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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실점에 16강 탈락한 캐나다 골키퍼에 크로아티아 팬들 “배신자”

    4실점에 16강 탈락한 캐나다 골키퍼에 크로아티아 팬들 “배신자”

    캐나다 축구대표팀 골키퍼 밀런 보리언(35·츠르베나 즈베즈다)이 28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의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마친 뒤 휴대폰을 켜자 쉴새 없이 알람 메시지가 울렸다. 메시지는 무려 2500개가 넘었는데 대부분 크로아티아어로 작성돼 있었으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대다수였다. 그는 경기 중에도 크로아티아 극성 팬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일부는 보리언을 향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십만명을 학살한 크로아티아 분리주의 운동조직 ‘우스타샤’ 조직원이라고 외쳤다. 또한 보리언의 뒤쪽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일부 크로아티아 팬은 ‘KNIN(크닌) 95(1995년 크닌에서 태어난). 보리언처럼 빨리 도망치는 사람은 없다’고 쓰인 현수막을 들어올렸다. 그들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보리언이 크로아티아인인데 왜 캐나다 유니폼을 입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1987년 크로아티아 크닌에서 태어나 만 일곱 살이던 1995년 부모와 조국을 등졌다. 옛 유고슬라비아 전쟁의 참화를 피해서였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정착한 보리언의 가족은 2000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으로 이주했다. 그는 기회의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축구선수 의 꿈을 키워 결국 프로 선수가 됐다.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 주로 남미 프로 팀에서 뛰던 보리언은 2009년 세르비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며 2017년부터 세르비아 리그 츠르베나에 몸담고 있다. 그는 2010년 캐나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뒤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다. 크로아티아 팬들은 이런 보리언을 배신자라고 낙인 찍고 괴롭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와 군비 경쟁을 벌이는 세르비아의 프로리그에서 뛰는 것도 모자라 캐나다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서 조국을 상대하다니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보리언은 경기가 끝난 뒤 크로아티아 선수들과 서로 다독이며 우의를 나눴는데 조국의 팬들은 매몰찬 욕설과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래도 그는 크로아티아 팬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크로아티아 매체 베체른지에 따르면 보리언은 “내 휴대폰 번호가 유출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 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크로아티나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이날 크로아티아에 1-4로 크게 지면서 대회 두 번째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많은 실점을 했고, 조국을 상대했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텐데 속좁은 일부 팬들이 애국지사라도 되는 양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 태국 1위 재벌家, 김구 증손녀까지 2대째 한국인 며느리

    태국 1위 재벌家, 김구 증손녀까지 2대째 한국인 며느리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녀와 태국 최대 그룹 회장의 아들이 부부가 됐다. 김구 선생의 손자 고(故) 김휘 씨의 차녀와 태국 재계 1위인 CP그룹(짜른폭판그룹) 수파낏 치라와논 회장의 장남이 지난 26일 태국 수도 방콕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CP그룹 관계자가 28일 밝혔다. CP그룹은 식품기업 CP푸드를 비롯해 이동통신사 트루, 태국 세븐일레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이 650억 달러(약 87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신랑은 스위스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현재 CP그룹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마크로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신부는 미국 웰즐리대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의 IT기업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에는 한국과 태국 측 하객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태국 왕실에서도 축하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양가 어머니의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 유학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오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신부 어머니는 고 한상태 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의 딸이다. 신랑 어머니는 한국계로 유명한 마리사(한국명 강수형) CP그룹 특별고문이다. 이로써 CP그룹은 2대에 걸쳐 한국 신부를 맞이하게 됐다. ■ 한태 문화 교류 협력 뒤에는 한국계 마리사 고문이마리사 특별고문은 서울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1982년 미국 뉴욕대로 유학을 떠나 금융과 국제경영을 전공했다. 그 역시 유학 시절 남편인 수파낏 회장과 만나 결혼, 1988년 태국 땅을 밟았다. 당시 태국에는 외국인과 결혼한 기업인은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어 그가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했다. 네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마리사 특별고문은 결혼 후 오랜 시간 홍콩에 거주하며 교육과 내조에 집중했다. 2016년 말 태국으로 돌아가서는 자선재단을 설립해 문화와 교육 등과 관련된 각종 후원 활동에 나섰다. CP그룹이 한국에 우호적이고 한국 기업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건 마리사 특별고문 영향이 큰 걸로 알려졌다. 한국계인 그가 한국과 태국의 경제 및 문화 교류와 협력을 위해 물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지난 6월 주태국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의 태국 명물 삼륜차 ‘뚝뚝’ 기증 행사 당시 태국 방콕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마리사 특별고문은 “의도적으로 한국 관련된 일에 나서려고 한 것은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며 “한국과 태국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태국에 사는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태국 진출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룹 이익과 관계없이 한국 기업이 태국에 들어오고 태국과 태국 국민들을 위한 일이 된다면 얼마든지 도울 수 있다”며 “우리가 아니어도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나 태국에 진출하고 한·태 관계가 발전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의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이에 사업으로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한국과 태국에 대한 애정으로 내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환원할까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 태연도 당한 기획부동산…2500억원 가로챈 일당 검찰로

    태연도 당한 기획부동산…2500억원 가로챈 일당 검찰로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개발이 될 것처럼 속여 수천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4일 기획부동산 업체 대표 등 관계자 20여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농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 송파구·강동구, 강원도 원주, 경기도 평택에 있는 땅과 관련해 미공개 개발 정보를 알고 있다고 속여 피해자 3000여명에게서 매매대금 명목으로 250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홍보한 땅은 ‘비오톱’(biotope·도심에 존재하는 특정 생물의 서식공간) 등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실제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곳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7월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 관계자 10여명을 송치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서울중앙지검이 보완수사를 요청하면서 사건을 다시 넘겨받아 1년 가까이 더 수사한 뒤 다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의 사기 행각에 당한 피해자 중에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33)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김구라 “15년 전 철원땅 3천평 매매”…현재가 공개에 ‘눈물’

    김구라 “15년 전 철원땅 3천평 매매”…현재가 공개에 ‘눈물’

    방송인 김구라가 15년 전 매매한 철원 땅의 가격을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유튜브채널 ‘그리구라’에는 ‘김구라 철원 땅 가격 최초 공개합니다…근데 이제 눈물을 곁들인’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아들 그리와 함께 철원 투어를 시작한 김구라는 “여기가 드라이브를 하기도 좋고 좋은 카페도 많지만, 아무래도 북한 쪽하고 가깝다 보니까 개발이 조금 쉽지 않다”며 “미래에 어떻게 보면 네게 이득이 될 땅이다. 네가 아빠한테 크게 불효를 하지 않는 한 내가 재산이 있으면 너한테 가겠지. 너하고 네 동생”이라고 그리에게 말했다. 김구라는 “오늘 나오기 전에 아침에 땅 계약서를 봤다. 3000평이다. 2007년 11월에 샀다. 그 당시 2억 4500만원에 샀다. 복비랑 세금이랑 해서 2억 7000만원 정도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리는 “내가 지금 처음 가본다. 하지만 사진으로는 봤다. 진짜 갈색의 논밭이었다“며 씁쓸해했다. 김구라는 입대를 앞둔 아들을 보며 ”동현이가 만약에 이 근처에서 군 복무를 한다면 아빠 땅 지킴이로서, 나라 안의 아빠 땅을 지키는 거 아니냐“며 ”땅을 살 때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보고 부동산도 몇 군데 돌아다니면서 더 알아보고 샀어야 한다. 망한 거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부동산이나 재테크는 없어도 방송 열심히 하고 일 열심히 하니까“라고 말했고, 그리는 ”나도 비트코인 날리고 나서부터 잘 됐다. 그때부터 일이 들어왔다. 사람이 굶어 죽으라는 법은 없다“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자신의 땅에 도착한 김구라는 ”2007년에는 주변에 뭔가 들어설 거라는 희망을 갖고 샀다“며 공인중개사에 전화해 현재 시세를 물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는 한숨부터 내쉬며 ”요즘 거래가 없다. 그때도 비싸게 주고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구라는 ”사람들이 땅을 싸게는 안 팔지 않지 않냐“며 ”이게 옛날에 사장님이 한 3억원 정도 얘기했는데 이제는 그런 가격도 아닌 거냐“라고 물었고 공인중개사는 정확한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안타까워 했다. 김구라는 “땅값이 오를 거란 기대로 비싸게 주고 샀는데 사실 부동산이나 이런 거 함부로 접근하면 안 된다. 요즘 영끌해서 사람들이 힘든 거 아니냐 이렇게 경기가 안 좋을 때는 1~2년 안에 끝나는 게 아니다. 재테크도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페인 1-1 독일, 16강 안갯속 일본도 한가닥 실낱 희망

