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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 이대로 못 막으면 숲이 ‘CO₂ 배출원’으로 변할 것”

    “기후변화 이대로 못 막으면 숲이 ‘CO₂ 배출원’으로 변할 것”

    인간의 활동으로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의 30%를 흡수하고 있는 숲과 같은 땅 위 생태계가 급격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CO₂를 흡수하던 곳에서 배출하는 곳으로 변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노던애리조나대(NAU) 캐서린 더피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열대 우림과 북방림 등 CO₂를 가장 많이 축적하고 있는 생태계의 CO₂ 흡수 능력이 오는 2050년까지 45% 이상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또 “기온이 임계점에 이르는 시기는 앞으로 20~30년 이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더피 박사는 “우리는 인간의 최적 온도가 37℃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구 생물권의 최적 온도가 몇 도인지는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더피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최근 ‘거대분자 비율 이론’(MacroMolecular Rate Theory)이라는 새로운 접근 법을 개발했다. 열역학 원리에 기반을 둔 이 이론은 연구진이 모든 주요 생물체와 지상에 관한 기온 곡선을 생성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은 생태계와 대기 사이의 CO₂ 흐름을 추적하는 국제 감시 네트워크 ‘플럭스넷’이 1991년부터 2015년까지 기록한 자료을 분석하고 땅 위 생태계의 CO₂ 흡수량이 떨어지는 임계점이 존재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식물은 지역과 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광합성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호흡량은 상한 없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호흡량에 있다. 왜냐하면 식물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잎에서 흡수한 CO₂와 토양에서 빨아들인 수분으로 광합성을 해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생성하는 데 이때 생성한 산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지만, 에너지를 세포에 공급할 때는 호흡을 통해 CO₂를 내뿜기 때문이다. 이는 기온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식물이 CO₂를 흡수하는 양보다 배출하는 양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앞으로도 변화 없이 이어지면 빠르면 2040년까지 땅 위 생태계의 CO₂ 흡수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2010년 안에는 지구상 식물의 절반 이상이 대기 중에 CO₂를 배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 최신호(1월 13일자)에 실렸다. 사진=NAU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민주당 “국민의힘 비리종합세트”…정의당 “‘강기윤 의원직 사퇴해야”

    민주당 “국민의힘 비리종합세트”…정의당 “‘강기윤 의원직 사퇴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의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특권의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비리종합세트 정당”이라고 말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세월이 흘렀지만 권력형 비리 행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과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논평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1% 특권층만을 위한 의정활동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들은 이번에도 꼬리자르기 탈당으로 사건 무마를 시도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강기윤 의원은 최근 공익사업을 위한 땅은 양도세를 전액 면제해야 한다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그런데 알고보니 강 의원은 공원 예정 부지에 땅 약 2100평을 소유 중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향후 이 땅을 처분할 때 본인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올 수 있는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 언론은 강 의원이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회사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강 의원 일가가 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직접적인 수혜자라며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아들 회사의 빚을 갚는데 주주인 아버지가 돈을 대줬다면 현행법상 명백한 증여이기에 증여세를 내야 한다”며 “그런데 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선 이 내용을 삭제했다. 강 의원과 가족 회사가 직접적 수혜 대상이 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또 “강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기에 이해충돌과 무관하다고 말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라며 “소속 상임위와 전혀 무관하게 강 의원이 이익을 볼 수 있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는 그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파면 팔수록 계속해 문제가 나온다”며 “그 끝이 무엇일지 더 이상 예측도 안 된다. 국민의힘의 지난 전적들을 미뤄볼 때, ‘탈당으로 꼬리자르기’가 예정된 수순으로 보여 깊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사퇴가 답”이라며 “강기윤 의원은 책임을 통감하고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완벽한 상태로 발굴된 500년전 멕시코 여성 석상

    완벽한 상태로 발굴된 500년전 멕시코 여성 석상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500년 전 여자 조각상이 멕시코에서 발견됐다.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INAH)는 최근 베라크루스주(州)의 라임 농장에서 발굴된 여자 돌조각상에 대해 "우아스테카 문명 때인 1425~1521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농부들이 과수원 지하에서 처음으로 발견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여자 돌조각상은 석회석을 깎아 만든 것으로 높이는 2m에 이른다. 돌조각상은 한 군데도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돼 형체와 표정까지 그대로 살아 있다. 관계자는 "큰 눈에 벌리고 있는 입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섬세한 표정 작업이 당시의 조각 기술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돌조각상의 정체를 두고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당시 지역사회의 여자지도자를 기린 석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지금까지 알려진 여신상과는 다른 점이 엿보인다는 게 학자들의 의견"이라며 땅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여신을 형상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석상으로 추정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의 고고학자 마리아 에우헤니아 비테 연구원은 "석상이 그려낸 의상, 여자의 포즈 등을 보면 신을 형상화했다기보다는 당시의 최고위층 여인의 석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런 추정이 맞는다면 우아스테카 문명에서 여성들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학계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이다. 디에고 프리에토 에르난데스 역사인류학연구소장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석상으로 본다면 조각상의 주인공은 당시 최고위급 인사였을 것"이라며 "여자들이 지도급 위치에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아스테카 문명 주민들은 풍년이 깃들게 해준다는 여신 틀라솔테오티를 섬겼다고 한다. 그간 베라크루스주 우아스테카 유적지에서 발견된 여자 돌조각상은 대부분 틀라솔테오티를 형상화한 석상이었다. 비테 연구원은 "기존의 다른 여신상과 비교할 때 (석상의 외형에) 외부세력, 즉 다른 문명의 영향력이 반영된 흔적도 보인다"며 "이런 특징을 가진 돌조각성은 이번에 발견된 사실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사진=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3경기 연속 득점이다… 아! 골대

    3경기 연속 득점이다… 아! 골대

    골대와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손흥민(29·토트넘)의 3경기 연속골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선두 등극을 저지했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정규리그 풀럼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25분 해리 케인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중반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승점 30점을 기록하며 6위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지난 2일 EPL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트넘 통산 100호, 6일 리그컵 브렌트퍼드전에서 유럽 무대 150호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이날 아쉽게도 골 사냥에 실패해 득점 1위(13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했다. 11일 마린FC와의 FA컵 64강전을 쉬고 8일 만에 경기에 나선 손흥민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전반 19분 세르주 오리에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골키퍼의 발끝에 막혔다. 5분 뒤에는 탕귀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지만 또다시 슈퍼 세이브에 땅을 쳤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은돔벨레가 전방으로 투입한 침투 패스를 받아 최종 수비진을 따돌린 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반대쪽 골대를 향해 대각선으로 왼발 슛을 했다. 그러나 공은 풀럼의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손흥민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풀럼의 반격에 휩쓸린 토트넘은 결국 후반 29분 이반 카발레이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44분 토트넘은 손흥민의 크로스를 세르히오 레길론이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으나 앞서 손흥민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박종철 열사 34주기… 마지막 대공분실서 추모식

    박종철 열사 34주기… 마지막 대공분실서 추모식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 사망 34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진행됐다. 추모식을 주최한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유튜브 생중계로 공개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남영동 대공분실이 올해 상반기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는 공사에 들어가면서 남영동 대공분실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마지막 추모제이다. 박 열사가 1987년 1월 14일 물고문을 받다가 숨진 치안본부 대공분실 509호에는 영정과 추모를 위한 국화꽃이 놓였고 참석자들은 열사가 물고문을 받았던 세면대 위에 헌화했다.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장 박동호 신부는 추모사에서 “34년 전이나 오늘이나 이 땅의 권력집단들은 정의 사회와 공안, 민주화와 선진화 같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교언과 전횡으로 힘없는 사람들을 고통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추모식이 진행된 대공분실은 1976년 치안본부(현 경찰청) 산하로 설치돼 대공 혐의자 조사를 명분으로 민주화 운동가들을 고문하는 장소로 사용됐다. 한편 이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조성된 ‘박종철거리’에서는 박 열사의 34주기를 기념한 ‘민주가게 협약식’도 진행됐다. 35주기인 내년에는 박종철 센터도 개관될 예정이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지역 균형발전이냐 갈등 조장이냐… 안양시청 이전 ‘뭣이 중헌디’

