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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군 피로 얼룩진 ‘호랑이 입’, 이 땅에 새겨진 日 침략의 상흔

    조선군 피로 얼룩진 ‘호랑이 입’, 이 땅에 새겨진 日 침략의 상흔

    임진왜란은 수백만명이 학살되고 전 국토가 황폐화된, 역사상 최대의 외침이었다. 7년간 침략 전쟁은 36년간 일제강점보다 훨씬 처절한 피해를 입혔고, 동남해안에 남겨진 왜성들이 그 참혹한 역사를 증언한다. 한반도에 현존하는 30여 왜성 가운데 서생포왜성이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이 비교적 양호하다. 임진왜란의 주적인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축조한 성으로 사명대사가 강화 교섭을 벌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임진왜란, 전투와 협상의 양면전쟁 1592년 4월 14일,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휘하의 왜군 1진이 부산포에 침략했다. 바로 뒷날, 가토 기요마사의 2진이 부산 다대포와 울산 서생포를 동시 침공했다. 임진년 침략 초기 12만명의 왜군은 17일 만에 한양을, 두 달 만에 평양을 점령할 정도로 일방적 판세였다. 고니시와 가토는 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 다이묘(유력자)였다. 고니시가 숙고형의 지략가였다면 가토는 무모할 정도로 타고난 무골이었다. 두 다이묘는 침략의 최선봉을 차지하려 경쟁했는데 조선을 자신들의 영지로 삼으려는 탐욕 때문이었다. 고니시는 한양을 점령하고 평양성에 주둔했으며, 가토는 한발 늦게 한양에 입성했다가 함경도로 진격했다. 두만강을 건넌 가토는 여진족의 저항으로 후퇴했고, 평양의 고니시는 명나라와 부딪치지 않으려 압록강 진격을 멈췄다. 그사이 조선 조정은 명에 원군을 청하는 등 실낱같은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파병을 결정한 명은 협상가 심유경을 평양에 보내 고니시와 강화협상을 시작했다. 본격 파병에 앞서 시간을 벌려는 기만술이었다. 이듬해 1월, 조명연합군은 평양성을 탈환해 전세를 바꾸었고, 왜군들은 행주대첩 패배 후 경상도 남부로 후퇴해 장기전에 돌입했다.1593년 8월부터 동남해안 일대에 19개의 왜성을 쌓아 일부 왜군을 남기고, 주력은 일본으로 철수했다. 명왜 협상으로 이룬 일시적 휴전이었다. 무력으로 대륙 정복을 꿈꾼 도요토미와 달리, 고니시는 싸우지 않고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4년간 명과 협상을 지속했다. 반면 가토는 6000여 병사와 함께 서생포왜성에 주둔했고, 강화 중에도 2차 진주성을 공격해 함락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으로 조선 정부에 강화 교섭을 요구했고, 조선 측은 사명대사 유정을 대표로 내세웠다. 심유경·고니시 라인에서 소외된 가토와 조선의 이해가 일치한 결과였다. 4차례 교섭을 시도했는데, 1·2차는 사명대사가 직접 서생포왜성에 들어가 회담했다. 협상의 여러 조건이 있었지만 일본은 경상·충청·전라의 하삼도 분할 지배가, 명은 조속한 종전과 조선 철병이 본심이었다. 두 나라 사이에 낀 조선은 왜군의 완전 철수를 위해 명왜 협상을 어떻게든 결렬시켜야 했다. 사명·가토의 교섭은 이런 배경에서 진행됐다. 결국 1596년 9월 명왜 협상은 결렬되고, 1597년 14만 왜군이 재침공하니 정유재란이었다. 협상이 아닌 무력을 통해 하삼도 분할 점령을 시도한 2차 침략전쟁이었다. 임진년 직후에 축조한 왜성들은 주둔용 방어기지로 군수조달을 위해 부산 일대에 밀집했다. 반면 정유재란 때 신축한 왜성들은 전투용 전진기지였고 왜성 간 사이도 멀었다. 순천·남해·사천·고성·거제·마산·양산·울산의 8개 신축왜성은 최후의 남부 전선이기도 했다. 고니시는 서쪽 끝의 순천왜성에서, 가토는 동쪽 끝 울산왜성에서 농성했다. 결국 고니시는 노량해전을, 가토는 울산성전투를 치르고 구사일생 일본에 철군해 전쟁은 끝났다.●서생포왜성, 일본성의 실험 모델 서생포왜성이 자리한 울산시 서생면 서생리는 배산임해의 요충지로 원래 조선 수군의 만호진이 있던 곳이다. 임진왜란 후, 조선 수군은 왜성을 접수해 서생포진을 설치했다. 조선말까지 군사기지로 활용했기에 비교적 잘 보존됐다. 왜성은 진하해수욕장을 내려다보는 곳으로, 예전에는 바로 아래까지 바다여서 해상 보급이 용이했던 곳이다. 왜성은 동쪽 저지대의 외성과 서쪽 133m 높이 정상의 내성,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성곽의 총길이는 2.5㎞, 내부 면적은 4만 6000여평에 달한다. 왜군들이 설치한 지상 건물은 없고 성벽만 남았지만 일본 성곽 특유의 지형 이용법과 공간기법을 잘 살필 수 있다. 외성부에는 계단식으로 대지를 조성해 병사들의 주둔지로 이용했다. 최근 굴립주 건물지를 발굴했는데, 초석 없이 땅에 박은 굴립주는 일본의 전통적인 기법이며, 기다란 건물형태로 보아 병사들의 숙소였을 것이다. 내성부는 급경사를 따라 여러 겹의 성벽으로 감싸고 정상부에 텐슈가쿠(天守閣·성주의 거소)를 세웠던 천수대가 남아 있다. 내성은 다이묘와 가신 무사들의 핵심영역으로 최후의 방어지였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보편적인 성벽 기울기는 80도 이상의 수직에 가깝다. 그러나 서생포왜성의 성벽은 하부가 60도 정도로 완만하고 위로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는 오목한 곡선형이다. 성곽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이다. 왜성의 주출입구는 양쪽의 성벽을 복잡하게 꺾어 문을 앞뒤에서 방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벽 위에 야구라(櫓) 등의 방어용 건물을 설치했다. 이러한 출입구를 고구치(虎口)라 하는데 ‘호랑이 입’이라는 이름처럼 철통같은 방어용 시설이었다.가토는 1597년 11~12월에 울산왜성(학성, 도산성)을 급히 축성했다. 정유재란을 일으켰으나 급성장한 조명연합군의 전투력에 밀려 최후 방어선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 울산읍성과 병영성을 헐어 그 석재를 가져다 쌓았기에 단기 완성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2만 3000명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했다고 한다. 동해로 연결되는 태화강을 배후로 하고 동산을 중심으로 3겹의 성곽을 둘렀다. 서생포왜성에 구현했던 오목형 성벽, 방어용 고구치 등도 적용했다. 이곳에서 정유재란 최대의 전투인 울산성전투가 벌어졌다. 조명연합군의 총공세를 가토의 1만 6000명 규모 왜군이 2주간 농성한 전투다. 인근 왜성에서 구원병 4만명이 올 때까지 가토군은 군마를 찔러 피를 마시고 말고기를 먹으며 겨우 버텼다고 한다.●왜성, 무엇을 지키려 했는가 귀국 후 가토는 자신의 영지에 구마모토성을 축성했다. 일본인들은 이 성을 오사카 나고야와 함께 일본의 3대성이라 하고, 가토를 축성의 달인이라 평가한다. 서생포와 울산왜성의 경험을 살리고 조선의 성들을 공격하면서 얻은 지식을 더했다. 아예 세이쇼류(淸正流)라 부르는 오목형 성벽의 곡선은 더욱 완만해졌고, 고구치나 텐슈가쿠는 더욱 견고해졌다. 돌출된 성벽(치) 등은 완연한 조선적 요소였다. 건물 바닥에 까는 다다미를 유사시 먹을 수 있도록 토란 줄기로 엮었고, 성안에 우물을 120개나 팠다. 울산성전투에서 겪었던 처참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방어용 건축인 성곽에 의미 없는 형태나 요소는 없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동화 속의 성들을 보자. 아래보다 위가 넓은 형태는 성벽에 붙은 적들을 바로 위에서 공격하기 위함이다. 높게 솟은 첨탑은 보다 멀리 적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함이다. 뾰족한 지붕과 매끈한 성벽은 외부의 잠입을 막기 위함이다. 단단하고 튼튼하다 보니 아름다워진다. 유려한 형태의 수원화성, 장대한 중국의 만리장성, 화려한 인도 델리의 레드포트 등 세계의 중요한 성들은 기능적인 디자인과 미니멀한 공법의 유산이다.한국과 중국은 물론 중세 유럽의 성곽은 곧 도시의 경계였다. 보호의 대상은 시민과 백성이었고, 보호 대상에 차별이 없어 한 겹의 단일한 성곽을 둘렀다. 반면 왜성과 일본의 성 안에 백성은 없고 무사들만 있을 뿐이다. 성안의 인원도 다이묘·가신·하급무사로 계급화해 여러 겹의 성벽으로 감쌌다. 보호의 대상은 오로지 성주인 다이묘였다. 한국의 성곽은 땅을 깊게 파서 기초를 튼튼히 하고 성벽을 쌓는다.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성벽을 수직으로 세울 수 있었다. 반면 왜성들은 기초를 하지 않고 지상에 바로 성벽을 쌓기 때문에 완만한 곡선을 이루어야 무너지지 않는다. 일상이 전쟁이었던 전국시대에는 빨리 쌓아야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생포왜성의 존재는 과거 일본의 야만적 침략을, 낯선 형태는 봉건적인 호전성을 기억하게 한다. 역사적 상처의 아픔을 잊어선 안 된다. 아픔을 기억해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도착 후 걸어가는 모습도” 월북한 탈북민, 7번 포착(종합2보)