    스페인 1-1 독일, 16강 안갯속 일본도 한가닥 실낱 희망

    ‘무적함대’ 스페인과 ‘전차 군단’ 독일이 1-1로 자웅을 겨루지 못했다. 앞서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맞은 일본도 바라던 최상의 결과는 아니지만 한가닥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빅 매치’로 손꼽히던 스페인과 독일은 28일(한국시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2차전 후반 한 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우승팀인 스페인은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7-0 완파한 데 이어 1승 1무(승점 4)로 조 선두를 지켰다. 나란히 승점 3이 된 일본(골 득실 0)과 코스타리카(골 득실 -6)가 뒤를 잇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포함해 통산 네 차례 우승했으나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한국에 0-2로 완패하며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하고 이번 대회 1차전에서 일본에 1-2로 덜미를 잡혀 자존심을 구겼던 독일은 어렵사리 승점 1을 따냈다. 이날도 지면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을텐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잡으면 스페인-일본 경기 결과에 따라 기적처럼 16강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독일은 일본과의 1차전 선발로 나섰던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 대신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를 주전으로 기용하고 토마스 뮐러를 전방으로 끌어 올렸다. 수비진 가운데는 니코 슐로터베크 대신 틸로 케러가 선발 출전했다. 스페인은 수비진에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대신 다니 카르바할이 들어간 것이 선발 가운데 유일한 변화였다. 결승에서 만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두 팀의 대결 답게 숨 쉴 틈 없는 압박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스페인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골대를 맞췄다. 다니 올모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손에 걸린 뒤 골대를 스치고 벗어났다. 그 뒤로도 스페인은 올모가 배치된 왼쪽 측면을 위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전반 33분 올모의 낮은 크로스에 이은 페란 토레스의 슛이 위로 뜨는 등 결실을 보지 못했다. 독일은 전반 40분 골 그물을 한 차례 흔들었지만, 득점이 취소됐다. 오른쪽 측면에서 요주아 키미히가 차올린 프리킥을 안토니오 뤼디거가 머리로 받아 넣었는데,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지적됐다. 뤼디거는 전반 45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다시 골대를 겨냥했으나 우나이 시몬 골키퍼에게 막혀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스페인이 후반 시작 9분 만에 토레스를 알바로 모라타로 교체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는데, 모라타가 선제골을 뽑아 적중했다. 후반 17분 올모가 밀어준 공을 조르디 알바가 낮은 크로스로 이어갔고, 모라타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독일은 후반 24분 일본과의 1차전에 결장했던 레로이 자네를 비롯해 3장의 교체 카드를 한꺼번에 사용하며 반격에 나섰다. 4분 뒤 자말 무시알라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골키퍼 쪽으로 공을 차버리며 독일은 땅을 쳤으나 자네와 함께 교체 카드로 그라운드를 밟은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크의 한 방으로 마침내 균형을 맞췄다. 후반 38분 자네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무시알라가 페널티 지역 안 좁은 공간에서 연결했고, 퓔크루크가 오른발로 골문을 열었다. 일본과의 1차전 때 일카이 귄도안의 페널티킥으로만 득점했던 독일의 대회 첫 필드골이 소중한 승점 1을 만들었다.
  • [이연실의 Book 받치는 삶] 서점에 숨어서 당신을 기다렸다/출판사 이야기장수 대표

    [이연실의 Book 받치는 삶] 서점에 숨어서 당신을 기다렸다/출판사 이야기장수 대표

    신간이 나오면 광화문 교보문고에 간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이 광대한 서점에는 내가 함부로 예단할 수도, 종잡을 수도 없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드나든다. 그리고 한 주만 건너 방문해도 진열된 책들이 휙휙 바뀌어 있다. 한쪽에서 출판은 사양산업이라고 아무리 떠들어 대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신간은 쏟아져 나온다. 이곳은 책과 독자의 바다다. 평소 교보문고에 가면 내가 편집한 책들이 매대에 잘 누워 있는지, 혹시나 벌써 ‘면벽수행’을 하러 책등만 내보인 채 책장에 꽂혀 버린 건 아닌지 초조한 마음으로 둘러본다. 책 홍보 문구가 쓰인 띠지가 내려가거나 돌아가 있으면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듯 단정하게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광고판이라도 세운 달에는 서체 크기가 작진 않은지, 색깔 배합은 눈에 충분히 잘 띄는지, 카피가 후지진 않은지 한참 그 앞을 맴돈다. 분명 출판사 사무실 안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압도적인 매력을 발산하던 내가 만든 책이 이 대형서점에선 망망대해에서 가까스로 돛대를 세우고 태풍과 맞서고 있는 것만 같다. 서점에서 나는 그렇게 책과 그것을 만든 나 자신을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얼마 전 독자를, 오직 독자만을 유심히 관찰하러 서점에 갔다. 교보문고 유튜브에는 ‘몰래 온 작가’라는 코너가 있다. 주말 교보문고 매장에 작가가 자신의 책 매대 근처에 숨어 있다. 때로 복도 쪽으로 나와 어슬렁거리기도 하지만, 결코 그 책을 쓴 작가라는 것을 티 내거나 촬영 중임을 들키면 안 된다. 이날 나는 내 출판사에서 책을 낸 작가와 함께 독자를 기다렸다. 이 유튜브 코너의 재미있는 점은 독자가 그 작가의 책을 손으로 직접 집어들기 전까지는 작가든 편집자든 절대 독자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매대 앞을 맴돌며 그 책과 작가에 대해 아무리 오래 수다를 떨어도, 바로 옆에 놓인 책을 집어들며 우리 책을 일별해도 작가는 독자에게 결코 다가가서는 안 된다. 이 점이 애타면서도 짜릿했다. 독자 스스로 손을 내밀어 직접 그 책을 펼치기 전까지 작가와 편집자에겐 입이 없다. 독자 스스로 그 책을 선택하고 이 엄청난 책의 바다에서 조개껍데기 하나를 줍듯 소중하게 책을 집어 들고 체온을 불어넣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연결되는 것이다. 인기 작가의 베스트셀러니까 책이 금세 선택되고 순식간에 팔리리라 생각했던 건 오산이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스쳐지나가고 수십 번의 눈맞춤이 있고 난 뒤에라야 비로소 한 사람이 다가가 책에 악수를 건넸다. 나는 혼자 생각했다. ‘한 권의 책이 팔린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로구나. 독자가 없다고, 한국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함부로 투덜거리지 말아야지. 사람이 책에게 걸어오는, 내 눈앞에 펼쳐진 이 작은 기적을 잊지 말아야지. 나는 이들을 위해, 이 순간을 위해 책을 만들고 있어.’ 책을 일상적으로 읽으며 사랑하는 사람, 오프라인 서점에서 직접 책을 구입하는 사람은 이 땅의 전체 인구에 비해 얼마나 적을까. ‘취미는 독서’라는 말은 너무 뻔하니 이력서에 쓰지도 말라던 시대는 가고, 책 읽는 사람들이 일종의 고상한 마니아가 돼 가는 시대에 나는 서점에 찾아간다. 자신의 책을 고르는 독자들이 더욱 애틋하고 간절해져만 간다. 작가가 숨어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져 바람처럼 오고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한 연인이 우리 책을 펼치고 작가에 대해 웃으며 대화하는 것이 보였다. 나는 작가를 향해 용수철처럼 튀어나갔다. “작가님! 저기 우리 독자님이 왔어요!”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독자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 프레임이 된 건물… 스스로 자연이 된다[건축 오디세이]

