평원, 황야 지역에서 14개월 동안 바람, 비에 실려온 먼지 등 미립자의 성분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비가 내릴 때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과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을 각각 분석했다.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비나 바람에 실려오는 미립자들은 32종이 있으며 이 중 4%가 합성중합체, 즉 플라스틱 성분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30% 가까이 아크릴 성분을 갖고 있으며 의류나 산업용 페인트에서 비롯된 것이며 나머지는 PET병을 포함해 다양한 생활 플라스틱들이 세월이 지나 마모된 것들로 확인됐다. 또 도시와 인구가 많은 지역과 가까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들이 땅이나 지표수에 흡수돼 원거리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세플라스틱은 가볍고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권으로 쉽게 들어가 기류를 따라 쉽게 확산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제니스 브라니 유타대 교수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육, 해, 공 다양한 경로로 손쉽게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람이 원인인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이제 생태계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사람에게 되돌아와 축적되면서 각종 건강, 환경 문제를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위대인가 약탈자인가…美 경찰, 월마트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시위대인가 약탈자인가…美 경찰, 월마트 털리는 CCTV 공개 (영상)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지난 9일(현지시간) 고향 땅 텍사스 주 휴스턴에 영면했지만 그가 남긴 반향은 컸다. 전세계에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일깨웠기 때문이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냈지만 이중 일부는 폭도로 돌변해 민간인을 폭행하고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시위대 중 일부가 약탈자로 변신해 대형마트인 월마트를 터는 충격적인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토요일 저녁.이날 플로리다 주 템파의 이스트 플레처 거리에 위치한 월마트에 약 200여 명의 폭도들이 해머 등으로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했다. 이어 폭도들은 닥치는데로 마트 내에 있는 상품들을 쓸어담아 도망쳤다. 이날 피해금액은 약 11만 6000달러(약 1억 4000만원)로 당시 마트는 바깥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관련 시위로 폐점된 상태였다. 수사에 나선 힐스버러 카운티 경찰은 "마트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면서 "그날 밤 시위대가 외쳤던 메시지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품을 약탈한 용의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뒤늦게 영상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의 본질적 의미는 이같은 일부 시위대들에 의해 완전히 변질됐다. 미 전역 곳곳의 건물과 상점에 침입해 방화와 약탈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0일과 31일 주말 시위에서는 폭도로 변한 시위대 중 일부가 지역 내 상점과 명품 매장 등에 침입해 닥치는 대로 상품을 약탈했으며 이 모습은 그대로 동영상으로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홍보관 오픈…2차 조합원 모집

    ‘오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홍보관 오픈…2차 조합원 모집

    쇼핑, 문화, 의료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오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지난 12일 주택홍보관을 열고 2차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높은 청약의 문턱에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일정 기간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전용 85㎡ 이하 1주택 소유자)가 모여 조합을 구성, 토지 매입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시행사 이윤, 토지 금융 비용, 홍보 등 각종 부대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공급가 역시 10%~20% 가량 저렴하다. ‘오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2016년 1차 조합원 모집을 마친 상황이다. 현재 토지 100% 소유권이전 완료, 지구단위 계획 승인 완료, 6월 중순 건축 심의 접수 예정 등의 절차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2020년 12월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 오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교통 인프라와 생활 환경이 특징이다. 경기대로와 경부고속도로(오산IC)를 통해 경기도 주요 도시는 물론 서울 강남까지 1시간 내로 오갈 수 있고, 1호선 오산역 등 대중교통 인프라도 탄탄하다. 분당선 연장과 오산~동탄 간 트램, 평택동부고속화도로 등의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마트(오산점) ▲롯데마트(오산점) ▲CGV 오산 ▲롯데시네마 오산 ▲오산한국병원 등 쇼핑, 문화, 의료 인프라를 두루 갖추고 있으며, ▲대원초 ▲원일초 ▲원일중 ▲운암중 ▲성호고 ▲운암고 등이 학군을 이루고 있어 자녀 교육에도 적합한 환경이다. 오산 지역 산업단지의 직주근접 프리미엄과 풍부한 배후수요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진위일반산업단지, 진위2일반산업단지 및 LG전자 디지털파크 등 주변 산단과 가까운 위치인 데다, 지난해 12월 진위4산업단지가 경기도형 지역 균형개발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인접한 수원 영통구가 조정 대상 지역으로 지정되고, 아래로는 동탄신도시, 동으로는 용인 서천지구와 접하고 있어 시세 상승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대한민국 1등 건설 브랜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프리미엄도 예상되고 있다. 주택홍보관은 경기도 오산시 원동에 위치한다. 홍보관 방문 시 청약통장 적용 여부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적용 범위 등에 대한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싸라기서 계륵 됐다”…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권익위에 민원

    “금싸라기서 계륵 됐다”…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권익위에 민원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공원화 추진을 놓고 팽팽한 갈등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서울시가 회사의 부동산 매각을 방해하고 있으니 시정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고충민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송현동 부지 매각을 핵심으로 하는 자구안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곳을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대한항공의 자구안 이행에는 커다란 차질이 생겼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총 15개 업체가 입찰참가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실제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그 사이에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금싸라기’ 땅으로 주목받던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계획 이후 ‘계륵’으로 전락했다. 대한항공은 권익위에 제출한 민원에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려면 필요성과 공공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송현동 인근에 무수한 공원이 있고, 기존 대한항공의 활용방안과 유사하다는 점을 봤을 때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면서 “미집행 공원 수용을 위해 서울시는 2020년까지 1조 9964억원, 2021년 이후에는 14조 9633억원이 필요한데 서울시는 매수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지보상법상 일괄보상이 원칙인데 서울시의 분할 지급 계획은 이를 위반한다”면서 “서울시가 공사 착수 시기를 조정해 2022년 이후로 보상금 지급 시기를 낮출 가능성이 있고, 대한항공의 긴급한 유동성 확보에 중대한 악영향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당초 계획대로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절박한 심정을 담아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예비입찰에 아무도 참가하지 않은 데다가 대한항공노조도 강력하게 서울시를 규탄하고 나서자 서울시는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가를 시세대로 결정하겠다”면서 협의 재개를 요청한 바 있다. “조기 매입이나 가격 일시지급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 매각과는 별도로 서울시와는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실히 협의토록 하겠다”고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현대모비스 ‘빈손 리쇼어링’/주현진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현대모비스 ‘빈손 리쇼어링’/주현진 사회2부장