    “도착 후 걸어가는 모습도” 월북한 탈북민, 7번 포착(종합2보)

    지난 18일 월북한 탈북민 김모(24)씨가 북한으로 헤엄쳐 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감시장비에 7차례에 걸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화제를 모은 내용을 종합하면, 합동참모본부가 전 날 발표한 현장 부대 조사 결과에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18일 오전 2시18분쯤 택시를 타고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 연미정 인근에 하차했다. 2시34분쯤 연미정 인근 배수로로 이동한 김씨는 2시46분쯤 한강에 입수했다고 합참은 확인했다. 한강에 입수한 김씨는 조류를 이용, 4시쯤 북한 황해북도 탄포에 도착했다. 김씨가 택시로 연미정에 도착했을 때, 200m 떨어져 있는 민통선 초소 근무자는 택시 불빛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평소에도 마을 주민들이 새벽 시간에 종종 택시를 이용하기에 특이하게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북 과정에서 이용한 배수로에는 철근 장애물과 윤형 철조망이 있었으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배수로는 1.84m(가로)×1.76m(세로) 크기로 안쪽에 철근 구조물 10개가 세로로 박혀 있고, 그 뒤에는 윤형 철조망이 있다. 하지만 낡고 훼손돼 사람이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배수로에 물이 무릎 높이 정도 차 있었다. 김씨가 철근 장애물을 절단하거나 훼손한 흔적은 없었고, 윤형 철조망은 빠져나갈 때 한쪽으로 밀어낸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김씨, 육지로 올라가는 장면과 걸어가는 모습 포착 배수로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하지만 김씨가 한강에 입수 후 북한 땅에 도착하는 과정은 군의 근거리·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를 합쳐 7차례 포착됐다. 특히 TOD에는 김씨가 북한 지역 도착 후 육지로 올라가는 장면과 걸어가는 모습도 잡혔다. 합참 관계자는 “상륙하는 장면은 2초 정도로 잠깐 나왔고, 그 시간대에는 마을로 이동하는 모습이 가끔 보였기 때문에 김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군 감시장비 전문가가 녹화영상을 반복 확인해 부유물 속에서 해당 부분을 식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부대가 감시장비 녹화 영상을 하루 단위로 재확인하면서 특이사항을 점검했다면 북한 발표 전 월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비 운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재발 방지를 위해 민간인 접근이 가능한 철책 후방 지역을 일제 점검하고, 기동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전 부대 수문과 배수로를 일제 점검하기로 했다.해당 지역 책임진 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 조치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수도군단장과 해병대사령관은 엄중 경고, 해당 지역을 책임진 해병 2사단장은 보직 해임 조치했다. 지난해 강원 삼척 북한 목선 입항과 지난 5월 충남 태안 보트 밀입국 사건 당시에도 군은 경계태세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김씨의 월북을 막지 못했다. 경계 지휘 책임이 있는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논란거리다. 강화도 월곳리 일대 작전통제 및 지휘체계는 해병 2사단→육군 수도군단→지상작전사령부다. 지난해 목선 입항 당시에는 합참의장과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까지 경고를 받았다. 한편 이날 경찰청은 탈북민 관리와 사건 처리 등이 미흡했다며 경기 김포경찰서장을 대기 발령했다고 밝혔다. 월북한 김씨는 탈북한 지 5년이 안 돼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김포서는 그를 성폭행 혐의로 수사 중임에도 그가 월북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은 그가 월북한 뒤인 20일 출국금지 조치했고,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종로구 “도시 자투리땅 이용해 도시텃밭 조성”

    서울 종로구는 도심에 자투리땅을 발굴해 도시텃밭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도시텃밭 사업은 주민들이 도시농업에 참여해 정서적 안정을 누리고 수확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쌓인 피로감을 덜어내고, 지친 일상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까지 관내 도시텃밭 총 129곳(16,745㎡)을 조성했다. 올해 14곳(1,200㎡)을 추가 조성함으로써 보다 많은 주민들이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올해 새롭게 조성된 텃밭은 ▲버려진 유휴공간을 활용한 ‘자투리 텃밭’ 4곳(신영동 중앙빌라, 평창동 신한빌라, 무악동 텃밭, 무계원) ▲건물 옥상을 이용한 ‘옥상텃밭’ 2곳(혜화경찰서, 종로문화재단) ▲사회복지시설 등에 설치한 ‘싱싱 텃밭’ 4곳(청운양로원, 무악어린이집, 동화속아이들어린이집, 해송지역아동센터) ▲‘학교 텃밭’ 4곳(운현초등학교, 독립문초등학교, 경복고등학교, 세종유치원) 등이 있다. 종로구의 도시텃밭 조성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자투리땅을 꾸준히 발굴, 생활쓰레기 등이 있던 공간을 정리해 도시텃밭으로 조성해왔다. 공공건물의 방치된 옥상 공간을 텃밭으로 만들어 활용하기도 했고, 땅이 없더라도 주민 누구나 베란다 등의 생활공간에서 손쉽게 도시농업을 접할 수 있도록 분양을 희망하는 주민 및 단체에 상자텃밭을 보급했다.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원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련 교육을 열어 도시농업 정보제공 및 활성화에 힘써 왔다. 특히 자투리 텃밭 중 평창동 신한빌라와 신영동 중앙빌라는 20년 가까이 방치돼 있던 빌라 공터와 버려진 공간을 발굴·주민을 위해 새롭게 조성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건강도시를 조성하고, 구민 누구나 도시농업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소병훈 “‘다주택자는 범죄인’이 아니라 투기꾼 말한 것”

