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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퍼즐, 120년의 기록…새 희망의 조각을 맞춥니다

    역사의 퍼즐, 120년의 기록…새 희망의 조각을 맞춥니다

    120년 전 오늘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던 조선에 민족사에 길이 남을 신문이 탄생했다. 그 이름은 대한매일신보. 영국 기자 배설(어니스트 베델)과 민족지도자 양기탁이 주도했고 박은식, 신채호 등이 힘을 보탰다.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서릿발처럼 비판하고 국채보상운동에 불을 지펴 민족의 기상을 일깨운 대한매일신보는 독립을 바라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신문이었다. 서울신문이 한국 최고(最古) 신문인 것은 대한매일신보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1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울신문은 수많은 역사의 퍼즐을 맞추고 기록해 왔다. 뜻깊은 창간 120주년 기념일 아침, 서울신문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정론직필의 역사를 써 갈 것을 다짐한다.
  • 北, DMZ서 지뢰 묻다가 10여회 폭발 사고…“나뭇잎 지뢰 주의해야”

    北, DMZ서 지뢰 묻다가 10여회 폭발 사고…“나뭇잎 지뢰 주의해야”

    북한군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뢰 매설 등의 작업을 하다가 10여차례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국방부가 17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북한군은 폭염과 장마에도 전선 지역에서 지뢰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의 작업을 수개월 동안 지속하고 있다”며 “작업 중 10여차례의 지뢰폭발 사고와 온열 손상 등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은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휴일이나 병력 교대 없이 하루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계속하고 철야 작업과 함께 김일성 사망일(7월 8일)에도 작업을 실시한 곳이 있었다”면서 “일부 지역에선 여군도 동원된 것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열악한 작업환경에서의 우발적 귀순 가능성과 함께 작업 중 군사분계선(MDL) 침범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DMZ 내 작업의 진척도에 대해서는 “현재 DMZ 약 250㎞ 기준 불모지 작업은 약 10% 진도율을 보이며 방벽 설치는 약 1% 수준이고 지뢰매설은 수 만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앞서 군 당국은 북한군이 DMZ 출입문 역할을 하는 북측 통문 4곳에 대전차 방벽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건설 중이며 방벽의 높이는 4~5m, 폭은 수십~수백m에 달한다고 지난달 18일 밝힌 바 있다. 약 한 달 새 방벽의 폭이 총 2.5㎞에 달하게 됐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군 당국은 또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 전단에 반발하며 거론한 ‘새로운 대응 방식’이 폭우를 이용해 지뢰를 남쪽으로 흘려보내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호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유실 방지를 위한 안전 조치 없이 지뢰를 땅에 묻기만 하면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북한은 최근 맨눈으로 구분이 어려운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뭇잎처럼 생겨 오해하기 쉬운 이 지뢰는 폭약량이 40여g 정도로 일반적인 대인지뢰(20여g)와 목함지뢰(70여g) 중간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다. 합참 관계자는 “나뭇잎 지뢰는 맨눈으로 보면 구분이 쉽지 않다”며 “호우 종료 이후 물이 빠질 때 물가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측에 폭우가 내릴 경우 북한이 수위 조절을 이유로 황강댐 등의 수문을 기습적으로 열 수 있고 이에 따라 어설프게 묻어둔 지뢰들이 남쪽으로 떠내려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군 당국은 북한에 지뢰 유실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려 했으나 연락 자체를 거부하는 북한 태도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남북 군 통신선은 북한이 차단한 상태다. 합참 관계자는 “유엔군사령부에 지뢰 유실 위험성을 얘기해 북한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북한이 연락을 잘 안 받는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 경주 토함산 일대 땅밀림…경주시 사방댐 건립 등 늑장 대처

    경주 토함산 일대 땅밀림…경주시 사방댐 건립 등 늑장 대처

    경북 경주시가 경주 토함산 일대에 땅밀림 현상이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주시는 땅밀림 현상이 진행 중인 3곳 중 문무대왕면 범곡리에 사방댐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또 황용동 2곳에는 사방댐 조성을 경북도 산림환경연구원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시는 땅밀림 현상이 진행 중인 지역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주민 대피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산사태 대책 상황실을 상시 운영해 위험징후가 발견되면 주민을 대피시켜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12일 황용동에서 경주경찰서,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사태 피해지 현장을 확인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자문 회의를 열었다. 시는 주기적으로 산사태 발생지를 관찰하고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지방도 945호선을 통제하기로 했다. 산림청과 환경부도 땅밀림과 관련해 관찰과 연구를 진행한다. 녹색연합은 지난 16일 공개한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에서 “토함산·무장산·함월산 73곳에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경주시 황용동 2곳과 문무대왕면 1곳에 ‘땅밀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땅밀림은 땅속에 물이 차오르면서 땅이 비탈면을 따라 서서히 무너지는 현상이다. 산림청은 산사태보다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을 주문한다. 시 관계자는 “사방댐을 건립하고 집중호우나 태풍 때에는 CCTV 관찰을 통해 주민 사전 대피 명령을 내리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여름의 시작과 끝에는 배롱나무가 있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여름의 시작과 끝에는 배롱나무가 있다

    사람들은 꽃을 좋아한다. 식물의 꽃을 보기 위해 발길이 닿는 땅마다 식물을 심고, 꽃 시장에서 절화를 사 화병에 꽂고, 꽃이 그려진 그림 액자를 벽에 건다. 식물의 꽃이 존재하는 궁극적 이유는 생식이며, 충매화와 조매화의 경우 매개동물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동물이 좋아할 만한 형태와 색으로 진화했다. 인간 역시 동물이란 점에서 꽃의 색과 형태에 현혹되기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꽃을 만날 수 있는 기간은 매우 짧다. 대다수의 현화식물은 일 년에 한 번 꽃을 피우지만, 대나무와 아가베처럼 수십 년에 단 한 번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고, 꽃을 단 몇 시간만 피우는 종도, 수개월간 내내 피우는 종도 있다. 꽃은 우리가 원한다고 손에 쥘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점에서 우리 마음을 더욱 애태우는 듯하다. 게다가 꽃이 피는 시기와 기간은 온도, 습도와 같은 날씨와 광도, 토양 그리고 내부 요인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관엽식물로 재배되는 안스리움은 개화 시간이 가장 긴 식물로 꼽힌다. 이들은 한 번 꽃이 피면 최대 8주간 개화 상태가 유지된다. 그리고 안스리움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우리 곁에 오래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다. 이맘때 눈에 띄는 여름꽃들이다.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는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가을이 올 때까지 꽃을 피운다. 다만 꽃이 계속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나무에서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해 여름 내내 나무에 꽃이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로 지정된 이유 중 하나는 매일 부지런히 꽃을 피우는 성질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끈기와 닮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금 막 우리나라 전역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배롱나무도 오래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배롱나무라는 이름 또한 백 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우는 나무란 의미의 중국명 백일홍 나무에서 비롯됐다. 배롱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에 아주 오래전 도입돼 절과 궁궐, 도시의 관공서나 학교 화단, 오래된 아파트 단지 등지에 심어져 왔다. 고려 말의 기록에 배롱나무가 언급된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천년 가까이 관상수로 심어져 온 것으로 추측된다.모감주나무와 능소화꽃이 땅에 떨어지는 장마가 지나고, 숲에서 범부채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맘때 배롱나무 가지 끝에도 하나둘 자주색 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꽃은 원뿔꽃차례에 모여 피고, 꽃을 자세히 보면 6장의 꽃잎이 주름진 형태다. 꽃받침은 6갈래로 갈라지며 수술이 40개 정도로 무척 많다. 흥미롭게도 수술은 다 같은 길이가 아니라 6개는 매우 길고 나머지는 그 반 정도 길이로 짧다. 다만 배롱나무는 이름처럼 꽃이 백 일 내내 피어 있는 것은 아니다. 무궁화처럼 한 나무에서 이 가지의 꽃이 지면 다른 가지의 꽃이 피는 식으로 꽃이 연이어 핀다. 식물 이름의 ‘백일‘은 꽃이 딱 백 일간 피운다기보다 그 정도로 꽃이 오래 핀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예부터 배롱나무꽃이 피면 여름이 시작되고 배롱나무꽃이 지면 여름이 다 갔다고도 했다. 몇 년 전 정약용 선생의 ‘다산화사 20수’에 등장하는 식물을 그렸다. 이 시에는 배롱나무가 등장한다. 다산은 시에 배롱나무란 이름 대신 ‘백일홍’이라 쓰고 ‘한 가지에 꽃이 피면 한 가지는 져 간다네’라고 했다. 배롱나무에 한 번 핀 꽃이 계속 피는 게 아니라 다른 꽃이 연이어 피는 현상을 정약용 선생도 관찰한 것이다. 여름이 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백일홍’의 정체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백일홍이 나무인지 풀인지 혹은 백일홍이란 식물이 여러 종인지에 관하여. 나무 백일홍이라 부르는 배롱나무와 여름 들판에 피는 풀인 백일홍 둘의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인 듯하다. 게다가 두 종은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운다. 정명이 백일홍인 식물은 국화과의 풀이고 나무 백일홍인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의 나무로, 둘은 전혀 다른 식물이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 배롱나무는 목백일홍, 백일홍은 초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우리는 배롱나무꽃이 피는 여름에만 이들에 눈길을 준다. 그러나 꽃 못지않게 가을 단풍도 아름답다. 타원형 잎이 빨간색 혹은 노란색으로 물든다. 이들 수피 또한 모과나무처럼 얼룩무늬가 독특하다. 원산지와 같이 건조하고 모래가 섞인 곳에서 자란 배롱나무 수피는 멀리에서도 눈에 띌 만큼 색이 조화롭다. 촉감도 어찌나 매끄러운지 일본 사람들은 배롱나무 수피에 원숭이도 미끄러진다고 표현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자주색 배롱나무꽃을 가장 자주 볼 수 있지만 흰색 꽃이 피는 흰배롱나무와 연보라색 꽃이 피는 종도 있다. 여름이 지나면 꽃은 지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기 시작할 것이다. 둥근 열매 안에는 여섯 개의 방이 있고, 방마다 날개 달린 씨앗이 들어 있다. 바람이 서늘해지는 계절이 되면 열매는 갈색으로 익어 갈라져 씨앗이 나온다. 식물이 오래 꽃을 피운다는 것은 동물에게 꽃을 누릴 기회를 오래 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위를 핑계로 배롱나무와 백일홍 그리고 무궁화와 같은 여름꽃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경이로운 개화’란 기회를 지나치는 것은 아닌지. 2024년의 여름이 전하는 제철 행운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호우에 ‘싱크홀’ 경고등… “종합안전계획·점검” 목소리 커진다