    프레임이 된 건물… 스스로 자연이 된다[건축 오디세이]

    가을을 지나 겨울의 문턱에 선 날,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이 절절하다. 고요한 장소를 찾아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낙엽을 밟고 싶은 마음으로 발길을 떼어 본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과 면목동, 경기 구리시에 걸쳐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장소다. 예전 모두가 혐오스럽게 여겼던 망우리 공동묘지는 이제 울창한 숲과 유명 인사들의 묘, 멋진 전망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일제가 1933년 조성한 망우리 묘지는 40년이 지난 뒤 분묘가 가득 차 1973년 5월 매장이 금지됐다. 방정환, 오세창, 한용운, 조봉암, 지석영, 박인환, 이중섭, 계용묵 등 근현대사의 인물들이 잠들어 있는 역사적 장소라는 의미를 살려 1992년부터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근현대 인문학의 역사를 떠올리는 기억의 장소로 부각시켜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고 2016년엔 망우리 인문학길을 조성하는 등 기피시설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4월 공원 초입에 들어선 중랑망우공간은 수려한 자연경관이 있는 인문적 자연공원으로의 변신 작업에 마침표를 찍은 건축물이다. 건축가 정재헌(경희대 건축학부 교수·모노건축사사무소)이 설계한 중랑망우공간은 묘지공원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는 초입의 완만한 능선에 입지하고 있다. 연면적 1247.25㎡의 2층 규모 건축물은 능선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길게 자리잡고 있다. 건물의 길이는 120m, 폭이 18m. 현상설계에서 주어진 대지를 온전히 사용해 지었다. 주차장과 관리동을 통합한 웰컴센터는 건물이라기보다는 좁고 긴 길이다. 120m의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다양한 공간과 풍성한 자연을 경험한다.●길이 120m… 다양한 공간 ·자연 조우 좁고 긴 직선적인 건축물이 어떻게 능선을 타고 도로의 경사면에 들어섰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길을 건넜다. 그런데 길을 건너 바라봐도 건물의 입면이라고 할 만한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 교수는 “이 건물은 존재감이 없고 풍경이 건물의 입면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건물이지만 입면이랄 것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복도와 회랑이 건물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회랑 사이, 계단실과 수 공간 사이는 그저 비어 있다. 빈 공간을 통해 보이는 것은 자연 풍경이다. 주변의 경관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여 자연의 정취를 만끽하는 전통적인 조경기법처럼 기둥 사이로 풍경을 담았다. 기둥 사이에 자연을 그대로 들여놓은 것을 정 교수는 “풍경을 프레임해 준다”고 표현했다. 건물은 막힘이 없고 자연과 사람은 그 사이를 넘나든다. 의도적으로 건물을 지은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건물이 들어서 건물 스스로 자연이 된다. “망우리공원의 역사적 의미나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현재의 삶과 미래의 의미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묘지의 이미지를 벗고 자연과 공원의 풍성함이 드러나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건축은 단지 자연에 놓인 상자이며, 자연을 경험하는 프레임으로서 위치하며, 드러나기보다는 풍경 속에 숨어 있도록 했습니다. 빛과 색을 뿜기보다는 자연을 흡수하고 끌어들여 원래 그곳에 있던 것처럼 익숙한 풍경이 되도록 했습니다.”●드러나기보다 풍경에 숨는 건물로 서울시와 중랑구에서는 인문학 역사공원의 이미지를 보여 주는 기념비적인 건물을 원했지만 오히려 정 교수는 건물로 읽히지 않고 존재감 없이 자연 속에 녹아드는 건물로 디자인했다. 또한 ‘망우’(忘憂)의 원래 뜻을 살리는 공간이 되고자 했다. ‘망우’는 논어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 낙이망우(樂以忘憂)에서 따온 것으로 ‘(도를) 즐김으로써 근심을 잊는다’는 뜻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공동묘지를 네거티브하게 받아들이지만 서양에서는 죽음을 삶의 연장선으로 보고 묘지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현재의 공간으로 인식합니다.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마음이 위로받는 행복한 공간,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장소로서 ‘행복의 묘지’를 추구하고 싶었습니다.” 정 교수는 “망우공원의 웰컴센터가 행복한 기억과 따뜻한 감동이 있는 명랑한 안식처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주어진 지형 조건이 까다롭고 공원 심의를 통과하기가 힘들어 설계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높이 차이가 있는 능선인 데다 기댈 데도 없는 좁고 긴 지형에 건물을 짓는 프로그램을 풀어내는 데 적잖은 시간을 들였다. 원래의 배치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시작하다 보니 아무래도 잘 풀리지 않아 현장을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면서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 날 건물과 주차장의 배치를 바꿔서 스케치해 봤더니 그제서야 풀리기 시작했다.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던 능선의 높은 곳에 건물을 짓기로 하고 지형 조사를 해 보니 그곳이 기존에 관리동이 있던 자리보다 훨씬 좋은 자리였어요. 그다음엔 건물의 주차장을 어떻게 가릴지를 두고도 한참을 고민했습니다.”능선에 위치한 건물의 배치는 독특하다.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도로보다 높은 왼쪽(북서부)에 건축물의 주된 매스를 배치했고 주차장은 도로보다 낮은 남동부에 배치했다. 건물 사이에 계단실의 역할을 하는 높은 벽을 만들어 주차장이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도록 했다. 건물 1층은 무채색의 콘크리트 기둥으로 처리해 회랑의 효과를 냈다. 건물 2층에는 120m 길이의 긴 테라스 겸 복도를 만들어 오른쪽(남동부) 끝부분이 도로와 만나도록 했다. 공원을 향하는 사람들이 올라오는 길에 건축물의 단아한 첫인상이 드러나게 하고, 공원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건물의 복도를 따라 걸어와 산책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었다. 길은 땅에서 하늘로 이어지고 자연을 넘어 도시를 발견하게 한다. 정 교수는 “원래 이곳은 주차장과 관리사무실 외에는 자연뿐이었다”면서 “새로운 건물 또한 사람들이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 신발을 신고 실내에 들어갔다가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진입이 자연스럽고 실내 공간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길을 건너 건물에 들어선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회랑 사이로 들어간다. 원래 이곳이 추모공원인 것을 잊지 않으려는 듯 무채색의 회랑은 경쾌한 동시에 그리스 신전의 회랑처럼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회랑 기둥의 그림자가 차폐벽에 어른거리면서 공간의 표정으로 드러난다. 잔잔하게 물이 담긴 수반에 하늘이 비친다. 주 건물의 1층은 카페 등 휴식공간이다. 건물 뒤편으로 우거진 숲과 고요하게 늘어선 회랑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경건함을 더한다. 여름엔 그늘진 야외 공간이 휴식의 장소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삶 되돌아보는 시간 가졌으면” 주차장과의 경계에 설치된 콘크리트 계단을 오르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 콘크리트 사이로 네모난 하늘이 보인다. 2층의 직선형 테라스는 북측 묘지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 계단 구조는 주차장의 차폐와 층간을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묘지와 하늘을 직감적으로 연결하면서 경건한 사유를 유도하는 장치로도 작동한다. 2층에는 사무실과 전시실이 있지만 주된 역할은 전망대로서의 기능이다. 120m 길이의 테라스에서는 주변 풍경과의 다양한 조우를 경험할 수 있다. 가깝게는 망우산과 묘지 사이로 난 산책로가 보이고 멀리는 남산뿐 아니라 인왕산, 북한산, 수락산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실루엣을 볼 수 있다.정 교수는 “1층에서는 기둥 사이를 투과하는 마이크로한 풍경을 볼 수 있고, 2층에서는 길다란 테라스가 전망대의 역할을 해 가까이는 망우산의 능선을 보고 멀리는 남산부터 불암산까지 바라볼 수 있다”면서 “건물의 존재를 인식하지 않고 산책의 연장으로 여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물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듯하다. 언뜻 단조로워 보이지만 동선과 높이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선의 방향이 달라질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나무를 보면 어떤 잎들은 봄날에 떨어지고 어떤 잎들은 노랗게 색이 변한 뒤에도 그대로 매달려 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간을 이어 가는 것을 보면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곳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함혜리 칼럼니스트
  • 크로아티아 슬슬 시동, 데이비스 67초 벼락 골에도 캐나다 16강 탈락

