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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지개발지에서 불법폐기물 대량 발견 공공개발 차질… ‘처리비는 누가 부담?’

    택지개발지에서 불법폐기물 대량 발견 공공개발 차질… ‘처리비는 누가 부담?’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서 오래 전 불법 매립된 폐기물이 잇따라 나와 사업 차질은 물론 처리비를 누가 부담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고양장항 공공주택사업은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산호수공원 근처 145만㎡에 행복주택 5500가구를 포함해 모두 1만2570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6년 5월 국토교통부·고양시·LH 등 3자가 공동개발하기로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해 10월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정상 추진되던 이 사업은 최근 한 시민단체가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폐쇄된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년간 약 200만톤(덤프트럭 10만대 분)의 산업용 폐기물과 생활쓰레기가 매립된 지역”이라며 부지 조성공사를 중단하고 폐기물 매립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최근 LH가 고양시 등 관련 기관 및 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중장비를 동원해 일부 지역 땅을 파 본 결과 폐기물의 존재를 확인했다. LH는 전문연구기관에 폐기물의 종류를 파악한 후 처리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매립된 폐기물을 모두 합법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공주택사업이 오랫동안 중단될 수 밖에 없고 처리비가 수백억원 이상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리비를 누가 부담해야 할지도 문제다. 지난 3월 고양시 덕양구 삼송지구 내 한 관광호텔 신축공사 터파기 현장에서도 덤프트럭 100여차 분량의 폐기물이 나와 땅을 판 LH와 땅을 산 토지주가 처리비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성남분당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됐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 관광호텔 부지 1만8884㎡에서도 터파기 공사중 폐기물이 대량 발견돼 시가 지난 6월 처리비 58억원을 시의회에 승인 요청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땅은 당초 분당 택지개발이 진행될 때 LH로 소유권이 넘어 갔지만, 2003년 1월 성남시가 다시 소유권을 가져왔다. 지난 해 민간업체에 30년 동안 관광호텔 부지로 임대 했다. 성남시는 LH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LH는 “택지개발이 추진되기 전인 1980년 부터 매립된 폐기물”이라며 거부했다.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은 “20여 년 전 난지도 폐쇄 직후 한동안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시기에 폐기물이 서울 인근에 대량으로 불법매립됐으나 관할 지자체들이 수수방관하다가 이제 된서리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금도 불법폐기물 처리업자가 난립하고 있으나 벌금형이 고작이라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앞으로 행위 장소별 관리카드를 만들어 집중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9세 소녀 강간·살해한 남성, 이웃 500여 명이 직접 응징

    9세 소녀 강간·살해한 남성, 이웃 500여 명이 직접 응징

    아르헨티나의 한 마을 주민들이 9살 소녀를 강간한 남성을 직접 응징했다. 유력일간지 PERFIL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북서부 산미겔데투쿠만에 살던 9살 소녀 아비가일 리쿠엘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집 근처 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녀의 부모는 딸이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자 찾아 헤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숨져있는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소녀의 머리는 흙으로 덮여 있었고, 입고 있던 옷은 벗겨져 땅에 흩어져 있었다. 숨진 피해 소녀의 부모와 마을 주민들은 직접 용의자를 찾아 나섰다. 목격자들은 리쿠엘이 한 남성과 함께 걷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고, 소녀의 부모와 마을 주민들은 25세 남성 호세 과이마스를 강력한 용의자로 꼽았다. 문제의 남성을 찾은 피해 소녀의 부모와 주민들은 그를 경찰에게 바로 인계하지 않는 대신 직접 응징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몽둥이 등을 이용해 이 남성을 마구 구타했고, 감정이 격해진 일부 주민들은 그의 옷을 모두 벗겨 산 채로 불에 태우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녀를 강간·살해한 남성을 직접 응징하는데 손을 보탠 주민은 500여 명에 달했다.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민들 사이에서 문제의 남성을 ‘구출’했고, 이 남성은 옷이 모두 벗겨져 의식을 잃은 채 경찰서로 이송됐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인 과이마스는 피해 소녀를 유인한 뒤 성폭행 했고, 이 과정에서 소녀가 저항하자 목을 조르고 머리를 구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응징에 나섰던 한 주민은 “과이마스가 평생 마약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망한 소녀에 이어서 내 3살 된 딸에게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두려웠다”고 말했다. 체포된 과이마스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남성을 직접 응징한 주민들에 대한 처벌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금요칼럼] 정약용, 세종의 마음을 읽다/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정약용, 세종의 마음을 읽다/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이유는 다르겠으나 누구든지 세종을 호평한다. 다산 정약용 같은 석학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지 궁금하다. 그의 글 ‘요동론’이 내 시선을 잡아당긴다(‘다산시문집’, 제12권). 정약용은 이 글에서 세종이 북쪽에 천리나 되는 고구려의 옛 땅을 수복한 사실에 감탄하였다. 그런데 세종도 고구려의 영토를 모두 되찾은 것은 아니었다. 그가 요동을 회복하지 못한 사실을 놓고 예전부터 식자들은 설왕설래하였다. 정약용은 그 점을 언급하며, 요동을 되찾지 못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그곳은 한족과 북방 유목민족이 모두 중시하는 땅이라 도리어 화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정약용은 강조했다. 상무 정신이 부족한 조선 사람인지라, 요동을 오래 점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 말에 나는 비위가 좀 상했다. 도대체 정약용은 왜, 그렇게 생각한 것일까.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먼저 세종이 요동을 차지했더라면 여러 나라와 복잡한 외교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사신 접대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했다. 또 국토방어에 많은 인력이 요구되어 국력도 고갈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게다가 주변 국가와 사이가 조금만 틀어져도 외적이 사방에서 쳐들어올 테니, 여간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듣고 보면 냉철한 분석이요,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 보면 세종 때 명나라는 이미 북경에 도읍한 다음이었다. 요동은 그들의 앞마당이었던 셈이다. 굳이 명나라와 힘겨운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요동을 차지할 마음이 세종에게 있었을 리 없다. 그때 유목민족이 요동을 차지하였더라면 사정은 어땠을까. 정약용이 차분하게 분석하듯, 요동은 척박한 지역이라 경제적 이득이 별로 없는 땅이었다. 현명한 세종이 불모지에 가까운 요동을 얻으려고 국제적인 분란을 일으킬 리가 있었을까. 훗날 우리가 중국을 제압할 만큼 강성해지면 요동부터 찾으라는 정약용의 당부가 가슴에 와닿는다. 세종이 세상을 뜨자 조선의 국력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왕이 힘써 경영한 사군, 즉 무창, 여연, 우예, 자성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폐지되었다. 후세는 이를 둘러싸고 찬반으로 엇갈렸다. 그 사정을 잘 아는 정약용은 ‘폐사군론’을 지어 세종의 본뜻을 되새겼다(‘다산시문집’, 제12권). 병법에 밝았던 학자라서 그랬을 터인데 정약용은 비유를 꺼냈다. 몸통을 공격당한 뱀은 머리와 꼬리 힘으로 반격하는 법이라 했다. 갑산은 뱀의 머리, 위원은 꼬리에 해당하고 사군은 몸통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미 사군을 폐지했으므로 몸통이 사라진 뱀 꼴이었다. 이로써 조선의 국방에 큰 결함이 생겼다면서, 정약용은 한탄하였다. 외적이 사군 옛땅을 점령하고는 남쪽으로 쳐들어오면 어찌 될 것인가. 대동강 이북을 한꺼번에 잃을 염려가 있다고 정약용은 걱정했다. 그는 세종의 눈으로 국가방어체제를 재점검하였고, 그래서 사군의 복구가 절실하다고 보았다. 18세기 후반에는 옛 사군을 만주족이 점령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금과 은, 구리와 쇠를 캐어 이익을 얻었고, 산삼과 초피 가죽까지 독점해 부를 쌓았다. 그들은 화포를 비롯한 병기도 확보해 철통같은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우리나라 관리들은 그 사실을 빤히 알면서도 조정에 보고하지 않았다. 나라의 기강이 이렇게까지 무너졌으니 어찌 미래를 기약할 수 있었을까. 과거에 세종이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방 영토의 개척을 고집한 이유가 무엇이었겠는가? 압록강과 두만강을 국토방어의 보루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정약용은 그러한 세종의 전략을 높이 평가하고 사군을 회복하자고 말하였으나 아무도 듣지 않았다. 매사에 우리는 뚜렷한 이유 없이 누군가를 칭송하거나 비판할 때가 너무 많은 것 같다.
  • 고성엔 활력, 서울엔 일자리… 공유숙박, ‘잠자는 도시’를 깨우다

