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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물속에서 사투 벌이다 지붕 올라간 소 구출작전

    [현장] 물속에서 사투 벌이다 지붕 올라간 소 구출작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에서 하루 동안 물속에서 발버둥치며 살아남은 소가 지붕 위에서 다시 하루를 보낸 다음 가까스로 구조됐다. 주변 축사에서 사육한 이 소는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물에 떠다니다가 지붕 위에 겨우 올라가 생명을 건졌지만, 스스로 내려오지 못해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폭우로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마을 주택에서는 10일 119구조대와 기중기를 투입한 ‘황소 구조 작전’이 전개됐다. 구조대는 찌그러지고 패인 지붕 위에 홀로 고립된 소를 안전하게 내리기 위해 진정제가 담긴 화살을 쐈다. ●진정제 담긴 화살 쏴 안정화시킨 뒤 구조물이 빠지는 동안 땅으로 내려오지 못한 소는 전날까지만 해도 4마리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운이 좋게 방바닥과 마루로 떨어진 2마리의 소는 다리를 심하게 다치긴 했어도 살아남았지만, 폭우에 휩쓸린 잔해더미 위에 추락한 소는 그 자리에서 눈을 감았다. 남은 1마리는 지붕이 꺼지면서 하나씩 바닥으로 떨어져 나간 다른 소들을 지켜보며 긴 밤을 지새웠다. 구조대는 홀로 지붕 위에 남은 소가 진정제를 맞고 주저앉자 사다리를 타거나 기중기 고리에 몸을 묶어 주택 앞뒤에서 지붕 위로 올랐다. ●1마리는 잔해더미에 떨어져 안타깝게 눈 감아 기중기 고리에 걸 줄을 묶으려는 동안 소가 남은 힘을 짜내며 경계심을 드러내자 지루한 버티기가 시작됐다. 구조대는 지붕 뼈대를 딛고 서서 소의 기운이 빠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목과 뿔에 줄을 걸어 더는 저항하지 못하도록 건물 철골에 옭아맸다.선임급 대원이 재빨리 소 등에 올라타 무게가 고루 분산되도록 목, 앞다리, 뒷다리에 굵은 밧줄을 걸었다. 비좁은 지붕 위에서 소가 도망 다니는 동안 자리를 옮긴 기중기는 전깃줄 사이로 붐대를 뻗어 수백㎏의 무게를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엉덩이에 첫 번째 진정제 화살을 맞고 1시간 20분을 버틴 소는 마침내 기중기에 끌어 올려져 지붕 위에서 네 발을 뗐다. 허공에서 밧줄 일부가 풀리면서 소는 땅으로 추락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집 뒷마당에 안전하게 내려왔다.구례 전역을 돌며 가축을 살펴보는 봉사활동에 나선 한 수의사는 이번 수해에서 살아남은 소들의 건강을 염려하기도 했다. 불어난 강물과 빗물을 들이켜 폐렴 증세를 보이는 소들에게 해열제 주사를 놔주고 있지만,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며 수의사는 탄식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살아남은 소를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죽은 소들의 사체를 거두는 일에도 많은 일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셰익스피어 작품 최초 소개 광고

    [근대광고 엿보기] 셰익스피어 작품 최초 소개 광고

    ‘영국 대문호 사옹(沙翁) 만년 대저(大著) 사극 마구베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극장 ‘유락관’에서 공연한다는 1917년 7월 11일자 매일신보 광고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이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광고 속의 맥베스는 1917년 미국 존 에머슨 감독이 만든 무성영화다. 셰익스피어는 1616년에 사망했으니까 사후 301년 만이다. 1906년에는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 번역본에서 ‘세이구스비아’로 처음 언급됐다고 한다. 이후 셰익스피어는 ‘索士比亞 (색사비아)’, ‘酒若是披霞(주약시피하)’ 등으로도 표기됐다. 유락관은 1915년 9월 경성 중구 본정(本町) 1정목(一丁目), 지금의 명동 밀리오레 자리에 세워진 일본인 전용 상설영화관이었다. 남촌으로 불리는 당시의 명동과 충무로 지역은 일본인 거주지이자 상권의 중심지였다. 이 광고가 한글과 한자로 제작된 것을 보면 특정 계층의 한국인들도 유락관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고에 설명자, 즉 변사 3명이 소개되어 있는데 모두 일본에서 활동하던 일본인이다. 관람료는 1등석 2원, 2등석 1원, 3등석 50전이다. 당시에 쌀 한 가마니 가격이 5원 안팎이었다. ‘200만 원의 작품을 사소한 50전으로 관람할 수 있다’고 과대 홍보하고 있다. 제작비가 200만 원이었까. 倫敦(윤돈·런던)에서 최저 2파운드, 紐育(뉴육·뉴욕)에서 최저 10달러, 도쿄 제국극장에서 5원의 관람료를 받는 작품이라고도 했다. 일본인 극장은 두 개가 더 있었다. 한국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경성고등연예관은 1910년 현재의 서울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자리에 들어섰는데 1915년 세계관으로 개칭됐다. 다른 하나인 대정관은 지금의 중구 인현동 1가에 있었다. 대정관을 세우고 운영한 일본의 니타상회가 나중에 경성고등연예관을 사들이고 유락관까지 세워 세 극장을 모두 운영했다. 유락관은 관객 정원이 1000여명에 이르던 남촌의 대표 극장이었다. 1918년부터는 희락관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영화를 상영했고 1945년 광복 직후 소실돼 없어졌다. 지금도 밀리오레가 있는 땅의 지가가 전국에서 가장 비싸듯이 희락관이 있던 곳은 당시에도 입지가 가장 좋은 곳이었다. 길 건너 남산 기슭은 왜성대라고 불리던 곳으로 경복궁 자리로 옮겨가기 전까지 조선총독부 청사가 있었다. 그 주변 예장동 일대는 일본인의 집단 거주지여서 일인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곳이었다. 부산에도 유락관이 있었다. 일본인 전관거류지(全管居留地·일본인이 모여 사는 마을)가 확대되면서 1922년 동구 좌천동에 유락관이 들어섰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잔망스런 소녀와 마주칠 듯… 순수한 서정이 숨쉬는 ‘소설의 땅’

    잔망스런 소녀와 마주칠 듯… 순수한 서정이 숨쉬는 ‘소설의 땅’