    호우에 ‘싱크홀’ 경고등… “종합안전계획·점검” 목소리 커진다

    장마철 집중 호우가 길고 거세게 이어지면서 싱크홀(땅 꺼짐 현상) 경고등이 켜졌다.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종합 안전계획 수립과 정기적 점검·예산 확보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창원시의회에 따르면 이달 5일 창원시 대산면 유등리 한 도로에서 폭 4m 규모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해당 도로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폭 2m 규모 싱크홀이 생겼던 터라 주민 불안감이 커졌다. 지난해 싱크홀 발생 당시 창원시는 계속된 집중호우에 따른 지반침하를 원인으로 꼽고 응급 복구를 한 뒤 지반 보강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시청역 사거리 도로에서는 깊이 1.45m·폭 50㎝가량의 싱크홀이 생겼다. 지난달에는 경기 용인시 원산면 반도체클러스터 지하 굴착공사 과정에서 모내기가 완료된 논 한복판에 폭 5m·깊이 1m 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했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1290건이었다. 지역별로 경기가 2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153건, 광주 132건, 강원 128건 순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를 보면 도심 속 싱크홀은 공사 중 상·하수도관 손상과 누수, 지하수 흐름 변경·유실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하수 양이 많아지고 흐름 세기가 강해질 수 있는 장마철에는 싱크홀 발생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는 지점이다. 싱크홀은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는 2018년 싱크홀 발생으로 대형 트럭 뒷바퀴가 파손되는 피해가 있었고, 광주에서는 지난해 7월 50대 여성이 폭 2m·깊이 3m 싱크홀에 빠져 다쳤다. 2019년 12월 서울 여의도 한 공사장에서는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3m 깊이 싱크홀로 추락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5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은하 의원이 대표발의한 ‘창원시 싱크홀 안전대책 마련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건의안에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재발 방지에 나서지 않는다면 인명·재산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산을 추가 확보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주시의회에서는 지하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제도적 대응 방안을 규정한 조례안이 발의됐다. 종합적인 지하안전관리계획 수립, 정기적인 안전 점검 등 지반침하 사고를 사전에 대비하는 ‘지하안전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 뉴질랜드 해변서 발견된 ‘희귀 고래’ 사체

    뉴질랜드 해변서 발견된 ‘희귀 고래’ 사체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심지어 살아있는 모습이 기록된 적도 없는 고래가 뉴질랜드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뉴질랜드 사우스 아일랜드 오타고 해변에 떠밀려온 고래가 ‘부채이빨부리 고래’(Spade-toothed whale)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부리고래과에 속하는 이 고래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견된 것이 총 6마리에 불과할 만큼 매우 희귀하다. 이 때문에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개체수와 생태, 주로 어디에 서식하는지등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뉴질랜드 환경당국(DOC)에 따르면 이 고래는 약 5.5m 길이의 수컷으로, 지난 4일 사체로 파도에 떠밀려왔다. 이후 고래는 신속히 냉동보관소로 옮겨졌으며, 오클랜드 대학교 연구소가 유전자 샘플을 받아 DNA를 분석 중에 있다.DOC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양 포유류 전문가와 조사한 결과, 이 고래는 수컷 부채이빨부리 고래로 보인다”면서 “DNA 검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매우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874년으로, 뉴질랜드 피트섬에서 아래턱과 이빨 두 개가 발견되면서다. 이어 1950년 대 뉴질랜드 화이트섬과 1986년에는 칠레의 로빈슨 크루소섬에서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일부 뼈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이 세 뼈가 모두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부채이빨부리 고래가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해부 등 연구가치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앞서 지난 2010년 12월 뉴질랜드 북섬 오파프 해변에 부채이빨부리 고래 2마리가 온전한 상태의 사체로 발견됐으나, 일반적인 부리고래로 생각해 땅에 묻었다가 뒤늦게 DNA 검사를 통해 정체가 드러난 바 있다.
  • “자기 이름을 당당하게 말하는 사회 만들고 싶다” 재일교포 3세 연극인 김민수