    고성엔 활력, 서울엔 일자리… 공유숙박, ‘잠자는 도시’를 깨우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세계가 멈춰 섰다. 공유숙박의 경우 다른 관광산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최근 도시 이외의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는 전통 관광지 대신 숨어 있는 특별한 장소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장점이 커서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유숙박이 노후한 도시 재생 과정에서 갖는 의미는 여전히 크다고 말한다. 정부가 올해 도시민박 관련 제도 개편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도시민박 제도 개편을 앞두고 공유숙박을 통한 도시재생의 가능성과 제도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짚어 봤다.●에어비앤비, 천진해변을 ‘핫플’로 만들다 “공유숙박은 강원도 고성의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윤산(29)씨는 3년 전 고향인 고성으로 돌아가 에어비앤비를 플랫폼 삼아 공유숙박업을 하고 있다. 1992년 4만 1500여명이던 고성군의 인구는 해마다 쪼그라들면서 현재는 2만 7000명으로 줄었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갔고, 도시에는 점점 빈집이 늘어났다. 고향이 점점 쇠퇴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고성으로 돌아가 숙박업을 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윤씨는 “고성에 아주 편하고 고급스럽진 않지만, 또래 젊은이들이 비슷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숙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7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시공모전’에 도전했다”면서 “여기서 우승하면서 에어비앤비와 인연을 맺었다. 상금으로 3년간 숙소를 운영하면서 패션과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 윤씨는 3년간 사귄 친구들과 함께 고성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사람들이 머물게 할 것인가’였다. 문화와 숙박 인프라가 부족한 고성은 젊은 관광객에 ‘거쳐 가는 곳’일 뿐 ‘머무는 곳’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그는 고성 천진해변 입구에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을 만들었다. 윤씨는 “천진해변 주변은 가게와 식당 대부분이 오후 8시면 문을 닫아 동네가 적막해진다”면서 “그래서 오후 8시에 문은 여는 ‘바’를 생각했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뮤지션과 DJ를 초청해 공연을 열었다”고 말했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에서 파티가 있는 날이면 쥐 죽은 듯했던 천진해변의 밤이 젊은이들로 뜨거워진다. 윤씨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을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하는 사람에게 참여 우선권을 주는 음악파티뿐 아니라 패션쇼, 커피·와인 강좌, 요가 클럽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숙박 고객과 고성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것이다. 윤씨는 “어렵게 마련한 땅에 내년 3월부터 여름 완공을 목표로 새로운 숙소를 짓는다”면서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말했다. 강원 양양의 한 에어비앤비 호스트인 김모(48)씨도 “‘공유’의 개념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에어비앤비를 찾기 때문에 고객 대부분이 사람을 존중할 줄 안다”면서 “양양의 서핑 문화와 접목되면서 새로운 수요와 문화 창출에 에어비앤비가 분명히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강원도창조혁신센터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강원 남부의 폐광 도시를 대상으로 한 관광 활성화도 진행하고 있다.●서울 숙박시설 부족 문제, 공유숙박이 해결 지방에서 공유숙박이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면 도시에서는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마포구와 용산구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732곳이었던 서울의 도시민박 등록 업체는 지난해 1309곳으로 1.78배 급증했다. 특히 경의선 철길 공원화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연트럴파크와 홍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한 마포구는 2015년 228곳이었던 공유숙박 업체가 지난해에는 498곳으로 2.18배 늘었다. 이태원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용산구도 2015년 66곳이던 공유숙박 업체가 지난해는 210곳으로 3.18배 늘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마포와 용산은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하게 늘고 있지만, 강남이나 도심과 달리 숙박시설이 부족했던 곳”이라면서 “늘어나는 관광 수요로 인해 발생하는 숙박 관련 인프라 부족 문제를 공유숙박이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로 인해 지난해 한국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5만 4800개로 분석됐다. 이는 2015년 7700개에 비해 7.1배 수준이다. 또 에어비앤비로 인한 경제효과도 19억 1000만 달러로 2015년 2억 6000만 달러보다 7.3배나 늘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부 교수는 “지방의 경우 노후한 도시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관광을 주요 산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빈집 등을 활용한 공유숙박은 적은 투자로 숙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도시에서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숙박시설을 공유숙박을 통해 해결하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영업일 180일 제한, 육성 아닌 규제 될 것” 정부도 공유숙박이 갖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정부는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허용했던 ‘도시민박업’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유숙박 업계와 모텔 등 기존 숙박업이 갈등을 빚자 정부는 상생 조정 기구인 ‘한걸음 모델’을 마련하고 갈등 조정에 나섰다. 정부는 오는 28일 열리는 5차 회의 때 잠정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영업일을 180일로 제한하고, 민박업자가 상시 거주하는 등의 조건을 붙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개편 방안이 공유숙박을 육성하기보다 규제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고 비판한다. 22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협회가 개최한 ‘도시민박업 제도 개편 관련 전문가 좌담회’에서 이병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시카고는 6개 이하의 침실 공간을 가지고 있는 주택은 신고나 등록 없이 운영할 수 있다”면서 규제의 최소화를 강조했다. 구철모 경희대 관광학부 교수도 “정부가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을 수 있는 현행 도시민박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오히려 또 다른 규제를 만들어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검토 중인) 영업일수 제한은 (공유숙박 업체들의) 적자 가능성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북중 혈맹’ 상징 열사능원 찾은 김정은