    황순원 생전 자주 찾던 ‘소나기’ 의 배경작가 유년시절 보낸 평양과 빼닮아 설립소설 배경의 지명 이용한 산책코스 눈길 일제 민족성 말살 정책 꿋꿋하게 이겨내우리말 소설의 순수성 지킨 문학혼 정수국내 첫 문학관 AR 등 실감 콘텐츠 사업촘촘한 버드나무 뿌리 사이에 첫사랑이 있다. 소나기처럼 삽시간에 왔다가 비구름이 바람에 흩어지듯이 떠나거나 사라져버린 무방비의 사랑이다. 비 갠 자리의 흔적이 나무뿌리 사이로 오롯하게 새겨지는 고장, 경기도 양평. 이 지명은 양근군과 지평군이 합하여 만들어졌으며 양근군은 버드나무의 뿌리, 지평은 날카롭게 벼리는 숫돌과 공평할 평자가 만난 글자다. 그곳을 배경으로 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라니! 그렇다면 흡사 버드나무 뿌리가 비 맞은 숫돌을 감싸쥔 형상을 소설에서는 사랑이라 부른 것일까. 소설가 황순원 선생의 1953년 작품인 소설 ‘소나기’ 이야기다. 한국 전쟁이 끝나기 직전에 발표한 소설이자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들에게 첫사랑의 풋풋하고도 아련한 이미지로 굳게 남아 있는 작품이다. 소나기처럼 스치듯 지나갔지만 강렬하게 남은 빗방울의 흔적만으로도 일생을 회고할 수 있는 사랑이자 소설의 배경이 된 고장에 다녀왔다. 어른들 눈에 ‘여간 잔망스럽지 않다’던 소녀의 흔적과 그를 기억하는 소년의 애틋함이 새겨진 소설 속의 ‘조약돌’ 혹은 지평의 숫돌은 지금 버드나무 뿌리 어디쯤 닿아 있을까 생각하면서.●황순원 문학적 지류는 평양과 양평의 모든 길 평남 대동군 재경면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수학한 황순원 선생의 고향 대신에 소설의 배경이자 선생이 즐겨 찾은 양평에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들어선 것은 2003년 일이다. 양평군 지원과 선생이 혼신을 다해 제자들을 길러 냈던 경희대의 결연으로 이곳에 테마공원이 조성된 것이다.‘유년의 내 고향을 빼닮았다’며 찾은 곳에 온전히 그의 소설로만 탄생한 마을이라니. 선생의 제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종회 황순원문학촌장은 ‘선생의 문학적 지류는 평양과 양평 사이에 있는 모든 길’이라 회고했다. 양평과 평양은 단순한 지명 자체를 벗어나 남과 북을 가로지르고,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는 인간애가 펼쳐지는 삶의 길이자 소설의 땅인 셈이다. 단편소설 ‘소나기’가 수록된 소설집 ‘학’에 실린 동명 소설에는 이념을 뛰어넘는 사람들의 인간애가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던 교과서 속 소설은 시대의 모진 칼날 속에서도 소설의 명맥과 한글 문장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 했던 선생의 고투가 새겨진 산물이다. 서슬 퍼런 일본의 한글 말살 정책에도 우리말로 쓴 소설의 순수성을 지켜 내려던 선생의 문학혼이 빛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소설사가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관하여 김종회 문학촌장은 다시 이렇게 소회했다. “세상의 명리에 타협하지 않으시고 그렇다고 세상과 절연하지도 않으셨으며, 있을 자리와 할 말, 물러설 때와 취해야 할 행위에 망설임도 구김살도 없으셨던, 삶과 글의 양면에 걸쳐 뜻깊고 아름다운 족적을 남기고 떠난 작가셨습니다.” 그 엄혹하고도 핍진했던 시대에 어찌하여 ‘첫사랑’이었던 걸까. ‘소나기’가 발표된 시기인 1953년은 특히나 6·25전쟁이 막바지였던 때가 아닌가. 전란의 여파로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사람이 사람됨을 잃을 수밖에 없던 시대에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피어난 첫사랑의 이야기라니. 이는 선생이 ‘어떤 경우에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에 대한 서정적 표현이자 사랑’을 말하고자 함이었다고 후대는 평가하고 있다. “소설이 정말로 선생님의 사랑 이야기냐”고 당돌하게 물어오던 제자에게 선생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답한 우문현답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해서 아직도 회자되는 중이다.●매시 정각마다 분수쇼… 소설 속 주인공 된 듯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며 이념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은 작가의 ‘사랑’ 이야기가 오늘날 홀연히 피어난 공간이 바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이다. 이곳은 황순원문학관을 비롯해 황순원 묘역, 수숫단 오솔길, 고향의 숲, 해와 달의 숲, 들꽃마을, 학의 숲, 송아지 들판, 너와 나만의 길, 목넘이 고개, 징검다리 등으로 꾸려져 있다. 이 소나기 마을을 에두르는 산책코스는 선생의 소설에 나오는 배경지에서 이름한 것들이다. 오솔길을 걷다 매 시각 정시가 되면, 소나기 광장에 난데없는 분수쇼가 펼쳐지는 모습 또한 빠트릴 수 없는 볼거리이자 온몸을 흠뻑 적실 수 있는 문학촌 체험 중의 백미다. 이 또한 그곳을 찾은 연인들의 사랑을 위한 장치인 것일까. 문학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소설의 흔적을 종합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세상 모든 첫사랑의 흔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사람과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다 보면 광장에서 분수에 몸이 젖듯이 마음도 사랑에 젖어가고, 또 소설의 한 대목처럼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이 마을에 온 연인들의 사랑은 꼭 이루어진다는 말도 떠돈다고 한다.“선생님, 사랑이 뭘까요?” 또 “첫사랑은 뭘까요?” 소녀가 소년에게 조약돌을 던지듯 질문을 하고 나면 돌아오는 대답은 물론 없겠지만 그 질문의 자리에 내 스스로 찾아낸 대답이 스며들겠지. 이쯤 해서 첫사랑의 정의를 ‘첫 번째 한 사랑’보다는 ‘그녀 혹은 그와 함께한 모든 사랑이 첫 번째’라 말하면 어떨까. 왜 이리도 ‘첫사랑’에 마음을 두느냐 질문한다면 나는 지금 ‘첫사랑의 마을’에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겠다. ‘소나기 마을의 테마가 ‘첫사랑’인 까닭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공사가 중단됐지만, 개관 10주년을 넘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은 지금 대대적인 탈바꿈을 앞두고 있다. 바로 ‘실감콘텐츠 사업’이다. 실감 콘텐츠는 사용자에게 가상 환경에서 현실 같은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시각, 청각, 촉각, 운동감각 등의 모든 감각 정보를 전달해 가상체험(AR)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소설의 영화화나 드라마화는 익숙하지만 가상 체험은 익숙하지 않은 독자와 방문자들에게 ‘실제 소설 속으로 들어간 듯한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문학작품 속의 이야기(스토리)가 나에게 다가와 다시 한번 ‘텔링’되는 순간. 전국 문학관 중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이다. 마치 지금 현실의 이 순간에 저 공간으로 들어서면, 소년과 소녀가 사랑이 사랑인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책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니, 어떤 느낌일까. 조만간 그 시스템이 완성되면 다시 한번 소나기 마을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늘어버렸다. 소설 한 편이 한 마을을 조성했고, 그 마을 속에서 현재의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문학의 외연이 문장과 미학을 넘어선 것을 대변한다. 작품 속의 문장들이 ‘현재’와 ‘스토리 텔링’을 넘어서서 ‘현실’이 된 순간이라면 1950년대와 2020년을 잇는 일쯤은 너끈히 해내고도 남을 것이다. 1950년대의 소설 속의 문장이 2020년으로 스며와 새로운 목소리와 물리적인 몸체를 갖는 공간에서라면 ‘첫사랑’을 더 궁금해해도 되겠다. 떠나간 이들, 다시는 볼 수 없는 이들을 마음껏 불러내어 못내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을 성 싶다. ‘소나기’ 증강현실을 넘어서면 소나기 마을 뒤편에 ‘첫사랑 테마 로드’가 펼쳐질 예정이라고도 했다. 첫사랑의 산실인 이곳에서 세계 문학 속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알퐁스 도데의 ‘별’,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마지막으로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 주요 테마로 준비되고 있다.●첨단 과학 통해 다시 노작가 모습 만나게 되길 AR 속에서 ‘소나기’의 첫사랑과 만나고 나오면 ‘별’의 목동과 어린 왕자의 우주적인 사랑 그리고 톰 소여가 모험을 떠나던 도중에 만난 가슴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열리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증강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가 분수에서 물을 쏘듯이 내게 다가오면 가랑비와 소낙비에 옷이 젖듯이 내 마음도 젖어들 수밖에 없을 터이다. 바라건데 그 현실 속에서는 첫사랑뿐만 아니라 황순원 선생의 모습도 만나뵐 수 있길. 소년과 소녀를 넌지시 바라보는 마을의 인자한 할아버지의 형상에서부터 현실의 풍파를 날카롭게 그려내되 사람의 됨됨이를 끝내 잃지 않으려는 모습 그리고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밤이 깊도록 원고를 써내려 가는 노작가의 뒷모습으로라도 선생을 만난다면 어떨까. 선생께 언제까지라도 ‘당돌한 질문’을 건네고 싶은 제자의 바람과 독자들의 ‘첫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소나기 마을’은 또 어떤 모습으로 현실을 비추게 될까 궁금해지는 지점이다.한 편의 소설이 시대와 손잡고 만들어낸 가장 최신의 시스템 속에서 사람의 제일 오래된 마음인 ‘사랑’ 이야기가 버드나무 뿌리 안에서부터 툭 불거져 나와 우리에게 손짓하는 마을. 자,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증강현실이든 1950년대의 사랑이든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이곳을 다녀온 나는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게 되고야 말았다. 당신에게도 오늘은 첫 번째 사랑의 감정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기를! 첫사랑에 관해서라면 조금 더 잔망스러워져도 괜찮겠다. 소나기처럼. 소설가 이은선
  • 하늘에선 비박, 땅에선 차박… 롯데월드타워 ‘핫한 캠핑’