    국내 유일의 대기업 리쇼어링 시설인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이 다음달 준공한다. 울산 북구 이화산업단지에 총 3000억원을 투입해 15만㎡ 규모로 짓는 공장은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연간 1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을 생산한다. 공장이 들어서면 협력업체 50여개가 동반 입주하는 만큼 간접고용까지 합쳐 1만명 수준의 취업이 유발되고, 공장 가동에 따른 추가 지방 세수만 1년에 17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나가는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유했던 산업도시의 위상이 리쇼어링 호재로 회복될 것 같은 기대감이 높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리쇼어링 정책에 지방의 관심이 높다. 해외로 떠난 기업의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복귀시키는 리쇼어링(기업유턴)은 대기업 국내 공장 규모에 따라 흥망성쇠를 경험한 수출기지 출신인 지방 입장에선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인 리쇼어링 대책을 곧 발표한다지만 유감스럽게도 실효성을 담보할지는 의문이란 반응이 벌써부터 나온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애플의 시설도 중국에서 유턴시킨다는 리쇼어링 정책이 국내에선 지지부진하다. 미국에선 2010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를 외치며 리쇼어링에 시동을 건 직후 2019년까지 3327개 기업이 회귀했다. 한국도 2013년 말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리쇼어링을 장려했지만 5월까지 7년간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71개로 대기업은 모비스가 유일하다. 이 같은 실적 차이는 각자의 시장 환경에 기인한다.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면서 중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 폭탄(25% 추가)을 무기 삼아 중국 내 공장 가동 미국 기업을 압박한 게 주효했다. 내수 영토가 큰 미국은 법인세율 인하, 땅 무상 제공, 해외 제조 국내 제품 관세 부과 같은 조치만 취해도 유턴을 이끌 수 있다.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내수시장이 좁은 국내 기업은 해외 진출 자체가 목적이다. 인건비·관세·물류비 절감을 위해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모비스의 울산공장 제품 납품처인 현대차그룹의 해외생산 비중은 56%(2019년 기준)에 달하고 판매 비중은 80%가 넘는다. 최근 LG전자가 지역의 원성에도 구미 TV 생산라인의 3분의1을 연내 인도네시아로 옮긴다고 발표한 것도 생산비 절감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해외판매 비중이 높은 대기업 제조시설의 경우 해외로 옮기는 게 이득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들을 상대로 리쇼어링을 논하면서도 당국의 정책 집행 내용을 보면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지난해 8월 울산 모비스 공장 기공식 겸 유턴기업 지원 양해각서 체결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1호 대기업 리쇼어링을 극찬했다. 그런데 지난 2월 이뤄진 산업자원부 심사에선 공장이 ‘상시고용 20인 이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리쇼어링 인센티브의 핵심인 국고보조금(100억원) 지원을 거부했다. 모비스의 공장은 전문 생산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식인 데다 단순 제조 이외의 관리 인력은 돌아온 자사 직원의 재배치로 충당해야 하기에 추가 고용이 어려웠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인센티브도 없는 ‘1호 리쇼어링 대기업’ 허울은 당국의 실적 부풀리기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결론이다. 미국과 같은 리쇼어링 풍년을 원한다면 우리 실정에 맞게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어렵다면 다른 일자리 창출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을 현혹하고 기업을 이용하는 쇼는 곤란하다. jhj@seoul.co.kr
  •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감정가대로”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감정가대로”

    市서 ‘공원화’ 밝히자 매수 후보들 부담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 자구안 ‘빨간불’ 노조 “市, 사적 재산권 침해” 강력 반발서울시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 매입과 관련해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가를 시세대로 결정하겠다”면서 11일 협의 재개를 요청했다. 앞서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방침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이 전날 예비입찰에서 유찰되는 등 차질을 빚고 노조까지 반발하며 논란이 커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 “대한항공의 구체적인 조건 및 요구사항을 듣고, 그에 적합한 효과적인 지원책 마련을 위해 협의 재개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며 해당 부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 하거나 인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 심사, 시의회 동의, 공유재산심의 등 관련 절차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조기 매입이나 가격 일시지급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입찰이 남았지만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나선 만큼 ‘서울시 때문에 흥행이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인근에 있어 건축물 높이가 12m 이하로 제한되는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 이런 규제를 풀어 줄 수 있는 개발 인허가권자가 서울시인 만큼 다른 매수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항공노조는 이날 “민간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엄연히 사적 재산권 침해”라며 서울시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서울시가 협의 재개 의사를 밝히기 전인 이달 초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으로 책정해 공고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한 자본 확충을 위해 매각 주관사를 앞세워 연내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려는 의사를 밝혀 왔다. 결국 서울시가 “감정가대로 제값 주고 사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한 만큼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열린 사저 꿈꿨던 盧… 현실 정치 끊고픈 文