    ‘북중 혈맹’ 상징 열사능원 찾은 김정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장남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해 ‘북중 혈맹’의 상징이 된 마오안잉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6·25 전쟁 중공군 참전 70주년을 계기로 북중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중국 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0돌에 즈음해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어 열사능원에 안치된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귀한 청춘과 생명을 바쳐 영용하게 싸운 중국인민지원군 장병들의 붉은 피는 우리 조국 땅 곳곳에 스며 있다”며 “곤란한 형편에서도 항미원조 보가위국(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와 가정과 나라를 지킨다)의 기치 밑에 우리를 지지성원한 중국 인민군의 불멸 공적과 영웅적 위훈은 우리 인민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했다.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은 6·25 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중공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묻혀 있다. 마오안잉은 중공군 총사령관 펑더화이의 통역으로 참전했다가 1950년 11월 미군의 폭격에 28세 나이로 사망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의 참전을 기념해 10월에 중공군 열사능원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과 2018년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과 65주년에 맞춰 7월에 참배했다. 북한이 대북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경제적 지원을 얻을 수 있는 중국과의 친선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창군 열사능엔 마오쩌둥 주석의 아들인 마오안잉의 묘가 있어 북중 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참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중관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소원하나 항미원조에 있어선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굳건한 연대가 있음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윤석열 형’이라고 불렀던 박범계 “똑바로 앉으라” 호통

    ‘윤석열 형’이라고 불렀던 박범계 “똑바로 앉으라” 호통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을 ‘형’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등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2일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에게 호통을 치는 등 강하게 몰아세워 눈길을 끌었다. 박범계 의원은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박 의원은 1963년생, 윤 총장은 1960년생으로 윤 총장이 3살 많다. 이에 박 의원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한 이후인 11월 페이스북에 “‘윤석열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슬프다”는 글을 쓴 바 있다. 그는 “정의로운 검사들이 이 땅에는 여전하고 그들은 조용하지만 이 사태를 비분강개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사표를 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그날 (서초동 어디에선가) 우연히 스쳐 지났던 ‘범계 아우’가 드리는 호소”라고도 했다.그러나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박 의원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사과해야 하지만, 검찰이 수사하다가 사람을 패 죽인 것과는 경우가 좀 다르지 않나 싶다”는 윤 총장 발언에 “패 죽이는 게 뭐냐”고 큰 소리로 항의했다. 또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시종일관 윤 총장을 몰아세웠다. 윤 총장이 자신의 질의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자 “자세를 똑바로 앉으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자신에게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달라’는 글을 쓴 것에 대한 질의를 받고 “허참…”이라며 잠시 난감해했다. 이어 “어려웠던 시절 박범계 의원님하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며 “정치와 사법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바뀌는 것이 없구나”라고 했다.김종민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1년여 전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를 거론하며 “그때 이 자리에서 저는 총장을 믿고 개혁적인 수장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죄송한 말이지만 청문회 때 윤석열의 모습이 너무나 달라졌다”며 “발언하는 내용을 보면 여기 싸우러 나오신 것 같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8일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이 제기하는 윤 총장의 의혹을 ‘정치 공세’라 주장하며 앞장서 엄호한 바 있다. 그는 청문회 도중 윤 총장의 과거 발언을 모아 영상으로 상영한 뒤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정치 행위를 할 거면 옷을 벗고 정당에 들어와 논쟁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로나보다 무섭다…동아프리카 집어삼키는 공포의 메뚜기떼

    코로나보다 무섭다…동아프리카 집어삼키는 공포의 메뚜기떼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확산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와중에 여전히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메뚜기떼 창궐로 극심한 이중고를 겪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언론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에티오피아의 주민들은 메뚜기떼로 최악의 고통을 겪고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부터 여러차례 보도된 아프리카의 메뚜기떼는 그 위세가 수그러들기는 커녕 소중한 농작물을 닥치는대로 삼키며 큰 피해를 주고있다. 에티오피아 암하라 지역의 한 주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주일 동안 메뚜기떼가 지역을 떠나지 않으며 유일한 수입원인 농작물을 닥치는대로 먹어버렸다"면서 "수확할 것이 아예 없을 지경"이라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일 "에티오피아의 메뚜기 침공이 25년 만에 최악"이라면서 "지난 1월부터 메뚜기떼가 20만 헥타르의 땅을 손상시키며 수백만 명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치 거대한 구름처럼 보인다고 묘사될 정도로 공포를 안기는 메뚜기떼는 하루에 150㎞를 이동하면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1㎢ 정도의 메뚜기떼가 하루 3만5000명 분의 식량을 먹어치울 정도로 식성도 무시무시하다.문제는 메뚜기떼 퇴치가 쉽지않다는 점이다. 동아프리카의 사막 메뚜기떼를 관리하는 DLCO-EA 측은 "현재 에티오피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있는 지역으로 FAO와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들어 에티오피아에 비정상적인 폭우가 내렸던 것이 메뚜기떼 확산에 한 몫 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행기에서 살충제를 뿌리는게 주요한 해결책인데 메뚜기떼가 자주 발원하는 예멘과의 갈등으로 이 또한 쉽지않다"면서 "내년에도 메뚜기떼 침공은 올해와 비슷하게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들어 아프리카에서의 메뚜기떼 창궐은 동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3~4월 경 메뚜기떼는 우간다, 소말리아, 케냐 등의 지역을 휩쓸며 농민들이 소중히 가꾸어놓은 농경지를 초토화시켰다. 이에 현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메뚜기떼가 더 무섭다고 평가했을 정도. 특히 이들 메뚜기떼는 아프리카를 넘어 중동을 거쳐 파키스탄과 인도에까지 다달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정은 “中장병, 숭고한 희생 잊지 않을 것”…중공군 열사능 참배(종합)

    김정은 “中장병, 숭고한 희생 잊지 않을 것”…중공군 열사능 참배(종합)

    전사한 마오안잉 묘 찾아 꽃바구니 진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의미하는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을 정의와 평화의 승리라고 강조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 최룡해·리병철 등 北고위직 총출동 조선중앙방송은 22일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 인민지원군 조선전선 참전 70돌에 즈음해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찾고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이자 6·25 전쟁에서 전사한 마오안잉의 묘를 찾아 자신 명의의 꽃바구니를 진정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인민지원군 장병들의 붉은 피는 우리 조국 땅 곳곳에 스며있다”며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은 그들의 숭고한 넋과 고결한 희생정신을 영원토록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중(북중)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이 운명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피로써 쟁취한 위대한 승리는 세월이 흐르고 세기가 바뀐 오늘에 와서도 변함없이 실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며 북중 친선의 역사성을 언급했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를 비롯해 리선권 외무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리영철 회창군당위원장, 김인철 회창군인민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평양에서 동쪽으로 90㎞ 떨어져 있는 인민지원군 열사묘는 6·25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 등의 유해가 묻혀 있다. 앞서 지난 20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의 인민혁명군사박물관의 ‘위대한 승리 기억, 평화 정의 수호-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전시’를 참관하면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당위성을 주장했다.시진핑 “북 인민 함께 싸워 항미원조 전쟁서 위대한 승리 거둬” 시 “한국전쟁 참전 中인민군 혁명정신 모두 배우라” 시 주석은 이날 전시회 참관에서 “70년 전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해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항미원조와 국가 보위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지원군이 정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북한 인민 및 군인들과 함께 싸워 항미원조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를 통해 세계 평화와 인류의 진보에 큰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 평화의 승리, 인민의 승리”라면서 “항미원조 정신은 소중한 정신적 자산으로 모든 시련과 모든 강력한 적을 이겨내도록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을 고무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의 혁명 정신을 모두 배우라면서 공산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초심과 투쟁 정신으로 자신의 정책 목표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실련 “文정부 3년 땅값 2669조 올라… 불로소득 주도 성장”