    하늘에선 비박, 땅에선 차박… 롯데월드타워 ‘핫한 캠핑’

    롯데물산이 8월 한 달간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 야외 최상층부와 건물 앞 잔디광장에서 도심 캠핑을 즐기는 ‘써머레스트 2020’을 개최한다. 지상 534m 상공의 루프탑에는 야경을 보며 자는 ‘비박존’(아래 사진)이 설치됐고, 잔디광장에는 BMW 신형 SUV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존’이 마련됐다. 비박존은 지난 7~8일에만 운영됐다. 롯데물산 제공
  • 하늘에선 비박, 땅에선 차박… 롯데월드타워 ‘핫한 캠핑’

    하늘에선 비박, 땅에선 차박… 롯데월드타워 ‘핫한 캠핑’

    롯데물산이 8월 한 달간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 야외 최상층부와 건물 앞 잔디광장에서 도심 캠핑을 즐기는 ‘써머레스트 2020’을 개최한다. 지상 534m 상공의 루프탑에는 야경을 보며 자는 ‘비박존’(작은 사진)이 설치됐고, 잔디광장에는 BMW 신형 SUV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존’이 마련됐다. 비박존은 지난 7~8일에만 운영됐다. 롯데물산 제공
  • [여기는 중국] 매일 5000㎏ 돼지 짊어지는 남자…가장의 어깨에 달린 식구 7명

    [여기는 중국] 매일 5000㎏ 돼지 짊어지는 남자…가장의 어깨에 달린 식구 7명

    매일 아침 돼지 30마리를 등에 업는 남자가 화제다.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贵阳)에 거주하는 주 모 씨(46세)는 매일 아침 5시 ‘구이양둥산농산물직판장’에서 대형 돼지 수 십 마리를 배달한다. 주로 중대형 배달 트럭이 진입할 수 없는 복잡하고 좁은 골목의 도소매 정육점이 그의 목적지다. 키 163㎝, 체중 55㎏의 주 씨가 등에 메고 뛰는 돼지 무게는 1마리 당 평균 250㎏에 달한다. 주 씨가 하루 평균 어깨에 짊어지는 돼지 무게는 5~6000㎏를 넘는다. 이렇게 올해로 10년 째 하루 평균 30마리의 돼지를 등에 업어가면서 주 씨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1만 위안(약 180만 원) 수준이다. 그의 수입으로 일가족 7명이 함께 생활해오고 있다. 현지 언론은 그의 이 같은 사연을 보도, ‘일가족 7명을 어깨에 메고 뛰는 단신 남자’라는 제목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주 씨의 사연이 담김 영상은 중국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총 400만 회 공유됐다. 영상 속 주 씨는 산둥성 농민공 출신으로 10여 년 전 주 씨가 처음 돼지 배송에 나섰을 당시 이 같은 대형 돼지를 직접 업을 만큼의 기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그는 “고향에서 살 때는 줄곧 집 앞 작은 땅에서 야채를 심어 키워먹었다”면서 “돼지를 들 만큼의 큰 힘을 쓸 일이 없었기에 처음 배송에 나섰을 당시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배송 일도 단련이 되는 덕분인지 점점 더 무거운 돼지를 들어 옮길 수 있게 됐다”면서 “지금은 200㎏정도 무게는 거뜬히 들어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주 씨 자신의 체중에 무려 4배에 해당하는 무게다. 때문에 영상 속 주 씨는 돼지를 업어 배송할 때마다 무릎을 힘껏 구부린 채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이동하는 처지다. 그는 “돼지 무게 탓에 허리가 휘고, 일이 없는 주말에는 자주 허리 통증을 느끼는 부작용이 있다”면서도 “매번 한 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매우 힘들지만, 돈과 시간을 투자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오히려 일과 운동을 동시에 하며 몸을 단련하고 있다고”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온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게 됐다”면서 “(나의) 이 일에 대해 매우 만족하며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이렇게 해서 주 씨가 각 정육점으로부터 받는 수고비는 돼지 한 마리당 15~20위안(약 2700~3600원) 수준이다. 소득이 많은 시기에는 월평균 1만 위안(약 180만 원)을 버는 셈이다. 주 씨가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으로 일가족 7명이 생활해오고 있다. 또 그는 지난 2018년부터 고향인 산둥성에 2층 규모의 주택을 건설 중이다. 모두 주 씨가 매일 등에 업고 이동하는 돼지 배송 업무를 감당해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편, 주 씨의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땀 흘려 노동한 결과로 가족을 부양하는 주 씨가 진짜 성공한 사람’이라면서 ‘가족들이 직접 이 영상을 보면 마음이 아플 수도 있다. 모든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은 많은 성공의 기회가 올 것인데 주 씨 역시 성공한 멋진 남자이자 집 안의 가장’이라고 칭송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나무 쓰러지고 지반 무너지고”...폭우로 서울 곳곳에 사고 잇따라