    소병훈 “‘다주택자는 범죄인’이 아니라 투기꾼 말한 것”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다주택자를 언급하며 “범죄인”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소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병훈, 다주택자는 범죄인’이라는 기사 제목과 함께 ‘소병훈, 1주택 1상가’로 본질을 비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주택자는 범죄인’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주택시장을 교란하는 투기꾼들을 형사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내용이 잘못됐느냐”고 반문했다. 논란이 된 소 의원의 발언은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그는 “집을 사고 팔면서 차익을 남기려고 하는 사람들은 범죄자로 다스려야 한다”며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법을 만들어서라도 범죄자로, 형사범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행복권을 뺏어간 도둑들”이라고 표현하며 “헌법 위반이다. 그게 국민 행복 추구권을 막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주택자’들을 모두 범죄자로 매도한 게 아니라,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게 소 의원의 해명이다. 다만 부동산 거래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을 모두 ‘범죄자’로 규정했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미래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집을 사고 팔면서 차익을 남기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나”라며 “전국의 주택 거래자를 절도범으로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다주택자를 악으로 규정하는 지긋지긋한 편 가르기도 모자라, 이들을 범법자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지난 3월 소 의원의 재산신고 내용을 토대로 “주택만 한 채일 뿐, 딸들과 본인 공동명의의 건물, 배우자 명의의 임야 4건, 모친 명의의 밭 5건과 임야 2건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상가에 대해 “전북 군산에 있는 30여평짜리 가건물로, 돌아가신 선친이 아들 형제와 손자에게 증여한 450평 땅 위에 임차인이 지은 30여평짜리 콩나물국밥집 건물 7분의 1에 상당하는 지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2015년 팔았던 서울 둔촌주공아파트는 2배 이상 값이 올랐고, 지금 사는 경기 광주의 아파트는 구입한 가격 그대로”라며 “투기꾼의 행위를 반사회적 범죄로 처벌하자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서울시,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한준규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서울시,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한준규 사회2부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벌써 21일, 3주가 지났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조사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측은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성추행과 비서실의 성차별적 관행을 폭로하며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조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다. 소위 ‘6층’이라 불리는 시장 비서실 근무자들을 소환 조사하며 ‘시늉’만 하고 있다.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던 서울시는 여성단체의 불참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지 않기로 했다. 오늘에서야 피해자 측의 요청을 받은 인권조사위원회가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박 전 시장의 개인적 행위이며, 성추행 방조는 소위 6층이라는 ‘시장 비서실’의 폐쇄성과 어공(별정직 공무원)의 충성심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시의 전체 조직, 즉 늘공(직업공무원)과 관련성이 적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우리는 서울시 전체를 ‘성추행’ 조직으로 낙인찍었다. 수장을 잃은 서울시에 ‘비판’과 ‘의혹’이 더해지면서 1000만 시민을 위한 서울시의 모든 정책이 맴돌고 있다. 시청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 정상화가 된 듯하지만, 직원들은 ‘인권위가 나선대’, ‘서울시 전체를 가해자로 조사한대’, ‘누가 소환된 거야’ 등 찌라시와 복도통신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이제는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서울시가 흔들림 없이 기존 정책과 사업을 이어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당장 서울시는 정부와 여당의 주택 공급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당정은 학군과 일조권 등 각종 부작용을 생각지도 않고 서울 시내에 35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를 막지 못한다면 부작용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의 선제적 대응과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복지 지원, 정부의 3차 추경과 매칭한 국고보조사업을 위한 서울시의 ‘4차 추경안’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또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서울 삼성동 현대자동차 통합 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개발 이익을 서울 강남북에 고루 나눠 쓰는 ‘개발 이익 광역화’ 논의도 중단됐다. 공공 의대 설립과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 등 굵직한 현안 사업들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장 코로나19의 방역 대책 점검도 시급하다. 데이케어센터와 대형 교회 등 취약시설 중심으로 코로나19의 확진자가 증가하며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곧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기다리고 있다. 홀몸 어르신 등 취약계층을 위한 여름 나기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1000만 서울 시민을 돌보고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이끌 수십, 수백 가지 정책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덮자는 것이 아니다. 이번 의혹의 진실은 피해자를 위해서도, 다시는 이 땅에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서울 시민의 안전과 미래 서울의 운명 등이 걸린 각종 정책·사업의 표류를 막는 것과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은 별개 문제다. 서울시에 보내는 과도한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자. 서울시가 시장의 공백을 메우고 본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시민의 책임이다. 서울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성폭력 대책 매뉴얼을 손봐야 한다. 또 서울 시민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위한 정책·사업의 성과만이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hihi@seoul.co.kr
  • ‘國花’ 무궁화, 만약 일제의 상징이라면…

    ‘國花’ 무궁화, 만약 일제의 상징이라면…

    친일파에 의해 첫 나라꽃 언급일왕 찬양 ‘천양무궁’ 의미 담겨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 국화(國花)다. 국가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을 무궁화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달리 이르는 ‘근역’(槿域)이란 말도 ‘무궁화가 많은 땅’라는 뜻이다. 하지만 ‘두 얼굴의 무궁화’는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무궁화는 우리 역사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꽃이었다. ‘삼국사기’ 등 주요 사서에선 일절 찾아볼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에 단 한 차례 단 한 글자가 등장한다. 한데 그마저 행운이 아닌 단명의 상징이었다. 시조나 가사, 아악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무궁화의 흔적은 없다. 반면 일본 옛 문헌엔 곳곳에 “무궁화가 만발하고 있다.” 일본 열도 곳곳에 무궁화 자생지가 널렸고, 극우보수단체인 ‘일본회의’의 배지 문양이 무궁화일 만큼 국민적인 관심도 받는다. 저자는 ‘근역’ 또한 “무궁화를 한국의 나라꽃으로 신분 세탁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병탄과 내선일체 작업의 매개체로 삼으려는 일제의 흉계”였다고 본다. 이처럼 실제 백성의 삶과 유리된 무궁화가 갑작스레 나라꽃으로 등장한 까닭은 뭘까. 저자는 친일 행적으로 비판받는 윤치호의 ‘애국가’ 작사가 계기였다고 본다. 1893년 중국 상하이에 잠복해 있던 윤치호가 자신을 찾아온 남궁억과 논의해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한 뒤 이를 애국가의 후렴에 넣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일왕 영토의 무궁한 확장인 ‘천양무궁’(天壤無窮)과 이를 꽃나무로 함축한 ‘무궁화’(無窮花)가 윤치호 등에 의해 유포돼 오늘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저자는 “전범기(욱일기)는 무궁화를 본 따 만든 것”이라며 “원산지와 학명, 영어 이름 등 모두 ‘코리아’인 개나리를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나라꽃 1순위로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한은 금통위원 부동산 살펴보니 조윤제 39억·서영경 25억 신고

