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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죽은 왕실의 사회, 살아 있는 시민의 사회/양동신 건설인프라 엔지니어

    [열린세상] 죽은 왕실의 사회, 살아 있는 시민의 사회/양동신 건설인프라 엔지니어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멀게만 느껴졌던 조선 왕조의 인간미를 입체감 있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임오화변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이루어 냈던 영정조의 안정적인 치세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드라마가 종영되고 나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융건릉을 찾아갔다. 융건릉은 정조는 물론 장조(사도세자), 헌경왕후(혜경궁홍씨)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합장돼 있는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융건릉의 면적은 84만㎡가량 된다. 2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크기의 땅이다. 산책길은 3㎞가량 되는데 울창한 수목을 따라 천천히 조선의 기억을 더듬으며 걸으니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이어 융건릉 앞으로 나오니 20여년 전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청계천 건설을 위해 필요한 상사모형을 융건릉 인근의 실험실에서 만들었는데, 연구를 하다 보면 밤늦은 시간까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만 해도 화성시는 아직 많이 발달되지 않은 지역이었고, 종종 차가 끊겨 고생한 기억이 살아났다.  하지만 다시 융건릉이 위치한 화성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그 예전의 발달되지 않은 지역이 아니었다. 서쪽으로는 봉담신도시가 있고 동쪽으로 가면 무려 8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동탄신도시가 존재한다. 융건릉 인근에도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22층 796가구 규모의 단지였다. 주변에 대학가나 맛집들도 많은데, 아마도 다시 20년 후에 찾으면 이 지역 역시 상당히 도시화가 돼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입주민들도 살짝 부러웠는데, 이처럼 산책하기 좋고 잘 보존된 유적지가 주변에 있으니 삶이 윤택해질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반년 넘게 논쟁 중인 장릉 검단신도시 아파트 불법건축 논란이 떠올랐다. 물론 현재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논쟁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해당 사건은 법적인 판단에 따라 처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보자면, 과연 왕릉의 경관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전근대적인 관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것도 세종대왕이나 영정조와 같은 성군도 아니고, 병자호란으로 대표되는 인조의 아버지 무덤인데 말이다.  수원 화성은 정조가 세운 이상적인 도시로서, 성벽만 최신 기술로 올린 게 아니다. 축만제와 같은 저수지를 지어 농업 기술의 발달을 이끌고 소출량도 늘린 자급 도시였다. 성 안의 상업시설까지 발달했다. 백성들이 윤택하게 살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 있었던 것이다. 어디까지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관점에서 만들어진 도시가 화성이라는 말이다.  만약 융건릉 인근에도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김포 장릉에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죽은 정조는 어떤 말을 할까. 본인이 처음 계획도시로 시작한 화성이 이처럼 수백만 명이 윤택하게 살아가는 도시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오히려 기뻐하지 않을까. 김포 장릉이 지어질 당시 서울의 면적은 고작 44.3㎢에 불과했지만, 현재 서울의 면적은 605.2㎢에 이른다. 당시에는 김포도 화성도 구리도 다 사람이 별로 없던 시골이었겠지만, 지금은 각각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풍수지리학적 문화재 가치 보존을 앞세워 현대인들의 주거 방법을 제한하는 게 온당한 일일까. 왕릉과 같은 문화재를 옮기자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무덤의 경관이라는 이유로 건물의 높이가 제한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냐는 말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죽은 왕실의 사회보다, 살아 있는 시민들의 사회가 됐으면 한다.
  • ‘러시아의 트롤링’ 기계적 인용 버젓이…언론이 가려 버린 ‘전쟁의 안개’ 속 진실[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러시아의 트롤링’ 기계적 인용 버젓이…언론이 가려 버린 ‘전쟁의 안개’ 속 진실[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6주를 넘겼지만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침공 직후만 해도 며칠이면 종료될 거라고 생각했던 이 전쟁은 기간만 길어진 게 아니라 그 영향 역시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는 중이다. 세계적인 곡창지대 중 하나인 나라와 석유·천연가스 시장의 큰손인 나라가 싸우면서 아랍과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식량 위기에 직면했고, 러시아의 돈줄을 막으려 대대적인 경제 제재에 나선 선진국들은 그 결과로 일어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고민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기원하는 사람들도 휘발유값이 오르면 자기 나라 정부를 탓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전쟁은 과거 시리아나 조지아, 예멘에서 일어난 전쟁과 달리 세계 언론이 관심을 갖고 거의 중계를 하다시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많은 기사와 정보가 쏟아지고 있어 그중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섞여 있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퍼뜨린 가짜뉴스도 버젓이 돌아다닌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소셜미디어 등장 이후 ‘가짜뉴스’라는 말이 보편화됐지만 원래 전쟁 중에 나오는 보도는 믿기 힘든 것들이 많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국가가 만들어 낸 가짜뉴스 우선 전쟁 당사국들은 자국 병사들의 사기 진작과 전쟁의 승리를 위해 유리한 정보만을 발표하거나, 유리한 정보가 없을 때는 이를 지어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국가가 만들어 내는 의도적 가짜뉴스에 해당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정부는 평상시에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로파간다를 끊임없이 생산한다. 적당히 할 경우 국정 홍보, 혹은 프레이밍(framing)이지만, 도를 넘을 경우 기만적인 가짜뉴스가 된다. 정권, 혹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전쟁 중에 이런 활동이 크게 증가하는 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전쟁 보도에서 진실을 찾기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소위 ‘전쟁의 안개’(the fog of war)라 불리는 전쟁 특유의 불확실성이다. 전쟁 얘기만 나오면 항상 인용되는 프로이센의 전략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표현(그는 단순히 ‘안개’라고 불렀다)은 “전쟁은 불확실성의 영역이며, 전쟁에서 수행되는 일의 대부분은 불확실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정보 활동과 판단력이 요구된다”는 그의 주장에서 나왔다. 전쟁의 안개가 어떤 것인지는 2010년에 일어난 천안함 피격 사건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의 해군 초계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피격돼 침몰한 이 사건은 3월 26일에 일어났지만 최종적이고 공식적으로 북한의 소행임이 확인된 것은 2개월 후의 일이다. 그사이 ‘암초에 부딪힌 결과’라거나 ‘금속피로로 인한 결과’(당시 해군참모총장과 이명박 대통령도 북한의 공격이 아닐 거라는 발언을 했다) 혹은 자작설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왔다. 평시에 일어난 폭침 사건을 두고 온 나라가, 아니 국제조사단까지 참여해 조사한 결과가 나오는 데 두 달이 걸렸다면 같은 종류의 공격이 우크라이나 같은 넓은 땅 곳곳에서 매일, 그것도 6주 넘게 이어진다면? 이런 상황에서 진실을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어려움을 잘 보여 주는 사례가 지난주 금요일에 일어난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공격이다. 크라마토르스크는 수도 키이우 공략에 실패한 러시아군이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양보할 수 없는 격전지가 될 것으로 지목된 도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으로 폐허가 된 마리우폴이나 하르키우의 상황으로 보아 이 도시의 주민들도 위험하다고 판단해 대피하게 했는데, 이들이 이동하기 위해 모인 크라마토르스크역에 미사일 두 개가 떨어진 사건이다. 수천 명의 피란민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중에 미사일이 떨어졌기 때문에 아이들을 포함한 50명 이상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가 전쟁이 시작된 이후 피란민을 포함한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매체와 증언, 심지어 위성사진으로도 확인이 됐기 때문에 크라마토르스크 공격도 러시아군의 소행으로 추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보도하는 한국 주요 매체의 기사들을 보면 ‘러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공격 안 해”’, ‘러,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 쏴”’ 같은 제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기사들은 이것이 러시아가 하는 주장임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가 어떻게 밝혀지든 오보라고 할 수 없다. ●일방 전달된 러 주장 설득력에 실려 그런데 많은 매체가 받아 쓴 연합뉴스 기사에 들어가 보면 앞부분 텍스트의 75%가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의 주장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뒷부분에 “러시아 공격했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짧게 소개됐지만, 이는 독자가 이 사건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고, 이후에도 계속 관련 기사를 읽는다는 것을 가정하는 일종의 후속 기사로, 한쪽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만 하는 한국의 전형적인 단신 기사다. 그러나 사람들은 매체가 기대하는 것처럼 이런 사건을 꾸준히 팔로업하면서 살펴보지 않는다. 많은 독자들에게 뉴스는 본업이 아니고, 이 사건은 이 기사 하나만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렇게 전달한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이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는 사실이다. 우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기차역에 떨어진 미사일이 ‘토치카U’라고 주장했고, 사진으로 미사일 몸통 잔해를 본 전문가들도 대부분 이에 동의한다. 그런데 연합뉴스가 전달한 크렘린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는 그 기차역을 공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러시아군은 그런 종류의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토치카 미사일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구형 미사일로, 러시아는 이 미사일을 신형인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꾸준히 교체해 왔다고 알려져 있고, 옛 소련으로부터 토치카 미사일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이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기사가 언급하지 않는 것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여전히 ‘토치카U’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음이 영상과 사진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는 두 나라가 아닌 제3자가 기록한 오픈소스에 등장하는 것들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군 진지 방어를 위해 인간방패로 삼으려 한 주민들이 대규모로 도시를 떠나는 걸 무산시키려는” 목적으로 벌인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시작된 뒤 러시아 측에 피란민 통로를 보장해 달라는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다가 합의한 뒤에는 피란민을 공격했다는 건 이미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심지어 이런 피란민 공격과 학살은 그 순간이 기자의 카메라에 촬영돼 영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민간인 공격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도 (친러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 민간인 거주 지역에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것은 크렘린의 마이크 역할을 하는 타스통신일 뿐 다른 매체들은 “러시아 측이 이 주장에 대한 근거를 보여 주지 않았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심지어 로이터통신은 타스통신이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크렘린의 주장을 기사로 송신하는 일을 계속하자 자사의 콘텐츠 마켓에서 제외해 버리기도 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를 위해 전쟁을 벌였다면서 왜 이렇게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쏟아 놓을까? 카네기재단의 러시아 지역 연구원인 크리스토퍼 보르트는 크렘린이 누구나 뻔히 아는 거짓말을 하는 건 “그럼 어쩔 건데?”라는 힘의 과시인 동시에 경고라고 설명한다. 푸틴의 정적을 크렘린만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독극물을 사용해 암살하고도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고 뻔뻔스럽게 말하는 것도 그 목적은 위협과 경고다. ●“어쩔 건데” 크렘린의 힘 과시 보르트가 제시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서방 세계를 상대로 하는 트롤링(trolling·온라인에서 관심 끌어 분노와 혼란을 일으키는 행동)이다. 자신들이 거짓말을 끊임없이 쏟아 놓으면 배경이나 사실 여부를 모르는, 혹은 ‘기계적 공평 보도’를 원칙으로 하는 언론이 가져다 인용하고, 자국 정부나 언론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믿고 확산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한 팩트 체크에 따르면 임기 중에 3만 573개의 거짓말과 가짜뉴스(하루 평균 20회 이상)를 퍼뜨렸다는 트럼프도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서구 언론은 트럼프 집권기를 거치며 “이 사람은 이 말을 하고, 저 사람은 저 말을 한다”는 20세기식 단순 인용 저널리즘은 더이상 공평한 보도가 아니며 더 많은 거짓말을 더 뻔뻔스럽게 쏟아내는 쪽에 이용당하는 일임을 깨닫고 반성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셈이지만 그런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언론사만이 독자들의 신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오터레터 발행인
  • 모두가 웃는데… 혼자 못 웃은 그녀