    열린 사저 꿈꿨던 盧… 현실 정치 끊고픈 文

    노무현의 이웃 같은 퇴임 대통령 ‘부메랑’ 비극 지켜본 文 “잊혀진 사람 되고 싶다” “퇴임 이후, 세상과 거리 둘 것” 줄곧 강조 기존 매곡동엔 경호동 들어서기 어려워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부지 최종 낙점“고위공직자들이 퇴임 후에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상과 거리를 두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스스로 유배 보내는 심정이기도 했다. 시골에 살 곳을 찾았다. 그래서 고른 곳이 지금 살고 있는 양산 매곡이다.”(2011년 ‘문재인의 운명’ 중)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습니다.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 정치하고 계속 연관을 가진다든지 일체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단 대통령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끝나고 나면 그냥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고요. 대통령 끝나고 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 이런 것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문재인 대통령,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 문 대통령이 최근 퇴임 후 머무를 사저 부지(2630.5㎡·795.6평)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그 배경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사저의 입지나 운영 방식은 퇴임 후 대통령이 현실 정치와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할 것인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본인이 ‘거리두기’를 희망하더라도 정치권과 지지자들이 ‘야인’이 된 대통령을 소환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퇴임 후 양산 매곡동 사저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본래 살림집이 아닌 곳을 공들여 가꿨기에 풀 한 포기, 벽돌 한 장에도 애착이 남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집권 3년차 통상적 절차에 따라 올 초부터 사저와 ‘패키지’로 묶인 경호 부지 물색에 나서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매곡동은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 탓에 경호동이 들어서기 어렵고 마을 입구에서 외길을 따라 2㎞ 넘게 더 들어가야 하는 등의 이유로 대통령 경호처가 최종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이다. 평산마을은 행정구역상 경남이지만 울산과 인접했다. 사저가 들어설 부지와 경부고속도로는 2㎞가량, KTX 울산역과는 10여㎞ 떨어져 있어 매곡동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까지 차로 50여분 거리, 어머니 묘소와도 비교적 가깝다. 양산의 교통 요지에 들어선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열린 사저’를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일대가 통도사 땅이고, 평산마을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시골길이 이어진 데다 언덕 지형인 탓에 개방형 건물을 짓기는 어렵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취임 3주년 회견 때 퇴임 이후를 너무 상세하게 언급해 놀라기도 했지만, 대부분 초지일관 해왔던 말씀”이라며 “재임 기간 방전될 때까지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퇴임 이후 현실 정치와 연을 끊고 잊혀진 사람으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 사저’를 지향했던 노 전 대통령과는 애초 생각이 다르다는 얘기다.‘열린 사저’의 개념이 등장한 건 봉하마을이 처음이었다. 퇴임 대통령이 지방으로 간 것도 처음이다. 국가균형발전과 권력기관 개혁, 실질적 민주주의의 착근을 위해 전력을 다했던 노 전 대통령은 부산·경남 일대에서 살 곳을 찾았지만 2006년 3월쯤 권양숙 여사가 고향인 봉하행을 제안했다고 한다(‘운명이다: 노무현 자서전’ 중). “대통령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시민으로서, 은퇴한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꼭 성공하고 싶었다”고 회고한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의식과 진보적 담론의 토론 공간으로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개설했고, 봉하를 생태마을로 꾸미는 한편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 국민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웃 같은 퇴임 대통령의 모습을 사랑했고,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1만여명이 봉하를 찾았다. 결과론이지만 ‘부메랑’이 됐다. 문 대통령은 ‘운명’에서 “봉하에 방문객들이 넘쳐나는 현상, 퇴임 이후 오히려 노 대통령 인기가 올라가는 일들은 하나같이 이명박 정권에게 정치적으로 해석됐다. 이후 시작될 불행한 사태의 전조였다”고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엔딩 후에도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순례’하듯 봉하를 찾고 있으며, 친노·친문 인사들뿐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이 주요 변곡점마다 들러 참배하고 권 여사를 만난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못지않은 강력한 ‘정치적 팬덤’을 지닌 데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뒤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코로나19의 성공적 대응에 따른 국격 제고 등 ‘레거시’(업적)를 쌓아 가고 있다는 점에서 본인 뜻대로 잊혀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실 정치와 연을 끊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결정이 노 전 대통령의 비극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친문 인사는 “대통령을 오래 지켜본 이들은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를 잘 알 것”이라며 “퇴임 이후 문재인의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하면 이런저런 요구들이 많겠지만, 대통령의 생각이 단호해 기념관 건립 등 기본적 사업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콜럼버스동상 내리고 영화 퇴출…인종차별 ‘역사 바로세우기’ 열풍