    지역 균형발전이냐 갈등 조장이냐… 안양시청 이전 ‘뭣이 중헌디’

    “안양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구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에 시청사를 이전해 만안은 행정 중심, 동안은 경제 중심 지역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지난해 동안에 있는 시청사를 만안으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한 대규모 개발 구상안을 밝히며 시청사 개발에 대한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최 시장은 6만여㎡ 규모의 안양시청사 부지를 개발, 대기업과 스타트업 기업 등을 유치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사 이전으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현 청사 6만㎡, 용적률 높여 경제 중심으로” 14일 안양시에 따르면 2010년에도 당시 이필운 안양시장이 2조 2300여억원이 들어가는 대대적인 시청사 개발 계획안을 내놨다가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이 전 시장은 시청 부지 용적률을 1000%로 상향, 100층짜리 초고층 친환경 복합건물 ‘안양 스카이타워’를 세워 랜드마크로 삼으려 했다. 비즈니스센터, 시민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침체한 지역경제의 활로를 찾겠다는 이 전 시장의 야심에 찬 계획이었다.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호화 청사 논란에 휩싸여 결국 무산됐다. 최 시장은 10년이 지나 당시 이 전 시장의 안보다 한발 더 나아가는 구상안을 밝힌 것이다. 안양시청사 개발 논의가 이같이 자주 수면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안양시가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재정 악화 심화 등으로 도시 자족 기능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안양시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지방자치 경쟁력이 전국 2위였지만 대기업과 공공기업이 잇따라 떠나면서 활력을 잃었다. 도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절실해졌다. 그러나 안양시는 기업을 유치하고 침체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절대 부족하다. 최 시장은 용적률이 50%로 낮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청사 부지를 활용, 이를 보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장의 구상이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안·동안 두 지역 간 갈등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를 1년 6개월 정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재선을 노리며 최 시장이 승부수를 던지려고 하지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시장은 “만안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구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를 지역 발전 불균형을 해소하는 유의미한 가치가 있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검역본부 부지 공간을 비워 두고 시청사 이전을 큰 틀에서 시간을 갖고 고민해 볼 것”이라고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최 시장은 “만안·동안의 조화로운 균형 발전을 위해 검역본부 부지에 대한 합리적 활용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청사 이전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곳에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행정청사를 비롯해 복지·체육·문화시설과 기업업무단지를 갖춘 4차 산업혁명 융복합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5만 6000여㎡에 달하는 검역본부 부지는 시가 1300억여원에 매입했다. 시청사 이전은 지난해 말 만안구(안양 6·7·8동)가 지역구인 정완기 시의원이 본회의에서 안양시청 부지 활용 방안 연구용역을 시에 공식 제안하면서 공론화됐다. 정 의원은 평촌신도시 중앙에 있는 안양시청 부지가 지하철 4호선 범계·평촌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정차가 유력한 인덕원과 가까워 교통환경이 매우 뛰어난 점을 시청사 개발 근거의 하나로 들었다. 또 정 의원은 “시청사가 평촌스마트타운, 과천지식정보타운, 판교 등 4차 산업혁명 첨단산업 단지와도 인접해 기업 유치에 굉장히 유리한 지역”이라며 시의 계획 추진에 힘을 보탰다. 당시 이 전 시장도 재선을 노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전시성 사업을 벌이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성남·용인시 호화 청사 논란과 맞물려 결국 계획은 좌절됐고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해 이 전 시장은 재선에도 실패했다. 결국 그의 오랜 정치적 맞수인 최 시장이 안양시장에 당선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만안은 행정 중심? “상징적 의미뿐 효과 미미” 이런 논의가 불편하고 의도를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왜 멀쩡한 시청사를 헐어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키려 하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일각에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최 시장이 정치인과 결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마저 보내고 있다. 최 시장의 구상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의 선거 공약과 일치한다. 동안구(평촌·평안·귀인·범계·갈산동)가 지역구인 음경택 시의원도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 활로를 찾는다’는 뜻에는 동의하지만, 청사 이전은 오히려 지역 간 갈등과 논란만 부추길 것이라며 반대했다. 음 의원은 “구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시청사 이전은 상징적 의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만안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세제 혜택 등 유인책으로 기업을 유치하는 게 만안에 큰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시청사 개발 사업은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내가 시장일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미래 세대가 결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음 의원은 “시청사 개발과 활용은 안양시 백년대계를 위한 큰 사업”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일부 정치인의 이해관계에 의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악용을 경계했다. 만안구(안양 1·3·4·5·9동)가 지역구인 이호건 안양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시청 만안 이전과 개발에 동의하면서도 이분법적인 접근에는 반대했다. 이 대표는 “‘만안은 행정, 동안은 경제 중심’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은 두 지역이 편을 나눠 싸우게 할 것”이라며 “미래 안양 전체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시청사 이전과 개발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만안 원도심 개발과 평촌신도시 재건축, 박달테크노밸리 조성 사업 등 안양권 개발은 세 지역이 서로 연계돼 30년 주기로 진행될 것”이라며 “시청 이전과 기업 유치에만 국한해 개발 계획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 지역에 시청이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동안구민에게 시청사를 빼앗겼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해선 안 된다”며 이로 인한 지역 간 갈등을 우려했다. 다만 이 대표는 시청사 이전 여론이 긍정적으로 형성되고 이전 당위성과 경제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 의회에서 ‘안양시청 이전 촉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市 “긍정 여론 형성 땐 시민공론화위 구성” 시청사 이전은 이처럼 민감하고 파급력이 큰 사안이라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안양시는 선뜻 사업 추진을 확정하지 못하고 시민과 의회 등의 분위기만 살피고 있다. 김진수 도시주택국 스마트시티과장은 “안양시청사 개발 필요성을 인식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다만 공론화가 진행돼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된다면 각계각층 시민들로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적도 나온다. 시청사 만안 이전과 개발 사업 추진에 앞서 시가 모든 시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당한 명분과 당위성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옮기면 이득이라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시청사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면 시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안양 시민 모두가 골고루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객관적이고 분명한 근거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안철수 “합당 No”… 김종인 “조기 단일화 No”

    안철수 “합당 No”… 김종인 “조기 단일화 No”

    국민의힘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자들을 이롭게 할 것이냐”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압박했다.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콩가루 집안’ 발언 이후 국민의힘이 자신과의 단일화를 사실상 배제한 채 선거 준비를 본격화하자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한 여론전에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당 거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에서 서로 간의 시기와 질투, 반목과 분열로 또다시 패배한다면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입당·합당을 재차 거부하면서 중립지대에서 ‘시민 후보’를 뽑는 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 대표의 단일화 논의 요구에 명확히 선을 긋는 것으로 방침을 굳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후보가 선출된 다음 단일화를 얘기해도 늦지 않다”면서 “단일화는 3월 초에나 얘기할 것이고 아니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방법”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국민의힘 자체 분석 결과 ‘3자 구도’로 간다 해도 승리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도 최근 안 대표를 비판할 때 쓰이는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안 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실망해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안철수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거듭된 안 대표 관련 질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안 대표 말씀인데, 그만하시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단일화를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꼬집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선의로 포장됐다, 너희나 실컷 살아”…임대주택의 명암[이슈픽]