    한은 금통위원 부동산 살펴보니 조윤제 39억·서영경 25억 신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부동산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을까. 조윤제 금통위원은 집 두 채를 갖고 있어 다주택자에 해당됐다. 다만 서영경 금통위원은 집 한 채와 건물 일부를 소유하고 있었다.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공직자 수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조 위원의 경우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두 채의 집과 땅 등 약 39억여원 상당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집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동 단독주택 2채를 갖고 있다며 28억원을 신고했다. 한 채(대지 192.00㎡·건물 199.02㎡, 5억 7300만원)를 본인 단독 명의로, 다른 한 채(대지 701㎡·건물 326.2㎡, 11억원)를 배우자와 절반씩 공동 소유하고 있다. 부부는 이 밖에 11억 2763만원 상당의 토지도 재산으로 신고했다. 서 위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한 채의 집과 건물 일부, 땅을 소유해 총 25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고향이 그리워서…외국인 청소부, 낙엽 쓸어 만든 ‘하트 사진’ 감동

    고향이 그리워서…외국인 청소부, 낙엽 쓸어 만든 ‘하트 사진’ 감동

    고국이 그리웠던 청소부가 쓸어모은 낙엽으로 하트를 만들어 헛헛함을 달랬다. 2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칼리즈타임스’는 두바이의 한 도로에서 거리 청소를 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낙엽으로 달랬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두바이 현지 SNS에 사진 한 장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형광색 작업복을 입은 청소부가 거리에서 쓸어모은 낙엽으로 하트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사진을 처음 공유한 여성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 창밖으로 청소부 한 명이 보였다. 마른 나뭇잎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자세히 보고 싶어 발코니로 나가 지켜봤는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하트 모양을 완성하더라”라고 밝혔다. 얼마간 완성한 하트를 빤히 내려다보던 청소부는 다시 낙엽을 흐트려 쓸어담았다. 사진은 금방 화제가 됐고, 사진 속 청소부에게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 속 주인공은 인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라메쉬 간자라잠 간디였다. 두바이의 한 회사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그는 “누가 나를 보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고향이 그리웠고 가족들이 뭘 하고 있을까, 어떻게 지낼까 궁금했다. 특히 아내가 그리웠다”고 설명했다.간디는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린 지 한 달 만에 머나먼 두바이 땅으로 왔다. 그는 “취업 제의를 받아 집을 떠나야 했다. 아내와 겨우 한 달 만에 떨어져 신혼을 즐기지 못했다”며 속상해했다. 나이든 부모님과 아내를 부양해야 하는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두바이에서의 생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간디는 “사람들은 내 사진을 보고 뭉클해하지만, 그날 내가 슬펐느냐 물으면 대답은 ‘아니오’다. 두바이가 좋고 일도 즐겁다”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게 힘들다며 가족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어서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사진 한 장으로 두바이 사람들의 성원을 한 몸에 받은 그는 며칠 전 지역사회 개발 당국의 지원도 받게 됐다. 칼리즈타임스는 두바이 당국이 고용주를 통해 간디와 접촉했으며, 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고자 소정의 선물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하와이서도 중국서 보내온 ‘미스터리 씨앗’ 소포 5건 발견

    美 하와이서도 중국서 보내온 ‘미스터리 씨앗’ 소포 5건 발견

    중국발 정체불명의 씨앗이 배달돼 하와이 주 정부가 주민들의 신고를 당부했다. 하와이 주 정부는 현지시각 29일 기준 오아후(Oahu) 섬에서 3건, 하와이 섬에서 2건 등 총 5건의 미확인 씨앗 배송을 신고 받았다고 밝혔다. 주 정부에 인계된 정체불명의 소포 겉면 발신지에는 ‘중국우체국’(차이나포스트)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 당국은 해당 소포를 주민들로부터 인계, 미 농무부(USDA)와 동식물검역소(APHIS), 세관국경보호국(CBP) 등과 공동으로 정체불명의 씨앗 원산지와 위험성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 정부는 이달 중순 미국 켄터키 지역 주민에게 배달된 정체불명의 소포 사건과 연계해 수사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주 지역에만 워싱턴, 조지아, 메릴랜드, 미네소타, 하와이 등 총 20여 곳의 지역 주민들에게 주문하지 않은 씨앗 소포 배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미 연방 기관은 해당 ‘미스터리’ 소포를 배송 받은 해당 지역 주민들로부터 미개봉 상태의 씨앗을 일괄 수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주 농업 당국은 중국발 씨앗 소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사건이 발생할 있다는 점을 강조, 만일의 경우 소포 개봉을 금지하고 주 당국에 신고토록 당부했다. 특히 해당 씨앗의 정체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씨앗을 함부로 땅에 심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주 정부는 이날 공개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해당 씨앗 소포가 누군가에 의한 장난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일종의 바이오 테러일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소포 내용물의 정체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혹시 모를 독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일의 경우 독성 유해 물질이 포함됐을 시 하와이 주 환경에 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 농업국 관계자는 “현재 주 당국은 해당 씨앗이 현지 농업 또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면서 “다만 아직 그 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씨앗 소포를 배송 받은 주민들은 반드시 주 당국 또는 미 동물보호협회 동물위생검사소(APIS)에 신고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새로운 침습 종들이 주(州)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씨앗이 든 택배를 개봉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가축이나 농산물에 알려지지 않은 질병을 퍼뜨릴 위험 등도 고려해야 한다. 결단코 소포를 개봉하거나 땅에 무단으로 심지 말고 주 당국에 신조 조치해 달라”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 정부는 미 연방 기관과 협력, 다수의 지역에서 발생한 ‘미스터리’ 씨앗 배송 사건과 연계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 정부와 미 연방 기관, 미 동식물검역소는 이 씨앗 소포 사건이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의 일종일 것으로 예측하고 사건 수사 중으로 알려졌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무작위로 발송해 매출 순위를 올리는 사기 수법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5·18민주화운동 다룬 김태영 감독 새버전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