    콜럼버스동상 내리고 영화 퇴출…인종차별 ‘역사 바로세우기’ 열풍

    미국에서 인종차별과 관련된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신대륙을 ‘발견’한 개척가로 여겨졌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끌어내려지고 있으며,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지주 계층을 그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온라인 대여 서비스도 잠정 중단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는 전날 밤 콜럼버스 동상이 누군가의 공격을 받아 파손된 채 발견됐다. 동상의 머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파손된 조각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콜럼버스는 원주민 학살자”…곳곳서 동상 훼손 보스턴시는 1979년 세워진 이 동상을 철거하고 다시 복구할지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마티 월시 시장은 “그동안 콜럼버스 동상은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아왔다”며 “현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콜럼버스 동상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신대륙을 발견한 개척자로서 존경을 담아 그의 동상과 그의 이름을 딴 지명이 미국 곳곳에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먼저 살고 있던 원주민을 탄압하고 학살했다는 역사적 평가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도 1927년 세워진 콜럼버스 동상이 훼손됐다. 아메리칸 원주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1000여명의 시위대는 전날 리치먼드 도심 공원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고, 흥분한 시위대 10여명이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려 인근 호수에 처박았다. 시위에 참여한 리치먼드 원주민 협회는 “우리는 경찰 폭력에 지친 흑인 사회와 아시아계 주민과 연대하고 있다”며 “콜럼버스 동상을 호수로 내던진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이 땅은 원주민의 땅”, “콜럼버스는 집단학살자”는 손팻말을 들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훼손된 콜럼버스 동상을 창고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속을 주장했던 남부연합군 관련 동상도 곳곳에서 공격 대상이 됐다. 시위대는 이날 밤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뉴먼트 거리에 세워진 남부연합 대통령 제퍼슨 데이비스의 동상을 넘어뜨렸다. 버지니아주 포츠머스에선 남부연합 기념물 이전 계획을 연기한 포츠머스 시의회의 결정에 실망한 시위대가 직접 나서 기념물을 해체했다. 1997년 미 국립사적지(NRHP)로 지정된 이 기념물은 오벨리스크 형식의 기념탑과 기념탑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4개의 흰색 동상으로 구성돼 있다. 시위대는 동상에 성조기를 매달아 불태웠으며 성조기에서 떨어진 불씨가 동상 기단에 옮겨붙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기념물 주변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췄다.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10월의 두 번째 월요일)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자는 여론이 높아졌고, 콜럼버스 동상이 훼손되는 일도 점점 자주 발생했다. 지난해 콜럼버스 데이에는 캘리포니아와 로드아일랜드주의 몇몇 도시에 세워진 콜럼버스 동상이 빨간 페인트로 칠해지기도 했다. ‘인종차별 상징’ 남부연합기 퇴출 움직임 미국 최대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는 이날 경기장에서 남부연합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이 사용한 깃발로 현재는 빨간 바탕에 흰색 별이 그려진 남색 띠가 X자로 그려져 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이 깃발은 자동차 경주장에서도 종종 사용돼 그 동안 나스카에겐 골칫거리였다.브라이언 프랑스 전 회장은 2015년 남부연합기 사용을 금지하려다가 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NASCAR는 남부연합기를 계속 반입하는 관중을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인종차별적 편견 지적받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재평가 스트리밍서비스 HBO 맥스는 전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유 콘텐츠 목록에서 삭제했다. 1939년 개봉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8개 부문을 휩쓴 명작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이 작품은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화하고 백인 노예주를 영웅적으로 묘사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HBO 맥스 측은 성명을 통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 시대의 산물이며 불행히도 당시 미국 사회에 흔했던 윤리적, 인종적 편견 일부가 묘사돼있다”고 밝혔다.이어 “이런 인종차별적 묘사는 당시에나 지금이나 틀린 것이며, 이에 대한 규탄과 설명 없이 해당 영화를 방영 목록에 두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HBO 맥스 측은 추후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역사적 맥락에 관한 설명과 함께 콘텐츠 목록에 복구시킬 것이지만, 영화에 별도의 편집을 가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영화를 편집하는 건 이런 편견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일과 마찬가지”라며 “더 정의롭고, 공평하며,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려면 우선 역사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尹총장 장모 연루 재판 방식, 피고인간 이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등이 연루된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관련 재판이 피고인들 간 의견이 달라 재판 절차와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검찰의 의견을 서면으로 받은 뒤 결정하기로 했다.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윤이진 판사는 공판 준비기일인 11일 이 사건 당사자들을 불러 재판 절차와 일정 등을 협의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 안모(58)씨와 변호인, 윤 총장의 장모 최모(74)씨 측 변호인, 검사 2명 등 5명이 출석했다. 최씨와 또 다른 피고인 김모(43)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안씨는 변호인을 통해 “서울남부지법이나 서울중앙지법으로 사건을 옮겨달라(이송)”고 요청하면서 앞서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을 다시 확인했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과 법원 이송 신청 이유를 묻자, 안씨는 “피고인들이 재판받기 편할 것 같고 몸이 좋지 않아 의정부까지 오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안씨의 변호인은 “검찰 수사가 늘어지다 보니 의문이 있어 다른 법원에서 재판받기를 원한다”며 “국민참여재판은 법률에 의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아니다”고 반대했다. 법원이나 합의부 이송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의 주소지가 서울중앙지법 관할이 아니다”면서도 따로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검찰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추후 서면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 간 이견이 있어 심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재판을 분리해 따로 국민참여재판을 연 사례도 있는 만큼 의견서를 받아본 뒤 이 사건 재판 방식과 이송 여부 등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씨와 안씨는 2013년 4∼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공모해 A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에게 자금력을 보여 부동산 정보를 얻고자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월드피플+] 빈민들 쫓아내라고?…명령 불복하고 현장서 총기 반납한 경찰

    [월드피플+] 빈민들 쫓아내라고?…명령 불복하고 현장서 총기 반납한 경찰

    콜롬비아의 한 현직 경찰이 인권에 반하는 명령을 수행할 수 없다며 작전 현장에서 총을 반납했다. 명령에 불복한 혐의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경찰에겐 응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10년차 콜롬비아의 경찰 앙헬 수니가.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9일(현지시간) 라비가라는 지방에서 사유지를 무단 점거한 주민들의 집을 철거하는 명령을 받았다. 한 건설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문제의 땅엔 갈 곳이 없는 빈민들이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거주하고 있다. 소유자인 건설회사는 소송을 제기, 승소했지만 빈민들이 자진 철거를 거부하자 행정 당국에 강제집행을 요청했다. 경찰은 타인의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거한 빈민을 쫓아내라며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했다. 수니가도 명령을 받고 출동한 경찰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 직접 눈으로 확인한 실상은 참혹했다. 허름한 판잣집을 짓고 겨우 밤이슬을 피하는 빈민들을 몰아내는 건 반인륜적이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수니가는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셀카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상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동영상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 중인데 (경찰이) 의지할 곳 없는 주민들을 길바닥으로 내몰아내려 한다”며 “나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라는 직업을 택했지 결코 그들을 탄압하기 위해 경찰이 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건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이 자리에서 총기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명령에 불복하고 총을 반납하는 건 사직하겠다는 뜻이다.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유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 시대의 진정한 인권보호자”, “주민을 위하는 착한 경찰” 등 인터넷에선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메시지가 꼬리를 물었다. 콜롬비아 야권에선 “정의롭지 않은 명령을 수행하기보다 주민의 기본권을 먼저 생각한 훌륭한 경찰”이라며 의회에서 그에 대한 특별 표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수니가는 명령불복 혐의로 구치소에 갇혀 조사를 받고 있다. 가족들은 “구치소로 연행된 후 면회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의 모친 발렌시아는 “어릴 때부터 심성이 착해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못한 아들이었다”며 대통령과 경찰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경찰의 입장은 단호하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명령을 수행할 때 우리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되겠지만 상명하복은 경찰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라며 “항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수니가가 파면이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트럼프, 노예제 옹호 장군 이름 딴 부대 명칭 “바꾸면 안돼!”