    “자기 이름을 당당하게 말하는 사회 만들고 싶다” 재일교포 3세 연극인 김민수

    “자기 이름(한국식 이름)을 당당하게 말하기 힘든 사회가 이상하죠. 재일교포이지만 일본인은 아니면서도 일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모든 사람이 손잡고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고 이를 연극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9일 일본 오사카부 히가시오사카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극단 달오름의 김민수(50) 대표는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에 대한 연극을 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오사카를 근거지로 한일을 오가며 활동하는 달오름에서 연출과 배우를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최근 NHK 아침드라마 ‘호랑이에게 날개’에 깜짝 출연해 일본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일본 최초의 여성 판사의 일생을 그린 이 드라마는 지난 5월 말 방영분에서 주인공인 사다 도모코 패전 후 남편을 잃고 방황하던 중 암시장에서 한 상인이 닭꼬치를 신문지에 싸서 건네주며 격려하는데 그 신문지에는 일본의 새로운 헌법 내용이 있었다. 주인공은 그 헌법 내용을 읽으며 법조인이 되겠다는 꿈을 다잡는데 이 상인 역할을 김 대표가 맡았다. SNS에서는 “일본에서 차별받는 조선인이 주인공에게 법 아래 모두가 평등하다는 헌법을 상기시켜주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장 훌륭한 장면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NHK 프로듀서가 연극을 보러 와서 ‘중요한 역할인데 해줄 수 있겠느냐’고 제안이 왔다”며 “그 프로듀서가 ‘당시 일본 암시장에는 조선인들이 많이 일했고 이런 사실을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출연 당시 일부러 재일교포가 쓰는 듯한 일본어로 대사를 말해 더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재일교포 3세인 김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극에 관심을 가졌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05년 극단 달오름을 창단했다. 어두운 밤길을 조금이라도 비춰주었으면 한다는 의미로 ‘달오름’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정규 단원은 김 대표를 포함해 4명이며 일본인도 한 명 있다. 김 대표의 장녀인 강하나(24)씨도 그중 한 명으로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이며 그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가 다음달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달오름은 매년 한 차례 창작 공연을 하는데 제주 4·3 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온 피해자를 그린 ‘바람의 소리’는 올해 4월 제주에서도 공연됐다. 지난 12~14일에는 한센병으로 격리된 조선인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섬 아저씨’로 관객들을 만났다. 김 대표의 연극은 그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그려진다. 김 대표는 “바람의 소리는 재일교포 2세로 소설가인 어머니 김창생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이번에 제주에서 공연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말도 모르는 일본 땅에서 지인을 찾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표현한 작품인데 출연한 일본 배우들도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많이 공부했고 그런 진심이 전해져서인지 실제 공연 땐 울먹인 관객들도 있었다”며 “다음에는 서울에서 공연해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이번에 공연한 섬 아저씨도 김 대표가 친하게 지낸 재일조선인 한센병 환자를 그린 작품이다. 김 대표는 “오카야마현에 한센병 환자 격리시설이 있는데 그곳을 다니면서 친하게 지낸 재일조선인 아저씨와의 추억을 표현했다”며 “한센병에 대해 젊은 배우들은 모르기 때문에 3달 반 동안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배우들과 함께 격리시설을 찾아 거주민들과 이야기하며 극을 완성해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내년 달오름 창단 20주년을 맞아 70년대 간첩단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자라온 환경이 재일교포이기 때문에 실화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전만 해도 관객 비중은 재일교포와 일본인 반반 정도였다면 지금은 80%가 일본인 관객,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많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관객들에게 설문지를 돌리는데 내용을 보면 오래 살아왔음에도 여전히 삶은 힘들며 그 울분과 한을 작품을 보면서 공감했고 한 가닥 희망을 느끼고 간다고 하는데 작품을 통해 일본인 관객과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범한 일본 중·고등학교에서 달오름에 요청해 방문 공연을 하는 일도 늘었다고 한다. 일본 학교에서 역사 교육이 부실해지면서 이를 우려한 중견 선생님들이 인권 교육의 목적으로 달오름에 요청한다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한국인은 K팝 스타를 이미지로 만들어진 인식이 강한데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의 존재는 모르는 게 현실”이라면서 “공연은 물론 좌담회도 열어 재일교포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극을 고집하고 있지만 작품을 영화화해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연극은 이처럼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만들어진다. 김 대표는 “(재일교포인) 자기 피를 원망하면서 산다는 아픔을 재일교포 청년들에게서 들을 때마다 본인이 나쁜 게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 수밖에 없는지 되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살 수밖에 없다면 이러한 젊은이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고래 발견…뉴질랜드 해변서 사체로 [핵잼 사이언스]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고래 발견…뉴질랜드 해변서 사체로 [핵잼 사이언스]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심지어 살아있는 모습이 기록된 적도 없는 고래가 뉴질랜드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뉴질랜드 사우스 아일랜드 오타고 해변에 떠밀려온 고래가 ‘부채이빨부리 고래’(Spade-toothed whale)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부리고래과에 속하는 이 고래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견된 것이 총 6마리에 불과할 만큼 매우 희귀하다. 이 때문에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개체수와 생태, 주로 어디에 서식하는지등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뉴질랜드 환경당국(DOC)에 따르면 이 고래는 약 5.5m 길이의 수컷으로, 지난 4일 사체로 파도에 떠밀려왔다. 이후 고래는 신속히 냉동보관소로 옮겨졌으며, 오클랜드 대학교 연구소가 유전자 샘플을 받아 DNA를 분석 중에 있다.DOC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양 포유류 전문가와 조사한 결과, 이 고래는 수컷 부채이빨부리 고래로 보인다”면서 “DNA 검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매우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한편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874년으로, 뉴질랜드 피트섬에서 아래턱과 이빨 두 개가 발견되면서다. 이어 1950년 대 뉴질랜드 화이트섬과 1986년에는 칠레의 로빈슨 크루소섬에서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일부 뼈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이 세 뼈가 모두 부채이빨부리 고래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부채이빨부리 고래가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해부 등 연구가치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앞서 지난 2010년 12월 뉴질랜드 북섬 오파프 해변에 부채이빨부리 고래 2마리가 온전한 상태의 사체로 발견됐으나, 일반적인 부리고래로 생각해 땅에 묻었다가 뒤늦게 DNA 검사를 통해 정체가 드러난 바 있다.
  • 인프라·행정·소통 삼박자 갖춘 충북… “4년간 100조 투자 유치”

    인프라·행정·소통 삼박자 갖춘 충북… “4년간 100조 투자 유치”

    김영환號 ‘목표액 60조원’ 86% 달성 SK하이닉스·LG엔솔 등 868곳 협약이차전지·태양광 등 첨단 산업 견인39만여명 지역 고용창출효과 톡톡해마다 산단 100만평 이상 공급 추진평가·인허가 절차 줄여 적극적 지원기업 전담 조직 ‘투자유치국’ 신설도 “민선 8기 4년 동안 투자 유치 100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충북의 투자 유치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쾌속 질주를 이어 가고 있다. 충북도는 민선 8기 출범 2년 만인 지난달 기준 51조 3515억원의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충북도가 민선 8기 목표로 제시했던 60조원 투자 유치의 85.5%에 달한다. 역대 최단기간 최대 실적이다. 충북도는 이 기세를 몰아 민선 8기 목표를 100조원으로 상향했다. 충북의 투자 유치는 내용도 알차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핵심 선도 기업인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셀트리온제약, 현대모비스, 일양약품 등 중견·중소기업을 포함해 총 868개 기업을 유치했다. 투자 유치 실적을 분석해 보니 1000억원 이상 투자협약 건수는 50건이다. 이 가운데 5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협약은 10건이다.SK하이닉스는 20조원을 들여 M15X 청주공장에 D램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EV)용 배터리 완제품 공장 증설을 위해 오창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EV용 배터리 팩 공장 신설을 위해 동충주산업단지에 50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셀트리온제약은 5000억원을 투자해 오송3국가산업단지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지역별로는 청주시가 32조 6523억원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음성군(4조 3722억원), 충주시(4조 1043억원), 진천군(2조 4685억원), 제천시(2조 510억원) 등이다. 지역별 투자 유치 업체수 역시 청주시가 290개사로 가장 많다. 음성군(181개사), 진천군(141개사), 충주시(56개사), 옥천군(51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별 투자 유치 현황은 반도체 24조 4518억원, 정보통신기술(ICT) 지식서비스 3조 4150억원, 이차전지 2조 9989억원, 에너지 1조 6380억원, 바이오의약 1조 2241억원, 식품제조업 1조 1818억원 등이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는 충북의 주력 산업이다. 51조원 투자 유치의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전국적으로 생산 유발 101조 2398억원, 부가가치 유발 39조 8027억원, 취업 유발 59만 2684명으로 추산된다. 파급효과를 충북 지역으로 국한하면 생산 유발 61조 3532억원, 부가가치 유발 25조 218억원, 취업 유발 39만 5045명이다. 충북도가 투자 유치한 업체들이 공장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직접 고용 인원만 따져도 3만 7000여명에 달한다. 투자 유치가 이어지면서 충북의 경제적 지위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현재 이차전지 생산액은 전국 생산량의 48%를 차지하며 국내 1위다. 태양광 셀 모듈 생산 규모(66.9%) 역시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도체 생산액(8.7%), 화장품 생산액(38.7%), 바이오 생산액(18.8%)은 전국 2위다. 이런 성과는 충북이 수도권과 가깝고 국토의 중심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충북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충북도는 많은 기업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해마다 지방산업단지 100만평 이상 공급을 추진했다. 기업이 오고 싶어도 공장 지을 땅이 없어 못 오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도내 균형발전을 위해 신규 산업단지 개발은 상대적으로 기반이 열악한 북부권과 동남권에 집중했다. 기업 유치와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방에 잡은 셈이다. 충북도는 기업과의 지속적인 네트워크 구축 및 관계기관과의 협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충북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하이닉스와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M15X 공장 부지를 미리 확보했고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손잡고 전력, 용수, 폐수 등 인프라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해 오고 있다. 기업을 위해 형식과 절차는 과감하게 포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증설의 경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각종 평가와 소방 등 인허가 사항을 조건부로 협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원하는 시기에 공장을 준공할 수 있도록 선 건축허가, 후 협의 보완을 한 것이다. 적극적인 행정 지원도 한몫했다.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이녹스첨단소재는 이차전지 특구로 지정된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착공 1호 중견기업이다. 내년 6월 양산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자 충북도 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도, 청주시, 한전, 산단 시행사 등 유관 부서에서 30여명이 참여하는 합동대책회의를 추진해 해결 방법을 찾아 가고 있다.투자유치국 신설도 큰 힘이 됐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투자유치국은 투자유치과, 산단관리과, 기반조성과, 혁신도시발전과 등 4개 과로 구성됐다. 국가 및 지방 산단 조성과 관리, 투자 유치 등을 전담하며 기업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충북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투자 유치 우수 지자체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충북도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경제성장의 견인차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마중물이기 때문이다. 기업 투자 과정에선 토목과 건설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 및 일자리가 창출된다. 공장 운영 과정에선 투자와 생산, 고용, 소득, 소비 증가 및 부가가치 창출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투자 유치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충북도는 앞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양자 산업, 인공지능(AI), 수소 등 신에너지 분야 투자 유치에 주력하기로 했다.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위해 서비스 산업 유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기숙사 지원 확대, 수요응답형 산업단지 콜버스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각종 인프라를 확충해 지방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충북 투자 유치 성과를 분석해 보면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분야에 80%가 집중될 만큼 충북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이라며 “민선 8기 후반기에는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운용 등을 통해 투자 유치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파주 박물관 클러스터