    모두가 웃는데… 혼자 못 웃은 그녀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이 대회 4관왕에 오르며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 왔던 심석희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러나 시상대에 선 둘은 여전히 어색해 보였다. 최민정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서 1위에 올랐다. 최민정은 전날 여자 1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면서 랭킹 포인트 107점을 획득해 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최민정의 종합우승은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네 번째다. 대표팀에 복귀한 심석희와 최민정, 서휘민, 김아랑이 호흡을 맞춘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금빛 레이스가 펼쳐졌다. 한국은 레이스 막판까지 3위 자리를 지키다가 결승선 4바퀴를 앞두고 심석희가 이탈리아 선수와 접촉하면서 뒤로 밀렸다. 하지만 마지막 주자인 최민정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거리를 좁히더니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마음을 합쳐 금메달을 따냈지만 시상대에선 어색한 모습이 연출됐다. 시상대엔 김아랑과 최민정, 서휘민, 심석희 등이 자리를 잡았다. 서로의 목에 메달을 걸어 주며 기뻐하는 선수들과 달리 심석희는 메달을 손에 든 채 땅만 바라봤다. 이때 김아랑이 심석희 옆에 있는 서휘민에게 손짓하며 무언가 말하자, 서휘민이 웃으며 심석희에게 메달을 걸어 줬다. 심석희는 지난해 5월 대표 선발전에서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대표팀 동료인 최민정과 김아랑에 대한 험담이 담긴 메시지가 유출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민정과의 고의 충돌 의혹이 제기되면서 선수자격 2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징계가 풀린 지난 2월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다. 남자부에서는 이준서가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에서 각각 은메달을 수확해 랭킹 포인트 55점으로 종합 3위에 올랐다. 맏형인 곽윤기는 10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 손예진♥현빈, 미 신행길 공항 패션은 ‘시밀러 룩’…그림 같은 본식 공개