    “선의로 포장됐다, 너희나 실컷 살아”…임대주택의 명암[이슈픽]

    기안84 웹툰 또 부동산 정책 풍자 웹툰 작가 ‘기안84’(36·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또다시 최근 부동산 상황을 풍자했다. 앞서 그는 청약 광풍, 로또 청약, 집값 급등 등 상황을 풍자 한 바 있다. 17일 화제된 네이버 웹툰만화 ‘복학왕’ 326화인 ‘청약 대회 마무리’편을 보면 주인공 등 등장인물들이 아파트 청약을 하기 위해 체력장을 펼치고 아파트 벽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사다리를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집을 얻기 위한 청약 경쟁이 엄청난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입주 물량이 1084가구로 제한된 아파트의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아파트 벽면에 매달린 사다리를 타고 1층부터 옥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기안84는 입지 좋은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을 두고 ‘귀족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라고 표현했다. 한 인물은 사다리를 오르며 “좋은 집 살고 싶은 게 죽을죄냐”고 물었고, 이에 다른 인물이 “정신 차려. 착하다고 해서 누가 집을 주지 않는다. 세상은 원래 전쟁이다.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답한다. 또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을 산속에 지어진 허름한 주택으로 그리며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아마 모든 국민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은 커녕 전·월세 집에서 사는 것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같은 지역, 같은 조건의 주택 임대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주고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한 주택이 ‘임대주택’이다. 웹툰에서는 이 밖에 “죽으라고 일 만하고 그렇게 평생 일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이런 집(아파트)을 살 수 있겠냐”, “평생 월세나 살다 죽을 셈이냐”, “집 없는 노예로 사느니 죽더라도 귀족으로 살아보자” 등 최근 급등한 집값을 지적하는 표현도 나왔다. 또 아파트 정상에 오른 통과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타고 올라오는 사다리를 치워 버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기안84는 지난해 10월에도 등장인물이 “한강이 보이는 마당 있는 주택은 몇 년 만에 몇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가진 놈들은 점점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웹툰으로 그려 부동산 문제를 꼬집었다. 또 등장인물이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길은 보이지가 않는 게.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이라고 말하며 ‘달’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달님’을 의미한다며 기안84가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웹툰에 등장하는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은 무엇일까? 임대주택, 일정 소득 이하 ‘무주택가구’ 대상으로 임대하는 주택 ‘임대주택’이란 주거 안정화를 목적으로 국가, 민간 건설업체가 건축해 일정 소득 이하의 무주택가구를 대상으로 임대하는 주택이다. 크게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설하는 공공건설임대와 민간업체가 짓는 민간건설임대로 나뉜다. 공공건설임대는 다시 영구임대, 국민임대, 공공임대 3가지로 분류된다. 다시 말하면 집이 없는 서민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더 나은 집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내 집 마련의 발판이 될 수도 있고, 기초생활수급자,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어르신 등 사회보호계층에겐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지낼 수 있는 집이 생기는 것이다. 의무임대기간 동안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았으면 분양으로 전환하여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공공임대, 분양으로 전환할 수는 없지만 최대 30년의 임대기간 동안 시세의 60~80% 수준의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주고 살 수 있는 국민임대주택(무주택자·저소득층 대상), 기초생활수급자·국가유공자·한부모가족 등에게 시세의 30% 수준의 보증금과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영구임대주택이 있다. 대학생·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우선 공급하는 행복주택 최근 부동산시장에 ‘행복주택’이란 말이 많이 등장한다. 행복주택이란 대학생,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물량의 80%를 젊은 세대에게, 나머지 20%를 취약, 노인계층에 공급하는 제도로, 최대 6년의 임대기간 동안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단, 분양전환은 되지 않는다. 임대료는 최대 60% 정도 저렴한 수준이며, 소득 기준 및 자산 보유 기준에 충족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또 주택청약저축에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한다.“임대주택은 전세와 달리 이사 걱정이 없어요” 먼저 임대주택의 장점은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 임대 거주기간 동안 취득세부터 등록세·재산세를 납부하지 않고, 분양전환주택의 경우 의무거주기간이 지난 뒤 주변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은 집주인 터치가 없고, 전세와 달리 이사 걱정이 없다. 따라서 재계약에 대한 걱정도 없어진다. 또 최대 보증금 전환으로 보증금을 최대로 넣으면 월세도 그만큼 줄어드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임대주택의 가장 큰 단점은 주위의 시선이라고 말한다. 임대아파트 역시 재계약 시기가 있다. 보통 2년마다 물가상승률과 주변 시세를 고려해 보증금과 임대료가 상승될 수 있다. 분양전환 시기가 왔을 때 분양가, 분양 일정 등의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주변의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경우 분양전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최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성북구 공유주택 ‘안암생활’은 애초 전세대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집값 폭등에 전세난까지 계속되는 와중에 호텔을 개조해 전·월세 주거로 내놓는다는 정부 발표만으로 입주자들은 ‘호텔 거지’란 비난을 듣기까지 했다. 안암생활이 언론에 공개된 뒤 ‘거지’ 운운하는 비난은 사그라들었지만, “1인 가구에만 적합하다”, “방에 부엌이 없다”고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안철수 “여권 이롭게 할 것인가” 반격…野 주자들 ‘安 때리기’ 계속

    안철수 “여권 이롭게 할 것인가” 반격…野 주자들 ‘安 때리기’ 계속

    국민의힘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자들을 이롭게 할 것이냐”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압박했다.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콩가루 집안’ 발언 이후 국민의힘이 자신과의 단일화를 사실상 배제한 채 선거 준비를 본격화하자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한 여론전에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당 거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에서 서로 간의 시기와 질투, 반목과 분열로 또다시 패배한다면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입당·합당을 재차 거부하면서 중립지대에서 ‘시민 후보’를 뽑는 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 대표의 단일화 논의 요구에 명확히 선을 긋는 것으로 방침을 굳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후보가 선출된 다음 단일화를 얘기해도 늦지 않다”면서 “단일화는 3월 초에나 얘기할 것이고 아니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방법”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국민의힘 자체 분석 결과 ‘3자 구도’로 간다 해도 승리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도 최근 안 대표를 비판할 때 쓰이는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안 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실망해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안철수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안 대표가 ‘이것도 싫어, 저것도 싫어’ 시간을 끄는 사이에 국민의힘 경선 열차가 이미 출발했다”면서 “이제 단일화 얘기는 잠시 접고 비전 경쟁을 하라”고 비꼬았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거듭된 안 대표 관련 질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안 대표 말씀인데, 그만하시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안 대표를 겨냥해 “단일화를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안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장진영 변호사마저 “안철수는 변했나. 그렇다면 근거를 좀 보여 달라”고 거들었다. 안 대표가 집중 공세 대상이 되자 국민의당은 발끈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같은 야권의 유력후보를 비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좌초 위기에 빠진 문재인 정권에 다시 희망과 웃음을 주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은 왜 모든 게 자기들 중심인� 굡窄� “서울시장 선거 분위기를 야당으로 견인하고 있는 후보가 안 대표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안 대표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포토] ‘땅에서 위로’ 신비로운 역고드름

    [포토] ‘땅에서 위로’ 신비로운 역고드름

    최근 영하 20도 안팎의 북극발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 충북 제천시 덕산면 보덕굴에 신비스러운 ‘역(逆)고드름’ 100여 개가 만들어졌다. 땅에서 석순처럼 자란 형태의 이들 고드름 기둥은 현장을 찾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2021.1.14 연합뉴스
  • 스티브 잡스 인용한 안철수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날이라면…”