    [씨줄날줄] 파주 박물관 클러스터

    경기 파주시의 통일동산은 1990년 조성이 시작됐지만 지금도 곳곳이 빈 땅이다. 남북한 상품 판매시설과 8도 민속촌처럼 교류협력이라는 당초의 조성 취지에 걸맞은 사업은 모두 백지화됐다. 실향민 장례시설인 동화경모공원과 마주 보는 미분양지에 1998년 헤이리예술마을이 들어서면서 문화도시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놀라운 일이다. 최근에는 통일동산의 정부 소유 부지에 각종 문화기관이 잇따라 시설을 세우고 있다. 자유로에 붙어 있어 교통 접근성이 좋은 데다 헤이리예술마을과 맞붙어 거대한 문화예술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높은 입지다. 문제는 이런 핵심 요지를 정부 문화기관들이 그저 소장품이나 기자재를 보관하는 창고 개념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2017년 가장 먼저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가 가장 좋은 터에 자리잡았다. 숭례문 상층 구조 등을 볼 수 있는 작은 전시관이 지난해 개관했지만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2021년에는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 수장고’가 기능을 시작했다. 경복궁 민속박물관에 부족한 수장시설을 보완하며 전시 및 교육 기능도 갖춘다고 했지만 조직과 인력은 주지 않았으니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오는 9월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에 이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자료센터와 국립한글박물관 수장센터도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곳을 관람객 친화적인 ‘국립박물관 문화클러스터’로 만드는 논의를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줄기찬 요구에 정부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 부지 면적은 23만㎡에 이른다지만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다. 진작 클러스터 계획을 세웠다면 공동 주차장과 공동 편의시설로 관람객 우선의 편리한 동선을 구축하고 헤이리와의 소통도 극대화하는 설계가 가능했을 터라 아쉽기만 하다. 버스가 이미 떠난 상황에서의 클러스터 논의인 만큼 더 많은 고민과 과감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불법입국 거론하자 ‘따다다닥’… “엎드려” 아수라장 된 유세장

    불법입국 거론하자 ‘따다다닥’… “엎드려” 아수라장 된 유세장

    13일 18시 3분(현지시간)유세장 군중 열광 속 트럼프 등장18시 8분 “총 든 남자 지붕 위 곰처럼 기어올라”경찰에 신고했지만 연설은 계속 18시 11분 국경문제 일갈하는 순간 연발 총성1분 후 일어나 청중 향해 주먹 불끈18시 14분경호원 차량 탑승… 현장 빠져나가유세 현장 ‘부실 경호’ 논란 불거져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저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하다가 총탄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상처를 입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지만 유세장을 찾은 시민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 수사 발표 및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당시의 긴박했던 피격 상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오후 6시 3분. 컨트리가수 리 그린우드(82)의 노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가 울려 퍼지는 무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맑은 하늘과 무더위 속 유세장에 모인 군중이 열광하자 그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연설을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불법 입국자 문제를 거론한 6시 11분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보라”고 일갈하자 ‘따다다닥’ 하며 연발의 총성이 들렸다. 거의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귀를 만지며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다. 경호원들이 무대 위로 뛰어올라 그를 땅에 눕혔다. 어디선가 “사수가 쓰러졌다”는 외침이 들렸다. “엎드려, 엎드려, 엎드려”라는 외침 속으로 유세장을 찾은 주민들의 비명이 섞여 나갔다. 총성이 시작된 지 1분쯤 지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아 일어섰다. 경호원들이 “움직여라, 움직여라”고 외치자 그는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몸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오른쪽 귀에 피가 묻은 상태였지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고, 차에 타면서도 주먹을 들어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차량은 6시 14분 유세 현장을 빠져나갔다. 상황은 종료됐지만 현장 목격자들의 진술로 경호 부실 문제가 새롭게 불거지고 있다.당시 유세장 밖을 지나던 주민 그레그 스미스는 BBC 방송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고 5분쯤 지나자 소총을 든 남성 한 명이 (자신과) 15m가량 떨어진 건물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장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경찰은 지붕 경사 때문에 총격범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자 이를 무시했다. 스미스는 “‘트럼프가 왜 아직도 연설을 하고 있지. 경찰은 왜 트럼프를 연단에서 내려오게 하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날 사건을 “100% 보안 실패”라고 했다. 유세장 밖에 있었던 또 다른 목격자 벤 메이저(41)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건물 옥상에 있던 남성의 존재를 인지했다고 말했다. 비밀경호국(USSS)은 사건 발생 직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에 ‘보호 자원과 역량을 추가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를 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현지 경찰이 USSS를 지원하고, 상황에 따라 교통안전국(TSA) 등 국토안보부(DHS) 내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요원들은 폭탄 등의 위협이 없는지 현장을 점검하고, 무장요원들은 입장객의 가방과 지갑 등을 직접 확인한다. 상황에 따라 저격 가능한 건물에서 안전을 체크한다. 이번 유세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 요원들이 방어 자세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유세 현장은 야외에서 열리는 데다 수천명의 청중이 몰려들어 일일이 모두 확인할 수 없는 환경이다. AP통신은 총격범이 있던 곳이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장소로부터 15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면서 실력 좋은 사수라면 맞힐 수 있는 거리라고 전했다.
  •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울릉도·독도 만나볼까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울릉도·독도 만나볼까