    손예진♥현빈, 미 신행길 공항 패션은 ‘시밀러 룩’…그림 같은 본식 공개

    출국장에 따로 나타나 LA행 탑승공항패션은 둘다 하얀 티셔츠 결혼식 본식 사진 SNS에 동시 공개 톱배우 손예진 현빈 부부가 결혼 11일 만에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미국은 애초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던 장소. 이제 연인이 아닌 부부로 미국 땅을 밟게 될 손예진, 현빈 부부의 허니문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배우 소속사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두 사람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장에는 따로 나타난 두 사람은 공항에서 만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신혼 부부의 공항 의상은 흰색으로 색상을 맞춘 ‘시밀러 룩’이었다. 현빈은 하얀색 티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역시 같은 색상의 마스크를 착용했다. 손예진은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었고 그 위에 아이보리색 재킷을 걸쳤다. 두 사람이 ‘허니문’을 떠난 것을 축하라도 하듯, 이날 양측 소속사에서는 결혼식 본식 사진을 각 회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동시 공개했다.공개된 사진 속 손예진 현빈 부부는 분홍색 장미로 꾸며진 예식장의 중앙에서 웨딩드레스, 턱시도 차림으로 포즈를 취했다. 손을 꼭 잡은 채 환하게 웃는 얼굴은 드라마 속 ‘해피 엔딩’을 떠올리게 한다. 선남선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을 준다. 양측 소속사는 “지난 (3월)31일 손예진&현빈 배우가 여러분들의 응원과 축복 속에 결혼식을 마쳤습니다, 다시 한 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글을 올렸다. 손예진과 현빈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의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예식은 두 사람의 가족 및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 등 외부에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편 현빈과 손예진은 지난 2018년 영화 ‘협상’에 동반 출연하며 처음 열애설이 불거졌고 이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함께 출연하며 미국 마트에서의 목격담 등 총 세 번의 열애설이 나왔으나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양측은 ‘사랑의 불시착’ 종영 이후 사귀게 됐다며, 2021년 1월 1일 열애 사실을 공식 발표했고 1년여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 체르노빌 원전 장악했던 러시아군, 방사능 물질 133개 훔쳐갔다

    체르노빌 원전 장악했던 러시아군, 방사능 물질 133개 훔쳐갔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장악했던 러시아군이 실험실 2곳에서 고방사성 물질을 훔쳐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제외구역 관리국은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 있는 연구기지 저장 구역에 침입해 고방사성 물질 133개를 훔쳐갔다고 밝혔다. 과거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건이 벌어진 바 있는 체르노빌 원전은 지난 2월 말 개전 첫주 러시아군에 장악됐다. 현재는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사용 후 남은 핵연료를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었기 때문에 긴장감은 높아졌다.현지 근무자들을 억류하고 한 달 넘게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했던 러시아군은 지난달 31일 갑자기 철수했다. 이에대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 기업인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일대에서 가장 유독한 지역인 ‘붉은 숲‘에 참호를 팠다”며 이것이 철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붉은 숲은 체르노빌 원전 10㎞ 근처 숲을 가리킨다.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선에 피폭된 소나무들이 고사해 붉은색으로 변했다. 시간당 방사선량은 최대 10밀리시버트로, 일반인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1밀리시버트)의 10배에 달한다.곧 별다른 보호장구도 없이 붉은 숲에 머물던 상당수의 러시아군이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 특히 러시아 군인들이 생활하던 체르노빌 원전 내 방에서도 평소보다 높은 방사선 수치가 확인됐다. 실제로 일부 서구 언론은 체르노빌에 머물던 러시아군 가운데 약 75명이 방사선 피폭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체르노빌 제외구역 관리국의 발표는 러시아군의 방사능 피폭 상황이 더욱 심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체르노빌 제외구역 관리국 측은 "매우 작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라도 전문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인체에 매우 치명적일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8일 체르노빌 원전을 방문한 게르만 굴라시첸코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도 이에대한 강력한 우려를 내놨다. 굴라시첸코 장관은 "러시아군이 방사능에 오염된 땅을 파면서 방사능을 흡입했다"면서 "일부 군인들이 상당한 양의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1년 이내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군의 무지가 너무나 충격적"이라면서 "러시아군이 가져온 군사 장비들도 오염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교총 “분노와 절망 넘어 희망 증거하는 부활절 되길”…개신교계 17일 연합예배

    한교총 “분노와 절망 넘어 희망 증거하는 부활절 되길”…개신교계 17일 연합예배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1일 “분노와 절망을 넘어 희망을 증거하는 부활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이날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어느 때보다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간절한 시대”라면서 “지구촌을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한숨소리, 산불로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된 울진·삼척의 탄식소리, 우크라이나 땅에서 들리는 총성과 울음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세상은 이웃의 아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무한경쟁을 일삼는 정글이 되고 말았다”며 “이러한 탐욕과 아집은 결국 모두를 대적하여 싸우는 절망의 미래를 만들고 말 뿐”이라고 덧붙였다. “증오와 보복과 원망의 소리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만이 유일한 소망”이라고 강조한 한교총은 “한국 교회는 울진·삼척 지역의 산불 피해를 지원하며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전개하고, 우크라이나의 전쟁종식과 평화를 기도하며 난민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면서 “우리의 사랑을 나눔으로 고난받는 이들에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신교계는 17일 오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와 74개 교단이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올린다. 연합예배를 주최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미리 낸 부활절 메시지에서 “예수님의 부활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기적이며, 축복의 사건”이라면서 “부활의 주님께서 절망에 처한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평안과 위대한 축복을 가져다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예비후보, 광주 원로인사 대거 영입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예비후보, 광주 원로인사 대거 영입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정철웅 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등 시민, 노동, 장애인, 언론, 평화분야 등 개혁적 민주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정선 예비후보는 11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영입인사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 인권, 평화교육의 계승과 강화를 위해 이 땅의 민주화와 노동인권, 환경, 평화운동에 헌신해 온 14명을 모셨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영입 인사는 정철웅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를 비롯해 민주, 인권, 노동분야에서 활동한 △김용목 광주장애인철폐연대 대표 △한연임 전 학교비정규직노조 광주지부장 △위인백 한국인권교육원 이사장 △원순석 전 광주전남 민주화동지회 상임대표 △김영곤 전 광주노동자협의회 부회장 △박주형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공공연맹 위원장 등이다. 정철웅 고문은 이정선 예비후보 선대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한연님 전 지부장은 선거위원장을 맡는다. 언론, 사회, 통일평화계 인사로는 △나경택 5·18 당시 사진기자 △박상수 전 전남일보 주필 △박대식 전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장 △장영주 전 광주교통방송 본부장 △최유명 전 KBS 광주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 △김영록 (사)우리민족 이사장 △박종철 누리문화재단 운영위원장 등이다. 이 예비후보는 “광주교육은 광주정신이라는 자랑스러운 가치를 더욱 계승 발전시켜 민주, 인권, 평화교육으로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면서 “땀의 노동이 존중받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기후위기 등 미래 환경을 생각하면서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꿈꾸는 광주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멸종위기종까지 무조건 박제했다..400억원 규모 수사중