    크로아티아 슬슬 시동, 데이비스 67초 벼락 골에도 캐나다 16강 탈락

    4년 전 러시아월드컵 준우승국 크로아티아가 캐나다에게 경기 시작 67초 만에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을 허용했지만 내리 4골을 뽑았다. 크로아티아는 28일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알폰소 데이비스(22·바이에른 뮌헨)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4-1 대승을 거뒀다. 크로아티아는 대회 첫 승을 신고하며 1승 1무(승점 4)로 조 1위로 뛰어 올라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다음달 2일 벨기에와 비기기만 해도 적어도 조 2위를 확보한다. 캐나다는 개최국 카타르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부터 예선에 나선 캐나다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두 번째로 본선에 올라와 첫 승리를 바랐는데 아직 이루지 못했다. 1986년 대회에서는 득점하지 못한 채 3패에 울어야 했다. 36년 만에 올라온 이번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도 벨기에에 0-1로 무릎을 꿇은 캐나다는 크로아티아의 매서운 반격에 결국 본선 5연패 아픔을 곱씹었다. 또 앞서 벨기에를 2-0으로 꺾은 모로코가 크로아티아와 나란히 1승1무(승점 4)가 되는 바람에 캐나다는 다음 경기에서 승점 3을 추가해도 16강에 오를 수 없게 됐다. 데이비스의 골로 역사적인 월드컵 첫 득점을 올린 데 만족해야 했다. 크로아티아 수비진 간격이 벌어진 틈을 타 테이전 뷰캐넌(23·클뤼프 브뤼허)이 오른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의 데이비스가 껑충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26분 수비 라인을 올린 캐나다의 뒷공간을 공략해 안드레이 크라마리치(31·호펜하임)가 페널티지역 오른편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 반대편 골대를 노린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땅을 쳤다. 크라마리치는 10분 뒤 진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반 페리시치(33·토트넘)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아 이번에는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한 뒤 왼발로 반대편 골대 하단을 정확히 찔렀다. 기세가 오른 크로아티아는 전반 44분 추가골도 넣었다. 요시프 유라노비치(27·셀틱)가 하프라인 부근부터 빠르게 전진한 후 혼전 끝에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기다리던 마르코 리바야(29·스플리트)에게 공을 전달했고, 리바야가 지체 없이 날카로운 땅볼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캐나다는 데이비스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뒀다. 중원이 약해지더라도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오히려 크로아티아에 많은 공간을 내줬다. 후반 25분 페리시치와 크라마리치가 호흡을 자랑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수비수를 제친 페리시치가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했고, 이를 받은 크라마리치도 똑같이 수비수를 제치고 반대편 골문 아래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42분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 페리시치, 마테오 코바치치(28·첼시)를 동시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K리그에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활약했던 미슬라브 오르시치(30·디나모 자그레브)가 투입됐다. 오르시치는 후반 추가 시간 역습 상황에 수비수가 제대로 공을 간수하지 못해 흐른 공을 잡은 뒤 드리블해 문전에 있던 로브로 마예르(24·스타드 렌)에게 패스했고, 마예르가 침착하게 차 넣어 승리를 매조졌다.
  • FIFA, “코소보는 우리 땅” 깃발 라커룸에 건 세르비아 징계 착수

    FIFA, “코소보는 우리 땅” 깃발 라커룸에 건 세르비아 징계 착수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 앞서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깃발을 라커룸에 내건 세르비아축구협회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영국 BBC는 27일 “세르비아 대표팀은 브라질과 조별리그 1차전 시작 전 라커룸에 코소보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깃발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문제의 깃발에도 코소보 영토가 세르비아의 일부로 표기됐고, (우리 영토에) 포기는 없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 사진을 입수한 코소보축구협회가 FIFA에 공식 항의했고, FIFA는 관련 안건을 다루기 위한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다만 이런 행동이 세르비아 정부나 축구협회 차원에서 벌인 일인지, 아니면 일부 선수의 돌출 행동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래 사이가 좋지 않은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최근 긴장이 높아졌다. 코소보가 이달 초부터 자국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써온 세르비아 발급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발급 번호판으로 바꾸도록 한 것이 발단이 됐다. 3주간의 유예 기간이 지난 22일부터는 차량 번호판 교체를 거부하는 운전자에게 벌금까지 물리고 있다. 이 차량 번호판 갈등은 24일 유럽연합(EU)의 중재로 봉합됐으나 두 나라의 역사적 감정은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 해체 때 독립하려다 수천 명이 숨지는 내전을 겪었고, 2008년 유엔과 미국 등의 승인 아래 독립했지만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 이날 세르비아 라커룸에 내걸린 세르비아는 FIFA의 이 같은 조처에 대해 ‘위선적’이라며 반발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비카 다치치 세르비아 외무장관은 자국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스포츠 기구에 대해 국가로서 대응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일은 얼마나 위선이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치치 장관은 “FIFA가 승인했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FIFA는 지역적 성격의 회원을 포함하고 있다”며 “유엔도 코소보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코소보는 2016년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 회원국이 됐지만,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서로 만나지 않도록 대진을 조정할 만큼 두 나라의 긴장 관계가 심각하다. 코소보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편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세르비아 대표팀 감독은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깃발이 라커룸에 걸린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토이코비치 감독은 27일(현지시간)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G조 2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깃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른 질문 없느냐”는 식으로 둘러대며 답하지 않았다.
  • 민주화 후 초유의 장군 강등 징계 바라보는 군 안팎의 속내는