    5·18민주화운동 다룬 김태영 감독 새버전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

    국내 최초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김태영 감독의 새버전 영화 ‘황무지 5월의 고해’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영된다. 30일 김태영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1987년 만든 ‘칸트 씨의 발표회’ 35분짜리 단편과 1988년의 장편 ‘황무지’를 연작으로 올해 7월 일부 내용을 추가해 새버전으로 제작됐다. 조선묵·서갑숙이 주인공역을 맡았으며 8월 31일 오후 7시 국회대회의실에서 상영된다.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에 초청됐으며, 10월 28일 전국 영화관에서 본격 상영될 예정이다. 5·18 광주를 다룬 최초 단편 ‘칸트 씨의 발표회’는 1987년 10월에 제작한 35분짜리 영화다. 광주시민군의 ‘의문사’를 다뤘다. 1988년 2월 한국단편영화 최초로 제38회 베를린영화제 공식초청됐고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하와이국제영화제 공식 초청과 1995년 영국런던 한국영화주간 초청작이기도 하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벌어진 군사작전 ‘화려한 휴가’를 배경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학살당했고 의문사와 행불자가 발생했다.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가 누님은 계엄군에게 학살당하고, 고문 후유증으로 행불자가 된 청년 칸트를 그렸다. 87년 6월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이 유화정국으로 전환 중이던 7~10월 촬영을 했고, 1987년 12월 베를린에 보내졌다. 황석영씨가 1985년에 출판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 충격을 받아 1985년 ‘관찰노트(22분·최민수 주연)를 제작했으나 필름을 분실해 2년 뒤 87년 ’칸트 씨의 발표회‘로 개작했다. 또 ‘황무지‘는 90분짜리 장편으로 1988년 12월 제작됐다. 5·18 광주 다룬 최초 장편영화 김태영 감독의 두 번째 5·18 영화이자 ’칸트‘의 연작이다. 광주진압군 공수부대원이 소녀를 학살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탈영한 뒤, 망월동 묘지서 양심선언을 하고 분신자살하는 내용이 줄거리다. 전두환 정권 당시 1989년 2월 한국 보안사에 의해 상영불가 및 필름압수 조치를 당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다. 5·16 이후 군사독재정권이, 1980년 이 땅에서 특수부대인 공수특전단이 국민들에게 무자비한 총칼의 살육전을 전개했던 광주의 5월이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며, “5·16군사혁명 이후 군사독재정권이, 1980년에는 이땅에서 대한민국 공수특전단이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총칼 살육전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당시 광주의 5월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살육했던 비극의 시기였다”면서 “전두환의 추악한 군사명령에 의해 광주진압군으로 투입됐던 3000여명 공수부대원 중 더 늦기 전에 1명이라도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8개월 만에 돌아온 독도… “남은 생, 이 섬과 함께할 것”

    8개월 만에 돌아온 독도… “남은 생, 이 섬과 함께할 것”

    “남편과 독도 지킴이로 살았던 날 그리워30년 살아온 집 어느 곳보다 마음 편해” 편의시설 없는 척박한 ‘서도’에서 생활딸 부부, 김씨 보살핌 위해 독도로 전입“‘영원한 독도인’으로 살다 간 남편의 소중한 독도 사랑 정신을 되새기며 독도 지킴이로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독도 유일 주민 김신열(83)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랜만에 독도 집(서도 주민숙소)에 돌아오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이어 “1991년 남편과 함께 주소지를 독도로 옮기고 터전을 마련해 독도 지킴이로 살았던 지난 세월이 무척이나 그립다”면서 “30년 가까운 세월을 정붙이고 살아온 독도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독도에서 나간 지 8개월여 만인 이날 독도에 다시 들어갔다. 그동안 경북 울진에 있는 큰딸 집에서 생활해 왔다. 애초 지난 4월쯤 독도로 돌아가려 했으나 코로나19 발생으로 뱃길이 끊기는 등의 사정으로 인해 늦어졌다. 그의 독도행에는 둘째 사위 김경철(54·전 울릉군 공무원)씨가 동행했다. 김씨가 고령인 데다 뇌졸중 등 성인병을 앓고 있어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독도 주민숙소에 도착한 뒤 남편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독도 지킴이’이자 ‘초대 독도리 이장’으로 유명한 남편 김성도씨가 2018년 10월 숨진 뒤 유일한 독도 주민이 됐다. 또 둘째 딸 부부도 어머니 김씨를 모시고 독도에서 살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려고 지난 28일 ‘정부24’(www.gov.kr)에 온라인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둘째 딸 진희씨는 “우리 땅 독도 수호에 앞장선 아버지의 뜻을 잇고자 남편과 함께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며 독도 주민이 되기로 했다. 우리 가족이 대를 이어 독도에 사는 것으로, 영유권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경북 울릉군은 2018년 7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국비 등 15억원을 들여 노후된 독도 서도 주민숙소를 고쳐 지었다. 독도 서도는 평지가 거의 없는 바위섬으로 사람이 살기 척박한 곳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이곳에서 해녀 등으로 활동한 김씨에게는 어느 곳보다 마음이 편한 곳이라고 한다. 독도경비대와 등대지기는 그나마 편의시설이 많은 건너편 동도에 머문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다저스·휴스턴 벤치클리어링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다저스·휴스턴 벤치클리어링

    결국 빈볼에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났다. 2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격돌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이야기다. 두 팀은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처음 만났다.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3승4패로 무릎을 꿇었는데 그해 휴스턴이 조직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한 사실이 지난해 말 드러났다. 때문에 시즌 개막 전부터 로스 스트리플링 등 다저스의 몇몇 선수들은 휴스턴과 만나면 빈볼을 던지겠다고 벼르고 있었다.5회까지는 그저 그랬다. 그러나 다저스가 5회를 빅이닝으로 만들며 승부를 5-2로 뒤집은 이후 6회말 휴스턴 공격 때 별일이 발생했다. 다저스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조 켈리가 거푸 휴스턴 선수들을 자극했다. 1사 후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등 뒤로 빠지는 위협구를 던진 데 이어 브레그먼이 출루한 뒤에는 3연속 견제구를 던져 신경을 긁었다. 후속 타자 마이클 브랜틀리의 내야 땅볼 때는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며 주루를 방해하는가 하면 이후 타석에 들어선 카를로스 코레아에게는 머리 쪽으로 공을 던졌다. 깜짝 놀라 자빠진 코레아가 이닝 종료 뒤 반발하자 켈리는 혀를 내밀며 조롱했다.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쏟아져 나와 한참 대치했다. 코로나19로 벤치클리어링이 규제 대상에 오른 탓인지 직접적인 접촉 행위는 없었다. 그런데 켈리는 2017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다. 보스턴은 이듬해 사인 훔치기를 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켰다. 어쨌든 경기는 다저스가 5-2로 이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우성 “분단 현실은 우리의 얘기… 무겁지만 외면할 수 없어”

    정우성 “분단 현실은 우리의 얘기… 무겁지만 외면할 수 없어”