    멸종위기종까지 무조건 박제했다..400억원 규모 수사중

    스페인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동물박제 컬렉션이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 경찰은 동물박제 밀수 등의 혐의로 유명 현지 기업인의 아들을 조사 중이다. 익명의 제보를 받은 경찰은 문제의 기업인 아들이 소장하고 있는 동물박제 컬렉션을 확인, 야생동물 보호법 등 위반 여부와 밀수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문제의 기업인 아들은 5만 제곱미터 규모의 땅에 주택과 개인박물관 등 3개 동 건물을 짓고 동물박제를 보관했다. 경찰이 발견한 동물박제는 모두 1090점. 지금까지 스페인에서 확인된 동물박제 컬렉션으론 사상 최대 규모다.  현지 언론은 "유럽을 통틀어 봐도 이 정도 규모의 동물박제 컬렉션이 발견된 적은 드물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시가로 환산하면 1000점이 넘는 동물박제의 가격은 총 2900만 유로(약 3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제된 동물 중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많았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보호되고 있는 종의 박제만 405점이었다.  경찰은 "멸종위기에 처한 벵갈 호랑이나 전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100 미만이라 멸종위기가 현실화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보호리스트에 올라 있는 나사뿔영양 같은 동물도 여럿이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의 긴칼뿔오릭스(oryx dammah) 등 이미 야생에선 멸종한 동물도 박제되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치타, 표범, 사자, 스라소니, 북극곰, 눈표범, 흰 코뿔소 등 (보호의) 등급은 달라도 하나같이 보호종으로 지정된 동물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개인박물관에는 코끼리 상아도 무더기로 보관돼 있었다. 발견된 상아는 200점에 육박한다. 상아는 암시장에서 낮게는 킬로그램당 4만5000유로, 높게는 9만 유로에 거래된다.  경찰은 동물박제 컬렉션을 수집한 과정에서 밀수 등 불법이 있었는지 집중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동물박제 박물관의 주인인 남자에게 동물박제를 입수한 증빙자료를 요구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컬렉션 주인은 세계 각지로부터 동물박제를 사들였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만 봐도 남자가 동물박제를 수입한 국가는 캐나다, 이란, 인도, 아프가니스탄, 시베리아 등 스페인에서 먼 나라들이었다"며 "어떻게 스페인으로 반입됐는지, 정식 수입이 된 것이라면 어떻게 아무런 문제없이 통관이 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물박제의 주인은 발렌시아 2014년 사망한 발레시아 유력 기업인의 아들도 상당한 부를 상속했다. 
  • 독일 도심 한복판서 ‘러시아 차별 말라’ 시위... 독일 ‘분노’

    독일 도심 한복판서 ‘러시아 차별 말라’ 시위... 독일 ‘분노’

    독일 주요 도시 한복판에서 러시아인 수백명이 모여 친러시아 시위를 벌이면서 독일 사회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120만명에 달하는 독일 내 러시아인들이 이른바 ‘루소포비아(러시아 혐오)’를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벌인 시위지만, 독일인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AFP통신과 독일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러시아인 약 600명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프로파간다(선전) 대신 진실과 다양성”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독일 북부 하노버에서는 러시아인들이 차량 350대를 동원해 도심을 달리며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차량 시위’를 벌였다. 하루 전인 9일에는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러시아 국기와 플래카드를 내건 차량 190여대가 도심을 달렸으며 참가자들은 ‘루소포비아 멈춰라’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흔들며 일선 학교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차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당국은 참가자들이 ‘V’나 ‘Z’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표식을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독일 거주 러시아인 120만명 … ‘루소포비아’ 반대 명분독일에 거주하는 러시아 출신 이주민은 120만명, 우크라이나 출신은 32만 5000명에 달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근까지 반(反) 러시아 범죄 383건, 반 우크라이나 범죄 18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오잔 일마즈(24)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평화를 지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서 “아이들은 러시아어를 한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체벌을 받는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 등의 구호를 내걸며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하는 집회로 여겨지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독일 북동부 도시 루벡에서는 전쟁을 지지하고 이른바 ‘금지된 상징물’을 사용하는 등의 이유로 경찰이 시위대의 차량 행진을 금지시켰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돈바스는 러시아 땅”이라는 구호를 외친 일부 시위대가 적발됐다. 시위에 참가한 세바스찬(25)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2014년부터 계속돼 왔다”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독일인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는 ‘맞불’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친러시아 시위대와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대 사이에 울타리를 설치해 충돌을 막았으며, 시위는 평화롭게 끝났다고 밝혔다.도이체벨레는 “시위가 독일에서 역풍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주말 사이 베를린에서도 친러 시위대의 차량 행렬이 목격되자 독일 최대 신문 빌트는 “수치스러운 퍼레이드”라고 일갈했다. 안드리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시장에게 “어떻게 베를린 한복판에서 이런 수치스러운 (시위대 차량) 호송을 허락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으나 기파이 시장은 그의 분노를 이해한다면서도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 [씨줄날줄] 식물 테크/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식물 테크/박록삼 논설위원