    트럼프, 노예제 옹호 장군 이름 딴 부대 명칭 “바꾸면 안돼!”

    미국 국방부가 10일(이하 현지시간) 노예제를 옹호하던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 명칭 변경에 열려 있다고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제동을 걸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군 투입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군부대 명칭을 놓고 이견을 드러낸 셈이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진압에 현역 군인을 투입하는 일도 불사하겠다고 밝히자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군 투입은 최후 수단”이라고 밝혀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해 에스퍼 장관 해임 직전까지 갔다가 측근들의 만류로 계획을 접었으며, 에스퍼 장관도 한때 사직 준비를 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두 사람 사이가 더 멀어졌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전설적인 군사 기지 10곳의 이름을 다시 지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행정부는 이 웅장하고 전설적인 군사 시설의 이름 변경을 검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로, 남북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했고, 결국 1865년 북부가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념비적이고 매우 강력한 기지는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이자 승리와 자유의 역사가 돼 왔다”며 “미국은 이 신성한 땅에서 영웅을 훈련시키고 배치했고 두 차례 세계대전을 이겼다”고 적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서 우리 역사는 마음대로 조작되지 않을 것”이라며 “군대를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뒤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대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 기지에서 훈련받은 병사들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한 뒤 절대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면서 의회가 관련법을 처리해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대 조지 워싱턴과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도 역사에서 지워야 하느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노예제 폐지 이전에 대통령을 지낸 두 사람은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다.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 명칭 문제는 종종 이슈가 돼왔다. 해군은 이날 기지와 선박, 비행기에 남부연합기(旗) 문양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해병대는 지난 5일 의복이나 컵, 자동차 스티커 등에 이 문양 사용을 금지했다. 2차 세계대전 후 육군에서 분리된 공군은 남부연합과 관련된 이름을 갖고 있는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군은 남부연합 총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리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를 비롯해 존 벨 후드, A P 힐, 브랙스톤 브랙 장군 등의 이름을 딴 기지가 10개 남아 있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승리에 기반이 됐고, 오는 11월 재선 도전에 교두보가 될 지역들이다. 예를 들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브랙 기지, 텍사스주 후드 기지, 조지아주 베닝 기지 등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국방부는 지난 2월만 해도 명칭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 후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자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CNN 방송은 에스퍼 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부 장관이 의회와 백악관, 다른 당국자가 논의에 끼어드는 방식을 선호해 결정 책임을 의회에 떠넘기고 싶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이 시위를 벌인 뒤에도 이들 기지의 명칭 변경 논의가 있었지만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던 마크 밀리 현 합참의장이 반대하면서 흐지부지됐다. 한편 자동차 경주대회로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압도적으로 백인 비중이 높은 나스카(Nascar) 리그는 앞으로 남부연합 깃발을 휘두르는 일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앞 남부연합 기념물을 모두 치우자고 제안했다. 미국의 50개 주는 주를 대표하는 인물 둘씩을 골라 동상들을 세워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도와 중국의 ‘라다크 드잡이’, 네팔의 지도 한 장 때문?

    인도와 중국의 ‘라다크 드잡이’, 네팔의 지도 한 장 때문?