    “역사 속 불행했던 우리” 시사회 중 울먹‘우리는 왜 恨 많나’ 생각하며 역할에 몰입北 쿠데타 세력에 납치된 南·北·美 정상 잠수함 속 각국 파워 게임 긴박하게 그려 ‘우리 의지만으로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풀기 힘든 한반도 문제 현실적 시각 제시지난 23일 열린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언론배급시사회. 영화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 배우 정우성은 답변 도중 울먹했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지난 역사 속에서 늘 불행했던 우리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한테는 왜 ‘한’이 많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한경재 대통령의 감정에 몰입됐던 거 같아요.”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다시 만난 정우성은 그때의 ‘울먹’을 이렇게 설명했다. ‘강철비2’에서 한경재는 어렵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 군부의 쿠데타로 북한 위원장(유연석 분),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과 함께 북한 핵잠수함의 좁디좁은 함장실에 감금된다.“남북이 서로 입장을 바꿔본다 하더라도, 한반도 문제는 우리 의지만으로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인물들의 진영을 바꿨다”는 양우석 감독의 설명처럼, 전편 ‘강철비1’(2017)에서는 북한 최정예요원으로 등장한 정우성이 이번에는 남한 대통령을 맡았다. 반대로 남한 측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곽도원은 북한 쿠데타의 주역이 됐다. 개성 강한 북미 정상들 틈에서 한경재는 액션과 말보다 침묵이 긴 인물이다. “‘강철비1’을 하면서 양 감독님이 제 표정을 좋게 보셨나봐요. 한경재 대통령의 침묵 속에 여러 가지 표현을 해야 하니까요.” 긴 침묵 속에서 그가 드러내려고 했던 것은 국민과 역사에 관한 ‘연민’이다. “남북 문제에 있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죠. 심지어 휴전협정 당사자도 아니라는 게 역사적 아이러니예요. 그러나 정치적 선택이 어떻게 이뤄졌든지 간에 그 안에서 가장 고통받는 건 국민입니다. 분단이라는 체제 속 우리 과거에 대한 연민이 한경재가 가지는 주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했어요.”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대통령을 연기한다는 것은 그에게도 부담이었다. 특히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2013)을 연출했던 양 감독의 영화에 정치적 소신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던 정우성의 가세는 낙인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정치적 편향을 강조하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영화이기 때문에 시도해 볼 필요도 있는 것이고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미래 세대에 필요한 화두를 던지는 시도는 충분히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난민 문제 등과 관련한 소신 표명에 대한 세간의 시선에도 그는 거리낌이 없다. “우리 모두 삶에 있어서의 불편함을 얘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고 책임이 있다”고 확신을 담아 말했다. “‘정치적 발언은 정치인이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건 정치인들이 국민을 정치에서 거리 두게 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도 했다. 영화는 남북미에 일본·중국을 더한 동아시아 정세 속 각국의 내치. 잠수함 속 파워 게임까지 더해 ‘스리 트랙’으로 그려진다. “얼개가 복잡해 대중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에 대한 주연배우의 생각은 어떨까. “아주 볼만한 잠수함 액션”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한 그는 이어 말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보다 한반도 분단의 현실과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의 얘기입니다.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외면할 순 없어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獨인구 10%인 800만명이 비건채식주의자 위한 레스토랑 많아밀로 만든 고기, 두유로 만든 햄맛과 멋 다 잡은 코스 요리까지 육식파도 고기가 그립지 않더라나는 고기파다. 고기는 안 가리고 다 잘 먹는다. 삼겹살을 좋아하고, 엄마가 만들어 주는 떡갈비는 일주일도 넘게 먹을 수 있다. 서울 우래옥에서 먹는 불고기를 평양냉면만큼이나 사랑하고, 아무렇게나 굽는 한우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바싹 익힌 한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런 내가 베지테리언과 사귀게 되다니. 나를 ‘과격한 육식주의자’라고 놀리던 친구는 말했다. “고기 못 먹어서 어떻게 만나. 너 고기 못 먹으면 히스테리 장난 아니잖아. 아무래도 오래 못 가겠는데?” 나도 이 연애가 엄청 힘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잘 지낸다. 아직까진. 베를린에선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비건(채식주의자) 레스토랑도 자주 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먼저 가자고 조를 정도다. 이유는? 맛있어서다. 먹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맛있다. 남자친구는 치즈와 우유,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데, 우리는 채식보다 더 엄격한 기준의 비건, 즉 유제품과 달걀을 재료로 쓰지 않는 레스토랑에도 자주 간다.단골로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집에서 멀지 않은 베트남 음식점 ‘안 다오’다. 그곳에서 세이탄(Seitan·밀로 만든 식물성 고기)이 들어간 쌀국수와 비건 햄과 두부, 야채들이 들어간 카레우동과 밥을 즐겨 먹는다. 돌솥 같은 그릇에 국물이 자작하게 담긴 ‘카포’는 콩으로 만든 새우와 그린 바나나, 각종 야채, 견과류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이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요구르트와 두유로 만든 조림 국물은 우리네 생선조림처럼 혀에 착 붙는다. 밀로 만든 고기는 진짜 고기처럼 쫄깃쫄깃하고 두유로 만든 햄도 굳이 말하지 않으면 일반 햄과 별로 다르지 않은 맛이다. 베를린에서 즐겨 가는 단골집이 비건 음식점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일이었다.●베를린 ‘주류문화’가 된 채식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베를린에서 이렇게 채식이나 비건 레스토랑을 자주 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고 나니 채식의 문턱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매우 낮다는 걸 실감한다. 실제로 베를린은 ‘유럽 비건의 수도’로 손꼽힌다. 동물 복지와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소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채식을 일상화하고 있다. 독일 전체 인구 중에는 10% 해당하는 800여만명이 채식 인구다.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미 ‘주류문화’가 됐다. 진짜 베를리너가 되려면 베지테리언이 돼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당신도 베를린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혹은 그녀가 베지테리언일 확률은 반 이상이라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장담한다. 그렇다면 베를린은 어떻게 채식과 비건의 수도가 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베를린에는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음식점도 많지만 일반 레스토랑도 ‘채식 메뉴’를 잘 갖추고 있다. 육식주의자인 나와 채식주의자인 남자친구가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서로 먹고 싶은 걸 사이 좋게 고르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베를린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고기가 안 들어간 메뉴를 찾아 멀리 발품을 팔거나 힘들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동네 음식점 가듯이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 가이드 앱 ‘해피카우’는 이런 ‘비건 프렌들리’ 식당이 베를린에 600여군데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식당은 200여군데에 달한다.●팔레스타인·이스라엘인 함께 운영하는 ‘카난’ 채식 및 비건 전문 음식점 중에는 지향하는 콘셉트나 의도가 단연 돋보이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은 채식 전문 식당인 ‘카난’(Kanaan)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그 ‘가나안’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두 오너 때문이다.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적의 두 사람이 함께 문을 열어 화제가 됐다. 이스라엘인 오즈 벤 데이비드와 팔레스타인인 잘릴 다빗이 음식을 통해 평화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후무스와 팔라펠을 메인 메뉴로 두고 있다. 후무스는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우유와 달걀을 이용한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고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요구르트 소스의 후무스 버거 등 비건 메뉴도 잘 갖추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건 또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과 성 소수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도 큰 이슈가 되는 난민과 인종차별, 성차별적 문제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적극 해결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식재료 공장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현지인들을 지속적으로 돕는다. 음식도 맛있다. 강황이 들어간 매콤한 버섯 후무스와 팔라펠 플레이트는 둘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도 많고 맛있다. ●쓰레기 제로 추구하는 ‘프레아 레스토랑’ 독일에선 명품이나 비싼 옷 입고 티 내는 걸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자들도 잘사는 티를 잘 안 낸다. 베를린 거리에는 그냥 아래위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닐 뿐이다. 내가 베를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채식을 하는 건 매우 고급스럽고 바람직한 습관이라 여긴다. 육류를 먹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사는 걸 막을 수 있고, 지구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자신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채식만큼 쉽고 적합한 것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왜 베지테리언이 됐어?” 남자친구를 만난 첫날 물어봤던 것 같다. “동물을 비윤리적으로 사육하고 고기를 얻는 공장식 육류 산업에 반대하기 때문이야. 내가 쓰는 돈이 그곳으로 가는 게 싫어. 고기를 안 먹은 건 열네 살 때부터인데, 그렇다고 고기를 아예 안 먹는 건 아니야. 아이들이 먹다 남긴 치킨이나 고기는 일부러 먹기도 해. 버려지려고 죽은 애들이 아니니까.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사냥꾼에게 잡힌 고기도 맛은 봐. 걔네는 행복하게 살다가 간 거잖아.” 먹다 남긴 고기를 가끔 그가 먹을 때, 즐거워서 먹는 게 아니란 건 이미 표정에서 알겠다. 도저히 못 먹겠는 건 그도 남긴다. 하지만 원래 음식을 안 남기고 먹는 스타일이라 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그게 고기라면 남이 주문한 음식이라도 버리지 않으려고 대신 먹는다. 나도 가급적이면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베를린의 레스토랑은 음식의 양이 기본적으로 많아서 고기 메뉴를 시키면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그냥 채식 메뉴를 시킬 때도 있다. 남기지 않는 것,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또한 베를린에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제로’로 만들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확산하는 이유다.미테 한복판에 있는 ‘프레아’(FREA)는 ‘세계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식재료는 가까운 산지에서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받고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블에는 일회용 냅킨 대신 부드러운 면 손수건을 놓는 식이다. 음식은 모두 채식과 비건 메뉴로 돼 있으며 일체의 동물성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헤이즐넛을 이용해 만드는 커피와 쌀로 만든 우유, 직접 만드는 사워도 빵과 파스타 등 더 건강하고 질 좋은 재료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이 기본 취지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쓰레기는 레스토랑 내에 설치된 음식물 처리 기계를 통해 퇴비로 만든다.베를린의 힙스터들이 모이는 ‘프레아’에서 머리를 앙증맞게 옆으로 묶은 남자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음식을 고른다. 건강식 샐러드와 홈메이드 파스타 혹은 구운 감자가 메인으로 나오는 점심코스는 16유로. 적당한 가격에 폼 내기도 좋아서 서울에서 친구가 오면 당장 데려가고 싶은데, 여행은 언제나 가능해질까. 채식 어렵다고? 베를린 마트 ‘비건 패티’ 즐겨 봐●비건 음식이 파인다이닝을 만났을 때 ‘러키 리크’ 남자친구를 만난 지 1년, 베를린에서 산 지 7개월이 된 기념으로 모처럼 근사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러키 리크’ 레스토랑은 비건 음식을 파인다이닝 콘셉트로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베를린에서 꼭 가 봐야 할 비건 레스토랑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베를린에서 더 많은 비건 음식과 레스토랑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터라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저녁에만 열고 코스요리로만 내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긴 버거웠다.2011년에 오픈한 ‘러키 리크’는 두부나 콩을 이용한 단순한 비건 음식이 아니라 실제 소고기처럼 느껴지는 스테이크, 일반 치즈와 전혀 분간이 안 가는 비건 치즈 등을 독창적으로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비트를 구워 만든 스테이크가 어떻게 진짜 스테이크 같은 맛을 내는지 너무 궁금했다.‘러키 리크’의 메뉴는 딱 한 가지. 샐러드, 수프, 두 가지의 메인 음식,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에서 3코스, 4코스, 5코스로 고를 수 있다. 우리가 간 날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 대신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슈니첼(독일식 돈가스)과 여러 가지 곡물과 야채로 바삭하게 만든 슈니첼이 메인으로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슈니첼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뻔한’ 맛이 났지만, 곡물 슈니첼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진짜 고기를 씹는 것 같았다. 아몬드로 만든 리코타 치즈도 진짜 치즈 같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우유 없이 만들었다는 걸 알아채기 어려웠다. 소문대로 러키 리크는 비건 음식을 먹을 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2% 부족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하는 ‘채식’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겐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설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즐길 수 있으려면 고기 맛이 ‘별로’ 그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능동적인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고기 굽는 소리나 냄새만 맡아도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신념만 가지고 채식을 하기엔 너무 고행이 따를 테니까. 유럽의 비건 마켓 ‘베간츠’의 창업자인 얀 브레딕도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비건 푸드가 비(非)비건 음식보다 맛있지 않으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고기가 그립지 않은 비건 음식, 과연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매번 햄버거를 사 먹는 게 지겨워서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패티는 슈퍼마켓 ‘레베’에서 샀다. 남자친구는 비건 버거로 유명한 ‘비욘드 버거’ 패티를, 나는 소고기 패티를 샀다. 베지 버거는 가히 패티계의 혁명이라 느껴질 맛이었다. 일반 고기와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고, 식감은 더 부드럽고 가벼웠다. 이 놀라운 맛은 이미 빌 게이츠도 투자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이 ‘식물성 고기’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일반 고기 패티가 2유로대인데 이 비건 버거는 5유로가 넘는다는 것. 진짜 고기이고 가격까지 저렴한데도 더 비싼 비건 패티를 사 먹고 싶은 건 맛 경쟁력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베를린에 와서 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시키고 남기는 반복을 줄였다.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을 아직 해 본 적은 없지만, 고기를 먹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비건 음식을 먹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제 그냥 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한다. 그중 비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서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건 패션과 뷰티 아이템, 비건 투어 프로그램 등 라이프 스타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뷰티 제품은 베를린에서 음식만큼 관심이 높은데, 이곳의 흔한 드럭 스토어인 데엠과 로스만에만 가도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뷰티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대형 숍들은 식물성 100%의 자체 비건 브랜드 제품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베를린에서 산 뒤에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도 거의 반 이상 줄었다. 전에는 쳐다도 안 보던 비건 음식과 채식에 맛을 들이고 있는 요즘, 나는 조금씩 진짜 베를리너가 돼 가는 기분이 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외교관 성추행’ 언급 정상간 통화에… 野 “부끄러움은 국민 몫”