    1630년대 네덜란드에는 ‘튤립 광풍’이 불어닥쳤다. 터키가 원산지인 튤립의 구근(뿌리)에 대한 사재기 현상, 선물 투자 등 투기 바람이 거셌다. 구근 하나 값이 200배 이상 뛰었고, 황소 100마리 가격과 맞먹을 정도였다. 인류 경제사상 최초의 투기이자 거품 사례로 꼽힌다. 최근 ○○마켓, △△나라 등 온라인상 중고 거래를 통해 ‘몬스테라’라는 멕시코 원산지 수입 관상용 식물 잎사귀 한 장이 100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노란색 잎사귀 두 장에 250만원’, ‘잎 12장 나무 700만원’ 등 판매 글들이 즐비하다. 생명력이 강해 잎사귀만 갖고도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몬스테라는 코로나19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키우는 반려식물과는 다르다. 신종 재테크인 이른바 ‘식물 테크’ 용도로 키워지곤 한다. 씨앗을 수입하기 어려운 탓에 잎사귀 판매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잎사귀 한 장에 5000원 남짓 정도였지만 잘 키워 내다파는 사례가 늘면서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흰색, 노란색, 민트색 등 변종 색과 무늬가 만들어진 몬스테라는 집중 투자 대상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가 더욱 많아지고 있으니 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다시 튤립 얘기. 튤립 거품은 어느 귀족 집의 요리사에 의해 한순간에 꺼졌다. 튤립 구근을 양파로 착각해 요리해 버린 그는 송사에 벌벌 떨었지만 법정은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 판결에 따라 매물이 쏟아졌고, 튤립 값이 정상화됐음은 물론이다. 땅까지 담보 잡혀 투기에 나섰던 네덜란드 귀족이나 선물 투자했던 많은 상인들은 아예 패가망신하기도 했다. 네덜란드는 공교롭게 튤립 거품이 꺼진 직후부터 경제대국의 자리를 영국에 내주게 됐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은 하나다. 현물 가치가 없는 투자는 위험하다는 것, 그리고 개인과 사회는 ‘욕망과 공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 다만 교훈은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못한 듯하다. 암호화폐, 부동산, 주식 등 투자 과열 현상은 튤립 거품 때와 그리 다르지 않다. 튤립 못지않게 귀한 몬스테라의 몸값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 ‘비욘드 K’ 박차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 ‘비욘드 K’ 박차

    8000억원대 탈세 의혹을 받고 있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국세청이 “세금 납부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결론을 냈다. 탈세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된 김 전 의장은 당분간 카카오의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김 전 의장과 그가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총 8863억원을 탈세한 의혹이 있다며 신고한 사건에 대해 “해당 내용이 세금 신고·납부에 정상적으로 반영돼 있는 사항”이라는 처리 결과를 최근 통지했다. 다만 국세청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개별 납세자의 과세 정보에 해당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8(비밀유지) 규정에 따라 제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해 9월 16일 “2014년 카카오와 다음 합병 때 얻은 양도 차익을 애초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올라 발생한 평가 이익인 것처럼 회계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케이큐브홀딩스가 3639억원, 김 전 의장이 5224억원의 양도세를 탈세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국세청에 고발했다. 업계에서는 탈세 꼬리표를 뗀 김 전 의장이 지난달 글로벌 사업 매진을 이유로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만큼 해외 사업 발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의장은 지난달 14일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의 일본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인수는 김 전 의장이 밝힌 해외 사업 비전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4일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사쿠라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인수했다. SEBC는 일본 금융서비스국에 등록된 29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카카오 측은 SEBC를 통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본 내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웹툰과 웹소설 기반 플랫폼 사업도 해외로 확대한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아세안·중화권·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현재 수준 대비 3배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러 군사작전이 정당? 대량학살 자백한 셈”

    “러 군사작전이 정당? 대량학살 자백한 셈”

    ‘폭정’, ‘피의 땅’ 등의 저자이자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 연구의 권위자인 티머시 스나이더(52) 미국 예일대 교수가 러시아를 향해 “제노사이드(genocide) 안내서를 펴냈다”고 일갈했다. 독재정권과 전체주의의 폭압에 대한 연구에 평생을 매달려 온 역사학자가 집단 학살을 저지른 뒤 관영 언론을 통해 이를 정당화한 러시아의 행태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스나이더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러시아의 제노사이드 안내서’라는 글을 통해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통신이 지난 3일 게재한 기고문을 비판했다. 러시아의 철학자 겸 영화 프로듀서인 티모페이 세르게이체프가 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은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가 나치주의자”라면서 이들을 청산하려는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정당화했다. 해당 기고문은 ‘부차 학살’ 정황이 드러난 직후 게재돼 파문을 일으켰다. 스나이더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본 가장 공공연한 대량학살 문서”라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순간을 의도적으로 선택해 러시아가 ‘탈나치화’라는 침공 명분을 선전했다고 일침했다. 이어 “대량학살을 저지른 국가가 그 행동을 대중들이 알게 된 바로 그 순간에 대량학살의 성격을 명쾌하게(explicitly) 광고하는 예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면서 이 같은 텍스트로 러시아는 대량학살의 의도를 자백했다고 질타했다.
  •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비욘드 코리아’ 박차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비욘드 코리아’ 박차

    국세청이 8000억원대 탈세 의혹을 받고 있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세금 납부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결론을 냈다. 탈세 의혹 꼬리표를 떼게 된 김 전 의장은 당분간 카카오의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할 전망이다.10일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김 전 의장과 그가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총 8863억원을 탈세한 의혹이 있다며 신고한 사건에 대해 “해당 내용이 세금 신고·납부에 정상적으로 반영돼 있는 사항”이라는 처리 결과를 최근 통지했다. 다만 국세청은 구체적인 설명 요청에 대해서는 개별 납세자의 과세정보에 해당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8(비밀유지) 규정에 따라 제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해 9월 16일 “2014년 카카오와 다음 합병 때 얻은 양도 차익을 애초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올라 발생한 평가 이익인 것처럼 회계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케이큐브홀딩스가 3639억원, 김 전 의장이 5224억원의 양도세를 탈세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국세청에 고발했다. 업계에서는 김 전 의장이 지난달 글로벌 사업 매진을 이유로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만큼 해외 사업 발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의장은 지난달 14일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의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는 김 전 의장이 밝힌 해외 사업 비전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4일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사쿠라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인수했다. SEBC는 일본 금융서비스국에 등록된 29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카카오 측은 SEBC를 통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본 내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웹툰과 웹소설 기반 플랫폼 사업도 해외로 확대한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아세안·중화권·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현재 수준 대비 3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인간과 자연의 공존”…식물과 동물을 돌보는 일에서 얻는 생생한 교훈