    민주화 후 초유의 장군 강등 징계 바라보는 군 안팎의 속내는

    “군 사법제도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게 한 책임자로서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하는 것 아닌가.”(현역 대령 A씨) “내가 그 입장이라면 차라리 파면을 시켜달라고 하겠다.”(예비역 육군 장성 B씨)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로 비판받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준장에서 대령으로 1계급 강등된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도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장군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꼭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 것이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 실장의 징계 혐의에 대해 강등을 의결했고,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승인절차를 완료했다. 전 실장은 징계 처분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지만 다음달 전역 예정인 전 실장의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령으로 전역하게 된다. 장군이 강등된 것은 군대에 대한 문민통제가 확립된 이후 처음이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신군부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이등병으로 강등시킨 게 가장 최근 사례지만, 당시는 쿠데타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군인 징계 관련 규정을 명시한 군인사법 제57조에 따르면 강등은 “강등은 해당 계급에서 1계급 낮추는 것을 말한다”고 돼 있다. 제1항이 파면·해임이고 2항이 강등이라는 것에서 보듯 상당한 중징계라고 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역 장교 C씨는 “군 생활 20년 넘게 하면서 주변에 강등되는 사례를 보거나 들은 적도 없다. 직업군인으로선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본인이나 주변 장군들선 전례없는 징계라고 충격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뒤집어 말하면 이 중사 사건도 전례없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장군을 대령으로 만드는 상황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한 당혹감을 표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B씨는 “적절한 징계인지 잘 모르겠다. 차라리 파면을 시키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예비역 대령 D씨는 “전 실장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 비춰보면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며 불편한 속내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예비역 공군 장성인 E씨는 “장군이라는 자리가 치외법권은 아니지 않느냐. 군을 구성하는 여러 계급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군에서는 전 실장이 임기제 장군이어서 법무실장 자리에서 쫓겨나면 준장으로 자동 전역하게 되기 때문에 보직해임 등 조치를 하지 않고 있었다. 전 실장은 현재 군검찰 업무나 징계 업무 등에선 배제돼 있다. 군에서는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고 조만간 하반기 인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법무실장 보직을 그대로 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실장은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예람 중사가 지난해 3월 2일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부실초동수사의 책임자라는 의혹을 받았다. 군검찰은 이 중사가 사망하고 나서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수사를 벌여 1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전 실장을 비롯한 법무실 지휘부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부실수사 비판 여론에 따라 출범한 안미영 특별검사 수사팀은 지난 9월 전 실장을 비롯한 사건 관련자 8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자신에게 사건 관련 보안 정보를 전달한 군무원 양모(49)씨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군 검사에게 전화해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특검팀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전 실장의 수사 지휘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보고 재판과 별개로 징계를 추진해왔다. 고 이 중사 아버지인 이주완씨는 “전역 한 달이 아니라 하루가 남았더라도 내렸어야 할 징계”라며 “더는 젊은 군인들이 이러한 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 영구동토층서 잠자던 4만 8000년된 고대 바이러스 부활 [핵잼 사이언스]

    영구동토층서 잠자던 4만 8000년된 고대 바이러스 부활 [핵잼 사이언스]

    무려 4만8500년 동안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잠자던 고대 바이러스가 인공적으로 부활했다. 최근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 장 미셸 클라베리 교수는 "4만 8000년이나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얼어붙어 있던 '판도라 바이러스 예도마'(Pandoravirus yedoma·이하 판도라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부활시켰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부활시킨 고대 바이러스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된 판도라 바이러스는 과거 시베리아 야쿠티야에 위치한 호수 바닥 16m아래 영구동토층에서 처음 발견됐다. 다른 고대 바이러스처럼 현존하는 바이러스보다 크기가 훨씬 큰데, 길이는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폭은 0.5마이크로미터로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 이에앞서 지난 2014년 클라베리 교수 연구팀은 역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얼어 붙어있던 약 3만년 된 2종의 고대 바이러스를 부활시킨 바 있다.클라베리 교수는 "현재까지 실험으로 부활시킨 고대 바이러스 모두 아메바 정도는 감염시킬 수 있으나 식물이나 동물은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고대 바이러스 중 일부가 녹아 세상에 노출되면 인류를 비롯한 동식물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생기는 현상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것은 수만 년 간 얼어붙어 있던 동물이 발견되는 것이다. 과거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약 1만4000년 된 멸종된 털코뿔소와 4만 년 된 늑대 머리 등이 발굴된 바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깊은 땅 속에 묻혀 있는 치명적인 병원균이 지표로 방출될 가능성이다.특히 지난해 10월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 등 국제연구팀에 따르면 영구동토층에는 수많은 미생물 종이 얼어붙어 있는데 이중에는 오늘날 항생물질에 노출된 적이 없는 박테리아도 있었다. 문제는 현재의 인류가 이같은 고대 바이러스에 노출된다면 어떤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표로 노출된 순록 사체의 탄저균에 어린이 1명이 감염돼 숨지고 성인 몇 명이 피해를 본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 소니 무선이어폰 링크버즈S 업사이클링 버전