    스티브 잡스 인용한 안철수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날이라면…”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날이라면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을 계속할 것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생전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물었다는 이 같은 질문을 소개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질문은 다르지만 저도 매일 아침 저 사진에게 묻는다. ‘나 안철수가 대한민국의 정치와 국민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라며 “만일 그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다면 당장이라도 정치를 내려놓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나선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에 오른 안 대표에 대해 여권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공격과 견제가 계속되자, 다시 한 번 정권교체를 최우선 목표로 둔 자신의 ‘진심’을 강조하면서 야권에 분열 아닌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안 대표는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지는 2차적인 문제다. 단일화를 이루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며 “그런데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차분하게 진행되어야 할 단일화 논의가 전체 야권 지지층의 바람과는 반대로 가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저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나서서 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며 “그 정도 비판을 웃어넘기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이 점만은 묻고 싶다. 여러분의 행동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와 법치를 압살하고 있는 자들을 이롭게 하는 행동인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번을 생각해도 여러분의 비판이 향해야 할 곳은 저 안철수가 아니라, 무도하고 폭압적인 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이 패배할 경우 “야당은 공중분해 되고, 야당 없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라는 껍질을 쓴 일당독재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기에 이번 보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대회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과 관련, “시민이 원하고 시민이 결정하는 방식이라면 그 어떤 방식도 상관없다는 큰 원칙을 이미 말씀드렸다”며 “그런데도 누군가는 저에게 더 양보하고 더 물러서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합류해 경선을 치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발언을 마치면서 스티브 잡스를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을 때 애플은 ‘세상은 스티브 잡스 덕분에 헤아릴 수 없이 진보했다’고 발표했다”며 “제게도 작은 소망이 있다. 내년 대선이 끝났을 때 ‘그래도 안철수가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티끌만큼이라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이런 마음을 야권의 동지들과 국민들께서 헤아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부동산 불로소득 118조…현 재산세·종부세·양도세론 부족, 불로소득 상당 부분 환수해야”

    “부동산 불로소득 118조…현 재산세·종부세·양도세론 부족, 불로소득 상당 부분 환수해야”

    “2018년 부동산 매매로 생긴 양도차액(불로소득)이 세후 118조원입니다. 지난해 서울시 전체 예산(35조원)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으로 환수하고 있지만 불로소득 양에 비해 턱없이 적습니다. 불로소득 상당 부분을 공공이 환수해야 합니다.”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주택정책을 총괄했던 진희선 전 부시장은 13일 ‘부동산 불로소득 대폭 환수론’을 주장했다. 현 재산세·종부세·양도세로는 부족한 만큼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자의 부동산 처분에 따른 불로소득 환수액을 새로 책정해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취지다. 진 전 부시장은 “누군가는 최저임금이나마 벌기 위해 밤낮으로 땀 흘리는데,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번다”면서 “환수한 불로소득을 공공주택 공급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진 전 부시장은 32년간 서울시 주택정책과 도시재생을 담당한 도시계획·주택·건축 전문가다. 1987년 11월 제23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 이듬해 서울시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주거정비과장, 주택건축국장, 도시재생본부장을 거쳐 행정2부시장까지 올랐다. 지난해 6월 30일 퇴직 후 8월 1일 모교인 연세대에 특임교수(도시공학과)로 부임했다. 연세대 건축과를 나와 아이오와주립대대학원에서 도시계획 석사를, 연세대대학원에서 도시공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부동산 관련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도대체 얼마나 올랐는지, 정부와 다른 기관의 집값 상승 통계가 왜 다른지, 일부 사람들의 부동산 처분에 따른 불로소득은 어느 정도 되는지 등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부동산 쟁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책을 집필하려는 이유는. “퇴직하고 제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니까 정말 국민들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혼동을 느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각종 정보들이 난무하더군요. 원인 진단도 해법도 제각각이라 국민들이 헷갈려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TV를 보면 공중파든 종편이든 전문가가 나와 한마디씩 하는데, 국민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건지 회의도 들었습니다. 유튜브를 봐도 어떤 사람은 집값이 떨어지는 근거만 대고, 어떤 사람은 정반대로 집값이 오르는 정보만 댑니다. 이건 아닌 것 같아 나름대로 객관적인 자료들을 분석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고자 부동산 관련 책을 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은. “가장 큰 문제점은 주택시장 불안과 불로소득으로 인한 양극화입니다. 주택시장 불안은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주거대책이 필요합니다. 서민과 저소득층에겐 저렴한 공공임대가 필요하죠. 값싼 공공임대가 없으면 ‘지옥고’(지하·옥탑·고시원)에 살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과 사회초년생에겐 역세권 주택을, 신혼부부처럼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저가 분양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처럼 ‘모기지 제도’가 없기 때문에 서울시가 제시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분양가가 5억원이라면 1억원에 분양 받은 뒤 나머지는 20년간 갚아나가는 식이죠. 중산층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큰집을 선호하기 때문에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불로소득은 어떤가요. “불로소득은 일을 하지 않고 얻는 소득입니다. 부동산을 소유했다 처분하면서 얻는 소득이 대표적이죠. 2018년 부동산 매매로 생긴 양도차액(불로소득)이 세후 118조원입니다. 지난해 한해 서울시 전체 예산(35조원)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누군가는 최저임금이나마 벌기 위해 밤낮으로 땀 흘리는데,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버는 거죠.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자의 부동산 처분에 따른 불로소득은 적정 범위 내에서 공공이 환수해야 합니다. 이 환수한 돈을 공공주택 공급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국민들도 동의할 겁니다.” -주택 보유세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남의 E아파트가 불과 5~6년 전에는 12억원이었는데, 지금은 22억원이나 됩니다. 10억원이나 뛰었는데, 보유세의 인상 가격은 1000만원에도 못 미칩니다. 종전 400만원 하던 보유세가 2배 이상 올랐다고 아우성인데, 주택 가격 상승과 비교하면 말이 안 되는 금액입니다. 얼마 전 세제 개편으로 좀 더 시세차익을 환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그나마 다행입니다.” -향후 주택시장은. “주택 공급은 아무리 빨라도 5년에서 7년 걸립니다. 노무현 정부 때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신도시는 얼마 전부터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3기 신도시가 17만호 정도 되고, 도심 주택 공급이 13만호 정도 됩니다. 둘 다 2024년부터 입주가 가능합니다. 그간 밀려 있던 서울시 재건축·재개발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상당히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1기 신도시는 30년 넘어 재건축 연한에 도달했습니다. 1기 신도시가 40만호쯤 되는데 역세권을 중심으로 중고밀 재건축을 하면 60만호 정도는 새롭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주택이 부족하다고 느끼겠지만 2024년 이후엔 공급이 충분할 겁니다.” -서울에 주택을 더 늘릴 방법이 있나요. “서울시에 있을 때 사업성이 안 나오거나 주민 갈등으로 정비 사업에서 해제된 재개발 지역이 여럿 있었습니다.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 사업성이 있을 겁니다. 이들 지역을 재개발하면 새집 공급에 큰 보탬이 될 겁니다. 을지로 5·6가를 넘어가면 밀도도 낮고 노후불량한 곳이 많은데, 이들 지역 용적률을 파격적으로 올리면 공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 후보자들이 다들 서울시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하는데. “주택 정책은 4가지입니다. 공급, 세제, 금융, 임대시장 관리입니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공급뿐입니다. 나머진 정부 권한입니다. 이제는 신규로 택지 개발을 할 땅도 없습니다. 기성시가지를 재개발해야 하는데, 이 부지들은 대부분 민간 소유라 공급도 쉽지 않고 기간도 많이 걸립니다.” -대학에선 뭘 가르치나요. “지난해 2학기 첫 강의 때는 도시재생과 정책을 가르쳤고, 올 1학기에는 대도시 이슈와 현안 과제를 강의하려 합니다. 이론은 기존 교수들이 많이 가르칩니다. 현장에서 쌓은 도시계획·건축·주택 분야 경험들을 살려 사회적 현안이 될 만한 것들을 발굴해 가르치려 합니다.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을 가르쳐야 학생들에게 도움도 되고 자극도 되기 때문입니다.” -교수 생활은 어떤가요. “많이 바쁩니다. 교수는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해야 합니다. 서울시에선 과장 때까진 내 손으로 다했지만 국장이 된 이후 10년 정도는 지시만 했습니다. 지시만 하던 습성도 바꾸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정든 공직을 떠난 소회는. “30여년간 나름 보람 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부시장까지 했으니 직업공무원으로 최고직위까지 승진했고, 인생의 내적 성장도 많이 했습니다. 떠나고 나니 내 인생의 큰 숙제를 끝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직은 고정된 틀에 끼어 있다고 할까요. 말을 조금만 실수해도 문제가 되고…. 큰 짐을 내려놓은 느낌입니다. 대과 없이 공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계획은. “3년 정도 강의한 뒤 교수의 길을 계속 갈지, 다른 일을 할지 고심해 보려 합니다. 무엇을 하든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사회가 좀 더 선한 방향으로, 옳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아하! 우주] “누구있나요?”…큐리오시티, 화성에서 3000번째 태양을 보다