    “인간과 자연의 공존”…식물과 동물을 돌보는 일에서 얻는 생생한 교훈

    우리와 부쩍 가까워진 동물과 식물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일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각각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또 다른, 늘 동물과 식물과 함께하며 마주한 현실과 고민,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자연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동물을 돌보고 연구합니다’ -장구 지음/김영사/292쪽/1만 5800원 15년 이상 동물의 임신과 관련된 연구와 진료를 해온 서울대 수의학과 장구 교수가 과학자의 눈으로 연구하고 수의사의 손으로 돌본 동물들을 통해 동물과 과학, 그리고 인간의 길을 돌아본다. 특히 연구실 안 실험동물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100년 전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개, 암의 발생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탄생한 면역 결핍 쥐, 인류에게 최초의 백신을 선사한 소, 신약 개발 임상실험 대상인 원숭이 등 수많은 실험동물의 희생으로 인간이 많은 질병에서 자유로워졌음을 알린다. 그러면서도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반려동물은 살리기 위해 애쓰면서 실험동물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게 수의사들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안타까움도 말한다.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사람에게 이식을 성공한 돼지 심장이 인간 체내의 거부반응을 피하도록 설계된 다중 유전자 조절 돼지였다는 점과 줄기세포로 만들어진 장기 유사체라고 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동물실험을 줄이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는 점 등 계속해서 세상을 바꿀 동물학자의 연구실 속 장면들은 미래를 가늠케 한다. 수의사로서 돌보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더욱 친근하게 읽힌다. 반려동물을 각별히 아끼는 보호자와의 만남, 새벽 2시에 병원으로 나가 개를 분만해야 했던 응급상황 등의 사연들을 통해 동물을 돌보는 연구자이자 수의사로서 갖는 진심을 엿볼 수 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한 저자는 “동물을 연구할수록 동물과 인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보듯, 전염성 질병은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는다면서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건강해야 그 안에서 사람도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그가 진료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동물을 돌보고 연구하는 이유라면서다.●‘가드너의 일’ -박원순 지음/도서출판 날/240쪽/1만 5000원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식물에 매료돼 20년 넘게 가드너로 일한 저자가 정원에서 많은 식물들과 함께해 온 시간들을 풀어낸다. 꽃을 다루는 우아하고 고상한 직업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화단에 자갈과 흙을 깔고 스스로를 ‘백공’이라 부를 만큼 다양하고 고된 ‘노동’을 해야하는 가드너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봄을 준비하는 가을부터 ‘자연의 시간’인 여름까지 사계절로 구성된 책에서는 가드너들이 1년 동안 정원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가드너의 기본 임무는 흙에서 식물을 길러 내는 것”이라 육체노동의 비중도 크지만 정원 디자인 같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정신노동 역시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1년간 하는 일이 “최소 365가지 이상”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일들을 바쁘게 해내지만 “정원 일에는 매일 같은 것이 없다”는 원동력으로 늘 새롭게 식물을 만나고 가꾸며 돌보는 일을 해나갈 수 있다고도 한다. 정원을 꾸밀 눈사람이나 요정들이 사는 나무집 등 조형물도 순수 만들어 철물점도 수시로 드나드는 가드너들의 일상도 흥미롭다. 저자는 정원에서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정원에 궁극적으로 생명력을 부여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거듭 되새긴다. “가드너는 식물들이 신에게서 부여받은 자생력을 기반으로 더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게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가미할 뿐”이라면서 자연 앞에 한껏 몸을 낮추기도 한다. 또 “아름다운 정원은 지구에서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걸작이자 안식처”라며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사람은 반드시 한 조각의 땅이라도 가꾸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의 말이 더 와닿는다”고 말한다. 책에는 또 인류 역사와 함께했던 정원의 역사와 그 역사를 뒤흔든 ‘가든 논쟁’, 저자에게 큰 영감을 준 세계적인 가드너 5인의 삶과 가드너로서의 철학 등의 지식도 전달하며 더욱 깊이있게 인간과 자연의 공생에 대한 고민과 희망을 그려낸다.
  • “러시아는 악마” 러 국영TV 방송 사고…‘親푸틴’ 출연진 일동 당황

    ‘친(親) 푸틴’ 성향의 진행자가 이끄는 러시아 국영TV 프로그램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 영상이 방영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이날 방송사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가 진행하는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의 ‘솔로비요프와 함께하는 저녁’ 프로그램에서 발생했다. 당시 방송에서 솔로비요프는 “우크라이나 나치 세력들과 이들 대열에 합류한 조지아 용병들이 우리 러시아 포로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여주겠다”며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실수로 인해 솔로비요프의 말과는 정반대의 영상이 공개됐다. 방송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러시아는 악마”라고 외치며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사망한 러시아 병사로 보이는 시신이 흐릿하게 지워진 모습도 있었고, 우크라이나 병사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우리 땅을 넘보지 말라”고 경고하는 모습도 담겼다. 예상치 못한 방송 사고에 솔로비요프와 초대 손님들은 크게 당황했다. 솔로비요프는 “다른 영상이 있는데 왜 이 영상이 상영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이 우리 포로들을 향해 총을 쏘는 영상이 있다”고 제작진을 향해 소리쳤다. 솔로비요프는 초대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제작진이 제대로 된 영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었다. 그러면서 그는 수시로 “영상은 준비됐나”고 확인했다. 하지만 결국 이날 솔로비요프가 원한 영상은 방송되지 못했다. 이후 로시야1 홈페이지에는 방송 사고 장면이 완전히 삭제된 영상이 업로드됐다.
  • [STOP PUTIN] ‘우크라 병사가 러군 포로 사살하는 동영상’ BBC 체크 결과는