    “나무 쓰러지고 지반 무너지고”...폭우로 서울 곳곳에 사고 잇따라

    9일 서울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침하하는 등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과 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사거리 인근의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공사 현장에서 지반 일부가 무너졌다. 경찰 관계자는 “땅을 파서 공사 중인 구간에 물이 차면서 토사가 유출된 탓으로 보인다”며 “인근을 통제하고 긴급 복구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인명 피해나 차량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오전 7시 30분쯤에는 구로구 개봉로의 한 2차선 도로에서 가로 50㎝, 세로 50㎝가량의 포트홀(도로 파임 현상)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해당 포트홀 주변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장비를 설치했다. 해당 구간 교통 통제는 이뤄지지 않아 차량 소통은 가능하다. 구로구청은 도로 복구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면서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덮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시 20분쯤 강북구 우이동의 한 도로에서는 달리는 택시 위로 나무가 쓰러져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나무를 잘라내고 도로를 정리했다. 오전 7시 30분쯤에는 성북구 정릉동 북악터널 입구에서 쓰러진 나무가 도로를 막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오전 9시쯤에는 강동구 둔촌동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관할 구청이 현장을 정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국-멕시코 잇는 비밀 지하터널 발견…마약 운반용 추정

    미국-멕시코 잇는 비밀 지하터널 발견…마약 운반용 추정

    미국과 멕시코를 잇는 역사상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하 터널이 또다시 발견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애리조나 주 샌 루이스와 멕시코를 잇는 미완공된 비밀 지하 터널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샌 루이스의 주택가 인근과 멕시코를 잇는 약 400m 길이인 이 터널은 폭 91㎝, 높이 122㎝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터널 내 통풍장치, 수도관, 전기배선, 물건을 배달할 수 있는 선로까지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 이는 멕시코의 범죄 조직이 마약 등을 미국으로 대량 밀수하기 위한 비밀 터널일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땅 밑에 감쪽같이 숨겨져있던 터널이 존재를 드러낸 것은 지난달 중순 이 지역에서 싱크홀이 발견되면서다. 이에 미 국토안보국이 조사에 착수해 약 7m 아래에 터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에 참여한 국경수비대 비니 툴렉시는 "이번에 발견된 터널은 사방이 나무로 제작됐을만큼 역대 최고로 정교하다"면서 "완벽한 전기와 환기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현지언론은 "터널이 미완성된 상태여서 정확히 어떤 용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멕시코 사법당국과 협조해 관련자들을 색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마약단속국(DEA)이 샌디에이고와 멕시코의 티후아나를 잇는 지하터널을 발견해 코카인과 필로폰 등 약 2t 분량의 마약을 찾아낸 바 있다. 이 터널은 지하 9.5m 아래 건설됐으며 길이는 609m, 폭은 1m로 벽에는 철근까지 심어져있었다. 또한 이번에 샌 루이스에서 발견된 터널처럼 환기와 조명시설은 물론 운반용 선로도 갖추고 있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의 경고? 호주 40년만에 눈 ‘펑펑’…영하 14도 관측사상 최저

    지구의 경고? 호주 40년만에 눈 ‘펑펑’…영하 14도 관측사상 최저

    지구가 보내는 경고일까. 호주의 한 마을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 호주 데일리메일과 ABC방송 등은 7일(현지시간) 호주 동남부에 이례적 폭설이 내리는 등 이상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4일 태즈메이니아 론서스턴 지역에는 40여년 만에 눈이 쌓였다. 호주기상청(BOM) 매튜 토마스는 “론서스턴에 마지막으로 눈이 내린 건 1970년대 초”라면서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밝혔다. 또 1986년과 2015년 호바트시 등 태즈메이니아 다른 지역에 눈발이 날린 적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쌓일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는 “태즈메이니아에 물리적으로 밟을 수 있을만큼 눈이 쌓인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눈이 내려도 극소량이라 금방 녹거나 비로 바뀌기 때문에 기상청에서 따로 강설량 측정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지 기상학자 사이먼 루이스도 ABC방송에 “이 같은 기상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호주기상청은 지난 4일 태즈먼해에서 형성된 저기압 영향으로 태주메이니아주와 빅토리아주 등에 뇌우와 돌풍을 동반한 눈이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예보대로 연일 한파가 계속된 호주 동남부는 기록적 적설량을 보였고,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 ‘그레이트호’에는 30㎝에 달하는 눈이 쌓였다. 특히 7일 오전 6시 태즈메이니아의 작은 마을 리아웨니 기온은 영하 14.2도로, 기상 관측 사상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태즈메이니아 중부 ‘버슬러즈 고르게’ 협곡 일대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내려갔던 1983년 6월 기록이 깨졌다. 한파주의보 속에 보기 드문 폭설이 내리자, 봉쇄령으로 집에 갇힌 주민들은 신이 났다. 길에서 스키를 타기도 하고, 눈사람을 만들며 겨울을 즐기고 있다. 야생동물들은 조금 당황한 눈치다.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웜뱃은 땅 속에 파두었던 굴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호주기상청은 “한랭전선이 넓게 퍼지면서 다음 주 중반까지 이상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특히 심야에 더 추울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문 대통령 “데이터 활용, 개인정보 노출 우려 많은데 검증하라”

    문 대통령 “데이터 활용, 개인정보 노출 우려 많은데 검증하라”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 임명장‘데이터 3법’ 통과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우려 불식 노력 강조문재인 대통령이 7일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철저히 할수록 디지털 경제를 앞서가게 하는 힘도 강해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인정보 보호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디지털 경제의 핵심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있다”면서 “개인정보 노출 우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있는데 현실에서 검증하고 실질화하는 작업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文 “디지털 경제 핵심은 데이터 활용”“규제 강해 활용 못하는 불만도 살펴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윤종인 신임 개인정보보호위원장(장관급)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 보호와 동전의 앞·뒷면이다. 개인정보 보호가 잘 돼야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규제가 너무 강해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불만과 개인정보가 잘 보호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는 양상인데 양쪽의 공감을 다 얻도록 기업,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시스템을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당초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었으나 개인정보 활용성을 크게 높인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라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던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국무총리 소속 장관급 부처로 격상해 지난 5일 출범했다.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는 감수성과 함께 데이터의 활발한 활용을 조화시키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관련한 여러 정부 부처나 기구와 협업하게 하고 조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에선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하는데 막연한 불안감이나 개인정보가 침해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허공에서 부딪치고 있다”면서 “한번 시범적 사업을 해봤으면 한다. 허공이 아니라 땅으로 내려와 현실에서 검증하고 실질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데이터3법 통과에 따라 가명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출된 개인 프로필 사진들을 동의 없이 수집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김상조 “정보, 다른 분야 결합도 중요”박수경 “기업이 개인정보보호 주체되게” 이에 윤 위원장은 “(데이터 3법)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국운이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고 잘 보호할수록, 잘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담 자리한 김상조 정책실장은 “정보는 각 분야 축적도 중요하지만 다른 분야와의 결합도 중요하니 결합과 보호를 잘 생각해 달라”면서 “정부 부문 내에선 지금보다 더 많은 공유가 필요하고, 기업·연구자·국민에게 공개되는 데이터의 결합과 활용에 잘 설계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은 “기업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주체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파트너십을 쌓을 수 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마크롱 베이루트 찾아 “개혁 안하면 침몰” 경고가 불편한 이유