    [아하! 우주] “누구있나요?”…큐리오시티, 화성에서 3000번째 태양을 보다

    이웃 행성인 화성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위해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보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에서의 3000일이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달성했다. NASA 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부로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의 ‘3000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으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NASA가 25억 달러를 들여 개발한 큐리오시티는 지난 2011년 11월 미국 플로리다 주(州)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화성과학실험실(MSL) 선체에 실려 발사됐다. 큐리오시티는 화성까지 5억6300만㎞라는 엄청난 거리를 날아갔음에도 이듬해인 8월 원래 예정돼 있던 착륙지점에서 불과 2.4㎞밖에 떨어지지 않은 게일 크레이터 인근에 내려앉았다. 소형차만한 크기의 큐리오시티는 핵에너지인 플루토늄 동위원소를 동력삼아 이 기간동안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메탄 등 유기물 자료를 확보하고 미생물이 살만한 조건인지를 조사해 왔다. 특히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이렇게 큐리오시티는 3000솔이라는 시간동안 큰 성과를 남겼지만 아직 '선배 로보' 오퍼튜니티(Opportunity)의 발자취를 따라가기에는 멀었다. 오퍼튜니티는 스피릿과 함께 2004년부터 화성을 누비며 활동한 쌍둥이 화성 탐사로봇 중 하나로, 화성의 생생한 모습을 전해오다 2019년 2월 영면했다. 오퍼튜니티는 5000솔이 넘는 총 15년 동안 42.16㎞를 이동하며 화성의 물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수많은 사진과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 우주과학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이렇듯 미국은 1997년 소저너를 시작으로 스피릿,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등을 성공적으로 화성 땅에 착륙시켰으며 다음달 중순이면 '더 세진'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큐리오시티의 후임으로 도착할 예정이다. 큐리오시티가 3000솔이라는 시간동안 기록했던 화성의 특별한 모습을 사진으로 정리해봤다. 사진=NA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국왕 케밥왕 사업왕