    지도 한 장 때문에 인구 대국인 두 나라가 아웅다웅하고 있다. 네팔 의회는 이번 주 안에 인도와 접경을 이루며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세 마을을 영토에 편입시키는 새 지도를 공식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마을은 히말라야 산골에 자리하고 있어 언뜻 별다른 가치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두 나라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인도가 네팔 북서부에 자리해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는 라다크로 연결되는 도로를 확포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이들 지역을 자기네 땅으로 수정한 지도를 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5일(이하 현지시간) 두 나라 병사들이 주먹다짐을 벌이고 몇 주에 걸쳐 대치하기까지 했다. 두 나라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가 된 네팔 국민들 역시 분노하며 인도가 주권을 훼손하고 있다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현지시간) 갈등의 씨앗부터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네팔과 인도는1880㎞에 이르는 국경을 자유로이 개방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경의 98%를 획정했지만 리풀레크 패스, 네팔 서쪽과 경계를 이루는 칼라파니, 림피야두라를 어느 쪽에 둘지를 놓고 계속 다투고 있다. 세 지역을 합쳐봐야 370㎢에 그친다. 네팔 관리들은 리풀레크 패스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와 중국 티베트 지역을 잇는 관문이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인도 정부가 지난해 11월 공표한 새 지도에는 인도령 카슈미르를 잠무와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한 뒤 슬쩍 네팔과 분쟁을 하는 지역 몇 군데를 슬쩍 영토로 들여놓았다. 네팔 외무부의 프라딥 갸왈리는 방송에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은 쌍무 조약에 의해 규정된다는 데 우리도 동의한다. 어떤 일방적인 행동으로도 현 위치에 대한 주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816년 수갈리 조약 이후 네팔 서부와 인도 국경을 규정한 어떤 조약도 없었다며 그 조약에 따르면 이들 세 지역은 명백히 네팔 소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수정된 지도를 배포했고, 인도는 뒤에서 중국이 조종한다며 강하게 받아치고 있다. 204년 전 세굴리 조약은 영국 동인도 회사를 상대로 봉기한 네팔 민중이 패퇴하면서 맺은 굴욕적인 조약이다. 칼리 강의 발원지를 국경으로 삼자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두 나라가 발원지를 다르게 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정확한 계측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몇년에 걸쳐 주장했는데 네팔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공박했다. 문제는 지난 60년 동안 이들 지역은 확실히 인도 관할이었으며 이곳에 사는 사람들 역시 인도인으로 세금도 내고, 투표도 했다는 점이다. 네팔은 이에 대해 수십년 마오이스트 게릴라가 활동한 지역이라 자신들이 인도와 관할권을 다툴 겨를이 없어서 그랬지, 자신들의 땅임은 분명하다고 반박한다. 네팔은 과거에 철저히 인도에 의지했지만 서서히 중국의 투자와 원조, 차관에 의지하면서 기울어지고 있다. 중국 역시 일대일로의 주요 파트너로 여기며 네팔의 인프라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비쳐왔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1996년 장쩌민 이후 처음으로 네팔을 방문해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격상시키자고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1962년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은 인도로서도 리풀레크 패스는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다. 중국군이 침공할 길목이 되도록 놔둘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라지나스 싱 국방장관이 이곳에 이르는 80㎞ 구간을 확포장해 카일라스 산을 신성시해 순례하는 힌두교도들의 여행 편의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네팔 수도 카트만두 주재 인도 대사관에 시위대가 몰려가 패스에서 인도군이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해시태그 #물러나라인도(Backoffindia)가 등장했다. 네팔 측량국장을 지낸 부디 나라얀 슈레스타는 “1976년 우리가 펴낸 상세한 지도에는 리풀레크 패스와 칼라파니 지역이 우리 영토로 표기돼 있다. 림피야두라만 빠졌는데 그건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렇잖아도 네팔인들의 인도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다. 2015년에도 소수민족인 마데시 공동체가 봉기를 일으키자 인도는 5개월 동안 상품 수송을 막아버렸다. 인도 당국은 경제 봉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네팔인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 그해 지진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마저 막았다고 네팔인들은 믿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입을 다물고 있다. 외교부는 인도와 네팔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어떤 일방적인 행동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네팔 의회가 새 지도를 승인하면, 인도도 더 이상 이 문제를 모른척할 수가 없게 된다. 해서 두 나라 전직 외교관들은 델리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경황이 없겠지만 화상회의라도 해서 네팔에 실질적인 성과를 건네고 이들 지역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 이상적인 해결 방안으로 거론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방송은 진단했다. 만약 인도가 아무 것도 건네지 않고 네팔에 대한 영향력만 키우려 한다면 반인도 감정은 더 나빠질 것이며 인도와 중국의 적대 관계를 활용해 더 많은 이득을 챙기려 할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세계 최대 사진대회 올해 우승작은?…한국 작가 찍은 일본인 수용소 3위

    세계 최대 사진대회 올해 우승작은?…한국 작가 찍은 일본인 수용소 3위

    세계 최대 규모 사진대회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최종 우승자가 발표됐다. 세계사진협회 측은 9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사진작가 파블로 알바렝가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밝혔다. 대회는 전문 사진작가 부문과 공개 경쟁 부문, 청소년 부문, 대학생 부문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전문 작가 부문에는 34만5000장 이상, 공개 경쟁 부문에는 19만 장이 넘는 작품이 출품됐다. 최고 영예인 전문 작가 부문 ‘올해의 사진작가상’(Photographer of the Year)은 우루과이 작가 파블로 알바렝가에게 돌아갔다. 수상작인 ‘저항의 씨앗’(Seeds of Resistance)은 건축과 환경, 인물, 스포츠 등 10개 범주 중 창조(Creative) 범주 응모작으로, 파괴된 자연과 목숨을 건 환경운동가들의 초상을 시리즈로 담아냈다.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최소 207명의 환경운동가가 사망했다. 2018년에는 브라질에서만 57명의 운동가가 사망했는데, 그중 80%가 아마존 보호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토착민과 환경운동가는 민족의 땅을 지키려는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파괴된 땅이지만 수백 세대에 걸쳐 일군 삶의 터전을 버리기를 거부했다. ‘저항의 씨앗’은 이런 토착민과 영토 사이의 독특한 유대관계를 단 하나의 이미지로 탐구하려는 시도였다. 심사위원장 마이크 트로우는 “무분별한 삼림 벌채가 지역 사회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또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토착민을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시각적 요소를 제공했다”면서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알바렝가는 수상 소감에서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세대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을 부각시키면서, 아마존 전통 공동체의 이야기도 들려줄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열대우림의 나무, 공기,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자연까지 돌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건축, 발견, 기록, 환경, 풍경, 자연과 야생동물, 초상, 스포츠, 정물 등 나머지 9개 범주 우승자도 결정됐다. 특히 풍경 범주에서는 우리나라의 김창균 작가가 결승에 진출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 작가의 ‘새집'(미국 내 일본인 강제수용소) 시리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외딴 마을에 세워진 일본인 강제수용소의 모습을 담았다. 사진은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미국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유타 등지에서 드론으로 촬영됐다. 협회 측은 전쟁 당시 12만 명의 일본인이 강제수용소에 격리됐으며 그중 60%가 미국 시민권자였다고 밝혔다.김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는 우리가 역사에서 목격한 인종적 적대감을 떠올리게 됐다”면서 “역사는 제대로 회상하거나 말하지 않으면 언제나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개 경쟁부문 ‘올해의 사진작가상’은 영국 작가 톰 올드햄(Tom Oldham)에게 돌아갔다. 그의 작품 ‘블랙 프랑시스’(Black Francis)는 미국 록 밴드 픽시스(Pixies)의 리더 찰스 톰슨(Charles Thompson, 예명 Black Francis)을 촬영한 흑백 초상화다. 소니가 후원하고 세계사진협회가 주관하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는 올해로 13주년을 맞았으며, 세계 최대 규모 사진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포토] 금빛 관…하얀 마차 타고 돌아온 ‘플로이드’