    경실련 “文정부 3년 땅값 2669조 올라… 불로소득 주도 성장”

    정부의 땅값 통계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민간 소유 땅값 총액이 1경 104조원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은행 발표는 6590조원, 국토부 공시지가는 4345조원으로 각각 경실련 추정치의 65%, 43%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매년 발표한 부동산 공시지가와 실거래가를 토대로 공시지가 평균 시세반영률을 산출하고 땅값 시세를 추정했다. 조사 시점은 매년 말 기준이며 정부 소유 땅값을 제외한 민간소유 땅값을 비교했다. 한국은행 토지가격은 경제통계시스템 공개자료를 활용했다. 국토부는 올해 1월 공시지가 총액을 발표하지 않아 2019년 개별공시지가 총액(5519조원)에 올해 표준지공시지가 상승률 6.33%를 고려해 산출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땅값 통계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처끼리도 제각각 발표돼 부동산 시장 진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봤다. 또 경실련이 공시지가 제도가 도입된 1990년 이후 정권별 땅값 변화를 자체 분석한 결과 민간 소유 땅값은 1990년 기준 1484조원에서 지난해 기준 1경 104조원으로 29년간 8620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전국 땅값이 2669조원 올랐으며, 이는 연평균 890조원이 상승한 수준이다. 경실련은 “역대 정부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총액 상승 폭이 가장 컸으며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됐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연평균 상승액의 9배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승액 2669조원을 2019년 가구 수(2034만 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1억 3000만원으로, 이는 같은 기간 가구 소득 증가액(552만원)의 23배, 최저임금 증가액(532만원)의 25배”라며 “불로소득 주도 성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붉게 물든 신들의 정원… 타오르는 천 개의 불상

    붉게 물든 신들의 정원… 타오르는 천 개의 불상

    설악산 천불동(千佛洞) 계곡. 단풍 명산 설악에서도 고갱이와 같은 곳. 속세의 기준으로는 강원 속초에 속한 땅이다. 여러 차례 이 계곡을 다녀왔다는 이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도, 천불동을 돌아보고 가장 먼저 입에 올린 단어는 “역시”였다. 명불허전이라는 뜻일 터다. 하긴 눈에 보이는 것이 죄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같은 풍경이니 그럴 법도 하다. 불가에선 보이는 것조차 공허한 것이라 말할는지 모르겠으나, 이 가을에 천불동 계곡을 보지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범부가 있다면 필경 속에서 열불, 천불이 날 게 틀림없다. 설악산 단풍 앞에서 무슨 긴말이 필요하랴.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코로나19를 경계하는 이들을 위해, 또 여러 사정으로 산행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설악산 천불동의 가을을 지면으로 대신 전한다. ●하늘 향한 천 개의 암릉마다 단풍 천불동 계곡은 험하다. 골짜기 여기저기에 돌계단과 데크, 구름다리가 놓인 덕에 얼마나 험한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이런 시설물이 놓이기 전에는 전문산악인들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곳이다. 육당 최남선이 설악산의 험한 지형을 답사가 가능한 금강산에 견줘 “골짜기 속에 있는 절세미인”(‘조선의 산수’, 1947)이라고 표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산 이은상 역시 “금강산은 직접 오를 수 있지만 설악산은 오를 수 없는 신들의 정원”이라 했다. 그가 설악산을 돌아보고 쓴 ‘설악행각’(1933)에 천불동 계곡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다. 천불동은 설악산을 내외로 가르는 마등령의 뒷골짜기다. 옛 이름은 ‘설악골’이었던 듯하다. 노산이 “승려 사이에서는 소위 천불동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마는, 실상 주민들은 ‘설악골’이라 부르는 것으로 보아, ‘설악산 중 진설악’이라 할 곳이 여긴 줄을 알겠습니다”라고 쓴 대목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천불동은 하늘을 향해 뻗은 바위가 천 개의 불상을 닮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그만큼 암릉미가 빼어나다. 가을이면 암릉 사이사이에 단풍이 든다. 영락없는 진경산수화다. 이 기기묘묘한 암봉의 자태를 온전히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의 언어는 없을 듯하다. ●이십리 계곡길 현란한 풍경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노산의 표현을 빌리자. “조금 과장으로 말하면 거의 수직이라고 할 만큼 경사진 이십리 긴 계곡이 기암촉석의 천 명의 병사와 만 마리의 말이 뿔뿔이, 그대로 빽빽이, 또 그대로 번뜻이, 다시 그대로 환하게, 제각기 한 자리 한 모퉁이씩을 차지하고서, ‘혼자의 자랑’을 여지없이 발휘한 그대로 또한 모여 ‘모두의 자랑’을 조화롭게 성취하였습니다.” 뾰족하거나, 뭉툭하거나, 우뚝하거나 혹은 둥근 바위들이 제각기, 때로는 함께 현란한 풍경을 이뤄내고 있다는 찬사다. 천불동 계곡의 들머리는 신흥사다. 여기서 산책로 같은 숲길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와선대, 비선대와 만난다. 비선대는 행락의 목적으로 설악산을 찾은 이들이 주로 가는 곳이다. 이름처럼 신선이 앉아 쉴 만한 공간들이 많다. 다소 번다한 비선대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깔딱고개 끝에서 만나는 귀면암은 천불동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옛 이름은 입구를 지킨다는 뜻의 ‘겉문다지’ 또는 ‘겉문당’이다. 오련폭포는 천불동 계곡에서도 고갱이라 부를 만큼 단풍이 빼어난 곳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다섯 개 폭포가 연이어 있다. 단풍만큼 고운 것이 계곡수의 물빛이다. 물속 모래알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맑고 푸르다. 천불동 코스는 설악동~비선대~귀면암~병풍교~오련폭포~양폭대피소~천당폭포를 오간다. 거리는 7㎞ 정도. 왕복 6시간 이상 소요된다. 단풍 감상이 목적이라면 오련폭포까지만 다녀와도 된다. 바꿔 말해 최소한 오련폭포까지는 다녀와야 한다는 뜻이다. 글 사진 속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단풍철엔 설악동 일대가 거대한 주차장이 된다. 멀리 차를 대고 신흥사까지 걸어와야 할 수도 있다. 새벽부터 서둘러야 이 같은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울산바위 코스는 흔들바위 앞, 토왕성폭포 코스는 비룡폭포 앞까지만 갈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조치다. →‘돈우마을’은 돼지갈비가 맛있는 집이다. 곁들인 반찬들도 정갈하다. 속초 시내에 있다.
  • 사람살린 마스크, 해양생물 죽인다…PPE 폐기물에 바다 몸살