    한국왕 케밥왕 사업왕

    “23년을 터키에서 살고 한국에 온 지 올해로 25년째입니다. 한국에서 무역을 익히고, 터키 레스토랑 그룹을 경영하고, 이제 주한 외국인과 한국인 기업가가 함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비즈니스 플랫폼 GBA를 통해 교류와 확장의 묘미를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처음 올 때 사업 경험은 아예 없었고, 인생 경험도 적었던 애송이였으니 한국에서 다 배우고 익힌 셈입니다. 프로덕트 바이 터키, 메이드 인 코리아…. 그게 저, 오시난입니다.” ‘Global Business Alliance’, 약칭 GBA는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온 기업가, 외교관, 스타트업이 한국인 기업가와 모여 국내외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플랫폼이다. ‘한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를 외치며 2019년 11월에 창립했다. 창립 몇 달 만에 코로나19 상황이 됐다고 염려를 전하자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GBA 사무실에서 만난 오시난 회장은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그는 “외국인 사업가와 한국인들을 한마음으로 만들겠다는 GBA에 코로나19 위기는 오히려 기회였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와중에도 GBA는 지난해 많은 성과를 냈다. 우선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의 기초물품인 방호복과 진단 키트 수출을 중개했다. 한국산 방역물품은 루마니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유라시아를 넘어 알제리, 나이지리아, 베냉 등 아프리카까지 향했다. GBA는 또 화장품, 의료기기, 식품 등 다양한 품목의 수출길을 모색하는 비즈니스 회의를 140여회 열었다. 온돌부터 안전까지 모두 갖춘 한국 아파트를 눈여겨보던 중앙아시아 기업인도, K뷰티에 반한 중동의 사업가도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외국인 사업가들이 모인 GBA의 문을 두드렸다. GBA 회원들은 한국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낯선 외국인의 모습이다. 오시난 회장은 “저처럼 귀화한 사람을 포함해 국내 외국인이 약 300만명이나 있지만 유학생, 사업가, 외교관들이 그중 약 10%에 달한다는 걸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다문화 가정 등 사회면에 등장하는 ‘도울 대상’으로만 외국인 이미지가 그려졌다는 지적이다. 그에 비해 GBA 회원들은 신문의 경제면에 등장할 법한 외국인, 그러니까 한국에 세금을 내면서 한국 제품을 자국에 소개하거나 역으로 한국에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외국인들이다. GBA는 한국과 상대적으로 교역이 활발하지 않았던 중앙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등지와의 교류에 주력한다. 오시난 회장은 “아랍 부자들이 한 달 동안 몸을 가꾸는 데 100여만원 정도를 들인다. 그런데 이들이 써 오던 유럽·미국 제품에 비해 한국 화장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뒤지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한국이 교류할 세계의 지도가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것만이 GBA 회원이 될 충분조건은 아니다.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사랑에 진심인 편’인 이들이 GBA에 모인다. GBA가 외국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국 곳곳으로의 여행을 설계하는 이유다. 외국인 사업가들은 한국을 더 자세히 알아 갈 뿐 아니라 한국 알리기에 열심히 참여한다. 지난해 11월 경북문화관광공사 주최 팸투어의 일환으로 풍기 인삼박물관과 안동 도산서원을 방문했을 때에도 GBA 회원들이 한복을 입은 사진이 20개국의 SNS에 퍼졌다. 오시난 회장이 한국에 터전을 잡고, GBA를 설립한 계기 역시 ‘한국 사랑’에서 비롯됐다. 1997년 오시난 회장은 서울대 유학생 신분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학업을 마치고 터키로 귀국할지 고민하던 2002년 그는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터키 대표팀의 연락관을 맡다가 한국에 반해 버렸다. 3·4위전에서 맞붙은 한국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가 경기가 시작될 때 대형 태극기와 함께 대형 터키 국기를 펼치고, 터키팀 승리에 아낌없이 축하하는 한국 관중의 정이 좋았다. 지금도 그의 사무실에는 관중의 ‘터키’ 연호 속에서 터키 대표팀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 사진이 놓여 있다. 이후 오시난 회장은 결혼해서 부산 처가를 갖게 됐고, 3남매의 아버지가 됐다. 2008년 귀화한 그는 “터키는 나의 모국, 한국은 우리 가족의 조국”이라고 했다. 오시난 회장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기도 했다. 월드컵 이후 한국 무역회사를 다니다 2004년 직접 무역회사를 경영한 그는 자동차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비데 등을 터키에 수출해 한국 제품을 알렸다. 역으로 한국에 터키를 소개할 방법을 찾던 그는 이태원에 ‘미스터 케밥’ 음식점을 열었다. 터키·지중해 음식점이 드물었던 당시 미스터 케밥이 내외국인 모두에게 호평받자 자신감을 얻었고, 2011년 케르반 레스토랑 운영을 시작했다. 케르반 레스토랑 그룹은 16개 직영점을 두고 1년에 100만명이 방문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직영점을 4~5곳 줄이고, 눈물을 삼키며 직원들을 내보내면서 오시난 회장은 한국 외식업자로서의 서러움을 절감하기도 했다. 오시난 회장은 “이태원 전철 승객이 하루 9만여명에서 코로나19 이후 6만명, 이태원 나이트클럽 집단감염 사태 이후 1만명 이하로 줄었다”면서 “2009년 이태원에 식당을 연 뒤 주변 매장이 비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지금은 공실률이 55%에 달한다”며 주변 상인들을 걱정했다.이태원의 케르반 본점은 GBA 탄생의 산실이기도 하다. GBA 설립을 한창 준비하던 2019년 오시난 회장은 케르반에서 이색 모임을 꾸렸다. 다양한 국적이 섞인 외국인들의 모임, 한국인과 외국인 사업가들의 만남을 구성했다. 50개국의 전통요리 음식점을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외국인이 모이는 곳인 이태원에서도 터키인은 터키인끼리, 파키스탄인은 파키스탄인끼리만 모이는 게 아쉬워서 마련한 자리였다. 오시난 회장은 “한국에 온 외국인들끼리 국적을 불문하고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양한 국적으로 모임을 구성해 보니 실상은 달랐다”면서 “모임에서 나이지리아인들은 미국인을 처음 만났다고, 미국인은 이탈리아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재미있어 했다”고 전했다. 그런 모임에서 대화가 이어지다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다. 더 확장해서 GBA를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지난해 여름엔 방역물품 수출 중개 때문에 새벽 2~3시 퇴근이 예사였을 정도로 오시난 회장은 GBA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사업 기회가 자주 열리기에 그가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오시난 회장은 “지난달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일을 열심히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게 즐겁다”며 최근 협의 중인 이라크 대기업과의 사업을 귀띔해 줬다. 이 기업은 각종 한국 제품과 더불어 한국의 기술을 수입하는 데에도 관심이 컸다. 예를 들어 이 기업은 폐자재가 발생하면 태워 버리는 이라크와 다르게 재활용 기술을 발휘해 폐자재를 업스케일링하는 한국 기업에 관심을 보이며, 폐자재를 재활용하면서 이라크의 공해 문제도 해결할 기술을 찾아 달라고 GBA에 문의했다. 과거 한국의 이병철, 정주영 회장이 그랬듯 GBA가 주목한 지역의 국가에서 ‘사업보국’이 활발하게 실행되고 있음을 GBA가 관여하는 사업을 보면 알 수 있겠다 싶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 자신에겐 세 가지뿐이었다고 오시난 회장은 회상했다. 자신의 몸, 25㎏의 옷가방, 그리고 부친이 어렵게 모아 주셨을 200달러의 비상금. 아버지의 돈은 차마 쓸 수가 없어 반년 동안 김밥만 먹고, 방 두 칸에 주방 겸 거실 하나인 집에서 터키 유학생 5명이 식사 당번을 정해 부대끼는 과정을 거쳐 그는 한국에 정착했다. 이제 그의 옆엔 문득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가족과 사업을 함께 일구는 동료들이 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의 에너지를 확장시킬 플랫폼인 GBA를 키우고 있다. 오시난 회장은 “25년째 한국살이 중 처음 11년이 터키 국적자로 한국을 배워 가는 기간이었다면 2008년 귀화한 뒤 11년 동안은 한국인이 돼 터키를 알리는 시간이었다”면서 “GBA를 설립한 2년 전부터 한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를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며 웃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오시난 GBA 회장 프로필 -1973년생, 터키 이스탄불 출생 -서울대 산업공학과 97학번 -2002년 월드컵 터키대표팀 통역·연락관 -2004년 터키와의 무역업(IT 차량용품, 전자제품 등) -2008년 귀화, 한국 국적 취득 -2009년 ‘미스터 케밥’… 현재 ‘케르반 그룹’ 대표 -2019년 GBA(Global Business Alliance) 창립 -현 서울시관광협회 이사, 용산구 외국인 서포터스 단장
  •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 영광 잇나…윤여정 미국서 연기상 8관왕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 영광 잇나…윤여정 미국서 연기상 8관왕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이 미국에서 연기상 8관왕을 받아 오스카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윤여정은 전미 비평가협회(NSFC) 여우조연상에서 오스카 유력 후보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함께 ‘러너스-업’에 선정됐다. 또 콜럼버스 비평가협회에서 2019년도 아카데미 수상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과 경합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윤여정은 그동안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그리고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미국 연기상 8관왕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영화 ‘미나리’는 샌디에이고 비평가협회의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각본상과 노스 다코타 비평가협회의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까지 후보로 올라 아카데미(오스카) 입성의 가능성을 높였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린 시절 미국 아칸소주에서 농사를 지었던 부모와 함께 지낸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살렸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제작은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을 맡았다. ‘미나리’로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옥자’ ‘버닝’ 등에 출연해 한국인에게도 얼굴이 익숙한 스티븐 연이 올랐다. 스티븐 연 역시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이민을 간 한국계 배우다. 비평계에서는 ‘미나리’를 ‘기생충’을 이을 수작으로 주목하고 있다. 엘에이 타임스는 ‘미나리’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진실하고 따뜻한 이야기’라고 평가했으며, 롤링스톤지는 ‘자전적인 영화에 대한 아름다운 롤 모델로 남을 작품’이라고 전했다. ‘미나리’는 2021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서울은 장자가 안되고 차자가 잘되는 땅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서울은 장자가 안되고 차자가 잘되는 땅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부터 풍수지리적으로 서울은 북서쪽이 낮아 좋지 않다고 했다. 북서쪽이란 백악과 인왕산 사이의 자하문 터널 위의 낮은 능선을 이른다. 풍수에서 도읍의 북서쪽이 낮으면 죽음에 이른다는 소위 황천살이 들어 갑자기 죽거나 정신질환자가 많이 나며 하루아침에 재산을 잃거나 소송으로 감옥 가기가 쉽다고 했다. 실제 한랭한 북서풍이 불어와 실생활에도 나쁘다. 태종을 비롯한 역대 왕들은 이곳에 소나무를 심어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 대제학과 예조판서를 지낸 대표적 문인 관료인 성현(1439~1504)은 한술 더 떠 ‘용재총화’에서 “한양은 서북쪽이 높고 동남쪽이 낮아 장자가 잘되지 못하고 차자들이 잘돼 오늘날까지 왕위의 계승과 이름난 정승, 판서와 같은 높은 벼슬아치는 장남이 아닌 차남 출신이 많았다”고 했다. 어떻게 해 이런 말이 나온 것일까. 풍수에서 좌청룡은 문(文)과 장자를, 반면 우백호는 무(武)와 차자를 상징한다, 풍수지리적으로 서울은 청와대 뒤 백악을 주산으로 하여 대학로 뒤 동쪽의 낙산이 좌청룡, 서쪽의 인왕산이 우백호, 남쪽 남산이 안산이다. 조선 초부터 서울은 좌청룡인 낙산보다 우백호인 인왕산이 높아 항상 결점으로 지적됐다. 성현이 말한 서울의 ‘저청룡(低靑龍) 고백호(高白虎)에 근거한 차남론은 조선 초기 왕위 계승과 무관치 않다. 태조는 장자 대신 계비 신덕왕후 강씨 소생인 막내 방석을 세자로 책봉했다가 신의왕후 한씨 소생의 둘째인 정종에게 양위했다. 5남으로 왕이 된 태종은 장자인 양녕대군을 세자로 책봉했다가 폐위하고 셋째인 충녕대군(세종)을 세자로 봉했다. 문종은 장자로서 대통을 이어 임금이 됐지만 2년 3개월 만에 단명했고, 장자인 단종은 어린 나이에 숙부 수양대군에게 쫓겨났다. 세종의 둘째인 수양대군(세조)이 그 뒤를 이었고, 세조의 장자인 의경세자(덕종)가 왕위에 오르기도 전 20세의 나이로 죽자 그의 둘째 아들 예종이 즉위했다. 예종 역시 즉위 1년 2개월 만에 죽자 덕종의 둘째 아들 성종이 13세에 왕위에 올랐다. 성종의 장자로 왕위에 오른 연산군도 폐군이 되어 쫓겨났다. 조선은 장자 왕위 계승이었지만, 선초에는 거의 차자가 왕위에 오르고, 문종과 단종, 연산군처럼 장자가 왕위를 계승했어도 단명하거나 중도에 폐위됐다. ‘용재총화’가 성종 연간에 쓰인 것으로 보아 성현은 이러한 사실을 풍수지리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조선 건국 이래 적장자로의 왕위 계승은 세종-문종?단종 대에 끝나고 이어 110여년 만에 돌아왔으나, 장자 계승은 효종-현종?숙종 대에서 끝난다. 왕조를 통틀어 27명의 임금 중 장자가 계승한 경우는 문종·단종·연산군·인종·헌종·현종·숙종 등 모두 7명뿐이다. 그렇다면 성현이 말한 차남 득세론의 경우 외국은 어떤가. 미국의 MIT의 역사학자 프랭크 술로웨이 박사가 지난 500년 동안의 역사적 인물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는 우리에게도 매우 흥미롭다. “인류의 역사는 형제간의 출생 순서에 따라 좌우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류를 발전시킨 인재는 그의 출생 순서와 밀접한만큼 큰 공적을 남긴 사람 중에는 장남보다 차남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형제 중에서 나중에 태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자유분방하고 포용력이 넓다는 것이다. 차자는 기존의 권위나 고정관념 등에 도전하는 위험 부담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 칼 마르크스, 소프트웨어 산업의 제왕 빌 게이츠 등이 모두 장남이 아니라며 그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장남은 현상유지형으로 변화에 둔감하고 보수적이지만, 차남 이하는 진보적이고 창의적이라는 것이다.
  • 나라 빼앗긴 왕의 눈물 이슬되어 참새 발 적신 곳 ‘노작’의 꿋꿋함 이곳에