    [서울포토] 금빛 관…하얀 마차 타고 돌아온 ‘플로이드’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9일(현지시간)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고향 땅 텍사스 휴스턴에 잠들었다. 플로이드 유족은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Fountain of Praise·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6시간 가량 진행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천 명의 시민은 이날 두 줄로 나뉘어 추도식장에 차례로 입장,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을 바라보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메리 화이트 목사는 숨지기 직전 ‘엄마’를 찾던 플로이드를 언급해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했다. 플로이드의 관을 실은 마차가 휴스턴 경찰의 호위 아래 고향 땅에서 마지막 여정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날 휴스턴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추도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랐다. 대부분의 시민이 ‘숨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를 새긴 티셔츠와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는 솔(soul) 명곡 ‘린 온 미’(Lean on me·나에게 기대세요)를 함께 불렀다.플로이드는 당시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렸고, ‘숨 쉴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대한 글로벌 저항 시위를 촉발시켰다. 휴스턴시는 그가 영면에 들어간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우리 함께 가자 이 길을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우리 함께 가자 이 길을

    ‘임을 위한 행진곡’이 민주화 시위대의 출정식에서 독재에 맞서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힘을 주던 노래였다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은 격한 시위를 마무리하던 고단한 사람들에게 조금은 색다른 감동을 주던 노래라고 생각한다. “동지의 손 맞잡고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 주고~” 같은 대목에서 함께했던 이들과의 정서적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함께, 우리라는 동질감은 서로 두 손을 맞잡으면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옆 사람과 손을 꼭 잡아 보시길 바란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 호모사피엔스만이 서로 두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리고 이것은 두 발로 걸을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체질적 특징은 바로 두 발로 똑바로 서서 걷는 것, 직립보행이다. 침팬지 같은 영장류들도 가끔은 두 발로 걷기도 하지만, 잠시 일어서거나 후다닥 뛰어갈 때 잠깐뿐이다. 포유류 중에서 언제나 두 발로 걷는 동물은 우리들 사람, 호모사피엔스뿐이다. 두 발로 걷게 되면서부터 이동에서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석기를 만들면서 다른 동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명을 이룰 수 있게 됐다. 두 발 걷기 덕분에 인류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의 창이 열리게 되었던 것이다. 1978년 탄자니아의 라에톨리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의 발자국 화석은 무려 360만년 전에 우리의 먼 조상이 이미 오늘날 우리처럼 직립보행을 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라에톨리의 발자국 화석은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쌓이고 비가 내려 마치 진흙밭처럼 질척질척해진 이곳을 지나가던 고인류와 동물들의 발자국이 찍히면서 만들어졌다. 이 발자국 화석에는 인간 특유의 두 발로 걷는 보행 방식이 잘 남아 있다. 서로 바짝 붙어 있는 발자국으로 보아 공포의 화산 폭발을 피해 불안하게 두리번거리며 발걸음을 내딛던 이들은 두 손을 맞잡고 걸으며 두려움을 이겨 냈을지도 모르겠다. 수백만 년 전 힘겹게 두 발로 일어서서 어눌한 첫걸음을 떼며 새로운 진화의 길로 접어든 인류가 석기를 만들고, 불을 피우고 동굴벽화를 그리고, 구석기 비너스를 깎으면서 오늘날 우리가 돼 가는 과정은 앞으로 수백만 년 후 인류가 어떠한 모습으로 이 땅에 살아가게 될지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뉴노멀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대, 겪어 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공포가 우리를 감싸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오늘날까지 걸어온 그 길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의 길’이었다. 그리고 그 길은 혼자 걷는 외로운 길이 아니라 두 손을 서로 맞잡은 가족과 동료, 공동체가 함께하는 ‘화합과 공존의 길’이었다. 인류가 지금까지 걸어온 과거는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미래도 보여 준다. 인류의 진화와 구석기시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 [책 속 한줄] 그 풍경, 함께할 수 있을까

    [책 속 한줄] 그 풍경, 함께할 수 있을까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궁금해 사진가가 되었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다. 대자연의 신비를 느끼고 하늘과 땅의 오묘한 조화를 깨달았다.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평화와 고요가 내 사진 안에 있다.(28쪽) ‘그 섬에 내가 있었네’(휴먼앤북스, 2009)를 열면 페이지마다 제주의 들판과 오름, 바람과 억새가 펼쳐진다. 시한부 진단을 받고도 카메라를 놓지 않은 김영갑 작가의 사진 덕분에 제주의 숨은 얼굴을 발견한다. 코로나19 여파에 제주도가 신혼여행지로 다시 각광받는다고 한다. 특별한 추억이나 휴식을 원할 때 자연스레 떠오르는 곳이니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제주는 지금도 각종 개발 계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제2 공항, 비자림로 확장공사, 제주동물테마파크,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 논란까지 바람 잘 날이 없다. 육지에서 관심을 놓은 사이 가까운 미래에 제주 풍경을 사진으로만 보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대학이 사라진 자리… 청춘의 고뇌가 추억 되어 켜켜이