    울릉도와 독도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이후 육지와 한 번도 연결된 적이 없는 섬으로,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어 ‘동해의 갈라파고스’로 불린다. 그러나, 직접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이에 동북아역사재단은 오는 16일부터 12월 8일까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독도체험관 기획전시실에서 2024년 기획전시 ‘동해의 갈라파고스, 울릉도와 독도’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독도체험관이 영등포로 확장 이전한 뒤 두 번째 열리는 기획전시다. 이번 기획전시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후원으로 사진과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울릉도와 독도의 새, 곤충, 식물, 해양생물 등을 실물 표본으로 만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시는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하늘의 주인, 새’라는 제목으로 독도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괭이갈매기, 울릉도 및 독도의 철새와 텃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비둘기, 새매 등이 전시된다. 두 번째는 땅에서 살고 있는 고유종 식물과 곤충들을 소개한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식물 중 36종은 울릉도 고유식물이며, 독도에서 자생하는 식물도 대부분 울릉도에서 전파된 것들이다. 이 식물들은 육지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것들로 식물 진화 분야에서 독자적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졌다. 울릉도에서 처음 발견된 울도하늘소와 울릉범부전나비 등이 전시돼, 이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 황금어장이 형성되는 울릉도, 독도 주변 바다의 해양생물을 소개한다. 독도를 대표하는 세 종류의 독도새우와 독도 앞 바다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리돔, 불볼락, 긴꼬리벵에돔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전시된다. 여름방학 중에는 기획전시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교육프로그램은 독도체험관 홈페이지(http://dokdomuseum.nahf.or.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 미국-멕시코 연결하는 지하 마약터널 또 발견 [여기는 남미]

    미국-멕시코 연결하는 지하 마약터널 또 발견 [여기는 남미]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지하로 관통하는 비밀터널이 또 발견됐다. 터널은 마약밀수 목적으로 뚫은 것으로 의심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10일 오전(현지시간) 바하 칼리포르니아주(州)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에서 문제의 터널을 발견했다. 터널은 푸드트럭 임대사업을 하는 한 업체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서 미국 쪽으로 뚫려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터널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측에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공조수사를 통해 무슨 목적으로 터널을 뚫은 것인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경찰은 익명의 제보를 받고 터널의 존재를 알게 됐다. 제보자는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지하터널이 뚫려 있는 곳의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지하로 터널이 뚫려 있는 건물은 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경찰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사업체의 주인도 당연히 조사 대상”이라면서 소환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마약터널로 의심되는 터널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터널이 발견된 곳 주변에서 마약터널이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이 곳에선 마약터널 2개가 발견됐다. 지난해 5월엔 22m 깊이로 땅을 파내려가 뚫은 터널이 발견됐고 이에 앞서 2022년 5월엔 지하 18m 지점에서 길이 532m 규모의 또 다른 터널이 발견됐다. 미국으로 마약을 밀수하기 위해 뚫은 것으로 확인된 2개의 터널은 모두 폐쇄됐다. 범위를 넓혀보면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발견된 터널은 더욱 많아진다. 2006년부터 지금가지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선 최소한 마약터널 15개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토질을 보면 바하 칼리포르니아는 터널을 파기 좋은 곳”이라면서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많은 마약터널이 발견되는 건 이런 특성을 반영하는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멕시코에서 적발된 터널 중 최대 규모의 터널은 지난 2020년 1월 티후아나에서 발견된 것이다.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 샌디에고까지 뚫려 있는 터널의 길이는 무려 1.3km에 달했다. 터널에는 내부 조명, 에어컨과 함께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었고 다량의 마약을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터널에는 레일까지 깔려 있었다. 현지 언론은 “지금까지 멕시코와 미국 국경 인근에서 발견된 마약터널이 230개를 웃돈다”면서 마약카르텔의 지하밀수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씨줄날줄] 풍운뇌우제례악

    [씨줄날줄] 풍운뇌우제례악

    조선왕조실록에는 자연재해에 임금이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감선(減膳)의 기록이 수없이 나온다. 태종 6년(1406)에는 가뭄이 들자 ‘임금이 감선하고 약주를 그만두었고, 이죄(二罪·사형 다음 유형이 내려지는 범죄) 이하의 죄수를 용서해 주었다’고 했다. 세종 시대에는 수해로 반찬을 줄였다는 기록이 있다. 감선하고 어온(御醞·술)도 줄였다. 왕이 밥을 물에 말아 먹는 수반(水飯)은 더욱 상징적이었다. 태종은 가뭄이 4년간이나 이어지자 아버지 태조가 폐지한 풍운뇌우(風雲雷雨)의 신(神)에 대한 제사를 부활시켰다. 고려시대 신으로 받들어진 바람·구름·우레·비는 산천단에 배향되어 큰 규모로 제향이 이루어졌다. 그만큼 기상조건은 백성들이 생명을 지키고 곡식을 자라게 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조선왕조가 초기 풍운뇌우를 유교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신으로 지목한 것도 당연했다. 그럼에도 다시 국가적 의례로 흡수한 것은 그만큼 고통을 겪는 백성의 마음을 잡는 것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성종은 1474년 ‘국조오례의’를 편찬하며 기후현상에 대한 제사의 규정을 정한 ‘사풍운뇌우의’(祀風雲雷雨儀)를 담았다. 여기에 쓰는 음악이 1493년 ‘악학궤범’에 실린 ‘성종조시용향아부제악’(成宗朝時用雅部祭樂)의 ‘천신(天神) 풍운뇌우’다. ‘하늘이 베풀고 땅이 이어받아 만물이 태어났고/풍운과 뇌우로 만물이 형체를 갖게 됐다’는 대목 등 제례악에 쓰인 가사인 악장(樂章)은 당대 최고 의례 전문가 변계량이 지었다. 국립국악원이 ‘사직제례악’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조선시대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에 쓰인 음악과 노래, 춤이다. 1908년 폐지된 사직대제는 1988년 복원됐다지만, 사직제례악은 이제야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일상화된 시대, 풍운뇌우제례악도 되살리는 것이 어떨까 싶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관(祭官)이 되어 해마다 재해가 없기를 하늘에 기원하며 공연하는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지방시대] 학교법인이 ‘먹튀’를 해도 되겠는가

    [지방시대] 학교법인이 ‘먹튀’를 해도 되겠는가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서인지 국민 사이에서 부동산은 재산을 모으는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꼽힌다. 투자법도, 성공 스토리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많은 부러움의 대상은 오래전에 산 땅 주변에 개발 호재가 터져 횡재를 누리는 경우다. 강원 속초 노학동에 있는 옛 동우대학 부지를 소유한 학교법인 경동대가 꼭 그렇다. 동우대학 부지는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이어 2027년 동서고속화 철도와 동해북부선 철도까지 개통하는 연이은 개발 호재를 맞으며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두 개 철도 노선이 지나는 속초역사가 들어설 입지와 동우대학 부지까지 거리는 300~1000m에 불과하다. 11년 전인 2013년 폐교한 뒤 잡초만 무성한 흉물이 속초에서 둘도 없는 ‘더블 초역세권’으로 변모한 것이다. 게다가 2년 전 사립대가 보유한 교육용 토지, 건물 등을 수익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교육부 지침도 바뀌었다. ‘겹경사’를 맞은 경동대는 올해 5월 초 동우대학 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매각하는 입찰 공고를 냈다. 부지는 30만 2390㎡, 건물은 14동 4만 8574㎡이고, 예정가는 각각 781억 8351만원, 73억 4307만원으로 모두 855억 2659만원에 이른다. 공고문에는 “인접 지역에 2027년 KTX 2개 노선(동서·동해북부) 속초역사가 들어설 예정이며, 속초 역세권에는 2030년까지 연간 2500만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각종 인프라가 갖춰진 미니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라는 부연 설명도 달렸다. 매각 계획이 알려지자 속초 시민들이 백지화를 요구하며 들고일어났다. 매각 부지 중 60%가 대학 유치에 나선 속초시로부터 헐값에 사들인 시유지이기 때문이다. 1980년 시는 대학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뜻에 따라 시유지 18만 2280㎡를 1억 453만원에 팔았다. 3.3㎡당 1890원이다. 경동대가 제시한 예정가대로 부지가 팔리면 3.3㎡당 가격은 85만 3221만원. 450배가 넘는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성난 마음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속초 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옛 동우대 부지 매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경동대 양주 캠퍼스에서 원정 집회를 가졌고, 매각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도 하고 있다. 비대위에서는 동우대학 부지를 환수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김덕용 비대위 상임대표는 “시민과 지역사회를 기만하는 부지 매각을 즉각 철회하라. 매각 추진을 철회할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시도 강경한 모습이다. 최근 동우대학 부지 일원을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간 함부로 개발하지 못하고, 필요시 지정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다. 시는 백지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이보다 더한 조치도 내릴 기세다. 원정 집회에 함께한 이병선 시장은 시민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동우대학 부지 매각을 결사반대한다”고 천명했다. 경동대가 동우대학 부지 매각에 나선 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문 닫은 학교 땅을 마냥 놀릴 순 없는 일이다. 그러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동우대학 설립 당시 물심으로 도와준 시민들에게 먼저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정을 얘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도의상 맞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시민들이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지 않았을 것이고, 경동대를 향해 ‘먹튀’, ‘후안무치’, ‘파렴치’, ‘만행’ 등의 거친 말을 쏟아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경동대는 시민들과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 그게 이 사태를 푸는 해법이고 사학이 보여야 할 마땅한 자세다. 김정호 전국부 기자
  • 지옥 같은 한국전쟁 한복판…치유의 공간 된 아름다운 집[마음의 쉼자리]