    사람살린 마스크, 해양생물 죽인다…PPE 폐기물에 바다 몸살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이 마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현지 환경단체 ‘클린마이애미비치’ 측은 개인보호장비(PPE)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수거한 다량의 마스크 폐기물을 공개한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 폐기물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달 1940억 개의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이 쓰레기로 나온다. 모두 재활용 및 생분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올바른 폐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미국화학학회 학술지 ‘환경과학과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달 전 세계에서 나오는 개인보호장비 폐기물은 마스크 1290억 개, 일회용 장갑 650억 개에 달한다. 모두 플라스틱 용기와 같은 폴리프로필렌(PP) 소재지만, 플라스틱 용기와 달리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사용한 마스크의 75%가 폐기물로 매립됐거나 바다를 떠도는 것으로 추정한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개인보호장비는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이다. 벌써 장갑을 해파리로 착각하고 삼켰다가 죽은 바다거북 등 해양생물이 속출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몸에 쌓인 수산물을 먹는 사람 건강도 우려된다.벌써 홍콩과 프랑스, 터키 등 각국 환경단체가 개인보호장비로 인한 바다 오염을 호소했다. 터키 유명 다이버 샤히카 에르쿠멘(35)도 “팬데믹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쓰레기가 급증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쓰레기 수거 작업을 펼친 에르쿠멘은 상당량의 마스크와 장갑, 소독용기 등을 수거했다. 그녀는 “우리 눈에 보이는 바다 쓰레기는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저 깊은 바다에 있다. 쉽게 수거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땅에 묻힌 마스크도 썩는 데 500년이 걸린다. 제대로 매립됐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는 동물에겐 족쇄나 다름없다. 지난 7월 영국에서는 마스크 끈에 다리가 묶여 제대로 날지 못하는 갈매기와 마스크를 먹이로 착각하고 낚아챈 송골매가 일주일 간격으로 포착돼 우려를 샀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폐기 시 끈을 잘라 버리라고 강조했다.마이애미 해변 정화 활동을 벌인 클린마이애미비치는 “개인보호장비를 올바르게 폐기하고, 가능하면 일회용 대신 재사용 가능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마크 마이도닉 교수도 재사용 가능 마스크를 사용하면 기후변화에 미칠 악영향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광장] 추미애·윤석열 승부의 끝은/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추미애·윤석열 승부의 끝은/이종락 논설위원

    주역(周易)의 64괘 중 첫 번째 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乾卦)다. 건은 ‘굳셈, 강건함’을 뜻한다. 두 번째는 땅을 의미하는 곤괘(坤卦)다. 결국 건곤(乾坤)이 합쳐지면 천하 천지를 뜻한다. 이 말에서 나온 고사성어 건곤일척(乾坤一擲)은 곧 천하를 걸고 한 번 던져 승패를 겨룬다는 말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격돌을 바라보면 바로 이 건곤일척이라는 말이 연상된다. 법무부는 18일 사모펀드 ‘라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정치인과 검사의)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윤 총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자 대검은 “법무부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윤 총장이 ‘중상모략’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추 장관의 공세는 이튿날인 19일에도 이어졌다. 윤 총장에게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총장의 가족 의혹 사건의 수사 지휘를 중단하라고 지시하며 지난 7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이어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윤 총장은 전날과 달리 수사지휘권 발표 뒤 30분 만에 수용 입장을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잇단 강공에 한 발 물러선 듯이 보이지만 일단 검찰청법 8조에 명시된 장관의 검찰총장 지휘 근거에 반박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대검찰청에 대한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사실상 자신을 향한 전면수사에 강도 높은 작심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검찰이 재수사에서 윤 총장이 검사 비위와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알고도 수사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다면 바로 반격카드를 꺼내 들 공산도 크다. 물론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거나 가족이 법적 처리 대상이 된다면 윤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노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격돌을 천하를 건 싸움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법무부와 검찰 수장의 갈등에 그치는 게 아니라 바로 문재인 정부의 명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의 역대 정부는 대통령의 임기 말로 갈수록 각종 게이트가 터져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빠졌다. 노태우 정권 때는 노 전 대통령의 처조카이자 ‘6공 황태자’라고 불린 박철언 전 정무장관이 각종 의혹에 휩싸이더니 김영삼 정권 초기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말기인 1997년에는 ‘한보 게이트’와 ‘김현철 게이트´가 터졌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고급 옷 로비 의혹을 비롯해 ‘진승현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 ‘최규선 게이트’ 등이 끊이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여당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건넨 ‘박연차 게이트’,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비리에 연루된 ‘영포(영일·포항) 게이트’가 정권의 발목을 잡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은 물론 영어(囹圄)의 처지가 됐다. 1년 7개월 남은 이 정권에서도 ‘라임·옵티머스 사건’에서 청와대와 민주당 등 정·관계 인사 20여명의 실명이 등장하자 국민의힘은 두 사건을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며 대대적인 공세를 벌였다.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권력형 게이트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았다. 그러던 중 김 전 회장의 폭로로 이번 사건이 권력형 비리 의혹에서 여·야·검을 상대로 한 전방위적 로비사건이나 금융사건으로 탈바꿈하는 국면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여권은 문 대통령 임기 말까지 권력 누수를 차단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추 장관으로선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게이트로 번지는 것을 막고, 윤 총장의 직무유기와 검사들의 수사비리를 밝혀낸다면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폭발적인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나란히 대권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반면 윤 총장은 이번 추 장관의 공세를 막아내 내년 7월 24일까지 임기를 채운다면 이렇다 할 대선주자가 없는 야권에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유력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정권보호와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내건 싸움이지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싸움의 승패는 차기 대선 정국의 주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의 진검승부의 끝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jrlee@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테스형! 한국 아파트가 왜 이래?

    [최만진의 도시탐구] 테스형! 한국 아파트가 왜 이래?

    아파트값을 잡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정부는 혼신의 힘을 쏟는 듯하다. 한데 최근 몇 년간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가격이 더 요동치면서 연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총리까지 최근에 발표한 ‘부동산 임대차 3법’의 희생양이 되면서 우습고도 슬픈 현실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파트먼트’라는 영어 단어를 ‘아파트’라고 줄여서 부르는 공동주택은 우리나라에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전형적인 도시 주거 형태다. 서양에서는 이미 로마 시대에 ‘인슐라’라고 부르는 주거와 상가의 복합 형태로 된 약 5층 높이의 공동주택이 유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국이 쇠퇴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러한 형태의 집합주택이 다시 등장한 것은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되던 19세기다. 당시에는 농촌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수없이 몰려갔다. 도시는 짧은 시간 안에 인구가 급속도로 늘게 됐고 과밀화되는 현상을 겪게 됐다. 이렇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드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난 해결이 가장 긴급한 도시 과제로 떠올랐다. 아파트가 문제의 해결사로 등장한 것은 여러 가지 장점 때문이다. 우선 단독주택에 비해 좁은 땅에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다. 특히 승강기의 발명은 거의 무한정 높이의 건축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또한 상하수도, 전기, 가스 공급 등의 설비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많은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살다 보니 집이 닭장 같아 보이고 사생활 보호가 잘 되지 않는다. 익명의 불특정 다수가 살다 보니 이웃과의 소통이 단절돼 공동체 형성이 되지도 않는다. 심지어 바로 아래, 윗집과 옆집 사람과의 교제도 거의 없어 이웃 간의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약 10년 전 덴마크 코펜하겐에는 ‘8하우스’라는 아파트가 하나 들어섰다. 특이한 것은 이름 그대로 ‘8’자 형태를 가진 것이다. 이러한 배치로 얻은 두 개의 중정은 주민이 소통하는 핵심 공간 역할을 한다. 채광과 바람에 대응해 건물이 높낮이를 달리하면서 생긴 녹화 언덕도 있어 흥미롭고도 긴장감 넘치는 경관을 보여 주기도 한다. 더 기발한 것은 맨 아래층에서 제일 높은 10층까지 골목길과 자전거길이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전체가 마치 작은 동네 같은 느낌을 주어 이웃과 친근하게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거기에다 각 가구 앞의 골목길에 각자의 작은 화단이 설치돼 있어 도시 속의 전원도 즐길 수 있다. 사실 정말로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의 공동주택이다. 양질의 아파트를 고안해 즐거운 삶을 영위할 생각은 뒷전이고 연일 아파트 가격 논쟁에만 매달려 있는 듯하다. 모두가 공동주택을 돈으로만 보면서 주택 공급 문제를 한탄하고 정부만 나무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제는 정말 주택을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는 소박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요즘 내가 소크라테스에게 묻고 싶은 말. “테스형! 우리 아파트가 왜 이래?”
  • NASA 에펠탑보다 조금 큰 소행성 ‘베누’에 공 들이는 이유