    나라 빼앗긴 왕의 눈물 이슬되어 참새 발 적신 곳 ‘노작’의 꿋꿋함 이곳에

    “할머니 산소 앞에 꽃 심으러 가던 한식날 아침에/ 어머니께서는 왕에게 하얀 옷을 입히시더이다/ 그러고 귀밑머리를 단단히 땋아 주시며 “오늘부터는 아무쪼록 울지 말아라.”/ 아-, 그때부터 눈물의 왕은!/ 어머니 몰래 남모르게 속 깊이 소리 없이 혼자 우는 그것이 버릇이 되었소이다//(중략)//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그러나 눈물의 왕!/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움 있는 땅은 모두 왕의 나라로소이다.” (홍사용,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 중에서) 세상 어느 곳이든 설움이 있는 땅은 모두 눈물의 왕이 사는 나라. 어머니께서 그토록 울지 마라 당부했지만 끝내 흐르는 눈물에 어머니와 나를 모두 가두어버린 시인이 사는 나라다. 그리하여 이곳은 여 리고 가여운 왕이자 시인이며 또 ‘나’인 사람이 기어코 흘리고 마는, 아침 이슬 같은 눈물에 다리가 젖어버린 참새의 터다. 빼앗긴 나라의 왕이자 시인인 ‘나’는 혼자 우는 버릇이 단단히 들린 채로 어머니의 당부마저 눈물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이 시를 지은 홍사용 시인은 노작(露雀), 소아(笑啞), 백우(白牛)라고 지은 여러 호들 중에서 ‘노작’을 주로 사용했다. ‘노작’은 이슬 로(露)에 참새 작(雀)자를 쓴다. 선생이 살던 시대는 그를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이면서 독립투사로 만들 수밖에 없던 일제강점기. 나라와 자신의 처지가 원통하여 밤새 흘린 눈물이 새벽이슬이 돼 가녀린 참새의 다리마저 젖게 한다는 뜻을 호로 삼을 수밖에 없던 이의 자리란 또 얼마나 외롭고 애달팠을 것인가.노작은 1900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사망 후 백부가 살고 있는 화성으로 이주해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며 자랐다. 서울 휘문의숙을 졸업한 1919년에 기미독립운동에 가담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휘문의숙 재학 시절에 교우들과 문집을 간행했고, 졸업 후에는 문예지 ‘백조’와 ‘흑조’ 등을 기획해 창간했다. 노작 외에도 박종화, 나도향, 현진건, 이상화, 김기진 등이 합류해 만든 ‘백조’는 3호까지 나왔다. 편집은 노작이 맡았지만 발행인은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1호는 배재학당의 교장이었던 아펜젤러, 2호는 보이스 여사, 3호는 러시아에서 망명한 훼루훼로로 외국인들을 내세웠다.●박종화·나도향·이상 등과 ‘백조’ 발간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총독부에 의해 검열당한 채 간행된 문예지 ‘백조’ 곳곳에는 출판물에서 내용을 밝히지 않으려고 지운 자리에 ‘O’ 혹은 ‘X’로 표시한 복자(伏字)가 곳곳에 표시돼 있다. 작가의 사상과 문장을 검열한 뒤에 출간을 허가했던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 아픈 역사적 사료인 셈이다. 노작은 ‘백조’의 창간과 함께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이때 ‘나는 왕이로소이다’, ‘묘장’, ‘그것은 모두 꿈이었지마는’ 등의 시를 발표했다. 선생은 시뿐만 아니라 소설 ‘저승길’, ‘뺑덕이네’, ‘봉화가 켜질 때’ 등을 썼고 희곡으로 ‘할미꽃’, ‘출가’, ‘제석’ 등의 희곡이 있다. 수필과 여러 비평문도 발표하면서 다방면의 글쓰기 작업들을 하는 동시에 1923년에는 토월회(土月會)에 가담해 문예부장을 맡기도 했다.“현실에 토착해 있되 이상은 명월같이 높게 가져야 한다”며 발족한 연극문화운동단체 ‘토월회’는 도쿄에서 유학 중이던 김기진, 김복진 등이 매주 한 번씩 모여 시를 낭송하고 그림을 감상하며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십일월(十一月)에 결성됐다는 뜻으로 토월회라 부른다는 말도 있다. 당시 조선의 연극은 주로 신파극이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극단이 없이 여기저기서 파편화된 채 단발성 공연으로 진행되기 일쑤였다.●‘나는 왕이로소이다’ ‘묘장’ 등 시 발표 노작은 대중 속에 파고들어 깨우치는 데 연극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1927년엔 산유화회를 조직해 연극 부흥 운동을 일으켰다. 대중적인 연극을 통해 민족의 아픔과 정한을 표출하고자 한 선생의 의도가 시대의 필요와 맞아떨어지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일제 검열로 대본 전체가 삭제, 압수되고 공연의 막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선생은 조선총독부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끝내 연극운동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번역극과 다채로운 신극 운동을 전개해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토월회는 경영난으로 1931년에 해산하게 된다.노작은 일제에 항거하는 작품들을 활발히 썼지만 저돌적인 투사의 문장이 아닌 1920년대 초에 붐이 일었던 낭만주의운동에 힘입어 향토적 서정, 자전적 전기 등의 감상이 짙은 작품들을 주를 이뤘다. 대다수 낭만주의 시인들이 외국 풍조에 영향을 받은 시들을 쓸 때 선생은 민중의식이 깃든 민요에 관심을 갖고 민족적 서정성을 끝없이 탐구하고 형상화했다. 그런 이유로 민요시, 향토시로 분류되기도 하는 그의 시들은 주로 비애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어 ‘비애의식을 민족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시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통적인 맥락에서 시를 창작하고 민족적인 이념과 독립의 의지를 시와 희곡 및 소설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일제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도 꿋꿋하게 독립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던 선생은 해방을 맞이해 근국청년당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러다 1947년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생전에는 책을 출판하지 않았다가 1976년에 와서야 유족들이 시와 산문을 모아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로부터 한참이 더 지난 2010년에는 유년기를 보내고 그의 묘지가 있기도 한 경기도 화성에 노작 홍사용 문학관이 개관되기에 이른다. ●오늘날 토월극장 이름 ‘토월회’서 비롯 나는 홍사용 시인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언어영역의 지문으로 나왔던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로만 알고 있었다. 사는 곳의 지척인 화성 동탄 신도시에 문학관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노작과 홍사용 그리고 시의 제목은 여전히 뇌리에서 각기 따로 놀았다. 그러다 몇 년 후에야 시와 시인, 문예지 ‘백조’와 지금의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이 ‘토월회’에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곳과 인연이 닿아 이 년 넘게 소설창작과 단편소설읽기 강좌를 진행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선생의 발자취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지했다. 문학관의 지척에 살면서도 조금 더 빨리 선생의 자리에 대해 숙고하지 않은 것은 내 게으름의 탓일 것이다.오랜만에 그곳을 찾아가 보았다. 신도시의 유일한 문학관답게 문화적인 정취를 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시와 연극, 소설로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자 했던 선생의 뜻에 걸맞게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노작 출판학교, 노작문학제, 노작 문예지 ‘백조’의 발간, 작가의 방 대관사업, 노작홍사용단막극제, 노작문학상 등을 비롯해 문예강좌, 청소년 문예교실, 우리동네 작은 영화관, 문학이 함께하는 음악회, 시인과 함께 걷는 시숲 길, 문학현장답사, 산유화극장 정기공연 등과 시민극단 연극동아리까지 시와 희곡, 수필과 소설을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진출해 온오프라인을 종횡무진하는 프로그램들의 목록을 보며 1920년대 초에 낭만주의 문학의 선두주자이며 문학사를 주름잡던 선생의 활동을 겹쳐 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터. 현존하는 여러 문학관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가히 손꼽힐 정도로 체계적인 외향과 내실을 다져 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학관 곳곳에서 선생이 살다 간 발자취와 시대정신, 문학에 대한 열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시도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는 주변의 시민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홍사용’이라는 이름을 신도시의 문화거점으로 우뚝 서게 한 노력의 발로다. 문학관이 시민들과의 소통을 최우선하고 글자와 문장을 넘어서서 그것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손택수 관장의 의지가 특히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에 호응하듯이 주체적으로 문학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야말로 이 자리를 자리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문장’이 아닐까. 이 모든 일들이 한 세기 전에 노작이 행했던 시대정신과 민족의식에 대한 문학적인 물음에 대한 후대의 답임을 보여 주고 있는 공간이었다. 당대의 호명으로 박제된 이름만이 아니라 오로지 선생의 작품과 민족정신을 일깨우던 자리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생생하게 사람들 곁에서 살아 있는 문장으로 다가서는 그 이름. 그리고 그것을 일깨우는 여러 사람의 땀과 마음들. 나라를 빼앗긴 왕의 눈물이 이제는 동이 틀 무렵의 이슬이 돼 참새의 발을 씻어 주는 곳, 노작 홍사용 문학관이다.소설가 이은선
  • 50㎝ 폭설 내리고, 수증기 얼어붙고, 눈사태 덮치고… 지구촌 곳곳 북극 한파