    소니 무선이어폰 링크버즈S 업사이클링 버전

    40대 초반 아재, 게임은 ‘발컨’이고 귀는 ‘막귀’다. 어려운 용어 잘 모르고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래도 사실 잘 못 느낀다. 하지만 우리도 제품을 골라 쓸 권리는 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무작정 써 보고 솔직히 쓴다. 살지 말지는 독자의 마음이다.이달 새로 출시된 소니의 무선이어폰 링크버즈S 업사이클링 버전 ‘어스블루’는 포장부터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했다. 종이로 된 상자 곳곳엔 ‘플라스틱 포장재 : 사용하지 않음’, ‘코팅 및 접착 재료 : 사용하지 않음’이라고 적혀 있다. 종이로 된 포장재를 조심스럽게 열어 보니, 정말 생수통 색깔이다. 버려진 생수통을 재활용한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제품 소재와 포장재를 제외하면 지난 5월 출시된 링크버즈S와 똑같다. 하지만 현재 앤커의 ‘사운드코어’ 저가형을 쓰고 있는 기자에게는 이 버전이 첫 링크버즈S이기에, 모든 게 새롭고 신기했다.제품을 처음 사용한 것은 지하철 안에서였다. 뚜껑을 열고 왼쪽 기기부터 귀에 꽂으니, 약 2초 뒤 지하철 소음이 ‘사라락’ 하고 줄어드는 게 들렸다. 그럼에도 안내 방송 음성은 잘 들렸다. 이게 그 ‘노이즈 캔슬’ 기능이란 거였다. 소니 링크버즈S 노이즈 캔슬은 내 활동에 따라 외부 소리를 제어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로 이동할 때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걸을 때는 (안전 문제 때문인지) 들리게 한다. 걷다가 횡단보도에 멈춰 서면 다시 외부 소음이 차단된다. 물론 내 동작에 따라 즉각즉각 작동하진 않고 몇 초의 시간이 걸린다. 더 흥미로운 건 ‘360 리얼리티 오디오’다. 세팅 중에 샘플을 들어봤는데 보통 음향에서 왼쪽, 오른쪽, 가운데만 느껴지던 소리의 방향이 360 리얼리티 오디오로 들으니 아주 구체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각각의 악기와의 거리감도 다 다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360 리얼리티 오디오를 들으려면 특정 음악 앱을 설치해서 일부 유료 결제도 해야 하는 것으로 안내한다. 패스. 360 리얼리티 오디오를 위해 앱을 설치한 뒤 사용자 귀 모양을 촬영하기도 한다. 귀를 촬영해서 사용자의 귀 모양에 따라 최적화된 음장을 제공한다고 한다.소니가 음질의 명가라는데, 음질도 들어 봤다. 많은 리뷰어들이 기기 음질을 파악하기 위해 특정 앱을 통해 특정 음악을 듣곤 하는데, 기자는 어차피 잘 모르므로 그냥 평소에 쓰던 앱으로 즐겨 듣던 노래들을 찾아 들었다. 확실히 노캔 기능도 없는 저가형을 쓰던 귀엔 음질이 하늘과 땅 차이로 느껴진다. 전에 들리지 않던 음도 들리고 보컬과 각 악기, 객석의 환호성도 또렷하게 구분돼 들렸다. 하기야 노캔이 없으면 이 정도 음질을 구현한다 한들 외부 소음의 방해로 제대로 즐길 수도 없겠다. 통화 기능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직업 특성 상 이동 중에 전화 받는 경우가 많은데, 쓰던 기기로는 지하철에서 전화가 오면 사실상 통화가 불가능해 전화가 오면 블루투스를 끄고 받았다. 하지만 링크버즈S로 지하철에서 통화해 본 결과 아주 쾌적하게 통화가 가능했다. 신세계. 다만 어머니는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린다며 잠시 아들이 아닌 줄 알았다고. 구글 인공지능(AI) 비서와 연동도 긴밀하게 되는 것 같다. 사용 중에 메시지가 오면 길게 터치해서 비서에게 읽게 할 수 있다. 정가는 24만 9000원. 친환경 어스블루라고 해서 더 비싸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인터넷에 잘 찾아 보면 10만원대에도 살 수 있다. 기자 같은 사람에겐 비싼 가격이고 오디오에 ‘진심’인 사람에겐 싼 가격이다. 기자라면 앤커 사운드코어 저가형 가격의 약 4배를 주고 이 제품을 살 만한가? YES. 아내가 허락만 해 준다면.
  • 갓 쓰고 미국 갔던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한미수교 140주년 특별전

    갓 쓰고 미국 갔던 외교관들의 고군분투… 한미수교 140주년 특별전

    “한 번이라도 연회를 열려고 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2, 3만 냥 정도의 돈이 드니 연회를 할 마음을 내기가 어찌 쉽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재정 상황으로 볼 때에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독립운동가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는 1888년 4월 23일(양력 6월 2일) 가족들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남긴다. 1887년 미국 주재 외교 사절로 파견됐던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1841~1905)을 수행했던 그가 당시 주미조선공사관에서의 업무와 생활에 대해 기록했던 자료는 갓 쓰고 미국에 갔던 이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오는 12월 13일까지 진행하는 ‘갓 쓰고 미국에 공사 갓든 이약이’ 특별전은 머나먼 낯선 땅에서 조국의 자주 외교를 위해 노력한 옛 외교관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지난 5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미국서간’을 중심으로 35건의 유물로 전시가 구성됐다.조선은 1882년 5월 22일 서양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외교 협정을 맺었다. 서울 정동에 미국공사관이, 워싱턴에 주미조선공사관이 세워졌다. 1887년 11월 조선을 떠나 배를 탄 외교관들은 일본과 홍콩, 하와이를 거쳐 1888년 1월 드디어 미국 땅을 밟았다. 대륙 횡단 철도를 타고 한참을 달려 수도 워싱턴 D.C에 도착하기까지 59일 동안 약 1만 5400㎞를 이동했다. 그러나 가난한 약소국의 외교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청나라의 간섭이 심했고 다른 나라보다 궁핍했다. 이상재는 “청국 공사는 틈만 나면 허다하게 트집을 잡아댄다”, “각국 공사는 대략 30여국인데 그들 나라는 모두 부강하지만 우리나라만 가난하고 국력이 약하다”고 털어놓는다. 어려운 와중에도 주미공사관원 일행은 조선공사관에 국기를 내걸어 조선이 독립국임을 대외적으로 알렸고, 미국 정부과 끊임없이 교류를 시도했다.전시관은 당시 공사관의 실내 분위기를 연출해 옛 외교관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공포에 질린 이야기나, 낯선 모습에 미국인들이 같이 사진 찍고 싶어했다는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기술과 결합한 ‘초대 주미공사관원 일행’ 사진은 인물들이 표정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 주며 눈길을 사로잡았고, 버튼을 누르면 사진에 불이 들어와 당시 전등이 들어온 서울의 모습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40년 전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공식 수교한 이후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확대된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한미동맹은 어떤 도전 과제에도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양국의 관계를 강조했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다양한 서적과 신문 기사로 전시를 구성했다”면서 “기초자료를 보여주기만 해서는 전시 구성 어려워 영상과 애니매이션 등 세련된 전시 기법으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전했다.
  • 삼육대 이영심 동문, 모교에 80만 달러 주식 기부

    삼육대 이영심 동문, 모교에 80만 달러 주식 기부

    삼육대는 미국 뉴멕시코에 거주하는 이영심(신학과 1957년 졸업) 동문이 80만달러어치의 주식(평가액 기준, 약 10억 6000만원)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동문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23차례에 걸쳐 2억 6580만원을 모교에 기부했다. 이번에 기부한 주식까지 포함하면 누적 기부액은 13억원을 넘는다. 이 동문은 1948년 현재의 삼육대 부지(서울시 노원구 화랑로815)를 매입해 터전을 마련하는 데 공헌한 고(故) 운산 이여식 목사의 장녀라고 삼육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영심 동문은 “1947년 미국에서 귀국하신 아버지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젊은이들을 교육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셨다”며 “당시에는 젊은이가 손으로 꼽을 만큼 적었지만, 큰 비전을 갖고 이 넓은 땅을 대학 부지로 사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삼육대는 고 이여식 목사의 헌신을 기려고자 교내 호수 제명호에 오르는 길을 그의 호를 딴 ‘운산로’로 명명했다.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공연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무용평론가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공연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무용평론가