    지옥 같은 한국전쟁 한복판…치유의 공간 된 아름다운 집[마음의 쉼자리]

    칠곡 ‘다부동 전투’ 속100년을 지켜낸 성당남북군 야전병원 사용주보성인은 ‘안나’상북한군이 심장 부위총 쏜 흔적 메워 보존성당 기둥 사이 창문10개 스테인드글라스예수의 일생 보여 줘경북 칠곡은 이 땅에서 가장 뜨거웠던 전쟁 중 하나가 지나간 땅이다. 1950년 8월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그리고 절대 질 수 없었던 낙동강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다. 남북으로 갈린 젊은이들은 이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서로를 쏘고 찔렀다. 포탄은 밤낮없이 떨어졌고, 지상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그 지옥 같은 참상 속에서도 살아남은 건물이 있다. 왜관읍의 가실성당이다. 가실성당이 처음 들어선 건 1895년이다. 경북 일대에서는 대구 주교좌계산성당에 이어 두 번째다. 설립 초기에는 기와집 모양이었다고 한다. 고딕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조화를 이룬 현 성당이 봉헌된 건 1924년이다. 그러니까 올해 꼬박 100년이 된 셈이다. 일제강점기엔 낙산성당이라 불리다 2005년에 가실성당이란 정겨운 이름을 되찾았다.성당이 전쟁 통에도 화를 면한 건 거의 기적에 가깝다. ‘가실성당 100년사’가 전하는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6·25전쟁이 격화하면서 가실마을은 전쟁의 한복판에 놓이게 됐다. 성당을 지키던 김영제 주임신부 등 성직자들도 대구로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전환점은 저 유명한 칠곡 ‘다부동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덕에 연합군은 반격의 교두보를 확보했고 성직자들도 가실성당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김 신부가 마을을 떠날 때는 마을이 불타고 있었다고 한다. 한데 복귀해서 보니 뜻밖에 성당만은 온전히 서 있더란다. 가실성당을 사이로 시가전이 벌어졌지만 북한군이 점령했을 때는 북한군 부상병을 위한 야전병원이 됐고, 국군과 미군이 점령했을 때 역시 이들을 위한 야전병원으로 사용되면서 포화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실성당 벽돌에 새겨 있는 ‘KELLEY’라는 이름은 야전병원으로 사용되던 시절 치료받던 한 미군이 남겨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름다운(佳) 집(室)’이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지킬 수 있었던 것엔 이런 사연이 담겨 있다.1924년 중건 당시 성당 설계는 명동성당 내부 공사를 담당한 파리외방전교회의 박도행(빅토르 루이스 프와넬) 신부가 맡았다. 본당 주임이었던 같은 수도회 여동선(빅토르 투르뇌) 신부도 공사에 참여했는데 망치로 일일이 벽돌을 두드려 본 뒤 가장 좋은 것만 골라 성당 건물에 쓰고, 다음 좋은 벽돌로는 사제관을 지었다고 한다. 성당과 사제관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가실성당의 주보성인(가톨릭교회에서 보호자로 받드는 성인)은 안나다.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이자 예수의 외할머니다. 프랑스에서 들여온 ‘성 안나상’은 가실성당 제대 오른쪽에 서 있다. 딸에게 자애로운 모습으로 책을 읽게 하는 듯한 모습의 ‘성 안나상’은 이제 가실성당의 상징이 됐다.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이 ‘성 안나상’의 왼쪽 가슴에 총을 쏴 구멍을 냈다. 그러니까 심장 부위를 겨냥해 총을 쏜 셈이다. 전쟁 후 총탄의 흔적을 메워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다.성당 기둥 사이 열 개의 창문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예수의 탄생, 죽음, 부활 등을 차례로 보여 준다. 빛이 들 때마다 살아나는 섬세한 선이 인상적이다. 신도석 좌우 벽면에는 성상과 ‘십자가의 길 14처’가 조성돼 있다. ‘십자가의 길 14처’에 쓰인 액자는 성당 봉헌 당시 중국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가실성당은 대구 경북 인근에서 배롱나무꽃 인증샷 성지로 알려졌다. 아직은 연한 꽃망울만 머금은 상태. 7월 중순을 넘기고 여름이 막바지로 치달을 무렵이면 100일 동안 붉은 꽃이 피고 지길 반복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일 것이다.
  • 삼십리 늘어선 해변, 붉게 익어가는 칠면초…민어의 고향, 여름에 다시 태어난다