    NASA 에펠탑보다 조금 큰 소행성 ‘베누’에 공 들이는 이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소행성 ‘베누(Bnnnu)’ 표면에서 ‘하이 파이브’ 작동을 시도한다. 자갈, 운 좋으면 먼지티끌을 모으게 된다. 샘플이 제대로 채취되면 미국이 50년 전 달에 착륙해 암석들을 가져온 뒤 실로 오랜만에 우주에서 뭔가를 가져오는 일이 된다. 베누는 직경 492m, 높이가 510m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행성이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가 443m,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324m이니 둘보다 조금 클 뿐이다. 탄소질 소행성으로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된 뒤 1000만년이 안 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영하 200도의 우주공간에서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거의 변형되지 않은 채로 간직된 ‘타임캡슐’로 여겨진다. 따라서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 연구할 자료가 샘플에 간직돼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탐사선의 작명 과정도 흥미롭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땅의 신 ‘게브’는 하늘의 신 ‘누트’와 혼인해 다섯 남매를 뒀는데 첫째 아들이 오시리스였다. 인간에게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 오시리스였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부활해 내세를 관장해 이집트인들에게 영생 불사, 이집트를 영원히 지켜주는 신이 됐다. 렉스는 라틴어로 ‘국왕’을 뜻한다.지구에서 3억 3230만㎞ 떨어진 곳에 있는 베누는 6년마다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데, 2175년과 2195년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700분의 1로 추정돼 잠재적으로 위험한 천체로 분류돼 있다. 밴 승합차 크기만한 오시리스-렉스는 베누 표면에 착륙하지 않고 3.4m 길이의 로봇팔을 뻗어 베누 표면에 10초 동안 닿은 상태로 샘플을 채취한 뒤 곧바로 고도를 높이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접지이륙’(TAG·Touch and Go)이라고 한다. 적어도 60g 이상 샘플을 채취하는데 첫 시도에 만족할 만한 샘플을 채취하지 못하면 두 차례 더 시도하게 된다.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2018년 12월 3일 베누 상공에 도착해 베누 궤도를 돌며 정밀 지도를 제작하고 착륙지를 선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해왔다. 당초 차량 100대를 세울 수 있는 공간에 접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근접 관찰해보니 표면이 푸석푸석해 차량 5대를 2열로 세울 수 있는 공간, 직경 8m의 테니스 코트만한 크기로 바뀌었다. 탐사선은 이날 오전 3시 직전 반동추진엔진을 가동해 베누 0.75㎞ 상공의 궤도를 떠나 샘플 채취 목표지로 선정된 ‘나이팅게일’을 향해 서서히 하강한다. 4시간여에 걸친 하강이 순조로우면 오전 7시 12분쯤 접지해 로봇팔 끝에 장착된 샘플 채취기(TAGSAM)를 가동하게 된다. 접지가 확인되자마자 3개의 질소가스탄 중 하나를 발사해 표면 물질을 날려 올리고 샘플 채취기가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샘플 채취기는 약 2㎝ 크기 물질도 흡입할 수 있다.오시리스-렉스는 이 과정을 단 10초 만에 끝나고 곧바로 이륙한 뒤 샘플 채취 영상 분석과 샘플 채취기 무게 측정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이 확보됐는지 분석하며, 샘플 최저 목표치인 60g을 확보하지 못하면 나머지 두 개의 질소가스탄을 활용해 샘플 확보에 다시 나선다. 샘플 채취기는 150g 이상의 샘플을 채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최대 1.8㎏까지도 가능해 최저 목표치를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샘플이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판단되면 용기에 담아 밀봉하고, 오시리스-렉스호는 내년 초 지구로 귀환 비행을 시작해 2023년 9월 24일 유타주 사막에 샘플 용기를 떨어뜨리게 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난해 4월 지구에서 약 3억 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금속탄환으로 인공 웅덩이를 만든 뒤 샘플을 채취해 귀환 중이다. 하야부사2는 오는 12월 6일 샘플이 담긴 용기를 호주 오지에 떨어뜨리고 그 뒤 새로운 소행성 ‘1998 KY26’ 탐사 임무에 나설 예정이다. NASA와 JAXA는 샘플 정보를 공유할 예정인데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과학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 2003년 발사한 하야부사1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했다가 통신이 두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으나 2010년 미립자 1500개가 담긴 샘플을 지구에 가져온 바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낙찰받은 로또 택지 웃돈 없이 호반에 넘겨… ‘위장 입찰’ 꼼수