    2000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관해 22년 동안 최첨단 예술 메카로 자부해 온 LG아트센터가 강서구 마곡으로 옮겼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착공 4년 6개월 만인 지난 10월 재개관하면서 이름도 ‘LG아트센터 서울’로 바꿨다. 역삼에서만 총 450만명의 관객이 867편의 작품을 관람했다는데, 무용작품이 차지한 비중도 만만치 않았다. 가장 먼저 독일의 거장 피나 바우슈가 떠오른다. 개관작으로 올린 ‘카네이션’을 시작으로 한국을 소재로 만든 ‘러프 컷’ 등 총 여덟 작품을 올렸다. 세계 어느 극장과 비교해도 많은 수다. 그 외에도 남자 백조로 선풍을 일으킨 영국 안무가 매슈 본의 ‘백조의 호수’, 러시아 특유의 드라마 발레를 선보인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 등 세계적으로 이목을 끈 화제작은 대부분 거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기 마랭, 필리프 드쿠플레 등 저명한 프랑스 현대 무용가의 신작도 영락없이 소개됐다. 국내 안무가를 중심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노력도 없진 않았지만, 그보다는 이 시대를 대표할 만한 해외 우수작을 소개하며 ‘컨템퍼러리 댄스의 성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역삼보다 2.5배나 넓어진 마곡 시그니처홀 무대에는 첫 무용작품으로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의 ‘정글북: 또 다른 세계’가 올랐다(11월 18~19일). 기후위기가 낳은 지구상의 난제를 잘 알려진 이야기로 풀고자 했다는 의도가 말해 주듯이 아크람 칸이 재해석한 정글북은 해수면이 상승해 바다가 육지를 거의 삼켜버린 미래가 배경이다. 인간이 버리고 간 땅은 동물들이 점령했고, 가족을 잃고 바다에 빠진 소녀를 늑대 무리가 발견한다는 설정이다. 원숭이, 늑대, 곰 등을 표현하기 위해 무용수들은 전신을 이용해 각각의 동물을 모사했다. 기괴하리만큼 사실적이어서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극을 통해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작품 제작에서도 탄소 배출 최소화를 직접 실천했다. 무대 세트를 없애고 배경은 물론 새, 코끼리 등의 동물도 애니메이션으로 대체했다. 프로젝션과 영상만으로 표현한 무대는 기술과 예술의 조화를 감상하기에 제격이었다. SF영화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흥미진진했고, 서사적 맥락을 잘 표현했다. 흠이 있었다면 반복적으로 스크린에 투사되는 한국어 자막이었다. 무용극 형식을 강조하다 보니 줄거리를 나열하고 설명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등장하는 내레이션을 해석한 자막이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아크람 칸이 시의성에 민감한 안무가라면 뒤를 이어 소개될 프랑스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는 초현실세계를 구현하는 몽상가다. 무용과 서커스를 접목한 예술로 명성을 얻은 그가 보여 줄 작품은 ‘기울어진 사람들’과 ‘오프닝2’이다(11월 25~27일). 첫 내한공연이지만 애플 에어팟 광고, 패션브랜드 갭 광고에 2017년 발표한 ‘위대한 유령’ 영상이 온라인으로 소개되면서 국내 팬층이 두터운 터라 개관프로그램 중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LG아트센터가 공연계에 남긴 업적은 무엇보다 경영 혁신에서 비롯됐다. 1년 프로그램을 담은 시즌제를 도입하고 초대권을 없앴다. 청탁금지법과 함께 공연계 오랜 관행인 초대권 문화가 지금은 사라졌지만 22년 전 개관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었다. 이런 운영방침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예술가들 작품을 시차 없이 소개해 애호가층은 탄탄해졌고,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마곡에서의 두 번째 장은 그동안 쌓은 예술적 신뢰에 덧붙여 공공성도 추구한다. ‘건축학교’, ‘몸으로 예술놀이’ 등의 교육프로그램이 주목된다.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커뮤니티센터로서의 역할도 소화하리라 기대한다. 운영방식과 프로그램에서 파격과 혁신을 추구했던 만큼 더 좋은 시설과 환경 속에서 공연계 아방가르드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 伊 디자인 거장 손으로… ‘포니 쿠페’ 48년 만에 돌아온다

    伊 디자인 거장 손으로… ‘포니 쿠페’ 48년 만에 돌아온다

    “전 그저 ‘연필 노동자’에 불과한데…. 전설이라니, 칭찬이 과합니다. 하하.” 1938년생, 올해로 84세인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한국에선 ‘포니’의 아버지로 기억된다. 현대자동차가 1975년 양산에 성공한 포니를 기점으로 한국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순을 넘긴 거장은 또 한 번 현대차와 협력하기로 했다. 포니와 함께 만들어졌으나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역사에서 사라진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에 나선다. 주지아로는 24일 경기 용인에 있는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에 참석해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 등 현대차그룹의 후배 디자이너들과 한자리에 섰다. 자신을 ‘전설’로 치켜세우며 존경을 표한 후배들에게 주지아로는 “오히려 당신들이 ‘매직’(마술)을 부리고 있다”면서 “50년 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진보”라고 화답했다. 주지아로가 한국을 찾은 것은 유실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포니를 처음 공개한 곳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다. 당시 포니와 함께 포니 쿠페 콘셉트도 선보였다.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로 세계 자동차 디자인 역사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했던 주지아로의 또 다른 작품 ‘드로리안 DMC 12’ 디자인에도 영감을 줬다. 다만 생산까지 이르지는 못하면서 기록이 전해지지 않았다. 주지아로는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인다”면서 “과거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그때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을 갖고 진보된 쿠페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했다. 현재는 자신이 설립한 이탈리아의 디자인 회사 ‘GFG 스타일’을 운영하고 있는 주지아로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완성차 회사에서 역작을 남긴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55년 이탈리아 피아트의 특수 차량 설계 디자이너로 시작해 폭스바겐, 도요타, 닛산, 마세라티 등을 디자인했다. 현대차에서도 포니 외 ‘스텔라’, ‘쏘나타’의 1·2세대 모델을 담당했다. 한국의 GM대우·쌍용차와도 협업해 ‘마티즈’, ‘코란도C’ 등을 탄생시켰다. 1999년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선정됐으며, 2002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주지아로는 “아직 자동차산업이 시작되지도 않은 나라에서 한 기업가가 찾아와 자동차를, 그것도 양산차를 디자인해 달라기에 적잖이 당황했었다”면서 “당시 현대가 큰 배를 만들고 있던 울산을 보고 정말 강한 의욕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날 파란색 정장을 차려입고 디자이너로서 패션 감각을 뽐낸 주지아로는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으로 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형태뿐만 아니라 사회의 법규, 경제성까지 아우르는 총체”라고 덧붙이며 “그림이나 조각처럼 화랑에 고정된 게 아니라 세계 곳곳의 거리를 돌아다니는 작품을 만든다는 기쁨과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 너무 그리운 눈… ‘눈물’ 젖은 스키장

    너무 그리운 눈… ‘눈물’ 젖은 스키장

    이달 말 문을 열 예정이던 강원지역 스키장들이 최근 이어진 따뜻한 날씨 탓에 개장을 미루는 가운데 24일 도내 한 스키장 슬로프가 맨땅을 드러내고 있다. 춘천 연합뉴스
  •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 266억 ‘톱’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 266억 ‘톱’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땅을 포함해 총 265억 6000만원의 재산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은 170억 1000만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5일 김 수석 등 109명의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사항을 전자관보에 게재했다. 지난 8월 2일부터 9월 1일까지 1급 이상 고위공직자로 신규 임용된 14명, 승진한 52명, 퇴직한 32명 등이 포함됐다. 김 수석의 재산신고에는 배우자가 보유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153.30㎡ 땅과 114.90㎡ 땅이 포함됐는데, 이 대지의 가격만 172억원에 달했다. 김 수석은 배우자 소유 대지 외에 본인 예금 10억 8000만원, 배우자 예금 54억 2000만원 등 가족 예금 65억 8000만원도 신고했다. 류 실장은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131억 8000만원어치의 주식을 신고했다. 류 실장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분양권도 보유했다.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은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206.89㎡ 아파트를 포함해 75억 3000만원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이 밖에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25억원,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은 16억 6000만원, 설세훈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은 18억 7000만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 ‘포니 쿠페’ 복원하는 주지아로 “전설? 난 그저 연필 노동자”