    마크롱 베이루트 찾아 “개혁 안하면 침몰” 경고가 불편한 이유

    “오늘 거리의 민심을 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폭발 참사가 발생한 뒤 6일 각국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적잖이 쌉사래했다.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며 인류애를 나누는 차원을 넘어 그의 이런저런 발언들이 지나치게 레바논 내정에 간섭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옛 식민지로 거느렸던 땅과 민족에 대해 군림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또 하나,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사실은 레바논 국민들이나 베이루트 시민들이 그의 힘을 빌어서라도 무능한 정권을 실각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지만 오랜 내전과 종파 갈등으로 국가는 몰락의 길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경제는 엉망이고 실업률은 치솟고 있는 판국에 자신들의 힘으로는 이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프랑스가 정치경제적으로 작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루트 항구의 폭발 현장을 찾았고, 베이루트 대통령궁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 하산 디아브 총리, 나비 베리 의회 의장 등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발언 수위가 높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정치 질서가 필요하다”거나 “레바논을 위해 구호 기금을 모을 수 있지만 그 전에 지도자들이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 “은폐되거나 의심스러운 일이 남지 않도록 국제 조사를 벌이겠다”, “(레바논) 중앙은행의 회계감사가 없다면 몇달 안에 더 이상 수입도 이뤄지지 않아 석유나 먹거리도 부족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레바논에 대한) 원조가 부패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며 “난 새로운 정치적 약속을 제안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데일리스타’가 전했다. 시위대는 그를 에워싼 채 “우리를 도와달라, 당신이 유일한 희망이다. 부패한 우리 정부에 돈을 주지 말라. 우리는 더 이상 이 정권을 감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취재진에게 레바논에 대한 프랑스의 연대는 조건이 없다면서도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프랑스는 신속한 지원에 나섰다. 참사 다음날 두 대의 군용기와 한 대의 민항기에 수색요원과 응급요원, 위생 및 의료장비 등을 싣고 와 제공했다. 수색요원들은 잔해 제거 및 구조 전문가들이며, 의료요원들 역시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하다고 프랑스 정부는 설명했다. 네 번째 항공기와 프랑스 해군의 헬리콥터 구축함이 뒤따르고 다음주에는 더 많은 보급품들이 당도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께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창고에 장기간 안전하지 않게 보관된 2750t 분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지금까지 137명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재민이 30만명 가량 발생해 각국의 인도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지 통신에 따르면 군사법정에서 정부를 대리하는 파디 아키키 판사는 18명의 항만 및 세관 관리와 유지보수 근로자들이 연행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바논 국민들은 6년 이상 질산암모늄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폭발할 위험성이 높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이를 방치한 정부당국이 책임을 돌리기 위해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권력에 취한 정의/박상숙 국제부장

    스페인을 38년간 통치했던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이 ‘망명객’이 됐다. 올해 82세. 수구초심(首丘初心)이 더욱 간절해질 나이에 등 떠밀려 타향살이에 나선 건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6년 전 아들 필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준 그는 재임 시절인 2011년 고속철 사업 유치에 관여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언론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스페인은 물론 비자금 은닉처인 스위스에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되자 궁지에 몰려 보따리를 싼 것이다. 말년은 험하지만 그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페인인’으로 꼽혔던 위인이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상징적 존재지만 대단한 결기로 스페인의 민주화 시대를 연 공로자다. 또한 카탈루냐 분리 독립 움직임을 달래 국민통합을 이뤄낸 업적도 대단하다. 왕으로서의 삶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공화국이 들어서며 쫓겨난 왕가의 후손인 그는 출생 때부터 타국을 떠돌았다. 자신의 사후 군주제를 부활하겠다는 독재자 프랑코의 엉뚱한 결정에 느닷없이 왕위 계승자가 돼 열 살 때 처음 고국 땅을 밟았고, 1975년 대관식을 치렀지만 ‘프랑코의 꼭두각시’라는 냉대를 오랫동안 견뎌야 했다. 그가 신임을 얻게 된 계기는 1981년 군부 쿠데타를 막으면서다. 당시 반란군 일당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국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의원들을 인질로 삼은 일촉즉발의 순간 카를로스 국왕은 군복을 입은 결연한 모습으로 TV에 나왔다.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반란군을 향해 “나를 총살하라”고 외친 그에게 감읍한 100만 시민이 의사당 앞에 몰려나와 쿠데타 세력을 몰아낸 건 유명한 일화다. 그는 첫 민선 총리 아돌포 수아레스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에도 역대 총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민주주의 수호자로, 도덕적 군주로 칭송받았던 그는 이후 스스로를 몰락의 길로 내몰았다. 초심을 잃고 권력을 남용해 뒷돈을 챙기는 한편 내연녀까지 두면서 추문을 달고 살았다. 2008년 경제위기가 한창일 때 온갖 호화사치를 부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웅에서 재앙이 된 그에게 분노한 국민의 입에선 이제 군주제 폐지가 오르내린다. 수도 마드리드에선 국왕의 이름을 딴 대학 명칭을 바꾸자는 청원이 시작됐고, 지방도시에 있는 동상이 철거되고 거리에서는 그의 흔적이 지워질 태세다. “그는 더이상 우리 사회의 도덕적, 민주적 가치를 대표하지 못한다.” 독재 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투사’에게 치욕스런 국민의 심판이 떨어진 것이다. 카를로스 국왕의 반전 인생 행로에 우리나라 민주화 ‘일부’ 세력의 현재가 오버랩된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동지들을 대신해서 정치권에 진입한 과거 운동권 인사들은 지금 금융사기, 뇌물·향응, 권력형 성범죄 등의 혐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덕성과 정의감으로 무장했던 자신들의 과거는 어디에 내다 버렸을까. 예전에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수는 괜찮다는 ‘도덕적 면허권’은 뻔뻔한 자기 정당화로 이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탈색시켰다. “부끄러움 없는 도덕성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부끄러움이 없는 도덕성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자기성찰과 자기비판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부정에 저항하고 억압에서 해방되려는 운동으로 시작한 권력이 부패하는 것도 결국 자기만의 작은 정의에 취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10년 전에 나온 역사학자 임지현의 책에서 발견한 대목이다. 정의로운 사람조차 권력을 잡으면 필연적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okaao@seoul.co.kr
  • 우리의 발밑, 그 지하세계로의 여행