    삼십리 늘어선 해변, 붉게 익어가는 칠면초…민어의 고향, 여름에 다시 태어난다

    아직도 입안에서 새우젓 향기가 진동하는 듯하다. 미역국에 넣은 새우 두 마리가 이리 진한 향을 낸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전남 신안의 임자도는 흔히 ‘민어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남도의 대표 여름 보양식인 민어의 산지라서다. 한데 민어만 알고 있다면 임자도의 절반도 모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장포에서 잡히는 젓새우의 명성은 민어보다 몇 배 윗길이고, 병어 역시 이 지역에서 나는 게 최고(물론 지역 주민의 표현이다)다. 이처럼 이름난 갯것 대부분이 여름 무렵에 잡힌다. 수많은 해수욕객들이 찾아도 넉넉하게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해변 등 볼거리, 놀거리도 풍성하다. 그러니 임자도 여행의 성수기는 단연 여름이라 말할 수 있겠다.신안 임자도 가는 길.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아스팔트 길이다. 섬을 오가던 철부선의 추억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바다 위로 사람과 차를 실어 나르는 일은 이제 2021년 완공된 임자대교가 맡고 있다. 임자도는 해안선 길이가 60㎞에 달하는, 서울 여의도의 5배가 넘는 큰 섬이다. 단일 해수욕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대광해변이 이 섬에 있다. ●맨발로 즐기는 국내 최대 대광해변 우리나라 해수욕장의 길이는 대체로 오리(2㎞) 안팎이다. 이름도 거창한 서해안 만리(萬里)포해수욕장이 그렇고, 망상 등 동해안에서 백사장 길기로 유명한 해변들도 그 정도다. 이에 견줘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은 삼십리, 무려 12㎞다. 어지간한 해수욕장의 6배 길이다. 길이만 긴 게 아니다. 폭도 넓다. 날물 때면 바닷물이 300m쯤 물러난다.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백사장이다. 요즘 어느 해수욕장을 가도 맨발로 걷는 이들을 흔히 본다. 걷기 운동법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다스리려는 이들이다. 낮엔 해수욕, 밤엔 술판이란 이미지가 해변의 옛 정석이었다면 요즘 해수욕장의 정석은 운동이다. 맨발 걷기 열풍이 처음 분 건 황톳길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황톳길 조성에 불이 붙었다. 도시에서 시작된 맨발 걷기 열기는 멀고 먼 임자도에도 옮겨붙었다. 요즘 남도에서 대광해변 하면 맨발 걷기의 성지로 여겨진다. 맨발 옹호가들이 신봉하는 건 이른바 어싱(Earthing)이다. 접지(接地)에 의한 자연 치유 효과를 이르는 용어다. 이들의 논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구는 음전하가 풍부한 천연 항산화제다. 인체는 전자파와 활성산소 등 각종 독소로 오염돼 있는데, 지구의 자유전자가 맨발을 통해 들어와 몸을 충전시키면 염증이 완화되고 유전자가 치유된다는 것이다. 특히 해변에서 걷는 건 ‘슈퍼 어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강력한 땅 에너지와 접지 효과가 수분과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 더욱 크게 발현된다는 것이다. 구리로 만든 어싱 스틱을 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어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해변 초입엔 거대한 민어와 스머프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다소 이질적인 느낌의 스머프 조형물이 상징하는 건 ‘블루 플래그 인증 국제해변’이다. 덴마크에 있는 국제환경교육재단(FEE)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해수욕장에 부여하는 국제인증이라고 한다. 스머프 조형물은 2021년 인증 당시 설치한 것이다. ●조선 후기 화가 조희룡의 흔적 가득 해수욕장 옆엔 ‘매화정원’과 ‘조희룡 미술관’이 바짝 붙어 있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조희룡(1789~1866)은 조선 후기의 화가다. 한양에서 나고 자란 그가 멀고 먼 임자도까지 내려온 건 추사 김정희 때문이다. 나이가 겨우 세 살 많은 추사를 깍듯이 스승으로 모신(추사가 그를 제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그는 추사가 이른바 ‘예송논쟁’에 휘말렸을 당시 그의 최측근이란 죄목으로 유배형을 받아 1851년 임자도로 쫓겨 왔다. 그의 나이 환갑을 지나서였다. 조희룡은 거의 집착이라 할 정도로 매화도에 매달렸다. 매화백영루(梅花百詠樓)라 이름 지은 자신의 집 방안에 매화 병풍을 둘렀고, 매화를 노래한 시가 새겨진 벼루와 먹을 썼으며, 매화 시를 짓고 읊다가 목이 마르면 매화차를 달여 마셨다고 한다. 자신의 호인 ‘매수’(梅) 역시 ‘매화 늙은이’란 뜻이다. 또 다른 호인 ‘매화두타’(梅花頭陀)에서 보듯 그는 꽃송이 하나하나를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그렸다. 대광해변 옆의 조희룡 미술관은 신안군이 그의 자취를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미술관에 들면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매화서옥도’가 객을 맞는다. 화려한 구성의 매화도가 디지털 영상과 잘 어우러진다. 붉은 매화가 주렁주렁 달린 ‘홍매도’와 승천하는 용을 연상케 하는 ‘용매도’(龍梅圖)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사본이긴 해도 장삼이사의 눈으로는 진본을 보는 듯 감동스럽다.●매화 정원·용난굴에선 ‘인생샷’ 임자도에 매화 정원이 만들어진 것 역시 전적으로 조희룡과의 인연 때문이다. 진도 수진재에서 건너온 수령 100년이 넘는 홍매 등 400여 그루의 홍매와 태양광발전으로 베어질 뻔했던 해남의 백매화 1000그루 등을 옮겨와 조성했다. 이흑암리엔 조희룡 적거지가 있다. 1853년 유배가 풀릴 때까지 그가 살았던 초가집을 복원한 것이다. 초가집 벽면의 ‘만구음관’(萬鷗吟館)이란 편액은 ‘만 마리의 갈매기가 우짖는 집’이라는 뜻이다. 초가 주변은 수십 그루의 매화나무가 둘러싸고 있다. 초가 아래 공원에는 ‘괴석도’, ‘목죽도’ 등 그의 대표작을 모사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조희룡의 고사가 전하는 명소가 또 한 곳 있다. 어머리해변 끝의 용난굴이다. 해안가의 갯바위에 뚫린 거대한 해식 동굴이다. 동굴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중국에서 청자를 가득 싣고 오던 배가 임자도 앞바다에 침몰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은 중국 선원들이 고향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이 바위에 떨어지자 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조희룡은 둥치가 용처럼 힘차게 뒤틀린 매화도를 그렸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용매도’(龍梅圖)는 이렇게 탄생했다. 용난굴은 밀물 때 물에 잠긴다. 반드시 썰물 시간을 확인하고 찾아가야 한다. 아직 세간엔 덜 알려졌지만 썰물과 해거름이 겹치는 날엔 ‘인생샷’을 기대할 수도 있을 만한 명소다. 이즈음 임자도는 먹거리가 넘쳐 난다. 민어와 병어가 흔전만전이고, 포실하게 살이 오른 젓새우들은 주민들의 지갑을 두툼하게 채워 준다. 무더위가 절정인 삼복에 보양식을 먹는 걸 흔히 ‘복달임’이라 부른다. 남도에서 갯장어와 더불어 최고의 복달임 음식으로 꼽히는 게 민어다. 민어는 17가지 맛을 낸다고 한다. 껍질과 뼈, 부레 등 거의 모든 부위가 요리에 쓰인다. 민어는 산란을 앞둔 여름철에 가장 기름지고 맛도 좋다. 먼바다에서 살던 녀석들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이동하는 것도 이때다. 산란장으로는 모래와 개펄이 섞인 지형을 선호하는데, 임자도 인근 해역이 이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 게다가 녀석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새우도 풍성하다. 민어는 초여름인 6월부터 잡히기 시작한다. 이때 민어는 대체로 흑산도, 가거도 등 먼바다에서 잡힌 녀석들이다. 7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임자도 연안에서도 나기 시작한다. 오래전엔 민어 파시(波市, 고기가 한창 잡힐 때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가 들어서기도 했다. 이를 ‘타리 파시’라 불렀다. 임자도 바로 앞에 뭍타리, 섬타리라는 두 개의 섬이 쌍둥이처럼 붙어 있는데, 파시는 두 섬의 가운데에 형성됐다. ‘농가 한 채만 있던 타리섬에 파시가 서면 기둥을 듬성듬성 세우고 거적과 이엉을 두른 가건물이 수백호 생겨 어부가 수천명이 드나들었다’는 옛 기록으로 미뤄 볼 때 당시 파시의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제철 맞은 민어·병어로 ‘복달임’ 민어가 워낙 유명하니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민어일 거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한데 민어는 턱도 없다. 주민들의 주 수입원은 새우다. 임자도 북쪽 끝인 전장포가 주무대다. 작은 포구지만 여기서 우리나라 새우젓의 60% 정도가 생산된다고 한다. 전장포에서 나는 새우는 색깔이 곱고 희다. 이를 백하(白蝦)라 부른다. 새우는 오뉴월에 잡힌 게 최고다. 육질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이때 잡힌 새우가 신안 천일염과 만나 젓갈로 다시 태어난다. 오월에 잡은 새우로 만들어 ‘오젓’이고 유월에 잡은 새우라 ‘육젓’이다. 육젓이 가장 윗길이고, 오젓이 바로 뒤다. 가을에 잡히는 추젓은 한참 아래다. 예전엔 갓 잡은 새우를 전장포에서 천일염에 담근 뒤 마을 뒤 솔개산 기슭의 토굴에서 숙성시켰다. 지금도 당시 사용했던 토굴이 4개 남아 있다. 요즘엔 다르다. 냉장 시설에서 숙성시킨다. “온도와 습도를 완벽허니 맞춰 주는 설비가 있는디 뭣헐라고 토굴에서 새우젓을 숙성시키것소.” 전장포 구동열(73) 이장의 설명이다.●주민 먹여 살리는 건 살 오른 ‘젓새우’ 대파도 임자도를 유명하게 만든 작물 중 하나다. 임자도는 섬 가운데 드물게 농지가 많다. 밭고랑 사이로 가지런하게 줄기를 낸 대파들이 푸르고 예쁘다. 임자도에서 지도를 지나 증도대교를 건너면 태평염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염전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임자도에 연도교가 놓이기 전엔 배를 타야 찾아갈 수 있었지만 요즘엔 차로 20~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옛 소금창고를 리모델링한 소금박물관, 소금밭 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태평염생식물원 주변은 요즘이 연중 가장 예쁠 때다. 날로 붉어지는 칠면초와 파릇파릇한 염생식물이 잘 어우러졌다. 지도읍 솔섬 인근엔 목재 데크가 놓였다. 칠면초가 빨갛게 익어 가는 갯벌 위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 여행수첩 -임자도가 ‘민어의 고향’이라 불리지만 정작 이를 맛보려면 지도읍의 송도위판장으로 가는 게 낫다. 주변에 횟집이 몰려 있다. 집산지이긴 해도 민어값은 녹록하지 않다. ‘혼밥족’이라면 회덮밥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한데 보통 회덮밥과는 ‘사이즈’가 다르다. 양푼 위로 붉은 망토를 두른 것처럼 민어회가 푸짐하게 ‘덮여’ 온다. 임자도에선 ‘부일호횟집’이 현지인 추천 맛집이다. ‘임자도 이야기’는 퓨전 형태의 민어 요리를 내는 집이다. 민어를 넣어 지은 영양솥밥, 민어를 튀긴 민어까스 등이 젊은층의 입맛에 맞을 듯하다.-‘임자만났네’는 주민들이 조직한 협동조합이다. ‘갯벌 카약’ 등 토속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갯벌 카약’은 갯벌 사이로 난 물골에서 카약을 타는 놀이다. 날씨 등 제약 요인이 많아 미리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가야 한다.
  • 땅과 곡식의 신에게 바치는 사직제례악 116년 만에 공연