    ‘포니 쿠페’ 복원하는 주지아로 “전설? 난 그저 연필 노동자”

    “전 그저 ‘연필 노동자’에 불과한데…. 전설이라니, 칭찬이 과합니다. 하하.” 1938년생, 올해로 84세인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한국에선 ‘포니’의 아버지로 기억된다. 현대자동차가 1975년 양산에 성공한 포니를 기점으로 한국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순을 넘긴 거장은 또 한 번 현대차와 협력하기로 했다. 포니와 함께 만들어졌었으나,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역사에서 사라진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고 나선다. 주지아로는 24일 경기 용인에 있는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에 참석해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 등 현대차그룹의 후배 디자이너들과 한자리에 섰다. 자신을 ‘전설’로 치켜세우며 존경을 표한 후배들에게 주지아로는 “오히려 당신들이 ‘매직’(마술)을 부리고 있다”면서 “50년 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진보”라고 화답했다. 주지아로가 한국을 찾은 것은 유실된 포니 쿠페 콘셉트를 그대로 되살리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포니를 처음 공개한 곳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다. 당시 포니와 함께 포니 쿠페 콘셉트도 선보였었다.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로 세계 자동차 디자인 역사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했던 주지아로의 또 다른 작품 ‘드로리안 DMC 12’ 디자인에도 영감을 줬다. 다만 생산까지 이르지는 못하면서 기록이 전해지지 않았다. 주지아로는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인다”면서 “과거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그때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을 갖고 진보된 쿠페를 만들어볼 것”이라고 했다.현재는 자신이 설립한 이탈리아의 디자인 회사 ‘GFG 스타일’을 운영하고 있는 주지아로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완성차 회사에서 역작을 남긴 살아있는 전설이다. 1955년 이탈리아 피아트의 특수 차량 설계 디자이너로 시작해 폭스바겐, 도요타, 닛산, 마세라티 등 브랜드의 자동차를 디자인했다. 현대차와도 포니 외 ‘스텔라’, ‘쏘나타’의 1·2세대 모델을 담당했다. 한국의 GM대우·쌍용차와도 협업해 ‘마티즈’, ‘코란도C’ 등을 탄생시켰다. 1999년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선정됐으며, 2002년 ‘자동차 명예의전당’에도 헌액됐다.주지아로는 “아직 자동차 산업이 시작하지도 않은 나라에서 한 기업가가 찾아와 자동차를, 그것도 양산차를 디자인해달라기에 적잖이 당황했었다”면서 “당시 현대가 큰 배를 만들고 있던 울산을 보고서 ‘정말 강한 의욕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날 파란색 정장을 차려입고 디자이너로서 패션 감각을 뽐낸 주지아로는 “자동차는 수만개의 부품으로 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형태뿐만 아니라 사회의 법규, 경제성까지 아우르는 총체”라고 덧붙이면서 “그림이나 조각처럼 화랑에 고정된 게 아니라 세계 곳곳의 거리를 돌아다니는 작품을 만든다는 기쁨과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 전북개발공사 사장 22일만에 사직 파문

    전북개발공사 사장 22일만에 사직 파문

    부동산 투기의혹과 전문성 부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명됐던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이 ‘부산저축은행 편파변제 의혹’이 제기되자 24일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관영 지사가 임명을 강행한지 22일 만이어서 전북도의 산하기관장 인사검증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서 사장은 이날 오전 공사 내부 게시판에 “저는 오늘부로 사직하려고 한다”며 “저로 인한 논란은 전북도와 전북개발공사를 위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희망을 꿈꾸었던 것이 저에게는 기쁨이었다”며 “전북개발공사의 발전과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한다. 감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서 사장의 갑작스런 사직서 제출을 보는 시각은 싸늘하다.지난달 말 도의회 인사청문회 업무능력 검증에서 5년간 금융거래 정보와 직계존비속 재산 내용 등의 자료 제출을 거부해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가 도덕성 검증 없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정도로 물의를 빚고도 임명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지사는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서 사장에 대한 임명을 강행, 도민 정서와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인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전북도와 도의회는 한 달 가까이 갈등을 빚었다. 결국 김관영 도지사가 예산심의를 앞둔 지난 21일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봉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 사장은 부산저축은행 편파변제 의혹이 제기되자 사직서를 제출하고 전북을 떠났다. 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서 사장이 오늘 오전 짐을 싸서 본가가 있는 서울로 갔다”며 “여러 논란으로 부담스러워했고 부인도 건강이 안 좋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아침 서 사장은 자신으로 인한 논란 때문에 전북 도정에 부담이 되는 상황을 지속할 수는 없다며 사의를 표했고 임명권자인 도지사로서 사직 의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경위를 떠나 전북개발공사 사장의 인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도민들께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오직 전북 발전만을 생각하고 도민과 더 소통하며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염영선 전북도의회 대변인(정읍2)은 이날 “전북도의회로부터 부적격 지적을 받았던 서경석 사장의 뒤늦은 사퇴는 만시지탄이다. 도의회와 집행부간 갈등을 부추기고 도민을 근심케 했다”고 아쉬워했다. 염 의원은 이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다음 달로 예정된 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증된 인물이 추천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 사장 사표 제출의 결정타가 된 부산저축은행 편파변제 사건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이모 씨는 부산저축은행에서 2300억원을 빌려 캄보디아 신도시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른바 ‘캄코시티’ 사업이다. 하지만 분양 실패 등으로 2010년 좌초됐다.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무너지며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주 3만 8000명이 피해를 보는 대형 악재로 번졌다. 그런데 당시 이 씨는 ‘캄코시티’와 함께 또 다른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캄보디아 해변 휴양지 79만㎡ 부지에 리조트를 짓는 사업이었다. 이 또한 실패로 돌아가며 리조트 부지가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 피해자 등이 변제를 고대했지만 땅 매각 대금은 채권자들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았다. 반면 소수의 투자자가 투자 원금과 두 배에 달하는 수익금까지 챙겼다. 채권자 간 평등을 깨고 ‘편파 변제’가 이뤄진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11명의 소수 투자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부당하게 돈을 챙긴 11명의 중에는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도 포함됐다. 수만명의 채권자를 제치고 서 사장 등 특정 투자자만 원금과 수익금까지 먼저 챙긴 것이었다. 특히 서 사장과 캄보디아 개발 사업을 주도한 업체 대표 이 씨는 광주 K고등학교 동창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임직원과 가족, 고등학교 동문 등이 함께 캄보디아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가 사업 실패로 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내부 정보를 이용해 친분관계가 있는 피고들만 우선 원금을 챙기고 수익금까지 나누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서 사장은 당시 캄보디아 사업에 1억원을 투자해 편파 변제를 통해 원금을 온전히 회수하고 2억원가량을 수익금 명목으로 또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서 사장을 비롯한 11명이 ‘부당하게 자금을 회수한 행위가 인정된다’며 ‘일단 원금을 돌려놓으라’고 최종 판결했다. 85억원가량의 수익금 반환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때문에 서 사장은 사회적 책임과 지역 공공 발전을 가치로 삼고 있는 전북개발공사의 수장으로서 도덕성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이를 견디지 못한 서 사장은 끝내 임명 3주만에 사직서를 내고 전북을 떠났다. 서 사장은 다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 보유 문제로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금융거래 내역에 대한 자료 제출까지 거부하면서 전북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 발생에도 불구하고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임명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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