    ‘외교관 성추행’ 언급 정상간 통화에… 野 “부끄러움은 국민 몫”

    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정상간 통화에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이 논의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 야권은 ‘공개 망신’, ‘국격 실추’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고 “외교부가 이번 사건도 덮고 넘기려다 국제적 공개망신만 자초한 꼴이 됐다”고 밝혔다. 황 부대변인은 “2016년 칠레 외교관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 이후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2017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며 무관용 원칙을 다짐했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에도 캄보디아 주재 외교관 여직원 성추행, 일본 주재 총영사의 여직원 성추행 등 외교부의 성 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외교부의 고질적 병폐임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땅에 떨어진 국가 체면에 부끄러운 것은 오직 국민 몫”이라며 엄정한 책임자 문책과 근본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성추행범에 지나치게 관대한 현 정권 덕분에 결국엔 국가 최고 존엄인 대통령이 외국 총리에게 망신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번 정상간 대화를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현 정권 들어서 고위 권력자들의 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은 내 편 비호하기 급급한 습성이 배여서고, 성추행 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했기 때문”이라며 “계속 튀어나오는 부끄러운 사건들로 이 나라의 품격은 이미 바닥까지 추락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사건처럼 성추행 비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덮기에 급급한 나머지 이제 국제적 공개 망신을 당하게 됐다”며 “고위 권력층의 습성으로 성추행이 만연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살게 될까 겁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외교관이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두고 문 대통령은 아던 총리에게 사실관계 확인 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화 말미에 뉴질랜드 총리가 자국 언론에 보도된 (한국 외교관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관계 부처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처리할 것’이라고 답한 게 전부다”고 밝혔다. 정상 간 통화에서 아던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강하게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외교부는 당초 해당 외교관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거리를 뒀으나, 정상간 통화에서 이 문제가 언급되고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뉴질랜드 방송인 뉴스허브는 한국 외교관 A씨가 2017년 말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남자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가 있지만, 한국 정부의 비협조로 뉴질랜드 경찰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25일 보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푹’ 꺼진 땅에 2명 추락 …中 홍수에 거대 싱크홀 사고(영상)