    우리의 발밑, 그 지하세계로의 여행

    인간에게 지하세계(언더랜드)는 대체로 보관, 생산, 처리 공간이라는 세 개의 역할 이미지로 집약된다. 실제로 인류는 먼 옛날부터 사람 몸을 땅에 묻고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흔적을 남겼다. 지하 광산에서 광물을 캐내 쓰며 바다 밑에선 석유와 가스를 줄창 뽑아낸다. 그런가 하면 재앙을 미리 차단하려 곳곳에 핵폐기물 처리시설을 짓는다. 지하세계는 인간과 그토록 밀접하게 얽혀 있지만 홀대받거나 잊혀진 영역으로 남기 일쑤이다. `언더랜드´는 `세계적인 자연 작가´로 주목받는 영국 왕립문학협회 회원 로버트 맥팔레인이 6년여 지구촌 곳곳의 지하세계를 찾아 맛깔나는 이야기로 버무려낸 역작이다. 우리 발밑에 있어 왔고 여전히 존재하지만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언더랜드를 실감나게 소환한다. 그린란드의 깊고 푸른 빙하와 나무가 소통하는 지하 네트워크, 청동기시대 매장지와 도시 지하묘지 카타콤, 우주 탄생 순간 형성된 암흑물질과 인류세에 닥칠 핵 미래까지 방대한 언더랜드를 펼쳐 보이는 `심원의 시간 여행´인 셈이다.책의 큰 묘미는 지구촌 곳곳에 산재한 고분, 광산, 도시, 빙하, 동굴의 언더랜드에 얽힌 절절한 사연들이다. 파리의 지하 공동묘지와 이탈리아 북동쪽 카르스트 지대의 처형장에서 건져낸 이야기들은 대표적이다. 파리에선 18~19세기 성 이노센트 묘지가 포화상태에 빠지면서 지하 채석장으로 무려 600만구의 유골을 옮겼다고 한다. 이탈리아 북동쪽 카르스트 지형의 땅속 동굴과 숲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민간인과 군인 수천 명이 학살당한 이른바 `포이베 대학살´ 현장으로 여전히 사람 뼈와 총알이 발견되고 있다. 1959년 영국의 피크 동굴 탐사에 나섰다가 사다리를 헛디뎌 땅속 암벽 틈에서 사망한 옥스퍼드대 철학과 학생 닐 모스의 사연도 눈에 띈다. 닐 모스의 아버지는 그곳에서 더이상 다른 사람들이 위험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아들의 시신을 수직굴 속에 영원히 봉안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이후 피크 동굴의 이 구역은 `모스의 방´으로 불리고 있다.저자는 그린란드에서 마주한 빙하의 푸른 빛에 감탄하면서도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리고 파열하는 모습에 눈물을 쏟는다. 핀란드 남서부 올킬 루오토섬의 암반 깊숙한 곳에서 진행 중인 고준위 핵폐기물 봉인 작업을 지켜보면서 인간이 미래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우리는 좋은 조상인가.´ 소아마비 예방 백신을 개발한 미국의 면역학자 조너스 소크가 던진 이 질문대로 “인간은 자신이 빚어낸 것들의 오랜 사후 세계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지적대로 지금 지구촌 곳곳에선 ‘잠자는 거인’의 어두운 힘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과 알프스,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 잠겨 있던 메탄과 고대 생물 사체가 드러나고 있는 형편이다. 1957년 미 육군 공병단이 그린란드 북서쪽에 건설한 비밀 지하 기지 `캠프 센추리´에선 유독성 폐기물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최대 200여명의 병사를 수용할 수 있는 이 지하 마을은 1967년 미군이 떠난 뒤 버려졌는데 기온이 상승하면서 얼음 밑에 그대로 방치된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한 기반 시설에서 오염물질이 부상하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골칫거리 역사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며 이렇게 경고한다. “생성과 파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구 역사의 오랜 이야기가 현재의 성급한 욕심과 분노를 거둘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文대통령 사저 농지 포함 논란

    文대통령 사저 농지 포함 논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경남 양산 사저 부지 일부가 농지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농지법상 농지는 농사 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는데 청와대가 이 농지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6일 미래통합당 안병길 의원이 공개한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등의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가 지난 5월 매입한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63-4번지 935.5㎡ 규모의 토지가 농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공동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서의 취득 목적에는 ‘농업 경영’이라고 돼 있다. 문제는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상 농사를 짓는 용도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땅을 취득해 놓고 농사를 짓지 않거나 휴경을 하는 경우에도 부정 취득으로 간주돼 이를 처분해야 한다. 다만 농지법에는 ‘농지를 취득한 지 2년 이내 원래 목적에 착수하지 않는 경우 처분해야 한다’고 돼 있어 아직 시한이 남아 있고,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 농지를 임대하거나 위탁 경영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있다. 사저 부지 용도에 대한 논란이 일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재 건축에 필요한 형질변경 등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해당 농지는 현재도 경작 중이며 휴경한 적이 없으므로 농지법 위반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이 실제 농사를 짓기 위해 마련한 땅이라는 얘기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농업경영계획서’에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을 ‘11년’이라고 기재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 작성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매곡동 사저(2009년 매입)에 있을 때부터 텃밭을 일궈 온 기간”이라며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적법한 절차로 자료를 제출하고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文대통령 사저 농지법 위반 의혹…‘영농 경력 11년’ 논란도

    文대통령 사저 농지법 위반 의혹…‘영농 경력 11년’ 논란도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경남 양산 사저 부지 일부가 농지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농지법상 농지는 농사 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는데 청와대가 이 농지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적법한 절차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6일 미래통합당 안병길 의원이 공개한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등의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가 지난 5월 매입한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63-4번지 935.5㎡ 규모의 토지가 농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공동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서에도 취득 목적을 ‘농업 경영’이라고 기재했다. 문제는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상 농사를 짓는 용도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땅을 취득해 놓고 농사를 짓지 않거나 휴경을 하는 경우에도 부정 취득으로 간주돼 이를 처분해야 한다. 이에 안 의원은 “농지를 취득한 이후 예외적 사유 없이 휴경 상태라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농지법에는 ‘농지를 취득한지 2년 이내 원래 목적에 착수하지 않는 경우 처분해야 한다’고 돼 있어 아직 시한이 남아 있고,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 농지를 임대하거나 위탁 경영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있다.사저 부지 용도에 대한 논란이 일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재 건축에 필요한 형질변경 등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해당 농지는 현재도 경작 중이며 휴경한 적이 없으므로 농지법 위반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이 실제 농사를 짓기 위해 마련한 땅이라는 얘기다. 농지를 매입하기 위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 받는 과정에서 ‘농업경영계획서’에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을 ‘11년’이라고 기재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 작성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매곡동 사저(2009년 매입)에 계실 때부터 텃밭을 일궈 온 기간”이라며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적법한 절차로 자료를 제출하고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 통합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경자유전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청와대 관계자는 추후 토지 형질변경의 가능성도 언급했는데 헐값으로 농지를 사고 용지 변경으로 가격이 오르면 이것이 부동산 투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공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성배 서울시의원, 싱크홀 발생에 특단의 대책마련 요구