    50㎝ 폭설 내리고, 수증기 얼어붙고, 눈사태 덮치고… 지구촌 곳곳 북극 한파

    전 세계 국가들이 새해 초부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폭설과 한파를 겪고 있다.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9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폭설로 쓰러진 나무 옆을 지나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전날부터 최고 50㎝의 눈이 쌓이며 교통이 마비됐고, 최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영하 27도의 최강 한파가 닥친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지난 8일 한 여성이 길 위의 얼음을 녹이기 위해 온수를 뿌리자 수증기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성에가 생기고 있다.9일 러시아 노릴스크의 한 스키장에선 눈사태가 발생해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건물 4채가 매몰됐으며 어린이 1명을 포함해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마드리드·선양·노릴스크 로이터·AFP 연합뉴스
  • 伊 대형병원 앞 주차장 ‘와르르’…거대 싱크홀이 차량 삼켰다

    伊 대형병원 앞 주차장 ‘와르르’…거대 싱크홀이 차량 삼켰다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고있는 이탈리아의 한 대형병원 주차장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해 환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나폴리에 위치한 오스페델레 델 마레 병원 주차장에 깊이 20m, 넓이 500㎡이상의 거대 싱크홀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이날 아침 6시 30분 경 갑자기 굉음과 함께 병원 앞 주차장이 바닥으로 꺼지면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주차되어 있던 차량 여러 대가 땅 속으로 빠졌으며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사고 직후 병원 측은 입원해있던 환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으며 현재 전기와 수도는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나선 나폴리 경찰 측은 "어떤 폭발로 인한 붕괴는 아니다"면서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전문가를 통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현지언론은 지난 2주 간 나폴리 지역에 2주간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차장 내 지반이 약해진 것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은 코로나19 1차 확산 당시 환자 치료의 거점 병원 역할을 했으며 사고 당시에도 6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해있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호주 오지서 길 잃은 여행객, 땅에 그린 ‘SOS’ 덕분에 구조

    호주 오지서 길 잃은 여행객, 땅에 그린 ‘SOS’ 덕분에 구조

    호주의 한 오지에 갇힌 여행객 2명이 ‘SOS’ 구조 신호 덕분에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퀸즐랜드타임스 등 호주 현지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홍콩에서 온 유학생 2명은 남부 중앙지대에 있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외딴 지역을 방문했다가 자동차에 휘발유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길까지 잃었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었고 스마트폰마저 불통이 사면초가에 빠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절박한 심정으로 ‘도와달라’는 내용의 메모를 써서 길에 떨어뜨려가며 이동했다. 또 비행기가 지나가다 조난신호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흙바닥에 커다랗게 ‘SOS’ 글자를 남기기도 했다.이틀이 지나도록 구조헬기나 행인을 만날 수 없었고, 물과 음식도 남아있지 않아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됐을 무렵, 극적으로 SOS 신호를 발견한 이가 등장했다. 호주 에너지 기업인 산토스(SANTOS Ltd.)사의 한 직원이었다. 업무상 오지 등 현장을 자주 방문하는 이 직원은 우연히 조난자들이 흙에 쓴 SOS 신호를 발견했고, 곧바로 조난자들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조난자들은 산토스 업체의 긴급대응 덕분에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며, 이후 현지 의료진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산토스 측은 “SOS를 바닥에 쓴 것은 조난자들이 선택한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면서 "우리 직원이 조난자를 구조하게 돼 매우 기쁘다. 조난자들은 무사히 구조된 뒤 다시 여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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