    ‘푹’ 꺼진 땅에 2명 추락 …中 홍수에 거대 싱크홀 사고(영상)

    최근 중국 곳곳에서 홍수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충칭시에서 인도를 걷던 시민들이 갑자기 생긴 대형 싱크홀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9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충칭시 우룽 지역의 한 도로에서 커다란 싱크홀이 생겼다.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영상을 보면 차도 옆 인도를 걸어가던 2명의 여성이 갑자기 생긴 대형 싱크홀에 빠지는 순간이 생생히 담겼다. 싱크홀은 칼로 자른 듯 차도와 인도 사이를 정확히 갈라놓았고, 인도 가장자리에 설치된 철제 담장과 그 너머에 심어진 나무들까지 한꺼번에 땅 속으로 쑥 꺼져 버렸다. 두 여성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초기 조사 결과 강한 비로 인한 산사태로 싱크홀이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이번 사건은 창장(양쯔강) 일대 홍수가 두 달째 이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충칭에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지대 곳곳이 불어난 강물에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4300여명의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쟁 억제력”→“핵 억제력” 10일 만에 수위 높인 김정은

    “전쟁 억제력”→“핵 억제력” 10일 만에 수위 높인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 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전국노병대회서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고 핵 보유를 정당화했다. 코로나19 최대비상체제에도 연이어 공식석상에 등장하며 내부 결집을 도모하고 미국을 향해 체제 수호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4·25 문화회관서 열린 제6회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지난 18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서 ‘전쟁 억제력’을 언급했으나 이번엔 ‘핵 억제력’으로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의 노병대회 연설은 2015년 이후 두 번째로 다소 이례적이다. 상반기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집권 이후 최소였던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이달 들어 빈번한 활동을 통해 내부 결속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월북한 탈북민의 코로나19 확진 여부는 언급하지 않고 최대비상체제 소식만 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땅 위의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 韓 등 7개국 핵심 장치 조립 시작됐다

    ‘땅 위의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 韓 등 7개국 핵심 장치 조립 시작됐다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땅 위의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본격적인 장치 조립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핵융합연구소는 28일 오전(현지시간) ITER이 건설되고 있는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장치 조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ITER 유치국인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미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영상 및 서면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전 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인공태양은 거의 무한정 생산이 가능한 꿈의 에너지”라면서 “세계가 지혜를 모으면 인공태양이 인류의 미래를 밝게 비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밤하늘의 별은 핵융합으로 빛난다. 지구를 지키는 길을 응원하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밝혔다.핵융합 발전을 위한 연료는 바닷물과 리튬에서 얻을 수 있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원자력발전처럼 대형 사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파인애플 크기의 연료에서 석탄 1만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ITER은 이처럼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핵융합에너지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7개국이 공동 개발·건설·운영하는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다. 10년간의 설계 과정을 거친 뒤 2007년부터 건설이 시작된 ITER은 2025년 조립을 마치고 2040년까지 핵융합발전 가능성을 실험하게 된다. 이번 장치 조립은 그동안 7개 회원국이 각자 개발, 제작한 핵심 품목들을 조립해야 하는 최종 단계다. 다만 엄청난 크기와 무게를 가진 품목들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조립, 설치해야 하는 최고 난도의 기술적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1억도에 이르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생성하고 ITER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공용기와 초고온 플라스마, 영하 269도에서 작동되는 초전도 자석 사이의 열 이동을 차단해 주는 열차폐체를 개발, 제작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중국, 김정은 ‘핵 억제력’ 발언에 “합리적 우려 존중받아야”

    중국, 김정은 ‘핵 억제력’ 발언에 “합리적 우려 존중받아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휴전 67주년을 맞아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천명한 데 대해 중국이 각국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국무위원장의 ‘자위적 핵 억제력’ 발언에 대해 “현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강경 국면에 빠졌다”면서 “주된 문제점은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가 존중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견지하고 상호 우려와 관련해 유통성을 보이길 촉구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추진과 한반도와 지역의 영구적인 평화 실현을 위해 확실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 67주년이었던 지난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의 전쟁과 같은 고통과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가져야 했기에 남들 같으면 백번도 더 쓰러지고 주저앉았을 험로 역경을 뚫고 온갖 압박과 도전들을 강인하게 이겨내며 우리는 핵 보유국으로 자기발전의 길을 걸어왔다”며 핵 보유를 정당화했다. 이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비로소 제국주의 반동들과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형태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이 우리 스스로를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게 변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미국을 겨냥해선 “제국주의”, “침략성과 야수성” 등 거친 단어를 사용했지만, 혈맹으로 일컫는 중국에 대해서는 “이 기회에 우리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주며 전투적 우의의 참다운 모범을 보여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과 노병들에게도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대착오적 문장대온천개발 중단하라”

    “시대착오적 문장대온천개발 중단하라”

    환경오염 우려 등으로 법정공방까지 가며 중단된 경북 상주 문장대온천 개발이 재추진돼 인접한 충북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 상주의 ‘문장대온천 관광휴양지 개발 지주조합(이하 지주조합)’이 지난 2일 대구지방환경청에 문장대온천 환경영향평가서 재협의 본안을 제출했다. 대구환경청은 재협의 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이달 29일까지 회신해달라는 공문을 충북도와 괴산군에 전달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로 구성된 문장대온천개발저지대책위원회는 이날 도의회 앞에서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세계각국은 탈탄소 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디지털그린뉴딜을 추진하고 있다”며 “숲과 땅을 파헤치고 온폐수를 방류하는 온천개발은 시대착오적 적폐사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는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등 법적 타당성이 결여됐다”며 “대구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가서 초안 공람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본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주민 의견을 재수렴해야 하는데, 7년이 지나 제출된 이번 재협의 본안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온천개발의 문제점과 환경영향평가 재협의의 부당성은 차고 넘친다”며 “생존권과 환경권을 지키기위한 투쟁은 사업이 완전종결될 때 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는 환경영향평가서 재협의의 문제점 등을 담은 의견서를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키로 했다. 도 관계자는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관리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점 등 문제가 많다”며 “환경청에 이런 사실을 알려 사업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문장대 온천개발 갈등은 상주시 화북면 일대에 온천장 등을 조성하겠다는 지주조합 구상이 1992년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충북도와 환경단체 등은 하류 지역인 괴산과 충주 등의 수질 오염이 불보듯 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두 차례 법정 공방끝에 2003년, 2009년 대법원이 환경이익이 개발이익보다 중요하다며 충북 손을 들어주며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지주조합이 2015년과 2018년 사업 재개를 추진했지만 충북의 거센 반발과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로 또다시 중단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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