    이성배 서울시의원, 싱크홀 발생에 특단의 대책마련 요구

    6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종합운동장 앞 올림픽대로 입구에서 싱크홀로 인해 버스가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만약 싱크홀의 규모가 조금만 더 컸다면 자칫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싱크홀 관련 사고가 속출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의 경우 서울 강남구에서는 직경 2m, 깊이 1.5m의 싱크홀이, 인천 부평에서는 아파트 놀이터에 직경 2m, 깊이1m의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하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의회 이성배 의원(미래통합당, 비례)은 “싱크홀로 인한 지반침하는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로서, 특히 송파구 잠실의 경우 지속적인 싱크홀 발생으로 그간 수많은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관련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간 서울시가 시민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어떠한 실효적인 대책을 추진해 왔는지 의문시 된다.”며 서울시의 안일한 뒷북행정을 비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 5월에 서울시는 지반침하를 유발하는 땅 속 빈 공간인 공동(空洞)을 기존의 5배 속도로 빠르게 탐색하는 ‘인공지능 분석기술’을 현장에 도입, 지난 5년간(’15~’19년)간 3,993개의 공동을 발견하고 지반침하를 예방했다고 발표했다.”며 “그럼에도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나아진 것이 없다. 서울시는 평소에 이러한 노력으로 사건을 예방했다고 했지만, 정작 이런 집중호우 같은 상황에는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서울시의 미흡한 안전대책을 질타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이번 사고의 경우 버스의 뒷바퀴가 빠지는 정도에 그쳤지만 만약 싱크홀의 규모가 좀 더 컸다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지금과 같은 대책으로는 시민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항상 금번 폭우와 같은 비상상황을 염두에 두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줄 것과 서울시는 싱크홀의 발생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그에 대한 실효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줄 것을 서울시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도, 개발제한구역 불법행위 92건 적발

    경기도, 개발제한구역 불법행위 92건 적발

    개발제한구역에 주거 목적으로 무허가 컨테이너를 설치하거나 목장용지를 골재 야적장으로 운영하는 등 불법 행위를 일삼은 토지소유주와 업자들이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행위 92건을 적발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62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30건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적발된 유형을 보면 허가받지 않은 건물을 신·증축하는 불법 건축 45건, 땅을 깎아내거나 흙을 쌓는 등 토지 형태를 변경하는 형질변경 26건, 기존 건축물을 승인받은 용도와 달리 사용한 용도변경 20건 등이다. 현행법상 개발제한구역 안에서는 관찰 관청의 허가 없이 건물 건축, 용도 변경, 토지형질 변경, 공작물 설치, 물건 적치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고양시 A 씨는 자신이 소유한 임야에 무허가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주거생활을 하면서 주변을 인공 연못 등으로 불법 형질 변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왕시 B 씨도 자신의 땅(임야)에 무허가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생활하면서 주변에 소나무를 심고 정원 등으로 불법 형질 변경해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남양주시 C 씨는 2018년부터 토지소유자 D 씨로부터 목장용 토지를 빌려 골재 야적장으로 무단 형질 변경하고 축사를 사무실로 불법 용도 변경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치권 경기도 특사경 단장은 “상습 불법행위자에 대해서는 시군 등 관련 부서와 협의해 행정대집행 추진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靑 “文 사저 부지 농지법 위반 아냐”… 김정숙 여사가 비료 줬다

    靑 “文 사저 부지 농지법 위반 아냐”… 김정숙 여사가 비료 줬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 사저 부지 가운데 경작을 하지 않는 농지가 있어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다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김정숙 여사가 자주 양산에 내려가 비료를 주며 경작 활동을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靑 “농지 구입도 적법하게 이뤄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서면 브리핑에서 “해당 농지는 현재도 경작 중인 농지로, 휴경한 적이 없다”면서 “현재 건축에 필요한 형질변경 등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농지 구입 또한 농지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면서 “문 대통령의 귀향을 위한 모든 과정은 일반적인 귀농·귀촌 준비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 언론은 이날 안병길 미래통합당 의원이 관계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 등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유실수 등을 재배하겠다며 지난 4월 농지를 포함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사저 부지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경호처는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313번지와 363-2~6번지 및 2층 363-2번지 내 단독주택(1층 87.3㎡, 2층 22.32㎡)을 매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부부가 해당 농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이는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안 의원의 주장을 실었다. 안 의원이 해당 부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등을 확인한 결과 부지 가운데 363-4번지 토지 1871㎡가 농지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분 절반씩 공동명의로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 측은 농지를 취득한 이후 예외적 사유 없이 휴경 상태라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농지법 제6조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靑 “사저 부지 내 유실수 있다” 김정숙 여사 수차례 내려가 경작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강 대변인의 설명대로 사저 부지 내 농지에 유실수가 있는 등 경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숙 여사는 부지 매입 후 수차례 양산에 내려가 비료를 주는 등 경작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시 하북면사무소가 안 의원실에 제출한 농지취득자격증명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는 이 땅을 유실수 등을 재배하는 농업경영 목적으로 매매했다고 신고했다. 농업경영계획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은 11년, 김 여사의 경력은 0년으로 기재했다. 또한 2009년 매입한 양산시 매곡동의 현재 사저 부지 안에 ‘논’(畓)으로 설정된 76㎡에서 유실수 등을 ‘자경’해 왔다고 신고했다. 통합 “600평 농지, 형질변경 전제로 매입?”“일반 국민이라면 가능했겠나…그게 ‘투기’” 이에 대해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농지법상 어떤 조항에 근거해 누가 경작을 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휴경 신청이 안 됐다면 하루 만에 말이 바뀐 경위도 설명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질변경 절차를 밟고 있는지도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600여 평에 달하는 농지를, 결정도 안 된 ‘형질변경’을 전제로 매입하는 것이 일반 국민이라면 가능하겠나”라면서 “싼값에 농지를 매입해서 형질을 변경하는 것은 그토록 이 정부가 문제라던 ‘투기’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지구를 보다] 사라진 창고와 뒤집힌 배…베이루트 대폭발 전과 후

    [지구를 보다] 사라진 창고와 뒤집힌 배…베이루트 대폭발 전과 후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폭발이 있기 전후의 위성 사진이 공개됐다. 5일 미국 우주기술업체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는 사고가 있기 전인 7월 31일과 사고 후인 지난 5일 촬영된 베이루트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폭발 이후 베이루트 항구는 과거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초토화됐다. 폭발 충격으로 잿더미가 된 물류창고는 앙상한 철근구조물만 남았고, 항구에 접안해있던 크루즈선은 아예 옆으로 뒤집혀 버렸다.또한 폭발 지점의 땅이 움푹 패여 바닷물이 밀려들어온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폭발이 휩쓴 항구 주변 역시 원래 무엇이 있던 자리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다. 독일 지질학 연구소 GFZ는 폭발 당시 규모 3.5 수준의 땅 흔들림이 감지됐다고 발표해 폭발 수준을 가늠케 했다. 베이루트에서는 지난 4일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이 폭발해 최소 135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다쳤다. 일간 르몽드는 폭발 지점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약 9000명이 있었다면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심각한 부상자도 많고 실종자도 수십명에 달해 인명피해 규모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 2750t은 지난 6년간 항구 물류창고에 방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원회를 긴급 구성한 레바논 정부는 인화성 물질이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아무렇게 방치돼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마날 압달 사마드 레바논 공보장관은 5일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방치됐던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한편 레바논 방송은 최고국방위원회 참석자 말을 인용해 “항구에서 있었던 용접작업 도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현지언론은 정부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어느 정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이번 참사에 대한 조사 당국의 결과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시간이 멈춘 마을, 이젠 진짜 안녕~