    낙찰받은 로또 택지 웃돈 없이 호반에 넘겨… ‘위장 입찰’ 꼼수

    수백대 1 경쟁률 뚫고 당첨된 시행사들낙찰 하루~한달 뒤 분양가 그대로 전매 호반, 4년간 택지11곳 5877억어치 취득“김상열 회장과 친분… 전매 요청 있었다”국감서 확인… 김현미 “입찰제 손볼 것”중견건설 D사는 2015년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시한 김포 한강신도시 공공택지 매각 입찰에서 3개 필지를 패키지로 낙찰받았다. 추첨으로 낙찰 업체를 가린 당시 입찰은 경쟁률이 134대1에 달해 ‘로또’에 가까웠다. 하지만 D사는 LH와 계약을 체결한 지 1주일 만에 2개 필지를 호반그룹 계열사에 넘겼다. 웃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분양가 그대로인 420억원과 411억원에 각각 전매했다. D사 대표 L씨는 호반건설 엔지니어 출신으로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낼 때 임원으로 활동했다. D사 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표와 김 회장이 오랜 기간 알던 사이였고, 호반으로부터 (낙찰 시 넘겨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행사 J사는 2015년 4월 화성 동탄2신도시 택지공급 추첨에서 209대1의 경쟁률을 뚫고 1개 필지를 459억원에 낙찰받았다. J사도 LH와 계약한 바로 다음날 호반그룹 계열사에 분양가대로 넘겼다. J사는 과거 충남 아산과 천안에서 호반건설의 아파트 건설 시행사를 맡은 적이 있다. J사 측은 “당시 사업 담당자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한 뒤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급성장한 호반그룹이 공공택지 추첨에 당첨된 다른 건설사나 시행사로부터 분양가 그대로 택지를 넘겨받은 사실이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여러 건 확인됐다. 이들 건설사나 시행사는 대표가 김 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깊거나 과거 호반그룹과 함께 아파트 건설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 곳이다. 호반그룹이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들에게 ‘위장 입찰’을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표면적으로 관련이 없는 건설사나 시행사로부터 공공택지 11개 필지를 전매로 취득했다. 이 중 9개 필지는 분양가 그대로 넘겨받았고 나머지 2개는 1174만원과 522만원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필지당 분양가가 수백억원인 걸 감안하면 웃돈 없이 건네받은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호반이 취득한 택지는 총 5877억원어치에 달한다. 문 의원실이 파악한 결과 이들 건설사와 시행사는 김 회장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어 보이는 인물이 대표나 임원을 맡고 있거나 과거 협력관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한 달 뒤 호반에 땅을 넘겨 애초부터 분양받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문 의원실은 밝혔다. 앞서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동원해 ‘벌떼’ 입찰을 하는 관행은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입찰에 참여시킨 정황은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LH가 공공택지를 추첨 방식으로 공급하는 건 중소 건설사에도 일감을 주기 위한 것인데, ‘꼼수’를 쓰며 공정해야 할 입찰 질서를 해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뿐 아니라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전했다. 문 의원은 “추첨 방식에 상당 부분 의존해 온 기존 공공택지 분양 방식을 개선하고 택지입찰 담합과 전매를 근절해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동원하는 경우가 있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경쟁입찰이나 개발이익 사회환원 평가 등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택지 공급에서 나타난 ‘벌떼입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지를 공급받은 건설사는 잔금약정일이 지난 경우에만 전매할 수 있도록 2015년 8월 제도 개선을 완료했고, 지난 7월에는 원천적으로 다른 법인에 전매할 수 없도록 제한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반그룹은 입장을 요청한 서울신문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116년 만에 돌아온 용산공원… 역사 바로 세우기 새 1번지로

    116년 만에 돌아온 용산공원… 역사 바로 세우기 새 1번지로

    정부 수립 후 처음 지자체 행사 열려미군 부지 반환 받아 공원 조성해 개방“호텔 등 잔류시설 이전할 방법 찾을 것”구민대상 효행상·협동상 등 수상자 시상“116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온 용산공원 개방부지에서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지자체 행사를 열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용산공원을 만들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용산공원의 하늘은 한없이 높아 보였다. 이날 용산구는 서빙고동의 용산공원 개방부지에서 ‘27회 용산구민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곳은 1986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미군 장교숙소를 지은 곳이다. 지난 8월부터 민간에 개방됐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출입이 제한돼 있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70명 정도가 참석했다. 성장현 구청장과 시·구 의원, 구민대상 시상자, 청년정책자문단, 외국인 명예통장만 자리했다. 행사는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성 구청장은 기념사에서 용산공원 조성과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에 대해 강조했다. 성 구청장은 “용산의 안방인 이곳은 1904년 러일전쟁 이후 한 세기 넘는 기간 높은 담장에 가려진 채 허락되지 않았던 금단의 땅이었다”면서 “공원 조성을 위해 달려온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벅찬 감동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용산구는 미군이 활용하던 아리랑택시 부지를 지자체 최초로 반환받아 그 자리에 종합행정타운을 건립했다. 또 용산공원 북측의 미 대사관 직원 숙소를 아세아아파트 개발지역으로 옮기도록 계획을 조정했다. 성 구청장은 “드래곤힐 호텔 등 잔류시설도 이전하거나 재배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며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용산구가 나서서 방안을 찾고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발표한 용산 구민대상의 효행상에는 전형자씨, 협동상에는 이양일씨 등이 선정됐다. 전씨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와 뇌병변 장애를 가진 형부와 함께 살면서 지역 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모범을 보였다. 이씨는 ‘후암동민의 날´ 제정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구민의 날 행사가 끝난 뒤 개방부지에 조성된 전시공간과 자료실 등도 함께 둘러봤다. 구 관계자는 “용산공원이 완성되면 인근의 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백범기념관, 전쟁기념관 등과 함께 역사문화도시 용산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 준 주민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치매안심마을, 돌봄SOS센터 서비스, 청년창업지원센터 등 주요 정책도 빈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유용 서울시의원, 120주년 ‘독도의 날’ 기념 공동행사

    유용 서울시의원, 120주년 ‘독도의 날’ 기념 공동행사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한 섬 독도에서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로 독도를 울릉군에 관할토록 한 120주년을 기념해 ‘독도사랑 메아리, 우정과 열정의 대합창’ 공연이 개최됐다. 서울시의회 유용(더불어민주당, 동작4)의원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소속 서울여성 CEO합창단과 지난 18일 경상북도 울릉군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3층 광장에서 독도의 날(10월 25일) 앞두고 김병수 울릉군수, 서울경제인협회 백순복 수석부회장 등 내빈들과 울릉군 주민, 주말을 맞아 울릉군을 찾은 많은 시민들 앞에서 ‘독도의 날 선포 기념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독도사랑 공연을 펼쳤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의회 유 의원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서울여성 CEO합창단이 주최가 되어 독도 수호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역점을 두고 개최되었다. 유 의원은 축사를 통해 “독도는 대한민국 독립의 상징으로서, 1900년 대한제국 관보에 실린 ‘독도칙령’은 독도의 주권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역사적 사실이다”라고 언급하며, “독도는 일본의 침략과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통의 상징을 역사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영토로 이러한 모든 의미를 통틀어 어느 누가 물어도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일 수밖에 없으며. ‘독도칙령 제정’ 120주년을 기념하는 오늘 행사로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서울여성 CEO합창단이 준비한 아리랑, 아름다운 강산, 상록수 등 합창곡이 울려 퍼졌으며, 아리랑에 맞춰 한국무용과 북 연주로 전통성을 강조하며, 독도는 대한민국 땅 플래시몹 공연이 연출되어 뜨거운 독도사랑의 마음을 전달했다. 한편 공연 시작 전에는 유 의원을 비롯한 공연 관계자들이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 으로 항구와 방파제 파손, 도로 유실 등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울릉군이 피해를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김병수 울릉군수에게 금일봉을 전달하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독도의 날 기념행사가 끝난 후 유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독도가 아직도 일본 영토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라가 많다는 현실이 비통할 뿐이다”라면서,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라는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명확해지는 그날까지 독도 사랑 활동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비스런 7선녀 가무… 3000년전 천제단서 선사유적 고유제천제 “눈길”

    신비스런 7선녀 가무… 3000년전 천제단서 선사유적 고유제천제 “눈길”