    [STOP PUTIN] ‘우크라 병사가 러군 포로 사살하는 동영상’ BBC 체크 결과는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군인으로 보이는 병사가 생포한 러시아군 포로로 추정되는 이들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는 러시아 군복을 입은 네 남성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영상이 지난달 30일 텔레그램에 처음 공개됐는데 그 중 한 명은 손이 뒤로 묶여 있었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머리에 상처가 있고 피를 많이 흘린 채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나머지 한 명은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남성이 욕설을 섞어 “버리고 가자”라고 말하자, 다른 사람이 “그냥 두고 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 이어 숨을 헐떡이는 남자를 향해 여러 발의 총을 쏘고, “러시아 방어군이 여기 있다”고 말한다. 카메라는 이어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비추는데 화면에 나오지 않는 남성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자 턱수염 남성도 “영웅에게 영광을”이라고 화답한다. 러시아어로 조지아인을 뜻하는 “그루지니”라는 말도 들리고 “우리 땅에 오지 마라”는 외침도 들린다.BBC는 영상을 분석한 결과 수도 키이우 서쪽 드미트리우카 외곽 도로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우카에서 이르판과 부차를 연결하는 도로였다. 지난달 31일 구글 스트리트 뷰로 촬영한 사진과도 맞아 떨어진다. 도로의 핏자국까지 일치한다. 방송의 리얼리티 체크 팀은 동영상이 촬영된 날이 언제인지 밝혀내지 못했다면서도 도로의 그림자 위치 등을 봤을 때 같은 달 29일 저녁이나 조금 앞선 시간에 촬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총격을 가한 이들이 우크라이나 군인인지, 희생된 이들이 러시아군 포로가 맞는지 따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의 팔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흰색 완장을 차고 있다. 그런데 흰색 완장은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민간인들에게 찰 것을 권했던 것이기도 하다. 반면 서 있는 군인은 팔에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파란색 완장과 우크라이나 국기가 붙여져 있다. 이것만으로 총격을 가한 군인이 우크라이나 쪽이고, 죽임을 당한 군인이 러시아임을 확인할 수는 없다. 모두가 러시아어를 쓰는데 우크라이나인들도 모두 두 언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어 국적을 가릴 단서가 되지 못한다. 또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쪽으로 보이는 사람 중 턱수염이 있는 남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잡혔는데, BBC가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그는 한 조지아인의 얼굴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의 우방이자 대표적인 반(反) 러시아 국가다. 방송은 이 조지아인의 이름을 파악했지만 확인 절차가 끝나지 않아 밝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그 동영상을 보지 못했지만 그런 영상이 있다는 말을 듣긴 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규칙을 지킨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을 위반하는 개별 사건이 있을 수 있으며 그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BBC의 분석 결과는 아직 단정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인 듯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코멘트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계속 확인되는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 “우리 땅 오지마”…‘우크라軍, 러시아 포로 사살’ 영상 유포

    “우리 땅 오지마”…‘우크라軍, 러시아 포로 사살’ 영상 유포

    우크라이나군으로 보이는 병사가 생포한 러시아군 포로로 추정되는 이들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됐다. 7일(현지시간) BBC, CNN 등에 따르면, 해당 영상에는 러시아 군복을 입은 4명의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고 이 중 1명은 팔이 뒤로 묶여 있다. 3명은 머리에 상처가 있고 피를 많이 흘린 채 움직이지 않고, 나머지 1명은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화면 밖의 한 남성이 욕설을 뱉으며 “버리고 가”라고 하자, 다른 사람이 “그냥 두고 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 이어 헐떡이는 남자를 향해 여러 발의 총을 쏘고, “러시아 방어군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카메라는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비추고 화면 밖의 남성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자 이 남성도 “영웅에게 영광을”이라고 답한다. 러시아어로 조지아인을 뜻하는 “그루지니”라는 말도 들리고 “우리 땅에 오지 마라”는 외침도 들린다.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텔레그램에 처음 공개됐다. BBC는 분석 결과 이 동영상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서쪽 드미트리우카 외곽 도로라고 설명했다. 총격을 가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군인인지, 살해 당한 피해자들이 러시아군 포로인지는 분명하지는 않다. 다만,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 중 2명의 팔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사용하는 흰색 완장을 차고 있다. 반대로 서 있는 군인은 팔에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파란색 완장과 우크라이나 국기가 붙어 있다. 또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측으로 보이는 사람 중 턱수염이 있는 남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잡혔는데, BBC가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그는 한 조지아인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는 우크라이나 우방이자 대표적인 반(反)러시아 국가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그 동영상을 보지 못했지만 그런 영상이 있다는 말을 듣긴 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규칙을 지킨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규칙을 위반하는 개별 사건이 있을 수 있으며 그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 [STOP PUTIN] ‘쉰들러 리스트’ 붉은 코트 소녀, 30년 뒤 우크라 피란민 도와

    [STOP PUTIN] ‘쉰들러 리스트’ 붉은 코트 소녀, 30년 뒤 우크라 피란민 도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쉰들러 리스트’의 붉은색 코트를 입은 소녀로 출연한 폴란드 여성이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돕는 데 앞장 서고 있다고 야후! 엔터테인먼트의 블로그 데드라인이 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리비아 다브로브스카(32)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3년 작품에 출연했을 때 세 살이었다. 그녀가 연기한 소녀는 나치의 유대인 집단수용소 게토에 갇힌 신세였다. 그 소녀의 죽음을 목도한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가 유대인들의 목숨을 구해내겠다는 결심을 하는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라 올리비아는 영화 촬영하며 있었던 일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30년이 흘러 올리비아는 지금 녹색 조끼를 입은 채 국경에 몰려 오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조직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녀가 처음 자신의 활동을 세상에 알린 것은 지난달 9일이었다. 영화에 자신이 나온 장면, 흑백에 유일하게 컬러로 표현됐던 소녀의 붉은색 코트를 푸른색으로 바꾼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국기의 노란색과 푸른색을 상징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녀는 털어놓았다. 올리비아는 “그녀는 항상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녀가 다시 그녀이게 하라”고 적었다. 며칠 뒤 올리비아는 국경으로 가 난민들을 돕는 한편, 소셜미디어에 그들을 대신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국경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떤 조그마한 것도 도움이 된다. 물질과 재정 기부가 필요하다. 직접 돕겠다고 자원할 수도 있다. 상황은 극적이다. 나도 이곳에서 자원봉사 중이다. 내 눈으로 직접 이 모든 것을 목격하고 있다.”러시아군의 공습도 직접 목격했다. “오늘 러시아가 야보리우를 공습했다. 폴란드 땅으로부터 20㎞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너무 가깝다! 겁이 났지만 난민들을 돕겠다는 의욕이 더욱 솟구쳤다.” 두 자녀를 데리고 독일 국경에 가까운 아주 먼 도시로 갈 방법을 찾아달라고 애원하는 우크라이나 어머니를 만났다. “통상 우리는 난민들을 우리 지역에서만 수송하곤 했다. 이번에는 ‘안 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너무도 간절하게 자매 곁으로 가고 싶어했다. 애들이, 맙소사, 난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내가 본 모든 것을 말할 수가 없다. 마음에는 떠오르는데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서다. 누구도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을텐데 그들의 눈에 담긴 악몽을 상상조차 할 수 없더라.” 올리비아는 간만에 6일 새 소식을 알렸다. 어머니와 함께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응급구호 키트를 전달하는 데 진전을 이뤘으며 기부 체계를 만들어 “난민들을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으로 돕는 데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컬러로 스크린에 구현된 붉은색 코트의 소녀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일까? 스필버그 감독은 개봉 25주년인 2018년 미국 N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학살에 반대하는 행동이 필요함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어쩌면 지금 올리비아가 몰두하는 일인지 모른다. 당시 스필버그 감독의 답이다. “토머스 케닐리의 책에 오스카 쉰들러는 크라코우 게토를 박살내는 동안 그 어린 소녀가 걸어온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모두가 트럭에 실리거나 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있었다. 붉은색 코트를 입은 소녀는 나치친위대(SS)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SS가 모두를 끌고가는데 어쩐 일이지 그 거리에 가장 밝은 옷을 입은 여섯 살 아이가 산책하는데도 알아보지 못한다. 내겐 루즈벨트와 아이젠하워, 아마도 스탈린과 처칠 같은 사람들이 홀로코스트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잘 간직된 비밀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걸 막기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내게 (붉은색 코트는) 누구나 보고 있었고, 알아볼 수 있었던 반짝이는 붉은 깃발 같은 것이었다.”
  • [씨줄날줄] 카틴 숲과 부차/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카틴 숲과 부차/임병선 논설위원