    땅과 곡식의 신에게 바치는 사직제례악 116년 만에 공연

    “황제는 태사지신(太社之神)께 감히 고하옵니다. 삼가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덕은 커서 만물을 싣고 있고, 공은 높아 백성을 생존케 하시었습니다. 바라옵건대 흠향하시옵고, 복록을 내려 도와주시옵소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황제가 신에게 첫 번째 술잔을 올린 뒤 제사의 연유를 고하는 축문을 낭독하자 무대 양쪽에 설치된 스크린에 한자어로 된 홀기(笏記)의 내용을 한글로 풀어쓴 자막이 떴다. 이어서 순서를 안내하는 집례의 지시로 수안지악(壽安之樂) 연주와 열문지무(烈文之舞) 춤이 뒤따랐다. 신을 맞이하는 ‘영신’부터 제사에 쓰인 축문과 폐백을 태우는 마지막 ‘망료’까지 모든 과정은 정적이고 단순했지만 정해진 절차와 예법에 따라 절도 있게 진행되는 의례가 주는 경건함은 특별했다.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에 쓰이던 사직제례악이 복원돼 116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은 11일과 12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사직제례악 공연을 최초로 선보인다. 공연에 앞서 이날 전체 시연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역대 왕들의 제사인 종묘제례와 더불어 사직제례는 조선 시대 왕이 직접 주관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이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 종묘제례악과 달리 사직제례와 사직제례악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08년 일제의 강압으로 폐지돼 명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1988년 전주이씨대동종약원(현 사직대제보존회)이 사직제례를 복원한 이후에도 사직제례악은 오랫동안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국립국악원은 2014년 ‘사직서의궤’(1783)와 일제 강점기 왕실 음악 기구였던 ‘이왕직아악부’의 음악 자료 등을 토대로 사직제례악을 복원했지만 결과만 발표하고 일반 관객 대상 공연은 하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대한제국 시기 예법을 기록한 ‘대한예전’(1898)의 내용에 따라 복원한 사직제례악이다. 황제국의 제례는 규모와 복식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황제의 복식은 이전 왕의 복식에 비해 화려하고, 특종과 특경 등 악기도 추가됐다. 악학궤범을 바탕으로 복원한 악기인 관(管), 화(和), 생(笙), 우(竽)도 등장한다. 120여 명의 장악단원·무용단원이 참여하고 천장과 바닥에 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규모도 커지고 화려해졌다. 중앙대 이대영 교수가 연출로 참여했다.
  • ‘28경기 연속 무패’ 콜롬비아, 10명으로 우루과이 1-0 격파…수아레스 대신 하메스, 메시와 코파 우승 다퉈

    ‘28경기 연속 무패’ 콜롬비아, 10명으로 우루과이 1-0 격파…수아레스 대신 하메스, 메시와 코파 우승 다퉈

    1명이 퇴장당했지만 2년 5개월 넘게 무패 행진 중인 콜롬비아의 기세가 우루과이를 삼키며 23년 만의 코파아메리카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콜롬비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USA 2024 우루과이와의 준결승에서 전반 39분 터진 헤페르손 레르마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2001년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던 콜롬비아는 23년 만에 결승에 올라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결승 진출은 1975년 대회를 포함해 이번이 3번째다. 콜롬비아는 이날 승리로 2022년 2월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한 이후 A매치 28경기 연속 무패(22승 6무)의 무서운 질주를 이어갔다. 우루과이는 2011년 통산 15번째 우승 이후 13년 만의 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콜롬비아는 오는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15회)이자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우루과이는 하루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캐나다와 3~4위전을 펼친다. 전력이 엇비슷한 콜롬비아(FIFA 랭킹 12위)와 우루과이(14위)의 대결이라 결과 예측이 쉽지 않았다. 콜롬비아는 2026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는 아르헨티나(5승1패), 우루과이(4승1무1패)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으나 유일한 무패(3승3무) 팀이기도 했다.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으나 먼저 골문을 연 건 콜롬비아였다. 전반 39분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레르마가 골 지역 왼쪽에서 뛰어오르며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득점왕인 로드리게스는 이번 대회에서만 6번째 도움을 기록,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2021년 대회에서 작성했던 한 대회 최다 도움(5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콜롬비아는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1분 다니엘 무뇨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전반 31분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를 과격한 태클로 쓰러뜨려 옐로카드를 받았던 무뇨스가 신경전을 벌이던 마누엘 우가르테를 팔꿈치로 가격한 것. 슈팅 수 7-3으로 우세한 전반을 보냈던 콜롬비아는 후반에 슈팅 수 4-8로 밀리며 우루과이의 맹공에 휩쓸렸다. 우루과이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공격수를 잇달아 투입해 압박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후반 막판에 교체 카드로 썼던 베테랑 루이스 수아레스를 후반 22분 투입하기도 했다. 수아레스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4분 만에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공이 오른쪽 골대 바깥을 때려 땅을 쳤다. 콜롬비아는 우루과이의 파상 공세를 버텨내며 결국 결승행 티켓을 움켜쥐었다. 1991년생으로 한 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활약하며 콜롬비아 에이스로 군림했던 로드리게스는 생애 첫 코파아메리카 결승 진출에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1987년생으로 이번이 마지막 코파 무대일 것으로 보이는 수아레스는 동갑내기 절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의 결승 맞대결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 러, 귀국 즉시 체포 명령에… 나발니 부인 “감방은 푸틴 자리”

    러, 귀국 즉시 체포 명령에… 나발니 부인 “감방은 푸틴 자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섰다가 수감된 뒤 의문사한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47)에게 체포 명령이 내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나발나야를 극단주의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2개월 구금형과 함께 체포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법원은 “수사 요청을 받아들여 2개월간 구금 형태의 제한 조치를 택했다”며 그를 국제 수배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해외에 거주 중인 나발나야는 귀국해 러시아 땅을 밟는 즉시 체포된다. 반체제 인사로 손꼽힌 나발니가 사망한 후 러시아 외부의 비밀 장소에서 두 자녀와 함께 머무는 나발나야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푸틴은 살인자이자 전범”이라며 “그가 있을 곳은 헤이그의 아늑한 감방이 아니라 알렉세이를 죽인 것과 같은 2×3m 크기의 독방”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인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힌 나발니는 지난 2월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이후 나발나야는 그의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면서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와 뮌헨안보회의 등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 지난 3월 러시아 대선 때는 푸틴 대통령의 연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세계 지도자를 만나 왔고, 지난주 미국인권재단은 그를 의장으로 지명했다. 나발니는 2020년 러시아 국내선 항공편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중독돼 살해당할 뻔했다. 응급 치료를 위해 독일로 후송됐다가 회복해 이듬해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1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감옥에서 사망했다. 지난 9일 또 다른 반체제 인사 블라디미르 카라 무르자가 감옥에서 연락이 끊겨 나발니와 비슷한 운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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