    시간이 멈춘 마을, 이젠 진짜 안녕~

    부산에서 매축지마을을 처음 본 건 몇 해 전이었다. 오래된 마을들이 여전히 많은 부산이지만, 쇠락한 풍경으로는 어느 마을보다 단연 윗길이었다. 당시만 해도 굳이 이 마을을 소개할 생각은 없었다. 감천동 문화마을처럼 이미 낡은 풍경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마을들이 많은데, 밝고 맑고 아름다운 부산 풍경도 많은데, 굳이 시간의 먼지가 켜켜이 쌓인 장소를 들춰낼 까닭이 있겠나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이유가 생겼다. 최근 재개발이 확정됐고, 머지않아 매축지마을은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지는 법. 마을이 지도에서 사라지고 나면 수많은 기억들도 함께 사라질 터다. 그러니 지금 매축지마을을 돌아본다는 건 아마 한 시대의 종언을 목격한다는 것과 의미가 같을 것이다.부산엔 낡은 동네가 유난히 많다. 대한민국 제2의 대도시인데도 그렇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오르면 한국전쟁에 가닿는다. 한반도를 통틀어 거의 유일한 피란처였기에 전국에서 피란민들이 몰렸다. 여태껏 부산에 남아 있는 달동네 대부분은 이들이 모여 살던 곳들이다. 동구 범일5동의 매축지도 그런 마을 중 하나다. 여느 마을과 다른 게 있다면 산복도로가 아닌 부산항 뒤편의 평탄한 지대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높은 곳에서 보면 거대한 부산항과 번다한 도심 사이에 옹색하게 끼어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재개발은 당연하면서도 필연적인 수순이었을 것이다. ‘매축지’(埋築地)는 이름 그대로 ‘바다를 메까 맹근 땅’이다. 일제강점기 때 부산진 해안을 메워 조성했다. 당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각종 군수물자를 쌓아 놓기 위해 이 일대에 막사와 마구간을 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한국전쟁 이후부터 피란민 삶의 터전으로 집끼리 다닥다닥 붙은 현재 모습을 이루게 된 건 한국전쟁 이후부터다. 물밀듯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은 매축지의 마구간을 칸칸이 잘라 생활공간으로 이용했다. 기껏해야 한두 평에 불과한 쪽방은 이렇게 탄생했다. 골목마다 남루한 집들이 빼곡하다. 부엌에 방 하나 딸린 집이 대부분이고 화장실도 없어 골목 가운데 있는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골목의 폭도 좁아서 이 집 문을 열면 저 집 문에 닿을 정도다. 이런 좁디좁은 골목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이 같은 치열한 풍경 덕에 수많은 영화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특히 원빈과 인연이 깊은데, ‘마더’(2009년)와 ‘아저씨’(2010년) 등이 매축지마을 일대에서 촬영됐다.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2004), 곽경택 감독의 공전의 히트작 ‘친구’(2001) 등도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최근엔 한 세대 전의 기억들을 기록해 두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매축지와 이웃한 ‘소(牛)막마을’ 우암동도 비슷한 형성 과정을 겪었다. 소 외양간을 잘라 집으로 쓰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한데 소막마을은 등록문화재(제715호)로 지정돼 명맥을 이어 갈 수 있는 길이 마련됐지만 이도저도 없는 매축지마을은 역사의 뒤안길로 하릴없이 사라지게 됐다. 머지않아 재개발이 이뤄지고 나면 60층 정도의 아파트가 숱한 기억을 딛고 솟아오를 것이다. 매축지마을을 다 돌아보는 데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이미 마을 동쪽 지역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마을 규모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그 탓에 영화 촬영지들은 상당수 사라졌지만, 믿기지 않을 만큼 낡은 풍경을 엿보기엔 무리가 없다.매축지마을의 서쪽 끝은 자성로 지하도다. 1972년 폐선된 옛 문현선 철길에 놓였던 터널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하도를 지나 남문시장을 거쳐 큰길을 건너면 좌천동이다. 부산 사람들이 부산의 도시 이름이 유래한 동네로 여기는 곳이다. 이곳의 증산(甑山)이 가마솥을 엎어 놓은 모양이라 해서 ‘부산’(釜山)이라 불렸다는 게 정설(범일동 자성대가 ‘부산’이란 설도 있다)처럼 전해지고 있다. ●정공단·매견시 기념비 등 볼거리 빼곡히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턱이 땅에 닿을 정도로 된비알인 이곳에도 기억해야 할 공간들이 빼곡하다. 호주 선교사들이 세운 일신여학교는 부산 3·1운동의 깃발이 올랐던 역사적 장소다. 부산에서 30년간 헌신하며 ‘조선 나환자들의 아버지’로 불렸던 호주 선교사 매견시(매킨지) 기념비, 아버지 매견시의 유지를 받들어 딸들이 세운 일신기독병원, 임진왜란 때 부산에서 제일 먼저 순국한 정발 장군과 그의 부산진전투를 기리는 정공단 등이 이 일대에 몰려 있다. 조선 숙종 때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이란 것을 일본 막부가 인정하도록 활약한 안용복기념관도 있다. 기념관에 서면 안용복의 매축지마을 생가터를 조망할 수 있다.안용복기념관에서 증산왜성까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다. 급경사 지대에 사는 주민들의 발이 돼 주는 고마운 엘리베이터다. 이름은 엘리베이터지만 모양새는 유럽의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니쿨라를 빼닮았다. 천천히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재미가 독특하다. 증산왜성까지 가려면 도중에 엘리베이터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증산왜성에 서면 부산항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범일동의 ‘이중섭의 풍경거리’도 돌아볼 만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이중섭(1916∼1956)을 기리는 공간이다. ‘야외 갤러리’, ‘희망길 100계단’, ‘이중섭 전망대’ 등으로 이뤄졌다. 이중섭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부산에서 일본인 아내 마사코(한국명 이남덕), 아들 둘과 함께 피란 생활을 했다. 당시 그가 머물렀던 곳이 범일동 피란민 판자촌이다. 그는 부두에서 잡일을 하며 겨우 밥벌이를 하면서도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야외 갤러리’에는 ‘흰소’ 조각상 등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것은 ‘희망길 100계단’이다. 계단 여기저기에 이중섭이 쓴 편지와 그의 생전 사진 등을 붙여 놓았다. 이른바 ‘계단 갤러리’다. 100계단이 끝나는 언덕엔 ‘이중섭 전망대’를 세웠다. 시원한 음료 한 잔 곁들이며 쉬어 갈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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