    소련을 침공한 나치 독일은 1943년 4월 13일 서부 스몰렌스크 근교 카틴 숲에서 무려 4400명이 묻힌 무덤을 발견했다. 또 메드노예에 6300명, 벨라루스 민스크에 3870명, 우크라이나 하리코우에 3800명의 집단 매장지가 있었다. 키이우와 헤르손에서도 비슷한 무덤들이 발견됐다. 신원을 확인했더니 1940년 9월 소련군에 끌려간 폴란드군 장교와 경찰, 지식인들이었다. 1939년 8월 23일 불가침 조약을 맺은 나치와 소련은 중간에 낀 폴란드를 유린하게 됐다. 나치는 그해 9월 1일 침공을 시작해 폴란드 서쪽으로, 소련은 같은 달 17일 폴란드 동쪽으로 쳐들어갔다. 바르샤바가 함락되자 폴란드군은 나치보다 그래도 공산 혁명을 표방한 소련이 낫겠다고 판단해 그들에게 항복했다. 소련군은 사병들은 풀어 줬지만 장교 등은 사상이 불온하다며 자국의 코젤스크·스타로벨스크·오스타슈코프 수용소로 이송했다. 이렇게 2만 2000명이 끌려갔다. 독일은 수용소로 이송된 포로들을 소련군이 처형한 것이라며 침공의 당위성을 선전했다. 소련은 폴란드 포로들이 1941년 스몰렌스크 공사에 투입됐는데 나치가 몰살한 것이라고 맞섰다. 독일을 패망시키려면 소련의 협력이 절대적이었던 영국과 미국은 못 들은 척했다.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소련군의 잔학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소련 주장대로 폴란드 땅을 넘겨줬다. 소련 정부가 진실을 고백한 것은 1990년 고르바초프 서기장 때였다. 지난 주말 러시아군이 퇴각한 키이우 외곽 부차, 모티진 등에서 두 손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 뒤에 총알이 박힌 민간인 시신들이 나왔다. 카틴 숲 참사와 닮았다. 한 시신은 눈과 코가 드러날 정도로 묻어 망자(亡者)에 대한 예도 차리지 않았다. 어제는 길을 가는 민간인에게 러시아군 탱크가 발포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폴란드가 포로들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스탈린이 만주로 달아났다고 거짓말했는데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영상을 조작했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우리처럼 단일 민족으로 분단된 폴란드가 겪은 아픔을 원자력발전소는 있지만 핵무기와 핵물질 농축을 포기한 우크라이나가 되풀이하고 있다.
  • [마감 후] 뜨겁게 태어난 그 아이를 보호하려면/조희선 사회2부 기자

    [마감 후] 뜨겁게 태어난 그 아이를 보호하려면/조희선 사회2부 기자

    “새해에 아기들이 해님처럼 둥글둥글 태어납니다. 가난하고 슬픈 우리 한국 나라에도. 그러나 아기들은 별처럼 자랍니다. 꽃처럼 키가 큽니다. 뜨겁게 뜨겁게 키가 큽니다.”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이 1974년 ‘여성동아’에 발표한 ‘새해 아기’의 마지막 문단이다. 아기 곰, 아기 옥토끼, 아기 다람쥐, 송아지, 망아지 등 작은 짐승들과 하느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기가 탄생한다. 해님같이 뜨거운 기운을 품고 태어난 아이는 여러 아기 동물과 하느님의 축복 속에 넓고 환한 사람 세상으로 향한다. 온 누리에 향기를 퍼뜨리는 아름다운 꽃이 되리라는 기대를 한껏 받은 채. 짧은 동화에는 작고 귀한 존재가 이 땅에 다가오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라고 해도, 아무리 절망적이라고 해도 아기는 뜨거운 관심 속에 무럭무럭 자라야 마땅한 법이다. 안타깝게도 오래된 동화 속에 나온 이 당연한 사실은 현실 속에서 잊힐 때가 많다.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사랑보다 아픔을 먼저 경험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가 성인이 되기 전에 세상에 태어나서, 집이 가난해서, 부모로부터 정신적·신체적 괴롭힘을 당해서, 부모가 장애를 겪고 있어서, 부모가 징역살이를 하고 있어서 떨어져 사는 ‘보호대상아동’이 한 해 5000여명에 이른다. 보호아동은 주로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성장 시기별로 각각 다른 어려움을 마주하며 삶을 견딘다. 하루에 세 번씩 바뀌는 ‘보육사 엄마’의 보살핌 속에서 아이는 ‘엄마들’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할 때, 여건이 녹록지 않아 배우고 싶은 것도 마음껏 배우기 어렵다. 나이가 차서 시설을 나와도 당장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 청약 통장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막막하다. 한 아이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자랄 만큼 충분한 온기가 더해지지 않은 까닭이다. ‘보호대상아동’이라는 법적 용어는 국가가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실은 어떤가. 원칙적으로 가정과 유사한 형태, 즉 입양이나 위탁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시설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시설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을 앓는 아이 중 다수는 제대로 된 심리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 심지어 지자체의 재정 상태나 관심도에 따라 해당 지역 시설 아동이 받을 수 있는 복지의 양과 질도 달라진다. 어느 지역, 어느 시설에 사느냐에 따라 보호 아동의 삶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아이들에게 투표권이 있었으면 지자체의 관심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정부는 2019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확실히 책임진다’는 내용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각 지자체를 컨트롤타워로 삼고 아동 보호 전 단계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중요한 게 빠졌다. 인력과 예산이다.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는 결국 아이들의 삶만 메말라 간다. 자주 인용되는 이 문장만큼 지금 우리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말이 또 있을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한 가정이나 개인에게만 떠밀 수 없다. 국가와 사회의 따사로운 보살핌이 보태질 때 아이는 뜨겁게 키가 큰다. 정부의 선언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새해마다 뜨겁게 태어난 한 아이를 보호하려면 우리의 온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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