    대학이 사라진 자리… 청춘의 고뇌가 추억 되어 켜켜이

    대학로에는 대학이 없다. 인근 성균관대생이나 방송통신대생이 들으면 크게 노할 주장이다. 그러나 대학로에는 대학로를 잉태하게 한 대학은 없다. 더 슬픈 것은 대학로에 대학이 있었다는 역사적 실체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로, 한때 이 땅의 최고 지성들이 똬리를 틀었던 곳, 그러나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대학로는 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혜화동, 명륜동 일대, 옛 서울대 문리대 캠퍼스 주변을 말한다. 상대나 공대가 주목을 받기 전 이른바 낭만의 시대, 사람들은 문리대가 대학의 중심인 줄 알았다. 당연히 이 땅의 젊은 수재들은 문리대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울대 문리대가 있었다. ‘문리대’란 말은 이 땅의 지식인들에게 묘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몹시도 가난했던 1960, 70년대 그 시절을 주름잡았던 한국의 주역들은 대개 문리대 출신이었다. 정치인은 너무 많아 언급조차 어렵다. 문학과 지성(문지) 창간 4K로 불리던 김병익, 김현, 김치수, 김주현이 그렇고 미학과에 다녔던 김민기가 그렇다. 4·19세대의 좌절과 슬픔을 노래한 시인 김광규도 문리대 출신이다. 이처럼 당시 문리대는 곧 이 땅의 지성과 동일시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학로를 곧 서울대 문리대의 고향 정도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세월은 모든 것을 앗아 간다. 하지만 문리대 옛터는 이제 서울미래유산만이 화려했던 과거를 증거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로에는 이 땅의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가 봤을 명소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그 명소들은 이제 과거에서 문화유산이란 이름으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누가 뭐래도 그 첫 번째는 일찌감치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학림다방이다. 별칭이 문리대 제3강의실이다. 서울대 문리대의 축제인 학림제가 이 다방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그럴듯한 설이 있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1956년 문을 연 다방은 6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보란 듯이 남아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여러 사람을 거쳐 80년대 이후 이충렬씨가 경영하다가 지금은 아들인 영우(28)씨가 다방을 지키고 있다.학림에 관한 숱한 전설은 워낙 넘쳐 지면이 부족해 보인다.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는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1956년, 학림다방’이라는 간판의 아우라에 사로잡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기 바쁘다. 영화 ‘강원도의 힘’, ‘번지점프를 하다’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사람들은 이곳에 와 커피를 마신다기보다는 선배 세대들의 추억을 마시게 된다. 이십대 젊은 사장이 맡고 난 뒤부터 아버지 세대의 슬픔을 공감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그 시절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많았다. 학림에는 이 땅의 정치, 문학, 예술인들의 지도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방명록에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학림은 안 잊었노라’는 홍세화의 글과 ‘그 이름 오래 이어지소서’라는 고은의 글이 눈길을 끈다. 노무현의 친필도 남아 있다. ‘오늘 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쁩니다.’ 역시 노무현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가수 김민기씨와 함께 얘기하다 갔다”고 주인이 기억을 더듬었다. 속이 출출하면 가야 할 곳이 있다. 진아춘(進雅春). 그 시절 문리생들의 신입생 환영회, 종강 파티, 졸업 사은회가 단골로 열렸던 중국집, 역시 서울미래유산이다. 1925년 문을 연 진아춘은 학림과 함께 대학로를 대표하는 가게다. 100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을 대학로와 함께했다. 산둥성 출신 화상인 주인 형원호(65)씨가 30년 넘게 꾸려 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힘들다.” 주인장의 목소리에는 ‘우아한 봄을 선사한다’는 낭만적인 가게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수심이 배어 있다. 대학로의 무게를 더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건축가 김수근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건축가인 김수근은 유독 대학로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건축계는 대학로를 ‘김수근밸리’라고 부른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부근에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대부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짧은 생을 살다 간 김수근은 평생 벽돌과 담쟁이를 사랑한 사람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벽돌과 담쟁이를 오브제로 탄생됐다. 경동교회가 그렇고, 공간 사랑(현 아라리오뮤지엄)이 그렇고, 드물게 지어진 단독주택 세검정 세이장도 벽돌과 담쟁이로 처리돼 있다.그중 대학로의 랜드마크는 당연히 공공그라운드(구 샘터 사옥)이다. 1979년 완공된 샘터 사옥은 적벽돌과 담쟁이로 처리돼 따스함과 포근함을 주는 김수근의 걸작이다. 역시 김수근의 작품인 아르코미술관(구 문예회관)의 벽면에 불규칙하게 튀어나온 벽돌은 보는 이에게 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마로니에 공원이 자리한 대학로에는 60, 70년대 가난한 나라의 지성들의 슬픔이 진하게 숨겨져 있다.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며 샹송을 노래하고 민주주의를 외친 이 땅의 장년 세대들의 좌절과 슬픔, 고뇌가 녹아 있는 곳이다. “입학 당시 대학로 중간에는 개나리꽃이 무성하던 실개천이었습니다. 문리대 교정은 대학로 중간쯤에 있던 다리에서 시작됐고 당시 문리생들은 볼품없던 시멘트 다리를 미라보 다리로, 실개천을 센강이라고 부르며 파리를 동경했습니다. 아침부터 술에 취한 채 다리 밑에 떨어져 고래고래 고함지르던 문리생들도 많았습니다. 마로니에가 무성하면 그 그늘 밑에서 헤리 벨라폰테와 손시향의 노래를 불렀죠.” 대학로를 배경으로 한 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로 널리 알려진 김광규 시인의 회고다. 시인은 “지금은 없어진 쌍과부집에 가서 막걸리를 퍼마시거나 아니면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학림에 가서 죽치고 앉아 LP판을 듣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며 “그때 들었던 베니아미노 질리의 ‘귀에 익은 그대 음성’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고 덧붙인다. 대학로 중심 마로니에 공원 일대는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촌으로 자리매김했다.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기 전 서울대의 모습을 축소시켜 재현해 놓은 청동모형만 그 옛날 마로니에가 무성하던 시절을 증언해 준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귓가에 속삭여 줄 사람은 가고 어디에도 없다. 정신의 리버럴리즘을 추구하던 고단한 몸짓은 이제 더이상 이곳에서 찾기 어렵다. 별을 보고 길을 찾았던 시대는 행복했다는 루카치의 한 구절이 남루하다. 짙푸른 플라타너스는 옛사랑이 피를 흘린 곳에서 제 무게에 겨워 넓은 잎을 늘어뜨리고 있고 마로니에의 풍성한 그늘에서는 버스킹을 하는 십대들의 노랫소리만 허공에 맴돈다. 학전소극장 부조에 새겨진 요절 가객 김광석의 노래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중략…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그렇다. 머물러 있는 청춘은 없다. 우리 모두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고 있다. 초여름 햇살이 마로니에 공원에 뭉텅뭉텅 쏟아지고 있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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