    “지금부터 고리울 선사유적고유제천례 봉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천재가무단 7선녀의 가무가 시작됐다. 가무가 끝나자 7선녀는 천화대 주위에 반원으로 선 채 대표 한 사람이 쑥 점화봉을 인수하고 발화대에서 점화한 뒤 점화봉을 천화대로 옮겨 놓았다. 이어 풍물놀이 수장이 낮고 잦은 북소리에 이어 큰북소리를 4차례 쳤다. 경기 부천의 선사유적 고유제천의례가 지난 17일 고강동 봉배산(장기말산)의 청동기 시대 천제단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일대는 청동기시대 유적지로 21채 집터가 발굴된 선사인의 취락지다. 19일 부천문화원에 따르면 총 7차례 발굴조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999년 4차조사 때 BC 10세기 전후 청동기시대 제사유적인 적석환구유구가 발굴된 것이다. 봉배산 능선 정상부에서 3000여년전 유적이 발굴됐는데 제단(祭壇)으로 판명됐다. 적석유구 규모는 남북 6m, 동서 6m의 평면 형태 방형이고, 환구유구는 적석유구 중심으로부터 환구유구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거리는 10m 가량으로 정형이다. 소형의 이중 구를 제외한 환구유구의 총연장 길이는 63m에 이른다.이 유적은 대단히 귀중한 국가사적급 제단터다. 전국에서 청동기시대 유물과 유적이 많이 발굴됐지만 청동기시대 제단터는 경남 합천과 경기 안성 등 3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고강동 선사유적 고유제는 천태사상의 자연신에게 마을 수호와 주민의 영세평안을 기원하는 홍익인간 이념 제례로 도교식 의례로 치러졌다. 복식은 백의민족을 상징해 흰 도포와 두루마기·검은 띠를 두른 유건을 입는다. 고강동의 마을축제 명칭은 본래 ‘고리울한마당축제’였다. 그러다가 1995년 고강동에서 청동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이후 2007년 제9회부터 명칭을 ‘고리울한마당축제’에서 ‘고리울선사문화제’로 바꿔 진행되고 있다. 김혜옥 부천시 고강본 선사유적보존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고리울 선사유적지에서 진행하는 고유제천의례는 21회째 내려오고 있다. 예전엔 이 의식을 마치고 나면 바로 마을축제로 이어졌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번엔 마을주민과 부천시민들이 참여하지 않고 간소하게 치렀다”고 말했다.또 김 위원장은 “여기 지명이 고리울인데 ‘오래된 마을’이라는 뜻이다. 왜 오래된 마을이라고 하는지 몰랐으나 경인고속도로 공사중 이 산에 폭우가 내려 유적지의 유물들이 흘러내리며 귀한 유적과 유물들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천시관청 주도가 아닌 고리울주민들이 중심이 돼 천제단을 중심으로 매년 고유제천의례를 진행하고 있어 매우 뜻깊은 행사”라고 강조했다. 봉배산 유적은 한반도 초유의 마을중심부 환구유구제단으로 한양대학교 고고학 발굴단에 의해 밝혀져 고대사회의 풍습을 이해하는 데 지극히 중요한 국보급 유적자료로 알려졌다. 이 중 천신제의 상징인 적석환구유구가 있어 소도의 원형으로 이해되고 있다. 봉배산 일대 움집에서 살던 선사시대 주민들이 하늘을 향해 올렸을 것으로 여겨지는 천신제를 오늘날 의미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 지역 지명유래는 고음달리-고리울 강장골-고강동으로 명명돼 왔다. 장기말산의 유래는 떠오르는 태양을 제사지내는 깨끗한 곳터 마을산을 뜻한다. 비에 새겨져 있는 글이다. 고리울 청동기시대 마제석기 유물은 1995년 여름 홍수로 인해 마을 뒷산을 걷던 시민이 발견해 부천시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에 반월형석도·석창 등 대단히 정교하게 가공된 석기들이 대거 출토됐다. 주민이 신고한 유물은 반월형돌칼·돌창·돌끌·돌도끼·숫돌·돌창조각으로 모두 마제석기류였다. 반월형돌칼은 벼나락을 훑는 농기구이고, 돌끌은 땅을 파는 농기구다. 이러한 유물들은 이때까지 부천에서 발견된 예가 없었던 선사시대 유물들이었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탈옥 33일째, 숨진 채 발견” 두 번 탈출한 中사형수의 최후

    “탈옥 33일째, 숨진 채 발견” 두 번 탈출한 中사형수의 최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땅굴을 파고 하수구를 통해 탈옥한 중국인 사형수가 3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군의 한 숲에서 탈옥수 차이 창판(53)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차이 창판이 발견된 곳은 교도소에서 80여㎞ 떨어진 곳으로, 9월14일 새벽 반튼주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탈옥한 지 33일 만이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숲에 인접한 공장 경비원으로부터 탈옥수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아침에 급습한 결과 시신을 발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공장 경비원은 “매일은 아니지만, 탈옥수가 종종 숲에서 밤을 보내는 것을 봤다. 그가 신고하면 해치겠다고 협박해 망설였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교정 당국은 숨진 탈옥수의 정확한 도주 경로와 은신 조력자 유무, 사망 시점을 조사 중이다.감방 바닥 땅굴 파고 하수구로 달아난 사형수 중국인 사형수 차이는 2016년 110㎏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인도네시아로 밀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차이는 2017년 1월 24일 자카르타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쇠막대기를 이용해 화장실 벽을 뚫고 탈출했다가 사흘 만에 붙잡힌 뒤 같은 해 사형선고를 받고 2018년부터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차이는 지난달 14일 오전 2시30분쯤 교도소 외곽 하수구에서 나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CCTV에 찍혀 탈옥 사실이 드러났다. 교도소 측은 차이가 교도소 주방 공사장에서 스크루드라이버와 금속 막대 등을 구해 하수관까지 땅을 팠다고 발표했다. 같은 방 수감자는 “차이가 반년 넘게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고, 같이 탈옥하자고 권유했다”고 털어놨다. 차이는 8개월 동안 밤마다 침대를 밀어내고 구멍을 판 뒤 다시 침대로 가려놓는 작업을 반복한 끝에 직경 1m, 깊이 3m, 길이 30m의 땅굴을 하수관에 연결,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종종 사형을 선고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으나, 법무인권부 반튼청장은 “탈옥수를 붙잡는 즉시 사형을 집행하라”고 지시해 차이를 압박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땅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가속화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땅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가속화시킨다

    비가 많이 온 다음날은 지렁이들이 땅 위로 올라와서 기어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징그럽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렁이는 낙엽 같은 식물의 잔해를 먹어 분해시키고 흙의 거친 입자를 부드럽고 작게 만들어 주면서 흙 속 영양분과 미생물을 늘어나게 해주는 이로운 동물이다. 그런데 최근 플라스틱 배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지렁이의 식습관이 미세플라스틱의 토양오염을 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연구팀은 토양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경우 지렁이의 섭취활동 때문에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실렸다. 5㎜ 미만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보다 크기가 더 작은 100㎚(나노미터) 크기의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연구팀은 토양 샘플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킨 다음 지렁이들을 3주 동안 배양시킨 뒤 지렁이의 분변토에서 얻은 입자성 물질들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X선 분광분석을 실시했다.그 결과 지렁이의 분변토에는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입자성 물질이 존재하고 이것들은 흙 입자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나노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토양섭취 활동에 의해 지렁이 장 내에서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으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또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지렁이는 정상적 정자형성이 저해돼 번식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윤주 건국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토양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생물종인 지렁이를 이용해 토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까지 작아져 분변토를 통해 재배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미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질 수 있는 만큼 나노플라스틱의 토양 분포와 토양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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